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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서 왕관 노리는 신데렐라 스토리

'재투성이 신데렐라, 왕관을 노리다'. 한동안 현대극을 주름잡던 신데렐라 스토리가 최근에는 사극으로 건너가 꽃을 피우고 있다. 현대극에서는 유리구두가 목표였다면 사극에서는 왕관이 그들의 최종 목적지다. 신데렐라의 누더기 옷을 드레스로 바꿔주는 요정의 마법 '비비디 바비디 부'가 광고를 통해 히트한 가운데, MBC TV '선덕여왕', KBS 2TV '천추태후', SBS TV '자명고' 등 현재 방송 중인 사극의 여주인공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누더기 신세에서 불굴의 의지로 여왕의 자리에 오르는 운명을 타고났다는 사실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버려진 공주 이야기 방송 3회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인 '선덕여왕'은 선덕여왕이 진평왕의 쌍둥이 딸 중 한 명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왕이 쌍둥이 딸을 낳으면 나라의 운명이 위태로워진다는 전설에 따라 진평왕이 몰래 버린 딸 덕만은 진평왕의 유모 소화의 품에 안겨 중국 땅으로 도망간다. 4회까지 어린 덕만이 중국 사막 일대 여각에서 일하며 소화와 함께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선덕여왕'은 이후에도 덕만공주가 강력한 견제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남성의 전유물이던 왕의 자리에 도전하는 극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자명고'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설화에 등장하는 자명고가 사실은 북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설정에서 출발, 자명을 낙랑국의 왕 최리가 버린 딸로 그린다. 최리는 자기 딸이 낙랑군을 멸망시킬 것이라는 하늘의 예언에 따라 한날한시에 태어난 두 딸 중 한 명인 자명을 버린다. 자명은 서커스단의 일원이 되어 천민으로 세상을 떠돌다 무예를 익혀 고구려 왕자 호동의 호위 무사가 되고, 그 와중에 자기 신분을 알게 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 낙랑국을 찾아 공주의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천추태후'의 천추태후 역시 버려진 공주였다. 고려 태조의 손녀이자 경종의 왕후, 그리고 성종의 누이동생으로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는 최종적으로 목종의 모후로서 섭정을 하기에 이른다. 태조의 손녀 '황보수' 시절에는 왕권 다툼 속에서 숨죽여 산 그는 경종과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 후에는 '헌애왕후'가 됐지만, 친오빠인 성종이 즉위하자 다시 변방으로 내쳐져 '숭덕궁주'로서 살아간다. 궁주(宮主) 시절 그는 거란과의 전쟁에서 포로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하고 수차례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드디어 6일 방송에서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천추태후'가 됐다.◆ 천명 + 석세스(success) 스토리 현대극에서의 신데렐라에게는 백마 탄 왕자님이 꼭 등장한다. 재벌집 아들이거나 능력 있는 '훈남'이 가진 것 없는 여주인공의 손을 잡아주면서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사극으로 간 신데렐라에게는 백마 탄 왕자님이 필요하지 않다. 결국에는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자기 손을 잡아줄 왕자님보다 더 강력한 천명을 받은 이들은 비록 오늘은 재투성이이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지만 미래에는 찬란한 영광을 약속받는다. 하지만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건 드라마에서는 한편으로는 제약이다. 사료에 남은 인물을 그리는 데 작가적 상상력이 발현될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이나 천추태후는 사료가 희박한 신라와 고려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 공간이 많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인기 드라마의 형식인 '석세스(success) 스토리'가 놓이게 된다. '자명고'가 스스로 울리는 북이라는 뜻의 전설 속 자명고를 자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주로 설정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기록이 거의 없는 멀고 먼 옛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준형 MBC 드라마국장은 "조선시대를 기록한 사료는 많지만 그 이전 시대는 기록도 적고 남아있는 사료들도 내용이 다 다르다. 그런 점이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준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을 그리면서 말도 안 되는 왜곡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이 아닌 이상, 드라마적인 재미를 추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상상력을 보태게 된다"면서 "특히 삼국시대는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화랑세기' 등의 내용이 다 달라 '선덕여왕'에서 주인공 덕만의 성장과정을 드라마틱한 석세스 스토리로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8 23:02

"'뮤지컬 요리' 순서 이제야 터득했어요"

"요리에도 순서가 있는데 처음 뮤지컬을 할 때는 그냥 열심히만 했어요. 이제 요리 순서를 터득해 가는 것 같아요".옥주현이 연이어 대작 뮤지컬의 주연을 맡으며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성남아트센터에서 최근 개막한 '시카고’에 이어 내달 '브로드웨이 42번가’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이미 그는 '시카고’로는 지난해 더 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시카고’의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측은 성공적인 한국 공연에 고무돼, 최근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장에 태극기가 새겨진 옥주현의 사진을 걸기까지 했다.하지만 '시카고’ 무대가 차려진 성남아트센터에서 최근 만난 옥주현의 목표는 훨씬 더 높아 보였다.그는 "그동안의 노력이 쌓여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아 기쁘다"면서 "조금씩 인정받아가는 만큼 자만하거나 안심하지 않고 더 많은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또 "브로드웨이에 사진이 걸린 것은 집안의 영광"이라며 "직접 가서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시카고’는 특히 애정이 가고 의미가 큰 작품"이라고 겸손한 모습도보였다.여성그룹 핑클의 멤버로 큰 인기를 누린 그는 2005년 '아이다’로 뮤지컬에 데뷔했지만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기까지 '연습벌레’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많은 땀을 흘렸다."대충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옥주현이라는 이름 때문에 티켓이 잘 팔리는 게 아니라 정말 잘한다는 말을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가수 때와도 많이 달라요. 이 정도로 공부했으면 하버드대도 갈 수 있었을걸요(웃음)".그는 "'아이다’ 때는 오로지 열정만 가지고 요령 없이 했는데 이제 요리 순서를터득해 가는 것 같다"며 "이만큼 성장한 지금 다시 하면 잘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이다’를 빨리 다시 하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시카고’는 미국의 유명 안무가 밥 파시의 대표작으로,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재즈 선율과 관능적인 안무에 살인이라는 테마를 결합해 미국 사회의 치부를 풍자한 뮤지컬이다.2007년부터 3년 연속 코러스 걸 '록시 하트’ 역으로 출연해온 옥주현은 "지금은브로드웨이 공연보다 한국 공연이 '시카고’를 더 뜨겁게 느낄 수 있다"고 자신감도 내비쳤다."세번째라 마음의 여유는 있지만 더 농익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고 빈틈이 보이면 안 되잖아요. 다행히 처음보다 무르익었고 호흡도 잘 맞아요. 슈트를 입었는데도 비키니보다 더 섹시해보이는 느낌이 밥 파시의 춤이죠. 그런 면을 잘 익은 술처럼 맛보실 수 있을 거예요".벨마 역을 맡은 인순이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대선배님과 같이 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벨마는 록시가 꿈에 그리는 스타인 만큼 극중 상황이 실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나중에 록시가 벨마와 부딪히게 되는데 처음에는 소리치고 반말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죠. 선생님도 당황하셨고요. 지금은 극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무대에서는 선배 인순이를 버렸고 선생님도 제게 그렇게 대하시고요".다음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의 코러스걸이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이다.옥주현은 여주인공 페기 소여 역을 맡아 화려한 탭댄스를 선보이기 위해 이미 2월부터 일찌감치 연습을 해왔다. 격렬한 탭댄스 연습에 '캣츠’에 출연하던 지난해보다 몸무게가 6㎏가량 빠졌다."탭댄스는 몸의 위쪽은 춤이고 아래는 기술이라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힘들긴 하지만 한번 배우면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자기 기술이기 때문에 빼먹지 않고연습해요. 정말 걱정 많이 했는데 이제 풀백 같은 동작도 돼서 기뻐요".옥주현은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두 뮤지컬 모두 클래식하면서도 지금 시대를 반영하고 있고 어려운 가운데에서 에너지를 충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며 "'시카고’에 이어 '42번가’에서는 새로운 면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8 23:02

[사람] 원로배우 도금봉씨 별세

원로배우 도금봉(본명 정옥순) 씨가 지난 3일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고인은 지난 3일 타계했으나 '세상에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겨 별세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1930년 인천 태생으로 악극단 '창공’에서 활동하다가 조긍하 감독에게 발탁돼 1957년 조 감독의 영화 '황진이’의 주연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이 영화에서 관능미 넘치는 연기로 주목을 받은 뒤 그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악녀 역할로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1960-1970년대에는 주연보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조연으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1963년 제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새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1972년 '작은꿈이 꽃필 때’와 1974년 '토지’로 각각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이밖에 '유관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총 5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전당포 노파 역할로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1997)를 끝으로 연기 활동을중단했다.한동안 서울 삼청동에서 복집을 운영하다가 말년은 복지시설에서 보냈다.6일 오전 발인에는 유족과 친지, 지인 등만 참가했으며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유언에 따라 영정 사진까지 종이로 가릴 정도로 장례 절차는 최대한 외부에 소문이 나지 않게 진행됐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이날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된 고인의 유골은 낮 12시 30분께 서울 흑석동 성당의 납골시설인 '평화의쉼터’로 옮겨졌다.이어 가족과 친지, 천주교 성직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여분간 천주교 의식에 따른 안치식을 거쳐 납골시설에 안치됐다.고인의 아들은 "가볍게 산책을 하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열흘전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시다 돌아가셨다"며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라는 고인의 뜻을 최대한 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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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6.08 23:02

가수 비, 하와이 재판 합의절차 진행

연방배심으로부터 패소 평결을 받은 가수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의 하와이 재판이 현재 판사의 주재하에 합의절차가 진행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7일 미국 연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비, JYP 엔터테인먼트와 이 재판의 원고인 클릭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협의중이며 이를 위해 합의사항들을 비밀로 하겠다는 동의서를 지난달 22일 법원에 접수시켰다.또한 이 재판을 주재하는 케빈 챙 판사는 지난 3일 클릭 엔터테인먼트의 이승수대표에게 오는 10일 오전 9시(현지시간)에 열리는 합의회의(settlement conference)에 반드시 참석하라고 명령했다.미법조계는 연방재판에서 평결 뒤에 양측이 합의에 들어가는 것은 의례적인 절차지만 판사가 이렇게 합의회의 참석을 강조하고 양측이 합의사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것으로 봐서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또한 비의 공연 취소와 관련해 제기된 LA 손해배상소송이 두달만에 다시 캘리포니아주 민사법원으로 돌아왔다.미연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이 소송의 원고인 앤드루 김은 지난 3월9일 주법원에소송을 제기했지만 비측 변호인단이 소송당사자들의 거주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재판을 지난 4월14일 로스앤젤레스 소재 연방법원 캘리포니아 중부지법으로 이송시켰다.그러나 원고측은 이에 반대했고 연방법원 판사는 비를 제외한 다른 피고들이 소송을 연방법원으로 이송한다는 비측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달 19일 소송을 다시 주법원으로 돌려보냈고 지난달말 재판이 주법원에서 속개됐다.비측은 다른 피고들이 소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믿기 때문에 소송 이송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판사는 피고들이 소장을 받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다며 비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비측은 연방법원이 주법원에 비해 재판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며 연방배심원들이 캘리포니아 주민이 아닌 피고에게 편견이 덜 하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기를 바랬지만 그런 의도가 관철되지 않았다.한편 LA 재판의 공동피고인 JYP 엔터테인먼트는 하와이 재판 항소처럼 비와 별도의 변호사를 선임해서 재판에 임하고 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8 23:02

'비'가 키운 '신인 1호' 가수 7월 데뷔

배우겸 가수인 비(본명 정지훈ㆍ27)가 키운 첫 신인이 7월 싱글로 데뷔한다. 전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2007년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비는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프로듀싱한 여자 댄스 가수를 처음 선보인다. 4일 제이튠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비의 '신인 1호' 가수는 걸출한 춤 실력을 자랑하는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체구가 작은 16세 소녀다. 이 관계자는 "'다희'라는 본명으로 나올지 활동명은 고민 중"이라며 "비의 히트곡 '레이니즘'을 작곡한 배진렬 씨가 만든 데뷔곡 녹음은 마친 상태다. 춤 실력은 비가 인정할 만큼 대단하다. 무대에서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보컬 트레이닝 등 마지막 준비가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가 키운 그룹 2NE1이 '여자 빅뱅'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기에 '여자 비'로 불릴 비의 신인에 대한 가요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은 "아이비, 손담비 등이 '여자 비'로 불리며 데뷔했기에 이번에는 진정한 '여자 비'가 등장한다. 음반제작자로서 비의 첫 시험대"라고 입을 모은다. 이밖에도 비는 여성그룹과 남성그룹도 훈련시키고 있다. 월드투어의 하와이 공연 무산으로 현지 에이전트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비는 그간 신인 가수 키우기와 패션 사업에만 전념했다. 6일에는 홍콩에서 자신이 디자이너 및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캐주얼 의류 브랜드 '식스 투 파이브(SIX TO FIVE)'의 패션쇼를 개최한다. 현재 그는 아시아 투어 일정도 논의 중이다. 할리우드 영화 첫 주연작인 '닌자 암살자'의 개봉은 11월로 연기돼 프로모션 일정 또한 미뤄졌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5 23:02

"韓日 장점이 섞인 '텔레시네마' 대히트할것"

"인종 간 피가 섞인 아이들이 매력적이고 예쁜 것처럼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섞어 만든 '텔레시네마'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으며, 대히트할 것이라 확신합니다."제4회 아시아 방송작가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치카와 신이치 일본 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자신있게 말하며 웃었다. 콘퍼런스가 열리는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4일 만난 이치카와 이사장은 "'텔레시네마'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과 일본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특히 일본에서는 대인기를 끌 것이며 그것이 나아가 전 아시아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시아 방송작가 콘퍼런스는 올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놓았다. 2년간 준비해온 한일합작 '텔레시네마' 프로젝트가 마침내 결실을 본 것이다. 일본의 인기 작가 7명이 각본을 쓰고 한국의 PD와 배우들이 참여해 만든 7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텔레시네마'는 이르면 내달 초 양국 극장 개봉을 거쳐 9~10월께 한국 SBS TV와 일본 아사히 TV를 통해 동시에 소개될 예정이다. 대본을 쓴 작가들은 '롱 베케이션'의 기타가와 에리코, '고쿠센'의 요코타 리에, '야마토나데시코'의 나카조노 미호,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오카다 요시카스 등 현재 일본 최정상급이다. 스케줄을 잡기 힘든 이들이 어떻게 한마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을까. 이치카와 이사장은 "일본에서는 아무리 인기 있는 작가라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글을 쓰지 못한다. 드라마의 콘셉트가 미리 잡혀있거나 배우가 미리 정해져 있는 등 작가에 앞서 결정된 조건들이 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는 작가가 처음부터 마음대로 쓸 수 있어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에서는 지상파 TV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여러 제약 때문에 일본 드라마를 지상파 TV에서 볼 수가 없다"며 "일본 작가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적이 어떻든 좋은 드라마라면 한국 TV에서 자유롭게 소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실제로 이미 한국 SBS에서 편성이 잡혔다"고 덧붙였다. "일본 작가들이 한국 배우들을 좋아하는 것도 한몫했어요. 기타가와 에리코의 경우에는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이 한다면 무조건 쓰겠다고 했을 정도니까요.(웃음) 작가 대부분이 한국 배우들을 좋아해 이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로서는 일을 성사시키는 데 편했어요."'텔레시네마'의 목적은 아시아 드라마의 공동 마켓을 만들고 확대해나가는 데 있다. 이치카와 이사장은 "올해 콘퍼런스의 주제가 아시아 히트 드라마로 본 공통점과 상이점인데, 그것을 바탕으로 각국의 장점을 모아 국경을 넘나드는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임의 목표"라며 "한일합작 '텔레시네마'는 그런 작업의 샘플로 만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까 연구한 결과 각국의 재능을 모아보자는 기획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드라마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일본은 기모노처럼 섬세한 시나리오에 강하고, 한국은 한류의 붐에서 알 수 있듯 배우가 뛰어나며 감독들의 연출 센스가 좋다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이런 장점이 모여 매력적인 작품 7편이 탄생해 뿌듯합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5 23:02

이정현 "무대 오르면 '그분'이 오신다"

가수 이정현(29)에게 대중은 늘 전위 무대를 기대한다. 그는 히트곡 '와' 때 동양 의상에 부채를 들고 춤추며 새끼 손가락을 마이크로 사용했고, '바꿔' 때는 지느러미 의상의 인어, '아리아리' 때는 원시인 복장을 한 '야생녀'로 변신했다. 이정현이 2년7개월 만인 최근 새 음반 '에이바홀릭(Avaholic)'을 발표했다. 그는 대중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고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로 변신한 재킷 사진을 공개했고, 미국 유명 댄서들과 찍은 관능적인 뮤직비디오로 대중의 바람에 화답했다. 전작인 6집 타이틀곡 '철수야 사랑해'의 밋밋함에 실망한 팬들도 '다시 이정현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현에게 '뭔가 다름'을 요구하는 기대 심리는 왜일까. 한 가요 관계자는 "10대 시절이던 1996년 영화 '꽃잎'에서 장선우 감독의 작가주의를 강렬한 연기로 소화한 '끼', 가녀린 체구지만 무대에서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소화하는 에너지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만난 이정현은 그 물음에 "저보고 다 신들렸다고 하잖아요. 제게 '점 봐 달라'는 동료 연예인도 있었어요"라며 '까르르'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는 "무대에 오르면 '그분'이 오시는 것 같다"며 "가족들도 '너 같지 않다'고 얘기한다. 무대에서는 머리가 진공 상태에 빠지는데 타고난 집중력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들이 독특하다고 여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의 흐름에 영합하지 않고 다르게 가는 것이다. 네다섯살 때 슈퍼마켓에 가면서 여러 번 옷을 갈아입어야 직성이 풀렸던 만큼, 새로움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그를 지배한다. "제 무기는 지금의 흐름을 타지 않는 거예요. 요즘 인기곡들이 예쁘고 귀엽고 톡톡 튀잖아요. 새 음반 대표곡 '크레이지(Crazy)'는 '셰이크 잇(Shake it)'이라며 강하게 소리치는 팝 댄스곡이죠. 신인가수 시절, 엄정화씨의 '몰라'가 유행할 때 모두 사이버 콘셉트를 추천했지만 저는 머리에 비녀 꽂고 부채 들고 나왔잖아요."그러나 반론의 여지는 있다. '크레이지'는 이효리의 '유-고-걸(U-Go-Girl)', 소녀시대의 '지(Gee)' 등 요즘 가요계 트렌드를 이끄는 작곡가 이트라이브가 작곡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뷰를 나눈 이트라이브도 이정현의 말처럼 "'크레이지'는 나의 히트곡들과 차별화했다"며 "록과 R&B, 힙합을 섞어 요즘의 히트 공식에서 벗어난, 한발짝 앞선 노래"라고 거들었다. 이정현의 음반에는 그간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시도도 숨어있다. 여느 녹음 때와 달리 화음까지 직접 소화하며 3일간 7시간씩 한 곡을 녹음했고,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보그 잇 걸(Vogue It Girl)', 왈츠 풍의 '미로 Ⅱ' 등 다양한 장르를 녹였다. 덕택에 손담비, 채연 등 퍼포먼스를 무기로 한 쟁쟁한 후배들이 활동하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복귀했지만 다행히 반응은 좋다. 이런 상승 기운을 해외 활동까지 끌고 갈 계획이다. 그는 '와', '바꿔' 등이 자생적으로 인기를 끈 중국에서 2004년부터 서너차례 단독 공연을 했고 지난해 중국어 음반도 발표했다. 일본에서도 2005년부터 싱글 음반 4장을 내며 오리콘 데일리차트 1위 경험도 해봤다. '에이바'라는 예명을 만든 것도 해외 활동 때 쓰기 위해서다. 이미 대표 한류스타로 꼽히는 그는 "CJ차이나를 통해 다음달부터 중국에서 이번 음반의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중국어와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회가 닿으면 미국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유명한 매니지먼트 대표와 에이전시 관계자들이 입소문을 듣고 현장을 방문했어요. 동양의 작은 아이가 강렬하게 춤추는 모습이 신기했나봐요. 하지만 정말 신중하려고요. 미국은 확실히 가야 가는 거잖아요."20대를 온전히 연예계 활동으로 보낸 그는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적이 없어졌다고 했다. "올해로 가수 데뷔 10주년이에요. 예전에는 일하면서 행복하다고 못 느꼈죠. 이제는 제 일을 하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복인 것 같아요. 제 직업을 더 소중히 가꾸려고 노력해요. 예전에는 또래 가수를 경쟁자로 여겼지만 이제는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의 후배들을 보면 너무 예뻐요. 호호."그는 '여자 이정현'으로서 사랑에 상처받아 우울증이 온 적도 있지만 착하고 성실한 지금의 남자 친구는 편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언덕이라고 자랑했다. "여자 연예인들이 겉모습 보고 속는 경우가 많아 이용당하기도 해요. 이성을 신중하게 잘 만나야 해요. 3년가량 만난 남자 친구와는 불타는 열정보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커요. 편안한 관계가 오래 유지되면 사람들이 결혼도 하나봐요."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4 23:02

봉준호감독 '마더' 흥행 이유는…현실비판+인간애+독창적 미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마더'의 초반 흥행성적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8일 전국 551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31일 스크린을 626개로 늘리며 나흘만에 약 12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마더'의 초반 흥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로 한국 영화의 흥행기록을 새로 써온 봉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꽃미남 배우 원빈의 복귀작품이자 '연기 9단' 김혜자가 출연한다는 점에서다.하지만 이런 표피적인 특징에 더해 흥행 몰이에 나선 '마더'에는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매력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마더' 상승세 욱일승천='마더'는 지난 28일 개봉과 함께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120만 관객을 돌파했다.이는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가늠해보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치다.그의 전작인 '살인의 추억'(2003)은 525만명을 동원했고, '괴물'(2006)은 1천300만명이 찾아 한국영화 최다 관객동원 기록을 세웠다.'마더'의 흥행 바람은 수년만에 나온 인기 감독의 작품인데다가 올해 칸 영화제의 호평이 맞물리면서 갈수록 거세지는 조짐이다.영화진흥위원회에서 조사, 통계를 담당해온 한승희 연구원은 "봉준호 감독의 전작과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현재의 흥행 가도를 비춰봤을 때 당분간 박스오피스에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미로 포장한 현실 비판=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시선을 끄는 이유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영화 속에 담으면서도 '재미'라는 상업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예컨대 살인의 추억은 공권력의 무기력함을, 괴물은 한국 사회에 퍼져있는 미국중심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 하지만 그 비판은 등장인물의 유머(송강호)와 특수 효과(괴물)로 인해 영화 전면으로 부각하기보다는 안으로 스며든다.게다가 차가운 현실 비판과 함께 늘 인간에 대한 따뜻함이 영화 곳곳에 묻어 있다. 봉 감독의 영화가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이유다.동국대 유지나 교수는 "봉준호 감독은 지금까지 왜 약자가 계속 피해자가 되는가, 왜 선출 권력이 국민, 그중에서도 약자를 괴롭히는가를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유 교수는 이어 "현실 권력을 이처럼 비판하면서도 약자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측은지심(惻隱之心)을 함께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영화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더 강해진 등장인물의 감정선='마더'의 특징은 전작들보다 등장인물의 감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그 감정의 결이 더욱 더 강렬해졌다는 점이다. 살인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아들을 바라보는 김혜자의 감정은 집착과 광기에 가깝고, 정신적으로 다소 모자란 도준(원빈)의 감정 기복도 심하다.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 상영 당시 김혜자의 역할을 "숭고한 엄마와 야수 같은엄마가 동시에 있는 엄마"라고 소개했다. 이는 그만큼 감독이 격정적인 인물을 그리는 데 천착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유지나 교수는 "'마더'에는 생명체로서의 두려움과 분노와 절망 같은 감정들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영화 평론가 김봉석 씨는 "전작들보다 등장인물의 감정이 강해졌고, 톤도 어두워졌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 영화는 미스터리를 해결해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성적인 부분이 중요한데 실상 영화를 이끌어 가는 요소는 광기에 가까운 엄마의 감정이라는점에서 독특하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형식적 진화='마더'는 형식적 측면에서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영화 오프닝과 엔딩 장면은 그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화려한 미학적 완성도를 보여준다.너른 벌판에서 넋이 나간 김혜자가 혼자 춤을 추는 오프닝 장면은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엔딩 장면은 서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매우 독창적인 미감을 선보인다. 영화 중간 중간 보이는 푸른색 화면은 폴 토마스 엔더슨 감독의 '펀치드렁큰러브'의 색감과 맞닿아 있다.평론가 김봉석 씨는 "형식적으로 상당히 의욕을 보인 작품"이라고 평하면서 "대중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영화 형식을 실험했다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개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 영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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