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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전북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청년, 김승원 로컬크리에이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 전북 기반 로컬 콘텐츠 프로젝트가 있다. 이름하여 ‘수집 프로젝트’. 전북권의 자원과 크리에이터들을 직접 ‘수집’해 기록하고 발신하는 이 실험은 전주의 한 청년이 좋아하는 것을 향한 애정으로 시작됐다. 프로젝트의 운영자는 전주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전북권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대학생, 김승원(21) 씨다. 로컬 아카이빙에 대한 높은 관심과 꾸준한 실행력이 만나, 지난해 9월부터 ‘수집 프로젝트’는 작지만, 선명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인스타그램(@soozip_project)을 중심으로, 전주의 골목과 군산의 공간, 전북의 문화 현장을 가볍지만, 진심 있게 기록하는 중이다. 김 씨가 지역을 기록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전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걸 정말 좋아했다.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공간과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라며 “전북 기반 온·오프라인 매거진 비마이크를 알게 된 것도 큰 자극이었다. 그 계기로 콘텐츠를 만드는 ‘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단순하다. 전북권의 자원과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수집해 인터넷을 매개로 공유하겠다는 뜻에서 ‘수집 프로젝트’라고 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름이 담기엔 활동의 폭이 커져, 재단장을 고려 중이라고도 했다. 수집 프로젝트는 철저히 ‘현장형’이다. 전북권 안에서, 운영자가 직접 가 본 공간과 이야기만 다룬다. 김 씨는 “제가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며 “새로 생긴 카페나 책방이 있으면 꼭 가보고, 알고 있던 정보들을 조합해 콘텐츠를 만든다”고 밝혔다. 그가 콘텐츠 기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내가 흥미로운지’ 여부다. 운영자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믿음이 콘텐츠 제작한다. 현재는 주로 전주와 군산을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차차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콘텐츠의 목표는 단순한 소개를 넘어서, 보는 이가 전북권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본인 자신을 로컬크리에이터가 아닌 ‘기버(giver)’라 정의하고자 한다. 김 씨는 “기록자, 기획자, 활동가라는 말보다 관심과 애정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나누는 존재라는 뜻을 가진, ‘기버’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집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방에서의 삶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도내의 도시뿐 아니라 작은 시골 마을까지 범위를 넓혀,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있게 다룰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씨는 “전북에도 로컬 콘텐츠가 많고, 재미있는 일이 많아, 그걸 증명하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 어엿한 로컬 콘텐츠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가는 건, 지역 안에 어떤 일이 가능한지를 잘 몰라서인 것 같다. 다양한 일의 방식을 접하면서, 함께 재미있는 걸 도모해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군산대 국어국문학과를 주전공 하고, 미디어문화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 사람들
  • 전현아
  • 2025.06.16 19:06

[줌] 산불로부터 마을과 천년송 지켜낸 남원 와운마을…"주민 모두가 나서준 결과"

“마을 주민 모두가 나선 덕분에 불이 크게 번지지 않고 초기 진화될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지리산 국립공원 내 산불 발생 초기대응 기여 유공으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단체 표창을 받았던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와운마을의 공성훈 이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달 1일 오전 2시 25분께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와운마을 인근 산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화재는 강력한 바람을 타고 대형 산불로 번질 위기였으나 와운마을 주민들이 소화기와 비상소화장치, 삽 등을 통해 초기 진화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화재 초기 진화를 통해 이날 화재로 인한 피해는 잡풀 40㎡ 소실로 그쳤다. 또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리산 천년송’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공 이장은 “처음 주민 신고가 들어온 이후 주민들이 수도 파이프를 이용해 먼저 불을 끄고 있었고, 마을 방송을 진행해 화재 대응에 나섰다”며 “화재 3일 전 소방 교육을 받았었는데 교육 내용이 화재 진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와운마을에 수여된 전북자치도지사 표창 수상 소감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고 마을에 피해가 없어 다행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당시 마을 주민 모두가 다 같이 진화 작업에 나서 불을 껐다”며 “당연히 불이 났으면 꺼야 하는 것이고, 이것에 대해서 상을 받아 좋다는 이야기는 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방 교육과 비상 소화 장치를 통해 초기 진화해 불이 크게 안 번진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공 이장은 천연기념물 천년송을 지켜냈다는 것이 기쁘다고도 전했다. 공 이장은 “천년송은 평소 마을에서 주변 예초 작업도 하는 등 많은 관리와 관심을 기울이던 나무였다”며 “발화가 시작됐던 지점에서 천년송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아 화재 진화가 조금만 늦어졌어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빠른 초기 진화를 통해 천년송이 피해를 보지 않아 감사하고 기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방 교육을 통해 모든 주민이 불이 났을 때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실제로 모든 주민이 나서 산불을 진화했다”며 “앞으로 1년에 한 번 인월면 소방센터에서 마을 단위로 소방 교육을 같이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마을이 해발 800m에 위치해 진입로 상태가 좋지 않아 소방차가 제대로 진입하지 못해 큰 문제가 발생할 뻔했다”고 “이런 부분은 주민 안전을 위해서 관련 기관들이 점검 후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06.15 18:30

[줌] 홍소연 군산시니어클럽 관장 " 지역사회 특성에 맞는 어르신 일자리 창출 앞장"

“지역과 함께, 어르신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더 많은 도전과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전국 최고 우수기관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군산시니어클럽 홍소연 관장의 말이다. 시니어클럽은 ‘노인일자리법’에 근거해 설립된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으로, 전국적으로 210여 개의 시니어클럽과 17개 지역 지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북의 경우 총 17개 시니어클럽을 통해 전체 노인일자리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약 4만 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군산시니어클럽의 활약이 유독 눈에 띄고 있다. 군산시니어클럽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전국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2024년 노인일자리사업 평가’에서 군산 최초로 S등급을 받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군산시니어클럽은 9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는 대상을 받을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2022년 노인일자리 신규 아이템 공모전에서 대상을, 2023년에는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다변화를 위한 전국 및 지역 멘토 기관 활동을 통해 노인일자리 창출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홍 관장을 비롯해 직원들의 열정 그리고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홍 관장은 “어르신들 덕분에 도시가 더욱 건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군산시니어클럽 역시)군산해경‧우체국 등 여러 기관 및 단체들과 협약을 맺고 다양한 노인 적합형 사회 활동을 개발하는 한편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노인 사회 활동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군산시니어클럽은 올해에도 총 6개의 신규 및 시범 노인일자리 사업을 포함해 총 60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4200 명의 어르신들이 도시‧농촌‧해안‧섬 지역 등 군산 전역에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도시와 농촌, 해안과 도서 지역을 아우르며 고르게 노인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군산시니어클럽의 강점 중 하나라고 홍 관장은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니어클럽의 대표적인 사업인 ‘꽁당보리 가게’도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2년 전 군산공설시장 2층 청년몰에 문은 연 ‘군산꽁보리 가게'는 전라북도와 군산시의 신노년 맞춤 노인일자리 개발을 위한 지원사업에 선정돼 추진됐으며, 지역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를 사용한 보리비빔밥과 보리밥정식이 주 메뉴이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운영하며, 그 수익금은 식당 운영에 참여한 노인들의 인건비로 사용하게 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가격 또한 저렴해 고물가 시대 새로운 가성비 식당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홍 관장은 “민간개척형 신노년일자리로 이용 가격도 저렴해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며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통해 군산시민과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건강음식으로 군산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과 운영을 통해 어르신들의 풍요로운 노후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 사람들
  • 이환규
  • 2025.06.12 18:44

8년째 '태극기 나눔 봉사' 애국화조경봉사단 "현충일에는 꼭 태극기를 걸었으면"

“현충일에는 꼭 태극기를 게양해서 전 국민이 나라 사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5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미송효자아파트 주변은 파란색 함을 나르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기온이 27℃에 달하는 초여름 더위 속에서도, 이들은 개의치 않고 아파트 현관 앞으로 보자기에 싸인 함들을 옮기며 구슬땀을 흘렸다. 함 안에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전달할 태극기가 들어 있었다. 이날 애국화조경봉사단은 전북특별자치도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태극기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김방섭 단장과 고영호 이사장 등 10여 명의 봉사자들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총 75개의 태극기를 전달했다. 봉사단원들은 태극기 배부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게양법과 원칙까지 적극적으로 안내했다. 나라 사랑 마음을 되새기고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를 위해 진행된 이번 봉사는 광복회 전북지부와 공무원연금공단 광주전북지부의 후원을 통해 마련됐다.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는 태극기 나눔 봉사활동을 통해 총 1900개의 태극기가 도민들에게 전달됐다. 교육공무원으로 일하던 김 단장은 2005년 부안 개화중학교 교장을 역임하고 퇴임했다. 같은 기간 양궁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둬 시상식장에 태극기가 걸리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그때 국기 사랑으로부터 나라 사랑이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전에는 태극기를 보면 뜨거운 마음이 올라오고, 국경일에 국기를 많이 게양했었는데 요즘은 그러한 분위기가 옅어진 것 같아 아쉬웠다”며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걸어 나라 사랑을 권장하자는 목적에서 이 봉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태극기를 나눠준 애국화조경봉사단과 자원봉사센터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태극기를 전달받은 김금례(81) 미송효자아파트 자치회장은 “요즘은 태극기를 구하기도 어렵고, 어디서 구매하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현충일을 앞두고 이렇게 태극기를 나눠주시니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일은 아파트 모든 가구가 태극기를 걸 수 있도록 꼭 안내방송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극기 전달 봉사를 마친 김 단장은 “퇴직 이후 몸이 건강할 때 좋은 일을 하고 싶어 봉사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이 국기를 더 소중히 대할 수 있도록 나라 사랑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퇴직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애국화조경봉사단은 태극기 나눔 봉사활동, 무궁화 식재, 현충 시설 정비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06.06 10:09

[줌] "땅은 정직한 땀방울에 보답하죠"⋯연 매출 8억원, 귀농 성공한 고창 정동표 씨

고창군 무장면 덕림리 칠거리. 이른 새벽, 황토 들녘을 가로지르는 한 농부의 발걸음이 바쁘다. 정동표(54) 씨. 그는 스스로를 “정직한 농부”라고 소개하며, 이름처럼 땅과 사람에게 정직한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그 삶이 오늘, 억대 수익이라는 결실로 돌아오고 있다. 정 씨는 흑수박과 고급쌀을 주작목으로 하여 연 매출 7~8억 원을 올리는 성공한 귀농 농부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귀농 성공 사례’로만 보기에는 아깝다. 그의 농사에는 농부로서의 철학, 가족과의 연대, 그리고 지역을 향한 깊은 애정이 배어 있다. “좋은 농산물을 만들면 판로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정 씨는 농사의 본질을 품질로 귀결시킨다. 품질에 집중하면 수익은 뒤따른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수박 하우스 50동을 운영하며, 수박 농사만으로도 연매출 4억 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200마지기 규모의 논에서 생산되는 쌀 판매 수익을 더하면, 연간 총 매출은 7~8억 원, 순수익은 2억 원을 훌쩍 넘는다. 특히 그의 흑수박은 당도가 높고 껍질이 얇아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정 씨 특유의 재배 방식이 더해진다. 고창 황토에서 재배되는 흑수박은 그 맛과 향에서 차별화를 이룬다. 쌀도 마찬가지다. 향이 강하고 윤기 나는 품종을 선별해, 저온 저장과 정미 기술로 상품성을 높였다. 이 모든 시작은 귀농이었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정 씨는 마흔 초반, 아버지의 권유로 귀농을 결심했다. 그러나 그는 이 결심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로 “아내의 동의”를 꼽는다. “혼자였으면 못했을 겁니다. 아내가 동의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농장도 없었겠죠.” 그는 ‘부부의 합심’을 귀농 성공의 핵심 조건이라 말한다. 최근 혼자 귀농하는 이들이 많지만, 정 씨는 “가족이 함께하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고창을 선택한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그는 “천혜의 황토 땅과 좋은 물이 있는 곳에서 농사를 지어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실제로 고창은 황토 특유의 보습력과 통기성, 깨끗한 수질로 수박과 벼 생육에 최적화된 지역이다. 여기에 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선도농가와의 협력 등도 큰 도움이 되었다. 작목 선택도 신중했다. 귀농 초기 1~2년은 여러 작물을 실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품종을 찾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흑수박과 향기쌀이라는 ‘투톱 전략’을 확립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판로 개척도 쉽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도 처음엔 어려웠다”고 그는 회상한다. 그러나 성실함으로 조금씩 신뢰를 쌓았고, 지금은 농협, 직거래 소비자, 수도권 유통업체들이 먼저 찾는 생산자가 됐다. 정 씨는 지금, 단순히 '돈을 버는 농부'를 넘어 새로운 농업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농장을 찾는 체험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며, 지역 내 귀농 희망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농사는 사람을 닮습니다. 정성을 들이면 맛이 달라지죠.” 그의 말처럼, 농사란 단지 곡식이나 과일을 길러내는 일이 아니다. 사람과 땅, 자연 사이의 신뢰와 관계가 쌓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오늘도 고창 무장면 칠거리의 들녘은 초록으로 물든다. 그 한가운데, 정직한 땀으로 황토 땅을 일구는 정동표 씨가 있다. 그리고 그 땅 위에는 ‘성공’이라는 이름보다 더 귀한, ‘진심’이라는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 고창
  • 박현표
  • 2025.06.05 14:30

[줌] 미래를 여는 청년 농부 윤웅용 대표

“교육을 마치고 나니, 어디에 뿌리내릴지를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와중에 어머니께서 고향 장수로 내려가 살고 싶다고 하셔서 ‘잘됐다’ 싶었어요.” 서울 출신 윤웅용 대표(27세).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 2년 과정의 교육을 마친 그는 지난해 전북 장수군 계북면 토옥동 인근에 정착 스마트팜을 운영 중이다. 해발 고도가 높은 이 고요한 계곡에서 도시 청년의 새로운 꿈이 영글어 가고 있다. 윤 대표가 장수군에서도 계북면을 택한 이유는 작물의 생육 조건을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그가 선택한 작물은 여름의 대표 농산물 토마토와 겨울에는 수직 재배가 가능한 오이다. “처음엔 계북 토마토가 유명하다는 걸 떠올렸어요. 그래서 여름엔 토마토를 겨울엔 생육 조건이 비슷한 오이를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계절에 따라 수익 구조도 안정화될 수 있고요.” 스마트팜은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진 만큼 편리해 보이지만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베드가 공중에 떠 있는 형태라 허리 굽힐 일 없이 작업해요. 리프트카를 타고 오가며 일하니 훨씬 편하죠. 하지만 기술적 사고가 나면 문제는 심각해요. 시설, 건축, 통신까지 공부해야 하고 농사 공부는 기본, 긴급상황 대처도 혼자서 해야 하니까요.” 윤 대표는 현재 장수군 농군사관학교 2기로 입교해 스마트팜 전문 교육을 마치고 28일 수료식을 가졌다. “2년간 이수한 스마트팜 혁신밸리 교육과정은 이론·경영·실습이 체계적으로 짜여 있어요. 특히 실습이 창업에 큰 확신을 줬습니다. 지금은 더 배우기 위해 농군사관학교에서 다시 공부했습니다.” 귀농 후 일상의 변화에 대해 윤 대표는 솔직한 속내를 내보였다. “처음엔 다 낯설고 외로웠어요. 지금은 농촌만이 주는 소소한 행복이 참 커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밖에 나가 하늘을 보면 맑은 공기, 고요한 풍경이 정말 힐링이죠. 이젠 도시에 가면 오히려 숨 막히는 기분이에요.” 윤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 ‘성공하는 선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창업지원금, 컨설팅, 바이러스 검사 같은 지원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만큼 더 배우고 경험해서 ‘토마토 청년농부’로 성공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는 다른 청년 농부들과 커뮤니티를 구축해 소통도 더 하고 싶어요. 궁금한 점이 있으면 계북 스마트팜으로 언제든 노크해 주세요” 윤웅용 대표는 오늘도 스마트팜 속에서 작물과 함께 약속의 땅을 일구고 있다. 장수군이 청년들의 귀농·귀촌 1번지가 될 수 있을지, 그 열쇠는 이처럼 조용히 뿌리내리고 있는 청년 농부들에게 달려 있지 않을까?

  • 장수
  • 이재진
  • 2025.06.04 14:50

[줌]6·25전쟁 양팔에 총상 입은 100세 앞둔 아도경 참전용사

“지금도 날이 궂으면 팔이 쑤셔서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1928년생인 아도경(阿道景) 씨는 75년 전 6·25전쟁의 생생한 기억을 지닌 참전용사다. 그는 후방 치안을 담당하던 전북경찰청 제18전투부대 소속 연락병이었다. 무전기가 없는 상황에서 소대에서 중대로 신속히 달려가 작전 상황을 정확히 전하는 건 중요한 임무였다. 총상을 입은 것은 1951년 7월 16일 무주군 설천면 신곡리 덕유산 전투 때였다. 이른바 ‘무주 구천동 빨치산 소탕 작전’이었다. 당시 마주하던 빨치산은 1개 대대 규모의 무장 세력이었다. 교전하던 중 그의 양팔에 총탄이 박혔다. “기절했던 것 같아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냇가였지요. 양팔에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어요.” 홀로 남겨졌던 그는 소총을 둘러메고 가까스로 부대로 복귀했다. 이후 전주 경찰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진안경찰서 등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총상 후유증으로 짧은 경찰 생활을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 총상을 입기 전 그는 전북 지역 내 주요 전투에 대부분 참여했다. 진안 덕태산, 장수 명덕리, 완주 운장산, 순창 회문산, 고창 선운사 등에서 벌어진 빨치산 소탕 전투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또렷이 기억하는 전투는 1951년 1월 정읍 칠보발전소 전투다. 당시 칠보발전소는 빨치산 2500여 명의 수중에 들어 있었다. 발전소 탈환을 위해 투입된 게 바로 아도경 순경이 소속된 제18전투부대였다. 전투는 400고지, 600고지를 거쳐 산 정상인 800고지까지 이어졌다. 한 길 넘는 눈 속에서 적들의 저항이 격렬했지만 발전소를 온전하게 되찾을 수 있었다. 그는 이 전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봉홧불’을 꼽았다. “당시 칠보발전소 주변의 산 정상에서는 봉홧불이 피워올랐어요. 빨치산들의 통신 신호였지요. 봉홧불이 없는 날엔 긴장 상태로 방어 준비를 했지요. 어김없이 그들의 습격이 있었으니까요.” 당시 경찰은 빨치산의 봉홧불 상황에 따라 대응책 마련하곤 했다. 생사를 같이했던 전우 중, 그가 아직까지 기억하는 인물은 셋이다. 박원 소대장(경사), 이한섭 중대장(경위), 차일혁 대대장(경감)이다. 아도경 용사는 본래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났으나 광복 직전에 전주시 우전면으로 왔다. “농토 넓은 호남평야에서 배곯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전쟁 후 그는 경찰생활과 인연이 닿은 진안에서 살고 있다. 그는 10년 전쯤 진안읍 상도치마을 노인회장을 지내면서 주민 화합을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했다. 아도경 참전용사는 “다시는 이 땅에 6·25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 이 나라를 폐허로 만든 공산주의가 사라진 통일 조국에서 잠시라도 살아보는 것이 꿈”이라며 “전쟁이 일어난다면 또 다시 기꺼이 참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젊은 세대가 나라의 소중함을 알고 가슴에 애국심을 품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상이군경법에 따라 연금을 받는 국가유공자 아도경 참전용사, 그가 입은 양팔의 전쟁 상흔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밑거름이 됐으리다. 전쟁 발발 75주년. 100세를 바라보는 참전용사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애국심이 가득하다.

  • 사람들
  • 국승호
  • 2025.06.03 16:31

[줌] 전주지법원장상 수상한 이준 법무사 "어려운 상황 이겨내 법무사 자존심 지켜주길"

“모든 법무사님들께서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해주고 계십니다. 제가 이 상을 받게 된 것은 그분들의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1일 열린 전북지방법무사회 제63회 총회에서 최고상인 전주지방법원장상을 수상한 이준(58) 법무사의 겸손의 한마디다. 이 법무사는 전북법무사회 정읍지부장을 맡아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타 법무사에게 모범을 보여 전주지방법원장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지난 2024년부터 전북법무사회 정읍지부장을 맡아 특별한 문제 없이 일을 처리했을 뿐이데, 좋은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법무사는 장애인들을 돕는 일에 주저 없이 나서고 있다. 이 법무사는 “19살 지적장애인의 친척으로부터 성년후견 개시심판 신청사건 의뢰가 들어와 수임을 한 경험이 있었다”며 “아이들의 아빠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고, 엄마도 지적장애가 있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아이는 주변 나쁜 친구들의 표적이 돼 감금, 공갈 등 범죄의 대상이 됐었는데, 3살 위 누나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주는 절차를 진행해 마무리해줬다. 당시 한여름 매우 더운날 지적장애인 아이와 누나가 땀을 흘리며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고 소회했다. 동료 법무사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법무사 업계 누구나 힘든 상황이다”며 “지금 어려움을 겪고 나면 법무사님들도 큰 성장을 할 것이고 힘들더라도 꼭 이겨내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 일부 법무사사무실은 기형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법무사님들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돕는 것이 앞으로 이 법무사의 꿈이다. 이준 법무사는 “저는 생활형편이 좋지 않는 장애인들에 관해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제 업무로써 그들의 어려움을 나누며 살고 싶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훨씬 많다. 우리가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행복이라는 선물을 되돌려준다”고 강조했다. 정읍 출신인 이 법무사는 정읍고와 전주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법원 서기보로 입사해 2013년 법무사 자격을 취득한 상태로 사무관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이후 정읍에 이준 법무사사무실을 개소한 그는 현재까지 관련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 사람들
  • 김경수
  • 2025.05.27 16:53

“설레는 농촌이라면, 청년은 돌아옵니다”...나진아 쌀도시 청춘연구소 대표

“농촌이 다시 설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청년은 돌아올 수 있습니다.” 고향 김제로 돌아온 이유를 묻자, 나진아 쌀도시의 청춘연구소 대표는 주저 없이 이렇게 답했다. 김제 중앙초와 김제여중, 덕암고를 졸업한 그는 서울 홍익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를 나와 도시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나 결국, 가장 익숙한 곳이야말로 가장 절실히 필요한 공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도시의 삶을 내려놓고 돌아온 그는 정체된 농촌의 풍경에 청년의 감각을 더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설계하고 있다. 나 대표가 지난 2021년 설립한 ‘쌀도시의 청춘연구소’는 농촌과 도시, 청년과 마을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며 김제 신풍동을 거점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다섯 명으로 시작한 이 작은 실험은 현재 10여 명의 청년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활동이 올해 결실을 맺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청년마을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오고가 농다 청년마을’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것이다. 청춘연구소가 제안한 이 사업은 김제형 청년 농업문화 콘텐츠 창작마을을 표방한다. 신풍동 일원을 중심으로 △농업+미디어 콘텐츠 ‘콘텐츠로 농다’ △농업+문화예술 ‘예술로 농다’ △농업+관광체험 ‘기억으로 농다’ 등 3개 분야, 8개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총 1억 원의 국비가 투입되며, 농업의 유산을 청년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미디어·예술·관광 콘텐츠와 결합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크리에이터 캠프, 공공예술 프로젝트, 마을 도보 투어, 로컬푸드 체험 등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농촌을 이해하고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청춘연구소는 김제시 청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다. 실험의 기회를 통해 창조적 자신감을 기르고, 경쟁보다 협력,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나 대표는 “지역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함께 풀어가는 구조가 곧 김제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농촌의 재발견은 단순히 누군가의 귀촌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라며 “고향 김제가 단순히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청춘의 실험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사람들
  • 이준서
  • 2025.05.26 19:20

"춘향제,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살아있는 전통문화"…강탁원 남원시 관광축제팀장

제95회 춘향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일주일간 이어진 축제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화려한 축제 현장 이면에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묵묵히 헌신한 이들이 있다. 올해 춘향제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밤낮없이 분주한 일정을 보낸 강탁원(47) 남원시 관광축제팀장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실무 전반을 꼼꼼히 챙기며 축제 완성도를 높였다. 강 팀장은 지난 1931년 최봉선 선생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낸 ‘춘향제향’이 유래가 된 춘향제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했다. 그는 “춘향제의 가장 큰 매력은 지역 주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점”이라며 “춘향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살아있는 전통문화”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춘향제의 백미로 손꼽힌 ‘발광난장 대동길놀이’에는 남원시 23개 읍·면·동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축제의 흥을 더했고, 남원 시민 300명이 함께한 대규모 합창단 공연은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강 팀장은 “야외 행사가 많은 만큼 날씨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더 끈끈해진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농번기로 한창 바쁜 시기에 시민주도형 축제인 춘향제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 도움을 주신 시민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동길놀이가 열린 4일 중 3일이나 비가 내렸지만, 참여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끝까지 즐거움이 가득했다”며 “날씨 탓에 축소 운영하려 했지만, 두 달 넘게 준비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에 오히려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조율하느라 더 바빴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전통의 깊이를 지키면서도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도 함께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문객들의 ‘기분 좋은 소비’가 곧 ‘좋은 추억’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동선과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올해 춘향제는 글로벌 축제로 한걸음 도약했다는 평을 받는다. 95년 만에 첫 외국인 춘향이 탄생했고, 몽골·불가리아·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각국 공연단의 행사 참여는 축제에 국제적 색체를 더했다. 먹거리도 축제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올해는 4개 권역에 분산 배치된 푸드존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 푸드존은 11억 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생에 기여했다. 강 팀장은 “축제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쌓여야 가능하다”며 “저는 그저 연결고리를 만든 것뿐이고, 진짜 주역은 이 축제를 즐기고 지켜준 시민과 관광객, 봉사자분들”이라고 말했다.

  • 남원
  • 최동재
  • 2025.05.25 14:59

[줌]“평범한 일상의 한순간 담아냈죠”⋯전북 미술대전 도지사상 김미란 작가

제57회 전북특별자치도 미술대전에서 수채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미란 작가(56·익산)는 이번 대회의 유일한 도지사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열 개 부문 중 일곱 개 부문에서 대상 수상작이 나왔지만, 김 작가의 작품만이 전북특별자치도의 이름을 건 최고 영예를 안았다. 그 의미 깊은 상을 안겨준 작품 ‘빛의 하모니’는 첫눈에는 차분하고 담백하지만, 들여다볼수록 깊은 울림을 품은 수채화다. “일상의 한순간이 마음속에 오래 남을 때가 있잖아요. 그걸 꼭 붙잡고 싶어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김 작가는 “하루에도 수십 번, 일 년이면 셀 수 없이 많이 지나던 길목에 있는 벽돌 담장에 반사된 빛이 그날 따라 유독 아름다워 보였다”며 “그 빛이 벽에 스며드는 순간을 마음속에 오래 붙들고 있다가 화폭 위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수상작의 모티브가 된 장면을 ‘아주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라 표현했다. 20여 년간 수채화에 매료돼 작업해 온 김 작가는 수채화를 “다루기 까다롭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장르”라고 말한다. “종이에 스며드는 물감의 흐름을 완벽히 제어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 불확실성에서 오는 자연스러움과 깨끗한 물맛이 수채화만의 매력이죠.” 이번 출품작 또한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완성됐다. 김 작가는 “물의 농도, 종이의 성질, 붓의 결 하나하나가 전부 변수가 된다”며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려도 한 장도 건질 수 없는 날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한 점의 작품이 완성됐을 때의 감동은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대상 수상은 지난 10여 년간 전북미술대전의 문을 두드려온 김 작가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그간 많은 도전을 해왔고, 크고 작은 상도 받았지만 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아쉬움이 컸다”며 “올해는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출품 자체에 의미를 두었는데, 오히려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그는 이번 미술대전을 단순한 공모전을 넘어선 “지역 미술계가 함께 호흡하고 서로를 발견할 수 있는 장”이라 평가했다. 특히 “신진 작가나 비전공자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 작가는 “그동안 제 그림에 늘 확신이 없었는데, 이번 대상 수상을 계기로 개인전도 열어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에 몰두해 저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전했다.

  • 사람들
  • 전현아
  • 2025.05.20 15:58

[줌] 이한기 전북자치도재향군인회장 "향군 변화가 도민 생활 곳곳에 스며들도록 노력"

“청년들도 자연스럽게 함께할 수 있는 향군을 만들겠습니다.” 2년간의 대행 체제를 끝내고 제40대 전북특별자치도재향군인회장으로 선출된 이한기(74) 회장은 향후 향군 운영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재향군인회는 현재 전국 기준으로 11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안보 단체다. 단체 회원 대다수가 제대군인으로, 안보 및 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제30대 진안군재향군인회장 역임을 시작으로 재향군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제31대 진안군재향군인회장으로 재임한 그는 제67차 정기 총회를 통해 지난달 8일 제40대 전북특별자치도재향군인회장으로 취임했다. 전북재향군인회가 대행 체제로 운영된 지 약 2년 만에 취임한 정식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향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졌는데, 이러한 이미지를 벗겨내야 하는 시기에 취임하게 돼 회장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향군의 위기를 조기 극복하고 신뢰와 존경을 받는 최고의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장인 나부터 솔선수범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긴 직무 대행 기간 뒤 회장으로 취임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짐을 많이 끌어안게 되어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향군 구성원들이 맡은 업무를 잘 해주고 있어 다행이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긴 대행 체제를 마친 전북 향군 발전을 위한 정책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 회장은 “수직적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수평적 소통이 가능한 조직으로 전환해 내부 결속과 화합을 다지겠다”며 “청년단과 여성회 조직 활성화를 통해 지역 외연 확장 및 향군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향군의 가장 큰 역할은 지역사회 공헌이다”며 “창립 이래 계속했던 안보체험활동과 추모행사, 군장병 위문, 현충시설 정화 등 활동도 꾸준하고 진솔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좋은 정책과 많은 예산도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면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다”며 “앞서 언급했던 향군의 변화가 조직과 전북 도민 생활 곳곳에 스며들도록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안 출신인 이 회장은 진안초, 진안중, 전라고, 고려대 병설 의학기술 초급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5·6·7대 진안군의원과 제11대 전북도의원 등을 역임했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05.19 18:36

[줌]호남 대표 돼지고기 브랜드 ‘태흥한돈’ 이끌고 있는 이정화 대표이사

“아버지가 오랫동안 일궈 놓은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K-장녀로서의 책임감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익산 향토기업 태흥한돈 영농조합법인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이정화 대표이사(54)는 지역을 대표하는 돼지고기 브랜드로 성장한 ‘태흥한돈’에 대한 소회를 그렇게 밝혔다. 살짝 머금은 미소 속에 비친 오너로서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사명감, 그리고 타고난 성실함과 책임감이 마주한 지 10여 분만에 미덥게 다가왔다. 지난 2012년 익산에 터를 잡은 태흥한돈은 원료돈 사육·생산에서부터 최종 직영 판매장까지 전 과정에 걸쳐 HACCP 인증을 획득, 양질의 돼지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유통하고 있다. 특히 단일 생산 농장에서 돼지를 공급해 돼지의 사육 상태 및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사육과 가공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100% 수직계열화를 통해 품질과 위생관리를 완벽하게 제어하고 있다. 이는 전북 고창과 김제, 전남 영광과 해남 등 4개의 초대형 직영 농장과 자체 종돈장(영광 GP, 해남 GGP)을 보유하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태흥한돈은 현재 총 9만 두 가량을 사육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경쟁력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돈육 부문에서 안전관리 통합인증을 전국에서 2번째로 획득했고, 2016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사)소비자시민모임의 우수 축산물 브랜드 인증을 호남지역 돈육 부문에서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받는 것보다 유지가 훨씬 어려운 농장 HACCP 역시 마찬가지다. 이 같은 끊임없는 노력은, 태흥한돈이 연매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지역 대표 돼지고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그의 부친이자 태흥축산 설립자인 이석주 대표는 태흥한돈 설립 초기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하지만 1년 새 작업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수십억 원의 미불금이 쌓였다. 아무 경험이 없던 문외한이었던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배워가며 해결해야 했다. “무작정 매일 벽돌을 쌓는 기분이었어요.” 밑에서부터 일을 익혔다. 칼질도 배우고 박스도 나르고 영업도 직접 뛰었다. 울면서 거래처를 뚫기도 했다. 잔뼈가 굵은 직원들에게 휘둘리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일하는 사람과 컨트롤 하는 사람이 따로국밥이 되면 될 일도 안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하고 주말이면 서울과 익산을 오가며 일했다. “이 정도면 괜찮다는 기준을 스스로 정하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주위에서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춰야 했고, 인증의 노예(?)가 되기도 했죠.” 처음에는 정말 너무 힘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한 일이라고 회고한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익힐 수 있었고, 품질과 위생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헌신과 노력으로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태흥한돈은 현재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현 익산 오산면 본사와 가공공장 및 직판장, 영등점 직판장 외에 올해 안에 전주 모래내시장 근처에 전주점 직판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이사는 “문제에 직면하면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버티고 견디는 것은 성격적으로 타고난 것 같다”면서 “최고 품질의 돼지고기로 소비자와 생산자, 공급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고 직원들도 태흥한돈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익산
  • 송승욱
  • 2025.05.18 15:48

[줌]고계곤 군산원협 조합장 "본점 이전과 함께 조합 경쟁력 높인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군산원예농협(이하 군산원협)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군산 내흥동 신역세권으로 본점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군산원협 고계곤 조합장의 말이다. 현재 군산원협은 고객 편의증진 및 (원협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의 새 핵심 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내흥동 신역세권 택지개발지구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군산원협은 내흥동 1050-1번지 외 1필지 3425.5㎡(1036평) 부지를 확보했으며, 내년 12월 종합청사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고 조합장은 “새로운 종합청사가 들어설 신역세권 부지는 군산역과 서해안고속도로가 인접해있는 교통의 중심지이자 상업 및 각종 교육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향후 신도심 개발지역 선점을 통한 상호금융강화, 고객 서비스 제고, 조합원 소득 향상 등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군산원협은 본점 이전과 함께 금융자산 1조원, 무이자자금 300억 원, 당기손 이익 50억 달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고 조합장은 “지난 한 해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에 노력한 결과 약 90억 원의 매출 총이익과 16억 원의 영업 손익을 거두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실제 군산원협은 총자산 5293억원(예수금 잔액 2924억원·대출금 잔액 2369억원)을 달성, 상호금융 발전에 이바지해 ‘5000억 원 금융달성탑’을 받았다. 또한 세계적인 보호주의 확산우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불안정 등의 위기 속에서도 금융자산을 꾸준히 성장시키는 한편 연체율 1% 미만(0.76%) 유지 및 충당금 100%이상 적립 등 자선건전성 최우수·금융기관 최우수 등급을 유지하며 클린뱅크 ‘금 등급’을 인정받기도 했다 여기에 우수공판장 18년 연속 달성, 18년 연속 경영평가 1등급, 경제사업 417억 원 달성 등의 실적을 거뒀고 2020년에 가공사업(라면)을 시작하면서 총 48억 원의 매출과 130톤의 보리를 소비해 농가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무이자자금 136억 원을 지원받아 공판장현대화사업, 유통시설개선사업, 조합원 영농자재지원사업 등 교육지원 사업에 적극 활용했다”며 "올해에도 조합원·준조합원 배당금과 교육지원 사업비까지 합치면 약 20억 6000만원의 금액을 조합원·준조합원에게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 조합장은 지곡동 일대에 신규 사업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고 조합장은 “군산원협의 신규 사업장은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금융사업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지점으로 개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직거래를 통한 판매활성화에 기여하고 지곡동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쉽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도심 신역세권 본점 이전과 새로운 점포 개설 등으로 조합 경쟁력 강화 및 조합원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예금·대출·보험·카드 이용에 대한 지역주민(준조합원) 이용고배당을 지속적으로 실시 및 확대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람들
  • 이환규
  • 2025.05.13 18:27

[줌] 이병렬 박사가 천착한 '고인돌'의 세계

이 남자에게는 ‘고인돌’이 땅이고 하늘이다. 그는 오직 고인돌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등치시킨 삶을 살았다. 10여 년 전,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초‧중‧고 시절을 보낸 고창으로 돌아와 지역사 연구에 매달렸다. 세상은 그를 지리학자‧박사‧교수‧고창문화연구회 회장 등으로 불렀지만, 인간 이병렬(55)에게는 그 모두가 고인돌 연구를 위한 수식어일 뿐이었다. 최근 이병렬 박사는 고인돌을 단순한 무덤이 아닌 풍수지리와 같은 땅의 논리로 새롭게 접근하고 해석한 내용을 정리해 책 <하늘의 길, 고인돌에 새기다>(홀리데이북스)로 출간했다. 고인돌을 땅의 논리로 접근한 데는 모든 생명체의 행동에 의미가 있듯이, 선사시대 사람들도 수천 년 전 거대한 돌을 옮겨 고인돌과 같은 거석문화를 이룩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 박사는 지난달 2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돌이 무덤이었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들이 거석을 놓은 목적과 방향성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었다”며 “선사인들이 수천 년에 걸쳐 고인돌을 축조했다면 단순히 별자리를 새기는 데 그치지 않고 고인돌의 배치와 방향에도 중요한 뜻을 담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천 기에 이르는 고인들을 직접 실측하며 조사했다. 고인돌의 장축 방향과 통로의 방향성, 고인돌 간의 상호관계, 고인돌 군과 군 사이의 배열 그리고 주변 지형과의 조응관계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고대 거석 구조물들이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춘분‧추분, 하지‧동지와 같은 태양의 주요 절기, 북극성, 은하수 등의 별자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배치되었음을 밝혀냈다. 박사는 아직 풀지 못한 고인돌의 미스터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고인돌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고인돌 상판에 새겨진 ‘성혈(星穴)’ 배열과 고인돌의 삼원(三垣)인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해답을 찾아내고 싶다고 했다. 또한 고인돌과 금성, 고인돌과 달의 관계의 명확성을 밝혀내는 연구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금성과 달은 고대 인류에게 시간 의식, 여성성과 생명의 상징 그리고 주기적 변화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 천체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 고인돌처럼 대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우리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사인들이 남긴 하늘과 땅의 지혜를 되새겨 미지의 퍼즐을 풀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 사람들
  • 박은
  • 2025.05.12 18:18

[줌]"선량한 사람이 당당한 사회"…‘특별승진’ 전북경찰청 유연승 경감

“선량한 사람들이 당당한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부패비리 사건을 해결해 특별 승진한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유연승(46) 경감의 포부다. 유 경감은 지난해부터 수사를 진행해 전주 등 전국의 재개발 아파트 임대사업권을 두고 8억원의 뇌물을 주고받은 9명을 구속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경위에서 경감으로 특별 승진했다. 유 경감은 “다른 사건을 처리하던 중 우연히 좋은 첩보를 접하게 돼 잘 풀어갔던 것 같다”며 “피의자의 핸드폰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뇌물이 오고간 흔적들이 발견됐는데, 흔적들이 꽤 자세하게 기록이 돼 있었다.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여러 사람들이 낸 분담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 피해자들이 수천 명에 달했는데, 그들의 피해를 막았다고 생각하면 사건을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대장님과 팀장님, 팀원들 그리고 군산지청의 구재훈 검사님이 정말 많이 도와줬고 감사드린다”고 회상했다. 선량한 사람이 당당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 경찰이 됐다는 유 경감. 그는 “고등학교 때 시내에 나가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깡패들을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 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었다”며 “선량한 사람들이 당당하게 사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경찰에 지원을 했다. 지금은 수사를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형사 쪽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웃음지었다. 유 경감은 최근 수사관을 기피하는 실상에 대해 아쉬움 느낀다. 유 경감은 “최근에 경찰관들이 수사를 좀 기피하고 3~4년 정도 하다가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며 “수사라는 게 끝까지 하다보면 좋은 결실도 얻을 수 있고, 결실을 떠나서 자신만의 프라이드가 생긴다. 수사를 20년 정도 했는데, 후배들이 힘들더라도 한 번쯤은 도전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경찰청 최초로 ‘팀원 모두 특별 승진’을 꿈꾸고 있다. 유 경감은 “아직까지 전북경찰청에서는 팀원 전체가 특진이 된 적은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팀 특진으로 승진을 할 수 있다면 너무 영광일 것 같다. 큰 사건을 해결할 때는 혼자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 팀원들과 함께 좋은 화합을 가지고 일을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익산 출신인 유 경감은 남성고와 원광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이후 익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완산경찰서 경제수사팀, 전북경찰청 수사심의계, 전북경찰청 마약수사계 등에서 근무했다.

  • 사람들
  • 김경수
  • 2025.05.08 16:35

[줌] 전북사랑도민증 제도 활성화 나선 이지형 전북도 대외협력과장

“전북사랑도민증 제도는 지역과 출향도민을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입니다. 전북 출신이 아니더라도 전북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북사랑도민증 제도 활성화에 나선 이지형(54) 전북특별자치도 대외국제소통국 대외협력과장의 말이다. 전북은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전북의 방문객을 늘려 생활 인구를 확대하는 등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이 급선무이다. 이에 전북자치도는 최근 전북사랑도민증 제도를 확대하고 나섰다. 이 과장은 “사실 이전부터 전북사랑도민증은 존재했던 제도이지만 아쉽게도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전북사랑도민증 가입 확대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전북사랑도민증은 하계올림픽 유치란 도정 목표에 맞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를 유도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과장은 전북사랑도민증 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로 “고향사랑기부와 출향도민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는 전북에 애착이 있는 출향도민들 위주로 전북사랑도민증 가입을 확대해 생생장터를 통한 농축수산물판매 소비 촉진은 물론 투어패스 판매 확대로 관광객 방문자 수 증가와 참참플랫폼을 통한 숙박 수요를 늘려 오래 머무르는 전북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 과장은 “전북사랑도민증이 전북 밖에 거주하는 출향도민뿐 아니라 전북에 많은 애정을 가진 분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전북과 출향인들 사이의 유대감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전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지역을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올해 전북사랑도민증 발급자 수를 10만 명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도내 시군과 협력해 할인 가맹점을 300곳까지 늘려 도민증 소지자들이 전북 방문 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도내 온라인 플랫폼과 SNS, 지역 축제 부스 운영, 출향도민 행사 등 다양한 홍보 전략을 펼칠 계획이기도 하다. 전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찾아서 도전해야 된다는 간절함을 지닌 그는 김제 출신으로 지난 1992년 김제시청에서 9급으로 처음 공직에 입문한 후 도에서는 조사감찰팀장, 도지사 비서관, 농생명식품과장, 교육협력추진단장 등을 두루 맡아왔다. 이 과장은 30년이 넘은 공직생활 중 “교육협력추진단장으로 재직하면서 도내 20여개 대학들과 함께 교육부의 라이즈(RISE)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대학 간 의견을 조율하는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전북사랑도민증 제도를 확대하면서 더 많은 분들께 전북의 매력과 혜택을 전하고자 한다”며 “특히 전북을 떠나계신 출향 도민 여러분들께 멀리 있어도 여전히 전북의 일원이란 소속감과 자긍심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사람들
  • 김영호
  • 2025.05.06 17:48

[줌] 의사와 복지사업가, 두 길을 하나로 잇다

“나는 아직도 하루에 4~5시간은 공부합니다.” 올해 75세. 이종균 서울시니어스타워㈜ 이사장은 오늘도 새벽 6시에 일어나 경제지와 전문자료를 읽으며 하루를 연다. 규칙적인 생활과 끊임없는 배움은 그의 45년 의사 경력과 30년 복지사업 여정의 원동력이다. 이 이사장은 조선대 의대를 졸업한 뒤 전주 예수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치고 공군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이후 서울 청량리에 송도병원을 개원, 대장항문질환 특화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의료인의 길을 걷던 그는 1997년 노인복지에 눈을 돌려 국내 최초 도심형 실버타운 ‘서울시니어스타워’를 설립했다. 생소하던 ‘시니어타운’ 개념은 곧 고령화 사회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6개 지점을 운영하며 수많은 노인의 삶에 안정과 희망을 더했다. 그의 발걸음은 서울에 머무르지 않았다. 전북 고창에서 리조트형 복합 실버타운 ‘웰파크시티’를 기획·조성한 것이다. 2001년 힐링카운티를 시작으로 온천휴양시설, 골프장, 병원과 요양병원, 실버타운(고창타워), 그리고 최근 개관한 웰파크호텔과 컨벤션센터까지… 아직도 “전체의 절반 정도”라 말하는 그는 고창을 ‘노인복지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후는 끝이 아닙니다. 또 다른 시작이죠.” 그는 노인을 요양의 대상이 아닌, 활기찬 삶의 주체로 바라본다. 이 같은 철학은 복지시설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반영돼 있다. 제도보다는 자율, 규제보다는 현장을 중시하는 그의 시각은 “모든 시설을 하나의 기준에 묶어선 안 된다”는 입장으로 이어진다. 실무자와 현장의 창의성이 복지의 질을 높인다는 믿음이다. 이종균 이사장의 삶 중심에는 ‘가정’이 있다. 좌우명은 ‘가화만사성’.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아내의 내조가 가장 컸습니다.” 세 딸을 훌륭히 키운 아내 덕에 자신은 의료와 복지에 전념할 수 있었다는 그는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자신의 사명이라 말한다.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송도병원에서는 매년 국제심포지엄을, 고창에서는 오는 6월 해외 석학이 참여하는 대규모 사회복지 학술행사를 연다. 대한외과학회와 대장항문학회 회장을 지낸 그는 수많은 논문과 강연을 통해 구내외 의료계 발전에도 기여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의사이자 교육자, 복지사업가, 그리고 한 가장으로서 이종균 이사장은 오늘도 조용히 내일을 준비한다. 그가 꿈꾸는 노인의 삶은 ‘의존’이 아닌 ‘자립’, ‘소외’가 아닌 ‘활력’이다. 그리고 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 사람들
  • 박현표
  • 2025.05.01 18:19

'2025 세계신지식인상' 수상한 강정희 (유)노블레스 명품가발 대표

"우리 고유의 전통 종이인 한지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피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쓰여 왔습니다. 이 소재가 가진 항균성·통기성·자연분해성은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지속 가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익산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유)노블레스 강정희(58) 대표가 '2025 세계신지식인상'을 수상했다. 강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친환경 한지 두피 마스크팩' 개발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계신지식인상은 각 분야에서 창의성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미용 분야에서는 드물게 선정되는 만큼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강정희 대표가 개발한 '한지 두피 마스크팩'은 전통소재의 재해석과 미용 기술의 융합에서 출발했다. 강 대표는 "한지는 pH가 중성이라 피부 자극이 없고, 통기성이 좋아 미용 제품의 소재로 적합하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마스크팩 시트지는 화학물질인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등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한지를 활용함으로써 완전히 생분해가 가능한 ESG 경영에 부합하는 친환경 제품을 탄생시켰다. 특히 유칼립투스에서 추출한 '텐셀'이라는 조직 성분을 한지에 접목해 섬유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어 마스크팩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강정희 대표는 2022년 전라북도 미용명장 1호로 선정된 바 있으며, 그 이전에는 익산시 미용 1호 명장으로도 활동했다. 석·박사 학위 모두 뷰티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미용 분야에서 다양한 특허와 기술을 개발해 왔다. 2016년 11월 설립된 (유)노블레스는 사회적기업으로서 대표가 얻은 수익의 3분의 2를 재투자하거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에는 항암 치료 환우나 탈모로 심리적 위축을 겪는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가발 제작으로 시작해, 점차 공유미용실 운영, 복지시설 미용봉사,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합동결혼식 지원, 학교 밖 청소년 진로 체험 등으로 활동을 확장했다. 강 대표는 "미용은 단지 겉모습을 다듬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도구"라며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스스로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며,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미용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의 다음 목표는 대한민국 명장이 되는 것이다. 현재 미용 분야의 대한민국 명장은 10여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하다. 향후에는 글로벌 친환경 뷰티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다양한 전통 소재와 지속 가능 기술을 접목한 제품군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한지 외에도 한국 전통 원료를 기반으로 한 두피·피부 케어 제품군을 확장하고, 지속가능·사회적기업 인증을 통한 해외 수출 판로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 강정희 대표는 "전북 명장으로서 전국을 향해 뛰어야 한다"라며 "체육도 마찬가지로 지역, 전국대회, 국가대회 순으로 가듯 대한민국 명장이 돼서 전북의 위상을 높이고 동종 업계 영세 업자들을 돌아보며 기술 이전도 해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한지는 우리 문화 그 자체다. 미용을 통해 전통을 살리고, 그것을 세계와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경제일반
  • 김선찬
  • 2025.04.29 18:42

[줌] 초록우산 전북본부 장형준 과장 "9남매 새 보금자리 마련 도움에 감사"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밝고 건강한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사업의 완성을 이끈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김제시에 마련된 9남매의 새로운 보금자리사업을 추진했던 장형준(49) 초록우산 전북지역본부 나눔사업팀 과장의 소회다. 장 과장은 9남매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금을 마련하는 중요한 업무를 맡았다. 그는 “우리 기관 내에서도 저출산 사업과 관련된 여러 고민이 있었다”며 “그러던 찰나에 김제시에서 9남매가 자라는 집이 있는데, 주거환경이 좀 열악하다는 연락이 왔다. 저희가 현장을 가서 보니 아이들이 거실 하나와 방 하나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고, 이 가정의 문제를 해결해줘야겠다는 고민을 하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2억 5000만 원가량의 기금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동안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더 밝아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아이들은 새로운 집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꿈도 꿀 수 있고, 좋은 환경에서 학습 능력도 올라간다. 이런 변화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보람되고 뿌듯한 일”이라면서 웃음지었다. 장 과장은 미등록 아동 문제에 대해 최근 고심 중이다. 그는 “난민이나 취업비자를 통해 들어와 불법체류 신분이 된 가정들에서 아이들이 태어나면 미등록 아동이 된다”며 “이 아이들은 출생신고는 확인이 돼 최소한의 기본권은 보장이 되지만, 등록이 되지 않아 의료혜택이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다. 우리나라 깊숙한 곳에는 이러한 아이들이 많지만, 불법체류 등 법적인 문제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미등록 아이들을 지원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 과장은 “요즘 시국이 어려워 기부라는 게 많이 힘들다”며 “우리 지역에 이런 9남매나 미등록 아동들이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인식해주시고 그런 아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또 조금이라도 아이들을 돕고 싶은 분은 저한테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 출신인 장 과장은 광주 송원고와 광주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23년 동안 초록우산에서 근무하며 아동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 사람들
  • 김경수
  • 2025.04.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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