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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기원에서 멸망까지 '진(秦)의 모든 것'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최근까지도 중국인들이 마오쩌둥과 더불어 중국 역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꼽는다.지나치게 잘 알려진 탓에 영웅와 폭군이라는 양극단의 이미지 속에서 제 모습이 희석돼온 진시황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평전이 출간됐다.장펀톈(張分田) 중국 난카이(南開)대 교수가 쓴 '진시황 평전'(글항아리 펴냄)은 2003년 중국 런민출판사의 '중국역대제왕전기' 시리즈로 처음 출간된 책이다.무려 115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진시황의 일대기는 물론 진(秦)의 기원에서 멸망까지의 모든 것을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해가며 꼼꼼하게 복원했다.이 책에서 저자는 진시황 전후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살펴보며 진시황이 결코 평지돌출(平地突出) 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진시황이 추진한 모든 정책과 사업은 과거 춘추전국시대에 각 제후국에서 시행됐던 각종 변법, 주나라를 정통으로 삼는 사상과 문화적 전통, 진나라의 선대 왕달이 추진했던 각종 법률ㆍ제도를 계승, 발전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가령 진시황의 대표적인 치적 가운데 하나인 만리장성 역시 춘추전국시대에 이미 각 제후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축조하기 시작한 것을 확대한 것이라고 한다.진시황이라는 인물에 담긴 사회역사적 의미를 다각도로 읽어낸 후에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진시황에 대한 평가를 점검하기도 했다.저자는 "진시황의 '폭정'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바로 '진시황 현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한다.이재훈 옮김. 4만8000원. /연합뉴스

  • 주말
  • 연합
  • 2011.09.23 23:02

[책의 향기] 독음 향하여…명창들의 치열한 삶

'원형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있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지기 시작한 것 자체가 이미 적신호다. 그것은 판소리가 완전히 전승의 활력을 잃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본문중에서)어떤 예술이든 그 절정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픔과 시련이 따른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소리꾼의 인생은 어떨까. 군산대 국문과 교수이자 전라북도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동현이 판소리를 이야기 한다.득음에 바치는 일생「소리꾼」은 소리꾼의 일생을 통해 판소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소리꾼'을 키워드로 전승예술로서의 판소리가 지닌 특징을 보여주며 소리꾼이 득음하기까지의 혹독한 과정을 생생한 일화로 나타내고 있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소리꾼의 인생에서 판소리의 의미와 미(美)를 찾는다.조선 후기의 판소리 이론가 신재효가 광대가 갖춰야할 요건으로 꼽은 인물, 사설, 득음, 너름새를 차례로 들여다보며 사라져 가는 판소리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하늘이 준 목이라고 불린 김소희, 근대 문물이 만들어낸 명창 임방울, 최초의 여자 소리꾼 진채선, 마지막 대가 박동진 등 여러 소리꾼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 좀 더 흥미롭게 우리 소리에 접근 할 수 있다.문학동네/ 1만원

  • 주말
  • 이지연
  • 2011.09.23 23:02

[책의 향기] 현대사와 함께 걸어 온 '40년 언론 인생'

올챙이 기자부터 언론사 간부가 되기까지 언론인의 삶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정연주 전 KBS 사장(67)이 출간한 '정연주의 기록(유리창)'에는 '동아투위에서 노무현까지'라는 부제가 함축하듯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투쟁해온 언론의 역사가 기록됐다.그가 유신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언론에 몸 담은 시간은 40년. 책 출간의 가장 큰 이유는 "언론과 관련된 우리 역사와 현실을 젊은이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무용담이 아닌 후배 언론인에게는 편지처럼 다정하고, 일반 독자에게는 소설처럼 흥미로우면서,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한 언론의 이쪽 저쪽 이야기다.동아일보 입사 이후 유신독재와 맞서 싸운 1970년대, 유학길에 올라 뜻하지 않게 경제학 박사가 된 1980년대, 한겨레 워싱턴 특파원으로 냉전이 무너지고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1990년대, 한겨레 논설위원과 KBS 사장을 역임하면서 겪은 한국 언론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을 쏟아낸 2000년대 등을 통해 사회와 시대의 어두운 면을 밝히는 증언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동아일보 입사 전인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 시절,'바보 노무현'과의 인연, KBS 사장이 되는 과정 등은 새로 쓴 것.객관성·공정성의 포로가 되기 보다는 따뜻한 가슴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언론인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물론 현직 기자들도 읽어볼만 하다. 말미에 그는 그간 버팀목이 됐던 아내 조영화씨와 소년 시절을 함께 못한 두 아들 영빈과 웅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말미에 '그들의 사랑이 나를 지켜주었다'고 적었다. 언론인의 삶에 대한 탄성과 야유가 함께 녹아 있는 이 고백은 따뜻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9.23 23:02

[책의 향기] 디자인

경제적 이익만 우선시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이윤을 위해서라도 디자인이 필요하고, 디자인 없이는 기획 자체가 되지 않는 디자인 중심의 시대가 도래했다. 작은 액세서리부터 도시의 환경 미관까지 디자인은 조력자가 아닌 주인공. 이런 시대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디자인은 무엇일까. 또한 디자인의 힘은 어디까지 일까.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다.▲ 고마워 디자인김신 저/ 디자인하우스/ 1만 5,000원'나는 이런 기본적인 디자인, 건강과 비유되는 디자인을 '생존을 위한 디자인', '생존을 위한 아름다움'이라고 부르고 싶다. 사람으로 치면 잘 발달된 근육, 균형 잡힌 몸에 해당할 것이다.' (본문 중에서)월간 「디자인」의 에디터와 편집장으로 16년 8개월을 활동하며 199회 잡지를 진행한 디자인 저널리스트 김신의 칼럼을 모은 책이다. 기업뿐 아니라 일상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총 47개의 칼럼으로 구성 돼 있으며 중심이 되는 상단의 글과 설명이 되는 하단으로 이뤄져 있다. 각 페이지 마다 디자인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력을 위한 글을 중심으로 이를 보완하는 관련 이미지, 자료를 실었다.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과 현장의 디자이너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이며 저자의 비평적 시각도 함께 담겨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스위스 디자인 크리스 크로스아리아나 프라달, 쾨비 간텐바인 저/ 안그라픽스/ 2만 3,000원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말해도 우리나라의 디자인이 그리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 구태의연한 교육과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혁신적인 디자인을 꿈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기 작지만 부유한 나라 스위스가 있다. 그들이 이렇게 되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이 책은 스위스 예술위원회 프로헬베티아의 순회 전시 'Criss+Cross'의 아이템을 모은 책이다. 집안용품부터 패션 액세서리, 산악용 장화와 컴퓨터 마우스에 이르기까지 일곱 개로 나눈 카테고리를 통해 스위스의 디자인을 소개한다.기발하고 경이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려하는 자연스러운 실행 단계에서의 스위스 디자인 창의력.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디자인 콘텐츠까지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할 디자인 지침서다.▲ 디자인과 진실로버트 그루딘, 박해천 저/ 붇돋움/ 1만 6,800원'좋은 디자인은 정직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세상과 호흡하도록 해준다. 반면, 나쁜 디자인은 얕은 식견, 혹은 속임수에 가까운 착취적 생산전략의 징후이다. 좋은 디자인이 진실을 말한다면, 나쁜 디자인은 거짓을 말한다.' (본문 중에서)디자인은 정말 우리 일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디자인 세계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낸 이 책은 디자인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시대와 주제를 넘나들며 디자인에 대한 아름다움, 추함, 진실과 거짓을 들여다보고 나아가정치적, 경제적 권력이 인공적 환경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준다.겉모습만 신경 쓰고 본질을 외면한 디자인이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그 예를 설명하고 디자인 권력의 힘을 인지하고자 한다. 권위주의와 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줄 디자인과 인문학의 만남.

  • 주말
  • 이지연
  • 2011.09.23 23:02

[책의 향기] 자를 속이는 가격의 비밀

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대부분 9천990원으로 끝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가격은 거의 0.99달러, 1.99달러, 2.99달러일까?반올림된 숫자보다 아주 조금 낮은 숫자로 매겨진 '단수 가격'은 가격 심리학을 이용한 마케팅 가운데에서도 가장 잘 알려지고,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실제로 단수 가격의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여럿 있는데, 가령 한 의류 제품을 39달러로 책정했을 때에는 40달러로 책정했을 때보다는 물론, 34달러로 책정했을 때보다도 더 많이 팔렸다는 식이다. 1만9천900원이 2만원보다 단지 100원 싸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을 접할 때 끝자리를 대충 잘라내고 첫 자리 숫자만 기억하는 것이다. 미국의 논픽션 작가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쓴 '가격은 없다'(동녘사이언스 펴냄. 원제 'Priceless')는 가격의 다양한 속임수를 흥미롭게 파헤친 책이다. 숫자에 불과한 가격이 소비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합리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경우는 많다. 이러한 '숫자 놀음'을 가능하게 하는 대표적인 원리 중 하나는 '앵커(anchor) 효과'다. 가령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65%보다 높을까 낮을까'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라는 두 연속된 질문에 답한다고 하자. 한 그룹에서 두 번째 답의 평균값은 45%였다. 반면 또다른 그룹에서 첫 질문 속 65%라는 수치를 10%로 바꾸어 질문했을 때 두 번째 답의 평균값은 25%였다. 65와 10 모두 무작위로 고른 의미 없는 숫자였지만 이어지는 질문의 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또다른 실험에서는 대학생들을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경구피임약 복용으로 난소암이 발생한 여성들이 미국 보건기구를 상대로 제기한 가상의 소송에 대한 배심원이 되도록 했다. 각 그룹에는 원고 측 청구 금액을 100달러, 2만 달러, 500만 달러, 10억 달러로 알려주었다. 그 결과 똑같은 사건이었지만 학생들의 평결 금액은 큰 차이가 났다. 100달러를 청구한 경우 990달러, 2만 달러에는 3만6천 달러, 500만 달러에는 44만 달러, 10억 달러 소송에는 49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것이다. 10억 달러라는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 배상액을 책정한 것은 아니지만 청구액이 많을 때 배상액도 높아졌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러한 앵커 효과의 함정은 전문가들도 피해가지 못해서 한 실험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똑같은 집에 대해 네 개의 서로 다른 매물가격을 알려주고 감정을 의뢰했을 때 매물가가 높을수록 감정가도 커졌다. 이밖에도 이 책은 식당 메뉴과 슈퍼볼 티켓 가격에 숨은 비밀, 할인 쿠폰과 포인트 적립의 속임수 등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가격의 미묘한 심리학을 알기 쉽게 전한다. 최정규ㆍ하승아 옮김. 451쪽. 1만8천원.

  • 주말
  • 연합
  • 2011.09.16 23:02

[책의 향기] 박신규 전발연 부연구위원 '비아캄페시나' 공동 번역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 첫 날. 장수 출신 이경해씨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는 구호가 적힌 옷을 입고 자결했다. 농업 자유화는 농민에 대한 전쟁과 같다는 그의 절박한 외침은 '비아캄페시나'의 등장을 예고케 했다. 스페인어로 '농민의 길'이라는 뜻인 국제농민운동조직'비아캄페시나(한티재)'는 역설적이게도 세계화 이면에 있는 '농민의 죽음'에 주목한다. 아네트 아우렐리 데스마레이즈(캐나다 레지나대 국제연구 프로그램 조교수)는 이 책을 통해 농업의 기업화를 타파하고 토착 농업공동체를 통해 사회정의를 실현하자고 호소한다. 공동 번역자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45)은 "지난 10년 동안 농민 자살자가 20여 만 명에 이른다"며 "거대자본이 수억 달러를 거둬갈 때 농민들은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만든 농약을 먹고 죽음을 선택했다"고 했다. '신자유주의 광풍'이 가져온 혹독한 변화 앞에서 농민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비아캄페시나'의 주된 목표는 식량주권에 기반을 두고 농업 모델을 건설하는 것이다. 식량주권이란 먹을거리 생산·유지·발전이 가능한 권리로 이는 농업·먹을거리 정책을 규정할 권리로까지 확장됐다.박 연구원은 저자의 말을 빌려 "객체로 존재해왔던 농민들을 주체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소규모 농업협동조합, 지역 종자은행, 공정무역 벤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소규모 농민들의 권리 보장 운동이 아니라, 인류의 삶을 증진시키는 민중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은 엄은희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 교수, 이소영 고려대 사회학과 연구교수, 허남혁 충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공동 번역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9.16 23:02

[책의 향기] 안철수

"철수야, 안녕! 영희도 안녕!"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등장하는 흔한 이름의 주인공. 하지만 그의 이름이 '철수'인지는 이제 잘 인식되지 않는다. '안철수' 그 차체가 브랜드이고 그 차체로 믿음을 주는 인물이 됐기 때문이다.요즘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울대학원 원장은 '정치 입문' 문제로 단연 화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는 포기 했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거리. 정치적 역량은 왈가왈부 할 수 없지만 그의 인생 경로는 그리 예사롭지 않다. 인생 선배인 그가 말하는 '잘 사는 법' '옳게 사는 법'을 들어보자.▲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안철수 저/ 김영사/ 1만 9,00원"제가 말하는 기업가는 기업을 일으킬 '기(起)' 자로 씁니다. 즉 한자 그대로 새로운 업을 창출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기업가(起業家)입니다. 현상 유지에 힘쓰는 기업가가 아니라 실패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사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가를 가리킵니다."(자가의 말 중에서)기업인으로서 성공한 안철수의 경영철학을 통해 한국사회를 진단한다. 또한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와 리더의 참된 성공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을 것.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개인과 조직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세와 마인드, 정보산업과 정보보호를 위한 인식의 전환의 중요성 등을 다루고 있다.2004년 출간 당시의 사회와 경제를 염두 해 두고 썼지만 현재의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우리 스스로 약점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지침서가 돼줄 것이다.▲ 네 꿈에 미쳐라김상훈 저/ 미래를소유한사람들/ 9,800원발간된 후 꾸준한 인기를 얻다가 지난 2009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안철수 원장이 출현해 다시 화제가 된 책. 이번 정치 입문 사건(?)으로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동아일보 경제부의 정보기술팀에서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한 IT벤처기업을 취재했던 저자가 쓴 책으로써 안철수 원장의 이야기가 객관적이고 다양한 관점으로 담겨 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지만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를 세웠고 결국 최고의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2005년 회사 경영에서 물러서고 미국으로 떠난 안철수의 삶을 그렸다.저자가 꼽는 안철수의 성공비결은 돈과 명예가 아닌 꿈과 희망을 간직했던 것.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열정을 바친 것이 지금의 안철수를 만들었다고 평한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흔하고 당연해 가치를 잃었던 꿈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안철수, 박경철 외 저/ 이미지박스/ 1만원누구나 인생에 흔들림은 있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으며 좋은 일도 찾아오는 법.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사 23명이 지금의 그들을 있게 했던 '결정적 순간'에 대해 이야기 한다.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앞에 망연자실했던 시골의사 박경철, 의사에서 벤처 기업가로 전직을 선택한 안철수, 친구들의 권유에 이기지 못해 교사직을 선택했던 김용택 시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 가장 힘든 순간에 찾아와 인생을 역전시킨 명사들의 찰나의 기회들을 통해 우리 삶의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이 책은 기회 자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기회를 자신에게 맞는 변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 순간'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준비하고 투자한 노력을 통해서 얻어진다는 것. 순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기회로 발전시킬 것을 각계 명사들의 이야기로 독려한다.

  • 주말
  • 이지연
  • 2011.09.16 23:02

[책의 향기] 경제학자 우석훈 '문화로 먹고살기' 출간

수백만 명에 달하는 연예계 지망생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쉴새 없이 문을 두드린다. 영화계에는 돈 한 푼 못 벌어도 영화판을 떠나지 못하는 '낭인'이 가득하고 신춘문예와 각종 장편 공모에 매달리는 작가 지망생은 숫자가 줄어들 줄 모른다.문화로 먹고살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경제학자 우석훈 씨의 새 책 '문화로 먹고살기'(반비 펴냄)는 이 같은 상황 진단에서 출발한다.우씨는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문화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 생산자나 기획자로 살고 싶어한다"며 "문화 부문에서 더도 말고 지금보다 딱 두 배만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다면 한국을 지배하는 토건 경제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다음 세대 일자리 문제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흥행 여부에 집착하는 영화감독이나 판매부수에 연연하는 작가는 덜 '문화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문화ㆍ예술을 돈과 결부시키는 것은 불경스럽게까지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학자가 쓴 이 책은 문화를 철저히 '숫자'로 분석한다.저자는 방송과 출판, 영화, 음악, 스포츠 등의 분야별로 한국의 문화산업이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짚어보며 문화로 먹고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가령 TV 드라마와 관련해 획일적인 스토리와 낮은 완성도, 현장 제작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대안으로 보조금을 제안한다.드라마와 같이 상업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 굳이 보조금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에 대비해서는 문화다양성, 지역 드라마, 청년 고용 지원이라는 문화 공공성 명목을 제시한다.특히 "지역 드라마 이야기는 서울의 중앙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담론을 끌어낸다"며 "부산 청년의 가슴 떨리는 사랑, 울산 노동자의 일상적 삶, 광주 아저씨의 좌절과 극복, 그런 이야기도 보고 싶다"고 말한다.열악한 영화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뒤에서 5등'인 고등학생들에게 카메라를 쥐어준다는 흥미로운 방안을 내놓는다.공부와 담쌓은 아이들에게 교육과 지역 예산으로 장비를 지원하고 학생들에게 단편영화 한두 편을 만들게 한다면 교육적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영화계에 좋은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우씨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고, 또 그 선택이 비참한 경제적 고통으로 귀결되지 않는 경제,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고, 그 수단 중의 하나가 문화경제일 것"이라고 말했다.'즐기면서 돈도 벌기'라는 이상적인 개념이 지극히 현실적인 대안과 함께 제시된 이 책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폭넓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 중간 중간 문화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통계들이 부록과 QR코드 형식으로 수록됐다.

  • 주말
  • 연합
  • 2011.08.26 23:02

[책의 향기] 천문학

블랙홀'이나 '우주' '별' 이라는 단어는 어린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다. 가까이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신기하고 가슴 설레는 것들. 하지만 나이를 먹어 갈수록 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볼 시간이 없고 그 설레던 단어들도 잊고 말았다.거대 블랙홀이 별 삼키는 순간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포착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태양보다 무거운 거대 블랙홀의 이야기, 별자리 이름의 출처,상식으로는 필수, 아이들 교육용으로는 선택이다.▲ 블랙홀 교향곡우종학 저/ 동녘사이언스/ 1만 2,000원천문학자인 저자 우종학이 전하는 블랙홀 이야기.블랙홀에 대한 추측은 많았지만 정작 그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약 50년. 빛도 빨아들이는 엄청난 중력체이자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었다. 어떻게 블랙홀이 발견되었는지, 블랙홀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 존재를 밝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아부었는지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담긴 것. 난해한 이야기가 쉽고 간결하게 설명돼 있어 어떤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는 과학서적이다. 천문학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조목조목 잘 짚어 주고 있다.특히 과학반 학생들에게 강의한 후 학생들이 한 질문을 요약, 발표 시키는 형식으로 돼있어 이해가 더욱 빠르며 막연한 의구심들을 모두 풀 수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의 별자리 여행김상구 저/ 한승/ 1만 8,000원이런 책을 어린 시절 읽었다면 지금은 천문학자가 돼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불문하고 천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어린왕자의 별자리 여행」은 편하게 읽어가면서 잊었던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와 함께 소탈한 감수성까지 느껴진다.우리나라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53개의 별자리를 각 계절별로 길잡이 별자리, 밝은 별자리, 어두운 별자리로 구분해 소개하고 있다. 별자리마다 구체적인 관측 시간, 날짜, 방법을 상세히 기록해 초보자들을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아빠와 아들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 돼 있으며 별자리에 얽힌 신화와 전설도 함께 실려 흥미롭다. 무엇보다 별자리 찾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별자리 관측에 유용한 별자리판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 아마추어 천문가로 활동한 저자가 별을 잃어버린 요즘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밤하늘을 되찾아준다.▲ 천문학 콘서트이광식 저/ 더숲/ 1만 6,900원"그렇다고 별자리마저 덧없다고 여기지는 말자. 기껏 해야100년을 못사는 인간에겐 그래도 별자리는 만고불변의 하늘지도이고, 당신을 우주로 안내해줄 첫 길라잡이니까."(본문 중에서)이 책은 소설책은 아니지만 단숨에 읽혀지는 구성과 내용이 장점이다. 우주의 생성의 역사가 간결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전해 올 뿐 아니라 위트 넘치는 내용이 책에 빠지게 만드는 것. 천문학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 까지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고대천문학부터 빅뱅우주론에 이르기까지 교양천문학이 줄 수 있는 정보는 모두 갖추고 있으며 천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우주론 등도 체계적으로 정리 돼 있다. 수학이나 과학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더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저자는 우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해 출판사까지 설립해 천문학 책을 다수 펴냈으며 전문잡지 '월간 하늘'도 발간했다.

  • 주말
  • 이지연
  • 2011.08.26 23:02

[책의 향기] 군산대 최윤 교수 '선생님들이…'펴내

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최윤 교수(52)가 수중촬영가, 현직 초등학교 교사 등과 함께 10여 년 동안 연구 결과와 자료를 정리하여 "선생님들이 직접 만든 이야기 물고기 도감"(교학사)을 펴냈다.초등학교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여 물고기의 형태와 생태에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초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저술한 것이 특징. 물고기의 일반적인 특징과 생태, 분포 등은 물론 선생님들이 어린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내용이 담긴 '이야기마당'을 통해서 독자들이 좀 더 흥미를 가지고 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그간의 물고기 도감이 민물고기만을 다루고 있었지만 이 책은 바닷물고기의 생태사진까지 포함하고 있다.제주도 서귀포해역에서 확인된 장님새우와 공생하는 망둑어, 충청남도 태안해안국립공원까지 분포지가 북상한 범돔 등 수중조사를 통해 이루어진 연구결과들이 최근 해수온 상승에 따른 한반도 연안 어류분포 변화와 관련하여 재미있게 소개되었다.또한 새미의 산란 행동과 동사리의 먹이 사냥 모습, 가는돌고기의 신비한 탁란 습성 등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최윤 교수는 "이 도감이 물고기에 관심 있는 어린 독자들에게 기존의 어류도감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주말
  • 이성원
  • 2011.08.19 23:02

[책의 향기] 이희환 전북대교수 '수맥을 알면 건강해지고…' 출간

몇 년 전, 지기(知己)가 수맥(水脈·땅에서 나오는 유해파) 용품을 파는 가게를 열었다. 이희환 전북대 역사교육과 교수(57)는 수맥 탐지기(엘로드)를 샀다. 하지만 작동이 되지 않아 제껴뒀다. 2~3년 뒤 다시 수맥 이야기를 접했다. 수맥 찾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친구로 인해 오기가 발동한 그는 스스로 수맥을 찾아냈다. 그는 "포장된 주차장이나 도로에 균열이 난 지점에서 엘로드를 들고 연습하는 게 수맥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가 펴낸 '수맥을 알면 건강해지고 자녀의 성적이 오른다(간디서원)'는 건강을 위해 수맥을 차단하고 명당을 활용하는 법을 소개한 책이다."사실 수맥이나 풍수에 관한 책을 본 적이 없었어요. 지형을 중심으로 논하는 전통 풍수에 관한 책은 뜬 구름 잡는 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체험을 통해 수맥을 차단하면 이유 없이 몸이 아프던 사람도 하루 만에 낫게 된다는 걸 알았죠."하지만 그가 말하는 명당은 풍수가들이 말하는 명당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을 뜻한다. 문제는 수맥과 명당이 혼재한다는 것. 때문에 수맥 차단법으로 알려진 숯, 동전 등은 수맥을 차단할 확률이 낮은 반면 명당까지 차단할 확률이 높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바닥에 동판을 깔거나 고가의 수맥 차단제를 구입하는 것도 잘못 알려진 수맥 차단 상식. 그는 사람들이 수맥 차단법으로 혼란을 겪지 않게 하려면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남원 출생으로 전북대와 동대학원 사학과 석·박사 과정을 졸업한 그는 '조선 후기 당쟁 연구'를 비롯해 '단암만록','조야신필'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8.19 23:02

[책의 향기] "마음의 양식 듬뿍 쌓으세요"

전북일보와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가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싱글벙글 책나눔 캠페인'을 통해 13개 기업 및 단체가 83개 아동복지 시설과 빈곤가정 등에 1만3000여권의 책을 전달했다.어린이재단에 따르면 빈곤 아동들이 책을 읽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 및 단체 등의 후원을 요청한 결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전국금속노조 한국GM 군산지회, 노송신협 등이 1만3000여권의 책을 후원했다.또 아이엠아이(IMI)에서는 '싱글벙글 책파티'를 개최하여 아이들에게 책을 전달하고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실시했으며, 나무풍경 전주점에서는 회원들의 개성과 정성을 담아 빈곤가정 16곳에 원목 책장을 전달했다.이번 캠페인은 후원자 개발을 통해 도내 빈곤가정,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시설 등 총 100곳에 책 1만권을 지원하여, 문화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아동들이 책을 읽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캠페인 기간 동안 최불암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을 비롯해 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룬 유명인사 8명의 경험을 소개하여 책읽기의 중요성과 나눔에 대한 가치를 공유했다.최영철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장은 "책 나눔에 대해 정성과 성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도움이 필요한 우리 주변의 소외 아동들을 돌아보고 나눔에 참여하는 도민들이 많아지는 희망찬 전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주말
  • 이성원
  • 2011.08.19 23:02

[책의 향기] 책임

얼마 전 방영중인 드라마에 출연하던 한 주연 배우 하나가 촬영장을 이탈했다.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그녀는 며칠 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시청자는 야유를 보냈고 많은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잠 잘 시간도 확보해 주지 않은 채 매일 매일 촬영장에 묶여 있기 힘들었다는 배우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제작진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 했다면 처음부터 이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혹여나 인터넷이라는 공개된 장소에 그 배우나 제작진을 인식 공격하는 글들이 넘쳐나 다른 좋지 않은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당신이 뱉는 말 한마지에도 책임이 뒤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 저/ 창비/ 9,500원창비 청소년 문학상으로 세상에 출판된 이 책은 미스터라와 호러, 판타지를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 의붓여동생과 살게 된 소년은 새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힘들어 한다. 급기야 여동생을 성추행 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고 쫓기듯 집에서 나오게 되는데. 급한 마음에 뛰어든 동에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에서 인간들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지는 마법의 빵을 보게 되는데. 소년은 그 곳에서 자신의 욕망에 따라 마법의 힘을 마음대로 쓰고 싶어 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청소년 문학이라고 하지만 성인들에게 더 어울릴법한 책. 날카로운 현실풍자와 유머가 있다. 무엇보다 등장하는 빵들은 각각의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공통점에서 만나게 된다. 선택 전의 신중함과 그 후의 책임을 배울 수 있을 것. 자신이 행한 행동은 어떻게든 다시 돌아온다는 기본적인 주제의식이 담겨있다.▲ 자기 책임의 원칙라이하르트 K. 슈프렝어 저/ 생각의 나무/ 9,000원핑계 대지 말고 자신을 먼저 존중하라.자기 책임의 원칙을 강조한 이 책은 비즈니스를 위한 책임론이다. 자율적 선택을 비롯해 주도적 의지와 창의적 답변을 소개하고 있으며 자기 책임의 원칙은 어떻게 가능한지 등을 담고 있다. 독특한 것은 독일인 저자답게 논조가 굉장히 직설적이라는 것과 다른 자기 계발서나 성공학 책과는 다른 새로운 주장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인센티브제라고 불리는 보상이 사람을 길들이는 통로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라면 그 자체가 보상이 된다는 이론. 반대로 무엇인가 바라고 일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를 논리를 펼친다.'행하는 자가 힘을 갖는다' '당신이 행하거나 내버려두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신에게서 비롯되고 당신에게서 끝난다' '불평하지 말라. 행동으로 반응하라'등 저자가 주장하는 15가지 자기 책임의 원칙을 만나보자.▲ 책임의 윤리학변순용 저/ 철학과현실사/ 1만 5,000원책임의 의미와 책임의 궁극적인 근거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이 책은 자유의 윤리학이었던 근대의 윤리학을 뒤로하고 책임의 윤리학을 맞은 현대의 윤리학 이야기다. 더 이상 도덕적인 직관력과 이성에 호소할 수 없는 현대의 윤리는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한 책임을 강조하게 된 것. 책임의 대상과 한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 미래, 생명, 정보윤리 등에서 인간 행위에 대한 책임과 규정을 전한다.다소 딱딱하게 읽히는 윤리 이야기지만 현대적 책임개념과 책임윤리에 대한 정의를 비롯해 그 유형, 인간적인 의미 등을 배울 수 있으며 자기와 타자, 존재에 대한 책임의 대상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08.19 23:02

[책의 향기] 길을 잃어야 세상이 보인다

해마다 셀 수 없이 많은 여행책이 출간된다. 여행책에는 소개된 여행지를 어떻게 찾아가는지, 찾아가는 데 드는 요금은 얼마인지, 그 근처에 무엇이 있는지 등등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여행하기 위한 친절한 정보가 가득하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여행의 기술'(김영사 펴냄)은 이러한 책들과는 달리 불친절하게도 '길을 잃으라'고 말하고 있는 책이다. 독일 저자 카트린 파시히와 알렉스 숄츠는 "길을 잃어야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며 길 잃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지도로 무장하면 여행자의 세계는 축소된다. 세계를 파악하는 기준으로 지도를 선택하면, 대도시든 황무지든 할 것 없이 모든 세계는 한정적인 정보만은 담고 있는 곳이 된다. (중략) 그러나 실제로 자세히 살펴보면 지구는 1㎡마다 아주 흥미롭고 세세한 것들을 수도 없이 담고 있다. 길 잃기는 이런 기발한 것들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16쪽)요즘 세상에는 길 잃기도 쉽지 않다. 똘똘한 내비게이션이 최적의 경로를 따라 목적지로 안내하고 스마트폰을 켜면 GPS를 이용한 지도 어플리케이션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정교하게 알려준다. 이러한 첨단 기기들과 지도, 나침반도 모두 버리고 길을 떠난다 해도 빼곡히 서 있는 이정표가 '길 잃기'를 방해한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하면 길을 잃을 수 있을지를 초급자, 중급자, 전문가 과정을 나눠서 안내하고 있다. '길 잃는 법'과 더불어 격투기에서 낙법을 배우듯 '길 잃고도 당황하지 않는 법'도 가르친다. 길 잃기에 낯선 초보자들이 어떻게 하면 '문득' 길을 잃을 수 있을까?이 책에서는 무작정 앞사람 따라가기, 변하기 쉬운 사물을 지표로 설정하기, 다른 데 정신팔기 등을 길 잃기 '노하우'로 소개한다. 길 잃기를 마치고 길 찾는 법은 더욱 익살스럽다. 아무 길이나 따라가기, 남의 말 무조건 따르기, 무조건 앞으로 가기, 그대로 있기, 개 쫓아가기 등 정말 길을 찾으라고 가르쳐주는 방법인지, 한참 더 헤매라고 가르쳐주는 방법인지 알 수 없는 조언이 나열된다. 초급자의 길 잃기가 말 그대로 지리적인 길 잃기라면 중급자와 전문가의 길 잃기는 조금 심오해진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길 잃기 과정에 대한 안내는 인생의 모든 '항로 이탈'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누구나 길을 잃는다. 다만 어떤 사람은 자주 길을 잃고, 다른 사람들은 그리 자주 길을 잃지 않을 뿐이다. (중략) 하지만 길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숙명적인 결과들은 조절이 가능하다. 즉 길을 잃은 상황에서 점점 심각해져서 삶을 위협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감정적인 흥분이나 정신적 붕괴는 조절할 수 있다."(111쪽)길을 잃고 헤매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각종 첨단 기기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길을 잃어라. 대신 침착하게 되돌아오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색다른 울림을 준다. 이미선 옮김. 256쪽. 1만2천원.

  • 주말
  • 연합
  • 2011.08.1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