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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자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2022년이 다가온다. 벌써 연말이다. 연말이면 그것은 끝나겠지. 현실은 달랐다. 하루 확진자 7천 명.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난다. 2021년 가장 많이 했던 말.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 중 20~30대가 코로나 우울증이 가장 높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60대의 2배라니. 삶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청년의 일, 공부, 휴식의 경계가 무너졌다. 인생 중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에 교류가 줄고 있다. 그럴수록 청년의 삶은 온라인에 더 의존한다. SNS에 올라온 누군가의 사진에 자존감도 떨어진다. 외로움도 사회적 문제다. 외로움을 사회적 감염병으로 정의한 국가도 있다. 마스크 없이 숨 쉬던 삶. 크리스마스에 북적이던 길거리. 모르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듣던 타종 소리. 돌아보니 소중했다. 이제는 그리움이 된 당연한 것들. 코로나의 원인은 무엇일까? 2021년, 미국과 영국의 대학 연구소에서 원인을 발표했다. 코로나는 기후변화 때문. 박쥐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몸에 품고 있다. 박쥐는 독특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박쥐를 바이러스의 저수지라 불린다. 기후변화로 중국 남부는 바이러스를 품은 박쥐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다. 박쥐 포획과 거래가 늘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갔다. 국내 포유류 중 25%가 박쥐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박쥐를 잡으러 나가야 할까. 중국 공산당의 아버지 마오쩌둥이 생각났다. 마오쩌둥은 인민의 곡식을 쪼아먹는 참새를 발견한다. 1958년, 중국 전역에서 2억 마리의 참새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참새가 사라지자, 쌀 수확량이 급격히 줄었다. 벼도 먹지만, 해충도 먹는 참새였다. 늘어난 해충이 벼를 갉아 먹었다. 중국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린다. 약 4천만 명이 죽었다. 그 후, 마오쩌둥은 소련에서 참새 20만 마리를 수입했다. 1962년, 마오쩌둥은 국가주석에서 물러났다. 박쥐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박쥐는 지구를 위해 필요한 자연의 일원이다. 코로나는 박쥐 때문이 아니다. 박쥐를 잡아 내다 팔던 야생동물 시장 때문이다. 음식이나 약품으로 쓰려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원인도 마찬가지다. 머리에 뿌리는 스프레이, 자동차의 배기가스, 공장의 매연 때문이다. 코로나로 우리가 불행해진 이유는 결국 우리 때문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 자연을 지키자. 그래 안다. 어려서부터 알았다. 당연한 사실을 또 말하는가. 하지만 모른다. 우리는 알지만, 모른다. 내 삶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에, 몰랐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더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지 말 것을. 인간이 욕망을 멈추지 못한다면, 코로나보다 더 심한 재앙을 주겠다는 자연의 경고다. 막으면 막을수록 전염성도 더 강하고, 더 치명적인 무언가가 올 것을 우리는 안다. 지금부터 인간의 삶은 생존의 문제다. 친(親)환경 시대가 아니다. 필(必)환경 시대다. 기후를 지키는 데 나이가 따로 없다. 하지만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은 누구겠는가. 청년이다. 지구를 존경하고 존중하는 일이 청년으로부터 커져야 한다. 어릴 적 보았던 만화가 생각난다. 공해와 싸우는 우리의 영웅. 지구를 위해 뭉쳤다. 지구 특공대. 자연을 살리자. 지구를 지키자.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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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12 14:19

전북 지자체 청렴도 하위권, 부패척결 급하다

전북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청렴도 수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9일 발표한 2021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김제시익산시전주시고창군완주군진안군이 종합청렴도 기준으로 우수 등급인 2등급을 받았다. 반면 정읍시는 지난해보다 2단계 하락해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의 불명예를 떠안았고, 군산시무주군부안군순창군임실군도 평균 이하인 4등급을 기록했다. 전북도는 지난해와 같은 3등급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기관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과 공공기관의 공직자(내부청렴도)가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 그리고 부패사건 발생 현황을 반영해 종합청렴도를 평가했다. 전북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청렴도는 대체로 중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패척결과 내부 자정능력 향상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공직자의 청렴성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와 기대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이 같은 평가 결과가 발표되면서 전국 각 공공기관이 대책회의를 열고 청렴도 향상 방안을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실제 상당수 기관이 공직사회 청렴도 향상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연간 추진일정에 따라 세부 사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서둘러 발표했다. 전국민에게 가감없이 등급이 공개되는 청렴도는 공직사회에 대한 주민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기관도 공신력 있는 측정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조직의 청렴도 점수를 올리기 위해 긴급처방을 내놓고 이를 벼락공부하듯 시행한다해도 그 등급이 곧바로 높아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적극적인 감사제도 활용과 각종 불공정 관행 근절을 위한 조례 정비, 그리고 투명한 정보공개 등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서서히 자정능력을 길렀을 때 청렴도 등급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조직 내 공모를 통해 반부패시책 아이디어를 모으고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제고와 계약인사 분야에서의 불공정 관행 척결 등 다양한 정책을 차근차근 시행한 다른 공공기관의 사례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 이와 함께 객관적인 시각에서 지방행정을 감시비판하고 합리적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선진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2.12 14:19

농진청 수도권 통근버스 당장 폐지하라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인 농촌진흥청의 수도권행 주말 통근버스가 내년에도 운행되는 모양이다.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꾀해보자는 혁신도시 조성 취지와 달리 여전히 수도권으로 직원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기관장은 물론 직원들의 총체적 인식 부재가 아닐 수 없다. 농진청은 내년에 올해와 같은 1억5265만 원의 통근버스 관련 예산을 세웠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 퇴근후 수원으로 출발해 일요일과 월요일 돌아오는 통근버스는 농진청이 전북혁시도시로 이전해 온 지난 2014년부터 운행돼 왔다. 이전 초기 주거 및 교육 환경이 미비해 통근이 불가피했더라도 무려 8년 동안이나 계속돼 온 것은 문제다. 직원들에게 특별공급 아파트까지 제공됐고 중고교 재학 자녀들의 대학 진학도 이미 마무리됐을 시점이다. 혁신도시 조성 취지에 반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이전기관의 행태는 농진청의 주말 통근버스 뿐만이 아니다. 전북혁신도시내 한국농수산대학은 지난 2019년 타 지역에 분교 설치를 추진해 논란을 불렀다. 지역사회의 들끓는 비판 여론에 분교는 없다고 밝혔던 총장은 이후 여론이 잠잠해지자 또다시 멀티캠퍼스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런 인식을 가진 총장이 곧바로 농진청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니 주말 통근버스가 중단됐을리 없다. 농진청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로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기관에서도 제외돼 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비율은 70%를 넘지만 전북은 13개 이전기관 가운데 공공기관이 6곳으로 절반에도 못미친다. 농촌진흥청과 4개 산하기관 등 모두 6개가 국가기관이어서 지역인재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전북도의회가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제도 운영 개선 촉구 건의문까지 채택했을 정도다. 농진청은 통근버스를 내년까지만 운행하고 2023년부터는 폐지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 혈세까지 지원하는 통근버스 문제는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통근버스가 왜 필요한지, 수도권으로의 주말 원거리 통근 사유가 무엇인지 철저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국가기관인 농진청의 정부 정책에 반하는 행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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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2.12 14:19

스마트팜 혁신밸리, 디지틀 농업 혁명 선도

신원식 전라북도 농축산식품국장 농업 분야의 대표적인 혁명은 1960년대 품종 개발과 화학비료의 보급 등으로 생산량의 비약적인 증가를 가져온 녹색혁명과 1990년대 비닐하우스가 보급되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딸기, 토마토 등의 채소류를 생산하게 된 백색혁명이 있다. 이러한 농업혁명을 거치면서 농업은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급속한 기후변화와 농촌 고령 인구 가속화 등으로 농업의 성장동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농업 경쟁력 제고와 청년유입을 촉진할 효과적 대안으로 전국 4개소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대상지를 공모해 선정했다. 그 중 하나인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지난 11월 29일 전국 최초로 준공돼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을 뛰어넘는 농업의 데이터혁명 시대로의 진입을 알렸다. 스마트팜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똑똑한 농장이라 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1단계 스마트팜이 자동제어원격제어정밀제어가 화두였다면, 2단계 스마트팜은 작물 생육단계별로 외부온도습도광조건 등의 기상 환경여건과 시설내부의 온도습도광조건, 양액 및 수분 공급, 병해충 발생상황 등 수많은 연관관계 및 경우의 수를 빅데이터로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최적의 작물생육 환경에 대한 알고리즘을 찾아내 농장을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농업, 데이터 농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농업의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기술혁신 등의 기능이 집약되고 농업인, 전후방 산업체, 연구기관이 함께 시너지를 창출하는 거점 플랫폼이다. 영농에 대한 지식 및 경험, 경영기반이 없는 청년도 스마트팜에 도전, 창업할 수 있도록 매년 50여명을 선발해 20개월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교육 우수자에게는 임대형 스마트팜을 저렴한 임대료로 3년간 제공한다. 더불어 스마트팜 기자재의 국산화, 기술 고도화를 위한 실증연구를 지원하고,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디지털 농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초석을 다져갈 예정이다. 이렇게 농업의 위기와 한계를 스마트팜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시작되었다. 매년 선발하는 전북 스마트팜 창업보육생 50여명 중 전북지역 외의 청년들이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실증단지에 입주예정인 농산업체들도 타 지역에서 오고 있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청년들이 우리 지역에서 창업하고 정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산업체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타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하더라도 스마트팜 실증단지에서 지속적인 기술개발, 실증연구가 진행된다면 연구원(직원) 파견 수준에서 지사지점 등을 설립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본사 이전까지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준공돼 시설운영에 착수한 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는 이 곳이 정말 전북 지역경제와 농업농촌 활력증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농업 생태계를 바꾸는 디지털농업 혁명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신원식 전라북도 농축산식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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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12 14:19

끝까지 못 지킨 약속 - 정석곤

정석곤 2월 초 오후, L교장과 같이 장례문화원 유현상 교육장의 빈소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았다. 평상복 차림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을 보며 머리 숙여 묵념을 했다.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에게 위로의 인사를 드렸다. 세 손주는 그저 좋아서 재롱을 부리며 놀고 있었다. 대학교 5년 후배이지만 세 살 뒤라 올해 집 나이로 일흔 살이다. 지금은 100세 시대가 넘는다고 하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하늘나라에 먼저 갔을까? 가슴이 찡하며 답답했다. 유교육장과는 전북문인협회 행사가 있을 때마다 미리 전화나 문자로 약속을 하고나서 참석하곤 했다. 재작년 늦봄인가? 우리 한 번씩 더 만나게 교원문학회에 가입하라고 서너 번 권유했다. 자기도 이제야 회원이 됐다며 맘이 내키지 않아 두어 달 망설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가입을 했다. 누구보다 진실하신 분인데, 세 번인가 교원문학회 모임에 같이 참석하고서 우리 한 번씩 더 만나자.는 약속을 끝까지 못 지키고 훌쩍 하늘나라로 떠나다니 마음이 울컥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 나와 만남은 깊었다. 30여 년 전 10일간 국어과 하계연수 때였다. 교육장님은 강사로 와 많은 자료를 나누어주며 열성적으로 강의를 해 첫인상이 믿음직스러웠다. 그 뒤로 2002년 여름방학 때 전라북도교원연수원에서 교감자격연수를 같이 받았다. 익산시내에서 근무하니까 가끔 만났고, 토요일 퇴근길에 점심도 몇 번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교육장은 교감자격연수 성적이 우수하여 승진발령 서열이 앞섰다. 난 그 다음다음이라 희망 지역을 상의해서 임실군으로 내신했다. 그런데 두 자리뿐이라고 전라북도교육청의 연락이 와서 또 둘이 진안군으로 내신했다. 바람대로 다음해 3월 1일자 승진발령을 받았다. 나중에 교육장님의 이야길 듣고 맘이 아팠다. 교육장님이 가고 싶은 M학교를 내가 갔기 때문이다. 자격연수와 발령 동기라 자주 만나고 정보를 교환해 근무가 재미있었다. 그런데 여섯 달이 지나자 K교육지원청 전문직으로 영전을 한 게 아닌가? 한 쪽 날개가 부러진 것 같았으나 축하박수를 보냈다. 유교육장은 본디 명랑하고 겸손한 데다 대학 선배라고 날 만날 때마다 깍듯이 대해주어 미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문자를 보내자마자 답신할 땐 꼭 내가 좋아하는 정석곤 선생님이라고 시작했다. 그 문자를 받으면 가슴이 뭉클해지며 교육장님을 더 가까이 하고 싶었다. 서로 속맘을 열어 놓고 교제의 끈을 이어갔다. 교육장님은 신실信實한교육자로서 성품이 둘째가라 하면 서운할 정도로 늘 미소 지으며 쾌활하고 겸손하신 분이었다. 게다가 일찍부터 어린 아이 맘을 소유한 아동문학가로서 어린이를 사랑하며 작품 활동에 정진했다. 존경하는 유현상 교육장님! 시인 나태주 시 〈바로 말해요〉가 생각납니다. 지금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말하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요, 좋았다고 말해요, 보고 싶었다고 말해요. 거기다 정말을 덧붙여서요. 교원문학회 행사 때는 교육장님과의 약속, 한 번 더 만나자.를 되뇌면서 참석할게요.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글을 많이 쓰는 천사가 되길 소원해요. 운명 같은 만남! 그런데 운명도 돈과 같아서 돈을 쫓아간다고 돈이 달라붙는 것도 아니고, 돈이 사람을 따라야 한다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그 누구라도 각자가 갈구하는 짝을 만나는 것도 이런 이치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호연이든 악연이든, 우연이든 필연이든 간에 억지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정석곤 △정석곤은 관촌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하여 <대한문학>수필 등단했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풋밤송이의 기지개>등 수필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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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9 19:44

도시의 힘이 된 기억의 공간

일러스트 = 정윤성 1998년 연말, 경인선 철로가 가까운 인천 동구 만석동에 눈길을 끄는 3층짜리 회색 건물이 들어섰다. 만석동은 인천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 일제 강점기, 간척사업으로 매립된 땅에 공장이 들어서자 모여든 노동자들과 6.25 전쟁으로 피난민들이 들어와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동네다. 그 뒤 가난한 사람들이 들고나면서 인천의 가장 오래된 빈민지역이 됐다. 이 동네에 들어선 건물의 주인은 동네 아이들. 면적이라야 연건평 148㎡(45평)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공간을 갖춘 이곳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손길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함께 놀고 공부했다. 이름을 널리 알린 <기찻길 옆 공부방> 이다. 공부방을 설계한 이는 건축가 이일훈씨(1954~2021)였다. 그는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을 줄곧 모색해온 건축가였다. 상업적 건축 대신 생태와 공동체 정신을 지향하며 사회적 현실에 뿌리 내린 건축물을 만드는데 열정을 쏟아온 그는 작고 불편한 건축, 나누고 늘려 사는 건축으로 인간다운 삶을 누리자는 채나눔 정신을 자신의 건축물을 통해 실현했다. <기찻길 옆 공부방>도 그 결실이었다. 건축가가 이루고자 했던 공동체 문화의 정신은 공부방을 운영하는데에도 깊이 스며들었다. 아동문학가 김중미씨가 펴낸 창작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 결정판이다. 괭이부리말은 만석동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동화는 가난에 찌들려 고단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마을사람들의 이야기. 지금도 초등학교 아이들의 필독서로 자리를 지키는 스테디셀러다. 1980년대 후반 이 마을에 들어온 작가는 <기찻길 옆 작은 학교>란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을 동화로 엮어냈다. 5-6년 전 괭이부리마을이 전국적으로 다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주민들의 절반가량이 쪽방 주민인 이곳 달동네를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인천 동구청의 계획이 알려지면서다.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이 황당한 정책은 다행히(?) 실현되지 않았다. 오늘의 괭이부리마을은 인천의 명소가 됐다.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했지만 새롭게 들어섰거나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과 집들 사이에는 오래된 골목길이 놓여 있고, <기찻길 옆 작은 학교> 또한 아직 건재하다. 대부분의 구도심 개발 사업이 그렇듯 이 마을에도 정비사업이 진행되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허물고 새로 짓는 단순한 재생이 아니라 공동체 문화와 정신을 앞세워 지킨 덕분이다. 도시마다 재생을 앞세운 풍경이 넘쳐난다. 돌아보면 도시의 힘이 될 수 있는 기억의 공간은 아직 많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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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1.12.09 18:35

정치 철새 비난은 쉽다…스스로 돌아보는 지혜 필요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하는 이용호 국회의원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을 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지속적으로 민주당 입당을 시도했으나 이미 의원 180여 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아쉬울 것이 없었다. 특히 지역구 유력 정치인을 중심으로 반대 입장이 완강하여 반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11월 중순 경 윤석열 후보 측과의 조찬 회동이 언론에 회자되고 깜짝 놀란 민주당에서 마치 입당을 받아들일 것처럼 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버스 떠나니 손 흔드는 격으로 뒷북이었다. 이용호 의원이 지난 7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윤석열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이용호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안철수 바람을 타고 국민의당 후보로 당선되었고 지난 21대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 이제 국민의힘으로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지역구인 임순남 지역은 과거부터 여와 야, 무소속의 3자 대결 구도 전통이 강한 곳이다. 전북 지역 대다수가 민주당 일색의 황색으로 덧칠되었을 때도 다른 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던 지역이다.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에서 지역구 현역의원을 영입함으로써 교두보를 확대한 것에 고무된 표정이다. 이용호 의원 입당과 관련하여 배신자, 변절자로 비난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전북지역의 큰 틀에서 보면 요란스러울 필요가 없다. 이용호 의원은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혹시 주어질 개인 이익을 선택한 것이다. 현 민주당도 정치 개혁이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합종연횡을 수시로 하며 선거 때마다 당명이 바뀔 정도로 변화를 겪었다. 어디가 뿌리이고 적통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한 때 안철수 현상이 엄습했을 때는 국민의당이 주류 정당이 되고 국민의당 의원들이 지역 정치를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 어차피 줄만 잘 서며 민주당 말뚝만 박고 공천받으면 인물과 능력에 상관없이 당선되는 곳이다. 이전 이철승과 김원기, 정동영, 유성엽의 사례가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주당 아성 전북 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는 것은 본인의 정치철학이나 노선과 무관하다. 권리당원 많이 받고 중앙당에 줄을 잘 서고 인지도를 높이면 그만이다. 수도권이나 충청도 일부처럼 치열하게 경합하는 지역이라면 끝까지 민주당에 남아 모든 불이익을 감수할 의원이나 후보가 몇 명이나 될까 싶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을 보면 분명해진다. 정치철학이나 성향은 분명히 국민의 힘이다. 하지만 의정활동과 지역 활동을 보면 평가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 일당 십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한 칭찬이 아니다. 3자 구도로 지역구에서 당선되었지만 재선은 황색 바람 앞에 버티지 못하고 위성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으로 도피하였다. 이제는 유권자가 변화해야 한다. 선거는 어차피 덜 못난 사람, 덜 나쁜 사람을 뽑는다고 자위할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묻지 마 투표 30년 결과는 전북이 폭삭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인근 대전충남이나 광주전남의 변두리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행정대개편이 잘못 이루어지면 흡수 통합될 처지이다. 진정! 오직! 몰표로 한 당만 찍으며 짝사랑으로 시간만 허비할 것인가? 이웃 충청도의 변화된 정치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없다. 여야와 정당과 의원을 수시로 바꾸며 실리를 확실히 챙기고 있다. 스스로 변화하여 선택의 폭을 넓히고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최고 득표율로 지지했지만 정권 말기인 현재까지 얻은 것이 무엇인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전북의 살 길은 중심은 명확히 잡고 실용적이며 유연한 정치행위를 해야 그나마 열릴 수 있다. 내년 지방 선거는 다양성을 위한 전북 정치의 단초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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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9 15:50

우리에게 이런 대통령 불가능한 것인가

윤학 변호사 곧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선거가 아니라 싸움판이다. 이재명 후보는 尹은 무능무식무당 3무라고 비난하고 윤석열 후보 측은 李는 무법무정무치라고 맞받아친다. 서로 물고 물리는 비난전이 선거판을 지배할 것이다. 국민들은 싸움꾼만 나왔다며 점잖은 체하면서도 공격을 잘 할수록 더욱 열광하며 지지를 보낸다. 상대를 제압할 만한 싸움꾼이 아니면 카리스마가 없어 깜이 아니라며 얼마나 무시했던가. 그러나 네 편 내 편 싸움에 맛들인 국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던가. 친구도 가족도 편이 갈려 얼굴 붉히기 일쑤다. 그런 국민들이라면 그토록 지지했던 대통령도 결국 비난하며 감옥에 보내고 말 것이다. 이 얼마나 비참한 나라인가. 국민들이 네 편이 못 돼야 내 편이 잘 된다는 경쟁적 사고에 빠져 있는 한 우리 앞에는 네 편 목 조르는 대통령만 기다리고 있다. 견제할 힘마저 빼앗아버릴 만큼 야당을 짓밟는데 능한 대통령만으로 국민들의 삶이 편하던가. 국민들이 진정 행복한 삶을 사는 길, 네 편도 배려하며 함께 가려는 대통령은 불가능한 것일까. 10여 년 전 내가 만드는 <월간독자 Reader>와 경쟁 잡지가 함께 홍보를 하게 되었다. 참석자 500여 명 중 10퍼센트로 예상되는 독자를 서로 뺏고 뺏기는 게임이 될 것 같았다. 난감했다. 마이크가 주어지자 나는 그 잡지도 구독해달라고 진심으로 호소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두 잡지사에 예상보다 3배도 넘는 사람들이 구독 신청해주는 게 아닌가. 그때 한 신부님 이야기가 떠올랐다. 신부님에게 한의사가 찾아와 하소연했다. 한약 손님은 줄어드는데 길 건너에 또 한의원이 생겨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신부님은 먼저 남의 한의원이 잘되게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은혜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렇게 했더니 그 거리에 한약방만 더 늘어 더욱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곳이 한약 거리로 소문나 손님들이 몰려들더라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었다. 남을 위한 기도가 나를 위한 기도다! 어느 날 특강을 하고 나오는데? 한 아가씨가 다가와 제가 뭐라도 돕고 싶어요 했다. 나는 강의에서 사람들에게 정말 유익한 책을 만들고 싶은데 젊은이들이 대기업이나 공직만 선호해 늘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었다. 내 강의에 마음이 움직여 그녀가 즉흥적으로 하는 말이겠거니 하며 웃어넘기고 말았다. 몇 년 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고액연봉의 외국계 회사를 그만두고 우리 회사에 오겠다는 것이다. <월간독자 Reader>를 매달 읽으면서 더 가치 있는 삶이 살고 싶어졌다고 했다. 책 편집에 초짜인 그녀에게 그런 연봉을 줄 수는 없다고 했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우리 회사로 출근을 했다. 그녀의 첫 출근날 나는 마음먹었다. 결국엔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줘야지! 6년 전, 인구 감소로 집값이 떨어질 거라며 모두가 집 사지 말고 전세를 살라고 떠들어댔다. 이럴 때 오히려 집을 꼭 사야 해! 7천만 원 전세 살고 있던 그녀는 3억 원도 넘는 아파트를 사라는 내 말에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 기회를 놓치면 집값이 폭등할 것이 뻔했다. 나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아파트값이 내려가면 내려간 만큼 내가 메꿔줄게. 꼭 집을 사! 내 말에 그녀는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샀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그녀의 집값은 네 배나 올랐다. 사람들은 말한다. 돈이 있어야 집을 산다고,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꼬박꼬박 저축해도 몇십 년 넘게 걸리는 몹쓸 세상이라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봉이 높을수록 좋다고. 그러나 그녀가 집을 산 것은 돈이 있어서도, 몇십 년간 저축해서도, 연봉 경쟁에 앞서서도 아니었다. 일손이 부족하다는 누군가를 돕고 싶은 선한 마음 때문이 아닐까. 남을 배려하다가는 손해만 볼 것 같은 이 험난한 경쟁 세상에서도 그것이 오히려 큰 이득을 가져다주는 경우를 우리는 늘 경험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우리 회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통령 선거는 상대를 쓰러뜨려야만 내가 이기는 게임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네 편은 몰락시키고 내 편만 떠받드는 나라의 국민들이 잘 살 수는 없다. 이제 우리도 네 편을 더 잘 공략하는 싸움꾼 정치인이 아니라 네 편도 배려하는 더 품격있는 후보를 우리 대통령으로 선택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진정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 /윤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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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9 15:50

코로나 위기극복 정부-도민 지혜 모아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파력이 높다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 발생도 계속 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이전의 강력한 방역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이전의 방역 조치가 가져온 피해와 손실을 되새겨보는 도민들의 현명하고 자발적인 방역 동참도 절실해지고 있다. 9일 0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102명으로 이틀 연속 700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도 857명으로 전날보다 17명 늘며 최다 기록을 이어갔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22명 늘어 누적 60명을 기록했다. 하룻만에 20명이 넘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8.8%로 80%에 육박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기록과 수치들이다. 전북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도 12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 가운데 8번째로 많은 확진자수다. 전북지역 확진자 125명 가운데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50명으로 40%를 차지했고, 10대와 10대 미만이 38명으로 30.4%에 달했다. 도민들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82.26%를 기록하고 있지만 12~17세 소아청소년들의 접종 완료율은 43.58%로 대상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60세 이상 고령층 부스터샷(3차 접종)도 더디다. 국내 방역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이전의 강력한 거리두기 시행과 사적 모임 허용 인원 축소, 일부 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등의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신규 확진자 1만명 돌파는 시간 문제라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멈출 경우 발생할 사회경제적 피해를 고려할 경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저 두고만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정부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기 전에 방역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고령자 및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도민들도 위기 상황을 직시해 연말 모임을 자제하고 잠깐 멈춤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로 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노력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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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9 15:50

새만금 신항만 기반시설 함께 추진해야

우여곡절 끝에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새만금 신항만 건설이 전기 상하수도 가스 통신 등 기반시설 구축 계획은 함께 마련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항만 운영을 위해선 기반시설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간과한 채 부두시설만 건설하면 제대로 항만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건설되는 새만금 신항만은 우선 국가예산 4200여 억 원을 들여 오는 2025년까지 5만t급 선석 2개를 완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두시설 건설 계획과 이에 대한 예산만 반영됐을 뿐 부두 운영에 필요한 주요 기반시설 계획은 따로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항만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전기와 상하수도 가스 통신 등이 원활하게 공급되어야 한다. 새만금 신항만에 필요한 용수는 2040년 기준 하루 최대 6194t이 필요하며 입출항 선박에도 맑은 물을 공급해줘야 한다. 그렇지만 아직 신항만의 상하수도 공급 대책과 계획이 없다. 전력 공급도 마찬가지다. 항만 조명 타워와 각종 하역장비 운영에 전기 공급이 필수적이다. 또 선박 정박 중 엔진 가동을 중단하여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할 수 있도록 설치되는 육상전원공급 장치 운영에도 대용량 전력이 필요하지만 신항만 인근에 변전소 설립 계획은 미정이다. 애초 새만금 신항만은 계획 수립 당시 202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부지와 부두시설을 민자 유치로 추진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10여 년 넘게 지연됐다. 전북도민의 반발로 지난 2019년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되고서야 본격 추진됐다. 그렇지만 기반시설이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서 2025년 개항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다. 신항만 진입도로가 건설될 때 전기 상하수도 가스 통신 등 기반시설을 함께 시설하면 공사도 수월하고 항만 준공과 동시에 부두 운영도 가능해진다. 뒤늦게 기반시설 공사에 나서면 공사기간 부족으로 항만의 적기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정부는 차일피일 지연된 새만금 신항만이 2025년 안에는 반드시 개항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 및 부대시설 조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라북도와 정치권도 신항만 조성 및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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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2.09 15:50

상등병 전역자 특별진급 신청

「상등병 전역자 특별진급법」제정 이유는 과거 병장 진급은 공석인원 발생 시 병장 진급이 가능함에 따라, 병장 공석 부족으로 미진급자가 다수 발생하였습니다. 상등병으로 전역한 인원은 약 71만여 명 추산이 되며(육군 69.2만명, 해군 1.5만명, 공군 0.3만명), 30개월 이상 복무한 상병 만기 전역자의 명예회복을 추진하고자「상등병 전역자 특별진급법」을 제정하여 2021년 10월 14일부로 시행하였습니다. 대상자는 2001년 3월 31일까지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30개월 이상 복무한 후 상병으로 만기 전역한 사람 중 병장으로 특별진급을 희망하는 사람이 대상자입니다. 신청인은 상등병 만기 전역자 본인 또는 유족이며, 유족은 배우자(사실상 혼인관계 포함),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상등병 만기 전역자를 주로 부양 또는 양육한 사람입니다. 유족 신청 시 서류 제출은 배우자, 형제자매, 직계 존비속은 가족관계증명서이며, 사실혼 관계 배우자, 사실상 부양 및 양육자는 주민등록표상 동거 기간 등 사실 확인, 기타 경제공동체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민법상 상등병 만기 전역자의 사촌이상 친인척의 의견서 등입니다. 접수는 신청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하여 국방부, 각 군(육군, 해군, 공군) 및 지방병무청에서 접수하며, 지방병무청에서 접수 하는 경우에는 병적기록표를 첨부하여 각 군(육군, 해군, 공군)으로 송부합니다. 심사는 각 군(육군, 해군, 공군)에서 병적 확인 후, 심사 및 의결을 하며진급 결정은 120일 이내에 처리를 합니다. 진급 결정에 따른 이의신청은 통보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가능합니다. 상등병 전역자 특별진급 제한사항은 탈영, 처벌, 징계 사실 등이 있는 경우 특별진급이 제한 됩니다. 상등병에서 병장으로 특별진급은 전역일 부로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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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9 15:50

전북차별론

일러스트=정윤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주말 전북을 찾아 전북차별론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전북은 호남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지방이란 이유로 또 똑같이 차별받고 이젠 호남 안에서 또 소외받는 지역이라며 이른바 삼중차별론을 제기했다. 전북은 군사정권 이래 지금까지 차별과 소외, 홀대와 푸대접만 받아왔기에 이에 대한 전북 도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 이 후보는 앞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북 안동을 방문했을 땐 영남 역차별을 거론했다. 그는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세상도, 정치구조도 바뀌었다며 오히려 영남 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영남 역차별에 대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마도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인 지방이 차별받는다는 얘기지, 호남보다 상대적으로 영남이 차별받는다는 주장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껏 전북이 역대 정권으로부터 특별한 혜택이나 우대받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되레 전북도민의 압도적 지지를 통해 탄생한 정권에서조차 대우는커녕 푸대접만 받아왔다. 전북 유권자의 92.3%가 선택한 김대중 정부 시절 새만금사업이 2차례나 중단되는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터덕거리고 전북의 각종 경제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국민의 정부 5년 새 지역내 총생산은 전국 10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지금은 17개 시도 중 16위로 꼴찌 수준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정부와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에 전북도민이 몰표를 던졌지만 돌아온 건 배신과 역차별 푸대접뿐이었다. 보수정권으로 권력이 넘어간 시절엔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이명박 정부 땐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할 한국토지공사를 경남 진주로 빼앗겼다. 여기에 전주권 신공항도 실용주의를 구실로 없앴다. 박근혜 정부에선 전북이 10여 년간 공들여 일궈온 탄소산업을 대구와 경남 경기 등으로 나눠 줬다. 탄소 섬유라니까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대구를 살리기 위한 술책이었다. 촛불 시민혁명과 전북도민의 지지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선 메가시티 전략에서 소외되면서 기로에 서 있다. 강원 제주와 연대 전선을 형성했지만, 지리적 경제적 결속력이 없어 시너지 효과가 의문시된다. 전북차별 문제는 이젠 정권만 탓할 것도 없다. 우리 스스로 전북 몫을 찾지 못한 원인도 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과 단체장, 그리고 지역 리더들이 대오각성해야 할 대목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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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1.12.08 19:18

미래를 그리는 일 “우리는 더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윤영찬 국회의원(민주당경기 성남시 중원구) 12월 5일은 58회를 맞는 무역의 날이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최단기 내 무역 1조 달러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2021년은 역대 최대의 무역, 수출 규모를 달성하는 해가 될 것이다. OECD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0~2021년 성장률도 G20 선진국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 초기 나락에 빠져 회생이 불투명했던 조선업도 극적으로 회복해 명실상부한 부흥기를 맞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 코로나19로 인한 업종 간의 불균형, 노동의 소외 문제 등 던져진 과제도 크지만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국민의 생명과 경제를 잘 지켜왔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이 봉쇄로 인한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등 다중의 경제 위기를 겪는 와중에 우리는 방역 선진국으로 이미 인정을 받았고 선진국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경제의 각 부문을 선방하고 있는 점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특히 자랑스러운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의 언어, 요리, 음악, 영상 콘텐츠등 한국의 문화 전반이 세계적인 트렌드를 주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어 학당에 밀려드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한국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정말 폭넓고 진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청와대 재직 시 각국 정상들과의 정상외교 현장에서도 우리의 민주주의와 역사적인 촛불혁명에 대한 정상들의 경외와 찬사를 들었던 바, 최근 의원 외교 일정으로 방문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인들의 깊은 이해도를 목격하고 뿌듯함을 느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인사말을 듣고 우리의 스타들을 발견할 수 있는 시대. 지금의 대한민국은 백범 김구 선생께서 꿈꾸셨던 문화강국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자주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더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라고. 그래서 12월 5일 무역의 날 행사를 맞이한 대통령의 축사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소중한 성과마저도 오로지 부정하고 비하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국민들의 자부심과 희망을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우리 경제에 불평등과 양극화 같은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잘한 성과에는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무역에 대한 말씀만은 아닐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현 정부에 대한 회고와 평가가 내려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정부에서 다 하지 못한 일을 돌아보며 나는 더 잘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권 말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함께 이룩해 온 성과들마저 무조건 깎아내리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그런 폄하는 정파를 넘어, 국민적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미래의 비전을 객관적으로 그리는 것을 방해하는 일이다.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이라는 전례 없는 혼란 속에서 인수위도 없이 출범했던 정부. 문재인 대통령님은 국내외의 난제들을 헤쳐가며 여기까지 달려오셨다. 그 헌신을 가까이 목격했던 참모로서 요즘 정치에서 오가는 말들이 야박하고 아쉽다. 지금의 대한민국, 우리가 함게 만든 성과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며 미래를 더 크게 그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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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8 15:54

‘아름다운 이혼’을 위하여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이혼은 결혼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더 힘들다, 이 표현은 필자가 이혼 문제 상담을 할 때 당사자들에게 많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지인 교수님으로부터 배우자와의 이혼이 인생에서 두 번째로 스트레스가 높은 일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출처를 찾아보았다. 미국의 정신의학자인 토마스 홈즈와 리차드 라헤 박사가 개인의 스트레스 지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정신적 충격 점수를 부여하여 순위를 매긴 연구 내용이다. 배우자의 사망이 100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혼은 73점으로 2위, 결혼은 50점으로 7위였다. 미국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보면 이혼한 후에도 자녀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휴가를 가며 친구처럼 편한 사이로 지내는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개방적인 미국인들은 이혼으로 인한 분노와 스트레스가 약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요즘 필자가 재판하고 있는 이혼 사건의 당사자 중 한 분이 50대 중반의 남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재직 중인 직장에 입사한 이후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거의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한 결과 조기퇴직도 당하지 않고 부장직함을 달고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남편이다. 남편은 직장일만 우선시하고 가족과 가정일은 등한시해 오다가 남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50대 갱년기 아내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것이다.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혼은 할 수 없다고 하였고, 또 아내가 변호사를 통해 작성한 10여 쪽 분량의 이혼 소장 내용 대부분이 거짓이고 오해를 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한 20여 쪽 분량의 서면을 준비해왔다. 남편에 대한 실망, 슬픔, 분노의 말들이 가득 담긴 아내의 소장에 대한 반박을 준비하면서 남편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안 봐도 비디오다 . 이혼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서로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싸움을 한다. 때문에 필자는 서로에게 분노하며 비방하는 적대적인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아름다운 이혼의 조력자가 되기 위해 당사자의 말은 듣기만 하고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서면에는 최대한 간략하게 유화적으로 표현한다.(지난 20여 년 간 수많은 이혼 사건의 대리인 변호사, 서울가정법원의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혼 사유에 대한 다툼 대부분은 상처만 될 뿐 이혼 결과를 얻는 데는 영향이 없다는 경험적 산물이다) 앞서 말한 남편의 이혼 사건에서도 필자는 아내의 장점을 언급하고, 아내가 오해를 하고 있는 점에 대한 해명을 주 내용으로 한 6쪽짜리 답변서를 준비하여 법원에 조정의사를 피력하였고, 법원은 부부에 대한 가정법원 내부 조사절차를 거친 뒤 외부기관 등에서 부부상담을 받을 것을 명한 상태다. 필자가 보기에 남편은 아내 입장에서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객관적으로 보기에 한 번쯤은 용서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필자는 이들 부부가 상담을 받으면서 아내가 남편의 과거 행태를 용서하고 이혼의사를 철회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끝내 이혼을 할 수밖에 없다면. 필자는 아내와 남편이 이혼 이후에도 미국 할리우드 영화배우들처럼 자녀와 함께 만나서 식사하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이혼을 한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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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8 15:54

전북에 역대급 철새가 나타났다

이덕춘 변호사 모든 생명체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고 살아간다. 자신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일정한 서식지가 있다. 새들도 그렇다. 주택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나 까치도 일정한 보금자리를 두고 살아간다. 그런데 어떤 새들은 유독 생존에 유리한 곳을 찾아 빈번히 서식지를 옮겨 다니기도 한다. 이런 새를 우리는 철새라고 부른다. 그런데 새들만 이런 경향을 보이는 건 아니다. 정치인 중에도 자신의 입지와 유불리에 따라 자리를 쉽게 옮기는 사람을 철새라 비유하는데 이런 일이 엊그제 전북에서 발생했다.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일반적인 상식과 도의에 어긋나는, 지역민의 의사를 깡그리 무시하고 신의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행위였기에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제 전북에서도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역대급 철새가 나타났다. 가히 전국구 철새라 할만하다.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입당을 저울질하며 기웃거리다 이번에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국회의원 이야기다. 국회의원의 기본책무는 지역구 주민의 뜻을 존중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국회의원이 지역민을 대표하는 대의제시스템에서 지역의 주권자는 주민이고 응당 지역주민의 의사를 대리인인 국회의원은 따라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의원이 입당의 변으로 밝힌 지역민이 원하는 익숙하고 쉬운 길을 놔두고 더 어려운 길인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지역구도와 편 가르기 극복을 운운하는 말은 지역민의 뜻을 저버린 변절자의 치졸하고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차라리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한 유력한 야당후보에 줄 서서 한자리 제대로 챙겨 보려 했다는 말이 좀 더 솔직하고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아도 남원, 임실, 순창 지역민이 원하는 대선후보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선택이다. 호남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야당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 지역민의 뜻에 반하는 야합이고 개인의 욕망과 권력욕을 추구하는 천박하고 파렴치한 행위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 의원의 국회의원 출마 1호 공약이 민주당 복당이었는데 지역주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이런 정치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은 마음은 얼마나 기가 차고 속상할 것이며 느끼는 배신감과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는 너무도 분명하고 뚜렷해 보인다. 그러나 지역민의 뜻을 저버린 이런 배신행위와 구태정치가 전북에서 출현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아쉬움이 있다. 호남지역을 확고한 기반으로 맹신하지 말고 지역정계에 새바람을 일으켜 이런 철새정치인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쇄신했어야 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이제 정치공학적 이해관계에만 몰두하는 이런 정치인이 발도 붙이지 못하도록 전라북도를 공정의 가치와 원칙이 실현되는 건실한 정치적 토양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정치는 무엇보다도 명분과 원칙이 중요하다. 모든 일은 상식과 절차에 맞게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라북도의 정치생태계도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더욱 깨끗해지고 투명해져야 한다. 그리고 전북도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기성정치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정치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새로운 인물도 키워야 한다. 전북도민으로서 전북에 역대급 철새가 나타나는 안타깝고 굴욕적인 상황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변호사 이덕춘

  • 오피니언
  • 기고
  • 2021.12.08 15:54

전북자치경찰위 아직도 존재감 없어서야

전북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출범 당시 보다 안전한 전북, 더 행복한 도민의 삶의 비전을 걸고 자치경찰 시대에 맞는 마스터 플랜을 준비해 도민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사업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출범과 동시에 선정한 1호 시책인 아동 안전 강화 사업마저 오리무중이다. 이제 갓 출범했고 여러 제도적 미비로 자치경찰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당장 큰 성과를 보여 달라는 게 아니다. 또 도자치경찰위가 시행 초기 적은 인력으로 제도 안착을 위한 법규 정비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이해한다. 그럼에도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작은 변화라도 느낄 수 있는 정책과 치안서비스조차 없다면 자치경찰제를 왜 도입해서 시행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자치경찰제는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 교통경비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경찰사무를 지방자치단체가 맡는 제도다. 이를 관장하기 위해 도지사 소속으로 설치된 게 도자치경찰위원회다. 자치경찰위는 자치경찰사무에 관한 목표 수립부터 인사예산 등에 관한 주요정책 및 운영지원, 담당 공무원 임용, 자치경찰 치안계획 수립 등 자치경찰에 관한 업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기구다. 그만큼 지역 치안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국가경찰과 이원적으로 운영되면서 여러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자치경찰 사무와 국가경찰 사무가 혼재돼 있고, 자치경찰 업무가 치안보조 역할에 그치고 있어 도자치경찰위의 위상도 어정쩡하다. 자치경찰관은 경찰청장 밑에 두고 예산 부담은 자치단체가 맡으면서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도 미흡만을 탓할 수 없다. 자치경찰사무와 관련해 도자치경찰위은 전북경찰청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민 치안서비스 질을 높이는 현안 사업들에 대해 예산편성을 외면할 자치단체는 없을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하고 자치단체교육청경찰 등과 협력한다면 현 제도 아래서도 얼마든지 사업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자치경찰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자치경찰위의 분발과 함께 지자체와 경찰의 적극적 협력이 요구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2.08 15:53

혁신도시 공공기관 언제쯤 지역에 뿌리내릴까

혁신도시는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정부가 국가 균형발전 구상을 통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태동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서울과 같은 경쟁력 있는 도시를 전국에 키워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현재 전국 10곳에 혁신도시가 들어섰다. 2008년 착공한 전북혁신도시에는 2017년까지 농촌진흥청과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모두 13개 기관이 이전했다. 정부는 혁신도시가 각 지역에 제대로 뿌리 내리도록 하기 위해 특별법까지 제정해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 다방면에서 특혜를 줬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기관에서도 혁신도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가 자생력을 갖춘 성장 거점으로 정착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전북혁신도시의 경우 입주기관 직원들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다른 혁신도시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여전히 금요일 오후면 공공기관 인근 도로에 수도권으로 향하는 전세버스 수십대가 줄지어 늘어선다. 직원 뿐 아니라 오래 전에 이전을 마친 공공기관도 서울 바라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신사옥 개청식을 갖고 전북혁신도시 세번째 입주기관이 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우 아직도 주요 행사 대부분을 서울에서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21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행사를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연다. 이밖에도 상당수 이전기관이 수도권에서 열어왔던 행사를 지역으로 옮겨놓지 못하고 있다. 지방에서 큰 행사를 열 경우 파급효과가 적고, 국회와 정부 고위직 등 내빈들의 참석이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어디서부터인지 한참 잘못됐다. 혁신도시 조성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단순히 건물과 직원만 옮겨놓자는 취지는 분명 아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급기야 지역소멸의 위기까지 닥친 지금,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상징으로 꼽혀온 혁신도시, 그리고 이곳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행보에 다시 눈길이 쏠린다. 그 우여곡절을 겪어놓고도 언제까지 지역에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초처럼 지방 혁신도시에 어설프게 떠 있을지 묻고 싶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2.08 15:53

돌아오라, 남원 공공의대

일러스트 = 정윤성 모처럼 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역 최대 현안인 군산 현대조선소 재가동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이뤄낸 결과물 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그에 비해 훨씬 우호적 환경이었던 남원 공공의대는 안갯속에 갇히면서 정치권의 자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래 공공의대 설립 배경 자체가 남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하자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도 2024년 남원 개교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 인력의 부족함을 누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터라 법안 국회 통과는 기정사실화 됐다. 더군다나 국회 소관 보건복지위에 간사 김성주 의원과 지역구 이용호 의원까지 버티고 있었다. 여기에다 남원출신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물론 과반수가 넘는 여당 의석까지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마디로 골키퍼가 없는 상황에서 문전처리 미숙으로 득점하지 못한 꼴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난 지금 상황에서의 갈 길은 더 험난해 보인다. 이 법안에 대한 논의 자체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실제 야당과 의사협회 반대로 국회 상임위에 상정된 지도 오래다. 그 사이 전국 자치단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각축장이 돼버렸다. 전적으로 전북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전북 홀대에 대한 정부 시각이 노골화 되면서 도민들 반감 또한 만만찮은 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남원 공공의대 보다 논의 자체가 늦었던 나주 한전공대 설치법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국가 철도망 계획에서도 처음에는 누락돼 실망감을 안겼던 전주-김천간 철도망이 뒤늦게 추가검토사업으로 턱걸이하는 등 곡절을 겪기도 했다. 반면에 광주시 역점 사업인 달빛내륙철도사업은 막판 전격적으로 포함돼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정치권 무능과 행정력 부재를 질타하는 도민들 목소리가 이어졌다. 공공의대 설립 법안은 지난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에서 표류하다가 2020년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그 후 21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전북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발의된 이 법안은 작년 7월 복지위에 회부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전히 코로나 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최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의 인내심과 체력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공공의료 인력확충 문제가 더욱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단순히 지역간 유치다툼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 취약한 의료서비스 체계에 대한 국가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당초 설립 배경이나 명분상으로도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이런 취지에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다만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밀어붙이는 힘이 부족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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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12.07 16:44

이미 변화된 사회! 아직 변하지 못한 우리!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치러진 지난 여름 올림픽은 여성 선수의 비율이 전체 선수단의 약 49%로 역사상 첫 성평등 올림픽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어느 때보다 여성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고, 특히 여자배구는 4강 신화로 주목을 이끌기도 했다. 그런 반면, 하계 올림픽 최초 3관왕(양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여성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헤어스타일 때문에 난데없는 ‘페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8월 여성 스포츠인들에 대해서 다룬 ‘다큐멘터리 국가대표’를 보면, 올림픽에서 실력으로 입상하고 검증받은 우리나라 여성 운동선수들이 본인(여성)종목의 국가대표 감독이 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2020년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체육지도자 중 남성은 무려 2만 2213명인데 여성은 4386명에 그쳤다고 한다. 코치는 성별 균형을 대표해 선발하며 IOC 집행위원 등은 기존 30%를 넘어 남녀 동일 비율이 되어야 한다는 2018 IOC 성평등 리포트와는 동떨어진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능력이 아닌 성별에 주목하는 것은 무의식적 편견으로 인한 관습적 차별’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 지난 6월에 진행된 ‘공공부문 성별다양성’ 세미나의 내용을 보면, 2021년 6월 현재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중은 22.1%로 ‘2022년까지 공공기관 여성 임원 20%’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여성 임원 대다수는 비상근직이고, 745명 중 694명(93.1%)이 비상임 이사라고 한다. 소위 ‘힘 있는 공공기관’ 임원은 남성 차지이고, 2018년과 2020년 정부 부처별 임원 통계를 살펴보면, ‘남성9:여성1’ 수준의 성비를 유지하고 있다. 공기업(16.4%),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16.0%)의 여성 임원 비율은 10%대에 불과했다. 여성 기관장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 2021년 6월 현재 공석·기타를 제외한 기관장 320명 중 여성은 30명(9%)뿐이라고 한다. 이 중 16명(53.3%)이 기타공공기관에서 근무한다. 공기업 36곳을 통틀어 여성 기관장은 1명뿐이다. 시장형 공기업,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 등엔 여성 기관장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올해 초 전북지역은 사회복지시설 및 기관에서 연이은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으로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복지계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건강한 변화를 바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러 요인들이 있기에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복지조직은 대표적으로 여성들이 많은 집단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통계를 보면, 대략 ‘여성7:남성3’의 비율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복지기관이나 시설들에서는 관리자급 대부분이 남성이많다. 몇 해 전이지만,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에 소속된 약100개 복지관 관장의 성비율을 보면 여성대 남성비율이 대략 35:65정도였다. 이러한 비율은 무엇을 의미할까? 한국사회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의 리더도 대부분 남성이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사회 구조에서 보듯이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기득권도 남성에게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스포츠계나 공공기관처럼, 사회복지계 스스로도 ‘무의식적 편견이나 관습적 차별’에 의해서 기관장이 정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미 변화된 사회 속에서, 아직 변화되지 못한 모습은 없었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양병준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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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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