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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호남 물갈이 - 이경재

"고추도 3년 동안 한 곳에서 농사를 지었더니 잘 되지 않더라. 다른 작물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라고 다르겠는가. 인물도 똑같다. 고인 물이 썩기 마련인 것처럼 한 인물이 오래하다 보면 나태해지고 부패하기 십상이다." 전주에 살면서 농사를 짓는 한 지인은 내년 4.11총선을 앞두고 '호남 물갈이론'이 일자 농사를 빗대 이렇게 말했다.딱 들어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호남물갈이론이 요즘 탄력받고 있다. 지난 10일 3선인 민주당 김효석 의원(담양 곡성 구례)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포기와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다. 호남에서 3선,4선 하면서 단순히 선수(選數) 하나 쌓기 보다는 당이 필요로 하는, 의미있는 지역에 나가 싸우겠다는 비장감을 드러냈다.손학규 대표한테는 천군만마 격이다. 사실 지역구 불출마를 가장 먼저 선언한 인사는 당 대표 시절의 정세균 최고위원(진안 무주 장수 임실)이다. 대선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지역구에는 새 인물 영입의 물꼬를 트겠다는 포석이다.전주 완산에서 4선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의 영남 출마 선언도 호남 중진들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겨냥한 지역구는 변호사 출신의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46·농수산식품위)이 포진해 있는 경남 의령· 함안· 합천이다.세명의 전· 현직 국회의원 행보는 혁신적이다. 손학규 대표의 '분당 을' 출마도 혁신적인 결정이었다. 정세균 대표가 지적한 것처럼 민주당 변화의 중심은 호남에서의 혁신이 중요하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정치는 민주당이 주도해 왔고 민주당은 호남정치가 주류를 이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맥이 끊기고 침체됐다는 지적들이 많다. 의정활동과 대여투쟁, 한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진단하고 처방하기 보다는 안주하기 때문일 것이다.총선과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공천개혁과 야권통합을 이뤄내야 할 커다란 숙제가 있다. 지금보다 더 큰 혁신적인 결행이 필요하다. 민주당 텃밭에 기대 치열성도 없이 적당히 정치하는 인물은 갈아치워야 옳다.3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과 정치 리더들중 누가 물갈이 대상이 될 것인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지역구 옮기면 죽는 줄로만 아는 한 발전은 없다. 밀려나기 보다는 스스로 통 큰 결단을 내려 선구자가 되는 게 훨씬 나을텐데 말이다.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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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12 23:02

[오목대] 청소년 알바 - 장세균

'알바'는 '아르바이트'의 준말이다. '아르바이트'는 원래 독일어 'Arbeit'인데 이말은 '노동, 업적'이라는 뜻으로 한 때 독일과 연합국이었던 일본이 사용했던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알바'로 줄여졌다. '알바'를 정의한다면 '비정규직 파트타임 노동'이 될 것이다.근래들어 청소년의 알바는 일반화되었다. 우리사회가 다양화되다 보니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청소년들이 단순 노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 것이다. 청소년들이 주로 일하는 곳은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편의점, 음식점 등이다.그러나 사용자들이 알바 청소년들에게 노동관계법을 어기고 최저 임금마저 지급하지 않는 곳이 약 70% 정도로 조사되었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3480원이었다. 과거 역사에서는 청소년을 혹독하게 부려먹은 예가 너무도 많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3년으로 잡았고 충분히 조심해서 사용하면 8년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내용의 책도 있다.이 때 3년이니 8년이니 하는 기간은 청소년들에게 해당되는 시기이다. 나이 어린 노예들이 그만큼 혹사당했던 것이며 그들의 수명도 일반인들에 비해 극히 짧았다. 19세기 영국의 자본주의 초기 단계에서도 어린이들이 공장에서 낮은 임금과 더불어 힘든 노동에 시달렸다. 우리사회는 아직은 청소년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희박하다.지금 알바 시장의 현실은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지 않으려는 다양한 편법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떼어먹기'는 기본이다는 것이다. 임금을 사용자가 안 주는 것이다. 그리고 '꺽기'가 있다. 흔히 고급 레스토랑 같은 데서 횡행한다고 한다. 근무 시간 중에 손님이 거의 없는 시간이 되면 알바생들에게 밖에 나가 있으라고 요구한다고 한다. 알바생들은 이 요구에 따라 오락실이나 PC방, 만화가게 같은 곳에서 시간을 메우고 오는데 이 시간만큼의 임금을 제외시키는 것이다.아직, 우리사회는 자본주의의 기본정신에 미숙하다. 지금도 일하는 사람을 농경사회에서의 '머슴' 정도로 인식한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인 임금을 머슴에게 주는 '새경' 정도로 인식하는 것이다. 청소년의 알바도 정당한 노동인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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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11 23:02

[오목대] 평창과 무주 - 조상진

평창과 무주는 한때 라이벌 관계였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티켓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벌였다. 벌써 10여 년전 일이다.전북은 1997년 세계 대학생들의 잔치인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무주와 전주에서 치렀다. 이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자신감을 얻자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다. 마침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돼 물실호기였다. 측근이던 유종근 지사는 탄력을 받고 거침없이 나갔다. 1998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마란치 위원장도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이에 이르자 전북은 그 해 7월 문화관광부와 한국올림픽위원회(KOC)에 유치신청서를 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무주의 국내 경쟁은 독무대였다.그런데 다크 호스가 나타났다. 강원도 평창이었다. 강원도는 1999년 치를 동계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김진선 부지사 등 관계자들이 일본을 방문했다. 1998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운영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였다.일본의 동계올림픽 성공을 목격한 강원도는 동계아시안게임에 만족할 수 없었다. 더 큰 꿈을 향해 2000년 10월 정부에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북보다 2년 3개월 늦게 출발한 것이다. 이 때부터 무주와 평창은 불꽃 튀기는 경쟁에 돌입했다.먼저 신청한 전북은 국내 후보지 결정을 떼어 놓은 당상으로 믿고 느긋해 했다. 유 지사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나가 IOC 위원 접촉에 주력했다. 반면 강원도는 선발주자인 전북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한나라당과 체육계, 언론계 등을 파고 들었다.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중재안을 냈다. 2010년에 평창, 2014년에 무주가 유치토록 한 것이다. 이후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평창은 중재안을 무시하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재도전을 시도했다. 전북이 반발했으나 찻잔속 태풍이었다.이같은 과정을 겪으며 강원도는 3수(修)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성공으로 한국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유치한 '그랜드 슬램'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6번째다.평창 유치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전북의 분발을 촉구해 본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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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8 23:02

[오목대] 대학의 유형(類型) - 장세균

근래에 와서 한참동안 대학교 등록금이 너무 많다하여 반값 등록금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되었다.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다 해도 기회만 있으면 폭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고교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약 85%가 되는 우리 교육현실에서는 충분한 사회문제 수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의 취약한 재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주 수입원은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다.호수의 나라라고 일컬어지는 스위스는 국민 일인당 소득이 4만달러를 넘어섰지만 대학 진학률은 고작 27%에 불과하다.스위스 사람들은 대학은 물론 평생교육 체계와 함께 매우 발달된 자영업을 중심으로 '장인(匠人)' 즉 '마에스트로'시스템을 통해서 중산층을 배출한다. 스위스 시계나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빅토리녹스 주머니칼은 바로 스위스의 '마에스트로' 들이 만들어내는 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지금은 직업의식의 변화가 있지만 전에는 물건 만드는것을 천업(賤業)으로 알고 멸시했다.대학을 운영하는 형태를 미국형과 유럽형으로 크게 나눈다. 미국 대학의 효시(嚆矢)는 하버드 대학이고 하버드 대학은 국가가 세운 국립대학이 아니라 휼륭한 신부를 배출하고자 세워진 사립대학이다. 미국의 많은 사립대학들은 여러 형태의 풍부한 장학 재단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뜻있는 많은 독지가(篤志家)들이 자기들의 재산 일부를 기증하여 만든 것이다. 대학생들은 이런 장학재단이 주는 혜택 속에서 공부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기부문화에서는 후진성을 탈피 못하고 있다. 경주 최부자가 유명한 것과는 반대로 조선 대부분의 부호(富豪)들은 탐욕스럽기로도 유명했다. 유럽의 대학들은 미국처럼 거부(巨富)들의 기부에 의존치 않고 대학제도 개혁에 명운(命運)을 걸었다. 유럽은 사립대학들을 국립대학으로 전환시켜 국가 재정으로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었다.일본은 어정쩡하게 문부성의 장학금을 늘리는 것으로 점진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 사립대학 제도는 무늬는 미국식이지만 각종 장학재단이 너무도 빈약하다. 그렇다고 미국의 부자처럼 한국의 부자들이 쉽사리 그들의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 같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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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7 23:02

[오목대] 이열치열(以熱治熱) - 백성일

요즘처럼 무더운 때는 기운이 빠진다. 의욕이 없어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쉬고만 싶다. 가볍게 운동을 해서 원기를 추스를 수 있지만 삼복더위를 잘 나려면 섭생이 더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여름이면 나무나 풀이 울창하게 피어나는 것처럼 몸의 양기가 바깥으로 나오고 음기는 뱃속 깊숙한 곳으로 숨는다고 한다. 여기에 여름에는 찬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몸속은 점점 차가워지게 된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설사도 잦아져 몸의 기운이 떨어지고 저항력도 약해지게 된다. 그래서 뜨거운 보양식을 먹는다.우리나라 보양식 개념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복날 보양식의 대명사인 개고기는 불(火)에 해당하고 복날은 쇠(金)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로써 쇠를 이겨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처럼 보양식하면 닭, 개, 장어 따위가 자웅을 겨뤘다. 그러나 조선시대까지만해도 이들은 민어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백성의 물고기라는 의미를 가졌으면서도 정작 백성은 가까이 하기 힘들었다. "삼복더위에 양반은 민어를 먹고 상놈은 보신탕을 먹는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민어는 여름에 먹는 고급 음식이었다.민어는 생선이지만 비린내가 없고 담백하다. 가시가 적고 살이 많아 먹기가 편하다. 6월 중순부터 7월말 알 배기 직전까지는 암컷이 맛 있고 8월초 암컷이 알을 배기 시작한 후부터는 수컷이 더 낫다. 민어회는 식감이 좋아 도톰하게 썰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씹을수록 살에서 단맛이 배어나와 입안에 감돈다. 포를 떠서 회와 전으로 먹고 남은 살과 머리 뼈로는 매운탕을 끓인다. 그래서 민어탕은 홍어애탕과 더불어 '탕중왕'이다. 정약전이 일찍이 갈파한 것처럼 "맛이 담담하면서도 달아"어떻게 해먹어도 훈감하다.다음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찾지만 계삼탕이 맞다. 닭이 주재료고 인삼은 부재료인 까닭이다. 계삼탕은 결국 무슨 닭을 쓰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값비싼 산삼을 넣으면 뭐하나. 닭이 엉터리라면 말짱 황이다. 옻 엄나무 영지버섯 등 별별 것을 다 넣어도 그건 마찬가지다. 계삼탕의 닭은 보통 두세달 키운 영계가 제격이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삼계탕은 물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지만 아무래도 옛맛은 아니다. 민어탕이든 무슨 음식이든지간에 여름철에는 잘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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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6 23:02

[오목대] 끔찍한 치매 - 이경재

"돈 때문에 요양원 보내지도 못하고 집에서 인지치료, 운동치료 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재활병원 다니고 수술하고 간병인 쓰고, 집 담보로 다 쓰고 나니까 이젠 집도 없고…" 4년째 치매 걸린 남편을 수발하는 50대 아내가 남긴 글이다.치매가족협회 홈페이지(www.alzza.or.kr)에는 이런 글들이 많다. "식사도 하지 않고 하루에 4~5번은 서럽게 우신다. 언어가 안돼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치매환자는 밥을 막 먹고 난 뒤에도 "왜 밥을 주지 않느냐"고 타박을 하기도 하고 밥을 갖다 주면 "아까 밥을 주고 또 주느냐"며 정색을 하기도 한다. 있지도 않은 일로 억장이 무너지는 소릴 해대기도 한다.치매가 뇌의 질환이라는 걸 규명한 사람이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츠하이머다. 알츠하이머는 1906년 노망 걸린 50대 여자의 증상이 악화돼 죽음에 이른 과정을 4년간 추적 조사 끝에 뇌신경 조직의 손상이 원인이라는 걸 밝혀냈다. 그래서 퇴행성 치매를 알츠하이머 병으로 부른다. 치매환자중 알츠하이머 병에 의한 것이 50∼60%를 차지한다. 혈관성 치매가 20∼30%, 나머지 10∼30%는 우울증이나 약물· 알코올· 화학물질 중독 등에 의해 발병한다.치매는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 지적 기능이 저하돼 있는 상태를 이른다. 죽음을 향해 천천히 다가갈뿐 잘 낫지도 않는다. 가족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풍비박산되기 십상이다. 이런 걸 아는 치매 당사자도 고통스럽다.생전에 레이건은 "인생의 황혼으로 살아가는 여행을 시작하겠다."며 치매 걸린 사실을 고백했고,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도 "기억에 남아있을 때 작별하고 싶다."며 비디오테이프로 기자회견을 했다. 치매가 얼마나 끔찍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치매환자가 2020년이면 노인 10명당 한명꼴이 될 것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전북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도내 치매환자는 2만5,000여명에 이른다.치매의 끔찍성을 생각한다면 치매는 이제 사회문제로 대응해야 옳다. 최근 전북치매관리센터가 전주에 문을 연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치매예방과 치료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단지 노화현상으로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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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5 23:02

[오목대] 태국-장세균

지난 6월 25일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태국은 지상군 4000명을 비롯해서 육·해·공군을 6·25 전쟁에 파병한 나라이다. 지금은 골프관광 선호국으로 한국 골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태국과 우리와의 인연의 역사는 오래이다. 1451년에 작성된 고려왕조의 연대기인 '고려사'에서 공양왕 3년, 1391년 음력 7월에 '섬라곡' 왕국이 '나이공' 등 여덟 명을 고려에 보내어 토산물 등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언급되는 '섬라곡(暹羅斛 )'은 지금의 태국을 가르킨다. '섬라곡'은 태국의 옛 명칭인 '시암'을 지칭하기도 한다.고려에서는 일찍이 중국을 다녀온 사신들을 통해서 '섬라곡'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1373년 중국에서 돌아온 사신의 보고를 통해서 '섬라곡'이 안남(安南),즉 베트남과 진랍(眞臘), 즉 캄보디아 등과 함께 중국에 조공을 바치는 중국 변방의 나라로 알게 되었다.'조선왕조 실록' 중의 '태조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창건한 이듬해인 1393년 음력 6월16일에 '섬라곡 왕국은 그의 신하인 '나이장소도' 등 20명을 보내와 소목(蘇木) 1천근과 속향(束香) 1천근 그리고 토인(土人) 2명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왕은 이 두사람의 토인을 궁궐문을 지키도록 명령했다고 한다.이때 언급되는 토인 2명은 말레이 반도의 남부지역이나 인도네시아 섬들 가운데 하나에 살던 말레이 원주민으로 노예로 붙잡혔거나 팔려 태국 무역선에 실려서 조선에 오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당시 이 지역을 여행했던 포루투갈 사람 '토므 피르스' 여행기에서 밝혀진 것이다. 그 당시 남중국해 해안에서는 광범위하게 노예무역이 행해졌는데 태국도 노동력 획득의 방법으로 노예매매에 참가했던 것이다.1395년 조선은 역사상 처음으로 사절단을 태국에 파견했던 것으로 '태조실록'에 나온다. 그러나 태조 초기에는 태국과의 무역에 적극성을 보였으나 일본 해적들의 습격을 받아 인적·물적 피해를 경험한 조선 조정은 태국과의 무역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이제 태국은 한국인에게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이 되었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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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4 23:02

[오목대] 복지 사각지대 - 조상진

# 사례1= 익산시 복지기동반은 공공 화장실과 공원 등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A씨(26·남)와 B씨(26·여)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이들은 장애인 부부로, A씨는 형제들로부터 구타와 임금착취 등 가정 내 불화를 당했으며 B씨는 구직이 여의치 않았다. 이들은 월세가 체납되면서 지난 2월 집을 나와 찜질방과 여인숙을 전전하다 노숙자의 길을 걷게 됐다. 발견 당시 B씨는 임신 5개월이었으나 그 사실조차 몰랐을 정도로 심신이 불안한 상태였다.# 사례2= C씨(남·45·정신장애 3급)는 김제 터미널 근처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다 식당 관계자가 신고했다. 조사단은 C씨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거처가 불분명한데다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한 상태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는 등 긴급 보호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실시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보호를 위한 전국 일제조사'에 따라 발굴된 케이스다. '찾아주세요, 알려주세요'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끝에 전국적으로 1만2135건에 2만3669명이 발굴되었다.발굴된 소외계층은 노인이 36.6%로 가장 많았고 장애인, 어린이 순이었다. 또 발굴 장소는 창고 및 컨테이너, 여관·여인숙, 교각, 공원, 비닐하우스, 토굴 등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사회에 벼랑 끝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실감케 해준다.이번 조사의 계기는 이명박 대통령이 TV에서 '화장실 3남매'라는 방송을 본 후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 보건복지부는 부랴부랴 TF팀을 꾸리고 조사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지금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복지논쟁이 한창이다. 무상급식에 이어 반값 대학등록금에 대한 해법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한발짝 뒤로 물러서 있던 한나라당이 더 나서는 형국이다.하지만 TV를 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호들갑을 떠는 복지정책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를 일이다.나아가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이 400만 명을 넘는다. 수급권자 157만 명의 2.5배를 웃도는 숫자다. 그물망 복지는 커녕 구멍이 숭숭 난 복지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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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1.07.01 23:02

[오목대] 장수비결 - 장세균

얼마 전에 전북 장수군(長水郡)이 장수(長壽)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수는 역사적으로 의기(義妓), 논개(論介)가 태어난곳으로도 유명하고 물길이 길다 해서 장수라는 지역 이름을 붙였는데 이제는 명(命 )도 길어 장수촌(長壽村)도 되었다.주로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는 농촌에 사는 사람이 장수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는 가끔, 화제의 뉴스가 되는 장수지역 즉 장수촌(長壽村)이 있다. 러시아 카스피해 연안에 있는 그루지아 지방, 안데스 산맥의 비르카반바, 파키스탄의 훈자, 프랑스의 브르타뉴, 일본의 은기도(隱岐島) 등이다.많은 학자들이 장수촌의 장수조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장수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첫째, 장수하는 집안에서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장수인자가 유전되는 것이다. 둘째는 장수하는 사람의 80%가 여자라는 점이다. 여자의 생활 적응력이 남자보다는 강하다는 뜻도 된다. 셋째는 장수하는 사람은 거의가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은 적이 있다. 결혼생활이 장수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요즈음 한국 젊은층의 결혼기피 현상에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반농반어(半農半漁) 생활, 즉 반절은 농사를 짓고 반절은 고기를 직접 잡는 생활을 한다는 것인데 그만큼 자연을 가까이 하고 녹색공간에서 산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는 쉴 새 없이 몸을 놀려 자질구레한 일이라도 한다는 것이다.여섯 번째는 생활정도가 중하(中下)나 하상(下上)이다. 경제적 부(富)가 장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주식(主食)이 감자, 야채, 두부, 돼지고기, 어류 등으로 적게 먹는 소식(小食)이고 조촐한 조식(粗食)이다. 식단(食單)이 화려하지 않다. 요즈음 어린이들의 비만은 소식과 조식의 역행에서 비롯된다.여덟 번째는 술, 담배, 차(茶), 설탕을 먹고 안먹고는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홉 번째는 스트레스를 받고 안받고도 장수요인과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열 번째는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열한 번째는 단위체중당 산소흡입량, 즉 기초대사량이 적을수록 장수한다는 것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것은 바로 기초대사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1.06.30 23:02

[오목대] 약식동원(藥食同源) - 백성일

예나 지금이나 무병장수하길 바란다. 9988234란 말이 회자되고 있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노인들이 빨리 죽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본심과 다른 거짓말이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무병장수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 인생칠십고래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백세인 시대가 왔다. 장수 한 노인들의 섭생은 소식에다가 채식을 주로 한다.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이 있다. 음식이 약이라는 말이다. 한식에는 약식동원 사상과 음양오행의 원리가 조화롭게 담겨져 있다. 건강하고 오래 살려면 결론적으로 한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한국인은 장 길이가 길어 채식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서구 사람들처럼 육류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바람에 성인병과 대장암 등 몹쓸병이 많이 생겨났다.쾌식 쾌숙 쾌변이 건강의 기본 원리다. 먹는 것은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 요즘 같으면 된장에다가 풋고추와 양파 쑥갓 오이 그리고 상추를 보리밥에다 싸서 쌈으로 먹으면 제격이다. 초여름의 별미 중 하나가 부추전이다. 부추를 푸짐하게 썰어 오징어까지 넣어 부친 해물 부추전이면 더욱 좋다. 여기에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부추는 한자로 '구자'라고 쓰는데 땅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다. 이러한 음식들을 먹으면 그게 보약이다.식색동원(食色同源)이란 말도 있다. 식이 강하면 색도 강하기 마련이다. 궁궐에서는 임금님의 정력을 보강하기 위해 검은색 식재료를 많이 썼다. 검은 콩, 검은 깨, 오골계, 흑염소에다 검정소 등등 검은색 음식을 많이 올렸다. 소고기도 토종 검정소만 썼다고 한다. 검은색은 오장 가운데 신장에 주로 작용한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은 콩팥 뿐 아니라 고환을 포함한 비뇨생식기 전부와 성 호르몬을 관장하는 원기의 근본으로 파악한다.현대인들은 임금님 수라상을 능가할 정도로 잘 먹고 산다. 하지만 지금 음식들이 거의 화학조미료와 달게 음식을 만들어 감칠 맛이 덜하다. 패스트 푸드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가축 사료나 다를 바 없다.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으면 성격도 급하고 포악해진다. 그래서 못살 때 어머니가 손수 지어주신 그 밥상에 올라왔던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한다. 오늘부터 옛날 밥상으로 돌아가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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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9 23:02

[오목대] 이빨 빠진 지방의회 - 이경재

지방자치는 '일정한 지역의 어떤 일을 지역주민이나 그 대표자를 통해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제도'다.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 또는 '민주주의의 학교'로 부른다.영국의 처칠 수상은 "민주주의가 가장 나쁜 제도인데 그것보다 더 좋은 제도가 없어서 민주주의를 하는 것이다."고 했다. 지구상의 여러 제도중 민주주의가 가장 나은 제도라는 걸 표현한 것이겠다.민주주의의 뿌리는 지방자치에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는 일천하다.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1995년 민선단체장 시대를 열었으니까 기껏해야 20년, 완전한 지방자치의 틀을 갖춘 건 16년 밖에 안된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70년 혹은 100년에 이르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청년기 수준이다.1961년 5.16 때 지방의회가 해산된 뒤 1991년 지방자치법이 새롭게 제정되면서 지방의회가 부활된 건 정치적 산물이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에 의해 탄생됐다. 따라서 밑에서부터 주민들에 의해 요구되고 시행된 게 아니라 위로부터, 정치권으로부터 시행된 것이 다른 나라와는 다른 특이한 현상이다.지난 91년 출범 당시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자신의 업무에 종사하면서 의회가 열리면 집행부 업무를 살피고 주민의견을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소박한 출발이었지만 시일이 흐르면서 지방의원들은 권력화됐다. 부패하기 시작했고 주민 위에 군림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유급제로 바꿨다. 도의원은 연봉 4900만원 짜리 '직장인'이 됐다. 시군의원도 3∼4000만원 대다.지방의회의 제일 기능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다.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이런 기능을 소홀히 한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지방의회에 대한 평가가 곱지 않다.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전북일보가 14개 시군 주민 800명을 대상으로 '지방의회가 제대로 견제하는 기능을 하는지'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가 44%나 됐다.지방의회가 집행부한테 알아서 긴다면,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집행부 들러리나 선다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 이빨 빠진 호랑이는 호랑이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강력한 통제수단은 선거에 있다. 민주주의의 본질도 선거다. 이빨이 없는 지방의원은 선거 때 싹 갈아치워야 한다. / 이경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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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8 23:02

[오목대] 국경분쟁 - 장세균

북한과 중국이 황금평 경제특구 공동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압록강변을 둘러싸고 영토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황금평이 북한보다 중국땅에 더 가깝게 있기에 중국영토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압록강변에 사람이 사는 섬은 황금평을 포함해 모두 11곳인데 이 가운데 10곳이 북한에 소속되었다고 한다.황금평의 영토문제는 1962년 12월 10일, 중국 수상이었던 주은래(朱恩來)와 북한의 김일성이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을 확정지은 '조중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을 떠올리게 한다.조중변계조약에 의하면 '백두산 천지의 경계선은 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마루 서남단(西南端)위에 있는 2520고지와 2664고지 사이 안부(鞍部)의 중심을 기점으로 동북향 직선으로 천지를 가로질러 대안(對安)의 산마루인 2628고지와 2680 고지 사이의 안부 중심까지이다. 그리고 그 서북부는 중국에 속하고 동남부는 북한에 속한다'고 되어있다고 한다.그래서 백두산 천지(天池)의 55%는 북한에 45%는 중국에 속하는 것이다. 결국 중국과의 국경선 조약으로 백두산 천지의 절반을 중국에 양보한 것이다. 중국과의 국경선 문제는 '간도협약'에도 있었다. 올해 9월 4일이면 과거 일본이 중국 청나라와 불법적으로 맺었던 '간도협약'이 102년이 되는 해이다. 국제법에 의하면 불법적으로 맺은 국제간의 협약이라 하다라도 100년동안 쌍방 중 어느 쪽도 이의를 제기치 않으면 유효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되어있다.그러나 100년이라는 시효는 국제법상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시효가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간도'는 북간도·서간도·남간도를 총칭하는 말로써 지금의 중국 동북(東北) 삼성(三省)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간도는 중국 청나라에서도 자기 조상들의 발원지로 보았으며 우리 조선 역시도 국력이 약한 상태에서도 간도를 지키기에 혼신(渾身)의 힘을 다한 흔적이 있었다.바로 백두산 정계비가 그것이다. 1712년 숙종 때에 백두산 위에 청나라와 조선 사이의 경계를 나타내는 경계비를 세웠다. 을사보호조약 이후, 일본은 간도를 중국에게 양보하는 불법 국제조약을 맺었다. 황금평 국경분쟁의 귀추가 주목된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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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7 23:02

[오목대] 훈몽재(訓蒙齋) - 조상진

"산도 졀로졀로 록수도 졀로졀로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산도 졀로 물도 졀로하니 산수간 나도 졀로 (山自然 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아마도 졀로 삼긴 인생이라 졀로졀로 늙사오려.(已矣哉 自然生來人生 將自然自然老)"하서(河西) 김인후(1510-1560)가 지은 '자연가(自然歌)'다. 그의 문집인 '하서전집'에 실려 있다. 송시열 또는 이황이 지었다는 이설(異說)도 없지 않으나 하서의 작품이라는 게 통설이다.하서가 이 시조를 지은 것은 그가 35살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전남 장성으로 낙향했다 38살 되던 1548년 부모를 모시고 처가가 있는 점안촌(鮎岩村·순창군 쌍치면 둔전리)으로 옮겨서다. 그는 이곳에 초당을 지어 훈몽재(訓蒙齋)라 이름짓고 유유자적 자연을 즐기며 후학을 길렀다.그에 앞서 하서는 성균관에 들어가 이황 등과 같이 공부했으며 1543년 홍문관박사 겸 세자시강원설서·홍문관부수찬이 되어 세자(인종)를 가르쳤다. 1546년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옥과현령으로 부임했으며 임금이 죽고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다시는 벼슬길에 나서지 않았다. 그가 점안촌에 든 것은 숱한 정쟁을 목격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하고 순천자(順天者)는 존(存)한다는 천리를 터득했기 때문이다.훈몽재의 훈(訓)은 가르칠 훈, 몽(蒙)은 어린 몽으로 후학을 가르치는 학숙이다. 이곳에서 기호학파의 핵심으로서 학문에 정진하며 정철 조희문 기효간 변성온 등 50여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그는 유학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호남유림으로는 유일하게 공자 맹자 등과 함께 향교 문묘(文廟)에 모셔진 동방 18현에 올랐다.훈몽재는 그의 5대손인 자연당(自然堂) 시서(時瑞)가 중흥시켰으며 정조는 훈몽재가 "잘 보존되고 있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러나 6·25 전쟁때 빨치산 토벌과정에서 소실되었다. 순창군이 2009년 17억 원을 들여 복원, 전통문화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이곳은 섬진강 상류 추령천과 백방산 등 주변 경관이 뛰어난데다 인근 복흥면 김병로 생가와 대법원 가인연수관, 낙덕정 등과 이웃하고 있다.방학 때마다 원광대·전주대 한문학과, 상지대 한의학과 학생들이 합숙하며 한학을 배우고 있고 22일에는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와 교류협약식을 가졌다.청산과 녹수속에, 온고지신의 명소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아 흐뭇하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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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4 23:02

[오목대] 커피 하우스 - 장세균

요즈음 전주시내에 갑자기 커피 하우스가 많이 생기고 있다. 커피 하우스란 예전의 '다방(茶房)'이다. 자판기 커피가 나오면서부터 다방은 어느새 사양직종이 되어버렸고 지금은 건물 지하실 몇 군데에 '다방'이라는 옛 이름의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으나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들이 주 고객이다.유행은 돌고 돌아 이제는 다방이 커피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개명(改名)이 되어 새롭게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우리 일상생활의 기호식품인 커피의 기원에 대해서는 많은 설(說 )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은 아라비아 산양치기 칼디의 이야기이다.어느날 칼디가 산양무리를 새 목초지로 데리고 갔는데 이상하게도 산양들이 흥분해서 밤늦게까지 잠들지 않았다. 이에 당황한 칼디는 근처의 수도원에 찾아가서 수도원장에게 말했더니 수도원장이 산양들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산양들이 어느 작은 나무 열매를 먹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그 열매를 가지고 여러가지로 먹어보다가 한번은 끊여서 마셔보았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그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 때 문득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수도원에서는 밤에 예배를 볼 때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수도사들이 있었는데 그 열매 끊인 물을 그들에게 마셔보게 하자는 것이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그 후로 수도원에서는 검은 음료인 커피가 필수품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영국으로 퍼지게 되고 프랑스 궁정에까지 보급되면서 커피의 화려한 역사는 시작되었다.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시음하신 분은 조선말의 고종황제이다. 그는 민비가 시해당한 후 그 이듬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아관파천(俄館播遷)이라 하는데 러시아 공사인 웨베르가 커피 열매를 건조해서 고종에게 진상했다는 것이다. 고종은 커피에 맛 들인 후 덕수궁으로 환궁을 한 후에도 커피를 즐겨마시는 커피 마니아가 되었던 것이다.다방에는 '가오마담'과 '레지'가 있었는데 '가오'는 일본어로 얼굴을 말하고 '레지'는 레지스터, 즉 Register(카운터에서 요금을 계산하는 사람)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커피 하우스가 우리 사회에서 대화의 광장, 소통의 광장이 되기를 바란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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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3 23:02

[오목대] 편백나무 숲 - 백성일

지구 온난화로 봄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졌다.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고 있다는 증표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계곡과 숲이 제일이다. 차를 갖고 먼 길을 떠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 의외로 좋은 곳이 많다. 여름철에는 한낮에 에어컨 켜고 1시간만 달려도 힘 들다. 헉헉거리고 숨막힐 지경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숲속에서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머리를 식히는 게 요산(樂山)일 게다.전국적으로 전남 장성군 축령산이 편백나무 숲으로 각광 받으면서 찾는 발길이 늘었지만 도내서도 그에 못지 않은 곳이 많다. 가깝게는 전주 왕릉의 건지산이다. 이 일대는 편백나무 숲이 있어 아침 저녁에는 말할 것 없고 낮 시간대에도 산책객이 많다. 인접 아파트촌에서 올라 오는 길이 많고 나즈막해서 더 없이 좋다. 한낮에도 편백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햇빛 하나가 들지 않을 만큼 시원하다.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사색을 통해 뇌를 쉬게 해줘야 한다.전주에서 남원간 국도를 따라 완주 신리를 지나다 보면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에 다다른다. 이 공기마을에는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큰 숲을 이루고 있다. 주말이면 한꺼번에 차가 몰려 들어 주차할 곳이 없다. 맑은 공기 마시며 한 두시간이라도 이 곳에 머물면 금세 힘이 불끈 솟는다. 산소는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암 환자들이 이 곳을 즐겨 찾는다. 요즘에는 바람으로 목욕하는 풍욕이 건강에 좋다고 소개되고 있다. 피부로 노폐물을 발산시켜 피를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현대인의 스트레스 심각성과 관련한 조사 결과가 앞다퉈 발표되고 있다. 미국 AP통신이 주요 10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81%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 4명 중 1명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트레스만 받지 그 푸는 방법을 잘 모른다. 직장 남성들은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착각한다.그러나 그 건 잠시 해소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가벼운 산책과 명상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지금처럼 더위에 지쳤을 때는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편백나무 숲으로 달려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는 것이 최상의 건강법이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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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2 23:02

[오목대] 시민여상(視民如傷) - 이경재

공직생활을 하는 데에는 세 글자의 현묘한 비결이 있으니 첫째는 맑을 '청(淸)', 둘째는 삼갈 '신(愼)', 셋째는 부지런할 '근(勤)'자라고 했다.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오는 말이다. 정관정요는 성군으로 꼽히는 당나라 태종의 치도(治道)를 설명한 것으로 제왕학의 교과서랄 수 있다.고위 고직자나 리더가 사려 깊게 새겨야 할 덕목으로 '시민여상'(視民如傷)이 있다. '백성 보기를 마치 자신의 상처를 보듯 하라'는 뜻이다. 맹자가 문왕(文王)의 예를 든 말인데 문왕은 중국 주나라의 기초를 닦고 덕치에 힘쓴 명군이다.송나라 때 성리학의 원류인 정호(程顥)는 지방관으로 임관할 때마다 집무실에 '시민여상'을 써놓고 "내가 항상 이 네 글자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 글귀를 좌우명 삼아 자신을 채찍질했던 것이리라. 다산 정약용도 목민심서에서 시민여상을 재인용하며 각 지역에 부임한 지방관들이 새겨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요즘 공직사회가 비리와 부정으로 난타당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온통 썩은 나라'라고 질타하고 나설 정도다. 청(淸), 신(愼), 근(勤)의 세 덕목과 시민여상은 커녕 틈만 나면 빼돌리고 향응 받고 자기네들 회식비용까지 업자들한테 물리는 판이니 공직사회가 썩어도 너무 썩었다.일찌감치 이런 비리백태를 경험한 나머지 공직을 그만 두려했던 안세경 전주부시장이 4년10개월 간의 전주시 근무를 마치고 오늘 이임한다. 부단체장 재임기간으로선 아마 최장수인 것 같다. 그를 떠올리는 건 시민여상이라는 그의 좌우명 때문이다.그는 "…공직내부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보면서 당장 옷을 벗고 싶었다. 괴로워할 때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이 마음을 바꾸게 만들었고, 산민(山民) 선생이 써 준 '시민여상' 글귀를 사무실에 걸고 좌우명처럼 조석으로 쳐다보며 나를 다스렸다."고 그의 책 '나 당신 그리고 우리'에서 적고 있다.그가 마침 국무총리실의 국가경쟁력위원회로 옮긴다.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런만큼 파격적, 획기적 개선책을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한다. '시민여상'이 고위 공직자들의 전범(典範)이 될 수 있도록.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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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1 23:02

[오목대] 대사습(大私習) 놀이 - 장세균

지난 수십년 동안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되어온 '전주 대사습 놀이'가 올해 처음으로 경기전과 한옥마을에서 지난 11일과 13일 사이에 열렸다. 우리나라 판소리의 중시조(中始祖)인 송흥록(宋興祿)은 지리산에서 폭포 소리를 능가하는 3년 수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그의 이런 성공의 뒤편에는 한 맹렬(猛烈) 여성이 숨어 있었다고 한다.3년을 송흥록과 동거, 뒷바라지 하면서도 송흥록의 피를 토하는 폭포수련을 성공시키기까지는 단 한번도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고 한다. 송홍록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판소리 예맥(藝脈)이 지리산의 지맥(支脈)인 노령산맥을 따라 호남땅으로 번져간 것이라고 한다.우리나라의 명창으로는 전(前) 8명창, 후(後) 8명창, 또는 5명창을 드는데 순조(純祖)와 철종(哲宗)때 전 8명창 중에서 권삼득(權三得), 모흥갑(牟興甲), 송흥록 형제, 신만엽(申萬葉), 주덕기(朱德基) 등 6명이 호남사람이요, 철종·고종 때 '후 8명창'중에서 박유전(朴裕全), 박만순(朴萬順), 이날치(李捺致) 등도 모두가 호남 태생이었다고 한다. 고종 말기 일제 초기의 '5명창' 김창환(金昌煥), 송만갑(宋萬甲), 정정렬(丁貞烈), 유성준(劉成俊), 진채선(陳彩仙) 등도 거의가 호남 출신이었다고 한다.그후 명창인 허금파(許錦波), 임방울(林芳蔚), 오태석(吳太石), 이화중선(李花中仙) 그리고 무형문화재인 김연수(金演洙), 정광수(丁珖秀), 김여란(金如蘭), 박초월(朴初月), 김소희(金素姬)도 이 호남판소리 예맥에 핀 꽃들이라고 한다.다니엘 부어스틴은 왜 호남이 판소리의 온상이 되었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들판에는 집회소가 있고 그곳에 사람이 모이면 무대가 생기며 무대가 생기면 예술이 생기고 따라서 들판 사람들은 주정적(主情的)이게 된다"고 했다. 전라도에는 어느 마을이나 마을 입구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모정(茅亭)이라는 조그만 건물이 있다.일을 끝내고 이 모정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여흥이 따르기 마련이었다. 소위 이 '모정'이라는 무대가 바로 '판'이요, 이 '판'에서 여흥으로 나타난 '소리'가 바로 판소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판소리는 당연히 전라도 방언으로 되어 있으며 호남의 고도(古都), 전주가 바로 판소리의 메카가 되어가는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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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0 23:02

[오목대] 남전(藍田) 허산옥 - 조상진

전주가 '맛과 멋'의 고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아마 오래 전부터 판소리의 고장이었고 뛰어난 그림과 글씨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맛깔스런 음식까지 곁들여 더욱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 전주가 예향으로서 맥을 잇도록 한 분 중 하나가 남전(藍田) 허산옥(본명 허귀옥·1926-1993)이다. 그녀는 자신이 출중한 화가였고 전주의 대표적 한정식집 행원(杏園)의 경영자였다. 그러면서 배포 큰 문화예술계의 메세나였다. 말하자면 남전은 40여 년 동안 전주 문화예술계의 대모(代母)였던 셈이다.남전은 김제 부량의 가난한 집에서 10남매 중 아홉째로 태어났다. 16살에 남원권번에 들어가 기생이 되었고, 이곳에서 산옥(山玉)이란 예명을 받았다. 이후 예능활동은 전주에서 펼쳤다. 당시 권번은 가무와 시, 서화를 가르치는 종합예술학교였고 기생은 잘 나가는 아이돌 가수요, 탈렌트였다.남전은 풍남문 옆에 행원을 개업했다. 일제 때 유명한 요정이었던 낙원의 건물 일부를 인수받아 문을 연 것이다. 이 즈음 남전은 전주 동광미술학원에서 이도영(나중에 서울에 올라가 홍익대를 설립)에게 동양화, 이응로에게 산수화를 배웠다. 또 개인적으로 허백련에게 산수화, 송성룡에게 서예, 이용우에게 기명절지(器皿折枝)를 사사했다.(전주대 송화섭 교수)그러면서 화가들을 적극 후원했다. 당시 전주에는 효산 이광열이 한묵회를 조직하면서 변관식 이상범 장우성 허건 등 소위 '10대 작가'들의 왕래가 빈번했다. 뿐만 아니라 행원의 명성을 듣고 찾아 온 영화인이며 문인, 국악인들이 줄을 이었다. 남전은 이들의 후원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행원은 이들이 풍류를 즐기는 공간이었다.이들에게 잠자리와 술 밥을 풍족히 대접하고 이들이 그린 그림을 구입해줬다. 또 자신의 그림을 용채(用債)로 내놓은 경우도 빈번했다.(체육발전연구원 이인철 원장) 남 몰래 선행도 베풀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많이 주었다.이같은 후원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본인도 국전에 15번 입선하는 실력을 보였다. 국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도 역임했다. 남전은 1993년 전북예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다 세상을 떴다.지금이라도 그의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갖고 조그만 기념관이라도 마련하는 것, 그것이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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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17 23:02

[오목대] 노블레스 오블리주 - 장세균

우리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정의(正義)'가 숨을 죽일수록 역(逆)으로 정의라는 말이 더 범람하듯, 사회 지도층들이 사회적 책임감이 없을수록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은 남발된다.대학교 일년 등록금 천만원대 육박은 학부형 등을 휘게 만드는데 제정신이 없는 교수들이 높은 봉급과 안식년을 얻어 가며 골프로 세월을 보냈다는 것도 '반(反)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뜻이다. 지도층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이런 정신은 이미 고대 로마 시대 때 확립이 되었다. '고귀하게 태어난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로마 귀족의 정신이었다. 고대 로마 초기에 로마 귀족들은 솔선하여 카르타고 한니발과의 전쟁에 참전하였고 제 2차 포에니 전쟁에서는 13명의 집정관이 전사하는 등 최고 관리직인 귀족들이 죽음을 불사한 것이다.그러나 조선 왕조 때에는 사회 지도층이라는 양반들은 이런 저런 핑계로 군역(軍役)에서 면제되었다. 이런 무책임주의가 아직도 우리 사회 구석에서 숨을 쉬고 있다. 얼마전에 일제 강점기 항일투쟁의 기지이자 독립군 양성소 역할을 한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 기념행사가 서울 서대문형무소 잔디광장에서 열렸다고 한다. 신흥 무관학교는 석주(石洲) 이상룡과 우당(友堂) 이회영 선생의 희생이 밑바탕이 되었다.1910년 한일합병 조약이 성립되자 한일병합에 공(功)이 큰 76명이 일본으로부터 귀족작위를 받었는데 대부분이 노론(老論) 출신이었다고 한다. 이회영 일가는 소론(小論)의 대표적 집안으로,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대거 이주키 위해 갖은 어려움 속에서 전재산을 정리하였는데 그 당시 쌀 한가마니가 3원일 때 40만원의 거금이 마련되었다고 한다.온 가족이 만주로 이주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는 데 전재산을 쾌척했으며 신흥무관학교 출신이 근간이 되어 독립운동 사상 최대의 성과라는 청산리 대첩을 이루어 낸 것이다. 이완용과는 달리 독립운동을 위해 전재산을 정리하여 망명했던 이회영 일가의 행동은 우리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씨앗은 있다는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1.06.16 23:02

[오목대] 지역선수교체 - 백성일

전북이 왜 낙후되었는가를 따지면 정치적 원인이 제일 컸다고 볼 수 있다.정부 수립 이후 줄곧 영남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북이 정치적으로 소외된 탓이 크다.중앙 정부가 자원 배분과 인재 등용을 고루게 안해 줬기 때문이다.경부축 위주로 산업화를 주도한 것도 한 원인이다.그러나 우리 내부에도 문제가 있다.정치적으로 경쟁 구도를 만들어 주지 않고 민주당 일변도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지역정서에 의존하는 정치구도는 잘못된 행태다.결국 우리가 못 사는 건 돈과 인재가 없어서다.돈이 없어지면서 인재도 사라졌다.인재는 돈 되는 곳으로 몰리게 돼 있다.다른 지방도 엇비슷하지만 전북은 그 도가 심하다.지금 같은 정치구도가 계속 되는 한 지역 낙후를 면키는 힘들 다.아무리 중앙에 가서 국가예산 타령을 늘어 놓아도 그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다.현재 같은 정치 구도는 일부 정치하는 사람 한테나 좋지 도민들 한테는 나쁘다.전반적으로 지역 사회가 정체됐다.나이가 벼슬로 통할 정도로 가부장적 사회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나이 오 륙십이 넘어도 물당번 하기도 힘들다.지금도 고령자들이 지역을 이끌고 있다.물론 경륜이 필요해서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젊은 패기도 중요하다.LH유치 운동을 펼 때 모든 게 드러났다.지역에서 신망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앞장서면 될 일도 안된다.그 사람들 보고 힘을 합쳐야 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지금 지역에서 큰 소리 치는 사람들을 보면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너무 신물이 날 정도로 오랫동안 감놔라 배놔라 한 사람들이다.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선수를 교체해야 할 때가 왔다.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임무교대를 해야 한다.그래야 지역이 산다.이미 개인 역량이 다 드러난 사람들을 믿고 따를 사람이 없다.어떤 공적 단체나 공적 모임도 장기간 이끌면 단점만 보인다.전북은 변곡점을 맞았다.LH유치 실패를 교훈삼아 지역을 새롭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정치적으로 목소리만 키우는 사람 보다는 때로는 사재를 털어가며 동고동락할 사람이면 그만이다.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지만 그래도 노 장 청의 조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그 누구 하나 사람 없소./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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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1.06.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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