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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버려둬라, 겨울 가로수

첫눈 후 도심 가로수 모습이 확 달라졌다. 밑동에 멋진 겨울옷을 걸쳤다. 줄기와 가지에는 전구 달린 전깃줄이 칭칭 휘감겼다. 알록달록 화려한 뜨개옷은 언뜻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사람들의 정성으로 보일 수 있다. 맞다. 도심 가로수의 겨울옷은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볏짚 거적에서 비롯됐다. 주로 병충해 예방이 목적이었고, 한파에 약한 일부 수종에서는 보온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나무에 기생하는 해충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따뜻한 볏짚에 몰려들어 월동하는 습성을 이용한 것으로, 봄이 되면 이 볏짚을 벗겨내 불태우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볏짚 거적이 어느 때부터인가 고급 직물로 바뀌었고, 여기에 화려한 무늬와 글자까지 더해져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달라진 겨울옷의 목적이 의문이다. 봄철에 벗겨내 불태웠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고 재활용 방안까지 나오는 걸 보면, 병충해 방지보다 도시 미관과 분위기 조성이 더 큰 목적인 게 분명하다. 사실 겨울철 가로수 보호가 목적이라면 겨울옷보다는 거리 제설제 살포로 인한 염분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볏짚 차단막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없다. 폭설이 내렸는데도 예년에 종종 눈에 띄던 제설제 차단막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시 미관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아서일까? 대신 눈에 확 띄는 것은 칡넝쿨처럼 감아 올라가 바짝 마른 겨울나무를 옥죄고 있는 전깃줄과 전구다. 세밑이 되면 인파가 몰리는 시내 주요 거리에 이렇게 장식용 전구로 휘감긴 가로수가 더 늘어날 것이다. 연말연시 아름다운 경관조명을 연출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에게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를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각 지자체가 너도나도 가로수 조명 설치에 나서고 있고, 민간기업에서도 자체 예산으로 건물 앞 가로수를 장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과 단체에서 더 적극적이다. 이제는 전구 크기도 장식용 꼬마전구가 아니다. 어울리지도 않는 큼지막한 전구가 가지 끝까지 얼기설기 연결돼 밤새 환하게 불을 밝힌다. 화려한 도시 야경을 만들어내는 경관조명의 효과는 분명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조명 설치 대상이 꼭 살아 있는 가로수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지금껏 도시 경관조명에 무관심했다가 설치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가로수 조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나무는 내버려둬도 거뜬히 겨울을 난다. 잎사귀를 모두 떨궈낸 앙상한 가지에도 여전히 생명의 에너지가 꽉 차 있다. 간섭하지 않으면 극한의 환경도 잘 견뎌낼 수 있고, 또 견뎌왔다. 인간보다 훨씬 오랫동안 말이다. 그런데 한밤중 강한 인공조명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살아 있는 가로수를 줄줄이 크리스마스트리로 만들어 멋진 야경을 연출하겠다는 계획이라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극히 이기적인 욕심 아닌가. 그래도 보기 좋으면 그만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많이 불편하다. 그냥 내버려둬라. 제발.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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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2.09 19:11

계엄으로 망가진 민주주의

민주주의가 뭣인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운영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를 안전하게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다. 지난 3일 밤 느닷없이 윤석열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국회가 155분만에 계엄을 해제시켰지만 지금도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 투표에 들어갔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105명이 투표에 참가 하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탄핵이 성립되지 않았다. 지금 검찰 경찰 공수처에서 각기 수사본부를 꾸려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내란혐의로 체포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신병을 넘겼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부결되었지만 대한변호사회가 주장하듯 내란수괴이므로 즉각 체포해서 구금해야 한다는 것. 그 이유는 대통령이 내란혐의로 고발된 상태라서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 정신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 탄핵관철을 요구했던 대다수 국민들은 국힘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은 공범이나 다름 없다면서 반드시 윤 대통령 탄핵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 한테 퇴로를 만들어 주려고 여의도 국힘 당사에서 공동으로 대국민담화를 발표,질서 있는 퇴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말씀 드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민들과 민주당은 시간끌기에 불과한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탄핵을 재추진하기 위해 11일 임시국회를 다시 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세계 10위 경제대국과 군사력 5위라는 나라에서 후진국에서나 발생할 비상계엄령 사태로 모든 국민들이 경제상황 악화와 국가신인도 추락을 염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은 하루빨리 국정이 안정되려면 법치주의가 즉각적으로 작동되어 윤 대통령부터 내란음모 관련자 전원을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한미와 한일관계가 소원해지는 등 안보상황이 위중해 국민들의 걱정이 가중되고 있다. 계엄이 발표되면서 최정예부대인 특전사 707부대원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지만 막아서는 국회 보좌진들 설득 때문에 느리게 움직인 모습이 포착,그나마 안도감을 갖게 했다. 특히 국회가 즉각적으로 해제건의안을 채택하고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으로 민주주의 복원력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MZ세대 군인들의 지혜로운 대처능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위법하면 반드시 처벌 받는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줘야 한다. 법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다. 아무튼 윤 대통령이 친위쿠데타 성격의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일순간에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은 반드시 처벌 받아야 마땅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스톡홀름에서 말했듯 다시 역사가 되돌려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에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시 45년만에 민주주의를 배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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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12.08 18:08

상처만 덧낸 제살깎기 공방

전북문화관광재단과 도의회 예산 충돌은 상호 신뢰 관계가 무너진 데서 비롯됐다. 어차피 견제 감시를 받아야 할 입장과 이를 추궁하는 구조의 역학 관계로 볼 때 그동안 쌓인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문화관광재단 예산의 40%가 넘는 87억 원을 삭감한 것에 대한 정당성 여부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서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감정을 자극하며 합리적 판단이 아닌 개인의 사적 감정이 개입됐다는 것이 골자다. 두 기관 모두 이 같은 인식 위에서 상대방에게 공격적 언사를 서슴지 않으며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은 본질 보다는 곁가지에만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물론 예산 삭감 문제가 예결위에서 최종 결말이 어떻게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는 '누워 침 뱉기식' 의 공방전이 안타깝다. 그간 양측의 주장을 정리하면, 도의회가 올해초 직무 관련 형사처벌 대상자의 본부장 승진을 불합리한 인사로 문제 삼고 취소를 거듭 주장해 왔다는 것이다. 재단 측은 조직개편을 통해 '팀장 자율제' 를 도입해 팀장이 본부장으로, 또는 팀원으로 갈 수 있도록 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팽팽한 기 싸움 끝에 도의회는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기관에 대해 그에 상응한 예산 삭감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재단 측은 그동안 못마땅하게 여기며 부정적 시선을 노골화한 상태에서 급기야는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분풀이를 한 것이라고 맞섰다. 문제는 이 같이 날선 상황에서 더 불을 지른 것은 사적 감정의 개입설이다. 도의원과 인척 관계인 팀장이 팀원으로 옮긴 데 대해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칼을 빼들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양쪽 분위기는 더욱 격앙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문화예술인들이 나서 집단 규탄셩명을 내고 해당 의원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예산 복원을 포석에 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확전 양상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감정만 부추기는 꼴이다. 오히려 사실 관계를 중심으로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에 당사자들이 적극 힘써야 할 때다. 이번 경우처럼 문제가 꼬이면 그것을 풀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고 에너지가 두 배 이상 소진된다. 이런 때일수록 냉정함을 잃지 않고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정공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달리 우회적 방식을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고 악마화해서 반사 이익을 노리려는 꼼수는 되레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회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보조금 수령의 악몽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함으로써 재단의 부정적 이미지만 소환한 꼴이 된다. 의회도 끊임없는 이해 충돌 논란 속에 갑질과 막말, 고압적 태도가 대의 기관의 위상을 깎아내린다는 지적에 직면해 있다. 그런 점에서 두 기관의 리스크 관리는 실패한 셈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12.05 18:16

팔라비와 차우셰스쿠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큰 사건사고 등을 날짜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면, 3∙15 부정선거, 6∙3사태, 8∙18 도끼만행사건 하는 식으로 말이다. 가깝게는 1979년 발생한 10∙26과 12∙12사태를 꼽을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인 박정희의 갑작스런 서거와 그를 추종했던 엘리트 정치장교들의 군사반란이 바로 뒤를 이었다. 그 이듬해인 1980년 잠깐 서울의 봄이 오는듯 했으나, 이는 권력의 속성을 모르는 순진한 착각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5∙17과 5∙18은 어쩌면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을뿐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12∙12사태때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정치장교들은 어떻게든 권력을 이어가고자 했으나 민초들은 더 이상 순치된 백성이 아니었다. 상식과 순리를 거슬렀을 경우 엄청난 저항과 유혈사태는 불을보듯 뻔했다. 박정희 정권이 몰락한 1979년 중동에서도 엄청난 소용돌이가 일었다. 이란에 군림했던 마지막 페르시아 제국 팔라비 왕조가 그해 2월 11일 이슬람 혁명으로 붕괴된 것이다.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으로 인해 2500년 전통의 군주제는 폐지되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됐다. 이슬람 혁명은 인간다운 삶의 질 측면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실패한 혁명으로 볼 수도 있는데, 어쨋든 도도히 흐르는 민심과 맞서 군림했을때 그 끝은 파멸임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10∙26 하면 사람들은 흔히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서거(1979년)를 떠올리는데, 사실은 그로부터 꼭 70년전인 1909년 10월 26일 동북아 정세에 중대한 분수령이 됐던 일대 사건이 있었다. 바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하얼빈 의거다. 공교롭게 10월 26일 같은 날이다. 지난 3일 저녁 사람들은 계엄령 선포 소식에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후진국에서나 일어나는 일이 전세계 10대 강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다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61년 5월 16일 새벽. KBS 라디오에서는 정규방송 대신 행진곡과 함께 박종세 아나운서의 떨린 음성이 흘러나왔다. "친애하는 애국동포 여러분. 은인자중하던 군부는 드디어 금조 미명을 기해서 일제히 행동을 개시하여 국가의 행정, 입법, 사법의 3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이어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였습니다. ∼˝ 소위 혁명공약의 발표였다. 당연히 계엄령이 뒤따랐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는 하지만 오늘날 또다시 계엄령이 선포되면 유혈사태는 불을보듯 뻔하고 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지금까지 총 16번의 계엄령이 선포됐다. 늘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루마니아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에게 총칼을 겨누다가 끝내 처참한 말로를 겪게된 일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적 물줄기를 거스르면 그 끝은 결국 파멸 뿐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12.04 15:31

외규장각 의궤가 주는 교훈

‘조선 기록문화의 꽃’으로 꼽히는 <외규장각 의궤>가 고국 땅에 돌아온 것은 2011년이다. 프랑스군이 강화도에 있던 외규장각에서 의궤를 약탈해간 것이 1866년 10월이니 꼭 145년 만의 귀환이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일했던 박병선 박사가 의궤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1978년 10월. 그러나 프랑스와 우리나라 사이 반환 협상이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10여 년이 더 지난 1992년이었다. 의궤는 오랜 시간 진통을 겪고서야 돌아왔다. 그것도 온전한 귀환이 아니라 장기 임대 형식이었다. 지난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 외규장각 의궤만을 위한 전용 공간 '외규장각 의궤실'이 문을 열었다. 초록색 비단으로 만든 의궤 표지 ‘책의(冊衣·책이 입는 옷)’를 디지털로 구현하고 어람용 의궤를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을 갖춘 ‘왕의 서고’다. 의궤는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의식과 행사의 준비와 진행 과정, 의례의 절차, 소요된 경비, 참가 인원, 포상 내용 등 그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한 일종의 종합보고서다. 필요에 따라서는 그림을 함께 그려 넣어 이해를 도왔으니 후대에까지 제대로 전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철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의궤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대부터 순종이 작고한 1926년까지 꾸준히 제작됐다. '예치(禮治)와 문치(文治)'를 근간으로 했던 조선시대의 국가 통치 철학과 운영체계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기록이 의궤인 셈이다. 의궤는 기록물로서의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됐다. 조선시대 주요 국가기록물은 같은 내용이 왕의 열람을 위한 어람용과 보관하기 위한 분상용으로 구분되어 제작됐다. 외규장각 의궤도 전체 297책 중 어람용 의궤는 290책이다. 비단 표지와 고운 종이, 숙련된 제본과 장식으로 제작된 어람용 의궤는 당대 최고의 도서 수준과 예술적 품격으로도 가치를 빛낸다. 1776년, 왕실도서관이자 학술과 정책 연구기관인 규장각을 설치했던 정조는 6년 뒤, 강화도에 외규장각을 따로 설치했다. 규장각에 보관하고 있던 자료 중에서도 왕실의 주요 물품과 도서를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였다. 번잡한 시절이다. ‘대통령 내외 공천 개입 의혹’이 몰고 온 파장이 심상치 않다. 점입가경,또 다른 의혹의 실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선거 브로커에 휘둘려온 정치판의 현실은 참담하다. 이런 시절에 새롭게 만나게 된 외규장각 의궤의 존재. ‘예로써 국가를 다스리고, 질서를 지켜 조화로운 나라를 세우려던 조선의 통치이념’을 후대에 전하는 외규장각 의궤가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가 새삼스럽다. 우리는 언제쯤 품격있는 정치를 볼 수 있을까.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12.03 17:28

당신은 일 년에 몇 권의 책을 읽으셨나요

가끔 전주시청 현관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는 책을 보면 왠지 압도 당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카페와 어우러진 분위기, 아늑한 조명에서 편안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랑방 역할도 한다.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색깔있는 동네 책방으로 초대된 느낌의 이 공간은 경직된 공직 사회 이미지도 한결 부드럽게 해준다. 무엇보다 잊혀진 우리의 추억과 감성을 자극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처럼 우리 동네에 맘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작고 소중한 책방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심지어 전주 덕진 연못 한 가운데는 물론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 공원 근처에 주로 자리잡고 있다. 고사 위기에 놓인 출판업과 달리 특유의 존재감을 뽐내는 책방들이 시민들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동안 디지털 기기에 빼앗겼던 책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독서 환경이 개선되는 것에 비해 책을 읽는 사람은 거꾸로 줄어들면서 아이러니한 생각이 든다. 한때 전주 상권의 노른자위로 불린 동서관통로 사거리가 속칭 '민중서관 사거리' 로 유명세를 더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 서점이 그곳에 터를 잡고 요즘 말로 '핫 플레이스' 로 인기를 끌면서 연인 약속 장소의 대명사가 됐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동안 책과 잡지를 들춰 보거나 추위와 무더위를 피해 서점에 들르곤 했다. 이렇게 애틋한 추억을 간직한 이 곳도 서점가 퇴조로 인해 자취를 감춘 지 꽤 오래다.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서점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자본이나 유통망에 얽매이지 않고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독립서점' 이 MZ세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고객이 추천하고 구하기 힘든 책과 이색 잡지, SF소설과 같은 독립 출판물을 판매하며 북 콘서트, 전시회 같은 행사도 열린다. 좀처럼 찾지 않는 서점이 개성 만점의 서비스를 통해 1년새 70곳이 생겨 났다고 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만을 거부한 채 서점은 사람이 힐링하고 영감을 얻는 곳으로 진화 중이다. 곳곳의 동네 책방도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사회 디지털 속도가 너무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개되면서 생활 환경 또한 간편하고 편리한 것만 찾게 됐다. 과거 독서를 통해 세상의 안목을 키우고 지식을 습득한 것에 비하면 지금은 인터넷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이처럼 각박한 세태 속에서 자투리 시간이라도 활용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개권유익(開券有益)이라고 해서 책을 펼치기만 해도 유익하다는 말이 있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동네 책방이 늘어나는 데도 굳이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인터넷을 선호한다. 우리나라 성인 60%가 일 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디지털 시대 굳이 책을 통하지 않더라도 지식과 정보를 얻는 루트는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서점을 비롯해 도서관, 독서 서클 모임 등 고전 방식의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졌던 것들이 스마트폰 등장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디지털 혁명이 우리의 일상을 폭넓게 지배한다 해도 추억의 아날로그 감성만은 쉽게 만족시킬 순 없다. 빛바랜 책 갈피 속에서 발견한 단풍잎을 보며 켜켜이 쌓인 그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고, 아내에게 썼던 20대 연애 편지 묶음을 통해 새삼 느껴지는 뜨거운 감정도 인터넷에선 불가능하다. 세상이 편리한 디지털 세계로 빠져 들수록 문득 생각나는 건 힘들고 궁핍했던 시절의 간절함이다. 그 때는 책 속에 만물의 우주가 있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12.03 17:18

뜬봉샘·데미샘, 그리고 밤샘과 빈시암

모든 여정은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수백 km의 물길을 만들어 바다로 흘러드는 큰 하천도 산골 이름 없는 실개천에서부터 몸집을 불린다. 강 하구에서부터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서 어김없이 작은 샘을 만날 수 있다. 발원지다. 전북지역에서 발원하는 강은 대한민국 4대강에 속하는 금강을 비롯해 남해로 흐르는 섬진강, 그리고 서해로 향하는 만경강과 동진강 등 4개다. 가장 큰 물줄기는 역시 금강이다. 장수군 장수읍 뜬봉샘에서 시작된다. 충청권을 돌아 나와 전북 군산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이 강의 발원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가 최근 ‘금강 첫물 뜬봉샘과 수분마을’을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면서다. 장수군은 오래전부터 탐방로 개설 등의 정비사업을 통해 이곳을 생태관광 명소로 가꿔왔다.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도 이름난 생태관광지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주변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휴양시설(데미샘자연휴양림)까지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만경강과 동진강 발원지는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금강·섬진강에 비해 강 길이와 유역면적 등 하천 규모가 보잘것없고, 발원지에서 하구까지 전 구간이 전북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큰 재해로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국가기관과 학계에서도 관심이 적었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각종 지리서에 발원지에 대한 기록이 각각 달랐을 정도다. 20세기 초 일제가 미곡 수탈을 위한 증산계획의 일환으로 상류에 유역변경식 댐 등 대규모 수리시설을 건립하면서 물길이 바뀐 것도 발원지를 규정하는데 혼란을 줬을 것이다. 만경강과 동진강은 한반도 농경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인 호남평야를 만들어낸 생명의 강이다. 고대에서부터 근·현대 수리시설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농경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하천이다. 21세기 들어서는 새만금 유역 수질 문제와 맞물려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러면서 물길 탐사가 이어졌고,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발원지도 하나로 정립됐다. 그렇게 정립된 만경강의 발원지는 완주군 동상면 밤티마을 ‘밤샘’, 동진강의 발원지는 정읍시 산외면 여우치마을 ‘빈시암’이다. ‘시암’은 샘·우물의 전라도 사투리다.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발원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세웠고,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만경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완주군이 적극적이다. 완주군은 밤샘 주변 부지를 매입해 생태숲, 생태탐방로 조성 등의 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샘고을 정읍시도 동진강 발원지 빈시암을 관리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그뿐이다. 이렇다 할 사업이 없다. ‘정읍(井邑)’이라는 지명의 기원이 된 우물을 보존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알리자는 취지조차 살리지 못하고 있다. 아쉽다. 이 유서 깊은 강의 역할과 의미, 그리고 수자원·수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려는 지자체의 노력은 발원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12.02 17:31

삭풍맞은 전북 현실

임기 절반이 지나면서 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전북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10석을 싹쓸이 할 정도로 민주당 지지가 견고하다. 비례대표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득표율 1위를 기록했지만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힘이 부친다. 지난 영광 곡성군수 재보궐 선거때 다시금 입증 되었다. 이 때문에 선출직 출마자들은 저마다 민주당 공천 받으려고 안간 힘을 쏟는다. 재선 출마를 염두에 둔 김관영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송하진 전 지사가 낙마해 운좋게 단기필마로 무혈입성했지만 보수인 윤석열 대통령쪽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져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갈수록 힘들다. 자체수입이 빈약한 전북은 중앙정부에 전적으로 재정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장밋빛 공약을 내세웠지만 전북에서 14.4% 밖에 표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젊고 유능하다는 평을 받아온 김 지사가 취임이후 줄곧 중앙정부와 여의도를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거들어 주지 않아 의욕만 앞설뿐 별다는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각종 국가공모사업 때마다 김 지사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해서 성과를 거둔 측면도 있지만 집권당이 아닌 야당지사로서 구조적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잼버리를 치르면서 정부 여당이 보인 일련의 정치적 태도가 전북 하대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국가예산을 쥐락펴락 하는 정부 여당이 당초 새만금관련예산을 78% 삭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힘이 서진정책의 하나로 자당 출신의원을 도내 시군에 할당해서 만든 동행의원제도가 거의 유명무실해 큰 도움이 안된다.국힘은 전북에서 자당 후보한테 표를 주지 않았다는 단순한 이유로 국가예산확보 때나 현안문제 해결 때 크게 도와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10명 의원들마저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말로만 원팀 운운하지 각자도생해 김 지사만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광주 전남은 박지원의원을 정점으로 해서 모든 의원들이 똘똘 뭉쳐 자기몫을 챙겨 가지만 전북은 그렇지가 않다. 5선의 정동영의원이 전주에서 취임후 전북병을 치유하려고 백인토론회를 개최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시늉만 했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않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금 전북은 현 정권의 견제와 도움주는 정치세력이 없어 자기몫 찾기가 무척 힘들다.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면서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지사 혼자서 도전경성을 외치면서 공약실천을 위해 대기업 유치에 나서지만 미국 트럼프 차기대통령이 마가(MAGA)를 들고 나오자 새만금에 들어오기로 한 이차전지업체들의 투자유치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전북이 요구한 1조 증액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북은 현정권과 코드가 맞질 않아 큰 희망을 걸수 없다. 그간 김 지사가 개인 네트워크에 의존하면서 여야를 넘나들었지만 현 정권과 괴리감 때문에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정권 잡았을 때도 찬밥신세였던 전북이 삭풍을 맞고 있어 더 고민스럽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12.01 18:21

안호영 의원 '통합의 길'

3전 4기에 도전하는 완주전주 통합에 안호영 의원이 키맨이란 사실은 공공연하다. 지난 3번의 실패가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권의 조직적 반대 때문이라 더욱 그렇다. 3선의 국회 상임위원장으로 중량급 반열에 오른 안 의원에게 거는 도민 기대도 그 위상에 걸맞는 역할이다. 지역구에만 얽매이지 말고 전북 현안의 해결사로 중심을 잡아달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 결과는 재도전을 염두에 둔 그의 도지사 선거 전략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더군다나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김관영 지사와는 통합을 둘러싸고 입장이 정반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안 의원 일거수일투족에 언론이 주목하는 것도 사실은 완주전주 통합 흐름이 예상과 달리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 안 의원이 지역구인 완주와 진안, 무주 발전을 위한 특례를 담은 전북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과 자치권, 지방세 등 조직 재정의 34개 특례를 담았다. 그는 다음달 27일 전북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제도적 보완 취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데도 도민들은 처음 이 법안 발의 자체가 완주전주 통합의 부정적 시그널로 확대 해석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안 의원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예상되는 완주 정치권의 반대 기류를 잠재울 수 적임자로 오래전부터 그를 꼽아왔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걸어야 하는 정치인의 길을 진정성 있게 제시한 칼럼이 전북일보(10월 30일자)에 실려 주목을 끌었다. 권혁남 명예교수(전북대)는 "안 의원은 전북발전을 저해시킨 대표적 정치가로 손꼽히는 전임자의 전철을 그대로 밟으려 한다. 그는 왜 넓은 길을 놔두고 좁은 길로, 미래가 아닌 과거의 길로 가려는지 모르겠다. 그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시대 정신과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 무엇이 완주의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인지 잘 선택하라" 고 조언했다. 권 교수 자신이 통합에 깊숙이 관여한 경험이 있어 그의 메시지 전달엔 힘이 실렸다. 전북의 정치 자산 안 의원에게 통합의 시대적 소명을 역설하고, 답보 상태인 통합 문제를 앞장서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더 이상 핑계대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완주지역 6개 찬성 단체가 제시한 통합의 상생 발전 107건과 관련해 반대 측도 대안을 갖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에 집착한다면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기초자치단체와 광역단체인 대구경북에 이어 35년 만에 대전충남까지 통합 대열에 합류한 건 그만큼 지방소멸 위기의 심각성을 웅변한다. 완주전주 통합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통합 협상에 찬반 양측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상생 방안을 찾으면 된다. 안호영 의원 선택에 도민들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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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1.28 17:55

샤모니 몽블랑과 전북

올해 첫 눈이 내렸다. ‘유럽의 지붕’이라는 알프스엔 항상 눈이 쌓여있는데 그중에서도 샤모니 몽블랑은 겨울 스포츠, 특히 스키의 성지로 유명하다. 지금부터 꼭 100년 전인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는 제1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언제나 눈이 쌓여 있는 이곳은 겨울 스포츠의 메카다. 첫 동계올림픽에는 주최국 프랑스를 비롯, 영국,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16개국이 참가했는데 동양권은 전무했다. 아시아권은 이후에도 반세기가 지난뒤에야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된다. 일본이 1972년 제11회 대회를 삿포로에서, 1998년 제18회 대회를 나가노에서 개최했고, 대한민국은 2018년 제23회 대회를 유치했다. 그런데 첫 동계올림픽 개최지 샤모니는 겨울철 스포츠로만 유명한게 아니다. 산악마라톤의 세계적인 성지다. 전 세계 트레커의 버킷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투르 드 몽블랑’ 코스가 바로 샤모니 몽블랑에 있다. 몽블랑 산맥이 지나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 171km를 완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트레일 러닝 대회인 '울트라 트레일 드 몽블랑(Ultra Trail du Mont Blanc)이 바로 그것이다. 얼마전 최훈식 장수군수는 프랑스 샤모니 출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수년전부터 트레일레이스대회를 통해 장수가 전국적인 산악마라톤으로 자리매김하던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장수를 한국의 샤모니, 즉 '국제산악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얼핏 생각하면 전북과 동계올림픽은 전혀 무관한 듯 해도 사실은 그게 아니다. 쓰라린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1995년 민선자치시대가 출범한지 얼마안돼 유종근 지사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동계올림픽 전북(무주) 유치를 들고 나왔다. 제대로 된 빙상경기장 하나 없었고, 무주리조트 슬로프가 그나마 설상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에 질세라 국내 동계스포츠의 본류인 강원(평창) 역시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전북이 1997년 제18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강원은 1999년 제4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를 유치한 것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군불때기였다. 하지만 전북은 결국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고 평창이 2018년 유치에 성공하면서 국제무대에 뚜렷하게 지역을 각인시킨다. 2010년 동계올림픽 국내 후보지 결정때 양보했던 무주는 “2014년의 대회 후보지로 무주가 우선한다”는 합의문까지 받아놨으나 끝내 분루를 삼키게 된다. 객관적 여건도 부족했으나 결론은 지역정치권이 파워 경쟁에서 뒤진 때문이다. 그나마 보상판정 성격으로 무주에 태권도공원 이라도 유치한 것에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실패는 꼭 실패로만 그치지 않는다. 유종근 당시 지사가 쏘아올린 무주 동계올림픽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나, 동계 스포츠 불모지였던 전북이 각종 체육시설이나 도로 등을 확충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전북은 과거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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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11.27 11:05

사도광산의 반쪽짜리 추도식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번에는 뒤통수를 더 단단히 맞은 격이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의 연례 추도식이 반쪽짜리 된 사연이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되어 노역했던 현장이다. 사도광산의 등재는 역시 조선인 노동자 수백 명이 강제 동원되어 희생됐던 군함도에 이어 두 번째다. 군함도보다 더 많은 조선인 노동자가 강제 동원됐고, 그만큼 희생도 더 컸던 사도광산 등재는 큰 논란을 불렀다. 피해 당사국인 우리나라는 군함도와 사도광산 등재를 반대해왔지만, 정작 한국을 포함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전원 동의로 등재가 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군함도와 사도광산의 등재 과정을 알게 되면 참담함은 더 깊어진다. 군함도는 등재될 당시 ‘조선인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 적시’가 조건이었지만 일본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사도광산 등재 때는 보란 듯이 ‘강제 동원의 강제성’을 뺐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등재에 동의했다. 국민의 반발과 비판이 일자 정부는 ‘전체역사를 알리는 시설물 설치를 성실히 이행하고,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전제로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 약속은 지켜졌을까. 당연히(?) 그럴 리 없다. 일본 정부가 답한 ‘선제적 조치’는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와 관련한 전시관 설치. 그러나 전시실 안 어디에도 강제 동원의 ‘강제성’은 담기지 않았다. 역사적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꼼수가 그대로 드러났지만, 우리 정부는 ‘진전된 선제적 조치를 끌어낸 점에 의미가 있다’며 사태를 관망했었다. 그리고 1년, 등재 당시 일본이 약속했던 '연례 추도식'을 앞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자신만만하던 우리 정부의 외교력도 한계를 맞은 모양새다. 정부는 추도식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에서야 “외교 당국 간 이견 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치 않다"며 불참을 통고했다. 이쯤 되면 이견의 내용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들여다보니 추도식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 참석과 추도사에 강제 동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담아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무시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지난 24일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은 반쪽이 되고 우리 정부는 이미 현장에 가 있던 피해 유족들과 별도의 추도식을 치렀다. 사실 이러한 참담한 상황을 한 두 번 겪은 것도 아니니 군함도와 사도광산까지 이어지는 일본 정부의 약속 폐기는 이제 그리 놀랍지도 않다. 일본 정부가 앞장서 벌이는 끝없는 역사 왜곡의 징후에도 넓은 아량(?)과 어쭙잖은 논리로 양보 해온 우리 정부의 무기력함이 한탄스러울 뿐.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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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11.26 15:46

음식의 고장 전주, 그리고 김치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맛의 고장, 음식의 고장은 전주다. 오래전부터 전주는 맛의 도시, ‘음식의 수도’로 통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전주’라는 지명이 붙은 음식점 상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지난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이끌게 됐다. 대한민국 음식수도에 그치지 않고 세계무대에서 커다란 상징성을 갖게 된 것이다. K-푸드의 가치와 다양성을 세계에 알려야 하는 막중한 책무도 주어졌다. 겨울의 길목, 김장철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의 대표음식을 하나 꼽는다면 역시 김치다. K-푸드의 상징이고, 우리민족이 자랑해온 전통 발효식품의 대명사다. 단순한 음식을 넘어 우리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으로, 한국인의 식생활과 정체성을 대변한다. 지난 2013년에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다시 한번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후 우리 정부는 2020년 법정기념일로 ‘김치의 날(11월 22일)’까지 제정했다. 그런데 전주에서 가장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음식이 바로 ‘김치’다. 전통문화도시, 가장 한국적인 도시, 대한민국 음식수도임을 자부하지만 정작 한국의 대표음식인 김치를 내세우는 일이 없다.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음식, 김치와 연관되는 도시를 꼽을 때 전주는 의외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 이름난 음식축제가 이어지고, 20년 넘게 ‘전주 국제발효식품엑스포’를 열면서 ‘대한민국 발효식품의 메카’라고 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이 도시에서 발효식품을 대표하는 김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일찌감치 대규모 김치축제를 열면서 김치타운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까지 두고 ‘김치 종주도시’, ‘김치 세계화’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광주가 전라도 김치, 한국 김치의 명성을 오롯이 차지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음식 세계화’의 선봉에 있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가 세계인이 열광하는 K-푸드의 상징, ‘김치·김장문화 계승·발전’의 임무를 다른 도시에 맡겨놓고 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지자체의 행보가 영 마뜩지 않다. 전주에서도 해마다 김치의 날 즈음에 김장문화축제를 열고 있지만 광주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올 전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전주 김치산업관’ 부실운영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전주만의 명품 김치 레시피 개발과 제조업체·창업자 지원을 위해 85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2년 준공한 후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되다가 공유주방 형태로 개관했지만 이 역할마저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전통문화도시, 대한민국 음식의 본고장이다. 다른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매력적인 ‘전주 김치’의 전통과 비결이 없을 리 없다. 세계적인 음식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비빔밥만큼 김치에도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11.25 17:55

결론은 민심향배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단체장 뽑은지가 30년 되었다. 그간 도나 시군의 살림살이가 나아졌지만 일부 선출직들을 잘못 뽑아 지방자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AI가 세상 발전을 주도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해 가지만 아직도 지연 혈연 학연 등 연고주의에 얽매여 선출직을 끼리끼리 문화로 뽑고 있다. 지금 도민들의 정치적 민도는 높아졌다. 매스컴을 통해 세상돌아 가는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몰라서 행동으로 옮기지 안았지만 지금은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 유권자 의식의 이중구조가 문제다. 선출직을 뽑을 때 지역발전을 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하면서도 민주당 공천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표를 찍지 않는다. 그 이유는 민주당 정서가 강한 특성 때문에 공천 받은 그 쪽에만 찍는다. 공천도 예전과 달리 상향식이어서 유권자가 깨어 있으면 유능한 일꾼을 뽑을 수 있지만 적극 지지층인 권리당원이 50%를 차지해 이들이 사실상 국회의원의 생각을 대변하기 때문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권리당원은 국회의원들과 맺어진 개인적 이해관계 따라 공천판을 좌지우지 한다. 이 때문에 제 아무리 똑똑해도 국회의원의 도움 없이는 단체장을 할 수 없다. 그간 전북은 1987년 DJ가 대선에 출마한 이후 지역주의에 매몰된 선거를 해왔다. 총선이나 지선때마다 민주당 일당독식구조를 만들었다. 민주당이 이 지역을 지배한 정당이 되다보니까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아예 출마를 접어야 할 형편이다. 자연히 국회의원들이 지사나 시장 군수 지방의원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어 그들이 쳐 놓은 높은 담벽을 넘지 못하고 꿈을 접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운동권들이 조직력을 앞세워 대거 정치권으로 유입되는 발판을 계속 만들어 갔다. 현직 시장 군수들이 임기중에 잘했으면 한번 더 하도록 기회를 주면 된다. 그렇지 않고 능력이 부족해 제역할을 못하면 과감하게 바꾸면 된다. 그런데도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성적으로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노래 가사말처럼 한번 더 하도록 해왔다. 그 이유는 같은 지역에 살면서 그간 맺어놓은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우선시 하기 때문에 바꿔야 할 사람을 바꾸지 못하고 또 하라고 기회를 주는 바람에 지역발전이 안되었다. 특히 선거가 양심에 따라 이뤄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표가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선거판을 바꾸지 못한다. 임기 절반이 넘어 가면서 도나 각 시군이 선거정국으로 변했다. 감사철을 맞아 의원들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질의를 하는가 하면은 심지어 자신의 지역구에 집행부가 예산을 안줬다해서 감정적으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질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 결론은 민심의 향배다. 단체장들이 자신의 치적을 들먹이며 교언영색으로 치장해도 민초들은 여론의 흐름을 타고 알 것 다안다.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재판 결과에 따라 권력구도가 요동칠 수 있지만 전북은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아예 선출직 진출은 접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11.24 18:34

올림픽 유치의 손익 계산법

2036년 올림픽 전북 유치를 둘러싸고 정치권 논쟁 못지않게 졸속 추진 논란이 한창이다. 뜬금없다는 도민들 반응에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고 지난해 6월부터 준비를 해왔다는 전북도의 해명이다. 하지만 강력한 연대를 구축해야 할 정치권마저 사전에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불통 행정' 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전략 노출을 우려해 보안 유지가 불가피 했다고 전제한 뒤 잼버리 후폭풍에 휘말려 발표 시기를 놓쳤다고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향후 추진 동력을 감안하면 아쉬운 감이 크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건 올림픽 유치를 놓고 승산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는지 여부다. 김관영 지사가 20일 도의회에서 소통 부족을 사과한 뒤 밝힌 유치 배경 중 하나가 개최지 문턱을 낮춘 IOC 권고였다. 영구시설 대신 기존시설과 임시시설 활용은 물론 복수의 국가 또는 도시의 공동개최 허용이 결정적이었다. 재정 부담이 적은 올림픽 개최를 추진한 것도, 먼저 유치에 나선 서울시와 공동 개최를 제안한 것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그렇다고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일 사안도 아닐 뿐더러 개인의 체육계 인맥에 좌우될 만큼 단순한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값진 경험을 쌓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지구촌 최대 축제로 고도의 전략과 함께 국가 차원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산 토끼 잡으려다 집 토끼 놓친다" 며 골든 타임의 전북 현안 해결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한다. 지방 소멸 위기에서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홀대 속에서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직면해 있다. 새만금, 완주전주 통합 등 미래 동력의 가시적 성과가 더 절박하다는 것이다. 그런 기류에서 올림픽 유치는 꼭 거쳐야 하는 숙성 단계를 건너 뛰고 설익은 채로 결실을 맺으려는 인상을 받는다. 도 계획대로 광주·충남 등 경기장을 공동 사용한다고 해도 올림픽 시설 중 국제 공인 기준을 충족한 곳이 도내 몇 군데 인지 곱씹어 봐야 한다. 올림픽 경제 효과 42조원에 대해서도 주먹구구식 용역 결과라고 도의회가 문제 삼았다. 기존 개최국 13곳 중 10군데가 30조 정도 적자를 봤다며 올림픽을 '승자의 저주' 로 빗대기도 했다. 현재 유치 전망은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관건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국내 개최지 선정이다. 인프라, 숙박 등은 대회까지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만, 코 앞에 닥친 서울시와 유치 경쟁은 현실적으로 녹록지가 않다. 국회 예산 확보 등 일 년 중 가장 중차대한 시기와 맞물려 집중력이 분산되는 데다 객관적 비교 우위도 밀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셈법이 복잡한 정치권의 응집력 있는 뒷받침과 함께 아직도 의아해 하는 도민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낼 지가 핵심이다. 전북이 쏘아 올린 올림픽 유치의 꿈은 이 관문 통과가 첫 시험대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11.21 17:01

새만금 수질관리와 한센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다인 11개 부문을 석권했던 영화 ‘벤허’ 의 명장면은 마지막 마차경주인데 벤허가 자신의 누이와 어머니가 한센병에 걸린 것을 보고 기겁하던 장면은 너무나 생생하다. 한센병은 1871년 이를 최초로 발견한 노르웨이 의학자 ‘한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세균성 질병인데 걸리면 피부에 염증이 발생하고 신체 조직에 변형이 일어난다. 한센인들은 흉한 외형으로 ‘문둥이’라 불리며 편견과 혐오, 극단적 차별을 받아 왔다. 전남 장흥 출신 소설가 이청준은 소설 ‘당신들의 천국’을 통해 한센인의 아픔을 잘 묘사했다. 한센인들은 오랫동안 정부의 격리 정책으로 깊은 산 속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 만든 정착촌에서 축산업 등에 종사하며 살아왔다. ‘한센인’ 하면 소록도처럼 먼 곳이 연상되지만 실은 바로 우리 주위에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익산 왕궁과 김제 용지다. 지난해 ‘제29회 김제시민의 장’ 공익장을 수상했던 김창수(62) 전주김제완주 축협조합장. 그는 용지의 한센인 정착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받아온 차별과 혐오를 신앙심으로 극복하며 결국 5선 조합장의 신화를 쓴 인물이다. 어린 시절 문둥이라는 비아냥에 피눈물을 흘리며 성장한 그였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시작한 선교헌금이 벌써 30 여년이 지났고, 누적 선교헌금액은 15억 원도 넘는다고 한다. 지난 14일 ‘새만금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김제 용지 한센인촌 축사 매입 사업 종료시점은 오는 2028년까지 가까스로 4년 연장됐다. 문제는 향후 김제 축사 매입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추가 예산 확보 여부다. 용지 한센인 정착농원은 53개 축산농가(돼지 47, 한우 6)에서 가축 6만두를 사육하고 있다. 축산폐수로 인한 환경문제와 전북혁신도시 악취 문제, 특히 새만금 수질관리의 핵심 포인트로 꼽힌다. 총 53개 축사 중 26개 매입에만 사업비 481억원을 모두 소진, 남은 곳 27개 매입과 생태복원에 37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한 실정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내년에도 마무리할 수 있는 액수다. 용지와 여건이 비슷한 왕궁의 경우 축사 매입이 지난해 마무리됐고 이젠 환경복원의 메카로 만드는 중이다. 최근 영국 에덴 프로젝트 팀이 익산을 방문,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에덴 프로젝트는 영국 콘월의 방치된 폐광지역을 세계 최대의 친환경 온실정원으로 탈바꿈시킨 생태복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익산시는 '왕궁정착농원'을 생태교육의 장으로 복원하기 위해 '에덴 프로젝트' 를 추진중이다. 이제 모든 관심은 김제 용지로 쏠렸다. 새만금 수질관리는 물론 한센촌 문제 핵결을 위해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와 국회가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큰 곳보다 급한 곳에 손이 먼저 가야만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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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11.20 11:38

전태일이 우리를 부르는 이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거리에 울려 퍼진 외침. 그리고 그는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 앞 거리에서 분신한 청년 전태일(1948~1970)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였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은 그를 노동운동가로 만들었다. 노동 환경을 바꾸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으나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선택은 분신이었다. 죽음으로 항거한 그는 자신의 고뇌와 결단을 유서에 이렇게 썼다.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그가 떠난 지 54년. 세상은 달라졌을까. 대한민국 노동운동은 발전했으나 안타깝게도 노동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한민국 저임금노동자 비중은 16.2%. 20% 선을 유지하던 2000년대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상위권 수준이다. 비정규직 비중도 20022년 기준 37.5%로 OECD 회원국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그만큼 고용의 질이 나쁘다는 근거다. 장시간 노동 비중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과로사와 산재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다. 노동자의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이다. 전태일의료센터는 노동자의 의료를 지원하는 사회연대병원 녹색병원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사회연대병원이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병원비나 생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노동자병원을 만들자는 것이 건립 목적이다. 2027년 완공이 목표인 전태일의료센터는 지금 국민 모금 운동이 한창이다. 예상되는 건립비 190억 원 중 50억 원을 국민 모금으로 마련하자는 취지다. 지금까지 목표의 31.5%, 15억8천만 원이 모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나눔과 연대 정신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11월 초에 열린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기금마련을 위한 이철수 판화전'을 통해서도 모금 참여의 통로는 활짝 열렸다. 여전히 열악한 노동 환경을 둘러보면 노동자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고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하는 병원, 나눔과 연대로 ‘아픈 사회를 치유’하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이 우리 사회에 전하는 의미는 더 각별해진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우리를 다시 부르는 이유가 있을 터.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살리는 이 행렬이 더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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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11.19 16:02

‘불편한 진실’ 트럼프와 윤석열, 그리고⋯

걱정이다. 우려했던 트럼프 리스크가 속속 현실이 되고 있다. 당장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보다 우리 지구가 더 걱정이다. 기후위기 시대, 국제사회가 협약을 통해 힘겹게 붙잡고 있던 생명의 끈이 위태롭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상징한다. 그런데 미국의 협약 재탈퇴가 예고됐다.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가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가입했다. 그리고 돌아온 트럼프 정부의 내년 파리협정 재탈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녹색 사기’라며 기후위기론을 부정해온 트럼프 2기, 지구의 안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잠시 시간을 돌려보자. 트럼프는 1기 취임을 앞둔 지난 2016년 12월, 환경론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만났다. 정치인이자 환경운동가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고발한 책 ‘불편한 진실’의 저자인 앨 고어와 파리협정 탈퇴 등 반환경정책을 공언해온 트럼프의 회동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앨 고어의 설득으로 트럼프의 환경 관련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고집불통 트럼프에게 좌고우면은 없었다. 그리고 지금 더 단단해진 트럼프 앞에는 그런 견제세력도, 기대도 없다. 예상대로 트럼프 당선인의 환경정책 뒤집기는 거침이 없다. 에너지부 장관에 화석연료 예찬론자인 석유회사 최고경영자를 지명했고,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환경보호청(EPA)을 수도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 건너 그 나라의 일이라고?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환경문제에는 국경이 없다. 게다가 ‘미국’이다. 기후변화협약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지구촌의 기후위기 대응체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지구촌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수만 명이 한 곳에 모인다. 각국 정상과 대표단이 참석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다. 올해도 제29차 총회(COP29)가 동유럽의 산유국 아제르바이잔에서 지금 열리고 있다. 지난 11일 개막해 22일 폐막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보다 단호한 온실가스 감축 조치에 합의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도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개막 전부터 힘이 쭉 빠져버렸다. 트럼프 당선 후 주요 국가의 정상과 정치 지도자·기업인들이 잇따라 불참을 통보했다. 트럼프 재당선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후재앙이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 악당’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걱정이다. 환경정책 뒤집기, 환경위기의 진앙이 고집불통 트럼프뿐일까? 안으로 눈을 돌려보자. 대한민국 윤석열은? 그리고 전주시 우범기는?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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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1.18 19:02

구호만 요란한 전주시

인구 증감은 도시발전을 한눈에 파악하는 중요한 척도다. 도시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전주도 1990년 50만을 돌파하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인근 시군에서 유입돼 2010년에는 60만을 돌파했다. 하지만 해마다 출산인구와 청년인구가 줄면서 2020년 65만 7432명이던 인구가 2023년 64만 2727명으로 내려 앉았다. 지금은 해마다 저출산 고령화로 청년인구가 해마다 3천명씩 줄어 63만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임 시장이 내건 한바탕 전주 세계로 비빈다라는 구호에서 강한 경제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우범기호가 당초 기대와 달리 소리만 요란할 뿐 속빈강정 같다는 평가가 여론을 형성해 가고 있다. 예산 폭탄이란 구호를 앞세우며 임기초부터 규제완화와 개발의지를 앞세워 도시를 뒤바꿔 놓겠다던 우 시장의 각종 개발정책이 임기 반환점을 돌아서면서 인기영합주의 정책(포퓰리즘)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왕의 궁원 프로젝트는 전주만의 문화유산을 활용 미래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지만 1조5천억의 거대한 개발사업비를 민간에 거의 의존하는 사업이라서 납득하기가 힘들다는 내외부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전임 시장이 문화와 생태에 너무 시정을 치중한 게 전주 발전을 지체시켰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그 정반대로 규제완화를 통해 개발정책을 주도해 나가지만 재원조달방안이 너무 불투명해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당초 시민들은 기재부 출신으로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해서 예산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장담한 우 시장을 지켜보면서 발전을 기대했지만 시민과의 소통은 커녕 불통으로 일관하고 무능하다는 지적까지 받아 기대를 접었다는 시민이 늘었다. 전임 시장이 약속했던 실내체육관 철거를 통한 신축 작업을 계획대로 빨리 이행했으면 KCC농구단도 부산으로 이전해 가지 않았을 것을 결국 떠나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우 시장이 유적지 호수 축구장 등 개발예정지에서 개발청사진을 만들어 직접 브리핑 하지만 조단위 계획을 뒷받침할 재원조달 계획이 뚜렷하지 않아 장밋빛 계획으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년여동안 이끈 시정을 갖고 전체를 평가 하기가 이르지만 전주 청년들이 해마다 3천명 가량 떠난다는 것은 우 시장이 가장 고민해야 할 문제다.전주 서신동 감나무골 아파트분양가가 평당 1천500만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위해 젊은층에서 인접 완주군쪽의 값싼 아파트로 이사한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이 일정한 임금을 받고 일할 자리가 없고 MZ 세대들이 겨냥하는 문화정책의 확대도 시급하다. 아무튼 우시장이 주거지역 용적율 완화와 지지부진했던 종합경기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컨벤션을 짓거나 옛 대한방직 부지에 자광이 143층 규모의 타워와 대단위 아파트를 짓도록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남은 임기동안 3명의 국회의원, 시의회와 소통을 강화해서 인구가 줄어들지 않은 강한 경제, 전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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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11.17 18:25

새만금 트라우마

지방 공항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20여 년 만에 진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새만금 국제공항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8월 국토교통부의 새만금 기반시설 적정성 검토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됨에 따라 사업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내년 착공을 목표로 실시설계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뜬금없이 감사라는 복병을 만나 분위기가 싸하다. 새만금과 관련해 정부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일이기에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잼버리 악몽과 예산 후폭풍으로 한차례 뒤통수를 얻어 맞은 터라 그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가운데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2029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 공항 계획과 건설 단계를 점검한 뒤 결과를 내넌 초 공개한다는 게 이번 감사의 골자다. 잼버리 이후 1년여 만에 사업이 재개된 만큼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자칫 감사 논란에 휘말려 변수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업의 적정성 검토 통과는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걸 정부가 보증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제성이 부풀려졌다며 김제공항 사업이 무산된 전례에 비춰 보면 결코 우호적 상황은 아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도민 공감대가 훨씬 강해졌다는 점이 큰 차이다. 새만금을 바라 보는 정부 시각이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30년간 '찔끔 예산' 으로 터덕거렸던 새만금 개발을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고 호언장담 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의 의사결정 기구인 새만금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겠다는 공약도 함께 했다. 임기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 이 문제는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더욱이 공동위원장인 민간위원장 자리가 8개월째 공석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본위원회 조차 1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잼버리를 빌미로 새만금 때리기에 성공한 뒤에도 무엇 때문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의 홀대, 소외에 도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 새만금 관련 정부 발표에 도민들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일찌감치 도민들 기대를 모은 새만금이야말로 전북 홀대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이 사업에 쏠린 도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악용해 역대 정권은 선거 때마다 희망 고문을 해온 셈이다. 오죽하면 애증의 역사로 표현할 만큼 정권 입맛에 따라 부침을 거듭한 것도 사실이다. 사상 초유의 78% 예산 삭감이라는 충격적인 아픔을 겪고 정부가 아직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데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금 국회 예산 심의는 전북이 요구한 내년 10조 1155억에서 1조 555억이 삭감된 기재부 안이 넘어왔다. 새만금 등 신규 사업의 경우 5백80건 중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2백15건만 반영된 게 고작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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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1.14 15:58

불꽃튀는 전북변호사회장 선거

수능일인 14일 수험생이나 그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가족 모두가 긴장감 속에서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시험만 끝나면 모든게 편안해지고 다 해결될 것 같지만 정작 치열한 경쟁은 시험이 끝난 지금부터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수능을 잘 치르고 일류대학을 나오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다 된 것 같아도 전문가들이 모인 업역의 세계에서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수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북에서 활동중인 변호사 313명의 대표를 뽑는 제37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가 오는 21∼22일 모바일 투표에 이어 25일 현장 투표로 치러진다. 임기 2년의 회장 선거에는 김학수 변호사(현 회장)와 이종기 변호사(전 부회장)가 양자 대결을 벌이게 된다. 특이한 것은 최근 30여 년 동안 단 한번도 회장 연임이 없었으나 김학수 회장이 처음으로 연임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이다. 2년전과 4년전 선거때 공교롭게도 1위와 2위는 단 5표 차이가 났다. 이번 선거 또한 막판까지 치열한 반집승부 계가를 벌일 전망인데 투표율 또한 최소 97% 가 넘을 것이 확실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다. 2년전 제36대 전북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 김학수 변호사는 151표를 얻어 남준희 변호사에 5표 차이로 신승했고, 앞서 4년전 치러진 제35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때는 홍요셉 변호사가 144표를 얻어 김학수 변호사에 역시 5표 차이로 신승했다. 김학수 변호사(54)는 진안 출신으로 전주고, 서울법대를 거쳐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종기(56) 변호사는 익산출신으로 신흥고와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법무관으로 입문,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 전북변호사회장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식이었다. 관록과 경륜이 있는 선배가 먼저하고 일정한 보직을 맡아온 후배가 이어받았으나 지금은 매번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중인 변호사 수는 총 2만9600명인데 이중 무려 75%인 2만2400명이 서울에서 뛰고 있다. 전북의 경우 313명으로 전국비 1% 가량 된다. 그런데 전북의 변호사 수(313명)는 지역 인구수, 경제력 등 각종 지표를 볼때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고 한다. 전북과 도세가 비슷한 충북이 202명, 강원은 18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148명, 울산은 227명이며, 광주전남은 600명이다. 이처럼 전북 변호사가 많은 것은 로스쿨이 타 시도의 경우 한곳만 있는 반면, 전북은 전북대와 원광대 2곳이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객인 도민의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법률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공급자인 변호사들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타 시도에 비해 낮은 수임료, 경쟁 격화 등 불편한 점도 많다고 한다. 이래저래 차기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11.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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