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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기초학문의 부고(訃告)

죽었다. 죽어가고 있다. 서글픈 부고장이 날아온다. 지방대 기초학문의 현실이다. 대학도, 지역사회도, 정부도 관심 밖이다. 아니다. 오히려 그 죽음을 부추기고 있다. ‘사회학과,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대구대학교 사회학과가 최근 부고장을 돌렸다. 대학본부에서 2025학년도 학칙 개정안을 통해 사회학과 폐과를 결정하자 다음달 초 ‘학과 장례식’을 열기로 한 것이다. 21세기 들어 신입생 모집난이 가중되면서 각 대학이 취업에 유리한 실용학문 위주로 속속 학과 개편을 추진했고, 이는 기초학문과 인문·사회계열의 위기로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신입생 모집난이 더 심각한 지방대에서 두드러졌다. 전북지역에서도 사회학과는 전북대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모든 학문의 출발점으로 불리는 ‘철학’과 기초과학의 핵심인 ‘물리학’은 국립대인 전북대와 군산대에서만 겨우 살아남았다. 교육부의 정책 방향도 기초학문과 인문·사회계열의 위기를 부추겼다. 정부는 ‘지방대 살리기’ 정책을 요란하게 추진하면서 막대한 재정지원을 미끼로 지역산업과의 협력, 취업 중심의 구조개혁을 대학에 요구했다. 생사의 기로에 선 지방대로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구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요구한 구조개혁은 ‘학문의 전당’이었던 상아탑을 취업학원으로 바꿔놓았다. 게다가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전공자율선택제(무전공) 확대를 권장하면서 기초학문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역대 정부가 수십 년간 ‘지방대 살리기’ 정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지만 대학혁신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해묵은 과제는 그대로 남았다. 사업 명칭만 바뀔 뿐 접근방식은 차이가 없었고, 뚜렷한 성과도 없었다. 현 정부는 ‘글로컬(Glocal) 대학’ 육성 사업을 내놓았다. 백약처방에도 불구하고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대를 어떻게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으로 키워 지역성장을 이끈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지방대의 살 길’은 변함이 없다. 외국의 성공사례를 가져와 대학에 제시하면서 지역 및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당장 열매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학에서는 썩어가는 뿌리를 살펴볼 여유도 없이 이리저리 바람을 따라 잔가지를 뻗어내면서 속빈 열매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렇다면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역할은 수도권 대학에 맡겨 놓고, 지방대는 산학협력에 초점을 맞춘 전문 취업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몰두해야 할까? 아니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한가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변수와 위기에 대응하려면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 기초학문의 바탕 없이는 취업 중심의 응용학문도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 기초학문의 부고가 이어지면 머지않아 그 대학의 장례식날이 올 수밖에 없다. 지역과 대학의 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래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최소한 국립대만이라도 이런 칼바람에 흔들리지 말고, 상아탑의 본분을 끝까지 지켜냈으면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10.28 17:32

먹구름 벗어난 전북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대로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도와준다. 22차 한상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 잼버리로 국제적 망신을 산 전북의 이미지를 말끔하게 떨쳐 냈다. 지난해 새만금에서 치러진 잼버리는 책임주체가 불분명한 가운데 전북도가 개최지였다는 점 때문에 혼자 독박을 썼다. 그 이후 한상대회를 유치한 전북은 소리 소문 없이 준비에 박차를 가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개최지를 무형문화유산원에서 전북대로 옮겨 전북대가 글로컬 대학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우리의 푸른 가을 하늘은 원더풀 코리아로 전 세계인이 감탄한다. 하지만 그렇게 소망했던 개막일 날씨가 짓궂게도 가을비 우산속이 되어 대회 관계자를 긴장시켰다. 행사는 날씨가 좌우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그날 축하객 중에 잼버리 기간 중 화장실 청소를 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전북출신 한덕수 총리가 참석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다행히도 대회준비로 땀 흘렸던 전북도의 모습에 화답이라도 한양 이튼날부터 파란 하늘이 선보여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패기로 도정을 꾸려가는 김관영 지사도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에 더 자신감을 갖고 여의도로 외국으로 기업유치를 위해 뛰어 다녀야 할 것이다. 김 지사는 잼버리 개최 전만해도 기세가 등등해 각종 공모사업에서 직접 프리젠테이선을 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나무 한그루 없는 간척지에서 5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함께 야영대회를 연다는 것은 사전 계획하에 준비를 철저하게 했어야 옳았다. 그늘을 만들기 위해 사전에 에어돔을 설치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묵살되어 결국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지사만 억울한 꼴을 당했다. 전북도가 이번 한상대회를 유비무환정신을 상기하면서 현장에서 준비에 박차를 가했던 것. 특히 김종훈 경제부지사가 현장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선을 다해서 준비에 만전을 다한 결과가 결국 빛을 발했다. 전북도는 이번 한상대회 개최를 계기로해서 전북의 산품을 세계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그간에는 우물안 개구리 마냥 방안퉁수 신세를 벗질 못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 취임초부터 도전경성이란 사자성어를 캐치플레이즈로 내걸고 도전하자고 독려한 것은 잘한 일이다. 아놀드 토인비가 인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말했듯이 도민들도 용기를 내서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해 나가야 한다. 이제 전북은 나락으로까지 떨어져봤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예전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두려움부터 갖는 것은 바보짓이나 다름 없다. 타이거 우즈는 나는 경기할때마다 항상 힘들었다. 그러나 견뎌 낼 정도의 고통이었다고 말했듯 도민들도 냉소주의와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고 실제로 부딪쳐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들도 대안 없는 반대만 일삼아선 안된다. 인구감소로 줄어드는 도세확장을 위해 정치권부터 자신감을 갖고 전북몫을 확실하게 챙겨와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10.27 18:13

완주 전주 통합의 물꼬

완주 전주 통합에 찬성하는 완주지역 6개 단체(완주군민협의회)가 상생 발전 방안 107건을 마련해 전주시에 제안했다. 사실상 내년 주민 찬반 투표 여부를 앞두고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협상의 물꼬를 튼 셈이다. 일단 공식적으로 제기된 사안인 만큼 협상의 기대감과 함께 완주 반대 단체의 입장 정리가 주목된다. 며칠 전에도 대구 경북의 광역단체간 통합이 현실화 되면서 이번 통합 절차에 대한 압박 강도가 세지고 관심도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상생안이 그동안 통합 논의 과정에서 껄끄럽게 여겼던 핵심 사안의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진일보한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 꽉 막혔던 찬반 양측의 협상 테이블에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통합시 명칭과 관련 절차를 거쳐 완주 군민이 최종 결정해 그 지역의 정체성을 담보하려는 제안이 눈에 띈다. 한 가지 더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통합 협상을 좌우하는 완주 지역 지방 의원의 신분 보장이 고무적이다. 통합 이후 12년간 현 완주군의원 11명의 지역구 유지를 공식화해 그들의 자존감을 지켜줬다는 것.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의회 전반기 의장과 후반기 부의장을 완주 출신 의원 몫으로 쐐기를 박은 것도 불확실한 정치 진로에 대한 이들의 고민을 담은 것이다. 통합시와 시의회 청사의 완주 신설도 마찬가지다.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완주 지역 정치권 반응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밖에 정부의 통합 장려금을 완주에 전액 투자하고, 전주시설공단과 농수산물도매시장 등도 옮기자고 제안했다. 성도경 공동대표가 밝힌 것처럼 전체적 틀에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 했지만, 완주 군민의 의견을 담는데 공을 들였다며 상생 발전안 의미를 부여했다. 협의회는 2013년 청주 청원 통합에 앞장섰던 단체와 언론 관계자를 초청해 의견을 나눴다. 청주 상생안 5개 분야 75개 과제 보다 촘촘하게 12개 분야 107건으로, 상생 유지 기간도 2년 늘려 12년으로 정했다. 협의회는 상생 발전안 전달과 동시에 민간 주도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민협의회 구성을 전주시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3차례 통합 무산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던 완주 정치권의 움직임이다. 완주 군민 이익과 지역 발전이 더 후퇴한다는 명분으로 반대 투쟁을 이어왔던 그들의 정치 생명과 직결된 지역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해 관계와 완주 미래 발전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에 대화의 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지방의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안호영 의원 의중이 사실상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남의 3선 국회의원인 그 자신도 향후 정치적 선택지가 도지사 설욕전 말고는 불투명하다. 그마저도 완주 전주 통합 여부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10.24 18:22

십상시와 만사형통

모든 일이 뜻대로 잘 풀린다는 뜻의 만사형통 (萬事亨通).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한자를 바꿔서 '만사형통(萬事兄通)' 이라고 했다. 모든 일은 형을 통하면 다 된다는 얘기다. 바로 23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보이지 않는 힘을 비유한 단어다. MB때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였다. 13∼18대 6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17대 국회때 국회부의장을 역임했으나 그의 부침은 권력무상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비선실세의 권력남용이 계속됐을때 그 끝이 어떤 것인지는 양의 동서와 시간의 고금을 막론하고 그 사례가 너무나 많은데 사람들은 부나방처럼 과거를 잊고 똑같은 실수를 하는것 같다. 비단 국가운영에 국한하지 않는다. 크고작은 조직 어디에서든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자행되곤 하는데 그 끝은 결국 자신과 조직을 함께 파멸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공이 없는 자에게 상이 주어지고, 능력이 부족한 자에게 자리가 주어졌을때 일어나는 불행 말이다. 후한(後漢) 말기(189년)에 발생한 십상시의 난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경종을 울린다. 철없는 어린 황제를 조종해 부패한 정치를 행한 환관 집단은 몰락의 길을 걷던 나라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게 된다. 간신이자 탐관오리의 대명사가 바로 십상시다. 실세 환관들은 황제의 눈과 귀를 틀어막아 권력을 마음껏 휘둘렀다. 세상 물정 모르는 황제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묘하게도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의 측근들로 국정을 농단하는 이들을 일컬어 십상시라고 한다. 박근혜 정권때 십상시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문재인 정권때는 일각에서 탁현민을 십상시로 지목하기도 했고, 어김없이 윤석열 정권에서도 십상시 논란이 일고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김건희 여사와 그 측근들의 비선 논란이 연일 정쟁의 한 중심에 섰다. 급기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김대남 전 행정관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일부 ‘김건희 라인’을 거론하며 “용산은 ‘십상시 같은 몇 사람 있다”고 주장, 메가톤급 파문을 몰고왔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의아하게 여기는 일이 자행되는 배경에 십상시의 농단과 술수가 자리잡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비극과 몰락이 곧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5월 김종인 전 공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사이를 가수 조용필의 노래 '허공'에 빗대 눈길을 끌었다. '돌아선 마음 달래 보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라는 가사처럼 "되돌릴 수가 없는 상황"까지 됐다는 거다. 1985년 말 발매된 '조용필 8집' 앨범 타이틀곡 '허공' 끝 부분을 보자.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허공 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이야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귀결될까.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10.23 15:12

<열녀춘향수절가>와 전주

방각본(坊刻本)은 조선 시대에 민간에서 판매하기 위해 간행한 책을 이른다. 조선 중기에 등장했으니 그 역사는 400여 년을 훌쩍 넘는다. 당시 방각본 출판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곳은 서울과 전주, 안성 정도다. 책 보급이 활발했던 상업지역이거나 종이가 생산되었던 지역이다. 초기에는 교육과 경전, 의학이나 농사법, 관혼상제 등 실용서가 주를 이루었지만, 후에는 소설류까지 확장됐다. 특히 한글을 새겨 찍어낸 방각본 소설들은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춘향전>은 가장 많이 읽고 즐겨 찾는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방각본 <춘향전>은 소설류 중 조금씩 다른 내용의 이본(異本)이 가장 많다. 그 수많은 이본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책은 전주에서 만들어진 완판 방각본 <열녀춘향수절가>다. 서포라 불리었던 전주의 책방에서 제작된 완판 방각본은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전주의 서포들은 다양한 종류의 책을 출판했지만, 그중에서도 한글 고전소설류는 그 규모나 내용이 서울에서 만들었던 경판본에 뒤지지 않을 만큼 유행했다고 전한다. 자료에 따르면 완판 방각본 고전소설은 20여 종. <열녀춘향수절가> <심청가> 등 판소리계 소설이 주를 이룬다. 전주의 출판문화 궤적은 넓다. 방각본에 앞서 조선 시대 서적 간행을 주도했던 것은 중앙기관과 각 지방의 감영이었다. 전주에 있던 전라감영에서도 많은 책이 만들어졌다. 이른바 완영본이다. 전해지기로는 조선 후기에만 전라감영에서 90여 종, 수많은 책이 만들어졌다. 그 책을 만드는 데 쓰였던 재료의 풍요로움과 목판에 글자를 새기는 각수들의 기량이 민간에도 영향을 미쳐 완판 방각본의 발전을 이끌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전주의 풍요로웠던 출판문화를 증명해주는 유산, 전라감영에서 만들어진 완영책판 목판의 존재다. 이들 목판은 쓰임을 다하자 1899년 전주향교로 옮겨졌다. 당시 그 분량은 1만5천여 점.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수가 소실되었고, 이후 향교에 장판각을 지어 보관했으나 그 과정에서도 훼손되어 지금은 5천 여 점이 남았다. 이들 책판은 2004년,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전북대 박물관에 위탁되어 보관 중이다. 책을 찍어냈던 목판본은 적지 않으나 감영 책판이 이처럼 다량으로 남아있는 것은 완영책판이 유일하다. 그만큼 문화사적 가치가 높다. 때마침 전주의 출판문화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조선의 베스트셀러 한양가와 춘향전>으로 만나는 전주의 출판역사, 들여다보니 그 면면이 빛나는 이유를 알려주는 이 전시회가 반갑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10.22 14:36

장수도시, 건강도시

‘무병장수(無病長壽)’는 인류의 오랜 꿈이다. 생활환경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류는 마침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자체가 앞다퉈 ‘건강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발족한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의 회원도시만 해도 103곳에 이른다. 전북에서는 무주와 장수·진안·군산·남원 등 5개 시·군이 속해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도시의 개념을 ‘도시의 물리적·사회적·환경적 여건을 창의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가운데, 지역사회 주체들이 협력하여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로 정의했다. 그렇다면 ‘장수도시’가 곧 ‘건강도시’일까? 100세를 넘겨서도 건강하게 사는 노인들이 많은 세계적인 장수도시는 오래전부터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의 비결을 알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 도시의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식습관, 생활방식 등을 살펴 그 비밀을 찾으려 했다. 지구촌 대표 장수도시로는 ‘블루존(Blue Zone)’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사르데냐·코스타리카 니코야·그리스 이카리아·일본 오키나와·미국 로마린다 지역이 꼽혔다. 국내에서도 100세 이상 인구가 많은 장수도시 순위가 언론에 잇따라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는 2022년 기준으로는 무주군, 그리고 2023년 기준으로는 전남 고흥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도시가 정말 건강한 장수도시일까? 2022년과 2023년 기준, 100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 상위 10곳은 모두 도시지역이 아닌 군(郡) 단위 지방 소도시다.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한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북에서는 무주와 고창, 장수군이 포함됐다. 저출산 기조 속에 청년인구 유출이 지속되면서 100세 이상을 포함한 노인인구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지역을 과연 장수도시, 건강도시라 할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 최고의 장수촌’으로 인정받아 이름을 날렸던 일본 오키나와는 2000년대 들어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옛 명성을 잃고 ‘단명도시’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힌 무주와 고흥도 인구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평균 연령도 아니고, 100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율이 높다고 해서 그곳을 장수도시, 건강도시로 부를 수는 없다. 생활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시민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곳이 바로 건강도시다. 시민 모두의 건강한 삶을 목표로 보건·의료를 비롯해 환경, 복지, 교육, 문화, 교통 등의 분야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추진하면서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곳이 바로 살고 싶은 ‘건강도시’ 아니겠는가.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10.21 18:22

시험대에 선 도내 국회의원

도민들은 21대 의원을 지낸 6명을 지난 4.11 총선 때 다시 여의도로 보내줬다. 지난 21대 때를 가장 약체라고 평가하고 그 보강책으로 정동영 이춘석의원과 전문성이 확보된 이성윤 박희승의원으로 전북정치권을 꾸려줬다. 5선 1명 4선 1명 3선 3명 재선 3명 초선 2명으로 꾸려진 라인업은 외견상 봤을 때는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드림팀처럼 보였다. 거의가 친명계인데다 당 살림을 관장하는 3선의 김윤덕의원이 사무총장까지 맡게 돼 원팀으로 결속만 잘 하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전북은 지난해 잼버리 대회 때문에 정부와 여당인 국힘측으로부터 각종 수모를 당하면서 급기야 국가예산 삭감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광역도중 유일하게 전북만 국가예산이 삭감돼 사상 처음으로 2024년도 예산을 마이너스로 편성했다. 심지어 새만금관련예산은 정부예산안에서 78%를 삭감,사실상 사업을 하지말라는식의 예산안이 편성돼 도민들의 자존심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 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애향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모처럼만에 출향인사들까지 합세해 5백만 범도민들의 분노의 함성이 여의도 하늘에 울려퍼졌다. 당시 전북정치권에 똑똑한 의원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이 같은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와 국힘쪽에서 전북정치권을 같잖케 여겼기 때문에 예산삭감이란 굴욕스런 상황을 만들었다. 불과 1년전이라서 지금도 도민들의 뇌리에 치욕스런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문제는 감사원에서 잼버리 감사를 했기 때문에 잘잘못을 따지면 될 것을 마치 전북도가 모든 것을 잘못한 것처럼 뒤집어 씌워 예산삭감으로 책임을 물은 건 잘못된 판단이다. 도민들은 그 당시 분노가 끓어올라 현역들을 전원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예산이 복원되면서 미웠던 감정이 수그러들었다. 그 때 현역의원 6명이 의정활동을 잘해서 다시 뽑아준게 아니라 미워도 다시한번이란 노래 제목처럼 더 잘하라는 뜻으로 기회를 준 것이다. 익산에서 연속 3선했다가 21대 때 낙선의 쓴잔을 마시고 권토중래한 이춘석의원이 송곳질문과 대책을 박상우 국토부장관 한테 따져 묻는 바람에 도민들이 모처럼만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때 전북한테 엄청난 차별과 불이익을 안겨줬다고 지적, 그 대책으로 대광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바야흐로 야당의원의 시간인 국감철이 돌아왔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서 국감스타의원이 되면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가예산확보도 용이할 수 있다. 그간 김관영지사가 전방위로 국가예산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도내 출신 10명의 국회의원 협조 없이는 지난해 9조보다 1조 늘어난 10조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박지원 의원이 지휘하는 광주 전남도 의원처럼 일사분란하게 원팀으로 움직여야 가능성이 보인다. 공정과 상식을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윤석열정권이 특검정국에 발목 잡혀 국정운영을 제대로 못하지만 전북은 지역불균형 해소차원에서 목표를 꼭 달성해야 한다. 5선의 정동영의원이 그 중심에 서야 하는데 모두가 각개약진해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10.20 18:37

남원 경찰학교 유치에 담긴 '균형 발전'

남원이 유치전에 뛰어든 제2중앙경찰학교는 영호남 상생 발전의 축이다. 여기에는 지역 균형 발전의 절실한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하지만 그간 공 들였던 공공의대 유치를 둘러싸고 소모전을 겪은 터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시민들 움직임이 조직화되는 가운데 영호남 6곳 시도 지사가 공동성명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힌 뒤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소멸 위기에 직면한 안타까운 지역 현실의 탈출구로 경찰학교 유치를 정조준 한 것이다. 1차 관문을 통과한 3곳의 후보지 중 남원 운봉은 입지 조건이 뛰어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 공공의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도적이고 응집력있는 추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달 초 최종 선정을 앞두고 가장 큰 변수는 입지 경쟁력을 꼽고 있다. 운봉의 경우 기획재정부 소유의 유휴지인데 반해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은 국유지 비율이 절반을 밑돌아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운봉은 이런 점에서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부합하고 신규 사업 예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경찰청 입장에서도 최적의 조건이다. 남원시도 이 점에 주목하고 우선적으로 별도의 행위제한 없이 신속 개발이 가능한 부지를 물색해 왔다. 그러면서 전국 교육생들의 교통 편의와 접근성에도 차별화를 꾀했다. 남원은 KTX와 SRT의 고속 철도 접근이 쉽고, 88 고속도로와 완주 순천 고속도로가 접해 있어 교통 요충지로 꼽힌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편중 해소를 뛰어 넘어 지역 균형 발전에 초점이 맞춰 있다. 현재 충주에 있는 본교의 기능 분산을 포석에 두고 신설되는 제2중앙경찰학교도 이런 기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경쟁 후보지 충남 아산에 경찰대, 경찰인재개발원이 들어서 있는 데다 같은 충청권에 중앙경찰학교까지 몰려 있어 가급적이면 충청 이남 분산 배치가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영호남 6곳 시도지사도 이런 지방 균형발전 기조에 공감을 표시하고 남원이 그 취지에 부합된다며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지금도 산업 교통 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균형 발전 의미는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남원은 지난 2018년 폐교한 서남대의 후폭풍이 지역 사회 전체를 집어삼켰다. 하루아침에 학생 교직원 1000명 이상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주민들은 멘붕에 빠지고 경제는 활기를 잃고 침체를 거듭해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공공의대 유치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의 희망 고문이 6년간 이어지면서 깊은 좌절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연간 5천명을 교육하는 경찰학교 유치도 결국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고 지역 발전의 모멘텀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덧붙이면, 과거 남원의 영광을 되찾자는 일종의 재도약 선언인 셈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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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0.17 17:44

위원장 없는 새만금위원회

대한민국 국책사업 중 예산 규모나 향후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때 가장 굵직한 것을 든다면 단연 국토 서부권의 새만금사업과 동부권의 부산 가덕도신공항이 꼽힌다. 그런데 새만금사업은 제대로 추진이 되는 것도 아니고, 중단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새만금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의사결정 기구인 새만금위원회의 운영실태를 보면 가관이다. 민간위원장이 무려 8개월째 공석 상태다.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사업의 효율적인 개발, 관리 및 환경보전 등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2009년에 설치된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으로 맡게 되는데 총리는 행정부를 총괄하는 입장인지라 민간위원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임 박영기 위원장이 지난 2월말 임기가 끝났기에 후임자를 진작 임명했어야 하나 어느 누구하나 챙기는 사람이 없기에 공백상태가 장기화 하고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이승우 전 정무부지사가 새만금위원장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으나, 김대기 비서실장이 물러나면서 없던 일이 돼버렸다. 이후 지역정가에서는 김홍국 하림회장의 이름이 거론됐으나 대기업 총수가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새만금위원장을 맡는 것은 어색하다는 판단으로 인해 없던 일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 누구도 새만금위원장을 챙기는 사람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자칫하면 이런 상황이 올해는 물론, 내년 초까지 계속될 소지가 커 보인다. 역대 전북지사를 지냈던 강현욱, 조남조씨를 비롯해 관료 출신인 이연택, 오종남씨, 학계 출신인 소순열, 박영기씨 등이 위원장을 맡았으나 지금같은 위원장 장기 공백 사태는 없었다. 공동위원장인 총리가 있다고 하지만 총리는 회의 참가조차 어려워 당연히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에 주요 안건은 전체 위원회에 상정해서 논의할 수 조차 없는 구조다.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사업 관련 중요 의사결정 사항을 심의하고 기본구상, 기본계획 등을 심의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안은 물론,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 수립 추진상황 등도 당연히 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결하고 그 기조하에서 새만금개발청이나 개발공사는 실행을 하는 시스템이다. 하나를 보면 열가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국정감사에 이어 진행될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새만금 관련 예산이 얼마나 확보될지가 도민들의 초미 관심사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위원장이 8개월째 공석인 사태, 이게 바로 오늘날 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는 새만금사업의 현주소다. 당장 새만금위원장을 새 인물로 임명해서 공백 사태를 치유하는게 지금 대통령실이 할 일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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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10.16 14:44

번역의 힘과 국가의 역할

서점가가 뜨겁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몰고 온 독자들의 행렬 덕분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주목받는 것은 또 있다. 번역의 힘이다. 2016년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을 즈음해서도 번역가의 역할은 큰 관심을 모았다. 데보라 스미스.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30대의 영국 번역가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직업으로 번역가를 선택하면서 번역가가 거의 없던 한국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소아스런던대학 에 들어가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채식주의자>는 그의 첫 영문 번역소설이다. 한국어를 배운지 3년 만에 이 작품을 번역하기 시작한 그는 한강의 다른 작품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 등도 번역했다. 이중 <흰>은 부커상을 수상한지 2년 만인 2018년, 다시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2016년 <채식주의자>를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던 뉴욕타임스는 한강과 함께 부커상을 수상한 데보라 스미스의 품격 있는 번역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부커상을 수상한 그해, 서울국제도서전 초청으로 서울에 온 그는 인터뷰에서 “더 많은 한국문학이 좋은 번역으로 해외에 나가야 하지만 노벨문학상에 대한 한국사회의 집착은 당황스럽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경란과 피에르 비지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공동 번역한 번역가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프랑스어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로 번역되어 지난해에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올해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안겼다. 1990년대부터 번역을 시작한 최경란은 초기에 주로 프랑스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했으나 김영하의 소설을 계기로 한국문학 작품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30년 넘게 출판업에 종사해온 피에르 비지유는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등을 이미 자신의 출판사에서 프랑스어로 출간했을 정도로 한강의 소설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번역가이자 출판인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번역의 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작가들이 국제적인 문학상을 받으면서 번역에 관심이 커지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한국문학 번역의 물살이 밀려오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 들여다보면 한국문학 번역을 이끌어온 것은 문화체육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과 교보생명의 대산문화재단이다. 그러나 시작은 국가기관이 아닌 대산문화재단이 먼저였다. 이제 세계가 한국문학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을 위해서는 번역의 힘이 필요하다. 번역의 동력을 키우는 일, 국가의 역할이 명료해졌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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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10.15 15:52

식품사막의 오아시스와 신기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서 계획이 틀어지는 상황에 쓰인 우리 속담이다. 통신시설과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친구를 만나기 위해 큰 맘 먹고 먼 길을 떠났는데 하필 그날이 장날이라 헛걸음을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장이 서는 날이면 으레 마을 사람 대다수가 장터에 나가 집을 비우게 되는 상황이 속담의 배경이 됐다. 오일장은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고파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었다. 지역 주민들의 삶과 문화가 녹아있는 특별한 활력공간이었다. 그 시절 농촌 사람들에게 최고의 휴식·여가공간이자 소통 공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 냄새 풀풀 나던 ‘오일장(五日場)’이 사라지고 있다. 농촌에 사람이 없어서다. 정부가 오일장이 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쏟아냈지만 썰물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을 비롯해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등에 기대가 컸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이런 가운데 농어촌지역 ‘식품 사막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을 판매하는 식료품점까지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일컫는 식품사막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오일장마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 주민들은 식료품 구입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 주민 삶의 질 유지를 위해 대책이 필요했다. 정부에서 지난 7월 그 대책을 내놓았다. ‘가가호호 이동장터’다. 식료품과 공산품 등을 실은 특장 차량이 농촌 마을을 찾아가 생필품 구입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사막으로 변하는 농촌에 이동식 오아시스를 만들어주겠다는 발상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가가호호 이동장터’사업을 통해 지역의 식품사막화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동장터가 정부와 각 지자체의 기대대로 식품사막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껏 추진해온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처럼 현실성이 떨어지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까? 지속가능성이 낮다. 식품 사막화는 결국 농촌 인구 감소가 근본 원인이고, 지방소멸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지금 우리 농촌은 식품 사막화가 아니라 그냥 황량한 사막이 되는 게 문제다. ‘농촌의 사막화’가 어찌 식품뿐이랴. 학교도 어린이집도, 약국도, 파출소도, 버스터미널도, 금융기관도 점점 더 멀어지고 있지 않은가. 결국 문제는 ‘지방소멸 위기’로 귀결된다. 돌무더기로는 썰물을 막지 못한다. 앞으로도 시골 마을에 식료품 상점이 새로 들어서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구절벽 시대, 지금도 진행형인 ‘농촌 엑소더스’ 행렬을 마주보며 마을로 들어오는 식료품 트럭으로는 오아시스를 만들 수 없다. 먼저 농어촌 면 소재지의 공공 인프라를 강화해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사라져가는 오일장이 활력을 되찾는다면 이게 바로 식품사막의 오아시스 아닐까.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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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0.14 17:17

안호영의원이 통합키맨

1997년 이후 4차례나 시도했던 전주 완주 통합 문제가 어떤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내년 5월 주민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여론의 흐름은 반대가 앞선다. 그 이유는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 반대로 3차례나 무산된 것보다 완주군민들의 반대강도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 전주 쪽에서 강하게 찬성 드라이브를 걸면 완주쪽 반대가 더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민들은 대체적으로 찬성 하지만 완주군은 군의원과 각급 사회단체가 반대대책위를 구성해서 읍면별로 죽기살기식으로 반대에 나선다. 이 때문에 찬성 측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도 반대측의 반발만 사 자칫 소모적 논쟁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특히 김관영 지사가 인구감소를 통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공약으로 통합을 제시했지만 완주군민들의 반발이 거세 지난 7월 31일 심지어 군민과의 대화 장소에 입장도 못할 정도였다. 사실 그간 완주군민들은 피해의식이 너무 커 전주시가 제시한 상생사업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고 있다. 특히 찬성을 유도하려고 통합 때 제시했던 사항들이 사탕발림식이었다고 인식해 찬성여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013년 3번째 무산된 이후 10년 가까이 전주시가 통합을 위해 노력한 게 가식적이고 진정성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주민갈등만 부추겨 놓았다고 비판했다. 지금 다른 시도가 파이를 키워나가려고 광역단체간 메가시티 통합 노력을 하지만 완주군민들은 인구가 늘어 10만이 넘었기 때문에 전주와의 통합보다는 시 승격이 더 지역발전에 도움된다고 믿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있는 인접 익산시와 통합을 모색하는 편이 실리적인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는 여론도 조성, 반대 강도가 과거보다 더 거세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 답답해진 것은 전주시다. 그간 인접 시군에서 자녀 교육문제로 전주시로 이사와 65만 인구가 유지 되었지만 지금은 아파트 분양가가 비싸 전주시민들이 완주쪽으로 옮기면서 인구가 줄고 있다. 전주완주 통합은 전북발전을 위해서도 더 이상 늦춰선 안된다. 양측이 윈윈할 상생방안이 먼저 도출되어야 한다. 물리적으로 흡수통합이 아닌 완주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나갈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 우선 통합청사를 완주군에 짓는다는 것을 공증해야 한다. 다음으로 통합시장과 통합의회 의장을 완주 출신이 맡도록 해야 한다. 특히 전주시에서 재정적으로 완주군을 지원하도록 특별회계를 설치해야 한다. 완주군을 구로 인정해서 그에 따른 각종 사회단체장도 그쪽에서 맡아 전혀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건은 안호영 국회의원의 협조 여부다. 지난 2013년 당시 최규성 전 의원이 지방선거 공천권을 무기삼아 군의원에게 반대토록 하면서 하루아침에 찬반이 뒤바꿔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재발 않도록 안호영 의원을 설득해야 한다. 현재 3선인 안 의원을 통합으로 4선 의원이 돼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도록 전주시민이 적극 도와줘야 한다. 도나 전주 찬성 측도 역지사지로 완주군민의 입장에서 통합 문제를 고민하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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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10.13 17:26

지방의원 후원금에 쏠린 우려

지방의회 의원도 지난 7월부터 후원회 등록을 통해 정치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정책 토론회와 포럼을 개최해 시민들과 함께 정책 발굴 등 생산적 의정 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 다만 이런 긍정적 측면도 간과할 순 없지만 겸직이 가능한 지방의원 지위로 볼 때 이해충돌 논란 등 적지 않은 문제점도 우려된다. 심심찮게 지방의회 무용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의원들의 그간 행적에 비춰 보면 후원금을 둘러싼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의원 스스로 이 같은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투명성 확보에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사실상 국회의원에게만 허용됐던 후원회가 지방의원까지 확대된 것은 이들을 제외한 정치자금법이 차별이라는 헌재 결정에 따른 것이다. 연간 모금 한도는 도의원 5000만원, 시군 의원 3000만원으로, 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예외 규정을 둬 2배까지 모금할 수 있다. 도의원 40명 중 10여명 정도가 이미 후원회 설립을 마쳤고, 시군 의원의 경우 한자리수가 고작이다. 회계 책임자와 후원회 대표, 정관 등의 설립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모금 자체가 부담스러워 일단 관망세 기류가 뚜렷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뛰어난 정치 역량에 경제 형편이 어려운 청년과 신인에게 후원회 결성이 사다리 역할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원 겸직에 따른 이해충돌 논란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에도 30명의 도의원이 다른 직업이나 직책을 갖고 있으며,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의원도 12명이나 됐다. 더욱이 연간 5000만원 넘게 의정활동비를 받는 이들에게 도덕성 시비를 불러일으킨 겸직도 모자라 후원금 모금까지 빗장을 풀어줌으로써 불씨는 더욱 커진 셈이다. 공무수행과 관련된 이해충돌 방지법이 2022년 5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의사 결정에 부정 소지를 없애려는 당초 취지는 무색해졌다. 극히 일부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려는 꼼수는 법으로 강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의원 스스로 청렴 의지를 갖고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최선이다. 지방의회 감시와 견제를 받는 공무원 입장에서 이들 의원과 맞서기란 쉽지 않다. 자치단체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의 15%가 최근 1년 새 지방의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는 게 권익위 설명이다. 다른 공공 부문 근무자에 비해 7배가 넘는 수치다. 실제 도내 자치단체 한 곳은 응답자의 37%가 경험한 시의원과 엮인 부정부패를 털어 놓기도 했다. 이처럼 역학 관계의 문제점이 누적돼 의원들에 대한 부정 이미지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그들은 의정활동비 셀프 인상을 강행했다. 이 같은 모럴 해저드의 상황을 막기 위해 촘촘하게 만들어진 투명성 제고의 견제 장치도 결국 제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후원금 모금이 그들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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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0.10 17:30

전주실내체육관 철거

가히 예산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요즘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핵심 정치쟁점 일부를 제외하면 국감에서 제기되는 사안의 대부분은 내년도 예산과 맞닿아 있다. 특히 관록있는 중진의원일수록 고도의 외곽때리기를 통해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관철시키는데, 이는 결국 내년도 예산안 확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단 한푼이라도 더 얻기위해 시도지사나 시장군수들은 요즘 온통 신경이 곤두서 있다. 선거 과정에서 큰소리 뻥뻥 쳤지만 결국 과거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임자에 비해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요즘 전주실내체육관 철거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최악의 경우 어렵게 확보한 사업을 자칫 반납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주실내체육관 철거 지연으로 인해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이 중단 또는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만일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전북대나 전북도, 전주시 등은 향후 국토부, 교육부, 중기부의 재정지원사업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불문가지다. 이 사업은 전국적으로 총 9개 대학이 선정됐는데 전북대의 경우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총 510억원을 들여 대학캠퍼스내 유휴공간을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 산학연 혁신허브, 즉 기업입주공간으로 만드는게 골자다. 사업참여자인 LH 본사는 지난달 체육관 철거일정을 명확히 해줄것을 요청했다. 전주시와 전북대 간 협의완료 후 결과를 송부해달라는 거다. 체육관의 계속사용은 당해사업 취지에 맞지않는 만큼, 지장물 철거일정이 불학실하면 기본협약 체결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주시는 현재 체육관 존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LH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축소해서 일부 부지만 조성하거나 최악의 경우 예산을 반납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혁신파크가 완공돼 기업이 입주한다면 전북대 구정문 일대 상권이 살아남은 물론, 산학관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인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도 확립됨은 물론이다. 전북은 지금 속된 말로 찬밥 더운밥 가릴때가 아니다. 교육과 일자리 창출 여부에 인구감소 위기 탈출 여부가 달려있는 상황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0월 실내체육관을 철거해야 했으나 전주시는 체육관 신축공사 절대공기및 프로농구를 이유로 이를 늦추기로 했다. 결국 실내체육관 철거 문제가 걸림돌이 돼 기본협약 체결이 지연되고, 사업추진이 멈춰섰다. 지난달 19일 국토부, 전북대, 전북도, 전주시 회의에서 국토부측은 사업중단 우려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캠퍼스 혁신사업 총사업비 510억과 교육부 대학 산학연협력단지 조성사업비 80억원이 중단 또는 취소될 수 있는 지경이다. 산토끼 잡기전에 집토끼부터 잘 단속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예산 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렵게 얻은 것을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10.09 19:06

잊혀진 계절, 사라진 풍년가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상고온으로 유난히 늦게 찾아온 이 계절이 그리 오래 머물 것 같지 않다. ‘독서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결실의 계절, 남자의 계절, 사색의 계절, 낭만의 계절⋯.’ 가을은 수식어가 참 많다. 이 중 가장 익숙한 표현은 역시 ‘결실의 계절’이다. 그런데 이 수식어가 잊혀져 간다. 가장 큰 결실로 꼽혔던 농가의 ‘벼 수확’이 그 의미와 상징성을 잃어버렸다. 수확의 기쁨이 희석되면서 ‘결실’의 의미가 무색해졌다. 추수철, 우리 농촌에 비상이 걸렸다. 벼멸구가 기승을 부리면서 황금 들녘 곳곳이 멍석처럼 누렇게 말라버렸다. 폭락하는 쌀값 걱정 속에 수확을 눈앞에 두고 ‘벼멸구의 습격’을 받은 농민들의 한숨이 더 커졌다. 물론 정부가 농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저품질 쌀 유통을 막기 위해 농가가 희망하는 경우 벼멸구 피해 벼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안정적인 영농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 해 농사의 풍흉(豊凶)에 따라 농부들의 희비가 엇갈렸을 시기다. 그런데 벼농사를 지은 농부도, 쌀 소비자도, 우리 사회도 풍년 여부에 별 관심이 없다. 올해 극심한 벼멸구 피해를 입었어도 흉년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단지, 병해충 피해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뿐이다. 민족의 목숨줄이었던 쌀이 어느 순간 공급과잉으로 바뀌면서 정부가 ‘쌀 생산 감축’, ‘벼 재배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쌀 풍년이 그리 반갑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풍년 농사를 지어도 웃을 수 없는 게 농촌의 현실이다. 전례 없는 풍년이 수년간 지속되어도 풍년가는 들리지 않고, 창고에 쌓인 벼 가마 높이만큼 한숨이 쌓인다. 아기 울음소리 그친 지 오래고, 그나마 수명이 늘어난 노인들로 간신히 공동체를 지켜내고 있는 우리 농촌이 위태롭다. 밥상 물가가 다 올라도 쌀값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농가에서 풍년에 큰 의미를 부여할 이유가 없어졌다. 정말 소중한 것인데도 풍족할 때는 모르고 있다가 잃거나 부족해져야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3년 정도 연속 흉년이 들어 식량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때서야 비로소 ‘쌀 귀한 지’를 알고, 한 해 농사의 풍흉에 관심을 기울일 지도 모른다. 주식인 쌀의 중요성을 우리 국민도 한 번쯤 체감할 필요성이 있다. 기후위기 시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시대다. ‘농촌 없는 도시, 농업 없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지방소멸의 비극이 농촌에서 곧 시작될 것이다. 이 ‘상실의 땅’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단체가 쌀 소비 확대 방안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농촌소멸, 국가소멸을 부를 수 있는 ‘쌀의 위기’ 해소 방안을 찾아 우리 농촌에 다시 풍년가가 울려 퍼질 날을 고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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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0.07 16:33

사면초가에 놓인 전북

폭염으로 고통스럽게 여름을 지나온지라 요즘 가을 날씨에 감사를 보낸다. 천고마비 계절이 실감난다. 오가는 발길마다 잔치마당이다. 경제상황이 어렵다고해도 먹을 것 다 먹고 구경할 것 다하는 것 같다. 코로나로 얽매여서인지 징검다리 연휴때 해외로 제주도로 삼천리금수강산이 인산인해다. 도내도 관광객들로 북적인 가운데 한상대회를 성공리에 치르기 위해 손길이 바쁘다. 지난해 잼버리대회 때 겪었던 각종 수모를 일거에 만회하려고 전북도가 절치부심한다. 비록 잼버리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상들이 대거 참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단단히 벼른다. 전북은 민주당 일변도의 일당독점체제가 만들어지다 보니까 국가예산 확보하는 데 힘이 든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여당이 전북하면 고개를 설래설래 저을 정도로 관심이 없고 차갑다. 각종 선거 때마다 표를 주지 않은 탓이 결정적이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들은 표 나온대로 움직인다. 국가 예산을 배분할 때도 거의 비슷하다.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지만 표 많이 나오는 쪽이 예쁘고 관심이 먼저 가게 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20년 만에 10석 전석을 싹쓸이한 민주당 지역인 전북한테 무관심할 수 밖에 없다. 전북도가 숙원사업이라고 목이 터지도록 외쳐도 왜 감감무소식인지를 알아야 한다. 국힘에서 서진정책의 일환으로 동행의원제를 만들었지만 도민들이 진정성 있게 받아 들이지 않아 그 효과는 의문이다. 전북은 국감철을 맞아 지난해보다 국가예산 확보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전체 예산을 긴축으로 편성했기 때문에 결코 낙관할 수 없다. 또 김건희 여사 특검 관철을 위해 여야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전쟁 아닌 전쟁을 펼쳐 자칫 전북은 고래등싸움에 새우등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11월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전북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여야가 심하게 정쟁을 치르더라도 지방에는 즉각 그 반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권과 맞물려 가기 때문에 동시에 반응한다. 전북은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제1당인 만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쏠린 이목이 대단하다. 개딸들은 이 대표를 다음 대선에 출마 못하도록 정치검찰이 조작 수사를 했다고 주장, 윤석열 정권에 반감이 크다. 이처럼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여당 쪽에서 전북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낼만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아 김관영 지사만 중간에서 속이 타들어간다. 문제는 여야가 협상을 통해 서로가 윈윈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도 전혀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아 전북도도 걱정이 태산같다. 아무튼 지금은 전북 출신의원 10명이 원팀으로 김관영 지사와 함께 국정감사를 잘해 전북몫을 지켜내고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 0.73% 차이로 정권을 빼앗긴 민주당은 계속 이런식으로 갈 것이라서 윤 정권 임기내내 전북도만 사면초가 형국에 놓여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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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10.06 17:48

찬반 세력의 엇갈린 행보

완주 전주 통합 여정이 시작됐지만 추진 과정에서 찬반 단체의 엇갈린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찬성 입장에선 통합의 당위성만 역설할 뿐 눈에 띄는 움직임은 거의 없고 기자회견이 고작이다. 이에 반해 완주 지역 반대 측은 대놓고 공격적이고 임팩트 있는 메시지 전달을 통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일각에선 통합 과정이 가장 치열했던 2013년 찬성 단체의 역동적 활동을 거론하며 그 이상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야 함에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표정이 어둡다. 이처럼 상반된 두 단체의 추진 동력을 감안하면 3전 4기의 통합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지난 2013년 세 번째 통합 실패의 교훈을 곱씹어 보면 거기에 해답이 담겨 있다. 당시 주민투표를 한 달 앞두고 전체 여론 조사에서 통합 찬성이 반대 보다 10%나 앞섰다.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 지역도 찬성 비율이 10% 가량 많아 통합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반대 비율이 53.4%로 나타나 통합이 무산됐다. 그때는 완주 군수와 의회 의장이 투톱으로 통합에 앞장선 데다 전주시장도 솔깃한 당근책을 제시하며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그 같은 우호적 환경에서 관망하던 주민들이 투표를 꺼려 하고, 저인망식 맨투맨의 승부수를 던진 완주 정치권의 전략은 통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통합의 승부처인 완주 지역의 찬성 목소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 권력의 중심축인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한결같이 반대 입장을 노골화 하면서 이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과의 오랜 인연과 이해관계도 엮여 드러내놓고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 2013년 당시 통합 찬성에 앞장섰던 인사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전주로 거처를 옮기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찬성 측 내부 사정도 복잡하긴 매한가지다. 초반 분위기를 띄웠던 선도 세력과 자발적인 후원 그룹이 서로 변죽만 울릴 뿐 시너지 효과를 못내고 있다. 이 때문에 참신하고 역동적 이미지의 새로운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번 통합의 성패 여부는 절박함의 차이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3번의 통합 실패가 말해주듯 명분과 실리가 주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합의는커녕 갈등만 부추긴다. 먼저 거칠고 자극적 언사를 쏟아내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반대 단체에 맞서는 찬성 측의 단일 대오가 첫 번째 관문이다. 그럼에도 찬반 표대결에 앞서 2014년 퉁합을 이룬 청주시와 청원군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당시 양측은 통합 전제조건으로 상생발전방안 5개 분야 75개 과제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일종의 약속 이행을 담보하기 안전 장치로 10년이 지난 현재 92% 이행률을 보였다. 이렇게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상생발전방안을 통한 신뢰 확인 절차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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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0.03 16:48

춤꾼 최선 선생의 무대

그가 무대에 섰다. 짙은 무대화장을 하고 멋진 초립을 쓴 남자 춤꾼. 눈빛은 빛났으나 살짝 들어 올린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올해 여든아홉 살, 최선 선생이다. 지난달 전주한옥마을의 전주대사습청에서 열린 전주시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발표 무대에 선생이 섰다. 허리를 다쳐 짧게 무대에 섰던 지난해와 달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호남살풀이 동초수건춤을 시작부터 끝까지 마무리한 선생의 춤은 감동적이었다. 그의 춤사위는 이제 절정에 이르러서도 격정적이거나 동적이지 않다. 몸에 스며들어 그 자체로 춤이 된 몸짓 손짓 발짓이 마음 가는 대로 이어질 뿐이다. 객석에선 누군가가 ‘서 있기만 해도 춤’이라며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는 그의 몸짓에 환호했다. 선생은 1935년생이다. 그의 어머니는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던 그를 최승희의 제자였던 김미화 무용연구소에 데려갔다. 여덟 살 무렵이었다. 그러나 스승은 6.25가 발발하자 전주를 떠났다. 배울 곳이 없어지자 전주국악원에서 우리 춤을 가르치던 기생을 찾아가 수건춤, 산조춤 법고춤, 승무를 배웠다. 남자가 춤을 춘다고 손가락질했던 시절이었지만 춤을 자신의 길로 삼았다. 어느 사이 춤꾼 최선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지만, 다시 정인방 선생을 스승으로 모셔 학춤 무당춤 등 정통 춤사위를 물려받았다. 그 뒤 선생은 지역에서 이어져 온 춤의 뿌리를 찾는 일에 매달렸다. 오늘에 이어진 <호남살풀이춤>이 그 결실이다. 살풀이장단에 정중동의 아름다움을 실어내는 호남살풀이춤은 맺고 풀고 어르는 묘미와 고도의 절제미, 섬세한 발 디딤이 조화를 이룬다. 선생은 이 춤을 바탕으로 전라도 지역 권번과 기방에서 동기(어린 기녀)나 초립동(초립을 쓴 어린 남자)이 추었던 수건춤을 다시 정리한 <동초수건춤>을 내놓았다. 동초수건춤은 장구와 징, 구음으로 이루어진 장단에 맞춰 손에 작은 부채나 하얀 손수건을 들고 춤을 춘다.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사위가 섬세하고 고운 이 춤은 지난 1996년 도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가장 튼실하게(?)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춤이기도 하다. 딸 지원씨가 뒤를 잇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 춤을 더 널리 알리려는 선생의 열정으로 대중들과 만나는 기회를 넓혀온 결과다. 선생은 어느 무대건 자신이 서는 무대에 심혈을 쏟는다. 해마다 열리는 이 합동무대에도 예외는 없다. 꼼꼼한 리허설로 오히려 스텝들을 긴장시키고, 사전에 무대 점검을 위해 공연장을 찾는 이도 선생이 유일하다. 문득 90세에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춤꾼이 또 있었든가 궁금해진다. 선생이 한평생 지켜온 치열함이 그 힘 일터다. 들여다보니 ‘무대에 대한 예의’가 거기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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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10.01 13:45

국감 스타가 되어야

중국이 양자강 주변을 발전시켜 국가발전을 견인한 것처럼 전북은 새만금사업을 미래발전청사진으로 여겨왔다. 단군이래 최대 간척사업으로 불리웠던 이 사업이 30년이 지났어도 터덕거렸던 것은 착공 당시 여야가 정치적 흥정으로 추진한 탓이 컸다. 당초 농토를 확장하려고 추진했던 이 사업을 용도만 변경시켰지 정부 추진 의지가 거의 없어 지금도 개발경계가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별로인데다가 인접 광주 전남 충남 정치권의 강한 태클로 국가예산 확보 때마다 애를 먹었다. 일부 도민들은 새만금사업 하나에 전북도가 매달리다가보니까 지역발전이 더디었다면서 지역별로 사업을 다각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간 바깥에서 어떻게 지역발전을 모색해 나가는지에 둔감할 정도로 전북은 우물안 개구리 같은 생활을 했다. 그러다보니까 전국에서 가장 못사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이제라도 그 원인은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DJ 노무현 문재인이 정권을 잡았을 때가 춘삼월 호시절이었지만 그 때 국회의원들은 자신들만 입신양명하기에 바빴지 지역발전을 위한 고민은 거의 없었다. 사실 도민들도 억울한 일을 당할때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의기의 성냄을 과감하게 했어야 했지만 시늉내기식으로 그치고 제대로 하질 못한 것도 병폐로 지적된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감투 쓰면서 잿밥에만 정신 팔렸지 전문성 부족으로 지역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일당독식구조를 이루고 있는 지방의회가 아직도 이권이나 인사개입에 나서는가 하면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주민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 눈치만 살핀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똑똑하고 전문성 있는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데도 민주화때 감옥살이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다보니까 지역이 속빈강정이 되었다. 지금도 민주당 유급당원만 몽땅 모집해서 갖고 있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풍토라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북발전은 요원하다. 국감철이 돌아왔다. 지난해 잼버리대회 실패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몰아 씌워 급기야 국가예산 삭감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할 길은 전북 국회의원들이 매의눈으로 사납게 국감을 잘 해야 한다. 국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만 전북도가 더 이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된다. 각 상임위에서 국정을 제대로 파헤치면 자연히 전북몫도 확보할 수 있다. 전북은 의원수가 10명으로 상임위에 중복 배정돼 전체 부처를 상대로 전북몫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다선 중진들이 정치력을 발휘해 긴축재정 상황하에서도 전북몫을 꼭 챙겨야 한다. 도민들이 민주당 후보들 한테 무한지지를 보내면서 10석 전석을 싹쓸이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전북몫을 제대로 챙겨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사법리스크로 자유롭지 못하지만 지난 총선 승리로 여의도대통령이 된 만큼 그 어느때보다도 전북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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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9.29 17:45

교육감 러닝메이트

교육감 선거제가 조만간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와 함께 같은 날 투표를 하지만 정치인 선거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져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기 일쑤다. 정당 공천도 없고 기호도 없이 치르다 보니 유권자 관심을 끌지 못해 그동안 ‘깜깜이 선거’라고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현재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도지사와 함께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를 묶어 선거를 치르자는 법률개정안이 여당에서 발의됐다. 다시 말해, 시도지사 출마자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하고 당선되면 그를 임명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역학 관계의 교육감 선거가 정치권 논의 과정을 거쳐 어떻게 바뀔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원래 정치적 중립 때문에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됐지만, 그 취지와는 다르게 진흙탕 선거판으로 변질됐다. 상대 후보 비방전과 흑색선전은 정치인 선거를 뺨친다. 심지어 진영 간 편가르기를 뛰어넘어 교육 현장이 이념 논쟁에 휩싸이는 등 부작용이 심해 직선제 개편의 단초가 된 셈이다. 당적이 없는 출마자들이 정당의 보조금 지원을 못 받자 선거자금을 둘러싼 불법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교육감 후보자의 교육경력 자격 기준을 기존 3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상향하고, 전과기록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교육전문가로서의 자질 논란이 예상되는 사람의 출마를 미리 막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교육감의 러닝메이트는 선거 부정이 터질 때마다 대안으로 거론돼왔다. 단적인 예로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수사의뢰가 되거나, 선관위 경고를 받은 건수가 전국 140건에 달한다. 동시에 치러진 시도지사 선거 94건보다 훨씬 많았다. 그만큼 선거 과정에서의 심각한 불법적 행위로 인해 선거제 개편의 당위성만 높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북의 선거 흑역사를 살펴봐도 이런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8년 뇌물수수 혐의로 8년 도피생활을 한 최규호 전 교육감이 구속된 바 있다. 김승환 전 교육감도 10년 넘는 임기 동안 끊임없이 검경의 수사 칼날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마찬가지로 서거석 교육감도 취임 이후 2년 넘게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 왔다. 더욱 안타까운 건 네거티브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정작 후보의 교육철학과 공약 점검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진영 논리에 따른 지지층 결집에만 혈안이 돼 선거가 백년대계를 논의하는 장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최근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서 곽노현 출마 논란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직선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만 확산됐다. 이처럼 직선제 의미가 실종되면서 불가피하게 선거제 개편을 통해서라도 본래 취지를 살리려는 대안 제시가 고무적이다. 어찌됐든 공론화 과정에 오른 만큼 문제 해결 노력에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9.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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