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9월호 읽을 거리 많고 부록·사은품도 풍성
태어날 때부터 성격이나 취향이 정해지는 게 아닌 것처럼 우리의 패션 센스 또한 후천적으로 생겨난다.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어느새 자연스러운 깨달음(?) 같은 것이 바로 패션. 하지만 스스로 깨닫기까지 알게 모르게 많은 선생님 역할을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최신 패션 소식을 가장 전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길은 잡지가 아닐까. 그런데 나이나 스타일에 따라 잡지를 골라 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매달 말이 되면 그 다음 달 잡지가 서점 한 구석을 차지한다. 잡지사는 대부분 매달15일 전 후로 마감을 하고 20일에서 25일 사이 출판 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은품이 좀 괜찮다거나 괜찮은 기사가 있는 잡지는 해당 달이 되기도 전에 품절 현상을 빚게 되는 것. 잡지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 정도는 기본 상식 수준이지만, 한 해 중에 3월과 9월 잡지가 가장 두껍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외국의 유명 패션쇼가 S/S(spring/ summer: 봄/ 여름)와 F/W(fall/ winter: 가을/ 겨울)로 나뉘는 까닭이다. 사계절이지만 두 시즌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3월과 9월은 새로운 패션을 소개하는 달로 자연히 기사양도 많아지고 더불어 해외 패션쇼를 실은 부록도 딸려오게 된다. 이 시기의 잡지는 잡지 질과 양에 비례해 광고의 양도 많아지고 그래서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사은품도 많다. 이런 이유로 잡지 값보다 더 비싼 사은품이 딸려오는, 사은품은 챙기고 잡지는 버리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잡지는 크게 유가(有價)지와 무가(無價)지로 나눌 수 있다. 서점이나 편의점 등을 통해 잡지 구입이 가능하면 유가지, 특정 구입처 없이 백화점, 미장원 같은 장소에 비치해 놓는 것이 무가지다. 살 수 있고 없고의 차이도 있지만 가장 큰 다른 점은 잡지에 실리는 제품군과 인터뷰의 내용. 무가지는 높은 구매력을 가진 연령대와 타깃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잡지에 실리는 제품들의 가격대가 높고 우리가 흔히 '명품'이라 부르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판매 수익이 없기 때문에 광고와 유가화보(브랜드에게 돈을 받고 그 제품만으로 구성한 화보)가 다량으로 실리는 것도 특징이다. 그래서 무가지는 30대나 그이상의 높은 구매력을 가진 잡지라 할 수 있다.
유가지는 그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패션에 초점을 맞춘 잡지이면서 판매 상위를 차지하는 잡지만도 약14종류. 하지만 패션을 다룬다 하더라도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잡지 구분의 가장 첫 단계는 국내 잡지인지 라이선스지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이 잡지의 가장 큰 차이는 잡지에 등장하는 외국발 화보의 유무. 나라와는 다른 유행이나 패션을 볼 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정작 살 수 없는 제품들이 등장하기도 해 장단점이 있다. 잡지를 그대로 따르는 독자라면 국내 잡지가, 패션 그 자체를 즐기는 독자라면 라이선스 잡지가 좋은 선택이다.
또 다른 구분법은 제목에 걸(girl)이 붙었는지 아닌 지다. 일반적으로 '걸(girl)지'라 부르는 이 잡지들은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패션이나 내용도 그 연령대에 맞춰져 있다. 30대 커리어우먼이 선택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말씀. 나이 외에도 유명 스타들을 중심으로 화보가 진행되거나 인터뷰가 주가 되는 잡지를 구분해야 한다. 재미는 더 있겠지만 패션 정보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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