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지역구 국회의원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은 선출직 공직자라서 지역발전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누구나 첨예하게 대립된 갈등상황에서는 다수쪽으로 서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가 항상 옳은 게 아니다. 정치지도자는 모름지기 현재의 상황속에서 미래가치가 뭔인가를 판단해서 때로 옳다면 직을 걸고서라도 소수쪽으로 서서 다수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4번째 추진한 완주 전주 통합의 키맨인 안호영 의원이 신명을 다바쳐야 한다. 2013년 세번째 추진하다 무산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AI글로벌 시대를 맞아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5극 3특체제를 시도간 광역통합을 통해 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6.3 선거를 통해 대전 충남과 광주 전남을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특별시로 통합해서 광역경제권을 구축해 가기로 했다. 급기야 정부는 2월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최근 통합특별시에 향후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파격행보에 나섰다. 그런데도 군수자리가 없어질 것을 염려해서 완주 전주 통합을 반대한다. 오늘 김민석 국무총리가 전북대에서 K 국정설명회를 통해 완주 전주 통합시 구체적으로 인센티브액수 등을 밝힐 것이다. 대전과 광주 특별시 지원규모로 볼 때 완주 전주가 통합하면 인구가 75만으로 5배 가량 적지만 최소 연간 1조원대의 지원은 이뤄질 전망이다. 2026년 전북의 국가예산 규모가 겨우 10조를 넘겼는데 완주 전주통합특례시에 1조 지원은 의미가 크다. 통합으로 생긴 특례시 지원금은 완주가 희생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완주쪽에다가 전액 지원토록 해야 한다. 문제는 지사경선에 나선 3선의 안호영국회의원이 좌고우면하는 게 큰 걸림돌이다. 지난 3번째 통합 추진당시 최규성 전국회의원이 완주 전주가 통합되면 자신의 김제 완주의 지역구가 없어질 것을 염려해 지방의원 공천권을 무기삼아 반대토록 반 강제적으로 여론몰이해서 통합을 무산시켰다. 군수출마후보자 6명과 군의회가 적극 반대해 주민60%정도가 반대했지만 지금은 이서 용진 상관 봉동 삼봉지구의 젊은층들이 찬성으로 돌아서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안 의원이 용인의 반도체를 새만금으로 이전을 촉구하는 것 못지 않게 완주 전주 통합문제가 더 절박하다. 그간 찬반양측이 통합시의장을 완주군 출신이 맡도록 합의했고 통합시장도 완주군이 맡도록 전주쪽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문제를 전주 3명의 국회의원이 풀지 않고는 통합은 절대로 안된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어렵게 확보한 1조 규모의 피지컬 AI테스트 배드사업도 당초 계획대로 완주 이서쪽으로 가야 한다. 안 의원이 정저지와(井底之蛙)의 우(愚)를 범치 말고 군의원을 설득해서 역사에 남는 통합을 이룩하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조선왕조실록은 전주와 전북의 자랑이다. 전주가 조선왕조의 본향이고 임진왜란 때 실록을 지켜낸 곳도 전주와 전북이기 때문이다. 실록은 태조 이성계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총 1893권 888책이다. 조선의 정치, 외교, 군사, 경제, 교통, 통신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을 망라한 최고의 백과사전인 셈이다. 일본의 삼대실록(三代實錄)이나 중국의 황명실록(皇明實錄), 세계적으로 알려진 중국의 대청역조실록(大淸歷朝實錄)을 분량과 내용 면에서 압도한다. 이처럼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10월 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실록은 사관에 의해 매우 엄격하게 집필되고 보존되었다. 실록의 편찬은 다음 국왕 즉위한 후 실록청을 개설하고 관계관을 배치하여 편찬했으며 사초(史草)는 군주라 해도 함부로 열람할 수 없도록 했다(국가유산포털). 이 실록은 화재나 도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분산 보존되었다. 건국 초기에는 한양의 춘추관에 보관하였으나, 1445년 충주, 성주, 전주사고(史庫) 등 4곳에 설치했다. 그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일본군에 의해 모두 소실되고 전주사고만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유일본(唯一本)이 된 것이다. 당시 전주사고를 보존한 것은 전라감사 이광과 경기전 참봉 오희길 등 전라감영의 관원, 태인의 선비 안의와 손홍록 등 지역민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전주사고는 1592년 6월부터 1603년 5월까지 11년 동안 전주 → 내장산 → 아산 → 강화도 → 해주 → 강화도→ 묘향산 → 강화도의 고난의 행군을 거쳤다. 실록은 이렇게 지켜낸 전주사고본을 저본(底本)으로 다시 간행해 좀 더 안전한 산중에서 보관했다. 강화도와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이며 여기에 춘추관을 포함해 5곳이다. 그러다 북방 정세가 불안해지자 묘향산사고를 전북 무주의 적상산(1634년)으로, 강화사고를 정족산(1660년)으로 옮겼다. 이후 정족산, 태백산사고는 일제가 경성제국대학으로 이관해 오늘날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돼 있다. 오대산사고는 일본으로 반출해 갔다 관동대지진으로 대부분 소실되었다. 적상산사고는 구황궁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김일성 특명으로 평양으로 가져가 현재 김일성종합대학이 소장하고 있다. 이처럼 수난을 겪은 실록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지만 북한이 가져간 적상산사고본은 등재에서 빠져 있다. 그래서 이를 남북이 공동으로 확장 등재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8년 이후 8년째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또 묘향산과 적상산을 연계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전주는 김일성의 시조묘가 있는 곳인지라 이러한 제안이 꽉 막힌 남북관계 해빙의 단초가 됐으면 싶다.
농구팬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농구영신’이라는 말이 있다. 매년 12월 31일 밤 늦은 시간에 경기를 열고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이 하는 이벤트인데 송구영신과 농구를 합쳐 소위 ‘농구영신’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구랍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농구영신에는 총 7066명의 관중이 입장하는 대박을 쳤다. 놓친 물고기가 가장 커 보이듯 전주시민들로서는 아쉽기 그지없다. 당연히 전주에서 열려야 할 농구영신이 부산에서 개최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전주 KCC프로농구단을 부산에 빼앗긴 결과다. 프로농구단 부산 이전을 두고 전주시의 미숙한 행정을 지적하는 이도 있고, 뒤통수를 친 농구단의 얄팍한 상술을 말하는 이도 있으나 어쨋든 전주시장 선거전의 핵심 쟁점임엔 틀림이 없다. 조지훈 후보는 전주시의 재정 문제와 KCC 농구단의 부산 이전 등을 정면 겨냥하고 있고, 우범기 시장측은 반박 논리를 펼치고 있다. 전주 KCC가 연고지를 부산으로 바꾼 것과 관련, 지역정가에서는 "책임소재는 별개로 하고 산토끼를 잡는 것보다 집토끼를 잘 관리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묵묵히 전북에서 가동중인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서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비단 전주시장 선거전뿐 아니라 올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마케팅이다. 김관영 지사는 재임중 최대 치적중 하나로 서울시를 제압하면서 일궈낸 2036 올림픽 유치를 내세우고 있는데, 경쟁자인 안호영, 이원택 의원측은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다. 향후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올림픽 유치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도내 체육인들은 지사 선거과정에서 올림픽 의제가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각 후보들이 지역 체육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면서 한단계 더 도약하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역시 지사 선거에 나선 정헌율 익산시장은 전북 1호 공약으로 ‘100만 광역야구 시대’를 제안하고 나섰다. 전주·익산·군산·완주가 함께하는 전주권 100만 광역 프로야구단 유치 구상인데 소위 11구단을 유치하겠다는 거다. 스포츠 마케팅은 사실 선거에서 매우 강한 휘발성이 있는 소재다. 10여년 전 김완주 전 지사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당시 LH 본사 유치 실패와 겹치면서 3선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은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마케팅의 하나로 꼽힌다. 전북이라는 단어를 사용중인 것중에 가장 지명도가 높고 성공적인 사례가 바로 ‘전북’현대모터스 아니던가. 체육인들의 이목이 온통 정치 쟁점화 하고 있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쏠리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우주 탐사를 향한 인류의 도전이 시작된 것은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면서부터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인류 최초의 우주 탐사선은 스푸트니크가 아니다. 1958년 미국 NASA가 발사한 <파이오니어>가 그 주인공이다. 스푸트니크가 ‘올라갈 수 있다’는 선언이었다면, 파이오니어는 ‘가서 바라본다’는 것을 증명한 첫 탐사선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에도 인류의 우주를 향한 질문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존재가 된 우주선이 있다. 1970년대 쏘아 올린 미국 NASA의 <보이저호>다. 보이저호가 항해를 시작한 것은 1977년이다. 그해 8월 보이저 2호가, 9월에는 보이저 1호가 각각 지구를 떠났다. 그때 보이저호에 실린 특별한 물건이 있었다.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라 이름 붙인 기록이자, 혹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를 외계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인사였다. 이쯤 되면 ‘골든 레코드’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궁금해진다. 뜻밖에도 여기에 실린 것은 바람, 파도, 천둥, 새소리, 심장 박동 같은 지구의 소리와 한국어 ‘안녕하세요’를 포함한 55개 언어의 인사말, 지구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 그리고 스물일곱 곡의 음악이었다. 보이저호의 이름은 잊혀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골든 레코드’를 기억하는 것은 이 스물일곱 곡의 음악 때문이 아닐까. 음악 선정위원이었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과 그의 동료들이 고른 음악은 다섯 곡의 서양 클래식을 비롯해 인간의 뿌리가 된 세계의 민속음악, 말 이전의 언어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의 리듬, 자유와 상처를 담은 재즈와 블루스,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록앤롤 등이었다. 이들 음악을 들여다보면 이런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를테면 칼 세이건이 기술의 성취보다는 인간의 감정에, 힘의 과시보다는 내면의 목소리와 인간성에 더 주목하며 음악을 선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다. 레코드의 마지막에 베토벤이 완전히 청력을 잃은 상태에서 쓴 현악 사중주곡 <카바티나>를 놓은 선택은 이러한 추측을 더 짙게 만든다. 인간을 위해 만들어져 우주로 떠났던 보이저는 이미 오래전 자신의 임무를 끝냈지만, 아직 항해 중이다. 아마도 머지않아 그 항해는 할 일을 다 한 존재가 맞이하는 침묵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들여다보니 우주 탐사선이라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앞선 기술에 가장 인간적인 질문을 던진 보이저의 존재가 더 명료해진다. 기술과 과학의 시대, 오늘의 기술은 얼마나 빠른가를 묻지만, 보이저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놀라운 기술이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김은정 선임기자
사라지고 잊혀져 간다. 국가 정책에 의해 조성된 한센인 정착농원이 속속 철거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소록도 수용시설을 기반으로, 20세기 중반 전국 곳곳에 조성된 한센인 정착농원은 자활·정착, 그리고 복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자활·정착이라는 이름의 분리·격리 정책이었다. 주민들은 복지 대상자가 아니라 관리 대상이었다. 국가가 침묵하고, 법이 멀어지면서 특수지역이라는 낙인도 찍혔다. 이런 정착농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강요된 선택’으로 공동체를 이뤄 대규모 축사를 운영해온 주민들이 세월에 밀려 떠나가고, 그 자리에 외부 업자들이 들어와 이 격리된 공간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피해야 할 곳’으로 인식되던 정착농원이 21세기 들어 수질오염과 악취 등 환경문제로 인해 주목받았다. 그러면서 다시 정책적으로 이 공간이 지워지고 있다. 특히 전북에서 논란이 많았다. 섬 전체가 한센인 수용시설이었던 소록도를 제외하면, 전국 80여 곳의 정착농원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 바로 익산 왕궁이었고, 그 다음으로 김제 용지정착농원이 꼽혔다. 지역사회에서 철저히 배척당했던 익산과 김제의 정착농원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새만금 수질오염 논란이 확산되면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새만금 유역 수질 개선과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2010년 익산 왕궁, 그리고 2021년 김제 용지정착농원 일대를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했다. 국비로 축사를 모두 매입·철거해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감정가 상승에 따른 예산 문제 등으로 사업은 난항을 거듭했다. 2010년대 초반에 시작된 왕궁정착농원 축사 매입 사업은 2023년 말에야 겨우 마무리됐다. 또 2022년부터 추진해온 용지정착농원 축사 매입 사업도 예정했던 완료 시점(2025년)을 넘긴 가운데 전체 53개 축사 중 26개를 매입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특별자치도가 새해 용지정착농원 축사 정리를 핵심 환경과제로 꼽아 관심을 모은다. 오는 2029년까지 잔여 축사를 모두 매입·철거하겠다는 것이다. 어쨌든 익산 왕궁과 김제 용지를 비롯해 전국의 한센인 정착촌은 머지않아 지도에서 모두 지워질 것이다. 지자체의 의지는 강력하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할이다. 한센인 정착농원은 일방적인 국가 정책의 결과로 발생한 사회·환경 문제다. 축사 매입·철거는 물론, 이후 생태 복원까지 중앙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나서야 할 사안이다. 기억도 남겨야 한다. 소록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진상규명과 기록이 이뤄졌을 뿐, 내륙 정착농원에 대한 국가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고령의 주민들과 함께 아픈 기억도 곧 소멸될 것이다. 사라지는 정착농원, 이곳이 어떻게 조성됐고,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역사와 기억을 남기는 일도 국가의 책임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도민들이 완주 전주 통합문제를 그 쪽 사람들만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 이유는 협의(狹義)로 봤을 때 그렇고 다른 지역과도 연관이 있는 문제라서 그렇다. 인구 2만명인 농촌군의 통합도 급하지만 우선순위상 완주 전주통합이 더 급하다. 전북에는 광역도시가 없어 먼저 완주 전주를 통합해서 앵커도시로 키워 그 혜택을 인접 도시로 나눠 가질 필요가 있다. 그간에는 전주시 인구가 인접시군에서 유입되어 줄지 않았지만 지금은 청년들이 빠져 나가 66만을 정점 찍고 계속내리막길을 걸어 63만 붕괴도 코 앞에 닥쳤다. 잘 아는바와 같이 4번째로 시도하는 완주 전주 통합이 안되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권력욕 때문이다. 군수 자리를 노리는 6명의 후보가 군민을 볼모로 통합을 반대하기 때문에 한발짝도 못 떼고 있다. 지난 3번째로 통합을 시도했을 당시에도 최규성 당시 국회의원이 군의원 공천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서 통합을 무산시켰다. 그 이유는 김제 완주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완주 전주로 통합되면 없어질 것을 염려해서 반대를 했던 것. 지금도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현 안호영 국회의원이 최규성 전국회의원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주민들과 군의원을 설득해서 통합에 찬성토록 해야 한다. 완주 진안 무주 선거구는 다음 총선 때 인구감소로 어떤 형태로든 선거구가 유지될 수 없다. 그렇다면 3선 중진인 안 의원이 정치적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바로 윈윈전략을 마련해야 한다.완주를 전주로 통합해서 현재 3석인 전주 국회의석수를 4석으로 늘려서 자신이 갖도록 하면 된다. 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나온 안의원이 지난번 경선 때는 김관영 현 지사와 대적했지만 재선인 이원택 의원 한테도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은 완주 전주 통합에 반대해 전주시민들이 등 돌려 3위로 쳐진 것이다. 통합찬반 투표도 완주군민들의 반대여론이 높아 물건너 갔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가능한 수단은 완주군의회의 과반 찬성을 이끌어 내면 주민투표 없이도 통합이 가능해질 수 있다. 최근 이 같은 방법론에 완주군의회가 더 완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급기야 전주 상공인 신년인사회에서 안호영의원을 겨냥해 안의원을 연호하면서 통합에 적극 앞장서라고 강제하고 나섰던 것이다. 특히 국회과방위 소속인 정의원이 피지컬 AI관련 예산 1조원을 확보해 놓고 테스트베드로 완주 이서로 생각했다가 전주쪽으로 방향을 틀려는 생각을 좌시하면 안된다. 아무튼 다른 지역이 광역단체간 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완주 전주를 통합하지 못하는 것은 자존심 상할 노릇이다. 분명 완주군 의회가 정동영장관의 통합논리를 견강부회식 논리라고 반박하지만 전북 전체를 생각하면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다. 통합하면 2036년 하계올림픽도 14개국과 최종 경쟁해서 성공할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제지회사 25년 경력의 ‘펄프맨’ 만수(이병헌)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통보를 받는다. 모가지가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에 괴로워하던 만수는 “나는 가장이다. 나는 가족들 입에 밥을 넣어주기 위해 석달 안에 재취업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다른 제지회사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정하지만 쫓겨난다. 그러자 만수는 결심한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 만수는 제지회사 재취업에 걸림돌이 되는 3명을 차례로 살해한다. 제82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초청작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내용이다. 살인하는 내용이 끔찍하지만 재취업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다. 실제로 재취업은 쉽지 않다. 재취업을 한다 해도 일자리의 질이 낮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두 달 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3년 기준 37.3%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3.6%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가데이터처(통계청)에 의하면 장래 근로를 원하는 고령층의 근로연령은 73.4세며 고령층 가운데 69.4%가 계속 일하고자 했다. 또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61.2%가 비정규직이고 절반가량(49.4%)은 1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했다. 70세 이상의 경우는 60.5%가 청소, 경비, 주차, 주방, 요양보호사 등 단순노무직이었다. 사실 좋은 일자리로 꼽는 관리·사무직 자리는 거의 없다. 있다면 공무원·공기업의 고위 퇴직자들, 아니면 정치인이나 단체장 선거캠프 출신들이 독차지한다. 전관예우나 기업의 로비에 필요해서다. 노인들이 일하는 이유는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고령층의 54,4%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일한다는 답변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왜 그럴까. 빈곤율이 높고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공적연금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0.4%(2020년)로 OECD 평균 14.2%의 3배에 가깝다. 또 2025년 기준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68만원으로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 143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노후에 일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고독이 자라나지 못하게 하고 소외와 우울감을 극복하게 해준다. 부부 사이에도 공간을 확보해줘 금실을 좋게 한다. 이제 퇴직 후에도 그 기간만큼 살아야 하는 시대다. 일본에서는 평생현역을 지향하고 우리나라도 노파이어족(영원히 은퇴하지 않는 사람) 시대다. 퇴직 전 미리 재취업에 대비해 전문성과 사회적 관계를 돈독히 해두면 도움이 된다.(조상진 논설고문)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전북에서 민선 시장을 역임했던 A씨는 언젠가 이런 말을 넋두리처럼 했다. “말이 좋아서 보좌관, 비서관이지 사실 몸종이나 마찬가지죠” A씨는 모시던 국회의원으로부터 차량을 선물 받을만큼 나름대로 사람대접을 받았음에도 이렇게 회고할 정도면 다른 이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오래전 얘기고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으니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졌으리라. 하지만 요즘 정국의 핫이슈인 김병기, 이혜훈 사건을 보면 우월적 입장에 있는 이의 갑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집권여당 첫 원내대표였던 김병기 의원은 당직 사퇴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 제명이나 탈당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발단은 그와 호흡을 함께했던 전직 보좌진과의 갈등이었다. 의원과 보좌관의 관계가 막 가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휘발성 강한 의혹은 연이어 터져나와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급기야 공천 관련 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결단의 시간이 임박해졌다. 이쯤 되면 전북에서도 과거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때 장사 좀 했던 국회의원 중에는 등에서 식은 땀이 나는 이들이 없지 않을 거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쏟아진 논란의 시작은 역시 ‘갑질’이었다. 의원 시절 인턴 보좌진에게 폭언하는 통화 녹취가 공개되는가 하면, 임신 중인 구의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다. 남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면 훗날 자신이 피눈물을 흘린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 결과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 재산으로 약 175억 원을 신고했는데 과거 매입한 인천 영종도 토지가 공항 개발과 맞물리며 큰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투기 의혹도 일고 있다. 정치적으로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이혜훈 장관 후보자의 처리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잣대가 무엇인가를 잘 보여줄거다. 1983년 제5공화국 시절 정래혁씨는 국회의장에서 물러난 뒤 민정당 대표로 재임 당시, 담양·곡성·화순 지역구 라이벌 문모씨의 이른바 ‘투서 사건’으로 부정 축재자로 몰려 무려 178억원의 재산을 빼앗기고 정계를 은퇴해야만 했다.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의 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마음을 보듬지 못한 이의 끝이 좋지 못할 수 있다는 대표적 사례다. “적은 혼노지에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1582년 일본 교토에 있는 혼노지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인 아케치 미츠히데가 반란을 일으켜 결국 주군이 사망한 사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통일을 눈앞에 두었던 노부나가가 휘하 가신의 반란으로 허무하게 사망하면서 결국 대권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넘어간다. 김병기, 이혜훈 사건은 지역정가에도 던지는 화두가 없지않다. “약자에게 힘을 과시하는 정치인, 가까이 혼노지에 있는 적이 무섭지 않은가”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곧 졸업식이 시작된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그래서 졸업식에는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진다. 그중에는 한 시대를 넘어 오래 기억되는 연설도 있다.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이 대표적인 예다. 이 연설이 특정한 시기나 대학의 이름에 갇히지 않고 오늘까지도 인류 전체를 향한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의 연설이 이제 막 사회로 나서는 졸업생들에게 ‘성공의 비결’을 가르치려 한 것이 아니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태도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잡스의 연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견뎌온 의지, 그리고 죽음을 마주하는 철학을 통해 우리에게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 기억되는 문장이 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늘 갈망하라, 늘 어리석을 용기를 잃지 말라는 말이다. 기술이 넘치고 효율이 미덕이 된 시대에, 인간이 끝내 놓치지 말아야 할 태도에 대한 이 조언은 진지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많은 사람이 이 문장을 스티브 잡스의 말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가 깊은 영향을 받았던 한 권의 책에서 가져왔다는 점이다. 그 책은 1960년대 후반에 나온 《지구백과(Whole Earth Catalog)》다. ‘온갖 잡다한 정보’를 카탈로그 형태로 묶어낸 이 책을 잡스는 ‘위대한 의지와 아주 간단한 도구만으로 만들어진 역작’, ‘35년 전의 구글’이라고 소개했다. 책을 만든 사람은 잡스보다 앞선 시대를 산 스튜어트 브랜드다. 그는 정보를 가르치기보다 사람들이 스스로 세상을 다루고 질문하도록 이끄는 안내자였다. 특이한 점은 《지구백과》가 완성된 답을 정리해 제시한 책이 아니라, 열린 상태로 남겨두고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여러 차례 개정판을 낸 책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책으로 묶지 못해 여정을 마쳐야 했을 때, 스튜어트 브랜드는 최종판의 뒤표지에 이른 아침의 시골길 풍경 사진과 한 문장을 남겼다. 그 문장이 바로 “Stay hungry. Stay foolish.”이다. 스티브 잡스가 감동한 것은 단순히 문장 그 자체의 의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문장에는 ‘한 시대를 건너온 사람이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삶의 태도’와, 그 태도를 끝까지 지켜낸 진정성이 담겨 있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기고, 완성을 말하기보다 삶을 끝까지 열어두라는 메시지가 더욱 선명해진다. 기술 과잉의 시대, 우리가 다시 이 오래된 문장 앞에 멈춰 서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새해다. 이 문장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품고 살아갈 것인가. 김은정 선임기자
청년이 떠나는 전북에 그들이 돌아온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통계로 확인되는 전북의 중장년층 귀환은 최근 몇 년 사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다. 타지에 정착했던 중장년층이 정년퇴직, 삶의 전환을 계기로 다시 전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인구이동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미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1000가구가 넘는 중장년층이 전북에 유입됐다. 단순한 주거이동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기도 하다. 지난 2024년 12월,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북은 노화가 더 심각하다. 같은 시기, 노인인구 비율이 25.23%에 달했고,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25.98%까지 높아졌다. 지금 전북도민 4명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이런 추세라면 2045년에는 전북의 노인인구 비율이 41.9%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청의 분석도 나왔다. 이처럼 ‘소거노래(少去老來)’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북은 급속하게 늙어가고 있다. 청년 유출은 단순한 인구이동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재편하는 신호다. 지역의 미래를 고려할 때 분명한 위기다. 물론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이어졌다.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지만 청년층 유출은 멈추지 않았고, 도내 대다수 시·군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현실에 놓였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이미 한참이나 늙어버린 지역사회를 뒤로 돌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스를 수 없는 초고령사회,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고령친화도시’ 정책을 펼쳐할 때다. 고령친화도시는 노인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과 사회 인프라, 서비스 등이 조성된 도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해 ‘WHO 국제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도시는 여전히 청년 중심의 성장 담론과 초고령사회의 현실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장년층 귀환은 곧 노인인구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복지수요 확대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도시 전반의 설계 전환을 요구한다. 전북지역 각 시·군에서도 노인친화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경로당 확충이나 복지예산 증액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령자가 일상적으로 이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지역 안에서 역할을 찾고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노인친화도시 조성은 복지를 늘리는 행정이 아니라, 노인의 일상을 기준으로 도시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병오년 붉은 말띠의 해가 밝았다. 말은 무한 질주본능을 갖고 있다. 도민들도 역동과 도약의 상징인 말처럼 자심감을 갖고 무모하리 만큼 앞만 보고 전력 질주해야 한다. 그 이유는 전북의 낙후가 너무도 절박하고 심각한 수준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공간도 없다.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해서 도전해 보지도 않는 것은 핑계요 구실 밖에 안된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갈파했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오직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과를 일궈낼 수 있다.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은 항상 임직원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한테 조선소를 지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영국 선박컨설턴트 롱바텀 회장을 찾아가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면서 차관을 끌어들인 성공담은 지금도 일반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항상 정 명예회장은 해봤어( ?)라는 말을 즐겨 썼다. 1980년 대 서산 천수만 간척지 공사 당시 거센조류로 물막이가 어려워지지자 22만6천톤급 폐유조선을 가라앉혀 임시방파제를 완성한 사례는 창의적인 발상과 불굴의 도전정신 으로 꼽히고 있다. 전북은 농업위주의 산업이 주를 이루다보니까 발빠르게 산업구조를 재편시키지 못했다. 그 결과가 오늘로 그대로 이어져 도민들의 GRDP가 하위권에 쳐져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피지컬 AI가 세상을 이끄는 상황에서 도민들도 이제는 뒤돌아보거나 멈춰설 겨를이 없다. 도전경성의 정신으로 다소 무모해 보일지라도 도전을 주저하면 안되겠다. 세계적인 스포츠메이커인 나이키가 1988년 Just Do It(용기있게 즉각 도전하라)을 슬로건으로 내걸자 북미스포츠화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10%대에서 43%까지 끌어 올리며 브랜드의 상징이 되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이 있지만 도민들은 작은 어려움이나 방해가 있다고 중요한 일을 포기해서는 안되겠다. 그간 도민들은 실패를 두려워해서 도전 그 자체를 포기했던 사례가 많았다. 도전하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도민들은 그간 민주당 일변도로 지지를 해주면 국가예산 확보 등 지역 문제가 손쉽게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세상사가 그렇게 쉽게 풀리는 법은 없다. 지금부터는 도민들도 이를 악물고 적극적이고 악착스러워야 한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 밥값을 제대로 못하면 끌어내려야 한다. 여의도 정치무대에서 제 역할을 못하면 과감하게 다음 총선에서 팽(烹)시켜야 한다. 선수(選數)로 일하는 게 아니다.자신이 갖는 역량을 최대로 가동하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전북몫을 확보할 수가 있다. 김관영 지사부터 목에 방울 달고 기업유치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한국은 팽창사회에서 축소사회(Shrinking Society)로 급격히 이행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 등이 요인이다. 특히 인구감소가 두드러지면서 그동안의 성장 중심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사회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전조(前兆)는 2020년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지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며 시작되었다. 이제 국가나 개인 모두 미래 설계를 다시 그려야 할 역사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펴낸 ‘인구 위기와 축소사회의 대응’은 시사하는 바 크다. 몇 가지 수치부터 보자. 합계출산율은 2025년 기준 0.75명 수준으로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우리 경제 또한 3년 연속 2%라는 저성장 늪에 빠져 반등이 쉽지 않다. 이로 인해 각종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첫째 노동의 위기, 즉 공급 절벽과 미스매치 현상이다. 단순히 일할 사람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필요한 곳에 일할 사람이 없고 일하는 사람도 점점 늙어가며 도태되고 있다. 또한 청년은 새로 일할 곳을 찾지 못하는 다층적인 구조적 모순이 심화된다. 둘째 산업의 위기, 곧 내수시장 축소와 미래 혁신 동력의 약화다. 수요와 공급 측면의 충격이 동시에 발생해 국가의 경쟁력과 위상 하락으로 이어진다. 셋째, 안보의 위기다. 인구감소로 인해 징병제가 붕괴되고 미래 전략에 공백이 발생한다. 넷째, 복지의 위기다. 국민의 노후, 질병, 실업 등을 떠받치고 있는 공적 사회보험제도는 세대 간 계약에 기초한다. 그런데 이 계약의 종말로 복지재정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다섯째, 나 홀로 세대가 주류를 이루면서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축소사회 현상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보고서는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와 미국 디트로이트(Detroit), 일본의 관계인구(한국의 생활인구) 등의 사례를 든다. 그리고 미래정책 방향을 도출한다. 국가발전의 목표를 ‘양’에서 ‘질’로, ‘팽창’에서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환은 중앙집권적 거버넌스에서 분권적 거버넌스로의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덧붙여 인구감소지역의 지방행정체제 개편방안도 제시한다. 광역지자체의 경우 행정구역 통합 및 권역별 광역연합 형성을 위해 특별지자체 설립 제도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 대전·충남 등의 행정통합이 그 예다. 과소 기초지자체의 경우 행정구역 통합과 기능조정이 필요하며, 혁신적인 기관구성(집행부와 지방의회) 다양화가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프라 재편 과정은 필연적으로 고통스러운 사회적 갈등이 수반된다. 전북의 축소사회에 대한 대응 전략은? (조상진 논설고문)
세밑, 법의학자 이호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죽음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란 주제의 강연이었다. 사회적 참사, 고독사, 산업재해, 노인과 약자의 죽음과 같은 사회적 언어가 돌아왔다. 강연을 듣는 동안 10년 전에 가졌던 이 교수와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법의학의 수준은 한 사회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말했던 그는 ‘죽은 자의 사인을 규명하는 일은 법의학의 출발점일 뿐이며, 법의학이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역할은 그 죽음을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예방할 수 있었는지를 끝까지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때 그가 던진 중요한 질문이 있었다. ‘한 사람의 죽음을 통해 얻은 교훈을 사회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이어 “한국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답도 돌아왔다. 그렇다면 10년이 지난 지금은 달라졌을까. 아쉽게도 변한 것은 없었다. 이 교수가 강연 내내 반복한 질문이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였던 이유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반복되는 죽음의 장면은 낯설지 않다. 문제는 그 죽음에 대한 반응 또한 놀랄 만큼 닮아 있다는 점이다. “왜 그때 거기에 있었을까”, “조심했어야지”, “개인의 선택 아닌가” 라는 말들이 빠르게 뒤따른다. 애도는 짧고, 원인은 개인화되며, 구조에 대한 질문은 금세 사라진다. 공감은 불편함 앞에서 멈추고, 공명은 책임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현장에서 죽음을 확인하고 해석하고 기록하는 법의학자가 우리 사회를 향해 제기하는 것도 이 지점에 닿아 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인의 몫으로 환원해버리는 태도. 슬픔에 공감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바뀌는 것은 없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지난 29일은 무안 항공기 참사 1주기였다. 우리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대형 참사들은 사회의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참사가 예견치 못했던 비극이 아니라, 누적되어 왔던 구조적 실패의 반복이라는 점이다. 돌아보면 위험은 늘 예고되어 있었고, 예방의 기회는 숱하게 안겨졌지만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으며,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가기 일쑤였다. 이 역시 우리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다. 한 해를 보내는 끝에서 공감과 공명에 인색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기억하지 않기 위해 잊고, 책임지지 않기 위해 개인의 몫으로 돌려버리는 뿌리 깊은 관행이 더 무거워진다. 그런 태도가 반복되는 한 제도와 시스템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일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이제 다시 새해를 맞는다. 한 사람의 죽음을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태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질문을 멈추지 않는 자세, 애도를 기억으로, 기억을 변화로 이어가려는 의지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미뤄뒀던 ‘불편’, 피할 수 없는 미래다. 다시 ‘탈(脫)플라스틱’이다. 시민들은 가야 할 길을 쳐다봤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탈플라스틱 정책은 시행과 유예, 철회를 반복하며 혼선을 거듭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정부안을 발표했다. 2030년 폐플라스틱 배출량을 예상 배출량 대비 30% 줄이겠다는 것으로, 최종안은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 계획 중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의무화’ 방안이 관심을 모은다. 우리 주변에서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이 바로 장례식장이기 때문이다. 올 초 전주시는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회용품 감량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오던 다회용기 지원사업의 공간적 범위를 기존 장례식장에 이어 카페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환경정책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 지자체가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전주시는 지난 2023년부터 지역 4개 장례식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회용기를 지원해 왔다. 그렇다면 전주시의 일회용품 감량정책은 올해 계획대로 추진됐을까? 그렇지 않다. 정반대였다. 사업영역 확대는커녕 사업예산조차 편성하지 못해 기존 장례식장 다회용기 지원사업마저 전면 중단됐다. 내년 예산도 없다. 심각한 재정난에 몰린 전주시가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이 사업을 챙기지 않은 것이다. 결국 전주시의 다회용기 지원사업은 발표와는 달리 추진동력을 상실한 채 한때의 반짝 사업으로 사라질 판이다. 전북지역에서 일회용품 감축, 탈플라스틱을 외치며 민·관이 함께 추진해 온 ‘1회용품 없는 날’,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 ‘1회용품 없는 축제’ 등의 캠페인도 실상은 마찬가지다. 조례까지 만들면서 캠페인을 주도한 지자체가 스스로 추진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일상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실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캠페인이었던 것이다. 정부가 다시 일회용품 규제, 탈플라스틱 정책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번엔 지속될 수 있을까?, 실효성은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크다. 플라스틱 저감 효과는 불확실하고 소상공인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그래도 탈플라스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환경적 책임과 미래세대에 대한 의무 때문이다. 실효성, 지속가능성이 없는 정책은 소비자들의 불편은 물론, 기업·소상공인들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의 방향 제시에 적극적으로 답해야 한다. 지자체가 인프라를 만들고, 부담을 줄여주고, 시민 참여를 이끌 때, 환경정책은 구호를 넘어 비로소 생활 속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지난해 윤석열 전대통령이 느닷없이 계엄령을 선포 한 탓으로 1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특검을 통해 하나씩 그 베일이 벗겨지면서 알게됐지만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에서나 발생하는 것으로 여겼던 친위쿠데타가 산업화와 민주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해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어떠했는가. 지난 윤석열 전정권 3년이 전북 한테는 잃어버린 시간이었지만 차츰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서면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보다 국가예산도 8천여억원이 늘어 드디어 10조 국가예산시대를 열었다. 이 수치는 전북의 자존심과 맞물려 한편으로 체면치레를 한 것 같지만 더 분발해야 할 수치다. 그 이유는 항상 전북 뒤에 있던 강원과 충북이 훨씬 먼저 10조를 돌파하면서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왜 전북이 낙후라는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할까. 그 이유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무능 탓이 컸지만 역량이 부족하고 모자란 인물을 선출직으로 뽑아준 도민들 탓도 만만치 않다. 전북은 그간 인물중심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민주당이라는 특정정당의 덫에 갇혀 선출직을 뽑아왔다.모두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이나 지사 시장 군수가 될 수 있어 그렇게 민주당 공천 받으려고 목메 달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출직에 나설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언론사들이 잇달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각 후보들은 전화면접이나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지지자들에게 고지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후보간 우위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될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 선거여론조사를 경마식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우세자편승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누가 더 유권자에게 스킨십을 자주해서 다가서느냐로 판가름 난다. 사실 현직 시장 군수는 주민들과 밥 먹는 것도 업무라서 자기돈 안들이고 날마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각종 축제성 행사가 하나 둘이 아닐 정도로 유권자와의 접촉 기회가 많다. 거의 날마다 빠지지 않고 행사장에서 축사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지지를 부탁한다. 하루 일과가 행사로 시작해서 행사로 끝난다. 하지만 전북은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가 없어 해마다 1만명씩 지역을 빠져 나간다. 가장 단체장들이 해야 할일은 기업유치다. 기업유치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시장 군수들은 지역에서 골목대장 노릇 그만하고 서울 대기업한테 달려가서 매달려야 한다. 그래도 될성 싶은데 한가롭게 행사장이나 쫓아 다니니 지역발전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이시종 전 충북지사가 기업유치를 많이 해서 오늘날 충북이 탄탄대로를 걷는 모습을 모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오픈카지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공공형 카지노를 언급하면서부터다. 이 대통령은 “이게(카지노) 도박인데 왜 (허가를) 개인이나 특정 업체에 내주냐. 그건 특혜다”며 “이런 건 공공영역에 내주고, 수익을 공적으로 유익하게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 현황을 살피는 과정에서 “호남에는 왜 없냐”고 물었다. 이러한 발언 이후 전북에선 카지노 도입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다. 새만금사업의 진척이 늦은 탓이다.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착공 이래 35년이 지나고 15조원 가량을 투입했으나 매립률은 40.2%에 그치고 있다. 민자 유치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전북도민에 대한 ‘희망 고문’이라고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거론되는 사업이 복합리조트(IR) 도입이다. 라스베가스나 마카오, 싱가포르 등에서 성공한 복합리조트는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 공연장, 테마파크 등이 결합된 복합 관광레저시설이다. 이중 카지노는 전국적으로 1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제주 8곳, 서울 3곳, 부산 3곳, 인천·대구 각 1곳 등 16곳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며 강원 정선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오픈카지노다. 오픈카지노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개방된 카지노다. 외국인만 드나드는 카지노는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거나 적자다. 반면 강원랜드는 2024년 총매출 1조4269억원에 당기순이익 4554억원을 올렸다. 대박인 셈이다. 새만금에 복합리조트를 유치하자는 목소리는 2008년부터 나왔다. 2012년에는 군산에서 ‘새만금 게임시티 개발방향 설정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열려 새만금 관광단지 내 8만여평에 복합 카지노리조트 도입 논의가 있었다. 또 2016년에는 당시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 등 여야 45명이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0년과 2022년에도 김관영 후보가 새만금에 내국인카지노 설치를 공약했다. 그러다 최근 새만금개발공사 나경균 사장이 새만금에 오픈카지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새만금에 오픈카지노를 도입하기 위해선 우선 당장 두 가지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첫째는 공론화요, 둘째는 제도화다. 공론화는 전북도민 등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과정이다. 이때 전북뿐 아니라 전국의 환경시민단체 등이 대거 반대에 나설텐테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하나는 강원랜드가 속한 강원도의 반대다. 벌써부터 ‘날강도식 발상’이라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나 사장은 “강원랜드는 폐광촌을 지원한 것으로 25년간 독점했다”며 “새만금도 어업 피해가 13∼19조에 이른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제도화는 <새만금특별법>과 <관광진흥법> 등 국회의 문턱을 넘는 일이다. 이번 논의가 성공할 수 있을까. (조상진 논설고문)
1993년이 저물어가는 연말이었다. 충남 부여 능산리, 백제 왕릉군 인근의 사찰 유적지 발굴 현장에서 신비로운 유물이 발굴됐다. 산봉우리처럼 뾰족이 솟아오른 뚜껑, 그 안을 빼곡하게 채운 사람과 현실과 상상 속의 동물들, 그리고 연꽃 대좌까지. 치밀한 주조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유물에 각계 관심이 쏠렸다. 출토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고대미술에서는 본 적 없는 수준의 조형물’, ‘동아시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작품’, ‘국보를 넘어선 세계문화유산급 유물’이라는 학계와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국보로 지정된 ‘백제금동대향로’는 그렇게 세상과 만났다. 6세기 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향로는 세밀하고 정교한 주조, 균형 잡힌 비례감, 뚜껑을 덮었을 때 연기가 마치 산봉우리 사이로 흘러나오는 것 같은 구조까지, 기능과 미학이 완벽하게 결합된 ‘백제 미술의 절정’으로 꼽힌다. 그러나 백제금동대향로가 지닌 의미는 조형적 완성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 향로는 불교 공예나 왕실의 장식품을 넘어, 백제라는 국가가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질서로 세계를 바라보았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이 이 향로를 신라의 장중함, 고구려의 힘과 대비되는 백제의 유연하고도 세련된 태도를 보여주는 결정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한 점의 유물이 백제, 혹은 백제의 문화가 세계를 이해하고 형상화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국가 상징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더구나 백제금동대향로처럼 힘의 상징이 아니라 질서의 상징으로, 권력의 초상이 아니라 문명의 자화상으로 한 시대의 유물을 만나는 일은 흔치 않다. 문화사적 의미도 작지 않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견은 백제 후기 국가 구상과 사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고대사 연구에서 백제의 위상이 재정립됐고, 익산미륵사지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되기 시작된 것도, 백제 후기의 정치와 사상에 관한 연구가 확장된 것도 백제금동대향로 발굴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국립부여박물관에 백제금동대향로만을 전시하는 ‘백제대향로관’이 문을 열었다. 국립박물관이 유물 한 점만을 전시하기 위해 전시실이 아닌 별도의 전용 전시관을 새로 지어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백제가 남긴 한 점의 유물을 통해 우리가 어떤 국가를 상상해왔고, 또 어떤 국가를 꿈꾸는지를 되묻게 하는 장소다. 국가와 권력, 질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던 2025년. 백제금동대향로는 전혀 다른 방식의 국가를 떠올리게 한다. 산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도, 압도적인 힘의 과시도 없이 자연과 인간, 현실과 상상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 백제금동대향로가 묻는다. 국가는 과연 무엇으로 기억되어야 하는가. 유물 한점이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와 무게.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소중한 선물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교수들이 뭘 안다고.” 교육감 선거가 화두에 오를 때면 심심찮게 나오는 목소리다. 고등교육을 담당해온 대학교수 출신이 지역 초·중등교육의 수장 자리를 도맡아온 데 대한 불만이다. 2008년 첫 직선제 전북교육감 선거 이후 2022년 지방선거까지 5차례에 걸친 선거에서 당선된 3명의 전북교육감(최규호·김승환·서거석)은 공교롭게도 모두 전북대 교수 출신이다. 여기에 내년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입지자 6명 중에서도 유력 후보로 꼽히는 3명이 현직 교수이거나 교수 출신이다. 화두를 하나 더 보태고 싶다. ‘꼭 교사와 교수, 교육행정가 출신만 후보가 되어야 할까?’ 우리나라 공직선거에서 피선거권이 가장 강력하게 제한되는 자리가 바로 교육감이다. 교육감선거 출마 자격은 일정 기간 이상의 교육경력이나 교육행정 경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공직선거법과 함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제24조)에서 규정한 자격요건을 모두 갖춰야 교육감 후보가 될 수 있다. 헌법이 보장한 피선거권(공무담임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후보자의 전문성과 역량·비전·철학 등을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들의 검증에 맡기자는 게 직선제의 취지다. 후보자의 경력으로 표출되는 전문성은 출마 요건이 아닌 유권자의 판단 기준이어야 한다. 그런데 법률이 유권자를 대신해 미리 판단하고 그들에게 자격과 권위를 부여해 특정 경력 집단 내부의 경쟁으로 판을 축소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경력을 더 상세히 분류해 ‘ ○○ 출신은 안 된다’는 식의 의제를 던져 선택의 폭을 더 좁혀놓을 필요가 있을까?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위다. 핵심은 후보 개인의 역량과 비전이다. 교육감직을 둘러싼 논의가 후보의 경력에 매몰되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무의미한 일이다. 어차피 피선거권이 크게 제한된 상황에서 그들의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질 수도 있다. 전북교육은 지금 위기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 농산어촌 학교 소멸, 지역간 교육격차, 교육계 내부갈등이 얽히고 얽힌 복합 위기의 한 가운데에 있다. 전북교육의 미래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과연 누가 이 모든 위기를 풀어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유권자들이 이 막중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후보들의 역량과 비전, 책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면 전북교육은 또다시 길을 잃게 된다. 법률이 자격을 선별하고, 특정 경력 집단에게만 기회를 부여했다. 교육감 후보들의 경력은 또 다른 자격요건이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주어진 판단 기준이다. 상대적으로 진로 선택지가 더 넓게 열려 있는 교수 출신에게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갈 수 있는 길이 많은 후보일수록 ‘왜 굳이 이 길을 택했는지,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더 명확하게 설명하고 입증해야 할 것이다. 교육감직은 안락한 정거장을 찾는 사람에게 맡길 자리가 아니다. 최종 목적지로 정하고 뛰면서 그에 걸맞은 역량과 비전을 입증한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다. / 김종표 논설위원
각 지방마다 인구소멸로 경제적 타격이 심해지자 광역단체간에 통합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전 충남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이고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도 메가시티 건설을 위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인다. 여기에 광주 전남은 광주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해서 김대중공항으로 명칭을 바꾸기로 합의하는 등 통합작업에도 불을 지폈다. 다른 지역은 국회의원들이 행정통합에 적극 나서지만 전북은 완주 전주 통합이나 새만금에 있는 군산 김제 부안을 하나로 묶어 새만금특별시로 만드는데 해당 국회의원이 지방의회를 제대로 아우르지 못하면서 반대해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관광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왜 호남에는 카지노시설이 없느냐면서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이득금을 공공이 관리하면 새만금개발도 앞당길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해줬다. 전북이 인공태양 연구단지 등 국책사업공모에서 전남에 패해 의기소침해 있지만 전북을 발전시킬 에너자이저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도민들이 도전경성의 정신으로 정치권과 원팀으로 뭉치면 성과를 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천재일우인 2036 하계올림픽을 반드시 전주 전북으로 유치시켜야 한다. 그간 찬반양측의 갈등으로 소강상태에 빠진 완주 전주를 통합시켜야 힘이 보태진다.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는 행안부가 지방선거후로 미뤄 놓아 지금 당장이라도 완주군의회가 찬성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 통합할 수 있다. 그간 양측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 재선운동에 통합을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대를 해온 완주군의회도 현재 보다도 미래가치를 더 염두에 두고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지난 3차 통합때인 2013년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당시 김제 완주가 지역구인 최규성 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로 지방의원 공천권을 무기 삼아 통합을 좌절시켰다. 완주 전주가 통합되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타격 받을까봐서 앞장서서 통합을 반대했다. 지금도 그 때와 상황이 거의 같다. 완주 진안 무주가 지역구인 3선의 안호영 국회의원이 통합을 반대하면서 익산시까지 합쳐 1백만 규모의 메가시티로 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익산시의회는 안 의원의 제안을 거절했다. 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의원이 통합찬성측으로부터 강하게 압박을 받자 최근에는 전주 완주군의회가 서로 참여하는 동반성장 협력기구를 만들자고 진일보한 태도를 보였다. 도지사 경선전에 다시 나선 안의원이 완주 전주 통합의 키멘이라서 정치 생명을 걸고 완주군의회를 적극 설득해야 그 자신도 유리해진다. 전주시의회도 상생사업을 계속 이행하고 통합시장과 통합의장은 완주군 출신이 맡도록 대폭 양보해야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새만금에 복합리조트 건설을 제안해줬기 때문에 이원택의원도 다른 지역의 발빠른 움직임을 반면교사로 삼아 행정통합에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 지금 도민들은 일부 국회의원들 때문에 지역발전이 안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집에만 있을 때는 건강이 안 좋았는데 일을 하게 되니까 몸도 좋아지고 사람들하고 함께 얘기할 수 있으니 마음도 편하죠. 자식들한테 용돈 달라고 손 벌리지 않아서 좋고…” 3년째 전주에서 길거리 청소에 나서고 있는 70대 후반 노인의 말이다. 이 노인은 일주일에 2∼3번 아침 일찍 나가 담배꽁초를 줍거나 잡초 제거 등의 일을 한다. 이처럼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들에게 소득과 건강 개선, 사회적 관계 형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정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공익활동사업(옛 공익형)과 역량활동사업(사회서비스형) 및 공동체사업단(시장형)으로 나뉜다. 또 인턴십, 취업알선형 등 민간재원을 활용한 사업도 있다. 공익활동형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대상이며 월 30시간 일하고 29만원의 활동비(연중 11개월)를 받는다. 노인역량활동사업은 60세 이상으로 주 5일간 하루 3시간씩, 월 60시간 일하고 월 76만원 가량(연중 10개월)을 받는다. 공익활동형은 업무강도가 낮은 자원봉사 형태로 복지사업에 가깝다. 반면 노인역량활동사업은 최저임금과 사회보험이 적용되는 일자리로 취업통계에 잡힌다. 이러한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처음 실시됐다. 그전까지 노인복지는 주로 현금이나 현물급여 방식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OECD 등에서 생산적 복지와 활동적 노화 개념이 도입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활동적인 노인이 많고 공적연금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도입되었다. 2004년 첫해에는 2만5000개에 국비 213억원이 투입되었으며 2026년에는 115만2000개에 2조385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중 전북의 경우 2026년에 8만9633명이 참여한다. 이는 65세 이상 인구의 19.1%로 전국 평균 9.3%의 두 배를 넘는다. 그만큼 전북이 고령화됐고 민간의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 사업의 개선 방향을 꼽아보면 첫째, 일자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의 경우 수요 대비 충족률이 46.3%에 불과해 경쟁이 치열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노인은 더욱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담당자의 처우 문제다. 지난해 기준 시니어클럽과 대한노인회 등의 노인일자리 담당자는 6520명으로 1인당 142.3명을 담당했다. 이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임금, 고용불안 등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1년 계약직이 대부분으로, 실제 무기계약직 및 정규직 전환은 16.4%에 그쳤다. 셋째, 역량활용형의 대상이다. 이 유형은 건강하고 수준 높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가장 선호한다. 하지만 일부에서 높은 연금을 받는 화이트칼라들이 자리를 대부분 차지한다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노후에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다. (조상진 논설고문)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공직자 줄서기’ 악습, 이번엔 뿌리 뽑아야
오래된 다정함, 남문사잇길
아리랑에 담긴 한민족의 고유정서
‘연두색 넥타이’와 개헌의 봄
고래가 싸우는 세계, 한국의 길
부모님의 땀방울 서린 농지, 지혜롭게 물려받는 법
새 주인 맞는 군산조선소, 신조선박 보고 싶다
'매커니즘'보다 '구조'가 좋아요
조상현 국창과 사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