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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숲작은 오솔길 하나도란도란 이야기 꽃길 만들며사뿐사뿐 걸어 봅니다이름 모를 들꽃 향기싱그러운 자신 내어주고삼나무 사이로 얼굴 내민 햇살행복한 미소만 가득아무도 찾지 않던 이 길단내 나는 우리 모습에숨죽이던 산새들푸드득 홰치며적막을 걷어 갑니다.△김철모 시인은 제12회 설중매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고향 지사리''또 하나의 행복''봄은 남쪽 바다에서 온다'가 있다.
온 세상 펑펑 터지는 봄날의 꽃빛이여.눈 비비며 잠에서 깨어난 내변산, 선녀탕에 속살 씻고 분옥담에 마음 행궈 산 능선 잡아채니 꼭꼭 숨었던 직소폭포 이내 알몸 째 간드러진다. 부서지고 흩어지다 마른 세상 틈새도 적시는 물굽이신생의 마음 속내 풀어 속진의 허물 벗은 저 살빛이여△이종호 시인은 1999년'표현'으로 등단. 계간 '문예연구'편집장을 지냈으며, 신아출판사 상무로 재직중이다.
꽃아너와의 눈맞춤이 없었다면얼마나 허전할 일이냐꿈꾸는 눈망울로영원을 응시하는 앳띤 사람아고운 숨결내마음 사로잡아입맞춤으로 이어진다사랑의 여운 저물어가는 이 봄날물새도 가버린 강가에서얼마나한 외로움이었느냐겨우내 앓았을 사랑아꽃아△양경화 시인은'전북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멀리서 오는 소리'가 있다.
그 여자는 낙태를 경험했다. 목숨과 바꿀 수 없어 태아를 버렸다. 버린 태아가 생각 속에 살아서 발로 차거나 몸을 돌리고 양수를 터뜨리면서 세상을 향해 버둥거린다.그런 후, 여자는 연어의 붉은 살을 먹지 않는다. 바다 무늬가 있는 연어가 수천 킬로미터 헤엄쳐온 파도 자국을 잊지 못해 자궁 흉터 같은 산란지를 찾는 본능을 질투하면서그 여자는 발꿈치에 물집 생기도록 떠돌아다녀 뼈마디가 물지게처럼 삐거덕거렸다.연어는 산란 후 피와 살을 다 버린다. 등지느러미가 찢어지고 꼬리를 앞뒤로 흔드는 사투는 최후 목숨이 끊어지는 어미의 기도, 죽음을 딛고 죽음을 극복한 연어의 삶이다.연어를 사랑한다. 파편이 된 깨달음이다.△ 이소애 시인은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침묵으로 하는 말','쪽빛 징검다리'와 수상집'보랏빛 연가'를 펴냈다.
세상의 슬픔을 물고영원을 나르는 영혼의 하얀새여! 문득 돌아보니,방랑의 슬픔과 사랑의 이별이 어우러진,내 어린날의 노래였다.가늠할수도, 헤아릴수도 없는 무궁의 손짓을,우리는 언제나 꿈꾸고,조용히 듣는다. 그리고 읊조린다.오호, 보라!내 푸르른날의 노래를,아득히 흘러가는 저 먼 옛날의 노래.천천히, 천천히, 천천히,슬픔처럼, 눈물처럼 그리움으로 일어나,소리없이, 소리없이, 소리없이,외롭게 흘러간다.내 젊은 날이 그러했듯이,내 사랑이 그러했듯이,△문종순 시인은 월간 종합문예지 '문학공간'으로 등단했다. 시집'밤하늘의 연가'가 있다.
버들가지 출렁거리며강줄기에 첫 음을 잡아주고 있다지난해 묵은 가지 구워서 만든 목탄을 들려주었다 소리청엘 다녀오게 한 것, 올봄 첫 연주회 지휘를 맡겼다 메아리는 다 걸러내고 처음 소리만 그려 오라 했다뒷애기나 만들던 잎사귀들은 다 흘러가버렸고 더러 화석으로 마저 부서지고 있었지만 맨 처음 입 열던 소리, 봉오리 열던 소리들은 소리소리 지르며 기둥을 세운다행여 도서청이나 박물청은 얼씬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야기꾼들은 아무래도 악보를 들이댈 테니까자작나무, 참나무, 박달나무, 붉나무, 단풍, 솔, 닥, 시간을 두고라도 빛깔로 여는 처음의 소리! 악보보다 먼저지 강 건너 먼 산 갈피갈피 초록 단행본 하나 엮어내겠다고 한다.△진동규 시인은 1978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 시집 '꿈에 쫓기며''민들레야 민들레야''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구시포 노랑 조개''곰아곰아'와, 시극 '일어서는 돌''자국눈'이 있다.
아, 산이 저런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던가참하게 살아온 산들이민중의 아픔으로 산화한피지 못한 4월의 령령들을 결집시켜꽃으로 환생하는 축제의 봉화가 올랐다아픔없이 피고 지는 꽃이 어디 있으랴세상이 이래야 한다며 민주의 화신(花神)은산바람을 타고 산불 산불로 번져산 아래까지 내려와마을에는 벚꽃보다 더 환한 세상을 내겐 벚꽃보다 더 활짝피는 해방을아! 숨이 차도록 아름다운 꽃세상이만하면 세상 살만한 곳이거늘.△ 허호석 시인은 198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햇사을 첫동네' 등 15권의 저서가 있다.
저승의 첫날밤을 어떻게 보냈을까. 숨죽이고 온밤을 지새운 그는 으스스 떨리고 무서웠을 것이다. 일평생 따스했던 햇살 한 올씩 털어내면서 밤낮없이 어둠과 친해지려는 나 홀로의 영원한 길 묻고 또 물으며그 하룻밤 낯설어 눈감고 누운 그는 가족과 친구들 울먹이는 말소리 떠나지 않아 귀 막고 입 다물고 생각조차 말자하고 무명無明의 시간 속에 푹 빠져서 언젠가는 만날 날 기다릴 것이다. 눈 감고, 아주 감지는 않고 깊은 잠을 청해 잊고자 할 것이다.△이운룡 시인은 1964년'현대문학'시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 '새벽의 하산'등 13권을 냈다. 현재 전북문학관장으로 재직중이다.
덜컥, 저 연두만 보면 당신도 심장이 내려앉지?푸르르 감전이 되지?손톱만한 게 정곡을 찌르며다물고 있던 꿈을 말하는 것 같지?처음 부딪혔던 그 눈빛에 바로 닿지?쿵, 저 연두빛만 보면△송희 시인은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탱자가시로 묻다'가 있다.
산수유 산 거울로 비추며 마주서서 눈 털더니움츠렸던 가슴 펴고 뱅그레- 부풀어지리산 산줄기 따라 순산하는 작은 사랑!매화 가늠되지 않는 떨림수줍어 말 못하고다잡는 마음자리때때로 차가워도단 한 점, 미진도 없이고아하게 눈뜬다섬진강변에서 아침을 깨고 나와 꼬리 긴 강 바라보면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라는한세월 봉긋한 가르침이 비나리**로 흐른다*'산수유' '매화' '섬진강변에서'는 각각 독립된 시로, 이들 3편을 묶어 '꽃길 따라서'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비나리: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성혜린 시인은 2001년 '한국시'로 등단. 시집'부치지 못하는 편지''내 안의 그대'등이 있다.
하늘만 보던 농부는 이제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본다.한때 그가 중얼거릴 때마다쟁깃날에 묻어나던 싱싱한 햇살이제 제 나이를 갈아엎고제 가족들마저 갈아엎고그는 더 이상 갈게 없어마지막 하늘을 본다. 가슴 속 쇠스랑소리집에 오면 먼저 와 있고가슴속 긴 밭고랑 집에 오면 빈 벌판무슨 씨앗을 뿌릴까 농부는 컴컴한 제 방구석에서밤새 씨 뿌리는 흉내제 가슴에 불 지르는 흉내하늘만 보고 물만 보던 농부는이제 사람을 보게 되었다.거울 없이도 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모닥불이다선잠 깬 몇몇이 손 펴녹이는 추위가 쿨럭쿨럭 기침을 한다이글거리는 통나무의 불꽃이금방이라도 짙은 어둠 사를 것 같아도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새벽 그 안에한 무더기 시름을 던진다후드득 수심은 벌겋게 되살아나고어둠은 더욱 짙어 간다누구 하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집에 있는 식구들 휑한 눈망울 속바람이이마의 굵은 주름살 사이로 차갑게 흐름을 안다한숨마저 얼어버린허연 입김 내어 뱉는 사이로회색빛 혼곤한 꿈이 재티로 날리고 있다.△안평옥 시인은 '문학세계'와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흔들리는 밤''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그리움이 뜨거운 날에''새벽 인력시장'이 있다.
봄 향기 전하며들로 나오라네.바람이 귓속말을 하네.바람결에실어 보낸 봄 향기온몸으로 번져 가면바구니 옆에 끼고봄 향기 가득 담아돌아오는 웃음꽃.△이근풍 시인은 계간 '오늘의문학'으로 등단. '나에게 쓴 편지''가슴에 묻어두고' 등의 시집이 있다.
난 연두가 좋아 초록이 아닌 연두우물물에 설렁설렁 씻어 아삭 씹는풋풋한 오이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옷깃에 쓱쓱 닦아 아사삭 깨물어 먹는시큼한 풋사과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한 연두 풋자두와 풋살구의 시큼시큼 풋풋한 연두,난 연두가 좋아 아직은 풋내가 나는 연두연초록 그늘을 쫙쫙 펴는 버드나무의 연두기지개 쭉쭉 켜는 느티나무의 연두난 연두가 좋아 초록이 아닌 연두누가 뭐래도 푸릇푸릇 초록으로 가는 연두빈집 감나무의 떫은 연두강변 미루나무의 시시껄렁한 연두난 연두가 좋아 늘 내 곁에 두고 싶은 연두,연두색 형광펜 연두색 가방 연두색 팬티연두색 티셔츠 연두색 커튼 연두색 베갯잇난 연두가 좋아 연두색 타월로 박박 밀면내 막막한 꿈도 연둣빛이 될 것 같은 연두시시콜콜, 마냥 즐거워하는 철부지 같은 연두몸 안에 날개가 들어 있다는 것도 까마득 모른 채배추 잎을 신나게 갉아먹는 연두 애벌레 같은, 연두아직 많은 것이 지나간 어른이 아니어서 좋은 연두난 연두가 좋아 아직은 초록이 아닌 연두△박성우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됐다. 시집으로 '거미','가뜬한 잠', 동시집으로 '불량 꽃게'가 있다.
종일 소나기가 하루를 두드린다.조그맣게 움츠리는 하루작은 비비새가 되어탱자나무 울 밑으로 숨는다.왈칵 쫓아 온 빗방울들도가시에 찔리어 조롱조롱 아픈 은빛.세상일 슬픈 게 어찌 하나 둘 뿐이랴.비悲 비悲 비悲 ,목까지 젖어눈물이 까마아득한 어둠 속에서제 안의 한 방울씩을 희디희게 울먹이며온 세상을 넘쳐 간다.△ 소재호 시인은 1984년 '현대 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어둠을 감아 내리는 우레'등이 있다.
자작나무 숲길에 목젖 울리는 소리로비가 내리고 비를 맞는 숲 속 나목들의 울음소리가 애잔하다엽록소가 사라진 잎 하나먹먹한 숨으로 남아 혀처럼 내밀고침잠하는 숲보다더 젖어버린 소망들바위틈에 앉은 산새는부드러운 날개깃 부비며맑은 눈빛 초연한데디오니소스의 전령인가 찬란한 봄을 위한 내밀한 카타르시스
경칩 지나사나흘 거푸 봄비가 내린다소곳해진 눈두덩처럼버들가지마다 봉긋봉긋하다개구리 눈알도 사방에 있다겨울은 시베리아쯤으로 잊었다싶을 때세상이 갑자기 흰빛이다버들눈도 개구리도 흰 고깔을 썼다멈칫 뒷걸음치는 그것들소 뒷걸음에 옆구리 차인 것처럼봄비를 엿보다 화들짝 놀란 눈어쨌거나구멍 속 신방 외짝눈에 든 새색시 새신랑처럼접신되어 두근반 세근반인걸까짓거 춘설春雪쯤이야
그동안 틈만 나면 떡살을 얹어 온대를 잇는 떡집이다비 오는 날 거대한 떡이 익어가는 김이 오른다먼 백악기부터 공룡들과 따개비와고속도로를 달려와 거친 숨을 몰아쉬는갯강구 같은 사람들이 드나들며시간을 사서 들고가는 저 오래된 떡집떡이 익어가는 냄새를 맡는다내 어머니의 어머니를 읽는다차마 멀리 썰물에 쓸려 보내지 못한 채한 알 한 알 알갱이로 가슴에 박힌 사연을켜켜이 쌓아둔그리하여 끝끝내 변산반도에서떡시루에 김 모락모락 피워 올리는그 뼈아픈 회한을 읽는다두 팔 걷어 올리고오늘도 거대한 시루에 떡살을 안치는누군가의 손길이 바쁘다
어느 날 어느 때 오시렵니까,봄 여름 가을 겨울 마냥 기다려 온화석이 될 것 같은 애태움으로몇 천 년, 몇 억 년쯤 되었습니다.천 년 고도 전주 옛 마을을아주 잊지 않고 계시는지요,구름이 써놓고 간 시 한 편그냥저냥 풍경으로 흐르고 있지요.언젠가 주신 뜻 마음에 새겨사무치는 정 하루를 청해 봅니다,고운 님 고운 눈 열고 어서 오시어요고운 님 고운 맘 열면 내 맘 꽃필 텐데오시는 날, 전주 한정식을 준비하고작은 선물로는 전주 한지 한 권합죽선에 홍매 한 폭이면 반길지새벽이슬 '연지못'연꽃바람 품어보셔요,그려보는 얼굴, 설렘으로 온밤 뒤척이고오시려나, 오시려나, 선홍빛 그리움 안고오색 낙엽 계절 어디쯤 밟아 오시는지희눈 대지 덮은 듯 소식 까마득하여잊었을까, 내 이름도 하얗게 지워졌을까그러나 울지 않아요, 인기척 끊겨 오래지만언젠가 그 눈빛에 피던 무언의 약속처럼좋은 느낌 하나, 그 힘으로 기다려 삽니다.△황영순 시인은 1984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한같이 그리움같이'등 5권의 시집을 냈다.
시골집 돌담 밑수줍은 듯 웃음 머금고촘촘히 앉아있는 이쁘둥이다가가 눈맞추면어서와요어서와요손 내밀고 반겨주는한여름 땡볕 쯤아랑곳안호고파아란 하늘 그려보는이쁘둥이나도 따라서나란히앉고 싶어라.△아동문학가 윤이현씨는 76년 '아동문예'로 등단. 동시집 '그림자로 대답하기', 동화집'다람쥐 동산'을 냈다. 「공박사와 로보트 루키」등을 냈다.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
완주‧전주 통합, 특례시 지정으로 완성해야
태풍의 눈 ‘통합 전주시장’
지방선거 앞 공무원 정치적 중립 원칙 지켜야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공직 후보자, 아는 만큼 참모습이 보인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대선 패배의 반성과 교훈
김온 : 다섯 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