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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던 바람핑계로 떠나는 꼬리에민들레 홀씨도 묻어갑니다옛 영화 어디가고수문장은 서 있어도해마다 줄어드는 애드벌룬울고 있습니다호남제일문칠포, 인구 절벽 시대사탕 두 세 개론 늦어버린 처방애달파 흔들리는 문.△흔들려서는 안된다. 울어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다. 천년의 고도인 전주시민과 도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세워진 문, 화자는 그 문을 바라보면서 염원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 질 거라 믿고 살았나보다. 그냥 지나치다가도 멈칫, 그러나, 홀대받는 현실을 위로하면서 시를 접하는 시인만이 숨을 쉬더이다. 나라를 내 몸처럼 걱정하는 화자에게 고개를 숙인다. 이소애(시인)
회색 도시에 가을 찾아 왔다그 곳은 더 이상풍요로운 곳 아닌공장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로질식해가는 폐허였다포개진 하늘 속살 끄집어갈무리하는 도심빈 바람 허허롭게 밀어내고가슴 깊이 묻어버린계절 잃어버린 하늘꼬방동네 그리워하는 무리들만발 동동 서성인다△가을이 오면 짙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에서 누군가가 서성이는 것 같아 자꾸만 창밖을 내다본다. 마음이 허허로우면 가을 색은 회색이다. 그리움이 살짝살짝 가을 바람 등에 업고 도심의화자 곁으로 온다는데 질식해가는 폐허란다. 가을을 잃어버렸으면 겨울이란 말인가. 회색 도시의 가을은 시인에게 시를 쓰도록 유혹할 지도 모른다. 공장 굴뚝 아래에 핀 구절초가 詩다. / 이소애 시인
이름 알아주지 않아도여기 피어 있습니다스치며 눈길 주지 않아도여기 피어 있습니다풀숲에 묻혀 보이지 않아도여기 피어 있습니다누가 뭐래도 내가 꽃인 걸내게도 하늘이 있어여기 피어 있습니다△풀숲에 묻혀 빠끔히 얼굴 내민 돼지감자꽃이 치맛자락을 붙잡는다. 가녀린 줄기에 꽃을 이고 사는 풀꽃이다. 간당간당 노랑꽃이 바람을 붙들고 산다. 기생초가 시들고 나면 불쑥 고개를 내미는 꽃. 이름을 안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 아무렇게나 천박하게 사는 것 같아서 눈길을 주지 않았는데도 꽃은 핀다. 그래, 네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너는 매년 그 자리에 피어 있더라. 나도 너처럼 눈길 주는 이 없어도 산다. 이소애 시인
길 잃은 회오리바람이 바위틈에서 노숙을 서두르다나뭇가지 끝자락에서 어둠을 맞이하니별빛의 조롱 속에서 허무했던 한 생을 뒤돌아보는데밤새워 조잘대는 청산리 벽계수도한번 떠나면 다시 못옴을 알기에떠나지 않으려 몸부림쳐도밀고 당기니 별 수 없겠군△바람은 든든한 바위틈에서 노숙하고 싶은데, 위태롭게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머물러야 했구나. 별빛도 조롱하고 시냇물도 조롱하나 원로시인의 말씀 서늘하게 돋는다.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김제김영·시인
무엇이 보이느냐바람이 보입니다 바람입니다한 걸음 걸었구나무엇이 잡히더냐소리가 잡힙니다 소리올시다겨우 귓구멍 틔였구나무엇을 그렸느냐사랑을 그립니다 사람입니다평생 한을 안고 살 화두로구나△무엇이 떠나느냐/ 바람이 떠납니다. 바람의 등을 보았더냐/ 실개천이 울었습니다. 실개천 소리가 어떻더냐/ 평생의 한을 사람으로만 풀 수 있다합니다. 김제김영·시인
올여름은 일 없이 이곳 과수원집에 와서 꽁짜로 복송도 얻어먹고 물외순이나 집어주고 지낸다아궁이 재를 퍼서 잿간에 갈 때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잿간 구석에 처박힌 이 빠진 써레에 눈길이 가곤 했다 듬성듬성 시연찮은 요 이빨들 가지고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긴 골랐었나 뭉텅뭉텅 빠져나간 게 더 많지 않았겠나 이랴 자라! 막써레질로 그래도 이골이 났었겠지창틀에 뒤엉킨 박 넝쿨들 따로따로 떼어 뒤틀린 서까래에 매어두고 나도 이 빠진 한뎃잠이나 더 자야겠다△과수원집 잿간에 처박힌 써레는 거친 흙덩이를 어르고 달래느라, 잡초 걷어내느라, 씨앗에게 흙이불 덮어주느라, 평생을 거친 노동에 시달렸을 것이다. 시원찮은 이만 남았을 것이다. 써레를 이골나게 부리던 영태아저씨도 아금박스럽게 힘을 쓰던, 어금니 두 개를 까마귀가 물어간 뒤로는 농사일을 접었다. 오이 곁줄기를 집어내 주고, 박 넝쿨 한 줄기에 서까래 한 가락씩 붙들어 매주고는, 잠에 든 시인은 제 손톱이 푸르게 돋는 줄도 모르고 단잠에 빠지리라. 김제김영·시인
열대야 식혀주는 태극전사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나도 한 때유도장에서 구르고 업어 치고검도장에서 많은 땀을 흘렸지경기규칙을 지키며치열하게 싸운 뒤패자는 승자를 축하해 주고승자는 패자를 위로해 주는 것이것이 스포츠맨십세상 사람들이스포츠맨십으로 살 수는 없을까△세상 사람들도, 나도, 모두 정정당당한 며칠을 보냈다. 적어도 올림픽 현장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고 칭찬하고 고무하고, 밤잠 설치며 응원하였으니 한 여름 무더위가 무색했겠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았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순간들조차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았다. 오래 숙연하겠다. 김제김영 시인
산은 울 어매의 젖무덤이다찾을 때마다 친근한 가슴이 되어 주고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나를 재운다동네마다 홀로 사는 노인처럼산도 외로워서 들짐승을 불러들일까나무도 외로워서 새들을 불러 모을까산사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데낮 술 한 잔 걸친 산이 꺼이꺼이 울고 있다붉은 먼지로 수의를 지어 입고또 하나의 마감하는 생을 조문하며꽃들의 영정 앞에 엎드려억장이 무너지듯 울고 있었다△읽자마자 이 시에 금새 물들고 말았습니다. 산이 ‘낮 술 한 잔 마시고 꺼이꺼이 울고 있다’니요? ‘꽃들의 영정 앞에 엎드려’ 울고 있을 화자를 초대하고 싶네요. 외로움도 손님이니 손님이 떠날 때까지 잘 모셔야지요. 삶의 깊은 계곡을 가보셨다면 외로움은 사치란 걸 알게 됩니다. 생과 사의 징검다리에서는 하루가 기적이기 때문이지요. 꽃이 시들었다고 눈물을 흘린다면 종소리도 멈출 수 있답니다. 이소애 시인
한 편의 시가누군가의 가슴에서희망의 씨앗으로자리를 잡는다면한 편의 시가힘든 이의 마음에사랑의 노래로감동을 준다면△시가 꽃이렸다. 소외되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아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꽃처럼 위로를 준다면 시는 꽃이다. 시 한 편 읽다가 서럽도록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은 안다. 눈물겨운 웃음을 주는 일도 있다. 맺힌 응어리를 시로 세상에 내놓을 때는 시인의 상처가 치유되기도 한다. 영혼을 청청하게 해주는 마력을 시가 품고 있어서다. 시인 이소애
더 높이오르기 위해구르면서산과 친구 삼고더 멀리바라보기 위해다시 구르면서하늘과 친구 삼았더니성큼 다가온맑고 시원한 바람가슴에 쏙 안기며덩달아 같이 놀자하네요.△아이들의 눈높이로 읽어보는 동시다. 산, 하늘과 친구 삼으려고 온 힘을 다해 그네를 타는 화자의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덩달아 하늘로 솟는 바람이 눈치없는걸까? 옆에만 있어주어도 든든한 바람. 바람은 숨어서 가슴으로 온다. 몰래 스며든다. 한번도 형태를 눈으로 확인해 본 적 없는데도 우린 물체가 움직일 때마다 바람의 손짓이라고 믿는다. 믿어야 한다. 사랑이 살짝 가슴을 두드리듯 그렇게 바람도 가만가만 오는거다. 이소애 시인
별에도 달에도 없는 모자 전관예우,물길을 트기도 막을 수도 있는 감투참으로 큰 이빨들이 깨끗도 하겠다올챙이는 몸보다 꼬리가 더 큰 법어느 날 꼬리를 감쪽같이 감추고개구리 되고나더니 두꺼비도 되겠다호랑이도 무릎 꿇는 순한 큰 산 여우,꼬리를 떼라고 산울림이 커 가는데변사도 여우 콧등에 가면을 씌우겠다.- 재밌다. 속이 후련하다. 이래서 시인이 되기를 참 잘했다라고 생각한다. 이 통쾌함. 내 꼬리도 올챙이처럼 큰지 만져보는 즐거움. 손에 잡히지는 않아도 누구에겐가의 꼬리를 떠올려 보는 무더위가 결코 덥지만은 않다. 화자의 삶이 먼지처럼 쓸모가 없을 때, 존재감이 흔들릴 때, 별과 달을 불러 보면 어떨까? 밤새도록 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는 거다. 하! 개구리가 뛰는 이유를 알겠다. 이소애 시인
높다란 아파트 창의 불빛하나씩 둘씩 꺼져가는 밤긴 그림자에 가위눌리어다소곳 낮은 기와집에서는꺼지지 않고 있는 불빛이 있다아직도 잠들지 않은 이들하룻일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는가밥상 물린 남편에게 무를 깎아주며배보다 무가 더 좋다고뒤꼍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며 웃는그리고 자리에 들기 전에창가에 다가가 별에게“안녕” 하고 잠드는 아내이런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는밤의 고요가 포근한 날개로 날아와그 날개 살풋 놓고 가리△시를 읽는 동안 맑은 수채화 한 점이 확 떠오른다. 이 그림을 어디서 보았지? 부모님 살아 계실 적, 내 어릴 적 그림이다. 지금, 나는 어쩌다 그림 밖에서 서성이는가? 무 한 쪽이면 시원하고 사근사근하게 완성될 저 고졸한 풍경을 나는 어쩌다 잃었는가? 화들짝 정신이 들어 고요한 집 대문 앞에 선다. 김제김영 시인
다람쥐 한 마리도토리를 물고얼른 차도를 가로질러사라진다나무들 우거진 숲 속을 헤집고똘방지게 사라진다△도토리 한 알을 물고 전력 질주하는 다람쥐는 씽씽 달리는 자동차가 무서웠으리라.그러나 힘내라. 혼자가 아니란다. 똘방진 너에게 나무들은 가지를 얼른 들어 길을 열어주었고, 숲 속의 컴컴한 골목 끝까지 햇볕은 앞장서서 갔단다. 아금박스러운 네 힘으로 꽃도, 새싹도, 온 세상이 다 함함하단다. 김제김영 시인
따가운 햇빛 초록으로우주를 들어 올려 허공을 받들고 있다긴 몸 곧추세우고눈부신 햇살 촉으로 중심점 모아초록 근육을 키우고 있다곧은 듯 휘어졌어도우주 중심에서, 온 세상을 굴리고 있다하늘을 향하고 지상으로 펼쳐맑고 밝고 향긋한 속살들△연잎 휘우듬하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하다. 얼마 전까지 이슬과 안개가 제 몸피를 불리던 곳이다. 또르르 연잎을 떠난 물방울들, 감감하다. 걱정마라, 연한 중심에 들어앉은 우주가 초록 근육을 짱짱하게 키워주고 있다. 나 지금 향기롭다. 시인 김제김영
모처럼 친정집 다녀오는 며느리에게시어머니, 알량한 은유로 지청구를 던진다너 네집 오던 길엔 맹감나무 한 보시기도 없다더냐?공손히 홍두께 돌려드리느라며느리, 싸늘한 직유가 심술보를 찢는다.가든 길에 없던 맹감나무가 오던 길이라고 있답뎌?△ ‘조는 집에 자는 며느리 들어온다’더니 은유로 멕이는 시어머니나 직유로 받아치는 며느리가 뭐 다르답뎌? 며느리 얻는 일 - 그저 ‘대문 턱 높은 집에 정강이 높은 며느리 들어오길 바래는 것 말고 뭐 뾰족한 수 있답뎌? 그것 말고 도대체 뭣이 중하답뎌? 시인 김제김영
등 굽은 소나무기품 있다 말한다바위틈 비집고 뿌리내리며굽어지고 휘어진 것을멍울멍울 몸에 박힌 옹이솔방울 풍경소리로일으켜 세우고산천이 눈으로 덮이는 날절벽에 나선다푸르른 빛 내어 품는다바위를 품어 굽은 등엉클어져 껴안고 있다△시인은 등 굽은 소나무를 퇴직한 배우자 같다고 한다. 척박한 사회에 적응하면서 용케도 버티어 온 배우자의 굽은 등이 아름답다 한다. 멍울멍울 몸에 박힌 옹이가 솔방울 풍경소리로 일으켜 세우듯, 배우자의 몸을 떠올린다. 바위 틈새에 뿌리 내린 소나무의 강인함은 배우자의 눈물이 버티어 온 생의 모습. 인고(忍苦), 고행(苦行), 삶의 휘몰이처럼 소나무는 바람을 그렇게 만들어 세상에 내보낸다. 이소애 시인
명태 두드리며밤새술 한 잔 따르고 받고동트는 아침보글보글북엇국 익는 소리후루루한 수저 뜨고서랍에 넣어 두고백 일 뒤 꺼내어다시 간 보는말간 시 한 줄△한 편의 시는 시인의 고통으로 피어난다. 온몸의 전율로 원고지를 메꾼다. 내면의 아픔으로 시를 세상에 내놓는다. 매를 맞는 명태를 생각한다. 술 맛과 북엇국 맛을 위하여 명태는 얼마나 몸을 뒤틀고 있을까? 백 일 뒤 원고지에서 추락하지 않기 위하여 시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을거다. 서랍으로 들어갈 시에게 술 한 잔 권하고싶다. 시인이 완성된 시를 읽고 무릎을 칠 때 명태의 상처는 화들짝 꽃으로 피어나리라. 이소애 시인
물빛은 무슨 색일까하늘 아래 물은 하늘색이고산 아래 물은 산색이네들 아래 물은 들색이고나무 아래 물은 나무색인데임의 마음 비춘 물은 무슨 색일까강물은 대답 대신 물안개만 피우네△두 손 오므려 전주천 강물을 가득 떠서 해당화 꽃잎에 적셔 보았다. 다홍색으로 물빛은 옷을 입는다. 찔레꽃은 하얀 물빛이다. 만일, 만일 내 마음이 붉은 표정이라면 물빛은 나의 존재를 무지개 색깔로 비출 것이다. 행복하니까. 사랑이 식을 때 무지개는 어떤 색을 마지막으로 간직하고있을까? 슬픔과 기쁨을 모두 껴안아 줄 포근한 물빛이면 좋겠다. 이소애 시인
커다란 종이컵에 그리움을 가득 담아정겨운 얼굴을 기다린다.풍경을 그려가는 시침은 돌아가고눈길은 출입문으로두 손은 찻잔으로지친 시간을 마시려는데뭇 시선들이 따갑구나.그리움에 그려진 목소리란커피 잔이 텅 빈 이런 맛이던가.△시를 읽다가 눈과 가슴이 막막해진다. 광활한 벌판에서 나 혼자 터벅터벅 걸을 때처럼 공허하다. 커피 잔에 일렁이는 그리움은 작은 폭풍이리라. 기다리는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과 옛 추억이 출입문을 드나드는 시선을 따갑게 만든다. 기다리면 오는걸까? 밤새도록 기다리면 그리움이 채워지는 사람일까? 울컥 치밀어 오르는 그리움을 잊어 본다. 이소애 시인
철길에 폭우가 쏟아지면열차는 잠수함이 된다역은 섬처럼 아득히 떠 있고세상의 모든 철길은 지워져 버리지만내게 늘 종착역이었던 그대아무 것도 갖지 못한 중량으로도다만 사랑만 싣고촉수로만 더듬어 그대에게 간다사랑에도 비가 필요하다△아무렴요. 사랑에 비가 필요하구말구요. 폭우는 폭우대로, 실비는 실비대로 사랑까지의 아득한 거리를 단번에 건너가게 하는 힘이 있지요. 폭우 쏟아지는 철길을 은밀한 촉수로 더듬어 나가는 기차의 방향계가 가늘게 떨리는 건 무뚝뚝한 기관사가 슬며시 추억의 깊은 주머니 속을 더듬기 때문이겠지요. 김제김영 시인
새만금의 것은 새만금에게
전주문화재단 20년, 정체성·역할 재정립을
지방선거 본격 불법행위 신속 엄단 대응을
“시민의 일상이 관광이 되는 도시 전주”
단체장 경선이 중요한 이유
탑-승한
지속 가능한 토석 채취를 위한 방안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전북은행장, 지역이해도 높은 내부 발탁을
논란빚는 전주 경전철사업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