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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악플로 인한 피해, 최소화 하려면

인터넷으로 유명인들의 기사를 접하고 소통한 이래로 ‘악플’은 끊임없는 사회적 문제였다. 2019년 말,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던 가수 설리와 구하라가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특히 설리는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악플의 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본인에 대한 악플에 당당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프로그램이 방영 중이던 시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악플의 밤은 JTBC2에서 방영하였던 프로그램으로,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본다는 취지로 기획된 것인데, 이 프로그램에서 본인에 대한 악플을 직접 읽고 평가하면서 평소 누적되어있던 정신적 고통이 심해져 결국 안타까운 선택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10월 다음은 연예 뉴스의 댓글 기능을 없앴고 네이버도 2020년 3월 관련 서비스를 종료했다. 연예 기사에 대해서는 ‘좋아요’, ‘훈훈해요’, ‘화나요’ 등의 이모티콘을 통한 감정 표현만 할 수 있고 직접 구체적인 의견을 담은 글을 쓰지는 못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두었지만, 최근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소통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콘텐츠의 댓글 창은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에 악플 근절은 어려운 상황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에도 명예훼손죄가 있지만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사실 적시’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 사실 적시’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그 법정형이 정보통신망법에 비해 낮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명예훼손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보통신망법이 제정된 것인데, 실제 처벌 수위는 법정형의 상한이 더 높게 규정된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낮은 편이다.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벌금의 액수도 낮다. 또한 수사관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비슷한 정도의 사안이라 하더라도 불송치 또는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되는 경우도 많아 피해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 정보통신망법의 실효성 있는 적용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명예훼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기준 확립, 보다 강한 처벌을 통한 사회적 경각심 고취가 필요할 것이다. /김은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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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1 14:15

<금요수필> 당신들의 여운

월요일 아침, 상쾌한 바람을 양껏 들이마신다. 코로나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된 이후로는 주말 외출이 더 뜸해졌다. 바쁜 시간표 속으로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은 그래서 내게 ‘환기’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가 지금의 직장에 몸담은 것은 2002년 3월이었다. 연고 없는 지방에서 안내견과 함께 사회 조직에 첫 발을 들였다. 토요일도 출근했고, 휴일 일직도 있었다. 일요일이면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빈 학교를 지켰다. 보완 장치를 풀고 주요 건물들의 안전 상태를 확인한 다음 대충 자리를 정리하면 법인 시설에 기거하는 학생들이 교무실로 놀러왔다.수업 중에는 나눌 수 없는 개인 상담도, 정다운 다과도 그 시간에는 가능했다. 동생 같던 여고생들이 놀러오면 눈깜짝할 사이 퇴근 시간이 됐다.장애인 활동보조지원제도가 없던 그 때 내 주식은 배달 음식과 각종 인스턴트 식품이었다.요리에 재능도 흥미도 없었지만 별로 불편하지는 않았다. 혼자 몸으로 먹고 싶을 때 요기했고, 먹기 싫으면 건너 뛰었다. 사회 초년생으로 어설프게 적응해 가는 과정에 배운 술은 내 위를 더 혹사시켰다. 위경련이다, 위염이다 번번이 병원 신세를 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내게 선배 교사들은 무턱대고 부담스럽거나 두려운 존재였다. 사근사근한 성격도 못되는 데다가 전맹으로 사회 경험 폭이 넓지 않았던 나로서는 동료들과의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게 풀기 어려운 숙제 같았다. 더구나 내 또래 교사가 없는 환경에서 내성적인 내가 살아 남는 방법이 무엇일지 사실 완벽하게 무지했다. 꾸역꾸역 출근했고,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서울 본가에서 윤택하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에만 내가 살아 있는 것 같았다.업무에도, 사회 적응에도 나는 미숙했다. 그래서 교무부장님이 더 어려웠다.교무부장님은 워킹맘이었다. 맹학교 교사답게 목소리가 높았고 컸다. 함께 15년 정도 근무했다. 초등학생 아들이 소풍 가는 날이면 교무실 탁자 위에 먹음직스러운 김밥 접시가 펼쳐졌다. 맥주와 커피를 좋아했고, 따끔한 충고를 서슴치 않았다. 열무 김치를 처음 담가봤다며 불쑥 김치통을 내밀기도 했고, 한사코 운전을 마다하다가 친구가 떠넘긴 티코에 나를 태워주기도 했다. 조수석에 아들을, 뒷좌석에 나를 태우고 달달 떨던 그녀가 생각난다. 언제까지고 한 울타리 안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녀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다.간암 때문이었다. 진단 받고, 입원하고, 수술하고 상황은 급박했다.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그녀를 보냈다. 장지로 떠나는 마지막 길에 장성한 아들이 엄마의 영정 사진을 들고 학교에 들렀다. 청명한 어느 가을날이었다. 내 삶도 누군가의 가슴에 진한 여운으로 남을 수 있을까? 장영희 교수가 남긴 저서를 읽으며 곁에서 조근조근 대화하듯 그녀의 삶과 생각을 배웠다. 위로를 받고 다시 시작해볼 용기도 얻었다. 교수님 생전에 직접 만나뵐 기회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녀가 남긴 생생하고 소소한 에세이는 언제까지고 살아서 많은 이들에게 교훈이 되어줄 거다. 혼탁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은은한 길잡이가 되어줄 거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김성은 수필가는 서울 출생으로 국립서울맹학교와 대구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했다. 신아문예작가상을 수상했고, 표현문학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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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8 16:45

사회복무요원 소집 연기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사회복무요원의 소집일자를 연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병역이행일자연기원을 소집일자 5일 전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우편이나 팩스 또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인터넷을 통한 병역이행일자연기 신청 방법은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병무민원-사회복무-입영(소집)일자 연기원 신청”에서 접수하시면 되고, 병역이행일자연기원을 접수한 때로부터 2일 이내에 소집연기 여부를 결정하고 그 처리결과를 실시간으로 소집대상자에게 통보합니다. 사회복무요원 소집일자 연기는 「현역병 입영업무 규정」과 「생계유지곤란자 병역감면 처리규정」을 준용하되, 통산 2년의 범위 내에서 연기횟수는 5회를 초과할 수 없으며 현역병 입영일자 연기 횟수와 사회복무요원 소집일자 연기횟수를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현역에서 보충역으로 역종 변경된 경우 연기횟수가 통틀어 5회를 초과한 사람은 더 이상 소집일자를 연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질병사유로 소집일자를 연기하고자 하는 사람이 5회를 초과하여 연기를 희망한 경우에는 1회에 한하여 추가로 소집일자를 연기 할 수 있습니다. 소집통지 후 신상변동 등 병적정리 및 실태조사과정에서 생계곤란사유 병역감면원을 제출하여 처리 중에 있는 사람과 질병사유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하여 정밀신체검사 또는 재신체검사 대상인 사람에 대해서는 직권 소집일자 연기 처리하되, 연기횟수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소집통지 후 「입영연기 관리 규정」 제17조(국외 입영연기 대상자 관리)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소집일 이전 국외출국한 사실이 확인되고 소집일까지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소집일부터 입국일까지 직권 소집일자 연기 처리하되, 연기횟수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선복무자의 군사교육소집일자 연기 횟수는 소집일 기준 1년 이내의 범위에서 2회를 초과하지 못하며 나이제한은 없으며 소집(입영)일자 연기일수는 합산하지 않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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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8 14:48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민주당 기초단체장 공천자가 결정되었다

민주당 전북의 기초단체장 공천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경선에서는 가점과 감점이 당락을 가른 곳이 많았다. 전주. 남원. 장수. 순창 군수 공천자가 정치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았다. 하지만 퇴직을 앞둔 관료나 오랜 정당 활동을 한 모두에게 선출직 출마가 처음이라는 이유로 일괄적으로 정치신인 20% 가점을 주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최소한 40세 이하의 출마자 등 정치신인의 정의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경선을 가른 변수 중 하나인 ‘선출직 공직자 평가’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웠는지도 논란이다. 혹시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을 위한 안전장치나 무기로 왜곡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공천자 중 여성이나 청년은 없다. 변화와 혁신, 개혁 공천은 공염불이 되었다. 완주 군수 공천자는 언론에 어마어마한 돈을 배팅하며 노름을 하는 사진과 더불어 도박 녹취록이 나와 큰 충격을 주었다. 중앙당 최종 공천자 결정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큰 판돈의 도박은 범죄이다. 즉각적인 조사로 진위 여부를 명확히 하여 한 점 의혹도 없어야 한다. 만약 사실로 밝혀지면 공천은커녕 사법처리되어야 한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정책과 공약은 거의 없거나 베끼기, 뻥튀기가 많았다. 오직 네거티브와 아니면 말고 식의 상호 비방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응대를 독려하는 문자 폭탄이 전부였다. 이 와중에 전주시장 이중선 후보의 선거 브로커 폭로 회견과 녹취록이 공개되어 큰 파문을 일으키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늘 설로만 회자되던 경선 카르텔과 선거 브로커의 실체와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여기에 전북자원봉사센터 전격 압수수색과 권리당원 입당원서 사본의 무더기 발견으로 내부 횡령 사건이 조직적 당원 모집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마디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천 과정이었다. 선거 브로커 득세, 여론 조작, 권리당원 동원과 대납, 이중투표, 당내 심사 과정의 공정성 시비 등 돌출된 문제들에 대해 도당은 역시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천이 곧 당선과 직결되는 지역 정서를 무기로 일당 독재의 폐해와 오만함을 고스란히 노출하였다. 전북의 민주당 공천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공직 평가와 각종 여론에서 앞서던 송하진 지사의 느닷없는 컷오프 탈락이었다. 교체 지수와 3선 피로감 이외의 명확한 탈락 이유가 없어 많은 설들이 난무했다.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으로 인한 충격적인 인위적 퇴장이었다. 광주 시장 경선이 컷오프 없이 경선으로 결정되면서 희생양으로 전북 지사의 컷오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컷오프를 항의하던 캠프 구성원의 일부가 느닷없는 경쟁 후보 지지선언은 이유를 떠나 권력 무상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새집 찾기로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각종 여론조사 수위를 달리던 전주시장 임정엽 후보가 8년 전과 똑같이 컷오프 되었다. 대선에서 조건 없는 입당을 받고도 이미 20년도 더 지난 해묵은 사건으로 일사부재리의 원칙도 무시하고 또다시 경선 기회조차 박탈한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소수파인 유력 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 논란을 일으켰다. 공천을 담당하는 민주당 도당 자격심사위와 재심위. 공관위가 구성부터 공정성 시비를 일으키며 특정 인사들의 중복 참여로 비판을 받고 객관성과 독립성을 상실하여 논란과 반발을 자초했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부동산 투기와 이해 충돌, 음주운전 등의 처리에 있어 이중 잣대 등 많은 문제를 노출했고 공천이 사천으로 전락하여 충성도와 정적 제거 등이 변수로 작용하여 유력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였다. 공당의 공천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동원과 대납, 브로커의 산실, 여론조작, 이중투표의 대명사인 권리당원 비중을 낮추고 시민 참여를 더욱 넓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변해야 전북이 산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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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8 14:46

3선 전북교육감, 마지막 날까지 역할 다해야

임기를 불과 두달 여 남겨놓은 3선의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그것도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인 전교조로부터의 압력이어서 교육계에 파장이 크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코로나 시기에 일선 학교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자리에 머물며 세비를 축낼 이유가 없다’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천막농성과 단식투쟁을 이어간 전교조 전북지부는 ‘진보교육감 12년이 빛 좋은 개살구였음을 목도했다’는 극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전교조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지지해 온 이른바 진보진영의 현 교육감에 대해 12년 행적까지 들먹이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걸 보면 양측의 관계가 단단히 틀어진 게 분명하다. 3선 교육감 시대, 우려한대로 전북교육의 레임덕 현상은 심각하게 나타났다. 공직기강이 흔들리면서 내부 비리사건이 잇따랐고 일선 교육현장의 연이은 파열음에도 전북교육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교사와 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요구에 귀를 열지 않았고, 대화 요청에는 묵묵부답이었다. 평소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청렴과 윤리를 강조하고, 교육철학과 신념을 주저없이 내놓던 김 교육감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워졌다. 급기야 전교조마저도 그의 불통행정을 강하게 질타하기에 이르렀으니 전북교육의 현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육감 선거를 눈앞에 두고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가 힘겹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 김 교육감의 불명예 퇴진을 촉구한 전교조의 속내도 관심이다. 전북교육의 불통을 우려하는 지역사회와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12년 내내 이어졌는데도 전교조는 왜 이제서야 문제제기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는지, 그리고 사실상 김 교육감의 퇴진이 본인 외에는 아무에게도 의미가 없는 현 시점에서 이를 요구하는지 의문이다. 진영논리를 떠나 오직 전북교육의 현실과 미래를 위한 결단이기를 바란다.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행정에 ‘임기말 현상’은 없어야 한다. 교육감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학생들을 위해,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초심으로 뛰어야 한다. 이는 임기말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끝내 ‘3선 임기’를 욕심낸 김 교육감이 전북교육을 위해 반드시 새겨야 하는 책무이자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4.28 13:15

물류전쟁에서 지면 지역경제발전 요원

현대는 물류전쟁시대다. 기업은 물류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곳을 찾는다. 또한 지자체들은 이런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항만 활성화에 최선을 다한다. 물류란 물적유통의 줄인 말이다. 물류란 필요한 양의 물품을 가장 적은 경비를 들여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원하는 장소에 때맞춰 보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매출액의 증대를 제 1 이익원, 제조원가의 젊감을 제 2 이익원이라고 한다면 물류는 매출액의 증가뿐만 아니라 대폭적인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어 제 3의 이익원이라고 불린다. 쉽게 말해 운송비를 제외한 제품의 생산원가가 1000원이라고 가정할 때 물류비용으로 2000원이 소요된다면 그 기업의 생산 제품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때문에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생산비용 가운데 특히 원료와 제품의 운송비가 가장 적게 소요되는 곳에 입지한다. 그런만큼 물류은 기업의 입주와 유치 및 경쟁력 제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바다를 낀 전국 지자체들은 보다 많은 기업을 유치, 지역경제발전을 도모코자 물류지원시설인 항만의 시설 확충과 세일 등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123년이란 개항 역사를 가진 군산항은 도내 정치권과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 결과 토사매몰로 항만의 여건은 악화됐다. 위상은 전국 12위로 추락했다. 도내 상당수의 수출입 업체들에게 군산항의 이용은 그림의 떡이 됐다. 도내 수출입 물동량의 물류 흐름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지난 2020년 도내에서 발생한 수출 물동량은 250만여톤에 이르고 있지만 군산항의 이용은 고작 18.5%인 46만여톤이다. 부산항이 37.5%, 광양항이 37.1%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군산시의 수출 물동량이 도내 전체 수출 물동량의 48.7%인 121만여톤인 점을 감안할 때 군산의 수출 물동량조차 38%만이 군산항에서 소화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도내 수입물동량 824만여톤의 62.6%만 군산항에서 반입되고 24.5%는 광양항, 5.8%은 부산항에서 취급되고 있다. 이는 적지않은 물류비용 부담으로 도내 수출입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이런데도 "왜 그럴까"하는 의문을 품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려는 열정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문제는 오는 6.1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서도 항만에 관심을 갖고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외침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는 31개의 무역항이 있고 이들 항만들은 물동량 유치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무역항을 가진 지자체마다 물류 개선을 위해 항만 활성화 방안 마련과 추진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전북은 여전히 '남의 일' 보듯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는 2026년에는 우선 5만톤급 2개 선석으로 새만금 신항이 문을 연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이 최소한 도내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물동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겠나. "군산항이 있어 군산국가산단에 입주했지만 바로 코 앞에 군산항을 두고도 많은 물류비용부담을 하면서 멀리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자치단체와의 물류전쟁에서 지면 지역발전은 요원합니다" 도내 한 기업인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2.04.28 10:23

선거 연대 효과

선거는 전쟁과 마찬가지로 승자는 모든 것을 가지지만 패자는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출마자는 선거 승리를 위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경쟁 후보와의 선거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선거에서의 최대 승부수가 아닐 수 없다. 선거 연대의 하이라이트는 1997년 15대 대선 때 DJP연합이다.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1996년 4월 15대 총선에서 7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대권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게다가 호남 출신으로서 지역구도를 뛰어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선거 연대를 추진했고 내각제 개헌과 실세 국무총리, 경제부처 장관 임명권 등을 조건으로 연합을 성사시켰다. 여기에 박태준 전 최고위원도 합류하면서 DJP연합을 이뤘고 열세 지역인 충청권과 영남권의 지지세 확산에 결정적인 동력을 확보했다, 선거 결과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를 39만여 표 차로 꺾고 여야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하지만 내각제 개헌 약속은 파기되고 김종필 총리의 장관 임명권 행사에 동교동계 인사들이 반발하면서 결국 DJP연합은 파국을 맞게 된다. 지난 3월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후보 단일화가 여야 정권교체의 결정적 단초가 됐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0.1%라도 더 얻기 위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선거 막판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개표 결과 24만7000여 표, 0.73%라는 대선 사상 최소 표 차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자 공동정부 약속이 파국을 맞는 듯했지만 양자 회동을 통해 일단은 봉합된 상태다. 이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간 합종연횡이 두드러진다. 도지사 경선에선 컷오프당한 송하진 지사의 측근그룹은 김관영 전 의원을 공개 지지했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김윤덕 의원은 결선에 오른 안호영 의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전주시장 경선에선 컷오프당한 임정엽 전 완주군수와 우범기 예비후보가 선거 정책연대를 선언했다. 사실상 임 전 군수가 우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이에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던 우범기 후보가 민주당 공천권을 따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교육감 선거에선 천호성 후보와 황호진 후보가 4대 공동 정책 실천협약을 맺고 연대 전선을 구축했다. 단일화 수순으로 가는 공동보조인 셈이다. 이러한 선거 연대가 이번 지방선거 판도에 어떻게 작용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나눠 먹기가 어려운 게 권력의 속성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4.27 18:03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도시, 전라북도

계절은 언제가 봄이었느냐는 듯 꽃은 지고 신록이 우거졌다. 이런 자연을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전북으로 발령받아 온 것이 지난해 3월이었으니 이제 1년여 지났는데 뜻하지 않게 정든 전북을 떠나게 되었다. 종이 한 장으로 옮겨지는 것이 인사라긴 하지만 참 아쉬움과 섭섭함이 크다. 그동안 낯선 이방인을 따뜻하게 품어준 전북도민 여러분, 도지사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기부자님, 사회복지현장의 동역자들, 한 분 한 분께 크나큰 신세만 지고 갑자기 떠나게 되어 면목이 없다. 또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버지처럼 한없이 믿어 주시고 이끌어 주셨던 모금회장님과 사랑하는 직원들께는 더욱 죄송하다. 만나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너무도 좋은 분들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크다. 사실 고백하건대 일 년 전 전북 발령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무거웠다. 전북이 싫어서가 아니라 당시 홀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기에 조금이라도 어머니 가까이에서 남은 시간을 지켜 드리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날의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전북 도민 여러분께서는 잘 다독여 주셨고 감싸 주셨다. 그래서 함께했던 짧은 1년 2개월이었지만 저는 참 행복했다. 그동안 주로 광역시 지역에서만 근무하다 전북에 와서 보니 만나는 사람마다 참 푸근하고 넉넉했다. 각박하지 않고 인심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회색의 높은 빌딩을 주로 보다가 이곳 전북에서는 드넓은 평야와 높은 산, 강과 바다를 언제나 곁에 두고 꺼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전북 도민 여러분의 이러한 넉넉함도 이런 자연에서 나오는 힘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모두 아시겠지만 전북은 경제적으로는 타 시도에 비해 객관적으로 아직 앞서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전북 발령을 받는 순간 모금을 하는 직장인으로서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몇 개월을 지나며 그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민 여러분께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물질로도 마음으로도 헌신해 주셨고 공직자들도 그리고 언론도 이웃을 돕는 일엔 내일처럼 나서 주셨다. 많은 지역을 다녀 보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결과 지난 일년동안 전북 도민들께선 저희 사랑의열매에 235억 원을 기부해 주셨고 이는 도민 1인당 모금 참여액으로 보면 13,150원으로 전국 4위에 해당할 만큼 앞섰다. 그리고 지난 연말연시 캠페인에서도 나눔온도(모금목표 달성률)가 137.2도로 전국 2위를 달성할 만큼 우리 전북도민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은 그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함께했던 직원들도 참 훌륭했다. 업무량에 비해 적은 인원이었지만 서로 간의 배려와 협력으로 전국 어느 지회보다 업무 분위기 좋았고 그 결과였을까 매년 실시되는 17개 시도 지회 평가에서도 지난해까지 무려 4년 연속 최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제 제게 있어 전북은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지역이 될 것이다. 어쩌면 향수병처럼 얼마 가지 않아 그리울 것 같다. 아침과 저녁으로 자주 걸었던 ‘전주 바람쐐는길’과 ‘아중호숫길’은 아마도 다시 시작되는 저의 인천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복병이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북 도민이었음에 감사했고 앞으로도 또 하나의 마음의 고향이 될 전북을 위해서 저는 어느 곳에서든 늘 응원하고 기도하는 작은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 다짐해 본다. /박용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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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6:39

해운과 조선산업의 동반성장

2017년 군산조선소 가동 전면중단의 주요한 원인은 해운 시황 하락으로 인한 선박수주 감소였다. 2016년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운임이 동시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선박의 신조 발주량 또한 전년 대비 1/4 수준인 ‘2,217만톤’까지 급감했고 이러한 여파로 전 세계 많은 조선소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선사들의 새로운 선박 주문이 증가하면서 조선산업의 호황이 도래하거나 그 반대로 해상운임 하락이 조선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기에 해운과 조선산업은 상생 협력의 영원한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 전략을 통해 두 산업의 생존을 지원하고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가가 낮은 불황기에 선박을 많이 도입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선박투자의 정석이나 우리나라 선사들은 선박금융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호황기에 비싼 가격으로 해외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해운 시황이 장기불황의 터널 속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적선사가 국내 조선소에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을 대량 발주하였다. 국내외 업계의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당시 국적 대표 선사의 글로벌 시장 순위가 선박투자 부진으로 인해 13위까지 밀려나는 동시에 국내 메이저 조선소들조차도 계속되는 수주 가뭄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불황기가 선박투자의 최적기라는 시장원리에 따른 결정은 ‘신의한수’가 되었다. 2020년 4월부터 연이어 인도된 20척의 선박들이 해운시황 회복과 맞물리며 계속되는 만선 행진을 기록함에 따라 해당 선사는 2021년 사상 유래 없는 호실적을 기록하였으며 선복량이 두 배 가량 늘면서 글로벌 순위가 단숨에 8위까지 상승하였다. 이뿐 아니라 이 선박들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을 맞아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초대형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맹렬히 추격하던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다시 탈환하였으며, 우리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기 위한 해외 선사들의 경쟁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불황기에 감행한 대규모 선박투자가 해운‧조선 동반 성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으나 아직 안주하기는 이르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선박 보유국이나 무역 규모에 비해 절대적인 선복량이 부족해 물류 대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크고 경쟁국들보다 노후 선박 비중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더하여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최대 50%까지 감축해야 함에 따라 상당수의 국적선박들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하는 시급한 과제가 놓여 있다. 전 세계에서 짓고 있는 친환경 컨테이너 선박 중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친환경 선박건조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요인이다. 해운과 조선 시황이 호황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선박에 대한 해상환경규제 강화로 양 산업의 패러다임이 동시에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내년부터 재가동되는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해운‧조선 강국으로 이끌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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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4:35

하늘과 땅 차이, 너무 달랐던 두 번의 대학생활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에서는 같은 공간에 2개의 다른 세계가 공존한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와 죽은 귀신들의 세계. 귀신은 사람을 보지만 사람은 귀신을 보지 못한다. 귀신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사람에겐 닿지 않는다. 귀신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등장인물은 단 한 명, 꼬마 주인공 콜 셰어뿐이다. 정확히 1년 전 오늘.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장애인 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내가 대표발의했던, 장애 대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지원할 ‘고등교육지원센터’설립을 담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안’ 2021년도 내 통과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그곳에는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토론으로 알려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도 있었다. 휠체어를 탄 채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대학 측에 ‘장애인들의 도서관 접근권을 좀 보장해주십시오’라고 얘기했더니 ‘이 학교에 장애인이 도대체 몇 명이냐’라고 이야기하면서 도서관에 가는 출입문조차도 고쳐주지 않았습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대학생활을 두 번 했다. 첫 번째는 평범한 학생으로, 두 번째는 장애인으로였다. 휠체어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는 몸이 된 채 다시 찾은 교정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굴러가는 바퀴에 훼방 놓는 작은 돌부리 하나마저 온몸으로 느끼게 됐고, 작은 턱 하나로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갈렸다. 이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문제들이 갑자기 차가운 현실이 됐을 때, 그는 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는 장애인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눈에도 보이고 귀에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의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은 큰 환상이다. 장애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거리를 걸으며 바닥에 점자블록이 잘못 깔려 있어도 눈치채지 못하고, 화장실에 철봉 손잡이가 제대로 있는지 살펴보지 않으며, 건물을 드나들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휠체어를 탔다면’ 하고 상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애초에, 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시설물들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작년 말부터 지하철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쁜 출근길 열차에 몸을 실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시위 방식은 실정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고, 전장연이 장애인 전체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시위로 인해 정치행정과 무관한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기에, 전장연도 그 책임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들도, 장애인들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가 있기 전에, 우리가 장애인 관련 뉴스에 관심을 가진 건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보도 위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을 따라 걷다가 끊어진 곳이 나타났을 때 ‘어?’ 하고 문제를 느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있지만, 우리는 정말 ‘공존’하고 있을까? 장애인은 귀신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이 귀신이나 마찬가지라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망막에 맺히고 고막에 울릴 뿐, 그들의 모습과 목소리는 가슴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어렵더라도 가슴을 좀 더 열어보자. 우리 모두가 꼬마 주인공 ‘콜 셰어’가 돼보자. 그래야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된다. /김철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시상록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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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4:31

선거전 본격화…‘정책대결의 장’ 만들어야

전북지역 14개 시·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서 6·1 지방선거 선거전의 본막이 올랐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잡음이 많았고, 판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이 적지 않아 선거판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예비후보 등록 이후 링위에 오를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선거전에서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이 우려된다. 무관심한 유권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상대 후보를 헐뜯는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행복교육·미래교육을 위한 정책대결보다 편가르기식 진영대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과 이념성향보다는 판세만을 고려한 후보들간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선거판에서 멀어질수록 자극을 주기 위한 흑색선전의 수위는 더 높아진다. 네거티브 공세는 매번 선거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선거 때마다 공명선거 캠페인이 벌어지고 후보들도 서약서까지 작성하며 흑색선전이 아닌 정책대결을 약속하지만 그뿐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흑색선전으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 후보들이 상대 흠집내기를 멈추고,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정책대결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달라져야 한다. 선택의 기준을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은 사람’이나 ‘나와 가까운 사람’으로 정해놓고 후보들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정책공약은 쳐다보지도 않는 기존의 선거행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인구절벽의 시대, 수도권 집중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농어촌을 중심으로 지방소멸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상대적으로 농어촌의 비중이 높은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하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자질과 능력, 그리고 도덕성을 갖춘 후보를 뽑아야 한다. 어느 후보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실현가능한 정책공약을 내놓는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유권자의 태도가 바뀌면 선거전의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후보를 흠집내려는 네거티브 공방이 아닌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대결이 뜨겁게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선거판의 변화는 결국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가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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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1:47

마약 사범 근절 종합적 대책 필요하다

마약이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통계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고 구입이 쉬워지면서 국적과 연령 구분없이 마약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약은 개인의 단순 투약을 넘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중독성 때문에 한 번 접하게 되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 강력한 근절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전북경찰청의 마약 사범 단속 현황을 보면 전북지역도 이제 마약 청정지역이란 말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북에서는 382건의 마약 사범이 적발돼 479명이 경찰에 붙잡혔고 이 가운데 131명이 구속됐다. 경찰에 붙잡힌 마약 사범과 구속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은 물론 20~30대 젊은층의 마약 투약이 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마약 사범 증가는 온라인 거래 발달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상생활이 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마약 유통 경로로 악용되고 있다. 채팅앱을 통해 마약을 칭하는 은어를 사용하며 은밀하게 거래되면서 단속도 쉽지 않다. 갈수록 치밀해지는 해외 밀수 수법과 인터넷과 SNS를 통한 손쉬운 마약 구매로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마저 제기될 정도다. 과거 연예인이나 재벌가 등이 주로 투약했던 마약이 다이어트 효과 등을 빙자해 직장인과 주부는 물론 젊은층에게 까지 파고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마약 사범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검거된 1956명 중 10~30대가 1365명으로 무려 69.7%를 차지했다. 강한 중독성으로 한 번 손을 대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신체와 정신을 망가뜨리는 마약은 개인은 물론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위협 요인이다. 건강한 국민과 안전한 사회가 마약으로 위협받으면 국가의 미래도 밝을 수 없다. 갈수록 치밀해지고 은밀해지는 마약 사범은 단속만으로 근절시키기 어렵다. 관련기관들의 전문인력 보강과 처벌 강화는 물론 예방 교육과 치료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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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4.27 11:30

JB금융지주 지역 사회공헌 강화하라

전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JB금융지주의 소극적인 지역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거두는 경영 성과를 올렸지만 지역과의 상생 노력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바탕으로 주주에 대한 배당금을 대폭 늘리면서도 지역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JB금융지주의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1829억원과 194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총 506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대폭적인 이익 실현과 달리 외부 기부금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금융학회 등 3건에 3100만원을 기부했고, 전북은행은 26억3100만원을 기부했다. 전북은행의 기부금 규모는 같은 자회사인 광주은행의 42억6900만원보다 크게 적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기부 내역이 특정 기관에 편중된 것도 문제다. 전국 단위의 다양한 금융지원사업을 펼치는 금융산업공익재단에 가장 많은 6억9200만원을 기부했고, 은행 내부 재단인 전북은행 장학문화재단에 두 번째로 많은 2억원을 기부했다. 근로복지공단과 전북대 발전지원재단,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각각 1억5000만원이 넘는 기부금을 지원했다. 전체 기부금의 절반 이상이 이들 5개 기관에 몰린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345건에 39억6800만원을 기부했던 전북은행의 지난해 기부금 건수와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올린 것에 비춰보면 인색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JB금융지주가 지난해 고작 3100만원을 기부하고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의 외부 기부금이 전무했던 것은 지역 사회공헌에 대한 낮은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북에 본점을 두고 있는 JB금융지주와 전북을 최대 영업기반으로 삼고 있는 전북은행의 지역사회와의 상생 및 동행은 기본적 책무다. 이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수지타산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지역민과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이 진정성 있는 지역 사회공헌을 통해 더욱 사랑받는 향토은행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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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4.26 21:04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 구도 깨뜨려야

전북이 낙후되고 못 사는 것은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그 보다는 내부적 요인이 크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선출직 공직자들을 뽑았지만 도민들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큰 틀에서 전북은 3차례 발전할 좋은 기회가 있었으나 그 기회를 살리거나 연결하지 못했다. DJ 노무현 문재인정권 때가 전북발전을 시킬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도지사를 비롯한 국회의원 등이 역량이 부족해 좋은 기회를 못 살리고 허송세월 하는 바람에 꼴찌로 추락했다. 도민들은 1987년 대선 이후 3명의 진보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전력을 다했다. 젖먹던 힘까지 토해내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난 이후 그 공과를 지역발전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국회의원과 정치권 인사들은 지역발전 보다는 사리사욕 챙기는데 더 악착스러웠다. 도민들은 잔뜩 재주만 부리고 그 과실은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이 따먹었다. 이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됐는데도 그 누구 하나 꾸짖거나 나무라는 사람조차 없었다. 지금 전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은 정치권의 무능 탓이 제일 크다. 다른 지역은 자기 몫을 과도하게 가져가 상전벽해를 이뤘지만, 전북은 자기 몫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대통령을 뽑아줬으니까 알아서 챙겨주지 않겠느냐는 안일한 생각뿐이었다. 발벗고 나뒹그러도 될썽 싶은데 너무 소극적으로 생각한 게 패착이었다. 특히 새만금사업 하나에 매달려 다른 지역개발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충남은 2021년 대천해수욕장서 원산도까지 세계에서 5번째로 긴 6.9Km의 보령해저터널을 뚫었는데 전북은 노을대교 건설사업을 예타면제 받았다고 마냥 기뻐했다. 노을대교도 건설하려면 서울 잠수교처럼 왕복4차선 2층짜리로 만들어 2층은 도보로 거닐면서 서해 낙조를 감상하도록 하고 아래는 차량통행만 하도록 해야 한다. YS 집권 당시 거제도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를 완공한 것을 남의 나라 일 정도로 바라다 본 도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도민들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 줄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간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이 시간이 가다보니까 열패감만 쌓여 무력증에 빠져서 그런 것 같다. 전주를 송하진 지사가 전주시장때부터 국힘 정운천 의원과 힘을 합해 죽어라고 노력해서 한국탄소산업진흥원 등 탄소수도를 만들었지만 대구 경북 정치인들이 박근혜 정권 때부터 구미에다가 대단위 탄소생산기지를 만들어 오히려 전주를 추월했다. 문제는 전북정치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데 있다. 그 이유는 공천만 받으면 쉽게 당선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북국회의원들이 전문성 없이 줄서기에 급급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직 입신영달만을 위해 실력자들 한테 기웃거리는 모습이 오히려 처연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입법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 논리를 망각한 채 수도권 위주의 법 제정에 찬성할 정도로 개념 없이 의정활동을 했다. 도내 국회의원들이 이번 지방선거 공천권을 놓고 보인 태도는 삼류정치에 가까웠다. 특정세력이 전북정치권을 장악하려고 시나리오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도민들이 지지하고 밀어준 힘을 조자룡 헌칼쓰듯 정적 제거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유력주자였던 송하진 지사를 앞에서는 안심시키고 뒷통수를 쳐서 컷오프시킨 사례만 봐도 비열하고 저열하기 짝이 없었다. 김성주 도당위원장은 송 지사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교체여론이 높게 나온 결과라고 말했지만 이를 수긍하고 납득할 도민들이 어디 있겠는가. 이처럼 전북정치가 나락으로 떨어져 손가락질 받는 이유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시켜 주는 구조를 도민들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송 지사를 컷오프 시킨 것도 공천만 주면 누구나 찍어 준다는 사실을 중앙당에서 일찍 간파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전북이 이 같은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민주당 일당독주구조를 탈피해야 발전할 수 있다. 대전 충청권처럼 경쟁의 정치가 이뤄져야 존재감도 커지면서 지역발전이 이뤄진다. 도민들도 막무가내로 민주당 공천자를 찍어줄 게 아니라 진정한 일꾼을 뽑아야 한다. 도민들이 민주당 환상에서 벗어나야 사람 사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4.26 18:27

선거판 합종연횡

도지사 결선 투표에 김관영 안호영 후보가 진출했다는 뉴스는 쏟아지는데 이들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비공개로 진행돼 유권자의 빈축을 사고 있다. 가장 궁금한 후보별 지지도 상황을 공개함으로써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렇잖아도 민주당은 예비후보 컷오프를 둘러싼 사천(私薦)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바탕 내홍을 겪고 있다. 탈락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깜깜이로 이뤄지는 공천 작업에 당사자들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집단 반발하는 형국이다. 컷오프 후보의 공천 반발은 곧바로 민주당 경선으로 불똥이 튀었다. 이들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 이른바 합종연횡 움직임이 물밑에서 활발히 전개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단체장 경선 탈락자 중 여론조사 1위만 7명이 포함되면서 그들의 영향력이 경선 판도의 분수령이 된 건 사실이다. 강력한 선두 주자가 대진표에서 빠지자 여타 후보들은 대혼전 양상으로 빠져 들었다. 게다가 눈앞에 닥친 경선 일정을 감안하면 이들의 지원 사격은 사실상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국면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그들 중 순창 최영일, 장수 장영수 후보는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과 함께 무소속 강행을 고민하는 다른 후보의 셈법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본선을 염두에 두고 일종의 역선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 최종 후보가 발표되는 전주시장 경선만 해도 그렇다. 여론조사 직전 판세는 조지훈 우범기 유창희 세 후보가 백중세였는데 임정엽 전 군수가 우 후보와 정책 연대를 밝히면서 관심을 모았다. 그는 경선 결과에 따라 본인의 출마 여부도 결정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또 다른 변수는 도지사 경선 고배를 마신 김윤덕 후보의 권리당원 선택지가 누구 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다른 지역도 이들 선택이 승패를 좌우할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컷오프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민주당 선거승리 방정식에도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비뚤어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까닭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 강세에 맞서 돌풍을 일으킨 익산 무주 임실 고창서 민평당과 무소속 단체장이 탄생한 바 있다. 유권자의 후보 선택권은 정당 기득권 세력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 정당 공천이란 미명아래 경선 과정을 통해 후보를 솎아 내고, 다시 공천에서 걸러냄으로써 유권자 선택의 폭은 좁아지기 마련이다. 그간 유권자의 콘크리트 지지를 받은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공천 행태는 이런 과정을 거쳐 독과점의 뿌리를 깊게 내렸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상호작용 원리가 작동하지 못함에 따라 파생된 정치권의 퇴행적 단면이다. 컷오프 후보가 합종연횡을 통해 경선은 물론 본선까지 캐스팅 보트를 쥔 선거판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도 본선 자체가 무의미한 과거에 비해 경쟁 구도가 늘어난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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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2.04.26 18:00

기후변화 이대로 좋은가

학창시절 공부할 때 선생님께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신에게 빌려서 살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한 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그런데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을 봤다. 이 프로에서 소개됐던 것처럼 빙하가 녹아 해수면의 높이가 올라가 북극곰, 펭귄과 같은 극지방의 생물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생활할 수 있는 터전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북극의 기후변화로 인한 먹이사슬의 변화로 어미가 굶어 죽어가는 북극곰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세계 곳곳에서 태풍, 폭우, 홍수 등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아 가고 있다. 지구 온도 또한 높아져 토양이 황폐해지고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농작물이 자랄 수 없어 질병과 영양실조로 인간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기오염도 심각해 호흡기질환, 코로나19 같은 질병으로 인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표면 온도는 약 1.1℃, 연평균 기온은 0.85℃ 상승, 수치상 큰 폭의 상승이 아닌 것 같지만 지구의 온도가 1℃ 상승하면 육상생물의 10%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고,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대부분 녹아 정상에 일부만 남는다. 온난화의 원인으로 화산폭발과 지구 공전궤도 변화 그리고 온실가스 증가 등 원인이 다양하지만 이 세 가지를 주원인으로 본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경제적,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불러올 거라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선 식량문제다. 식량 생산의 기본이 되는 농업은 자연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연구에 의하면 1℃만 상승해도 전체적인 곡물량이 감소하고 특히 기아 해결에 도움을 주는 옥수수 수확량이 11% 감소한다. 이로 인해 전 세계 농산물 가격이 상승되며 개발도상국에는 식량난이 가중되고 우리 일상은 물가상승요인이 되는 것이다. 다음은 해수면 상승으로 지난 27년간 그린란드의 빙하가 약 3조 8000톤가량 유실되며 해수면이 약 10.6mm 상승했다. 이로 인해 해발 고도가 낮은 섬나라는 물에 잠기고 있으며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투발루와 몰디브도 국가가 수몰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 속도로 계속해서 빙하기 녹는다면 2050년 무렵에는 베트남 남부지역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등 세계의 많은 대도시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기상 이변을 꼽을 수 있다. 극단적인 기상 이변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그 예로 2016년 5월 인도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400여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였고, 중국 남부 일대 폭우로 55만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처럼 극단적인 지구촌의 기상 이변의 단면을 보여 줬지만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2018년 강원도 홍천에 41℃ 기록적인 폭염과 매년 찾아오는 장마철의 강우량도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기상이변의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지만 특히 사회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윤중조 전라북도체육회 고문·전북애향운동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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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6 15:12

문학이란 무엇인가

서구문학의 제반(諸般) 양상은 우리정서에 여과 될 시간의 여유를 주지 않은 체, 갑오경장 이후 일본과 중국을 거쳐 밀려들어왔다. 우리는 예부터 문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는데 개화기 무렵 일본을 통해서 문학이란 말이 들어온 것이다. 문학이란 용어는 문자로 나타난 모든 기록과 학문의 뜻으로 사용되며, 즉 학문, 저술, 문헌 및 인쇄물 등 문자로 기록된 모든 것들을 포괄한다. 이천 년대 들어와 글을 쓰는 문학가(시인, 수필가)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 민족의 정서와 개인의 의사표현을 줄기차게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문학이란 무엇인가? 의 질문에 짧게 정의해보자. 문학은 언어예술이다, 학문과 예술의 구별은 학문 활동을 문학연구라 하고, 예술 활동을 문학이라고 한다. 문학작품의 창작은 작가의 내재적 공간으로 불리는 상상력에서 우러나오는 감정과 외재 요인, 즉 작가가 처해 있는 문화적인 배경과 사회적인 동향의 영향에서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문학이라는 용어를 논의 할 때 사용하는 작가의 문학정신, 사상과 정서와 감동, 영감, 동기, 성격 등의 용어는 그 작가의 심리적인 상태를 말한다. 작가는 조탁(彫琢)된 언어감각으로 최선의 언어 표현을 추구하는 예리한 관찰력과 이상적인 감정을 풀이해내는 화자(話者)라 할 수 있다. 한편 문학작품 속에서의 언어는 매우 풍부한 세련미와 섬세하면서도 질척거리지 않아야 한다. 학술에 대한 저서나 논문이 아닌 창작문학은 언어를 매개물로 정리하고 결합시켜 인생을 표현하는 언어예술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달리 말하면 문학이란 예술은 표현의 형식은 언어이며, 감정과 인생체험, 관찰력과 상상력을 예술적인 구조로 나타낸 것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에게는 오감의 쾌감과 만족을 주어야 좋은 문학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려는 강한 욕구를 지니고 살아가는데 이러한 자기표현을 직접적으로 표출시킨 것이 바로 문학이다. 그렇다면 문학의 기능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이 나타낸 사상이나 감정을 읽어가면서 그 리듬에 빠져들거나,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들에 머리를 갸웃거리면서 아!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이 바로 문학의 기능이다. 바꿔 말하면 문학작품은 말로 독자들을 교화시키거나, 즐거움을 주어서 기쁘게 해주는 쾌락적 기능으로 독자의 정서를 잘 읽어내야 한다. 독자들마다 감정의 선이 다르기 때문에 하등감각을 자극하는 관능적인 쾌락과 감각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쾌락과 이성(理性)에서 오는 지적인 쾌락을 지닌 기능을 함유하고 있어야 한다. 교훈적 기능만을 추구하면 단순한 종교적ㆍ도덕적 교훈이나 이데올로기에 머물고 말 것이며, 쾌락적 기능만을 쫓는다면 속세에 물든 흥미나 관능적이고 대중적 오락으로 수준 낮은 문학으로 격하될 수도 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문장이나 이미지의 아름다움만 추구하려하거나, 말(단어)들만 늘어놓는 다면 그는 삼류 작가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며, 오직 독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자세로 글을 써야한다. 즉 무엇을 어떻게 써야하고 누구를 위해 쓰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아는 작가가 되어야 한다. 우리민족은 대단한 특성을 지닌 민족이다. 문맹률 1% 미만과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우수한 두뇌를 지닌 민족이기에 거칠어져 가는 민족의 정서에 윤활유가 되는 좋은 작가, 즉 좋은 작품들이 많이 쏟아지길 바란다. /김형중 군산대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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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6 14:02

빛이 된 그림자: 쓰레기의 변신

4월은 추운 날씨가 풀림으로써 여행이 시작됨을 알린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듣는 이에게 휴식, 오랜만의 외출, 일상에서 벗어나기 등 기대감을 준다. 오늘의 주제는 여행의 즐거움에 가려진 흔적, 쓰레기의 변신이다. 여행의 핵심은 이동이고 이동 시에는 먹고 마시는 일들이 편리하고 행장이 가벼워야 한다. 한 사람의 1일 바닷가 여행에는 플라스틱 생수병, 알루미늄캔, 비닐봉지 등이 함께한다.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6호에서 찍힌 지구사진의 이름은 청량한 바다와 대륙이 어우러진 ‘푸른 구슬’이다. 1997년 미국의 환경운동가는 남태평양 근처에서 우연히 커다란 섬을 발견한다. 남한 면적의 15배에 이르는 섬은 안타깝게도 플라스틱 아일랜드로 불린다. 이름 그대로 각종 플라스틱과 비닐로 덮인 섬이다. 2022년 강의실에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생수병을 납작하게 눌러 분쇄 후 열로 응축하여 뭉친 펠트필통 상품을 보여주며 공정과 가격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여행 시 가볍지만 잡동사니가 많이 들어가고 잘 늘어나는 니트 손가방을 구입했다. 주말에는 그동안 마셨던 음료수 병들을 플라스틱 칸에 열심히 분리수거한다. 캔류가 섞였는지 재차 확인까지 하면서. 니트 손가방 1개는 500ml 생수병 16개를 잘게 잘라 실로 만들어 니트원단을 주름잡아 주름이 펴지면서 물건부피에 따라 가방이 늘어난다. 기존 실보다 페트병에서 나오는 실은 길이가 짧고 불규칙 하여 실을 뽑는 공정이 훨씬 힘들다. 그리고 물병이라도 세척과정을 다시 거친다. 지금까지 내용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의문이 들 것이다. 만들지 않고 쓰지 않으면 쉽지 않을까. 제 1의 물결인 농업혁명에서 제 3의 물결인 정보화혁명을 넘어 4차 산업혁명까지 인류가 이룬 진보와 풍요를 역류할 수는 없다. 가장 오염이 덜 된 천혜의 환경은 원시시대이기 때문이다. 다만 속도의 조율이 필요하므로 덜 쓰고 버리며, 버려진 것들을 자원으로 순환시켜 상품화하는 방법이 포함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내세운 것이다. 이 발전은 결국 새로운 시장형성과 연결된다. 잔반을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이나 폐지로 동물 만들기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인의 실천과 달리 이윤을 창출하는 수익모델과 연결된다. 친환경 제품으로 접근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페트병 니트 가방을 사도록 만든 상품성과 가방의 스토리가 퍼지도록 한 소셜 미디어가 있다. Z세대가 사회와 환경이슈에 민감한 특성을 가졌다고 하여 무조건 구매클릭을 누르지 않는다. Z세대가 아닌 필자도 가격, 형태, 무게, 색, 활용도까지 따져 볼진데, 이전 세대들보다 친환경 제품정보 공유와 트렌드에 더 익숙한 이들은 세탁관리까지 추가할 것이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비롯해 전주 다시봄 센터, 광명 업사이클 센터 등 친환경 창업지원과 보육기관이 확산중이다. 한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재활용인데 왜 비싸냐는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고 말한다. 관심이 있다면 시장은 형성되고 있으니, 고객 및 유사제품, 설계, 재료수급, 디자인, 공정, 품질표준화까지 꼼꼼히 따진 후 시작하길 권한다. /윤진영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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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5 19:12

선거 전쟁과 지란지교

지난해 8월 민주당에 입당하며 익산시장 선거에 나선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입당 기자회견에서 중학교 동기동창인 정헌율 익산시장과 아름다운 경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지금도 정헌율 시장과 친한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 선거란 과정도 친구라는 것을 벗어나면 안된다 생각한다. 인간의 기본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에 복당한 정헌율 시장은 복당하기 전 사석에서 지인에게 “혹시라도 자신이 다시 시장에 당선되지 못하면 최정호 차관 같은 사람이 익산시정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며 친구인 최 전 차관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선거이지만 우정을 지키면서 아름다운 경쟁을 하고 싶다던 최 전 차관 처럼 정 시장 역시 경쟁자가 된 친구와의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정 시장의 민주당 복당으로 치열한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서 익산시장 선거는 비방과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불붙었고 정 시장과 최 전 차관의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현역 시장인 정 시장을 겨냥한 허위비방성 문자메시지가 시민들에게 대량 살포되고 경찰은 비방·음해성 네거티브 행태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방·음해성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친 후보가 누구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TV토론 등에서 친구 간의 설전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주변에서 심은 오해와 불신의 싹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현실 정치에서 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과 같다. 눈살을 찌푸리는 유권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선거가 축제가 아닌 전쟁이 되고 있는 이유다. 전쟁 같은 선거는 상대에 대한 적대감에 불타고 선거판에 발을 들인 사람들은 ‘내편이 아니면 적’으로 갈려 서로 원수가 된다. 전쟁은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인간애와 사랑, 우정이 싹튼다고 하지만 선거는 난무하는 비방 뒤로 분노와 회한이 싹튼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유안진 시인의 수필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는 1986년 발표된 이후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전 국민의 고전(古典)이 되었다. 지란지교를 꿈꾸던 친구들까지 갈라놓는 대한민국의 후진적 정치와 선거가 축제의 장으로 돌아올 날은 언제쯤일까.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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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2.04.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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