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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마초

삼은 30여년전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년생 식물이었다. 그때 시골에서 삼밭이라 하면 땅이 걸고 집옆에 딸린 ‘좋은 밭’의 대명사였다. 키가 2-3m씩 빽빽하게 자란 삼을 밑둥째 잘라 가마에 넣고 쪄낸뒤 껍질을 벗겨 삼베를 짰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삼은 중국에서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하나였던 신농(神農)시대부터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BC 1세기초 들어 왔으며 삼국사기에도 삼에 관한 기록이 보인다. 고려말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올 때까지 옷 원료의 주종을 이루었고 해방이후 합성섬유가 개발되면서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다. 지금은 삼척과 안동 등 불과 두세곳에서만 이를 재배하고 있다. 삼은 섬유가 질기고 튼튼해 직물, 밧줄, 어망 등에 쓰이고 열매는 기름을 짜서 먹거나 등불기름, 비누제조 등에 사용된다. 이 삼의 잎과 꽃, 수지(樹脂)에는 환각을 일으키는 마약성분이 들어 있다. 이것이 대마초(大麻草)다. 아랍어로 해시시(hashish)라고 하며 ‘말린 약초’라는 뜻이다. 일부 나라에서는 ‘마리화나’라고 부른다.이 대마초는 아랍권에서 접신(接神) 경험을 위해 흡입하기도 했다. 환각 상태에서 창의력이 극대화 된다는 맹신은 19세기 유럽 낭만주의 문인들을 대마초 흡입으로 몰아 넣기도 했다. 또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지난 달 “세익스피어의 천재성이 마리화나 흡연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젊은 시절 대마초를 흡입한 것이 선거전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마약의 일종인 대마초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급증하는 마약류 사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단속된 히로뽕 등 마약사건이 1만5백89건에 달하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백담사 주지 스님이 대마초를 담배처럼 말아 피우다 구속돼 충격을 주었다. 참선시 잠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흡입해 왔다는 것이다. 또 14일에는 서울- 전주간 고속버스 화물함에 히로뽕을 보낸 안성시 축구협회장이 붙잡혔다. 전북도 이제 더 이상 마약의 안전지대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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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16 23:02

[오목대] 기발한 商術

파나마에는 옛 생활 풍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이어 오면서 살아가는 원주민 인디오 족이 있다. 이들은 일요일에는 가까운 마을로 내려와 민예품을 팔아 번 돈으로 자기들에게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마련해서 다시 그들만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한번은 중국의 한 상인이 이 지방을 여행하다가 수예품을 파는 인디오에게 팔찌를 구입하게 되었다. 한개에 미화(美貨)로 5달러인데 4달러 50센트에 팔겠다는 인디오 상인의 말에 가격도 저렴하고 특색이 담긴 것처럼 보여 아는 사람들에게 줄 선물용으로 10개를 사기로 하고 40달러에 흥정을 벌였다. 그러나 그 인디오 상인은 40달러에 주기는커녕 원래의 제 값인 45달러보다 자그마치 5달러가 많은 50달러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중국인이 기가 막혀 "한 개에 4달러 50센트면 10개에는 45달러인 데 한꺼번에 많이 구입하는 데 5달러를 깎아주지는 못할 망정 5달러를 더 올려 받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인디오 상인의 대답은 뜻밖을 넘어 기절초풍할 만한 것이었다. 그 대답인즉, "내가 이것을 만드느라 힘이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서 50센트씩 손해를 보고 팔고 있었지만 당신이 혼자서 한꺼번에 10개를 사간다면 구태여 손해를 볼 필요가 없으니 돈을 다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중국인은 혀를 내두르며 50달러를 주고 그 물건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세계 상권을 주름잡는 화교(華僑)의 상술이 이름 모를 한 인디오 원주민의 상술에 견디지 못하고 두 손을 든 것이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 상인과 한 원주민 인디오의 이야기를 그냥 어쩌다 있을 수 있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돌려버리기보다는 새로운 경영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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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15 23:02

[오목대] ‘변별력’중독증

대학수능시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특히 성적우수 학생들의 경우 변별력이 거의 없어 ‘판세분석’이 어려우며 진학지도에도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것이다.변별력이 떨어질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몇몇 세칭 일류대학 관계자들이라면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이를 두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기 자식만이 ‘피해’를 입을까 조바심하는 것도 어줍지 않지만 대학 서열화의 문제점을 제기하던 사람들마저 ‘변별력 타령’을 늘어놓는 것은 더욱 볼썽사납다. 더구나 ‘전인교육’에 ‘대안학교’를 떠들어대던 언론들이 앞장서서 전 수험생을 일렬로 세우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크게 보아 이러한 ‘변별력 중독증’의 기저에는 모든 것을 계량화하여 그 등위를 먹여야만 직성이 풀리는 묘한 우리의 문화풍토가 자리하고 있다. 모든 대학과 학과를 서열화하고 모든 수험생에 등수를 매겨 차례 차례로 배정해야만 속이 시원한 것이다.대학 서열화야말로 대입문제로 집약되는 파행교육의 핵심고리라 할 수 있다. 한 단계라도 높은 등위의 대학에 보내기 위해 그 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피를 말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서열이 엄존하는데 이런 경향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서열이 비정상적인 것이라는 데 있다. 전공의 영역이 엄연히 다른데 대학마다, 학과마다 순위대로 줄을 세운다는 것이 어디 가당치나 한 일인가?이번 ‘변별력의 실패’가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다행스러운 일일 수 있다. 일류로 평가받지 못하는 대학에서도 우수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열린 것이다. 물론 이것도 대학지원을 증권투자 하듯 엄밀한 ‘판세분석’에 의존하여 한다면 물 건너간 일이지만 말이다. 이를 계기로 순위 매기기 문화가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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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14 23:02

[오목대] 백의종군 自烹

중국인의 지혜가 담긴 우화(寓話)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황혼 무렵에 수탉과 부엉이가 만나 서로 자기 생각이 옳다고 논쟁을 벌였다. 수탉이 먼저 우겼다. ‘하늘에 빛이 나는 둥그런 물건이 떠오르면 확실히 날씨가 따사로워 진다. 그것이 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자 부엉이가 지지 않고 반박했다. ‘당신 말은 틀렸다. 내가 겪어 봐서 잘 알지만 나는 둥그런 물건이 떠오르면 쌀쌀해지는 느낌만 받았다. 그러니 그건 열을 내지 않는다’수탉이 다시 반박했다. ‘그렇지 않다. 나도 아침마다 겪어 봤지만 분명 열을 내고 있었다’ 부엉이가 되받았다. ‘나도 날마다 활동하느라 나오는데 한번도 열을 낸다는 감을 받은 적이 없다’ 논쟁의 결론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둘 다 옳았다. 왜냐하면 수탉은 해를 보고 말했고 부엉이는 달을 두고 말했기 때문이다.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최근 권노갑(權노甲) 최고위원 퇴진론으로 빚어진 민주당 내분사태가 바로 이런 양상이 아닌가 싶다. 분명 현실상황이‘위기국면’인것만은 틀림없는데 그것을 보는 눈은 계파별로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책임져야 할 집권 여당이 계파간 갈등으로 국민생활에 불안감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동교동계면 어떻고 비동교동계면 어떤가. 경기침체에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여파로 국민들 마음이 저만큼 달아나 있는 마당에 자칫 ‘새우싸움(?)에 고래등 터지는’우(愚)를 범하는 일이 빚어질까 두렵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7명의 동교동계 비서출신 의원들이 ‘대의(大義)를 위해 자팽(自烹)하고자 한다’는 결의를 한일이 있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당직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러나 그뒤 상황은 어떻게 변했나.마침 엊그제 동교동계 핵심 실세 11명이 모여 ‘초심론(初心論)’를 들고 나왔다 한다. 동교동계가 단합하여 김대통령을 모셨던 초심으로 돌아 가 당 내분을 수습하자는 것이다. 우선 달을 해로 바꾸어 열을 내게 하는것, 그것이 지금 중요한 시점이란 점을 깨달았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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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13 23:02

[오목대] 전주 비빔밥 축제

비빔밥에 대한 문헌상의 기록은 1800년대 말에 발간된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처음 보인다. ‘여러가지 반찬을 섞어 다스린 밥’이라는 뜻의 한자어 골동반(汨董飯)을 비빔밥의 유래로 해석하는 것이다.비빔밥은 우리 민족의 의식과 생활이 반영된 음식이다. 그 뿌리도 훨씬 오래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섣달 그믐날 남은 음식을 해가 바뀌기 전에 처리하기 위해 밥과 반찬을 그릇에 모두 얹어 밤참으로 먹었다는 12월의 절식(節食)도 유래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빔밥은 서민층뿐 아니라 궁중 사대부 집안에서도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갖가지 나물과 쇠고기·버섯·튀각·묵등의 재료를 밥에 얹어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버무려 먹는 비빔밥은 맛과 영양도 뛰어나다. 전국 어느곳에서나 대중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전주 비빔밥’의 성가(聲價)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다. 바로 비빔밥의 대명사가 돼 버린 것이다. 그런 비빔밥이 이제는 국제적인 음식이 되고 있다. 일본인들도 무척 좋아해 도쿄와 오사카 지역에만 비빔밥 전문음식점이 2백여개소가 넘을 정도이다. 돌솥 전주비빔밥을 개발한 한 일본업체는 아예 우리나라에 비빔밥을 역수출 하고 있다고도 한다. 홍콩 사람들도 비빔밥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인 식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단연 비빔밥이라 한다. 1998년에는 대한항공이 기내식(機內食)으로 세계 최고상을 받은 음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전주비빔밥 축제가 내년 3∼4월께 일본 오사카 지역에서 열린다고 한다. 유종근(柳鍾根)지사가 일본 굴지의 식품업체 대표와 만나 전주비빔밥의 수출 및 판매를 위한 상담결과 얻은 소득이다. 이제 전주비빔밥의 세계적 상품화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된 셈이다.그러나 전주비빔밥을 세계적인 음식, 관광상품화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료와 조리법, 맛의 표준화부터 이뤄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이 전주비빔밥’이라고 당당히 내놓을 브랜드가 필요하다. 김치를 기무치로 개발해 우리 시장을 잠식하는 일본 상술을 이기기 위해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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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12 23:02

[오목대] 꼴등 업소

다수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더구나 진실과는 거리가 먼 경우도 허다하다. 다수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가를 알기 위한 방법중 하나가 설문조사다.각종 설문조사 결과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언론에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설문조사는 목적, 설계 및 방법, 그리고 분석에 이르기까지 객관성과 과학성이 생명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신뢰성을 상실하여 잘못된 결과를 만들어낸다. 특히, 조사목적이 불순하거나 의도적인 경우 여론을 빙자하여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최근 모처에서 실시한 전주 일등업소 조사는 조사목적이 이상하여 의심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해득실이 교차되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경우 신중을 기해야함이 당연하다.더군다나 최근 대형점의 지방진출로 인해 어려워지고 있는 지방영세점포의 형편을 고려한다면 이런 조사는 기획부터 문제를 지니고 있다. 기준이나 비교의 대상 그리고 모호한 질문으로 마치 무슨 보물을 찾은 것처럼 대서특필하는 것은 많은 영세 상인에게 타격을 주어 유통업의 부익부빈익빈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정부에서는 영세점포를 살리려는 시책을 펴고 있는 마당에 소비자정보라는 미명아래 발표되는 이런 조사결과는 시기적으로도 너무 부적절하다. 정보 자체도 소비자의 막연한 점포나 브랜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자칫 넌센스의 우려마저 있다.무엇보다도 무엇이 일등인지가 모호하다. 느끼기에 따라서는 꼴등업소가 일등업소로 둔갑될 수도 있다. 만약 조사결과를 사업적으로 활용한다면 설문조사의 오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진정 소비자를 위한다면 진실에 바탕을 둔 일등업소를 찾아야 한다. 경영철학과 목적, 상품과 서비스, 접객태도와 방법, 가격과 광고내용 등 다양한 요인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어느 업소가 좋다고 생각하느냐 들었느냐 정도를 가지고 일등업소라고 운운할 수 없다. 진정한 일등 업소는 인간과 사회를 위하는 업소이지 잘 알려진 업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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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11 23:02

[오목대] 엿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거리 풍경 중의 하나가 바로 엿장수가 아닌가 싶다. 엿판을 싣고 거리와 골목을 누비며 쩔꺽거리는 엿장수의 가위질 소리는 이제 듣고 싶은 추억의 소리가 되어 버렸으며, 엿장수의 큰 가위는 골동품점이나 민속박물관에서나 찾아 봐야 할 판이다. 또한 가래엿을 꺾어 구멍의 크기를 가려서 승부를 정하는 엿치기는 엿이 딱딱해지는 겨울철에 즐겨하던 놀이이기도 하였다. 엿구멍을 비교하여 제일 작거나 전혀 없는 사람이 지게 되는 데 이 사람은 그날 엿값을 모두 물게 되는 것이다. 이름하여 '똘똘말이'인 것이다. 겨울철이면 특히 인기가 있었던 엿이 언제부터 식품으로 우리 곁에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곡류를 기름에 튀기고 꿀이나 엿을 사용하여 만든 과자가 고려시대의 기록에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그 이전부터 엿이 사용되었으리라 추정되지만,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여지승람’에 '행당맥락(杏 麥酪)'이라는 구체적인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다. 당( )은 단단한 엿이고, 낙(酪)은 감주에 속하는 것들이다. 이를 볼 때에 고려시대에는 엿기름을 사용한 엿이나 감주가 이미 감미료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엿은 세찬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음식이었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각 가정에서 엿을 만들어 상비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각 가정이나 지방에 따라서는 독특한 엿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옥수수로 만든 황골엿, 울릉도의 호박엿, 충청도의 무엿, 평창 지방의 쌀엿, 전라도의 고구마엿 등이 유명하였으며 제주도 지방에서는 엿에다 닭이나 꿩의 고기를 넣어서 만든 닭엿이나 꿩엿도 있었다. 최근에 우리 고장 장수에서는 우리 농산물을 살리고 농한기 농촌 여성들의 유휴노동력 활용과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전통 쌀엿 가공공장을 설립키로 했다고 한다. 인심이 메말라 가는 이 때에 한 겨울 사랑채에서 훈훈한 정담을 나누며 엿을 나누어 먹던 끈끈한 인정도 함께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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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9 23:02

[오목대] 온천욕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오이타(大分)현의 벳푸온천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원천(源泉)수만 2천8백48개소로 세계 제일을 자랑한다. 시내 곳곳에서 증기수가 피어 오르고 일본 최대의 온천장인 스기노이(杉の井) 팔레스는 1천평이나 되는 ‘꿈의 대온천’과 12종류의 ‘꽃의 대온천’이 장관을 이룬다. 1천2백년전 생겨난 바다지옥 온천은 섬뜩할 정도의 푸른 빛을 띠고 있다. 시뻘건 온천수가 끊임없이 솟아나는 피지옥 온천에 서면 마치 지옥의 한 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자연은 섬나라 일본에 지진이라는 재앙을 안겨준 반면 온천이라는 선물을 함께 선사했다는 말이 그럴듯 하다. 이 벳푸온천을 찾는 한국인은 올 연말까지 8만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IMF 이전엔 10만명을 넘었다.일본만은 못하지만 우리나라도 곳곳에 온천이 산재한다. 전국적으로 1백9개 지역이 온천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전체 면적이 4천6백47만평에 이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온천법은 ‘수온이 섭씨 25도C 이상이고 인체에 해롭지 않은 지하수’를 온천으로 규정하는 바람에 온천수가 30도 미만인 곳이 60%를 넘는다. 말하자면 지하 깊숙히 굴착한후 끌어올린 물을 데워서 팔아먹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온천이 일반 목욕탕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이에 반해 외국에선 지표에서 나오는 50도 내외의 온천수를 식혀 사용한다.도내에는 고창 석정, 완주 죽림, 부안 변산온천 등 13곳이 온천지구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지정만 되었지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곳이 7곳이나 된다. 정읍 산외면 목욕온천과 남원 이백면 약수온천, 김제시 상동 김제온천 등 3곳은 개발계획 수립을 추진 중이고 완주 죽림온천과 화심온천, 운주온천, 순창 복흥면 구암온천 등 4곳은 자금부족 또는 공원구역 미해제 등의 사유로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고 있다.마침 온천법 개정으로 내년 부터는 온천개발 행위가 제한된다. 또한 온천 이용허가를 받지 않고는 ‘온천’이라는 상호나 광고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어쨌든 겨울은 온천과 사우나의 계절이다. 김이 펑펑 피어 오르는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으스스한 겨울 추위도 멀찌감치 물러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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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8 23:02

[오목대] 출산장려금

좁은 땅에 인구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적은 것도 골치다. 일정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지 못하면 국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은 여성들의 출산기피가 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일본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1.34명으로 스웨덴 1.51, 독일1.41명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낮다. 인구감소로 인한 망국론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는 천사계획(Angel Plan)을 세워 혼외 출생아에게도 수당을 주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해마다 70만명씩 인구가 줄어 비상이 걸렸다. 현재 1억4천5백만명인 인구가 2025년에는 1억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가장 중대한 문제는 인구격감으로 인한 민족존립의 위기”라고 경고할 정도다.우리 또한 출산율이 30년 동안 계속 떨어져 인구감소로 고민하는 유럽이나 일본 수준에 근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출산율은 1.42명이었다. ‘한 자녀’가정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유엔은 올초 “지금의 경제력을 유지하려면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러면 전북은 어떨까. 도내 인구는 6·25 직전인 1949년 2백4만9천명으로 남한인구의 10.2%를 차지했다. 1966년에는 2백52만3천명으로 피크를 이루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에는(주민등록상) 2백1만5천명으로 4.1%였다 지금은 2백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더욱이 인구센서스에 의한 상주인구는 1백92만명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같은 인구감소는 도세(道勢) 약화로도 나타난다. 지금같은 지역구도 정치하에서 인구수는 절대적 기준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수만 봐도 영남이 60명인데 호남이 29명이다. 그중 전북은 10명에 불과하다. 김대중 정부가 취약한 것도 소수정권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0년 부터 전남도가 농어촌 산모에게 출산장려금 1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기초자치단체는 강원도 인제군이 1997년에 이 제도를 도입, 첫해에 10만원, 올해는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장려금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인구감소가 어느 곳보다 극심한 전북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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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7 23:02

[오목대] 보물선 노다지

깊은 바다속에 가라앉은 난파선에서 금은보화를 건져내는 ‘보물선 찾기’가 영화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 꿈같은 보물선 찾기가 진행되고 있다. 주로 중남미의 카리브 해안, 필리핀 앞바다, 유럽의 북해 등이 그 대상지역이다.그중에서도 가장 화제를 모으는 곳이 카리브 해안이다.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 유럽과 중남미 대륙간 무역이 활발할 때 이 해역에서 침몰된 스페인 포르투갈 난파선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당시 침몰된 선박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난파선에 실린 재화는 우리 돈으로 따져 수천억내지 수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깊은 바다속에서 난파선을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래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모험가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탐사에 나섰다가 재산만 탕진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도 허다하다. 간간이 메스콤을 통해 알려지는 성공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보물선 찾기가 과학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90년대 이후부터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항법장치, 수중음파탐지기등 첨단장비가 투입되면서 탐사작업이 훨씬 용이해졌다. 그만큼 보물선 찾기 성공률도 높아진 셈이다.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동해와 남해·서해에서 침몰한 러시아와 일본선박 탐사작업이 계속돼 왔다. 그중에서도 러·일전쟁때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돈스코이호의 존재는 신빙성이 높아 관심의 대상이 돼 왔는데 드디어 엊그제 해양연구소 탐사팀에 의해 선체가 발견됐다 한다. 1백50조어치 금괴를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배의 발견은 그야말로 ‘보물선 찾기’의 개가라 할만 하다. 앞으로 이 배를 인양하기만 하면 탐사작업에 투자한 동아건설측은 돈방석에 올라 앉게 될 판이니 이래저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도민들의 관심을 모아왔던 군산 앞바다의 일본 화물선 인양작업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거제도 앞바다도 마찬가지이다. ‘마이다스의 손길’이 이쪽에도 뻗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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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6 23:02

[오목대] 늘어나는 休學生

요즘 우리 대학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고급인력이 수십만명에 달하고 아예 취직을 못할바에야 휴학을 하겠다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교육부가 집계한 전국1백61개 국·공립 및 사립대학의 2000년 2학기 학생현황에 따르면 전체 대학재학생 1백63만1천여명중 31%인 52만7천여명이 현재 휴학중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대학생 3명중 1명꼴이다. IMF 위기가 몰아 닥쳤을때 전국적으로 1백20만명의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렸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런 현상이 되살아 날 조짐을 보이자 그 위기를 피해 대학생들이 스스로 사회를 향한 출발점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인생의 황금기, 꿈과 낭만에 가득차야 할 대학생들에게 닥친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경기침체로 버젓한 직장은 고사하고 아르바이트 일자리 하나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실업률이 또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지금 대졸생이라 해서 뾰족한 대책도 없다. 졸업해봤자 갈 길이 뻔한데 우선 실업자 신세라도 면해 보자는 생각이 더 현명한지도 모른다.이들은 대부분 어학연수나 군 입대, 자격증 취득과 같은 현실적응을 택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길이 순탄치만도 않다. 어학연수에 드는 고비용, 자격증 시험에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정성 또한 만만치 않다. 그것도 소수의 선택된 계층의 수혜일 뿐이다. 이처럼 대졸자나 재학생들이 일자리 불안에 휩싸이는 현상은 국가적으로 계량하기 힘든 손실이다. 정부가 한때 대졸자들의 인턴사원제를 적극 추진했지만 올해는 아직 뚜렷한 방침도 서 있지 않은 모양이다.인생을 막 출발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취업의 문이 닫혀 있는 현실은 그들에게 좌절과 무력감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음 세대의 사회정신이 건강과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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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5 23:02

[오목대] 立場차이

어느가수의 노래에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네가 나라면 그럴 수 있니’하는 대목이 있다. 모든갈등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고 행동할 때 나타난다. 내가 옳다면 상대방도 옳을 수는 있는데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은 싫어할 수도 있는 법이다. 내가 보리밥을 좋아한다해서 상대방도 보리밥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은 콩밥을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니면 국수를 좋아할 수도 있다.백인과 인디언의 싸움에서 백인이 승리했을때 백인들은 정의가 이긴 전쟁이라 했고, 인디어은 대량 학살이라고 하였다. 입장 차이인 것이다. 난폭 운전과 신호 위반을 습관적으로 하는 하는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규칙을 위반하면 욕설을 하거나 화를 내기 일쑤다. 내 배가 나온 것은 인격의 척도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배가 나온 것은 왠지 무절제해 보이고 무식함을 드러낸다고 힐책한다. 남이 돈을 많이 쓰는 것은 환심을 사려는 의도적인 계산이라 비난하고, 내가 돈을 많이 쓰는 것은 통이 크고 사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우긴다. 남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의 습관을 길들이지 않았기 때문이고, 내가 책을 잘 읽지 않는 이유는 읽을 만한 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오만을 떤다. 누군가 어떤 사람에게 선물을 하면 ‘다 썩었어’라고 하고, 누군가 내게 선물을 주면 ‘인사성이 밝군’이라고 한다. 네가 나를 못믿는 것은 네 탓이고, 내가 너를 못믿는 것도 네 탓이라 꾸짖는다. 남이 공부안하는 것은 멍청해서이고, 내가 공부 안하는 것은 공부에 초연하기 때문이라 한다. 자신이 술 마시고 악써대는 것은 낭만이고, 어쩌다 한번 날을 잡아 관광버스 속에서 춤추는 아줌마들을 주책이라 욕한다. 정부에서 우리 지역을 배려하면 균형개발이고 타 지역을 배려하면 정치적 속셈이라고 해석한다.애정을 가지고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절실하다. 모함과 투기가 많다는 지역사회에선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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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4 23:02

[오목대] ‘훔쳐보기’사회

최근 인기가수 백지영(24)의 인터넷 영상물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런닝타임 38분짜리의 이 섹스동영상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지 불과 며칠만에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풀 버전을 구했느냐?”가 인사말이 될 정도였다. 특히 한 대학생에 의해 잠금장치(lock)가 풀리면서 수십만명이 다운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 이 문제의 유료 사이트를 개설한 미국 시카고의 한 회사는 비디오 파일을 전송해 주는데 신용카드로 19.99달러(2만4천원)를 입금토록 했다. 또 이 파일을 자신의 사이트에 올린 10대는 불과 1주일 만에 20여만명의 네티즌들에게 1건당 2만원씩을 받아 40억원을 챙기고 결국 구속되었다.이번 파문은 지난해 2월 뜨거웠던 탤런트 오현경(30)의 이른바 ‘O양 비디오’사건을 연상시킨다. 둘 다 디지털 혁명시대의 역기능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사생활 침해 논란과 함께 흉기가 된 인터넷, 우리 사회의 왜곡된 훔쳐보기 욕망 등이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다. 익명성을 무기로 한 인터넷이 개인의 사생활을 송두리째 노출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등골이 오싹할 일이다. 인터넷 동영상의 확산속도는 초고속 통신망의 확충에 따라 핵분열만큼 빨라졌다. 음란물의 유통 등 악용소지가 많지만 현재로서는 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또한 자신의 사생활은 소중히 여기면서 유난히 다른 사람의 성행위를 엿보고 쾌감을 느끼는 집단 관음증(觀淫症)도 위험수위에 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O양 비디오’사건 때와 달리 백양 파문은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준다. 설문조사 결과 60% 이상의 네티즌들이 사생활 침해에 분노하면서 연예활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 그것이다. 디지털 문화및 윤리가 크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성단체 등에서는 이번 파문을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폭력”으로 규정한다. 또 한쪽에서는 ‘백지영 살리기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동정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디지털 문화의 비윤리성을 네티즌의 힘으로 극복·적응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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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2 23:02

[오목대] 새로운 시작

이제 입시 철이 다가왔다. 입시가 끝나고 조금 있으면 졸업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학교의 문을 떠나 세상으로 향하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졸업(卒業)의 한자어 의미는 ‘학업을 마친다’라는 뜻이지만 영어로는 코멘스먼트(Commencement)라 하여 ‘시작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졸업은 학교 교육의 끝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배움의 끝은 아닌 것이다. 학교 교육의 끝 다음에는 사회라는 또 다른 학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 곳에서 인생이라는 새로운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이라는 교과서 속에서 경험이라는 스승을 만나 부단히 배우고 익혀가는 것이 사회에서의 공부인 것이다.그러다 보면 만나는 사람 모두가 스승이고, 살아가는 것 모두가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공자는 ‘세 사람이 동행하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하였다. 참으로 겸허한 마음가짐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잘나고 훌륭한 사람에게서는 잘난 점을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에게서는 저래서는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일 처리를 잘 하는 사람에게서는 슬기를 구하고, 대인관계를 잘 맺는 사람에게서는 처세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적수공권으로 분투해서 성공의 영광을 일구어 낸 사람들에게서는 의지력을 본받을 수도 있다.이렇게 사람들은 세상속에서 세상을 배워가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배우려는 태도와 배우고자 하는 노력이다. 누구나 다 같은 삶이라는 대리석을 가지고 어떤 사람은 비너스처럼 아름다운 미를 조각해 내지만 형편없는 졸작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소가 물을 먹으면 우유를 만들어 내지만 뱀이 물을 먹으면 독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것이 우리네 인생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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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2.01 23:02

[오목대] 소들의 보복

광우병 공포가 전 유럽의 식탁을 뒤흔들고 있다. 1986년 이후 18만마리가 발병한 영국을 필두로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가 이 저주스러운 병의 확산으로 심각한 무역 분쟁에 휩싸여가고 있다. 이를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영국과 프랑스의 ‘쇠고기 전쟁’은 유럽연합의 의사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다.광우병이 이러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그것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뇌 질환의 원인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을 경우 치매증세와 함께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되고 급기야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것이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변형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해명되지 않고 있어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치료방법도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그런데 최근 일부에서 이를 인간에 대한 ‘소들의 보복’으로 해석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조금은 터무니 없는 듯한 이런 주장은 그 전염원이 고기와 뼛가루로 구성된 동물사료에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애초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이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며, 이를 참다 못한 소들이 이처럼 해괴한 병을 전염시킴으로써 복수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물론 소들의 보복의지를 운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일을 반복했을 때 불가피하게 찾아올 재앙에 관한 진단으로는 의미심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우리라고 해서 이러한 재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광우병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전의 ‘납 꽃게’ 사건도 그렇고, 야채나 과일에 약을 과도하게 뿌리는 것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이 언제 우리에게 치명적인 변형물질을 만들어낼지 모르는 것이다. 욕심 줄이고 순리적으로 살라는 자연의 엄중한 경고에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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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1.30 23:02

[오목대] ‘달걀로 바위치기’

‘달걀로 바위치기’란 흔히 자신의 힘에 부치는 일에 무모하게 덤벼드는 꼴을 말한다. 그러나 그런 무모함이 때로는 불의와 맞서 싸우는 우리 사회의 용기있는 호루라기가 될 수도 있다. 선량한 방관자들보다는 용기있는 고발자가 아쉬운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한 기업인이 신문광고를 통해 국세청장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기업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일갈하고 나섰다. 그는 국세청의 징세권 남용으로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칼이 든 도끼든 총이든 무엇을 들고라도 결투를 하여 분을 풀고 싶은것이 지금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기업인들에게 국세청이 어떤 곳인가. 까닭 잘못했다가는 하루아침에 거덜이 날 정도로 목줄을 쥔 골리앗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처럼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냈으니 얼마나 억울한 사연이 있었으면 그랬을까 우선 공감이 간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몇해전에도 ‘마피아의 총대로 만든 잣대’라는 광고로 검찰을 맹타한 일이 있고 ‘뇌물없이는 기업 못한다’는 광고로 관료사회의 부패·비리구도를 생생하게 고발하여 충격을 준 일이 있다.물론 세무당국은그 기업인에 대한 세금부과는 적법한 절차를 밟은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법대로’보다는 공무원들의 저마다 다른 편의적·자의적 잣대가 기업에 끼치는 심각한 타격에 주목한다. 얼마나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이 심했으면 ‘도마위의 도미’신세를 각오하면서까지 공개성토를 하고 나섰겠는가.미국의 마피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는 검찰도 경찰도 아닌 바로 국세청이라고 한다. 제 아무리 검은 돈이라 할지라도 세법의 올가미를 피해 나갈 수 없도록 법을 공평하게 집행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세청도 공정·투명한 세정을 펴기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무공무원 출신들이 잘 사는 이유’에 대한 이 기업인의 통렬한 지적은 모두 헛소리인가? 한 기업인의 절규가 또다시 ‘달걀로 바위치기’로 끝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스스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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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1.29 23:02

[오목대] 忘年 음주문화

술의 역사는 선사시대 이래 인류와 함께 했다. 술이 갖가지 제의(祭儀)에 필수품이 될 무렵에는 약품으로서의 자리도 굳혔다. 기원전 2100년께 수메르인들은 술로 병을 고치는 방법을 기록했고 그뒤 이집트 의사들의 처방가운데 15%는 ‘술처방’이었다고도 한다. 잘만 마시면 몸에 보약이 된다는 말은 그래서 결코 빈말이 아니다.그러나 이렇듯 몸에 좋다는 술도 잘못 마시면 건강을 해침은 물론 패가망신의 원인이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의 해악에 대한 경구(警句)가 더 많은것도 그 때문이다.‘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금강경의 말씀이나 ‘술은 범죄의 아버지요 더러움의 어머니’라는 어느 철학자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영국 속담에는 심지어 ‘술은 악마의 피’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을 정도다. 그러니 술꾼들에겐 그저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에게서 사려분별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 키엘케고르의 말을 고마운 위안거리로 삼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그래도 우리 생활에서 술은 마시는 사람이나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나 빠질수 없는 삶의 윤활유가 된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즐거울때나 괴로울때나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것이 술이다. 그런 술이 없었더라면 우리 사회의 애증(愛憎)은 여과되지 않은채 비등점을 넘어 폭발할는지도 모른다.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벌써부터 망년회다 뭐다 해서 술판이 늘어나고 있다. 최고급 호텔·음식점등이 이미 예약만료 상태라 한다. 마시기 시작하면 으례 폭음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술꾼들의 행태로 볼때 그 폐해 또한 얼마나 클지 우려된다.한 조사보고에 의하면 음주로 인한 경제사회적 손실은 생산성 감소와 의료비등을 포함해서 연간 1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요즘 구조조정에 투입돼야 할 공적자금 규모를 보면 술로 인한 낭비가 얼마나 엄청난 액수인지 쉽게 알수있게 한다.대우 부도사태에 이어 금융“彭編菅?구조조정이 목전에 닥쳐 있다. 또 얼마나 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내몰릴지 모른다. 한끼 식사를 제대로 해결 못하는 불우이웃도 많다. 이런 마당에 하룻밤 몇백만원짜리 술판에서 흥청망청 한대서야 말이나 될법 한가.음주문화의 건전성 회복 또한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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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1.28 23:02

[오목대] 市場 CI

CI는 1950년 미국의 ‘인터내셔날 비즈니스 머신즈 코퍼레이션’이라는 긴 이름을 명쾌하고 시대성있는 ‘IBM’으로 바꾸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을 향상시켜나간 것이 그 효시다.IBM은 마크나 로고타입이라는 기업의 기본적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여 작게는 명함에서부터 크게는 건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전개하여 시각적 통일을 꾀하고 고유 이미지를 구축해 갔다. 그러나 당시의 CI는 사내외에 시각적 요소를 통합하고 기업이념을 디자인화하여 주로 로고, 심볼, 색채, 슬로건, 깃발, 서식류, 차량, 유니폼 등에 응용되는 VI(Visual Identity) 수준에 머물렀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관리를 위한 기초화장 같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그후 기업 이념 또는 목표를 재구축하여 기업의 사회에 대하여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사풍, 신조, 이념,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BI(Behavioral Identity)까지 발전했다. 종업원과 기업의 언행과 사고까지 CI에 포함시키게 된 것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의식개혁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우리나라의 기업CI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VI 단계에서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에 도내 각 지자체들은 VI 단계의 CI를 도입하여 발전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그런데 CI를 도입하는 목적중 하나가 위기탈출이다. 사업확대나 업태변경시 새마음으로 출발하고 싶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경우 그리고 실적 부진과 의욕이 저하되어 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흔히 CI를 도입했다. 어쩌면 오늘날 침체일로를 겪고있는 재래시장의 경우와 딱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최근 전주 재래시장에 CI가 도입되었다. 인간의 삶이 살아있는 시장 풍경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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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1.27 23:02

[오목대] 사이버 시위

요즘 우리 사회는 각종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집단시위가 봇물 터지듯 해 가히 ‘시위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의사 약사들의 시위에서 부터 은행원, 조종사, 공무원, 교사, 농민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이같은 오프라인 시위못지 않게 온라인 시위도 뜨겁다.며칠전 인기댄스 그룹 HOT의 멤버 강타(21)가 음주운전중 접촉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쳤다. 이 사고로 강씨는 면허취소와 함께 불구속 입건되었다. 하지만 그를 입건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진땀을 흘려야 했다. 경찰서 홈페이지 서버가 열성 팬들이 쏟아 부은 3천여건의 항의메일로 다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메일에는 “음주운전이 뭐가 죄야”등 갖가지 글이 올라왔다. 또 이달 초 가수 서태지의 팬들에게 SBS와 광고주는 곤욕을 치렀다. ‘한밤의 TV연예’라는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광고주에게 집단압력을 가해 광고가 중단된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이러한 시위는 연예인 관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의 우리땅 독도 지키기운동, 경찰네티즌들의 인권실천시민연대 시위도 그중 하나다. 또 ‘인터넷 정보내용 등급자율 표시제’가 사이버 검열이라고 반대한 시민단체들은 정통부 홈페이지를 10시간 동안 마비시켜 버렸다.매향리사격장 대책위원회는 일본 필리핀 등의 미군기지 반대단체와 연계해 2시간 동안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사이트에서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 또 지금은 교총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40만 교원 사이버시위’에 들어가 있다. 이들의 시위방법은 두가지. 하나는 대상기관에 직접 항의메일을 보내는 방법이다. 네티즌들이 일정한 홈페이지에 접속해 통일된 양식과 내용의 항의메일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상 사이트에 접속해 브라우저의 ‘새로 고침(reload)’버튼을 계속 누르는 방법이다. 이는 해당 사이트의 서버 컴퓨터가 과부하를 받아 다른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상공간을 차지하고 시위를 벌이는 것과 같다. 모두가 나서는 시위 만능의 나라. 우리 사회가 뭔가 불안정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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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1.25 23:02

[오목대] 노동과 삶

인간은 노동을 통하여 창조적 가치를 추구하며 동시에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괴테는 그의 불후의 대작 ‘파우스트’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은 결코 무엇을 소유하거나 무소불위의 권력이 있다고 해서 채워지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단순한 감각적 만족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하였다.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자연을 파악하고 자연을 변형시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노동이고 일인 것이다. 우리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욕구와 소망이 있기에 일을 하고 노동을 하는 것이다.그러나 노동은 단순히 양식을 마련하고, 주택과 보호처를 보장하며,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노동은 그 자체가 인간 삶의 한 중심 내용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서 살아가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말도 부분적으로는 수긍이 갈지 모르지만 완전히 타당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일은 그 자체가 우리 인간 삶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일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 할 수 없음이 편안함이라기보다는 괴로움일 것이다. 일이 없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극도의 궁핍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삶에 대한 공허감과 상실감을 넘어 자신이 쓸모가 없다는 자신에 대한 자기 가치 감정의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우리 주변의 실업자들은 흔히 사회적 관계의 중심에서 떨어져 나가 변두리에서 헤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은 노동과정에서 축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특별한 집단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제 각 부문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얼마나 매섭고 찬바람으로 불어닥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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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1.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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