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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시위문화 현주소

최근 며칠사이에 일어났던 고엽제 피해 월남 참전용사회의 한겨레 신문사 난입사건과 롯데호텔 종업원 노조의 농성현장 강제 해산조치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분분한 모양이다. 베트남 양민학살 문제를 다룬 기사에 불만을 품고 신문사에 난입한 참전용사들에 대해서는 ‘생과 사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싸워온 용사들의 자존심을 훼손시켰다’는 동정론이 있는가 하면 ‘대명천지에 자기 나라에서도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이 월남에서는 어쨌겠느냐’는 비판의 소리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롯데호텔 종업원 노조의 농성현장을 강제해산한 경찰 조치에 대해서는 법집행에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다. 네티즌들은 사회적으로 ‘힘있는 집단’인 의사들의 폐업에는 백기를 든 정부가 힘없는 노조원들에겐 80년대 군사정부식 탄압을 자행했다고 비난하면서 또다시 등장한 최루탄, 백골단(경찰특공대), 쇠파이프, 오리걸음 시키기등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뒤에 TV를 통해 보도된 농성현장의 진압장면은 이러한 네티즌들의 주장을 어느정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임산부를 폭행했고 진압경찰이 객실에서 양주를 꺼내 마셨다는 노조원들의 주장까지 나왔으니 뒤끝이 개운치 못하다. 물론 경찰은 임산부 폭행이나 양주를 마셨다는 노조원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조목조목 해명을 하고는 있다. 그러나 치밀하고 전격적이되 가급적 희생을 줄여야 할 경찰진압작전에 어딘지 허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노조원들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숙객들이 많은 특급호텔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며 라면을 끓여 먹고 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경찰발표는 어떻게 된 것인가. 36층 복도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길거리로 내던지는 모습도 결코 보기 좋은 것은 아니었다.국민의 정부들어 시위문화가 평화적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평가였다. 그런 대전제가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이기주의도 개인집단과 사회집단간에 차이가 있어야 마땅하다. 붉은 머리띠에 험한 구호, 삭발과 같은 극단적 투쟁은 국민들에게 피곤함만 준다는 사실도 참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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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04 23:02

[오목대] 敎育行政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은 아직도 대학입시가 방향을 결정한다. 대학입시말고는 특별한 목표가 없는 것처럼 초중등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에서 개혁을 통해 교육을 바꿔보려 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 사고와 가치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대학이 중요하다면 우리나라의 대학의 현실을 뒤집어 보자. 아직도 간판을 보고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 교육부가 그렇게 닮아가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미국 대학의 특성화를 살펴보자.미국의 텍사스 우먼스 대학은 미국 대학중 가장 많은 요리책을 갖고 있다는게 자랑이다. 요리 전문 서적만 10만권에, 가정 요리 분야에서는 자신들이 최고라고 주장한다. 콜로라도 스쿨 오브 마인스는 광산학교에서는 미국 대학 랭킹 1위로 꼽힌다. MIT도 채굴이론 만큼은 이 학교를 따라가지 못한다.아동심리학, 사회복지 전공이라면 웨인주립대를 최고로 쳐준다. 경제학이면 시카고, 국제정치학은 터프스나 조지타운대학이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 생물학이라면 록펠로우 대학이 아주 좋다.공대라면 흔히 MIT, 스탠포드, 카네기 멜론, UC 버클리, 조지아 공대, 일리노이, 미시간, 캘리포니아 공대를 꼽는다. 그러나 공대라 하더라도 전공분야별 최고를 따지면 사정이 확 달라진다. 바이오 메디컬은 존스홉킨스가, 세라믹 공학은 알프레드 대학이, 임학은 워싱턴대학이, 해양학은 UC 샌디에이고가 최고다.스탠포드, 하버드, 펜실베니아대는 경영대학원 종합 랭킹서 항상 1∼2위를 다툰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 강좌는 메사추세츠주 뱁슨컬리지가, 마케팅 분야는 노스웨스턴이 1등이다.이렇듯 미국 대학은 각자 특기가 있다. 중복학과는 없애고 주력 학과를 육성하여 대학의 간판스타로 만들었던 것이다.우리 대학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교육감 선거를 보면서 교육행정 또는 학교경영을 특화하는 대학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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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03 23:02

[오목대] 닭 국경 수비대

닭은 우리 인간과 가장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가축중의 하나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신라시조 설화(說話)와 관련되어 등장한다.김알지(金閼智) 탄생 설화에 의하면 신라왕이 어느날 밤에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숲속에서 닭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호공(瓠公)을 보내어 알아 보니 금 빛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흰 닭이 울고 있었다. 그래서 그 궤를 가져와 열어 보니 사내아이가 그 속에 있었는데 이 아이가 경주 김씨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우리는 이 설화를 통해서 닭이 우리 인간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에 있었는가를 알 수 있다. 중국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보면 닭은 종류가 많아서 산지에 따라 크기와 형태, 색깔에 차이가 있는데 조선의 장미계는 꼬리가 3∼4척에 이르며 여러 닭중에서 가장 맛이 좋고 기름지다고 기록돼 있다.현재 우리는 이러한 닭을 알 수 없으나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천장벽화의 주작도(朱雀圖)에는 긴 꼬리 닭이 그려져 있어 옛날에는 긴 꼬리닭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우리는 옛부터 설날 아침 벽에 닭과 호랑이 그림을 붙이기도 했는데 이는 액을 막는 수호초복(守護招福)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닭은 새벽을 알리는 동물로서 울음 소리가 귀신을 쫓는다 하여 닭이 제 때에 울지 않으면 불길한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그런데 최근 캐나다에서는 미국과 국경을 지키는 새로운 국경수비대를 창설했는데 수비대원은 사람이 아니라 닭 6백마리로 구성돼 있어 세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외신이다. 이 국경 수비대는 로키산맥 동쪽 서스캐처원주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약 2백㎞의 국경지대에 배치돼 있다. 닭의 임무는 바이러스의 캐나다의 침입을 조기에 파악해 방역당국에 알려 주는 것.캐나다 보건당국은 매주 ‘보초 닭’의 혈액을 채취해서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었는지를 알아낼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도 현재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각종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는 터여서 휴전선과 서해안 일대에 ‘닭 국경수비대’를 설치하는 것이 어떨지, 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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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01 23:02

[오목대] 女性과 환경보전

세계적으로 일반인들에게 환경문제에 관해 경종을 울렸던 사람은 미국의 연방 야생동식물 보호국 직원이었던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이었다. 그는 당시 DDT를 계속해서 농약으로 사용할 경우 조류가 멸종되어 인류는 곧 새소리가 없는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그의 저서 ‘침묵의 봄’에서 경고하였다. 과학 기술분야에서 종사하는 소수의 여성 중 한사람이었던 그는 서구의 환경운동에 불을 당긴 인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이밖에도 전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도전하였던 여성과학자들의 사례는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인도의 칩고(Chipko)운동의 지도자인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 역시 여성 핵 물리학자이다. 인도의 칩고운동은 1974년에 인도의 한 지역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본래 칩고란 ‘껴안는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이 운동은 삼림을 파괴하는 개발주의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여성들이 나무를 껴안고 보호하는 것이었다. 훗날 이 운동은 인디라 간디수상으로 하여금 그 지역의 상업적 밀림개발을 15년 동안 금하는 법을 제정케 하였으며, 히말라야 근처의 다름 지역에까지 확산되었다.또한 아프리카의 그린벨트운동의 창시자인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athai)도 여성과학자이다. 그린벨트 운동은 1977년에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한 나무심기 운동으로 현재 아프리카 12개국에 확산되어 있다. 이 운동의 창시자이며 리더인 왕가리 마타이는 케냐의 첫 여성 과학자이며 UN 아프리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운동은 칩고 운동과 더불어 제3세계 여성들의 에코페미니즘적인 환경활동의 대표적이 예이다.우리 나라에서도 썩는 플라스틱이나 톱밥, 쌀겨기름, 폐식용유 등을 이용하여 개발한 완전 무공해 세제 등은 여성과학자의 환경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는 때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살릴 수 있는 환경분야에 더많은 여성의 관심과 진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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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30 23:02

[오목대] 지역금융

금융(finance)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경제행위 가운데 하나이다.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농경사회에서 이미 신용(credit)이 등장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원전 200년경 이집트에서는 은행도 설립되어 운영되었다고 한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탄생하고 발전하면서 금융은 시장경제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 세계경제가 산업사회로부터 정보화 및 서비스사회로 전환되면서 금융산업은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위치에서 독립선언의 지위로까지 바뀌고 있다. 금융에 관한 법규나 관행등을 포함하는 금융제도와 금융의 활성화는 한 나라 기업의 재원조달 패턴과 지배구조, 경영성과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지역금융도 마찬 가지이다. 지역의 실물경제 발전은 지역금융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 동안 지역의 실물경제가 낙후되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역금융이 실물경제보다 더 낙후되어 있음을 아는 도민은 많지 않다. 전국대비 지역의 여수신비중이나 점포수등 지역금융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5개 토착금융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은행, 삼양종금, BYC생명, 전은리스, 신보리스중 아직 건재한 금융기관은 전북은행 뿐이다.그런데 요즈음 또 다시 제2차 금융구조조정으로 금융가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기관 통폐합으로 금융부실을 떨쳐내고 대형화를 추구하면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전북은행이 구조조정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지막 남은 지역 토착은행조차 쓰러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역 실물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은 뻔하다. 지역금융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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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9 23:02

[오목대] ‘닥터 모로’와 게놈

몇년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말론 브란도 주연의 ‘닥터 모로의 섬’이란 영화를 보면 충격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다. 노벨상을 받은 생화학자 모로박사가 남지나해의 한 섬에 숨어 들어가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완벽한 새 생명을 창조한다는 내용이 영화의 줄거리이다.그는 인간의 유전자와 표범, 늑대, 고양이, 양 등 각종 동물들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인간과 그 동물들의 장점만을 결합시킨 수많은 반인반수(半人半獸)들을 만들어 낸다. 이미 반인반수가 된 모로박사의 아들, 생체적으로 반수가 되어가는 딸과의 갈등, 몸은 짐승이 됐지만 아직 인간의 이성을 지닌 ‘야수인간’들의 분노등이 영화 전편에 흐르면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야기는 결국 동물의 유전자가 한 몸속에 있는 인간의 유전자를 지배하게 되면서 광포하게 변한 야수인간이 모로박사를 죽이는 것으로 끝을 맺는데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생명의 영역은 신의 섭리’라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 싶다.느닷없이 모로박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해독한 ‘게놈연구분석초안’이 어제 공개됐기 때문이다. 인류의 달 착륙에 버금가는 생명공학의 획기적 개가로 불리우는 게놈의 완성은 장차 인류의 질병극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의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난치병으로 남아있는 암·고혈압·치매·우울증같은 질환에 대해 유전자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이 트인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 정보의 해독이 꼭 긍정적인 평가만 받을 수는 없다. 유전자 정보가 잘못 이용되면 돌연변이나 생물학적인 신종 전염병이 생길 수도 있고 물론 공상(空想)이지만 모로박사같은 엉뚱한 사람이 나타나 가공할 제3의 생명체를 창조해내지 말란 법도 없다.벌써부터 게놈지도의 완성이 의학적 기적만큼이나 많은 윤리적·도덕적 딜레머를 야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자연과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질서는 ‘신의 손길’만이 좌우하는 것으로 믿는 사람들에겐 그 생명의 본질인 유전자 정보에 과연 어디까지 접근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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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8 23:02

[오목대] 여름철 노출패션

오늘날의 남성 정장(正裝)이나 여성 패션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후 의류변천사와 궤를 같이 한다. 우선 신분과 위엄이 옷에서 사라져 사람들은 개성적이고 실용적인 옷을 스스로 만들거나 맞춰 입기 시작했다. 여성들의 옷차림은 더욱 혁명적이었다. 그때까지 구체제에서 억눌리고 감추어졌던 자신의 몸매를 과감히 드러낼 수 있는 의상이 유행했다. 몸을 옥죄던 코르셋이나 속치마가 사라지고 심지어 속내의까지 벗어 던지는 파격이 성행했다.그리스 로마시대 여성옷에서 빌려온 이 패션은 영국·독일로 번져 가면서 서구사회를 흔들고 아름다운 여성의 육체미를 드러내 놓고 자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른바 ‘노출 패션’의 시초가 된 것이다. 당시 어떤 풍속사가는 이런 유행을 두고 ‘남성을 성적으로 자극하려는 여성옷의 영원한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그렇다면 현대 우리나라의 여성 ‘노출 패션’의 선구자(?)는 누구일까. 아마도 미국에서 살다가 귀국한 가수 윤복희가 아닐까 싶다. 30여년전 그녀가 김포공항에 내릴때 입고 온 원피스는 무릎위 20cm까지 끝자락이 올라가 있었다. 이른바 ‘미니스커트’다. 이후 우리나라 여성들의 옷차림은 경제발전 수치와 비례해서 위·아래로 좁아져 가는 추세다. 한때 남자의 장발, 여자의 미니스커트가 풍속사범으로 경찰의 단속 대상이 됐으면서도 유행을 막을수는 없었다.근래 들어서는 여성들의 옷차림이 아예 파격을 넘어 아슬아슬한 경지까지 넘나들고 있다. 특히 한낮 기온이 섭씨30도를 오르내리는 요즘같은 여름철이 더욱 심하다. 등과 가슴선이 그대로 노출된 차림에 핫팬츠니 배꼽티가 거리를 버젓이 활보한다. 오죽하면 점잖은 초로(初老)들이 ‘또 낮도깨비들이 판치는 계절이 됐다’고 혀를 내두를 지경에 이르렀을까. 하지만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고자 하는 과시욕은 여성만의 특권이랄수도 있다. 아무리 노출이 심하다 해도 보기에 따라서는 참신함과 건강미가 넘치는 패션도 많다. 다만 노출이 너무 지나쳐서 보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그런 옷차림만은 삼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바람직한 태도라는 생각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6.27 23:02

[오목대] 冷戰의기원

1945년 8월 14일 전세계에 전대미문의 죽음과 파괴, 그리고 정치 및 사회경제적 격변을 몰고 온 제2차 세계대전이 그 막을 내렸다. 대부분의 유럽열강들은 전쟁에서 패배했거나 혹은 전쟁으로 그 세력이 쇠퇴해 버림으로써 전쟁전의 유럽 주도의 세계질서는 급속히 와해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미국과 소련이 양 초강대국으로 등장하여 세계의 패권을 겨루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성립되었다.그러나 전쟁이 끝난 지 2년이 채 못되어 세계는 새로운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미 전쟁이전부터 서로 상반되는 이데올리기, 정치 및 경제제도를 갖고 있던 미국과 소련은 전쟁이 끝나자마자 전쟁중의 동맹국으로서의 협조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립관계, 곧 냉전(Cold War)시대로 들어가고 말았다.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이란 열전(Hot War)을 치르고 난 뒤 곧바로 불확실하고 위태로운 ‘무장휴전’의 상태로 들어간 것이다.미국과 소련이 그들간의 상이한 체제와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대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져 왔다. 1830년대에 프랑스인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미국과 러시아를 미래의 강대국으로 지적하면서 이 두나라는 미래에 각기 세계의 반의 운명을 좌우하도록 예정되어졌으며 그들은 필연적으로 경쟁자로서 대립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이러한 역사적인 필연성과 함께 ‘핵(核)의 시대’의 도래는 미국과 소련간의 냉전을 또한 불가피하게 했다. 1945년 7월 미국 뉴멕시코주 알라모고도에서의 원자폭탄 실험의 성공, 그리고 연이은 1945년 8월의 두 차례에 걸친 실제적인 원자폭탄의 사용에 의하여 세계는 ‘핵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그러나 1949년 소련의 핵실험 성공으로 미국의 핵 독점이 붕괴되면서 미국과 소련은 그들간의 직접적인 대결이 얼마나 위태로운가를 실감하게 되었다. 전후 미국과 소련간의 관계는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비극적으로 죽을 때까지 서로 상대방과 싸우는 한 병 속에 든 전갈과 독거미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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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6 23:02

[오목대] 코카콜라

코카콜라는 미국식 맛의 상징이자 문화적 특징으로 여겨질만큼 미국을 대표하는 상표이다. 그리고 미국 자본주의의 첨병으로도 유명하다. 1886년 애틀랜타의 약제사인 ‘존S·팸버턴’에 의해 발명됐는데 코카나무 잎에서 코카인을 추출하고 콜라나무 열매에서 카페인을 뽑아내 혼합했다해서 코카콜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처음에는 자양 강장음료로 출발했으나 1900년대 탄산음료로 바뀌어진 가운데 지금은 1초에 4만개, 하루에 30억병이 소비되는 세계 최대 음료제품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현재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우리 돈으로 무려 70조원인 5백억달러에 이른다고 하니까 그 위력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간다.코카콜라가 지금까지 세계적인 상표로 성장해 오기까지는 숱한 일화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서도 ‘신비의 곡선’으로 불리우는 콜라병에 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1915년 루드라는 사람은 유리병을 만드는 공장의 가난한 직공이었다. 당시 코카콜라는 모양이 예쁘고 물에 젖어도 미끄럽지 않고 겉보기 보다는 양이 적게 들어가는 병을 현상 공모했다.루드는 6개월이나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으나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여자친구가 입고 있는 주름치마를 보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 허리가 잘룩하고 주름이 잡힌 지금의 콜라병을 창안해내 6백만달러의 현상금을 거머쥐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 병은 촉감이 남자의 상징을 꼭 잡는 것 같다고 해서 여성들에게 인기였다는 일화도 있다.코카콜라는 세계적인 상표답게 판매전략 또한 세계적이다. “인간의 발길이 닿는데는 코카콜라가 간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를 실현하지 못한 지역이 2개소인데 그 하나는 북한이고 또 하나는 달이라고 한다.그런데 지구내에서 유일하게 미개척지인 북한도 드디어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조치와 함께 상륙하게 됐다고 21일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중국 북부공장에서 수백상자의 코카콜라가 트럭에 실려 국경을 넘어 22일 신의주에 반입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달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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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4 23:02

[오목대] 세금 생각

탈세, 탈루, 포탈, 조세포탈, 세금포탈 모두가 같은 말이다. 옳지 않은 방법을 써서 세금을 내지 않는 일을 말한다. 탈세에 대해 당국의 단속이 강할수록 탈세 수법이 치밀해진다. 기업자금으로 사채놀이, 병원 수입 축소신고, 명의신탁주식 변칙 상속, 연예인의 출연료 줄이기 등 다양하고 지능적이어서 가난한 보통사람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탈세자 대부분이 이른바 가진 자들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그들의 전형적인 매출 축소의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매출액을 먼저 결정하고, 비용과 신고소득을 역산하는 일도 있다. 지출비용을 늘리는 것도 탈세자의 단골 수법이다. 가족과 함께 개인용도로 외식을 하고 고급 승용차를 굴려도 사업비용으로 처리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같은 매출누락, 비용 과다계상 등 탈세수법이 횡행하는데는 투명한 거래나 영수증 제도의 미정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요즘 말썽많은 의약분업도 어느정도 탈세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제도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의란(醫亂)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의약계의 탈세문제도 시원하게 정리됐으면 한다.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있는 자들의 횡포는 봉급생활자들의 부담으로 돌와와 상대적 빈곤감과 함께 강한 불만을 갖게 한다. 의란에 대한 여론의 비난과 질타는 제도의 시시비비를 떠나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의료인들은 그동안 불만스런 의료제도를 고쳐보려는 방법이 미숙했던 것같다.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홍보와 이해가 중요했으나 그동안 무사안일하게 이를 게을리 해온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 수입을 누락시켜 세금을 적게내는가 하면 의약품 등 필요경비를 부풀리고 고용의사 급여를 적게 계상하는 등 납세 의무를 저버린 경우도 없지 않았다.몽매한 국민들은 의란을 겪으면서 의료제도의 미흡, 진찰권의 회복, 생명존중의 사명감과 인술,이 모두를 잘 배우고 있다. 하지만 왜 팔불출처럼 탈세가 생각나는 것일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6.23 23:02

[오목대] 신발 한 짝

간디는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기차에 오르는 순간 간디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간디는 그 신발을 주울 수가 없었다. 간디는 신속하게 자신이 신고 있었던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던져놓았다. 간디와 함께 동행했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러한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승객이 간디에게 질문을 했음은 물론이다.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웃으며 말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주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마음을 비우며 공존공생하는 간디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요즈음 의약분업 갈등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7월 1일부터 국민보건행정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의약분업의 실시를 앞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이해가 상충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의료계의 병원폐업 시위가 일고 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환자도 발생하고 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표어로 시작한 의약분업안은 의료계와 약업계,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진 안이다.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쳤음도 물론이다.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신발 한 짝을 벗어 주는 간디의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공존공생의 사회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디가 출발한 기차에서 신발 한 짝을 던져주지 않았던들 떨어진 신발 한 짝은 아무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신발 한 짝을 되찾기 위해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 내렸다면 간디는 목숨을 잃었을지 모른다. 의약계가 국민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 신발 한 짝을 던져주는 간디의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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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2 23:02

[오목대] 茶나무

차(茶)의 기원은 중국의 전설적 황제 ‘선능’과 얽혀있다. BC 2737년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진 황제의 일지에는 그가 어느날 물을 끊이고 있는데 근처 숲에 있던 나무의 잎새 하나가 날아와 단지속으로 들어갔다 한다. ‘그 나뭇잎을 물에 넣어 끓여 마셨더니 갈증과 졸음이 사라지고 심기를 편하고 활달하게 하더라’고 이 일지는 적고 있다. 물론 이 기록은 후세 사람들이 각색했을 가능성이 짙다.실제로 중국 사람들이 차를 즐겨 마시기 시작한 것은 서기 780년경 부터이고 우리나라에 차가 처음 전래된 것은 828년 신라의 사신 대렴(大廉)이 당나라에서 씨앗을 들여오면서 부터였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문헌에는 그 이전부터 차를 마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확실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오늘날 차는 전세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됐지만 서구사회에 차가 처음 전해진 것은 실크로드가 개통되고도 한참 지난 16세기였다. 중국에서 차를 사가지고 간 베니스 상인들은 차가 열병·두통·관절염에 특효가 있다고 떠벌렸으며 네덜란드의 어떤 의사는 차야말로 모든 질병을 예방하며 장수를 약속하는 영약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다.차나무 순을 발효시켜 만든 홍차는 서구사람들이 커피이상으로 즐기며 푸른잎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찻잎을 끓인 녹차는 건강 음료로까지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일본·대만등 동양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차의 대명사가 되고 있기도 하다.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남과 경남, 제주도등 남쪽지방에서만 재배되고 있는 차나무가 엊그제 자생 북방한계선을 넘어 전주 오목대에서 발견됐다 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것도 수령 2백년이 넘은 1백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학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양이다. 전주시는 이 차나무 군락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한편 인근 한옥보존지구와도 연계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다. 하지만 당장 급한 일은 2백년만에 발견된 이 차나무가 호사가들에 의해 훼손당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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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1 23:02

[오목대] 體型의 원시화

인류의 조상이 유인원(類人猿)이었다는 학설이 진화론이다.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같은 성성이과 영장류가 진화하여 직립(直立)보행이 가능해지면서 최초의 인간으로 구분되는 네안데르탈인이 탄생한 것이다. 유럽과 서아시아 지방에 살았던 그들은 두뇌의 크기도 지금 우리와 같을뿐더라 연장을 만드는 기술도 상당히 발달해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사용했다. 고고학적으로 구석기시대 인류로 구분되는 이들을 묘사한 그림이 이마는 좁고 두툼하게, 코는 굵고 뭉툭하게 묘사돼 마치 짐승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들은 흰색 피부에 얼굴에는 털도 없이 지금의 유럽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다만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영장류와 같이 허리는 구부정하고 팔이 길며 다리가 짧아 두발로 걸어다닐뿐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엊그제 영국 런던에서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가 현대 남성은 오랜 시간 앉아서 지내는 생활양식때문에 영장류에 가까운 네안델타르인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대부분의 남성이 직장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집에서도 TV를 보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느라 몸을 쭈그리고 장시간 앉아있는 일이 많아 어깨는 둥그레지고 허리는 구부정해 간다고 밝혔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한 뒤 수십만년이 지난 지금 첨단과학문명속에 사는 남성이 다시 원시시대로 퇴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ET와 같은 공상과학소설의 외계인이나 미래 인류의 모습은 두뇌의 발달로 머리만 크고 몸통은 왜소해지는 가분수형을 연상시켜 온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이 조사보고서는 문명의 발달이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인류의 체형마저 원시로 되돌려 놓을 수도 있다는 문명파괴설을 제시한듯하여 흥미롭다.그렇다고 그런 현상이 어디 그쪽 뿐이랴. 초등학교때부터 체형에 맞지않는 책걸상때문에 이미 허리가 휘는 학생이 많은 우리나라에 컴퓨터 매니아는 또 얼마나 많은가. 두뇌는 두뇌대로 커지고 허리는 허리대로 구부러지는 기형인간이 탄생하지는 않을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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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0 23:02

[오목대] 기만과 사기

가격파괴라는 말이 유행하더니 IMF이후 소비자들은 상품의 싼 가격을 보다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상품 가격이 정말로 저렴한 것인지 꼼꼼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판매자들이 가격 경쟁을 하게 되면 수익성 측면에서 별로 좋을 것이 없다. 그러나 판매자들이 가격 경쟁을 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즐겁지 못하다.싸지도 않으면서 싼 것처럼 보인다면 판매하는 입장에서 매우 즐거운 일이다. 엄밀히 따진다면 싸지 않기에 소비자는 속은 것이다.실제로는 가격할인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할인은 한 것처럼 표시하거나 실제의 가격 할인 폭보다 과장해서 표시하는 것은 기만적인 가격표시이다. 예전의 서울 모백화점에서는 제값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설정해 놓고 할인해서 파는 수법으로 고발된 적이 있다. 사기의 예는 얼마든지 많다.캔커피가 10종인데 그 중 3종만 할인 특매하면서 캔커피 30%할인이라고 광고하는 경우, 하루나 이틀정도 판매할 수량밖에 없으면서 해당 상품을 10일동안 할인특매한다고 광고하는 경우, 특정일에 어떤 상품을 1백개 한정판매한다고 해놓고 1백개를 초과하여 판매하거나 기간을 연장하여 판매하는 경우, 전년도에 가격인하 한 사실을 지금 ‘30% 가격인하’라고 광고하는 경우 모두 기만과 사기다.가격은 올리지 않았지만 상품의 용량을 줄이거나 부품이나 원료를 싼 것으로 바꾼 경우, 가격인상요인이 발생하면 재빠르게 가격을 올리면서도 가격인상요인이 사라지면 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조금만 내리는 경우도 알고 보면 비윤리적 행태다.도내에 진출한 모할인점의 매출액이 몇 달만에 수백억원에 이르렀다. 그 할인점은 형편이 어려워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공회의소 회비 몇백만원도 못낼 지경이라 한다. 그런데 오늘도 그 할인점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게다가 할인점의 상품 가격이 별로 싸지도 않다면 엄청난 마진을 올리고 있을텐데 말이다. 또 속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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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9 23:02

[오목대] 악수와 포옹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일본 언론들은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만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만날가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한 손으로 악수를 할 것인가, 아니면 두 손으로 악수할 것인가도 큰 관심사의 하나였다는 것이다.물론 한 손으로 냉랭하게 악수를 나누는 것과 두 손을 맞잡고 뜨겁게 악수를 나누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일본언론이 우리의 남북정상의 첫 만남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또 하나 이유는 바로 지난 70년 3월 19일 당시 서독 브란트총리와 동독 슈토프총리의 첫 정상회담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 당시 양독정상은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만 주고 받은 다음 의전행사도 없이 회담장으로 직행하는 냉랭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12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남북정상의 첫 만남은 파격 그 자체였다.지금까지 관례가 없는 김정일위원장의 비행장 영접도 그렇고 김대통령과 두손을 맞잡고 뜨거운 악수를 나눈 모습도 감동적이였다. 그리고 육·해·공군의 의장대 사열과 60만 평양시민의 열광적인 환영은 우리가 미처 예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30년전 동·서독의 첫 정상회담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광경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우리 국민들 가운데서는 김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이 첫 상봉시 악수보다는 진한 포옹을 했더라면 더 좋았고 감동적이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악수와 포옹은 모두 반가움의 몸동작이지만 악수는 손으로 체온을 느낄 수 있지만 포옹은 가슴으로 심장의 고동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다르다.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15일 작별인사에서 말끔히 해소됐다. 두 정상은 서로 끌어안고 볼을 비비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악수를 나누던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의 순간이었다. 독일은 첫 정상회담 이후 19년만인 89년 10월9일 통일됐다. 우리는 이날 남북정상의 뜨거운 포옹를 보면서 독일보다는 통일의 시기가 훨씬 빨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 날을 간절히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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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7 23:02

[오목대] 새 천년의 만남

2000년 한국의 6월은 한반도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달로 기록될 것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의 고통에 시달리던 한반도가 55년만의 뜨거운 만남으로 새롭게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좀처럼 열릴 것 같지 않던 평양이 열리고, 쉽게는 만날 수 없었던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고 두 손을 잡게 되었다.6월 13일, 평양 순안 공항에서 두 정상의 뜨거운 악수는 55년만의 만남이었고, 이제까지 남북 대립과 갈등을 한꺼번에 지워버리고 화해와 협력으로 향하는 새로운 세기의 만남임과 동시에 새천년의 역사적 만남이 된 것이다. 그 동안 설왕설래하며 말도 많았던 ‘햇볕정책’이 꽃을 피우고 이제는 그 열매를 거둘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이번 정상회담은 55년만의 첫 만남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뜻깊다 하겠으나, 두 정상의 ‘평양선언’은 우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크나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평양선언에서 두 정상은 남북의 화해와 통일,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이산가족의 상봉 그리고 경제를 비롯한 각 부문의 협력을 다져나갈 것을 다짐하였다.이제 남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서로의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고 실천하는 것뿐일 것이다. DJ의 방북 사실이나 그 성과에 마냥 들떠 있을 수 만은 없다. 지금부터 차분히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내용들을 남과 북이 서로 구체화시켜 나갈 방법을 모색하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큰 골격에 살을 붙여 나가는 작업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일괄타결을 원했던 북측의 입장 때문에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이끌어 내지 못한 마당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양측의 실무회담은 다른 어느 때보다 그 중요성이 큰 것이라 하겠다. 한 번의 만남과 약속으로 55년 벽이 쉽게 무너지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남과 북이 같은 길을 가다보면 힘들고 험난한 장애도 뒤따를 것이다.하지만 어렵고 힘들게 마련한 이 길에 어떤 장애가 뒤따르더라도 남과 북이 함께 힘을 합쳐 헤쳐나가는 것이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종식시키고 민족의 공동번영과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부디 새천년의 역사적 만남이 역사적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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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6 23:02

[오목대] 남북경협과 돈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경협이 강화될 것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남북 경제공동위가 구성되고 남북경협에 대해 당국자간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되면 북한특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판문점의 접촉이나 왕래기능이 회복되고 사회간접시설투자가 논의되면서 경협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대북 직접투자도 확대되고 대북사업의 신규참여자도 증대될 것이다. 정상회담이후 대북경협의 유망사업으로는 공단조성, 도로 및 철도연결, 항만시설정비, 농약, 농기계, 유휴선박, 방제, 종자개량, 한약재, 섬유, 신발, 의복, 봉제, 식품가공분야 등이 거론되고 있고 특히 낙후된 북한경제 재건을 위해서는 에너지분야와 통신분야의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그런데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사회간접시설투자만해도 10조원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후 실리를 추구하는 북한과의 경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단기에 국내외 재원조달처를 발굴하기란 쉽지 않다. 국제금융기구의 SOC 공적 차관은 북미 관계개선과 북한의 시장경제 변화를 전제로 회원가입이라든지 공적 차관 심사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따라서 북한지원에 활용가능한 재원은 대외협력기금이나 남북협력기금, 북한의 대일청구권, 국제기구의 개도국에 대한 빈곤퇴치, 환경재건등에 있어서의 공적차관정도이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당장 사용 가능한 SOC 투자재원은 남북협력기금이다.그러나 남북협력기금도 경수로 계정 및 공적 기금을 제외하면 2천1백80억원 정도뿐이라고 한다. 대북경협이 성공하고 통일을 일구어내기 위해서는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다. 모처럼 조성된 남북 화해분위기가 재원부족으로 망쳐져서는 안된다. 남북 협력기금의 확충 뿐만 아니라 국내 민자유치, 그리고 해외자본유치가 급선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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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5 23:02

[오목대] 판도라의 상자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판도라의 상자’는 인류에게 희망을 상징한다. 인간을 처음 만든 프로메테우스는 신(神)의 전유물인 불(火)을 회향나무 가지에 붙여 인간사회에 전한다.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난 주신(主神) 제우스는 이 축복에 맞먹는 불행을 주기로 하고 헤파이토스에게 부탁해 흙으로 여자를 빚게 한다. 그가 바로 최초의 여자인 판도라(Pandora)이다. 신들은 이 여자에게 온갖 재앙이 들어있는 상자 하나를 줘 지상에 내려 보내면서 절대로 상자를 열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판도라는 남편이 없는 사이 이 상자를 열고 만다. 그러자 상자 속에 갇혀 있던 질병·고통·슬픔 등 모든 재앙이 빠져 나왔다. 인류에게 닥치 재앙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판도라가 서둘러서 상자를 닫자 맨밑바닥에서 꾸물대던 ‘희망’만은 나오지 못하고 상자속에 갇히고 말았다. 우리가 흔히 어떤 가능성이나 좋은 일을 상정(想定)할 때 ‘판도라의 상자’를 응용하는 것은 바로 이 상자속에 갇혀있는 희망의 메시지 때문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어제 분단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들어갔다. 실로 반세기만이다. 불과 한시간 남짓 비행끝에 김대통령이 순안(順安)공항에 도착하자 예상외로 김정일(金正日)북방위원장이 영접을 나와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니 놀랐다기 보다는 이 역사적인 두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며 벅찬 감격을 억누르지 못해 눈시울을 적신 국민들이 많았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오전 8시15분 청와대를 출발해서 불과 두시간만에 도착한 평양, 그 평양의 하늘도, 서울의 하늘도 똑같이 맑고 청명했다.공항과 평양시내 거리를 가득 메운 환영인파는 또 무엇인가.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어 이 시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두 말할것도 없이 남북의 평화와 협력과 통일이라는 사실의 깨달음이다. 김대통령의 말대로 이번 정상회담은 겨우 그 첫걸음을 내디딘데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이번 만남으로 희망이 가득 담긴 ‘판도라의 상자’하나를 더 얻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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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4 23:02

[오목대] 변호사 亡國論

세계적으로 변호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변호사의 천국답게 대략 1백만명의 변호사가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변호사의 70%정도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한다. 그렇게 숫자가 많다보니 미국사회에서 존경과 신망을 받는 저명 변호사도 많지만 사건 수임에 혈안이 된 일반 브로커 수준을 넘지 못하는 저질 변호사도 수두룩 하다.벌이가 시원치 못해 사무실도 못갖춘 변호사가 공중전화 부스를 연락처로 의뢰인과 상담하는 경우도 있고 돈이 되는 수임사건이면 마피아와도 손을 잡는것이 일부 미국 변호사들의 생리다. 하긴 강도나 절도 마약사범 같은 범죄자들도 경찰에 검거되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변호사이고 그들은 형량(刑量)을 저울질하면서 필요하면 경찰이나 검찰과도 협상을 벌이는 것이 미국 사법제도의 관행이다. 걸핏하면 총질을 해대고 폭력이 난무하는 범죄천국 미국에서 살인사건 검거율이 40%선에 머물정도로 치안에 허점을 보이는데는 이런 변호사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죽하면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워렌 버거 같은 사람이 ‘굶주린 메뚜기처럼 변호사가 넘쳐 흐르는 사회’라고 개탄하면서 망국론까지 들먹였을까.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변호사는 가장 선망받는 직업군(職業群)으로 꼽힌다. 엘리트 명망가들도 많다. 그러나 문민정부 사법개혁에 따라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희소가치가 줄고 잇딴 비리사건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현재 개업변호사만 4천명을 넘고 있으니 일탈과 비행을 저지르는 변호사가 없을수 없을 것이다. 엊그제 박모변호사가 사기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기 하루전에 미국으로 도피한데 이어 이번에는 3천9백억원대 금융 사기범의 국외도주에 담당 변호사가 핵심역할을 한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 법조계 안팎에서 이러다가는 우리도 변호사 망국론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자성론이 나오는 모양이다. 변호사는 사회 정의구현의 최후 보루이다. 변호사가 썩으면 그 사회는 곱절로 곪아 터질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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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3 23:02

[오목대] 매미

매미라는 이름은 “맴맴”하고 운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찬가지로, 쓰름매미의 옛 이름인 쓰르라미는 “쓰르람 쓰르람”운다하여 붙여졌다. 매미소리는 때로 소음공해가 되기도 하지만, 만약 여름에 매미가 없다면 여름이 무미건조할 것이다.매미의 알은 부화되자마자 땅을 파고 들어가 4-6년에 걸친 긴 시간을 굼벵이로 보내게 된다. 매미의 애벌레는 땅 속에서 침과 같이 생긴 주둥이로 나무 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면서 자란다. 땅속에서 보내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4-6년 정도이다. 다 자란 애벌레는 맑은 날을 골라 대체로 저녁 해질 무렵 땅위로 기어나와 나무 줄기나 나뭇가지 등에 몸을 고정시킨 후 탈피를 한다.과학자들은 매미들이 어떻게 이 긴 기간을 정확히 측정하여 정한 해가 되면 몇시간의 간격을 두고 일제히 땅속에서 기어나와 나무를 타고 올라가 탈피하는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오랜 세월을 땅속에서 보내고 난후 탈각하여 태어난 멋진 매미는 그들 특유의 노래 소리를 세상에 메아리치지만 겨우 몇 주밖에 살지 못한다.이러한 매미는 예로부터 다섯가지 덕이 있다하여 숭앙을 해왔다. 머리부분은 관의 끈이 늘어진 형상이므로 문(文)을 상징하였고, 맑은 이슬만 먹고 산다하여 그 깨끗함이 청(淸)이요, 사람이 먹는 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廉)이요, 굳이 집을 짓지 않고 나무 그늘에서 사니 검(儉)하고, 철에 맞춰 허물을 벗고 어김없이 울어대니 이를 신(信)이라 하여 추앙한 것이다.특히, 때가 되면 어김없이 땅속에서 기어나와 탈각하는 현상을 해탈이나 불사의 신생(新生)으로 비유하였다.남북정상회담은 반세기의 긴세월 동안 대립의 음지에서 지낸 우리 민족에게 탈각의 시기가 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캄캄한 땅속의 어둠을 이제 떨치고 벗어나 민족의 아픔을 해탈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매미의 울음소리같은 낭보가 들려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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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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