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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드골과 YS

프랑스 제5공화국 대통령을 지낸 드골은 웅변가도, 정략가도 아니었다. 그에게는 특유의 정치술이 있었다. 바로 ‘정치를 하는 것 같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프랑스 속담에 ‘여자는 뒤쫓아 가면 도망가지만 가만히 있으면 다가 온다’는 말이 있는데 드골은 정치를 꼭 그런식으로 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문제가 많았던 제4공화국에서 정치에 관심이 없는척 딴전을 부리던 드골은 결국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는데 꼭 필요한 인물로 떠올랐고 마침내 그는 권좌에 오를 수 있었다. 드골은 자신의 글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치인은 초연함에 덧붙여 신비스럽게 까지 보여야 한다. 그 태도와 행동에 있어서 말과 제스처의 절약이 필요하다. 또한 심사숙고하는 자세와 예의도 갖춰야 하며 권위를 높이는데 침묵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그는 겜블러가 판돈을 올리려면 보통때보다 더 침착하고 냉정해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득시 정치인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느닷없이 드골 얘기를 꺼내는 것은 요즘 심심치 않게 국민들에게 실소(失笑)를 선사하는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의 처신 때문이다. 엊그제 고려대에 특강을 갔다가 교문앞에서 학생들의 저지로 망신(?)을 당한 그는 ‘특강 무산은 DJ의 음모’라고 엉뚱한 방향으로 화풀이를 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듣고는 ‘노벨상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YS의 이런 진중치 못한 언행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취할바가 아니다. 싫다는 학생들에게 ‘2백만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무슨 소용이며 전국민이 반가워하는 노벨상 수상을 혼자만 깎아 내려 무슨 득을 얻을 것인가. 전직 대통령이 국사에 관심을 갖고 자기 주장을 펴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더구나 평생을 정치만 해온 그에게 ‘침묵은 금’이라고 입에 족쇄를 채우려 드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그러나 드골의 말처럼 정치인은 말과 제스처를 절약할줄 알아야 한다. 예의도 지켜야 한다. 오직 DJ에 대한 험담일색의 공격만으로 자기 존재를 확인받으려 한다면 소아병적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우리 속담에는 ‘깨방정 떤다’는 속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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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8 23:02

[오목대] 부패방지법

부패문제는 OECD, WTO, 세계은행, EU 등 각 국제기구들이 심도있게 다루고 있고 부패라운드에서도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부패라운드란 국가간의 무역에서 관행시 되고 있는 뇌물수수와 부패를 없애고 국가간 공정한 무역질서를 확립하려는 다자간 노력을 의미한다. 부패척결을 위한 각 국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패관행은 갈수록 국제문제화 되어 국가간 변칙게임을 확산시키고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 무역장벽이 되고 있다. 부패라운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미국은 70년대초 록히드 사건 등 미국기업이 국제적 부패사건에 연루되면서 ‘해외부패방지법’을 제정한 바 있다.반부패라운드에서는 해외에서 공사를 따내거나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그 나라의 관리들에게 뇌물을 줄 경우 국내법에 따라 처벌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99년 2월15일부터 발효되어 시행되고 있는 ‘해외뇌물방지법’은 범세계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반부패라운드의 첫번째 구체적인 조치이다.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부패방지법은 새로운 모습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참여연대 등 38개 시민단체가 ‘부패방지 제도입법 시민연대’를 구성하고 여러 차례의 모임을 거쳐 국회에 부패방지법을 시민단체 공동안으로 입법청원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5대 국회에서 2백99명의 국회의원중 3분의2가 넘는 2백44명이 동법안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하고서도 법제정에는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것은 여야가 명분에 밀려 찬성서명을 하고도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나서고 싶지 않았던 증거라고 할 수 있다.현재 16대 국회에는 민주당의 반부패기본법, 한나라당의 부정부패방지법, 시민단체들의 부패방지법이 상정되어 있다. 이번 국회에서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해서 어떠한 형태로든 협상이 이루어지고 부패방지법이 통과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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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7 23:02

[오목대] 적발과 지도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적발하기 위해 카메라와 비디오 녹화장치 등을 갖춘 이동단속차량이 있는가 하면 전국 도로 곳곳에 무인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물론 수시로 그것도 느닷없이 경찰관이 출현하기도 한다. 주의하지 않으면 범칙금 통지서가 발부되고 벌점이 부과되기 일쑤다. 참고로 전북에서 가장 단속실적이 높은 무인카메라는 익산시 동촌리 송학기업사 앞 720번 지방도에 설치된 카메라다. 하루 평균 33대정도를 적발하는데, 호남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차량이 익산으로 들어가면서 이용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의 속도감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또 도로상태도 인근 지방도에 비해 좋고 좌우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누구나 쉽게 가속의 유혹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외지 차량은 카메라의 단골 손님이라고 한다. 무인카메라에 걸리지 않는다고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거의 헛소문에 불과하다. 오히려 140km 이상으로 달리면 안 찍힌다는 것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170km로 달려도 차량 번호판이 선명하게 찍힌다. 대형트럭 뒤에 붙어가면 피할 수 있다는 소문도 그중 하나인데 겨우 3-4m만 떨어져도 여지없이 찍힌다. 더군다나 과속으로 트럭 뒤에 바짝 붙어 가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차량 번호판에 비닐랩을 씌워도 선명하게 찍히며, 상향등을 켜 카메라 플래시의 빛을 반사시켜 버린다는 것도 역시 헛소문이다. 모름지기 안전운전이 제일이다. 물론 경찰관이 직접 나서서 교통위반을 단속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적발보다는 지도가 우선이다. 그렇다면 카메라나 신호등 설치지점 앞에서 그리고 과속하기 쉬운 장소 앞에서 예방을 목적으로 계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식개혁이 덜된 일부 경찰관들은 아직도 적발을 직무수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경찰대계혁 100일 작전까지 실시하면서 권위적 경찰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갖가기 노력을 했다하나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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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6 23:02

[오목대] 국정감사

바야흐로 국정감사의 계절이다. 국감(國監)은 글자 그대로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 등 국정전반에 관한 감사를 직접 행할 수 있는 권리다(헌법 61조1항). 올해도 이달 1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0일간 열린다. 도내에서는 24일 새만금사업단(농림해양수산위), 27일 도청(행정자치위)및 도교육청(교육위)에 대한 감사가 실시된다. 국감은 흔히 창과 방패의 한판 승부로 비유된다. 창을 쥔 야당은 정부 여당의 실정과 국정 난맥상을 파헤치는데 열을 올리고 방패를 든 여당은 수성(守城)과 함께 정책감사 쪽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감 스타의원은 아무래도 야당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이 국감에 두는 비중은 아주 크다. 한국의회발전연구회가 15대 의원들을 상대로 지난 3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의정활동 전체를 100으로 놓았을 때 국정감사의 비중이 28.8%로 가장 높았다. 이는 국회 기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법안심사가 21.2%, 예산결산감사 18.7%에 비해 아주 높은 비율이다. 이처럼 국감이 중시되는 이유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즉 골치 아픈 법안이나 예산심의에 매달리기 보다 국정감사에서 ‘한 건’터뜨리는 것이 자신의 활동을 부각시키기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다 보니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중복자료 요구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압력성 자료요구 등이 그것이다. 해마다 국감대상기관은 3백여개에 달한다. 이들 기관에 요구하는 자료는 지난해 무려 5만건을 넘었다. 의원 1인당 1백70여건에 달하는 수치다. 한 의원은 2천건이 넘는 자료를 요구해 눈총을 받았다. 중복이나 과다한 자료 요구의 폐단을 피하기 위해 e-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아직 대세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한 폭로나 재탕, 과장 등이 난무한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이 나라살림에 제대로 쓰이는지, 정부정책은 올바른지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이번 국감에서 도내 출신 국회의원 10명의 활동이 기대된다. 하지만 공격수 보다는 수비수로서 스타탄생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권교체의 명암중 하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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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4 23:02

[오목대] 절차탁마(切磋琢磨)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말이 있다. 돌이나 구슬을 열심히 갈고 닦아서 빛을 발하는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비범한 재주도 내버려두면 묻히고 녹이 슬게 마련이다. 흔히들 가을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라 한다. 하지만 가을의 결실이 하루아침에, 그것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땅에 떨어진 한 톨의 씨앗이 아름답게 꽃 피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기까지에는 부지런히 물을 주고, 김을 매면서 정성껏 가꾸고 돌보아 온 땀과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을 짓는 데에 사용되는 대들보나 서까래도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큰 나무도 처음부터 쓸모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작은 하나의 묘목이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을 온갖 비바람과 무서리에 견디며, 나이테를 하나씩 둘 씩 늘려갈 때에 비로소 쓸만한 나무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이던가? 우리가 밭을 매고 풀을 베는 호미와 낫도 마찬가지이다. 보잘 것 없고 쓸모 없는 무쇠가 대장간의 뜨거운 불 속에서 풀무질을 당하고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견뎌야만 쓸모 있는 도구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한낱 도구와 쓸만한 재목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야 쓸모가 있을 진 대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에게 ‘절차탁마’의 정신은 더욱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천재는 99퍼센트의 땀과 1퍼센트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라고 발명왕 에디슨은 말하였다. 천재는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요행의 결과는 더욱 더 아닌 것이다. 남이 무사안일 속에서 허송세월을 하거나 편안한 잠에 취해 있을 때 이 세상의 천재들은 백 번을 연습하고 천 번을 갈고 닦는 피땀어린 노력을 하였을 따름이다. 이 세상의 이치는 절차탁마와 같은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갈고 닦을 때 무엇인가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고 또한 결실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남의 본보기가 되려는 사람이나 지도자 역할을 하려는 사람들은 절차탁마의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시대에 새로운 빛과 힘을 발휘하려면 먼저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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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3 23:02

[오목대] 순환수렵장

수렵(狩獵·hunting)은 원시인들에게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사냥한 고기는 식량이었고 가죽은 옷감이었다. 초기 사냥에는 활과 화살이 사용되었다. 사냥에 총이 사용된 것은 19세기 들어서다. 식량을 얻기 위한 사냥말고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스포츠를 위한 오락용 사냥이 발달했다. 이 사냥은 엄격한 행동규약이 따랐다. 오락으로 야생동물을 잡는 사람은 사냥감에게 도망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다친 사냥감을 쓸데없이 괴롭히는 행위는 삼가야 했다. 가만히 앉아있는 오리를 쏘는 것은 스포츠맨답지 않은 행동으로 간주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사냥의 기원은 고구려 무용총 벽화인 ‘수렵도(狩獵圖)’에서 엿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불교와 유교 등 종교의 영향으로 살생을 꺼려 생업으로의 사냥이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다만 왕족과 귀족계급은 오락으로, 서민층에서는 식량공급원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고려때는 귀족들이 매사냥을 즐겨 관청에 응방(鷹坊)을 두었고 조선 연산군때는 좌우응방으로 개편할 정도였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야생동물이 밀렵 등으로 멸종위기를 맞게되자 1948년 국제자연보존연맹이 결성되었다. 우리도 1967년 ‘조수보호및 수렵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1972-1981년 10년간 전국적으로 금렵이 실시하였다. 그러다 1982년부터 순환수렵제가 도입되었다. 이 제도는 제주도(매년)를 제외한 전국을 4개권역으로 나눈뒤 권역별로 1년씩 번갈아 수렵을 허용하는 것이다. 수렵기간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4개월. 97년에 경남북, 98년에 강원, 99년에 충남북이 허용되었고 올해는 전남북 차례다. 수렵허용지역에서 사냥을 하려면 1인당 50만원 가량의 수렵장 이용료를 내야 한다. 또 해안에서 1㎞, 도로에서 6백m, 문화재에서 1㎞ 이내에서는 수렵을 할 수 없다. 전북도는 이번 수렵기간중 25억원의 세외수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산골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어깨에 총을 메고 사냥개를 몰고 다니며 마을 인근을 휘젓거나 약초캐는 사람을 살상하는 등 인명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수의 서식밀도 등을 고려, 이 제도를 재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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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2 23:02

[오목대] 고인돌 문화유산

고대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고인돌(Dolmen)이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발견된 고인돌 가운데는 6천8백년 된것도 있고 인도네시아의 섬에서 발견된 고인돌이 4천5백년전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안겨 주기도 했다. 가장 정교하면서도 축조과정의 불가사의가 여전한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도 대략 1천5백년이나 앞섰으니 고인돌이야말로 인류가 만들어 낸 거석(巨石)문화의 원조인 셈이다. 선사시대 부족들의 족장, 또는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알려지고 있는 고인돌은 전세계에 걸쳐 분포돼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유럽 만주 일본 북아프리카는 물론 지중해 연안, 이란 인도지방에서까지 비슷한 형태의 고인돌이 발견된다. 그러나 고인돌의 정확한 전파 경로나 수십톤에 달하는 무거운 돌들을 어떻게 옮겼으며 지금까지 버티고 서있는지는 현대과학으로도 정확히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더욱 궁금한 것은 전세계에 널려 있는 고인돌 7만여기 가운데 절반이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남한쪽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고인돌은 평안도나 황해도, 전라도 쪽이 특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지역이 단연 고창군 일대이다. 이미 사적으로 지정돼 보존하고 있는 고인돌만 고창읍 죽림리 일대 4백21기를 비롯하여 군내에 2천여기가 넘는다. 고창군은 지난해부터 모양성제 이벤트로 축조과정을 재현하고 행사를 갖는등 고인돌을 귀중한 문화관광자원으로 가꾸는데 힘쓰고 있으며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해 이미 조사단이 학술조사까지 마친 상태이다. 그런데 들리는 바로는 이웃 전남 화순군에서 고인돌 문화유산 지정을 자기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맹렬한 로비활동에 나서고 있다한다.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가 정식 등록단계에 이르자 뒤늦게 훼방을 놓는 꼴이니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설마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세계적 문화유산의 가치를 훼손 당하는 일이 없도록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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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1 23:02

[오목대] 한글 맞춤법 시험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중 하나인 ‘한글’을 언문(諺文)으로 하대했다간 큰일난다. 일간신문 잡지등 출판물이 거의 한글전용으로 바뀌고 관공서의 공문, 일반 기업체의 기획안·결재서류등도 한글화 한지 오래다. 지금 젊은 세대에겐 아무리 한문(漢文)이 뜻 글이고 꼭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 전달이 어렵다 해도 단지‘배우기 힘들고 귀찮은 존재’일뿐 ‘가깝게 하기엔 너무 먼 글자’가 바로 한자이다.그러나 지금도 한자가 가장 대접받는 분야는 있다. 학문적 연구나 수치(數値)의 개념이 아니라 바로 법률용어에서다. 민사소송법을 보면 ‘受命法官(수명법관)’이니‘受託判事(수탁판사)’니 ‘訊問(신문)’ 또는 ‘審問(심문)’이니 하는 용어에다 ‘關係法院(관계법원)에 共通(공통)되는 直近(직근) 上級法院(상급법원)’같은 문장도 나온다. 한자를 배운 사람이라면 대강의 뜻은 알겠지만 ‘直近’이란 말은 영 아니다. 우리 말에는 ‘곧은 뿌리’라는 의미의 ‘直根’은 있어도 ‘直近’이란 말은 국어사전이나 백과사전 어디에도 없다. 일본 법률을 배워 오다 보니까 그렇게 됐겠지만 ‘가장 가까운’ ‘바로 연결되는’이라는 뜻으로 보이는 이 용어는 순전히 조어(造語)가 아닌가 싶다.법률과 직접 접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게 무슨 대수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률용어를 쉽게 바꿔써야 한다는 욕구는 법조계 내부에서도 진즉부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그게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대법원이 이처럼 딱딱하고 이해하기 힘든 법전중 특히 민사소송법을 한글 문장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지만 과문인지 몰라도 아직까지 그것이 실현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법무부가 한글날을 맞아 검사들을 포함하여 4백여명의 직원들을 상대로 한글 맞춤법 받아쓰기 시험을 실시하여 화제다. 띄어쓰기, 철자법, 표준어 가리기등 총 50문항이 출제된 이번 시험은 채점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 쉬운듯 하면서도 어려운것이 한글이다. 알쏭달쏭한 문항때문에 시험이 어려웠다는 직원들의 호소도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새삼 우리 글을 배우고 익히는 계기를 마련한 법무부의 신선한 발상은 박수를 받을만 하다. 한자 좋아하는(?) 법원쪽은 지금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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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10 23:02

[오목대] 송이와 문화재

오만가지 단어로도 그 향과 맛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지만 한 조각만 들어가도 평범한 음식에 환상적인 맛을 더해준다는 것이 우리네 송이버섯이다.송이버섯은 늘 푸른 소나무 밑에서 자라 소나무 향이 온몸에서 배어 나온다.한달전 북한에서 선물로 내려온 그 많은 송이버섯을 어떻게 나눠서 시식했는지 궁금하다. 송이버섯은 물에 씻지 않고 물수건으로 흙을 닦아낸 뒤 껍질채 그대로 또는 썰어서 바로 요리해 먹어야 그 깊은 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얇게 썰어 날로 먹거나 구워서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좋고 쇠고기와 야채 등을 곁들여 전골을 끓여 먹어도 좋으며 된장찌개에 몇 조각 썰어 넣으면 찌개 맛을 훨씬 풍미있게 해준다.워낙 송이버섯 값이 금값이라 송이버섯 속에 쇠못을 박아 무게를 속여 팔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예전엔 장아찌를 해 먹을 정도로 흔했다는데 그 알싸한 향에 반한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수입해 가면서 송이버섯 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우리 것에 대한 열등 의식이 매우 강한 일본 사람들 같다.지난 날 일본은 우리나라를 강점하고 조상의 혼이 깃든 수많은 문화재를 파괴하고 약탈하였다. 일제는 전국 각지에서 왕릉을 비롯한 옛 무덤들과 성과 비석, 옛 건물과 석조물 등 각종 역사 유적들을 마구 파괴하고 고려자기, 조선자기, 무기와 장구류를 비롯한 옛 무덤의 부장품들과 도서, 고문서, 서화, 불상, 탑, 민속공예품에 이르기까지 무려 수십만 점에 달하는 값진 문화재들을 일본으로 악랄하게 가져갔다. 진품명품 TV프로그램에 나오면 가격을 정할 수 없는 문화재가 즐비하다.일본은 약탈한 그 문화재들은 자기네들의 국보, 중요 문화재, 중요 미술품들로 지정하는 뻔뻔함을 보이면서 정당한 입수물이기에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맛좋은 우리 송이버섯을 일본인 관광객에게 돈 몇푼 받고 팔아 넘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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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10.09 23:02

[오목대] 내장산 단풍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이라는 시다. 가수 송창식이 불러 더 많이 알려졌다.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 바로 그 단풍의 계절이다.가을이 되면 나무는 겨울을 대비해 엽록소의 생산을 중단한다. 이때 잎안에 안토시아닌을 형성하면 붉은 색으로, 카로티노이드와 크산토필 색소를 나타내면 투명한 노란색의 단풍이 든다. 붉은 색과 노란색의 색소가 혼합하면 화려한 주홍색 잎으로 변한다. 단풍은 가을 문턱에 들어서면서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고 일조량이 많을 경우 더 붉게 빛난다. 보통 하루 평균기온이 섭씨 15도일 때부터 나타나며 우리나라는 설악산 오대산에서 시작해서 하루 약 25㎞씩 내려오고, 산에서는 40m씩 산 아래쪽으로 내려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달 26일부터 설악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해 이달 15일께면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한다. 내장산은 이달 15일쯤 첫 단풍이 시작돼 11월 1일께 온 산이 뒤덮일 전망이다. 단풍은 이즈음이면 산뿐만 아니라 시골집 뒤안에도 내려온다.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 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시인이 전라도 토속언어로 빚어낸 단풍처럼 빛나는 시다.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은 “늦서리 맞은 단풍잎이 2월 꽃보다 더 붉다(楓林晩 霜葉紅於二月花)”고 했다. 이처럼 불타는 단풍은 뭐니뭐니해도 우리고장 내장산이 자랑이다. 내장산의 현란한 단풍앞에 서면 대자연의 웅장한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듯 하다. 이은상은 내장산 단풍을 “내장산 골짜구니 돌벼래 위에/ 불타는 가을단풍 자랑 말아라/ 신선봉 등너머로 눈 퍼붓는 날/ 비자림 푸른 숲이 더욱 좋더구나”고 노래했다.그런데 내장산 단풍이 오래 전부터 개체수가 크게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활엽수에 치이고 넝쿨나무 등에 휘감겨 영양결핍으로 말라 죽는데 따른 것이다. 그래서 정읍시가 올부터 내장산에 매년 단풍나무 묘목 10만 그루씩을 심겠다고 했다. 붉게 타는 내장산 단풍을 다시 볼 수 있을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10.07 23:02

[오목대] 한 목소리 내기

며칠 전 막을 내린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인류의 평화와 화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특히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 기를 앞세우고 같이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올림픽이 단지 인류의 체력과 기량을 겨루는 체련의 장을 뛰어 넘어 인류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는 역사의 장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각국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 풍성한 기록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고, 환경 친화적인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 ‘그린 올림픽’을 지향하기도 했다. 한가지 더욱 흥미로웠던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각 국가 나름대로의 독특한 응원전이었을 것이다. 이번 시드니 올림픽의 응원전은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로 꾸며진 각국의 응원전에서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총동원 된 듯 하였다. 자국의 국기를 얼굴에 그린 페이스페인팅 응원, 국기를 형상화하고 패션화 시킨 패션형 응원, 그리고 각국의 고유악기를 이용한 악대식 응원 등 실로 다양함을 맛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각국의 응원전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비쳐졌지만 한가지 공통적인 점은 응원을 통하여 서로 한 목소리를 내어 자기 나라의 출전선수들을 격려하고 승리를 낚아내려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이러한 응원전을 떠올리면서 최근 우리 전북도의 돌아가는 상황이 답답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새만금 사업은 바삐 서둘러도 아직 갈 길이 먼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사업의 존폐를 거론하고 있으며, 전주권 신공항 건설도 현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물론 다양한 욕구를 철저히 수렴하는 것은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중요한 일이지만 보다 큰 걸음을 내딛고 발전과 화합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가 각기 다른 불협화음을 내기보다는 서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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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06 23:02

[오목대] 우체국

우리나라의 우정제도는 신라 소지왕 9년 사방에 우역을 설치한 것이 효시이다. 고려초에는 우역간에 역마를 두고 통신송달을 해서 한층 체계적인 우역제도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통신 방법은 군사 및 관용 통신 수단으로 활용하였을 뿐 일반 백성들은 이용하지 못했다. 개화기 선각자 홍영식 선생은 일본 및 미국 등지를 시찰한 후 근대 우정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왕에게 건의하여 조정에서는 1884년 11월 18일 최초로 우정업무를 개시했으나 같은 해 발생한 갑신정변으로 우정업무는 중단되었다. 그후 1893년 ‘전우총국’이란 이름으로 우정업무가 재개되었으며 1900년 1월 1일에는 만국 우편연합(CPU)에 가입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다가 1905년 일본에 통신권이 피탈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광복과 더불어 우정업무가 발전하면서 우체국은 최근까지 다양한 우정서비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요즈음 예금 부분보장제도 시행을 앞두고 우체국예금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체국예금이 증가하면서 그 비중은 외환위기 전에 1.1%이던 것이 국가가 원리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신협을 웃돌고 있고 조만간 상호신용금고를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자금시장 불안여파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우체국예금으로 시중자금이 5조원 이상 몰려들었다고 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금 부분보장제도를 앞두고 자금시장 교란이 우려되고 있다. 원래 농어촌 산간벽지 등 소외계층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신예금이 뭉칫돈을 맡는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많아진 것이다.우체국예금은 다른 금융기관과 형평성 차원에서 불공정한 게임인데다 시중자금수급을 교란하는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정보통신부의 은행업무에 대한 전면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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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05 23:02

[오목대] 아들 목 조른 母心

장애인 하면 으례 떠오르는 사람이 미국의 헬렌 켈러여사이다. 그녀는 어려서 중병을 앓아 시각과 청각을 잃었으며 말도 하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그녀는 가정교사 설리번의 도움으로 처절할 정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미국의 저명한 저술가·교육자로 성공하여 ‘인간승리’의 표본이 됐다.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과 이해심, 가족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이다.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도 소아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진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중 가장 뛰어난 지도자로 꼽힌다. 그의 성공 역시 자신의 눈물겨운 노력 못지않게 장애인을 정상인과 똑같은 인격체로 존중하는 서구사회의 인본주의가 뒷받침 됐음은 물론이다. 세계적 천체물리학자인 영국의 스티븐 호킹박사 또한 고개마저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이지만 그의 학문적 업적이 장애로 인해 굴절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시하는 유교적 인습으로 인해 신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질시, 사회적 냉대가 너무 심하다. 선천적 장애이거나 후천적 장애이거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아무리 장애인 복지를위해 정책적인 배려를 해도 기업이나 학교, 심지어 복지시설마저도 이들을 외면하는 일이 많다. 이러고도 어떻게 우리가 루즈벨트 재단으로부터 국제 장애인상까지 받는 나라가 됐는지 부끄러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엊그제 ‘아들이 평생을 장애인으로 고통받으며 살게 할 수 없다’며 일곱살짜리 아들을 목졸라 숨지게 한 30대 주부의 애절한 사연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녀의 행위는 분명 천륜을 저버린 악행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오죽했으면…’이라는 일말의 동정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장애때문에 놀림감이 되고 ‘왕따’당하는 어린이들을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장애를 극복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타의에 의해 생을 마감해야 하는 장애인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는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복지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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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04 23:02

[오목대] 쌀 문화 3000년 展

쌀은 밀·보리와 함께 세계 3대 곡물의 하나이다. 밀은 중동지방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퍼져 나갔고 쌀은 대략 4천년전 고대 인도에서 재배가 시작되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다는게 일반적 학설이다.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정착한 곡류는 논밭에 흔한 ‘피’이고 뒤이어 기장과 조가 인도에서 들어왔다. 보리와 밀은 이보다 늦게 중동의 지중해 연안에서 아시아 대륙을 거쳐 건너온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이 된 쌀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약 3천년전 한반도에 들어온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대량 생산이 가능한 모내기법이 본격 개발된 것은 1천8백년전 중국 한나라 시대이고 그로부터 3백년후인 삼국시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쌀이 우리의 주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쌀을 뜻하는 한자 ‘米’는 상형문자로서 벼 이삭을 본뜬 글자인데 파자(破字)해보면 八十八이 된다. 벼 농사를 짓는데는 여든여덟번의 손질이 필요할 정도로 귀중한 곡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초강목에도 ‘쌀은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감고(甘苦)하며 무독(無毒)하니 보중익기(補中益氣)’라고 적고 있어 식물인 벼(禾)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늘부터 내달 12일까지 개관1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도작(稻作)문화 3천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농경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한 신석기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쌀과 관련된 고고(考古)·미술·민속·근현대 자료등 1천여점이 선보인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각종 탄화미(炭化米), 산청 묵곡리와 진주 대평리에서 나온 각종 농경의례 유물, 목제 농기류등이 망라된다니 흥미를 끌만도 하다.쌀과 우리도는 뗄래야 뗄수 없는 인연도 많다. 전국 제일의 곡창지대가 바로 김만평야이며 여기에는 도작의 효시라 할 벽골제 유적도 있다. 마침 김제시에서는 쌀을 주제로 한 지평선축제를 열어 성황을 이른바 있기도 하다. 지금부터 본격 벼수확철이다.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속담대로 풍년이 예약돼 있다니 그 또한 기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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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03 23:02

[오목대] 政治 욕설

사람이 무섭지 세상이 무서운 것이 아니다. 제멋대로 선악을 판단하는 사람이 그중 제일 무서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에게 좋은 것이면 선이고 해롭거나 나쁜 것이면 악이라고 제멋대로 정해 놓고 세상을 산다. 날이 갈수록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므로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다.원래 선이란 남을 먼저 이롭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이치를 어기면 악이 시작되는 것이다. 선을 비웃고 살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무서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저울질 하지 않았으면 한다.국어학자에 의하면 갈수록 욕이 변형이 많아진다고 한다. 욕을 하면 입이 더러워지고 자신의 인격 수준이 낮음을 드러낸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욕이 점점 확대되고 흉포화 하는 실정이다.거친 언어사용은 도전적인 싸움의 의미를 나타낼 수도 있다. 그 강도가 지나치게 되면 자칫 증오로 발전될 소지를 가지고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욕설은 싸움의 전초전이다. 과격한 욕설로 상대방의 기세를 제압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경우가 있다.우리는 요즘 정치 현장으로부터 이런 무서운 욕설을 많이 듣는다. 일부 야당 의원들의 더러운 말들이 입줄에 오르고 있다. 최근 모의원이 내뱉은 ‘미친놈’발언은 그 백미다. 나라경제를 망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고 하필이면 특정지역에 가서 그런 정치적 욕설을 토하고 있어 자기중심적인 치졸한 발언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정치를 죽여버리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거의 스트레스 해소성 발언으로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독설인 것이다.정부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수구 보수 세력에게 빌미를 주지 않도록 현 정부의 치밀한 계획과 실천 그리고 개혁 세력 전체의 공고한 공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수구 세력들은 틈만 있으면 사실을 왜곡하여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 또한 그들의 모순된 논리는 현정부가 잘못하기를 바라거나 감정적 반대의식을 가진 특정계층의 국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기에 더욱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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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10.02 23:02

[오목대] 메뚜기잡기

“남쪽하늘에 작은 먹구름이 이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부채꼴로 퍼지며 온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온통 밤처럼 캄캄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 앉는 곳은 모두 졸지에 누런 황무지로 돌변한다.”펄벅의 소설 ‘대지(The Good Earth)’에 나오는 대목이다. 소설과 같은 장면이 올 여름 중국과 페루에서 일어났다. 20년래 최악의 가뭄으로 시달린 중국 북부 허난(河南)성 등에는 메뚜기떼가 들끓어 자그마치 3백66만㏊에 이르는 지역이 혹심한 피해를 입었다. 카이펑(開封)현 같은 곳은 1㎡당 1천마리의 메뚜기가 득실거리고 한발짝만 디디면 24마리가 깔려 죽을 정도였다. 재해 경보기준이 1㎡당 0.5 마리라고 하니 얼마나 엄청난지 짐작할만 하다. 그래서 농업부 산하에 메뚜기퇴치 전담부서를 두고 비행기까지 동원, 살충제를 뿌리는 박멸작전을 벌였다. 또 70만 마리의 오리특공대를 조직, 메뚜기떼 진압작전에 나섰다.페루에도 20년만에 1억5천만마리로 추정되는 메뚜기떼가 창궐해 비상이 걸렸다. 엘리뇨 현상 때문으로 화염방사기와 헬기 등을 동원, 공중전을 벌였다. 두 나라 모두 환경오염과 산림의 황폐화가 원인이라는 것이다.이들 메뚜기는 정주성(定住性)과 이동성으로 나누는데 대개 이동성 메뚜기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동성 메뚜기는 10억-1백억 마리씩 떼를 지어 움직인다. 다행히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메뚜기는 정주성으로 5백년 동안 피해를 주지 않았다. 오히려 농약피해 등으로 메뚜기를 찾아보기 힘들어 지면서 ‘귀한 몸’대접을 받고 있다. 경남 산청군의 ‘메뚜기 쌀’은 서울 유명백화점에서 일반쌀보다 40% 가량 비싸게 팔린다. 또 서울 룸싸롱에서는 메뚜기 안주 1접시에 30만원을 받고 있는곳도 있다.벼가 황금물결을 이루는 이 즈음이면 전국 곳곳에서 메뚜기잡기 행사가 벌어진다. 29일부터 3일간 열리는 김제 지평선 축제에서도 메뚜기잡기 체험이 들어 있다. 벽골제옆 1천8백평에 2만여 마리를 풀어 놓은 것이다. 이 메뚜기는 전북대에서 8백50만원을 들여 구입했다. 지천으로 널려있던 메뚜기를 돈들여 사육하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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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9.30 23:02

[오목대] 기업윤리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의 행동을 다른 사람이 인정하고 존경할수록 높아진다.마찬가지로 기업도 인간과 같이 다른 기업이나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을때 건전한 기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사람과 기업이 어울어져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 중 하나는 아마도 치열한 경쟁일 것이다. 이러한 경쟁은 다양화된 사회의 소산이고 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욕구를 갖게 마련이고 기업은 생존을 위하여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며 사후관리도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최근 국내 유명 기업들이 앞다투어 고객 만족이나 고객 중시의 경영을 부르짖으며 경영 마인드를 쇄신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맥락에서 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명한 백화점에서 식품 제조일자를 제멋대로 변경한다는 엄청난 사실이 보도를 통하여 우리의 귀를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고객을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인 것이다.외국의 유명 기업체인 맥도날드의 경우 고객 존중은을 철칙과도 같다. 햄버거를 만든 후 10분 이상이 되어도 팔리지 않는 햄버거와 7분 이상이 되어도 팔리지 않는 감자튀김은 버리며, 고객이 돈을 지불할 때 반드시 고객의 눈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하지만 우리 기업의 경우 기업 측에서는 고객을 존중하라고 교육시켰는지는 모르지만 실제 기업 측의 행위는 고객을 속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사원들은 겉으로는 고객존중, 실제 행위는 고객을 무시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이러한 것을 지켜보면서 기업의 경영자가 사원들에게 고객을 존중하고 교육하기에 앞서 기업의 존재 이유와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과 사회에 우뚝 설려면 고객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 기업의 윤리이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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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9.29 23:02

[오목대] 社外理事

유가증권 상장규정에 의하면 사외이사를 이사로서 상무(常務)에 종사하지 않는 자로 규정하고 있고 공기업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사외이사를 비상임이사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한 규정을 고려해 볼 때 사외이사는 업무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이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사외이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상법상 사내이사에게 인정된 권한과 의무 및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사내이사와 그 법적 지위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상법상 이사의 자격과 관련해서 전문적 지식이나 능력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외이사제도가 지배주주의 경영독주를 억제하고 경영진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므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선임하도록 하고 있고 경영감시기능을 수행한다는 차원에서 최대주주나 사내이사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 회사와 이해관계에 있는 자 중에서는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정부는 1998년도 주주총회로부터 모든 상장회사에 한해 이사 수의 1/4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의 제도는 미국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나 미국법률협회의 기업지배원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된 이사를 상징하고 있다.요즈음 사외이사제도가 과연 그 효과면에서 이사회제도를 활성화 시키고 회사의 건전한 경영과 주주 및 채권자 보호에 순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송 자 전교육부장관이 삼성전자와 그 주거래은행인 옛 한일은행의 사외이사를 겸직해서 증권거래소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있었고 최근에는 환경운동연합 최 열 사무총장이 기아자동차와 삼성SDI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월급을 받고 기아자동차로부터는 스톡옵션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위원들과 공정거래위원회 일부 비상임위원이 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에 대해서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사외이사제도에 있어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당연히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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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9.28 23:02

[오목대] 건강수명

중국을 최초로 통일시킨 진시황(秦始皇)은 오래 살고 싶은 욕망으로 신하들에게 불로장생(不老長生)하는 약초를 구하게 했다. 그러나 불로초는 구하지 못했고 그의 수명은 50세로 다 했다. 고대 그리스인의 수명이 19세였고 16세기 유럽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21세였다는 기록을 보면 기원전 2백10년에 죽은 진시황의 50세 수명이 결코 단명이라고 할 수는 없을듯 하다.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인생은 고해(苦海)’ 어쩌고 하지만 노인이 ‘지겨운 세상, 빨리 죽고 싶다’는 넋두리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 실 본능은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 쪽이다 생노병사(生老病死)가 다 태어날때 결정되는 운명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 들이기보다 영생불멸의 신의 축복을 더 기대하는 것이다.질병의 극복, 노화 원인의 발견과 예방, 생활조건의 향상 등으로 21세기에는 사람들이 훨씬 오래 살 수 있다는게 의학계의 보고이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0년께는 평균 수명이 85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간 게놈의 발견 등으로 이론적으로는 10여년 뒤에는 1백20세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가 98∼99년 실시한 국민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지난 71년의 62.3세에서 97년엔 74.4세로 26년동안 12.1세나 높아졌다고 한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수명 85세 시대 달성이 결코 어려워 보이지 않는게 사실이다.그러나 문제는 삶의 질이다. 속말로 벽에 ×칠하면서 1백세까지 살면 뭣하겠는가. 치매나 암 등 불치병으로 가족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며 연장하는 삶은 축복이 아니라 그야말로 고해일뿐이다. 실제로 복지부 발표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은 98년 현재 64.3세로 국민들이 평균 10년 이상을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백명당 만성질환자수인 ‘만성질환 유병율’이 92년 20.5%에서 98년 41%로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래 살되 건강하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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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9.27 23:02

[오목대] 거짓말 탐지기

‘어떤 사람이 거짓말쟁이냐 아니냐를 분간하려면 그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자기가 정직하다고 대답하면 틀림없는 거짓말쟁이다’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그루초 막스의 익살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구한 결과 사람은 하루에 대략 2백번 정도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평균 8분만에 한 번 꼴이다.먼 옛날 인류의 조상들은 몸집이 큰 다른 짐승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교활한 지혜가 필요했으며 그에따라 권모술수가 본능적으로 진화했다는 학설도 있다. 말하자면 인간은 타고난 거짓말쟁이인 셈이다.이런 거짓말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고안된 기계가 ‘거짓말 탐지기(Polygraph)이다. 맥박·혈압·땀흘리는 상태(發한)등의 생리적 변화를 측정하여 테스트를 받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다. 플리그래프는 주로 범죄수사에 활용된다. 분명히 심증이 가지만 범인이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달리 증거가 없을때 이 기계를 사용하여 거짓말인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플리그래프 조사의 정확성 여부다. 미국 거짓말 탐지기협회에 따르면 이 기계를 이용한 조사의 정확성은 90%정도라 한다. 말하자면 아무리 숙련된 조사관이 정확을 기했다 해도 10%정도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열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억울한 피의자를 만들지 말라는 수사격언이 성립된다.전주지법이 교통사고를 내 기소된 한 트럭운전기사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은 거짓말탐지기 검사내용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재판부의 이런 판결은 아무리 거짓말탐지기라도 기계의 성능, 조작기술등에 있어 완벽을 기하지 못했다면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앞으로 범죄수사에 동원되는 거짓말 탐지기의 효능도 그리 기대할만한 수준은 못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죄를 짓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범죄자에게 고문과 같은 비인간적인 수사기법을 동원하는 것보다는 여전히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훨씬 이성적이란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 하긴 거짓말과 진실의 구별은 신(神)의 소관사항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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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9.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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