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03 10:11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시험대에 선 김지사 국가예산 확보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여야간에 피튀기는 싸움으로 민생이 엉망진창이다. 내년도 국가예산 10조원을 목표로 내건 전북도도 빨간불이 켜졌다. 재정자립도가 27.3%인 전북은 중앙정부에 재정지원을 전적으로 의존한다. 정부는 올 국가예산을 전년보다 2.8%가 늘어난 656조3000억으로 편성했다. 전북은 광역단체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1.56%가 적은 9조163억으로 편성했다. 전북은 낙후도가 가장 심하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증액시켜야 마땅하지만 정치력 부재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금 이 시점에서 예산문제를 되짚어 보는 것은 9월부터 본격 국가예산철로 접어들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전북은 보수쪽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국가예산 편성권은 정부 여당이 갖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서 국회로 넘기면 예결위를 통해 심의하지만 절대적 권한은 기재부가 갖고 있다. 내년도도 정부의 긴축재정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고물가 등 대내외적 환경이 나빠져 국가예산 확보가 산너머 산이다. 전북은 올보다 1조 많은 10조원 확보가 목표다. 김관영지사도 절박함을 갖고 꼭 해야겠다는 자세로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 가면서 정부 여당과 소통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윤석열대통령의 전북에 대한 인식이 바꿔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정읍에서 27번째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적나라하게 모든 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대광법 개정과 남원공공의대 설립 등 숙원사업에 대한 김관영 지사의 건의를 받고도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선 때 새만금에 기업유치가 잘되어 바글거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공염불 된 것처럼 전북에 대한 애정이 없어 보였다. 그도그럴것이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 앞서 익산수해지구를 시찰할 예정이었는데 느닷없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같은 시간에 방문한다고해서 취소했던 것. 이 전대표가 굳이 이날 익산수해현장을 방문해야 했던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수해현장을 방문했으면 상당한 지원이 이뤄졌을 터인데 이걸 놓치고 말았다. 그날 김관영 지사만 이 전대표 영접하랴 오후엔 윤 대통령 모실라 속이 타들어 갔다. 민주당도 윤 대통령의 전북방문 스케줄을 알고 있었을 터인데 왜 하필 이날 이 전대표가 방문해야 했는지 야속하게 비춰졌다. 아무튼 잼버리 1년이 지난 지금 전북이 전방위로 많은 노력을 해서 중앙정부와 관계개선을 했지만 국가예산 확보를 앞두고 걱정스럽다. 지난 총선 때 국힘이 10개 선거구에서 후보를 냈지만 전주을에 출마한 정운천 후보만 20%를 득표했을 뿐 나머지는 한자리수에 그쳤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까 정부 여당이 전북 한테 국가예산을 더 줄려고 하겠는가. 지역구 의원이 없는 국힘 한동훈 대표가 또다시 서진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자칫 보여주기식 말장난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그래서 도민들은 진정성을 느끼도록 국힘이 먼저 국가예산확보에 함께 신경 써주길 바라고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8.11 18:19

올림픽에 가려진 전북 체육

역대급 열대야와 파리올림픽 중계로 밤잠을 설치는 요즘이다. 그나마 연일 금메달 소식을 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놀라운 활약상에 통쾌함을 만끽하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북 출신 사격의 양지인, 김예지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면서 도민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예지는 일약 SNS 스타로 등극, 전 세계 팬들을 열광케 하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영화속 주인공 같은 저격수의 이미지로 유튜브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정강선 선수단장도 금메달 목표치의 2배가 넘는 12개의 돌풍을 일으키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북체육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평소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연일 환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세느강 개막식 때도 손을 번쩍 들고 함박웃음을 짓는 등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출발은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48년 만에 역대 최소 규모로 꾸려진 데다 구기 단체 종목은 여자 핸드볼이 고작이었다. 인기 프로 종목은 세계 벽을 넘지 못해 금메달 5개, 종합 15위를 목표로 잡았다. 그런데 초반부터 사격과 펜싱에서 반전 드라마를 통해 금메달 5개를 수확하자 선수단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상승세는 양궁 여자 단체전의 10연패를 포함해 전 종목 5개 석권이라는 금자탑으로 절정을 이뤘다. 이 같이 한 여름밤 파리에서 금메달 행진이 계속되자 선수단 총괄 책임의 정강선 단장에 대한 언론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현장 응원 모습과 그의 동정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기도 했다. 파리올림픽에서 전북 출신의 존재감은 가뭄의 단비처럼 한 줄기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열악한 지역 현실의 벽을 뚫고 세계 무대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북 체육에 던져 준 메시지는 분명했다. 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대한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하위권을 맴도는 전국체전 성적표가 대표적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 체육의 수장 정강선 단장은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구촌 최고 선수들이 펼치는 올림픽의 뜨거운 함성 뒤에 숨겨진 고민이다. 직접 체험한 글로벌 스포츠의 흐름을 어떻게 전북 체육에 접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도내 체육인의 숙원 '전북 체육역사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스포츠 스타의 유품 기증이 잇따르고 있다. 정강선호를 함께 이끌었던 유인탁(레슬링) 신준섭(복싱) 사무처장은 물론 박성현(양궁) 김동문(배드민턴) 전병관(역도) 임미경(핸드볼) 등이 그들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수많은 금메달 리스트가 배출돼 이곳에 그들 유품이 더 많이 전시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통' 이미지의 정 회장이 유관 기관과의 연대, 협치 노력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의 패기와 젊은 리더십이 올림픽 경험을 통해 한층 성숙되길 기대해 본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8.08 18:38

세이의 법칙과 새만금공항

프랑스 출신 세이는 약 200년전 경제학개론을 썼는데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소위 세이의 법칙을 제시했다. 얼핏 생각하면 살 사람이 있으니까 물건을 만들었을것 같은데, 실은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날개돋친듯 팔리는게 현실이다. 스마트폰이 나오자 너나없이 이를 구입하고, AI 청소기가 출시되면 각 가정마다 이를 앞다퉈 사고있다. 그런 점에서 공급은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은 일정 부분 경제현상의 핵심을 잘 설명한다. 물론 이렇게되려면 시장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해서 가격 신호를 통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깔려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세이의 법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관점을 제시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유효수요 이론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 존 케인스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 때 정부가 직접 유효수요를 확 늘려서 난국을 타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가, 아니면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가 하는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얼마전 매우 대조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무안국제공항이 지난해 대비 상반기 이용객이 100% 넘게 늘어나면서 전국 국제공항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한다. 6월 말 기준 무안국제공항의 이용객은 20만64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7631명에 비해 111.5% 증가했다. 이는 전국 8개 국제공항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인데, 국내 공항을 포함해서도 전국 15개 공항 중 군산공항 122.7%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청주공항은 더 가빠른 추세다.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도 13개 노선까지 늘린 청주공항의 경우, 올해 국제선 이용객 100만 명 달성이 확실시된다. 청주공항의 상반기 누적 이용객 수는 모두 231만 명인데 이중 71만 명이 국제선 승객이다. 올 연말까지 일본 삿포로와 인도네시아 발리, 중국 상하이, 홍콩 등 최대 10개국 25개 노선까지 늘어날 예정이기에 청주공항 이용객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러한 때, 군산공항 관련 뉴스 하나가 전해졌다. 군산에 본사를 둔 이스타항공이 군산~제주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라는 거다. “군산공항 항공기 운항을 올해 동계 시즌(10월께)부터 중단하고자 한다”는 의견을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에 전달했는데 이달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청주공항이나 무안공항의 사례를 보면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을 재삼 확인할 수 있다. 전북권 국제공항의 타당성 논란이 계속되는 수십년 동안 적어도 전북에서는 세이의 법칙도 케인즈 이론도 다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대광법이나 각종 SOC 등의 예타 문제가 화두로 등장한 요즘, 세이의 법칙은 낡고 폐기된 이론이 아닌 현장성 있는 살아있는 논거임을 확인하게 된다.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 즉, 뭐든 만들어놓으면 수요자가 늘기 마련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8.07 14:41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

더워도 너무 덥다. 장마는 지난달 27일 공식 종료됐지만, 장마 끝에 시작된 본격적인 폭염 탓이다.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짧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진 집중호우나 국지성 호우로 강수량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지구 환경 변화로 이어지는 날씨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도 변화무쌍하다. 최근 3~4년 동안의 상황은 더 그렇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54일 동안 비가 내렸다. 역대 최장 장마 기간이다. 그러나 2021년에는 6월 중하순에 찾아오는 장마 기간을 훨씬 지난 7월 초에 장마가 시작되더니 겨우 보름 정도 비가 내렸다. 그래서 그해 장마는 ‘마른장마’가 됐다. 2023년에는 남부 지방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역대 강수량 1위를 기록했다. 물론 피해도 컸다. 모두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결과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위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우와 홍수 피해는 그 결과물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재나과도 같은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태도와 방식이다. 환경부가 지난달 4대강 유역에 14개 댐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른바 ‘기후대응댐’으로 명명된 대규모 토목 공사다. 건설 후보지는 낙동강 권역 6곳, 한강 권역 4곳, 영산·섬진강 권역 3곳, 금강 권역 1곳이다. 들여다보니 건설계획은 거창하나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다. 댐을 건설하면 기후대응 효과가 어떤지, 건설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실하다. ‘댐별로 한 번에 80~220mm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가 내놓은 기후대응댐 효과다. 댐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비판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돌아보면 이명박 정부 때 이루어졌던 4대강 사업도 가뭄과 홍수를 예방한다며 ‘기후위기 대처’를 앞세웠다. 16개 보를 만들고 강바닥 퇴적토를 퍼내는 이 사업에 쓴 예산은 23조 원이 넘는다. 효과는 있었을까. 2018년 이루어진 감사원 조사는 ‘홍수에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구조’로 홍수에 사실상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16개 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이 오염됐다는 평가도 더해졌다.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4대강 사업에 대한 최종 평가는 유예지만 긍정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대착오적 대응’, ‘기후위기 대처가 아닌 기후 문맹’이란 비판도 거세다.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며 오히려 위기를 부추기는 듯한 이 형국이 안타깝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8.06 15:33

‘아침밥 먹기’ 캠페인과 ‘밥심’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다. 아무리 푸짐한 요리를 먹더라도 밥 한 공기가 빠지면 허전함을 느끼는 게 우리 민족이다. 그런데 이제 옛말이 됐다. 짧은 기간 식습관이 참 많이 변했다.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56.4kg)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2년 이래 가장 적었다. 30년 전인 1993년(110.2kg)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쌀의 위기는 농업‧농민의 위기, 그리고 지역과 국가의 위기로 이어진다. 농협이 최근 ‘전국민 아침밥 먹기’ 릴레이 캠페인에 나섰다. 밑바닥을 알 수 없는 쌀값 폭락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 그동안 별 성과도 없이 되풀이 한 ‘쌀 소비 촉진 운동’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농협도 지난달 31일 ‘아침밥 먹기 운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캠페인에 동참했다. 사실 아침밥 먹기 캠페인은 학교에서 시작됐다. 그 목적도 쌀 소비 촉진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식습관 개선이었다. 2000년대 초 등교 후 1교시 정규수업 전의 시간을 말하는 ‘0교시’가 확산했고, 이로 인해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이 벌어졌다. 당시 인기 TV 예능프로그램의 소재가 될 정도로 사회적 반향은 컸다. 그리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똑같은 캠페인이다. 이번에는 쌀 소비 촉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쌀의 위기가 더 심각해져서다. 전남교육청과 전남농협이 최근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아침밥 먹기 캠페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북을 비롯한 각 지역 교육청에서도 캠페인에 속속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 닥친 심각한 위기다. 풍년 농사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영농철, 속절없이 떨어지는 쌀값에 농촌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다시 대규모 농민집회가 예고됐다. 쌀은 우리 민족에게 식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쌀농사가 흔들리면 농업인의 삶은 물론 대한민국 식량주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농업·농촌의 위기가 임계점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인구절벽 시대, 지방소멸의 비극은 농촌에서 시작될 게 뻔하다. 쌀 소비량이 뚝 떨어졌지만 우리 민족의 주식은 여전히 쌀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선수촌 밖에서 매일 쌀밥과 김치가 포함된 맞춤형 한식 도시락을 선수단에 제공했다. 쌀과 김치 등의 식재료를 국내에서 공수하면서까지 선수들이 ‘밥심’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 부실 식단 논란 속에 애초 ‘밥 걱정’이 없었던 우리나라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밥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는 18일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정한 ‘쌀의 날’이다. 올해로 꼭 열번 째를 맞는 이 기념일을 앞두고 40도에 육박하는 극한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우리 몸도 농촌도 활력을 되찾아야 하는 때다. 밥을 먹어야 생기는 힘, 밥심이 필요하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8.05 12:12

봉노릇하는 민주당 전북 당원들

정당은 정권을 잡으려고 모인 결사체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대선 때 0.73%로 석패한 이후 줄곧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가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 패배 후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당 대표를 맡아 지난 22대 총선 때 175석을 차지, 원내 제1당을 만들었다. 지금 그는 여의도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은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등 모든 일정을 대선 시계에 맞춰놓고서 움직인다. 전북 의원 10명도 이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충성심으로 뭉쳤다.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전열을 가다듬고 윤석열 정권을 압박, 탄핵 정국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조국혁신당 12석을 포함 야권 192석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가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안방인 전북의 권리당원 수가 15만8000명으로 경기·서울·전남에 이어 4번째로 많다. 전체 권리당원 119만명에서 전북이 13%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 전북이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단 한명도 없다. 왜 그랬을까. 전주을 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에 출마했으나 컷오프되어 본선진출이 좌절되었다. 문제는 당비 내는 권리당원 수가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전북 출신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원 개인의 자존심을 떠나 국회의원이나 대의원 권리당원 문제라는 것이다. 이성윤 의원이 비록 초선이라도 출사표를 던졌으면 전북 출신 10명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도와줬어야 옳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로 그를 돕지 않아 전북 출신의 최고위원 진출이 막혔다. 당내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 진입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그런데도 10명이 원팀이 되어서 도움을 줬으면 무난하게 당선될 수 있었던 일을 각개약진하면서 무관심으로 일관해 이 의원이 꺾였다. 지난 21대 때도 전북 의원들은 당내에서 최고위원이 없어 들러리 역할밖에 못했다. 그것 때문에 전북은 국가예산 확보 때 온갖 수모를 겪었고 전북 몫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전북은 그간 3차례나 진보정권을 탄생시켰다고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다. 전북 민주당원들은 당비나 내주고 들러리나 서주는 변방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전북은 중앙정치권에서 아쉬운 선거 때나 관심을 갖을 뿐 그 이외에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당선될 때 원팀으로 똘똘 뭉쳐 전북이 결코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맹약해놓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아 모든 게 물거품으로 끝났다. 전북 공인 가운데 자신이 한 말에 별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언행일치가 안 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잘 모르고 지나간다. 사소한 것 같지만 그게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금부터라도 전북이 아무 대가 없이 민주당한테 안방을 내주면서 일방적인 지지를 하면 안 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8.04 17:42

꼼수와 덧셈 정치

오로지 실력으로만 뽑는 선발 과정이 한국 여자 양궁의 올림픽 10연패 비결이라는 뉴스가 화제를 모았다. 거기에는 선수의 이름값도, 랭킹도 아닌 그야말로 성적 만이 좌우한다. 오죽하면 국가대표 선발전 통과가 올림픽 금메달 획득 보다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올림픽 10회 연속 출전이 좌절된 한국 축구와 대비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쟁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지역 정치권의 일당 독점에 따른 폐해가 오버랩 되기도 한다.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주요 현안마다 지방의원들이 앞장서 반대 여론 몰이에 나서면서 대세를 그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히려 주민들을 설득해 미래 성장 동력의 성공 모델을 찾아야 할 입장에서 거꾸로 선거 공학적 유불리 만을 저울질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북 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소지역주의와 님비 현상 같은 지나친 이기주의를 꼽는다. 더구나 유권자 투표로 뽑힌 정치인들이 이런 걸 더욱 부채질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다.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주민 이익과 지역 발전을 들먹이지만 속내는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한 측면이 강하다. 결국은 민주당의 공천 줄 세우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 것이다. 지난주 정치권과 반대 세력의 실력 행사에 막혀 김관영 지사가 참석하는 완주 전주 통합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빗나간 정치 행태는 민주당의 제왕적 권력 구조에서 나온다. 공천이 바로 당선이라는 선거 공식은 유권자의 묻지마 투표가 불러 온 적폐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주민 이익과 지역 발전 보다는 당내 공천 경쟁에 목을 매기 일쑤다. 특히 지방의원의 경우 생사여탈권을 쥔 지역 국회의원의 눈밖에 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통합 문제로 시끄러운 완주는 안호영 의원의 지역구 핵심 지지 기반이어서 그의 선택에 따라 지방의원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북 발전의 분수령에서 조만간 안 의원이 통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완주 전주 통합은 지역 발전의 핵심 축이다. 김관영 지사가 지난주 통합관련 의견서를 지방위원회에 전달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이 문제가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메가톤급 이슈로 등장하며 향후 정치인의 역학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내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몰려 있는 데다 전북의 중심지란 점에서 정치적 파급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여 상대를 굴복시키기 보단 서로 입장 조율을 통해 덧셈 정치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선수 3명의 끈끈한 팀웍이 한 사람의 순간 실수를 만회하며 금빛 시상대에 오른 한국 양궁 단체전의 저력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8.01 17:52

여성지도자와 전북의 현주소

세상사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다. 지난 4년간 미국의 차기 대선 경쟁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었으나, TV토론 한번에 후보가 바뀌고 경우에 따라 첫 여성대통령, 첫 아시아계 인물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지난 6월 27일 대선후보 첫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리스크'가 만천하에 노출되면서 그는 끝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해야만 했다. 여기에 지난달 13일 '암살 미수 사건'이 터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정여론을 등에 업고 백악관 문턱을 넘는듯 했으나 세상사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와 해리스는 오차범위 내 반집 계가를 하는 양상이다. 미국 대선에서 TV 토론이 첫 도입된 것은 1960년, 지금부터 무려 64년 전이다. 당시 민주당 후보인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은 특유의 입담으로 공화당 후보인 리처드 닉슨 당시 부통령을 녹아웃시키며 최연소 미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미국에서 TV 토론은 대선 판도를 좌우했다. 컨벤션 효과라고는 하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분위기다. 불과 얼마전 오바마 등장때 첫 흑인대통령이라고 해서 세상이 떠뜰썩 했는데 어쩌면 첫 여성대통령의 탄생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종교나 문화 등으로 인해 아시아권 국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서구사회에 비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보수성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비롯, 인도,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지에서 이미 오래전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가 탄생했기에 늦게나마 과연 이번에 미국에서 첫 여성대통령이 나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전북 지역사회에서도 그동안 조배숙, 전정희 등 여성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당선된 전례가 있고, 도의회나 시군의회에서는 여성 의장 탄생이 낯선 일이 전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전북에서는 여성 단체장은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단체장은 커녕 여성 부지사도 전무했다. 오죽하면 유성엽 전 의원은 지금부터 꼭 10년전 도지사 선거전에서 "여성 대표성 강화를 위해 행정 또는 정무부지사에 여성을 임명할 것"이라고 공약했겠는가. 그는 당시 "우리나라는 사회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결혼 불안정, 출산포기, 최저 출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여성 경제전문가를 영입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치 업무를 맡길 것"이라고 약속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금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은 재선인 이인선 의원(국민의힘∙ 대구 수성구을) 이다.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교수였던 그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 첫 지방정부 부단체장(경북도 정무·경제부지사)을 지낸 바 있다. 해리스의 전격적인 도약을 보면서 전북의 정치 문화문화와 관행 또한 큰 변화가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7.31 16:00

군함도, 사도광산, 그리고 뒷배

일제강점기, 조선노동자들의 대규모 강제노역이 이뤄졌던 일본 사도광산이 결국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군함도(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군함도는 수많은 조선인이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섬이다.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1943년부터 45년까지 강제 징용된 조선인은 500~800여 명, 이 중 122명이 질병과 영양실조, 익사 등으로 사망했다. 군함이 떠 있는 것 같다 하여 ‘군함도’가 된 이 섬의 원래 이름은 하시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였으나 석탄층이 발견되면서 19세기 후반, 일본의 대표적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가 탄광사업을 위해 사들여 탄광섬이 됐다. 군함도 탄광의 여건은 최악이었다. 가스 폭발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데다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좁고 위험해 ‘지옥섬‘ ’감옥섬‘으로 불렸다. 조선인 노동자들은 생명을 위협받는 악조건 속에서도 12시간 채굴작업의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아야 했다. 1601년 금맥이 발견된 이후 오랫동안 일본의 중요한 재정 자원이었던 사도광산도 태평양전쟁 당시 1,500명이 넘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동원되어 노역을 했던 현장이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군함도와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해왔다. 그렇다면 숱한 논란과 반대에도 이들은 어떻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것일까. 들여다보니 그 비결(?)이 있었다. 일본의 거짓 약속과 결국은 그들의 꼼수에 넘어간 한국의 협조다. 군함도는 등재될 당시 ‘조선인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을 적시한다’는 조건이 제시됐다. 그러나 일본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사도광산은 아예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뺐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데도 사도광산이 한국을 포함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의 전원 동의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동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과 논란이 일자 외교부는 ‘전체역사를 알리는 시설물 설치를 성실히 이행하고,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전제로 등재를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답한 ‘선제적 조치’는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관 설치다. 그러나 지난 28일 문을 연 이 전시관이 다시 논란이다. 이곳 전시물 내용 어디에도 ‘강제성’이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역사적 실체를 숨기고도 전체역사를 알린다고 할 수 있을까. 정부는 ‘진전된 선제적 조치를 끌어낸 점에 의미가 있다’며 현실을 관망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불거지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마주하니 이런 의심이 든다. 우리 정부가 혹시 그들의 뒷배는 아닐까 하는./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7.30 13:42

전주 BRT, 기대와 아쉬움

‘도로 위의 지하철’이라고 했다. 기대가 컸다. 그런데 청사진을 들여다보니 아쉬움이 커진다. 전주시가 BRT 구축사업을 본격화했다. 오는 11월 착공하겠다며 최근 설계 초안을 공개하고,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BRT(Bus Rapid Transit·간선급행버스체계)’는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 중앙에 정류장과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이다. 도착정보시스템과 버스우선신호체계·환승터미널 등 지하철 시스템의 장점을 갖춰 버스의 정시성과 신속성을 높일 수 있다. 우선 1단계로 내년 말까지 41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린대로 10.6km 구간(호남제일문~한벽교 교차로)에 BRT를 구축하겠다는 게 전주시의 청사진이다.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된 사업으로 2구간(백제대로 전주역~꽃밭정이 네거리)과 3구간(홍산로~송천중앙로) 사업도 일찌감치 계획됐다. 이를 우범기 시장이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대중교통 혁신방안으로 BRT 확산 지원정책을 펼치면서 수도권과 대전·광주·부산·세종·창원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BRT가 속속 구축됐다. 최근에는 양문형 굴절버스 도입과 폐쇄형 정류장 설치 등을 통해 기존 BRT를 업그레이드한 ‘고급형 BRT(s-BRT)’ 구축사업과 주변도시를 연계한 ‘광역 BRT’ 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전주시는 사업이 완료되면 이 구간에서 버스 운행 속도가 5~6분은 단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린대로의 교통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수평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승강장의 높이를 조정해 BRT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이다. 기대에 못 미친다. ‘도로 위의 지하철’·‘대중교통의 혁신’이라고 부르기 민망하다. 오래전 전주에서도 시행됐다가 차선 표시만 남긴 채 슬그머니 사라진 ‘버스전용차로제’가 연상된다. 버스전용차로가 도로의 맨 바깥 차선에서 중앙선 옆 1차로로 바뀌고 도로 중앙에 정류장이 생기는 게 전부라면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래도 필요하다. 도시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탄소중립 실현 등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지역 거점도시인데도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고, 대중교통 분담률마저 낮은 전주에서 BRT의 필요성은 더 크다. 전주시는 현재 막바지 단계인 ‘기린대로 BRT 구축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마무리되는 오는 8월말께 시민설명회 및 토론회를 다시 열 계획이다. 승용차 이용에 불편이 따를 것이다. 도심 간선도로의 양방향 1차선을 버스에게 온전히 내주어야 하는 만큼 승용차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체계의 혁신적 변화를 통해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 사업이다. 어느 정도의 불편은 승용차 운전자들이 감내해야 한다. 그래서 특색도 없이 가장 기초적 단계에 머문 전주 BRT 청사진에 다시 아쉬움이 든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7.29 12:30

살아나는 전북정치권

오랫만에 전북정치권이 살아난 것 같다. 정치는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체육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독립변수라서 정치를 잘 하라고 주문했던 것이다. 그간 전북에는 정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여야가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정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여당인 국힘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양 날개로 날아도 힘든 판인데 진보 한쪽 날개로 날겠다고 우겨댔으니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다행히도 전북의 정치자산인 5선의 정동영과 4선의 이춘석이 초반부터 인사청문회와 국회에서 맹공을 퍼붓어 전북정치의 소생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년등과 부득호사(少年登科 不得好死)라는 말처럼 익산 이춘석 의원이 내리 3선하자 지역구에서 거만하고 겸손하지 못했다해서 21대 때 떨어뜨렸다. 그는 낙선의 아픔을 딛고 지난 4년간 와신상담해서 4선에 성공, 의정활동 초반부터 전에 보지 못했던 결기를 느끼게 했다. 지역구에 익산국토관리청이 있어서인지 상임위를 국토건설위로 배정받아 건교부 업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강하게 질타했다. 법을 잘 아는 변호사이고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해서 정무감각까지 갖춘 이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전북을 국가건설예산서부터 철저하게 홀대하고 있다고 일갈,시정조치토록 촉구했다. 특히 전북이 대도시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제외되어 127조에 달하는 예산을 한 푼도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 대광법 개정 의사를 밝혔다. 전북은 광역시가 없어 광역교통망을 제대로 구축할 수가 없다. 이런 전후 사정을 이 의원이 간판함으로써 전북도에 큰 힘이 실리게 됐다. 역대 지사들이 이 같은 법의 맹점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대응을 안 해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한 국가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사실 전북 낙후는 전북정치권이 자초한 면이 컸다. 공천권자인 당 대표 얼굴만 쳐다보면서 거수기 노릇만 했기 때문에 전북몫을 가져오지 못했다. 2년 만에 직무평가에서 전국 1위를 한 김관영 지사도 전북 현안을 한꺼번에 풀기는 어렵겠지만 완주 전주 통합 문제를 풀려고 적극 나선 것은 잘했다. 글로벌 시대 규모의 경제에서 사이즈가 중요하다. 다른 시도는 수도권 일극체제강화가 지방소멸로 이어진다고 판단, 메가시티로 대응해 가고 있다. 이처럼 선제적으로 판을 키워서 나가고 있는 판에 전북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통합이 돼니 안 되니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지방의원 군수 국회의원이 또 예전처럼 주민을 볼모로 잡고 반대를 하는 것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처사밖에 안된다. 파이를 키워 고루게 혜택을 나눠야 전북이 낙후를 떨치고 발전할 수 있는데 이를 놓치자는 것 밖에 안된다. 그간 통합을 공약 1호로 내세운 우범기 전주시장이 상생협력사업을 추진했지만 완주군민들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아 신뢰의 벽에 부딪쳐 있다. 전주시도 힘의 논리보단 통 크게 완주군에 지원방안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때 명불허전임을 다시 보여준 정동영 의원과 김윤덕, 이성윤 의원도 통합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국회의원 배지를 뗀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7.28 16:56

출구가 안 보이는 '전북 홀대'

"국토부 주요 업무 추진 현황에 수백 개 자치단체가 나오는데 전북은 도를 포함해 14개 기초단체가 단 한 군데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북은 대한민국 국토 아닙니까. 버렸습니까" 익산의 이춘석 의원이 현 정부의 도를 넘어선 전북 홀대에 울분을 토해내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는 동료 의원과 자치단체장 등 지역 정치권에도 대오각성을 촉구하며 대정부 투쟁을 강조했다. 국토부 신규 사업 6건에 사업비 20억도 채 안되는 규모에 담겨진 윤석열 정부의 전북 홀대를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 그는 정책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싸워서 전북 몫을 챙겨야 한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어디 그뿐 이겠는가. 지난해 잼버리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전북 홀대의 그림자는 가시지 않았다. 초기엔 민주당 텃밭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했지만 그 뒤 전개되는 상황은 설명이 안된다. 실제 도민들이 매스컴을 통해 국책 사업에서 전북이 번번이 누락되는 걸 보면서 타 시도와의 형평성 때문에 실망감을 느낀다고 한다. 얼마 전 바이오 특화단지 무산 때도 중앙 부처의 미숙한 행정으로 정부 정책의 불신만 키웠다. 전북이 신청한 오가노이드 분야는 생태계 환경 미흡으로 6곳 신청 지역을 아예 배제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신청을 받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며 지역 차별 논란만 불거졌다. 초미 관심사인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구축(대광법) 과 초광역 메가시티 육성 계획에서도 전북은 빠졌다. 이렇게 정부 정책에 대한 도민 불신이 깊은 것은 과거 정권의 소외 차별과 오버랩 되는 탓도 크다.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민주당에 대한 우호적 정서로 이어지고 다시 정부 차별로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지난주 정읍에서 열린 대통령 민생토론회도 눈에 띄는 성과없이 전국 27번째 행사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대통령과 소통하는 기회라 큰 기대를 걸었지만 되레 전북 몫을 제대로 찾아올 수 있을지 의구심만 커졌다. 행사 내용도 의례적 수준에 그쳐 정부에 대한 실망감만 재확인 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정부 여당의 기류가 갑자기 바뀌지 않는 한 민주당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의 운신의 폭이 커져야 한다. 국정 파트너로서의 여야 관계와 다수당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 현안 해결의 교두보 마련이 시급한 형국이다. 지방 소멸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의 필수 사업마저 자꾸 탈락함에 따라 도민들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역대급 호우 피해 대책을 비롯해 자영업 소상공인 생계 지원, 중소기업 연쇄 부도 등 생존 차원의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엄중한 골든 타임에도 여야는 전당대회에 올인하며 정치적 헤게모니에만 집중했다. 정치 혐오증만 더해가는 요즘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7.25 18:10

올림픽 신화의 주인공 전북

며칠 전,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전주고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 도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축구, 야구 등 인기가 많은 구기종목에서 전국대회 우승을 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주고 야구부가 무려 39년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는 것은 갈수록 취약해져만 가는 전북 체육에 분명 청신호를 던져주는 일이다. 지방도시에서는 선수부족, 재정난 등 악재가 한두가지가 아니기에 전주고 야구의 전국대회 정상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프로야구 태동 전, 고교야구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찔렀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을땐 익산역에서 전주까지 35사단 지프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일 정도였다. 한때는 전북에서 군산상고, 전주고, 전주상고 야구부가 치열한 지역예선을 벌이곤 했다. 전주고 야구 전국대회 제패 이야기를 하다보니 하루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파리올림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전북 출신은 9개 종목에 걸쳐 14명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데 사격 김예지, 배드민턴 서승재, 공희용 등은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멀리서나마 도민들이 응원을 보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특히 김관영 지사는 역대 전북지사 중 처음으로 올림픽 참관 차 현지를 방문하고, 전북인으로선 최초로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이 선수단장으로 참가하기에 전북 출신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될 듯하다. 이번 올림픽에는 시도지사 중 김관영 전북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등이 참석하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역대 올림픽 개최도시 시장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고 한다. 요즘에는 하계 올림픽의 인기가 크게 시들었으나 예전엔 메달 하나에 전 국민이 울고 웃었다. 그 중심에 전북 건아들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1984년 제23회 LA올림픽때 복싱 신준섭, 레슬링 유인탁 선수가 전북인으론 첫 금메달을 따냈고, 88 서울올림픽때는 복싱 김광선, 탁구 양영자, 핸드볼 임미경, 이미영, 손미나 박현숙 등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1992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역도 전병관, 배드민턴 박주봉, 정소영, 핸드볼 이미경, 임오경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고, 1996년 제26회 애틀랜타올림픽때는 배드민턴 김동문 선수가 역시 금메달을 확보했다. 이후 2004년 제28회 아테네올림픽때는 양궁 박성현(2관왕) 이성진을 비롯, 배드민턴 김동문, 하태권 역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제29회 베이징올림픽때는 양궁 박성현, 야구 이진영, 정대현 등이 정상에 섰으나 2012년 제30회 런던올림픽때 양궁 최현주를 끝으로 전북 출신의 금메달 행진은 중단됐다. 과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전북 선수중 누가 12년만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까.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7.24 15:33

예총 회장 선거의 살풍경

1961년 5.16쿠데타 이후 정부는 사회단체 해체를 종용하고 나섰다. 문화예술 분야에도 단체 해산 바람이 불었다. 지역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해방 이후 40년대와 50년대, 전북의 문화예술 활동을 주도했던 동인 모임의 상당수가 이때 해체됐다. 그 틈에(?) 창립된 단체가 있다. 예술인들의 권익과 문화 창달을 내세운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다. 한국예총은 1962년, 문공부 승인을 얻어 창립했다. 지역 단위 예총 설립도 함께 이루어져 전북에서는 전라북도 예총이 지역 예술인들을 규합해 문을 열었다. 전북예총은 60년대, 지역 문화예술 활동을 전적으로 주도했다.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 자발적인 창작활동보다는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예총은 지역 예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에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도내 대학에 예술대가 신설되고 졸업생들이 배출되면서 독자적인 예술 활동이 확산되기 시작했지만 80년대와 90년대를 거쳐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지역 문화 활동을 주도한 것 역시 예총이었다. 창립한 지 60여 년. 때로는 정체성을 의심받기도 하고, 때로는 관변단체로 낙인찍히는 부침의 세월 속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의 권익과 친목을 위한 대표단체를 자임해온 전북예총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원인이다. 지난 1월에 열린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는 초반부터 후보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를 치렀으나 낙선 후보가 당선자의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당선 무효를 제기,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예총 회장의 임기는 4년이지만 신임회장은 당선된 지 6개월도 안 되어 사퇴하고 말았다. 법원이 낙선 후보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국면은 바뀌었으나 이어진 선거판 풍경(?)은 볼썽사납다. 소통과 화해는커녕 반목과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전북예총 선거를 법정으로 끌고 간 후보와 등록요건 미비를 앞세워 1년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해당 후보에게 내린 예총이 명분 없이 서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과정도 개운치 못하다. 들여다보니 선거 무효소송을 취하한 후보가 예총의 징계 취소로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결국은 보궐선거에 다시 후보 등록을 했다. 이 또한 기이한 상황이다. 돌아보면 전북예총 회장은 선거보다 추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 과정을 통하지 않고도 소속 예술인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았던 전임 회장들의 존재가 새삼스러워진다. 전북예총 회장 보궐선거가 다음 달 9일 열린다. 예총은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회원들의 진정한 관심과 참여가 절실해졌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7.23 15:47

물 끌어쓰는 전북, 물밑 ‘물 갈등’

물이 넘쳐나서 걱정이다. 장마철, 올해도 어김없이 물난리가 났다. 지금 하늘에서 물폭탄이 지겹게 쏟아진다고 해서 남아도는 자원이 절대 아니다. 물은 인간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요구되는 귀중한 자원이자 개발 잠재력이다. 지구촌 물 부족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물 분쟁이 일어나고, 국내에서도 지역 간 수자원 확보 경쟁이 곳곳에서 이어진다. 한반도 농경문화의 발원지인 전북은 지리적으로 물이 풍족한 고장이 아니다. 전북의 젖줄인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자원은 수요에 한참이나 모자란다. 그래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의 상당량을 금강·섬진강 수계에서 끌어쓰고 있다. 댐을 세워 물길을 돌리는 유역변경 프로젝트는 20세기 초에 시작됐다. 일제(日帝)의 쌀 수탈 정책과 연계된다. 일제는 호남평야 식량증산을 위해 남해로 향하는 섬진강 물줄기를 서쪽(동진강 상류)으로 돌려 농업용수로 썼다. 그리고 이 같은 목적에서 건설된 섬진강댐(옛 운암댐)과 칠보수력발전소는 지금도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영농기(4월∼9월)에는 댐에서 섬진강 본류로 흘려보내는 유량보다 동진강 유역으로 끌어내는 수자원이 훨씬 많다. 굳이 비교하면 30~40배 차이가 난다. 전주와 군산‧익산‧정읍‧김제‧완주 등 전북 주요 도시의 생활용수와 농‧공업용수도 금강 수계에서 끌어쓰고 있다.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해 충청지역을 휘감고 돌아 군산에서 서해로 유입되는 금강의 물길을 상류인 진안에서 막아 2001년 용담댐을 건설했다. 그리고 도수터널을 통해 이 댐의 수자원을 만경강 상류 완주군 고산면으로 끌어내 전주권 광역상수원으로 쓰고 있다. 또 새만금유역 수질 개선 사업과 연계해 만경강 유지용수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전북은 늘 물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그동안 잠재된 갈등이 수차례 분출됐지만 제대로 봉합하지 못했다. 실제 섬진강 하류 경남과 전남지역 지자체에서는 ‘섬진강의 풍부한 수자원이 인공수로를 통해 타 수계로 유출되면서 정작 본류에는 수량이 부족, 하류에서 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댐 용수 배분계획 재수립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또 충청권에서 용담댐 물 배분 비율 재조정을 요구하면서 지핀 지역간 갈등의 불씨도 꺼지지 않고 있다. 대전과 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4개 지자체에서는 업무협약을 맺고 이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민‧관‧학 거버넌스 기구인 ‘전북 물포럼’에서 지역 물 현안에 대응하고 있다. 포럼은 행정과 도의회, 유관기관, 전문가, 시민단체 등에서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019년 출범했다. 전북에서는 지역간 물 갈등을 굳이 들춰서 풀어내려 하지 않았다.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오면 언제든지 다시 터져 나올 게 뻔하다. 전북 물포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기후변화 시대, 다양한 물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어젠다를 발굴해 물 현안을 주도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7.22 14:07

안타까운 김관영 지사

전북의 정치환경이 잘못 만들어졌다. 20년만에 민주당이 10석 전석을 싹쓸이했지만 여당인 국힘 지역구 의원이 없어 중앙정치 무대에서 전북 몫의 국가예산을 확보하기가 버겁다. 민주당이 175석을 차지해서 원내 제1당 위치를 점했지만 국가예산을 편성하는 권한과 집행은 정부여당 몫이기 때문에 국힘의 협조없이는 전북 몫 차지도 어렵다. 조국혁신당 12석을 포함 범야권 의석수가 192석으로 여소야대 정치구도가 만들어졌지만 국힘이 108석을 차지, 일단 개헌 저지선은 확보했다. 변변한 기업과 자원이 빈약한 전북은 정부가 편성하는 국가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실패에 따른 책임을 똘똘 몰아쓰고 사상 초유의 국가예산 삭감을 경험한 전북도는 어떻게 해서든지 정부여당과 관계 개선을 할려고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주 목요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서 정읍에서 열린 27번째 민생토론회를 유치한 것도 뭔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던 것. 워커홀릭인 김관영 지사는 민생토론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북이 추진하는 각종현안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지원을 받아낼려고 작심했었다. 하지만 그날 생각지도 않게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익산 수해지역의 급작스런 방문으로 김이 빠졌다. 당초 계획상 오전에 윤 대통령이 수해지역 현장을 직접 방문키로 했던 계획을 이 전 대표가 방문키로함에 따라 취소, 잼버리 이후 어렵게 일정을 잡아 전북 방문길에 오른 윤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입장이 난처해진 사람은 김관영 지사였다. 모처럼만에 윤 대통령 전북 방문을 반전의 기회로 삼고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해온 김 지사로서는 이 전 대표도 소홀하게 모실 수도 없어 직접 익산 현장으로 달려가 이 전 대표를 맞이 했다. 알려진 바로는 익산 출신 한병도 의원이 민주당에 건의해서 해마다 수해를 겪은 망성지구로 이 전 대표 일행을 안내했다는 것. 이 전 대표는 정헌율 익산시장과 함께 물이 찬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더미를 거둬내는 등 노력봉사를 하면서 수해피해 상황을 청취했다. 이날 봉사활동을 벌인 이 전 대표의 노고에 감사의 맘을 전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대목이 남게 됐다. 왜 하필 윤 대통령이 방문하려던 수재현장을 가로채서 방문했냐는 것이다. 민주당도 국정의 한 축을 맡고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어야 옳았지 않았느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 때문에 잔뜩 윤 대통령 전북 방문에 기대감을 가졌던 전북도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돼버렸다. 오후에 열린 민생토론회가 김이 빠져 윤 대통령도 김 지사가 건의한 것에 원론적인 답변만 했을 뿐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 전국 시도지사를 대상으로 업무평가 결과 김 지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그냥 단순하게 이뤄진 게 아니다. 일 중독자처럼 미칠 정도로 전국을 동분서주하면서 열심히 일한 결과였다. 전북도는 앞으로 민주당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여당인 국힘과의 관계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7.21 19:08

아직 꺾이지 않은 전북의 꿈

지금 전북이 직면한 암울한 현실도 모자라 젊은 세대의 미래까지 어둡다는 전망이 나와 씁쓸하다. 지난주 이 같은 경고를 알리는 지표들이 한꺼번에 발표돼 충격적이다. 전주를 제외한 13개 시군의 초고령사회 진입과 동시에 국가 비상사태로 불릴 만큼 심각한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OECD 38개 회원국 중 출산율 1명 이하는 우리나라 뿐이다. 그뿐인가 올해 2분기 전북 청년 실업률이 11.4%로 전국 평균 6.6% 보다 훨씬 높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비관적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군마다 지역 이기주의에만 물두해 전북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못낸다는 점이다. 전북을 제외한 광주 전남과 대전 충청 그리고 대구 경북, 부울경까지 전국이 메가시티 열풍이다. 갈수록 구체화되는 초광역화 지방 발전 전략에 따라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흔히 규모의 경제학과 연계돼 자치단체간 통합도 마다하지 않고 몸집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런 기조는 국비 투자 규모에서도 지역별 차등화로 반영되는 추세다. 이뿐 아니라 SOC와 공공기관 이전, 특화단지 조성 등 국책 사업에도 예외없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주목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타시도와는 달리 소지역주의에 집착하는 시군 자치단체들은 그만큼 고립을 자초함으로써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자리 찾아 젊은이는 떠나고 얘기 울음소리도 멈춘 지 오래다. 이제 그 빈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조금씩 메우며 노인들과 함께 고향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되는데도 해결할 의지조차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완주 전주 통합도 주민 찬반 투표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완주 정치권의 반대 기류가 강하다. 3번 실패의 결정적 역할도 이들이 주도했다. 새만금 관할권 다툼도 마찬가지다. 군산시와 김제시의 감정 대립으로 인해 예산과 사업 진척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상대적으로 새만금특별자치단체의 신설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저출산과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 시한폭탄과 다름없다. 정부도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최우선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 더불어 취업난과 맞물린 기업 유치 상황도 소멸 위기에 봉착한 지방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면 다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얼어붙은 경제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지난 3월 말 자영업자 대출이 1056조인데, 이중 다중 채무자의 경우 3개월 이상 연체액이 1년 새 53% 급증한 31조원에 달했다. 구직 청년은 늘어난 데 비해 취업 기회는 꽉 막히다 보니 경제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될 리 만무하다. 직장 없이 고통 받는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지역 현안의 미래지향적 해결 방안은 없는지 심사숙고할 때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7.18 18:14

고군산군도의 교역선

1974년 3월 어느날, 중국 시안에서 농부들이 우연히 지하에 묻힌 방 하나를 발견했다. 훗날 고고학자들은 6,000구가 넘는 실물 크기의 병사와 마차, 철제 농기구 등을 출토했다. 중국을 순방하는 외국정상이 가장 먼저 찾는 진시황릉의 발굴 역사다. 1975년 어느날, 신안 증도 인근에서 어부 그물에 중국 도자기 6점이 걸려 올라왔다. 이후 정부는 10년 동안 발굴조사를 통해 유물 2만4000여점과 28t 무게 동전 800만개를 찾아냈다. 때는 1323년 중국 원나라때 절강성 닝보항을 출항해 일본 규슈의 하카타항으로 가던 무역선(=신안선)이 항해 도중 한국의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이다. 배의 규모는 최대 길이 34m, 너비 11m로 200여 명이 승선하는 이 무역선의 발견은 국내 수중고고학의 서막을 올린 일대 사건이었다. 유사 사례는 전북에서도 있었다. 2020년말, 고군산군도 일대에서 고려청자 등의 수중문화재가 나왔다는 민간 잠수사의 신고를 받고,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지금까지 선유도 해역을 특정해 꾸준히 조사를 벌여왔다. 앞서 고군산군도 해역에서는 2002년 비안도, 2003~2004년 십이동파도, 2008~2009년 야미도에서 수중 발굴 조사가 진행됐는데 십이동파도에서 고려청자를 실은 옛 배의 잔해들이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군산군도 해역은 대형 선단들이 닻을 내리고 머물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고대부터 중국을 오가는 교역선들이 이 해역을 중간경유지로 기착했고 조선시대에는 조운선의 항해 루트였던게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3년간 다양한 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선유도 앞바다의 조사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여서 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진행된 것은 전체 조사대상 면적(23만5000㎡)의 3% 에도 미치지 못한다. 과거 해상 활동의 주요 기점이었던 고군산군도 일대에서 발굴한 유산의 수는 무려 1만 6000여 점이나 되지만 지금 학수고대 하는 것은 바로 옛 교역선이다. 보물을 가득 싣고있는 고선박 말이다. 사실 그동안 수중문화재 도굴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2004년 전북 군산 비안도 해역에서 고려청자 128점을 훔쳐 몰래 판매하려고 한 일당이 붙잡혔고, 2005년에도 군산 야미도 해역에서 유물 약 320점을 불법 인양한 도굴범이 검거돼 이듬해 정식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2008년에는 충남 태안선 수중발굴에 참여한 잠수부가 가치가 높은 고려청자 19점을 빼돌리려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26일 선유도 수중 발굴 현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 이곳이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 수중 발굴 역사는 1970년대 신안 해저 조사를 기점으로 본다면 반세기 가량 되는데 과연 선유도가 신안, 태안 마도에 이어 제3의 고선박을 내어줄지 모두가 숨죽여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7.17 12:15

도립국악원과 창극의 미래

전통문화의 가치가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판소리가 뿌리인 창극도 그중 하나다. 여러 해 전 호평을 받으며 창극의 미래를 제시했던 창극이 있다. 2011년 발표된 국립창극단의 <몽유도원도>다. 창작 창극 <몽유도원도>는 한국의 집과 국립창극단이 공동제작 했던 작품이다. 당시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3D와 현대적인 IT 기술을 접목해 만든 새로운 영상과 창극이라는 고전적 양식의 결합은 흥미로웠다. 볼거리에 비중을 두다 보니 서사적 구조의 예술적 완결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우리 시대의 창극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여과 없이 제시했던 이 무대는 그 뒤 국립창극단의 대표작이 되었다. 창극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 고유의 음악극이다. 판소리에 극의 양식을 도입한 창극의 시작은 18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름을 널리 알렸던 명창들은 대화창이니 입체창이니 하여 극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양식을 개발했다. 이들이 본격적인 창극 무대의 시작이었다. 창극 무대를 본격적으로 연 대표작은 1908년 원각사에서 공연된 <은세계>다. 이후 창극은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다. 신문물이 밀려오고 우리 전통문화가 철저히 말살되었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았으니 창극의 대중적 기반이 얼마나 탄탄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대중문화가 밀려 들어오면서 창극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1962년 국립창극단이 만들어지면서 창극은 단절되지 않은 우리 고유한 연행 문화로 성장해왔다. 그렇다면 창극은 우리 시대 관객과 호흡하는 예술로 정착했을까. 아쉽게도 창극의 오늘은 명쾌하지 않다. 신명은 있으나 감동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소리꾼의 절창에 가슴 뜨거워지지만, 창극은 여전히 친숙하지 않다. 지난 주말, 전북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창극 <춘향>을 올렸다. 국악원의 관현악단, 무용단이 함께한 창극 <춘향>은 그동안 올려온 창극 중에서도 가장 많이 공연된 국악원의 대표작이다. 1986년 문을 연 도립국악원은 올해 38주년을 맞았다. 함께 성장해온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의 연륜도 깊으니 단원들의 공력 또한 만만치 않다. 단원들의 고른 역량은 이번 창극 무대에서도 빛났다. 객석을 꽉 채웠던 관객들이 단원들의 내공에 보냈던 큰 박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무대로서의 창극 <춘향>은 갈 길이 멀게 보인다. 창극 대중화가 아직 멀리 있는 탓이다.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일제강점기에도 살아남은 창극은 왜 살아있는 장르로 이 시대와 호흡하지 못하는 것일까. 마침 새로운 환경을 맞은 도립국악원이 그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7.16 14:36

‘극한·극단의 시대’ 유감

예사롭지 않다. 평범하게 지나가는 해가 없다. 장마철, 군산에 시간당 131.7mm의 폭우가 내렸다. 전국 97개 기후관측 지점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군산지역 연 강수량(1246㎜)의 10%가 넘는 비가 단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AWS(자동기상관측장비)에 찍힌 강수량이어서 공식 기록으로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군산 어청도에는 1시간 동안 무려 146㎜의 물벼락이 쏟아지기도 했다. 물폭탄·폭포비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인다. 폭우나 집중호우 같은 기존의 용어로는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이 기록적인 강우현상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없어서다. 일반적으로 ‘매우 강한 비’의 기준이 시간당 30mm라고 하니, 그 정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다. 이 요란한 장마가 지나가면 다시 가마솥더위·찜통더위 단계를 넘어서는 ‘극한폭염’이라는 용어를 매스컴에서 자주 보고 듣게 될 것이다. 어느 때부턴가 그동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극한호우·극한폭염·극한가뭄이라는 극단적인 기상용어가 자주 쓰인다. 기상청에서 지난해 여름 ‘극한호우’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벼락·물폭탄에 이어 ‘폭포비’라는 표현까지 이미 익숙해졌다. 단어 그대로를 뜯어보면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표현도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 같은 극한·극단의 상황이 어찌 기후뿐일까.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다름과 차이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져 극단으로 치닫는다. ‘수도권 1극 체제’가 고착되면서 지방은 당장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방의 사람과 재물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된 수도권은 팽창을 거듭했다. 그렇게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렸다. 그런데도 대규모 SOC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수도권 신도시는 3기, 4기로 흔들림 없이 이어진다. 지방 살리기·국가 균형발전은 항상 말뿐이고, 수도권 쏠림 현상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극단으로 치닫는 증오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정치권을 돌아보게 한다. 극단적인 진영정치로 정치 양극화·극단화가 심해지면서 올 초에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테러 충격을 경험해야 했다. 극한(極限)이나 극단(極端)이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더 나아갈 데가 없는 최후의 단계나 지점’이다. 앞으로도 이보다 더 심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온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확언하기 어렵다. 지금 설정해 놓은 ‘극한’의 기준을 아주 큰 차이로 넘어서고, 그 빈도가 높아지면 다시 새로운 용어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 가져다 붙일 마땅한 용어도 없다. 그저 이보다 더한 상황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7.15 15:58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