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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지역의 평론가는 있나요? - 박영준

어릴 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다. '사탕 너무 좋아하면 이빨 썩는다. 썩은 이빨은 뽑아야 혀.'이빨이 썩으면 아프다. 하지만 이빨이 썩는 걸 알면서도 달콤한 사탕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몸에 좋지만 쓴 보약 보다 달콤한 사탕을 더 좋아한다.공연기획자라는 직업으로 많은 공연예술단과 작업을 해보면, 예술이라는 장르를 무대 위에 올리는 예술가들은 달콤한 칭찬만 듣기를 좋아한다. 또한 사사(師事)를 통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예술장르의 경우 무조건적인 충성과 복종을 해야하는 구조때문인지, 공연이 끝나면 우루루 몰려와 "선생님 최고"라는 달콤한 말들만 늘어놓고 가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주변에서 쓴소리를 하면 불쾌하게 생각하고 "니가 감히 나를 평가해?", "니가 공연할 때 두고 보자. 얼마나 잘하는지."하고 복수의 칼날을 세우는 게 현실이다.심지어 언론사 리뷰에 공연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나오면 그 원고를 쓴 기자나 평론가에게 화를 내며 전화를 걸기도 한다. 난 얼마 전 한 신문사의 공연평을 보며 속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문화부 기자가 쓴 리뷰였다. 공연의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통해 공연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내려주는 평론이었기에 기사를 쓴 기자에게 감사할 정도였다.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몸에 좋은 약은 맛이 쓰다. 어머니는 어린 나에게 보약을 먹일 때는 사탕을 줬다.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적용했기 때문에 보약을 잘 먹을수 있었던 것 같다.전라북도의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다면 평론가들의 용기있는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이 뛰어나지만 지금은 사라진 침구사이며 민간자격증을 주면서 제자들을 양성한다는 것에 한의사들의 반발이 심하다. "무슨 자격으로 치료를 하느냐"는 식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공연을 평가하고 진단하는 주체와 자격의 기준을 따지는 건 당연 할 수도 있다. 누군가 내 공연을 보고 비판한다면 어느 누가 좋아 하겠는가? 하지만, 앞으로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단을 하고 처방을 해준다면, 그 처방에 무한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또한 지역의 없는 평론가를 무조건 서울에서만 데리고 올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지역의 문화를 아는 평론가 양성이 절실하다. 전공 대학교의 교수들과 대학원생들 및 관련 전공자들이 평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지역 언론사들도 평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물론, 평론이라는 건 무조건적인 비판만을 하는건 아니다. '문예평론가(文藝評論家)'는 문학예술 및 문예 작품을 전문적으로 비평하고 평론하는 사람이다. 문화예술의 수준이 높은 곳에서는 평론의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공연이 끝나면 신문이나 월간지, 웹사이트를 통해서 평론가들의 공연리뷰를 볼 수 있다. 리뷰를 읽다보면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이 이런것도 있구나, 알고 보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지역의 예술단체의 공연관련 평론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무대예술 공연이 관객을 위한게 아니라 아직도 집안 잔치로 여기고 학교 제자들과 전공자들만 보는 경향이 있어 서로에게 진실된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론을 한다고 그 사람에게 도움 되는 건 없고 욕만 돌아오니 누가 나서겠는가? 더이상 집안 잔치를 하지말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공연을 만들어야 지역예술의 경쟁력과 질적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다.매체의 부족도 있을 것 같다. 공연에 대한 평론을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투자도 필요하다. 지역의 언론을 중심으로 많은 매체가 형성되어야 한다. 일간지, 월간지, 웹사이트 등을 통해 많은 평론가들이 설 자리를 만들고, 우리 문화예술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며 그들의 펜에 귀를 기울이고 평론을 수용하고 개선해 간다면 분명 지역문화예술과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의 양적질적 향상이 이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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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8 23:02

[청춘예찬] 새만금 방조제 개통이 중요한 이유 - 성재민

이제 6일 남았다. 오는 27일 세계 최장 33km의 길이를 자랑하는 새만금 방조제가 공식개통된다. 지난 1987년 첫 '새만금'이라는 이름이 불려진 때로부터 23년, 처음 공사가 시작된 1991년부터 무려 19년만의 일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그 명칭인 새만금(새萬金)의 뜻처럼 김제만경 방조제를 더 크고 새롭게 확장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사업은 군산, 김제, 부안 앞바다를 연결하는 방조제 33km를 세우고 그 안에 땅 28,300ha, 호수 11,800ha를 만드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땅으로 변할 지역의 면적이 무려 서울 여의도의 '140배'에 달한다고 하니 실제 사업은 어느정도일지 감히 예측하기 어렵다.방조제 공사는 사업의 시작과 끝점을 이어주는 '밑그림'과 같은 사업이다. 첫 공사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햇수로만 따지면 방조제 개통까지 20년이나 걸렸다. 아직 공사는 해놓은 것보다 해야할 일이 더 많다. 이제 시작이다.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듯 새만금 사업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업초기부터 제기되어왔던 환경단체들의 반대를 아직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응답자의 66%가 새만금의 '미래'보다 '과거'를 기억한다는 조사결과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높은 인지도에 비해 아직 부정적인 시각이 가시지 않았다는 증거다. 물론 그간 워낙 이슈가 많았기에 새만금에 대한 인지도는 높다. 문제는 그 인지도 중 적지 않은 비율이 부정적인 이미지라는 것이다.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국가차원의 중대 사업으로 진행되는만큼 사업의 성패는 국민들의 공감과 호응에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방조제 개통은 새만금 사업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새만금 사업은 지난 수십년간 논란이 되어왔지만 아직 그 실체를 제대로 볼 기회는 없었다. 비판론자건 옹호론자건 간에 새만금을 현장에서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때 그에 대한 적절한 주장을 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저 지도로만, 사진으로만 봐서는 이 사업이 얼마만큼 거대한지, '여의도 140배'라는 면적이 어느정도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넛지」의 저자 캐스 선스타인은 최근 저서 「루머」에서 재미있는 주장을 했다. 루머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폭포효과'와 '집단극단화', '편향동화'라는 것이다. 선스타인에 따르면 '폭포효과'는 '우리가 판단을 내릴 때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려는 경향'이고, '집단극단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그 전보다 더 극단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 그리고 '편향동화'는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를 편향된 방식으로 기존의 지식에 동화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불완전한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주변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좌우되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루머를 더욱 확산시킨다는 것이다.이는 새만금에도 적용가능하다. 새만금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들이 전부 루머라는 뜻이 아니다. 이야기가 퍼지는 구조가 선스타인의 주장과 같다면 새만금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이는 확실치 않은 정보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새만금 사업에 대한 찬반여부는 자유다. 그러나 그 의견의 근거는 우리가 직접 보고 겪은 정보에 기반해야 정보의 왜곡이 줄어들 수 있다. 여러 개인이 모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는 경우는 독립적인 개인들이 모일 때라는 말처럼, 직접 경험하고 느껴본 사람들의 주장에 더 신뢰가 가는 것이 당연하다. 때문에 이번 새만금 방조제 개통은 우리가 생각해 온 새만금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마침 개통행사에 맞추어 깃발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일반도민들이 새만금에 가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새만금이 과연 우리의 미래를 걸어도 좋을만한 사업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달려보자. 경험은 합리적 생각을 만드는 가장 좋은 재료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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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1 23:02

[청춘예찬] 재밌는 동시지방선거를 기대한다 - 백상웅

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봄꽃만 오질 나게 피고 선거는 재미가 없다. 한때, 대한민국 선거판을 신나게 흔들던 낙선운동도 없고, 유권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후보도 없다. 선거운동 규제는 거대 정당의 힘을 묶었지만, 과도한 법 규정으로 선거를 재미없게 만들어버렸다. 지방 신문사들은 후보자들 간의 중립을 지키느라 딱딱하고 규격화된 기사만 만들어내고 있다. 벚꽃 다 지기 전에는 선거판이 뜨거워졌으면 좋겠다. 혼탁하고 난잡했던 과거의 선거판을 바라는 게 아니다. 말과 말이 부딪쳐서 후끈 달아오르면 좋겠다는 것이다.이한수 익산시장과 김승환 도교육감 예비후보만이 정책공약집을 만들어 서점에 내놨다는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한쪽으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름 알리기에 급급하고, 인지도에 안주한 다른 후보들은 정책에 통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선거판이 재미없는 것은 꽃구경이나 하면서 참을 수는 있겠는데, 정책이 심심한 것은 참을 수가 없다. 이 사실은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표'로만 보고 있다는 뜻이며, 정책대결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관심 있는 유권자라면 홈페이지를 찾아가 그들의 공약을 찾아볼 수 있다. 허나, 재미없는 선거판에 누가 후보자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니면 공약을 확인하겠는가.이런 분위기는 이른바 '묻지마 투표'로 이어진다. "몇 번째 칸 찍으세요.", "몇 번만 찍으세요."라며 선거운동을 하고 다니는 후보자들 덕분이다. 지나가다 이런 말을 들으면 듣는 내가 창피해서 낯이 다 붉어지는데, 후보자들은 오히려 당당하게 손가락 몇 개를 펼친다. 이름과 기호만이 유령처럼 선거판을 헤집고 다니고 있다. 이쯤 되니까 어렸을 적 보았던 시계가 떠오른다. 숫자 0과 3만 크게 적혀 있던 벽시계는 선거역사상 가장 기막힌 홍보물이었을 것이다.지지선언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각 후보자들의 정책을 유심히 살펴보고, 보수와 진보, 좌익과 우익, 교수와 학생, 여성과 남성 가리지 말고 지지선언을 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정치 의사를,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자유롭게 말하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지지선언에 대해 말이 많은 모양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이나 단체의 의사표현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어떤 후보든 상관이 없다. 누구를 지지하든 그것 또한 개인의 자유니까 말이다. 요즘 말로 그냥 '쿨'하게 지지선언을 하고, 지지선언을 '쿨'하게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선거문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지방언론도 뜻있는 정책을 가진 후보자에게 지면을 한 칸이라도 더 써야 한다. 입장이 애매한 선거판에서 중립을 지키다보니, 뜻있고 참신한 정책이 유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항의전화가 빗발쳐도 시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면 기자 분들은 더욱 힘을 내서 정책 선거문화 만들기에 앞장섰으면 좋겠다. 기자 분들이 앞장서면 후보자들도 "이봐! 우리도 좋은 정책으로 승부합시다!"하면서 뒤따를 것이다. 요즘 각 후보들끼리 포플리즘 운운하며 비난하는 게 보인다. 그러나 포플리즘은 선거판도가 정책 대결로 이어질 때, 진위여부가 가려지는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대결이 없는데, 누가 정책을 평가하겠는가?오질 나게 피던 봄꽃도 어느 순간 사라지고 푸른 잎사귀들이 꽃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연한 잎사귀들이 구름 구경에 지쳐갈 무렵이면 투표하는 날이 다가온다. 이 날, 유권자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집을 나선다. 누가 누구를 찍든 나는 관심이 없다. 지금까지 내가 찍어온 후보들은 당선권에서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투표를 하러 갈 때마다 '이번에는 되겠지.'이런 마음을 품는다. 그 때의 두근거림은 벚꽃을 보는 마음과 비슷하다.6월 2일이다. 잊지 말고,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투표함에 넣었으면 좋겠다. 백지투표라도 좋다. 주제 사라마구의 「눈뜬 자들의 도시」를 보면 백지투표로 정권을 심판하는 백색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단 투표소에 나가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보자. /백상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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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14 23:02

[청춘예찬] 어둠에 대처하는 청춘의 자세 - 이현수

영국의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착한 사람에게서보다 악한 사람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필자는 유감스럽게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긋는다.그렇다. 언제나 한 시대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변화는 일어났다. 어둠을 비로소 어둠이라고 인식했던 사람들이 가장 짙은 어둠에 이르렀을 때 가장 높이 깃발을 들어 올렸던 것이다.그러한 연장선상에서의 어둠은 악(惡)으로만 존재하지는 않으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행동할 때 어둠은 가장 좋은 스승이자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다.그런데 문제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어둠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어둠은 이미 하나의 '원리'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 어둠을 깨뜨리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가 않다.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어둠은 농도가 얼마나 될까. 다른 것은 뒤로 제쳐두고라도 청춘의 농도만큼은 암흑에 가깝지 않을까. 어둠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어둠의 양을 훨씬 뛰어넘는 빛이 있어야 하는데, 어둠을 비집고 들어가기에 청춘의 빛은 미약하다. 청춘들의 투표율 수준이라고나 할까.이미 많은 청춘들은 어둠의 '원리'에 맞서려 하기보다는 순응하고 스스로 어둠의 일부로 돌아섰다. 세상은 원래 어둡다고 인정하며, 애써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설령 어둠의 존재를 알아차렸더라도 뒤돌아서 신세 한탄할 뿐. 이미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손에서 너무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물론 이 와중에는 이 '원리'를 지극히 잘 이용하는 청춘들도 있다. 처세술만 늘어 어둠속에 더 큰 어둠을 끌어들여 이리 저리 교묘히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발 빠른 청춘들 말이다.청춘의 어둠이 얼마만큼 더 짙어질 지 필자는 솔직히 헤아리기 힘들다. 아직도 더 짙어질 여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지만 몇 몇 청춘들의 발칙하고 당돌한 행보가 지치지 않길, 무사히 완주하길 고대한다. 별일 없이 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청년들보다 소란스러운 청춘들의 씩씩한 행군이 그저 반갑기 때문이다.청춘이 한 번쯤 해일같이 일어나 거칠어져도 좋을 시기라면 어디로든 좋으니 제발 좀 튀어 올랐으면 싶다. 시름이 깊어질 만큼 깊어진 청춘의 어둠이, 시대의 어둠이 이만큼 바닥을 쳤으면 그 힘으로 튕겨 올라갈 때도 되지 않았겠는가.그들이 뒤돌아보았을 때 비겁함과 부끄러움을 누를 용기가 있었노라고 힘 있게 말할 삶의 한 구절에 필자도 밑줄을 쫙, 치면서 오늘날 청춘의 미덕을 기록하고 싶다.언제나 한 시대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변화는 일어났다. 어둠을 비로소 어둠이라고 인식했던 사람들이 가장 짙은 어둠에 이르렀을 때 가장 높이 깃발을 들어올린다. 이만큼 어둠이 깊어 졌으면 이제는 변화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어둠에게서 배울 것은 어두워지지 않는 것이다. /이현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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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07 23:02

[청춘예찬] 남의 인생을 살아가는 바보 - 박영준

얼마 전 경남 사천에서 열린 결혼식에 다녀왔다. 신랑 신부는 전남 광양에서 살고 있었지만, 예식은 신랑 가족이 있는 곳에서 한다고 했다. 전주와는 2시간 30분 거리. 새벽 7시부터 차를 몰아 결혼식장에 도착하고 보니 식이 시작되려면 아직 1시간 20분이 남았다. 물론, 식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신부는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고, 신랑은 지난 밤 친구들과 술을 많이 마셨다며 아침 일찍 사우나에 갔다고 했다.얼마 후 신랑이 도착하고, 신랑측 하객들과 신부측 하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신부측 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신부측 가족들은 출발이 늦기도 늦었지만 길이 막혀 결혼식 시작 20분 전에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이후 결혼식은 무난하게 진행되었고 식사까지 마친 가족과 친지, 친구, 동료들은 다시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나는 '5월의 신부'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인지 사천에서 전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결혼식 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결혼은 새 가정을 이루는 신랑 신부와 그들의 가족들에게 모두 중요한 사건이다. 당연히 준비하는 과정부터 꼼꼼히 챙겨야할 일들이 많다. 처음 시작은 신랑 신부였지만, 결국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로 인해 다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사소한 의견 차이로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행복해야 할 결혼생활이 부부싸움으로 시작되기도 한다.우리나라 대부분의 결혼은 신랑 신부의 것이 아니다. 사랑은 신랑 신부가 하는데, 결혼은 부모님의 것이 되고 만다. 상견례를 하고 나면, 부모님들은 신랑 신부의 생년월일부터 챙겨 사주에 맞춰 결혼날짜와 결혼시간을 받는다. 신랑과 신부의 고향이 다를 경우에는 어디서 결혼식을 치러야 할 지, 각 지역의 결혼 풍습은 어떠한 지도 알아야 한다. 남자가 집을 준비하고 여자가 혼수를 해오는 경우가 일반화된 우리 사회에서는 신혼집 평수에 따라 혼수 규모도 정해진다. 예단, 예물을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신경전도 만만치않다.요즘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축하인사와 함께 예비신부와 많이 싸웠냐는 질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아직까지 싸우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은 일은 없었다. 부모님과 상의할 부분은 미리 조율하고, 대부분의 결정권을 넘겨 받았다.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많아지면 의견이 아니라 참견이 된다는 생각에 최대한 둘이서 상의하고 결정하기로 했다. 결혼의 주체는 나인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고 부모님과 주변에 의해 결정되는 모습이 마냥 좋아보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돌이켜 보니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선택권이 없는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부모가 정해주는 옷을 입고, 부모가 권하는 대학과 학과를 택했다. 그러다 보니 결혼도 내가 아닌, 부모님이 원하는 상대를 찾아야만 했고 때로는 부모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현실을 맞닥뜨리기도 한다.내 삶이 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되는 현실. 주변 사람들의 의견과 충고가 나에게 살이 될 수는 있겠지만, 뼈가 되고 정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은 당신의 것인가, 아니면 누구의 것인가.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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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31 23:02

[청춘예찬] 20대가 투표하지 않는 이유 - 성재민

최근 우리지역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다. 오는 6.2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20대들의 선거참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조명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나를 포함해 총 세명의 20대와 한 명의 정치학박사분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적극적인 주장과 의지를 가진 분들이 많았기 때문인지 토론은 열띠게 진행됐고, 방송은 무리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뒤, 몇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남았다.20대는 선거와 정치에 무관심하다. 지난 2006년 치러진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51.6%를 기록했던 반면, 20대의 투표율은 29.6%에 그쳤다. 기성세대들은 "이렇게까지 관심이 없을 수 있느냐"며 혀를 찰정도다. 이미 언론과 시민사회, 선관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대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는 의문스럽다."20대들이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20대들이 관심을 가질 요인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취업과 진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당장 자신앞에 놓인 현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민주시민의 기본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따분한 훈계에 불과하다. 신체의 욕구가 채워져야 정신적인, 사회적인 욕구들을 채울 수 있다는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지 않은가.왜 20대가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제 20대를 투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가장 중요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20대에게 정치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20대들은 정치와 선거를 통해 개인과 조직의 삶이 바뀌는 '경험'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그들에겐 419도, 6월혁명도 없었다. 단지 그들을 '먹고사니즘'의 문제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어려운 경제상황만 있었다. 20대의 입장에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은 허공에 사라진지 오래고, 시장군수도지사교육감기초의원을 뽑고 나서도 '달라지는 그 무엇'을 경험하지 못했다. 삶에 묻어나는 '일상정치'의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에 대한 20대의 신뢰가 '당연히' 없을 수 밖에.한번의 투표로, 한번의 권한행사로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어느 누가 투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 삶이 더 나아지고, 좋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투표권 행사는 너무나 쉬운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 20대의 정치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지역정치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여기에 있다.이번 선거는 1인 8표라는, 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되는 거대 선거다. 이는 유권자에게 8명이나 되는 지지후보를 선택해야 되는 번거로움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다양한 선택권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실현시킬 수 있게 만드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치를 통한 '유쾌한 경험'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이는 '가장 정치에 무관심한' 20대마저 바꿔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민간씽크탱크로 활약중인 희망제작소는 '호민관클럽'이라는 국회의원 모임을 조직해 연구소에서 만들어내는 각종 아이디어 및 제안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삶과 정치를 연결시키는 매우 좋은 사례다. 비록 우리가 희망제작소처럼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제대로 된 일꾼을 선출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요구와 의견, 바람을 전달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들은 주민의 의견을 실제 조례나 제도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한다. 이것이 선거가 가지는 기본적인 지향점이자 제대로 된 운영방식이다. 너무나 쉽지만 그동안 제대로 해보지 못했던 일이기도 하다. 선거가 얼마남지 않았다. 쉽지만 어려운,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변화를 이제 시작할 때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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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24 23:02

[청춘예찬] '민주' 교육감은 누구인가? - 백상웅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저기서 신당이 만들어지고 있고, 반MB 세력이 단일후보를 세우고 있으며, 여당과 야당은 각종 사회적 이슈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도 딱히 다를 바가 없어서, 예비 후보자들은 표를 의식하는 정책을 발표하거나 상대 후보를 비방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전주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교육감 예비 후보들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수막에는 '민주 교육감'이라는 글자가 공통적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 텃밭에서 '민주'라는 글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면서, 예비 후보들이 '민주'라는 단어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에 답답해지기도 했다. 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나 기사를 읽어보았을 때, 많은 분들이 MB교육정책을 겉모습만 바꿔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어떤 후보는 전북 학생들의 성적이 바닥권이라는 것을 앞세우고, 어떤 후보는 수능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능력한 선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성적과 석차를 중요시 하는 사회는 절대로 창의적인 학생을 키울 수 없고, 민주적인 사회도 될 수 없다. 상대평가로 학생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토론식 수업이나 학생 적성에 맞는 수업 등을 진행 할 수 없다. 위와 아래가 명확한 제도 속에서 학생들은 기성세대도 불만을 갖는 서열화를 일찍 경험하게 된다. 나는 이런 후보들은 '민주'라는 단어를 이름 석 자 앞에서 서둘러 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기성세대보다, 교육감 예비 후보들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민주'를 왜곡하여 가르치는 것은 현 정부만으로도 족하다.내가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유가 있다. 나는 한 때, 고등학교 재수생이 될 뻔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고교 3학년생 못지않게 공부를 했지만, 내가 지원한 고등학교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곳은 비평준화 지역이었고, 고등학교 이름에 따라 어른들이 학생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던 지역이었다. 그때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교육정책 하나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대학문턱을 밟기도 전에 재수생 노릇을 경험하게 된 것이 아닌가.전북 지역은 평준화 지역이며, 전주 시내권 고교 성적이 비슷하다고 하지만, 솔직히 비평준화 지역과 다를 바가 없다. 이는 전북 지역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인 현실이다. 도내 많은 학생들이 전주에 있는 고교로 진학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외곽에 위치한 고교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이것을 빌미로 MB의 교육정책에 찬성표를 던지는 어른들이 몇몇 계시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성적은 MB식 교육의 성적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잊고 있다.교육은 산술적으로 가치를 매기는 작업이 아니다. 진정한 교육은 학생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놀고먹는 자리부터 시작하여,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할 자리며, 공부를 하여 사회로 나아갈 힘을 주는 자리까지. 우리는 너무 어린 학생들을 잊고 살았고 그들을 너무나 괴롭혔다. 그들의 넓은 미래를 우물 안으로만 제한했다.조만간 전북도의 교육감 후보가 명확해질 것이다. 자주 이름을 내보였던 후보, 교육계에 몸을 담았던 후보, 시민들과 여러 시민 단체로부터 추대를 받은 후보 등 학생들을 위해 맞붙을 게 틀림없다. 나는 진정한 '민주' 후보를 눈여겨보겠다. 겉에만 '민주'의 옷을 입은 후보 말고, 교육계와 학생들에게 민주의 가치를 펼칠 자리를 마련할 후보를 살펴보겠다. 교육은 교육을 전공하거나 가르친 사람들의 것만이 아니다. 교육은 모든 시민들의 의무이며 권리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지금까지의 백년을 망쳤으니, 앞으로의 백년 교육을 전북도민이 힘을 합쳐 만들어갔으면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출신고별 명문대 합격률이 아니라,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는 인물들이다. 돈과 명예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게 아니라, 돈과 명예를 얻고도 다른 많은 이들을 위해 베풀 줄 알고 포기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게 진정한 국익이다. /백상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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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17 23:02

[청춘예찬] 봄날은 간다 - 이현수

현대인의 질병 중에는 유난히 '신경성' 혹은 '스트레스성'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들이 많다. 주로 신체적으로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 머리가 아프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면 신경성이나 스트레스성일 가능성이 높다.필자 역시도 간혹 뚜렷한 원인도 없이 소화가 잘 안되거나 두통이 심해 병원을 찾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의사 선생님은 대개 '신경성'이라고 대답한다.신경성이란 단순히 신경을 많이 써서 오는 병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에 원인을 두고 있는 병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한 것이 여러 가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결국 신경성이라는 진단은 마음을 다스리라는 충고인지라 이제 필자는 웬만해선 병원을 찾지 않는다. 대신 특별한 원인없이 몸이 아파오면 마음을 먼저 살핀다. 분명 사소한 일에 연연했거나 작은 위기에도 크게 반응한 탓이다. 이처럼 위기를 감지해내고 긴장한 스스로의 마음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사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크고 작음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그 크기를 달리하는 것일 뿐이다. 무엇보다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라는 두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위기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고 한다.약 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위기를 위험으로 보는데 반해, 나머지 10% 사람만이 위기를 기회로 본다는 것이다. 물론 위험을 느낀 90%는 신경성이나 스트레스성으로 시작되는 진단서를 받아들어야 할 것이다.특히 청년들의 위기는 이제 위독할 지경이다. 그동안 집안이나 학교의 울타리 안에 있다가 갑자기 경쟁사회에 뛰어들면서 직업선택, 경제문제, 주거환경, 인간관계 등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들과 직면하게 되니 사실 위기라고 할만도 하다.한 개인이 일생동안 경험하게 되는 삶의 과정 중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가장 잔인하고도 집요하게 던져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자유와 책임감들로 인해 무력감이나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위기에 처하여 자신의 인생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청춘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좀 더 밝고 행복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낙관과 희망이다.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람만이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좌절 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행복이란 구한다고 해서 그 때마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짐으로써 행복이 내게 와서 앉을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나간 것에 후회하고 실망하지 말자. 또한 현실에 너무 불만족해 하면서 발버둥치지도 말자. 과거와 현재의 시간도 미래에 가서는 내가 가장 안타까워하게 될 행복의 순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명심하자. 위기 앞에 머뭇거리기에는 우리의 청춘이 너무나 짧다는 것을. 봄날은 간다. /이현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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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10 23:02

[청춘예찬] 비만과 다이어트 - 박영준

30대 초반의 남성이 배가 나와 있다는 건 분명 개인의 외모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하거나, 게으르다는 편견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 대인관계를 많이 하는 서비스업종의 경우 배가 나와 있는 비만체형은 대화를 할 때마다 배를 가리게 되고, 여성의 경우 의자에 앉아서 대화를 나눌 때 가방이나 옷으로 배를 가려보려고 복부를 신경을 쓰다 보면, 여러모로 업무능률이 떨어지는 단점을 갖게 된다. 보통 남성들은 결혼하면 배가 나온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마음이 편해지면 살이 찐다는 말이다.신체 중 살이 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게 뱃살인 것 같다. TV에서는 연애들의 복근에 관련된 소식들을 볼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도 해야지 해야지 생각하다가, 큰맘 먹고 헬스와 사우나를 함께 이용하는 회원권을 3개월 선결제하여 운동을 시작해보지만, 1-2주가 지나도 몸무게에 큰 변화도 없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서 1~2회 빠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동도 안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얼마 후 또 생각을 한다. "살을 빼야하는데 난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져", "헬스장을 다녀도 도움이 안 되더라고." 등 다양한 핑계가 이어지고 또 다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쳇바퀴 도는 식이다.우리나라 여성의 8090%가 다이어트를 해봤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살을 빼고 난 체중을 유지하는 다이어트 성공률은 37%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이 다이어트효과를 빨리 보기 위해 무리하게 하다보면 요요현상이 올뿐더러 건강이 안 좋아 질수 있다. 식이요법과 적당한 운동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기기를 이용해서 살을 빼는 분들도 순간 다이어트는 되지만 지속적으로 몸매를 유지하려면 기본적인 운동이 필요하다.지난해 7월, 뱃살을 빼야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내 인생 처음으로 다이어트 시작했다. 난 오이 다이어트와 윗몸일으키기 하기로 했다. 아침엔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찌개와 밥을 든든하게 먹었고, 점심에 오이 3개 저녁에 오이 2개를 먹었고, 운동은 윗몸일으키기를 50회를 10번, 아침에 기상해서 500개 취침 전 500개를 했더니 2주 만에 4kg를 감량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점심과 저녁에도 밥의 양을 3/4, 2/4, 1/4로 양을 줄여가면서 운동량을 늘려가는 방법으로 돈 들이지 않고 식이요법과 적당량의 운동으로 2개월 만에 약 9kg를 감량했다. 최근 요요현상 없이 다이어트를 유지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많이 느끼지만 몸무게를 유지하기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최근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의 비만인구 감소를 위해 각 시군에서 다이어트를 하면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하거나, TV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다이어트비법을 소개해주거나, 요가비디오를 홍보하는 등 다양한 관심과 소개 자료들이 나오면서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비만인구가 급증하면서 사춘기, 제2차 성징의 발달로 인해 키성장이 멈추거나 성장판이 닫힌다 현상이 8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나타나는 게 '성조숙증'이다. '성조숙증'의 원인도 비만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비만의 원인으로는 TV, 컴퓨터, 등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과 운동량이 부족해지면서 살이 찐다고 한다.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겉모습의 변화를 통해 미를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겉모습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정신수양을 통해 심적 안정을 찾고 스트레스를 줄인다면 육체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겉과 속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봅시다. /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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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03 23:02

[청춘예찬] 트위터와 지방선거-성재민

국내에도 본격적인 트위터(twitter) 바람이 불고 있다. 140자로 자신의 이야기를 '재잘거리는' 서비스인 트위터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내엔 생소한 서비스였으나 김연아 선수의 가입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내 이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서비스다. 여기에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의 도입 역시 한몫했다. 최근 조사를 보니 국내 트위터 이용자가 약 18만명 가량 된다고 한다. 이미 1000만개가 넘는 계정을 가지고 있는 국내 1위 SNS 싸이월드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용자 수이지만 언론들은 연일 트위터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트위터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크게 나타내고 있는 곳은 선거관리위원회다. 선관위는 최근 6월 전국지자체동시선거를 앞두고 '제3자가 특정 후보 및 정당을 지지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할 경우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93조를 들어 트위터를 통한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단속방침을 밝혔다.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자치선거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도지사, 시장, 군수, 교육감, 교육위원 등 지방자치 요직의 인사들을 선출하는 블록버스터급 선거다. 한 유권자가 투표장에서 손에 쥐는 선거용지가 10여장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큰 규모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다보니 공정선거를 위해 감시의 의무를 지는 선관위 입장에서는 최대한 안전하게 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애초부터 오해의 싹을 없애고 가겠다는 선관위의 취지와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트위터에 대한 선관위의 이해수준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몇몇 트위터 이용자들과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온 정치인들은 선관위의 방침에 대해 "표현의 자유 훼손"(민노당 이정희 의원)이며 "우주선에 도로교통법을 적용하는 꼴"(진보신당 노회찬 의원)이라고 반발했다. 그들이 이렇게 반발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트위터는 불법선거운동을 스스로 차단할 수 있는 고도의 자정작용을 갖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잘 알려진대로, 트위터를 움직이는 힘은 follow(팔로우)다. 팔로우는 이용자 스스로가 원하는 이야기만 듣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자신이 팔로우 한 사람의 메시지를 거의 모두 볼 수 있다. 아주 비밀스런 이야기는 이용자들이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나누기 때문에 메시지의 발신자가 외부 노출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대신 메시지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의 강제성은 가지지 못한다. 즉, 내가 하는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강제로 전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받아야 하는 스팸메일의 가능성을 없애주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내가 팔로우하지 않은 이용자의 이야기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 설사 과거에 팔로우한 사용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면 바로 '언팔로우'(상대방과의 팔로우 관계를 끊는 것)를 통해 그의 메시지를 듣지 않으면 된다. 메시지의 수용이 강제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이다.이용자 스스로가 괜찮은 내용의 메시지를 생산해내는 다른 이용자들을 팔로우 하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팔로우 하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을 골라낼 수도 있다. 각 이용자들이 듣고 싶은 메시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보니 개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이용자들끼리 엮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자체적인 커뮤니티도 구축하게 된다. 서로가 가진 최소한의 이익에 기반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강제성이 전혀 없기에 기존의 웹 이용자들의 관계보다 더 끈끈해질수도 있다.선관위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트위터계정을 개설해 선거운동을 펼친다 할지라도 다른 이용자들이 먼저 팔로우 해주지 않으면 웹상을 떠도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팔로워 0을 가진 대선후보가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그 메시지는 아무도 듣지 못한다. 대부분의 팔로우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내용의 메시지나 인물일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정치인들의 트위터는 선거운동 목적으로서의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단속에 반발하는 많은 이용자들의 생각이다.선관위가 문제삼고 있는 기능인 RT기능도 마찬가지다. 다른 이용자의 글 중에서 마음에 들거나 의미가 있어 다른 이용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이 기능은 빠른 메시지 전달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선관위는 트위터가 공정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이미 해결 가능하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수많은 메시지에 둘러 쌓여있지만 뚜렷한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이용자들의 메시지는 모두 언론과 같은 검증된 집단이 아닌, 각 개인의 목소리에 의해 전달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선별해서 수용하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지나친 홍보성 메시지나 무리한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하는 이용자에 대해선 가차없이 '언팔로우'를 한다. 이용자들은 각자 자신이 가진 메시지의 통제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당연히 일방적인 선거운동을 펼치는 이용자들은 '언팔'을 당하게 되어 공허한 메아리만 남게 될 것이 뻔하다.최근의 열풍과 트위터란 서비스의 특징에 힘입어, 이번 62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트위터의 역할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에 대한 이해없이 일방적으로 "하지말라"고만 윽박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공명선거를 위한 선관위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트위터에 대한 대책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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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24 23:02

[청춘예찬] 빅브라더가 움직인다 - 백상웅

나는 SF를 좋아한다. SF라면 영화, 소설, 만화 가리지 않고 탐닉한다. 특히 미래의 사회를 부정적이고 어두운 세계로 묘사한 디스토피아적인 작품을 좋아한다. 내가 비관적이고 부정적이라 그러는 게 아니라, 디스토피아를 다룬 많은 작품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조지 오웰의 「1984」이다. 빅브라더에 모든 것이 통제 되고 있는 사회를 그린 「1984」를 읽으면서 나는 가끔 하늘을 쳐다보거나 핸드폰을 의심하곤 한다. 인공위성이 나를 찍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핸드폰으로 누군가 나를 도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며 조지 오웰이 그린 세계에 푹 빠져든다.경찰의 민주노동당 서버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빅브라더'를 생각했다. 서버를 빼앗긴 민주노동당은 지금까지 쌓아둔 진보정치의 청결함에 큰 타격을 입을 처지가 되었다. 요즘 말로 한 방에 '훅' 간다는 말이 이런 말일까. 종북주의 논쟁 때, 많은 당원들의 탈당 선언 때도 겪지 않았던 위기가 순식간에 찾아왔다. 서버에는 많은 것이 기록된다. 당원들의 신상명세며, 당비를 낸 계좌, 받은 계좌며, 비밀글로 주고받은 대화들까지 한 정치조직을 움직이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이것을 압수 당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만 압수당했다고는 하지만 '빅브라더'에게는 그조차도 큰 힘이 되고 무기가 된다.경찰과 검찰은 전교조와 전공노의 정치활동에 크게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나를 가르친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정치적 성향에 대해 강요받지 않았고, 동사무소에 앉아 있는 어떤 직원도 내가 찍어야할 표의 선택을 흔들리게 하지 않았다. 경찰이 진정 노리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교조와 전공노의 정치활동과는 별개의 것들이 언론에 뿌려졌다. 당비의 액수와, 정치자금의 이동 등이 밝혀지면서 그것의 쓰임이 불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빅브라더'가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빅브라더'가 누군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안다. '빅브라더'는 통제하기 좋아하고, 획일성을 강조한다. 정치적인 논쟁이나 토론을 좋아하지 않고, 나라의 부국강병을 위해 애를 쓴다. 잘 사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 쯤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그 방법에 항의를 하면 나라 발전에 방해가 되는 몹쓸 사람 취급을 한다. 나는 정말 '빅브라더'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세상을 참 손쉽게 다루려는 사람인지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큰 논쟁거리가 된 4대강 문제나, 세종시 문제도 가만보면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몇 해전 갑자기, 느닷없이 튀어나온 것이다. 선진조국을 건설하기 위한 '빅브라더'의 열정은 끝이 없어 보인다.우리 사회가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며 정치, 사상 같은 것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는 사회고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취업이 안된다는 청년들 물음에, 돈이 없다는 서민들의 아우성에, 노력 운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민주노동당 서버 압수수색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 일이 아니기에 그냥 놔두고 우리 일에만 열중하고 노력하기에는 그 사안이 너무 중대하다. 언젠가는 우리의 정보도 그렇게 넘어갈지도 모른다. 우리는 잠재적 불순분자가 되어 '빅브라더'의 발밑에서 살아갈지도 모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예상이지만, 민주노동당과 관계된 모든 일들이 스톱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알게 모르게 그들을 도왔던 기업가, 재력가들이 그들에게서 발을 뺄지도 모른다. '빅브라더'에게 찍히면 그들의 서버도 압수당할테니까 말이다. 나는 민주노동당 당원이 아니지만, 앞으로는 일기장을 꼭꼭 숨겨둘 생각이다./백상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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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7 23:02

[청춘예찬] 시대에 맞는 명절의 진화 - 이현수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 되면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실제 이런 용어는 없지만 명절 전후에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증상들을 통칭해서 흔히 명절증후군이라고 부른다.그리고 올해에도 어김없이 명절은 찾아왔다. 많은 웹사이트에는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었다. 유용하게 쓰일 것 같진 않지만, 명절만 되면 부엌데기 신세로 전락해야 하는 여성의 처지나 명절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서두로는 썩 괜찮은 듯 싶다.일 년에 몇 차례 지나지 않는 명절이지만 핵가족화 된 생활에 익숙한 주부들이 일시적으로 가부장적인 대가족 제도로 합쳐짐으로써 발생하는 육체적심리적 변화, 그에 따른 부적응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생활 사이에 발생하는 일종의 문화적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굳이 정의하자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에서 발생하는 '문화증후군'정도일 것 같다.여기에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귀향 과정의 장기이동과 생활리듬의 변화라는 기본적인 스트레스 외에 명절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강도 높은 가사노동과 휴식 부족으로 인한 육체적인 부담. 이러한 과정에서 느끼는 성차별과 시댁과의 갈등, 친정 방문의 상대적 소홀, 동서간의 경쟁의식, 생활경제 수준의 차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가족이나 친척과의 오랜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되니 이만하면 더 없이 훌륭하다 하겠다.그러나 명절증후군은 비단 며느리나 주부만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발언권이 없고 위축된 가장이자 남편도 그럴 수 있으며, 평생 자식만 바라보고 살았지만 정작 권위마저 상실한 늙은 부모도 명절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결혼이 늦어지거나 취직이 힘든 아들, 딸들에게도 명절은 '공포'다. 어른들의 덕담이 이들을 공포의 문으로 친절히 안내하기 때문이다.가능하다면 명절을 기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런 공포는 실제 우울증이나 자살충동 등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친족, 가족들간의 갈등과 스트레스는 명절의 의미와 기능이 이 시대에 맞지 않게 되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고향과 조상의 의미를 생각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가기에 그동안 우리 사회는 너무 멀리 왔다.평상시에 잊고 살았던 어쩌면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와 연관된 주제를 일깨워 주는 것이 그나마 명절이다. 명절이 되면 엄청난 인원이 고향으로 대이동을 하는 현상은 삶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거나, 흩어진 가족을 한번쯤 되돌아보는 의례라고 할 수 있다. 즉 과거의 명절이 화려한 축제의 마당이었다면 현대의 명절은 내가 존재하는 근거나 뿌리가 정말 제대로 잘 있는가 하는 안녕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그 의미가 크다. 결국 제사나 명절 같은 의례만을 공유하는 것이 지금의 실상인 것이다.따라서 전통적인 농촌 문화의 유물로서 가치를 가졌던 명절은 이제 시대에 맞게 새로운 의미로 탈바꿈해야 한다. 일상생활에 묻혀 잊고 지냈던 친족들과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등 새롭게 명절의 의미를 살려갈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다만 '명절증후군'도 이 시대의 병이라면 참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부끄러워 할 줄 알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치유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이현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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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0 23:02

[청춘예찬] 국공립예술단에 부는 민영화 바람 - 박영준

지난달 19일 일본 최대의 항공사 일본항공(JAL)가 파산했다. 한 때 항공업계 세계 3위까지 치솟던 일본의 국영 항공사의 파산이라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공기업인 항공사를 민영화로 간판만 바꿔 달면서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로 수익성 관리와 경영 혁신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JAL의 몰락은 우리나라의 인천 국제공항의 민영화의 반대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뜬금없이 국내도내의 소식도 아닌 일본항공사의 파산을 거론한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국공기업 민영화 바람이 몇 년 전부터 불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KT, 국민은행 등 민영화된 기업이 많은 데다 앞으로도 민영화될 공기업이 많다. 토지, 공항, 건설, 관광 등 국민의 편의 생활과 직결되는 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요금 인상과 고용 감소, 사회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높은 문제다.공기업의 민영화 바람은 예술계에도 불어오고 있다. 2000년 국립극장 산하의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이 한꺼번에 재단법인화되었고, 2005년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이어 산하 세종문화회관 등이 법인화되고 있다. 국립극단도 오는 4월 중으로 법인화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많은 예술인들이 걱정하는 것은 국립극단의 공공성 훼손에 대한 우려다. 법인화를 반대하는 의견에는 '민영화의 전 단계이고 공공성 우선주의에서 경쟁, 성과, 수익을 중시하는 시장원리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다른 쪽에서는 '법인화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대폭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쇄신할 필요도 있다', '만약 결격이 있는 단원이 있다면 엄격한 오디션으로 걸러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국공립예술단은 영리단체가 아닌 복지기관이다. 법인화 되었을 경우 수익사업에 치중할 우려가 있다. 예술단의 순수예술 창작의 발전을 위한 정기기획 공연보다 수익성 높은 공연에 치중하는 상업 예술단체와 다를 게 없다면 상업과 예술 사이에서 서성이면서 정체성을 잃어버릴 것이다.국공립예술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기기획 공연만 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지역 곳곳을 찾아가는 순회공연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이 되어 공연을 통해 우호적인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하고, 우수 공연 레파토리 개발을 통해 서울과 타지역의 대표적 행사에 초청 돼 지역의 대표성을 지닌 단체로서 위상 강화를 하고 있다. 또한, 해외공연을 통해 대외적 이미지를 높이고, 단원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해 예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해 문화의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대중성 확보, 단원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의 보완이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연예산의 증액은 물론 공연에 참가하는 관객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공기업의 민영화, 국공립예술단의 법인화를 반대만 할 것인가, 대세가 법인화로 가고 있다면 대책을 세워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민영화, 법인화는 경쟁력 강화라는 장점과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업성의 단점을 갖고 있기에 지역 예술시장의 환경을 고려해 시대 흐름에 적절하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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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03 23:02

[청춘예찬] '디지털 소통세대'의 탄생 - 성재민

현 20대를 일컫는 '88만원세대'란 용어는, 1990년대 후반 불어닥친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변화한 한국경제의 체질로 인해 발생한 새로운 계급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자칭 'C급 경제학자' 우석훈의 동명저서에서 처음 등장한 이 말은 기존 소득중심의 구분법을 벗어나 세대 중심의 구분법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의 20대는 사회진입에 있어 기성세대와의 자리다툼을 해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세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매우 불리한 세대다.소위 '88만원세대론'이라 불리는 이와 같은 주장은 경제중심의 관점으로 볼 때엔 매우 적절한 분석으로 여겨지지만 모든 측면에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내린 분석인만큼, 시각적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그러나 '88만원세대론'의 등장 이후, 20대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균형을 잃었다. 언론과 사회는 20대를 '스펙'과 '취업'에 목매는 '경제동물'로 그려내며 '88만원세대'의 비극성을 부각시키는데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들이 가진 가능성과 능력에는 무관심하다.서울공화국 체제를 강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젊은 인재의 '무한수급'이다. 지방은 하루에도 수십명의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으며, 그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서울을 향하는 젊은 청년들이다. 그들은 서울에서 벌어질 치열한 경쟁체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 뛰어든다. 지금도 중소기업에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안달인데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구직을 원하는 청년들과 구인을 원하는 기업들 사이의 눈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한쪽의 눈이 높고 낮은 문제가 아니다. 세대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에 벌어지는 일종의 '세대갈등'이다. 이는 곧 세대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어느 세대나 그 세대를 규정짓는 특징이 있다. '386세대'나 '베이비붐세대', 'X세대' 등의 용어는 모두 그러한 특징을 내포하는 말이다. 지금의 20대는 '88만원세대'일까? 여기 꽤 재미있는 분석이 있다.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콧은 동명저서에서 지금의 20대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정의했다. 20대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 성인이 된 세대'이며 '디지털을 이용하는 것이 기성세대들이 TV를 켜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세대'라는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혹은 넷세대로 불리는 이들 세대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조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한다.저자가 미국인이기에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분석이라 지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인터넷 환경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 한국이기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돈 탭스콧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20대의 주요한 특징은 '(넷세대들이) 하는 모든 일에서 자유를 원하고, 맞춤화와 개인화를 사랑하며, 일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추구하고, 협업과 관계를 중시하고, 속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소통세대'인 셈이다.최근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서비스는 모두 이러한 넷세대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들이다. 국내에서 1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싸이월드 또한 마찬가지다.결국 이들 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그들의 특징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는 청년들을 지역에 남도록 할 수 있는 하나의 해답이기도 하다. 20대들은 그들 세대의 특성에 맞는 환경과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현실은 과거 세대의 기준에 맞춰져있다. 시대가 변화하듯 사회도 변화해야 한다. 사회발전의 원동력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지역사회 발전의 힘도 사람에서 나온다. 20대 인재들의 지역유치는 곧 지역사회의 미래 경쟁력이다. '디지털 소통세대'를 잡아야 한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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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7 23:02

[청춘예찬] 정부의 텅 빈 리어카 - 백상웅

한 여대생이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편지를 썼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의 국회 처리 무산을 비판하며 학비 때문에 대학을 쉬어야 하는 대학생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였다. 이 글을 읽은 이명박 대통령은 친절하게 그 여대생에게 답장을 보냈다. '오래전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이른 새벽 청소 리어카를 끌었던, 제 젊은 시절이 생각났다.'며 대통령 자신의 눈물겨웠던 젊은 시절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으니 대통령으로서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대통령의 답장이 언론에 공개된 후,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순식간에 홈페이지도 만들어지고, 신청자를 받을 준비까지 끝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국회를 움직이게 했고, 세종시 문제로 치고박던 국회를 바보로 만들었고, 세종시 문제를 정치적인 소요사태로 만들어버렸다. 많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 혜택을 받게 되었으니, 잘 풀린 것이 아니겠냐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이명박 정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제도다. 겉만 반짝이고, 속은 비었다. 말과 행동은 재빨랐지만, 뒷통수를 쳤다.수많은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과 '취업'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반값 등록금이라니! 그리고 취업까지 시켜준다니!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등록금은 오히려 올랐으며, 인턴으로 회사에 들어간 청년들은 쫓겨나기 바빴다.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이자를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밤샘 아르바이트 때문에 성적이 F가 나오기라도 하면 다음 학기 대출은 물 건너 갔다. 이 대통령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리어카를 끌면 등록금을 벌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어떤가. 학교 앞에서 몇 달 아르바이트를 해도 등록금은 커녕 방값도 건지지 못한다.취업에 관련된 사항도 문제다. 대통령이 기업 CEO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취업 로비를 한다. 채용을 늘려달라며 청탁을 한다. 4대강 정책을 밀고가는 것과 세종시 수정안을 밀고가는 것의 속사정에는 일자리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 일에 매달리는 기업과 하청업체는 당분간 먹고 사는 일에 고민은 크게 없을 테니, 대통령으로서는 일자리 만들기에 열중했다고 자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정책으로는 취업률은 올라가지도 않고, 경제도 살아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롤모델로 삼겠다는 두바이는 쓰러졌다. 창의적인 건축물과 창의적인 토목건설의 현장인 두바이에 창의적인 일자리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4대강이 성공을 하고, 세종시가 성공을 하더라도 그것 뿐이다. 먹고 사는 일과 취업률은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고 언젠가 대한민국의 발목을 제대로 잡아버릴 게 분명하다.나는 우리나라 사학재단이 정부보다 양심적이고 머리가 좋았으면 좋겠다. 학문과 교육을 담보로 돈장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정부보다 창의적이고 용감했으면 좋겠다. 리어카를 끌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리어카에 무엇을 담을까, 고민했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나라 정부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좋겠다. 힘이 없는 정부였으면 좋겠다. 그들의 손가락질 하나, 하나가 나라를 바꾸는 세상은 보기에 민망한 것 같다. 시민들이 바꾸려고 노력하다가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웃고, 울고 하는 세상이 멋져 보이지 않을까. /백상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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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0 23:02

[청춘예찬] 청춘, 아홉수에 들다 - 이현수

올해 스물아홉에 들어섰다. 벌써 스물하고도 아홉이라니. 아홉이라는 숫자가 주는 미묘함이 한동안 필자를 꽤나 곤욕스럽게 했다. 물론 나이를 기준으로 청춘의 시작과 끝을 재단할 수는 없다. 이 세상에는 피터팬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물아홉이 주는 묘한 위기감을 필자는 한동안 설명할 수 없었다.생각해보면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홉수'를 조심하라고 했다. 아홉이라는 숫자가 주는 불완전성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기 직전에 이를 그르칠까 두려워하는데서 연유된 '조심과 긴장'의 숫자로 봐야할 것 같다.물론 아홉수를 피해 작년 말 결혼을 서두르기도 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믿음 때문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집단적인 믿음까진 아니어도 '아홉수'가 풍기는 야릇함에 필자 역시도 잠시 갇혔던 것 같다.평생을 두고 곱씹을만한 청춘의 수고로움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웠고, 온 몸으로 부딪쳐 왔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그냥 구경한 것에 지나지 않았는지 걱정스러웠다. 무엇보다 혼자 푸르렀다고 생각하며 다른 이들을 훈계하지는 않았는지 무안했다.사실 아홉수는 1에서 2로, 다시 2에서 3으로, 다시 4로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데서 오는 은근한 파장이자 부담감일 때가 더 많다고 한다. 인생에 어떤 굵은 마디가 있어 때론 넘어지고 때론 급격히 바뀌기도 한다면 그 숫자들이야말로 가장 직접적으로 삶을 재단하니 말이다.하지만 이러한 재단으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날카롭게 몰아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열아홉이 지나 스물이 되면, 스물아홉을 건너 서른이 되면, 서른아홉을 넘어 다시 마흔이 되면 어제까지 마주했던 모든 것들이 더 이상 그대로일 것 같지 않아서 말이다. 드라마 제목이기도 했지만 이 시절을 '9회말 2아웃'이라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다.생각해보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필자도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2001년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뉴욕 양키스와 에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경기다.당시 에리조나의 구원투수였던 김병현은 4차전과 5차전에서 9회에 홈런을 맞는 바람에 역전패했다. 아홉이 주는 긴장감은 찰나의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뀔 수 있다는 이런 불안감일지도 모른다.하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장면은 마지막 7차전. 두 게임을 9회에 잃었던 에리조나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구원투수 리베라를 상대로 9회에 역전을 시킨 순간이다. 패배로만 기억되던 9회가 오히려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의 묘미는 어쩌면 아홉만이 줄 수 있는 삶의 카타르시스일지도 모른다.때문에 아홉은 단단하게 속이 꽉 찬 어느 시기의 정점이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도전의 숫자라 스스로 규정하고 싶다. 아홉은 이를 악 물고 뛰어넘어야할 산이 아니다. 아홉이라는 숫자와 함께 겪는 잠깐의 미열은 청춘 그것과 조금은 닮아있는지 모른다.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과 초조의 미열을 뛰어넘는다면 그것은 분명 몸 안 깊은 곳에서 역전의 희열이 되어 터져 나올 것이다. /이현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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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13 23:02

[청춘예찬] 나누는 행복 - 박영준

새해가 되면 신년계획을 세운다. 한 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1월이다. 지인들에게 소망을 물어보면, 금연, 다이어트, 해외여행, 솔로탈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010년 나의 소망은 개인적인으로는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는 것과 돈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다. 더 큰 소망은 나누는 행복을 전파하는 나눔 바이러스이다.연말 TV와 신문의 주요기사들을 차지한건 이웃을 돕는 손길, 기부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워렌 버핏이다. 지난 5년간 우리 돈으로 47조원을 기부했다. 그는 사업을 성공한 이유는 기부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을 하고 있다.세계 최고의 부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처럼 47조원을 기부하려면 상상하기도 힘든 돈이지만, 그에게 배울 점은 돈의 액수보다 기부하는 마음이다. 나누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눔의 시작은 가진 것의 일부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도 나의 일부를 누군가에게 나누고 있다면 워렌 버핏과 같은 기부천사가 될 수 있다.나눔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느끼고, 돈이 없으면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주변을 둘러보고 나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기부를 한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주변사람들에게 조금 나눠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남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일을 통해서 나누면 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나눔이다.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연극을 통해 세상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주자림원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공연에 푹 빠져있는 모습과 뜨거운 반응에 이 아이들과 연극을 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일 후 시설을 방문해서 연극교실을 열게 되었고, 매주 친구들과 만나서 연습을 통해 연극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창작소극장에서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 나눔은 시작하기가 어렵지 하다보면 나눔의 매력에 푹 빠지는 것 같다.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태풍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 세계의 어린이를 돕는 유니세프와 월드비전 등 국제구호기구들과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기부, 바른정치를 위한 정당기부금, 종교 기부금, 학교 장학기부금, 지역발전 기부금 등 많은 곳에 기부를 할 수 있다.기부의 방법이 다양해 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도 있지만,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서이다. 기부금의 사용처가 의심스럽거나,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던 사건들로 인해 기부금을 받는 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아름다운재단 같은 경우는 상당히 공평하게 또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잘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단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개인과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영리단체들이 공동으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세제혜택을 주고 다양한 형태의 기부를 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관련 법규를 고치는 일이 뒷받침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통해 나누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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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06 23:02

[청춘예찬] 아이폰, 노회찬, 그리고 인터넷 시대의 소통법 - 성재민

요즘 작은 휴대전화 하나로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애플(apple)사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단말기인 아이폰(iphone) 얘기다. 미국 현지에서 출시된지 1년여만에 최근 국내 출시된 이 단말기는 예약구매자가 3만명에 달하는 등 출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더니, 발매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금까지 무려 20만대가 팔려나갔다.아이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다른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판매량 손해를 감수해야하는 처지에 이르렀고, 아이폰의 수입판매사이자 통신사업자인 KT는 역으로 타 제조사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실제로 전북대 앞 이동통신대리점에 물어보니 지난 한달간 그 매장에서만 300대에 가까운 아이폰을 개통시켰다고 한다. 이쯤되면 인기를 넘어 '열풍'에 가까워보인다.인터넷을 보니 아이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음'을 내세운다. 기존의 휴대전화 단말기가 이동통신사의 '쓰면 쓰는 대로 부과되는' 요금제에 묶여있어야 했던 반면, 아이폰은 곳곳에 설치된 무선인터넷 신호를 검색해 사용하면 요금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인터넷이 없는 곳에서 통신사 망으로 사용할 경우에만 데이터량에 따라 돈을 낸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IT강국'이라는 이 나라에서 그동안 누릴 수 없었던 인터넷 접근권의 획득에 열광하고 있다.'인터넷 접근권'과 관련, 최근 노회찬 민주노동당 대표의 '쌍권총'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양쪽 주머니에 두 대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끈 것이다. 노 대표의 '쌍권총'은 아이폰과 블랙베리라는 두 대의 스마트폰이다.노 대표는 이 두 대의 단말기로 많은 일을 한다. 그는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나의 쌍권총'이란 글에서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간밤에 들어온 메일을 모두 확인하고 답장을 보낸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필요한 것은 저장하고 함께 공유해야할 블로거의 글은 동료들에게 바로 전송한다."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블로거들과 소통하는 그는 서울시청 앞에서 동절기 강제철거를 반대하는 주민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이분들 사진과 사연을 바로 트위터에 올리니 수백명의 트위터 친구들이 이를 다시 확산시킨다. 용산참사 연내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국무총리를 만난다고 글을 올리니 바로 격려와 유의해야 할 사안을 보내온다"며 "(무선 인터넷 이용을 통한 소통으로) 나는 진화했다"고 말한다.최근 불고있는 스마트폰 열풍의 핵심은 '무선인터넷의 자유로운 이용'에 있고, 무선인터넷 이용의 본질은 대중의 '자유로운 소통욕구'에 있다. 그동안 이 사회의 소통욕구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주도하는 휴대전화 서비스가 주도해왔지만, 이제 단순한 휴대전화 서비스만으로는 인터넷에 익숙한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대중은 이미 실시간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단문메시지 서비스 '트위터'가 대표적인 사례다.그러나 전북은 아직 온라인 소통의 불모지에 가깝다.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북인들의 커뮤니티는 찾아보기도 힘들뿐더러, 존재하는 커뮤니티들도 학연과 인맥의 관리를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대중과 가장 먼저 소통해야할 정치인들조차도 자신의 조직과 인맥에 기대어 있을 뿐,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소통은 하지 못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오프라인 중심, 신세대는 온라인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세대간 격차만 계속 벌어질 뿐이다.하루에도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전북을 떠나는 이유는 단지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와의 소통단절로 인해서다. 세대간 소통이 없다보니 기존 세대들의 기득권이 심화되고, 이로 인한 새로운 세대의 진입이 어려워진다. 단체장과 정치인, 기업인 등 수많은 전북의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께 말씀드린다. 전북을 위해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시라. 그리고 2030대와 소통하기 위해선 트위터나 블로그 등 온라인 매체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해보시기 바란다. 반드시 '스스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자신의 오프라인 인맥의 열세를 온라인 인맥으로 극복했다. 소통의 힘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방식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세대가 조화될 때, '화이부동' 전북도 가능하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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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30 23:02

[청춘예찬] 중앙과 지방 - 백상웅

얼마 전 서울에서 젊은 작가들과 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다. 문학에 대한 이야기보다 사소한 농담을 주고받는 게 대부분인 자리였지만, 간혹 문학에 대한 주제가 툭 튀어나오기도 했다. 누군가는 나에게 '지방시'를 쓰지 말라고 했다. 그 말에 농담이 섞여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까지 시 공부를 하면서 '지방시'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지역마다 약간씩 색깔이 다르다는 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것을 쓰지 말라고 한 것을 보면 그가 말한 '지방시'라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 단어가 분명했다. 물론 그 뜻이 어떤 뜻을 품고 있는지는 짐작은 했다. 세련되고 진보적인 시를 쓰라는 말일 테다. 하지만 불쾌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었다. 서울이 가진 문화 권력이 작가들에까지 힘처럼 사용된다니, 생각해보면 씁쓸한 일 아닐 수 없다.서울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많은 부분을 가지고 있고, 정치권력을 가지고 있고, 우수한 대학을 가지고 있고, 행정 권력을 가지고 있고, 문화에 대한 대부분을 서울이 가지고 있다. 서울은 이 중 무엇도 뱉어낼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인다. 세종시 문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문제의 중심에 서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대한민국에 사는 소시민들은 양질의 복지를 겪기는 힘들어 보인다. 나에게 '지방시'를 쓰지 말라고 한 그의 고향도 사실은 지방이다. 지방에서 올라가 서울에서 힘들게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하나다. 그가 나에게 했던 '지방시'라는 말은 문학의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중앙이 되어보라는 뜻이 숨어 있는 말이었겠지만, '지방시'라는 단어에 서울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나는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싫은 게 아니라, 부러운 것이다. 문화가 서로 다른 어떤 면이 부딪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볼 때, 부딪칠 것이 많은 서울은 그만큼 빨리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다. 내가 사는 삼례는 부딪칠 게 별로 없다. 이 동네는 정치와 거리가 말고, 문화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고, 면사무소조차도 멀다. 그나마 대학이 자리 잡고 있어 젊음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내가 다니는 대학의 젊음들은 큰 문제없이 침묵하기를 즐긴다. 졸업과 취업을 위하여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게 아쉽다. 술집 빼고는 놀 곳이 없다는 것은 다양한 꿈을 꿀 기회조차도 빼앗아가고 있다.서울은 혼자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다. 서울의 성장은 지방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때문에, 가진 것은 뱉어낼 의무가 있는 것이다. 나도 언젠가 상경하여 직장을 잡고 생활을 할지도 모른다. 내가 쓰는 시도 달라질 것이다. 문학의 대부분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가 되면 나도 문학에 경계를 나눠 중앙과 지방을 가르게 될까? 되도록 그것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할지도 모른다. 젊은 작가가 농담처럼 던진 '지방시'라는 말을 여기까지 크게 생각한 것은 지나친 우려일 것이다. 하지만 '지방시'라는 단어가 나올 때까지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성장해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서울은 점점 무거워져 지하로 푹 꺼져 가라앉아 버릴지도 모른다. 그 때가 되기 전에 우리는 생떼를 부려서라도 서울에서 많은 것을 뜯어내야 한다. 일단, 세종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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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23 23:02

[청춘예찬] 제대로 발효된 청춘의 깊은 맛 - 이현수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발효식품이 발달했고 사랑받아 왔다. 상 위에 발효식품 한 두 개쯤 없어서는 한국인의 식사라 하기에 왠지 서운할 정도다. 오랜 시간을 거친 발효의 오묘하고 깊은 맛은 그 어떤 음식보다 사람의 입맛을 유혹하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특히 김장을 담그는 풍습은, 요즘엔 보기 힘들다고도 하지만 아직 필자의 시골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늦가을 배추를 거두어서 소금에 절여 물에 씻어두고 온갖 양념을 무채와 함께 버무려 배춧잎 사이사이에 속을 집어넣어 만드는 김치. 방법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지금도 김장은 겨울나기를 위한 어머니의 가장 큰 일이다.물론 필자는 이 간단한 과정조차도 생략하고 시골집에서 김장김치를 가져왔으며 더 간단한 방법으로 발효의 모든 과정을 김치냉장고에게 맡겼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발효를 위한 최상의 조건과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맞춤형 김치냉장고를 필자는 무한정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모든 음식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음식이 제 맛을 갖기 위해서는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음식의 잡맛이 없어지고 균형이 잡히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음식의 '숙성'과 사람의 '성숙'은 여러모로 비슷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숙'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더 훌륭한 인격체가 될 수 있고 인생이 균형 잡힌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발효'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되는 사람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은근히 '익힌' 사람의 냄새가 배어 나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나이를 먹을수록 갈수록 요상한 악취를 풍기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다.그런데 우리의 청춘은 얼마나 잘 익어가고 있을까. 사실 우리 젊은 세대는 제대로 익기나 할까 싶을 정도로 풋내가 날 때가 있다. 소금의 짠맛도 알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해서 결국 상해버릴 것 같을 정도로 염려스럽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소금에 절여진 세대가 바로 우리 젊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런 청춘은 짜다 못해 씁쓸하다. '발효'란 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하는데 이처럼 같은 세대에서도 온도차가 심하다.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이 두 가지의 경우가 확실하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풋내가 난다 싶으면서도 심하게 절여져있다. 때문에 이 시대 청춘의 맛은 더욱 요상스럽다. 어쩌면 이것은 위태로울 만큼 화려한 우리 사회의 모습 때문인가도 싶다.청춘은 깊은 맛을 내기 위해 과정을 충실하게, 또한 묵묵하게 밟아가야 할 시기이다. 너무 풋내 나는 청춘도, 너무 소금에 푹 절여진 청춘도 결코 맛있다고는 할 수 없다.그냥 놔둬도 청춘의 시간은 흘러가겠지만 그 시간을 살아가는 동안 모든 청춘이 부패가 아닌, 진정으로 발효되기를 희망한다. 잘 숙성된 김치처럼 그야말로 제대로 익힌, 사람 사는 맛이 날 때 까지. /이현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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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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