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0 09:18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직장사촌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신세대들에게는 생경하겠지만 멀리 떨어져 사는 친인척보다 오히려 가까이 살면서 자주 만나는 이웃이 살아가는데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필자는 13대 할아버지를 마을 옆에 선산에 모시는 씨족마을에서 자랐다. 마을 뒤에 자리한 종중산에는 묘와 비석들이 층층이 있었고 명절에는 성묘에 한나절이 다 지나갔다. 아버지는 명절 때마다 묘와 비석에 대하여 설명하셨지만 한나절의 성묘는 어린 나에게는 그저 지루한 행사였다. 아버지의 경우만 해도 재종형제들이 수 십 명에 달했다. 그러니 나는 사촌, 당숙, 재종, 재당숙, 3종형제, 4종형제 등 요즘 신세대들은 거의 모를 인척 촌수를 수 없이 헤아리며 자랐다.그러나 지금은 언감생심이다. 필자의 경우만 해도 직장을 따라 도시에 살면서 형제, 4촌 형제들과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그리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4촌 형제의 자녀들 간에는 재종의 관계인데 얼굴이나 알고 지내는지 모를 지경이다.내가 살던 곳은 씨족 마을이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예전 우리가 살던 마을 형태의 공동체는 주변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야 했다. 이웃에 살면서 자주보고 작은 음식이라도 나누었으며, 동네 길을 같이 사용하고 담 너머로 옆집의 사정도 훤히 알고 지냈다. 어쩌다 다툼이 있더라도 이내 풀어냈으며 미운정도 정이어서 실제 사촌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였으니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자연스런 환경이었다.그런데 아파트생활을 하는 요즘 어떤가? 잦은 이사도 그렇거니와 이웃이 누군지 서로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고, 오히려 모르는 체 지내야 편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웃사촌이라는 말조차 이제는 생경할 정도다. 오히려 직장사촌이라는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이를 대체하는 것 같다.해마다 내가 근무하는 과에서는 신입식구를 한두 명씩 선발한다. 합격하면 의국원이 되어 의국생활을 하게 된다. 드라마에서 가끔은 소개되어 조금씩은 짐작할 수 있겠지만 흔히 군 생활과 비슷한 전공의 시절이다. 이들은 몇 년 동안 좋으나 싫으나 하루 종일 부딪치며 지내야하고, 전공의 시절의 수련을 마치고도 한 의국원으로 애증의 관계를 유지하며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전공의들은 항상 바로 위 전공의들에 전공의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며 지식과 기술을 배우며 늘 옆에서 붙어 지내야 한다. 이렇게 바로 1년 선배의 전공의와는 거의 붙어서 살다보니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피하고 싶은 애증의 관계가 형성된다. 역설적인 것은 피하고 싶은 시어머니 같은 선배 전공의 신세가 후배 전공의에게는 바로 자신이라는 점이다. 결국 엄청난(?) 시집살이를 나도 겪고 물려주는 것이다. 그 사이에 수많은 고운 정 미운정이 들게 된다.나는 입사시험 후 합격한 전공의에게 처음 하는 말이 항상 친인척보다 더 자주보고 가족처럼 지내야하니 이제부터는 한 식구가 되었다고 말한다. 전공의들도 처음 입사해서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점점 그 의미를 알게 된다.물론 사람의 관계는 단지 직장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결국 OO사촌이라는 말은 늘 가까이에서 지내며 부대끼는 사람들이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것은 내가 편하게 사는 방식일 것이며 내 주변을 편하게 하는 살아가기일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5.01 23:02

지구를 위한 선택, 모두를 위한 수돗물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고 북극곰을 지키기 위해 전주시 공무원은 수돗물만 먹겠습니다 전주시장이 환경단체 대표, 주부들과 수돗물 잔을 높이 들었다.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전주시 수돗물 이용 활성화 협약 체결 자리에서다.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돗물을 생산하는 사람이 그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믿고 마시라 하겠는가. 공공재인 수돗물 음용률은 누구나 깨끗한 물을 먹을 권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도시의 인권지수이기도 하다. 또한 지구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1인 물 소비량 2ℓ를 기준으로 수돗물을 마실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은 0.33g에 불과하다. 먹는 샘물은 238g~258g로 수돗물 대비 768배, 전기를 사용하는 정수기는 501g~718g으로 수돗물에 비해 1482~ 2124배나 많다. 지구적으로 1분에 3000개, 1년에 1조 개에 이르는 플라스틱 병이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경제성 측면에서도 수돗물 음용률은 매우 중요하다. 수돗물 전국 평균 공급 값은 700원, 생수의 1000/1이다. 역삼투압식 정수기로 500ml의 물을 얻기 위해서는 3.5배인 1750ml의 물이 버려진다. 정수기의 전력사용량은 선풍기 5대를 늘 돌리고 것과 같은 양이다. 또한 중금속 정수기 논란과 세균 노출, 플라스틱 생수병의 환경호르몬 논란, 먹는 샘물 제조 공장의 수질기준 위반 사례도 많다.우리나라 한해 수돗물 예산은 약 7조원에 이른다. 수도법 등 관련법과 제도를 잘 갖춰 세계 최고 수준의 수도 보급률과 품질을 자랑한다. 생수에 비해 더 엄격한 수질검사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수돗물의 직접 음용률은 5%에도 못 미친다. 끓여서 음용하는 경우를 포함하더라도 40%에도 못 미친다. 이는 미국 56%, 일본 52% 등의 직접 음용률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대신 정수기와 생수의 사용이 일반화되었다. 정수기와 병입 생수 시장은 연간 2조 6000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시민과 국가의 부담이 증대되고 있으며, 자원 낭비, 환경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이처럼 수돗물 음용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불신 때문이다. 정수된 물은 세계 최고의 품질이라 한다. 하지만 내 집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는데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물탱크와 수도관을 믿을 수 없다. 어렵게 쌓인 수돗물 안전성과 신뢰는 녹물 한방에 훅 간다. 기준치보다 10/1로 관리하는데도 가끔씩 역한 소독약 냄새가 나서 직접 마시는데 거부감이 들게 한다.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상수원이 녹조라떼가 되었다거나 전북도민의 상수원인 용담호 주변에 축사가 늘었다거나 하는 뉴스를 접하면 수돗물 마시기가 꺼려진다. 여전히 공공건물에서 수돗물을 이용하려면 화장실로 가야한다. 마시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이나 청소하는 물로 느껴진다.지난 물의 날 수돗물과 생수 맛 테스트를 한 바 있다. 그 결과, 직수관에서 받은 수돗물 맛이 가장 좋았다. 낡은 관로도 많이 교체했다. 노후 아파트는 물탱크에서 주방 꼭지까지 가는 노후관로 개선 사업비 일부도 지원한다. 집집마다 최종 꼭지 수의 수질검사도 해준다. 시는 올해 안에 60곳에 직수형 수돗물 음수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단체와 함께 주기적으로 수질 모니터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행 법규들에 누락되어 있는 수돗물 음용 환경의 개선, 수도행정에 시민참여와 시민 인식 개선 등을 담은 조례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4.24 23:02

5·9대선, '안정과 균형, 5만 달러시대 비전' 열어야

5월 9일 실시하는 19대 대통령 선거는 그 어느 선거 때보다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뜻하지 않는 탄핵 정국 속에 잡혀진 짧은 선거 일정이지만, 각 정당 후보자들은 많은 선거 공약들을 준비하여 발표하고 있다. 제시한 공약들은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검증되고, 신뢰를 받아 투표로 선택될 것이지만, 염려되는 바도 없지 않다.각 정당의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들은 우리사회의 유대를 해치는 부패와 불신을 씻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국가의 안녕과 경제력의 확장,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복지와 미래비전을 구축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선거 공약의 우선순위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남북분단 속에서도 빠른 경제발전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균형적인 안정과 공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59대선 공약들이 세대간에, 지역 간에, 장단기국가전략과 균형적인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3만 달러 시대의 경제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이 다가오고 있는 심각성도 알아야 한다. 지역에 따라서 인구분포와 생산력 격차가 크게 나타날 수 도 있다. 이에 대한 공약의 세심한 검증 없이는 자원의 지역편중과 사회의 비효율을 초래할 수 도 있다.먼저 우리들은 나라 안과 밖에서 국가자원의 역할들을 점검하고, 5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는 비전을 찾아내야 한다. 소득증가에 따른 복지와 동북아의 불안정, 북한의 위협으로 국가 안전관리비용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적자원 외에 대체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공적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재정적자는 늘어나 2016년에 국가채무가 600조를 넘었다. 우리는 창출된 소득에서 창조적인 교육과 기술개발로 성장잠재력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우리들의 삶의 바탕이 되는 소득은 기업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정규직 보장을 법으로 공정하게 정하고, 임금격차를 해소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으로 발전하는 기업문화 창출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했으면 한다. 글로벌대기업이 없이는 지속적이고, 안정된 세계 10위권의 선진국 경제를 이루기 어렵다. 강소기업만으로는 첨단 기술과 지식정보를 발굴하여 글로벌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오늘날 우리사회는 청년들이 산업현장에 제 때에 서지 못하는 병목현상으로, 현재 청년실업자가 50만 명을 넘고 있다. 미래의 꿈들로 가득 찬 젊은이들이 비정규직, 무기한 계약직으로 내몰리는 취업환경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결혼기피와 저출산에 따른 세대 간의 문제와 복지비용 부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정부가 기업 및 사업체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근로환경을 강구할 때, 꿈 많은 젊은이들이 5만 달러 시대를 향하여 일터로 달려 나갈 것이다.우리는 이번 대선과 더불어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 대하여도 보다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아울러 글로벌시대에 우리보다 앞서 나가거나, 뒤 따라 오는 나라들에 대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챙겨야 한다. 지리상으로 가깝다고 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지금 국민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국민들은 국가에 대하여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지혜가 한층 더 절실하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4.17 23:02

북한의 핵개발로 야기된 사드배치

지금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한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통해 국가발전을 가져왔다. 세계에서도 가장 가난해 도움 받던 나라가 이제는 UN회원 분담금 5000만 달러를 내는 명실상부한 세계 13위 회원국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625전쟁이후 남북간 긴장과 충돌 속에서도 자유민주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들이 부단한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들이 합심협력해서 잘살아 보겠다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오늘의 우리나라를 만들었다.그러나 민족 분단이라는 그 비극 속에서 북한 김정은은 체제유지를 위해 무모하게 핵무기 개발에만 몰두, 세계를 긴장시키고 자칫 군사적 대립까지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급박하게 안보상황이 돌아갈수록 우리는 통일이라는 꿈과 희망을 잊어선 안 된다.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힘이 하나로 모아질 때 평화통일을 가져올 수 있다.우리 내부에 통일과 평화를 이룩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없는데 어찌 남북한 통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참으로 역사는 냉정하다. 강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국력이 하나로 강력하게 모아질 때 통일도 가능하다.북한은 40년간 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쏟아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미사일과 미국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그들은 목적의식을 갖고 군사력을 발전시켰다. 지난 2006년 1차핵실험을 시작한 이후 2016년 5차 핵실험까지 마쳤고 이제는 6차 핵실험을 목전에 두고 있다. 6차 핵실험은 지금까지보다 역대 최대의 위력을 갖추게 될 것 분명해 보인다. 이제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경량화와 다단계 핵탄두를 장착,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통해 남한을 인질로 삼아 세계를 긴장시키면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할 것이다.이제 한반도 6자회담도 무의미해졌다. 이제까지 쫓기던 닭이 지붕위에 날아가 앉아 있는 닭을 보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그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6자회담 때 중국의 역할은 우리에게 큰 실망만 안겼다.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를 공격할 때 보여준 중국정부의 양비론적 태도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때도 겉으로만 제재에 동참하고 내부적으로 북한을 감싸는 이중적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이다.우리의 안보를 중국 입맛에 맡길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이다.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이용당해서도 안 된다. 우리도 철저히 전략적으로 대응해야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 우리도 사드를 철수하기로 중국과 미국 한국간에 허심탄회하게 빅딜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북한한테 압력을 행사토록 해야 한다. 우리도 그렇게하면 사드를 철수하는 것으로 미국 중국 한국 3국이 합의를 봐야 한다. 우리의 생존은 우리가 결정하고 우리가 판단할 문제다. 사드는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롯데 성주골프장과 사드 부지 맞교환 후 중국내 50여개 롯데마트가 폐쇄됐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전방위조사가 이뤄졌다. 한국여행상품 판매금지와 한국문화 공연취소 그리고 양국 간에 스포츠까지도 보복사례가 발생하면서 적대시하고 있다.그간 첨단 기술 자동차 반도체 전자 조선 철강 등 우리 대기업체가 중국에 투자해 동반 성장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금 중국이 사드문제로 경제보복조치를 가하면서 심지어 관광상품까지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역대국으로서 해야할 일이 아니다. 인질을 억류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하루속히 예전의 관계를 회복시켜 동반자 협력관계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도 점진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새로운 시장이며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동남아 인도 러시아 등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시장을 넓혀 나아가야 한다.그래야 주권을 지키면서 살길이 마련된다. 북한의 핵개발로 야기된 사드 배치는 자위권적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더 이상 논란을 펴는 것은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못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4.10 23:02

순간의 선택

사람들은 보통 잘 해결된 일에 대해서는 쉽게 잊어버린다. 의사들도 매끄럽게 치료과정을 거쳐 호전된 환자는 대체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치료가 잘 안되거나 합병증 등이 동반되어 환자나 의사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면 오랫동안 잊지 못하게 된다. 필자는 대학병원에 30여년 근무하며 만났던 수많은 환자들 중에서 십 수 년의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뇌리에 각인되어 잊히지 않는 안타까운 환자가 더러 있다.어느 날 한 청년이 칼로 눈을 찔렸다고 응급실에 왔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눈에는 날카로운 칼에 의해 발생한 아주 크고 심한 손상이 있었다. 경위가 어이없었다. 그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가축도 키우며 사는 청년이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호박을 칼로 찍어서 손으로 들고 돼지에게 주려고 축사로 가는 중이었단다. 그런데 갑자기 호박이 갈라져 땅에 떨어지면서 본인이 들고 있던 칼이 자기의 눈을 찔렀다는 것이다. 본인 손으로 자기 눈을 찌른 것이다.호박의 무게 때문에 손목에 힘을 주고 있었고 순간에 멈추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늘 하던 일이었을 텐데 그날은 호박이 더 익었거나 이동 중에 진동이 심했을 수도 있겠다. 수술을 했지만 손상이 심해서 결국 한눈을 잃게 되었다.군대 다녀 온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 중에 축구 말고 총기 안전수칙이라는 것이 있다. 군대 총기 안전수칙에 빈총도 총구는 언제나 하늘을 향하도록 한다. 만에 하나 훈련 후 실탄이 남아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여 발생할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수칙인 것이다. 이 청년도 칼끝을 몸으로 향하지 않도록 대비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안전사고중의 하나로 지금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다음은 중고등학생인 형제간에 밥상 앞에서 싸우다 벌어진 일이다.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가 중학교 동생이 갑자기 젓가락을 던졌다. 얼굴에 던졌는지 밥상에 던졌는지 정황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공교롭게도 젓가락이 눈에 박혔다고 병원에 왔다.처음 진찰 시에는 상처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환자도 쉽게 치료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안심할 수 없었다. 눈을 찌른 것이 젓가락이기 때문이었다. 젓가락에는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많이 있고, 특히 쌀밥에는 바실리우스라는 독성이 매우강한 균이 자라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었다. 눈에 독성이 강한 바실리우스 균에 감염되지 않기만을 바랬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수술 후 상처에서는 바실리우스 균이 검출되었다. 이 균은 독성이 아주 강하고, 항생제로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균이다. 수술을 여러 차례 했지만 결국 한눈을 잃게 되었다. 이 사고는 형에게는 한눈을 잃고 평생을 살아가야하는 아픔을 주었고, 동생에게는 형의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 큰 회한을 남겼을 것이다. 한 순간만 그냥 지나갔더라면 없었을 마음의 상처 아닌가?우리는 순간의 작은 실수가 평생의 고통을 남길만한 결과를 남기는 것을 자주 목격하고 경험한다. 특히 자신이 가장 자신 있게 말할 때 실수하며, 가장 잘 하던 짓을 할 때 상처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으면서도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람의 천성일까?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다.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살아가기는 그래서 겸허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4.03 23:02

조류독감, 동물복지농장에서 해법 찾아라

제 가슴으로,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이고 자식처럼 키웠습니다. 절대로 그냥 땅에 묻을 수 없습니다. 제발... 아이들을 살려 주십시오.익산에서 처음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은 참사랑동물농장 임희춘씨는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라는 재판을 앞두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보름 남짓 익산시의 살처분 명령에 맞서고 있는 그는 매우 지쳐보였다. 살처분을 하지 않으면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겠다는 공무원들의 으름장과 이미 살처분을 마친 농장들의 압박 탓일 것이다. 부부는 이야기 내내 닭을 닭이라 부르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 이라 불렀다. 부모의 마음이었다. 수천만 원의 벌금이나 징역형도 감수하고라도 아이들을 지키겠다. 만에 하나 조류독감에 걸리면 살처분해도 보상금을 받지 않겠다고 결기를 다졌다.부부는 전라북도에 예방적 살처분 명령 취소 행정심판도 내고 법원에 행정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전라북도는 즉각 기각을 했고 익산시는 경찰에 고소를 했다. 하지만 전주지방법원은 23일 이례적으로 살처분 명령 집행정지에 대한 심문절차를 진행했다. 억울하다는 농장주의 주장과 예방적살 처분의 문제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 같은 저항은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다. 지난 13년 동안 7700여만 마리가 살처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처분 취소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법으로 정한 조치인데다, 농장주가 보상, 허가나 지원, 인증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에 맞선다는 것은 축산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참사랑농장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받게 된 것은 2km 이상 떨어진 2곳의 하림 종계 농장에서 연속해서 조류독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500m, 3km 내의 가금류를 확산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 해왔다. 이로 인해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은 주변 15개 농장도 날벼락을 맞았고 기르던 닭 85만 마리가 살처분 당했다. 이중 조류독감이 발생한 농장 닭은 11만 마리다. 나머지 74만 마리는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다. 전라북도를 보면 122농가 348만 마리가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떼죽음 당했다. 이처럼 마구잡이로 실시되는 예방적 살처분은 건강하고 멀쩡한 동물들을 죽이는 대량 동물학대 일뿐이다. 방역의 실효성도 낮고 심지어 바이러스 확산 우려마저 있다. 생명경시 풍조만 조장할 뿐이다. 정부는 왜 이렇게 살처분에만 집착하는 것일까? 항간에선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과도한 살처분으로 덮으려는 것이거나, 축산 대기업의 수급 조절용이라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오늘은 부부가 학수고대 기다려온 날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잠복기인 21일이 지난날이기 때문이다. 잠복기에도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았는데 잠복기가 지난 이후에 발생 농장으로부터 조류독감이 옮겨질 가능성은 없다. 설령 법원이 법리적 절차에는 하자가 없다며 집행정지를 기각한다고 해도 익산시가 살처분을 밀어붙일 명분이 없다.살처분 방역은 실패한 대책이다. 가장 실효성 있는 방역은 차단 방역이다. 사람과 사료 차량 등 인위적인 요인과 계열사 농장간 수평 전파를 막는 것이다. 이동 제한, 금지를 적절하게 내리고 감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살처분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장만 하거나 인근의 지형 지리적 특성, 접촉면이 있는 곳을 선별해서 하면 된다. 상시화 된 토착질병이 된 조류독감과 동물학살을 멈출 대안은 동물복지농장이 대안이다. 모든 생명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 오피니언
  • 기고
  • 2017.03.27 23:02

자유와 민주주의, 교육이 우리 전략자산이다

국가와 지역사회가 협력적이고 진화적인 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자산들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금수강산에 더하여 상부상조 마음의 큰 자산이 많다. 여기에 사람을 바르고 이롭게 돕도록 가르치는 교육이 있다.행여 이웃의 부모님이 아프거나 세상을 떠난 경우에는 한걸음에 달려간다. 나름대로 조의를 표하고 나서는 두 손잡아 그간의 안부와 더불어 아들 딸 교육은 잘 되는가?라는 말이 이어진다.나라의 전략적인 자산은 자유와 민주정치, 경제와 문화, 과학기술 등 여러 가지가 있다.오늘날 동북아는 그야말로 유무형의 자원과 자산들이 개발되고 만들어지고 있다. 정보화시대에 들어서 미래세대의 전략자산에 대한 개발의 방향성은 많은 나라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와 교육, 문화와 복지, 과학과 기술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유와 민주주의, 교육은 이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우리사회가 튼튼한 안정 위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에 대한 다양한 책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우리 손에 들려져 다양한 기능을 담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역시 소중한 자유가 있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공간에서 우리들이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안전과 웰빙사회의 구축이다. 나라를 보전하는 것은 자산 동원의 최대치를 요구한다. 그리고 복지의 안전망은 최소한의 삶의 표준에서 출발한다.유엔개발계획(UNDP)기구에서는 매년 인간개발지수(HDI)를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준은 기대수명과 교육, 소득수준이다. 우리사회는 2015년 발표에서 선진국 수준의 0.9에 이르렀다. 미국이 0.92, 영국이 0.91, 일본은 0.89, 중국은 0.73수준이다. 우리 사회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소득이 증가하고, 교육열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기 때문이다.오늘날 동북아시아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나, 지형적 공간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하고 있다. 앞으로 동북아시아는 문제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어야 한다. 특히 한반도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간의 존엄과 자유 위에서 민주주의 자산을 많이 준비하여 왔다. 이 고귀한 정신을 드높이기 위하여 이른 새벽부터 활동하여 빈곤을 극복하여야 하였고, 제도를 만들어 법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였다.앞으로 누가 이 나라와 지구촌의 많은 비전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다름 아닌 예지와 통찰력을 가지고 모든 집단에 고르게 퍼져있는 생각들을 아우르고, 살피고, 먼 미래를 보면서, 우주가 변화하면서 생겨나는 질서의 문제와 충돌의 현상들을 살필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우리는 이미 세계를 보았고, 보고 있고, 어디에서나 지구촌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우리나라는 글로벌 시대에 세계무역의 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세계시장의 3% 이상의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인간의 삶에 대해서도 말이다. 정치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망한 기업처럼 나라와 인류의 편익을 위한 정치적 자산들을 만들어 내야 할 때이다. 국제간의 협력과 발전을 위한 유무형의 전략적인 자산들을 개발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3.20 23:02

꿈과 도전정신을 갖고 창업하자

일자리 창출은 나라의 경영능력이고 국력이다.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사회불안까지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청년 창업은 장래의 희망이며 꿈이다.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성공을 거두기 위해 오늘도 각고의 노력을 거듭한다.요즘 대선 주자들이 일자리창출과 청년창업을 위한 공약들을 많이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표를 얻기 위한 인기영합주의 정책에 불과하다.예나 지금이나 일자리 마련이 너무나 중요하다. 저개발시대에는 노동력이 싼 관계로 일자리가 어느정도는 마련됐지만 지금처럼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는 고임금 노동자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 국민세금으로 공공정책에 따라서 일자리를 만든 것은 우선 발등의 불을 끄는 미시적 정책에 불과했다. 1970년대 극심한 한발로 한해 대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수 많은 공공사업장을 만들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수도작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수지 또는 용수개발에 착수, 저수능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그 당시 하루 일당은 돈이 아니라 밀가루나 보리쌀이었다. 농촌에서도 하얀 밀가루를 보지 못할 정도로 밀가루가 귀했다. 겨우 밀기울과 거친 밀가루만 먹고 살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미국에서 PL480에 따라서 구호품으로 들어온 밀가루를 공공사업장에서 일한 품삯으로 지급했다. 눈처럼 하얗게 생긴 밀가루의 인기가 대단했다.그 당시도 공공사업장에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제한돼 마땅치 않았다. 보릿고개 시절의 이야기라서 지금 젊은 청년들은 이해가 가질 않을 것이다. 요즘 공공근로는 연로하신 노인들이 대거 참여하지만 그 당시 60년대는 그렇지가 않았다. 당장 가족들의 먹을 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가장들은 밀가루만 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 갔다.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지금의 공공일자리는 노인들이 거리에서 담배꽁초나 종이 쓰레기 줍는 일로 소일하면서 겨우 용돈이나 벌어 쓴다. 앞으로 일자리가 부족해서 실업자가 늘어난다면 젊은 사람들도 공공사업장으로 내몰릴 것이다. 물론 지금은 공공일자리만 가지고 살아가는 시대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4차산업혁명 그리고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최첨단 신소재를 찾아 혁신적으로 나설 수 있는 시대다.이 같은 시대에는 정부가 미래먹거리가 될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우리는 산업화 초기처럼 지금 도전정신으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대학에 연구사업을 그리고 창업자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창업은 저개발국가를 일류국가로 만드는 길이다. 그래서 대학의 역할이 크다. 우리나라가 가난한 나라에서 공업국가로 갈 수 있었던 것도 개척정신과 강인한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앞으로 4차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그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된다. 해양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일자리가 무려 3만개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일자리는 세계정세를 보아도 더 나아질 게 없다.미국의 보호주의 무역장벽은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 또 중국에서 쓰나미처럼 저가상품이 밀려 오기 때문에 갈수록 수출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사드문제로 우리기업들의 수출길이 좁아졌다. 그래서 4차산업으로 갈 수밖에 없고 기업들에 과감한 설비투자 통해 기술개발과 일자리창출을 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대학들도 대기업 위주의 취업 교육보다는 신산업쪽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산학연 체계를 더 강화시켜야 한다. 지금 중국의 베이징대와 칭화대에서 창업열풍이 무섭게 불고 있다고 한다. 대학가에는 벤처기업과 창업 사무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우리대학들이 귀담아 듣고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한가롭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술이나 마시고 보자는 문화는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앞으로 대학들도 대기업체보다 3D업종에 속한 작은 업체들도 견학해서 배울 것은 배워 나가도록 해야 한다. 힘들게 일하는 개척정신을 배워 나간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4차산업혁명도 무난히 이뤄나갈 수가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3.13 23:02

흉내 내기 학습

나이가 들면서 생긴 버릇 하나를 들자면 옛날 기억을 되돌려 보는 일인 듯하다. 지금 돌아가는 세시풍속이 너무 현란하기도 하거니와 마뜩치 않은 구석들이 눈에 밟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신기한 것은 최근 몇 년간의 기억들은 분명하지 않은데 오래전 어렸을 적 기억들은 여전히 선명하다는 점이다.필자의 고향은 익산이다. 마을 앞에는 넓은 평야가 펼쳐있고 뒤쪽으로는 야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농촌마을이다. 겨울 농한기에는 1년에 한 두 차례씩 동네 남정네들이 토끼몰이를 벌이곤 했다. 물론 어느 정도 산을 탈 수 있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우리 또래 아이들도 몰이꾼에 들어갔다.형들을 따라 토끼몰이에 끼면 너무나도 신이 났다. 아이들은 지시에 따라 자리를 잡고 능선을 따라 소리를 크게 지르면서 몰이를 시작하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야산 꼭대기에서 아래까지 내려오는 그 기간은 진저리를 칠 정도로 아슬아슬했다.물론 사이사이에는 경험이 있는 형들이 끼어 있었다. 정상 쪽은 이동거리가 적지만 내려오면서 훨씬 빨리 걸어야 몰이의 망을 유지할 수 있었다. 토끼몰이가 끝나면 몇 마리 잡았다느니, 한 마리도 못 잡았다느니 했지만 토끼는 한 번도 본적이 없고, 우리 또래들은 눈깔사탕 한 두 개로 충분했다. 어차피 토끼몰이 행사의 책임은 형들에게 있었고 긴 겨울 방학의 무료함은 토끼몰이 한 두 번이면 거뜬히 해결되었다.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 겨울방학 때였다. 친구와 둘이서 토끼몰이를 시도해 보려 했다. 동네 형들이 하던 대로 흉내 내어 옛날 그 능선에 길이 20m, 높이 1.5m정도의 포획그물을 설치하였다. 나는 그물 한 쪽을 지키고 친구가 형들이 그랬듯이 동네 꼬마들을 인솔하여 몰이를 시작하였다. 처음 역할 놀이를 하게 된 처지라 과연 이 산의 한 능선에 작은 그물을 치고 잡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순 없었다.솔직히 말하자면 희망을 가지지 않았다. 더구나 형들을 따라 다니면서 토끼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몰이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가까워지고 토끼 기척은 들리지도 않고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도 온갖 상념들이 스쳐갔다.그런데 그러면 그렇지하고 포기하는 순간 갈색의 물체가 그물에 철렁 꽂혔다. 토끼였다. 토끼는 한번 그물에 막혔으니 뒤로 도망해야 할 텐데 그저 앞으로만 밀고 가려하다가 내 손에 잡혔다. 아, 그 짜릿함이란. 여세를 몰아 다른 산으로 이동했고 또 형들이 하던 대로 흉내 내어 몰이를 시도했고 다시 한 마리를 더 잡았다. 지금도 그 때 토끼몰이의 감각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처음 시도에 예측하지 못한 성과를 거두었으니 그럴 것이다.그저 따라다니면서 눈으로만 경험했던 일을 시도했으면서도 그 때 어떻게 성공했을까?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그물을 설치하는 능선, 몰이 시작지점 등을 전혀 모르고 했으면 아마도 한 마리도 못 잡았을 것이다. 어린 눈이지만 형들이 했던 짓을 기억해내며 따라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무슨 일이든지 성과를 내려면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지만 예측이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몸을 써서 해야 하는 분야라면 흉내 내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학병원 수련의 학습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보고 흉내 내고 숙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다. 좋은 멘토를 만나 흉내 내는 것이야 말고 학습의 원칙일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3.06 23:02

대선주자 새만금 공약에 시대정신 담아야

Still in the water, 땅부터 보여주자. 대통령 공약임에도 지켜지지 않는 국책사업, 30년째 걸음마도 못 뗐다. 간척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고 사업기간이 길게 소요된다. 얼핏 들으면 시민단체 비판 같지만 아니다. 한국건설기술원장과 새만금개발청이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이다.또 때가 된 것인가?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새만금 개발 공약이 되살아났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대선 때마다, 7번의 총선은 물론 6번의 민선 지방선거까지 새만금 사업은 출마자들의 단골 공약이었다.이번 대선에선 사업의 속도가 쟁점이다. 땅이 다 드러나지 않으니 민간투자가 되지 않는다며 비농업용지 매립에도 농지기금을 사용해서 조기 집중개발하자는 주장이다. 도가 판을 깔고 농어촌공사와 새만금개발청이 부추겼다. 대선주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참여, 특별회계 등으로 화답했다. 다들 차이가 없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왜 그랬을까? 새만금, 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까? 실패한 새만금 사업,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은 없다. 거의 30년간 선거 때마다, 정권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에도 온통 장밋빛 계획 일색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권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어렵고 힘든 사업이기 때문이다.그만큼 대선 후보들은 새만금 사업 공약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새만금호 내 평균 수질 평균 5급수, 최하위 등급이다. 목표수질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매립중인 땅이 27.4%, 사업시행자도 없는 대규모 국책사업에 누가 투자할까? 언제 끝날지 하세월 이다. 기존 개발 계획은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이제, 새만금의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조건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더 나은 대안이 가능해졌다. 농업용지가 70%에서 30%로 줄어든 것이다. 2014년 농어촌연구원에서 다시 산정한 농업용수 필요량은 애초 10억㎥/년의 14.5%인 약 1억4500만㎥/년 이다. 이 정도는 동진강과 만경강 하류에 저류형 침전지를 만들고,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물만 재처리해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더 필요하다면 수중보를 만들 수도 있다.해수유통은 네덜란드, 독일 등 선진국의 하구역 간척지의 수질 관리 방법이다. 필요 없는 물을 확보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고 필요한 땅을 조성하는데 남은 돈을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수변은 경제적 가치만 연 1747억원인 순천만처럼 연안습지로 만들면 된다. 야미도 주변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면 생태환경이 4300억원 가량의 어업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땅을 보여주지 않아 투자가 안 된다는 것은 시대착오다. 이미 드러난 땅으로도 충분하다. 기획재정부가 새만금 예산에 인색한 것도 매립해서 뭐 할 건데?다. 민간이든 공공기관이든 사업 효과가 불투명한 땅에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는다. 전라북도도 쓸모없는 넓은 땅보다 개발이 가능한 땅이 필요하다. 조기 집중개발로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숨을 불어넣어줄 부분 완성형 개발이 답이다.대선 주자들에게 묻는다. 어설픈 새만금 공약, 재탕 삼탕 공약으로는 전북 표 못 얻는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가. 민주주의를 망치고 토건세력만 비호해 온 낡은 정치를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새만금 사업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부터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공개 토론 한번 하자.

  • 오피니언
  • 기고
  • 2017.02.27 23:02

성공의 꼭짓점에는 언제나 무주군민이 있다

정유년 새해, 무주태권도원 전망대에서 군민과 함께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성공 추진을 위한 다짐과 기원을 담아 첫 해를 맞이했다.해가 바뀌고 하루하루 대회가 가까워짐을 체감하며 한편으로는 긴장감이, 또 한편으로는 흥분과 기대감으로 마치 시험을 앞둔 수험생처럼 들뜬 기분이 드는 것은 매년 개최되는 연례행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2017무주 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을뿐더러 아쉬움과 후회도 남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무주가 2017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확정된 이후 우리는 세계 최대 경기시설을 갖춘 태권도원을 중심으로 진입로의 교통여건을 개선하고 접객업소의 시설 개선, 교통시설물 등 주변 환경 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군민 역량강화 교육은 물론, 마을로 가는 축제, 각종 공연과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발굴 등 차별화 된 전략으로 쉼 없이 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아울러 전라북도가 2017 전북방문의 해 사업을 확정하고 전북투어패스라는 토탈관광시스템을 구축하여 적극적인 국내외 관광객 유치활동에 힘쓰는 등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연계한 일련의 사업들을 전북도와 조직위, 그리고 우리 무주군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대회의 성공 추진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대회 추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13일 무주태권도원을 방문한 홍윤식 행자부장관에게 기반시설 정비에 필요한 사업비 지원을 건의하여 15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게 된 것도 목적달성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되었다.그러나 제 아무리 잘 갖춰진 기반시설이 있다하더라도 주민참여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제 가치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2만 5000명 정도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게다가 고령인구가 30%를 넘는 열악한 환경에서 국제행사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간혹 있다.하지만, 그것은 한낱 기우일 뿐, 우리 무주군민은 97동계U대회 같은 큰 규모의 국제행사를 이미 경험한 바 있으며 대표 환경축제인 무주반딧불축제를 20년간 이어오면서 5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키워 낸 저력과 잠재력을 품고 있다. 어딜 가든 명소 아닌 곳이 없고 사계절 멋과 흥이 함께하는 명품고장이라는 자원보다도 지금껏 수많은 국내외 행사를 치러오면서 쌓아온 2만 5천 군민의 글로벌마인드와 자신감은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며 소중한 성공원동력이다.부족하게 보이고 불리하게 느껴지는 것은 숫자로 보여 지는 통계수치일 뿐, 세계대회에 임하는 무주군민의 마음가짐과 자세, 그리고 열망은 세계제일이라 확신한다.비록,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 어수선한 국내외 정세와 AI와 구제역 같은 여러 장애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모두 우리 군민의 의지를 불태우는 윤활유가 될 뿐이다.우리는 이를 디딤돌 삼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산골영화제와 반딧불축제 등 무주를 대표하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추진, 무주 브랜드를 확고히 하는 도약의 해로 삼을 것이다.이제 170여 개국 1900여 명이 참여하는 2017무주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6월 24일 개막 된다.대회 준비를 위해 그간 흘린 땀방울은 분명 무주발전을 견인할 것이며 부자 되는 군민 실현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무주군민 마음속에 보이지 않게 자라나는 긍지와 자부심은 그 어느 재화보다 값진 역사의 가치로 남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2.24 23:02

불안정한 경제, '공정성' 신뢰 구축으로 돌파구 찾아야

우리는 새로운 정치경제사회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은 글로벌화와 다문화, 강대국간의 이해관계, 기술문명의 새로운 경쟁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신민족주의 대두와 북한의 핵미사일실험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대내적으로는 탄핵정국을 잘 매듭짓고 재정의 안정과 비전아래 성장잠재력의 확대와 저출산 노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실속 있는 복지 콘텐츠를 만들 때이다.우리산업은 전자와 의학기술, 문화예술 부문처럼 선진국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골프 채널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가 하면 아쉽고 괴롭지만 한진해운과 같이 혁신과 관리를 잘못하여 파산을 맞고 있는 어려운 단면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내야 하는 국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선거가 다가오면서 개인의 이익과 성공, 공공성과 공평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간다. 그러나 월드컵이나 프로야구처럼 룰과 결과가 명쾌하여 관심과 열정이 솟구치지는 않는다. 공평성의 영향을 사교육을 예로 세심히 살펴보면, 그 정도가 지나쳐 가계와 세대, 지역간에 격차를 야기하면서,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여기에 대한 처방도 정권마다 다양하게 전개되었지만, 그 실효성은 적었다.흔히, 경제행위는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개인들은 자신들의 최대 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합리적인 것이 항상 도리에 맞는 선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신의 만족을 최대화하기 위한 이익에 목표를 두기 때문에 비도덕적인 행동들이 나타날 수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가치관들이 다양해지면서 합리적인 충돌현상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경제의 목표도 다양하다. 적절한 성장과 분배시스템에서 돈의 가치와 일자리의 안정, 개인과 사회의 자본의 형성들은 개인들의 합리적인 경제활동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조성되는 새로운 경제 환경들은 우리 사회에 에너지를 공급하기도 하고, 염려와 부담을 수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오르면, 소비생활의 향상과 구성원들의 만족이 증가한다. 그런 가운데 경제에 참여하는 주민과 기업-사업체들이 공공성과 공정성을 다양하게 형성하고, 공유하면서 발전을 도모해 나간다.지금과 같이 대내외 많은 변수들이 불규칙하게 나타나고, 급변하는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의 경제현실에 대한 문제들을 진중하게 다방면으로 반추하는 일은 중요하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어, 개인의 이익과 공공성에 대한 공정성의 기준을 준비하고, 인내를 자본삼아 나갈 때, 우리 사회의 미래가치는 높아진다.정부와 국회는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들이 최대로 활로를 찾아 나갈 수 있도록 정책수단과 제도를 적시에 만들어 도와야 한다. 그리고 고용창출을 위한 부문들을 만들어야 한다. 재정정책만으로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다. 기업가의 목표는 고용이 아니라 이윤창출에 있다. 이 때문에 오늘날 불안정한 경제 환경에서 신뢰에 대한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고 본다.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의 균형의 정도를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많이 생각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2.20 23:02

한·미 동맹이 더 굳건해져야 한다

미국 45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다. 신은 인간에게 자유와 평화를 주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그렇지 않았다. 갈등 분쟁 증오 그리고 전쟁의 연속이었다.강자는 약자를 지배하며 세상을 정복해 갔다. 미국 역시도 오늘 초강대국이 되기까지 가난 굶주림 고난 생존을 위해 수많은 전쟁과 내전을 통해서 미합중국이 탄생 되었다. 마치 기적처럼 독립전쟁이 승리로 끝났다. 상상을 초월한 단합된 힘과 생존을 위한 전쟁은 독립군 총사령관인 워싱턴 장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200년 전 황야의 사막은 자연 그대로 숨 쉬고 있었다. 이민자들이 개척시대 열어 자유와 번영의 땅으로 만들어 놓으면서 지금까지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미국은 경제 곡물 군사력에서도 세계 최강국이다. 인구 3억에 국민소득이 5만6000달러가 넘는다.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세계2차대전 때문이었다. 1941년 12월 7일 새벽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자 미국 전역은 깜짝 놀랐다. 이 사건으로 미국 국민들은 전쟁참전을 즉각 지지했고 전쟁수행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전쟁을 결정적으로 종결시켰던 것은 1945년 8월6일 B29폭격기가 히로시마에 역사상 처음으로 원자폭탄을 투하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또 다시 8월9일 두 번째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다. 엄청난 파괴가 또 한 차례 이루어졌다. 더 이상 일본은 버틸 수가 없어 8월14일 무조건 항복했다. 일본의 식민지하에서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빼앗기고 살아왔던 대한민국이 일본이 항복함으로써 광복의 기쁨을 맞았다. 또 625전쟁을 통해 UN이 한국전에 참전해서 맥아더 장군이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 낙동강까지 우리 국군이 후퇴했으나 다시 서울을 수복하면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며 살게 되었다.전쟁이 끝난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최하위 빈민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수출공업국가로 성장, 지금은 국민소득이 2만7000달러로 세계 28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이처럼 우리나라가 발전하게 된 것도 미국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러므로 앞으로 한미 동맹은 이제 동반자로서 세계평화와 자유를 위해서 더 협력하며 발전해 나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에 그가 마구 쏟아낸 미국 우선주의정책이 세계기존질서를 불확실하게 만들면서 긴장시켰다. 반이민 행정명령 환율조작국 등의 정책이 미국을 우선시하며 독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간 미국은 세계글로벌시장에서 무역 협상과 협약 체결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미국은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정착하며 나라를 세운 후 대 서부를 개척할 때 수많은 이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서부에 금과 탄광으로 골드러시가 불면서 세계 각국에서 노동자 광부들이 자유와 축복의 땅으로 모여들었다.이민자들이 건설한 국가가 이제 와서 반 이민행정명령을 특정국가에 적용하는 건 미국의 가치가 아니다.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인 만큼 세계를 포용하고 분쟁지역의 평화와 질서 안정에 이바지해야 한다. 미국의 강압정치는 세계를 또다시 긴장과 냉전시대로 돌아가게 한다. 미중국 간의 충돌이 예상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군비경쟁이 가속화 될 것이다.환경 파괴는 인간에게 큰 재앙으로 돌아온다. 미국과 중국러시아 핵 협상 을 통해 핵무기를 감축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어 내야한다. 핵무기는 인류의 종말을 가져오는 무서운 살상무기인 만큼 핵 확산을 방지해 나가야 한다. 미국이 이란에서 핵 협상을 타결한 것처럼 북한 핵무기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미국이 한국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포용과 화해정책을 이뤄내야 한반도에도 평화가 깃들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2.13 23:02

홍도유감

새해를 맞이하여 온가족이 함께 홍도를 다녀왔다. 병원 행정에 참여하고 수련의들 교육하고, 논문 쓰고 환자진료 및 수술 등을 핑계로 가족끼리 함께 여행을 떠난 기회도 별로 없었지만 특히 홍도여행은 처음이었다. 절경도 눈에 담고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며 지난해에 대한 반성과 새해 소망을 해 보려고 하는 생각에 몇 주 전부터 어릴 적 소풍가는 아이처럼 설레었다.가는 길은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버스 타고 두 시간 걸려 목포 여객터미널에 11시에 도착하였다. 생선, 조개, 해초 등으로 차려진 점심도 맛있게 먹었다. 홍도 가는 뱃길은 호수처럼 잔잔했다. 파도가 없을 때 호수 같다라고 말하는 것은 육지 사람이나 섬사람이나 같았다. 배는 시속 50Km이상 고속으로 달리는데도 아주 편안했다. 홍도에 도착한 시각은 4시 반, 도초도와 흑산도를 거쳐 홍도까지 2시간 30분 걸린 셈이다.홍도는 바위섬으로 마을길도 모두 경사지고 평지는 거의 없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몽돌해수욕장과 전망대를 산책하였다. 섬 여행도 처음이거니와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며 섬 길을 걸어본 경험도 처음이었다. 도대체 살면서 처음 해 보는 일이 왜 그리 많은지.해넘이를 보려 했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눈치를 보니 경치 구경보다는 숙소에서 가족끼리 수다 떨고 싶은 생각이 더 큰 것 같았다. 하기야 오랜 만에 가족만의 여행이었으니 해넘이보다는 가족끼리 마음을 나누고 수다 떠는 시간이 더 소중하리라. 가장으로서 가족끼리라는 의미보다 경치를 선호했던 속내가 머쓱했다. 변변히 여행도 같이 가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직장 동료들과는 없는 시간도 만들어서 술도 마시고 여행도 다녀온 적이 무릇 기하였던가.다음 날 아침 7시경 섬 경치와 새해 해돋이를 보기위해 배에 올랐다. 겨울인데도 춥지 않고 바다는 잔잔했으며 배위에서 섬과 바다 풍경을 자유롭게 촬영하였다. 경치는 절경이었다. 더욱이 가이드가 홍도 여행은 겨울이 비수기여서 겨울여행이 홍도를 찬찬히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기회며, 겨울 바다가 이렇게 잔잔하기도 흔치 않다고 말했을 때 오길 잘 했다는 뿌듯함마저 느꼈다.살다보면 모르고 부딪쳐 보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 삶이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한다고 내 마음대로 추슬러지지 않는다. 예상은 빗나가기 일쑤며, 결과 역시 의도와 전혀 별개일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산다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어르신들이 말씀하지 않았던가.내 성격상 추위, 바람, 파도 등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고 대비하다보면 이번 여행도 아마 망설였을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전의 치밀함보다는 그러려니 맡기는 버릇이 생겼으며, 젊었을 때 가정 밖 직장이나 사교적 관계에 더 치중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자책이 더 늘게 되었다.이번 여행도 과거 행적에 대한 반성과 각오로 떠났는데 예상보다 더 좋았다. 어차피 절경이란 항상 그곳에 있을 것이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대상이다.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 가족들과의 시간은 지금 이때 이곳에서 밝히고 추스르지 않으면 다시는 불가능한 순간과 느낌들이 있다. 애들은 훌쩍 커버릴 것이고 아내도 나를 점점 더 귀찮은 늙은이로 여길지도 모른다. 가족에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2.06 23:02

4차 산업혁명시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21세기에 들어와 출현한 4차 산업혁명은 선진국 기준으로 1960년대 시작된 3차 산업 혁명의 기반이 된 반도체와 인터넷의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1960년대 우리는 2차 산업의 초기단계였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들의 생활공간은 어른 아이 모두 스마트폰에 푹 빠진 모습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정작 경제적 현실은 저물가, 저이자, 고실업, 저성장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가치창출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느냐는 우리의 큰 관심사다.짧은 시간에 돌출한 이러한 경제산업사회의 변화에 대하여 그 시각과 해석도 다양하다. 소비측면은 홈쇼핑과 모바일 뱅크가 점점 일상화되면서 원하는 것을 원스톱으로 언제든지 손안에 넣을 수 있는 수요충족 시대가 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기업은 새로움과 편리성 대하여 재화가 되었든 서비스가 되었든지 간에 가치가 계산될 수 있으면 생산을 하여 판매할 수 있는 세상이다. 디지털 융합이 만들어내는 제4의 물결이 다가온 것이다.이전의 포디즘에 의한 거시경제는 규모의 경제에 바탕을 둔 대량생산과 소비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정보자본의 경제에서는 이것과 다른 새로운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있다. 지식의 누적은 규모에 대한 수확체증을 낳아서 이윤과 소득을 증대시킨다. 지식의 학습과 네트워크에 의하여 생산성이 상승하고, 여기에 가계와 공공부문도 투자에 참여한다. 이러한 새로운 규모의 경제는 연구개발 활동과 지식의 보급을 통하여 실현된다.문제는 과학적인 지식과 기술에 의한 디지털 시스템 아래에서도 경제의 불안정성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기존의 일자리를 없애기도 한다. 정보시대에 뒤진 포디즘 시스템에서 효율성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들이 수요부족과 자금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노베이션과 학습을 할 여력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래를 지탱해 나갈 청년들의 새로운 일자리들이 줄어들고, 비정규직으로 몰리면서 4디, 5디, N포 현상을 낳고 있다.우리는 지금 기술적 시장보호주의와 함께 강하게 불어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 까? 먼저 우리사회가 정보통신기술(ICT)와 이것이 미치는 시장의 특성에 대하여 정보와 지식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 이전에 우리사회는 이미 디지털 융합이 형성하는 삶에 대하여 한류의 자부심과 비전에 대한 싹을 틔웠다. 디지털 공간경제는 새로운 수요와 가치를 창출하는 기반을 계속 확대해 가고 있다. 이 중심에 물리학과 디지털, 생물학 기술이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미국은 버블을 극복하고 새로운 자율주행자동차의 세계를 만들기까지 산업인터넷전략으로, 독일은 산학연을 발판으로 4.0산업 전략을 통해 무인공장의 스마트생산과정에서, 일본은 로봇산업에서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바야흐로 많은 벤처 중소기업들이 세계를 아우르는 생산역량을 갖추면서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욕구에 열광하는 만큼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때다.△안진 교수는 illinois Univ. 객원교수와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예회장을 맡고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1.23 23:02

전북의 미래는 유소년에서 시작한다

교육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교육을 통해 사회와 나라를 이끌 인재를 기르기 때문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관자에서는 평생에 대한 계획으로 사람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축구라고 해서 다를까. 축구도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만큼 인재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전북 현대와 같은 축구단에 인재 육성은 자산가치를 높이는 투자로 봐야 한다. 전북 현대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2005년부터 5년과 10년에 걸쳐 중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4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세계적인 클럽하우스 완공, 유소년 시스템 정착에 성공했다.성과를 냈지만 안주할 수 없다. 축구단도 기업과 같다. 끊임없이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전북 현대는 지난해 5년을 계획해 100년을 준비한다는 의미로 비전 2020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해 비전 2020의 첫 시작으로 Innovation of Jeonbuk-전북의 혁신을 캐치 프레이즈로 선정했던 전북 현대는 올해 Future of Jeonbuk-전북의 미래를 캐치 프레이즈로 삼았다.Future of Jeonbuk-전북의 미래의 중심은 유소년 육성이다. 전북 현대는 구단의 미래가 유소년 육성에 달렸다고 본다. 유소년 육성으로 구단의 핵심 선수를 발굴하고 연고 지역 내 어린이들을 잠재적인 축구팬으로 만들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권유하는 유소년 선수의 발굴에서 한층 발전한 목표다.이미 전북 현대의 유소년 육성은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육성반인 김제 금산중과 전주 영생고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K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최근에는 보급반을 거친 아이가 선수로 성장해 K리그 구단에 입단하는 일도 있었다. 영생고를 졸업해 전북 현대에 입단했던 권경원은 해외로 이적하면서 200만 달러의 수익을 구단에 안겨주기도 했다.그동안의 유소년 육성 초점은 육성반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초점을 보급반에 맞추고 있다. 전북 현대가 생각하는 미래의 핵심은 유소년 보급반 그린스쿨에 있다. 만 6세부터 만 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그린스쿨은 2010년 시작해 지금은 1000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시설 확충 문제로 모든 어린이를 교육하지 못해 대기자만 500여명에 이를 정도다.전북 현대는 그린스쿨을 통해 기존의 유소년 육성에서 벗어난 것을 시도하고 있다. 그린스쿨에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전북 현대를 응원하는 미래의 팬이 되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속한 가족의 변화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그린스쿨에서는 단순히 아이들이 축구 기술만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올바른 인성을 가지도록 돕고 있다.그린스쿨에 참여하는 아이의 가족들이 접수한 수기에서는 아이들의 사고 방식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가족들은 축구와 전북 현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고, 실제로 경기장을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중이 늘어 전북 현대의 평균 관중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아이가 성장하고 그린스쿨의 규모가 커지면 전북 현대의 관중 증가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전북 현대의 목표는 관중 증대가 전부는 아니다.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고 있는 전북 현대는 그린스쿨을 5000명 규모로 확대해 지역 청년 일자리 제공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현재 그린스쿨의 코치진은 30명으로, 지역 대학교의 관련학과 학생들로 꾸려져 지역 대학과의 교류와 나아가 지역 연고 구단으로서 지역 발전을 함께 꿈꾸고 있다.△이철근 단장은 울산현대 축구단 사무국장, 전북현대 축구단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1.16 23:02

눈은 마음의 창

대학병원에 근무한지 거의 서른 해가 되지만 마음에 남는 환자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일상적이고 사무적인 만남 너머의 마음이 통하는 만남을 환자와 가진다는 것은 의사로서 더할 나위없는 선물일진대 말이다.필자가 진료실에서 마운툰을 처음 만난 때는 4년 전 어느 가을 이었다. 첫 눈에도 아시아계 외국인으로 보였다. 마운툰은 우리나라에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우리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를 데리고 온 보호자가 중간에서 통역을 하였다. 자기회사의 외국인 근로자인데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세히 검사를 해보니 두 눈에 염증이 아주 심했다. 흔한 질병이 아니라서 잘 치료가 될지 내심 많은 걱정을 했다. 다행인 것은 그 애의 얼굴과 눈빛이 편안했다는 점이다.눈은 아주 예민한 감각기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당시 나는 마운툰이 편안한 표정을 짓고 서늘한 눈빛을 유지하는 이유가 우리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니 아직은 본인의 중병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였다. 약으로 치료하며 두어 달 간격으로 병원에 다니는데, 언제나 편한 얼굴이고, 상대를 신뢰하는 눈빛은 여전했다. 그렇게 1년 정도 치료하다가 갑자기 한쪽눈이 아무것도 안보일 정도로 악화되었다. 큰 수술을 해야 했으며, 늘 동행하여 친형처럼 보살피던 보호자에게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며 마운툰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라고 하였다. 설명 중에 필자는 마운툰의 얼굴과 눈을 훔쳐보고 있었다. 필자는 수술결과가 좋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에도 착하고 선한 눈과 편한 얼굴 그대로였다. 이때까지는 그 애한테 각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애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내 마음의 창이 열린 것이다. 며칠이 지나고 수술실에서 마운툰을 다시 만났으며, 낯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병원의 수술실에서 누워있는 이방인의 눈과 마주하게 되었다. 수술실에서도 그 애는 그냥 편한 눈으로 내 눈을 바라보았다. 다행이 수술이 잘 되어 눈은 잘 보이게 되었다. 수술 후에도 여러 번 크고 작은 치료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항상 편안하고 따뜻한 눈 빛 이었다. 그가 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후에 나는 그 애가 미얀마의 양곤에서 온 것을 알았으며 김제에 있는 모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운툰이 이제 5년이 되어 미얀마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니 갑자기 미얀마로 돌아가다니, 난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았는데... 그 소식을 듣고 좀 서운하고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애가 5년간 성실히 일해서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 있으며 고향에는 3개월 동안만 다녀온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그 애와 즐거운 마음의 만남을 더 가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피식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가족과 친구도 만나고 고향음식도 맛있게 먹는 즐거운 3개월이 되길 바란다.우리는 긴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아니, 말이 적은 것이 오히려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도 있다. 눈빛은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그대로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눈빛이다. 또한 눈은 온갖 세상이 나에게 들어오는 길이며 반대로 내 마음을 세상 밖으로 전달해 주는 창이다. 필자의 이런 마음이 잘 전달되었는지를 마운툰에게 물어보려고 한다. 다만, 언제쯤 물어 볼까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조남천 교수는 안과학회 이사, 전북대병원 기조실장, 법원행정처 심리위원, 전북노동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1.09 23:02

미적미적 늑장 대처, 살처분만 거침없이

세밑, 김제시 용지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이 일대는 122농가에서 455만수를 기르는 대표적인 산란계 단지다.그런데 무려 70농가에서 기르던 163만 마리가 사흘 만에 떼죽음을 당했다. 이중 고병원성 AI가 걸린 농장은 2농가에 16만여 마리다. 나머지 147만 마리는 AI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했다. 예방적 살처분 때문이다.AI가 발생한지 한 달반 만에 살처분 된 가금류는 531농가에 2614만수를 넘어섰다.2014년 1월16일부터 2015년 11월15일까지 669일 동안 809호 농가에서 살처분된 1937만2000수를 한 달 반 뛰어 넘었다. 보상금 역시 같은 기간 1392억원을 훌쩍 뛰어 넘어 1558억 원에 이르렀다.사육환경이 열악하고 밀식률이 높은 산란계의 피해가 컸다. 죽은 산란계는 2041만수로 전체의 78.1%를 차지했다. 달걀 값도 한판에 만원,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문제는 이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같은 시기에 AI가 발생한 일본은 초기에 바로 심각 단계로 대응한 결과 6개 농가 90만 마리 살처분에 그쳤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AI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나고, 2000만마리가 죽고서야 경계 에서 심각 으로 격상시켰다. 늑장도 이런 늑장이 있을 수 없다.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은 초동 대처의 중요성을 뼈아프게 보여준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도 제자리걸음 이었다.살아있는 생명을 쓰레기 처분하듯, 불량 공산품을 폐기처분 하듯 싹쓸이 하는 살처분은 방역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오히려 살처분에 참여하는 일용인부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나, 작업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본과 미국은 발생 농장만 살처분 하고 있다. 범위 결정도 시장군수의 권한이다.AI SOP(긴급행동지침)도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하여 예방적 살처분은 500M 이내에로 제한하고 농가 차단 방역에 집중하는 쪽으로 개정 되었다.그런데 농림부는 선제적 대응이라는 말을 써가며 사실상 김제시에 용지면 143만 마리를 예방적 살처분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과도한 살처분으로 정부의 초동 방역 실패와 무능을 덮어버리려 한 것이다.AI는 이미 토착화된 가축전염병으로 봐야한다. 2003년 처음 발생한 이후 거의 매년 발생했다. AI 발생 농장의 재발 율이 26%에 이른다. 20도가 넘으면 사멸한다는 AI가 여름철에도 발생했다. 현재까지 살 처분한 가금류는 무려 7110여만 마리에 이른다.그런데도 여전히 역학조사는 철새를 유입원으로 지목한다. 하나마나 한 말이다. 야생 조류는 AI바이러스의 숙주다. 그렇다고 철새를 다 없앨 것인가?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차단 방역이다. 대부분 농장 출입과 방문, 배설물 등 분비물의 이동과 날림, 농장으로 유입, 유출되는 물과 공기가 원인이다. 사람의 노력에 따라 AI 확산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장식 밀식 사육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AI는 계속 될 것이고, 언젠가 종간 장벽을 넘어 사람을 감염 시킬지도 모른다.예방적 살 처분을 하던 작은 농장에서 맞닥뜨린 장면 하나. 살 처분을 하고 있는 옆 계사의 희미한 백열등 아래서 닭들이 사료를 쪼아 먹고 있었다. 마지막 가는 길, 배라도 부르라고 주인이 사료를 주었으리라 가슴 한 구석이 무너져 내렸을 농민에게나, 아무 영문도 모르는 닭들에게도, 참 못할 짓이다.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다. 그만 하자, 살처분.△이정현 사무처장은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전북환경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1.02 23:02

전주-김제 통합, 전북의 뉴비전

꺼지지 않는 성난 촛불이 희망의 촛불로 바뀌고 있는 최근 전주와 김제, 김제와 전주의 통합에 대한 논의도 조심스럽게 태동하고 있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 노력이 무산된 지 3년 만에 전주와 김제의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걸 보면서, 정권교체 정치교체의 열망만큼이나 낙후된 전북도 잘살기 위해서는 흑묘백묘 가릴것 없이 몸부림을 쳐야 된다는 반증이어서 씁쓸하면서도 오롯이 열정이 쏟아나는 연말이다.필자는 맨주먹으로 샐러리맨부터 출발해서 노조간부활동, 이스타항공을 창업하며 경제인 활동을 하다가 19대 국회에 입성하여 을과 갑의 이슈가 많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무총리실 국가보훈처 등를 담당하는 정무위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중소상공인과 일천만 직능인을 책임지는 직능위원장과 을지로위원으로 활동하였다.19대에 직접 느꼇던 소회는 정부와 정치가 민생생활현장의 이슈선점과 구호선정은 잘 하는데 현장을 잘 모르고 마무리가 약하다는 걸 실감했다.따라서 천수답 처럼 정부예산과 정부지원정책만 바라보다가는 전북과 전주 발전은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잘사는전북의 시발점은 도민, 시민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우리만의 내생적발전 모델(문화도시, 금융도시, 공항도시 등)을 찾아서 모든역량을 쏟아 붇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점에서 전주 김제 통합논의는 전북의 비전을 위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필자는 오래전부터 전주 완주 통합을 완주주민이 반대하면 존중해 줘야하고 전주 김제 통합이 전북발전을 위해 더 큰 시너지가 날 수도 있을 것이라 사석에서 밝힌 바 있다.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 등 대도시가 국제도시가 된 기반은 공항과 역(KTX역 등)이 실크로드 역할을 했다.필자가 19대 예산계수조정소위에서 가져온 새만금국제공항을 조기에 완성하고 현재의 김제역사를 KTX가 지나가는 혁신도시 근처로 이전해서 서전주 김제역사를 만들어서 신 실크로드를 기반으로 통합, 전주김제시는 국제광역도시로 거듭나고 새만금은 세계의 중심으로 비상하는 꿈을 품어 본다 .얼마 전 조선일보는 적자덩어리로 MB정부시절 매각대상에 올랐던 청주국제공항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지역경제에 가장 큰 효자가 된 이유에는 필자가 창업한 이스타항공의 적극적인 중국노선 개척과 중국인 관광객(유커) 증가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공항도시로 거듭난 상전벽해 청주의 올해 무역수지는 80억 달러를 넘어서 약 23억 달러의 전북보다 약 4배 이상이 예상된다.쏟아지는 유커에 22개나 되는 청주시내 호텔이 부족해 11개가 더 생겼다. 그만큼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지역경제에도 숨통이 트였다.반면 과거 민선 4기 전북도정은 굴러온 복을 발로 차버리듯 정부가 허가해준 국제공항을 내 팽겨쳤다. 위와같은 일례의 결과들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지고, 정부의 호남지방공공기관 90% 정도를 광주전남으로 빼앗겼고, 6대도시 전주는 20위 밖으로 밀리게 된것이다.어찌보면 못사는 전북은 당연한 인재의 결과물 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당시 의사결정을 주도했던 정치세력들은 여전히 정치판 안 밖에서 호시탐탐 자리를 탐하고 있다.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처럼 선거브로커들의 전북도정농단은 없었고 시정농단이 없는 지 촛불 민심과 투표의 힘으로 농단세력을 발본색원 하여 전북의 정치교체 세력교체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꺼지지 않는 촛불이 정권교체의 불씨가 되고 전북의 새로운 꿈과 희망의 불씨가 되는 신년을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6.12.26 23:02

새마을운동의 세계화

지방행정연수원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공무원이 온다. 2000년에 외국공무원 과정을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약 4500여명의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이 다녀갔다. 대한민국의 앞선 경제발전 경험과 선진행정을 배우기 위해서다. 이들에 대한 교육과정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을 중심으로 맞춤형으로 준비를 한다. 한국경제발전에 대한 소개 뿐 아니라 농어촌개발, 전자정부, 도시관리, 환경보존, 부패방지, 치안행정, 인사관리, 성과관리 등 실로 다양하다. 그런데 이구동성으로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그리고 가장 감동을 받고 돌아가는 분야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이다.무슨 이유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큰 것일까? 주지하는 바와 같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수많은 저개발 국가들은 아직도 만성적인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약 11%인 7억 6천만 명이 하루 1.25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빈곤퇴치를 위해 막대한 원조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1970년대 한국의 고질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빈곤을 퇴치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새마을운동에 주목하는 것이다.국가재정이 극히 빈약했던 한국정부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어 총 투자금액의 49%를 주민 스스로 부담하게 했다. 이를 통해 조기에 농촌인프라와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고 이는 농업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농민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었다. 여기에 동원된 방법론이 성과에 따른 마을별 차등보상이라는 경쟁원리였다. 이 같은 사실은 농촌개발을 위한 재정투지능력이 없는 개도국들에게 매력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또 한 가지는 새마을운동이 물질적인 지원보다 사람들의 자립, 자활의지와 참여, 협동정신 등 정신계발에 주안을 둔 운동이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의 빈곤퇴치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도로, 학교, 병원, 저수지 등 해외원조에 의한 인프라 건설이 그 나라 사람들의 주인의식을 제고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실 직접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처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할 수 있는 힘(power)을 부여한다(em)는 뜻에서 이를 전문용어로 임파워먼트(empowerment)라고 하는데 1970년대 한국의 농촌새마을운동이야말로 이 정신에 부합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새마을운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큰 것도 사실이다. 새마을운동은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하듯 국가의 강제적 동원과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농촌개발전략이었다. 새마을운동을 신화화하여 일방적으로 미화 찬양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지만 외눈박이 시각으로 무조건 폄하, 부정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우리의 소중한 경험이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용되어 빈곤극복과 인류 행복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보람된 일이겠는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역대 정부가 다 그러했듯이 새마을운동 해외전수 사업이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6.12.19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