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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제11대 도의회처럼 의장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인해 스스로 위상을 깎아내린 적은 유례가 없다. 지난 1991년 부활한 전북도의회가 제4대 김철규 의장을 비롯해 이창렬김규섭이강국김진억허영근김병곤정길진고석원김희수김용화김호서최진호황현김영배양용모 의장 등 10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16명의 의장이 거쳐 갔지만 재임 중에 큰 구설이나 비위에 연루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11대 도의회에 들어서 현직 의장이 뇌물수수나 갑질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스스로 의회 위상을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 여행업체로부터 뇌물수수에 따른 대법원 확정판결로 지난 10월에 의원직을 상실한 송성환 의원은 11대 전반기 의장 때 범죄혐의로 기소되면서 파문을 낳았다. 도의회 일각에서 의장직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의사 진행을 못하게 하는 징계 권고 수준으로 어정쩡하게 봉합했다. 이마저도 의장 임기 만료 전에 명예회복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로 1년여 만에 의사봉을 다시 잡게 했다. 의장 개인의 명예를 위해 전북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위상을 스스로 내팽개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전임 도의회 의장의 비위 낙마와 관련, 후임 송지용 의장이 도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개인의 일탈이기는 해도 도의회는 이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도민들에게 대단히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윤리특별위원회가 강화되는 만큼 지속해서 의원 교육을 하고 시대정신에 맞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송 의장의 도민과 다짐은 보름도 안 돼 빈말이 되고 말았다. 지난달 10일 본인의 갑질 횡포 논란이 터지면서 도의회가 다시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것도 도민 대의기관의 수장과 도의회 사무처를 대표하는 사무처장 사이에 막말 폭언 파문이 불거지면서 의회 위상은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그동안 도의원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 행태는 간간이 드러났었다. 라면 끓이는 일부터 인사 청탁이나 물품 구매, 사업 선정 압력 등이 종종 드러나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북도민과 도의원을 대표하는 도의회 의장이 갑질 횡포의 당사자로서 구설에 오른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도의회 위상은 스스로 목에 힘준다고 세워지는 게 아니다. 의장과 도의원 38명 개개인이 도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더 낮은 자세로 섬기고 헌신할 때 의회 위상은 저절로 곧추세워진다.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는 불변의 진리를 되새겨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황인홍 무주군수 지난 11월 16일 무주군 무주읍 일원에서는 특별한 행사 하나가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바로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 봉안행렬 재현 행사였다. 코로나 시대인 요즘에는 위드코로나가 선포됐다 하더라도 행사라고 하면 어떤 행사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봉안행렬 재현 행사에 대한 호응은 대단히 컸다.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졌다. 봉안행렬 재현단 무리가 남대천교 사랑의 다리를 지날 때는 근래 보기 드문 인파가 몰들었다. 집합금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장관이었다. 행렬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 장면을 자부심긍지자랑 따위의 간단한 어휘로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왕들의 행적과 치적을 기록해 낱낱이 기록한 보물 같은 존재다. 어찌 보면 조선왕조의 혼과 심장이 담겨 있는 사료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귀중한 것이 내 고장 무주의 적상산에 보관돼 왔다. 이러한 사실은 역사성이라는 면에서 무주의 자랑거리요 보배이자 엄청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은 1634년 우여곡절 끝에 무주에 봉안됐다 한다. 여진족이 세운 후금(나중에 청나라)이 매우 강성해져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후금의 존재는 조선에 큰 두통거리였다. 국경선 가까이 묘향산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후금 침략 시 멸실될 수 있는 것도 걱정거리의 하나였다. 묘향산 사고본 실록을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정에서는 실록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격론이 벌어졌다. 마침내 낙점된 곳은 무주군(당시 무주현) 적상산. 조정의 왕과 신료들은 적상산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리하여 1634년 12월 묘향산사고에 있던 13명 임금(태조~명종)의 실록과 일반서적들이 적상산사고로 이송, 봉안된다. 붉을 적(赤), 치마 상(裳). 마치 붉은 치마를 두른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적상산이다. 묘향산 조선왕조실록이 이토록 의미심장한 적상산으로 이송됐던 배경이다. 이송된 조선왕조실록은 300년 가량 적상산에서 무주와 함께했다. 자칫 역사는 흐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아니다. 역사라는 토대 위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무주군과 무주문화원은 역사를 사랑하는 붉은 마음으로 조선왕조실록이 적상산에 봉안되는 순간을 재현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일단 철저한 고증을 끝냈다. 그런 다음, 2019년 처음 재현을 실시했고 2020년엔 코로나 방역차원에서 쉬었으며 지난달 16일 두 번째 재현 행사를 가졌다. 사실성 있게 잘 재현했다. 이것이 재현에 대한 평이다. 왕조실록을 봉안하는 지역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주는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자부심은 군민과 군청이 함께 지켜 나가야 한다. 조선왕조실록의 봉안행렬 재현을 영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문화적 자부심을 제고시키는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재현 행사를 관광역사 자원으로 개발한다면 그 자부심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재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무주군은 문화예술의 산실로 꼽히는 최북미술관 1층 전시관에 역사문화 콘텐츠 장을 만들었다. 이곳에 군은 모형물과 함께 반차도(그림)와 디오라마(모형)를 설치해 묘향산 사고본 이안 및 봉안 과정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이를 무형문화재로 등록해 무주만의 독특한 역사문화의 맥으로 살린다. /황인홍 무주군수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우리나라 7080년대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 중 하나는 바로 프로복싱 이었다. 1974년과 76년 해외 원정 적지에서 2체급(WBA밴텀급, 주니어페더급)을 석권하며 세계 타이틀을 쟁취한 4전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은 국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80년대 프로복싱은 최절정의 전성기를 구가한다. 그 중심에는 동시대 챔피언을 지낸 짱구 장정구와 작은 들소 유명우가 있다. 웬만한 복싱팬이라면 기억할 쌍두마차, 우리 국민들의 진정한 복싱 영웅들이다. 장정구 챔프는 1983년 WBC 라이트 플라이급 벨트를 획득한 후 타이틀을 자진 반납할 때까지 무려 15차 방어에 성공한 최고의 주먹쟁이다. 깔끔한 정통 복싱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던 유명우 챔프는 한술 더 떴다. 1985년 장챔프 경쟁 기구인 WBA 주니어 플라이급 정상에 올라 무려 17차 방어에 성공한 복싱 장인이다. 그가 기록한 프로 데뷔후 36연승 기록과 17차 세계타이틀 방어 기록은 한국 복싱사 최다 연승과 최다 세계 타이틀 방어 기록이다. 이 스포츠 영웅 두 챔프가 최근 나란히 전북을 찾았다. 평소 친분이 있는 장정구 챔프는 얼마 전 고창 복싱협회의 초청으로 마련된 저녁 자리에서 엄청난 주량을 뽐냈다. 평상시 말수가 없다가도 취기가 돌면 인생은 아알코올이다.라며 흥겨운 어깨춤과 함께 연신 분위기를 주도하는 애주가다. 취중에 장난기가 발동해 그에게 짓궂게 물었다. 전성기 챔프 시절 유명우 챔프와 통합전을 했다면 누가 이겼을 것이냐는 농 섞인 질문이었다. 장챔프는 붙어 봐야 알겠지만 (유)명우가 나보다 기술이 좋았다.라는 말로 후배를 치켜세웠다. 유명우 챔프 역시 얼마전 지인과 함께 전주를 방문했다. 가게 맥주 원조격인 전일 슈퍼에서 계란말이 안주에 병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역시 동일 질문을 던졌다. 짱구형이 이기죠. 통합전이 성사 안되길 천만다행이에요. 금란지교다. 복싱 실력도 출중했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두 챔프에게 진한 인간미를 느끼게 한 멘트였다. 이들은 사각의 링위에서도 정반대였지만 링밖에서도 라이벌답게 모든게 달랐다. 현역시절 변칙 복싱에 능했던 장챔프와는 다르게 유챔프는 클린치 없는 깨끗한 정통 기교파였다. 당시 최고 인기 있는 프로복싱이었기에 광고 협찬은 이들의 방어전에서는 늘 넘쳐났다. 방송사의 경쟁도 상당했다. 주관 방송사도 KBS와 MBC로 각각 달랐다. 평상시 소주를 즐겨 마시는 장챔프와 맥주파인 유챔프는 이렇듯 전혀 다른 취향의 챔피언들이다. 이렇게 링 안팎의 스타일은 정반대이지만 최고의 경쟁 상대를 치켜세우는 두 챔프의 배려의 멘트에 내심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이와는 상반되게 최근 우리 전라북도 체육계는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음해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경쟁을 의식해 체육 단체 조직의 분열을 꾀하고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려 본인의 이득을 보려는 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때 전국을 호령했던 전북 체육의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은 모양새다. 장정구와 유명우 챔프처럼 한때 최고 경쟁 관계임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세심함을 우리 전북 체육계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장챔프와 동갑 친구인 84년 LA올림픽 복싱 미들급 금메달리스트 출신 전북체육회 신준섭 처장 역시 어려웠던 격동의 시기에 당시 주먹 하나로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선사한 체육인이다. 전북체육 행정을 도맡고 있는 신 처장을 중심으로 전북 체육계가 한뜻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삽화 = 정윤성 기자 전주 인기 아파트단지로 떠오른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 임대 전환을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월 당초 일반 분양에서 사업 방식을 변경하면서 이곳에 청약을 준비하던 시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진통 끝에 데시앙 아파트는 민간 임대 방식으로 지난달 평균 22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데시앙은 태영건설의 브랜드로 에코시티 아파트단지 17개 중 8곳서 분양을 끝내면서 위세를 과시했다. 이런 논란 속에 또 다른 특혜의혹 주장이 인근 천마지구까지 불똥이 튀었다. 전주시가 에코시티 개발 사업자인 태영컨소시엄에 수의 계약으로 20만평 개발권을 넘겨줘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에코시티 건너편 건지산 자락에 위치한 천마지구는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주목 받았다. 교통 접근성과 생활 편리성에 비추어 북부권 최고 개발지로 일찌감치 꼽혀왔기 때문이다. 전주시민회에 따르면 이런 금싸라기 땅을 전주시가 에코시티 개발로 인해 1700억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에코시티(주)에게 이를 보전하기 위해 특혜를 줬다는 설명이다. 2006년 전주시와 태영컨소시엄은 35사단 이전과 부지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오랜 준비를 거쳐 2015년부터 아파트 개발이 본격화됐고, 현재까지 14개 단지가 완공된 상황이다. 핵심은 이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사실관계 확인이다. 시민회는 이를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시는 변경된 2차 3차 협약서는 물론 천마지구 사업협약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같은 시기 개발한 만성지구와의 자료를 비교 분석해 이같은 특혜의혹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부지는 용적률이 높을 수록 분양 면적이 늘어나 땅값이 높아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체비지를 매각한 에코시티와 만성지구 부지 매각가를 비교하면 에코시티는 만성에 비해 평당 165만원 정도 헐값에 팔렸다고 한다. 시민회 측은 이 과정에서 컨소시엄 업체에 2500억 정도 이익을 안겨줬다고 주장한다. 에코시티가 만성 부지에 비해 용적률이 훨씬 높은 데도 가격은 오히려 낮았기 때문이다. 평당 515만원 이상일거라고 예상했던 가격이 350만원에 매각된 점. 이는 만성지구 평당 410만원 보다 낮았다. 더욱이 경쟁 입찰로 매각한 만성과 달리 에코시티는 수의 계약을 했다는 점이 의혹을 사고 있다. 업체 측에서는 임실 군민들의 35사단 이전 반대로 공사가 늦어져 적자 규모가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반대활동 기간에는 35사단 건설도 그만큼 더디게 진행돼 투입 자금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와 업체는 공공연히 1700억 적자를 강변했다. 그들이 체결한 에코시티 협약서 13조 변제 조항에 따르면 개발 이익이 없거나 적자가 발생해도 사업 시행자는 전주시에 사업비 보전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못박아 놨다. 그럼에도 이런 안전 장치까지 무시하며 꼭 보전해야 할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전주시는 밝혀야 할 것이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새만금사업이 첫 삽을 뜬지 30년이 지났다. 그동안 7명의 대통령이 집권했고 그 중 4명이 운명을 달리했다. 이제 석 달 후면 8명 째 대통령이 선출될 예정이다. 그들은 선거 때면 찾아와 전북 = 새만금 개발이라는 달콤한 말로 약속을 했는데 무엇을 남겼나. 군산과 부안일대는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부족한 농지확보를 위한 간척사업 사전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던 중 민정당 노태우 대통령 후보는 1987년 대선 때 절대 열세지역인 전북의 득표를 위해 부랴부랴 새만금사업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공약만 했을 뿐 이 사업을 캐비닛에 넣어두었다. 그러다 1988년 8월 당시 평민당 김대중 총재와 여야 영수회담을 가졌다. 여기에서 김 총재는 대선공약인 중간평가를 유보하는 대신 지방자치제 실시를 요구했고, 또 하나 새만금사업의 추진을 약속받았다. 김 총재는 계속된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전북도민들에게 빚지고 있어 이를 챙긴 것이다. 그 덕분에 새만금사업은 살아나 국회에서 200억원의 추경예산이 편성되고 1991년 기공식을 갖게 되었다. 이어 취임한 김영삼 대통령은 후보시절 새만금사업의 적극 추진을 약속했으나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했다. 호남인들의 숙원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새만금사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때마침 시화호 수질오염사건이 터지고 우리나라 환경운동이 횃불을 치켜들면서 이 사업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유종근 전북지사가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제의하면서 2년간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때 김대중 대통령은 새만금만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뒤를 이어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시절 역시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발로 기나긴 소송에 휘말려야 했다. 2001년부터 5년간의 각종 소송은 2006년 대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확정판결로 매듭지어졌다. 다음해인 2007년, 다행히 새만금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새만금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은 건설업으로 잔뼈가 굵은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였다.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 새만금의 공로자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 새만금을 세 번 방문했으며 그때마다 새만금이 나를 필요로 한다 새만금을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겠다 사람과 돈과 물류가 모이는 동북아의 성장기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취임 초반 청와대 홈페이지 배너에는 대운하와 새만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3대 국책사업을 띄워 놓을 정도였다. 이 시기에 종전 72%이던 농업용지를 30%로 줄이고 70%를 산업 관광용지 등으로 내부 토지이용 구상을 조정했다. 또 새만금위원회 구성, 방조제 준공식, 새만금개발청 설립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어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새만금의 지속적안정적 추진을 내세웠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새만금에 필요한 것은 추진력과 예산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챙기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으며 공공부문의 선도적 매립과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SOC 조기구축 등에 힘을 쏟았다. 예산도 1조원대로 대폭 늘렸으며 2018년 10월에는 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다음 대통령으로 유력한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새만금에 어떠한 희망을 불어넣을 것인가. 유세를 위해 전국을 투어하면서도 아직 발걸음조차 비치지 않고 있어 내심 걱정이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첨단 농업기술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전국 최초로 전북에서 문을 열었다. 스마트팜(smart farm)은 생산가공유통 단계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수확량과 품질은 높이고 노동력과 에너지 등 생산비는 절감하는 획기적인 농업 시스템이다. 농업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고령화되는 현실에서 농업과 농촌을 살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9일 김제시 백구면 월봉리에 준공된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경북 상주, 경남 밀양, 전남 고흥 등 전국 4곳에 조성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가운데 한 곳이다. 21.3㏊ 규모로 축구장 면적의 30배에 달하는 이 곳에는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센터와 임대형 스마트팜, 스마트팜 실증단지, 혁신밸리 지원센터 등이 갖춰져 있다. 기존과는 다른 농업의 혁신이 추진되는 현장인 셈이다.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공간이다. 예비 청년 농업인들에게 20개월간 스마트팜 이론실습 교육이 지원되고, 우수 교육생에게는 3년간 저렴한 임대형 스마트팜이 제공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팜의 연구-실증-검인증 체계 구축은 물론 스마트팜의 품목 다변화와 종자 개발 및 제품화 연계까지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1975년 187만3000명에 달했던 전북의 농촌 인구는 1990년 92만6000명을 기록하며 100만명 아래로 떨어진 뒤 감소세를 지속해 지난해에는 51만6000명 수준까지 줄었다. 전국 9개 도(道) 지역 가운데 제주(18만9000명) 다음으로 적은 농촌 인구다. 지난 2015년 이후 농촌 인구가 한 해도 빠짐없이 감소한 지역은 전북이 유일하다. 전북 농촌과 농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통계자료다.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기재부가 시설 소유권의 자치단체 귀속을 문제삼아 국비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 농업을 혁신할 사업이다. 떠나는 농촌이 돌아오고 남아있는 농촌으로 변해야 수도권 집중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정부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더 큰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정작 지역산업 육성을 외면하는 것은 혁신도시 조성 취지에 어긋난다. 애당초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도록 혁신도시법에 명문화해놓았다. 그런데도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입법 취지를 가볍게 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혁신도시법에는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을 관할하는 도지사 및 시장군수와 협의해서 해마다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해놓고 있다. 지역발전계획에는 지역산업 육성을 비롯해 지역인재 채용육성, 주민지원 및 지역공헌, 유관기관 간 협력, 재화서비스 우선 구매 등을 적시해놓았다. 지역산업 육성사업으로는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기업 인력양성 등 다양한 경제적인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중에 지역산업 육성 예산을 책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이전기관이 있는가 하면 일부 공공기관은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년간 이전 공공기관별 지역산업 육성 추진 실적을 보면 한국국토정보공사가 35건에 84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촌진흥청 외 4개 소속기관이 19건에 406억 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14건에 274억 원, 한국전기안전공사 22건에 119억 원, 국민연금공단 14건에 79억 원 등이다. 반면 한국농수산대학과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은 지난 2년간 지역산업 육성사업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식품연구원도 예산은 반영했지만 고작 1~2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일부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발전에 무관심한 태도는 혁신도시 조성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키고 지역발전을 위해 자치단체와 함께 노력하도록 혁신도시를 조성했음에도 뒷짐만 지고 있는 행태는 잘못됐다.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발전계획 수립에 방관만 하고 있으면 관심을 두도록 촉구하고 이전기관의 특성에 맞는 필요한 사업들을 제안해야 함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공공기관으로 인해 전북혁신도시가 존재하는 만큼 이전기관들이 지역산업 육성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마땅하다.
박채연 전주덕일초 6학년 오빠는 가면술사야 어쩔 땐 웃는데 어쩔 땐 짜증내고 어쩔 땐 삐지다가 어쩔 땐 화낸다 가면이 바뀔 때마다 내 기분도 오락가락 언제쯤 가면을 벗을 수 있을까? ------------------------- △지나고 보니 사춘기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참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절이었습니다. 오빠는 지금 그 아름다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나봅니다. 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들은 도무지 오빠의 마음을 가늠할 수가 없어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지만, 가면을 벗은 날 분명 멋진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영희(아동문학가)
안봉호 선임기자 천연가스는 탄화수소를 주성분으로 땅속에 묻혀 있는 가스를 말한다. LNG(액화천연가스)는 이 천연가스를 그 주성분인 메탄을 -162℃ 이하로 냉각하여 액화시켜 압축한 것이다. 화석연료의 단점인 미세 먼지및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알려져 있다. LNG에 대한 인식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황 함유량 규제 강화와 탄소 중립의 탈석탄 정책 기조 등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소중립을 오는 2050년 완전히 이룰 때까지 LNG는 향후 30년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에너지로 평가된다. 이 LNG를 항만을 통해 수입, 저장하고 재기화된 고압기체 천연가스를 전국으로 수송하는 하역기화저장송출설비를 갖추고 있는 시설이 LNG터미널이다. LNG터미널을 기반으로 한 청정에너지 산업발전분야는 다양하다. LNG냉열을 이용한 콜드체인 물류시설 구축과 발전소 건설및 수소 밸류체인구축 등... 콜드체인이란 온도 관리가 필요한 제품의 포장운송취급저장배달 등 유통 과정 전반에서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저온 유통 시스템이다. LNG냉열은 LNG 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신선화물의 보관을 가능케 함으로써 콜드체인은 농축수산물식료품화학제품의약품전자제품화훼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냉열이용 발전은 물론 연료전지 발전도 가능하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미래 동력원으로 친환경적이다. 특히 천연가스 개질수소인 블루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으로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함으로써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다. LNG터미널은 미래 청정에너지 산업발전을 가름하는 기반시설인 셈이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규제 강화와 함께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과 항만지역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LNG 추진선박이 증가할 것인 만큼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벙커링을 위한 LNG 터미널은 항만경쟁력 확보에 중요하다. 그런만큼 항만을 끼고 있는 전국 각 지역은 청정 에너지 산업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터미널 건설과 증설에 부산하다. 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에 LNG 터미널이 운영되고 있고 2025년에는 당진에도 터미널이 들어선다. 부산항과 울산항에는 LNG 벙커링 터미널이 건설될 예정이고 전남 여수에는 동북아 액화천연가스 허브 터미널 건설이 추진중이다. 광양항에서는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민간 LNG 터미널이 건설됐다. 전북은 LNG 터미널과 관련, 침묵만 흐르고 있다. 수소항만수소경제친환경탄소중립 등 용어만 현란하게 난무할 뿐이다. 전북이 LNG터미널을 기반으로 한 청정 에너지 산업에서 낙후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터 및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와 연계한 농식품 특화 항만구축을 위해서라도 LNG터미널의 건설은 필수적이다. 전북을 미래 청정에너지 융복합거점으로 조성키 위해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 새만금 신항만의 기본계획에 LNG터미널의 건설을 반영, 조속히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꾼 것과 달리 20여년 전 국민들을 안방에 잡아 놓은 것은 사극(史劇) 이었다. 잡아 놓았다는 표현보다는 자발적으로 TV 앞에 앉아 사극에 몰입했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 사극은 1980년대부터 방영되기 시작했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였다. 사극 붐을 주도한 것은 드라마 허준 이었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조선 중기 의학자 허준의 일생과 동양의학에 관한 이야기를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64부작으로 다룬 드라마 허준은 63.7%라는 역대 사극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평균 시청률이 48.4%에 달할 정도였다. MBC가 제작한 드라마 허준과 쌍벽을 이룬 사극은 KBS의 태조 왕건이다. 2000년 4월부터 2002년 2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방영된 사극 태조 왕건은 60.2%의 최고 시청률로 드라마 허준의 뒤를 이었다. 방영 기간이 허준보다 세 배나 긴 200부작의 대작이었다. 태조 왕건은 고려를 건국한 왕건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지만 한 쪽 눈에 안대를 낀 궁예와 비운의 후백제 견훤왕의 인기가 높았다. 드라마 허준과 태조 왕건에 이어 대장금, 주몽, 여인천하, 용의 눈물, 장희빈, 해를 품은 달 등이 40%가 넘는 시청률로 안방 사극 붐을 이끌었다. 후삼국 시대와 고려 통일의 과정을 다룬 사극 태조 왕건의 주인공은 왕건과 궁예, 그리고 후백제의 왕 견훤이다. 지금의 경북 문경 출신인 견훤은 신라 말기의 혼란했던 시기 전주에 후백제를 세웠지만 아들의 반란으로 자신이 세운 나라의 문을 스스로 닫아야 했던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었다. 견훤왕 관련 유적지는 후백제의 왕도였던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도는 물론 경상도와 충청도 일대에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갈전리에는 견훤의 탄생지로 전해지는 금하굴과 견훤의 사당인 숭위전이 자리하고 있다. 경북 상주시에도 견훤사당과 견훤산성이 있고, 충남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에는 견훤왕릉이 자리잡고 있다. 후백제의 왕도였던 전주에도 동고산성과 남고산성, 중노송동 인봉리 등 유적지들이 있다. 그러나 고려 통일 이전 후삼국 시대의 한 축이었던 후백제의 역사문화는 다른 역사문화권과 달리 제대로 조명받지 못해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26일 전주에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가 발족했다. 전주시와 완주장수진안군, 경북 문경시와 상주시, 충남 논산시 등 후백제 문화유적을 보유한 7개 시군이 참여했다. 전라경상충청이 함께 뭉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는 후백제 역사문화의 체계적 정리와 위상 정립, 관광자원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후백제 문화유산 실태조사와 유적 발굴, 후백제 역사문화권의 법제화 등 할 일이 적지 않다. 여기에 더해 망국적 지역주의를 깨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일이다.
의뢰인은 전세 주택 임대인이다. 내년 초에 임대 계약기간 2년이 지나,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의뢰인은 만약 세입자가 계약 갱신을 청구할 경우,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더 받고 싶다고 한다. 의뢰인은 보증금을 인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보증금을 인상해 계약을 갱신할 경우에도 추가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주위에서 흔히 듣는 질문이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답을 하는 경우가 잦다. 위와 같은 질문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이다. 먼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차임 증감 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경제사정 변동으로 약정 차임이 적절하게 아니 된 때에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고, 증액의 경우 임대차 계약 또는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하지 못하고, 그 금액은 5%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것이 내용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임대인이 증액을 요청하고, 임차인이 싫다고 했을 때, 임대인이 할 수 있는 조치가 있을까? 예전 같으면 나가라고 하면 됐지만, 어차피 법으로 보장된 임대차 계약 기간은 2년에 갱신 2년을 더한 4년이다. 1년이 지나 증액을 요구해도, 임차인은 이에 답을 하지 않고, 2년 만기 전에 계약갱신을 청구하면 그만이다. 차임 증감 청구권은 5% 이내에 차임을 증액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게 쉽게 가능하다고 하진 않았다. 다음으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경우 다시 계약서를 써야 할까? 계약서란 당사자가 합의한 내용을 서면으로 기재하는 것이다. 의뢰인은 보증금이 늘어나면 계약서를 쓰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취지이고, 당연히 당사자 의사가 기재된 계약서는 작성하는 것이 좋다. 다만, 주택 임대차 계약 갱신에 관해서는 제도 도입 초기이다 보니, 거래 관행이나 계약서 양식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보증금을 인상해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 갱신 계약이 아닌 새로운 임대차 계약 체결로 볼 수 있다. 불명확한 계약서는 쓰지 않는 편이 낫다. 반드시 계약을 갱신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기재해야 함을 잊지 말길 바란다.
전통시장 활성화의 성공 모델로 전국적 관심을 끈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이 개장 10주년을 맞았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시작된 전통시장 청년몰은 청년 상인 육성 모델로 부각돼 전국적으로 급속하게 퍼졌다. 정부에서 전통시장 방문객을 늘리고 청년 사업가를 육성하겠다는 목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통시장 내에 청년 창업공간을 마련하는 청년몰 조성사업을 2016년부터 추진했다. 이에 따라 전국 전통시장에 청년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청년몰 창업은 초기 사업비용을 줄이고 정부 지원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 청년몰은 기대와 달리 큰 위기를 맞았다. 전통시장에서 반짝 관심을 모은 청년몰이 어느때부터인가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가 청년몰 폐업을 가속화한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사실 청년몰의 위기 요인은 적지 않았다. 우선 청년몰 조성에만 초점을 맞춘 지원체계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사업장 조성 이후 추가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막 사업에 뛰어든 청년들이 자생력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또 전통시장의 주차난과 사업장 입지 문제, 수요파악 실패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쇠락의 길을 걷던 전통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일자리 창출 역할까지 해냈던 청년몰의 몰락은 막아야 한다. 그리고 전주가 전통시장 청년 창업 붐을 일으킨 곳인 만큼 이 지역에서 청년몰 재도약의 길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마침 개장 10주년을 맞은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이 지난 26일 청년몰 2.0 새로운 도약, 다시 10년을 기획하다를 주제로 청년몰 포럼을 열었다. 위기에 놓인 전통시장 청년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청년 사업가들의 이같은 노력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진흥공단 등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도 머리를 맞대고 시대에 맞는 효율적인 지원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청년몰 지원 정책에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청년몰 점포를 늘리는 것보다는 청년 사업가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업종 다변화와 시장 상황에 맞춘 판로지원 등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현장의 요구다.
외지 대형건설사들이 전북지역 주택시장뿐 아니라 공공건설마저 독차지 하고 있단다. 수도권 대형 건설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전북 건설업체들이 그나마 힘이 되는 공공건설 사업마저 외면을 받는다면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지역경제 발전과 직접 연결되는 지역 건설업체의 위기는 곧 전북경제의 위기다. 지역 건설업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전북 건설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지역 건설경기의 호조 속에 불황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실제 건설협회 전북도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북지역 건설공사 발주 누계 금액은 전년 8672억 원에서 1조1276억 원으로 30%(2604억)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북 지역 업체들의 수주 누계 액은 전년도 6827억 원에서 6650억 원으로 오히려 2.6%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626억 원이던 외지업체들의 수주금액은 2797억 원으로 3.4배나 증가했다. 지역 건설시장 규모가 크게 늘었음에도 전북 건설업체들의 수주가 준 데는 새만금사업 관련 공사에 배려를 받지 못한 이유가 크다. 실제 농어촌공사가 발주한 1530억 원 규모의 새만금 농생명용지 3공구 조성공사에 전북 지역업체의 참여비율이 10%에 불과했다. 지난해 농어촌공사가 발주한 290억 원 규모의 바이오 작물 시범생산단지 공사에서도 지역업체의 참여가 전무했다. 새만금사업은 전북 건설업체들이 누릴 수 있는 특수며 황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북 업체들은 늘 찬밥 신세였다. 근래 사례뿐 아니라 새만금 관련 첫 발주공사로 상징성이 컸던 6400억원 규모의 새만금 방조제 건설공사에서도 모두 대형 건설업체들이 수주했고, 새만금 개발청이 발주했던 새만금 동서2축 공사도 1, 2공구에 지역업체의 참가비율은 각각 15%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지역 내 사업에서 지역 건설업체들이 이렇게 홀대받는 사례가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공공건설 부문에서 지역업체를 배려할 때 지역 건설업계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 지역 건설업체가 소외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지옥>의 열풍이 거세다. 늘 보던 풍경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 대중의 취향은 무엇을 향하는가. 나의 시선은 주로 가면(假面)에 머물렀다. 의미를 알고 싶었다.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게임의 공정한 진행과 비밀 유지를 위해 썼다.라고 말한다. 지옥에서는 가면 쓴 사람들을 VIP라 칭한다. 우리가 아는 가면은 두 종류가 있다. 보이는 가면과 보이지 않는 가면. 다시 말해 얼굴에 쓰는 가면과 마음에 쓰는 가면. <데몰리션>이란 영화가 있다. 마음에 쓰는 가면 벗는 과정을 조명하는 영화다. Demolition은 파괴, 해체라는 뜻이다. 가면(假面. Persona)은 집단이 개인에게 준 역할, 의무, 약속 그 밖의 여러 행동양식을 뜻한다. 내가 나로서 있는 게 아니라 남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를 더 크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벗어야 할 것이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데이비스란 젊은이가 있다. 장인 회사에서 투자분석가로 일하는 촉망 받는 사람이다. 그의 행동이 이상하다.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장례식 다음 날 정상 출근한다. 장인과 슬픔을 나누는 자리에서 생뚱맞은 말로 분위기를 망치는가 하면 장모가 차려주는 밥을 맛있다.라고 말한다. 아내가 절명하던 날 병원에서 초콜릿을 사려다 자판기 고장으로 25센트를 날린 것에 분노한다. 자판기 회사에 장문의 항의 편지를 쓴다. 내용은 항의 반, 신변잡기 반이다. 왜 이럴까 이 사람. 영화의 설명은 이렇다. 친밀한 사람 하나 없이 감정을 억압하며 살았고, 내면의 충동에 따라 매사를 결정했다. 핸드폰 음성사서함을 비우지 않아 아내가 메시지를 남길 수 없는 상태였고, 집 냉장고는 고장 난 채 방치되었다. 회의 시간에 란 곡이 슬프냐고 물어 주변을 뜨악하게 만들고, 무엇인가에 과몰입하여 눈앞 대상도 인식하지 못한다. 05:30에 일어나 운동하고 기차로 출근하여 열심히 일하는 모범 샐러리맨인데? 마치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뫼르소 같다. 모친이 돌아가셨는데 무덤덤하게 꾸벅꾸벅 졸고 있는. 원숭이들이 털 손질〔Grooming〕하는 영상을 보며 싫다고 독백하다가, 결혼 초기에 장인에게 구박받던 기억을 끌어낸다. 원숭이 취급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이리라.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친구 중 가장 빨리 달리고 싶었던 심정을 밝히며 군중 속을 배회한다. 치유 과정은 은유로 표현한다. 〔〕안은 주관적 해석임을 양해 바란다. 고장 난 냉장고와 컴퓨터 그리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해체한다〔비정상〕. 회사 화장실 고장 난 문을 분해하고〔감정 배설〕, 처갓집 전등을 해체〔장인과의 관계〕한다. 길을 가다가 철거하는 집을 보자 돈을 내고 부순다〔타인과의 불편한 관계〕. 급기야 사방이 유리로 된 자기 집을 사정없이 파괴한다〔꽉 막혔던 가정생활〕. 세상에, 자기 내면에 갇힌 사람. 돌파를 이렇게 형상화했다. 무엇인가를 고치고 싶으면 모든 것을 뜯어내야 해. 장인이 그렇게 말한 적 있다. 데이비스를 공감해 주는 사람은 자판기 회사 직원 카렌과 그녀의 아들이다. 항의 편지에 응답하며 인연을 맺었다. 아내가 잠든 곳에 다녀오다가 운전석 밑에 떨어진 메모지를 발견한다. 아내가 쓴 것이다. 바쁜 척 그만하고 나 좀 고쳐줘요.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장인과도 화해한다. 드라마 속 얼굴에 쓴 가면이 궁금하다.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최인규 고창군의회 의장 정부주도의 산업화 정책 속에 도시는 과밀화 되고, 농촌은 인구절벽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듯 지방인구감소가 시작된 지 오래다. 감소하다 못해 이제는 소멸위기 지역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글프게도 내 고장 고창도 예외는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 울음소리가 그친지 오래고, 들판에는 어르신들만이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하다. 빠듯한 우리 재정을 민생경제 회복, 농촌경제 활성화에 주력해야할 때인 것이다. 그간 필자는, 각 읍면 균형발전을 위한 필수 시설은 기존처럼 14개 읍면에 두 돼, 그 외 부수적인 시설 등은 고창군을 동서남북부권과 중심권,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의정활동 기간 동안 변함없이 주장해왔다. 그간 무분별하고 산발적으로 추진해왔던 사업 간 연계와 과감한 통합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창군에는 각 읍면별로 체육관이 하나씩 들어서 있다. 그러나, 상당한 예산을 들여 유지하고 있는 각 체육관의 연평균 이용일수는 1년 365일 중 40일도 채 되지 않는다. 면 단위의 불 꺼진 체육관을 볼 때마다, 20여 년 전 본인이 제안했던 대로 서너 개의 인접 면을 하나로 묶어, 하나씩만 체육관을 지었다면 지금과 같은 예산낭비는 막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원거리 이동이 자유로운 요즘 체육관이 굳이 집 가까이 위치할 필요는 없으므로. 다른 공공체육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요즘, 노인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파크골프장을 지어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확고하다. 체육관 건립 사례를 교훈삼아, 민원에 이끌려 각 읍면에 하나씩 파크골프장을 짓는 일이 없도록 파크골프장만큼은 권역별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공음면 파크골프장 건립에 대해 고창군의회에서 재논의 하고자 했던 이유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고창군의 인구연령성별 등이 전체적으로 고려된 중장기적 종합개발계획을 세워 꼭 필요한 곳에 체육시설을 건립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자 함이었다. 각자의 지역이 자기만의 개성과 경쟁력을 지니고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고창도 이에 발맞춰 변화해 나가야 한다. 권역별 사업추진을 통해 절감된 예산을 지역특화사업 육성에 투자한다면 고창군은 소멸에 대한 불안을 내려놓아도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권역별 시설물을 기꺼이 나눠 쓰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최인규 고창군의회 의장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요즘 A 과장은 중고거래 재미에 푹 빠져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눈에 보이는 필요 없는 물건들을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이제는 제법 다양한 물건을 거래한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중고거래 시장이 큰 폭으로 커지고 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관련 보고서에서 국내 중고시장의 거래규모가 2008년 4조 원에서 2019년 20조 원으로 약 다섯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였다. 특히 모바일 앱을 통한 거래가 크게 늘어 지난해 기준으로 스마트폰 이용자 4명 가운데 1명이 중고거래 앱을 사용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중고거래 확대 배경으로는 우선 MZ세대의 대두를 꼽을 수 있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소비에 있어서도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실용적 소비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합리적이고 제대로 기능한다면 중고 제품이라도 개의치 않고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MZ세대를 중고거래 시장의 주요 참여자로 이끌고 있다. 지난해 한 리서치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응답자의 약 83%가 최근 1년간 중고거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 수준이 높아진 점도 최근 중고거래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최근 기술발전 등으로 모바일 앱을 이용한 중고거래의 편의성이 개선되고 거래비용은 낮아졌다. 사고 팔 수 있는 중고물품만 있다면 누구나 가까운 거래자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앱 안에 내장된 거래자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여 믿을만한 거래 상대방을 선택하여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고거래 확대는 나에게 쓸모없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어 가치 있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적인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특히 디지털 거래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효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값비싼 제품을 중고시장을 통해 공유하면서 낮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을 얻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21년 소비 관련 주요 키워드로 N차 신상이라는 용어를 제시한 바 있다. 여러 차례 손바뀜(N차)이 일어난 제품이라도 제대로 기능한다면 나에게는 신상품과 같다는 의미이다. 중고거래가 우리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 후생에 주는 영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 통계인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새롭게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합산한 통계인데, 중고물품은 그 해 신규로 생산된 재화가 아니어서 그 거래가 GDP 측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활동을 어떻게 적절히 경제 통계에 반영할 것인지는 통계 편제 기관의 오랜 고민이기도 하다. 최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중고시장 확대가 다양한 소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그러한 혜택이 세대별로 다르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정보화 능력이 삶의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모바일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디지털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지역은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 이러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노인분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김철규 시인 전 전북도의회 의장 역사는 정확성이 생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하여 왜곡됨이 없어야 한다. 2021년 11월28일은 오늘의 새만금사업『새만금간척종합개발』기공식을 한 날이다. 한반도에 새 역사를 쓰는 새만금사업은 30년을 맞이했지만 과연 최초에 누구의 제안과 사업시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과연 옳은가하는 점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어 이를 밝혀 주려하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새만금 뿌리』라는 책자에서 1986년 1월 서해안 간척사업 장기개발사업 수립, 1986년 3월-12월 새만금지구 계획구상 및 답사실시, 1987년 10월17일 새만금지구 타당성 조사내용 대통령 보고 등으로 되어있으며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91년 11월 28일 역사적인 기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작고),농림부장관과 정부 관련인사, 전북에서는 최용복 도지사, 김철규 전북도 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자리로 천지개벽을 이루는 현장이었다. 필자는 전북일보 기자 재직당시인 1978년 우리나라 언론기관에서는 최초로 국토확장과 식량안보라는 차원에서 전북의서해안에 대단위 간척사업을 하자는 정책기사를 쓴 본인이다. 처음에는 편집국동료들로 하여금 황당무계한 기사를 쓰고 있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는 고군산군도 야미도 섬이 고향으로 금강과 만경강사이의 옥구 앞(비행장) 바다가 간조인 썰물에는 광활한 모래바탕이 보이거나 수로조차 수심이 낮아 어선(풍선)도 다닐 수 없는 일을 보아왔다. 이러한 일을 필자로서는 이 넓은 모래바탕을 육지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마음이 새겨져있어 기사를 쓰게 된 것이다. 대단위간척사업 기사에 관심을 가져온 황인성 도지사는 1985년 농림장관으로 발탁되어 감에 따라 정부차원의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농어촌공사는 다양한 계획 수립 등 진행을 하지만 추진이 제대로 안되고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따라서 전북도민의 숙원사업으로 떠올라 있어도 진척이 없음에 대해 부안 이희천 국회의원(작고)과 김원기 국회의원(정읍.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 협의 끝에 1990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작고)과 민주당 김대중 총재(15대 대통령 작고)와의 영수회담 일정이 나옴에 따라 당 차원에서 새만금사업에 대해 담판을 내기로 입장정리를 했다. 김 총재는 영수회담에서 새만금사업 시행확답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노 대통령은 1991년 2월6일 전북을 찾아 관계 장관에게 새만금사업을 적극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사업시행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필자는 전북일보 현직에 있을 당시 농어촌공사 사장으로부터 경계해역 현지답사요청을 받고 두 번이나 답사를 했다. 그것이 오늘의 비응도에서 야미, 신시, 가력도, 부안 대항리까지 34.9km 제방이다. 또한 추진과정에서 전북도 새만금담당관실에 황점동 담당관과 함께 연안 주민들의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필자는 1990년 12월 전북의 미래에 대한 대 토론회에서 새만금에는 국제공항, 국제항, 최첨단 과학단지, 고군산을 중심한 국제 벨트형 관광단지조성 등 4대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새만금사업 이전에 옥구 앞 바다 등에 간척사업을 하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오늘의 새만금사업시행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으나 시발점에 대한 새만금사업은 최초의 전북일보 기사 작성자인 김철규와 황인성 도지사, 김원기, 이희천 국회의원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기원의 역사는 사실이 생명력을 갖는다. /김철규 시인 전 전북도의회 의장
삽화 = 정윤성 기자 그간 각종 선거를 할 때마다 이성적 판단 보다는 감성의 지배를 받아 투표해왔다. 대선은 말할 것 없고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서면서 여야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교언영색의 공약들을 마구 쏟아 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 공약이 많다. 이번 대선은 참으로 묘한 선거구도가 만들어졌다. 여의도 정치를 해본 적이 없는 인물들이 여야유력후보로 뽑혀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당내 경선을 거쳐 확정되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와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권자가 3.5%밖에 안된 전북은 그나마 여야 후보들의 관심권 밖에 놓여 있다. 민주당은 집토끼라고 여겨서인지 아직껏 이재명 후보가 언제 매타버스를 타고 온다는 일정이 없다. 지난 주말 이 후보가 4박 5일 동안 광주 전남 곳곳을 누비며 읍소전략을 편 걸 바라다보는 전북도민들의 심정은 쓸쓸하고 공허해 보였다. 선거전략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까 전북 방문이 밀린 것 아니겠느냐며 시간이 오면 올 것 아니겠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전북이 호남이란 카테고리에 묶여 있지만 전북민심은 광주 전남과 다르게 움직인다. 민주당 경선 때 이재명을 1등으로 뽑아준 것만도 봐도 그렇다. 전북 사람들은 광주 전남 사람들에 비해 성격이 유순하다. 충청도 사람들과 흡사한 편이다. 자기 속내를 감춰 잘 드러내지 않는다.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 자기주관이 확실하고 뚜렷하지 않아 대세에 곧장 휩쓸린다.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비판적인 견해를 갖는 게 부족하다. 여론주도층 가운데 목에 방울 달 사람도 드물다. 이런 성향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하나의 현상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자기 주관없이 분위기에 휘갈린다. 그간 국회의원 등 선출직들을 보면 전북도민들의 성징이 잘 녹아 있다. 혁신적인 똑똑한 대표가 거의 없었다. 임기나 적당히 채우면서 입신양명을 노린 사람이 많았다. 인적네트워크가 약하고 전문성이 결여돼 우물 안 방안퉁수 같았다. 왜 이렇게 뒷심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표 한답시고 나분댔는지 알만하다. 표 찍어준 유권자의 잘못이 많다. 대표를 보면 주민들의 민도를 알 수 있다. 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허리를 굽히며 표심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정치적 동물인 인간은 선거 때만 잠깐 굽신거릴뿐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고개가 뻣뻣해진다. 이 같은 정치인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면 선거를 잘해야 한다. 연고주의 선거를 하면 주인인 유권자가 노예가 될 수 있다. 대선 주자가 오든 안 오든 상관없이 정책과 공약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전체유권자의 3.5%인 전북이 대선판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김정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의 세상에는 달이 두 개가 있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달이 하나뿐인 세계에 살고 있고, 1Q84의 세계는 환상의 세계다. 이 환상의 세계에서는 상상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충격적인 일들이 일어난다. 달이 하나뿐인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 말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하면서 무엇이든 휙휙 바뀌어버리는 사회의 흐름을 느끼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달이 두 개인 세계로 흘러들어왔나 싶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알던 세계가 아닌 것처럼 낯설기만 하고, 평범한 학생인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금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하는 사회가 그렇다. 남자와 여자가 편을 갈라서 싸우고, 서로 다른 인종이 대립하는 등 총과 칼이 없을 뿐이지 이 사회가 온통 소리 없는 전쟁통 속인 것 같다. 특히 내게 가장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은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다. pc는 꽤 오래 전부터 범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사회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치, 문화, 예술 등 pc의 손길이 뻗지 않은 곳이 없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최근 pc 행보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는 디즈니를 꼽을 수 있겠다. pc의 열풍으로 할리우드가 각종 주연에 흑인을 캐스팅하고 있다는 것은 필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딱히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고, 다양한 인종이 스크린에 모습을 비추는 것이니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디즈니 pc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최근 디즈니의 실사 영화 주연 캐스팅에 대한 문제다. 영화 알라딘의 흥행으로 본격적으로 실사 영화에 뛰어든 디즈니는 백설공주, 인어공주, 피터팬 등 자신들의 수많은 만화를 실사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만화들의 주연 캐스팅을 발표했는데, 백설공주 역에 배우 레이첼 지글러, 인어공주 역에 배우 할리 베일리, 팅커벨 역에 배우 야라 샤히디가 캐스팅됐다. 원작을 보면 알겠지만 상술한 만화 속 인물들은 모두 백인이지만, 배우들을 살펴보면 흑인라틴계 배우로 원작과 다르다. 디즈니의 이런 결정에 호의적인 사람들은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디즈니가 인종 다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사회 인식 개선에 힘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pc적 요소로 인해 원작을 파괴하고 나아가 훼손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디즈니의 행보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이러한 지나친 원작 파괴 캐스팅은 역 화이트워싱, 즉 블랙워싱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기득권층이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야 할 동화를 통해 pc를 강요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차별을 지양하자는 pc가 되려 역차별을 낳고 있다. pc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성, 인종, 성적 지향 등 다양성에 대한 인식 개선은 지구 공동체 시대를 아우르는 중요 과제다. 그러나 작금의 pc는 지나친 강요와 주입으로 인한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또한 얼마 전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으로 인해 깨달은 바가 있지 않은가. 우리는 여자 경찰에게 분노한 것이 아닌 경찰의 본분을 저버린 한 명의 경찰에게 분노한 것이다. 이처럼 pc에 눈이 멀어 사회적 혼란을 낳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pc는 목적일 뿐 수단이 아니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누군가 무고하게 피를 흘린다면 우리는 그 사회를 정녕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모두가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인지할 수 있다면 우리가 바라던 사회는 바투 다가올 것이다. /김정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
김해강 시비가 파헤쳐져 산골로 던져졌다 28년 동안 덕진공원에서 살았던 시비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 정수리에서 태양을 섬기던 삼족오는 쇠망치를 맞고 사라진지 오래고 깊게 새겨진 「금강의 달」도 어둠이 되었다 금간 시비는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운구에 실려 곡비도 없이 낯선 길을 갔다 기림을 받던 시인은 무대 뒤로 사라졌다 우리는 무엇을 보았던가 역사의 입을 벌려 무엇을 듣는가 저만치 상투 틀고 감발한 동학장군이 개남아 개남아 김개남아 너무도 많이 불러 남의 이름이 된 내 이름이 누구인가 부르고 있다 --------------------------------------------- △시비 때문에 시비가 붙고 말았다. 시인을 기리기 위해 전주 덕진공원에 세워졌던 시비 옆에 어느 날인가는 단죄비도 세워졌다. 시비 곁을 일부러 에돌아서 지나다니는 동안 속담에 업어다 난장 맞힌다는 말이 딱 덜어지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해강 시인의 시비는 시빗거리 없는 산골 마을에서 소쩍새 울음소리에 삭아갈 것이다. 힘없는, 주권 없는 나라의 백성은 언제든 시비조로 조롱받을 일에 쌔고 쌔게 휘말릴 것이다. 거친 역사는 원치 않는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누군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두고두고 후배들을 보는 마음이 착잡할 것이다.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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