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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국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군산공장 매각과 관련, 현재 몇 개 업체들과 긴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처음 언급했다. 그는 결과가 나오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며, 대외비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산공장의 일부 부품생산설비 재가동에 대해선 향후 공장 매각 등 제3자와의 협상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카젬 사장이 언급한 협상 대상업체들은 대략 다섯군데 정도다. 전기차를 OEM 방식으로 생산, 중국 완성차 제조회사에 공급하겠다는 특수목적회사(SPC)와 소형화물차를 생산하려는 중견 특장차 제조판매사, 그리고 경승용 다마스를 생산하려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12개 중소기업, 또 외국계 인수합병 전문기업과 조립형 주택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 등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한국지엠의 비협조적 태도에 불만을 토로한다. 공장 인수와 함께 사업성을 판단하려면 먼저 군산공장 내 시설 현황을 파악해야 하는데도 달랑 건물평면도 하나만 주었다는 것. 구축된 설비나 도면 제공은 한국지엠이 거부하고 있기에 사업계획서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올해 초 미국 제너럴모터스는 한국지엠의 재무상황이 악화되자 우리 정부와 협상을 통해 산업은행에서 7억5000만 달러, 원화로 81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고 산업은행은 지난 4월 이중 절반을 한국지엠에 집행했다. 당시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은 군산 지역에 면목이 없다면서 부지 매각 방식대상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 뜻에 따르겠다고 확약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송하진 도지사에게 서면으로 약속했다. 그랬던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매각에 차일피일 늑장을 부리고 있다. 결국 돈 때문이다. 129만㎡에 달하는 군산공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1242억원 정도다. 그러나 군산지역 경기 침체로 산업단지의 실거래가는 공시자가를 밑돌아 실제 군산공장 땅값은 1000억원 수준이다. 기업에겐 오직 이윤이 최대의 선이라지만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한국지엠의 꼼수에 군산시민과 전북도민들은 분노한다.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군산국가산업단지 협력업체의 30% 정도가 도산했다. 이달말 군산공장 무급휴직자의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끝나면 군산 경제는 더 피폐해질 것이다. 정부와 산업은행, 그리고 전북도의 강력 대응이 시급하다.
전북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새만금의 대단위 태양광단지 조성계획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 측은 새만금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내세우고, 반대 측은 30년 기다린 새만금에 겨우 태양광이냐로 맞서고 있다. 과연 태양광이 새만금의 선물일까. 일단 외형상 잘 포장된 선물 보따리로 보인다. 태양광풍력단지 건설에는 민간자본 10조원과, 연구실증시설 등에 5690억원이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20년 넘게 투입된 사업비에 버금가는 돈이 몇 년 안에 새만금에 풀린다는 데 어찌 솔깃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뿐 아니다. 지역 업체들의 사업 참여를 많이 배려하고, 주민펀드 등을 통한 주민소득까지 챙기는 계획도 들어 있다. 그럼에도 새만금 태양광단지 설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전북지역 민주평화당 국회의원들이 그 중심에 있다. 민평당은 태양광단지가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새만금이 환태평양 경제중심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여기에 전북도민들과 소통하지 않은 채 정부 주도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절차적 하자를 문제삼고 있다. 민평당의 이런 문제 제기에 정부와 여당, 전북도는왜곡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 산업단지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용지를 활용하는 것이며, 전북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강변한다. 전북도 역시 새만금 재생에너지에 대한 논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전에 이미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전북도의 설명대로 새만금 태양광단지 조성계획은 이미 1년 전 언론에도 보도됐다. 민평당의 지금 입장처럼 새만금에 태양광이 설치될 경우 부정적 기류 또한 만만치 않았다. 정부가 당초 새만금 20%를 태양광 부지로 요구해서 전북도의 입장이 곤혹스럽다는 이야기도 이 때 흘러나왔다. 베일에 가려졌던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는 민평당이나, 정부의 전북도 주도론 모두 절반씩은가짜뉴스인 셈이다. 민평당이 새만금 태양광의 공론화 절차를 문제삼은 것은 정치적 계산을 숨겼다고 하더라도 뒤늦게나마 잘한 일이다. 그간 새만금에 인색했던 정부와 여당이 그나마 전북도민들의 눈치를 보게 만든 것만으로도 민평당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정부 에너지정책에서 새만금이 절실한 만큼, 이를 고리로 새만금 현안들을 푸는 데도 큰 힘이 되리라고 본다. 김원용 논설위원
세상사 우연히 맺어진 인연이 계기가 돼서 어떤 경우에는 동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묘한 시점에서 대척점에 서기도 한다. 박정희와 존 F 케네디는 이역만리 전혀 다른 곳에서 태어났으나 묘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를 향해 가던 1917년 식민지 한반도에서는 박정희가 태어난다. 묘하게도 미국에서 같은해 존 F 케네디가 탄생한다. 그리고는 한참 시간이 흐른 1961년 둘은 공교롭게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요즘 같으면 청년 취급을 받는 44세때였다. 한 사람은 뷸릿(bullet 총알)으로 정권을 훔쳤고, 다른 사람은 합법적인 밸럿(ballot 선거)으로 권좌에 올랐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두 사람은 1961년 11월 미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정상회담을 갖는다. 불과 2년후 존 F 케네디는 46세를 일기로 댈러스에서 흉탄에 의해 암살되고, 박정희는 1979년 61세를 일기로 역시 궁정동에서 시해되기 때문이다. 먼 훗날 일부 사가들은 이들이 같은해에 태어나고 같은해에 권좌에 오른데다 머리에 흉탄을 맞고 사라진 것에 대해 우연치고는 참으로 묘하다고 말한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은 4월 23일인데 이는 1616년 4월 23일 스페인의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우연하게도 같은 날 사망한 것을 기념해 제정했다고 한다. 요즘 정가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화두를 던지고 떠난후 집권여당과 민주평화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대결 구도가 만만치 않다. 좀 성에 차지 않더라도 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정부가 제시하는 지역발전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게 관행이나 이번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송하진 지사가 새만금의 활로를 재생에너지 단지에서 찾겠다며 이는 곧 새만금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가장 앞장서서 반대 논리를 펴고있다. 심지어 대통령 방문에 맞춰 군산 현지에서 당 지도부 회의를 열고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요즘 도민들은 좀 헷갈리는 분위기다. 송하진 지사와 정동영 대표는 무려 50년전 까까머리 소년때 고교 동기동창으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어왔는데, 지역 현안에 대해 이처럼 대척점에서 만나는 것은 좀 의아하다. 일부 호사가들은 발전 방향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것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며 병자호란때 주화파와 주전파의 예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쪽에선 겉으론 새만금 발전 방향에 대한 시각 차이 같지만 본질은 가깝게는 내후년 총선, 좀 멀게는 차기 도백 선거와 맞닿아 있는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이번 새만금재생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일개 사업에 그치지 않고 향후 결말에 따라 송 지사,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전북의 명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속속 공직이나 일반 직장에서 퇴직한다. 자녀들 때문에 노후 준비도 제대로 못해놓고 퇴직해 경제적으로 힘들어라 한다. 당장 돈 벌어야 할 상황이지만 일자리가 없어 헤매고 있다. 나날이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기술과 자본도 없어 자영업을 차리지도 못한다. 이들 세대들은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낀 세대로서 힘든 경쟁세월을 보내왔다. 대학을 나와야 직장을 구하고 동료들보다도 승진을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에 밤잠 안자고 공부했고 집에까지 일보따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했다. 이들은 번아웃족같이 퇴직 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일만 하다가 퇴직하다 보니까 여가생활을 즐길줄 모른다. 경제적으로 안정돠어야 취미생활도 하고 산행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전주만해도 70대 이후 세대들은 어느정도 노인대접을 받는다. 자녀들한테나 사회적으로도 누릴 것은 누리고 있다. 후배들이 있어 어른이나 선배대접을 받고 있다. 그러나 60대들은 사회적 발언권도 약하고 물당번도 못한다. 선배들로부터 어린아이 취급을 당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함께 가려고 챙기거나 끼워주질 않는다. 지금 전주사회는 너무 고루하고 보수적이다. 세상이 하루게 다르게 변해 가지만 역동성이 떨어진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소극적으로 가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소통이 잘되는 사회라야 건강해지는데 그렇지 못하다. 지방의회가 있지만 모든 것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계가 있다. 아직도 지방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지 못해 더 그렇다. 전주 사람들은 양반기질이 강해서인지는 몰라도 장단점 모두가 착하다. 장점도 착하고 단점도 착하다. 이런 성격 가지고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 뭔가 똑 바른 기질이 있어야 하는데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애매하다. 매사에 수동적이고 적극적이질 못하다. 비난과 비판만 할 줄 알지 대안을 제시할 줄 모른다. 60대들은 공부도 할 만큼 해 지적수준이 높고 경험도 풍부하다. 예전 60대들 보다 건강하고 에너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지금부터는 할일이 없다고 푸념만 할 게 아니라 일을 만들어서 하면 그만이다. 사회적 기업을 만든다거나 조합을 결성해서 운영하는 것도 좋은 예일 수 있다.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물당번도 못한다고 선배들 탓만 할 게 아니라 목에 방울 달 일이 있으면 방울을 달아야 한다. 동학의 후예답게 촛불집회 때처럼 주인의식을 갖고 세상을 바꾸는 일에 나서야 한다. 너무 긴 잠에 빠져 있는 전주나 전북사회를 깨우자. 우리 스스로가 행동하는 양심을 갖고 지역사회에 역동성을 불어 넣어야 한다. 지역사회가 잘못가고 있거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 여론이 잘못 형성돼 가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바로 잡아줄줄 알아야 한다. 60대들이 전주와 전북사회를 바꾸는 중심이 돼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남들한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고 발전해 갈 수 있다.
안동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삼면을 감싸 안고 있는 독특한 지형과 빼어난 자연경관, 조선시대 한옥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풍광이 더없이 운치 있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전체가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될 만큼 유형무형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이 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금은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으니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힐만하다. 하회마을이 요즈음 때 아닌 분쟁으로 시끄럽다. 마을에서 운행되는 전동차가 분쟁의 주범이다. 그런데 분쟁의 속내를 들여다보니 그 이유가 마을 안 골목길을 달리는 전동차들의 폐해 때문이 아니라 마을 안의 업체와 밖에 있는 업체 사이에 운행 독점권을 둘러싼 싸움이다. 하회마을에 전동차가 운행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하회마을의 안에서만 4개, 전동차 80대를 운행하고 있단다. 상상해보자. 600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을의 느티나무와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하회마을의 골목길,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이 배인 한옥과 정갈하고 멋스런 흙담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전동차들의 행렬을. 일본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 쯔마고가 생각난다. 쯔마고는 에도시대, 교토에서 도쿄를 잇는 길에 형성된 여관마을이다. 일본 정부는 전국적으로 형성됐던 69개 여관마을 중 보존이 잘되어 있는 6개 마을을 중요전통적건조물보존지구로 지정했다. 그중에서도 400년 역사를 가진 쯔마고는 최고로 꼽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지키고 있는 규정이 있다. 팔지 않는다. 빌려주지 않는다. 부수지 않는다는 구호를 내세운 일종의 규약이다. 마을 사람들이 이 규약을 충실하게 지켜오고 있는 덕분에 쯔마고는 여전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사시사철 외국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이 마을에서는 걷고 쉬면서 전통가옥과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의 모습까지도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전동차를 받아들인 하회마을도 쯔마고처럼 오래도록 원형을 간직할 수 있을까. 오직 편하고 빨리 마을을 둘러보는 수단으로서의 전동차의 존재는 아무래도 위험하다. 관광을 앞세워 망가지고 있는 오래된 유산들이 적지 않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전주의 한옥마을에도 전동차가 달린다. 큰 길 작은 길을 가리지 않고 전동차가 달리는 한옥마을은 제 정취를 잃은 지 오래다. 우후죽순 늘어난 전동차 가게는 도로를 점령하고서도 당당하다. 안전사고까지 가세했지만 행정의 규제도 닿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승소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옹(98). 지난 2005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소송을 낸 4명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다.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이후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승소했고 이듬해 7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1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지만 일본 기업의 재상고와 사법농단사태로 재판이 지연되면서 5년만에야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 사이 함께 소송을 제기했던 강제징용 피해자 3명은 대법원의 승소 소식을 듣지 못하고 가슴에 한을 안은채 세상을 등졌다. 백수(白壽)를 앞둔 그는 오늘 같이 살아서 왔다면 마음이 안 아픈데, 혼자 오니 슬프고 서운하다며 울먹였다. 이번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을 보면서 감회가 남다르다. 조부도 1944년 40대 중반에 일본 구주 탄광으로 강제징용을 당했다. 탄광 막장에서 강제 중노역과 구타를 당하면서도 집에 남겨진 부인과 7남매를 생각하며 버텨오다 이듬해 8월 해방이 되면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돌아왔다. 하지만 하루 콩 한 줌으로 연명하며 중노동과 가혹행위에 시달린 후유증으로 피골이 상접한 채 돌아와서 시름시름 앓다가 5년만에 돌아가셨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피해접수를 받았고 22만여명이 신청했다. 탄광에서 받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노역금을 1엔당 2000원씩 원화로 환산해서 80만원을 수령했다. 1년여 동안 강제 중노동의 댓가로는 터무니없는 액수였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에 따르면 아직도 강제노역 피해신고를 못한 사람들이 10만여명이 넘는다. 일제의 강제 징용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진행됐다. 중일전쟁을 일으킨 이듬해인 1938년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해 강제징용에 나선 것. 이 기간 일본과 만주 등 국외로 강제 동원된 사람이 150만명, 국내 작업장에 동원된 사람이 약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당시 인구 2500만명의 14%가 강제 징용 피해를 당했다. 독일은 기억책임미래 재단을 만들어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의해 강제노동에 동원된 피해자를 단 한명도 누락되지 않도록 접수받고 있다. 이제라도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함께 우리 정부도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태양광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거리마다 나부낀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태양광 투자 이야기가 결코 생소하지 않다. 태양광 투자로 얼마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인들의 투자담도 곧잘 듣는다. 전문 업체들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태양광 사업이 평범한 시민들 속으로 들어왔다. 가히 태양광 열풍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은퇴자들이 특히 태양광투자 유혹의 대상이다. 분양 업체는 보통 100kw 1기를 기준으로 2억5000만원 안팎을 투자할 경우 월 2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한다. 부지비 등 1억원쯤 있으면 나머지 저리 융자를 받아 소자본으로 발전소 사장이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기조로 삼는 정부가 든든한 후원군이다. 태양광 분양업체의 광고가 과대광고로 제재 받지 않는 걸 보면연금발전소란 말이 헛말은 아닌 모양이다. 물론 건실한 분양 업체에 투자해서 정상 가동되는 경우다. 낮은 금리 체계에서 연간 10% 내외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데 어찌 투자처로서 큰 매력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진 곳도 있기 마련이다. 태양광 열풍에 따른 입지 갈등과 산지 훼손, 부동산투기 등 사회적 문제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북은 전국적으로도 태양광발전의 핫플레이스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전북의 태양광 발전 허가 건수는 1만7831건으로 전국 5만2298건의 34%에 달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미 정읍과 김제, 임실, 부안 등은 태양광 발전시설에 필요한 변전소 연계 용량을 초과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곳이기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태양광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도내 시군 태양광 시설의 상당부분은 외지인 소유로 알려져 있다. 전북지역 땅값이 싼 이유로, 외지인들의 먹잇감이 된 셈이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어제 군산에서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정부는 새만금에 신재생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연관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발전수익 일부를 재투자함으로써 새만금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이 지역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희생양이 될 뿐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새만금이 정부 정책의 먹잇감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태양광이 새만금과 지역발전의 빛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주요 포털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어제 하루종일 새만금이 상위에 올랐다. 시작된지 무려 27년이 지났지만 타 지역 사람들은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거나, 아니면 휙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제 새만금이 떠오른 것은 국정 감사 등에서 새만금 태양광풍력단지에 대한 민주평화당의 문제제기, 조선일보 1면 톱 보도, 문재인 대통령의 30일 군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참석 발표 등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새만금이 여론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지난 28일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이라는 새만금의 비전을 바꾸는 것이면 안된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다. 대표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다음날 1면 톱 기사와 3면 전체에 새만금 태양광 기사를 실었다. 새만금에 원전 4기에 맞먹는 태양광풍력단지가 조성되는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의 환황해권 경제거점 개발계획이 1년 만에 방향 전환되는 것이라는 취지였다. 조선일보는 특히 새만금에 여의도 13배 크기의 태양광 시설을 갖추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비공개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여야간 공방이 계속될 전망인데 과연 결론이 어떻게 맺어질지 주목된다. 문제는 경제다. 빌 클린턴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가 떠오르는 시점이다. 요즘 전국 방방곡곡 어렵지 않은 곳이 없지만, 유독 전북 지역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가 과연 도민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새로운 희망을 주게될지, 아니면 일부 야권의 우려처럼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없는 사업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30일 군산에서 열리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 예정인 가운데 그의 발언에 온통 이목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31일 군산에서 열린 22회 바다의날 기념식에서 언제나 너른 마음으로 품어주신 전북도민과 군산시민들께 감사드리며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항만과 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 확충해 새만금이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처음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지난해 대선때였다. 도민들은 전북의 친구에게 전국 시도 중 최다 득표율(64.8%)로 화답했고 올들어서도 지난 6.13 지방선거때 전북은 민주당에게 표를 몰아줘 대다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과연 이제 문 대통령은 친구에게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오랫동안 지역에 살다보면 여러 체면 때문에 할 이야기 다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뻔히 잘 잘못을 알고 있어도 대놓고 비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까 자연히 지역문제에 대해 뒷담화만 깔뿐 근본적인 개선이 안이뤄진다. 지역을 이끄는 여론주도층이나 유지란 사람들이 이슈가 있을 때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면서 어물쩍하게 감싸고 넘기는 바람에 고인 물이 썩듯 지역만 낙후돼 간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문제만해도 송하진 지사와 김승수 시장 편으로 나눠져 있다. 전주발전이란 큰 명제를 놓고 판단해야 할 문제를 자신과의 사사로운 이해관계 때문에 감성적으로 판단,아직껏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익명성 보장이 안되는 전주시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말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학연으로 서로가 얽혀있어 누구를 디스하거나 잘잘못을 말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나이도 벼슬이란 말이 있지만 보수색채가 강한 전주에서 후배가 선배의 잘못을 지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주와 전북발전이 안되는 이유도 거창한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고 침묵하며 눈 감아버린 것이 원인이다. 그간 선거를 많이 치르다 보니까 서로가 누구를 지지했고 어느 정당을 밀었는지 휜히 안다. 단체장을 중심으로 이미 편가르기가 됐다. 승자독식구조로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까 단체장과 연줄이 안 닿은 사람은 국물도 없다. 모두가 소통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이슈가 생길 때는 곧장 입을 다문다. 아예 견해가 다른 사람하고는 말도 섞을려고 안한다. 끼리끼리만 챙긴다. 편하기 때문이다. 지역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지만 제대로 의견이 정리되지 않고 중구난방식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 여론이라는 미명으로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먹고 살기가 힘들고 양반의식 때문인지 몰라도 전주가 조용한 편이다. 지금 전북이 광주 전남과 충청권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 지역발전이 힘든 때인데 그 누구 하나 목에 방울 달려는 사람이 없다. 역사발전은 행동하는 양심에서 비롯된다. 촛불집회 때처럼 분연히 일어나야할 때다. 전주시청에서 공무원들이 제대로 공무를 담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 누구 하나 안 나선다. 어른이 없는 사회가 되다 보니까 이 모양 이꼴이 됐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다수쪽으로만 서서 안위를 구할려는 사람이 많은 전주가 그래서 힘들다. 전주정신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용기라야 한다. 그래야 촛불정신이 활활 타오르면서 건강한 전북사회가 만들어진다. 문재인 대통령한테 표를 찍었으니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건 마치 권리위에서 낮잠 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만금국제공항을 잼버리대회 개최 이전에 건설하도록 강력히 외쳐야 한다. 새만금개발도 공항건설 없이는 앙꼬 없는 찐빵이다. 전북 몫 찾기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순한 양처럼 있을 게 아니라 우는 아이 떼쓰듯해야 한다.
<영재발굴단>이란 TV 프로그램이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흥미로웠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 있는 영재들을 찾아 그들의 일상을 리얼하게 담아내고, 그 영재성을 더 키워나가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란 소개가 있다. 각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는 많은 아이들이 반가웠다. 문득 오래전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운영했던 <문화영재캠프>가 생각났다.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은 전주와 전북 지역의 정보통신소프트웨어문화산업 육성 진흥을 내세운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옛 이름이다. 전주문화영재캠프는 당시 전주의 초등학교 사이에 인기가 꽤 높았다. 진흥원이 2001년에 설립되었으니 초창기랄 수 있는 2003년에 문을 열었는데 2년 만에 캠프 정규프로그램을 거쳐 간 아이들이 5천5백 명이나 될 정도로 참가자가 몰렸다. 이런 인기세를 예견이라도 했듯이 진흥원은 전주 시내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1기 참가자를 100명으로 한정했다. 한 해 동안 50회 정도의 캠프가 운영되었지만 갈수록 문화영재캠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신청에서 밀려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원성이 컸다. 그즈음 영재교육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도 붐이 일어 다양하고 폭넓게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었지만 자치단체에서 문화영재분야의 교육캠프를 연 것은 전주문화영재캠프 한곳 뿐이었다. 전주문화영재캠프는 놀이와 교육이 공존하는 학습현장이었다. 지식과 인성, 예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영재캠프가 내세운 방식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 자극과 학문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컬러파티-어린이리더십-한옥만들기-로봇교실-F1레이싱-한옥마을 투어 등 6개 프로그램은 문화영재교육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것이었는데 이들 모두가 감성적인 사고와 예술적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야하는 것이어서 그리 만만한 과정이 아니었지만 놀이를 통한 학습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컸다. 그때 취재로 만났던 캠프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재능이 발견되는 살아 숨 쉬는 교육현장이었다. 참관을 위해 현장에 있던 엄마들의 말이 생각난다. 내 아이는 왜 영재가 될 수 없는가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내 아이가 바로 문화영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만큼 기발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예술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세계는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세계였다. 전후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전주문화영재캠프>는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쉬운 일이다.
지난해 봄 시골의 노는 땅에 잡풀만 무성해서 풀을 이길 수 있는 작물로 만차량 단호박을 심었다. 럭비공 모양의 만차량 호박은 일반 단호박보다 당도가 높고 맛도 좋고 재배도 쉬어서 유휴지 재배에 제격이었다. 하지만 모종값이 만만찮다. 모종 한 개당 6000원으로, 사과나무 묘목 값과 비슷하다. 만차량 모종이 비싼 이유는 일본에서 종자를 독점 공급하기 때문이다. 호박씨 한 개값이 5만원에 달한다. 이를 국내 생산농가들이 사다가 씨앗 한 개에서 모종을 70~120개까지 증식해서 판매한다. 요즘 건강 채소로 각광받는 토마토나 파프리카 씨앗 값은 황금보다도 비싸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는 1g당 가격이 9만1000원 정도로, 현재 금 시세의 2배에 달한다. 미니 파프리카 종자는 금값보다 3~4배나 높다. 이처럼 희소가치가 있고 상품성이 있는 종자는 부르는게 값이다. 종자 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종자산업의 미래 가치를 알아보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 독일의 다국적 기업인 바이엘은 미국의 거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2년간 공을 들여 67조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미국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은 듀폰을 인수합병하면서 130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농화학 기업으로 몸집을 불렸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화공은 세계 최대 농약제조회사인 신젠타를 4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총성없는 종자산업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세계 농산업시장이 독일 바이엘과 중국 중국화공, 미국 다우케미컬 등 3대 공룡기업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3년 종자산업법을 개정하고 5년마다 종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방사선육종연구센터 설립과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 종자산업진흥센터 지정 등 종자산업 기초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로 전략적 수출수입대체 품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일원에서 제2회 국제종자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씨앗, 미래를 바꾸다를 주제로 고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17작물과 유전자원 170품종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가 세계 종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내수 규모는 1%에 불과하다. 국가 차원의 육종연구 지원과 골드 시드 개발로 종자 강국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참여정부 때 행정수도 이전이 추진됐으나 수도권과 야당의 반대가 극심했다. 결국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신행정수도 건설이 백지화 되고, 대안으로 행정복합도시가 만들어졌다. 당시 헌재는 수도가 서울인 점은 관습헌법에 해당하고, 헌법 개정절차에 의해서만 변경할 수 있다고 위헌 사유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개헌 논의와 함께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수도가 갖는 상징성이 지대하고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녹록한 작업이 아닐 터다. 고창군이 민선7기 들어한반도 첫 수도를 내세우고 있다. 군정 방침의 맨 윗자리부터, 모든 행사장에 한반도 첫 수도, 고창이 나부낀다. 한반도의 첫 수도라는 네임도 생소하고, 고창이 왜 한반도의 첫 수도인지도 의아스럽다. 유기상 군수는 문명사적으로 고인돌시대에서 마한시대까지 세계 최고의 문명을 꽃피운 땅이며, 마한시대의 수도였던 고창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우리 손으로 다시 살려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압축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증이 제대로 안 된 역사적 사실을 갖고 지역의 가치를 앞세우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온다. 수도가 갖는 상징성은 지대하다. 전북에서 수도 기능을 했던 적은 후백제 때 전주가 역사 기록으로 유일하다. 전주는 후백제가 고구려에 멸망할 때까지 37년간 수도였다. 전주시와 국립전주박물관이 몇 년 전부터 후백제의 역사복원을 위해 발굴조사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1000년 전 패전국의 역사 흔적을 찾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한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할 때 그 분야의 수도라는 이름이 널리 쓰이고 있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창원과 제주는 세계 환경수도를, 순천은 세계 생태 수도를 제창한다. 한반도 첫 수도, 고창역시 이런 맥락에서 굳이 현미경을 대지 않고 넓게 이해할 수도 있다.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쓰지 않는 구호여서 신선하기도 하다. 그러나 역사적, 논리적 뒷받침이 안 될 경우 그들만의 구호에 머무를 수 있다. 고창이한반도 첫 수도로 공감을 사고 영속성을 가지려면 마땅히 수긍할 수 있는 논리와 근거를 세우는 게 우선이다.
지금부터 대략 2100년 전, 사마천은 사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열배 부자이면 그를 헐뜯고, 백 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며, 천 배가 되면 그에게 고용당하고, 만 배가 되면 그의 노예가 된다. 무려 200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본성을 꿰뚫어보는 사마천의 예리한 통찰력은 가히 놀랄만하다. 엊그제(21일) 올 하반기 대졸 공개채용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 무려 10만명이 넘는 인재가 몰렸다. 직접, 간접적으로 만나는 모든이들이 입만열면 삼성의 행태를 비판하는것 같은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삼성에서 근무하고 싶다며 인재들이 쇄도하고 있다. 정말 내 재산보다 천 배를 가진자에겐 고용당하고, 만 배인 자에겐 노예가 되는게 이치인가 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시험 종료 직후부터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토사구팽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GSAT에 토사구팽(兎死狗烹)에 나오는 동물은 무엇인가란 문제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방과 한신, 종리매 등의 고사에서 비롯된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인데 대학생들에겐 꽤 어려운 문제다. 어느 위치에 있든 사람들은 모두 토사구팽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개인적인 입장에 보면 분통이 터질 노릇이지만 창업공신의 역할은 따로있고 수성할 이들의 몫은 별도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1년반이 넘어서고 있다. 적폐를 일소하고, 새 정부 탄생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는 도민들은 뿌듯한 자부심에 오랫동안 행복했다. 그런데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전국 시도중 도민들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것은 무엇을 받기위한 것은 아니나, 적어도 과거와는 뭔가 달라질 거란 기대를 가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전북 출신 장차관, 수석 등이 배출됐다고 하지만 대부분 그들 개인의 영예일뿐, 지역사회의 입장에만 국한할 경우 사실 큰 의미가 없다.그래서 벌써부터 성격급한 도민들은 토사구팽을 입에 올리고 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때 아픔을 겪어본 도민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구태여 새만금사업이니 군산GM이나 현대중공업 폐쇄, 새만금공항 전개상황 등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최근 폐막한 제99회 전국체전때 외국순방 일정으로 인해 개막식에 불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전북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뭔가 깜짝 놀랄만한 카드를 내놓느냐는 것이다. 단순히 행사 참석에 그치지 않고 과거와는 확 달라진 비전을 제시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싶은게 도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야만 토사구팽 운운하는 도민들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도청 소재지인 전주를 발전시켜야 전북이 발전해 갈 수 있다. 인구 65만인 전주시가 6070년대만해도 교육도시로 전국 7대도시안에 이름을 올려놓았으나 지금은 17위권으로 밀려났다. 수도권이 충남 평택까지 확대되면서 충청권 세력이 커진 반면 전주는 생산시설이 빈약해 인구유입이 안되면서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옥마을에 연간 11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지만 전주한옥마을이 경유관광지 밖에 안돼 기대했던 만큼 파급효과가 별로 크지 않고 있다. 케이블카가 있는 여수시처럼 숙박관광지가 돼야 관광객이 머무르며 돈을 쓰고 가는데 전주는 그렇지가 못하다. 겨우 안주거리 푸짐한 막거리나 콩나물국밥 비빔밥 정도 먹고 난후 수제쵸코파이 하나 달랑 사가는 게 고작이어서 큰 돈이 떨어지지 않는다. 걱정스런 것은 한옥마을을 한번 왔다가면 또 찾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는 다른 지역에 우후죽순처럼 한옥마을이 생겨난데다 볼거리가 한정돼 굳이 잠까지 잘 필요를 못느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전통이 살이 숨쉬는 체류형관광지로 만들려고 전라감영복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 하지만 아직껏 가시적으로 보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덕진공원이나 동물원도 특색없이 예전의 모습 그대로이고 각종 편익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관광객이 찾지 않고 있다. 현재는 전주가 반나절권 관광지 밖에 안되다 보니까 관광객이 돈을 안쓰고 간다. 주말에도 한옥마을 객사주변 도청앞 신시가지 중화산동 일대만 초저녁에 잠깐 북적일 뿐 평일에는 거의 밤 10시 이후에는 적막강산이다. 그간 전주시가 영세상인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대형 유통매장 진출을 억제한 바람에 상당수 시민들이 휴일에 드라이브 삼아 대전 코스트코나 부여 아울렛매장을 즐겨 찾고 있다. 글로벌시대에 나만 잘 살겠다고 담을 쌓고 살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전주에 대형유통매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 사람을 모이게 해서 돈을 쓰도록 해야 한다. 맞벌이 월급생활자나 불편없이 살기 좋은 곳이라면 그 도시는 문제가 있다. 13년간이나 끌어온 전주종합경기장 개발건도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그만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양여자인 도도 종합경기장 개발건에 대해서 전향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 양여조건에 안맞다고 무작정 환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야 현실적으로 전주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곰곰히 살펴야 한다. 도가 관치시대처럼 상급기관이라는 생각만 갖고서는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 그간 민선자치시대들어 도와 전주시간에 보이지 않게 미묘한 알력이 생겨 서로 협력하지 않은 것도 전주발전에 큰 장애요인이었다. 김승수 전주시장도 행정경험이 풍부한 송하진 지사의 관록을 존중하면서 법 보다는 행정의 테두리안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야 전주가 발전하고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고 윈윈할 수 있다.
당초 촬영 분량은 150시간이었단다. 이 장대한 분량을 정리하고 편집해 완성본으로 내놓은 다큐 상영시간은 206분, 그래도 역시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게다가 영화는 웬만하면 있을법한 내레이터의 해설이나 설명을 더하지 않았다. 그 덕분인가. 날 것 그대로의 풍경이 펼쳐지는 이 긴 상영시간을 완주한(?) 관객들은 공립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에 더욱 새롭게 눈을 뜨고, 다큐의 힘에 다시 한 번 감동하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거장 프레드릭 와이즈먼의 신작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이야기다. 영화는 123년 역사를 가진 뉴욕 공립 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 본관과 90여개 분관을 12주 동안 촘촘히 들여다보고 기록한 다큐다. 뉴욕타임스 선정 2017 최고의 영화에 선정되고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계 5대 도서관 중 하나이자 미국 최대 공공도서관인 뉴욕공립도서관의 일상은 흥미롭다. 감독은 격식을 깨트린 명사들의 특강,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경영진과 실질적인 답을 얻기 위해 벌이는 직원들의 치열한 회의, 인종과 여성 환경 노동 등의 민감한 사회이슈를 다루는 토론모임이나 저소득층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예술 공연과 취업박람회까지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감독은 더 이상 지식의 창고에만 머무르지 않는 도서관의 오늘을 통해 공공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눈길을 끄는 풍경이 있다. 뉴욕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분관들이 운영하고 있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다. 어느 분관에서는 컴퓨터를 갖지 못한 주민들에게 핫스폿을 빌려주고, 온라인 플랫폼을 모색하며 신체적 한계를 가진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점자와 음성 도서관을 특성화한 어느 분관에서는 휠체어를 탄 직원이 일을 한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누구라도 소외되지 않게 하는 운영을 탐색하는 분관들의 고민은 도서관이 궁극적으로는 도시공동체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에 맞닿아 있다. 다양한 연령과 인종, 성별과 계층이 따로 없이 참여하는 다양한 강연과 워크숍 풍경은 그래서 더 따뜻하다. 88세 고령의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도서관은 민주주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말한다. 문득 우리의 공공도서관을 생각해본다. 어디쯤에 있는가.
서울시장은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서울시장은 국무위원이 아니지만, 국무회의 규정으로 배석하도록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한걸음 나아가 17개 시도 광역단체장이 참여하는제2국무회의개설을 공약했다. 개헌을 통해 이를 제도화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헌이 불투명한 상태에서중앙-지방협력회의가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 17개 광역시도지사가 참석해 정례적으로 중앙정부와 광역단체간 협력과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상설기구로 설계되고 있다. 원론적으로만 보면 현 국무회의에 서울시장만의 배석이 그리 자연스럽지 않다. 각 부처 장관을 위원으로 한 국무위원과 선출직 자치단체장인 서울시장은 결이 다르다. 서울시장으로서도 의결권도 없이 덩그러니 모양새만 갖추는 게 꼭 달가울 수만도 없을 터다. 특히 야당 서울시장의 경우 국무회의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많다. 실제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이런 이유 등으로 국무회의 참석률은 극히 낮았다. 반면 제2국무회의의 성격은 다르다. 자치단체장이 중심이 되는 회의체이기 때문에 의제 자체부터 지역적인 문제들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구조다. 제2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정기적으로 만날 경우 자연스레 지방정부에 힘이 실릴 것이다. 시도지사협의회가 지방분권의 강화 차원에서 제2국무회의 신설을 적극 바라는 이유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4개월째 접어들었으나 전북지사와 14개 시장군수들이 만나 지역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간에도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마당에 전북도지사와 시장군수간 정례회의가 없다는 게 이상하다. 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의견을 모으고 힘을 합쳐야 할 현안이 얼마나 많은가. 관선시대처럼 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상하관계는 아니다. 그렇다고 도지사 주재의 시장군수 회의가 그리 어려운 일인가. 시군정은 도정의 큰 그림 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 민선시대라고 하지만, 시군정에 도정의 지원이 필요하다. 도정 역시 시군의 협력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소 닭 보듯할 관계가 아니란 이야기다. 송하진 지사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 일요일 저녁 완주 모악산 자락 별마당에서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작은 동네음악회가 열렸다. 마을 한 켠에 자리잡은 잔디정원에 250여명의 지역민들이 빼곡히 둘러앉아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노래와 연주, 공연에 연신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깊어가는 가을 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판소리 쑥대머리의 애절한 가락에는 함께 추임새를 넣고 신명난 난타 공연에는 몸 장단을 맞추며 마을주민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가을은 참 예쁘다를 주제로 올해 아홉번째 열린 이날 마을음악회는 오페라 단원과 국악 공연자 두 팀을 빼곤 모두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직접 출연했다. 마을에서 농사를 짓거나 귀촌한 60~70대 여성들로 구성된 모악 울림 난타팀은 구이면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함께 악기를 배우고 팀을 결성해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달에만 7차례나 서울과 전국 각지를 돌며 초청공연을 다닐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이 마을의 작은 음악회는 10년전 구이로 귀촌한 김옥자 완주군 문화이장이 지난 2010년부터 사비를 들여 시작했다. 처음에는 70~80 가수들을 초청해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오다 지역공연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바뀌었다. 이같은 작은 음악회가 매년 구이지역에서만 4곳서 열린다. 들꽃마을 작은 음악회와 모악 호수마을 음악회, 그리고 구이생활문화센터에서 6월과 10월에 개최하는 한여름 밤의 축제와 도담한마당 행사 등이다. 완주문화재단에서도 이같은 마을 단위 생활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마을로(路), 예술로(路)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마을로 예술로사업은 마을 문화행사를 발굴해서 풀뿌리 생활문화가 지역에 확산되도록 지원한다. 올해에는 단오맞이 풍년기원 한마당을 비롯 하우스 콘서트, 별밤 콘서트, 정류장 책방, 단오행사 등 5개 문화행사를 지원했다. 완주군 뿐만 아니라 도내 시군마다 이 같은 크고작은 생활문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전 같으면 도시민이 아니면 문화생활을 향유하기 어려웠지만 이젠 문화예술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자리잡고 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 마을 곳곳에 활짝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큰 틀에서 보면 사실 중국이 세계사의 흐름속에서 뒤쳐진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아니다. 대략 4000년 중국 역사에서 가장 융성한 시기를 꼽는다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과 청(淸)나라 강희-옹정-건륭으로 이어지는 3대 130년간이다. 청나라 제6대 황제인 건륭제 집권 시기(재위 1735~1795년) 청나라는 세계 산업 생산액의 33%를 차지했다.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청이 만들어놓은 제국의 판도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한반도의 약 44배에 달하는 면적을 가지고 있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강희-옹정-건륭으로 이어지는 성세도 산업혁명기를 계기로 해서 크게 기울면서 청나라 말기에 접어들면서는 서구세력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굴욕을 겪게된다. 한 세기가 훨씬 넘는 치욕끝에 오늘날의 중국이 절치부심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은 한마디로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이다. 1970년대 말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주장하던 덩샤오핑이 펼친 경제 정책으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없다는 의미다.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실용주의 정책이 최고라는 거다. 덩샤오핑의 결단이 오늘날 중국의 번영을 가져왔다고 볼때 지도자의 역량은 참으로 중요하다. 선거때마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심심치 않게 서울TK, 지역TK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총선을 1년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자유한국당이 요즘 본격적인 인적쇄신에 나서면서 당협위원장 교체폭이 주목되는데 역시서울TK냐, 지역TK냐하는 논쟁이 없지 않다고 한다. 서울TK는 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자신의 이력을 중앙에서 꽃피우고 성장한 인물을 말하며 지역TK는 경력의 대부분을 지역에서 쌓아온 토착리더를 의미한다. 선거철이면 중앙무대에서 화려한 이력을 쌓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활동하다가 당선되면 여의도로 가거나, 낙선하면 아예 생활근거지인 서울로 가버리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서울TK, 지역TK라는 말이 생겼다. 서울TK는 상대적으로 명망가인데다 이력이 화려한 반면, 지역 리더들은 중량감은 좀 떨어지지지만 생활현장을 찾아다니면서 함께 호흡하는데 능수능란한 측면이 있다. 도내에서도 도의원이나 시장, 군수 정도 지낸 이력을 갖춘 사람이 요즘에는 왕왕 국회의원으로 진출하고 있다. 사실 서울TK, 지역TK 논쟁은 구태의연한 것일뿐 주민들은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가리지 않고 쥐 잘잡는 고양이를 원할 뿐이다. 도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요즘 새만금공항건설 등 전북현안을 지켜보고 있으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우군으로만 믿었던 이낙연 총리가 국회 답변에서 새만금공항건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없다고 답변하는 바람에 전북도가 순식간에 패닉에 빠졌다. 전북은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를 앞두고 새만금국제공항을 조기에 완공하기 위해선 예타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나 이 총리가 이 같이 답변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격이 돼 버렸다. 재선에 성공한 송하진 지사는 지난 장미대선 때 도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당선시켜 줬기 때문에 문 대통령부터 전북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집권한지 1년6개월로 접어들었으나 군산 GM자동차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정부대책이 립서비스에 그쳤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이 전북을 두고 한 말처럼 들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되면서부터는 더 꼬여 가고 있는 느낌이다. 송지사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 대표와의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구구절절하게 전북 현안을 건의했으나 이 대표가 묵묵부담으로 그쳐 실망감이 컸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면서부터 세종시에 KTX혁신역사를 건립하고 서산군용공항에 민항기가 취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 충청권에서 노골적으로 지역현안을 적극 거론해 상대적으로 전북을 힘들게 하고 있다. 여기에 대권주자로 부각된 이 총리도 흑산도공항건설 등 광주 전남 현안 챙기기에 바빠 전북만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금융위원회 국감장에서 부산의원들이 전주혁신도시에 대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용역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지적해 전북이 진퇴양난에 처했다. 전북은 문재인 정부들어 지역현안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놓고 보면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을 정도로 전북은 이 정권들어 찬밥신세가 돼 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13일 EU순방일정 때문에 전날 열린 전국체전개막식에 참석치 않을 것을 놓고도 도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들이 전국체전개막식에 참석치 않은 것은 4번밖에 없었다면서 도민들이 문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짝사랑 한 아니냐고 힐난했다. 지금 전북은 지역개발의 기로에 서 있다. 국민연금공단을 흔들면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현안들이 암초에 부딪쳐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군으로만 여겼던 당 정 청마저 비켜가 전북을 더 힘들게 한다. 내우외환에 처한 송 지사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 10명이 당리당략을 떠나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똘똘뭉쳐 국가예산 확보 등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민평당 정동영대표부터 협치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70년대 말 가난한 동네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야학으로 빈민운동을 시작해 40년이 지난 지금, 사회적 경제의 가치를 사회운동으로 이끌고 있는 나눔과 미래 송경용이사장을 인터뷰로 만났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가 들려준 나눔의 가치는 빛났다. 거기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다. 그의 삶을 바꾸어놓은 나눔 정신이 초등학교 시절 스승이 준 가르침 덕분이었다는 것이었다. 60~70년대 그가 다녔던 전주의 덕진국민학교는 외곽의 신생학교였다. 온통 주위가 논이었던 학교 운동장은 울퉁불퉁 다듬어지지 않은 맨땅에 비가 오면 물이 차기 일쑤였다. 덕분에 신발주머니에 모래자갈을 가득 담아 나르며 운동장을 일궈야 했던 어린 날은 추억이 됐다. 이수복선생님은 4학년부터 6학년까지 그의 반 담임이었다. 선생님은 항상 가장 일찍 출근을 했다. 아이들은 아침 등굣길에 어김없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책걸상을 고치거나 운동장을 정리하거나 화단을 가꾸는 선생님을 만났다. 때로는 아이들에게도 나무를 심게 했는데 지금도 몇 그루는 살아남았다. 선생님은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에게 국화를 화분에 심고 가꾸게 했다. 긁어모은 낙엽에 분뇨를 섞어 거름을 만들어 주었다. 꺾꽂이로 자라난 국화는 쑥쑥 자라 가을이면 화려한 꽃을 피웠다. 선생님은 500~600개나 되는 국화 화분에 막대를 세우고 잘 다듬어 꽃이 가장 활짝 피는 날을 택해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에 초대 받은 마을 유지(?)와 주민들은 선생님의 권유로 화분을 사갔다. 6학년 졸업식장에서 아이들은 통장을 하나씩 받았다. 선생님이 국화를 판매한 돈을 고루 나누어 차곡차곡 통장에 저금해둔 것이었다. 선생님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중학교에 꼭 가라고 당부했다. 점심시간이면 선생님은 60여명 아이들 모두 가져온 도시락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함께 먹게 했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여러 명 있었지만 누구 하나 굶지 않게 살피고 나누어 먹게 했다. 어느 누구도 함부로 친구들을 대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했다. 그는 6학년 졸업식장에서 통장을 받지 못했다. 선생님이 따로 불러 간 교무실에서 받은 그의 통장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몇 천원이 더 들어 있었다. 어려워진 제자의 형편을 눈여겨 본 선생님의 배려였다. 어린제자에게 노동과 나눔의 가치를 가르쳐준 스승과 그 가르침을 안아 나눔을 실천하며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제자를 만나는 일. 더없이 아름답다.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뭉쳐야 산다’ 5극 3특 시대, 통합을 움직이는 힘은 결단과 책임이다.
오래된 다정함, 남문사잇길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와 골목경제
‘공직자 줄서기’ 악습, 이번엔 뿌리 뽑아야
아리랑에 담긴 한민족의 고유정서
고래가 싸우는 세계, 한국의 길
'전주스러움'에 대해 - 정명희
새 주인 맞는 군산조선소, 신조선박 보고 싶다
인생은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