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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해는 미련도 많고오는 해는 바람도 많다네.가고 오고는자연의 섭리인데그 누가 오고 가라고말할 수 있겠는가인생 80 90이면가지 말라 해도 가고 마는 것을!철부지 인간들은가지 못하도록 잡으려 한다네.가는 해는 붙잡지도 마소오는 해가 더 밝다네.가는 것은 과거사요오는 것은 현실인데그 누가 이 사실을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기에미래도 희망도 있는 것을!우매한 우리네는모르는지 지나치려 한다네.
금 간 노을술청에 아직 손님 이르고눈발은 더 분분한데늙은 홀어미와 젊은 과수댁아랫목 등 지지며 가물 가물 선잠 속고등어 가운데 토막 같은 호시절 더듬거릴때어데쯤 끊긴 길 위에눈이 멈추고 꽃이 핀다△시인 박철영 씨는 <우리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불황시대>, <아름다운 감옥>, <낙타는 비를 기다리지 않는다> 등을 펴냈다. 현재 부안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이다.
홀로 남겨져 술잔과 나누시던당신의 그 처절한 외로움을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깊은 한숨마저도 몰래 깨물어 삼키시던숭고한 아픔 그 무한 사랑을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박얼서 시인(본명 박종기)은 전주 출신으로 200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2009년 한울문학 작가상과 문예춘추 릴케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 시집 〈그해 겨울, 내가 만난 아버지는 다시 나였다〉, 〈예순 여행〉과 수필집 〈협죽도(夾竹桃)를 만나다〉 등이 있다.
수북하게 쌓인 눈 위에 당신의 얼굴을 그립니다하얀 눈은 그리움의 포말처럼 내 가슴에서 녹습니다또 눈이 송이송이 내립니다.당신의 순백의 그림자와 주마등처럼그리움이 하얗게 천사되어 내립니다세월이 물레처럼 흘러가고기다리는 것은기다리는 것은, 눈 속에 그리워하는 것은첫 눈 같은 당신의 순수호수에 빠진 당신의 눈망울을 기다립니다.△최상섭 시인은 김제 출신으로, 2001년 〈한국시〉로 등단했다. 시집 〈깐치밥〉 〈까치집〉 〈까치의 풀꽃노래〉 〈까치의 유리구두〉 〈신털미산을 나르는 까치〉가 있다.
해질녘 강물에 다정한 오리 한 쌍반가움에 두어 발짝 다가서니불청객에 깜짝 놀라 날아가 버리네저나 나나 나그네이긴 마찬가지어쩌다 훼방꾼 된 게 민망한데강물엔 내 그림자만 길게 드러눕네시린 그림자 곁으로 낮달 살며시 들어서니억새 숲 사이에 졸던 실바람심술부려 잔물결로 흩어버리네허전함에 망설이다 돌아서는데날아드는 철새들 강물 빙그레 반겨 안고노을에 안긴 억새꽃 백발이 찬란하네.△시인 조춘식 씨는 계간 〈한국작가〉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한국작가동인회 회원으로 현재 전주한일고 교사다.
쪼그라진 양푼에 다슬기가 수북수북섬진강 물소리를 품고 있다.담방담방 물수제비뜨던 조약돌과 움푹 팬 모래 발자국 그림자가 녹슬었다.다슬기는 강물의 푸른빛을혀끝에서 풀어내고짭조름한 입술을 물고기처럼 내밀고쪽쪽 빨았다.울퉁불퉁한 양푼처럼 구겨졌지만 익숙한사랑 체험을 해본 비밀스런 섬진강이다.△이소애 시인(70)은 정읍 출신으로 지난 1994년 월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와 수상집 〈보랏빛 연가〉를 냈다. 전북여류문학상, 한국미래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중산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푸른 하늘을 한 번에 넘는 것은 청설모의 재주, 요구르트 한 병을 던져주자 나무 아래로 쪼르르 내려와 두 손으로 받는다 작은 이빨로 꽉 물고 두 다리로 버티고 나무 꼭대기 새끼가 있는 집으로 기어올라야만 하는, 하루치의 종종걸음을 놓는 헙수룩한 아비 마개가 열린 병 안의 단물은 인력사무소 소개비로 몇 방울 내어 주고, 혼자 사는 아버지 막걸리 한 잔 받아드리고, 떨어진 운동화 꿰매고, 면장갑 사고 솔래솔래 다 새고, 아픈 이는 치료도 못하고, 종일 날다가 비뚤어진 허리도 그대로 두고밑바닥 두어 방울 일당을 들고 나무비탈을 오르는 애비의 하루가 참 짧고도 길다△김영 시인은 1995년〈자유문학〉으로 등단. 〈다시 길눈 뜨다〉 〈잘가요 어리광〉 등의 시집이 있다.
밤이 길다 마을 어귀에서별을 부르고 바람에 자신을 맡기며 늙어가는 한 그루 느티나무를 생각한다나에게 오는 것,내게 주어지는 것,내게서 나가는 것 모두 모아 뭉뚱그려도느티나무 작은 가지 하나 흔들지 못하리라시간은 견디는 자의 것이다외로움마저 달게 삼켰을 오래된 느티나무 그 숨을 쉬고 싶다, 길고 또 깊게△조경옥 시인은 지난 1997년 〈시와 산문〉으로 등단했다. 시집 〈그곳이 비어있다〉, 〈말랑말랑한 열쇠〉, 〈가벼운 착각〉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회원, 광화문시인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늦가을 비바람에 떨어져 쌓이는 떨잎을 쓴다누리마당에 휘날린 떨잎 쓸어 낼 곳 참 많다찬바람 휘몰아쳐 구석구석 막고 있는 쓰레기쓰설이꾼 하루 내내 쓸고 또 쓸다가 끙끙 앓는다겹겹이 쌓이는 쓰레기 어찌 누리마당 뿐이랴잘 흐르다 막히는 핏줄 살 만큼 산 늙은이 망령게염불꽃 타오르는 머릿속 케케묵은 생각들들오랫동안 쓸고 쓴 대비 끗 시퍼런 날이 선다날선 대비로 꼭 쓸어낼 것 쓸지 못해 답답타.△김종선 시인은 1995년 〈문예사조〉로 등단했다. 시집 〈바다를 가슴에〉 〈가시바다〉 〈고추잠자리가 끌고 가는 황금마차〉 〈가슴에 섬 하나 올려놓고〉가 있다.
바람의 길목코스모스 가냘픈 몸짓이강물을 흔든다갈바람 속 일렁임으로물고기가 리듬을 탄다퍼덕이며 번쩍이며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음률햇빛 환하게 끌어안은 세상이 물너울 속에 잠긴다.△ 김은숙 시인은 2003년 〈지구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세상의 모든 길〉이 있다. 새천년 한국문인상과 전북문학상, 제15회 전북시인상을 수상했다
가을 마른 가지끝에도 앉지않던 바람이소지(燒紙)를 올리듯 풍등을 띄우고지평선 너머너울너울 밤길을 간다어느만큼갈길을 가늠 못하지만결코 먼저가려 서두르지 않는다오늘처럼 가슴저린 가을밤엔그 누구의 염원인들 하늘 가까이 닿지않으리바람인듯 떠나은하인듯 흐르다가바람에 스며들듯 스러지는언젠가 꿈에 본내 혼불인 듯세월 흐르듯저렇게 무심히밤길 흐르다가 지치면탯줄 당기듯내게로 내려와 쉬려나△강신재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지난 1997년 시 '탑(塔)'으로 '한국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 〈바다로 간 부처〉, 〈샵(#)의 음계로〉, 〈견훤의 성〉을 출간했다.
붉은 악마 태극기 들고 대한민국을 응원 한다 장수 사과 빨간 깃발 들고 응원 한다 사과 먹으로 오시오 빨간 동네 나무마다 빨간 꽃이 피었네신은 창조했다 산과 깊은 계곡 서릿물 찬 공기 찬이슬에 담아 축복의 열매을 주었다 사과 꿀 같이 달고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는다 빨간 동네 빨간 돌무지 거리마다 쌓여 있구나장수골 다랭이 논 사과 밭김제들 쌀가마처럼 쌓여 있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할매가 눈빛을 마주본다어서 오시오△신이봉 시인은 시집 〈씨앗〉과 산문집 〈내가 밟았던 땅〉을 냈다. (주)명성화학 회장.
바닷가 외딴집 개가 짖는다 멀리 방파제 위를 서성거리는 갈매기 한 마리와구름에 어깨를 묻는 석양 갯벌은 이제 쇠골뼈만 보인다 아무도 없다 어디에도 없다개도 나처럼 바다를 향해 목이 길어진다저물어 간다△심옥남 시인은 1998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세상,너에게〉 〈나비돛〉 등이 있다.
벼 이삭 고개 숙여가을이 익을 무렵월척 손맛 그리워서낚싯대 앞 지켜 앉아해종일 따가운 볕에도기대감에 설렌다.반짝이는 물비늘에눈부신 가을 햇살찌에 머문 시선팽팽한 긴장감도허망한 세월을 낚는낚시꾼의 옹고집.△정순량 시조시인은 1976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와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조집 〈向日花〉 등 11권을 냈다.
버스가 가고 트럭이 가고번쩍이는 외제차가 폼 재며 가고택시가 가고 오토바이가 가고잽싸게 달리는 승용차들 옆으로허름한 손수레도 힘겹게 간다돈 쓰러 가는 사람 돈 벌러 가는 사람돈 때문에 돌아버린 사람하나같이 어딘가로 사람들이 가고 있다돌잡이 상을 잘 못 받은 탓 일게다허리가 휘게 짐수레 끄는 저이는몇 년째 고시학원만 드나드는 저이는속 빈 연필을 집었을까포동포동 살 오른 얼굴로며느리를 언니라 부르는 저 집 시어머니는엉켜버린 실타래를 집었나보다차들이 가고 사람이 가고세월이 간다△전재복 시인은 1993년 ‘한국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등이 있다.
비안도 그 후미진 바닷가에서정표로 주워온몽돌 하나억년의 묵언 수도승이다거센 물결에 부대끼며먼 세월의 뒤척임제 몸 닳아저리 거듭나기까지또, 안으로는얼마나 많은 시간을무두질했을까몽돌 하나에서 억겁의 세월을 읽는다.△류인명 시인은 2006년〈한국 시〉로 등단. 시집 〈바람의 길〉 〈둥지에 부는 바람〉이 있다.
햇살에 스며드는 일이다가을 날 물들어 가는 감나무 잎처럼 뜨겁고 어두웠던 마음들 널어 말리며이제 온 힘 다해 살지 않기로 한다싹이 돋고 잎이 자라낙엽이 지는 사이자박자박 누군가 오고또 누군가 가버린 이 이역의 순례에서그대와 나의 발자국하나로 포개보는 일이다다시 한 번 천천히햇살에 나를 꺼내 말리는 일이다△김동수 시인은 1981년 월간 〈詩文學〉으로 등단.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말하는 나무〉 〈를러〉 등과 평론집 〈한국현대시의 생성 미학〉 〈시적 발상과 창작〉 등이 있다.
지나간 날들을 떠올리면 얼굴이 왜 이리 달아오르는지.바람만 살며시 스쳐도 떨리고 붉어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오늘은 몇 송이 첫눈 내리고바람 불어 가장 추운 날인데내 삶이 여기저기 휴지처럼 흩날리고 있어.온 누리가 눈으로 덮이고내 마음 잠시 가벼워지면나는 다시 당신이 그리울까.하얀 겨울 들판에 서서 우리들 봄을 노래할 수 있을까.오늘 왜 이리 떨리는지 몰라.내 영혼 서성대는지 몰라.△김광원 시인은 199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패랭이꽃〉 등이 있다.
드라이버로 공을 내려치는 순간골퍼는 날아가는 공에서 자기를 본다공이 날아가는 거리보다눈으로 보는 거리가 더 멀고잔디 위를 굴러가는 공보다 내가 먼저 홀 속으로 들어가 공을 기다린다아슬아슬 홀을 빗나간 공이 있기에골퍼는 또다시 완벽한 내일을 꿈꾼다공이 어떻게 날아가는가,홀이 어떻게 공을 받아들이는가를 알고그 공 속에서 내 혼을 볼 때나는 비로소 명 골퍼가 된다*이희정 시인은 2003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여름밤> 등 3권이 있다.
하늘을 향하여 치솟다너는 곤두박질쳐 제 자리로 온다네 머리의 끄트머리에서끝내 부서져 내리는 환호를 위하여너는 다시 하늘을 오른다날개를 갖고 태어나는 물의 비상飛翔이가늠할 수 없는 물의 야망이신의 노여움을 산다해도폭포는 알 수 없는 그 길을 너는 오른다시지프스의 바윗돌이 굴러 떨어져도물의 의미를 거부하며네 삶의 끝에서 찬란하게 부서진다△정군수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회장으로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창과 교수와 혼불문학정신 선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
완주‧전주 통합, 특례시 지정으로 완성해야
태풍의 눈 ‘통합 전주시장’
지방선거 앞 공무원 정치적 중립 원칙 지켜야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공직 후보자, 아는 만큼 참모습이 보인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대선 패배의 반성과 교훈
김온 : 다섯 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