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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淸白吏)하면 주저하지 않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조선시대의 황 희(黃 喜) 정승이다. 장마철 오랜 비에 낡은 지붕에서 빗물이 새기 시작했다. 방이 온통 물로 젖어 있는 것을 보다 못한 정승의 부인이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자 황 희 정승은 “그럼 우산을 가져오시오. 그래도 우리는 괜찮은 편이오. 우산 없는 집이 더 걱정이 되는구려.”라고 말하였다.또 한번은 겨울철 솜옷이 단벌뿐이었던 황 희가 일찍 퇴궐한 후 부인에게 솜옷을 뜯어 빨게 했다. 밤새에 말려 아침에 입고 갈 심산이었다. 그런데 속히 입궐하라는 어명이 내렸다. 황 희보다 부인이 더 당황하여 황 희를 쳐다보며 어쩔줄 모르는데 황 희는 아무일 아니라는 듯 이렇게 말하였다. “뜯어놓은 솜을 그냥 주시오. 옷 속에 둘둘 말아 가면 누가 알아보겠소”하며 관복안에 솜을 말아서 입고 서둘러 입궐하였다고 한다.당대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이었던 명재상의 생활이 그러하였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가 태평하고 안정되려면 먼저 그 시대의 국기(國基)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사회의 질서가 지켜지며 서로 믿는 풍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원동력은 어느 때를 막론하고 위로는 국정을 다스리는 관료로부터 아래로는 지방행정을 보살피는 공무원까지 정신적 자세와 실천행동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국가 체제와 제도는 시대에 따라 변천은 있을지언정 그 임무와 기강에 수반되는 사명감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국민의 세금을 받고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재위치는 엄연한 공무원으로서 사사(私事)로운 개인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은 공인으로서 기강이 있고 공명정대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게 마련이다.요즘 도내 자치단체장의 뇌물수수와 심지어는 자치단체장의 부인의 뇌물수수로 항간이 떠들썩하다. 아마 그들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라는 말을 잊고 살아온 듯하다.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동학’을 ‘팔고’ 다니고 있어 뜻 있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퍼졌던 반봉건 반외세의 거족적 민중항쟁이 특정지역의 전유물인냥 왜곡하는 사람들이 그 하나라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기를 쓰고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그 둘이라 하겠다.자신의 생존전략을 이것과 연계시키려 하는 정치인들의 불순한 의도는 어제오늘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자신이 주도한 불법 군사쿠데타가 동학농민혁명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며 드높은 기념탑을 세운 독재자가 그 원조 격에 해당한다면, 전봉준장군이 자신과 같은 성씨라며 드넓은 기념관을 지은 또 다른 군사독재자의 행태는 역사적 회화화의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들의 ‘불순한 의도’ 덕분에 일제에 의해 자행된 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 축소를 그나마 피할 수 있게 되었으니 나름의 의미를 지니는 일이라 할 수도 있겠다.그러나 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유적지는 모르쇠한 채 수백억원이나 하는 국가예산을 구체적인 운영계획 하나 없이 대규모 기념관 건립에 쏟아 부으려 하는 현역 자치단체장이나, 오랫동안 기념사업을 해온 전국의 기념사업단체들의 명칭을 농민혁명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여 회수하려 하는 현역 국회의원의 저의는 아무리 되뇌어도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농민혁명을 어느 작은 지역에서 일어난 민란정도로 축소 조작하려 했던 일제의 역사 왜곡을 이 대명천지에서 반복하겠다는 것인가? 특별법 제정의 일차적 목적이 농민군들의 명예회복과 역사적 복권일텐데 이를 위해 헌신해온 십 수개에 달하는 전국의 기념사업단체들의 활동을 하필 그 법을 통해 막으려 하다니 말이나 되는 일인가?정신계승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용만 하려 할 때에는 낭패를 당할 뿐 아니라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요즘 매관매직으로 수모를 당하고 있는 단체장 역시 역사왜곡은 나 몰라라한 채 기념관 유치에만 열을 올렸던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이런 차원에서도 의미심장한 일일 것이다.
지난 96년 1월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가수 서태지가 작년 8월 귀국했다. 4년7개월여 만이었다. 그가 귀국하던 날 김포공항에는 10대 열성팬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서태지 서태지’를 외쳐댔다. 그들의 함성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요란했다.이 10대 팬들을 열광시킨 서태지는 과연 누구인가. 도대체 그가 누구이길래 이처럼 열성팬들의 붙박이 환호가 그치지 않는가. 크지않은 키, 미남이라고 할 수 없는 용모, 어눌한 말투까지 어느것 하나 결코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이 뛰어나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열성팬들을 몰고 다닌다. 그의 공연장에는 거대한 용광로와도 같은 열기가 끓어 넘친다.그가 오늘이 있기까지 보여준 음악적 노력의 성과가 바로 그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온몸으로 노래하는 가수이다. 폭발적인 율동과 호소하는듯한 노랫말로 ‘컴백홈’ ‘오렌지’ 등 10대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새로운 팝뮤직을 선보였다.아마도 90년대 대중문화의 물결을 바꾼 가수를 꼽으라면 당연히 그도 포함될 것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그의 팬이라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시쳇말로 밑천이 떨어졌다 싶으니까 미련없이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었다. ‘아름다운 퇴장’, 그것도 그가 대중에 영합하는 또다른 인기의 한 비결이 된 것이다.지난해 서울 귀국공연에 이어 서태지가 15일 전주에 왔다.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속에서도 공연장인 전주실내체육관 주변에는 수백명의 열성팬들이 몰려들어 멀티비전을 보며 서태지의 노래를 합창하는 등 시작전부터 열기를 뿜어댔다고 한다. 대구·부산 등 지방순회공연에서 빠진 광주지역에서는 팬들이 5대의 버스를 전세내어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니 그 열기를 짐작할만 하다. 정치·경제·사회가 모두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은 요즈음 서태지는 젊은 팬들에겐 해빙의 전령사쯤이 된 것은 아닌지 싶다.
초상권(肖像權)은 그림이나 사진따위에 나타난 개인의 얼굴과 모습에 관해 본인이 가지는 권리를 말한다. 주로 신문이나 방송 출판물 등 대중매체에 의해 특정인의 명예가 손상됐다고 판단될때 인격권(人格權)으로서 자기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또한 그로 인한 물질적 손해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때 재산권으로서도 인정된다.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탤런트 김희선의 누드사진집이나 인기 보컬그룹 HOT의 사진 무단게재 경우처럼 초상권 시비는 주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특정 분야의 유명인들에 의해 자주 제기된다. 지난해 쇼핑몰을 상대로 광고계약위반소송을 낸 탤런트 배두나를 비롯 연예계에서 제기된 초상권 소송만 50여건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쪽에서도 몰래 카메라를 들이대는 파파로치들 때문에 상류사회 유명인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고 그만큼 초상권을 둘러싼 법정 다툼도 심심치않게 들려온다. 사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사진 게재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파생시킨다. 특히 스캔들이나 범죄 연루자의 경우는 가히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성범죄자들의 명단공개나 신상·사진공개 등이 인권침해 논란을 빚는 것도 그 때문이다.경찰의 압수수색이나 현행범 체포장면을 당사자 동의없이 촬영 보도한 경우에도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의 모 대학 교수였던 최모씨가 S방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였다. 법원은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법익(法益)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엊그제 정읍시장 부인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이 집행될때 방송보도를 본 사람들의 말이 떠오른다. ‘저 노인네가 무슨 죄를 졌길래 저토록…’. 그녀는 두 손에 수갑을 찬채 고개를 푹 수그렸지만 그 ‘수갑 찬 손’과 얼굴 모습이 지나치게 클로즈업 돼 보는 이들이 오히려 민망할 정도였다. 아무리 범죄 혐의가 드러난 피의자일지라도 그들의 인격이나 초상권 또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법 감정 아닌가.
일반미(米)를 원료로 만든 소주가 곧 시판될 것으로 보여 주당들의 ‘술맛’을 당기게 될 것같다.농림부는 적정선을 넘어 보관료 부담만 커지고 있는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해 96년 수매분 가운데 남아있는 5만섬과 99년과 지난해 수매한 풍수해 피해벼 3천4백만섬등 90억원 상당 물량을 소주원료인 주정용으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한때 모든 재화의 기본이고 부(富)의 상징이었던 일반미가 이렇게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을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다수확벼 품종인 통일미가 주정용과 막걸리 원료로 사용된 적은 있었으나 정부에서 수매한 일반미가 소주 원료로 공곱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소주는 기원전 3천년경 서아시아 수메르에서 최초로 제조된후 우리나라에는 고려후기에 원(元)나라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서민들이 즐겨 찾는 소주는 증류방법에 따라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구분되는데, 증류주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재래식 소주와 마찬가지로 단식 증류기를 사용하여 제조한다. 보리·옥수수등 곡류와 감자·고구마등을 원료로 이용하여 발효시킨 담근 술을 단식 증류기에 넣고 한두번 증류해서 알코올도수 30%이상의 소주를 받아낸다.희석식은 증류식과 같은 방법으로 담근 술을 연속식 증류기로 받아낸 알코올도수 95%이상의 원료주정에 물을 타 농도를 낮춘후 여기에 각종 첨가물을 혼합하여 제조한 술로 국내서 판매되는 소주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대한주류공업협회에서 따르면 지난해 10월말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소주(3백60㎖기준)는 19억3천8백95만병이나 되며, 출고가격 1천원미만의 소주를 마시고 주당들이 국가에 낸 주세만도 99년 한해 3천2백92억원이라는 엄청난 통계수치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천문학적으로 소주를 마셔대는 나라에서 남성 6명중 1명이 간질환 보유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결과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교훈을 시사해준다.
작년도 주식시장은 연중 최고치 대비 거래소시장이 52% 코스닥시장이 80%나 폭락하는 사상 최악의 장세를 보이면서 지난 80년 종합주가지수가 도입된 이래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남겼다. 이같은 주가폭락 과정에서 소위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무려 1백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작년 한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액을 잠정 집계한바에 따르면 거래소시장에서 64조원, 코스닥시장에서 39조원등 모두 1백3조원을 허공에 날린것으로 드러났다.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가 아닐수 없다.증권예탁원이 조사한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주식투자인구는 전체국민의 9.3%에 달하는 4백29만5천7백54명으로 이중 순수 개인투자자는 4백28만2천4백59명. 개인투자자 한사람당 5인가족으로 계산할때 두 집 가운데 한 집이 증권투자를 하고 있는 셈인데 이수치를 근거로 개인투자자의 손실액을 산출해보면 가구당 평균 2천4백만원이나 된다. 결코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증권투자에 실패한 사람이 부지기수요, 직장잃은 사람 노숙자로 전락한 사람, 심지어 목숨까지 끊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다. 오죽하면 요새 패가망신하는 길로 주색잡기(酒色雜技)에다 증권투자를 하나 더 보태겠는가.그러나 지금까지 서설(序說)은 자본시장의 꽃이라 불리우는 증권시장과 아예 담을 쌓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자본주의를 사는 이 시대, 어찌 증권시장을 외면해 버리라고 강요할수 있을것인가. 다만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주변환경이 거의 도박장에 가까워 순진하고 한가한 마음으로 투자를 하다가는 쪽박차기 십상이어서 개인투자자들이 증권투자를 할때는 먼저 철저한 프로의식으로 무장하고 무엇보다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각종 혼란스런 정보속에 자금력이 약한 개미들이 어떻게 정보가 정확하고 자금이 풍부한 기관과 외국인들을 당해낼수 있을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 허황된 욕심과 고정관념, 미련, 흥분은 주식중독증만 키울뿐이다.
사람에게는 선(善)과 악(惡)의 양면성이 자리잡고 있다. 어쩌면 선과 악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이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인간의 본성이 착한 것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칭찬 받기를 좋아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를 원한다. 사람의 본성이 악하다면 착하다는 말보다는 악하다는 평가에 기분이 좋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흉악범일지라도 ‘당신은 본성이 고약한 사람이다’라는 말에 기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무리 흉악 무도한 강도범일지라도 ‘당신은 원래 착한 사람이었지만 당신을 그렇게 만든 건 당신 자신이라기보다는 사회나 이웃, 그리고 가족과 친구일 것이다’라며 다독거려 주어야 속에 품고 있는 진실을 토해놓고 반성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 비춰서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고 미루어 짐작할 따름이다.하지만 악의에 가득한 오기와 심술을 부리는 사람들은 언제나 인류역사 뿐 아니라 우리의 주변에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 진시황의 폭정에 중국 국민이 고난을 겪어야 했고, 히틀러의 패권 정치는 전 유럽을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 넣기도 했으며, 일본의 제국 정치는 우리 민족과 동남아를 괴롭히기도 하였다.이렇게 큰 사건이 아니고도 우리 주변에는 개인적으로도 다수의 사람을 괴롭힌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퍼뜨려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득도 없으면서 불특정 다수를 괴롭히고, 다른 사람의 차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쇠붙이로 긁어 놓아 흠집을 내거나, 새치기를 해서 여러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등 그야말로 놀부전에 나오는 놀부심보와 같은 일들이 만연하고 있다.사람에게는 사람이 가장 좋지만 가장 무서운 대상이기도 하다. 사람은 감정과 기분 여하에 따라 가장 좋은 대상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만만찮은 반대 목속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지역의 소중한 소망으로 가꾸어온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이 하필 눈 때문에 무산될 것 같다. 눈이 많이 내려야 스키 등의 경기를 원활하게 치를 수 있을 터인데 무주리조트 지역은 눈만 오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지난 주말, 오랜만에 많은 양의 눈이 내려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했다. 그러나 정작 무주리조트를 찾은 스키족들은 눈으로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했다. 리조트진입로에 이를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폭설주의보에 잔뜩 긴장했던 사람들은 리조트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에 이르러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진입로부터는 전혀 도로정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다 와서 미끄럼방지 사슬을 감는등 북새통이 말이 아니었다. 한참을 기다려 입구에 들어서자 상황은 점입가경(漸入佳境), 도로고 주차장이고 저혀 정비가 되어있지 않아 차들이 길 위에 서있어야 했다. 수속을 마치고 숙소까지 가는 데만 한 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드문드문 안내 도우미들이 있었지만 꽉 막혀 움싹달싹 못하는 짜증 상황을 어찌해보겠다는 의지나 노력은 눈을 씻고 보아도 없었다.이러고 무슨 동계올림픽? 가소로운 웃음만이 운전자들이나 스키장비를 들고 눈 속에서 낑낑대는 보행자들의 입가에 번지고 있었다. 수입만을 계산하며 엄청난 숙박시설을 지어대면서 교통문제와 도로나 주차장 제설작업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이다.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하겠다고? 심사위원들은 눈도 귀도 없단 말인가? 아니 그리고 반짝하는 올림픽만 중요하고 일상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은 ‘봉’이란 말인가?눈오는 것을 반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오지 말라고 기도할 수도 없고, 올 겨울 스키를 즐겨보겠다는 사람들 마음두기가 참 어렵게 되었다.
97년 대통령선거가 끝난후 정가에 3적(敵)이란 말이 회자됐었다. 대통령선거 기간과 그 이전, DJ공격의 선봉에 섰던 당시 신한국당 소속 3명의 국회의원을 지칭한 말이다. 사람들은 DJ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어떤 식으로도 이 세 사람은 손을 볼 것이라고 수근댔었다. DJ가 아무리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온정주의자일지라도 그들의 DJ공격이 너무 악랄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정부가 출범한지 3년이 지났지만 그런 불행한(?)일은 없었다.그 중의 한 명이 요즘‘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의 장본인으로 떠오른 강삼재(姜三載)의원이다. 사진이나 TV화면에 비치는 강의원의 모습은 날카롭다 못해 독기까지 느껴진다. 매부리코에 쏘아 보는듯한 눈빛,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차고 매서운 인상을 풍긴다. 당시 집권당 사무총장이던 그는 대통령선거 막바지에 DJ의 비자금 ‘20억원+@’설로 정국을 뒤흔들면서 자다가 공인하는 DJ저격수로 나섰다. 그는 심지어 ‘DJ가 부도덕한 돈을 고백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에 의해 강제로 은퇴당할 것’이라는 막말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가 가지고 있다고 호언했던 비자금 파일이란것은 아직까지 밝혀진바 없고 ‘20억원+@’설도 유야무야 하고 말았다.그랬던 강의원이 이번에 안기부자금 유입설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받자 ‘올가미를 미리 만들어 놀고 출두를 요구하는 한 검찰에 결코 나가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대통령과의 악연을 원수 갚는 것처럼 하는데 대해 끝장을 보겠다고도 햇다. 97년 대선때의 그 독기를 다시 보는 듯 해 섬찟하다.한나라당은 강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또다시 방탄국회를 소집해 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계류중인 안건처리를 위해서라지만 누가 봐도 강의원 보호용이란 것쯤은 쉽게 알 수 있게한다. 강의원은 금 간 레코드판 돌아가듯 ‘야당탄압’이란 주장만 되풀이 하지 말고 떳떳하다면 당당하게 검찰에 출두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본인의 주장대로 끝장을 봤으면 한다. 우군의 보호망 뒤에서만 큰소리 치는 저격수는 떳떳하지 못하다.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마을 바우르에서 해마다 8월초에 열리는 ‘바우르의 여름축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1주일동안 열리는 이 연극축제에는 국내외의 권위있는 극단이 출연하여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축제가 열리기전 음악회에선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흥겹게 춤추고 놀며 달팽이 소시지등 전통음식도 선보여 관광객들의 식도락 욕구를 채워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이런 형식의 지역축제는 프랑스 뿐 아니라 미국·영국등 서구 선진국, 이웃나라 일본이나 대만등에도 많다. 축제를 관광자원화 하며 지역재정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해마다 전국 각 지자체에서 열리는 지역축제가 자그만치 4백24개에 이른다고 한다.저마다 ‘지방문화의 전통을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개발과 주민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축제 내용을 들여다 보면 하나같이 현실이나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농악대의 풍물놀이는 기본 메뉴이고 주민 노래자랑이나 지역 특산품 전시, ()()아가씨 뽑기까지 빼다 박은 듯 똑같다. 볼거리나 먹을거리에서 조차 차별화나 특색이 없으니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아니라 축제를 빙자한 짜깁기 잡탕행사라는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지방자치가 실시된 후 각 지역에 있는 산(山)이름 뒤에 제(祭)자만 붙이면 그 지역축제가 되는 이런 잔치마당에 든 비용만 연간 8백50억원이 넘었다는 감사원 지적도 있었다. 물론 지역 특색을 살려 전국 규모 축제도 호응받는 행사가 없지 않다. 지리산 철쭉제나 남원 축향제, 개천 예술제, 강릉 단오제, 정읍 동학제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부천 국제영화제가 성공을 거두자 부산·전주도 뒤따라 비슷한 포멧의 영화제를 여는 것과 같은 낭비성 재전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문화부가 올해를 ‘지역문화의 해’로 선포했다. ‘지역문화의 자립화·개성화·다원화’를 지향하겠다는 다짐도 내놓았다. 그 출발이 ‘모양없는 지역축제’의 정비로부터 시작됐으면 한다.
대표적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공기업에 후원금을 요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시민단체 전체의 도덕성에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원을 요청한 시점이 해당 공기업 판공비 사업내역 공개를 요구하던 시점과 겹쳐 의혹마저 제기되자 경실련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잘못을 인정, 공개사과하는 촌극까지 빚고 말았다.지난해 4·13총선에서 ‘바꿔 바꿔’ 열풍을 일으키며 낙선운동을 벌여 대상자의 70%를 낙마시키면서 국민곁에 다가선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장원(張元) 성추문 사건’에 이어 터진 악재로 시민단체의 생명인 도덕성·투명성·순수성에 큰 흠집을 남기게 되었다.현재 우리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시민운동의 성격은 초기에 반독재 기치의 민주화운동이 주류를 이뤘으나, 그후 소비자운동과 환경운동으로 대변되는 공익운동, 그리고 농민·빈민등 특정계층과 지역을 단위로한 지역운동으로 옮아가고 있으며, 경제성의 실현을 위한 사회운동과 공명선거 감시활동에 이르기 까지 활동 폭을 넓혀 오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급속한 양적(量的) 성장을 따르지 못하고 내부갈등이 표출되면서 시민단체들 마다 안팎의 거센 비판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시민운동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시민없는 시민운동, 백화점식 운영, 열악한 재정구조, 명망가 중심 활동등을 시민운동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경제난등으로 인해 시민참여가 줄다보니 자발적 납부에 의한 회비 수입까지 감소, 계속되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무리수가 나오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시민운동은 지속돼야 한다. 시민단체의 뼈를 깎는 내부성찰및 점검과 함께 기업이나 시민들의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등 시민단체의 재정확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올해도 영락없이 소한(小寒)추위가 찾아왔다. ‘소한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 ‘대한(大寒)이 소한집에 놀러왔다가 얼어죽었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동지(冬至)와 대한 사이에 낀 소한은 추위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다.어느 해를 막론하고 소한에서 대한 사이가 가장 깊은 겨울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때는 결코 동장군(冬將軍)을 피할 수 없는 시기이고 보면 소한추위를 두려워 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추위를 극복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나서는게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된다.동장군이란 겨울철의 매서운 추위를 의인화하여 일컫는 말로 나폴레옹1세가 1812년 5월 31일 45만대군을 이끌고 알프스산맥을 넘어 러시아 원정에 나섰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겨울을 맞게되고 때마침 불어닥친 초속 20m가 넘는 강풍과 영하25℃를 오르내리는 혹한으로 그 해 12월 8일 퇴각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겨울 혹한이 막강한 전투력보다 더 무섭다’하여 유래된 말이다.또 동장군과 연관된 전쟁이야기로 2차대전중(1939년 11월) 소련이 기계화부대를 앞세워 얼음의 나라 핀란드를 선전포고도 없이 침공했다가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궤멸당했던 일, 임진왜란때 여름군복을 입고 쳐들어왔던 일본군 선봉대들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혹심한 추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지리멸렬 패퇴했던 사실 등이 있다.그러나 전쟁터에서 맹위를 떨쳤던 그 동장군이 최첨단 문명을 구가하고 있는 요즘 재래식 전쟁터를 떠나 경제열등생이 되어 거리로 내몰린 노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연유야 어찌됐건 그들은 이시대를 함께 사는 이웃이다. 우리는 최소한 그들을 동장군으로부터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주위를 살펴보자. 자식에게 버림받은 노인은 없는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없는지, 직장잃고 건강잃고 주식에 실패하고 오갈때 없는 이웃은 없는지…
올해도 영락없이 소한(小寒)추위가 찾아왔다. ‘소한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 ‘대한(大寒)이 소한집에 놀러왔다가 얼어죽었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동지(冬至)와 대한 사이에 낀 소한은 추위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다.어느 해를 막론하고 소한에서 대한사이가 가장 깊은 겨울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때는 결코 동장군(冬將軍)을 피할 수 없는 시기이고 보면 소한추위를 두려워 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추위를 극복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나서는게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된다.동장군이란 겨울철의 매서운 추위를 의인화하여 일컫는 말로 나폴레옹1세가 1812년 5월 31일 45만대군을 이끌고 알프스산맥을 넘어 러시아 원정에 나섰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겨울을 맞게되고 때마침 불어닥친 초속 20m가 넘는 강풍과 영하25℃를 오르내리는 혹한으로 그 해 12월 8일 퇴각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겨울 혹한이 막강한 전투력보다 더 무섭다’하여 유래된 말이다.또 동장군과 연관된 전쟁이야기로 2차대전중(1939년 11월) 소련이 기계화부대를 앞세워 얼음의 나라 핀란드를 선전포고도 없이 침공했다가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궤멸당했던 일, 임진왜란때 여름군복을 입고 쳐들어왔던 일본군 선봉대들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혹심한 추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지리멸멸 패퇴했던 사실 등이 있다.그러나 전쟁터에서 맹위를 떨쳤던 그 동장군이 최첨단 문명을 구가하고 있는 요즘 재래식 전쟁터를 떠나 경제열등생이 되어 거리로 내몰린 노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연유야 어찌됐건 그들은 이시대를 함께사는 이웃이다. 우리는 최소한 그들을 동장군으로부터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주위를 살펴보자. 자식에게 버림받은 노인은 없는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없는지, 직장잃고 건강잃고 주식에 실패하고 오갈때 없는 이웃은 없는지…
중국의 전국시대는 당시 최강국인 진(秦)나라와 연(燕)·제(齊)·초(楚)·한(韓)·위(魏)·조(趙)의 6개국 사이에 수많은 전쟁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태였다.ㅠBC4세기말 여러나라를 유세하고 다니던 소진(蘇秦)은 우선 연나라를 시작으로, 이어서 다른 5국에게 ‘진(秦)밑에서 쇠꼬리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닭의 머리가 되라’고 설득하여 6국을 종적으로 연합시켜 서쪽의 강대한 진나라와 대결할 공수동맹을 맺도록 하였다. 이른바 합종(合從)인 것이다.후에 위나라 장의(張儀)는 합종은 일시적 허식에 지나지 않으며 진을 섬겨야 한다고 역시 6국을 돌며 연합할 것을 설득하여 진나라가 6국과 개별로 횡적 동맹을 맺는데 성공하였는데 이를 연횡(連衡)이라고 한다.지금 우리의 정치 상황이 중국의 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세밑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 이적(移籍)파동으로 정국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뒤숭숭하기만 하다. 화해와 타협이 실종된 우리의 정치풍토 속에서 작은 여당으로 큰 야당을 상대하기가 힘들고 버거웠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쉽게 수긍이 가고 납득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고작 정치인 몇명의 당적(黨籍)이적으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면 오산이다.국민들은 타협과 상생(相生)의 정치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여·야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고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는 진정한 민주적 과정을 보고싶어 하는 것이다. 이적 파동은 아무리 여당으로서는 고육지책일망정 그러한 여망을 저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의 자민련 이적 의원들의 원상회복을 민주당측에 강력히 요구하는 것도 실현 가능한 주장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말처럼 이런 사태가 빚어지기까지 야당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 또한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줄 잘못 서면 망한다”는 말이 통용되어왔다. 합리적 기준보다는 지연이나 학연 등 인연의 끈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반복되면서 생긴 통념이 아닌가 한다. 특히 지난 오랜 세월동안 극심했던 좌우이념대립과 지금도 극복하지 못한 보스-가진 중심의 정치풍토가 이러한 비합리적 문화를 강화시켜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러한 ‘운수타령’은 일상적인 삶의 터전에서도 흔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옆 차선의 차들은 잘 빠지는데 자기 차선으 그렇지 못하면 얼마나 짜증이 나던가? 출입번호가 없는 은행 창구 같은 곳에서 자기보다 늦게 온 사람이 더 빨리 일을 처리하고 나가면 또 얼마나 약이 오르던가? 두 줄로 늘어선 현금인출기 앞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가? 다하 못해 붐비는 화장실에서도 어느 줄이 빨리 줄어들지를 살펴야 하니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이러한 짜증은 분명 우리의 ‘빨리빨리’풍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조금만 지체해도 빵빵거리거나 소리를 지리는 그 성마름, 한 줄로 서지 못하고 여러 줄로 나누어 서는 것도 이런 조급성 문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한 줄로 서면 줄이 길게 늘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긴 줄 뒤에 서기가 영 내키지 않는 것이다.우리가 줄서기를 강조하는 것은 ‘먼저 온 사람 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우리의 줄서기 관행은 이런 ‘원칙’의 실현을 상당 부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줄을 잘 서면 늦게 오고도 먼저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이제 바꿨으면 좋겠다. 괜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그렇고 줄서기에 따라 ‘운명’이 뒤바뀌는 불합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늦어지더라도 합리적으로만 처리된다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한 줄서기’문화가 정착되어 ‘줄 잘못 서면 망한다’는 말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한 해가 시작되는 정초에는 모든 인사가 ‘복 타령’으로 시작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가 대표적이다. 재물·건강·승진·사업 등이 모두 복과 연관되어 최상의 덕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복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상형문자인 福자가 가지고 있는 형상은 신에게 잘 익은 곡식을 두 손으로 받들어 올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땀 흘리며 가꾼 곡식을 하늘에 바치고 그 댓가로 복을 내려 받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복을 그런 노력의 댓가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문것 같다. ‘호박이 덩쿨째 굴러 떨어져 들어오는 행운’은 오직 집값이나 땅값이 왕창 오르거나 주식값이 치솟는 일, 또는 복권이라도 한 장 맞는 일을 뜻한다. 말하자면 투기 심리가 잠재한 요행수를 기대하는 것이다. 해가 바뀔때마다 막연하게나마 1년의 대계(大計)를 세우고 그 중심에 항상 이런 망상(妄想)이 자리잡은 것도 사람들의 ‘헛된 꿈’이 현실의 벽을 넘는 돌파구로 기복(祈福)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리라.새해를 맞아 자식 잘 되기를 비는 부모의 마음이나 직장인의 승진 꿈, 발복(發福)을 기원하는 필부들의 소박한 희망 등은 결국 저마다 땀흘리며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행운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때 달성 가능한 것이다. 사실 그 것 이상으로 확실한 복도 없다.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제불황으로 지금 우리네 형편은 IMF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불평들이다. 실제로 정치 경제 사회 어느 쪽도 새 해라고 안정된 분위기도 아니다. 2001년의 시작이 마치 낯선 도시에 지도없이 내몰려 있는듯한 상황이라면 꿈도 희망도 나래를 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절망의 심정으로 맞이할 수는 없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도 내린다’는 소박한 진리를 스스로 실천하려는 생활인의 자세, 그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꽃다님 같다/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꾀어 내던 달변의 혓바닥이/소리 잃은 채 낼룽거리는 붉은 아가리로/푸른 하늘이다’연말에 작고한 미당이 지은 화사(花蛇)다. 혐오감과 슬픔이 뭉쳐진 뱀에 대한 아름다운 시다.올해는 뱀의 해다. 뱀은 총명하고 간사하며 음흉하고 집념이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뱀은 그 모습이 징그럽다는 선입관과 강한 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인간은 뱀을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땅을 맡은 신령으로 믿어왔다. 이 때문에 존경과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구약 성서에 불뱀이 나타나, 이스라엘 백성들을 물어 죽이자 모세는 여호와의 지시에 따라 구리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다니, 사람들이 그것을 봄으로써 뱀에 물린 상처가 나왔다고 하였다. 이는 뱀의 치유력을 암시하고 있다. 서양에서 의술의 상징은 두 마리의 뱀이 얽혀있는 헤르메스(Hermes)신의 지팡이다. 의사들은 이를 신주처럼 간직한다.심리학자 융(Jung)은 이것을 길들인 뱀과 길들이지 않은 뱀이 겨누는 지팡이로 보고 질환치료의 원리를 읽기도 했다. 뱀은 치료이외에도 생명과 불사(不死)를 상징한다. 뱀이 성장할때 허물을 벗는 것을 보고서 매번 재생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존재라는 인식을 낳게한 듯 하다.또한 뱀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불교에서도 유혹과 애욕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꽃나무 뿌리 밑에 숨어서 사람을 미혹시킨다는 것이다. 유혹이란 남을 꾀어서 정신을 어지럽히거나 나쁜 길로 유인하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영특하다는 것인데 그리스 지혜의 신 아테네의 상징물이 뱀이며 후일논리학의 상징이 된 것만 봐도 그러하다.이렇듯 뱀은 생명, 불사, 지혜, 예언, 치료, 집념, 슬픔, 유혹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는 영물이다. 올해는 뱀의 좋은 면만 강하게 비추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우선 어려워진 경제를 뱀의 지헤로 치유해 보자. 그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달려 있다고 생각된다.
2000년이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새로운 밀레니엄 이라면서 떠들썩 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몇년전만 해도 “송구영신(送舊迎新)” 또는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라 쓰인 연하카드를 주고 받는게 인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사라졌다. 반면에 젊은세대들 사이에선 무료 e-메일 축하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연말을 보내는 동서양의 풍습은 사뭇 다르다. 악귀를 쫓는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시끄러운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서양의 제야 행사는 상당히 소란스럽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한해의 마지낙 날을 악마들이 가장 활개를 치는 날로 여겼다. 뉴욕이나 파리, 시드니 등 대도시에서 수십만명이 모여 불꽃놀이와 함께 시끌벅적하게 제야행사를 벌이는 것도 악마쫓기에서 유래한다. 특히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제야행사는 유명하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광장은 인파로 뒤덮인다. 자정이 1분 남았을 때 사람들은 시계탑을 바라보며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마침내 자정이 되어 새해가 시작되면 ‘올드 랭 사인’을 합창한다. 같은 날 영국 런던의 트래팔가 광장과 세인트 폴 성당 앞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벌어진다. 파리 상젤리제 거리도 이날 초저녁부터 인파로 초만원을 이룬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환호성과 함께 삼페인 축배가 돌려진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하고도 키스를 나눈다. 이에 비해 동양의 제야행사는 조용하고 경건하다. 우리 조상들은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하고 조심하는 날’로 여겼다. 서울은 보신각종, 전주는 풍남문의 타종소리를 들으며 지난해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설계했다. 이러한 타종은 국태민안(國泰民安)하고 모든 중생이 구제받기를 기원하는 불교적 의미를 지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제야 전날 대궐과 지방관아에서는 각각 대포와 총을 쏘았다. 이는 새해맞이 축포가 아니라 악귀와 잡귀를 쫓는 고려시대 연종제(年終祭)의 일종인 대나(大儺)의식에서 비롯되었다. 민간에서도 한해 동안의 빚을 깨끗이 청산하고 집안팎 청소와 부뚜막 등을 새로 손질했다. 시름에 겨웠던 한 해가 간다.
요즘 정가와 경제계가 공적자금 문제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공적자금이란 사람으로 말하면 생명을 위한 긴급 수혈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투입했던 공적자금이 이른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되어 국민의 부담만 가중되고 경제는 더욱 멍이 들어가고 있다.무엇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부실 기업 임직원의 비리 행태가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며,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기업주가 수백억원을 편취하는가 하면 부실 기업을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할 법정관리인이 비자금을 조성하여 횡령을 하였다하니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되었다.이렇게 비리로 찌든 기업인과 금융인들이 빼돌린 돈이 결국은 금융기관의 부실을 불러일으켰고 또 나아가서는 공적자금 투입의 원인이 된 것이다. 이쯤되면 지금까지 1백10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태의 근원적 책임은 비리로 찌들은 기업인과 금융인에게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비리가 발생하도록 방치한 정부의 감시 및 감독 채널의 허점과 관리·운용 시스템의 미진함 때문에 집안단속을 못한 점은 결코 그 책임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앞으로 추가로 투입될 40조원의 공적자금이 다시 공중에 뜨는 부작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부실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구조조정이나 공적자금의 투입은 또 다시 밑빠진 독의 구멍만을 크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부실을 떠맡는 것은 또다시 국민이고 그 구멍을 메우는 것은 국민의 혈세일 것이다.지금 길거리에 내몰리는 실업자들과 영하의 추위 속에서 길거리나 지하철의 한 구석 잠자리 다툼을 하다가 목숨마저 빼앗는 세태를 지켜보면서 현 정권이 줄곧 주장해왔던 분배의 공평성을 강조하는 ‘DJ노믹스’라는 경제철학의 요체(要諦)가 과연 무엇인지를 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 지역 극장가의 구태의연함의 세밑 영화인들의 입방아에 또 다시 오르고 있다. 수지타산만을 앞세운 극장주들의 편의적 경영자세 때문이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개봉되는 각종 영화들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어 그 실망감이 적지 않을 것이다.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 낙후한 시설이다. 초라한 음향 등이 종합예술로서 영화가 줄 수 있는 감동을 상당부분 손상시키고 있다. 요즘 영화에서 음향이 차지하는 비중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집안에서 비디오를 감상하는 경우에는 ‘홈씨어터 시스템’이니 ‘돌비 써라운드’등을 중시하는 추세이니 말이다.지정좌석제를 실시하지 않는 것도 ‘영상도시’를 꿈꾸는 곳의 극장문화로는 부그러운 일이다. 입장하기 전에 상당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불편하지만 입장할 때의 그 아수라장이라니! 당장 수입에 차질이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영화팬, 아니 극장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더욱 한심한 것은 정원을 초과하여 입장을 허용하는 일이다. 인기몰이의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 아무렇지도 않게 극장 통로에 보조의자를 놓곤 하는데, 답답한 감상 분위기도 그렇지만 만일 화재라도 발생한다면 비상구가 막혀 곧바로 대형참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영화의 도시’라는 옛 명성을 되살리는 일이 시 당국이나 몇몇 관련인사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극장문화가 변하지 않고는 무망한 일이다. 영화배급제도나 경영의 문제 등을 핑계삼고 싶겠지만 투자없이 수입증대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극장 문화의 성숙으로 ‘영상도시’로 발돋움 했을때 가장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극장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영상도시’를 꿈꾸는 이 지역 모든 극장들의 시설인 운영체계가 국제영화제 상영관에 걸맞는 것으로 하루빨리 탈바꿈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공직자 줄서기’ 악습, 이번엔 뿌리 뽑아야
오래된 다정함, 남문사잇길
‘연두색 넥타이’와 개헌의 봄
아리랑에 담긴 한민족의 고유정서
고래가 싸우는 세계, 한국의 길
'매커니즘'보다 '구조'가 좋아요
새 주인 맞는 군산조선소, 신조선박 보고 싶다
부모님의 땀방울 서린 농지, 지혜롭게 물려받는 법
제세공과금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