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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美人

소비자에게 호감을 주는 광고의 세가지 소재가 있다. 어린이, 동물, 미인이 그것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동양권에서는 호감의 우선 순위가 어린이, 미인, 동물인데 반해 서구에선 동물, 미인, 어린이 순이라고 한다.여하튼 미인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게 사실이다. 미인이라고 할 때 흔히 여자를 지칭한다. 남자는 미남이라고 따로 말한다. 꽃과 여자는 아름다울수록 좋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여자는 아름답기를 원하고 아름답게 되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점을 마련해 아름다운 여자를 뽑는 미인대회도 만들었다. 외모에 너무 비중을 둬 선발한다는 것이 약간 아쉽지만 그것도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다.고대 서양에서는 풍만하고 관능적인 여성이, 중세때는 호리호리한 몸통과 크지 않은 가슴이 미인의 기준이었다. 반면 중국 당나라때는 통통한 얼굴, 작은 몸과 발을 가져야 미인으로 대접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얼굴은 보름달 같이 둥글고 희며, 뺨은 통통하고 눈은 작고 가늘며 입술은 앵두처럼 붉고 탐스러워야 하고 버들가지와 같은 가는 허리에 연적같은 젖무덤을 가져야 미인으로 보았다. 그러나 영상미디어어가 발달하면서 얼굴 윤곽이 뚜렷하고 몸매가 날씬한 여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 몸에 착 달라붙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이 유행되면서 각선미나 몸매를 강조하는 미인이 선호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미와 개성미도 강조되는 추세다. 당당한 태도, 분명한 표현력, 적극성, 성적 매력 등을 미인의 요건으로 꼽는다.미는 추상적이고 주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 사전적으로 본다면 인간에 기쁨을 주는 아름다움이다.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열심히 사는 여성이라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본다. 겉만 매력적인 가짜 미인도 많은 세상이다. 누가 뭐래도 착한 마음씨는 진짜 미인의 필요충분조건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4 23:02

[오목대] 당선무효

깨끗한 정치, 돈안드는 정치, 투명한 정치, 공정한 정치, 책임의 정치, 공개의 정치, 질 높은 정치, 조용한 정치, 참여의 정치, 웃음과 유머의 정치, 보람있는 정치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과거에 빨갱이표, 피아노표, 고무신표, 막걸리표, 올빼미표, 돈봉투, 흑색루머, 마타도어, 인신공격, 언어폭력, 집단폭력, 검은돈, 물밑거래, 금품향응 매표행위, 금권관권 선거, 지·혈·학연의 지역감정 악용 등 온갖 부정한 수단과 방법이 목적을 정당화하려고 판을 쳤던게 사실이다. 시대변화에 따라 모양만 달랐지 지금도 의도나 목적은 그대로다.특히 망국적 지역감정 악용은 가장 손쉽게 득표할 수 있는 전략이 되어 선거막판에 오면 연고때문에 정책이나 의정활동은 유권자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결국 투표소에 가서 지역 연고에 따른 투표를 하고 나오기 일쑤였다. 이런 지역 분할구도는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16대 총선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된 당선자 가운데 당선 무효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 당선자가 최소 10명에서 최대 15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법원측도 이미 선거풍토 개선을 위해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당선무효 비율이 15대때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여겨진다.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풍토에 새바람이 불 것 같다.흔히 일상생활에서 어떤 행위에 대해 분쟁이 발생하면 ‘무효’라는 말을 사용한다. 법률적으로 무효는 특정인의 주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당연히 효력이 없다. 처음부터 효력이 없으므로 고소고발이 없더라도 당선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인 것이다.정치나 선거에서 자유, 공정, 공개의 원리가 지배돼야 한다. 합리적인 질서가 상실되면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의 결여로 정치사회적 무관심주의가 팽배하게 된다.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당선무효는 또하나의 새바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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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2 23:02

[오목대] 위대한 母性

동서고금을 가릴 것이 없이 위대한 인물 뒤에는 언제나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는 한밤중에 불을 끄고 자신은 떡을 썰며 자식에게는 글을 쓰게 하여 한석봉에게 교훈을 주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번씩 이사를 하였다.에디슨의 어머니는 저능아라 하여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에디슨에게 직접 독학 자습을 시켜 훗날 에디슨을 발명왕으로 길러냈다. ‘신국론’과‘고백론’을 저술하고, 중세 최고의 사상가요 철학자로 추앙 받는 성 어거스틴은 어머니의 눈물겨운 기도와 지성으로 회심하여 방탕의 굴레를 벗고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19세기 최대의 풍운아 나폴레옹도 ‘자식의 운명은 언제나 그 어머니가 만든다’라고 하였다.이처럼 어머니의 힘은 위대한 것이며, 어머니라는 위대한 이름은 마치 생명의 저수지처럼 사랑과 희생, 헌신과 수고 등 온갖 인간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그 안에 담고 있다.특히 모성의 힘은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다. 따라서 태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접하는 사람은 어머니이다. 또한 사람이 태어나서 최초로 만나는 스승도 어머니이다. 모든 어머니는 어린 아기의 스승이다. 어머니의 무릎은 자식의 배움터요, 어머니의 말씀은 자식이 배우는 교과서이다. 어린이는 어머니의 얼굴에서 세상을 배우고 어머니의 눈을 바라보며 인생의 의미를 깨우친다.이처럼 어린이의 성격형성에 어머니만큼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훌륭한 어머니는 백 사람의 교사보다 낫다’는 서양 격언도 훌륭한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가를 나타내는 말이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머니들도 위대한 어머니들처럼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낳아서 기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자기 자식의 숨은 소질과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슬기로움을 지녀야 한다. 에디슨은 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준 어머니가 없었다면 한낱 귀찮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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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1 23:02

[오목대] 전북의 北韓特需

남북관계가 많이 변했다. 총선이 끝나자 금년 6월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준비로 정부부처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서해안에서 남북한간 무력충돌도 있었고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다행히도 금강산관광이나 남북경제협력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작년말에는 북한고위층이 코래콤이 기획하고 SBS가 후원한 핑클,잭스키스등 신세대그룹 공연에 참가해서 젊은 가수들의 노랑머리도 구경했다. 평양봉화예술극장에서 개최된 한국대중가수 공연에서 그들은 남한 신세대들이 향유하는‘자유’를 느꼈을 것이다.북한 고위관리들의 변화는 국내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와 러시아 현대국제문제센터가 공동으로 발간한 북한보고서에서는 북한관리들이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베를린선언이후 북한당국은 김대중정부의 윈-윈게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금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상호불신이 허물어지고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작년도 남북한 교역규모는 약 3억3천3백만달러로 전년대비 50.2%가 증가했다. 반입은 31.8%증가한 1억2천1백만 달러정도이고 반출은 63.4% 늘어난 2억1천1백만달러정도이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으나 남북한 교역이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전북은 어떤가. 전북의 대북교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의 대북교역량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도 대북교역규모는 6백44만달러로 전년대비 4백58.8% 급신장했다. 1998년 4월 정경분리원칙에 의한 남북경협 활성화조치가 취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남북정상회담이후 북한특수를 기대하는 도내기업도 많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업계와 전문가들로 대북협력팀을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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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0 23:02

[오목대] 동물 행동학

아프리카의 나무에 사는 개구리는 우기(雨期)가 시작되기 전에 물에서 나와 나무로 올라간다. 일기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증거이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구리 알은 멸종되고 말았을 것이다. 폭풍이 내습하기 훨씬 전에 돌고래는 바위 뒤로 피난가고 고래는 먼 바다로 나간다. 또 날씨가 좋은 날에는 파도치는 바닷가 돌틈 사이를 돌아다니던 뱀의 일종은 육지로 올라 온다. 상어나 갈매기도 날씨의 악화나 폭풍의 접근을 미리 알 수 있다 한다.꿀벌은 주변에 꽃이 없을때는 1㎞이상이나 멀리 날아가지만 되돌아 와서는 정확하게 자기 집(벌통)을 찾는다. 그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꿀벌의 최종적인 판단은 색깔도 아니고 위치도 아니며 다만 막연하게 주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가 눈으로 확인한다고 한다. 리츠네스키라는 사람이 펴 낸 ‘생물들의 신비한 초능력’이란 책을 보면 이처럼 무궁무진한 생물들의 수수께끼가 가득하다.도대체 생물들이 느끼는 이 제6감이란 무엇일까? 대기속이나 바다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과정과 그 과정을 동물의 몸이 감지하는 생리학적 감각과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인 서울대 최재천 교수는 이런 6감을 오직 생명을 주관하는 유권자(DNA)의 명령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요즘 교육방송(EBS)에서 ‘동물의 세계’ 강좌를 맡고 있는 최교수의 강의가 김용옥의 ‘노자의 21세기’ 강의에 이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다. 최교수는 동물간의 의사소통, 사회생활, 성생활등 인간과 비교 할 수 있는 사례들을 토픽 중심으로 풀어 나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령 ‘모든 인간이 테레사 수녀 같았다면 인류는 멸종했을 것이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면 종족을 보존할 수 없다’든지 ‘집단생활의 규율이 엄격한 개미보다도 못한 정치인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의 강의는 사물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다. 오는 8월까지 계속될 그의 동물 행동학 강좌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얼마나 주게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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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9 23:02

[오목대] 꼴불견 벚꽃 축제

벚꽃이 활짝 피어 나면서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도내에서도 정읍천변을 비롯하여 진안 마이산, 김제 금산사, 완주 송광사 등지에서 잔치마당이 열려 상춘객들이 북적거리고 있고 전주∼군산간 1백리 꽃길에서 축제 분위기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벚꽃은 만개(滿開) 시기가 짧은 대신 화사하기 그지 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불리운다. 개나리, 진달래가 봄 소식을 전한 후 그 봄의 화려함을 벚꽃이 장식하는 것이다.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정경을 어느 시인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봄 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니/ 산비둘기 구구구 날아와 무네’ 꽃망울이 제 생명을 다하고 새 순이 돋아날 무렵 눈처럼 서럽게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애잔한 풍경화를 연출하는 것이다.그러나 도내 각 시군별로 경쟁하듯 벌이고 있는 ‘벚꽃 축제’가 근래 들어서는 별로 알맹이가 없는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해당 지역 시군이 벚꽃 만개 시기에 맞춰 벌이는 각종 행사들이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데 한 몫을 하고는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먹거리, 볼거리등이 특색없이 짜맞추기 식으로 나열되는데 불과하여 진부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그런 현상은 전주∼군산간 꽃길 축제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 주말 목천교 주변과 만경강변은 밀려든 차량들로 큰 혼잡을 빚었으며 상춘객들의 무질서와 취객들의 고성방가, 바가지 상혼이 어우러져 꼴볼견의 극치를 보는듯 했다. 그렇다고 잔치마당에 먹고 마시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는데도 질서가 따라야 하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상춘(賞春)의 참 뜻도 헤아릴 수 있는 법이다. 남에게 불쾌감이나 안겨 주는 ‘먹자판 놀자판 축제’가 이대로 계속 되다가는 외래 관광객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도민들에게 마저 외면 당하는 일이 없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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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8 23:02

[오목대] 무궁화

꽃의 계절, 봄이 완연한 빛으로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시절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 가슴마다 춘정(春情)이 무르익어 갈 것이다. 봄꽃 만발한 동산으로 선뜻 꽃 구경을 가지는 못해도 길을 오가며 느끼는 봄의 정취는 빛의 변화에서도 확연하다. 회색 빛의 겨울에서 연분홍빛 봄으로 넘어가는 변화는 다른 어떤 계절의 바뀜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봄꽃과 물 오른 나뭇가지에 걸친 꽃들이 눈을 황홀하게 하는 출근길에서 노래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벚꽃은 봄꽃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기분좋게 휘저어 놓는 꽃이다. 한꺼번에 우르르 활짝 피어나 왕성한 자연의 활력을 몸짓으로 전해준다. 순수하고 청초한 뭉게구름이 내려와 앉은 것 같은 벚꽃 무더기에 묻히면 우리의 마음은 아늑한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바람이 불 때 좌르르 꽃이파리가 무수히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를 걸으면 그저 속세를 떠난 듯 저절로 빈 마음이 된다. 역시, 연분홍빛의 꽃잎이 눈내리듯 날리는 것이 벚꽃의 백미다.어느 시인은 벚꽃의 낙화를 이렇게 읊었다. ‘지금 나는 산 그늘 내린 강변에 서 있다/ 산벚꽃이 바람에 눈처럼 내린다/ 몇십년을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저 앞산/ 나 태어났을 때 저 산이 저렇게 있었고/ 지금도 저 산이 저기 있으며/ 나 죽은 후에도 저 산은 저렇게 있으리라/ 한 번도 내게 무슨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나에게 세상을 가르쳐 준 산/ 저 산/ 지금 나는 그 산 아래 서서/ 하얗게 날려오는 산벚꽃 그 꽃이파리들을 바라보고 있다’시를 읊고 눈을 감으면 선(禪)의 경지를 넘나드는 듯하다.추운 겨우내내 시렸던 사람들의 가슴과 총선으로 얼룩진 마음의 상처를 한시라도 빨리 어루만지고 씻어야 할 듯하다. 화사한 벚꽃 시절에 당선된 나라꽃 무궁화 하나하나는 이제 기나긴 여름철을 향해 스스로가 국민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17 23:02

[오목대] 地自體 ‘상징물’

어느 나라건 상징적인 동식물이 있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가 무궁화이고 일본은 벚꽃이다. 네덜란드는 튤립이 나라의 상징이고 캐나다는 단풍잎을 국기에 새길 정도이다.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가 늦은 야행성 조류‘키위’가 국가의 상징이다. 뉴질랜드사람을 보통 속어(俗語)로 키위라고 부르는데 대해 그 나라 사람들은 전혀 거부감이 없다. 호주의 캥거루, 태국의 코끼리, 미국의 독수리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너구리를 상징동물로 하는 나라도 있다.이처럼 동식물을 선택하여 국민정서를 대변하고 국민들의 응집력을 높이는데 활용하는 예는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 우리 도에도 상징적인 동식물로 까치·백일홍·은행나무 등이 지정돼 있다. 각각 도조(道鳥) 도화(道花) 도목(道木)이다. 까치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吉鳥)로 분류되지만 지금은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꼽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지 오래다. 백일홍이나 은행나무도 그 끈질긴 생명력과 고고함으로 도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지만 무덤주변에서 핀다든지(백일홍)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은행나무)하여 한때 폐지가 검토된 적도 있었다.그런 이유 말고도 사실 상징물에 대한 검토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까치나 은행나무를 상징물로 하는 시·도가 너무 많다. 흔하디 흔한 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라서 그럴까? 전북애향운동본부가 77년 발족되면서 지정한 이 상징물들은 당시만 해도 제법 희소가치가 있었으나 요즘은 영 아니다.마침 환경부가 전국 2백39개 지방자치단체의 상징물을 새로 지정하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시·도간에 중복을 피하고 나무나 새, 꽃 이외에도 야생 풀·어패류·곤충·자연경관 등을 포함하여 환경친화적인 상징물을 새로 지정 관리하자는 취지에서다. 지역특성이나 대표성에 부합되지 않는 상징물을 차제에 폐지하고 재선정하자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랫동안 도민정서속에 자리잡은 상징물들을 바꾸려면 우선 도민들의 의견수렴부터 거쳐야 한다. 몇몇 단체나 관료들의 즉흥적인 발산으로 결정될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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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5 23:02

[오목대] 현대인의 美學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변함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별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미적 감각은 사람에 따라서, 민족에 따라서 혹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적 감각이 그 시대적 상황과 특성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이러한 사실은 고전적인 미(美)와 현대적인 미(美)의 차이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차이점을 꼬집어 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 듯 싶다. 굳이 말한다면 다빈치의 그림과 피카소의 그림이 다른 만큼의 차이라 할 수 있다.또한 고전미가 아폴로적인 미에 가깝다면 현대미는 디오니소스적 미에 가까운 것이다. 아폴로적인 미에서는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조화와 균형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디오니소스적 미에서는 율동적이고 격정적이면서 도취와 흥분을 경험하게 된다.질서와 전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자유보다는 질서가 강조되었고, 과도함보다는 중용이 우선이었으며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것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다원화되고 개방된 사회이다. 그만큼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그리고 자아(自我)의식이 강한 사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동적 사회다.따라서 현대사회는 전통이나 질서보다 모험과 창조를, 소극적인 자기억제 보다도 적극적인 자기 긍정을 강조하고 있다. 정적인 단아함의 미보다는 동적인 발랄함의 미를 역설한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특색이 현대인의 미의식과 미적 감각을 지배하고 있다. 언뜻 보면 현대인의 미적 감각은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듯 하지만 실제로는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미적 감각도 다분히 유행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미적 감각도 결국은 개성미를 존중하는 자기표현의 미학인지도 모르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14 23:02

[오목대] 무엇이 성공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건강한 아이를 낳든/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사회 환경을 개선하든/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류시화가 엮은 잠언시집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성공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랄프 왈도 에머슨은 소박한 성공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새천년 최초의 총선. 오늘은 후보자들간에 희비가 교차하는 날이다. 정당도 마찬가지이다.그동안 흑색선전이니 금권선거니 말도 많았다. 시민단체들의 정치참여도 활발했다.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후보자들의 전과도 공개되었다. 오늘 축하의 전화를 받고 축배를 드는 후보도 있을 것이고 낙선의 쓴맛을 보는 후보도 있을 것이다. 당선된 후보는 선거운동원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낙선한 후보의 마음은 어떨까. 잠시 쉬면서 장래를 설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인가. 당선된 상대후보의 불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빚더미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는 후보는 없을까.그들에게 있어서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당선이면 성공이고 낙선이면 실패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에게 있어서 성공은 빌 게이츠나 손정의처럼 돈벼락을 맞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권력을 거머쥐는 것도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성공은 삶속에서 작은 보람을 찾는 것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는 것,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13 23:02

[오목대] `우울중'과 `조울증'

의학적으로 일종의 내인성(內因性) 감정장애 현상을 지칭하는 우울증(憂鬱症)이나 조울증(躁鬱症)은 그 증상이 구별된다.‘우울증’은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항상 우울한 상태인대 반해 ‘조울증’은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躁)와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鬱)가 주기적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증세를 말한다. 하지만 ‘조증’은 ‘울증’처럼 독립해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정신의학자들은 ‘조증’을 우울증의 부수적 증세로 간주해 흔히 ‘우울증’에 포함시킨다.재미있는 것은 불멸의 작품을 남긴 예술가 가운데 조울증 환자가 많았고 그들의 명작은 대개 ‘조증’상태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독일의 작곡가 헨델이 1741년 작곡한 종교음악 ‘메시아’도 그가 ‘조증’이었을 때 불과 3일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전해진다. 문인으로는 괴테·발자크·헤밍웨이 등이, 음악가로는 헨델을 비롯하여 슈만·라흐마니노프 등이 조울증 환자로 꼽힌다. 이들이 두뇌회전이 빨라져 생각이 샘솟듯 솟아 오르고 과대망상에 빠져 끝없는 지적(知的)욕구속을 헤메이는 ‘조증’일때 불멸의 명작들을 집필했다는 것은 예술과 정신세계의 조화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그러나 우울증에 걸리면 매사에 흥미를 잃게되고 초조·불안·무기력증 등을 호소하며 심하면 자살충동까지 느끼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우울한 기분이 개선되지 않고 2주이상 계속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5명중 1명이 평생 한번은 우울증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전 인구의 5∼10%정도가 일생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것이다.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실직·실업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직장인이나 부도사태로 파산한 기업인 등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우울증 환자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또한 청소년 3명중 1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그야말로 우울한 통계도 있다. 사회적 병리현상만이라도 제거해 나가는 데 힘써야 할 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12 23:02

[오목대] 벚꽃 마라톤

42·195km의 풀코스를 쉬지 않고 달리는 마라톤에서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작년 10월 24일 시카고 마라톤대회에서 모로코의 할리드 하누치선수가 2시간05분42초의 경이적인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하자 세계 육상계가 던진 질문이다. 하누치가 세운 기록은 98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 다 코스타가 세운 2시간06분5초보다 23초를 앞당긴 것이다.1년1개월만에 세계기록을 경신한 그는 매 1백m를 평균 17초87에 달린 것으로 나타나 인간 능력의 경외로움에 새삼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 1백m를 17초에 뛴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초인적인 기록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세계 마라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마라톤의 2시간벽 돌파는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적의 날씨와 코스, 그리고 생리학적인 심폐기능, 근육구조등을 완벽하게 만들고 과학적인 주법(走法)만 도입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우리나라의 마라톤 기록은 지난 2월 13일 도쿄마라톤에서 이봉주(李鳳柱)가 세운 2시간7분20초가 최고다. 역시 그가 지난 9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세웠던 기록을 24초 앞당긴 것이다. 아직 5분대에는 못미쳤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마라톤 강국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전주-군산간 벚꽃마라톤이 지난 9일 등록선수 54명과 하프코스·건강코스 등에 아마추어 1만여명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 우리고장 출신 형재영(조폐공사)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으나 기록은 2시간11분39초로 비교적 저조한 편이었다. 세계기록 5분대 진입은 꿈같은 얘기이고 국내 최고기록에도 못미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벚꽃축제와 더불어 국제공인 마라톤경기가 우리 고장에서 처음 열렸고 전국각지에서 아마추어들이 대거 참가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만한 행사였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이 대회에서 국내최고 세계최고 기록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으니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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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1 23:02

[오목대] 黃砂

봄철의 불청객인 황사(黃砂)현상은 따지고 보면 수만년동안 내려온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불청객 차원을 넘어서서 우리의 숨통을 조이는 무서운 공해로 위협하고 있다. 올해만해도 벌써 황사현상이 며칠째인가?하늘은 누렇고 공기는 탁하다. 자동차는 진흙탕길을 달렸던 것처럼 지저분하다. 천식환자들의 고통은 말할 것이 없고 건강한 사람들도 며칠간 세수를 못한 것처럼 눈이 가렵다. 이 모든 것이 황사가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인 것이다.어디 그 뿐인가? 요즘 우리 축산농가를 울리고 있는 구제역(口蹄疫)을 옮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어 자칫 한·중간 외교문제로까지 떠오를 조짐마저 없지 않다. 사실 정확한 황사피해는 발생 편차가 심해서 50년 이상 측정을 해야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황사 발생 추이를 말해주는 데이타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3세기 이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중국내에서도 그 피해는 심각하다. 지난 93년 5월5일에는 황하지역에 모래폭풍이 몰아쳐 수백명이 숨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4월에는 황사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해안까지 날아간 사실이 밝혀져 황사의 위력(?)이 드러나기도 했다.그러나 알고 보면 황사가 우리에게 주는 피해는 일부문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를 알게 모르게 위협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중국의 환경오염이다. 지난해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민 총생산의 3.7%가 매년 환경오염으로 사라지고 그같은 피해는 98년의 경우 우리나라 1년예산의 40%정도인 약30조원(2천3백억위안)이라고 하니 중국의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간다.하지만 그 중에서도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기오염이다. 전세계 대기오염실태보고서는 중국 대도시 어린이들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매일 2갑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똑같은 건강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걱정이다. 중국의 공해문제를 국가생존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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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0 23:02

[오목대] 選擧와 株式

우리 속담에 ‘잘 되면 제 탓이고 못 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다. 이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보통사람들은 대개 무슨 일이 잘 되거나 성공을 거두면 마치 제가 잘나 그런것 처럼 우쭐대다가도 일이 잘 못되고 꼬이면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아 그런 것처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속성을 두고 하는 속담이다.그런데 요즘 우리 주식시장이 꼭 그런 꼴이라고 한다. 최근 연이은 주가 폭락과 관련, 개인투자자들의 항의가 정치권과 정책당국에 빗발치고 있어 자칫‘주풍(株風)’이 이번 총선 막판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여당인 민주당 중앙당에는‘주가를 방치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항의·협박성(?) 전화가 하루면 수백통씩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각 정당들과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 홈페이지에도 온통 개미들의 성토장이 된지 오래라는 것이다.‘정치권은 코스닥에서 선거자금을 빼먹고 나서 개인 투자자들만 총알받이 만드냐’‘쓸데없는 공약대신 주가나 올려라’‘대책 세우지 않으면 여당은 쪽박찰 것이다’‘민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지 않으면 정치권은 곡소리가 날 줄 알아라’등 별의별 항의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여당의 텃밭인 도내에도 이런 움직임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타지역은 어느정도인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부에서 주가 폭락을 부추겼을리는 만무하다. 최근 주가폭락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수급불안과 미국 증시의 폭락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개미들이 화살을 정부와 여당으로 돌리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과거 정권시절에는 선거때면 투자자들을 의식해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예가 없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가가 올라가기는 커녕 폭락하니까 기대에 어긋날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꼬투리를 잡힌 것은 요즘 말썽이 되고 있는 기관의 공매도(空賣渡) 사건이다.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린 셈이다. 그렇다고 주가폭락을 선거와 연계시킨 것은 옳은 태도는 아니다. 더 이상 비화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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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8 23:02

[오목대] 醫術은 仁術

요즈음 모 방송사의 드라마‘허준’이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극중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허준은 동의보감을 편찬한 사람으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의 의술 행적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었다.허준은 동의보감 이외에도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1601년에는 세조 때의 구급방을 번역한‘언해두창방’과 임원준의‘창진집’을 번역·개편한 ‘인해태산집요’를 편찬하였으며, 1612년에는‘찬도방론맥결집성’을 편술했다. 이듬해에는 신찬‘벽온방’과 ‘벽역신방’을 편찬하였는데, 이 두책은 전염병 전문의서로서 지금까지도 탁월한 과학적 의서로 평가받고 있다.이처럼 허준은 의술도 뛰어났지만 저술활동도 활발했던 것 같다. 그러나 드라마‘허준’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좀 색다른 면에 있는 것 같다. 정작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왕성한 저술 활동이나 의인(醫人)으로서 갖추어야 할 뛰어난 의술보다는 그의 진솔한 인간성과 시술의 단계를 넘어 의술을 베푸는, 그야말로 의술을 인술로 승화시킨 데에서 오는 대리만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최근 의약분업에 반발해 전국의 병원과 의원이 집단휴진을 하고 있다.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굳게 닫힌 병원 문을 뒤로하면서 발을 구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의업에 종사할때 자신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고, 자신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한번쯤 되새겨 봄직도 하다.물론 다원화된 사회에서 모든 이익단체는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조건을 내걸고 집단행동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아픔으로 시달리거나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는 없으며,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잡는 결과가 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국민들은 아직 의술은 인술이기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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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7 23:02

[오목대] 나무 심는 날

한 그루의 나무라도 정성껏 심고 가꾸자는 취지로 제정된 날이 식목일이다. 올해로 55회째를 맞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러나 이 날 산이나 들에 나무를 심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이다. 기껏해야 관(官)이나 자치단체, 회사별로 기념 식수를 하거나 보식작업을 하는 것이 고작일뿐 일반에게는 하루 쉬는 날 쯤으로 인식돼온지 오래다.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나무를 심는 날이 꼭 4월 5일이어야 하느냐는데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수종별로 기후나 토질에 따라 활착률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한 날 한 시에 심을 이유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날씨가 따뜻한 남쪽지방과 그렇지 못한 북쪽지방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수종도 각각 달라 심기만 할 뿐 활착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지방에 따라서는 3월중에 식목행사를 끝내는 곳도 많고 4월중에도 식목일을 넘겨 나무를 심는 곳도 더러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4월 5일로 날자만 정했지 큰 의미가 없는 식목일을 앞당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지금쯤은 한번 검토해봄직 하다는 생각이 든다.우리나라의 임목축적량은 대략 3억㎥쯤 된다고 한다.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며 황폐화됐던 민둥산들이 97%이상 숲으로 덮였으니 산림녹화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조림정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목재수요를 충족시키는데는 10% 정도밖에 기여를 못할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녹화대신 수종갱신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애써 가꾼 나무들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잃게되는 산불방지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나무를 나뭇꾼에 맡기면 땔감밖에 안되지만 목수에게 맡기면 대들보가 된다고 한다. 요새 정치판과도 제법 맞아 떨어지는 이 말이 오늘 식목일이라 새삼 상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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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5 23:02

[오목대] ‘i 세대’

우리는 그동안 80년대 전후반에 태어난 13∼20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일컬어 Y세대라고 지칭해 왔다. 이들은 80년대 초 유행했던 X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그 당시 X세대는 패션이 튀고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일부 극소수층을 지칭한 반면 Y세대는 거의 모두를 일컬을 정도로 폭이 넓다.Y세대는 거의가 컴퓨터를 갖고 있으며 서구식 사고는 물론 서구식 생활 방식에도 거부감이 없다. 남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특징은 등산화 같은 K구두와 헐렁한 핫바지, 휴대폰은 기본이고 귀걸이, 머리 염색도 서슴치 않는다. 미국의 20세 미만의 트윈스(Tweens) 세대와 비슷하다.그러나 지금은 Y세대는 구세대며 기성세대에 속한다. 지금 떠오르는 신세대는 바로 ‘i 세대’이다. 기저귀를 졸업하자 마자 인터넷 세계로 들어가는 세대로서 인터넷이 보편화된 1994년 이후 태어난 4∼6세 어린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i 세대’란 인터넷 제너레이션(Internet Generation:인터넷 세대)을 뜻하는 말이다.이 말은 미국의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N(네트)세대와 PC세대를 구분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i 세대’는 한마디로 장난감 대신 키보드나 마우스를 만지고 놀고 자란 아이들이다. 키보드에 쓰인 한글의 자모음이나 영어의 알파벳이 생소하지 않다.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 대신 CD롬에서 나오는 화면과 컴퓨터 음으로 말과 글을 깨우친다.이들은 또 인지능력이 생길 때 부터 인터넷에 친숙해짐으로써 종이에 쓰지 않는 숙제를 하고 책가방 대신 휴대가 간편한 전자책(e-book)을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이들은 네트워크를 타고 다니며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오가며 풍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다.그러나 ‘i 세대’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기본 인성교육이 소홀해지기 쉬운 점이다. 유명한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21세기의 극도로 발달된 물질문명의 이면에는 기존가치가 붕괴되는 도덕적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우리 ‘i 세대’를 두고 하는 말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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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4 23:02

[오목대] 스핀닥터

최근들어 정치에도 마케팅은 필수다. 정당은 고객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목표고객을 집중 공략해야만 정치판에서도 승리한다. 이른바 정치마케팅의 개념은 후보라는 제품을 유권자라는 소비시장에 내다 팔기 위한 광범위한 시장 활동으로 생각하여 생겨난 말이다.이 때문에 미국의 대통령 선거 참모들은 빠짐없이 유능한 마케팅 컨설턴트들이며 우리나라의 지난 대선에도 그러했다. 이들 정치마케팅 전문가들을 일컬어 스핀닥터(Spin Doctors)라 한다.‘Spinning the news’라는 말은 뉴스 취재를 받는 쪽이 불리하지 않도록 또는 유리하도록 뉴스에 어느 정도의 스핀을 걸어 뉴스를 굴절 및 왜곡 조작하는 언론플레이 중의 하나이다.스핀닥터는 후보의 약점을 숨기고 강점을 드러내 주는 동시에 상대 후보의 약점은 강조하여 노출시키고 강점은 무력화시키는 등 유권자라는 시장상황을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려 놓는 전문가다. 종래의 주먹구구식의 세몰이꾼과는 차원이 다르다.선거가 기업활동과 다른 면도 있다. 예컨대 일반상품의 경우에는 일정한 시장점유율 확보만 해도 성공이다. 반면 선거에서는 한 표 차이라도 승패가 결정된다. 그리고 후보자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에 타후보 지지자들을 끌어 올리기가 말처럼 쉽지 않은 점도 일반상품과는 다른 대목이다.또한 일반제품은 소비자들이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면서 직접 접촉할 수 있으나 정치는 그렇지 못하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와 직접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다. 따라서 거의 모든 유권자들은 TV나 신문 등 대중매체를 통해 후보자라는 정치상품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우리지역에선 TV토론마저도 없다. 유권자의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것이 스핀닥터의 선거전략이라면 심히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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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3 23:02

[오목대] 萬愚節

지난해 4월 1일 일본의 최대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을 받아본 수백만 독자들은 깜짝 놀랐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인재난을 해소하기 위한 긴급대책으로 외국인 2∼3명을 각료로 기용한다는 기사가 1면 정치면에 대문짝만 하게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이 기사에는 오부치 총리가‘각료 빅뱅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방침을 굳히고 이 사실을 곧 발표할 예정에 있어 이는 인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일본 정계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해설도 있었다. 또 수입각료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과 마가릿 대처 전영국총리, 리관유(李光曜) 전싱가포르 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까지 덧붙이고 있었다.그러나 이런 기사 옆 작은 컷에는 ‘오늘은 4월 1일’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1면 지면안내에도 ‘오늘은 만우절, 오늘 지면에는 가공기사 하나가 있습니다. 찾아 보세요’라는 글이 실려 있었다. 일본사회에 큰 쇼크를 초래할뻔 했던 이 기사는 ‘만우절용 기사’였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한 외국언론들은 진짜(?) 기사로 잘못 알고 긴급 타전을 했다가 정정보도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고 한다.이런 만우절의 풍속은 4월 1일인 오늘 단 하루만 난처한 장난을 하거나 친구에게 거짓말로 심부름을 시키는 풍습에서 비롯됐다.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풍속이 발견되지만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다만 고대 로마의 ‘힐라리아’(3월 25일)나, 인도의 ‘홀리’(3월 31일)와 같은 축제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특히 이 시기는 갑작스런 날씨의 변화를 통해 인간을 놀리는 춘분(春分)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학설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장난에 속은 사람을 ‘4월의 고기’(푸아송 다브릴)라고 부르고, 인도에서는 ‘뻐꾸기’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좋은 예라는 것이다.우리도 만우절에 대한 풍속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과 같은 ‘깜짝쇼’는 없다. 하지만 만우절에 가장 곤혹을 치르는 곳이 112나, 119라고 한다. 이제는 그런 장난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건 그렇고 오늘 총선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이 혹 만우절에 하는 거짓말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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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1 23:02

[오목대] 디지털시대의 인간

현대사회는 바야흐로 컴퓨터와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이버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모든 정보를 0과 1이라는 숫자로 바꾸어 처리하는 디지털 개념이 도입되면서 이제까지의 아날로그 문화는 급속하게 디지털 문화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시작된 변화는 이제 사회의 모든 영역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으려 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잡다 보니 사람의 의식까지 변하게 된것이다. 이쯤되면 인류가 만들어낸 과학문명이 도리어 인간과 그 시대를 지배하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이대로라면 인간과 과학문명의 균형이 깨어지고 그 판세가 뒤바뀌는 형국이 도래할 것이며, 이 싸움은 결국‘과학문명과 인간의 충돌’이라는 현대사회의 불치병으로 자리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과학문명과 인간의 역전현상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함정일 수도 있다.그 동안 사람들은 과학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워 왔고 모든 힘을 그 곳에 쏟아왔다. 그러나 인류가 지나치게 과학문명에 의존한 결과 이제는 인간 본연의 참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며 또 다른 방황이 시작되고 있다. 과학문명은 인간에게 편리함이란 햇볕을 선물했지만 인간성의 상실이란 그늘도 함께 드리워 주었다.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인류의 문제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인간과 자연의 충돌이고, 둘째는 인간과 인간의 충돌이며, 셋째는 인간과 자아(自我)의 충돌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루소는 2백여년전에 이미 오늘날 우리가 현대사회에 겪고 있는 질병을 정확히 진단한 셈이다. 그 질병의 병인(病因)은 다름 아닌 바로‘충돌’인 것이다.이제는 과학문명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병폐를 직시할 때이다. 자연환경이 급속도로 파괴되어 가고 인간의 윤리의식과 사회도덕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게다가 한 술 더떠 우리의 인간성이 상실되고 양심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병리현상의 주범(主犯)은 과학문명이 아닌 바로 우리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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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3.3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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