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새해가 되길
 김정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 어느새 날이 많이 추워졌다. 그저께는 눈이 내렸다. 딱히 겨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눈 오는 풍경은 좋아한다. 주변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찾아온 고요함 속에서 어릴 적의 낭만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스라한 기억이 스쳐지나가기도 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겨울이 되면 추억에 젖을 때가 많다. 그래서 겨울은 그리움의 계절이다. 아무래도 눈 때문인 것 같다. 자신의 색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그러나 곧 녹아 사라져버릴 눈을 바라보며 우리는 사랑이나 우정 따위의 유한한 것들을 떠올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2021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그리워하고 있다. 당연히 각자 대상은 다르겠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그리운 것은 아무래도 추억이 되어버린 과거의 일상일 것이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친구를 만나고, 이따금씩 밤을 새워 놀기도 했던.
이제는 코로나19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지겨울 지경이다. 글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우리를 괴롭힐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작년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코로나19와 관련해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백신 패스가 논란이다. 코로나19의 기승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시점,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예방법이라는 의견도 있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위도 벌어지면서 열심히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지만, 확실한 건 우리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는 것이다. 이 팬데믹의 끝이 있기는 한 걸까, 우리가 정말 이겨낼 수 있을까.
코로나 블루. 피할 수 없는 우울이 점차 우리를 잠식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다 같이 힘내서 이겨내보자는 말이 잘 안 나오게 되었다. 밤이 되면 거리는 온통 어두컴컴하고, 사람과의 만남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보다 더한 고개를 넘은 적도 많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형편이 괜찮다는 건 아니지만, 소설 『인간실격』에서도 이런 구절이 나오지 않는가.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간다고. 올 겨울이 지나고 언젠가 다시 찾아올 그리움의 계절에서 아, 그땐 마스크 쓰고 다니느라 참 힘들었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때가 반드시 오리라 생각한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숨 가쁘게 달려왔던 올해도 이제 끝이다. 어느덧 새해가 바투 다가왔다. 전 세계가 병들어 가고 있는 와중에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할 수는 없겠지만, 2022년은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는 해이니 많은 것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리고 어쩌면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도 가벼운 감기 취급받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정부, 그리고 다음 정부까지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K-방역이 조롱이 담긴 부정적인 의미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확실한 판단으로 더 이상 국민들을 불안에 떨지 않게 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던 올해였다. 부디 다가오는 새해에는 새로운 변화와 더불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일상이 온전히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김정환 원광대 문창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