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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1400조 연기금의 땅 ‘대한민국 금융지도’ 다시 그린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자리 잡은 지 9년,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이끄는 ‘제3금융중심지’ 도전이 마침내 결승선 앞에 다다랐다. 그동안 3차례 대통령 공약에 이름을 올리고도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전북은 포기 대신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금융사 유치라는 묵묵한 준비를 택했다. 특히 민선 8기들어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한 기틀이 단단히 다져지고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부터 국내 양대 금융그룹까지 러브콜에 응답하기 시작한 지금, 1400조 원 규모 연기금의 땅이 대한민국 금융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00조 연기금의 땅, 미완의 금융생태계 2017년 2월, 약 14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수도권을 떠나 호남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역사적 순간이었다. 전북은 국내 유일하게 거대 연기금 운용 기능을 품은 지역이 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금융 생태계는 여전히 서울에 머물러 있었다. 운용 기능과 금융산업 집적 사이의 구조적 단절이라는 숙제가 전북 앞에 놓인 것이다. 민선 8기 김관영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그가 꺼내 든 해법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었다. 서울이 종합 금융의 심장이고, 부산이 해양·파생 금융의 거점이라면, 전북은 자산운용과 농생명, 기후에너지라는 세 축을 엮어 차별화된 금융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금융중심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꿈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지역 공약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래, 2022년 윤석열 정부, 2025년 이재명 정부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대통령 공약에 반영됐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2019년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는 추가 지정을 보류했고, 2023년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서도 전북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인프라 개선과 금융 모델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권고만 돌아왔다. △ 좌절 앞에서 택한 ‘뚝심 행정’ 번번이 무산되는 상황에서 전북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전북은 지적받은 약점을 하나씩 메우는 데 집중하며 뚝심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2021년에는 국민연금공단 제2사옥인 글로벌기금관을 준공하고, 금융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같은 해 전북테크비즈센터가 문을 열었고, 2023년에는 금융혁신 공유오피스가 조성되며 금융기업의 근무 여건이 한층 개선됐다. 제도적 기반도 차곡차곡 마련됐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자치도 출범에 맞춰 전북특별법에 금융산업 육성 특례 5개 조항을 반영했다. 입지보조금 50억 원 한도, 설비설치자금 30억 원 한도,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보조금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전국 최초로 핀테크 육성지구 지정을 이끌어내며 디지털 금융의 교두보를 확보했고, 같은 해 11월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전북분원 유치에도 성공했다.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였다. 기금운용 전문인력 130명을 배출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해 백오피스 인력 210명을 양성했다. 핀테크 벤처기업과 금융빅데이터 기업을 연간 12개사씩 키워내며 금융 혁신 생태계의 씨앗을 뿌렸다. 공약은 반복됐지만 실현이 요원해 보이던 시기, 김 지사는 “때가 오면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며 묵묵히 기반을 다졌다. △ 뉴욕 월스트리트부터 KB·신한까지, 금융권 러브콜 김관영 지사는 국내 기반다지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그는 직접 미국 뉴욕과 보스턴을 찾아 BNY멜론 본사와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본사의 문을 두드렸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전북의 가능성을 직접 설파한 것이다. 현지 금융 주재원들과의 네트워킹도 병행하며 국제 금융계에 전북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실은 숫자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과 협력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사무소 9곳이 전북에 둥지를 틀었다. 2024년에는 BNY멜론 전주사무소가 확장 이전하며 글로벌 금융기관의 존재감을 키웠다. 같은 해 6월에는 우리금융그룹,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자치도와 금융산업 육성 협력 협약을 체결하며 민관 협력의 틀을 다졌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도 화답했다. 최근 KB금융그룹은 전북혁신도시에 ‘KB금융타운’을 조성해 총 250여 명의 인력을 상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KB증권과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 AI 기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KB손해보험 광역스마트센터까지 입점시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도 3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자본시장 핵심 거점을 전주에 구축하는 데 가세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전주 출신이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임실 출신이라는 지역 연고도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금융업계에서는 김 지사의 끈질긴 설득과 체계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2월 중에는 도-KB금융-국민연금 간 업무협약 체결과 신한 금융허브 출범식이 예정돼 있어, 전북 금융 생태계는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마침내 던진 승부수,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올해 1월 29일, 전북도는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공들여 작성한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이 안에 담겼다. 부처·전문가·유관기관 자문을 거치고, 도민설명회와 금융기관 간담회, 도의회 의견 청취를 진행한 뒤 도시계획위원회의 원안 가결을 끌어낸 결과물이다. 주요 개발 계획으로는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원 3.59㎢ 부지에 중심업무지구, 지원업무지구, 배후주거지구를 배치한다. 중심업무지구에는 전북국제금융센터와 금융혁신 클러스터 복합단지가 들어서고, 자산운용·농생명·기후에너지라는 세 특화 금융 영역을 키운다는 청사진이 담겼다. 새만금 해상풍력단지와 신공항 개발에 따른 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AI 데이터센터의 제2 백업 거점으로 새만금을 육성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전북이 금융중심지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금융데이터 분석, 회계·법률 서비스까지 청년 선호도 높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 목표다. 금융산업의 수도권 과밀로 지방의 일자리와 청년 인재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중심지 지정은 단순 개발이 아닌 ‘지역소멸 대응형’ 국가전략 거점 구축이라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제7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평가단 구성과 현장 실사,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의결을 앞두고, 10년 가까이 달려온 전북의 여정이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국민연금이라는 세계적 자산이 전북에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한 금융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은 지역의 숙원이자 국가적 과제”라며 “그동안 쌓아온 인프라와 제도,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가 어우러져 마침내 제3금융중심지의 꿈을 현실로 만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북 금융중심지는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정치일반
  • 백세종
  • 2026.02.19 19:08

[사설] 민주당 전북도당 부적격 후보 왜 감추나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의 명단과 사유를 공개하지 않아 지역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당원과 유권자들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북도당은 자격심사 대상 495명 가운데 409명에게 예비후보 등록 자격을 부여하고, 11명은 부적격 판정, 75명은 정밀심사 대상자로 분류했다며 전체적인 숫자만 공개했다. 전북은 오랫동안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릴 만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당내 공천 경쟁이 곧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선거구도가 형성돼 왔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할 때, 예비후보 자격심사는 단순한 정당의 내부 절차가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적 절차라는 점에서 투명성을 요구받는다. 그런데도 전북도당은 부적격 판정자의 명단과 사유를 공개하지 않아 불필요한 의구심과 불신을 키웠다. 물론 정당 내부의 고민도 있을 것이다. 후보자 개인의 명예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치이고, 명단 공개가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북도당에서도 ‘이름 등을 공개할 경우 경선을 앞두고 상대후보 비방 등 선거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공개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당의 공천 과정은 공적 권한을 행사할 후보를 가려내는 절차다. 특정 예비후보에게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다면 이를 당원과 유권자가 당연히 알아야 한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이달 초 도당 홈페이지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 자격심사 결과‘를 게시하면서 지역별로 심사결과를 일목요연하게 공개했다. 특히 전남도당은 현직 군수 3명을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 1차 검증에서 탈락시켜 관심을 모았다. 부적격자와 정밀심사 대상자 명단을 숨기고, 지역별·선거유형별 분류도 없이 전체 숫자만 형식적으로 공개한 전북도당의 행보와 비교된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번 논란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강조해온 ‘공정’과 ‘개혁’의 가치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공천 과정부터 엄격하고 투명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전북에서 민주당의 공천 과정은 다른 지역보다 더 투명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19 19:05

[사설] 청년정책 실효성은 지역정착에 달렸다

요즘 청년들은 과거 세대들이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는 동안 부모 세대들은 근면성실한 마음가짐만 있으면 어떻게든 배울 수 있었고, 일자리를 얻거나 결혼, 집 장만 등 기본적인 생계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입시경쟁은 치열하고 졸업해서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게 꿈같은 일이다. 집을 마련하거나 결혼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치게 가깝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더욱이 수도권도 아닌 지방에서 태어나고 학교를 다닌 젊은이들의 고충은 2중, 3중으로 주어지기 마련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저성장 기조가 확연하게 고착화됐고,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자산 격차는 청년들의 삶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요인이 되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급기야 청년층의 체감 불안은 상상을 초월해지면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가릴것 없이 이들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 지원 종류나 규모는 의외로 상당하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지원하는 현행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청년인턴 제도를 예로 들어보자. 잔심부름을 하거나 단순 행정보조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용돈 좀 지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업무를 익히고 인공지능(AI)과 경제 교육 등을 통해 업무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단순히 청년인턴이 단기 체험형 프로그램에 그쳤던게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공감하면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일자리, 주거, 교육 등 청년층 핵심 의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청년들의 시각에서 해법을 찾겠다고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청년정책의 성패는 청년들이 얼마나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가에 달려있다. 단기 일자리 제공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조금씩이라도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역에 정착하는데 초점을 둬야한다. 전북도는 올해 청년 일자리·주거·금융지원 등 5개 분야 100개 사업에 걸쳐 3577억 원을 투입한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특히 이번 재정 투입의 전체 예산의 62%가 청년 일자리 분야에 집중되면서 그 실효성에 관심이 쏠린다. 관행적인 청년정책에서 벗어나 확실한 성과를 내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19 19:05

[오목대] 조국의 딜레마, 혁신당의 솔루션

설 명절을 지나면서 군산·김제·부안갑 국회의원 재선거가 전북을 넘어 중앙 정치권 이슈로 커졌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무공천을 요구하고 나섰고, 조국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이다. 혁신당 정춘생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 귀책 사유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평택을과 전북 군산(군산·김제·부안갑)에는 민주당 후보를 공천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의 무공천을 공식 요구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가 군산·김제·부안갑이나 평택을 출마를 고심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한다. 승리 가능성이 큰 호남과 수도권의 무공천 요구를 민주당이 받아들일지 미지수이고, 조국 대표의 출마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민주당과 혁신당 모두 주판알을 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두 정당이 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추진하려다 실패하고 ‘통합과 연대’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평택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고, 군산·김제·부안갑은 민주당 정서를 외면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민주당은 ‘귀책사유로 재보궐이 치러지는 지역에 후보를 내지 말라’는 요구는 어느 정당이든 항상 주장해온 일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언뜻 “공천하겠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두 정당의 향후 ‘통합과 연대’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조 대표에게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는 어느 지역구인가를 떠나 정치적 보폭 확대 차원에서 중요하다. 군산·김제·부안갑은 혁신당에는 더욱 중요한 지역이다. 조 대표의 원내 입성과 혁신당의 전북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조 대표의 군산 재선거 출마설 근원지는 전북이다. 신영대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확정되자 이주현 혁신당 군산지역위원장은 조 대표를 군산 재선거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정도상 혁신당 도당위원장은 “조 대표가 어느 선거구로 출마할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출마하지 않는다”가 아닌 “출마는 하는데 지역구는 미정”이라는 뉘앙스로 들린다. 6.3 지방선거 전략을 호남에 맞춰놓고 있는 혁신당은 특히 전북 서남권(정읍·고창·부안)을 전략지역으로 꼽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12월 정읍·고창·부안을 방문해 “호남에 경쟁이 들어설 때 변화와 혁신이 시작된다”며 지선에서 전북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전북 당원들은 내심 조 대표가 군산 재선거에 출마해 지방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당의 지방선거를 지휘하고, 민주당과의 연대도 챙겨야 하는 조 대표의 재선거 출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무공천 요구에도 민주당이 후보를 내거나, 무공천 결정에 반발한 입지자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대표에게는 지역구는 물론 출마 여부도 큰 고민거리다. 국회 입성과 혁신당의 전북 선거 전략, 조국의 딜레마와 혁신당의 솔루션이 더욱 복잡해졌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2.19 19:04

[청춘예찬]일상에 오래 남는 축제를 꿈꾸며

얼마 전, 리허설에 찾아온 이들과 대화가 길어졌다.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지역에서 문화기획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획이란 일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었냐고 물어보는 이들에게 잠시 버퍼링이 걸린 듯 허공을 바라보았다. 선뜻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려웠다.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작고 큰 모임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그들이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떠난 뒤, 약 12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마이크 대신 숟가락을 들었던 순간. 흐릿했던 장면이 점점 또렷해졌다. 어설프게 만들었던 첫 포스터도 어렴풋이 떠올랐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선선했던 어느 초여름 밤의 기억도 이어졌다. 신이 나서 방방 뛰며 누비던 한옥마을의 밤. 매일 산책하듯 오가던 경기전 일대가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 낯설게 느껴졌던 날이다. 지금의 ‘전주국가유산야행’이 열린 날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살아본 적 없는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 듯한 벅찬 감정을 느꼈다. 담벼락 아래에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들려주던 이야기꾼들, 경기전 내에서 들려오던 풍악 소리. 익숙한 공간이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주가 지나온 오랜 시간들이 그 밤에 다시 깨어난 것 같았다. 도시의 역사가 이렇게 생생하게 되살아날 수 있다니.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크게 웃고 있던 사람은 아마 나였던 것 같다. 자정까지 이어진 퍼레이드까지 즐기고 난 뒤, 끈적한 땀을 몸에 달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자리에 들고도 쉽게 잠은 오지 않고, 여전히 그 밤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이야기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그때는 기획이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분명 무언가를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나는 기획자의 삶을 살고 있다. 모임과 프로그램, 행사와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한다. 이제는 지역에서 1만 명이 모이는 굵직한 축제들도 몇 가지 맡고 있다. 돌이켜보면,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이 있다. 처음부터 의식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온 축제들을 되짚어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일상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획.’ 개인의 삶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일상과 일터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축제에서 보고, 듣고, 느낀 무언가를 각자의 삶에 가져갈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기획이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가장 아끼는 축제는 결국 내가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축제들이다.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 그리고 쓰레기 만들지 않는 비건 장터 ‘불모지장’. ‘전주책쾌’를 통해서는 창작이 특별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정답 없는 독립출판의 세계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불모지장’을 통해서는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이 결코 멀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의 일상에서도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임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고 싶다.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어느 하루, 혹은 이틀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 서너 달을 함께 머리를 맞댄다. 그 짧은 순간이 누군가의 일상에 오래 남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2.19 19:04

[금요칼럼] ‘외국인 밀집 지역’ 토론에 없었던 것

새해 들어 한국 방송에서 <더 로직>이라는 예능 형식의 토론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논리학자로서 반가운 마음에 시청하다가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은 치안 특별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라는 논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인권 차원에서 ‘까임 방지권’이 있는 외국인을 ‘감히’ 논제로 삼았기 때문은 아니다. 특정 주제를 토론으로 삼지 말자는 것은 민주적인 토론의 정신에 어긋난다. 그보다 이 논제는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은 치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시작하는데, 막상 그 전제는 문제 삼지 않기 때문이다. 이 프로는 위 논제를 제시하면서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 중 일부 지역에서는 언어, 문화 차이,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하여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에 대한 불안감이 정말로 있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근거가 있는가? 복합 질문의 오류라는 게 있다. 논리학 교과서에는 “너는 아직도 마누라를 때리니?”가 대표적 예로 실린다. 이 질문에 “응.”이라 대답하면 예전에도 지금도 마누라를 때린다는 것을 인정한다. “아니.”라고 대답해도 예전에는 때렸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 질문은 “너는 예전에 마누라를 때렸니?”라는 질문과 “너는 지금도 마누라를 때리니?”라는 두 질문이 복합되어 있는데, 그것을 구분하지 않고 질문한 오류이다.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은 치안 특별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라는 논제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은 치안 불안감이 있다는 논제와 그래서 치안 특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제가 복합되어 있는데 그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이 논제를 가지고 토론하면 찬성을 해도 반대를 해도 외국인 밀집 지역의 치안 불안감을 인정하게 된다. 찬성을 하면 당연히 그렇고, 반대를 해도 치안 특별 지역에만 반대한 것이지 외국인의 치안 불안감은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작 물어야 할 핵심 질문인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이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 치안이 불안한가?”는 건너뛰어 버린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의 범죄율은 내국인의 범죄율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방송에서 이런 통계를 반대쪽 토론자들이 지적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위 논제가 프레임이 되는 순간 통계는 무의미해진다. ‘외국인=치안 위협’이라는 연결 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토론 자체가 그 편견을 반복 재생산하는 장치가 되어 버린다. 외국인 밀집 지역을 ‘문제 지역’으로 낙인찍는 이 방식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존재해 온 지역감정이 특정 지역을 프레임에 가두는 지역 혐오와 정확히 같은 구조다. 치안 불안감은 정말로 치안이 나쁘지 않더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공영 방송이라면 그 불안감이 실체가 있는 것인지, 혐오에 의해 생긴 것인지 분석해야 한다. 정당한 토론이라면 실체가 있음을 증명할 책임은 그것을 주장하는 쪽에 있다. 더 나아가 설령 범죄율이 정말 높더라도, 그것이 외국인 때문인지, 원래부터 범죄율이 높은 동네였기 때문인지, 사회·경제적 요인은 무엇인지 과학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유도 심문처럼 교묘하게 숨기고 논제로 삼는 것은 토론으로서도 방송으로서도 공정하지 않다. 예능 프로일 뿐인데, 웃자고 하는 말에 죽자고 덤벼든다고 말할지 모른다. 오히려 예능 형식의 방송이라는 게 더 문제다. 이런 구조적 편견이 ‘재미있는 토론’으로 포장되어 대중에게 소비되면 그 효과가 무시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능은 논리보다 재미와 갈등을 우선시하고, 시청자들은 비판적 거리를 두지 않고 소비하기 쉽다. 무겁지 않은 포맷 속에서 편견은 더 자연스럽게, 더 광범위하게 확산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2.19 19:04

[금요수필] 다산초당에서 길을 묻다

겨울의 끝자락에 맺힌 푸른 눈물 자욱들로, 남도의 겨울 햇살은 유독 시리고도 따스했다. 강진 만덕산 기슭, 보풀 같은 안개를 헤치고 오르는 길 위에서 나는 200여년 전 한 사내가 걸었을 고독의 보폭을 가늠해보았다. 흑산도로 떠난 형 약전과 헤어지며 눈물로 적셨던 강진의 첫 발걸음은 아마도 이 길보다 훨씬 무거웠을 것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가장 먼 곳으로 밀려난 유배객, 정약용의 시간이 머문 ‘다산 초당’으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꺽인 마음을 다시 세우는 수행의 길과도 같은 마음의 여정이였다. 정약용이 갓근을 풀고 붓을 든 고독의 시간들을 보냈던 초당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나를 반긴 것은 울퉁불퉁한 나무뿌리들이 얽혀 만든 ‘뿌리의 길’이였다. 지상으로 드러난 나무의 갈비뼈 같은 그 길을 밟으며 생각했다. 땅 밑에서 남모르게 견뎌온 인내의 시간이 저토록 처절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구나, 하고 말이다. 다산 역시 그랬을 것이다. 절망이라는 단단한 지명 아래로 자신의 사상을 깊게 뻗어 내리며, 그는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다산초당의 툇마루에 앉아 눈을 감으니, 대나무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 사이로 서글픈 서각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석(丁石)이라 새겨진 바위 앞에 서니, 자신의 성을 새겨 넣으며 다짐했을 그의 서늘한 결기가 손끝에 전해져 온다. 그는 유배지에서의 고통을 원망으로 되돌려주지 않았다. 대신 그 아픔을 거름 삼아 백성들의 삶을 보듬는 실학의 꽃을 피웠다. 마당 한쪽의 ‘연지석가산’을 바라보며 나는 그의 마음결을 읽어보았다. 연못 가운데 돌을 쌓아 만든 작은 섬 하나, 그것은 어쩌면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자신의 모습이자, 결코 무너지지 않겠다는 내면의 요새였을 것이다. 초당을 지나 천일각(天一 閣)에 올라서니 강진만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 끝자락’ 이라는 그 이름처럼, 이곳은 유배객의 그리움이 가장 짙게 배어 있는 장소이다. 흑산도로 유배 간 형님을 그리워하고, 고향의 가족을 향해 긴 한숨을 내뱉던 곳, 하지만 그가 바라본 바다는 단절벽이 아니라, 언젠가 돌아가야 할 길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였다. 다산의 삶은 우리에게 묻는다. 인생의 겨울이 찾아왔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이냐고, 그는 차가운 유배지에서 자신을 연마하여 보석으로 만들었다. 가장 낮은 곳으로 추락했을 때, 비로소 가장 높은 정신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초당을 내려오는 길, 내 마음 한구석에는 다산이 남긴 맑은 찻물 한잔이 고여 있는 듯했다. 강진의 흙먼지를 떨어내며 나는 깨달았다. 다산초당은 단순히 옛 선비의 거처가 아니라, 고난을 견디고 일어선 인간 승리의 성지라는 것을. 삶이 버겁고 외로울 때, 우리는 강진의 그 좁은 오솔길을 기억해야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깊게 뿌리를 내리는 나무처럼, 우리의 시련 또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늘을 내어주는 울창한 숲이 될 수 있음을 다산은 몸소 보여주었다. 해 저무는 만덕산의 노을이 유난히 붉었다. 그 빛은 다산이 평생토록 간직 했던 뜨거운 열정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하는 따스한 위로 였다. △이종순 수필가는 문학박사이다. 월간 종합문예지 <문예사조>와 <시조문학>을 통해 수필가와 시인으로 등단했다. 호원대 유아교육과, 우석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창의숲 프로젝트 연구소 대표와 아이가 크는 숲 예솔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전주걸스카우트연맹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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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19 19:03

[세무 상담] 명절 세뱃돈도 세무 조사 나올까

명절이 지나면 세무사인 필자에게 종종 걸려 오는 문의가 있다. 바로 “손주에게 준 세뱃돈도 증여세를 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전주의 넉넉한 인심만큼이나 두둑해진 아이들의 세뱃돈 봉투, 과연 국세청은 이를 어떻게 바라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통상적인 범위 내의 세뱃돈은 증여세 대상이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웃 돕기 성금이나 축의금, 부의금, 그리고 기념품이나 세뱃돈’ 등은 비과세 재산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사회통념’이라는 기준이 모호할 수 있으나, 받는 사람의 직업, 재산 상태, 연령 등을 고려하여 세뱃돈으로서 적정한 수준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똑똑한 부모들이 아이의 세뱃돈을 단순히 저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사주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만약 세뱃돈으로 사준 주식이 소위 ‘대박’이 나서 가치가 급등했다면 어떻게 될까? 원칙적으로 증여세는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즉, 주식을 살 당시에 적법하게 증여 신고를 마쳤다면, 이후 주가가 10배, 100배가 되어도 그 상승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추가로 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부의 대물림에서 ‘직계존비속 증여재산 공제’를 선제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미성년인 자녀는 10년간 2,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따라서 명절마다 모인 세뱃돈이 이 범위를 넘을 것 같다면, 미리 증여 신고를 하고 주식을 사주는 것이 유리하다. 신고 없이 주식을 사줬다가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금 출처를 조사받게 되면, 주식 상승분 전체에 대해 증여세 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절세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건네는 세뱃돈 한 봉투에도 세무적 관심을 보태보자. ‘내리사랑’에 ‘미래 가치’까지 담아주는 지혜로운 어른이 되는 법, 그 시작은 올바른 증여 신고에 있다. /조정권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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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2.19 19:03

‘역대급 규모’ 제5회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 4월 막 올린다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이 역대급 규모로 돌아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이 오는 4월부터 지역 재즈 전문 소극장 더 바인홀에서 개최된다.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은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주체 지원사업(음악 분야)에 호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며, ‘미니’라는 이름에 담긴 콘텐츠의 깊이와 사운드의 규모가 결코 작지 않음을 입증했다. 올해 페스티벌은 국내 재즈 페스티벌 최초로 ‘틴 팬 앨리(Tin Pan Alley)’ 시대를 대주제로 삼았다. 1900년대 초 미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명곡들을 오마주하며 재즈의 근원을 탐구할 예정이다. 축제에는 국내 11팀, 해외 4팀 등 총 15개 팀, 80여 명의 뮤지션이 참여해 메머드급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국내 뮤지션이 주축이 되는 ‘틴 팬 앨리 스테이지’는 웅장한 빅밴드 사운드로 축제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해당 무대에는 9인조 ‘원포울 빅밴드’가 오프닝을 맡아 힘찬 포문을 열고, 12인조 대편성을 자랑하는 ‘리코타 재즈 빅패밀리’가 피날레를 장식해 대형 공연장에서 느끼기 어려운 생생한 전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해외 라인업도 화려하다. 그래미가 주목한 싱어송라이터 라울 미동을 비롯해, 전 세계 테너 색소폰의 거장 스콧 해밀턴, 미국 정통 재즈 피아노 계보를 잇는 젊은 연주자 이사야 톰슨, 프랑스를 대표하는 색소포니스트 피에릭 페드롱이 스페셜 스테이지를 꾸민다.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월드클래스 연주자들의 합류로 축제의 격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올해는 공연뿐 아니라 재즈 입문자를 위한 특별 강연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재즈 관련 저서와 강연으로 알려진 최은창 교수와 최수진 작가가 연사로 나서 ‘틴 팬 앨리’ 시대의 음악적 배경과 재즈 감상법을 흥미롭게 풀어낼 예정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재즈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환 더 바인홀 대표는 “이번 페스티벌은 소규모 공연장에서 진행되지만 참여 뮤지션의 면면과 인원 규모는 블록버스터급”이라며 “특히 오프닝과 피날레를 장식할 대규모 빅밴드 공연은 80여 명의 뮤지션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정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식 티켓 예매는 다음 달 15일부터 네이버 예약 플랫폼을 통해 가능하며, 이에 앞서 오는 18일부터 진행되는 얼리버드 기간에는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더 바인홀 공식 카카오톡 채널 1:1 문의 및 유선 문의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전현아 기자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2.19 17:48

신년 전북 수출 ‘활기’ 전년 대비 약 20% 급증

올해 들어 전북지역 무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 19일 전주세관이 발표한 ‘2026년 1월 전북지역 수출입 현황 에 따르면 1월 전북 수출은 5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9.2%가 증가했다. 또 수입은 4억7000만달러로 24.9% 상승했다. 이에 무역수지는 92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기계류와 정밀기기가 전년 대비 36.1% 증가하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이어 철강제품 32.3%, 수송장비 5.9%, 경공업품 21.4% 등이 증가해 수출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화학공학품 –10.8% 등은 감소해 품목 간 온도차가 극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미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4%, 중국은 29.2% 각각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출은 최근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회복 흐름을 보였다. 이 밖에 중동 22.4%, 베트남 12.8% 등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럽연합 –9.2%, 일본 –9.3%, 중남미 –34.3% 등 일부 지역은 감소했다. 수입은 자본재와 원자재 중심으로 확대됐다. 기계류와 정밀기기 수입은 34.5% 증가했으며, 화공품 29%, 곡물 7.5% 등이 늘었다. 전북지역 한 경제계 관계자는 “올해 1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지역 제조업 전반의 회복신호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일부 지역과 품목에서 감소세가 나타나는 만큼 글로벌 경기와 환율 변동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기자

  • 산업·기업
  • 김경수
  • 2026.02.19 17:46

전북 대표 지평선·반딧불·장류 ‘축제’...글로벌축제 도전

전북특별자치도가 도내 대표축제인 김제 지평선축제, 무주 반딧불축제, 순창 장류축제를 필두로 ‘2026년 글로벌 및 예비 글로벌 축제’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공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관광상품을 발굴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최종 선정 시 ‘글로벌 축제’ 3개는 연간 8억원, ‘예비 글로벌 축제’ 4개는 연간 2억5000만원의 국비를 3년간 지원받게 된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계획서 제출을 완료했다. 공모 절차는 2월 중 서면 및 발표평가를 거쳐 오는 3월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도는 농경·생태·미식 등 전북만의 독창적인 자산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격상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관광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도는 지역 자산을 바탕으로 축제별 맞춤형 차별화 전략을 수립했다. 김제 지평선축제는 국내 유일의 ‘농경문화’ 테마와 독보적인 자연경관을, 무주 반딧불축제는 세계적 생태자산인 ‘반딧불이’를 통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 모델을 제시한다. 또한 순창장류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국의 장 담그기’의 가치와 K-푸드 체험을 결합해 미식 브랜드화에 나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번 공모는 전국 수백개 축제 중 ‘명예 문화관광축제’ 지위를 가진 45개 축제만 신청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축제로서의 인지도를 갖춘 타 시도 축제들 사이에서 전북만의 독보적인 차별화 논리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리적 한계에 따른 접근성과 인프라 부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교통 편의와 숙박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축제가 구호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인 특화 프로그램과 시·군 협력 홍보 방안 등을 계획서에 대거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모가 단순히 ‘글로벌’이라는 간판을 다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과 전북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인의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리적 여건이 녹록하지 않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대책안을 계획서에 담았다"며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 전략을 꼼꼼히 점검해 사업에 최종 선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2.19 17:46

[현장]“똑똑, 아무도 없나요”···텅텅 빈 전북 금융사무소

“똑똑, 아무도 없나요?” 19일 오전 찾은 전북혁신도시 한 이전 금융사의 사무소. 인기척은 없었다. 전등은 켜져 있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연락처도 찾을 수 없었다. 앞서 찾은 전북테크비즈센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곳에는 3곳의 투자신탁사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여러 차례 ‘똑똑’ 문을 두드리고, “계세요”를 외쳤지만, 굳게 닫힌 문은 열릴 기미가 없었다. 한 테크비즈센터 관계자는 “가끔 사람이 오고 가곤 하지만 대부분 닫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투자사무소 인근에서 만난 A씨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사무소를 오는 것 같다”며 “그 외에는 불이 꺼진 채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혁신도시에 사무소를 설치한 여러 국내외 금융기관들을 살펴본 결과, 많은 사무소에서 상주인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전북으로 이전한 금융기관은 총 16곳이다. 먼저 2018년 SSBT은행과 우리은행이 국민연금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어 2019년 BNY멜론은행과 SK증권이 업무협약 및 개소식을 진행했고, 같은 해 우리은행과 SSBT은행도 개소식을 열었다. 이어 2021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전주사무소를 자체 개소했으며, 2023년에는 BNY멜론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이, 2024년에는 블랙스톤과 하인즈가 전주사무소를 설치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2025년에는 코람코자산운용, 티시먼 스파이어, 핌코, 스텝스톤, PGIM이 잇달아 개소했다. 또 최근 페블스톤과 캡스톤의 전북혁신도시로의 사무소 개설이 알려졌다. 금융사의 전북 진출은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여러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 사무소 개설이 실질적인 이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과의 협력관계를 고려해 사무소를 설치했지만, 상주 인력 배치나 지역 채용으로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자치도와 국민연금공단은 ‘금융도시’를 표방하며 그동안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수탁은행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실제로 해외 대체투자운용사와 글로벌 금융사가 잇달아 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외형상 금융 인프라는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지역 내 채용확대나 금융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체감도가 낮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최근 전북 투자를 발표한 KB와 신한금융그룹 또한 부동산 계약 단계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규모의 사무실을 계약해야 하지만, 상업시설 허가에 대한 주차장 등 여러 요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계의 설명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의 투자가 전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잣대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 금융·증권
  • 김경수
  • 2026.02.19 17:33

[윤석열 무기징역] 전교조 " 학생들 앞에 부끄러운 판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19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우두머리죄로 기소된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것과 관련 “학생들 앞에 부끄러운 판결”이라고 논평했다. 전교조는 “서울중앙지법이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하면서도 그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은 국민의 상식과 철저히 동떨어진 판결”이라며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자유를 무참히 짓밟은 범죄의 무거운 형량을 철저히 외면한 이번 선고를 전교조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국가의 대통령까지 지낸 자가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거부한 상황에서 최고 수위를 빗겨 간 선고가 내려졌다”며 “이는 지금의 역사적 현장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참담하고 비교육적인 선례를 남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한민국 교육계의 이른바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 국민을 참혹한 고통에 빠뜨린 현실은 우리 공교육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면서 “교실에서부터 깨어있는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뼈저리게 확인하는 순간으로 2심 재판부는 역사의 죄인에게 마땅한 최고 형벌을 내려 반드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강모 기자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2.19 17:32

[윤석열 무기징역] “국민이 가진 기준과 동떨어진 판결”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이 선고된 19일 오후 4시께 전주역. 승객 대기실에 있던 시민들의 눈과 귀는 텔레비전에서 나오고 있는 뉴스에 고정되어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 기차를 타러 승강장으로 이동하던 시민들도 잠시 멈춰 재판을 지켜봤다. 시민들이 뉴스를 통해 확인한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선고 재판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국가비상사태 징후가 없었음에도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무기징역 선고가 내려지자, 역에서 끝까지 뉴스를 지켜보던 대부분의 시민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스를 보며 기차를 기다리던 소모(70대) 씨는 “무기징역은 국민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 판단과는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약한 판결로, 특검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당연히 항소해야 한다”며 “다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급심에서는 더 무겁게 단죄할 수 있는 판결이 이뤄져야 하고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사면할 수 없도록 하는 입법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모(70대) 씨도 “오늘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후련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며 “계엄 당시 상황이나 이후 피고인의 언행 등을 봤을 때 더욱 무거운 판결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모(40대‧여) 씨는 “아직 많은 국민에게 계엄 당시의 상처와 기억이 남아있을 텐데, 이런 판결을 받아들일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앞으로도 계엄과 관련해 많은 재판이 남아있는데 어떤 판결이 나올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은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장관은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회에 군을 보내 국회활동을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 가지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고,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며 “계엄으로 인해 큰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그 부분에 대해 피고인이 사과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2.19 17:30

[현장] “요즘도 이런 마을이?”⋯30년째 마을회관에서 큰절

“원래는 집마다 다녔는디, 쉽지 않어. 그렇게 시작한 거여.” 1990년대 후반부터 합동 세배 전통을 이어온 ‘효(孝) 마을’ 장수군 산서면 이룡마을의 한병원(75) 이장은 이렇게 말했다. 집집마다 세배하러 다니던 전통은 점차 사라지고, 마을 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효를 실천하는 합동 세배 문화가 자리 잡았다. 설 명절 연휴 다음 날인 19일 이룡마을 회관은 아침 일찍부터 합동 세배 준비로 분주했다. 이미 회관 입구는 ‘어르신들의 발’ 역할을 하는 오토바이와 보행 보조기가 줄지어 섰다. 뒤늦게 도착한 주민들은 “다른 곳에 주차해야지”라며 익숙한 듯 빈자리를 찾아 나섰다. 명절 연휴를 보낸 뒤 오랜만에 만난 주민들은 서로 악수하고 끌어안으면서 새해 인사 나누기에 바빴다. 방마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던 이들도 약속된 시간인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하나둘 거실에 모여들었다. 수십 명이 모인 만큼 자리를 정돈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한 이장은 “청년들은 만수무강하시라는 마음으로 세배를 올리고, 어른들은 잘 살아가라고 따뜻한 덕담을 해 주시면 된다”며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말 한마디로 삽시간에 정리했다. 청년회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큰절을 올렸고, 노인회 역시 맞절로 화답하며 덕담을 건넸다. 이후 주민들은 떡국을 나눠 먹고, 저녁까지 담소를 나눈 뒤 아쉬움을 안고 헤어졌다. 할아버지 중 최고령자인 이곤호(92) 씨는 “우리 모두 올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이뤘으면 한다”면서 “효는 가짓수를 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다 필요 없고, 본인이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 마음도 편안하고, 그것 자체가 효도다. 부부는 잘 지내고, 형제·남매는 우애 있게 살면 된다”고 당부했다. 마을 최고령 어르신인 최오순(97) 씨는 “이룡마을에 청년회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우리 청년들이 땀 흘리고, 공덕 쌓아서 ‘효 마을’이 된 것 같아 너무 고맙다"면서 “주민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앞으로도 이룡마을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룡마을은 합동 세배뿐 아니라 1972년부터 50년 넘게 매년 경로 효 잔치를 열고 있다. 첫 시작은 1971년이었다. 사랑방에 모인 어르신들에게 술상을 대접하자는 청년회 제안은 점점 몸집을 키워 마을 잔치로 자리 잡았다. 시골 마을 특성상 술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어르신들의 호응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더 늙기 전에 나들이 가 보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 해는 나들이 가고, 한 해는 잔치를 열면서 마을 주민이 함께 전통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 이장은 “마을 주민끼리 너무 잘 지내고 있다. 한 번도 협조 안 한 적이 없을 정도다. 그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저뿐만 아니라 청년회가 같이 노력하고 있다. 힘이 닿는 한 계속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사회일반
  • 박현우
  • 2026.02.19 17:30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바로 내란죄에 해당할 수는 없지만,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이 사건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고, 별다른 사정없이 재판 출석을 거부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한 사정,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과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면서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에 비교적 고령인 점 등도 유리한 양형 요소”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사건에 연루된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형을 선고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이 선고됐으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게 징역 3년이 각각 선고됐다. 반면 김용군 전 육군 대령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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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경
  • 2026.02.19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