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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서하나 전북대 간호학과 4학년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컬러 증명사진의 유행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강렬한 빨강, 산뜻한 연두, 차분한 남색. 사람들은 가지각색의 배경을 가지고 자신을 표현한다. 현재 사진은 단순한 사진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증명사진은 그야말로 필요에 의해 촬영되었다. 주민등록증, 여권, 이력서 등에 사용되며 정해진 규격에 맞춰 촬영했고, 사진의 배경은 하양, 파랑과 같이 극히 한정된 색상들로 구성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형형색색의 배경을 바탕으로 찍은 사진들이 나타났다. 다양한 색을 배경으로 한 사진으로도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이러한 컬러 증명사진은 더욱 유행하였다. 물론 주민등록증 사진 규격과 조건에 맞게 촬영해야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배경색을 통해 독특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요즘에는 컬러 증명사진뿐만 아니라 프로필 사진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연예인이나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던 프로필 사진을 일반인이 찍는다는 점에서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프로필 사진의 경우 증명사진에 비해 더욱 가격이 나가지만 유명한 사진관의 경우, 2달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이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소장용 사진 열풍이 불면서 잘 찍는 곳으로 유명한 곳은 매달 하루만 예약을 받고, 넘치는 예약을 수용하기 위해 분점을 내기도 한다. 여러 사진관들은 SNS를 포트폴리오 삼아 사진관의 콘셉트를 보여주고, 이에 고객들은 자신을 기록하기 위해 티켓팅처럼 치열하게 예약을 완료한다. 또한,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메이크업 샵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메이크업 샵은 사진관과 제휴를 맺어 저렴하게 메이크업을 제공하기도 한다. 프로필 사진 촬영을 위한 메이크업 예약이 많은 덕분인지, 사진이 잘 나오는 메이크업을 따로 항목으로 만든 메이크업 샵도 더러 있다. 조금 더 값을 지불하더라도 나에게 맞는 콘셉트와 색감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사진을 남기는 것. 요즘은 그야말로 자신을 기록하는 시대인 것이다. 필자도 최근 컬러 증명사진과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였다. 사진관의 분위기는 일반적인 스튜디오와 사뭇 달랐다. 곳곳이 생화와 감성 넘치는 오브제로 꾸며져 있었다.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사진을 찍기 전 작가님과 이야기하며, 배경 색상을 선정한다. 촬영 중에는 그야말로 칭찬 감옥에서 작가님들의 칭찬과 감탄 속에 여러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하다 보니 훨씬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촬영 후에는 1 대 1로 보정하며 원하는 부분을 얘기하며 보정을 마무리하였다. 이렇게 촬영부터 인화까지 모든 과정을 겪어보니, 2달의 기간과 약간의 값을 더 지불하더라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관 자체의 서비스도 좋았지만,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소장 용인만큼 나만의 포즈와 표정을 기록할 수 있었기에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혹 사진 찍는 것에 자신이 없더라도 사진관에는 많은 경험을 가진 숙련된 사진작가가 코치해 주니 문제없을 것이다. 오롯이 나를 위한 나만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다면 이번 기회에 사진을 찍어보는 걸 추천한다. /서하나 전북대 간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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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3 18:52

[새 아침을 여는 시] 어머니의 서랍 - 안영

어머니의 서랍에는 오방색 헝겊이 부적처럼 있었다 오빠의 배냇저고리는 물론 언니가 사다 준 꽃무늬 팬티가 오랫동안 새것인 채 서랍 속에 있었다. 어느 날 텅 빈 서랍 속에서 비단 천으로 싸고 또 싼 네모난 상자를 꺼내시던 어머니 둥근 안경을 낀 아버지의 삼십 대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 한 장 새벽 네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날마다 정리하던 빈 서랍 가끔은 무엇을 찾는지 아침까지 더듬는 날도 있었다 요양병원 가시기 전날까지 무수히 여닫고 뒤지던 서랍 희미한 기억 너머에 숨겨둔 박물관 물품처럼 고이 간직했던 소중한 어머니의 사랑들 /안영 △요양원에 가실 어머니의 창백한 얼굴을 떠올려 본다. 목이메인다. 서랍은 어머니의 기억을 고이 간직하고 있을 터. 어머니의 기억 창고인 서랍. 서랍 속에는 오빠가 있고, 언니의 꽃무늬 팬티가 있었다. 빈 서랍을 가득 채운 아버지의 청춘이 고스란히 있었기에 옛사랑을 꺼내어 보는 슬픔과 그리움이 있는 공간. 오방색이 어머니 생각이다. 서너 뼘 되는 서랍이지만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기억을 담고 있다. 수수만 년을 비단 천으로 싸고 또 싼 슬프디슬픈 어머니의 등 굽은 뒷모습이 보인다. 슬프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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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3 18:52

'무문관'과 판화

일러스트=정윤성 '무문관(無門關)'은 중국의 승려 무문혜개(1183~1260)가 엮은 불서다. 옛사람들이 지키고 남긴 화두 중에서 48개의 주제를 뽑아 엮은 이 책은 <벽암록> <종용록>과 함께 선종을 대표하는 공안집이다. 공안(公案)은 선불교에서 선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정진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간결하고도 역설적인 문구나 물음이다. 수행자들은 이 공안에 대한 답을 얻는 과정을 통해 깨우침을 얻었는데 자료에 따르면 1700개의 공안이 오늘에 전한다. 1,700개 공안은 모두 각각의 서로 다른 표현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만 궁극적으로 만나는 답은 하나다. 글자를 해석하는 것만으로는 그 뜻을 깨칠 수 없고 마음을 다스리고 참선하며 진리를 탐구하고 연마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답을 깨치게 된단다. 선승 혜개가 옛 선사들의 언행록에서 48개의 공안을 뽑아 <무문관>을 엮어낸 것은 1228년. 놀라운 것은 800년이란 긴 시간을 건너서도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와 가치가 온전하다는 것이다. 판화가 이철수가 지난해 연말 <무문관 연작 판화집>을 냈다. 전시회에 맞추어 내놓은 판화집은 <문인가 하였더니, 다시 길>이란 제목을 더했다. 작가는 <무문관>에 담긴 공안이 부처와 조사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깨우치게 할 계기와 방편의 언어들이라고 말한다. 그가 해석해 판화로 담은 화두는 옛 선승들의 화두로만 갇혀 있지 않다. 혜개가 선택한 48개 공안 모두가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의 절박성을 온전히 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흥미롭게도 우리의 현실을 당장 불러들이는 풍경도 적지 않다. 그중 하나. 열네 번째 공안에 <남전이 고양이를 죽이다(南泉斬猫)>가 있다. 수행자들이 동당과 서당으로 나뉘어 고양이를 두고 다투는 것을 보고 남전화상이 고양이 목을 베는 이야기다. 판화는 한반도의 전쟁과 분단 문제로 이 이야기를 품어 남북이 다투면 죄 없는 고양이가 죽는다. 고양이를 살릴 한마디는 무엇인가고 묻는다. 최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자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선제타격능력 확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곧바로 이어지는 반론이 뜨겁다. 선제타격이 불러올 무력충돌의 위험성과 오랫동안 남북관계를 지켜온 한반도 평화 정책의 유효성을 앞세운 반론이다. 멸공 챌린지의 시대착오적 상황까지 더해지니 고양이를 살릴 한마디가 지닌 의미가 더 깊게 와 닿는다. 당연히 쉽게 내릴 수 있는 답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마주한 이즈음의 현실을 보니 시절과 관계없이 세상의 문제를 읽어내는 옛 불서의 가치가 새삼스럽다. 작가의 말처럼 <무문관>을 선객들이 찬탄과 경외와 겸손으로 대하는 선서인 이유도 알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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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2.01.20 18:47

전국 승려대회

일러스트=정윤성 1986년 9월 7일 합천 해인사에서 전국 승려대회가 열렸다. 9.7 승려대회로 일컫는 이날 행사는 한국 불교의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된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 한국 불교계가 한 목소리로 불교관계 악법 철폐와 1980년 10.27 법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불교자주화, 사회민주화를 기치로 최초로 반정부 투쟁에 나선 것이다. 이날 승려대회에는 조계종단 지도부와 종단 원로중진 스님을 비롯해 전국에서 2000여 명에 달하는 승려들이 운집했다. 1980년 제17대 총무원장에 올랐지만 10.27 법난으로 인해 강제로 물러났던 월주스님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월주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단순히 불교관계법 개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진정한 민주화와 민족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자리라고 천명했다. 젊은 소장 승려들은 불교계 현안뿐만 아니라 부천서 성고문사건 진상 규명, 농산물 수입 개방 반대, 독재 철폐 등을 외쳤다. 행사 중반 금산사 지광 스님이 단상에 올라 단지(丹脂)를 한 뒤 혈서를 써들고 불자여 눈을 떠라고 외치자 대회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1994년 조계종 서의현 총무원장의 3선 연임 저지를 기치로 일어난 승려대회는 한국 불교 개혁의 분수령이 됐다. 젊은 수행승과 불교계 혁신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는 서 원장의 3선 연임 기도를 반대하며 종단 개혁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서 원장측이 물리력을 동원하면서 폭력사태가 발생한 데다 상무대 비리사건까지 터져 나오는 바람에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결국 권력과 결탁한 종단 내부를 척결하고 개혁불사를 통해 불교계가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조계종이 21일 조계사에서 전국 승려대회를 개최한다. 정부여당의 종교 편향과 불교 왜곡을 시정하겠다는 명분이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와 관련 통행세 봉이 김선달 등의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후보가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 사과하면서 수습되는 듯 했지만 종단에서 강력 대응에 나서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정 의원의 제명과 출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범불교도 대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불교계 일각에선 대통령 선거를 앞둔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중한 시기에 대규모 투쟁에 나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대의명분이 약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조계종단과 정부여당의 갈등이 원만하게 수습되길 바라는 게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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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2.01.19 19:40

송하진 지사 지역혁신사업(RIS) 직접 챙기라

지자체와 대학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혁신사업(RIS)에 대한 전북도와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에 도내 대학들의 원성이 높다. 지역혁신 플랫폼 구축사업인 RIS 사업은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역 현안에 대해 지자체와 대학이 협업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인재 양성, 취업 및 창업 지원, 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중요한 사업이다. 지난 2020년 경남, 충북, 광주전남의 3개 플랫폼이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대전세종충남의 초광역 신규 플랫폼과 울산경남의 초광역 전환 플랫폼이 추가 선정돼 전국적으로 5개 플랫폼에 8개 광역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국비 70%와 지방비 30%로 추진되는 RIS 사업은 2020년 국비 1080억원이 지원됐고 지난해에는 1710억원이 지원됐다. 정부는 올해 RIS 사업 예산을 지난해보다 700억원 정도 증액해 놓은 상태여서 올해 2개 정도 추가 선정이 예상되고 있다. 전북은 지난 2020년 전북도와 도내 대학 및 혁신기관들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스마트농생명, 미래수송기계, 금융을 혁신분야로 정해 RIS 사업 공모에 참여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지난해 RIS 사업 추가 선정에서는 도와 그로부터 분리돼 나온 광역시의 연합 또는 하나의 도로부터 분리돼 나온 광역시 간 연합으로 선정 대상을 제한해 재도전을 준비하던 전북과 강원, 제주도는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아직 RIS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광역지자체는 광역시가 없는 전북, 강원, 제주와 부산, 대구, 경북 등 6곳이다. 올해 RIS 사업에 대구경북은 광역형으로, 나머지 지자체는 단일형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경북 등 일부 지자체는 이미 발 빠른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RIS 사업은 지역소멸과 지방대학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다. 참여 대학 및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함께 지자체의 주도적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RIS 사업 첫 해 선정된 경남은 당시 김경수 지사가 발벗고 나서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송하진 지사가 직접 나서 정치권 및 대학들과 함께 총력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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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1.19 19:40

쌀 시장격리 서둘러라

정형철 김제시의원 통계청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10.7%가량 늘어난 388만 2000톤에 달하며, 예상 수요량인 357만~361만 톤을 고려하면 27만2000~ 31만 톤의 공급과잉이 전망된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5일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이 20kg 기준 5만 6803원 대비 불과 2개월 만에 3800원이나 떨어져 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10일 간격으로 평균 840원 이상씩 하락 폭을 보이고 있으며, 전국 논벼 재배면적의 2.48%를 차지하고 있는 김제시의 1만여 세대 벼 재배 농가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2021년산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산지 쌀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우려한 김제시의회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16일 제255회 제2차 정례회에서 쌀 생산 농가 보호를 위해 올해 공급과잉 쌀 물량에 대한 선제적 시장격리 조치를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농민단체들의 반발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지자체가 성명을 내고, 정부 여당에서도 재정 당국의 관련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형국이다. 그리고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 쌀 생산자협회 등 농민단체들은 기재부와 농식품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쌀값 하락방치를 성토했으며 기재부가 물가안정을 구실로 수확기 쌀값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산지 쌀값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당장 쌀 시장격리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물가상승이 억제되려면 쌀값도 더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쌀 생산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도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양곡관리법이 개정되어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시장격리제도는 이미 마련됐음에도 부처 간의 의견 대립과 기재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쌀 생산 농업인의 불만과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쌀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해 쌀값 안정적 관리를 약속했지만, 법에 명시된 시장격리 등 수급 안정 대책은 나오지 않았고, 통계청 수확량 최종 발표 이후 내놓겠다는 수급 회의 약속도 안 지켰다고 질타한 바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조정회의에서 위성곤 제5정조위원장(국회 농해수위 간사)은 모두발언을 통해 풍작으로 산지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 양곡관리법에 따른 시장격리가 요구된다라면서 쌀값 안정은 문재인 농정의 주요 성과로 더욱이 쌀 농가들은 인건비, 자재비 등의 인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기재부는 여전히 쌀값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견강부회(牽强附會)의 논리로 회피하고 있다. 정부도 농가소득 안정제도였던 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공익직불제로 전환하면서 이른바 쌀 자동시장격리제를 약속했지만, 정부 부처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 충돌로 애꿎은 농민들의 피해만 늘어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며, 기재부는 견강부회(牽强附會)의 말 바꾸기를 중지하고 양곡관리법에 의거 수요량을 넘어 생산된 쌀 전량을 쌀 자동시장격리제에 따라 당장 매입할 것을 촉구한다. /정형철 김제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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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9:40

호랑이 세포

장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2022년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십이신지에 해당하는 동물 중에서 호랑이를 의미하며, 그 중에서는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호랑이를 중요한 동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랑이의 용맹함과 강인함 등을 숭배하는 문화가 있어왔습니다. 영화나 소설에 보면 특정 마을을 지키는 호랑이 신이 있다던지, 산을 지배하는 호랑이가 있어서 그 호랑이의 노여움의 사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과거 호랑이는 전 세계에 많이 존재하였지만, 도시화,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포획 등으로 이제 호랑이는 우리나라에는 멸종이 되었고, 지구촌 많은 곳에서도 그 숫자가 줄어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수의사이며, 대학교수로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동물을 접하고, 아픈 동물들을 치료도 해주며, 관련하여 대학교에서 여러 동물의 임신과 출산과 관련 교육을 진행합니다.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동물 세포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연구를 수행합니다. 특히 동물의 생식세포를 이용하여 체외수정을 실시하고, 수정된 배아를 이용하여, 시험관 동물을 태어나도록 하는 연구를 합니다. 이런 연구를 수행하다가 보면 여러 동물의 세포를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때로는 제가 이런 여러 동물들의 세포에 관심이 있어서 주변에 공동 연구를 하는 분들게 희귀한 동물이 죽으면 알려주세요. 세포를 얻어서 연구를 좀 하고 싶습니다 라고 요청을 해두었습니다. 이런 저의 요청을 받은 병리학 교수님이 몇 년 전에 호랑이가 죽어서 부검을 하는데, 필요하면 세포를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부검 중에 일부 조직을 세포 배양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조직을 연구실로 3-4시간에 걸쳐 배송하고, 오염이 되지 않도록 배양을 시도하였습니다. 세포 배양을 하다보면 미생물 오염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원들이 신경써주어서인지 호랑이 세포는 성공적으로 분리 배양이 되어서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보관된 세포를 이용하여 언제가 기회가 되면 이 세포를 이용하여 호랑이에 대한 이해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약 5년이 시간이 지나고, 바쁘게 연구 활동을 하던 때 우연히 공동연구를 하시는 교수님이랑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올해가 호랑이해라서, 제가 호랑이 세포가 있습니다 하니, 너무 놀라시면서, 재차 확인을 하시더군요. 초저온 냉동고에 잘 보관되어 있으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요청하시면 제가 세포를 확인해보겠습니다. 기록을 찾아서 냉동되어 있던 세포를 융해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니 세포가 잘 자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들 세포가 호랑이가 가지고 있는 염색체와 같은지 확인했는데, 잘 일치했습니다. 세포를 확인하고, 옛날 생각이 나서, 호랑이를 부검했던 교수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안부도 물을 겸해서⋯. 그 교수님은 전주덕진동물원 리모델링에 관여하면서, 이제 동물원이 과거의 동물원이 아니라, 생태 복지 동물원으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동물원이 사실 너무 좁은 울타리 안에 동물들을 가두어두고,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만 제공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최근 전주시는 덕진동물원을 생태동물원화를 결정하고, 여러 동물들의 시설을 동물 친화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이 노력을 해서 이루어진 결과로 알고 있습니다. 공사가 끝나면 저도 한번 동물원에 가서 그 변화를 관찰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연구년으로 있던 근대식 동물원의 시초로 알려져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쉔부른 동물원은 낡았지만, 동물들을 위한 공간이 매우 넓어서 참 인상 깊었습니다. 안타깝게 죽은 동물원의 호랑이로부터의 세포를 보면서, 연구자로서 그 동물의 세포 및 유전자에 대한 연구 기회를 얻었지만, 수의사로서 동물원의 동물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여러 동물원도 생태 동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장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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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9:40

갈등공화국에서 통합공화국으로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갈등공화국. 대한민국을 이렇게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빈부 갈등, 이념 갈등, 세대 갈등을 넘어 젠더 갈등과 지역 갈등까지 다양한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고소고발 건수가 연평균 50만건에 이른다고 하니 우리 사회 갈등의 강도가 어느정도 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사회 갈등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의 갈등지수 순위는 8년 만에 한 단계 더 높아졌다. OECD 가입 30여개국의 정치‧경제‧사회 등 3개 분야 13개 항목을 조사해보니 대한민국의 종합 갈등지수(2016년 기준)가 55.1포인트로 3위에 올랐다. 멕시코(69.0포인트)와 이스라엘(56.5포인트) 다음이다. 2008년 4위에서 한 계단 더 올라간 것이다.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 갈등을 해소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갈등 속에서도 타협과 조정으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의 가치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남은 마지막 과제가 국민들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2일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갈등의 치유와 관련하여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서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라고 한탄했다. 정치권이 분열과 갈등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대오각성해야 한다. 과거에는 대통령선거가 되면 주요 후보들이 통합의 메시지를 곧잘 냈다. 지키지 않고 파기해 거론하기 민망하기도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조차 후보시절 경제민주화를 내걸며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을 시사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진영논리에 포획되지 않고 국민을 통합시키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출범한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국민통합본부 출범이 좋은 예다. 비전위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필자는 국민통합본부 총괄본부장이다.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을 민주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분열과 증오가 난무하고 일각에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횡행하고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지혜와 용기를 모아 해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계층, 세대, 지역, 젠더 등의 문제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지혜를 민주당이 국민 앞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 데 국민통합본부가 앞장서 노력하겠다. 우리 앞에는 복합적인 과제가 놓여있다.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하여 국민의 삶을 일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더욱 격차가 커지고 있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비상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국가 위상을 높이면서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함께 가면 길이 된다. 국민통합본부가 젊은층과 노장층, 수도권과 지방, 보수와 진보, 여성과 남성 간의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포용적 가치를 발휘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G8에서 G5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내자.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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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9:40

후백제역사문화권 특별법 포함되도록 힘 합쳐야

45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후백제가 한국 고대사에 남긴 발자취는 혁혁하다. 후백제 역사유적으로 도성과 궁성, 사찰유적과 청자도자문화 등 고대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적 유물들이 전남북과 경상‧충청지역에서 속속 발굴됐다. 지역주의를 뛰어넘고 기회와 참여의 폭을 넓힌 사회로 넘어가는 후삼국시대를 선도한 국가가 후백제라는 학계의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후백제는 여전히 역사의 변방에 놓여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역사문화권 지정을 위한 후백제 국회토론회는 후백제가 결코 역사의 뒷전에 묻혀 있을 하찮은 역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면서 독립 역사문화권으로 특별법에 포함시켜야 할 당위성을 확인시켰다. 후백제 위상과 관련, 이도학 교수는 신라 말보다 진전된 국가로 평가했고, 정상기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실장은 고고‧미술사적 자료를 통해 후백제문화권 범주를 왕도였던 전주 중심에서 벗어나 광주‧전남, 경남 서부, 경북 북부, 충남 홍성 등으로 넓혔다.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발전시켜 온 권역을 하나의 역사문화권으로 규정할 때 후백제를 독립 역사문화권으로 역사문화권정비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6월 시행된 역사문화권정비법은 현재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등 6개 권역만 두고 있다. 이 구분에 따라 전북은 백제와 가야문화권에 포함됐다. 역사문화권정비법은 문화유산을 연구ㆍ조사하고 발굴ㆍ복원해서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제정됐다. 후백제는 관련 사료가 빈약하고, 고고학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도 미흡하다. 도성과 궁성 등의 실체조차 정확히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과제들을 풀기 위해서라도 후백제를 역사문화권정비법에 포함시킬 필요성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역사문화권정비법 시행을 계기로 후백제 왕도였던 전주시를 포함한 7개 자치단체가 근래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를 발족시켜 후백제 역사문화 발굴조사와 함께 후백제문화권을 추가하는 법 개정에 협력키로 했다. 이번 관련 국회 토론회를 계기로 후백제의 역사적 실체 규명을 위한 연구와 발굴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더불어 후백제문화권 지방협의회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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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9:40

돈을 안 갚는데, 사기죄가 아닌가요?

의뢰인은 사업에 필요하다며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다. 돈을 빌릴 때, 의뢰인의 친구는 사업이 곧 망할 듯이 절박함을 호소하였지만, 약속한 기한이 지났음에도 돈을 갚지 않았고, 본인은 어차피 돈이 없다며 의뢰인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다. 의뢰인은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를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는 것인지 물어왔다. 변호사로서 가장 흔한 상담 중 하나가 돈을 갚지 않은 채무자에 대한 사기 고소 사건이다. 상담을 시작하며 돈을 안 갚는다고 무조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초기에는 사기죄에 대해 명확한 답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많이 겪을수록 사기죄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에 해당하는 범죄이다. 상대방을 속여 돈을 받으면 사기라는 의미이다. 만약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것이 확실하다면 이에 관한 판단은 간단할 수 있다. 1년 뒷면 땅값이 2배로 오르니 1억원을 빌려주면 1년 뒤에 2억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땅을 안 사고 빚을 갚는 데 썼다. 진정한 용도를 밝혔다면 빌려주지 않으리라 보아 기망이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채권자는 고소해서 수사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알 수 없다. 또, 용도를 속이지 않았어도 사업이 부진해 돈을 갚을 수 없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돈을 빌린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지만, 단순히 경영 상황이 부진했다고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한다. 즉, 돈을 빌릴 당시 용도를 속였는지, 돈을 갚을 능력이 부족해 돈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는지는 채권자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돈을 받지 못한 경우 고소하고 보는 단순 채무불이행이 형사 사기 사건으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의뢰인과 같은 질문에는 채무자의 태도를 분노하며, 우물쭈물하다 고소해 볼 수 있다는 막연한 답을 주고 끝내곤 한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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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4:05

[노인환 세무사의 세(稅)상만사] 12억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에 대한 비과세적용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세법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할 시기인데 올해에는 이미 연도 중에 많은 세법개정이 있었던 영향 때문인지 부동산 관련 세법도 크게 변경된 이슈는 없어 보입니다. 먼저 2008년도에 5억에서 9억으로 상향되었던 1세대1주택 비과세를 위한 고가주택의 기준이 13년 만에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지난 2일 기재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시행시기를 내년 1월 1일 이후 양도부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규정하였으나, 본회의 통과과정에서 정부가 공포하는 날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개정하였고, 이는 12월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공포되어 12월 8일 이후 양도(잔금청산일과 등기이전접수일 중 빠른 날)하는 분부터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13년간의 물가상승 및 주택가격 상승을 감안한 조치로 전국적으로 9억에서 12억 사이의 주택 수는 약 42만 가구로 추정되는데, 이 구간에 속한 주택소유자들이 양도소득세 부담에서 벗어나 움직인다면 매물부족현상(offering shortage)으로 인한 주택가격상승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로 상가주택과 같은 겸용주택에 대한 과세체계의 합리화입니다. 원칙적으로 주택과 주택 외의 부분이 복합된 겸용주택에 대한 1세대1주택 비과세 적용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부분의 면적이 주택 외의 부분보다 넓다면 전체를 주택으로 보아 비과세를 적용합니다. 그러나 2022년 1월 1일 이후에 양도하는 12억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의 경우 주택부분의 면적이 주택 외의 부분보다 크더라도 주택부분만 주택으로 보아 12억까지는 비과세를 적용하며, 주택 외의 부분은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 따라서 주택부분의 면적이 주택 외의 부분보다 작다면 당연히 주택부분에 대해서만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12억을 초과하지 않는 겸용주택에 대한 1세대1주택 비과세 적용여부를 판단할 경우 주택부분의 면적이 주택 외의 부분보다 크다면 전체를 주택으로 보아 비과세적용이 가능합니다. /노인환 (한국·미국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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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4:05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자

-이중선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 올해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결정할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가 동시에 열리는 '정치의 해'가 될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 2.0'시대가 본격 개막된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 선거를 통해 한국 정치는 훨씬 더 성숙한 단계로의 이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는 역사적 요청을 받고 있다. 주민 입법, 주민 소환, 주민 감사 청구 등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시대, 주민들의 집단 지성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정치인만이 새로운 시대의 정치적 리더십을 취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호 신뢰 속에서 역량을 모으고, 백 인의 지혜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가꾸는 신뢰와 협력의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더욱 성장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 따라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과 윤리 또한 더욱 보편타당하고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정당은 대표적인 정치적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각 정당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정강 정책을 새롭게 하고, 각급 선거에 후보를 내놓아 국민의 선택을 기다린다. 당선의 영광도 낙선의 쓰라림도 함께 감내해야 하는 정당은 이런 면에서 소속 당원들의 운명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정당 내부의 선택은 다시 국민의 선택을 통해 그 행위의 정당성을 심판받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주진영 대결집을 위해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이러저러한 사유로 당을 떠났던 이들에게 복당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평가는 어떨지는 지금부터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우선, 이와 대동단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에 이러한 조치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결단을 내린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을 믿는다. 공정함과 미래를 바라보는 고뇌에 기반을 뒀을 게 분명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제나 리더의 결단은 선언적이고 상징적이며 포괄적이다.그 결단을 구체적인 실행 요목으로 바꾸고 체계화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민주 대연합을 위한 복당 허용 조치에는 당원과 국민들이 모두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공동체 내부에 심각한 분열의 상처를 안기고 떠났던 분들도 분명히 있다. 그분들에게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과한 것이 아니다. 이같은 선결 조치가 있어야 서로 옛동료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서로 민망하니 대충 덮고 가자는 것은 통합이 아니다. 흩어져 있던 이들을 다시 운동장에 집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전진하기 위해 스크럼을 짜기 위해 모인 것 아니던가. 우리가 모두 어깨동무하고 진격하려면 동지애의 생성은 필수적이다. 믿고 내 등을 맡길 수 있어야 동지다. 규모를 불리기 위한 물리적 봉합 아닌 민주 진영 대통합을 위한 화학적 결합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의 해결책으로 보편타당한 조치가 있어야겠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앞으로도 멀고 험난한다. 우리 모두의 힘을 다 모아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난관도 수두룩할 것이다. 불필요한 잡음이나 내부 분란의 불씨가 생겨서는 곤란하다.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탈당 인사들의 복당이 더 큰 연대, 더 큰 희망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현명한 조치를 당 지도부에 촉구한다. 이 과정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정치의 아름다움, 정치의 생산성을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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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7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자

-이중선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 올해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결정할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가 동시에 열리는 '정치의 해'가 될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 2.0'시대가 본격 개막된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 선거를 통해 한국 정치는 훨씬 더 성숙한 단계로의 이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는 역사적 요청을 받고 있다. 주민 입법, 주민 소환, 주민 감사 청구 등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시대, 주민들의 집단 지성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정치인만이 새로운 시대의 정치적 리더십을 취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호 신뢰 속에서 역량을 모으고, 백 인의 지혜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가꾸는 신뢰와 협력의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더욱 성장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 따라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과 윤리 또한 더욱 보편타당하고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정당은 대표적인 정치적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각 정당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정강 정책을 새롭게 하고, 각급 선거에 후보를 내놓아 국민의 선택을 기다린다. 당선의 영광도 낙선의 쓰라림도 함께 감내해야 하는 정당은 이런 면에서 소속 당원들의 운명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정당 내부의 선택은 다시 국민의 선택을 통해 그 행위의 정당성을 심판받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주진영 대결집을 위해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이러저러한 사유로 당을 떠났던 이들에게 복당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평가는 어떨지는 지금부터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우선, 이와 대동단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에 이러한 조치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결단을 내린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을 믿는다. 공정함과 미래를 바라보는 고뇌에 기반을 뒀을 게 분명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제나 리더의 결단은 선언적이고 상징적이며 포괄적이다.그 결단을 구체적인 실행 요목으로 바꾸고 체계화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민주 대연합을 위한 복당 허용 조치에는 당원과 국민들이 모두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공동체 내부에 심각한 분열의 상처를 안기고 떠났던 분들도 분명히 있다. 그분들에게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과한 것이 아니다. 이같은 선결 조치가 있어야 서로 옛동료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서로 민망하니 대충 덮고 가자는 것은 통합이 아니다. 흩어져 있던 이들을 다시 운동장에 집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전진하기 위해 스크럼을 짜기 위해 모인 것 아니던가. 우리가 모두 어깨동무하고 진격하려면 동지애의 생성은 필수적이다. 믿고 내 등을 맡길 수 있어야 동지다. 규모를 불리기 위한 물리적 봉합 아닌 민주 진영 대통합을 위한 화학적 결합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의 해결책으로 보편타당한 조치가 있어야겠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앞으로도 멀고 험난한다. 우리 모두의 힘을 다 모아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난관도 수두룩할 것이다. 불필요한 잡음이나 내부 분란의 불씨가 생겨서는 곤란하다.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탈당 인사들의 복당이 더 큰 연대, 더 큰 희망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현명한 조치를 당 지도부에 촉구한다. 이 과정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정치의 아름다움, 정치의 생산성을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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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7

전북은 무엇을 꿈꾸는가?

-김수흥 국회의원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180만 전북도민 모두의 소원이 성취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울러 전북의 발전과 새로운 변화를 소망합니다. 올해는 무엇보다 정치의 해입니다. 대통령선거에 이어 도지사와 시장·군수, 도의원과 시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도민들께서는 누가 적임자인지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올바른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 새해 벽두, 지금 전북은 어디에 서 있을까요? 제조업 등 산업의 쇠퇴와 인구의 감소로 인해 젊은이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습니다. 무언가 혁신적인 처방 없이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전북은 극적인 대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대전환은 정책의 방향과 추진체계의 변화에서 비롯됩니다. 즉 지역사회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과 책임에서 모든 게 시작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전북의 사활이 걸린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북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을까요? 국회 30여 년의 공직생활과 초선 국회의원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봅니다. 우선 정치와 행정의 대전환이 요구됩니다. 전북은 17개 시·도 가운데 경제력 측면에서 최하위이며, 인구감소 역시 가장 심각한 수준입니다. 해방 후 전북의 인구는 20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했는데,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 178만 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3.4% 수준입니다. 해방 후 전체 인구가 2.5배 증가했으나, 전북만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그 원인은 제조업 등 기간산업 유치에 실패한 데 있으며, 책임은 정치와 행정의 몫입니다. 전북은 지난 20여 년간 오직 새만금과 전주 중심의 발전 전략에 올인하다가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30년 공들인 새만금은 아직 기반을 갖추지 못했으며, 전주혁신도시는 다른 시·군으로부터 인구를 흡수하는 역효과를 냈습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통해 전북 발전전략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북은 혁신도시 10곳 중 유일하게 도청소재지에 혁신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지역 내 상생발전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경남과 전남이 균형발전을 위해 제2청사를 두고 있으며, 강원과 경북 등 다른 시·도에서도 제2청사 건립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균형발전에 앞장설지 두고봐야 합니다. 아울러 전북은 산업과 일자리의 대전환을 이뤄야 합니다. 그동안 농생명 산업에 역점을 두었음에도 오히려 농촌은 더욱 피폐해지고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졌습니다. 6차산업과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도 커다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기대를 걸고 있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탄소산업 육성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청년들은 전북을 떠나고 있으며, 신성장산업 유치를 위한 투자와 준비는 뒷전입니다. 전북발전을 위한 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됩니다. 끝으로 전북은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제2혁신도시 건설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산업기반이 약한 전북은 시장형 공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관련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그래야 청년도 살고, 일자리도 생겨 대전환의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며 180만 도민과 함께 전북의 대전환을 고민해 봅니다. 변화 없는 성과는 없습니다. 저 역시 어떤 변화와 역할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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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7

정읍3절(井邑三絶)의 어제와 오늘

김정일 재경정읍시민회 고문 정읍시 출향인 중 15년 동안 재경고부면민회 (회장 문인화가 안성심) 발전과 특산품과 명소 전봉준 장군, 정읍사 여인, 내장산 단풍 ‘정읍3절‘ 홍보에 기여한 성정숙 총무가 지난 12월 1일 유진섭 정읍시장으로부터 표창을 수상했다. ‘정읍3절’을 최초로 제안한 필자와 개성출신으로 고부초교 3학년까지 다녔던 이중권씨(전 신용보증기금연수원장), 정읍3절 홍보에 앞장선 전대열씨(대기자 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3인이 표창 수상 하루 전인 지난 11월 3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정읍 3절을 찾았다. 1995년 정보통신부 우표 문학시리즈 1집이 발행되면서 필자가 당시 홍보담당관으로 재직 중이던, 그 시절 <재경고부면민회> 회장자격으로 정읍을 대표하는 동학혁명 전봉준 장군, 정읍사의 여인, 내장산 단풍을 정읍의 대표적인 3가지로 추천하면서 이는 황진이, 서화담, 박연폭포 송도 3절과 비견 할만한 ‘정읍 3절’이라고 국내 홍보는 물론 해외 출장길에도 우표 시트를 나눠주면서 홍보하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구 정읍역 광장에 들어서면 전봉준 장군상, 정읍사 여인상, 그리고 주변에 단풍나무를 가꾸어 정읍 3절과 어울리게 하는 정경을 만나 볼 수 있다. 2018년 정읍시 초청으로 정읍에 왔던 전대열 대기자가 '정읍3절'은 송도3절을 능가한다며 구체적으로 지면에 소개했고, 서울 청담동 연우갤러리 황현옥 대표가 일간지와 월간지에 '차 향기와 함께 정읍여행'이라는 글로 정읍3절을 맛깔스럽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정읍역에 도착, 바로 찾아간 곳은 천년의 부부사랑을 노래한 정읍사의 발원지 정촌가요 특구였다. 이곳은 가요전시관, 정읍사 여인 집과 만석꾼 가옥 등을 갖춘 4만평 규모의 널찍한 공간이다. 가요전시관 왼편에는 '정읍사'의 여인 ‘망부상’이 현대적 조각으로 만들어졌지만, 백제시대의 간절함과 감동이 그대로 배어났다. 다음은 단풍나무 중 단연 으뜸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내장산 단풍나무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다른 나무와 나란히 함께 서 있어 구별하기 쉽지 않았는데 함께한 이중권씨는 사견을 전제로 주변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천연기념물로서의 단풍나무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반부패, 반봉건, 반외세 기치를 들고 봉기한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크게 이긴 최초의 전승지인 황토현 전적지를 방문했다. 이곳과 필자는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어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는 곳이다. 7년 전 필자 제안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나만의 기념우표'라는 이름의 기념우표(대형시트)가 제작됐다. 기념우표 상단에는 최시형,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손병희 선생 등 동학혁명 지도자 사진과 좌우측 하단에 동학혁명 유적지 9곳의 사진을 삽입되었는데 제작된 우표는 전국 동학농민혁명 유족회, 천도교 중앙회, 전국 동학혁명기 념사업회 및 관계자들에게 배포 되었다. 황토현 전적지는 공사 중이라 내부 관람은 못하고 동학농민혁명의 발원지인 고부면을 찾아갔다. 고부 관아는 일제강점기에 소학교로 바뀌었고 현재는 고부초등학교가 되었다. 과거 관아에는 여러 부속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한 쪽에 초석과 기단석만이 남아있다. 관아 부지 옆에는 고부향교가 있고, 향교의 외삼문을 들어서면 대성전으로 향하는 높은 돌계단이 나온다. 그 돌계단 중간에 이곳의 명물인 은행나무가 있다. 400년이 훌쩍 넘었다는 은행나무는 그날의 역사를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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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7

야권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길

- 윤학 변호사 권력이 커갈수록 남용하려 드는 약한 인간들, 그들이 대통령이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그렇게 스스로 약자로 전락했다. 이 정권 들어서도 권력 남용의 그림자가 온 나라에 그늘을 드리웠다. 조국사태는 그 절정이었다. 그때 한 사나이가 거대 권력에 맞섰다. 칼 한 자루의 검찰총장이 수천 자루 칼을 가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다니! 현 정권은 모든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권력 남용이 만들어 낸 것이 대선 후보 윤석열이다. 권력 남용에 진저리치던 국민들이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 환영에 답하기만 하면 대선 승리는 떼 놓은 당상이었다. 그 답은 대통령이 되어도 권력에 취하지 않으리라는 표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리멸렬한 야당 대신 그에게 희망을 걸었던 나는 그를 만날 때면 “윤 총장! 당신이 무식한 줄만 알면 대통령이 될 것이오” 직언을 했다. 검찰의 우물에서는 출중했다 해도 세상의 바다에서는 턱없이 부족할 터라 겸손하기를 바라서 일부러 강하게 주문한 것이다. 그런데 그의 정치적 첫 거보는 국민의 힘 입당이었다. 수십 명의 의원들이 그를 에워쌌다. 목소리에서도 걸음걸이에서도 권력자의 그림자가 엿보였다. 대통령이 되면 또 어떤 권력 남용의 유혹에 빠져들지 국민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가 세를 넓혀갈수록 그의 빛은 사그라들고 있었다. 가슴 속에 품은 비전이 있다면 가득 차올라 그 비전을 내놓기에도 여념이 없을 터인데 정권교체만 부르짖었다. 그것은 권력의 향방에만 관심을 두는 사람으로 비쳐져 오히려 정권교체를 불가능하게 할 것 같았다. 입법, 사법을 장악한 여당이 집권하면 불의를 정의로,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권력 남용이 또다시 행해질 것 아닌가. 나는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절망하며 밤을 지새울 국민들도 스쳐 갔다. 나도 뭔가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내게 무슨 힘이 있다는 말인가. 그러다 나도 힘에 의지하는 사람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내 가슴에도 비전이 있다면 힘이 있건 없건 뭐라도 할 수 있지 않는가. ‘야권에도 서로 견제할 후보가 있으면 오히려 건강한 후보가 탄생할 것이다. 그래, 안철수를 만나보자!’ 서울시장 도전에 실패해 다소 위축되어 있는 그를 지난 9월 만났다. 나는 그에게 또 한 번의 대선 도전을 해야 할 이유를 쏟아냈다. “앞으로 윤석열의 지지율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때를 대비해 대체할 후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중도의 지지를 받는 경쟁력 있는 야권후보가 나오면 윤 후보도 긴장을 늦추지 않아 오히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 손으로 사업을 해 돈도 벌어 보고 실패도 성공도 하고 정당도 운영했으니 이보다 더 국민의 실생활을 잘 아는 대통령이 있겠느냐. 더구나 과학자로 의사로 살아온 안철수야말로 첨단과학 시대에 어울리는 지도자다.” 초면인데도 그는 나의 말에 귀 기울이며 메모도 했다. 그에게서 인품이 느껴졌다. 한 달 후 그는 대선 출마 결심을 알려왔다. 그의 장점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그의 ‘말’을 바꿀 수만 있다면! 나는 몇 번 그를 만나 솔직하게 쓴소리를 했다. 그는 자존심 챙기지 않고 내 조언대로 ‘말’ 연습에 집중했다. 그에게서 구태 정치인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당당함이 느껴졌다. 얼마 후 나는 그 ‘말’ 코칭 이야기를 글로 썼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미지에 흠이 된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면 글을 내지 않으려고 그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오히려 나에게 누가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나를 안철수 지지자로 볼 거라는 염려였다. 나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에만 관심 두는 지식인, 정치인만 보다가 남의 입장까지 배려하는 그의 인간성이 깊이 다가왔다. ‘아, 이 사람은 구태에 물든 정치인이나 언론인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겠구나!’ “나는 윤석열!” “나는 이재명!” 하던 사람들도 요즘 ‘찍을 놈이 없다’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안철수를 지지하자니 표만 분산될까 봐 야권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딜레마를 푸는 방법은 없을까? 이제부터 구태의연한 단일화의 틀을 벗어던지고 윤과 안이 세 불리기나 상호비방 없이 비전과 정책만으로, 인품과 능력만으로 경쟁을 하여 창의적인 선거판을 만든다면! 우리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다행히 윤 후보가 매머드 선대위를 해체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안철수 후보도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두 후보도 더 성숙해지고 국민들도 더 성숙한 선택을 한다면 이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는 없을 것이다. 그 길만이 야권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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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7

아이 가족돌봄 제도 신설을 제안한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 “애는 낳으면 알아서 잘 큰다” 옛 어르신들이 곧잘 말씀하셨다. 그런데 정말로 그 시절엔 아이는 낳으면 알아서 잘 컸다. 너무 잘 컸던 탓일까, 오죽하면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혹은 ‘하나만 낳자’며 나라에서 가족계획을 세워주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그런 표어는 와닿지도 않고, 농담으로라도 해선 안 되는 말이 됐다. 불과 수십여 년 사이 우리나라 출산율은 격변을 겪었다. 1971년 4.54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합계출산율은 2018년 처음으로 1.0명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는 0.81명을 기록했다. OECD 전체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에 못 미치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그때는 어떻게, 낳으면 알아서 잘 컸을까. 수년 전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꼬마 진주는 쌍문동 골목의 딸로 자랐다. 엄마가 돌봐줄 수 없을 땐 동네 사람들의 손에 맡겨졌다. 동네 사람들도 내 집 네 집 아이 할 것 없이 살뜰히 챙겼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핵가족이 보통이 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그 드라마는 지금 시대에도 그때와 같은 ‘돌봄’이 필요함을 역설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 젊은 세대가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가 단순히 경제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임신 준비, 출산, 아동수당, 어린이집 보육까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드는 기본적인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상황에 ‘돈’이 없어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18년 통계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결혼에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로 ‘자녀 돌봄이 여성에게 편중된 점’을 꼽았고, 다른 기관(인크루트)의 조사에서도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 후 이어지는 출산‧육아 부담’이었다. 문제의 핵심이 육아 부담에 있다는 방증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정부의 ‘아이돌봄 서비스’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역시 돌봄 체계를 확대하고 돌봄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편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돌봄 환경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의 지난 4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후 휴원‧휴교 기간 자녀돌봄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42.6%가 ‘조부모 또는 친척이 돌본다’고 답했다. 같은 기간 워킹맘을 대상으로 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조사에서도 69.3%가 긴급상황에 돌봄을 요청하는 곳으로 ‘조부모 또는 친인척’을 꼽았다. 내 아이를 안심하며 맡길 수 있는 대상으로 가족을 찾는 것이다. 이처럼 온전히 한 가족의 부담이 되고 있는 돌봄을 제도 속으로 편입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자격을 갖춘 아이돌보미가 가정에 찾아와 돌봐주는 제도가 운용되고 있지만, 대다수 가정이 조부모 또는 친인척의 돌봄을 선호함에도 정작 가족이 돌볼 땐 아무런 지원이 없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 노인요양·치매요양에서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도 어르신을 돌보고 수당을 받는 가족요양 제도가 마련되어있다. 어르신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단연 “가족이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예전 같은 온 동네 사람들의 살뜰한 보살핌까지는 아닐지라도 가족의 따듯한 돌봄을 되찾아주자. 가족이어도 자격요건을 갖추고 아이를 돌보면 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 ‘아이 가족돌봄 제도’의 신설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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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7

포기하지 않고 성장하는 학보사가 되기를

- 임지환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조교 지난해 11월 서울에 위치한 S 대학 학보사 소식을 접했다. 해당 학교와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이유로 학보 발행을 전면 중단시키고 소속 기자 전원을 해임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학보사에서 입장문을 통해 위 내용들이 철회됐다고 밝혀 사소한 갈등이 만든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최근 해당 사건이 다시 재조명됐다. 지난달 17일 이번 교내 언론 탄압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주최 측인 언론 탄압 사태 대응 TF는 기자 전원을 해임시키고 사전 검열과 발행 중단을 통보한 학교의 만행을 규탄했으며, 반민주주의에 저항하는 학보사 장례식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또한 당시 학보사 편집국장의 ‘학보사 길들이기에 저항하며’라는 글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여러 대학 언론 관계자들의 공분을 샀다. 글 내용에 따르면 학보사에서는 총장이 외부 언론을 통해 실언한 내용을 기사화하려 했고,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 및 학생 200여 명의 시위를 취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기사화하는 내용이 ‘총장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헌법 제21조 4항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답변을 보였다. 게다가 총장은 ‘편집국장에게 지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N번방 가해자 조주빈도 그 학교를 위하는 편집국장이었다”는 서슴없는 발언도 했지만, 공식적인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등은 단 하나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난 후, 필자는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대학 생활 4년 중 3년, 하루 반나절을 모교 학보사 기자로 생활했던 필자로서 저들이 마주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았는가. 필요한 정보를 실었는가. 학교 홍보에 치중하지 않았나. 지금 생각해보면 신문을 발행할 때마다 스스로 되묻던 물음에 필자는 매번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했고, 결국 온전히 만족한 신문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주체적인 학보사의 시선으로 속 시원하게 꼬집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갑작스런 학과 통폐합 추진, 미숙한 수업 운영 방식 등에 대한 학교 소식을 비판적으로 기사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퇴고를 거치며 비판의 수위가 낮아지거나 준비한 취재와 기획이 하루아침에 바뀌어도 눈감을 수밖에 없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급급해 긍정적인 소식들로 지면을 채워야 했고, 어쨌거나 신문을 발행하기 위한 금전적인 지원 결정 여부는 학교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보도나 기획 기사가 힘들다면 학생 사설로, 기사화가 힘들다면 관련 사진 한 장이라도 게재해 학보사의 존립 이유를 보이기 위해 노력했었다. ‘학보사가 학교의 홍보지로 전락해버린 것이 아니냐’는 학생들의 쓴소리를 들을 때도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발판 삼아 고군분투해 왔다. 전국 학보사들은 올해도 학기가 시작하면 신문을 발행할 것이다. 기사를 기획하며 의견 충돌로 갈등이 생기거나, 밤새 원고 작성에 시달릴 수도 있다. 학업과 병행하는 학보사 생활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벅차게 느껴질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힘듦을 버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끊임없이 고민하길 바란다.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자신과 완성된 결과물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학보사만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시선으로 앞으로도 좋은 기사가 쓰이길 기대한다. * 임지환 조교는 원광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원광대 신문방송사 교육보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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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6

글로벌 물류대란, 남의 일이 아니다

-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1956년 말콤 맥린은 화물을 적재한 트럭을 그대로 배에 실어 육상과 해상을 연계하는 운송을 고민하던 끝에 세계 최초의 컨테이너선 Ideal-X를 선보이며 ‘컨테이너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다.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58개의 컨테이너박스를 싣고 뉴저지에서 휴스턴으로 운송을 시작하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혁명의 시작을 알렸다. 컨테이너를 통한 물류혁명이 세계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뉴욕의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이 동아시아 생산기지에서 컨테이너에 실려 LA항으로 12일간 이동하여 항만터미널에서 2일내 분류를 거친 후 고객의 손에 전달된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운송수단인 컨테이너박스가 글로벌 물류대란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서안 항구 및 터미널의 병목현상이 심해져 컨테이너박스가 터미널에 쌓여가는 동안, 하역을 기다리는 세계 각국의 대기선박이 100여척이 넘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로 인해 회수되지 못한 컨테이너박스 품귀현상까지 더해져 전 세계가 공급망 붕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항만 적체로 선박공급은 줄어드는데 COVID-19로 촉발된 일부 품목의 폭발적 소비증가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탓이다. 물류대란의 여파는 우리 삶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맥도날드 세트메뉴에서 감자튀김이 자취를 감춘 적이 있으며, 호주와 중국의 갈등으로 석탄수출이 규제되면서 중국 내 요소수 생산이 마비되어 100% 수입에 의존해온 우리나라 요소수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사례는 글로벌 공급망이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GDP의 4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해상운임의 척도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물류대란 이전 1,000pt에서 현재 5,000pt를 넘어섰다는 것은 수출업자가 지불하는 운임이 5배 이상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물류대란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국제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 효율이 낮은 산업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여 국제분업을 추구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잦았으나, 최근 물류대란을 겪으며 무분별한 해외 이전보다 국가 전략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가 소부장산업과 일부 광물자원 조달에서 이미 어려움을 경험한 바와 같이, 물류부문 역시 국내에서 컨테이너박스를 생산하기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온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향후에는 리쇼어링(re-shoring)이나 니어쇼어링(near-shoring)을 장려하기 위해 이들 업체에 세제혜택, 보조금 지급, 산업용지 제공 등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정부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출기업들의 선복확보를 위한 정책수립도 필요하다. 중소화주의 선복확보를 위해 임시선박 투입을 확대하고 물류바우처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대형화주에 대해서도 장기운송계약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선화주간 상생을 촉진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해운물류기업들이 해외 항만터미널 확보, 내륙운송 진출 등을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 공급망 병목현상을 극복하고 고객에게 정시성 있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물류대란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하여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70여년 전 컨테이너로 물류혁명의 장을 열었던 말콤 맥린의 창의적 사고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인천대 석좌교수,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장과 차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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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6

전북 출신 김아랑, 동계 올림픽 3연속 금메달 행진곡 울릴까

-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동계종목의 계절이다. 더욱이 올해는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다. 지구촌 겨울 축제 2022 베이징(北京) 동계 올림픽이 내달 4일 막을 올린다. 2018 평창 올림픽,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진기록이다. 대륙별 순환 개최를 원칙으로 하는 IOC의 방침을 고려한다면 조금은 특이한 현상이다. 특히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이 1년 늦게 열리는 통에 작년 8월에서야 성화대에 불이 꺼졌는데 불과 6개월여만에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이 다시 불을 밝힌다.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키 등 15개 종목에 총 10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이전 평창 동계 올림픽때 보다 7개가 더 늘어난 수치다. 90여개 나라에서 약 5천여명의 선수만이 초청장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948년 생모리츠에서 열린 제5회 대회에 태극기를 앞세워 동계올림픽에 처녀 출전했다. 선수 3명에 임원2명, 총 5명으로 구성된 단출한 소규모 선수단이었다. 이후 15회 대회까지 쭉 메달이 없다가 1992년 열린 16회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처음 메달의 맛을 봤다. 정식종목에 처음 채택된 쇼트트랙의 선전으로 금메달 2개와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한 개씩 수확하며 종합 순위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후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비롯, 최근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10위권의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제24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비상등이 켜졌다. 얼마전 진천선수촌에 방문 했는데 조금은 충격적인 정보를 들었다. 전라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을 지내다 작년 9월1일자로 대한민국 진천 대표팀 선수촌장이 된 유인탁 촌장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어쩌면 노 골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푸념 섞인 설명 때문이었다. 유 촌장은 “쇼트트랙이 이번 대회에 유일한 우리 선수단의 금메달 종목인데 한국 출신 지도자들을 각국에서 모조리 영입해 각국 선수들의 실력이 세계적으로 평준화 됐다”면서 “국내 여자 쇼트트랙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심석희가 불미스러운 일로 최근 2개월간 선수 자격 정지가 되는 등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얼마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한달여 앞두고 대한체육회도 언론에 현실적으로 노골드 올림픽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메달 1∼2개가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나마 제일 유력한 금메달 후보의 세부 종목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다. 이 종목에 우리 전북 출신(전주제일여고 졸) 김아랑(고양시청)이 출전한다. 김아랑은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연이어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 2연패를 달성한바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 직후 김아랑을 비롯해 몇몇 동료들과 함께 유럽 스위스와 노르웨이에 동계 체육시설과 박물관 견학을 위해 동행한 적이 있다. 천사표 미소에 후배와 동료 등 대표 선수들을 잘 챙겨서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김아랑에게 당시 현장에서 선수로서 다음 목표에 대해 물었었다. 김아랑은 “후배들과 함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 3연패를 이뤄 동계 종목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었다. 아직까지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3연패를 이룬 선수는 전무하다. 만약 김아랑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석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든 동계 올림픽 레전드가 될 전망이다. 김아랑의 희망대로 3연패를 기대해 본다. 전북 출신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드물어서 더욱 그렇다. * 정강선 회장은 ㈜피앤 대표이사로 뉴시스 국제부 북경특파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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