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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우산 위로 흐르는 영상…탁영환 개인전 '우중산책'

미디어 아티스트인 탁영환 작가는 오랫동안 스크린에 대한 연구를 했다. 본질은 빛과 빛을 받는 대상의 관계라는 탁 작가는 주로 건물 외벽에 영상을 트는 미디어파사드를 실내로 들여왔다. 15일까지 전주 갤러리 숨에서 열리는 개인전 우중산책은 윤규상 전북도 무형문화재 우산장이 만든 대형 지우산을 스크린 삼아 그가 제작한 영상을 상영한다.빗속의 산책인 우중산책이 주제지만 영상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호수의 표면과 오로라, 여명 등 자연 현상이 발생하는 풍경이 나온다. 그는 비오기 직전 응축된 끈적함과 나쁜 에너지, 비 온 후의 시원하고 깨끗함을 동시에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새 정권이 들어서기 전과 후를 나타내는 사회적 맥락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영상에 등장하는 자연 현상은 드라이아이스, 세제 등으로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보이는 그대로의 자연 현상을 촬영하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는 것과 본질의 차이를 연구하고 싶었다. 전통 수공예품인 지우산 위를 흐르는 영상은 장르의 경계를 허문 동시에 미디어 아트와 전통 문화의 현대적 변용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일본 무사시노미술대 조형연구과 영상전공 석사를 졸업한 그는 개인 창작 활동을 하며 워킹사이클스튜디오 대표, 청년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7.05 23:02

[리뷰-판소리극 '모돌전'] 배우가 보이고 소리가 들리는 창극

모처럼 창극다운 창극이었다. 창극(唱劇)은 창(唱)이 중심이지만, 근래 작품들은 극(劇) 전개를 위해 창을 소비한다. 반면 제이유창극발전소 판소리극 모돌전은 창과 음악을 중심으로 연극적 요소를 풀어냈다. 국립창극단 등 내로라하는 실력파 소리꾼들은 안정적인 소리와 연기로 각 캐릭터를 소화하고, 국악관현악단은 소리꾼들과 어우러지는 연주로 심간을 울렸다.제이유창극발전소는 2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판소리극 모돌전을 올렸다.모돌전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831년 작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원작 배경이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이라면, 이 작품의 배경은 고려시대 전주 모악산 금산사다. 광대패 모골떼의 사당각시 호란을 둘러싼 세 가지 사랑을 엮었다. 꼽추 모돌(모악산에서 구르는 돌)의 사랑은 희생, 금산사 주지 벽파의 사랑은 집착, 권문세족 최자의 사랑은 쾌락을 상징한다.미(美)와 추(醜), 빛과 어둠, 성스러움과 속됨이 공존하면서 갈등대립하는 과정을 통해 상대적인 가치론을 부각한다. 성스러운 존재는 속된 존재로, 천한 존재는 숭고한 존재로 치환된다. 이를 고려 무신정권, 불교적 세계관 속에서 그려낸다.또 금산사, 풍패향 누각, 폐허가 된 암자 등을 영상으로 대체해 부족한 무대 배경과 장치를 보완했다. 특히 중앙 스크린 앞뒤에서 호란과 최자가 소리 할 때는 극적 효과가 도드라졌다. 무대 양 스크린에 노랫가사 전체를 띄워 대사 전달력도 높였다.판소리계 관계자는 퓨전 창극 등 창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요즘, 배우가 보이고 소리가 들리는 창극의 미래를 본 듯하다며 자칫 어렵고 난해한 줄거리를 전주 소재로 쉽게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무대 영상과 국악관현악단 연주도 조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7.07.04 23:02

고군산군도 유람선 공연 즐겨요

새만금과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전북 예술이 수놓는다.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의 올해 신규 사업인 2017 찾아가는 문화관광 선상공연- 물빛 청춘무대가 오는 29일부터 시작한다.물빛 청춘무대는 고군산군도를 정기 운항하는 여객선 안에서 은퇴한 실버예술인이나 전북지역 예술인이 작은 공연을 여는 사업이다.서해 바다를 찾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해상 관광활성화를 이루고 은퇴한 예술인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자는 취지다.군산유람선과 새만금유람선에서 11월 10일까지 매주 목금요일 총 38번 공연한다. 시조와 판소리, 추억의 가요 무대, 색소폰과 난타, 퓨전 국악에 맞춘 비보이 춤 등 총 10개 단체가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29일 첫 공연은 새만금 문화봉사단이 고군산군도 뱃노리를 들려준다.새만금상설공연 해적이 열리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 내 아리울예술창고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에 특별기획공연 바다위의 문화 마중을 연다.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주고 새만금 상설공연에 도내 예술단체의 참여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10월까지 총 6회 진행한다.오는 28일 오후2시 첫 공연에는 타악연희원 아퀴의 창작 타악 콘서트 타(打)-DA(다)가 오른다.이밖에 새만금 락 페스티벌, 둥당애 차력단, 신 수궁가 공연, 국악과 함께하는 비보이 공연, 비보이 팀 라스트포원의 이야기가 있는 공연 등이 매달 차례로 이어진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6.28 23:02

박남재·최승범 첫 시화전…두 거장의 60년 우정, 시와 그림으로 꽃 피었네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성격이 거침없고 최승범 선생은 차분했지. 정반대여서 더 잘 맞았는지도 몰라. 몇 해전 최 선생이 오래 입원해 있을 때는 매일 병문안을 갔어. 오랜 세월 추억과 애환, 예술적 교류를 나눈 아우를 나보다 먼저 보낼 수 없었지. 박남재가 최승범을 살려내고 있다는 말도 돌았어. (박남재 화백)박남재 형은 교수, 서양화가, 미술평론가 등으로 불리지만 나에겐 그저 순수한 인연을 맺은 남재 형이라네. 정신적인 교류는 나눠 왔지만 이제야 남재 형과 함께 무언가를 이뤄보게 됐어. 우리가 함께 예술적 무언가를 남길 수 있음이 이번 시화전이 기쁜 이유지. (최승범 작가)고교 선후배로 시작해 60년 간 이어져 온 박남재(89) 화백과 최승범(87) 전북대 명예교수의 우정과 예술적 교류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전주의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이 7월 31일까지 기획초대전 박남재 화백과 최승범 시인의 운명 같은 동행을 연다.원광대 미술대학장 등을 지낸 박남재 미술가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은 물론 2013년에 우리나라 예술계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전북대 문과대학장 등을 지낸 최승범 교수는 지금도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고고한 선비의 전형이다.최영희 누벨백 미술관장은 전북을 대표하는 두 원로 예술인은 젊은 시절부터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서로를 응원해왔다면서 미술과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두 분의 합작 시화전을 열게 됨에 따라 훌륭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도내 예술계에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전시는 지난해 겨울부터 최승범 선생이 직접 시를 쓰고 박남재 화백이 이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 시화 20여 점을 선보인다.푸른 산골 물 흐르듯 맑은 가락으로만/ 국화꽃 따들고 남산 보던 마음으로만 다스려/ 어줍잖은 세월도 웃고 살 순 없을까.(최승범 시 어줍잖은 세월도 중) 이 시에 맞춰 박 화백은 그의 작품 특유의 붉고 기운생동한 산맥을 그렸다. 흐르는 세월에도 변치 않는 그의 정신과 역동적인 작품 세계가 담겼다.박 화백은 시화는 시를 쓴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면서도 자기 그림 세계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사실적으로 그리면 유치해지기 쉽기 때문에 고민을 하다 자연에서 단초를 얻은 추상을 그렸다고 말했다.최 교수는 남재 형이 시화전은 처음이기 때문에 애를 많이 쓰셨다. 나의 작품 세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간결해보이지만 쉽게 그릴 수 없는 그림이다. 형이 있는 순창을 오가며 교감을 이루는 시간은 고단하기도 했지만 보람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6.27 23:02

베트남댁 흐엉의 희망일기…이주여성 애환 담다

전남도립국악단이 28일 오후 7시 30분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시대창극 흐엉의 희망일기를 선보인다. 이는 국립무형유산원이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하는 전통공연예술기관 협업 교류공연.흐엉의 희망일기는 전남도립국악단 창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6년 제작한 작품이다. 국제결혼 장려정책에 따라 2000년대 전후로 한국으로 시집온 이민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베트남 전쟁 참전과 한류 열풍 등 원망과 동경이 공존하는 한국으로 시집온 흐엉이 시련을 극복하고 아내로, 어머니로 거듭나는 과정을 창극 형식으로 꾸몄다.연출각색작곡은 유장영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 대본은 정경진 작가, 안무는 정란문의인 씨가 맡았다.특히 인물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진양조장단부터 휘모리장단까지 일곱 장단을 모두 사용하고, 진도지방의 흘림장단과 동살풀이 장단 등 전통 장단도 활용했다. 다양한 전조와 변조를 이용해 표현의 폭을 넓혔다. 송광식 작곡가가 컴퓨터 작곡과 음악 연출을 맡아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창작곡 42곡을 완성했다.또 베트남인 레 화이 프엉(Le Hoai Phuong) 씨가 특별 출연해 베트남의 전통 현악기 단보우를 연주한다. 베트남 현지와 목포 시내를 촬영한 영상도 곁들여진다.전 좌석 무료. 전화(063-280-1524)로 예약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7.06.27 23:02

유럽난민들의 험난한 여정, 그리고 절규…성남훈 사진전 '불완한 직선'

전북 출신으로 서울, 프랑스 등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성남훈 사진작가가 전주에서 초대전 불완한 직선을 연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 작가와의 대화는 다음달 1일 오후 4시. 전주 서학동사진관은 현대 여성과 페미니즘, 마을 공동체 등 사회적 문제 또는 이슈를 예술의 장으로 끌어온다. 예술인으로서 사회를 바라보고 포착해 다양한 시선과 담론을 만들어 내자는 의도다.성남훈 작가를 초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랫동안 집시, 시리아이라크아프가니스탄 난민 등 소외된 사람들을 기록해온 그를 통해 난민 문제를 읽고 싶었다.1999년 발칸의 코소보 사태를 취재 촬영했던 성 작가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한다. 약 200만 명의 코소보인들 중 절반 이상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 주변국으로 떠났다. 발칸은 긴장과 인간적인 절규로 뒤덮여 있다.2016년 발칸엔 다시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오직 독일이다. 성 작가는 2013부터 2016년까지 레바논, 요르단, 터키,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 발칸루트를 부유하는 유럽 난민들을 기록했다. 국가가 더 이상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그는 유럽 난민사태는 지구촌 전 인류에 대한 비극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이라는 멀지 않은 근대사 속에 난민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민족, 종교, 자원 전쟁 등에 약자가 희생되지만 그들의 불안한 삶이 지속될 것이기에 더욱 비극이다.그들은 사라지지만 사진으로 그들의 삶을 증명하고 다시 불러오는 것, 그것이 사진작가의 몫일 것이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6.26 23:02

미술로 부모님과 친해지는 장남 예술가…김범준, 서울서 개인전

전주 출신 미술가 김범준 씨가 두 번째 개인전 핑계 없는 무덤을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갤러리 spaceXX에서 연다.김범준 작가의 작업 근간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첫 개인전에서는 예술을 하는 자신이 친척들의 기대만큼 장남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담을 미술적 언어로 치환했다. 현대 미술이 낯선 부모님과 친척들을 모아 자신의 작업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행사를 열었던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예술하기라는 예술 작업이었다. 난해하고 황당하지만 장남이라는 핑계를 이용해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장남의 무게와 기대에 정면으로 마주하고 오히려 배반하는 과감한 작업이었다.이번 전시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예술하기 2가 진행된다. 24일 개막식에 아버지를 전시해설자로 초청해 전시 설명을 맡기는 것이다.또 그는 전시를 위해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 있는 성화의 불을 양초에 옮겨왔다. 이 과정은 영상작업 평화의 횃불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불로 켠 초의 촛농을 모아 비둘기 상을 제작했다. 24일 전시장에서는 성화로 만든 달고나를 관람객들에게 나눠준다. 지켜야 하는 불로 부서지는 달고나를 만드는 것이다.그동안의 작업들과 함께 신작도 선보인다. 아버지와 아들의 놀이 광경을 촬영한 자녀와 친해지기 위한 방법 영상, 설치 작품 다섯 개의 손잡이가 달린 문 등이다.현재 제주문화예술재단 레지던시에 입주해 있는 그는 전주 팔복예술공장 비일상의 발견전, 유니온아트페어, 제주 43미술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등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6.23 23:02

조각가 김성수 개인전 '탑승자들' 내달 1일까지 전주 갤러리숨

다음달 1일까지 전주 갤러리 숨에서 열리는 김성수 조각가의 개인전 탑승자들(The Passengers)은 자신이 최근 레지던스 활동을 하며 겪은 감정에서 단초를 얻었다.2년 전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친 후 새 작업실을 구하러 다니던 그는 여건이 맞지 않아 예술기관의 레지던스(작업실)에 입주했다. 레지던스 작가들은 입주 기간이 끝나면 다른 레지던스 등을 찾아야 하는데, 정착하지 못하고 옮겨 다녀야 하는 불안정함을 작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했지만 이러한 현상과 감정을 넓혀 분쟁지역 난민 문제, 이를 초래한 붕괴된 사회 구조까지 아울러 작품을 구상했다.주제를 작품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자신의 설치 작업물 메두사호의 뗏목(2016)에서 시각적 영감을 받았다. 보트에 탄 10여 명의 사람들은 흑인, 백인, 동양인과 갱스터(파괴자), 경찰(지키는 자), 플로리스트(일반인), 신문배달부(전달자) 등 각각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의 축소판인 셈이다. 붕괴된 시스템 속에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의지를 담고자 했다.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초기 구상부터 진행 중인 과정을 공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작업 구상 노트부터 네 컷 만화, 인물 드로잉, 인물 동상을 만들기 위한 기초 틀 등 그가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시도한 다양한 방식들이 전시된다.특히 네 컷 만화는 시리즈 형식으로 만들어 책으로 엮고자 한다. 만화를 이해하려면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김 작가의 전작 작업 세계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작가의 총체적인 예술관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김 작가는 주제는 진지하고 무겁지만 유희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조각만이 아닌 다양한 연계 제작 방식을 시도해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보현
  • 2017.06.23 23:02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창작극 '가온누리밝지' 30일 소리전당서 첫 공연

해상 강국으로 동북아 중심에 섰던 백제. 동아시아의 로마제국이라 불린 백제의 위상과 찬란하게 꽃피운 백제의 문화 가치가 창작무용극으로 재조명된다. 백제의 영광스러운 기상을 재현한 이 작품은 해양 도시로 웅비하려는 오늘의 우리가 떠나는 시간 여행과도 같다.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제26회 정기공연으로 해상 왕국 백제를 주제로 한 창작무용극 가온누리 밝지를 풀어낸다. 6월 30일 오후 7시 30분, 7월 1일 오후 5시 총 두 차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가온누리는 중심, 밝지는 땅이라는 순우리말. 백제는 해상 강국으로 남쪽으로는 오키나와, 서쪽으로는 캄보디아까지 해상 교역을 한 국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 백제의 국력이 왕성했던 6세기 초 동아시아의 모든 물산은 백제로 집중됐다. 이 시기 백제인의 유려한 삶과 정신을 역사적 기록과 토속 신앙, 구전 설화에 상상력을 더해 구현했다.현대 학자이자 과거 백제왕 역은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다. 칠산바다를 호령하고 관장하는 해신 계양할미와 백제와 고구려를 세운 연소서노는 작품의 서사적 구조를 유지해준다.백제의 멋과 위엄을 보여주는 금동대향로와 칠지도를 영상과 소품으로 재현한다. 이탈막과 흡입막을 활용한 빠른 장면 전환, 레이저와 조명을 이용한 강렬한 색채 효과로 환상적인 느낌을 전달한다.또 국악 장단을 기본으로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작곡했다. 백제의 기상을 표현한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안무가 주를 이룬다. 향토 춤을 바탕으로 추론한 창작 춤을 통해 활기찬 백제인의 생활상과 혼을 담아냈다.이번 작품은 김수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이 임기 4년을 마무리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김 단장은 작품의 방향과 초안 대본, 안무, 연출을 책임졌다. 김윤수 전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대본협력 안무를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과 관현악단, 우석대, 전북대, 해외 초청 무용수(대만, 중국) 등 출연진 70여 명이 참여한다.김 단장은 이 작품은 백제는 동아시아의 로마였다, 칠지도를 주둔지 왕에게 하사했다, 소금 루트를 통한 해상 실크로드로 이룬 해상 강국 세 문장에서 비롯됐다며 우리의 역사가 연구 결과로만 인식되는 사실에 입체적인 작업을 더하고 싶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새만금을 보면서 또 한 번 세상의 중심이 되어 줄 장소라는 생각이 겹쳤다며 임기를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전북의 발전과 미래를 소망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전 좌석 무료다. 전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가능하고, 공연 당일 1시간 30분 전부터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으로 무료 배포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17.06.2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