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주로 입법 활동이다. 삼권분립이 된 우리나라에서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일을 한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입법부의 기능과 역할이 크다. 여기에서 무시 못할 일은 지역구 현안 해결이다. 각종 대소사 민원서부터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 예산 확보다. 언론은 항상 국가 예산 확보 문제를 주목한다. 어느 의원이 국가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주된 관심사이어서 성적표나 다름없다. 야당의원인 전북의원들은 똑똑해야 존재감이 드러나게 돼 있다. 국회의원들이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기 때문에 존재감을 과시하려면 장차관을 상대로 송곳질문을 잘하면 된다. 보좌관들의 도움 받아서 질의를 하지만 의원 스스로가 매일 공부해서 전문성을 길러나가야 옴싹달싹 못하게 할 수 있다. 통상 국회의원의 유무능에 대한 평가는 국회 출입기자들과 부처 공무원들 입에서 퍼저나간다. 야당의원은 야성 기질이 강해야 주목받는다. 제대로 현안 질의를 잘하면 각 이익단체나 민원인들이 연일 그 의원을 만나려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렇지 않고 각종 자료를 챙겨줘도 제대로 질의를 못하면 정치력이 별 볼일 없다해서 노크도 안 한다. 똑똑한 야당의원은 부처는 말할 것 없고 여권서도 알게 모르게 의식한다. 그 대표적 케이스가 국가예산을 챙길 때 나타난다. 국회가 선수를 존중하면서 운영되지만 비록 초선이어도 똑똑하면 얼마든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22대 때는 10명의 전북 의원들이 비교적 고루게 상임위에 포진해 기대를 갖게 한다. 3선 이상 중진인 정동영·이춘석·안호영·한병도·김윤덕 의원의 상임위가 각기 달라 일단 외형상으로는 무게감이 실려 있다. 특히 안호영 의원이 환노위 상임위원장을 맡아 기대감을 더해준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국회 진출 전부터 시민사회단체대표를 맡아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새만금개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민들은 전북 출신 의원들이 여의도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란다. 지난해 잼버리 실패에 따른 국가예산삭감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고도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제대로 못했던 터라 더 그걸 원하고 있다. 여야가 초반부터 탄핵정국에 휩싸여 강대강으로 가지만 지역현안문제 처리에 소홀하지 않도록 주문한다. 코로나 때는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극약처방한 결과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고통을 이겨냈지만 지금은 지원책이 끊겨 못살겠다고 아우성들이다. 아무튼 초반부터 성과 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각 부처에서 기재부로 올린 국가예산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간 전북이 호남으로 묶여 파이만 키웠지 전북 몫을 가져오지 못해 정치불신만 가중시켰다. 제발 이름값 좀 하는 의원이 되어주길 학수고대한다. 그간 너무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 못했기 때문에 조금만 열정적으로 노력하면 박수받는 의원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는 이재명 전 대표의 방탄조끼 역할만 할 게 아니라 도민을 먼저 바라다 보고 의정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초선 이성윤 의원의 기세가 요즘 예사롭지 않다. 대표적 '반윤 인사' 이자 검찰 개혁의 선봉장으로 존재감을 보인 그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경선을 불과 10일 앞두고 출마 선언해 금배지를 거머쥔 그가 신인으론 결코 만만치 않은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최근 수사 검사 탄핵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다 검찰과의 전면전 상황에서 전선을 확대하는 민주당 기류로 볼 때 그의 도전은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지역 정치권 입장에서도 중앙당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전북의 제몫 찾기에 화력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는 출사표를 던지면서 윤 대통령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무도함을 지적하고, 최고위원으로 그와 맞짱 뜬다는 각오로 싸울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면서 이번 검사 탄핵과 관련 검찰의 집단 반발에 대해서도 이를 국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후배들을 질타했다. 그가 4월 총선에서 현역 의원 2명과 맞대결을 벌인 전주을에서 압도적 표차로 이긴 것도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어느 정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조국 전 장관 출판기념회에서도 윤석열 검찰 사단을 전두환 하나회에 빗대면서 고강도 검찰 개혁을 역설한 바 있다. 그의 최고위원 도전에 시선이 쏠리는 건 가히 드림팀 이라 해도 손색 없는 전북 국회의원의 위상을 높인 점이다. 더구나 초선으로 출마를 결심한 건 그가 처음이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중앙당 선출직 도전이 타 시도에 비해 거의 전무하다시피해 '방안 퉁수' 란 지적을 받아온 게 전북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전국적 지명도를 감안하면 초선의 핸디캡을 딛고 한 번 해볼만 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 그와 경쟁하는 후보들이 한결같이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친명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검찰 개혁의 적임자란 명분을 쌓으며 직진하는 그의 행보가 눈에 띈다. 더군다나 정치권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중앙당의 사무총장과 정책위장을 전북 출신이 꿰찬 데 이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직 도전 자체가 지역 정치권의 역동성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다부진 인상의 그는 언뜻 보면 투사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그가 검사 시절 직장과 가정, 신앙 생활의 고정 라이프 스타일이 친구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평범했다고 한다. 한 때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 1순위로 꼽힐 만큼 잘 나가기도 했지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 지휘권 마찰로 인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금 그를 둘러싼 정치 환경도 그로 하여금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돌아가고 있다. 그와 함께 검찰 개혁의 투톱으로 꼽히는 조국 대표가 연일 포문을 열고 발언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보조를 맞춰야 할 입장이다. 최고위원 도전을 통해 그가 이루고자 하는 검찰 개혁의 시동을 건 셈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충청권 야구팬들 사이에 ‘9,10,10,10, 9’ 라는 유행어가 있다. 10개 프로야구 구단중 한화이글스가 최근 5년간 기록한 팀 성적을 의미하는 것인데, 오죽하면 ‘한화팬은 보살’이라는 말이 있을까. 하지만 묘하게도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지역 연고팀을 응원하는 이들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 어려울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봐주는 응원자가 있다는 것은 언젠가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무려 30년 넘게 전북에서만 관심사일뿐 주요 국정 과제에서 밀려나 있던 새만금사업은 한화이글스 처지와 비슷한 점이 없지않다. 동네북 신세가 되고, 외면받던 새만금사업에 대해 적어도 전북도민들은 무려 30년 넘게 광팬이었다. 지난해 새만금 지역에 10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보다 앞서 8년 5개월간 투자 유치한 액수는 고작 1조 5000억원에 불과했다. 새만금 산단은 시간이 지나면 크게 살아날게 분명한데 문제는 산업단지에 국한하지 않는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유치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새만금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부터 2년전 지방선거때 디즈니랜드는 전국적인 화두로 등장했다. 김관영 지사뿐 아니라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경북 구미시까지 후보들이 디즈니랜드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당시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를 유치해서 관련 산업과 관광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후속 조치로 전북연구원은 '새만금 대규모 테마파크 유치 구상 연구'를 주제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개발 여건 분석과 가능성 검토, 선제적 대응 방안 제안 등을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디즈니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단 6곳뿐이다. 미국에 2곳,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홍콩, 중국 상하이 등이다. 동북아시아권에 전체 디즈니랜드의 절반이 몰려 있는데, 상하이로 결정될 당시 서울시는 과천 대공원 부지 제공을 약속하며 뛰어들었으나 실패했다. 디즈니와 필적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미국 이외에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에 문을 열었고, 중국 베이징에도 진출 예정이다. 사실 세계적인 테마파크들은 부지 무상제공을 비롯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해도 올까말까한 상황이기에 새만금 유치는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이 분야 전문가들은 “새만금의 넓은 땅을 파격적으로 제공하고 중앙정부의 협조를 얻어 다른 유인책까지 제시하면 못할것도 없다”며 새만금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고 귀띔했다. 요즘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간암치료제를 개발한 HLB인데 시가총액이 12조가 넘는다. 전라고와 원광대 법대를 졸업한 진양곤 대표가 바이오사업에서 이처럼 우뚝 설 것이라고는 업계에서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새만금 디즈니랜드 역시 현재로선 유치가 불가능해 보이지만 HLB의 사례를 보면 못할 것도 없다. 그게 바로 세상 일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도시를 살리는 공간이 늘고 있다. 공간 덕분에 활기를 찾는 도시가 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다. 도시의 새로운 자산이 되는 공간들은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도서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도시의 명품이 되는 공간들은 대부분 문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주목하게 되는 것은 새롭게 등장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공간들은 하나같이 건축적 요소가 특별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개관한 강릉의 솔올미술관도 그중 하나다. 강릉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교동공원에 들어선 솔올미술관은 건립 초기부터 여러모로 화제가 됐다. 솔올미술관은 미국의 설계사무소 마이어 파트너스 작품이다. 마이어 파트너스는 ‘백색건축’으로 이름난 건축 거장 리처드 마이어가 자신의 건축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솔올미술관은 한국에서 이 회사 이름으로 설계한 첫 번째 미술관이 됐다. 미술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총면적 3221.76㎡ 규모. 백색노출콘크리트와 알루미늄 패널, 투명유리창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순백색의 아름다움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하는 미술관’을 표방하며 첫 전시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탈리아 출신 현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를 초대했다. 사실 솔올미술관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미술관이 지어진 배경이다. 솔올미술관은 강릉시 교동 7공원 안에 아파트 단지를 개발하면서 시행사 교동파크홀딩스가 건립한 미술관이다.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허가받는 대신, 시행사가 지어 국가나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일종의 공공기여 방식으로 이루어진 사업이다. 강릉시는 당초 기부채납 미술관 설계에 해외건축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강릉의 중심부에 들어서는 이 미술관이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작용했을 터다. 순백색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현대미술 거장의 전시로 문을 연 솔올미술관의 출발은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다. 돌아보면 도시 개발로 공공기여를 위해 지어져 기부채납되는 시설이 늘고 있다. 공공기여 방식도 기반시설 중심에서 문화시설로 변화되는 양상이다. 문화계에서는 이들 기부채납 공공시설 운영을 주목하고 있다. 운영권이 공공으로 넘어간 이후 시설의 정체성과 역할이 유지되지 못하고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솔올미술관도 그 대상이 됐다. 올 하반기에 운영권을 넘겨받는 강릉시는 솔올미술관을 시립미술관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안타깝게도 허술한 준비과정이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기부채납 받는 미술관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설계 주체까지 깐깐하게 챙겼던 지자체의 의지가 무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김은정 선임기자
오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1987년 7월 11일 지구촌 인구가 50억 명을 넘어선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89년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제정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는 인구의 날 제정 직후인 1990년대부터 저출산 문제에 직면했다. 그리고 지금 국가적 위기다. 정부가 지난달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부총리급의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각 지자체에서도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 개편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특별자치도의 대응은 미지근하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인구정책 총괄 부서는 청년정책과 인구정책팀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인구문제 전담조직을 국(局) 체제로 확대 개편한 경북도 등 다른 지자체와 비교된다. 전북의 인구위기는 심각하다. 이대로라면 지방소멸의 신호탄을 전북에서 올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인구시책은 일관성이 없다. 21세기 들어 전북 각 시‧군의 최대 현안은 인구 늘리기였다. 귀농‧귀촌 정책과 주소이전 운동, 전입장려금, 출산장려금 상향 등 갖가지 묘안을 짜내며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급기야 인구정책의 패러다임까지 바꿨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22년 초 ‘함께인구’ 개념을 도입해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전북사랑도민제도’라는 새로운 인구정책을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더 이상 주민등록인구에 집착하지 않고 함께인구, 즉 출향인이나 관광객·체류자를 포함한 관계인구·생활인구 늘리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인구정책은 힘을 받지 못했고,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지난해부터는 무게중심이 이민정책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법무부와 ‘외국인‧이민정책 테스트베드 협약’을 체결했고, 올 7월 조직개편에서는 외국인 지원 및 이민정책 전담 부서인 외국인국제정책과를 신설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인구정책에 대해 “생활인구 늘리기와 이민정책, 그리고 기업유치를 통한 청년이탈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생활인구 늘리기나 이민정책이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생활인구나 이민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가 어느 정도 활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인구감소로 붕괴 위기에 놓인 지역에 관광객과 체험객이 올 리 없고, 외국인도 들어오지 않을 게 뻔하다. 게다가 이민확대 정책은 논란이 치열하고, 지자체의 권한에도 한계가 분명하다. 국가 차원에서 이민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이민청 설립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시동만 걸린 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껏 전북의 인구시책은 ‘백약이 무효’였다. ‘난제 중의 난제’다. 그래도 풀어내야 한다. 국가정책과 함께 지자체에서 지역 실정에 맞춰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맞춤형 인구시책을 발굴해야 한다. 지역사회 인구 유출과 유입의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여기에 지역의 미래 청사진을 반영한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 / 김종표 논설위원
도민들이 지난 총선 때 민주당한테 20년 만에 10석 전석을 싹쓸이해준 것은 정권교체를 하도록 미리 힘을 실어준 것이다. 지난 대선 때 0.73% 차이로 석패한 것을 다음 대선 때 반드시 만회하도록 힘을 북돋아 준 것이다. 특히 정부여당이 지난해 새만금잼버리대회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똘똘 몰아씌운 것을 바로잡도록 민주당 후보 전원을 당선시켰다. 지난 21대 전북의원들은 전북도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어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정부여당을 향해 대항을 못했다. 겨우 전북애향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총궐기하자 마지 못해서 그때 함께 끼어서 국가예산 삭감투쟁에 나섰던 것이다. 상임위 구성도 5선인 정동영 의원부터 맘 비우고 건교위에서 과방위로 빠지는 등 고루게 배치돼 일단 전열을 잘 가다듬었다. 특히 초스피디하게 금배지를 거머쥔 전주을 이성윤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서 실정을 바로잡으려고 법사위에 포진한 것이나 남원 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49명의 정원을 이어받아 공공의대를 설립하려고 남원·임실·순창·장수가 지역구인 박희승 의원이 보건복지위에서 초반부터 강하게 정부를 압박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으로 도민들이 이번 총선 때 민주당 후보들한테 절대적 지지를 보낸 또 다른 이유는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전북 몫을 가져오라는 뜻이 강하게 작용했다. 전북은 윤석열 정권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다. 과거 보수정권 때보다 더 관계가 나빠졌다. 전북도민들은 혹시나 행여나 하고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한테 호남에서 가장 높은 14.4%라는 기록적인 지지를 보내줬는데도 임기 2년이 지나는 동안 별다른 지원과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총선 때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을 매섭게 가해 국힘 후보들한테 표로 응징했다. 지금 전북은 22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GRDP가 가장 낮은 3200만원이다. 변변한 기업이 없어 돈과 사람이 모이지 않아 인구가 해마다 줄어들었다. 스스로 자생역량을 강화하고 싶어도 사회간접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은 광역시가 없기 때문에 대광법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한다. 전주 ∼김천 간 동서횡단철도 건설도 그림만 그려놓고 있을 뿐 언제 착공할지 까마득하다. 상당수 도민들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이유로 보수정권이 전북을 무시하고 소외시켜서는 안된다면서 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전북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무튼 전북 국회의원들이 힘쓸 수 있는 상임위에 배치돼 있어 초반부터 최선을 다해 국가예산 중 전북 몫을 찾아와야 할 것이다. 특히 김관영 지사가 바이오산업과 방위산업 쪽으로 산업생태계를 바꾸려고 전방위로 뛰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도 원팀으로 뭉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상당수 도민들은 예전과 달리 KTX나 타고 다니면서 적당하게 의전이나 받아가면서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소환운동을 벌일 것이다. 당 대표 눈치나 살피면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줄세우기 할려는 의원은 자칫 큰코 다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자치단체장의 성적표가 속속 발표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그중 김관영 지사의 도민 평가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를 반영한 여론조사 결과가 눈에 띈다. 대체로 평가가 긍정적인 가운데 그의 재선과 관련해 투표 의향을 물었는데 찬반 입장이 비슷하게 나와 해석이 분분했다. 취임 이후 줄곧 기업 유치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하고 불철주야 뛰고 있는데 이런 노력들이 도민들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는 것. 그러면서 그가 이뤄낸 기업 유치 성과에도 응답자들은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친다며 더욱 분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그의 전방위적 발품 행정은 입소문을 타고 도민 57%가 도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것이 기업 유치와 청년 취업을 시급한 현안 1순위로 꼽은 게 이를 웅변한다. 김 지사의 도정 핵심 기조와도 일맥상통하고 가장 공 들이는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래 성장동력을 포석에 두고 출범시킨 특별자치도에 대해 도민 61%가 이전의 삶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전주 KBS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이며, 도민들의 무기력한 지역 정서가 얼마나 뿌리깊은지 여실히 보여줬다. 도지사 소통 능력 또한 긍정 답변이 50%를 넘겼지만 부정 평가도 30% 이상인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일반적 현실 인식과는 달리 여론조사, 투표 결과가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야당 압승으로 끝난 4월 총선도 비슷한 케이스다. 그런 기류의 연장선상에서 침묵하는 다수의 민심 동향을 파악할 수 없기에 단체장들은 여론에 더 민감한 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당장 눈앞에 닥친 지역 소멸 위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업 유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김 지사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둔 것과 맥락이 같다. 현장에서 만나는 기업인들은 악조건에도 전북 투자를 고민하면서 김 지사에게 뜬금없이 재선 여부를 묻는다고 한다. 우리가 당신을 믿고 투자할 수 있게 믿음을 달라는 얘기다. 도지사는 당선 여부는 모르겠으나 재선 도전은 분명히 악속한다며 그들을 설득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기업 유치가 만병통치약 이라고 할 만큼 지역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물론 투자 환경도 중요하지만 자치단체장 역량에 좌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살아남기 위한 숨가쁜 경쟁이 펼쳐지는 일선의 역동적 움직임과는 달리 정당에선 이들에게 줄 세우기식 당심을 강요해 시선이 곱지 않다. 최근 민주당이 도입한 경선 선호투표제 등은 현역에 불리하다는 여론이다. 기득권에만 집착한 나머지 권리당원 입김만 세게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민생 현안 해결에 눈코 뜰 새 없는 자치단체장을 뒷받침하기는커녕 거꾸로 공천을 무기로 족쇄를 채우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은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처음 제시한 용어다. 시장경제의 가격 기구는 이기적인 개인의 사사로운 영리활동 과정에서 사회 전체의 공적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의미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고전 경제학의 바이블처럼 여겨졌던 ‘보이지 않는 손’ 이라는 개념은 긍정 보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갖는 경우가 많다. 며칠전 남원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민주당 소속 김영태 의원이 낙선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정리 과정을 거쳐 단독으로 나선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한 것이다.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지역위원장인 박희승 국회의원이 지방의회 의장 선거에 너무 깊게 관여하면서 오히려 반발을 산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손이 가르키는 반대방향으로 갔다는 거다. 전북 시군의회에서는 드물기는 하지만 이런 사례가 왕왕 있었다. 민주당 중심의 시군의회가 내부 조율을 거쳐 의장또는 부의장 후보를 내세우고도 무소속 또는 비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곤 했다. 도의회의 경우를 보자. 1991년 제4대 도의회가 출범할 당시, 무려 30년만에 구성된 지방의회인지라 유력한 지역위원장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을 결정하고 추인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지방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당초 낙점받지 못한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지방의회가 차츰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위원장의 노골적인 개입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치러진 도의회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는 지역위원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사상 유래없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도의장 선거의 경우 후보군은 군산 문승우, 김제 황영석, 장수 박용근 등 3파전으로 진행됐다. 의장 후보가 속한 지역위원장인 신영대, 이원택, 박희승 국회의원은 음으로 양으로 자신의 지역구 후보를 밀었다. 동가홍상(同價紅裳) 이라고 하던가. 모양새는 좋지 않지만 식구가 뭐 좀 하겠다는데 응원하는 게 일면 수긍도 된다. 그런데 개입의 정도가 점점 깊어지더니 후보군을 내지않는 지역위원장들도 막판에 강한 눈짓을 했다고 한다. 완주진안무주 안호영 국회의원은 박용근 후보를 강하게 밀었고, 전주갑 김윤덕 국회의원과 정읍고창 윤준병 국회의원은 문승우 후보쪽에 윙크를 했다는 후문이다. 특정 의장 후보군에 대한 선호도 때문이 아니라 국회의원들간의 친소나 차기 도당위원장이나 내후년 도지사 선거 등을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치라는게 어차피 내편을 많이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기에 요소요소에 내 사람을 하나라도 더 심으려는 정치인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속된 말로 낄때 끼고 빠질때 빠지는 ‘낄끼빠빠’를 잘해야 한다. “지역위원장들이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에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깊이 개입한 적이 없었다”는 도의원, 시군의원들의 항변이 훗날 부메랑으로 돌아오지나 않을까.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사르데냐섬은 이탈리아반도 서쪽 바다에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두 번째 큰, 지중해 제2의 섬이다. 이 섬에 있는 스틴티노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휴양 도시다. 지난 6월 22일, 이곳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처음, 해외에서는 열네 번째 설치된 소녀상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우리나라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것이 시작이다. 소녀상이 처음 제막된 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천 회를 맞은 날이었다. 열서너 살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소녀의 슬픈 사연을 형상화한 소녀상은 부부 조각가 김운성 김서경 씨가 제작해 기증한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의 꿈 많던 소녀 시절을 돌려주자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소녀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건립되기 시작했다. 해외 소녀상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 시립공원 공립도서관 앞에 세워진 것이 처음이다. 그 뒤 세계 도시들의 소녀상 건립이 이어졌다. 반인륜적 전쟁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의미 있는 연대였지만, 해외에서의 소녀상 건립은 순탄치 않았다. 글렌데일시의 소녀상만 해도 재미 일본인 극우세력들이 반발해 법정 소송까지 벌이는 등 온갖 수난을 겪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해외 도시의 소녀상은 지금 위험에 처해있다. 일본 정부가 나서 지속적인 압박으로 철거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철거된 소녀상도 있다. 독일에서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 카셀시의 카셀대학에 설치됐던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온갖 훼방으로 2023년 3월, 철거되고 말았다. 베를린의 소녀상 역시 설치 허가 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 철거될 위기다. 새로 설치된 이탈리아 스틴티노시의 소녀상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제막식 연기를 요구했던 일본 정부가 소녀상 옆에 놓인 비문을 문제 삼아 지속적인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에도 여성 인권변호사 출신인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은 끝내 소녀상을 지켰다. 제막식에서 발레벨라 시장은 그 의지를 이렇게 밝혔다. “전시 성폭력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문제다. 소녀상은 비극적인 전쟁의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고통, 그 외침에 답하는 연대다.” 일본의 소녀상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왜곡된 역사를 앞세우고도 당당하게 나선 일본 정부와 비교해 우리 정부는 ‘필요하면 적절한 대응을 검토해나가겠다’는 느긋한(?) 입장이다.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해외 소녀상. 자칫 때를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 김은정 선임기자
주변에 귀하지는 않아도 ‘물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그중 하나가 ‘물’이다. ‘물로 보다’·‘물 쓰듯 한다’는 관용구가 자주 쓰인다. 물을 하찮게 여긴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 부족한 게 많았던 때, 그나마 주변에 넘쳐나는 게 깨끗한 물이었던 시절에 나온 말일 게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물을 헤프게 쓰거나 하찮게 여겨도 될 만큼 물 걱정이 없는 나라가 아니다. 그렇다고 물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극심한 계절적 격차가 문제다. 겨울~봄철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뭄이 끝나면, 곧바로 홍수를 걱정해야 한다. 모자라서 근심, 넘쳐서 걱정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물에 대한 관심과 논의의 초점은 ‘안전한 식수’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거나 끓여 먹는 가구가 크게 줄면서 정부와 각 지자체가 수돗물에 대한 불신 해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익산이 수돗물 논란으로 연일 뜨겁다. 익산시가 수돗물 공급체계 개선방안을 다시 추진하면서 지역사회 해묵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익산의 수돗물 공급체계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공급하는 전주권광역상수도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완주 대아저수지의 수자원을 만경강 상류에서 끌어내 자체 시설에서 정수한 후 공급하는 지방상수도로 이원화돼 있다. 익산시에서 10여년 전부터 광역상수도로의 상수원 일원화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전주권광역상수도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완주 고산정수장에서 금강 상류 용담호의 물을 정수 처리해서 관로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 시에서 운영하는 2곳(신흥·금강)의 지방정수장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완주 고산천 취수보에서 약 28km에 이르는 농업용 대간선수로를 통해 공급하는 물을 원수(源水)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하관로가 아니라 개방형 수로를 통해 수돗물 원수를 공급하는 탓에 수질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지방정수장의 시설 노후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대책이 급해졌다. 광역상수도로의 전면 전환이나 기존 시설 보수·신설 방안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랜 논란에는 이유가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맞서기 때문이다. 광역상수도로 전환할 경우 수도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광역상수도에는 관련 법률(금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톤당 170원의 물이용부담금이 수도요금 고지서에 통합하여 부과된다. 시민 생활용수 공급을 전적으로 공기업에 맡기지 않고, 자체 정수장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지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선택은 그 물을 먹어야 하는 시민들의 몫이다. 지자체는 공정하고 정확하게 시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장마가 시작됐다. 집중호우와 함께 태풍급의 강한 비바람도 예보됐다. 다시 물난리를 조심해야 할 때가 왔다. 어쨌든 이제는 ‘물을 물로 보아서는 안 되는’ 시기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전북이 못사는 원인은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생태계를 과감하게 구조조정 하지 못한 탓이 크다. 농경사회가 주를 이뤘던 시절에는 전북경제력이 탄탄했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경제력이 뒤쳐지게 됐다. 특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일 먼저 간파할 도지사들의 리더십과 역량이 부족해 전북 산업화를 제대로 안착시키지 못한 탓이 결정적이다. 민주화 이후 DJ 노무현 문재인대통령 등 진보세력이 3차례 집권한 때가 전북 한테는 좋은 기회였지만 전북출신 정치인들이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탓이 결국 오늘과 같은 지역낙후를 가져왔다. 전북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한테 역대 최고로 14.4%를 지지, 호남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다. 정서상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윤석열정권에 안티세력이 많지만 정권 출범 이후 혹시나 행여나 하고 윤 정권에 실날같은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전북은 존재감 없이 찬밥신세로 전락,정권으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 현재 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못사는 지역으로 바꿔져 인구소멸지역의 대명사가 되었다. 특히 지난해 새만금에서 개최된 잼버리 대회가 전북도의 사전준비 소홀로 실패했다는 누명을 똘똘 뒤집어 써 광역단체중 유일하게 국가예산삭감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젊은 김관영지사가 동분서주해도 지역낙후를 떨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는 척박한 기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에 2차전지특구를 지정 받는 쾌거를 이룩하면서 자신감을 가졌지만 정권이 밀어주고 지원해주지 않아 갈수록 속만 타들어 간다. 올해는 김 지사가 바이오특화단지를 유치하려고 바이오선진도인 충북과 힘을 합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정부가 오가노이드 분야를 선정치 않아 희망의 싹을 띄우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바이오의약품을 신청한 인천 등 5개 지역은 모두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윤석열정권은 지난 총선때 여소야대 구도가 왜 만들어졌는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민주당이 전북에서 20년만에 10석 전석을 싹쓸이 한 가운데 국힘후보가 11.5%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윤석열정권에 대한 국정심판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북도한테 몰아 씌운 것에 대한 반발심이 크게 작용해서 국힘후보들의 득표율이 저조했다. 남과 북이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통합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한다. 정부의 지원과 힘을 필요로 하는 전북을 더 이상 소외시키지 말고 본인이 후보시절 말했듯 새만금에 기업들이 바글거리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표생표사(票生票死)란 말도 있지만 전국에서 가장 낙후가 심한 전북을 특자도출범과 더불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처럼 국힘후보한테 표를 주지 않았다고해서 전북을 홀대하면 전북은 낙후를 극복할 수가 없다. 지금 안티세력이 많은 전북을 결자해지 차원에서 역으로 도움 주는 게 윤 대통령이 할 일이다. 백성일 주필 백성일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조만간 전북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경북에서 개최된 26번째 토론회에 이어 그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그동안 25차례 토론회가 열렸지만 이번 경북을 포함해 전북, 광주, 제주 지역만 열리지 않았다. 대통령도 그 점을 의식해서인지 총선 때문에 잠정 중단됐던 민생 토론회를 우선적으로 이들 지역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국정 과제들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이기에 전북 개최는 절박한 입장이다. 지난해 잼버리 파행을 둘러싸고 정부와 꼬인 실타래를 풀고 신뢰 회복의 전환점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지역 현안이 산적하고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공감대를 갖는 기회인 만큼 그 의미는 남다르다. 도민들은 지금도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그런 기류가 4월 총선에서 그대로 반영돼 여당의 참패를 불러왔다. 새만금 예산 삭감 사태가 가까스로 수습됐나 싶더니 아직도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여파다. 뜬금없는 새만금 기본계획 재검토와 함께 감사원 감사를 통해 국가사업 추진을 옥죄는 양상이다. 사실 민생토론회 4곳의 늑장 개최도 정치적 함수관계에 따른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절대 열세 지역인 호남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여당의 전통 텃밭인 경북을 꿰 맞추기로 넣다는 것이다.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지역간 형평성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득표 전략에 유리한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은 128년 만에 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 미래 산업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333개 분야별 특례를 만들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1기업 1공무원 전담제, 환경단속 사전 예고제를 통해 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두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추진 동력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지금 전북 이익을 대변해야 할 민주당은 지역 현안 보다 정치적 헤게모니에 집착한 데다 국민의힘도 총선 후유증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해 이래저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도 새만금의 지정학적 경쟁력을 감안하면 전북의 미래 가능성을 간과하기 어렵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이런 점을 인식하고 현안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뒷받침해야 한다. 아울러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도민에게도 선물 보따리를 풀어 국정 동력의 후원자로 끌어 안았으면 한다. 다만 알맹이 없는 의례적 수준의 토론회에 그친다면 그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이미 300개가 넘는 정책이 쏟아져 '백화점식 토론회' 란 지적이 나왔다. 실질적으로 예산 지원이 이뤄 지도록 현실성 있는 정책 과제가 다뤄지길 기대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민선 8기'가 꼭 2년전인 2022년 7월 1일 개막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226개 기초지자체 단체장들은 일제히 취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고 광역의원 872명과 기초의원 2988명도 임기를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휙 지났다. 물리적으로는 절반만 지난것 같아도 실은 수면하에서 민선 9기를 향한 대장정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제9회 동시지방선거는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데 현실 정치의 속성상 내년말 쯤에는 대체적인 구도가 다 잡히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김관영 지사, 서거석 교육감을 비롯, 우범기 전주시장, 이학수 정읍시장, 최경식 남원시장, 정성주 김제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최훈식 장수군수, 최영일 순창군수, 심덕섭 고창군수 등이 2년전 선거때 새롭게 마운드에 등판했다. 지난번 지선때 단체장 교체폭은 시도지사 17명중, 13명,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중 153명이나 됐기에 차기에도 3선제한에 걸려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하는 시장군수를 포함하면 전북에서도 교체폭은 의외로 클 수밖에 없다.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넘어서면서 전북에서도 기자간담회나 각종 여론조사, 공약 이행률 등이 각 지역별로 발표되고 있다. 김관영 지사의 경우 26일 오후 전주KBS 공개홀에서 민선 8기 2주년 기념 ‘도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서거석 교육감이나 도내 시장군수 등도 이런저런 자리를 통해 전반기 2년을 점검하고 유권자들과 새로운 다짐을 할 예정이다. 철저히 민주당 중심의 선거구도하에서 현역 단체장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으나 제22대 총선을 거치면서 크고작은 균열과 지각변동이 이뤄졌기에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단체장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엇갈린다. 도내 10명의 국회의원 중 전주을(이성윤), 전주병(정동영), 익산갑(이춘석), 남원장수임실순창(박희승) 등 4명이 새 얼굴로 교체된 바 있다. 지금 당장은 어느 누구도 출마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는 않고있으나 지역정가에서는 도지사 후보군의 경우 김관영 지사는 확실히 재선 가도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김윤덕, 안호영 의원 정도를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고있다. 민주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전주갑 김윤덕 의원의 경우 한때 불출마 설이 나돌았으나 상황은 유동적일 수 있으며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도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변수는 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대표가 만일 사법 리스크 파고를 넘지 못할 경우 전북지사 선거전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한편에선 호남에서만큼은 조국혁신당이 과거 안철수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일정 부분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나 파급력은 아직 미지수다. 교육감 선거는 현직인 서거석 교육감이 현재 진행중인 사법 리스크를 극복할 경우 천호성 교수와의 리턴매치를 벌이게 될 전망이며, 전주, 완주 등 대다수 시장군수들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지금부터 매일 매겨질 현직 단체장의 성적표는 훨씬 중요해졌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은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1926~2019)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로 세상에 나선 이후 1992년부터 2019년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웠던 27년 동안의 긴 여정을 담았다. 아흔 살이 넘은 고령에도 세계 여러 도시를 찾아 일본의 식민정책 만행을 고발하고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했던 할머니의 치열했던(?) 삶을 통해 영화는 역사적 실체와 대한민국 국민이 왜 이 치욕적인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를 묵직한 감동으로 전했다. 영화는 2019년 여름의 끝에 개봉됐다. 한국에 대한 아베 총리의 경제제재로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시점이었다. 시기적으로도 한일관계를 좀 더 긴밀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영화였지만 <김복동>은 기대했던 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관객이 차지 않자 상업영화관은 서둘러 <김복동>을 내렸다. 다행히 자치단체나 기관, 학교, 각 분야 모임이 나서 관객을 이끌었다. 영화를 만든 사람은 이 지역 출신 송원근 감독이다. <김복동>은 그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시간의 흐름으로 일별하면서 스스로 역사적 실체를 알게 하는 형식과 구성이 새로웠다. 할머니의 자서전과도 같은 기록을 통해 역사를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했던 송 감독은 “모두가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다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송 감독의 두 번째 영화가 나왔다. ‘한반도 평화를 일깨우기 위한 대국민프로젝트’를 내세운 영화 <판문점>이다. 판문점은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을 멈추기 위한 정전 협상이 열린 회의 장소다. 1951년 10월 25일 열렸던 정전 협상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상시적 협의가 이루어지던 곳, 각종 회담이 열려온 대화 창구로 남과 북을 이어주었던 유일한 통로. 판문점은 지난 70년 동안 어느 정부에서나 남과 북의 중요한 의제를 다루며 해결했던 남북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남북이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판문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판문점은 그 역할과 존재 의미를 잃었다. 서로 대치하며 싸우고,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판문점을 주목하지 않는 현실은 안타깝다. 지난 19일 개봉된 <판문점>은 이러한 판문점의 역사를 되짚어 이 공간이 가진 근원적인 의미를 묻는다. 우리가 판문점의 존재를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일깨우는 이 영화가 ‘시대적 과제를 통찰하는 힘’이 되어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은정 선임기자
비상사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다음날 윤석열 정부의 핵심 균형발전 정책인 기회발전특구 지정 결과가 발표됐다. 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추진하는 4대 특구 중 하나다. 대규모 투자유치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에 새로운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각 지자체가 촉각을 세웠다. 정부가 발표한 1차 기회발전특구에는 전북과 경북·전남·대구·대전·경남·부산·제주 등 8곳이 포함됐다. 인구절벽 시대, 수도권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인구 위기의 직격탄은 지방이 먼저 맞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국가 비상사태 대응 전략은 지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실현 ‘4대 특구’ 계획은 이른바 ‘선택과 집중’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설정한 요건을 갖춘 곳은 모두 선정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도 보완을 요구해서 가급적 지정하는 방식이다. 치열한 경합 속에 상대적으로 우수하거나 경쟁력이 있는 지역 1~2곳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일반적인 공모사업과는 다르다. 희소성을 전제로 한 ‘특구(特區)’라는 명칭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실제 정부는 지난 3월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으로 6개 광역지자체와 43개 기초지자체를 선정했다.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신청을 받았고, 전북이 익산·남원·완주·무주·부안 등 5개 지자체를 지정해 신청한 3유형에서는 전국의 신청 지역이 모두 지정됐다. 또 기회발전특구는 별도의 공모 일정도 없이 지방정부에서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 신청하면 수시 지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공모사업으로 진행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지역이 주도하는 성장’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목표도 ‘지방 주도 균형발전, 책임 있는 지방분권’이다. 중앙정부에서 세제·규제특례 등의 지원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주고 지방정부에서 그 정책을 직접 설계·운영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의 공모사업 신청 과정이 바로 지방정부가 정책을 설계하고, 동시에 운영 의지를 중앙정부에 피력하는 절차인 셈이다. 하지만 중앙집권식·수도권 위주 경제정책으로 급성장한 대한민국에서 지방이 자체적으로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변화와 도전이 요구되는 ‘위기의 시대’, 지방정부도 달라져야 한다. 중앙정부 공모사업에 신청해 특구로 지정된 것 자체는 크게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마치 혼자 월계관을 쓴 것마냥 단체장의 치적으로 요란하게 홍보하는 모습이 보인다. 성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정부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요구한 필요조건을 충족시켰을 뿐이다. 특구 지정을 받기 위해 쏟은 공력보다 앞으로의 노력이 더 중요한 이유다. 어쨌든 기회는 얻어냈다. 이제 시작이다. 응원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전북특자도가 출범한지 6개월이 되어간다. 128년간의 도제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1월 18일 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았다. 지금 도민들은 특자도가 출범함으로써 뭐가 달라지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을 지방으로 일부 이양, 전북도 스스로가 발전전략을 세울 수 있는 제도다. 이미 특자도로 운영하는 제주 세종 강원도에서의 잘못된 점을 보완하고 특례조항을 많이 발굴해서 법을 고쳐나가면 된다. 도민들의 성징이 충청도를 닮아 느린 듯하지만 광주전남처럼 급한 대목도 있다. 특자도가 출범했지만 금방 뭐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 씨를 뿌려놓아 잘 가꿔나가는 게 중요하다. 김관영 지사가 취임한지 2년이 다가왔다. 전반전이 끝나간다.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후반 2년도 더 중요하다. 지금 도민들이 전북의 달라져가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동진만경 섬진강 물이 역사의 숨결을 따라 도도히 조용하게 흘러가지만 물속에서는 소용돌이도 친다.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잘사는 전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 '도전경성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김관영호가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실패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코로나 예방주사를 맞고 나면서 체질개선이 이뤄진 것처럼 희망을 갖게 한다. 새만금을 이차전지특구로 지정받은 것을 필두로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지역에 비해 바이오산업이 뒤졌지만 전북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김 지사가 직접 특구 지정을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이 바이오산업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 전주 탄소, 익산 건강기능식품, 김제 모빌리티, 정읍 동물의약품 쪽으로 특화해 나가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도 함께 이뤄질 것이다. 특히 도와 14개 시·군이 삼성전자와 협약을 통해 70개 기업이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을 이뤄 나가면 전북 산업지도가 크게 바뀌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한때 삼성이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게 도민 사기극으로 끝나면서 삼성의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전북도가 인건비를 지원하면서 삼성 퇴직자를 끌어들여 그들이 갖고 있는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접목,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벌써부터 결과가 주목된다. 도민들이 김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어 성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그간 워낙 발전 속도가 더디어 온기를 당장 못 느꼈지만 아랫목부터 윗목으로 퍼져나가고 있어 도민들이 곧 체감할 것이다. 이런 때 도민들이 격려의 박수를 쳐줘야 한다. 궁즉통(窮則通)이란 말뜻처럼 도민들도 절박함을 갖고 적극 나서야 한다. 너무 체면치레에 치중한 나머지 점잔만 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새만금이 분명 기회의 땅임에는 틀림없지만 연약지반이라서 지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부안 행안면에서 발생한 진도 4.8의 지진을 김 지사가 하늘의 경고음으로 인식, 완급을 조절하면서 발전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4월 총선이 끝난 뒤 국민의힘의 존재감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민주당이 싹쓸이한 전북에서 당선자 배출은커녕 득표율 한자리 수가 고작이었다. 혹시나 기대했던 정운천 후보마저 겨우 20%선에 턱걸이 할 정도다. 충격파가 더욱 큰 것은 선거 참패가 직접적이지만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현격히 떨어진 탓도 있다. 집권 여당의 체면만 구겼을 뿐만 아니라 당원들 사기도 셧다운 상태에 놓인 것이다. 오죽하면 유일하게 배출된 전북 출신 조배숙 비례대표 의원이 어떤 상임위에 배정됐는지 조차도 관심이 없다. 국회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거대 야권 192석에 맞서 분투하고 있지만 코너에 몰린 상황이 국민의힘 현주소를 대변한다.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채택된 결의문에서 “국민 기대에 못 미쳐 총선에서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 국민을 두려워하며 반성의 계기로 삼겠다” 는 그들의 모습은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가 힘을 실어준 108석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 4년 전 총선보다 의석이 5석 늘고 득표율 격차는 8.4%에서 5.4%로 줄었다. 이 숫자에 담겨진 행간 의미를 곱씹어 보면 집권 여당의 존재감이 필요한 때다. 여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절묘한 선택이며 국정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 걸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민주당 일색이다 보니 정부 예산과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의 소통 창구가 부족한 점이다. 그나마 21대에선 정운천 의원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김관영 지사와의 협치를 지렛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제시한 공약 중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조속 추진, 국가산단 입주기업을 위한 공공폐수처리시설 건립, 전북혁신도시 KTX 정차역 신설 등은 고무적이다. 새만금 하이퍼튜브 핵심기술의 검증시설 조성, 한국투자공사와 국내 7대 공제회 이전도 약속했다. 집권 여당의 공약인 만큼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 수습 차원에서라도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전북 정치권의 역학 관계를 감안하면 민주당 역할과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구 10석을 독식한 데다 자치단체, 의회도 사실상 장악한 제왕적 권력 집단에 버금 간다. 총선만 해도 민주당이 잘했다기 보다는 윤 정부의 정권 심판론에 편승한 측면이 강하다. 여야 모두 마음에 들진 않지만 정부 여당이 더 밉보여 채찍질을 가한 셈이다. 한마디로 총선 승리에 오버하지 말고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북의 제몫 찾기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국민의힘과의 협치를 통해 지역 발전의 성과물을 내놓으란 경고성 메시지가 담겼다. 총선 전국 득표율 격차가 3% 줄었다는 것은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점칠 수 없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명문가 자녀교육에 아버지가 직접 나선 경우는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게 다산 정약용이다. 무려 18년간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그는 많은 편지를 보내 두 아들의 교육을 꼼꼼하게 챙겼다. 인상적인 문구 하나를 보자. 다산은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사대문 밖으로 이사가지 말고 버텨라.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진다” 고 강조했다. 자녀 교육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치맛바람’, ‘바지바람’이 유달리 거셌고 지금도 거세다. 대한민국 교육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엿이나 먹어라” 는 말의 유래다. 때는 1964년 12월 7일 치러진 서울 시내 전기 중학교 입시과목 정답을 놓고 벌어진 논란이다. 엿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뒤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이 무엇이냐'를 물으면서 ①다이스타제 ②무즙 ③꿀 ④녹말을 제시했다. 정답은 ①번 '디아스타제'였는데 침과 무즙에도 소화제 일종인 디아스타제 성분이 들어 있기에 시끄러워졌다. 학부모들이 '무즙으로 만든 엿'을 들고 서울시 교육청에 찾아가 '엿 먹어라'고 항의하고 나섰다. 결국 서울고법이 '무즙도 정답이다'고 판결하면서 경기중 39명을 포함해 서울중·경복중 등 당시 명문 중학교에 총 59명이 추가 합격했다. 파편이 튀면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제들이 부정 입학을 한 사실이 발각돼 청와대비서관, 문교부 차관, 서울시 교육감 등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만 했다. 대한민국 교육계는 치맛바람, 바지바람을 가릴게 아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불세출의 스타 플레이어 뒤에는 하인스 워드처럼 어머니만 있는 게 아니고 아버지가 있다. 차범근, 손흥민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최고봉에 서있는게 최동원과 선동렬의 아버지다. 선동렬의 선친 선판규 씨와 최동원의 선친 최윤식 씨의 열정은 너무나 유명하지 않던가. 선동렬 선수가 송정중 1학년 때 벌써 집 근처 공터의 땅을 고르고 야간훈련을 할 수 있게 등불도 달아줄만큼 아버지의 지도는 남달랐다. 고려대 야구부 후배들을 데려와 선동렬 선수가 학교근처 갈비집에서 맘껏 먹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선친이 "앞으로 우리 애가 오면 달라는 대로 줘라. 값은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와서 치르겠다"고 조치해놨기에 가능했다. 최동원의 아버지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전구 600개를 담벼락에 매달아 전용연습장을 만들었고 특수 안테나를 설치해 아들이 일본 야구를 TV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일본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꼼꼼하게 해설을 메모했고, 이를 연구해 아들을 지도했다.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전세계 톱 랭킹에 올려놨던 박세리가 요즘 부친의 불미스런 새만금 투자 사기 문제로 인해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어느 부모가 자식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싶을까만 결과적으로 어느 분야가 됐건 스타의 가족은 더 겸허해야 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씁쓸한 사건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이상문학상은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천재 작가 이상(李箱))을 기려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 상은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해마다 가장 탁월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해왔다. 첫 수상자 김승옥을 비롯해 이청준 오정희 유재용 박완서 최인호 서영은 최일남 이문열 임철우 한승원 김원일 양귀자 윤대녕 은희경 신경숙 김훈 한강 김영하 등 한국 문학사를 빛낸 소설가 모두 이 상을 거쳤으니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47년을 이어오는 동안 권위를 위협하는(?) 부침도 없지 않았다. 지난 2020년(44회) 불거진 수상 거부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상문학상은 그해 대상 수상자와 다섯 명 우수상 수상자를 선정했지만, 우수상 선정 작가 세 명이 수상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저작권 양도 조항>이 문제였다.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양도 논란은 처음이 아니었다. 불공정 계약 관행으로 작가의 저작권 부당 침해 논란이 이어지자 2000년에는 한국문예저작권협회가 소송을 제기, 출판사의 제작과 배포금지 판결을 얻어 내기도 했다. 권위는 추락하고 출판사 경영 악화로 이상문학상은 어려움에 처했다. 지난 10일, 이상문학상이 새 주인을 맞았다. 47년 만에 바뀐 상의 운영 주체는 다산북스다. 내년(48회)부터 운영을 맡게 된 다산북스는 이미 혼불문학상, 고창신재효문학상 등 문학 분야에 큰 힘을 실어 온 출판사인데, 우리에게는 다산북스가 운영해온 문학상의 지역 연고가 관심을 끈다. 다산북스 김선식 대표는 고창이 고향이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그는 늦게 대학에 들어가 8년 만에 졸업하고 곧바로 출판사에 들어갔다. 두 곳 출판사의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그가 독립해 다산북스를 창립한 것은 2004년. 올해로 20년을 맞았으니 그리 오랜 역사가 아니지만, 자타 공인하는 국내 대표출판사가 됐다. 들여다보면 그 바탕에는 탄탄한 김 대표의 철학과 비전이 있다. 다산북스의 비전은 'The joy of story', ‘스토리의 즐거움을 인류에게 전한다’는 것이다. 10여 년 전 가진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정약용의 애민(愛民)정신과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비전의 바탕으로 삼았다고 소개했었다. 초창기 다산북스를 일으켜 세운 베스트셀러 〈4개의 통장〉 〈덕혜옹주〉 〈리버보이〉 〈Who시리즈〉도 모두 김 대표가 직접 기획한 책들이다. “지식의 '소스'만이 아니라 지식의 '즐거움'을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겠다”던 김 대표는 이상문학상을 이어받으면서도 “문학에 대한 진심을 갖고 출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상문학상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김은정 선임기자
‘특별함’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래서 ‘특별한 것’, ‘특별한 곳’, ‘특별한 사람’이 마구 늘어난다. 정치권에서는 제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특별법과 특검법이 넘쳐난다. 꼭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개발이나 정치적 목적 등으로 특별법을 남발한다. 그래서 ‘특별하지 않은 특별법’이 되고 만다. 또 여야가 이런저런 의혹을 들춰내며 경쟁하듯 특검범을 발의하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반법에 우선해서 적용되는 특별법과 극히 제한적으로 도입돼야 할 특별검사제가 남발되면 국가의 법률체계·사법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특별한 곳’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법과 각각의 특별법을 근거로 특별자치시·도가 잇따라 출범했다. 2006년 제주에 이어 세종(2012년)과 강원(2023년)이 각각 특별자치시·도가 됐다. 그리고 올 1월 18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과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전남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됐다. 민선 7기 전주시가 공을 들였지만 실패한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인 ‘특례시’도 지난 2022년 1월 일제히 출범했다. 경기도 고양과 수원·용인, 그리고 경남 창원 등 4곳이 특례시가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명칭에 새로 특별·특례가 붙은 곳은 정말 특별해질 수 있을까?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꼭 5개월이 됐다. 온갖 수식어를 끌어와 새로운 명칭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지금 그 ‘특별’에 기대를 거는 도민은 없다. 쓸데없이 길어진 명칭이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할 뿐이다. 홍보한 만큼의 특별함을 가져오지 못한 지역 정치권에서는 다시 특별법 개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치고 또 고칠 태세다. 특별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곳은 여전히 서울특별시뿐이다. 희소성이 없는 ‘특별’은 무색해진다. 특별한 게 많으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도 그 명칭이 이곳저곳에서 넘쳐난다. 인플레이션이다. ‘특별’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特)처럼 ‘가장’·‘제일’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최(最)’와 ‘대(大)’도 여기저기에 마구잡이로 붙는다. 각종 경연대회에서 주어지는 상(賞)의 등급만 보더라도 ‘우수상’ 위에 ‘최우수상’이 생기더니 또 그 위에 ‘대상’이 더해졌다. 최우수상이 용어와 달리 최고가 아니고, 우수상은 그렇게 우수해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 대상보다 더 높은 등급의 상이 생길지도 모른다. 또 매우 중요한 사람을 뜻하는 VIP 위에 VVIP, 한우의 육질등급(5단계)은 1등급 위에 1+, 1++등급이 있다. 최고일 것 같고, 또 최고여야 할 1등급은 사실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 분명 정상이 아니다. 더 남발해서는 안 된다. ‘특별함’의 가치는 명칭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