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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가 전국 산자락에 깃든 맛집을 총정리한 책 <산따라 맛따라>를 펴냈다. <산따라 맛따라>는 박재곤(82) 대표가 1997년부터 20년간 월간 산에 장기 연재한 산자락 맛따라 속 맛집을 정리해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산에 갔다가 만나는 맛집 이야기로 음식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 관한 글이 주를 이룬다.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인정을 베푸는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TV와 SNS에 소개되는 맛집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2018년 5월 첫 주 교보문고 여행 부문 인기도서 1위에 오른 이 책은 전국 각 지역의 주요 산과 맛집을 소개한다. 전북은 모악산, 대둔산, 덕유산, 운장산, 장안산, 마이산, 내장산, 백암산, 선운산, 변산, 강천산 등을 다뤘다. 박 대표는 이 책은 100년 후, 후손들이 우리나라 산자락에는 이런 분, 이런 음식점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군요 하면서 참고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며 손바닥 위에서 빠르고 쉽게 얻어지는 자료와 정보는 쉽게 흘러간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와 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1957년 경북학생산악연맹 창립에 동참한 1세대 산악운동가다. 1960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등산학교인 가야산 산간학교를 개설하기도 했다. 현재 우촌미디어 대표, 전국산촌미락회 상임고문 등을 맡고 있다.
제7회 중산문학상 수상자로 김동수(71) 시인이 선정됐다. 중산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현대건설안전연구소와 엘에이치그린푸드가 후원하는 중산문학상은 문학사회적인 위상, 작품성 등을 기준으로 향토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는 상이다. 2016년부터 수상 대상자를 전북에 거주하는 문인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전북 출신 문인으로 확대했다. 올해 심사는 류희옥허호석 시인이 맡았다. 허호석 시인은 한국 문단의 중진 김동수 시인은 전북에서 향토문학 활성화와 문인 저변 확대를 위해 온글문학회 시 창작 교실을 창설하고 후진을 육성하는 등 다방면에서 심혈을 쏟아왔다며 미당문학회 창립회장으로 한국의 시성(詩聖) 미당 서정주 시인의 문학정신 선양과 문인들의 발표 작품 확대를 위해 문예지 미당문학을 발행하는 등 한국문학 발전에 공헌했다고 평했다. 남원 출신의 김 시인은 1981년 시문학 시 추천으로 등단했다. 현재 백제예술대 명예교수로 미당문학회장, 미당출판사 대표, 온글문학 대표 등을 맡고 있다.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말하는 나무> , 산문집 <누가 사랑을 아는가> 등을 냈다. 시상식은 다음 달 9일 오후 4시 전북문학관 강당에서 열린다.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 30분부터는 열린시낭송회 회원들의 제1회 열린시낭송과 김동수 시인의 시 특강이 진행된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관하는 제5회 신석정문학상에 이향아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집은 2017년에 발행한 <안개 속에서>.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신석정 촛불문학상에는 조경섭 시인의 시 태평동 살구꽃이 뽑혔다. 상금은 500만 원. 신석정문학상은 지난 3년간 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하며, 신석정 촛불문학상은 미발표시를 응모 받아 심사한다. 심사는 문인 김규화, 유자효, 김주완, 이숭원 씨가 맡았다. 김규화 심사위원장은 이향아 시인은 무엇보다 문학의 질이 탁월해야 수상자가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인이라며 그의 작품들은 문학성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시인의 삶이 녹아든 중량감 있는 시는 문학적으로 무한하게 형상화됐다는 평가다. 심사위원들은 한 생애를 오로지 문학을 위해 바치며 시집 21권, 수필집 15권과 많은 문학이론서, 평론집을 발간했다며 무수한 창작 끝에 다듬어진 작품은 기교와 감동, 여운까지 모두 동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오른 이향아 시인은 왕성한 창작 활동은 물론 50여 년간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문학상, 시문학상, 아시아기독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다. 신석정 선생은 내 문학의 멘토라고 밝힌 이 시인은 문학소녀 시절 가장 많이 읽고 외웠던 시가 그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문학의 길에 들어선 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가끔 시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암담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신석정 선생님께서 상을 주셔서 고단위의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 같습니다. 신석정문학상 수상자답게 좋은 시를 쓰겠습니다. 신석정 촛불문학상은 200여 명의 응모자 중 조경섭 시인이 당선됐다. 출품한 다섯 편 모두 작품성이 고르게 우수했지만 당선작 태평동 살구꽃은 시의 방향성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조 시인은 농원 운영을 하면서 시를 쓴다. 농민신문 신춘문예, 기독신춘문예에 당선됐고 김만중문학상, 거제문학상을 받았다. 어떤 오욕에서도 민족정신과 시 정신을 지키고 세우신 석정 시인의 문학상을 받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한 조 시인. 그는 이어 사유와 현실 사이에서 시를 써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곤 했다며 사색과 고뇌의 궤적에서 시 짓는 일이 집착으로 변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힘을 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석정문학제와 함께 10월 13일 오후 2시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린다.
소가 에미시는 섭정으로 왜국을 통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조오메이왕을 옹립한 것도 소가였으니 왕을 압도하는 세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그 배후는 백제방의 왕자 부여풍이다. 부여풍은 의자왕의 동생으로 왜국에 건너간지 10년이 넘는다. 백제에서는 백제방을 통해 오경박사, 역박사(易博士), 력박사(曆博士), 채약사(採藥士), 악인(樂人) 등을 왜국에 보냈는데 모두 22부사에 소속된 관리들로 왜국에 백제 문화를 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소가 에미시의 조상은 1백년 전 백제에서 건너온 목협만치(木?滿致)로 나중에 이름을 소가만치(蘇賀滿致)로 바꾸었으나 백제인이다. 그 후 소가 가문은 왜왕가와의 혼인으로 왜왕의 외조부가 되었다가 장인이 되는 등 끊임없이 권력의 중심부를 차지했다. 지금도 조오메이왕에게도 소가는 누이를 보내어 비로 만들고는 섭정 노릇을 한다. 다시 성충이 말을 이었다. 소가의 욕심이 지나쳐. 겉으로는 풍왕자께 순종하는 것 같지만 당의 밀사를 만나 군자금을 받았다는 소문도 있어. 성충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대륙이 전란에 싸이고 신라가 백제와 합병되는 이 시기를 노리고 있는 것 같네. 1백여 년 간 제 세력을 늘려왔으니 그런 욕심을 낼 만도 하지. 수단이 뛰어난 인물이야. 흥수가 거들었다. 김춘추보다 더 월등한 인물이니까 조심하게. 저한테 벅찬 인물이 아닙니까? 계백이 묻자 성충과 흥수가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때 흥수는 입을 다물었지만 나이가 위인 성충이 계백을 보았다. 이보게, 은솔. 예, 대좌평 대감. 내가 나이 50이 넘으면서 느낀 점이 있네. 예, 듣겠습니다. 지금 백제, 고구려, 신라, 왜, 당, 이 5국(國) 중에서 누가 천하의 패권을 쥐게 될 것 같은가? 백제올시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대백제(大百濟)는 대륙에 22개의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데다 이제 곧 신라를 병합하게 될 것이오. 그리고 동쪽의 왜국을 오래전부터 속국으로 삼아 백제계인 왕과 대신들이 왜국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백제방으로 왜국 왕실과 함께 통치를 하고 있는 실정 아닙니까? 백제가 가장 유력합니다. 그렇지. 다 그렇게 믿네.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인 성충이 길게 숨을 쉬었다. 이보게, 은솔. 예, 대감. 난세에는 어느 한 사건이 대세를 흔들 수가 있다네. 흥수와 눈을 맞춘 성충이 말을 이었다. 혼란한 시기일수록 그 가능성이 많다네. 태원유수 이연이 당 태조가 되리라고 누가 예측했겠는가? 그놈 아들 이세민의 지모가 출중했기 때문이라고? 아닐세. 그때 흥수가 말을 받았다. 시(時)와 운(運)이 맞았기 때문이지. 어깨를 부풀린 흥수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대왕께 시(時)와 운(運)을 갖다 드려야 하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연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그때 성충이 말을 잇는다. 작은 사건들을 인연으로 이어줘야 하네. 그래야 우리 대왕이 운을 잡으시네. 그러자 계백이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렸다. 대감들은 충신이시오, 따르겠습니다.
의자왕이 계백을 불렀을 때는 오후 미시(2시) 무렵이다. 신라에 갔던 대장군 협려가 기마군을 이끌고 회군해온다는 기별이 온 후다. 그동안 신라의 정변은 수시로 전령이 달려와 보고를 한 터라 백제 조정은 그다지 동요하지 않았다. 대신들과 상의한 의자는 김춘추, 비담간의 추잡한 왕좌 다툼에 끼어들지 않고 비담의 약속을 믿기로 한 것이다. 의자가 단하에 엎드린 계백에게 말했다. 은솔, 너 왜국에 다녀오도록 해라. 갑작스런 명이었지만 계백이 잠자코 허리를 굽혔다가 폈다. 따르겠다는 표시다. 의자가 말을 이었다. 백제방 방주 풍왕자가 사신을 보내왔다. 근래에 신라 첩자들이 수시로 아스카에 들락인다는 것이다. 의자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김춘추가 보낸 놈들일 것이다. 놈들은 반(反) 백제계 고관들을 접촉해서 왜국과 백제간의 불화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또 김춘추다. 계백이 입을 열었다. 김춘추가 왜국에 갔다는 소문이 있지 않습니까? 김춘추를 만나면 베어 죽일까요? 김춘추는 신라 땅에 숨어 있을 것이야. 여왕을 죽이는 대공사를 지휘했을 것이다. 김유신 따위는 그런 일을 결정할 수 없다. 의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국은 우리 백제가 공을 들여 세워놓은 속국이다. 대백제와 왜국은 일심동체인 것이다. 네가 가서 풍왕자를 도와 신라 첩자단을 소탕하라. 예, 대왕. 구드레 포구에 전선(戰船) 3척을 준비해줄테니 네가 지휘하는 기마군단에서 3백명만 추려가도록 해라. 예, 대왕. 닷새 안에 떠나도록 해라. 자르듯 말한 의자가 용상에서 일어나 대왕청을 나갔을 때 계백 옆으로 대좌평 겸 병관좌평 성충과 내신좌평 흥수가 다가왔다. 은솔, 저쪽으로 가세. 흥수가 먼저 앞장을 서서 옆쪽 접견실로 다가가며 말했다. 곧 접견실에 셋이 둘러앉았을 때 성충이 말했다. 혼란한 시기야. 고구려에 패퇴한 당이 잠깐 주춤하고 있지만 전운은 아직 꺼지지 않았어. 계백이 머리만 끄덕였고 흥수가 말을 이었다. 신라 내부가 분열되어 김춘추가 왕을 죽이고 비담과 왕권을 차지하려는 전쟁을 하고 있지만 당은 신라가 망하도록 놔두지 않을 거네. 그렇다. 안시성 싸움에서 당황제 이세민은 계백의 화살에 맞아 애꾸가 되었지만 아직도 건재했다. 만일 신라가 백제와 합병이 되거나 멸망한다면 당은 등에 칼을 맞게 될 것이다. 성충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받았다. 중원에서는 항상 변방의 적들을 서로 싸우게 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수단으로 왕국의 안녕을 도모해왔는데 신라가 망해버리면 등에는 백제와 고구려뿐이니까. 대감,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대왕께서는 신라 첩자단을 소탕하라고만 하셨는데 자세한 지시를 내려주시오. 계백이 말하자 성충과 흥수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웃었다. 그러더니 흥수가 말을 이었다. 소가 대신이 요즘 왜국 조정에서 전횡하고 있네. 왜왕과 백제방 방주 풍왕자의 권위를 무너뜨릴 기세야. 그때 성충이 말을 받는다. 소가가 당의 지원을 받는 것 같아. 신라 첩자단과 함께 소가를 제거하게.
무엇이? 놀란 김유신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백제군이 뒤로 물러난다고? 예, 일제히 뒤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장군 품석이 보고했다. 그는 반월성 앞까지 진출했다가 비담군이 쏜 화살에 어깨를 맞았다. 그래서 어깨를 헝겊으로 동여매었지만 피투성이다. 비담군의 역선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후 미시(2시)경, 김유신은 반월성 앞 3리 거리에서 전군(全軍)을 지휘하고 있던 참이다. 말에 올라 언제 어디라도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던 중에 보고를 받은 것이다. 으음. 김유신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백제군의 배신인가? 둘러선 장수들은 거들지 않았다. 그것은 김유신의 지나친 발언이다. 백제군이 갑자기 뒤로 물러선다고 배신한 것은 아니다. 간간히 반월성에서 내지르는 비담군의 외침이 이곳까지 들려왔다. 수백명이 함께 맞춰 지르는 터라 내용이 선명하게 들린다. 이제 이쪽 신라군은 모두 들었다. 그때 옆으로 전령이 달려왔다. 대장군, 백제군 장수가 왔습니다. 소리친 전령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주위 장수들이 일제히 전령의 뒤쪽을 보았다. 백제군 장수가 10여기의 기마군을 이끌고 달려왔다. 부장(副將)급이다. 김유신 앞 대여섯보 앞에서 말을 세운 장수가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소리쳐 말했다. 백제군 부장(副將) 나솔 목기반이 대장군의 말씀을 신라 대장군께 전하오! 목기반은 건장한 체격의 30대 솔품 관등이다. 김유신이 직접 말을 받았다. 말하게. 백제군은 신라 여왕이 모호하게 암살당한 의혹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이번 전쟁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하시오! 그렇다면 저놈들의 거짓말을 믿는단 말인가? 김유신이 목청을 높였을 때 목기반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상대등 비담은 사신을 보내어 결백을 주장했고 그 증거로 이번에 백제군이 물러나 주면 비담군이 신라를 통일한 후에 백제와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김유신이 숨만 쉬었고 목기반의 목소리가 황야에 울려 퍼졌다. 비담은 약속의 표시로 아들 연청, 연석 두 형제를 백제군에게 인질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 또한 비담은 김춘추공이 왜국에 가지 않고 지금 이 근처에 숨어서 여왕을 암살하고 승만공주를 여왕으로 내세우려고 한다는 것이오! 으음. 김유신이 신음을 뱉었을 때 목기반이 말고삐를 쥐면서 입술 끝을 비틀고 웃었다. 우리는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지만 만일 그렇게 된다면 신라는 이 대륙의 끝쪽 작은 땅덩이에서 더이상 뻗어 나가지 못하고 천년을 보내게 되시리라. 김춘추공의 계략이 뛰어나지만 우물안 개구리의 간계일 뿐이오! 무, 무엇이! 김유신이 소리쳤지만 곧 목이 메었다. 그때 목기반이 말고삐를 채면서 소리쳐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오! 곧 목기반과 함께 백제 기마군이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졌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비담군의 외침이 뚜렷하게 울렸다. 김춘추가 여왕을 암살했다! 이쪽에서도 함성을 질렀지만 억지로 짜낸 외침이다. 김유신은 이를 악물었다.
화랑 서청입니다. 진막 안으로 들어선 장수가 한쪽 무릎을 꿇고 협려에게 소리쳐 말했다. 신라 상대등 겸 대장군 비담의 명을 받고 백제 대장군을 뵈러 왔습니다. 목소리가 진막 안을 울렸다. 둘러선 백제군 장수들이 쏘는 것 같은 시선을 주고 있다. 밖에서는 기마군의 말굽소리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고 포차가 바위를 떨어뜨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협려가 지그시 화랑을 보았다. 젊다. 기백이 살아있다. 적이라도 이런 장수를 보면 피가 끓고 동지애를 느끼게 된다. 용사에 대한 경의다. 비담의 전갈을 가져왔느냐? 말하라. 협려가 말하자 화랑 서청이 똑바로 시선을 주었다. 상대등께서는 매복군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상대등 비담은 지금까지 간계를 써 본 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서청의 목소리가 진막을 울렸다. 김춘추의 간계올시다. 김춘추는 여왕전하의 백제, 신라의 합병을 무산시키려고 여왕을 암살했습니다. 모두 숨을 죽였고 서청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왕전하가 암살되었으니 김춘추는 성골로 마지막 남은 승만공주를 여왕으로 추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백제군과 함께 우리를 격퇴시키겠지요. 협려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아직 입을 열지는 않는다. 실로 교활한 계략이며 주변의 모든 이들을 배신하는 악행입니다. 김춘추는 승만공주를 왕위에 올려놓고 뒤에서 조종하면서 결국 백제와의 연합도 무산시킬 것입니다. . 그리고는 때를 기다렸다가 새 여왕을 밀어내고 거침없이 신라 왕위에 오르게 되겠지요. . 상대등께서는 이번에 백제군이 물러나주시면 신라와 백제 연합을 정직하게 추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김춘추가 왕이 되면 제 딸과 사위를 백제군에게 살해당한 원한을 품은 채 합병을 추진할 위인이 아니라는 것도 말씀하셨습니다. 으음. 마침내 협려의 입에서 신음이 울렸다. 참으로 어지러운 당국이다. 협려가 뱉듯이 말하자 서청은 이를 악문 채 숨을 죽였다. 너, 이름이 서청이라고 했느냐? 협려가 묻자 서청이 시선을 들었다. 예, 대장군. 우리 백제는 일찍부터 대륙으로 진출하여 담로를 두었고 배를 띄워 수만리 밖의 왕국들과 교역을 해왔다. . 고구려 또한 중원을 압박하여 수를 멸망시키고 당을 패퇴시키며 수만 리 영토를 보유한 대국(大國)이다. 협려의 목소리에 열기가 띄워졌다. 그런데 너희는 좁은 땅 안에서 서로 이간질이나 하고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으니 너 같은 화랑의 기상이 견딜 수 있겠느냐? 서청의 시선이 내려졌고 얼굴은 상기되었다. 그때 협려가 옆에 선 연자신에게 말했다. 북을 쳐라. 본진을 30리 밖 뒤쪽으로 물린다! 협려의 시선이 서청에게 옮겨졌다. 네 말대로 여왕 전하가 피살된 상황에 내가 백제군을 이끌고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백제군은 곧 귀국할 것이니 상대등께 그렇게 전해라! 서청의 눈에 눈물이 고여졌다.
대장군 협려는 반월성에서 2리(1㎞)쯤 떨어진 야산으로 본진을 옮겼다. 그래서 성벽 위에 선 신라군의 모습도 다 보인다. 함성이 계속 울리고 있었는데 비담군이 목청을 높여 외치고 있다. 수십명이 일제히 외치는 터라 드문드문 내용이 들린다. 무슨 말인지 알아보고 오너라. 마침내 협려가 장수 하나에게 일렀다. 저놈들이 싸우지도 않고 욕을 해대는 게 아닌가? 장수가 서둘러 야산을 내려갔을 때 부장 연자신이 말했다. 성을 굳게 지키고 있으면 쉽게 함락되지 않겠습니다. 유인해서 끌어내야 합니다. 김유신이 포차로 성벽을 무너뜨리면 되지 않겠는가? 공성 무기는 김유신군이 갖고 있는 것이다. 백제군은 기마군이다. 연자신이 쓴웃음을 지었다. 김유신군은 사기도 낮은 데다 장비도 허술합니다. 이번에 여왕이 피살되어서 겨우 분기가 일어난 상황입니다. 그것 참. 협려가 혀를 찼다. 황룡사 앞쪽은 신라군 영내인 것이다. 그곳까지 비담군이 침투해 와서 여왕을 기습하다니, 방비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때 심부름을 보냈던 장수가 서둘러 다가왔다. 대장군, 신라군들이 성벽에서 입을 모아 외치고 있습니다. 뭐라고 욕을 하느냐? 욕이 아닙니다. 얼굴의 땀을 손바닥으로 씻은 장수가 숨을 고르면서 협려를 보았다. 여왕은 김춘추가 죽였다고 합니다. 무엇이? 백제와의 합병을 무산시키려고 김춘추가 여왕을 암살했다는 것입니다. 주위가 조용해졌고 장수의 목소리가 이어 울렸다. 비담은 화랑의 명예를 걸고 그런 간계는 부리지 않았다고 맹세를 합니다. 김춘추와 김유신이 그런 성품이라는 것을 신라인이 모두 안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가. 반쯤 입을 벌린 비담이 옆에 선 연자신을 보았다. 이 상황에서 김춘추, 김유신이 여왕을 죽이다니, 그럴 수가 있나? 그때 장수가 서둘러 말했다. 김춘추는 왜국에 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숨어서 김유신과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놈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혼란에 빠뜨리려는 수작이군. 비담이 쓴웃음을 짓고 말했을 때 연자신이 머리를 기울였다. 대장군, 그 말도 조금 일리가 있습니다. 김춘추가 갑자기 왜국에 간 것도 그렇고 여왕이 아군의 진영 깊숙이 들어온 매복군에게 당하다니요? 그건 그렇지만. 황룡사 앞 산기슭까지 오려면 경비 진지를 6개나 지나야 하는데 여왕 경비대를 몰살시킬 정도면 수백명은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더구나 그놈들은 시체 한 구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수십명은 사상자가 났을 것 아닙니까? 글쎄, 그렇게까지. 김춘추 그 자는 신라왕에 목숨을 건 위인입니다. 김유신은 김춘추가 없으면 당장에 적이 떨어질 위인이구요. 백제와의 합병을 반길 위인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그때 장수 하나가 다가와 소리쳐 보고했다. 대장군, 백기를 든 신라군 하나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잡아올까요?
제24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이 회원들의 깊은 관심과 성원 속에서 열렸다.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가 주최해 지난 6일 전북문학관 문예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열린시문학상 수상자인 김금남 시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한 시문학의 길을 있는 힘을 다해 헤쳐 나가야 할 사람이다며 일찍이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류희옥 전북문인협회 회장의 축사와 송희 시인의 심사평도 이어졌다. 송희 시인은 김금남 시인의 동시집 <별들이 피난 갔어요>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순수한 서정미를 간결하게 묘사했다며 나이를 잊은 여류 시인의 여성적 모성과 사랑이 언어 감각으로 승화돼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박상재 동화작가의 <살구꽃 필 무렵>(나한기획)은 분단의 아픔, 통일에 대한 바람을 담은 동화책이다.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북한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면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박 작가는 사랑하는 가족과 갑작스레 이별하게 된다면 그 아픔은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클 것이다며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 갈등, 상처, 그리고 죽음까지, 그 고통을 안으며 지금까지 살아오신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625전쟁의 상처는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살구꽃 필 무렵>은 625전쟁으로 남편과 헤어진 상구 엄마와 아들 상구의 이야기다. 산기슭 속 살구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파란 지붕 아래, 상구가 태어났다. 그러나 625 전쟁이 터지자 상구 아빠는 갓난쟁이를 두고 전쟁터로 간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만을 남긴 채 떠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상구엄마,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상구. 이들에게 지나간 세월은 아픈 기억과 상처로만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 어느새 백발 할머니가 된 상구엄마에게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어 왔다. 남편이 자신을 찾는다는 것.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상구엄마의 눈물과 몇 십년 만의 가족 상봉을 통해 진정한 가족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양세륜 동양화가가 삽화를 그려 몰입을 더했다. 박 작가는 최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면서 더 이상 아픔과 상처가 깊어져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며 하루빨리 통일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재 동화작가는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소리꾼 장사익은 하얗고 순박한 찔레꽃의 향기가 너무 슬퍼서 목놓아 울었다고 노래했다. 신조영 원광대 명예교수의 산문집 <찔레꽃 덤불>에는 장사익의 노랫가락이 묻어난다.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럽다. 이 책은 신 명예교수가 지나온 삶을 반추하는 일화와 단상을 모아놓은 자전적인 산문집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어린 시절의 추억담과 개인적인 일상사, 한의학적인 건강 처방, 가족사와 연관된 회고담이 주를 이룬다. 내밀한 개인사에 대한 고백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아버지의 전력(前歷), 맏형의 월북, 비전향 장기수인 집안 형님의 수형생활 등은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가 집안의 장남 역할을 수행하게 된 원인이었다. 아버지의 강요도, 집안의 부추김도 없었으나 그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와 인내를 길렀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새벽 3시까지 취침하지 않기로 스스로 결심한 일화 등이 대표적이다. 글과 함께 사진을 배치했는데 지운 김철수 선생 등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인물들의 자료가 눈길을 끈다. 신석정 시인의 장조카이기도 한 신 명예교수는 1964년부터 쓴 글을 모으다 보니 시의성이나 현실성이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글을 쓴 연도가 필요한 경우에는 밝혔다며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신조영 명예교수는 부안 출신으로 서울시립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백산중고에서 교직에 잠시 몸담았다. 4대째 가업을 잇기 위해 경희대 한의학과에 새로 입학해 한의사가 됐다. 원광대 한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8년 정년 퇴임했다. 현재 다생한방병원 원장으로 있다.
군산대 국문학과 최동현 교수가 등단 33년 만에 첫 시집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그대여>를 펴냈다. 이 책에는 시 66편이 수록돼 있다. 1부 언 강을 건너며, 2부 민둥산 너머, 3부 모진 그리움, 4부 봄이 온다 등 각 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시대와 역사의 겨울 속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기다림의 순간을 모진 그리움이라고 표현하는 그에게 이번 시집은 봄에 대한 혹독한 고백과도 같다. 최 교수에게도 시가 삶의 전부일 때가 있었다. 그런 시를 오래 가까이하지 못하고 살았다. 시인보다 판소리에서 북을 치는 고수나 연구실에서 판소리를 연구하는 국문학자로 활동해왔다. 30여 년 동안 시를 품고 살아온 그는 여느 시인이라면 여러 권의 시집을 냈을 세월을 보내고 겨우겨우 시집 한 권을 묶어 보았으나, 알갱이보다는 쭉정이가 더 많다며 그래도 이제는 시 안 쓰는 시인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은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시인은 장수 오지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젊은 시절부터 만경강과 김제평야, 익산과 군산의 어디쯤에서 겪었던 삶의 일상들을 몇 개의 소제목으로 묶었다. 민화를 주제로 한 연작시, 젊은 교사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감정을 다룬 어전리 연작시 등이다. 또 만경강, 들, 논 연작시는 농경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계절의 순환이 나타나는 데 그 이면에는 늘 어둠, 아픔이 놓여 있다. 그리고 시인은 재회를 이야기한다. 시간을 거슬러 가는 그의 문학적 회귀는 그 시절을 지금 이곳에 다시 살려내기 위함이다. 김만수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에서 이름 모를 풀들이 무섭게 피어오르는 봄의 시절을 거쳐 가난한 식솔들과 이웃들이 악착스럽게 살아가는 여름의 모습 그리고 모든 것이 서서히 익어가는 가을과 겨울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며 그러한 계절의 순환이 결국 한 개인의 일생이자 우리 사회의 역사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순창 출신인 최 교수는 전북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5년 동인지 남민시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전북작가회의와 전북민예총 회장을 지냈다.
와앗! 함성이 울리면서 땅이 흔들렸다. 수만필의 말이 달리면서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것이다. 적이 양쪽에서 옵니다! 청으로 달려들어온 장수 하나가 소리쳤다. 비담과 염종 등은 아직도 청에 모여 있던 참이다. 백제군, 김유신군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기마군만 3만 이상입니다! 결전을 하자는 말인가? 비담이 잇사이로 말하더니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오냐, 내가 여왕이 한풀이를 해주리라. 대감. 따라 일어선 염종이 비담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놈들의 계략에 말려들지 마십시오. 지금 김유신군은 여왕의 복수를 하겠다고 분기가 충천한 상태일 것이오. 그러면 성 안에서 막고만 있으란 말인가? 비담이 버럭 소리쳤을 때 장수 하나가 다시 뛰어들었다. 양쪽으로 다가왔는데 왼쪽이 백제군, 오른쪽이 김유신군입니다! 모두 4만 가량이오! 함성이 더 가까워졌고 땅울림이 더 커졌다. 염종이 말을 이었다. 대감, 성벽에 소리꾼들을 세워 먼저 김춘추, 김유신이 여왕을 죽였다고 적진을 향해 소리치게 합시다. 놈들이 그 말을 믿을까? 김춘추가 왕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지 않습니까? 김춘추가 백제 지원군을 반기면서도 거북해 한다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오. 그렇지.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을 때 장수들이 동조했다. 백제군도 그 소리를 들으면 의심을 할 것이오. 우리가 손해 볼 것이 없다. 결단이 빠른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다. 목소리가 큰 소리꾼을 수백명 모아서 이쪽 저쪽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도록 해라. 김춘추가 왕위를 노리고 여왕을 죽여 백제와의 합병을 무산시킬 작정이라고 해라. 서두르겠소. 염종이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장수들이 따라 나갔을 때 비담이 한숨과 함께 말했다. 이렇게 신라는 망하는가? 대감, 백제군이 의심을 하면 김유신군만으로는 우리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장수 하나가 비담에게 말했다. 백제군 대장군 협려에게 우리는 매복군을 보내지 않았다는 밀사를 보내도록 하시지요. 누가 가겠느냐? 제가 가겠습니다. 화랑 서청이 나섰다. 스물세살로 대장군 서독의 아들이다. 서청이 말을 이었다. 제가 백기를 들고 백제군 진영으로 달려가지요. 장하다. 비담이 허리에 찬 칼을 풀어 서청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누명을 쓰고 당하는 것이 모욕이다.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 더 큰 수치다. 나, 비담이 여왕을 암살하는 따위의 수작을 부리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오너라. 예, 대감. 눈을 부릅 뜬 서청이 비담을 보았다. 제가 대감의 결백에 목숨을 걸지요. 그것이 화랑의 본분이기도 합니다. 신라군은 김춘추 같은 위인의 노리개가 아니올시다.
익산 마한교육문화회관(관장 고광록)에서 황석영 소설가를 초청해 평화와 통일로 가는 독서열차 토크쇼를 연다. 13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리는 행사는 황 소설가와 신귀백 영화평론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황 작가는 <해질 무렵>, <장길산>, <개밥바라기별>, <수인> 등을 집필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물론 치열했던 젊은 시절, 방북과 망명투옥으로 이어진 험난했던 삶을 대화로 풀어낸다. 신귀백 평론가는 황 작가는떨리는 몸이, 흘러내리는 눈물이 말해주는 게 바로 역사라고 했다며 최근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평화, 통일에 관해 누구보다 생생하고 깊이 있게 들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올라와 색소폰 공연, 관객과의 대화를 더해 학생 및 학부모, 지역주민 누구든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신청은 마한교육문화회관 홈페이지(http://lib.jbe.go.kr/mec) 또는 전화(063-840-7231).
비담이 눈을 치켜뜨고 앞에 선 화랑 석기수를 보았다. 정말이냐? 예, 대감,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여왕이 죽었어? 예, 우리가 매복한 군사들에게 피살당했다는 것입니다. 황룡사 앞에서 말이냐? 예, 대감. 비담이 입을 반쯤 벌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전 묘시(6시)무렵, 반월성의 청에는 10여명의 장수가 모여 있었는데 모두 서둘러 왔기 때문에 갑옷도 제대로 입지 않았다. 그때 대장군이며 비담의 오른팔인 염종이 말했다. 대감,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것은 김유신, 김춘추의 간계요. 글쎄, 간계라도 그렇지. 여왕이 죽었다지 않는가? 그런 헛소문을 뿌려서 군사들이 사기를 높인다는 말인가? 여왕을 우리가 죽였다는 소문을 내면 김유신군은 악에 받쳐 덤빌 것입니다. 백제 지원군까지 온 마당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김유신의 간계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때 잡찬 김홍무가 나섰다. 김춘추 또한 능히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위인입니다. 그런 소문 말인가? 아니오. 김홍무가 머리를 저었다. 김홍무 또한 진골 왕족이다. 거기에다 김춘추가 압독주 도독이었을 때 3년 동안 부장(副將)으로 측근에서 머물었기 때문에 성품을 안다. 김홍무가 말을 이었다. 여왕을 죽이고 우리가 죽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김춘추는 능히 그럴만한 위인입니다. 아니, 그럼 그래놓고 백제군의 힘을 빌려 왕위에 오른단 말인가? 아닙니다. 김홍무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비담을 보았다. 그러면 제 소행이 탄로가 날 가능성이 크니 이번에는 왕위에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허, 답답하구나. 비담이 버럭 소리쳤다. 그래서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왕위에 오를 성골이 누가 남았습니까? 김홍무가 되묻자 비담이 눈을 치켜떴다. 누구냐? 말하라. 승만이 있습니다. 그순간 청 안에 물벼락이 떨어진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렇다. 이 세상에 세명의 성골(聖骨)왕족이 남았다. 하나가 여왕 덕만이요. 두번째가 여왕의 동생이며 의자왕의 모친인 선화공주,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여왕의 사촌동생 승만(勝曼)이다. 승만은 덕담의 부친 진평왕의 동생 딸인 것이다. 그, 승만을 다시 여왕으로? 비담이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을 때 김홍무가 긴 숨을 뱉고 나서 말했다. 제가 김춘추의 마음이 되어서 생각을 해본 것입니다. 여왕 덕만이 백제군을 끌어들여 백제와의 합병이 목전에 닿았으니 김춘추는 이 기회에 여왕과 대감까지 제거하는 음모를 꾸몄을 것입니다. 모두 숨을 죽였다. 김홍무도 지략과 용병술에 뛰어난 무장이다. 김홍무의 말이 이어졌다. 김춘추는 일단 승만을 여왕으로 삼은 후에 백제군을 위무하고 돌려보내고 나서 신라왕이 되려고 할 것입니다. 쓴웃음을 지은 비담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내가 백제, 김유신군을 전멸시키면 달라진다.
무엇이? 자리를 차고 일어선 협려가 앞에 선 전령을 노려보았다. 여왕 전하가? 예, 황룡사 앞 산기슭에서. 전하를 확인했느냐? 예. 달려온 전령이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가쁜 숨을 뱉으면서 전령이 말을 잇는다. 여왕 전하의 시신을 황룡사로 모시고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축시(오전 2시) 무렵, 백제군 본진이 위치한 대성벌로 달려온 전령이 여왕 덕만의 죽음을 보고했다. 그때 말발굽 소리가 어지럽게 울리더니 곧 백제 대장군의 진막 안으로 신라군 전령이 들어섰다. 불빛에 비친 신라군 전령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있다. 백제 대장군께 말씀드리오! 협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신라 전령이 소리쳤다. 그때 진막 안의 모든 장수가 전령을 둘러쌌다. 협려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말하라. 황룡사 앞 산기슭에서 여왕 전하께서 매복하고 있던 비담군의 기습을 받고 돌아가셨습니다. 네가 보았느냐? 제가 시신을 황룡사에 모시고 달려온 길입니다! 소매로 눈물을 닦은 전령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협려를 보았다. 여왕 전하께서는 칼에 가슴을 찔려 돌아가셨습니다. 함께 돌아갔던 이찬과 위사장은 어떻게 되었느냐? 모두 전멸했습니다! 너는 누구냐? 황룡사에 있던 위사부장 김기정입니다! 두 손으로 땅바닥을 짚은 김기정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었다. 대장군! 이 원수를 갚아 주십시오! 그때 진막 출입구에 서있던 장수 하나가 소리쳤다. 대장군, 김유신 대장군이 오시오! 협려가 머리를 들었을 때 김유신이 10여명의 장수를 거느리고 서둘러 진막으로 들어섰다. 김유신의 본진에서 주연을 마치고 헤어진 지 두시진 만이다. 협려에게 다가온 김유신의 두 눈도 충혈되어 있다. 대장군, 여왕 전하께서 비담군의 기습을 받고 돌아가셨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김유신이 협려를 보았다. 내일 아침에 비담군을 칠 것이오. 백제군과 양쪽에서 협공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소. 좋습니다. 백제군이 좌측을 맡지요. 그때 김유신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협려를 보았다. 여왕 전하께서 비담에게 살해되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이를 갈아붙이고 있습니다. 모두 일당백이 될 것이오. 아침 진시(8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화살을 신호로 좌우에서 협공하도록 합시다. 알겠소. 퇴로는 우측 장막산성 골짜기를 틔워 놓겠소. 협려가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 김유신의 용병술에 감탄한 것이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한테 덤비는 법이다. 더구나 비담군은 막강한 전력이다. 수세에 몰렸다고 뒤까지 막으면 죽기를 각오하고 역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전세가 뒤집힐 수도 있다. 그때 몸을 돌리던 김유신이 충혈된 눈으로 협려를 보았다. 비담군을 격멸시키고 나서 전하의 장례를 치르도록 하겠소.
2018 전주독서대전의 문학정신을 전시로 느껴보자.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내 한벽문화관완판본문화관 일대에서 독서대전이 열리는 가운데 문화시설과 거리 곳곳에서 기획전이 이어진다. △야외 기획전 전주를 그리다(14일~16일 한벽문화관 외벽과 거리 등) 전주의 역사문화 콘텐츠가 담긴 문학 작품, 전주의 문학상 혼불문학상 수상작과 독후감, 작고작가전 전주 출신 소설가 이정환 등 세 가지 주제가 전시된다. 전주가 담긴 문학 작품은 전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콘텐츠를 비중있게 다룬 시, 소설, 희곡, 수필 20편을 소개하는 형태다. 태조어진과 어진화사를 소재로 한 서철원의 장편소설 <왕의 초상>, 전주의 1987년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형의 시집 <다시 푸른 겨울>, 정여립을 앞세운 홍석영의 장편소설 <소설 정여립> 등이다. 신영복, 최명희, 박경리, 양귀자, 이병천, 이병초, 박성우 등의 작품 속 전주도 찾아본다. 다양한 문학상 수상작을 전시하는 전주의 문학상은 올해 혼불문학상과 혼불 독후감대회에 주목했다. 전주 출신 이정환(19301984) 소설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보는 전시도 있다. 기획전시를 총괄한 최기우 극작가는 전주는 한국 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튼실한 바탕이라며 전주독서대전에서 도시 전주가 가진 힘을 확인하고, 우리 사회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건강한 독자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전 책 깎는 소년 완판본에서 놀다(14일~30일 완판본문화관) 완판본문화관에서는 전주의 기록 문화를 이야기하는 전시 책 깎는 소년, 완판본에서 놀다를 기획했다. 완판본을 주제로 한 동화이자 2018 전주의 책으로 선정된 장은영 작가의 <책 깎는 소년> 줄거리를 바탕으로 준비했다. 각수(목판에 글자와 그림을 새기는 사람)가 되고 싶은 소년 봉운을 따라 완판본 제작과정이 나온다. 전주는 목판을 통해 기억과 기록을 담아내고 왕성한 출판문화를 이뤄냈던 곳이다. 조선시대 전주에서 찍은 책들은 전국으로 보급되면서 출판문화의 꽃을 피웠다. 목판을 깎아 책판을 만드는 각수, 한지를 만드는 사람, 책을 엮어 사고파는 서포(書鋪)의 주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피워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장 전주다운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완판본이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은 각수인 저와 장은영 작가는 완판본으로 엮였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완판본을 기록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펼쳐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전시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박지윤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동화 속 삽화가 설명의 재미를 더한다. 저자인 장은영 작가가 전시를 소개하는 북 큐레이션도 놓칠 수 없다.
이놈들! 신라 장수라면 떳떳하게 나서라! 내가 여왕이다! 여왕이 다시 소리쳤을 때 주위의 소음이 줄어들었다. 습격자들이 주춤한 것이다. 그때 김석필이 소리쳤다. 이놈들! 역적으로 몰려 9족이 몰살당하고 싶으냐! 칼을 버리고 귀순하면 오히려 충신으로 대우하겠다! 여왕 전하께서 윤허하실 것이다! 그때였다. 어둠속에서 나타난 괴한 하나가 김석필에게 칼을 후려쳤다. 김석필이 칼을 들어 막았지만 힘에 밀렸다. 찰캉! 다시 한 번 칼날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서 김석필이 비틀거렸을 때 사내의 칼날이 날았다. 으악! 어깨에서 옆구리까지 비스듬히 베어진 김석필이 처절한 비명을 질렀을 때 다시 함성이 울렸다. 이제는 살육이다. 전하! 막혔습니다! 칼을 쥔 위사장 요찬이 이 사이로 말했다. 가마를 등지고 선 여왕의 앞에 서서 요찬이 울부짖듯 말했다. 마마, 이놈들은 비담의 무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함성과 칼날 부딪치는 소리가 지척에서 울렸고 어둠 속에 습격자의 움직임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쪽도 여왕의 친위 위사들이다. 20여명 밖에 안 되었지만 그 몇 배나 되는 습격자를 맞아 분전하고 있다. 가마 주위를 둘러싸고 다가오는 습격자들을 막는 것이다. 에익! 마침 빈틈을 파고 들어온 습격자의 가슴을 장검으로 깊게 쑤신 요찬이 발로 몸통을 밀면서 칼을 뽑았다. 가슴을 찔린 습격자가 낮은 신음만 뱉은 채 발 밑으로 쓰러졌다. 그때 요찬이 쓰러진 습격자가 덮어 쓴 복면을 뜯어내듯이 벗겼다. 얼굴을 보려는 것이다. 깊은 밤, 불도 없었지만 별빛이 선명했다. 아앗! 사내의 얼굴이 드러난 순간 요찬이 외침을 뱉었다. 전하! 이놈이. 요찬이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고 여왕이 머리를 돌려 죽은 사내의 얼굴을 보았다. 별빛을 받은 사내의 얼굴이 희다. 그리고 낯이 익다. 그때 요찬이 소리쳤다. 이찬 김춘추의 측근인 장군 김정복이요! 으음, 이놈들. 여왕이 가마에 등을 붙이고는 신음했다. 에익! 요찬이 다시 덮쳐온 습격자 둘을 맞아 맹렬한 기세로 칼을 후려쳤다. 여왕이 눈을 치켜뜨고 밤하늘을 보았다. 이제 알았다! 이놈! 김춘추! 여왕 덕만(德曼)의 목소리가 밤하늘에 날카롭게 솟아올랐다. 역적 김춘추! 네 짓이었구나! 에익! 습격자 하나를 벤 요찬이 칼을 치켜들기 전에 다른 습격자의 칼날이 허리를 베고 지나갔다. 으윽! 요찬의 신음에 이어서 여왕의 외침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더 크다. 역적 김춘추! 네가 백제와의 합병을 막으려고 나를 죽이는 구나! 에익! 요찬의 기합, 그러나 후려친 칼이 빗나갔고 습격자의 두 번째 칼날이 가슴을 꿰뚫었다. 숨을 들이켠 요찬이 뒤로 물러서면서 여왕을 보았다. 전하! 그 순간 요찬은 뒤쪽에서 나타난 습격자가 여왕의 가슴을 칼로 찌르는 것을 보았다.
소설 <장마><완장>의 윤흥길 작가가 11일 오후 1시 전주문화원 2층 강의실에서 문학강연을 한다. 전주문화원(나종우 원장)이 대한민국예술원에 신청해 선정된 사업으로, 윤 소설가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정읍에서 태어나고 익산전주부안 등에서 활동했던 그는 독특한 리얼리즘 기법으로 시대의 모순을 작품에 드러낸다. 한국 현대사에 관한 예리한 통찰력과 산업화소외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줬다. 이번 강연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향토문학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나종우 전주문화원장은 전주에 대한 애정이 깊은 윤 소설가는 전주의 골목을 다니면서 콩나물국밥, 비빔밥, 한정식, 오모가리탕, 전주팔미 등을 찬미하고 있다며 전주가 왜 예향이고 예도인지, 그리고 전주의 물길을 따라 형성되는 다양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연이 준비돼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신청은 063-255-3360.
여왕의 거처인 황룡사 입구가 보였다. 대문 좌우에 모닥불을 펴 놓아서 웅장한 대문이 드러났다. 밤, 자시(12시)가 되어가고 있다. 김유신의 진막에서 나온 여왕 덕만(德曼)도 숙소인 황룡사로 돌아가는 중이다. 가마가 속도를 늦췄기 때문에 여왕이 휘장을 걷고 옆을 따르는 이찬 김석필에게 물었다. 이찬, 김춘추 공은 언제쯤 왜국에 도착할 것 같은가? 모르겠습니다. 김석필이 가마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김석필은 말을 부하에게 끌게 하고는 여왕의 가마 옆을 걷고 있다. 김석필이 말을 이었다. 백제군이 오니까 안심을 하고 간 것이지요. 나한테 기별도 없이 가다니. 무엇이 그리 급하단 말인가? 여왕이 혼잣소리처럼 말했을 때 뒤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동요한 가마꾼들이 주춤거리는 바람에 가마가 흔들렸다. 휘장이 펄럭이면서 여왕이 가마끝을 쥐자 김석필이 호통을 쳤다. 이놈들! 가마가 흔들린다! 여왕의 가마는 앞뒤에 시위 네명씩 여덟이 어깨에 맨다. 1인용 가마지만 규격이 컸고 장식이 무거워서 먼 거리는 말을 탄다. 황룡사에서 김유신의 본진까지는 2리(1km) 정도였기 때문에 여왕이 가마로 행차했던 것이다. 그때다. 아앗! 뒤쪽에서 신음소리가 들리더니 이제는 가마가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이놈들! 무슨 일이냐! 어둠속이어서 김석필이 다시 소리친 순간이다. 아악! 가마꾼 하나가 비명을 지르면서 엎어졌고 그 옆쪽 가마꾼은 털썩 주저앉았다. 그 바람에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머지 가마꾼이 넘어졌고 가마가 뒤로 기울면서 땅바닥에 모로 쓰러졌다. 아앗! 전하! 놀란 김석필이 달려가 휘장을 걷은 순간이다. 이놈! 역적들의 습격이다! 갑자기 위사 하나가 소리치더니 칼날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습격이다! 역적들이다! 비담 무리의 기습이다! 이쪽 저쪽에서 외침이 울리면서 함성과 비명이 어지럽게 일어났다. 김석필이 휘장 안으로 손을 뻗어 여왕의 말을 쥐었다. 전하, 밖으로 나오시지요! 김석필이 소리쳤다. 급박한 상황이니 여왕을 가마 안에만 둘 수가 없는 것이다. 여왕이 김석필의 부축을 받아 모로 쓰러진 가마에서 나왔을 때다. 이놈! 뒤쪽에서 외침 소리가 울리면서 김석필 옆으로 달려들었던 사내 하나가 쓰러졌다. 습격자다. 어둠속에서 김석필은 습격자의 정체를 처음 보았다. 검은 천으로 얼굴을 덮고 눈만 내놓았다. 갑옷은 신라군 갑옷이다. 그때 습격자를 벤 위사장 요찬이 달려왔다. 전하! 습격자가 많습니다! 저를 따라 오십시오! 누구냐! 비담이 보낸 암살대인가? 김석필이 소리쳤다. 그러나 앞장선 요찬은 습격자 또 하나를 맞아 칼을 부딪는 중이다. 사방은 칼 부딪는 소리, 비명과 외침으로 가득찼다. 여왕을 20여명의 위사밖에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방이 습격자로 둘러 싸인 것 같다. 그때 여왕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이놈들! 비담이 보낸 놈들이냐! 여왕의 목소리가 밤하늘로 울려 퍼졌다.
[결산! 전북문화 2025] ➂ 응집력 보여준 전북문학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빚어낸 박만식 동시집 ‘코끼리 잠수함’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하기정 ‘건너가는 마음’
“노래 통해 전주에 활기 불어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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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천·양말로 빚는 예술⋯인형 창작 40년의 기록
등단 50년 만의 첫 시집⋯박윤기 시인 ‘음반 위의 소금쟁이’ 발간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조선 선비들이 남긴 슬픔의 언어
‘창단 11년차’ 온빛오케스트라 10번째 정기 연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