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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

지난 2014년 마스다 히로야가 쓴 ‘지방소멸’이라는 책이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와테현 지사와 총무장관을 역임하고 일본 창성회 의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 책에서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인 896곳이 30년 이내에 소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8년부터 일본의 순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도쿄보다 지방에서 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에 주목,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사회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인구가 도쿄 한 곳으로 집중하는 극점사회는 인구 감소와 함께 지방 소멸을 더욱 부채질하는 주범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의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데 몰려드는 젊은이들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되며 고령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한국고용연구원이 지난 3월 마스다 히로야가 사용한 접근방식과 분석지표를 활용한 ‘지방소멸에 관한 7가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우리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지방소멸 보고서에 따르면 30년 이내에 전국 자치단체 243곳 중 77곳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도내에서도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와 완주군을 제외한 10개 시군이 여기에 포함됐다. 보고서 분석을 보면 20∼39세 가임여성인구 비중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간의 상대비가 0.5 이하일 경우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하는데 임실군이 0.25로 도내에서 가장 낮았다. 이어 진안군 0.27 장수군 0.28 고창군 0.28 순창군 0.29 무주군 0.29 부안군 0.31김제시 0.34 남원시 0.41 정읍시 0.43 이었다. 전북도의 경우 지난 7월 기준 인구 186만5000명 중 20~39세 가임여성인구비중은 21만2000명으로 11.3%를 차지, 전국 평균 13.4%보다 2.1%포인트나 낮았다. 전북도의 합계출산율은 1.33명으로 강원도 1.25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치단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출산 양육비 지원은 기본이고 난임부부 의료비 지원, 미혼남녀 맞선 주선, 귀농귀촌 유치 등 각종 묘안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책은 일시적인 풍선효과에 그칠 수 있다. 당장 중앙 정부부터 수도권 집중 규제와 지방 살리기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지방에 자족기능을 갖춘 거점 도시를 집중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와 결혼 출산 양육 교육관련 지원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도 선거를 의식한 선심정책에 몰두하기보다는 젊은 층의 일자리와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여건 만들기에 집중해야한다. 민선 단체장들이 지역의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져야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9.21 23:02

세계종교문화축제

전주 승암산(僧巖山)은 조선시대까지 ‘중방위’로 불러졌다. 스님의 염불하는 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에는 태고종 사찰 승암사가 자리하고 있다.승암사는 신라 때 도선(道詵)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고 승암산이 사찰로 유명해진 산은 아니다. 오히려 견훤이 후백제의 왕도를 보호할 목적으로 쌓은 동고산성이 승암산 자락에 있으며, 풍수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오목대·이목대·자만동 등 주변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급도 즐비하다.전주 한옥마을을 발밑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승암산에 치명자산(致命者山)이 있다. 최근 관광객들에게 더 많이 불러지는 치명자산에는 호남에 처음 복음을 전했던 유항검, 동정부부로 순교한 유중철(요한)과 이순이(루갈다)의 유택이 있다. 유항검 묘역이 여기에 조성된 것은 1914년이며, 천주교 차원에서 성지 논의가 이뤄진 것은 1980년대 초다. 성지 조성과 함께 1994년 순교자 묘 바로 밑에 성당이 건립돼 매일 미사를 올리고 있다. 2014년 복자의 품위에 오른 5분이 이곳에 모셔져 있어 전주를 찾는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 코스가 됐다.전북도와 세계종교평화협의회가 오늘부터 5일간 2016 세계종교문화축제를 연다. 4대 종단(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이 참여하는 축제다. 그러나 배타성이 강한 각기 다른 색깔의 종교가 한마당에서 어울린다는 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실제 2012년 세계순례대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할 당시 4개 종단이 참여했으나 그 후 불교계가 2년 연속 불참했다. 지난해 ‘순례’대신 종교문화축제로 이름을 바꿔 불교계가 다시 참여하게 됐다. ‘순례’가 특정 종교에 치우치는 뉘앙스를 주는데 대한 불교교단의 거부감을 다른 종단에서 이해하면서다. 종교문화축제의 모태와 핵심이 ‘순례’였으나 올 축제에서는 ‘이웃종교 돌아보기’라는 이름으로 ‘종교문화탐방’이 소박하게(?) 진행된다. 축제 주최측이 제작한 팸플릿상 주차장이 치명자산이 아니라 승암산으로 표기한 것에도 눈길이 갔다. 일반 혹은 관광객들의 눈높이가 아닌, 종단 상호간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미덕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축제의 모양새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종교간 벽을 넘어 진정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축제의 취지를 살렸으면 좋겠다. 종교계가 새만금 반대를 위해 불교 용어인 ‘삼보일배’ 아래 뭉친 것이 아주 오래 전의 일만은 아니다.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타
  • 2016.09.20 23:02

매미의 5덕

가을이 오면서 어느새 여름에 맴맴하고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가 자취를 감췄다. 매미는 7년간 땅속에서 굼벵이로 지내다가 매미가 되어 짝지은 후 1주일간 살다 죽는다. 느티나무에서 구슬피 우는 매미는 수컷으로 암컷과 짝짓기 위해 5분간 운다. 짝짓기 확률은 30%에 불과하다. 매미의 생명주기가 5, 7, 13, 17년으로 소수(素數)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천적으로부터 종족보존을 위해서라는 것. 생명주기가 점차 17년까지 늘어난 것도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다.고려때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방선부(放蟬賦)를 보자. 거미줄에 걸려 버둥대는 매미를 날려 주었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둘다 똑같은 동물이고 매미를 살려주면 거미는 굶는데 왜 놓아 주었느냐”고 힐난하자 이렇게 답하고 있다. ‘거미는 성질이 탐욕스럽고/매미는 심성이 맑을세라/배 부려드는 욕심은 채워지기 어려우나/이슬먹는 창자야 무슨 욕심이 있을 것인가/욕심 많고 더러운 놈이 맑은 놈을 박해하니/내 어찌 동정이 없을 소냐’라고 답했다.중국 진나라 육운(陸雲)은 매미를 보고 다섯 가지 덕을 갖춘 곤충이라 했다. 그의 한선부(寒蟬賦)에 나온다. “두상유관대,시문(頭上有冠帶,是文) 머리에 관대가 있으니 문인의 기상을 갖춘 것이요/함기음로, 시청(含氣飮露,是淸) 천지의 기운을 품고 이슬을 마시니 청정함을 갖춘 것이요/불식서직, 시렴(不食黍稷,是廉) 곡식을 먹지 않으니 청렴함을 갖춘 것이며/처부소거,시검(處不巢居, 是儉) 거처함에 둥지를 만들지 아니하니 검소함을 갖춘 것이요/ 응시수절이명, 시신(應時守節而鳴, 是信) 때에 응하여 자신의 할 도리를 지키어 울어대니 신의를 갖춘 것이다.그래서 옛 임금은 매미의 양 날개를 위로 향하게 형상화 한 익선관(翼蟬冠)을 쓰고 국정을 돌보았다. 매미의 성덕과 날개처럼 투명하게 선정을 펼치라는 뜻이다. 조정의 문무백관도 양 날개를 옆으로 행하게 한 관모를 썼다. 그 이유는 매미의 오덕을 망각하지 말고 공직자로서 품격을 지켜 나가라는 뜻이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공직자의 덕목으로 염결(廉潔)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했다. 오는 28일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그간 부정을 눈감아준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게 통하지 않게 돼 있다. 요즘 고위공직자들의 대형 부정 부패가 잇달아 터지는 바람에 서민들이 살맛을 잃어 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게 돼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 된다. 우리가 선진사회로 가려면 법 질서 확립이 중요하다. 국민을 개 돼지 정도로 보고 갑질이나 하는 공직자가 있어서는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추석을 쇤 이 가을에 모든 공직자가 매미의 5덕을 떠올렸으면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9.19 23:02

문용 옹주

‘옹주’라는 명칭은 고려 충선왕 때부터 사용됐다. 당시에는 왕자의 정실부인, 왕의 동성자매, 종친들의 정실부인, 왕녀까지도 포함시켜 옹주로 칭했다. 조선 초기까지 고려의 제도를 계승해 대군의 부인, 왕의 후궁, 왕의 서녀, 개국공신의 어머니와 처, 왕세자빈의 어머니, 종친의 딸까지 두루 옹주로 불렀다. 옹주가 왕의 서녀를 일컫는 호칭으로만 사용된 것은 조선 세종 이후다. 옹주에 대한 대우는 공주보다는 낮지만 왕의 딸로서 존귀한 지위에 있어 국가로부터 많은 은전을 받았다.500만 관객들 부른 영화 ‘덕혜옹주’가 조선왕실의 가계도에 관심을 갖게 한다. 고종은 1황후와 1황귀비·5후궁에게서 모두 9남7녀를 낳았으나 대부분 어려서 사망하고 3남(순종·영친왕·의친왕) 1녀(덕혜옹주)만이 장성했다. 명성황후는 4남 1녀를 낳았으나 차남 순종만이 성장해 보위를 이었다. 영화로 다시 한 번 관심을 불러일으킨 덕혜옹주(1912~1989)는 귀인 양씨의 소생으로, 고종이 극진히 아낀 것으로 전해진다.덕혜옹주는 황녀인지 아닌지 끝내 진실을 가리지 못한 채 30년 전 별세한 이문용 여사(1900∼1987)를 연상시킨다. 이 여사는 최소한 전북에서는 옹주로 인정받았다. 그는 생애 마지막 15년을 전주 경기전에서 ‘문용옹주’로 살았다. 문용옹주가 자신이 고종황제의 친딸이라고 밝힌 것은 1960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0년간 전주교도에 수감된 때다. 어머니 염 상궁이 옹주를 뱄을 때 궁중에서 쫓겨나 독살됐으며, 경상도 김천에서 평민의 신분으로 어린시절을 보내다 어머니와 가까이 지내던 임 상궁의 주선으로 서울로 올라와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중국과 만주를 전전하다가 광복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 후 좌익운동을 하던 시동생의 도움을 받은 것이 문제가 돼 영어의 몸이 된 비운의 황녀였다. 문용옹주의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본인의 말과 일부 증언, 고종과 많이 닮은 점 외에 옹주라는 증거가 없으며, 왕의 친딸이라면 어떻게 왕실혈족 기록물에 전혀 언급되지 않을 수 있냐는 게 반박 논리다. 옹주는 진위 논란이 일었을 당시 ‘다섯척 내 이 작은 체구하나 눕힐 자리조차 없구나’고 탄식했다 한다. 나라의 멸망이 가져온 왕실의 수난사다. 황실문화재단과 전주이씨대동종악원 전북지원이 지난 6월 옹주의 제사를 치렀다. 옹주라면 덕혜옹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었을 고인에게 그나마 위로가 될 것 같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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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6.09.13 23:02

헛인사 안하기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돈 버는 게 예전처럼 쉽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과거에는 제도 정비가 덜된 탓으로 헐렁한 면이 많았다. 지금은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른 자금 이동관계와 소득 발생에 따른 세원포착이 있는 그대로 잡히기 때문에 탈세도 쉽지 않다. 그만큼 유리알처럼 투명해졌다. 회사 돈 관리도 엄격해졌다. 오너라고해서 무작정 회삿돈을 맘대로 쓸 수 없다. 법치주의가 정착됐다는 뜻이다. 세상 사는 것을 법 하나로 통제할 수 없다. 법은 최소한으로 그치는 게 옳다. 시시콜콜한 측면까지 법이 간섭하거나 통제한다면 그건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사회생활하면서 느끼는 점 가운데 너무 헛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지도 않을 빈말들을 마구 쏟아낸다. 인사할 때 떠오르는 말이 마땅치 않아 대충 지나치기가 뭐 하니까 헛인사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말을 할 때나 진실성을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스운 사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길거리나 술집 등에서 만날 때마다 술 한잔 합시다 식사 한번 합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 말을 서슴없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드물다. 멋쩍으니까 마치 인사성 말로 하겠지만 듣는 사람은 기분 좋게 안 들린다. 한 두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되풀이하면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다.바쁜 세상에 헛소리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 인간관계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자신이 한 말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불리하면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고 슬그머니 뒤꽁무니 빼는 사람도 있다. 단순한 인사말이라고 해서 하찮게 여기면 안 된다. 빈말이나 헛인사는 오히려 안 하는 게 낫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진실해야 한다. 그래서 입구자 세 개가 쌓여서 만들어진 글자가 품격(品格)이다.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 重千金)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전북사회의 병폐를 진단할 때 그 원인을 거창 한데서 찾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 어찌 보면 사소한 면에서 찾을 수 있다. 광주 전남사람들이 타지 사람들로부터 대접받는 이유가 뭣인지를 생각해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의사표시를 비교적 확실하게 하기 때문이다. 긍정과 부정의 언어를 확실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전북인들은 대충 두루뭉술한 말을 잘 쓴다. 소통할 때 모호하면 오해가 생기거나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올 추석을 전후로 헛인사 안 하는 도민이 됐으면 좋겠다.좋게 말해 정에 약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진실성이 없으면 아예 헛인사는 안 하는 게 좋다. 28일부터 김영란법도 시행되므로 모두가 바르고 정확하게 의사 표시하면서 살았으면 한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 말로써 품위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헛인사하는 걸 적당한 처세술 정도로 여기면서 살아가면 사람이 안 붙는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9.12 23:02

가구회사의 선물

스위스의 작은 도시 바젤은 프랑스·독일과 맞닿아 있는 국경도시다. 인구 26만 명. 크지 않은 도시지만 이곳에는 의미 있고 아름다운 뮤지엄이 26개나 있다. 인구 1만 명당 뮤지엄이 하나 꼴인 셈이니 스위스 문화를 상징하는 도시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그들 26개 뮤지엄 중에는 유럽 어느 도시도 갖지 못한 뮤지엄이 있다. 하나의 캠퍼스로 평가받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이다. 디자인 전공자들이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꼽는다는 이곳은 이제 대중들에게도 인기 있는 공간이 되어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투어’ 프로그램이 생겨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디자인의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 전시는 물론이고, 뮤지엄의 넓은 공간에 세계적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축물이 모여 있어 이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장소가 되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설립 배경은 단순했다. 1940년대 바젤에서 출발한 가구회사 비트라(Vitra)는 회사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비트라 컬렉션을 정리하기 위한 공간을 구상했다. ‘임스 체어’로 널리 알려진 가구디자이너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 미국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조지 넬슨, 핀란드 출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알바 알토,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실용주의 디자이너 장 푸르베 같은 전설적인 디자이너부터 로낭과 에르완 부훌렉 형제, 론 아라드 같은 주목 받는 현대의 산업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을 의뢰해 제작한 가구를 보급해왔던 비트라 컬렉션은 사실상 그 자체로 디자인의 역사였다. 1980년대, 비트라는 바젤 근처에 위치한 독일의 마지막 도시 베일 암 라인에 전시장을 건립하고 1천 6백여 점의 가구들을 전시했다. 그러나 뮤지엄의 구성은 단순히 가구 전시에만 그치지 않았다. 가구공장에 불이 난 것을 계기로 이 일대에 다양한 건축물을 들여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를 조성한 것이다. 그 결실은 놀라웠다. 프랭크 게리의 ‘비트라박물관’을 비롯, 영국 테이트모던 설계자이기도 한 헤르조그와 드 뫼론의 ‘비트라 하우스’, 안도다다오의 ‘컨퍼런스 파빌리온’, 버크민스터 풀러의 ‘비트라 돔’, 장 푸르베의 ‘패트롤 스테이션’,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해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자하 하디드의 ‘비트라 소방서’, 알바로 시자나 니콜라스 그림쇼의 ‘비트라 팩토리’ 등 현대건축 거장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한 가구회사의 혁신적 발상이 가져온 결실, 우리에게는 큰 선물이 됐다. ·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9.09 23:02

김영란법

의료 관련 사고가 터지면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주목받는다. 의료인이 선서를 지키면 존경받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지탄받을 것이다. 의료인으로 첫 발을 대딛는 의료인으로서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치겠다고 맹세하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460~377) 선서의 대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다. 의사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지키겠다. 인종과 종교, 국적, 정당정파,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다. 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존중하겠다. 위협 받는 상황에서도 인도에 어긋나게 않겠다.”물론 대다수 의료인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고 있지만 일부는 재정적 이유 등으로 도덕적 해이에 빠지고, 최악의 경우 환자의 생명을 앗는 일이 발생해 문제다. 의사의 실수, 간호사의 실수, 과잉 진료 및 수술 등으로 인한 의료사고 사망자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일반인은 증명할 수 없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제도적 문제 때문에 알기 힘든 탓이다. 아마 2,300년 전 히포크라테스 시대에도 의료사고가 많았을 것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 항의, 분쟁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를 해소 하기 위한 히포크라테스의 간절함이 ‘선서’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정부가 지난 6일 국무회의를 열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 시행령을 심의·의결했다. 오는 28일부터 본격 적용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2년 8월 처음 발표한 지 4년1개월 만에 법적절차가 마무리 됐다. 김영란법은 공무원과 교사, 언론인 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공직사회의 승진 등 인사 청탁, 사업권 등 이권 청탁, 법조 청탁 등은 한국사회의 강점인 인맥에서 출발한다. 우리 사회는 소위 인정, 얼굴 한 뼘, 말 한 마디를 법보다 중시하곤 하는 경향이 있다. 술·밥 먹고, 골프치고, 선물주고, 경조사비를 낸다. 일상이지만 과도한 게 문제다. 그게 원칙을 무너뜨리고, 결국 불특정 타인들을 침해한다. 영리한 사람들이니까, 김영란법에 대응하는 편법 매뉴얼은 물론 그에 따른 란파라치, 내부고발, 함정뇌물 등도 예상할 수 있다. 새로운 출발선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9.08 23:02

국회의장의 쓴소리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놓고 파행이 빚어졌다. 야당출신 국회의장으로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사드배치 결정 등 현안을 거론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이틀간 국회 운영이 마비되었다. 정 의장은 이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은 국민 여러분께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촉구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도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없었고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고 적시했다.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수장으로서 청와대와 행정부에 대한 입장 표명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지난 19대 국회 때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청와대와 여당의 노동3법 등 경제선진화법 직권상정 요구에 “내가 성을 바꾸지 않는 이상 직권상정은 없다”고 거부했다. 그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요구 때는 “직권상정은 내 사전에 없다”며 못박았다.수개월째 논란이 증폭되는 우병우 민정수석 파문과 정부의 일방적 발표로 지역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사드 배치문제를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우병우 수석 사퇴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제기되었고 사드 문제도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장 개회사는 이미 1일 오전 중에 국회 내에 배포가 되었기에 오후에 열리는 개회식에서 정 의장의 발언 내용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정세균 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고 국회의장실을 점거한 채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16대 국회 때인 2002년 3월 국회법 20조2항 개정을 통해 의장의 당적보유 금지를 명시했다. 이는 의장에게 불편부당과 중립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정권에서 추진한 법안의 직권상정, 날치기 통과 등 정권 거수기 노릇이나 하던 국회를 바로세우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다. 당시 회의록과 본회의 제안 설명에 이 같은 국회의장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는게 나와 있다. 정권으로부터 국회의장의 독립성을 보장한 국회법을 근거로 새누리당이 정세균 의장을 공박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회의장은 영문으로 The Speaker of the National Assembly로 표기한다. 국민과 국회를 대표해서 할 말은 해야하는게 국회의장이다. 정권을 향해 쓴소리도 못한다면 어찌 국회의장이라 할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9.07 23:02

벌초

국회 인재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새(2011~2015년) 벌 쏘임 환자 발생 건수가 5만6천288건, 뱀 물림 건수가 2만775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4년간(2011~2014년) 뱀물림 9명, 벌쏘임 133명이 목숨을 잃었다. 벌초와 성묘를 하는 8~10월 사이 전체의 63%인 3만6497명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전북에서만 5년간 벌 쏘임 사고가 5061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다 벌에 쏘이거나 예취기에 다치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단다. 추석 풍속도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주말 전국의 도로마다 ‘벌초정체’가 빚어진 걸 보면 조상의 묘소를 잘 관리하려는 마음은 아직 여전한 것 같다. 벌초는 처서 이후에 하는 게 일반적이다. 처서가 되면 풀이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이때 벌초를 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산소를 깨끗이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음력 팔월 초하루를 벌초일로 정해 벌초를 하는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 이날 일가가 모여 벌초하는 일을 두고 ‘소분(掃墳)한다’ ‘모듬벌초한다’고 부른단다. 벌초는 우리만의 풍습은 아니다. 중화권에서는 4월5일 청명절(Tomb Sweeping Day)을 기해 우리와 같이 묘소를 관리하고 성묘하는 풍습이 있다.벌초의 형태는 사회의 변화와 함께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보통 3대 이상이 함께 사는 대가족인 경우가 많아 벌초가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가까운 친척들도 전국으로 흩어져 살면서 벌초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지역에 남아있던 문중의 사람들이 벌초를 책임지고, 일가친척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벌초비를 주는 형태가 많았다. 농촌의 고령화에 따라 이마저 여의치 않게 되면서 벌초 대행업자에게 맡기는 게 대세가 됐다. 매년 ‘벌초정체’가 반복되고 있으나 장례문화가 바뀌면서 벌초도 옛풍속이 될지 모르겠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기준 ‘전국 17개 시·도별 화장률 추이’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화장률은 72.1%로 집계됐다. 2001년 화장률 20.8%에 비해 격세지감이 있다. 봉분 대신 이렇게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모시는 장례문화의 변화에 따라 벌초를 추억으로 떠올리는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처삼촌 무덤에 벌초하듯’한다거나 ‘핑계 없는 무덤 없다’ ‘굽은 솔이 선산 지킨다’ ‘산소등에 꽃이 피었다’는 속담도 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될 성 싶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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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6.09.06 23:02

전북의 몹쓸병

불명예스럽게도 전북이 자살률 이혼률 투서 고소 고발 건수 등 안 좋은면에서 타 시·도를 앞선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경제적 낙후에서 비롯됐다. 살림살이가 어렵고 쪼들려서 생긴 것들이다. 농업사회가 중심이 되고 근간이 됐던 때만 해도 전북은 그렇지 않았다. 70년대 전후만해도 전북으로 전입해 오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부터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차츰 수도권이나 공업화가 된 지역으로 인구가 유출됐다. 60년대 300만을 바라보던 인구가 지금은 187만대에 머물러 있다.이혼률이 급증한건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전북이 유독 높다. 최근에는 황혼이혼자가 늘지만 주로 경제적 사유로 부부가 갈라선다. 급격한 서구화로 가치관이 변모하면서 예전처럼 자식들을 위해 희생해 가면서 살려고 하지 않는다. 한번 부모가 맺어주면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성격 차이와 심각한 경제적 사유가 생기면 헤어진다. 예전에는 남편이 실직하거나 돈벌이를 못하면 아내들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집안을 꾸려 갔지만 지금은 이같은 현상이 퇴색해졌다. 젊은층일수록 더한다.이혼하더라도 여자들은 할일이 많아 남자들에 비해 혼자 잘 산다. 남자들은 한번 일자리를 잃으면 쉽게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 경제적인 문제로 부부간에 불화가 생기면 결국 이혼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요즘 전주에는 여성들의 일자리가 많다. 본인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돈벌이하면서 누구 구애 받지 않고 산다. 남자들 사정은 다르다. 나이 들어서는 마땅하게 일할 곳이 없다. 아파트 경비 자리도 없다. 막노동 판으로 뛰어 들어 가지 않는 한 남자들 일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혼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자식들이 성인인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고 청소년일 경우에는 의외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혼이 한 가정의 파탄으로만 끝나지 않는다.경제력이 약화되면서 전북에서 안좋은 면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 경제력 약화는 외부 탓이 크지만 내부 탓도 간과할 수 없다. 역대 정권들이 산업화 공업화 전략을 짜면서 전북을 소외시킨 면이 결정적이다. 사회간접시설이 확충되지 않아 공장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것. 일자리가 없어 결국 외지로 떠나는 신세가 됐다. 경제력 약화의 원인이 다양하지만 도민들이 정치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못한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소극적인 성격과 비판력이 약한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말로만 형님 동생하는 문화만 판치지 의리가 약하다. 남 죽여 달라고 고소 고발건이 난무하는 것은 건강치 못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앞에 나서지 못하면서 비열하게 뒤에다가 총질하는 측면도 몹쓸병이다. 지금부터라도 도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강단있게 적극적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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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6.09.05 23:02

판소리 북 이야기

30년 가까운 동안 판소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 발로 찾아다니며 온갖 자료를 수집하고 섭렵해온 사람이 있다. 학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리꾼도 아닌 그는 지방자치단체 6급 공무원이자 지리산문화자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근소장이다. 그로부터 판소리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 또한 그가 발로 찾아다닌 수많은 소리꾼과 노인들로부터 듣고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한 것이니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학문적인 검증(?)을 거친 것이 아니니 ‘김용근의 북이야기’ 쯤으로 해두자. 조선시대, 우리나라에서 북을 만들었던 곳은 경남의 하동과 전남의 담양, 서울의 동숭동과 남원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남원은 판소리북으로 이름을 알렸다. 판소리북의 전통은 수많은 소리꾼들이 남원을 거쳐 갔던 배경과 맞닿아 있다. 게다가 당시 남원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소시장과 도축장이 있어 북을 만드는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초기까지도 남원 운봉의 만석꾼 별장인 운악정에는 소리꾼들이 머물면서 소리를 가르치고 공연을 했다. 그들 소리꾼들은 운악정을 떠날 때면 어김없이 남원 판소리북을 하나씩 마련해가곤 했다. 그만큼 남원 북은 소리꾼들이 갖고 싶어 하는 명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원 판소리북은 내놓고 판매하는 북이 아니라 북을 필요로 하는 소리꾼의 주문에 의해 그의 소리에 맞추어 제작되는 맞춤북이었다. 사실 남원 북을 갖게 되는 과정은 까다로웠다. 북을 주문하면 북을 만드는 장인은 소리꾼의 소리를 들어보고 체격과 앉은키를 고려해 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소리꾼의 성음과 성량을 고려해 북통과 가죽의 두께를 정하고 다시 그 소리꾼의 소리와 맞추어가며 북을 만들었다.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제작시간도 길어져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렸다. 옛 소리꾼들은 가르치던 제자를 독립시킬 때 그 징표로 소리북을 맞추어 주었다. 가장 최고의 북 선물은 역시 남원 북이었음은 물론이다. 북을 만드는 장인들은 하나같이 소리를 잘 구별해내는 귀명창들이었다. 소리꾼은 북이 만들어지는 동안 여러 번 찾아와 소리를 해야했는데, 장인이 그 소리를 듣고 가죽의 두께를 조절하는 등 일종의 ‘튜닝’과정을 꼼꼼히 거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북이 완성되면 스승은 붓으로 징표를 써넣었다. ‘이제 내 소리가 너한테로 간다’는 뜻이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의미 있는 대물림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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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6.09.02 23:02

마이카시대

현대차 포니는 한국 첫 고유모델 승용차, 한국을 대표하는 승용차였다.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생산된 장수 모델이다. 포니가 세상에 나온 지 40년이 지난 2016년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가 2,146만대를 넘어섰다. 마이카 시대가 현실이 된 지는 오래전 일이다. 포니2가 출시된 1985년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1992년 500만대, 1997년 1000만대, 2014년 2000만대를 넘어섰다.수입차도 7%가량 된다. 152만 대쯤 된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미국산이 주종인데, 수입차 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폴크스바겐처럼 고객과 국가를 속이는 비양심적인 철면피 기업도 등장했다.국민소득 3만 불 시대라는 말은 캠핑차 등록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2007년 346대에 불과했던 것이 올해 6768대다. 약 10년 만에 20배가 증가했으니, 관광 레저산업의 열기를 추정할 수 있다.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성장한 것이 자동차 영업이다. 영업을 잘하려면 고객의 요구를 잘 알아야 한다.한때 고객 최고 선호 넘버는 ‘7’자 였다. 대중 사이에 행운의 숫자인 탓이다. 권위적인 자들은 1111등을 선호했다.대체로 4자는 싫어하는 분위기다. ‘죽을 사(死)’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아파트 호수나 호텔 객실, 엘리베이터 층수 등을 표시하면서 4를 건너뛰거나 4를 F로 표시, 부정의 숫자 4를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 심리다.기독교 신자 중에서는 6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6이 사탄, 악마를 뜻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진다. 7을 좋아하는 것은 7일째 교회에 가고, 쉬기 때문이다.사업가들은 사업번창 심리로 4개의 숫자가 오름차순이 되는 번호를 선호한다. 1663은 끝자리 수가 6보다 낮으니 당연히 비선호 넘버다. 그러나 1669는 선호하는 넘버에 속한다. 1234나 3579 등은 당연히 선호 넘버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이들은 외우기 쉽지 않은 번호, 눈에 잘 띄지 않는 숫자 구성을 좋아한다. 1111보다는 4791을 선호하는 식이다.고객은 어떤 번호를 원할까. 신차 등록서비스를 해 주는 일이 잦은 영업사원으로선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차량등록사업소 컴퓨터가 내놓은 10개 번호 중 4444를 선택했다면, 그는 차량 인도를 거부당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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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16.09.01 23:02

무주 반딧불이 투어

지난 주말 무주 반딧불 행사장을 찾았다. 무주읍 내도리 앞섬마을 앞 금강 상류 천변을 따라 우거진 수풀은 반딧불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해가 진 뒤 어둠이 깔리면서 마을 가로등을 모두 불을 끈 채 반딧불이를 맞이했다. 주위가 컴컴해지자 수풀 속에서 작은 불빛들이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수십,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 무리가 영롱한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군무를 그려냈다. 환상 그 자체였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700여 명에 달하는 탐방객들은 탄성과 환호를 그칠 줄 몰랐다.한 탐방객은 말레이시아 만타나니섬 나나문 반딧불투어도 환상적이지만 무주 반딧불이는 더 멋지다고 전했다. 이날 무주 앞섬(전도)마을과 뒷섬(후도)마을, 적상면 갈골 등 3곳에서 진행한 반딧불투어에는 서울과 대전 전주 등 전국 각 지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온 관광객 등 2000여 명에 달하는 탐방객이 찾았다. 무주 반딧불이 투어가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예약하지 않으면 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게 행사관계자의 귀띔이다.환경 오염과 생태계 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개체 수가 격감하면서 동심 속 추억으로 남아있던 반딧불이는 이젠 환경지표 곤충으로 꼽는다. 개똥벌레로도 불리는 반딧불이는 전 세계에 약 2000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등 7~8종류가 산다. 멸종위기에 처하면서 1982년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는 무주 설천면 일원 반딧불이와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됐고 2002년 1월에는 무주읍과 무풍면 일원으로 확대 지정됐다. 국내에서 곤충과 관련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장수하늘소와 반딧불이 서식지 둘뿐이다. 무주 애반딧불이는 6월 중순~7월에, 늦반딧불이는 8월 중순~9월 중순에 볼 수 있다.반딧불이는 배 끝에 있는 발광기 세포에서 만들어진 루시페린(luciferin)이라는 물질이 루시페라아제에 의해 산화되어 빛을 내며 교미를 하기 위해 암·수 모두 또는 암컷이 빛을 내어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무주군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반딧불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지난 1999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이래 2012년까지 정부지정 우수축제, 2013년부터 4년 연속 정부지정 최우수축제로 꼽힌 환경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부대 행사로는 전통 불꽃놀이인 안성 낙화놀이를 비롯해 전통 섶다리 공연 전라좌도 무주굿 무주아리랑 비보이댄스경연 태권도 혼 공연 등이 다음 달 4일까지 다채롭게 열린다. 이번 주말엔 가족과 함께 무주 반딧불축제와 반딧불이 투어에 가보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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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6.08.31 23:02

배드민턴 전설 박주봉

전북은 배드민턴의 메카다. 전북 출신의 배드민턴 올림픽 메달리스트만 해도 손가락으로 다 꼽지 못할 정도로 즐비하다. 한국이 그동안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6개 중 4개가 전북 출신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배드민턴이 첫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바르셀로나에서 전북 출신 3명의 선수가 남녀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시작으로, 리우올림픽까지 전북 출신의 독무대였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혼합복식 금메달을 놓고 전북 출신의 박주봉과 김동문이 대결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끈 이득춘 감독,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 신승찬, 이용대와 콤비를 이룬 유연성이 전북 출신이다.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리우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복식을 우승으로 이끈 일본 배드민턴 감독 박주봉이 화제가 됐다. 일본 여복 배드민턴은 준결승에서 한국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 일본 올림픽 사상 첫 배드민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일본 여복 배드민턴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강에 올랐으며,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부터 13년째 일본 대표팀을 맡은 박 감독이 변방에 있었던 일본의 배드민턴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것이다.일본팀 우승 후 박주봉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보고 의아스럽게 여긴 사람들이 많다.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일본 국기를 가슴에 다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이 맡은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것 역시 칭찬받을 일이다. 국가가 일본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의아한 것은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이었던 박주봉이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일본에서 지도자로 빛을 발하느냐다.박주봉은 고향 전북에서 명성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올림픽금메달리스트 이름을 붙인 체육관만 해도 전북에 여럿 있으나 박주봉체육관은 없다. 박주봉은 전북 배드민턴계에서 왕따였다. 전주농고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한국체대) 과정에서 동료 선수와 지역체육계를 등진 원죄가 있어 전북배드민턴계와 거리가 생겼으며, 그 틈이 치유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감독이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더 큰 포부를 갖고 있다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일본 감독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배타적 풍토에서 적응하지 못해 해외를 전전하는 상황이라면 한국 체육의 미래를 위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 배드민턴계의 주류인 전북의 탓이라면 더욱 안 될 말이다.고향에서 아끼고 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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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6.08.30 23:02

마음 비우기

세끼 밥 먹고 살기가 여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 말은 인간답게 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간 앞만 보고 죽어라고 일만 하다 보니까 물질은 어느 정도 충족된 듯 싶지만 정신 세계는 오히려 공허한 느낌이다. 인간답게 사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예전에는 잘 사는 사람이나 못 사는 사람이나 밥 먹고 사는 게 비슷했지만 요즘은 그게 아니다. 양극화가 이를 잘 말해준다. 농업이 근간을 이뤘을 때만해도 개천에서 용 나는 출세의 사다리가 마련돼 있었지만 지금은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흙수저로 나눠져 있을 정도로 계층 구분이 심하다. 교육부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국민을 개 돼지라고 한 망언이 공분을 샀던 것도 다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요즘 워낙 생존경쟁이 치열한 탓인지 인간미가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불과 한 세대전만해도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 오직 나와 내 가족만 잘 살면 그만이다는 이기주의만 팽배해졌다. 자본주의 발달로 개인주의가 심화되지만 너무도 빠른 템포로 사회가 변해가는 바람에 가치혼돈 현상마저 나타난다. 양심과 선악의 구분도 흐려졌다. 경제상황이 안 좋다보니까 생계형 범죄자만 늘어간다. 먹고 살기가 어려운 사람 가운데는 교도소 가려고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까지 있다.세상 살기가 힘들다 보니까 남 카드만 먼저 훔쳐 보려는 잔머리들꾼들로 넘쳐 난다. 자연히 조직이나 사회에서 간만 보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자신이 그 조직을 위해 열심이 헌신해서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기 보다는 뒤통수를 쳐서라도 이익만 취하려는 사람이 있다. 습관적으로 간만 보려는 사람은 주변에 사람이 없다. 항상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 하기 때문이다. 좁은 지역사회라 알게 모르게 서로를 잘 알고 있어 잔머리 굴려가며 세상 살기가 쉽지 않다. 한 두번은 속아 줄지 모르지만 영원할 수는 없다. 근본과 원칙을 지키며 진정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영원한 승자가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삶이 값지고 멋진 것이다.비우면 가볍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알면서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왼손이 한일 오른손 조차도 모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 보시(布施)는 신앙인들만 하는 게 아니다. 남에게 줬다는 사실 조차도 머리속에서 잃어버려야 한다. 그게 바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다. 우리가 땀흘려 이 만큼 살고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한번쯤은 뒤를 돌아다 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올 여름 모두가 더위를 이겨 내느라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맘의 여유를 갖기 위해서라도 보시를 했으면 좋겠다. 가장 계절의 변화가 심한 금화교역(金火交易)철을 맞아 심신건강을 위해 맘을 비우면 어떨까. 세상 이치가 진정으로 비우면 채워지는 법이라서 그렇다. 말로만 비운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 보여주기식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8.29 23:02

리우 올림픽 개·폐막식의 교훈

22일 중계된 리우 올림픽 폐막식은 화려했다. 폐막식의 주제는 ‘A New World’.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불었지만 폐막식의 축제 분위기는 온전히 살아났다. 100여 년 전 회중시계 대신 세계 최초로 손목시계를 차 이름을 알린 브라질 발명가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으로 분장한 배우가 등장해 시계를 들여다보며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린 폐막식은 그 자체로 삼바축제의 현장이 되었다. 축제는 폭우 속에서도 삼바 리듬을 즐기며 입장하는 선수들의 웃음과 춤, 환희로 절정을 이루었다. 승자와 패자가 따로 없는 인류의 아름다운 축제. 올림픽 정신이 거기 있었다. 리우 올림픽은 불안한 정치상황과 경제위기를 맞은 브라질의 상황과 맞물려 개최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들의 무관심과 열악한 경기장 환경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큰 사건 없이 22일 동안의 열전을 무사히 마친 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도 있다. 때문에 성공적 올림픽으로 평가를 받지는 못했으나 리우 올림픽이 준 교훈은 따로 있다. 개폐막식에서 보여준 브라질만의 문화적 감성과 발현이다. 리우 올림픽은 개막식과 폐막식을 저예산으로 치러냈다. 개막식은 55억 원, 폐막식 예산은 14억 원 규모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이 개막식에만 460억 원, 폐막식에 7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자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상할 수 없는 예산이다. 첨단 시설이나 장치가 없이도 축제의 열기를 그래도 살려냈던 리우올림픽 개폐막식은 그래서 더욱 돋보였다. 개막식이 아마존을 화두로 광활한 자연과 역사를 담아낸 장대한 서사시였다면 폐막식은 축제의 나라 브라질의 독창적 문화를 전파하는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폐막식 공연을 만들어낸 로사 마젤란 총감독은 ‘임페라트리스 카니발 스쿨’의 책임자답게 성공적인 무대를 확신했다. “브라질을 상징하는 카니발이야말로 폐회식 행사로 제격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리우와 같은 축제를 하는 곳은 없다. 카니발은 이번 올림픽 대회의 방점을 확실히 찍어줄 것이다.” 그의 말대로 세계는 적은 예산으로도 훌륭하게 치러낸 리우올림픽 폐막식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의 20분의 1, 2012 런던올림픽의 12분의 1의 예산만으로도 축제의 나라 브라질의 열정과 자연과 환경,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제대로 전했으니 그럴만하다. 저예산 개폐막식의 울림이 크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6.08.26 23:02

빗나간 화살

2년 전, 밤거리에서 지나가는 여고생을 향해 음란행위를 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의 스캔들 등 어처구니 없는 수많은 성 관련 사건이 터지는 지구촌 세상이지만, 검찰의 별인 현직 검사장이 자신의 관할지역에서 길거리 음란행위를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는 검찰시민위원회 결정이 받아들여져 기소유예 처분된 덕분에 검사복을 벗고도 지난해 9월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할 수 있었다.최근 그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된 여행사 대표 변호를 맡아 세간의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11일 제주지법 법정에서 변론에 나선 그는 사람은 아무리 성인이라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고, 죄인에게도 미래가 있다는 문호 오스카 오일드의 명언을 소개하며 피고인 선처를 호소했다.김 변호사 본인의 과거도 끄집어 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자신도 법정에 서 있는 피고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처지였다고 했다. 이제 잘못을 깨닫고 실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피고인에 대한 엄벌보다는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김수창 같은 사건이 전북에서도 있었다. 지난 6월 익산에서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주택가에서 음란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돼 야구단에서 퇴출된 것이다.성 관련 사건이 자살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지난 21일 남원시 고위공무원이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여직원 성추행 의혹 사건에 휘말려 있었고, 22일 피혐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것을 두려워 한 것일까. 그는 아내에게 여보 사랑한다. 미안해라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이런 사건은 공무원 사회에서 적지 않게 벌어진다. 학교에서는 교사와 여학생, 공직에서는 상사와 여직원 사이에서 성추행, 성스캔들 등 부적절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남자 상사나 교사는 여직원(여학생)을 격려하기 위해 어깨만 툭툭 다독거렸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이미 현실사회는 그런 변명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성추행, 성폭행, 성매매 등 수많은 성 관련 범죄자들이 처벌되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직장 내 성교육이 진행되지만 성 범죄는 브레이크가 파열된 열차처럼 거침없다. 이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가 실종된 탓이다.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6.08.25 23:02

호남출신 이정현 대표의 책무

어제 집권 여당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가 전북도청에서 열렸다. 재작년 전남, 지난해 광주에 이어 올해는 전북 개최 차례이었지만 도민들의 기대감이 남달랐다. 지난 9년 동안 정부 여당의 무관심과 푸대접에 변방으로 전락했던 전북에서 호남출신 첫 여당 대표가 주재하는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린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앞서 지난 3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도 전주에서 열렸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행사가 전주에서 열린 것은 32년 만에 처음이었다.이 같은 변화의 단초는 지난 4·13 총선에서 비롯됐다. 전주을과 순천에서 새누리당으로 출마했던 정운천 의원과 이정현 대표가 당선되면서 호남의 정치 지형이 바뀌었고 새누리당도 서진(西進)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문제는 새누리당의 이 같은 정치 이벤트가 보여주기식 일과성 행사에 그쳐선 안된다. 도민들은 그동안 정치권이 보여준 쇼 이벤트에 너무 식상해 있다. 선거철만 되면 장밋빛 청사진을 내걸어 표심을 흔들어놓고 선거 후에는 공염불로 그친 전례가 수두룩하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출동, 새만금 현장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명박 후보는 “새만금에 국제 투자자를 유치해 세계에서 가장 큰 단지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임기 5년 내내 이행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만금사업을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며 새만금 특별회계 설치를 비롯 동서2축과 남북2축 도로 건설, 새만금∼김천 동서횡단철도 조기 착공, 신항만 배후 물류산업복합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특별회계 설치는 물 건너 갔고 남북2축 도로건설은 내년 예산에서 빠졌으며 동서횡단철도는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으로 밀려나고 말았다.이정현 대표는 지난 3일 합동유세 때 새만금사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탕평인사를 내걸었다. 어제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새누리당이 호남 발전에 앞장서겠다”면서 지역 숙원사업 예산과 현안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호남 출신인 이정현 대표는 그동안 립 서비스에 불과했던 당 대표들의 언행과는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 그의 약속이 말의 성찬으로 그친다면 그의 정치생명도 끝나기 때문이다.호남의 정치 변화에 이젠 새누리당과 이정현 대표가 응답해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6.08.24 23:02

지미 카터 마케팅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인기가 없었지만 퇴임 후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1981년 퇴임 후 고향 조지아주로 돌아가 세계 평화의 전도사로, 집 없고 헐벗은 사람들의 후원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재임 때보다 더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처음부터 전직 대통령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왔다.카터는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중요한 정책을 폈다. 취임 후 계속해서 도덕정치를 내세웠던 카터는 한국의 인권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 한 때 박정희 정부와 불편한 관계로 지냈다. 제1차 북핵위기 당시인 1994년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이던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도 했다. 퇴임 후 해비타트에서 펼치는 사랑의 집짓기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카터는 2001년 한국을 방문, 군산 등에 집을 짓기도 했다.전북대가 카터의 이런 국제적 명성과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 속에 이를 활용한 대학 마케팅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대는 올해부터 카터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지미카터 국제학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전북대의 카터 국제학부 설치는 작은 인연이 계기가 됐다. 전북대 국제개발협력 창의인재양성사업단이 지난해 카터센터를 방문, 카터 전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게 된 게 출발점이었다. 카터는 사업단 학생 50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분단 상황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평소 관심을 표명했고, 세계적 수준의 관련 전문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요청한 전북대에 협조를 약속하면서 이뤄졌다고 한다. 전북대는 ‘인권과 평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비정부기구인 카터센터와 손을 잡은 것만으로 대학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며칠 전 카터센터 실무자들이 전북대를 방문, 학부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대학측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저개발 국가 농업기술을 지원하는 카터센터의 활동에 참여하고, 한반도평화 교양과목을 신설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내년 개교 70주년에 맞춰 카터 전 대통령을 직접 대학에 초청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대규모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가질 계획이란다. 카터 미국 전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없었던 전북대가 작은 인연을 씨앗 삼아 대학의 위상을 높일 계기로 삼으려는 발상이 돋보인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6.08.23 23:02

지금 국회의원이 할 일

요즘 도민들은 박근혜 정부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개각 때마다 전북 출신을 기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장 차관 없이 잘 살아왔는데 그걸 견디지 못하겠냐는 것이다. 더 이상 애걸복걸 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구걸해서 장차관 임명 받아봤자 무슨 좋은 일이 생기겠냐는 것. 호남 출신으로 첫 새누리당 대표가 된 이정현의원이 박 대통령에게 호남 출신을 중용해 달라고 건의한 사항이라 내심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아니올씨다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더 이상 기대를 거는 것은 자존심 상할 노릇이다. 지금부터는 우리 스스로가 정신 똑바로 차려 살길을 찾아야 한다.4·13 총선 때 전북 정치판을 확 바꿔 버리는 것 처럼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은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 한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19대 국회의원들 처럼 존재감 없이 여의도나 왔다 갔다 하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 의정활동을 잘 하면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못 한다고 생각하면 가차없이 혼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살길이 없다. 국회의원들도 생각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이 정권서 전북이 차별 받고 찬밥 먹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므로 어떻게 의정 활동을 해야 할 것인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운천 의원은 집권 여당 소속이기 때문에 정부측과 가교역할을 하면 된다. 국민의당이나 민주당은 야당이므로 정권교체를 위해 현 정권의 실정을 낱낱히 공개해야 한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야당 역할을 해야 한다. 개원한지가 2개월여 밖에 안돼 아직은 현황 파악에 주력하겠지만 정기 국회가 열리면 그 때부터 포문을 열어야 한다.문제는 3당이 협치(協治)를 할 것으로 기대를 가졌지만 서서히 균열 조짐이 나타난다. 은연중 총부리를 내부로 돌리고 있다는 사실에서 감지할 수 있다. 선거가 끝났으면 선거 때 있었던 불미스런 일들은 승자가 안고 가는 도량을 발휘해야 한다. 진정성을 갖고 도정을 열심히 이끌고 있는 송하진 도정을 어떻게 해서든지 흠집내려고 해선 안된다. 설령 잘못한 일이 있으면 잘 하도록 지적해서 고쳐 나가도록 하면 된다. 국민의당이 7석을 차지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특정 국회의원이 송 지사가 세계 잼버리 대회를 새만금으로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까지 평가절하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일은 숫적으로 열세인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을 중앙정치 무대에서 새롭게 각인시켜 나가는 길 밖에 없다. 밖에 나가서는 큰 소리 못치고 안에서만 분란을 일으키면 졸장부 국회의원 밖에 안된다.국회의원은 입법 활동에도 충실해야겠지만 그 보다도 국가예산 확보가 더 중요하다. 내년도 국가 예산 확보하는 걸 보면 국회의원들의 대략적인 능력을 알 수 있다. 쥐 못 잡는 고양이는 도태시켜야 하듯 국가예산 제대로 확보 못하는 국회의원은 팽시키는 게 낫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6.08.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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