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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돔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최근에 서해 바다낚시를 가서 어름돔을 잡았다.

어름돔은 농어목 하스돔과의 물고기로 연안의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한다. 태평양 서부 (한국 남부, 일본 남부에서 인도네시아), 인도양 (아라비아해 포함)에 서식한다는데, 내가 주로 애용하는 배의 김삼준 선장에 의하면 요즈음 서해바다 낚시는 대체적으로 어족자원이 많이 줄어 고기는 많이 잡히지 않고 어름돔, 볼락 등의 남해에서 잡히는 어종이 간간이 잡힌다고 한다.

작년 여름엔 ‘최고기온이 40도’ 라는 날씨 뉴스가 심심찮게 보였는데, 올 여름도 만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후 전문가들이 ‘2050년 한반도의 모습’을 예상했는데 결과가 충격적이다.

여름에 폭염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이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서 대기가 머금은 수증기가 많아졌고, 이 뜨겁고 습한 공기가 대기 위로 올라가면서 고기압이 강해지면, 낮에는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어 뜨겁고, 밤에는 더운 수증기와 열섬 현상 때문에 열기가 식지 않아 뜨거운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이 상태로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폭염 일수(낮 최고 기온이 33℃를 넘는 날)가 최대 50일로 늘어난다고 한다. 최근 30년간 평균 폭염 일수는 10일 인데 이보다 5배 많아져서 매일같이 폭염이 이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폭염 기간도 7, 8월만이 아니라 5월부터 9월까지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밤 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30일 이상 길어지게 된다.

노약자나 어린이처럼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걱정인데, 2050년이 되면 65세 인구가 많아져 폭염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250명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다. 연평균 기온이 계속 올라 17℃에 이르면 서해에도 차가운 물에 사는 물고기는 구경하기 어렵게 된다.

2050년까지 내다보지 않아도 당장 한반도 바다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기상청이 한반도 바다의 표층 수온을 측정했더니 2010년 이후 7월 평균 수온이 한 해 0.34℃씩 높아졌다고 한다. 수온 관측을 시작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연평균 0.14℃ 수온이 높아졌는데 2배 이상 빨리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서해는 매년 0.54℃씩 수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 폭염도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일사량도 늘어서 바다 온도를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는다면 폭염이 더 독해질 거라는 경고도 나왔다. 겨울철 한파나 폭우, 폭설 등 극한의 기후들도 심해진다. 몸이 아프면 오한, 발열과 함께 여기 저기 아프게 된다. 지구가 병드니 당연한 이치이다.

고전에 보면 소의(小醫)는 질병을 고치는 의사이고, 중의(中醫)는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의사이며, 대의(大醫)는 사회의 병까지 고치는 의사이다.

닥터 노먼 베쑨은 이렇게 바꿔 이야기한다.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이는 소의(小醫),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이는 중의(中醫),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해 그 모두를 고치는 이가 대의(大醫)라고.

비닐 한 장, 종이컵 하나라도 쓰지 않고 아픈 지구를 생각하는 것이 한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대의로 가는 길이 아닐까? 또 내가 좋아하는 낚시를 후대에도 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일이기도 하고. /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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