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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적임자

대다수 국민들은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 결정이 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그간 헌재가 심리를 통해 박 대통령이 최순실로 하여금 국정을 농단토록 한 몸통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사법적 판단을 하겠지만 정치적 판결로 끝날 공산이 짙다. 국민 80% 가까이가 박 대통령이 탄핵될 것으로 믿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친박 보수단체들은 조급한 나머지 판결을 늦추거나 기각시키려고 태극기 집회 참가자수를 3.1절 때 백만명까지 모으겠다고 공언한다.대선 시계가 빠르게 작동됨에 따라 야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지율 1위를 고수한 민주당 문재인 전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대표가 전북을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표심을 잡으려고 바삐 움직인다. 이번 대선은 이변이 없는 한 ‘야야’대결로 끝날 공산이 짙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중도하차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갈곳 잃은 보수세력의 지지로 지지율 2·3위를 달리지만 그 역시도 출마하면 한계에 곧바로 부딪쳐 접을 가능성이 높다. 황 대행이 공식적으로 출마한다고 안했지만 요즘 그가 보인 행보를 보면 가능성은 엿보인다. 국민들도 황 대행을 성실한 관리자 내지는 심판으로 끝내주길 바랄 뿐 선수로서 뛰는 것은 부적절하게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오늘의 사태를 불러 온 장본인이 박 대통령이지만 그도 결코 자유로울 게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박 대통령의 탄핵 때문에 치러지는 만큼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맞다. 새누리나 그 쪽에서 나온 바른정당도 대선에 나설 명분이 없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짓지 않고 대선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요 국민을 무시한 후안무치한 행위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왜 정월대보름날에 그토록 많은 인파가 전국방방곳곳에서 촛불을 들고 나섰는지를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촛불집회는 박 대통령의 사퇴만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정부 수립 이후 친일파 잔재를 청산하지 못해 역사가 왜곡된 것과 산업화 과정에서 쌓인 적폐를 청산하려는 외침이다. 촛불집회는 태극기 집회와 달리 자발적으로 나선 명예혁명과 같은 성격을 지녔다.국민 다수가 정권교체를 바래 야권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국민들이 지지도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 그 이유는 여론조사 과정상 낮은 응답률과 부동층이 많아 아직 정확한 여론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대로 검증 안된 상태에서 곧바로 대통령이 되면서 이 난리를 겪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후보들이 발표하는 공약과 정책을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인기에 영합하려고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살펴야 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을 민주주의 국가로 바르게 세워야 하기 때문에 감성에 치우치는 것은 금물이다. 매의 눈 같은 예리함과 비판력이 필요하다. 누가 더 4차산업혁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릴 지도자인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2.13 23:02

무히카 대통령의 말

탄핵정국이 갈수록 꼬여가는 양상이다. 이즈음처럼 대통령의 존재가 국민들의 일상에 버거운 무게(?)로 다가온 적이 또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다시 국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었던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을 떠올린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란 닉네임을 얻은 무히카 대통령은 2009년 좌파연합의 후보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국민당과의 결선투표에서 52%를 얻어 우루과이의 대통령이 됐다. 이후 5년, 그는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일에 앞장서 남미의 가장 작은 나라 우루과이의 소득을 중남미에서 1,2위를 다투는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한편으로는 참된 행복의 가치를 내세워 스스로 절제하며 검소하고 나누는 삶을 실천해왔다. 재산이라고는 오래된 농장과 1987년식 낡은 자동차 한대가 전부. 대통령이 된 후에도 화려한 대통령궁을 노숙자들에게 개방하고 자신의 허름한 농가에서 직접 농장 일을 하며 수행원도 없이 아내와 단 둘이 살았던 그는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가난한 국민들을 위한 부의 재분배 정책을 주도했다. 무히카가 재임하는 동안 우루과이가 유럽 전역을 휩쓴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해마다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이런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히카는 실천하는 삶으로서 뿐 아니라 가슴 뜨거워지는 어록을 남겼다. 그는 “나는 가난하지 않다. 절제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필요한 것이 많은 사람인데 나는 더 필요한 것이 없다. 나는 절제할 줄 아는 것일 뿐 가난한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으며 “나는 조금 더 떳떳한 조금 더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갖고 싶다. 무엇보다 그것이 먼저”라고 자신의 국가관을 밝혔다.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내가 끌리는 것은 자치적인 경영이다. 어떤 것을 관리하는 주제는 국가가 아니라 민중이 되어야 한다”거나 “세상은 언제나 혁명을 필요로 한다. 혁명이란 총과 폭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고의 전환이다”는 등등의 그가 남긴 어록은 한결같이 탄탄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의 가치가 온전히 배어난다. 말을 많이 했지만 결코 국민들을 기만하지 않았던 대통령. 조금 더 떳떳하고 조금 더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신부터 도덕적이고 모범적으로 살았던 대통령. 우리에게도 그런 대통령이 있었던가 되돌아보게 된다. 대한민국이 처한 오늘의 현실을 보니 이런 대통령을 가졌던 우루과이 국민들이 더 부러워진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2.10 23:02

병역기피자

조선이 열강에 밀려 결국 망국과 일제 통치에 들어간 것이나, 망국 36년 만에 해방 되고도 분단 국가가 된 것이나 모두 씻을 수 없는 한이다. 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이 부른 비극이지만, 한민족은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항쟁, 결국 극복했다. 더욱 강하게 성장해 왔다. 그렇지만 ‘잠자는 사자’로 말해지던 중국이 진짜 사자로 성장한 현실,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더욱 강조하는 트럼프 체제의 미국, 헌법까지 고쳐 확실한 군사력을 갖추고자 하는 일본, 그리고 이들 3국과 다를 바 없는 러시아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현재 처지는 100년 전이나 전혀 다를 바 없이 화약고다. 10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핵과 ICBM으로 무장 강도를 높여가는 북한이 추가됐다는 것 뿐이다.이 때문에 북한의 도발 동향은 물론 미국이나 중국 등의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대응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주식 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한반도에서 하루 하루 피말리는 실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장관 등 고위직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릴 때 단골 시빗거리는 병역이다.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 또는 그 자녀들 중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일 정도로 많은 탓이다. 고위직 등은 왜 그리도 고도 근시 등 신체가 나약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시험 치르는 것은 ‘선수’일까. 평소 사는 것을 보면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하니, 어리둥절한 노릇이다. 비록 병무청이 일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지난해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4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직계비속의 병역 면제율이 각각 9.9%, 4.4%다. 국방의무 이행에도 금수저, 흙수저 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4강에 휩싸인 채 남북 대치 형국에 있는 대한민국의 남성들은 병역 의무를 지고 있다. 현역이든, 공익이든, 의무경찰이든 법으로 정해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 다 대가면서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의 양심에는 털이 수북할 것이다. 미국 등 해외 유학 등을 핑계삼아 유랑하는 족속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법원 판결이 엇갈린 것도 그렇다. 법이 이현령비현령이면 헷갈린다. 기강이 무너지면 위기가 덮친다.김재호 수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2.09 23:02

호남과 전라도

전북대가 한 때 대학의 약칭을 ‘전대’로 부르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조차 ‘북대’라는 이름이 통용되는 시절이다. 일각의 반론이 있었다. ‘북대’가 고유명사로 굳어지다시피 했고, 인근 전남대에서 이미 ‘전대’로 사용하는 현실 등이 그 이유였다. 대학측은 대학의 뒷자를 약칭으로 사용하는 곳이 국내 대학 어디에도 없다는 반론을 폈다. ‘북대’세대에게 ‘전대’가 쉽사리 입에 붙진 않지만, 최소한 ‘북대’호칭의 문제점을 드러냈다.호남을 대표하는 공공기관들의 광주·전남 편중은 잘 알려져 있다. 광역권으로 진행되는 사업 또한 호남몫으로 광주·전남이 늘 우선이었다. 정부 인사에서 호남몫이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북이 광주·전남과 함께 호남으로 묶인 것 자체가 굴레로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이런 상황은 기본적으로 지역의 세와 관련돼 있다. 광역 자치단체로 분리돼 있기는 하지만, 광주·전남은 기본적으로 한 뿌리다. 지역세가 큰 광주·전남과 기본적으로 등가성을 갖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런 구조 속에 전북 스스로 포기한 부분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전북에서 ‘호남’이라는 이름을 건 공공기관과 사회단체, 연구소, 기업체 등이 얼마나 될까. 구체적 조사 결과가 없지만, 광주·전남쪽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공기관이야 관할권이 전북까지 미치기 때문에 논외로 하더라도 광주·전남 기반의 기업들 중에서 전북을 아우르는 곳이 적지 않다. 광주·전남에게 ‘호남권’은 이름 그대로 호남을 아우르는 셈이다. 그러나 전북에 호남은 그저 허울뿐인 경우가 많다. 되레 광주·전남의 먹잇감만 되는 것 아니냐는 피해의식이 더 강하다. 전북에서 ‘북대’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 또한 이런 축소 지향적 사고에서 나온 건 아닐까. ‘전북몫찾기’가 요즘 전북도정의 화두다. 전북몫찾기는 전국을 향한 것이겠지만, 그 출발은 호남몫으로 분류된 파이라도 제대로 차지하자는 의미가 강하다. 송하진 도지사는 요즘 ‘호남’대신 ‘전라도’를 즐겨 사용한단다. 호남이 지리적 개념이라면, 전라도는 역사적 느낌이 강하다. 전라도의 수도가 전주였던 점을 내세우고 싶은 것이리라. 내년 전라도 정도 1000년을 앞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전라도’ 이름이 빈번하게 사용될 것이다. 전라도라는 이름으로 기를 필 수 있다면 호남 대신 전라도 이름 사용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것이다. 그릇이 내용물을 결정한다고도 하지 않던가.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2.08 23:02

혼밥족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에 내놓은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기준 국내 간편식 시장의 규모가 1조6720억 원으로 4년 전인 2011년의 1조1067억 원에 비해 51.1% 증가했다. 또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2013년 780억 원에서 2015년 1329억 원으로 2년 사이에 70.4%나 늘었다. 나 홀로 밥 먹는 ‘혼밥족’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혼밥족 뿐 아니다. 홀로 술을 마시는 ‘혼술’, 혼자 여행을 떠나는 ‘혼여’, 혼자 노래를 부르는 ‘혼곡’, 혼자 노는 ‘혼놀’, 혼자 연극을 보는 ‘혼연’,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 등 1인 소비의 확장은 끝이 없다. 경기침체와 1인 가구의 증가로 ‘홀로소비’가 새로운 소비패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말 현재 국내 1인 가구는 27.2%로 2인 가구(26.1%)나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보다 많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독거노인도 늘었지만, 경기침체로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혼자 사는 젊은층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혼밥족의 증가는 우리시대 청년들의 안타까운 삶을 반영한다. 경기침체 여파로 제대로 취업을 하지 못해 열정페이를 받으면서도 항상 시간에 쫓겨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청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비하면 혼술이나 혼영 등의 소비현상은 혼밥과는 약간 다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의 압력만이 아니라 ‘편하다’ ‘구속받고 싶지 않다’는 등 자발적인 선택 이유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발적인 선택도 순수하게 자신의 의사만은 아닐 수 있다. 경제적 사정이나 시간적 여유 등을 고려한 변명일 수 있다. 그러다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지고 청년들의 삶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면 홀로소비는 줄어들 것인가? 슬프게도 그렇지는 않을 듯하다. 기술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적인 삶의 여유는 더 위협받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성세대는 밥먹고 술마시는 일을 인간 교류와 사회 소통의 과정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사람을 직접 대하기 보다는 모바일폰을 통해 접촉하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해졌다. 로그인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고 필요한 것을 주문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미래 세대에게서 과연 우리는 인간들 간의 끈끈한 정 같은 것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이성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2.07 23:02

전북 몫 찾기

대선 때마다 전북몫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너무 작아 중앙정치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자연히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앙정치권에 소석 이철승선생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때 전북 출신들이 대거 정·관계에 진출한 적이 있다. 모처럼만에 전북 인맥이 다방면에 구축돼 전북발전을 가져올 찬스가 마련됐다. 그러나 그 물실호기(勿失好機)를 잡지 못해 지금 같은 낙후 전북이 만들어졌다. 당시 권력에 굶주렸던 사람들이 갑자기 중용되자 먼저 자기배 채우기에 바빴다. 깜냥도 안되는 일부 인사들이 권부 주변에서 설치는 바람에 오히려 전북 이미지를 손상시키기도 했다.당시 전북 출신들이 힘을 모았으면 굵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각자 도생하는 바람에 지역현안사업은 말로만 끝났다. DJ때는 광주 전남 실세들 눈치 보느라 전북몫을 챙기지 못했고 노무현 정권때도 몇사람만 등다숩고 배불렀지 지역에 돌아온 것은 별로였다. 돌이켜 보면 도민들은 두 정권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놓고도 제 밥그릇을 챙기지 못했다. 그 대신 DJ와 노무현 주변에 있던 사람들만 요직에 앉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실 도민들은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혹시나 행여나’하고 임기 5년을 기다렸지만 임기말까지 지역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없었다. 국회의원들만 목에다 힘주면서 호사를 누렸다.반면 정권의 뿌리가 깊은 TK,PK 사람들은 지역 인재도 잘 챙기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역사업도 잘 챙긴다. 눈치 안보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국가예산을 확보해서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YS때는 거가대교를 건설했고 이명박 때는 영포라인을 가동시켜 4대강사업은 물론 포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역사업을 벌였다. 그 사람들은 집권 당시부터 지역개발을 거침새없이 추진하는데 왜 우리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못했을까. 머리가 좋은 전북 출신들은 하는 시늉만 했지 혹시나 자신의 신상에 악영향을 미칠까봐서 부자 몸조심하듯 방관자로 지낸 탓이 크다. 국회의원들끼리도 의기투합이 되지 않고 제각각 놀아 전북몫 확보가 제대로 안됐다.춘삼월 같은 호시절때는 허송세월하고 이제야 변방에서 전북몫을 찾겠다고 나서는 송하진 지사의 모습이 애잔해 보인다. 전북몫 찾기는 여건이 좋았던 유종근 지사 때부터 강력하게 추진했어야 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유지사가 임기동안 의지를 가졌더라면 전북이 이모양 이꼴은 안됐을 것이다. 늦었지만 송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전북몫을 찾겠다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북몫 찾기는 도민들이 지역정서에 휩쓸리지 않고 대선 때 전략투표를 하면 된다. 전북을 챙겨줄 후보를 지지하면 가능하다. 국민의당 국회의원들도 도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일은 그만하고 전북몫 찾기에 전력투구 하길 바란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02.06 23:02

오버투어리즘의 경고

세계의 이름난 도시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몰려오는 관광객들 때문이다. 2015년의 세계 관광인구는 11억 8300만 명. 놀라운 기록이다. 그러다보니 관광으로 이름을 알리고 덕분에 경제력을 자랑했던 도시들이 이제는 삶의 자리를 관광객에게 빼앗긴 채 내몰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른바 과잉관광,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의 폐해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자본에 의한 상업적 관광지화로 밀어닥치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삶을 침범해 오래된 상점이나 주민들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으로 이어진다. 도시개발로 원주민들이 쫓겨나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결말이다.바르셀로나, 베니스, 베를린, 동경, 몰디브 등이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최근 인터넷 매체의 기사를 보았다. 누구나 한번쯤 가보기를 꿈꾸는 도시 베니스의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막아서는 시위에 나섰다는 기사다. 주민들은 배위에 올라 입항하는 크루즈를 막고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저항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피켓은 더 이상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관광객들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방치 할 수 없다는 절규다. 성난 주민들의 반대 행진이 이어진다는 베니스의 골목을 떠올려보았다. 3년 전 베니스를 찾았을 때 실타래처럼 이어지는 깊고 가는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어깨 부딪치는 이 인파만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나도 그 인파 중의 한사람이었음을 망각한 이기심의 발로였다. 기사로는 한때 30만 명에 이르렀던 베니스의 인구는 지금 6만 명 선이 무너지고 5만 명 이하로 내려섰다고 한다. 베니스 정부도 시민들의 저항에 못 이겨 수상버스의 우선 탑승권을 주민에게 먼저 보장할 것과 베니스 일일 입장 관광객 수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했단다. 일본의 첫 번째 보존지구로 지정된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 쯔마고는 에도시대의 건축물로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마을이다. 워낙 규모가 작아 그 이름값으로만 보자면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을 법하지만 이 마을은 여전히 평화롭고 조용하다. 주민들 스스로 주민헌장을 만들어 건축물을 보존하고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총량제로 제한하고 있는 덕분이다. 오버투어리즘은 남의 일만이 아니다. 당장 전주 한옥마을만 해도 관광객에 밀려 주민의 절반이 떠났다는 불명예스러운 사례지로 꼽히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대안을 찾는 일이 절박하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2.03 23:02

인생

격랑에 휩싸인 시대가 명시를 남겼다. 국내외에서 격변이 일어나고 있었던 고려 말기의 고승 나옹선사가 지었다는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靑山兮要我以無語)’도 그런 시가 아닐까.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나옹선사는 1347년 중국 연경의 법원사에서 4년여간 머물며 지공선사로부터 수학한 고승이다. 공민왕의 명으로 신광사, 회암사 등에서 후학 지도를 하거나 절을 중창했고, 문수회 법회(뛰어난 지혜의 공덕을 지녔다는 문수보살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법회)를 열었다. 고려말 불교계 중심 인물로 살았다. 1371년에 공민왕은 나옹선사에게 금란가사ㆍ내외법복ㆍ바리 등을 하사하고, ‘왕사 대조계종사 선교도총섭 근수본지중흥조풍복국우세 보제존자(王師 大曹溪宗師 禪敎都摠攝 勤修本智重興祖風福國祐世 普濟尊者)’를 봉했다. 하지만 공민왕 사후에 왕위에 오른 우왕은 그를 내쳤다. 우왕은 제위 2년째인 1376년 나옹선사에게 밀양 영원사로 갈 것을 명했고, 영원사로 가던 나옹은 여주 신륵사에서 열반했다. 불과 57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그의 제자 무학대사가 조선 건국과 함께 왕사로 책봉돼 나옹의 불교를 이어갔지만, 나옹선사의 마지막은 그야말로 비운이었다. 어쩌면, 그의 시는 자신의 운명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에 수년간 유학하며 그 시대 고승들로부터 불교의 정수를 수학하고, 귀국해서는 왕명에 따라 조국을 위해 일했다. 난세에 민초들의 어려움을 다독이고, 국가 부흥을 기원하는 법회를 주도했다. 스님으로서 열정적 삶을 살았다. 하지만 경기도 양주 회암사 중창과 문수회 법회 등 과정에서 우왕에게 찍혔던 모양이다. 나옹은 멀리 있는 영원사로 좌천돼 가던 도중에 열반하고 말았다. 청산은 나옹에게 말없이 또 티없이 살라했지만 나옹은 그렇게 살 수 있는 여건에 있지 않았다. 그는 권력의 가시권에 있었고, 권력의 감시를 받았다. 이미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기에 힘든 위치에 있었다. 모든 생명체는 생로병사한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 앞에서 초연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한다. 영원할 수 없는 삶이다. “옳거니 그르거니 상관말고/ 산이든 물이든 그대로 두라/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세계랴/ 흰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2.02 23:02

호남오페라단

우리나라에서 오페라가 첫 선을 보인 것은 1937년 서울 부민관 무대에 올려진 ‘나비부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공연이 일본인에 의해 주도된 탓에 1948년 국제오페라사 주최 ‘라 트라비아타’를 한국 최초의 오페라 공연으로 기록하고 있다. 국내 첫 창작 오페라는 현제명 작곡의 ‘춘향전’이다. 1962년 ‘국립오페라단’이 창단됐고, 민간단체로는 1968년 창단된 ‘김자경 오페라단’이 현재까지 활동하는 가장 오래된 단체다. 국내 오페라계는 80년대 말 이탈리아 유학파들이 대거귀국하면서 양적·질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다. 국내 오페라 역사를 더듬어 본 것은 전북을 대표하는 호남오페라단이 자칫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 때문이다. 호남오페라단은 그리 쉽게 사라지게 놓아둘 수 없는 지역의 예술자원이다. 1986년 창단됐으니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의 김자경오페라단과 서울오페라단에 이어 3번째로 오래됐으며, 지역에서 가장 역사가 깊다. 그간 대극장 공연인 그랜드 오페라 45회와 소극장 오페라 130회 공연을 이어왔다. 공연 횟수뿐 아니라 창작 오페라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춘향가, 흥부가, 녹두장군, 루갈다, 서동과 선화공주 등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가장 한국적인 오페라를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그런 호남오페라단이 해체 위기에 놓인 것은 순전히 재정적 이유 때문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오페라단을 창단한 조장남 단장이 지금까지 이끌어온 것이 사실 경이롭기까지 하다. 전북도와 지역 독지가들을 찾아다니며 손을 벌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막대한 제작비가 드는 오페라무대를 고려할 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페라 한 편 제작에 최소 3억원 이상 소요되는 현실에서 호남오페라단은 지난해 전북도로부터 지원받는 게 고작 2300만원이란다. 뒤늦게 시작한 타지역 오페라단의 경우 민간과 자치단체에서 안정적으로 재정 지원을 받는 상황과 대비된다. 호남오페라단의 위기는 오페라단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페라를 통해 지역의 음악이 숨을 쉬었다. 오페라가 갖는 종합예술의 특성상 지역 예술인들이 오페라 무대와 협업을 통해 소통했다. 조장남 단장과 50명 단원들이 열악한 여건에서도 30년 넘게 쌓아올린 오페라단을 이제 도민들이 나서 지켜줘야 한다. 조 단장이 희망하는 관립 단체로의 전환이나 재단법인 전환에 전북도와 전주시가 응답해야 할 때다. 지역 문화예술의 역량을 오롯이 담은 오페라단을 지키지 못한다면 예향도 헛말이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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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7.02.01 23:02

더러운 잠

작가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회관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은 ‘장소에 대한 성역화이고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라고 했지만, ‘더러운 잠’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적인 것이다.지난 2004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24명이 대거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저급한 비하와 성적욕설을 퍼부은 연극 ‘환생경제’에는 도저히 비할 바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그림을 훼손하고 전시를 중개한 표창원 의원에 대해 새누리당이 국회에 징계안을 제출하고 민주당이 자체 윤리위에 회부하고, 일베충들이 그의 가족까지 공격하는 등의 일련의 행태는 정치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그림에 대한 견해는 옹호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뉜다. ‘비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선’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 이 논란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옹호하는 사람들 중에도 정치적 파장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더욱 옹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이처럼 ‘더러운 잠’이 작품성 평가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더 관심을 끌고 있는 듯하지만, 여성비하라는 표현방식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있다.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그렇다고 해서 한 개인 예술가가 그린 ‘더러운 잠’이 공인 중의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남녀 국회의원들이 대거 나서서 대통령을 ‘노가리’로 지칭하면서 ‘육시할 놈’ ‘개잡놈’ ‘불알 값도 못하는 놈’ ‘불알을 떼라’ ‘죽일 놈’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는 ‘환생경제’와 비해 더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성적표현에서도 그렇고 여성비하라는 점에서도 그렇다.그런데도 이 그림은 현재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들은 공격에 맞서는 공격, 보복을 되갚는 보복의 그림을 머리속에 그리고 있다. 고삐풀린 폭력이 날뛰는 상황이 오면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편 가르기 감정싸움만 남을 것이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깃발아래 다시 모일 것이고, 이 전투에서 어느 쪽이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국회라는 장소성과 표현방식에 대한 견해차가 그 빌미가 됐다.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돼야 하지만, 국민의 공감을 떠나서 살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한 작품에 대한 논란으로 블랙리스트 작가 20인이 마련한 전시회의 본래 취지가 희석된 듯해서 안타깝다.이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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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원
  • 2017.01.31 23:02

물처럼 살라하네

천주교에서는 매년 사제와 부제를 배출한다. 2017년 사제·부제 서품식은 지난 19일 일제히 열렸다. 전주 중앙성당에서 열린 전북지역 사제·부제 서품식에서는 4명의 사제와 3명의 부제가 서품을 받고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이가 되어 모두를 섬기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단상 아래에 바짝 엎드리는 자세로 표현된다. 천주교에서는 이를 부복(俯腹) 예식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겸손하게, 또 모든 이를 받들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서야 비로소 정식 사제가 되는 것이다. 새 신부들은 교구청과 일선 성당에서 일하며 교회의 성스러운 업무를 집행할 것이다. 신학대에서 배우고 깨우친 대로 살아갈 것이다. 자비와 헌신으로 신자에게 다가서고, 힘든 세상 헤쳐나가는 신자들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천주교 사제 서품식에서 행해지는 부복은, 비록 그 행위자가 다르기는 하지만, 불교의 접족례나 오체투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체투지는 신체의 다섯 곳, 그러니까 양 무릎과 양 팔꿈치,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인데, 자신을 무한히 낮춰 삼보(불·법·승)에 존경을 표하는 행위다. 마음 속 교만을 떨쳐 내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것이다. 성경 마태복음에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는 구절이 있다. 제 그릇의 크기는 7인데 무리하게 8이나 9, 10의 허세를 부리는 삶에 대한 경계다. 종교는 사람들에게 한없이 낮은 자세를 요구한다.종교만 그런 건 아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강조한다. 물은 다투지 않고 낮은 곳에 있기를 좋아한다. 그렇게 하면서 만물을 이롭게 한다. 그게 가장 좋은 삶이다. 천주교의 부복, 불교의 오체투지, 노자의 상선약수는 세상 사람들에게 오만과 교만을 떨쳐내라고 말한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대하라고 한다. 인간이 수천년에 걸쳐 ‘몸을 낮추라’는 강력한 요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인간성에 내재하는 거대한 탐욕 덩어리를 어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를 얻으면 열을 욕심내는 불치의 병을 유발하는 DNA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탓이다. 최근의 국정농단사건에서 드러난 사람들, 공과 사, 도전과 욕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오체투지나 삼천배, 삼보일배를 권한다. 엎드리면 부끄럽고, 죽기라도 할까 겁나는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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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17.01.26 23:02

전주 대사습

프랑스어 ‘콩쿠르’(concours)는 음악·미술·영화 등의 분야에서 실력을 겨루는 경연대회를 뜻한다. 세계적 명성의 클래식 콩쿠르가 많아 콩쿠르는 곧 클래식 콩쿠르로 통용된다. 클래식 연주자에게 콩쿠르는 실력을 공증받으며 미래를 보장받는 지름길로 통한다. 클래식 음악계를 관통하는 국제적인 콩쿠르들이 처음부터 스타플레이어의 등용문은 아니었다. 1900년대 초까지 만도 유럽의 전문음악원들이 각 나라의 음악가들을 기리고, 학생들을 평가하는 한 방식에 불과했다. 콩쿠르에 권위가 부여된 것은 1950년대 냉전시대 이후 서방세계와 러시아 연주자들간 콩쿠르를 통해 경쟁을 하게 된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콩쿠르가 냉전시대의 산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셈이다.클래식 콩쿠르의 영향을 받아 국악도 ‘콩쿠르’라는 이름을 단 경연대회가 여럿 생겼다. 국악에 콩쿠르를 붙이는 게 아무래도 이질적인 탓인지 국악경연은 ‘대회’나 ‘축제’라는 이름이 더 널리 쓰인다. 국악 경연대회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주대사습놀이는 그도 아닌 ‘놀이’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전주대사습의 역사에 관해 정설은 없지만, 조선 중후기 여러 가지 놀이와 더불어 판소리경연이 이루어진 것으로 정리돼 있다. 당시 경연방법은 지금과 같이 심사위원에 의한 심사가 아니며, 자연스럽게 대중들에 의해 명창으로 불리게 되는 특이한 것이었다고 한다. 오늘의 전주대사습놀이는 한말 이후 중단됐다가 1974년 전주의 유지들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경연대회로 부활시키면서다. 전주대사습은 그 자체로 국악의 상징이 됐다. 그간 배출된 명창들만 봐도 전주대사습의 권위에 국악계가 고개를 숙일 만하다. 그런 과정에 어찌 험로가 없었을까. 한 때 대통령상이 폐지된 뒤 전두환 대통령에게 읍소하는 탄원서를 내 대통령상을 살리기도 했다. 그런 전주대사습놀이가 지난해 심사위원 뇌물스캔들로 좌초위기에 처했다. 그 책임을 져야 할 전주대사습보존회가 이사장 자리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단다. 전주대사습의 권위 자체를 무너뜨릴 만한 중한 죄를 저지른 만큼 보존회는 석고대죄가 우선이다. 국악계가 촛불을 들기 전에 폐쇄성을 깨고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전주대사습은 보존회 몇몇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킨 전주대사습인데 몇몇 임원들의 감투싸움에 그 명성이 허물어져서야 될 것인가.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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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7.01.25 23:02

김승환과 정수장학회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에서 난 거부감을 느낀다. ‘정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에서 각각 중간과 끝 글자를 따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이름이 붙은 모든 장학회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정수장학회’의 개명 전 이름은 ‘5·16 장학회’이다. 쿠데타 세력이 굳이 장학재단을 운영해야만 했던 정치적 이유와 목적은 알지 못한다. 문제는 ‘5·16 장학회’가 이 때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부일장학회’를 빼앗아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점이다. ‘부일장학회’는 부산지역 거부 김지태가 58년에 설립했다. 그는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몇 년 동안 동양척식회사에 다녔으며, 직장생활 중에는 반일운동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49년에 부산일보를 인수한 뒤 59년에는 부산문화방송(AM), 61년에는 KBS 서울 TV방송국을 개국했다.5·16 이후 그의 삶이 바뀌었다.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가 군법재판에서 부정축재 혐의로 7년을 선고받았다. 수사를 지시한 사람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었다. 다급해진 그는 부산일보와 부산문화방송, 한국문화방송, 부일장학회, 그리고 장학사업을 위해 마련해 둔 부산시내 땅 10만평 등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고 풀려났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과거사진상규명발전위(2007)와 서울중앙지법(2012)은 이 때의 재산헌납을 ‘강제적인 기부’로 판단했다.오늘날로 따지면 1조원이 훨씬 넘는다는 김지태의 재산은 국고가 아닌 개인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고, 오늘날에도 장학회의 이름으로 사유재산처럼 운영되고 있다. 장학금을 받은 사람 중에는 김기춘 등 적지 않은 측근 비호세력도 탄생했다(장학금 받은 사람들이 모두 같은 편이 됐다는 뜻은 아니니 절대로 오해없기 바란다).그런데 김승환 교육감이 최근에 정수장학회에 장학생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또다시 논란을 빚는 모양이다. 지난해 삼성이 운영하는 드림클래스를 거부했던 그이기에 그를 싫어하는 측에서는 ‘또 거부냐’고 공격하는 듯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의 이번 결정을 타박하고 싶지 않다. 자금의 출처나 운영진의 도의성, 수혜의 폭 등에서 삼성의 경우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지금 우리사회는 새로운 변화의 문턱에 와있다. 기초가 부실하면 좋은 건물을 짓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면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수장학회의 폐지와 국고귀속 운동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성원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성원
  • 2017.01.24 23:02

오바마 같은 대통령

올 대선은 너무도 중요하다. 그간 치러진 대선도 중요했지만 올 대선은 그 의미와 성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그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성격이 다르다. 그간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진 박 대통령의 혐의가 국민들을 멘붕에 빠지게 했다. 어쩌다가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됐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박 대통령의 비정(秕政)을 낱낱히 성토하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적폐청산을 요구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주말마다 국민들의 박 대통령에 대한 원성과 분노의 함성이 지축을 흔든다.그간 국민들은 줄곧 지역감정에 따른 연고주의 선거를 해왔다. 그 결과 박근혜 같은 엉터리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박근혜는 두차례 당내 경선을 했지만 검증이 제대로 안됐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 박정희 후광 덕분이었다. 독재자 박정희가 장기집권하면서 국민들 머릿속에 보릿고개를 넘기고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지도자로 각인된 탓이 크다.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던 노년층과 영남권에서 무차별적으로 박근혜를 지지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대를 이어 제왕적 대통령이 만들어진 것.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서 박 대통령의 국회 탄핵을 이끌었기 때문에 헌재에서도 인용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조기대선이 치러지도록 그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새누리와 탈당해서 만든 바른정당도 대선후보를 내면 안된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자숙해야 맞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다.진박 친박 비박 쪽박에다가 친이계(MB)도 안된다. 보수 세력들은 무조건 대선에서 빠져야 한다.결론은 한층 분명해졌다. 정치교체는 알맹이 없이 말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에 야권으로의 진정한 정권교체만이 구렁텅이에 빠진 나라를 구할 수 있다.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인수위 없이 곧바로 집권하므로 국민들이 지금부터라도 각 주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살펴야 한다. 야권주자들이 난립해 있지만 누가 책임감있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 그 여부를 살피는게 중요하다. 먼저 대통령 후보의 기본덕목에 해당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봐야 한다. 다음으로 판단력과 과거 언행에 대해 책임감 없이 손바닥 뒤집듯이 오락가락한 후보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적당히 표를 얻기 위해 상황에 따라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했느냐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수도권 과밀화로 나라가 이상비대증에 걸려 신음하기 때문에 이를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4차산업을 통해 청년실업해소와 경기부양을 꾀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60% 이상의 지지를 받고 백악관을 떠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처림 깨끗하고 역량있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촛불집회의 완성은 정권교체를 통해 진정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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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7.01.23 23:02

'블랙리스트'와 문화정치

프랑스는 해마다 세계 최대의 관광객이 몰리는 나라다. 그 힘은 문화와 예술로부터 나온다. 국민들의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프랑스의 문화정치를 분석한 책이 있다. 파리 8대학 교수인 장 미셸 지앙이 저술한 <문화는 정치다>다. 이 책은 나폴레옹이 이룩한 제1제정 시대(1804년~1814년)부터 프랑스 제 5공화국을 이끌었던 미테랑 정권까지 프랑스 정치의 중요한 기틀이 된 문화 정책들을 소개하고 그 과정과 문제점을 분석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들춰낸다.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는 프랑수아 1세부터 문화정치를 실험하고 실현해왔다. 프랑수아 1세는 진정한 문화 권력의 기초를 확립했고, 막강한 권력을 쥐고 흔들어 절대왕정의 상징이 된 루이 14세조차 궁정을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만들고 국가 문화기구를 만들었다. 군인이자 정치가였던 드골 대통령은 1959년 문화부처를 만들어 초대 장관에 작가 앙드레 말로를 불러들였으며, 문화적인 정치가로 꼽히는 미테랑 대통령은 문화개발국을 창설하고 조형미술 창작진흥기금과 방송산업 지원 기금을 신설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창작을 북돋았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프랑스가 칸영화제나 아비뇽축제 등 세계적 문화축제의 발원지가 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러한 문화정치 역사의 탄탄한 기반에 있을 터다. ‘문화융성’으로 문화정치를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전모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 사실 예술인 탄압과 검열의 ‘흑역사’는 역대 정권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 주도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집요하고 철저하게 실행에 옮겨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더구나 문화예술인들의 성향을 분류해 정부 지원을 받지 말아야 사람들을 구분한 목록까지 만들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전달하고 실행했다는 상황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다이빙벨> 상영으로 점화되었던 부산영화제 사태나 <세월오월>의 작가 홍성담을 둘러싼 광주비엔날레 사태 역시 이 ‘블랙리스트’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문화강국’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궁금해진다. 문화예술을 권력을 위한 도구로 치부했던 이 정권의 천박함에 이 책의 한 구절을 전하고 싶다. ‘문화정치는 바로 예술이 행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역할을 부추기고자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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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7.01.20 23:02

오월동주

새만금박물관이 2020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된다.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현 새만금홍보관 맞은 편 5만8453㎡ 부지에 들어선다. 1991년 노태우 정권 당시 기공식을 연 바로 그 자리에 세워지는 새만금박물관에는 새만금의 역사와 미래 청사진이 담길 예정이다. 306억 원이 투입돼 새만금지역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변화상을 비롯해 생태·환경·문화·역사 등을 아우른 전시·체험 공간이 꾸며진다. 새만금과 부안지역 관광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새만금사업의 벽돌이 하나 둘 쌓이며 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업이었다. 당시 상당수 사람들은 ‘내 생전에 사업이 마무리 될까?’의문을 가졌다. 거기에 호응이라도 하듯, 정부는 쥐꼬리 예산을 투입됐고, 설상가상 환경 파괴 시비까지 일었다. 그렇게, 하대백년 사업이라는 한탄 속에서, 벌써 27년째를 맞은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완공 이후 정부의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방수제공사가 진행 중이고 동서와 남북을 잇는 간선도로망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담수호 수질 개선을 위해 5조원에 달하는 환경개선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새만금 진입 철도,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국제공항 등도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확히 언제쯤이 될 것이라고 가늠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새만금사업이 전북에 효자 노릇을 하기는 할 것인가 보다. 새만금사업이 나아가는 길목 곳곳에는 여전히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국책사업이지만 정부는 미온적이고, 사업지인 전북 민심만 나홀로 들끓는 탓이다. 이명박 정부는 23조 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을 자신의 임기 중에 계획·기공·준공했다. 단칼에 무 베듯 했다. 하지만 정부의 무심함 속에서 새만금사업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에 이르는 6명의 대통령 27년에 이르도록 삐걱거리며 전진하고 있다. 정부와 전북은 한 배에 탄, 그야말로 오월동주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새만금사업을 일사분란하게 하자며 특별법까지 만들어 3년 전 설치한 새만금개발청이 전북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서 삐걱 소리가 여전하다. 송하진 도지사가 새만금개발청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이 기자 간담회와 도지사·전북 건설 관계자를 만나 진화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줄탁동시는 커녕 오월동주라니.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7.01.19 23:02

전북 몫 찾기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 격언이 있다. 독일의 저명한 법학자인 예링의 저서인 <권리를 위한 투쟁>(1872)에 나오는 말이다.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는 지침이다. 예링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법과 정의를 세우는 시민의 의무로 본 것이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내몫찾기’에 부정적이다. 다툼이 생길 때 법정으로 향하는 것에도 거부감을 갖고 있다. 노조운동을 자신의 몫만 챙기는 이기적인 처사로 몰아붙인다. 노조원들이 복지를 위해 버스·기차를 멈추면 득달같이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자신의 배를 채우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노조원들의 파업에 따른 교통의 불편함을 당연시 한다. 권리찾기를 최대한 존중하는 문화다. 이런 문화의 차이에 옳고 그름의 잣대를 댈 수는 없지만, 내 몫이 중요하면 남의 몫도 인정해주는 게 옳다.한 때 ‘전북홀로서기’를 놓고 정치권에서 공박이 일었다. 1992년도 14대 총선에 출마했던 민자당 전북지역 후보들이 전북홀로서기를 제창하면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평민당이 싹쓸이 하던 시절이다. 당시 민자당 후보들은 “떡은 DJ몫으로 전남이 다 가져가고 전북은 떡고물만 바라보는 처량한 처지다”며, 전북이 홀로서기를 통해 우리 몫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민당은 전남북을 이간시키면서 지역감정을 부추겨 득표운동을 벌인다고 전북홀로서기 주장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던 전북홀로서기는 DJ시대를 지나면서 ‘전북몫찾기’로 이름을 바꿔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시절 지역발전전략으로 ‘5+2’광역경제권이 설정되면서 전북몫찾기가 극에 달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정운천 의원은 전북몫찾기를 입에 달고 다녔으며,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의원 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도 상당 부분 그런 기대가 실린 결과였다.송하진 도지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북몫’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전북홀로서기를 주장했을 때 호남의 분리 선언으로 타박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있다. 그동안 주요 사업과 중앙의 지역기관이 광주·전남권에 편중됐던 과거의 예속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각자의 독립적인 광역 자치단체가 중앙 정부의 편의에 따라 묶인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잠자는 ‘전북몫’을 깨우는 일은 전북도민들의 의무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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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7.01.18 23:02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관심의 계기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9월 독일로 이전한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꼽고 싶다. 동남아나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600명이 하던 일을 단 10명이 맡아 하는데, 제품의 디자인이나 생산속도, 배송 등의 효율성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한다. 불과 몇 달 전에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결과에 이은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는 환상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공로봇이 커튼을 열어 젖히고 식사를 준비하고 커피를 대령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만히 앉아서 뉴스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자율주행 기능이 회사까지 데려다 준다. 하루 일과 중 그때그때 할 일은 로봇 비서가 꼼꼼히 챙겨준다. 부인의 생일이 다가오면 인공로봇이 적합한 선물의 종류와 색깔, 디자인까지 추천해준다.장밋빛 미래의 암울한 그림자는 사라지는 인간의 일자리다. 많은 지식을 기억할 필요도 없고, 반복적인 숙련노동도 로봇이 훨씬 더 잘한다. 심지어 언론의 기사도 로봇기자가 쓴다. 다보스 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2021년까지 15개국에서 무려 7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현재 우리나라 직업의 70.6%를 AI·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 흔히 ‘일자리를 줄이는 일자리를 만드는 혁명’이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새로운 일자리는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 숫자는 제한적이고 저기술·저임금 근로자와 고기술·고임금 노동자, 그리고 국가 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송하진 지사가 드디어(?) 도청 담당자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1만년 전에 나타난 농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나의 직업(심지어는 유망한 미래산업으로 꼽힌다)으로 남아 있듯이, AI·빅데이터·IoT·3D프린터· VR(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그 중에서도 우리 지역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하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것이 경제력이 취약한 전북에 더욱 맞는 일인지도 모른다.이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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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원
  • 2017.01.17 23:02

정권교체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나가야 할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다. 연인원 1000만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참가한 촛불집회는 꺼질줄 모르고 계속 어둠을 밝혀간다. 몸이 불편해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은 항상 죄스러워 한다. 거동이 불편해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맘 만큼은 그곳에 가 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라를 걱정하는 맘들이 밝은 세상을 열어간다. 그간 촛불집회에 참가한 국민들이 제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던 정치권을 바른 길로 인도했다. 그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을 이끌어냈다. 헌법재판소가 빠른 템포로 의지를 갖고 심리에 나서기 때문에 판결이 빨리 날 것으로 기대한다. 인용 결정이 나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박 대통령의 탄핵 때문에 대선이 치러지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지금은 그 어떤 말이 필요 없다.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잘못 뽑은 사람들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가져와야 한다. 보수는 부패와 무능으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두차례에 걸쳐 집권한 보수세력은 나라를 망쳐 먹었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413 총선에서 국민들은 여소야대를 만들어 정권교체의 틀을 바꿨다.야권대권주자들의 난립으로 국민들을 다소 불안케 한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 특별한 검증없이 박정희의 후광 때문에 무능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던 것을 교훈 삼는다면 걱정할 건 없다. 진보가 경계해야 할 것은 분열이다. 지난 87년 610 항쟁을 통해 전두환 군부독재자로부터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해 놓고도 야권에서 DJ와 YS, JP가 난립하는 바람에 어리석게도 노태우 군부세력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이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두번 다시 어리석은 짓을 안해야 한다. 대선시계가 빨라져 야권 후보를 단일화시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박근혜 퇴진에만 몰두하다보면 자칫 엉뚱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은근슬쩍 대통령이 안되어야 할 사람이 기회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나 탈당해서 만든 바른정당에서는 속죄하는 뜻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면 안된다. 그 사람들은 박 대통령의 비리와 부패를 막지 못한 책임이 제일 크기 때문에 그렇다. 보수재결집을 통해 재집권을 노리는 것은 후한무치며 국민을 업신 여긴 것이나 다를바 없다.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나라를 바른 길로 인도했기 때문에 끝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 친일잔재청산을 못한 우리나라는 이번에 정권교체를 통해 박정희 18년 장기집권의 적폐도 씻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반듯하게 세우려면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그래야 외교 안보 등 우리에게 불어닥친 국가적 위기를 막아낼 수 있다. 촛불집회의 완성은 정권교체다. 영하의 차가운 날씨속에도 촛불집회에 참가한 국민들은 반듯이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백성일 상무이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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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7.01.16 23:02

오바마의 고별 연설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2008년 미국 대선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첫 연설에서 내건 구호다. 오바마 연설의 대부분은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에 열정과 감동을 담아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명연설로 평가 받는다.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의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 연설도 예외 없이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기는 격려의 메시지로 다시 화제가 되었다.이날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은 2만 여명. 고별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지지자들은 70번 이상 기립박수를 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등장하자 기립박수로 오바마를 연호하는 청중들을 향해 자리에 앉아 줄 것을 손짓으로 부탁했지만 박수가 계속되자 네임 덕이 맞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고 연설 도중 4년 더를 외치는 청중들에게는 웃으며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풍경이다.자신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시카고에서 임기 8년을 되돌아보는 그의 고별 연설문은 열정으로 가득 찼고 명쾌했다.저의 동료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한 연설문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국민에 대한 감사를 담았다. 그는 의견을 같이 했거나 같이 하지 않았거나 미국 국민 여러분과의 대화는 저를 정직하게 해주며 영감을 주었고 제가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매일 여러분에게서 배웠다며 여러분은 저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여러분은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트럼프 당선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그 성과를 분명하게 밝혔고, 평화롭게 정권이양을 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라며 트럼프 당선으로 충격과 혼란에 빠졌던 미국을 하나 되게 하는 의지를 호소했다.노동자와 평등, 시민의 권리, 이민자와 난민, 인종차별, 여성, 빈곤, 교육, 종교, 사회적 분열, 외교, 국가분쟁, 그리고 민주주의까지 연설문의 키워드는 비단 미국사회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저의 동료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여러분을 섬기는 것은 제 삶의 영예였다. 남은 평생도 여러분과 함께 있겠다. 국민에게 바치는 헌사는 진정성이 절절이 배어 있다.고별 연설 마지막 문장은 Yes We Did!(우리는 해냈습니다.)이런 대통령을 가진 국민들은 행복할 수밖에 없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7.01.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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