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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실천하고 고향 돌아간 백의천사처럼

1916년 2월 24일 조선 총독부령 제7호가 공포되면서 소록도 자혜의원이 설립, 본격적인 한센인 병원이 운영되었다. 지금은 의료 기술발전과 생활환경 개선으로 환자들의 완치율이 높아 환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일제 강점기 때는 한센인들을 강제로 구금시키거나 강제노역 그리고 강제로 단종수술을 실시하는 등 인권유린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살인 압박에 시달렸고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영원히 격리돼서 살아야만 했다.감금실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가 출소할 때는 검사실로 끌려가 정관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이 단종수술은 1927년 3월 일본 생리학회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런 암흑 같은 시절에 소록도 국립병원에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백의의 천사인 마리안과 마거릿은 당시 28세, 27세 나이로 갓 간호학교를 졸업, 한국 소록도에 파견할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응모했던 것. 이들은 오스트리아 가톨릭수녀회 소속으로 처음 소록도 땅을 밟았다.이들은 도착하자마자 팔을 걷어붙이고 우리 사회가 편견을 갖고 배척한 환자들을 장갑도 끼지 않고 상처부위를 날마다 치료해 나갔다. 이들의 당돌한 행동을 말리기도 했으나 워낙 의지가 강해 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40년 간이나 청춘을 불사르며 사랑으로 환자를 돌보는 데만 전념했다. 자신의 인생 전부를 이 곳에 바쳤다.이제 40년이란 긴 세월이 흘러 70세의 할머니가 된 이들은 이 곳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편지 한장 달랑 남겨 놓고 홀연히 자신의 고국인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고향에서 소록도로 올 때만 해도 하얀 백조처럼 청아했지만 40년 간을 환자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어느덧 황혼으로 접어들었다. 그들의 삶의 궤적은 자기 희생과 헌신 그 자체였다.이들의 헌신적인 사랑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국경을 뛰어넘은 벽안의 사랑이 생명의 꽃으로 환하게 피어났다고 찬사와 격려가 이어졌다.마리안과 마거릿 수녀는 모든 걸 남을 위해 내어주고 이제 할머니가 되어 빈손으로 고향을 찾았다.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읊조렸지만 그들은 맘속의 부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다.우선 오스트리아 정부가 그들의 사랑에 감동, 헌신적인 봉사와 희생적인 삶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여 그들의 고귀한 사랑을 그려줬다. 이들이 주인공인 영화가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상영되자 모든 이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또 오스트리아는 이들에게 정부 훈장을, 우리 정부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이번 추석 명절을 계기로 해서 두 수녀가 걸어온 따뜻한 인간적인 발자취를 다시 한번 되새겨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들 두 수녀들처럼 남을 위해 사랑을 베풀고 헌신적인 삶은 살지 못해도 최소한 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 갔으면 한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은 자식 걱정 때문에 근심이 많다. 자식들 잘 되는 일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아끼지 않는 부모님의 맘을 헤아려 봤으면 한다.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이 있다. 여우는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한다고 했다.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말이다. 결국 두 수녀가 헌신적인 봉사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인생을 정리하듯 우리도 어머니 품과 같은 고향을 자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번 긴 추석연휴 기간 고향의 정취에 물씬 빠져 그간 지친 심신을 달래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노후에 부모님이 쓸쓸함을 느끼지 않도록 자주 찾아보는 게 효의 작은 실천일 수 있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준 사랑은 하해와 같아 그 무엇과 비할 수 없다. 무한정한 사랑을 받고 자라온 자식들이 긴 추석연휴 동안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겨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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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5 23:02

노영기업이 답이다

처음 들었다. 노영방송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그 출처는 얼마 전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정기국회를 보이콧했던 자유한국당이다. 기사에 의하면 자유한국당이 정기국회를 보이콧한 이유는 정부가 공영방송을 노영방송으로 만들어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를 지켜보다가는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노영방송은 노영(勞營), 그러니까 노동자가 소유하고 경영하는 방송국이었던 것이다. 나는 아무리 곱씹어 봐도 논리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이 무지한 논리체계에 웃음이 나왔다. 평소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분노를 촉발시키는데 유능하다고는 생각했으나 이렇게 웃음을 주는데도 유능할지는 몰랐다.보통 노동자들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들은 노동자협동조합이나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불린다. 표현을 통일해서 노동자소유기업이라고 하자. 이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대략 1830년대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노동자소유기업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들로 꼽힌다. 스페인의 몬드라곤협동조합은 성공적인 운영 사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성지이다.노동자소유기업들이 참여하는 CICOPA(Con-federation Internationale des Cooperatives de Production et Artisanales)라는 국제조직도 있는데, 여기에는 2015년 현재 세계 38개국에서 43개의 회원 조직이 가입되어 있으며, 각 회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는 조직은 6만5000여개에 이른다. 이 CICOPA는 한국의 농협이나 수협, 신협 등 우리에게 친숙한 조직들이 가입한 국제협동조합연맹의 부문 조직이다.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도 노동자소유기업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단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해서 직원협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제도화되어 있으며, 노동자들에게 기업의 소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종업원지주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 1968년이다. 심지어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노동자소유기업인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던 박계동이다.한 마디로 노동자소유기업은 이미 존재하는 실체이자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의 한 형태이다. 노동자소유기업이 이렇게 세계 곳곳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소유기업이 지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해외의 연구들은 노동자소유기업이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일반 기업보다 더 나은 수준의 노동 환경과 더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경영의 투명성도 노동자소유기업의 강점으로 꼽힌다. 기업의 대표를 선출하는 권한이 노동자들에게 있으며, 노동자들이 소유하는 기업이니 기업에 대한 노동자들의 책임감도 더 크다.자, 이제 방송국이 노동자소유기업일 경우를 생각해보자. 노동자들이 소유하고 있으니 국가가 인사에 개입할 통로가 차단된다. 또한 소유주로서 노동자들이 경영을 통제하니 방송국의 운영에 대해 정권의 입김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니 부정과 부패의 가능성도 희박하다. 무엇보다 정권의 눈치를 볼 여지가 없으니 여론의 공유자이자 권력의 감시자라는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제대로 된 방송국이 되는 것이다.어떤가? 방송국이 정권의 나팔수가 되지 않게 하려면 노영방송이 답이 아닌가? 자유한국당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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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8 23:02

전주의 관광 품격

여름휴가기간에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 자주 갔던 강릉과 남이섬은 예전의 모습과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바가지요금과 불친절만이 기억나던 강릉은 깨끗한 동해바다와 어울린 오죽헌, 경포대 그리고 카페거리로 단장하였다. 여유 있고, 조용히 머물면서 오랫동안 잔잔하게 기억나는 장소였다.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MT장소로 난장판이었던 남이섬의 변화는 충격 그 자체였다. 배로 10분 남짓한 거리이지만, 다리로 연결하지 않고 배나 와이어로 도달하는 방법은 재미있는 아이디어였다. 배는 북한강변의 정취를, 와이어는 액션과 모험을 즐길 수 있었다. 남이섬을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독립시켜 비자를 발급하고, 섬 전체를 문화ㆍ예술ㆍ환경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타조 등 야생동물을 사람과 어울리게 하여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다양한 겨울연가 캐릭터를 격조있게 판매하였다. 인위적인 동물원과 특색 없는 싸구려 관광 상품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유럽 여행 중에 인상 깊었던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 못지않았다. 강릉과 남이섬을 보면서 문득 베네딕트 앤더슨이 민족을 상상의 공동체라고 하였던 생각이 난다. 민족이나 관광지는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의 특정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강원도 휴가여행은 내가 사는 전주를 관광지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주하면 비빔밥 정도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가, 한옥마을이 전국적 관광지로 떠오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꼬치구이와 중국집 같은 정체불명의 음식점과 역사문화적 깊이가 없다는 비판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지적이다. 관광지는 품격있는 사람들만이 오는 곳이 아니다. 중고생들의 수학여행과 노인들의 효도관광 등 다양하다. 이들에게 맞는 볼거리가 있고, 먹거리가 있으면 역사적 정체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대중적인 관광지와 더불어 품격과 향기가 있는 관광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식점의 종류보다는 개수와 음식의 질을 유지하여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한옥마을이라고 하여 한정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1년에 천만이 한옥마을을 찾으면서 전주시는 전주역 마중 길을 조성하여 논란이 되었다. 교통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과 자연 그리고 문화 우선의 도시를 고려하고, 전주역으로 찾아오는 외지인들에게 전주의 인상을 좋게 하자는 것이 명분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이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다. 도시의 외곽순환도로가 제대로 없는 전주에서 백제대로와 기린로는 전주를 관통하는 핵심도로이다. 교통이 조금이 아니라 아주 많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행사 때를 제외하고는 마중 길에 사람과 자연 그리고 문화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마중 길 발상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하필이면 전주의 핵심도로에 조성해야만 하는가. 제발 관광지 개발에 관이 손을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이섬과 강릉은 디자이너와 커피 장인의 오랜 노력의 결과이다.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은 돔 만드는 기술을 기다려 20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안목과 예산이 부족하면 개발하기 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후대를 기다렸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롯데 백화점 맞은편에 있는 정체불명의 흉물스러운 우주정거장 조형물을 철거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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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1 23:02

독성물질 전성시대

이쯤 되면 독성물질의 전성시대다. 주변이 온통 유해 화학물질 지뢰밭이다. 자칫 잘못 디뎠다간 터지기 마련이다. 가습기 살균제에서 시작된 케미포비아(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는 사회전체에 만연해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과 일터에서 공포는 엄습한다. 안개 속에 갇힌 것처럼 불안하다. 어디든 피할 수 없다. 몇 가지만 꼽아보자.몸을 좀 풀어보자고 누운 요가 매트, 내분비계 장애가 올 수 있고 신장 독성, 간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최고 기준치보다 200배 넘게 검출되기도 했다.간밤에 모기와 씨름한 흔적이 보인다. 모기킬러다. 피레스로이드(살충제), 미세분진 형태로 흡입 시에 폐 손상 위험이 있다. 차라리 모기에 물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다 보니 또 걱정이다. 프랑스에선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주는 펄프에서 다이옥신이 나왔다. 접착부분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1~2년 넘게 기저귀를 차야 하는 우리 아이의 몸에 독성물질이 쌓이는 것은 아닐까.나른한 오후, 단골 가게 아메리카노 한잔이 활력소다. 카드 계산하고 받은 영수증을 만지작거리다보니 정신이 퍼뜩 든다. 정자수를 감소시키고 비만의 원인이 되는 비스페놀A가 나온다는데, 자꾸만 고개가 숙여진다. 괜찮을까?후우, 스프레이 방향제가 코끝을 찌른다. 저거 인공 향료가 아닐까? 성분도 문제지만 입자가 너무 작아서 허파꽈리에 쌓이다가 폐를 굳게 한다는데... 그저 문 열어서 환기시키는 것이 상책이다.먹을거리는 화학첨가물로부터 안전할까? 한국식품과학회에 따르면 2인당 년간 권장 섭취량보다 6배나 많은 24.9kg이나 된다. 석탄에서 추출하는 타르계 색소, 지방의 산화를 지연하는 산화방지제, 육가공품의 붉은 빛을 돌게 하는 아질산나트륨,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해 부패를 막는 산도조절제, 미백효과를 얻기 위한 표백제, 다른 성분과 만나면 위해성이 커지는 방부제인 안식향나트륨 등 하루에 섭취하는 화학 식품 첨가물의 70~80가지나 된다. 장기간 섭취 시 각종 질환과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지금도 몸 안에서 많은 첨가물들이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있을지 모른다.최근 살충제 계란과 독성 생리대 사태가 시사하는 것은 우리가 먹고 쓰는 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어떤 위해성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품목이지만 그나마 성분 규제나 정기 검사를 하는 의약외품 인지 이보다 규제가 덜한 공산품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화학물질 전성시대 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 청소년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지만 아직 해독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반곤 층에 그 피해는 가중된다. 우리를 맘 아프게 했던 어린 학생의 깔창 생리대 사건 이후 무상 배포한 전체 생리대의 34%(68,058명분)가 독성 생리대였다.문제가 된 생리대 회사의 주요 영업 전략은 하나 더 끼워주기다. 견본품도 나눠준다. 아내는 릴리안 생리대를 샀다가 더 개당 가격이 더 싼 제품으로 교환했다고 한다. 가격 차이가 안전을 더 지켜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왠지 씁쓸하다.내 아이와 내 몸은 소중하니까 라며 각자도생 하는 것은 실효성도 낮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깊은 산속이나 무인도에서 자급자족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아니다. 비와 바람에 실려 온 화학물질은 피할 수 없다.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GMO, 화학물질 등 식품 성분 표시제를 강화하자고 목소리 높여야 한다. 화학원료를 사용한 제품의 66%가 영업 비밀이라며 정보 공개하지 않는 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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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4 23:02

서남대 폐교는 절대 안된다

캄보디아 폴포트 크메르루즈 마르크시즘을 신봉하던 무장단체가 1975년 정권을 찬탈하면서 공포와 대학살 사건이 일어났다. 생명을 파리 목숨만도 못여기는 대참사였다. 프놈펜 시민을 무참히 죽였다. 첫번째로 향한 곳이 병원이었다. 수술대에 약병을 개머리판으로 부수고 환자들을 밖으로 내몰았다. 모든 시민들은 소지품을 버리고 집에서 나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거리는 우왕 좌왕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군인들은 당에서 지시한 것이라며 만약 불만을 표시하면 즉각 총살 처분했다. 250만 수도 프놈펜은 며칠만에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1970년 캄보디아 의사가 800명 가운데 760명이 판사가 545명 중 541명이 살해됐다.승려는 8만명 중 500명이 살아남았다. 운동선수, 언론인, 예술가, 지식인, 학생, 일 안하고 손이 매끄럽다는 이유로 모조리 처형했다. 거기에 질병과 기근 재해까지 겹쳐 200만 캄보디아 인구 4분의1을 죽였다. 그들의 생각은 단순했다. 마르크시즘을 신봉하는 노동자 농민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물을 먹었다하여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사람을 죽인 그들에게 진정한 스승이 없었다.학교는 훌륭한 스승을 배출하고 지도자를 양성하면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 곳이다. 탈무드를 보면 마을을 지키는 것은 군인과 경찰관이 아니라 학교와 가르치는 교사라 했다. 학교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다.특히나 학교를 설립한 이사장은 국가와 사회을 위해 맡은바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그러나 서남대학교 설립자 이홍하 그는 누구인가. 2012년 학생들의 피같은 등록금 1000억원대를 자기재산처럼 횡령해 구속기소,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징역9년 벌금90억을 선고 받았다. 2013년 1월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횡령액 333억원 임원취임취소 결정을 받았지만 신출귀몰하게 풀려났다. 사학비리 이홍하를 미리 예방하지 못한 교육부의 일차적인 책임이 제일 크고 다음으로 정치권과 법이 공범이나 다름 없다.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설립한 서남대는 동서를 연결한 지리산권의 중심지인 남원시에 위치해 있다.그러나 그 취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는 사학비리의 총체적인 온상으로 폐교라는 최악의 순간에 직면해 있다. 서남대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무엇보다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교육부 책임이 크다. 그동안 정상화를 위해 땡볕 폭염속에서도 이환주시장을 중심으로 남원시민 종교계 정치권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대규모 결의대회도 개최했다. 하지만 희망이 안보일 정도로 산 넘어 산이다.교육부가 최근 정상화 계획서를 불수용하면서 폐교 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정상화 계획을 보완,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이미 서남대는 교수들 인건비 187억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대학이 총체적인 비리와 경영 부실로 모든 게 멈춰섰다. 교육부가 사학비리로 횡령한 구재단 이사회를 다시 끌어들여 서울시립대 삼육대 정상화 계획서에 협상파트너로 권한을 준것은 도둑을 또 한번 봐주는 꼴이 된 것이다. 교육부는 이제 구재단을 배제하고 현 임시이사회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서남대가 폐교되면 49명의 정원인 의대를 순천대로 또는 목포대로 배정할 것이란 이야기가 그럴싸하게 떠돌고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확실한 답을 내려야 한다. 만약 서남대가 폐교되고 의대가 타 지역으로 간다면 이는 중대한 지역차별이고 남원시민을 무시한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다시 한번 교육부는 정상화 계획서를 받아들여 서남대를 폐교시키는 행위 만큼은 막아주길 바란다. 그래야 남원시민들이 긍지를 갖고 춘향이의 도시 남원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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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28 23:02

사회적경제는 환대의 경제이다

만섭과 독일인 기자 피터는 계엄군에 의해 봉쇄된 광주를 간다.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미션. 그러나 이들은 무사히 광주에 들어간다. 낯선 곳이다. 그 곳에서 그들은 이방인이다.그런데 낯선 곳의 주민들은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이방인은 특정 공간에서 비동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긴장과 서스펜스의 촉매제로서 유효하다. 그런 탓에 영화나 소설에서 종종 경계의 대상이 되거나 공포를 경험하는 이들로 묘사되곤 한다. 그런데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이방인들은 환대의 대상이다.사회적경제라는 용어가 공론장에 처음 등장을 한 2000년 즈음에 사회적경제는 실업과 빈곤을 화두로 씨름을 하던 일부 조직들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려운 용어였다. 그랬던 사회적경제가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용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관련한 행사도 빈번하고 각종 제도와 지원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갑다.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우려도 존재한다. 그것은 사회적경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정부의 정책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자원의 동원 능력에서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우리가 사회적경제라고 부르는 범주의 작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사회철학자 이마무라 히토시는 사회적경제를 환대의 경제라고 규정한다. 환대는 이방인인 만섭과 피터가 낯선 광주에 받은 대접, 바로 그것이다.특히 주목할 것은 만섭이다. 뚜렷한 목적을 지녔던 피터와 달리 갑자기 낯선 곳에 던져진 만섭은 철저한 이방인이다.그런 그가 계엄군의 학살과 시민들의 저항을 목도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환대를 경험하면서 시민들과 하나가 되고 변화해간 것이다.그렇다. 환대는 변화를 만든다. 환대는 지난 칼럼(7월 24일자)에서 이야기한 먼저 주는 것이기도 하다. 누구에게? 동질적인 집단이 아닌 이방인, 즉 이질적인 집단에게다. 경계의 대상이곤 하는 이방인을 환대한다면 이방인과의 관계는 우호적이 될 것이다. 동질적인 집단이 아닌 이질적인 집단과 공감할 수 있는 우호적인 관계야말로 오늘날 필요로 하는 진정한 관계이다. 공감하는 우호적인 관계가 쌓일수록 사회적 유대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사적 이익을 우선시 하는 근대 사회는 원자화된 개인을 만들어내면서 등장했고, 원자화된 개인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세상의 기준은 사적 이익이 되었다.사회적 유대가 튼튼해진다는 것은 이러한 현실의 대척점이 확산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마무라 히토시의 주장을 수용한다면 사회적경제가 사회적경제인 이유는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내는 시도이기 때문이 된다. 답은 여기에 있다. 사회적경제가 중요하다면 그것은 사회적 유대를 만들기 때문이다.이것을 다른 말로 한다면 사회적인 것(the social)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인 것은 서로 다른 이들이 공감하고 돌봐주면서 의무와 책임으로 서로를 엮는 관계이다. 실제로 사회적경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관계를 조합을 결성해서 만들어가는 활동 속에서 탄생했고 그것이 확장해가면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그러니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해 공감하고 다른 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관계를 시민들이 어떻게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그것을 보조하는 것이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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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21 23:02

당신들의 '사드' 유감

북한과 미국이 연일 거친 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수천 명이 죽어도 상관없다,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북한이 괌 포위사격 예고로 대응하면서 미국은 전쟁의 공포감에 휩싸였다.진주만 기습 외에 단 한 번도 외국의 침략을 받지 않았던 미국으로서는 당혹스럽고, 초강대국으로서의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외교 및 안보 협상은 상대방의 패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북한과 미국의 강공전은 대화와 평화협정으로 가기 이전의 블러핑(속임수에 허세부리기) 이다. 쌍방이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선제공격은 공멸을 의미한다. 90년대 고난의 행군시절을 겪으면서 4%의 경제 성장을 한 북한에게 유엔안보리의 무역제재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한다. 북한은 핵무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통하여 자국의 안보를 보장받으려 한다. 미국 또한 군사적 긴장감을 통하여 한국과 일본에게 안보 비용을 부담시키고 군사무기를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최근 한반도의 안보 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강공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한국은 세계에서 미군주둔비용을 가장 많이 부담(간접지원 포함하여 70%)하고, 미국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하고(2006년 이후 36조 360억원), 세계 최첨단의 평택미군기지(450만평 9조원)를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주둔비용을 인상하고, 사드비용을 부담하고 한미 FTA를 다시 하자고 한다. 무엇보다 미국본토만 안전하면 한반도에서 수천 명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발언은 동맹국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문제는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이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대북교류를 전면중단하고 개성공단마저 폐쇄하여 북한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하여 외교 입지를 마련하고자 하였던 노력이 무시당하였다. 우리의 빅브라더인 미국의 안보 압력은 물론이고, 해외교역의 32%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 압력도 현실적으로 무시하기 힘들다. 한국은 아예 그림자 취급하고 미국만 상대하는 북한 또한 감당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국내 보수 세력을 의식한 사드추가 배치라는 강공책을 들고 나와 중국으로부터 다시 멀어지게 되었다.당초 문재인 정부를 반기면서 한중수교 25주년을 공동으로 기획하였던 중국은 별도로 개최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성주 군민들은 물론이고, 사드반대를 주장하였던 상당수 국민들도 문재인 정부를 의심하고 있다. 미국의 힘이 세다고 하여, 북한이 우리의 대화제의에 응하지 않는다고 환경영향평가와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사드추가배치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촛불혁명을 성공시킨 우리의 국민들이다. 힘이 없을수록 강대국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북한에게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제의하여 무너뜨린 신뢰를 회복하여야 한다.임진왜란 때 우리를 도와주었다는 것을 명분으로 새로운 강자인 후금을 무시하고 명나라에 기대어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치욕을 겪었던 과거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 미국은 중요한 동맹이지만, 중국 또한 우리를 먹여 살리는 가까운 이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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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4 23:02

대형 재난사고 징후들, 사회적인 위험으로 인식 필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반드시 작은 사고들과 잦은 징후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 1920년대 미국 보험회사에 다니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5000여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일련의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했다.아주 큰 사고 1건이 터지기 전, 작은 사고가 29회 발생하고, 같은 원인에서 발생하는 고장이나 사소한 징후들이 300회 나타난다는 것이다.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떠올려 보라. 규정 초과 화물탑재 및 옥상 설비, 고장난 구명정의 합격 판정, 무리한 출항, 수명연장 등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지난 달, 전남 영광과 군산에서 한여름 폭염에도 으스스해지는 일이 발생했다.걱정이 앞서는 것은 우리 전북과도 인접해있는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다. 북한이 폭격을 해도 안전하다는 핵발전소 콘크리트 방호벽에 구멍이 난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원자로의 최종 보호시설인 방호벽은 1.2m의 두께로 콘크리트를 가득 채워야 한다. 하지만, 한빛 4호기의 방호벽은 상부 돔과 하부 경계지점 안쪽 57곳의 콘크리트가 비어 있었다.또한 방사선 유출을 막을 격납건물철판의 두께가 부식으로 얇아져 있었다. 이렇게 한빛원전에서 일어난 고장이나 사고 발생 건수가 이미 150여 회를 넘었다. 얼마 전에는 원전 설비에 짝퉁 부품을 몰래 쓰다 걸려 한수원 사장까지 구속이 된 일도 있었다. 이정도면 원전 안전 체계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고 한수원의 관리 시스템에 녹이 슨 것이다.OCI 군산공장에서는 2년 새 세 번째 같은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6월 24일 배관 균열로 또다시 사염화규소가 유출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같은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고를 감추려 했다는 것이다. 이 공장은 2015년 6월 배관 밸브 균열로 사염화규소 혼합물 108㎏이 유출되어 공장 작업자 및 주민 등 16명이 입원치료를 받았다. 농작물과 가로수, 차량 피해도 발생했다. 당시에도 화학사고 신고 골든타임을 넘겨 피해를 키웠다. 최근 환경부가 화학사고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늑장 신고 세 번이면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조사 결과와 달리 단순 조작 실수나 경미한 사고가 아닐 수 있다. 노후한 배관 설비의 안전성과 공정상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 전면적인 조사와 진단을 통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 외부 감시자의 역할은 사고 예방이나 위해 소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공장 내 화학물질 취급 정보, 사고 발생 시 영향권, 주민 안전대피 등 지역사회 알릴 의무가 있는 사항은 더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영광핵발전소나 OCI 군산공장에서 되풀이 되는 사고와 고장은 대형 사고의 전조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재난 수준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신호이기도 하다.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공론조사로 찬반 여론이 뜨겁다. 같은 시기 원전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원전 옆 단층이 발견 되어 지진 안전 논란이 일자 사용 연한 이내에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공정률이 38%에 이르는 건설 중인 원전 2기도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되자 가차 없이 포기한다. 중단해서 얻는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다 외부자들이 결정했다. 원전은 안전할 때 끄고, 화학사고는 안전할 때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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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07 23:02

김정은, 광복절에 '핵포기 선언' 하라

민주주의란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며 자유가 보장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정치제도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주권재민을 말한다. 그러나 독재정권은 그렇지 않다. 국민의 인권은 철저하게 무시한채 오직 독재자만을 위해 모든 게 존재한다.고려 18대 국왕 의종(1146~1170년) 재위 시절에는 경제적으로 융성시대를 맞아 태평성대를 구가했다. 의종은 풍류남아로 놀기를 좋아하는 귀공자였다. 때문에 인종과 임왕후는 후일 의종이 될 태자의 사람됨이 너무 경박하여 걱정을 많이 했다. 선왕의 제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의종의 방탕한 생활은 가시지 않고 걱정거리만 늘어갔다.왕의 유흥은 점점 심해져 정자나 누각도 한곳에만 짓지 않고 이곳 저곳 다니다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발견하면 백성들의 괴로움은 생각지도 않고 그곳에 누각을 세웠다. 그 규모가 커 연못을 팔 때는 수많은 인부들을 동원하여 식사도 제공하지 않은채 부역만 시켰다. 백성들의 고충은 염두에 두지 않고 유흥환락장소를 만드는데만 급급하다보니까 자연히 정사는 썩을데로 썩어 민심이 날로 흉흉해졌다.4월 11일은 의종의 탄생일이다. 이 날을 하천절이라 정하고서 만춘정에 행차하여 왕의 탄생을 축하하는 갖가지 행사와 기생들의 가무까지 곁들여 환락의 극치를 이뤘다. 호위하는 군사들은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간신들의 술주정까지 받게 되니 불평불만만 쌓여갔다. 문신과 무신들의 계급사회 병폐가 심했던 나머지 결국 무신들이 거사를 일으켜 의종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처럼 독재정치는 모든 권력을 독재자 한사람이 갖고 백성을 다스리기 때문에 항상 종말이 불행하게 끝난다. 백성들의 인권이나 고통은 생각지도 않고 오직 자기 한사람의 방탕과 타락한 생활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게 왕의 것이고 독재자의 것이다.북한도 주체사상을 통해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정치가 이어졌다. 내부적으로 반대파를 숙청하면서 1인 독제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각종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 지금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데만 집중하고 있다.미사일 핵실험을 끝날 때마다 김정은이 관계자들을 포옹하면서 영웅대접을 해주고 있다. 이런 사이 주민들은 억압과 극도의 빈곤속에서 굶주린 나머지 북한을 탈출하고 있다. 목숨을 건 가족이 중국을 통하거나 휴전선 그리고 어선을 타고 남한으로 탈출한다. 탈북민들은 북한의 독재권력을 피해 자유대한의 품으로 속속 안긴다.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태양절을 맞아 전 세계가 긴장하면서 지켜보았다. 그 이유는 북한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 증거가 사전에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출격시켜 만약 6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선제 타격하겠다고 공언해왔었다. 사실 미국은 초긴장 상태에서 고도화된 군사훈련을 한반도에서 전개해 무사히 그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북한은 어느때 6차 핵실험을 할것인지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핵무기는 한순간의 오판으로 수십 수백만의 귀중한 생명과 목숨을 앗아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719일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했다. 그간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비핵화를 위해 선두주자로 나서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이제 815 광복절도 얼마 남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제의한 남북군사회담에 북한은 조건없이 성의있게 나서야 한다. 북한 김정은은 이번 광복절을 기해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체체로 나가겠다고 국내외에 선언해야 한다. 북한은 고립된 국가에서 정상적인 국가로 나가야 한다. 국민들에게 행복을 안겨 주도록 경제 사회적으로 변화와 개혁개방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우리 민족이 함께 평화를 누려 나가도록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게 김정은이 북한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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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31 23:02

호혜성과 사회적 유대

퉁쳐. 됐지? 그날 내 고등학교 동창이 올린 페이스북의 글은 이렇게 끝났다. 내용인즉 오랜만에 동창의 지인이 전화를 해서 사무실 개소식에 오지 않아 서운하다고 하자 동창 역시 그 지인에게 너 역시 그동안 내 일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으니 마찬가지 아니냐며 타박한 것이었다. 준만큼 받는 것인데, 너도 주지 않았으니 나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나는 슬며시 웃다 댓글을 달았다. 상호성의 법칙이구먼.상호성은 영어로 reciprocity이다. 그런데 reciprocity를 의미하는 다른 용어가 있으니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호혜성이다. 보통 상호성이라고 하면 앞의 경우처럼 그저 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 주는 대칭적인 관계가 떠오른다. 그런데 호혜성이라고 하면 뭔가 다른 좀 더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물론 호혜성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호혜성 중 일부에게만 해당된다.호혜성에는 크게 세 가지가 존재한다. 부정적 호혜성, 대칭적 호혜성, 일반적 호혜성이 그것이다. 부정적 호혜성은 자기의 이해관계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며, 대칭적 호혜성은 자신과 상대방을 동등하게 고려한다. 앞에서 말했던 주는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 호혜성은 나보다 상대방을 더 중요시한다. 그런데 호혜성이 주고받음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호혜성을 이야기할 때 보상의 즉각성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부정적 호혜성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먼저 고려하기 때문에 즉각적이지만 대칭적 호혜성조차도 주는 만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준 다음에 받을 때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면 관계가 위험해질 수 있다. 반면에 일반적 호혜성은 준 다음에 받을 때까지의 기간도 정해지지 않고 준만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도 없다. 인류학자 말리노프스키가 소개한 쿨라교역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트리브리앤드 제도에서 이뤄지는 쿨라교역은 제도 내의 한 섬의 원주민들이 다른 섬의 원주민들에게 귀중품을 주는 것으로 마치 원(圓)처럼 순환적으로 진행된다. 이 순환은 무려 10년까지도 걸리는데 선물을 받은 이들은 그것을 갖지 않고 다른 이에게 주어버린다.쿨라교역은 주고받음의 관계가 나의 이해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목적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렇듯 주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방식의 주고받음이 쌓여서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만약 이러한 주고받음이 어디에선가 중단될 때, 즉 주는데 받지 않거나 받고나서 주지 않으면 관계는 종결될 것이다. 반면에 주고받음이 계속 될 때 그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게다가 주고, 받고, 받고나서 다시 준다는 것은 관계가 수평적임을 말한다. 관계가 수평적이라는 것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처럼 존중과 배려의 관계가 쌓여간다면 그것을 사회적 유대의 구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날 많은 이들은 주기보다 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누군가보다 더 많이 받을 때 마치 좀 더 특별한 존재인 양 생각한다. 그러나 주지 않으면서 받으려고만 하면 관계가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다. 이것이 일반화된다면 그것은 사회가 파괴되어 감을 의미한다. 그러니 우리가 호혜성을 중요시하고 그것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일반적 호혜성의 형성, 즉 사회적 유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원 사회적경제 현장 연구자△김정원 연구자는 자활정책연구소장과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정책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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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4 23:02

'촛불' 이후의 대학

대학에서 근무한지 20년 정도 되었으니, 절반 정도를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보낸 셈이다. 대학으로 옮기면서 월급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마음껏 자유를 누렸다.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하고, 나름대로 소신 있는 교육을 하였던 것 같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게 자율성을 박탈당하면서, 뒤늦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가장 먼저 실감한 것은 총학장 직선제의 폐지였다. 학장은 교수보다는 총장의 눈치를, 총장은 교육부와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총장과 학장 앞에서 당당하였던 교수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청와대가 총장후보자의 순위를 바꾸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임명하지 않기도 하였다.직선제를 주장하던 부산대 교수님이 투신자살하였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심한 자괴감과 함께 직선제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총학장직선제의 폐지 명분은 선거를 둘러싼 교수들의 패거리문화 근절과 교육 질 제고였다. 교수들이 교육은 하지 않고 떡고물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이는 일부 부작용을 이유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직선제를 간선제로 돌리자는 것과 다름없다.성과연봉제 역시 교육을 도외시하고 교수를 논문기계로 만들었다. 국가와 기업이 요구하는 논문을 블록 찍듯이 양산하고, 평가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학생교육을 소홀하게 되었다.학생들의 형식적인 강의평가는 열심히 가르치는 깐깐한 교수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였다. 몇 년간 심혈을 기울인 저서 한편이 논문 한편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 무엇보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각종 증빙서류를 제출하여 성과가 입증되어야 성과연봉이 지급된다는 사실이다. 교육과 연구를 하는 교수인지, 행정직원인지 구분조차 힘들었다. 대학, 특히 지역대학의 추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돈을 미끼로 한 교육부의 획일적인 정원감축이었다.이로 인해 일부 대학들은 월급 삭감, 학과통폐합 그리고 정원감축이라는 불량의 낙인을 받았다. 특히 전북지역대학은 전국 최고인 11%의 정원을 감축 당하였다.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20대 청년들을 전북지역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뜻이다.이명박박근혜 정권의 9년 동안 대학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419 혁명 때 이승만 대통령 하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교수단 데모 같은 비판적 지식인의 역할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이다. 학생들도 대학을 학벌 수단과 취업 학원 정도로 여기고 있다. 누구 말처럼 이러려고 대학교수가 되었나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그동안 교육부는 사실상 교육통제부에 불과하였다. 관료와 시장의 단기적 안목에 의한 연구업적과 교육평가가 대학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당당하게 인생을 설계하는 학생과 일생을 바쳐 만든 교수의 저술 한권이 국가 백년지대계의 기초이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논의가 한창이다.하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교육부 관료, 일부 사립재단과 총학장 등 기성권력의 방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들이 서울과 지역대학, 국립과 사립대학의 이분법적 갈등 프레임을 통하여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촛불 이후에도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교육계의 적폐는 그대로 남아있다. 나만을 생각하는 소시민적 이기주의가 대학과 대한민국을 헬 조선으로 만들었다. 촛불혁명에서 광화문으로 나갔던 그날의 마음가짐을 되새기고자 한다.△정용준 교수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을 지냈으며, TU미디어 IB스포츠 평가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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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7 23:02

도심 속 맹꽁이와 헌법 개정

긴 가뭄으로 속이 타는 것은 농부만이 아니었다. 농부 못지않게 간절하게 비를 기다려 왔다. 바로 멸종위기종이자 환경 변화에 취약한 맹꽁이다. 이들의 합창 소리는 긴 가뭄의 끝을 알리는 축포 소리다. 그들이 전주 도심 한복판에서 떼로 울어댔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그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생명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2008년 전북환경연합이 전주시 삼천동 거마공원에 만든 작은 습지는 맹꽁이의 짝짓기 성지가 되었다. 이곳을 찾은 양서류 전문가는 도심에서 이렇게 많은 맹꽁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눈으로 확인한 것과 울음소리로 추정해볼 때 200여 마리는 족히 넘는 것 같다. 몸을 있는 힘껏 부풀리고 울음 주머니가 터져라 울어대며 구애하는 수컷들. 하지만 수컷을 고르는 건 암컷이었다. 막상 수컷들은 암컷에게 잘 보이려다보니 물위에서 뒤뚱대기 일쑤였다. 마치 드라마에서 허세 부리다가 실속을 못 차리는 남성 캐릭터 같아 웃음이 난다.올해는 짝짓기 후 산란 과정까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암컷 위에 올라탄 수컷이 앞발로 배를 누르며 물속으로 머리를 들어가면 암컷이 두 다리 사이로 수면위에 참깨를 뿌리 듯 알을 낳는다. 잠시 후면 알들은 올록볼록 비닐 포장재처럼 물 위에 펼쳐진다. 그 모양이 편대를 이룬 비행접시 같다.그리고 하루 반 정도 지나면 올챙이가 되고 다시 2주에서 3주 사이에 뒷다리가 나오고 앞다리가 생긴다. 그렇게 대략 한 달이면 다 자란다. 다른 개구리보다 산란기도 늦고 걸음도 느린 맹꽁이, 성장 속도만큼은 전광석화다. 참 빨랐지 맹꽁이다 장마철에 물이 고인 웅덩이나 습지가 다 마르기 전에 얼른 자라야하기 때문이다.맹꽁이놀이터가 자리를 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애초 습지를 계획했던 곳은 별다른 용도가 없는 사유지였다.그런데 땅 주인은 맹꽁이 습지 조성 계획을 듣자마자 그곳을 메워버렸다.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강제할 방법도 없었다.다행이 인접한 공원부지에 물이 고이는 습한 곳이 있었다. 전화위복이다 싶어 고인이 된 심재한 박사의 자문을 받아 대체 서식지를 만들었다. 30평 남짓한 습지에 금세 물이 차올랐다. 이제 맹꽁이만 오면 되겠다 싶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설상가상, 습지까지 말라버렸다. 맹꽁이는 없고 쓰레기만 쌓여간다는 비난도 들어야했다. 어처구니없게도 습지의 수원은 새는 수돗물이었다. 공원으로 연결된 수도관의 누수를 잡고 나니 물길이 끊긴 것이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전기를 써 지하수를 퍼 올리는 것은 생태적으로 온당치 않다 싶어서 도서관에 빗물 저금통을 설치했다.그렇게 3년 정도 지나자 맹꽁이들이 몰려왔다. 뿌듯함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한편으로 원서식지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맹꽁이는 행동반경이 100~300m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서식지 주변에 택지나 도로 등 개발 사업이 벌어지거나 물이 오염될 경우 다른 곳으로 피하지 못한다. 장마철이면 흔히 들을 수 있던 맹꽁이 소리가 사라진 이유다.따라서 맹꽁이가 울어 대고 짝짓기를 하는 곳은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대를 이어 살아 온 곳일 것이다. 어쩌면 거마공원의 진정한 주인은 맹꽁이일 수 있다.헌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가 시작되었다. 인간가치 중심적 헌법질서를 넘어 맹꽁이의 생존과 생명의 권리를 인정하는 생태민주주의 헌법이야 말로 촛불이 꿈꾸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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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0 23:02

굳건한 한미동맹이 자유대한을 지킨다

625 전쟁 당시 서울이 함락된 이후 대구 부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전선이 최후의 보루가 되었다.절체절명의 순간 UN이 한국참전을 결의하자 미2사단이 제일먼저 선발대로 와서 대한민국을 수호하려고 싸웠다. 미 2사단은 워커 중장을 비롯 무려 7094명이라는 장병들이 자유대한을 지키려다 이역만리에서 전사했다.실종된 186명은 지금도 그 유해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쳤을까. 그것은 자유대한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미2사단은 52년동안 한국에 주둔하면서 한국안보에 헌신해왔다. 내년에 새로운 평택 이전을 앞두고 자치단체에서 우정과 송별의 위문공연을 할려고 했다고 한다.그러나 뜻하지 않게 기념콘서트가 파행을 빚고 말았다. 그것은 반미단체들이 행사취지를 왜곡한 나머지 시위를 벌이면서 악성 댓글 공격으로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피를 흘려가며 지켜준 혈맹의 나라를 이런식으로 대하는 것이 맞는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이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논쟁을 넘어 다양한 주장과 목소리가 나오는 피플파워시대를 맞았다. 인권을 가장 우선시 하는 주권재민시대가 활짝열렸다. 촛불집회로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625 전쟁 67주년을 맞이했다. 자유는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충성했고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지유수호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잠시도 잊어선 안된다.한미동맹은 혈맹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협력자 내지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가야 한다. 굳건한 안보를 통해 북한에 비핵화를 이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625 동족상잔이 벌어진지 어언 67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한반도는 전쟁의 위협속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한미 양국은 동등한 주권국가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동반자로서 협력해 가야 한다.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트럼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 의미가 막중하다. 한반도 비핵화, 미국 우선주의 교역문제와 통상마찰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통상마찰은 당사자끼리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는 그간 미국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본다. 미국도 정권이 바꿔질 때마다 북한한테 대응하는 정책이 오락가락해 결국 북한한테 핵개발 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는 것. 지금 북한은 돌이킬 수 없는 핵강국으로 가고 있다. 그들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간 미국은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전략핵폭격기를 동원하여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줬다.하지만 북한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중에 있다. 중국러시아일본도 신무기 개발 등 군비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탈냉전구도를 접고 평화시대를 선포해야 한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침공을 강행토록 허가했다.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사람들로 구성한 1500명의 특공대가 카스트로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기습공격을 펼쳤다.그러나 특공대는 순식간에 거의다 섬멸됐고 예상했던 반 카스트로 인민봉기도 일어나지 않았다.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했다는 정보를 얻어낸 케네디는 소련한테 철수를 요청했으나 충돌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협상과 진통 끝에 미국이 터키에 있는 기지를 철수하고 소련은 그 대가로 쿠바기지를 철수하겠다는 협상이 마침내 이뤄졌다.결국 타협의 분위기가 조성돼 1963년 핵실험금지조약이 체결됐다.이처럼 한미 두 정상이 만남을 통해 북한핵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한반도 평화유지를 선포하기 바란다. 또 6자정상회담까지 이어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북한도 한반도 평화의 동반자로 거듭나도록 한미 정상이 화전양면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625전쟁 67주년을 맞아 더욱 한미관계를 돈독히 해서 다시는 비극적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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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03 23:02

전주천 수달, 따뜻한 무관심이 필요하다

관심을 보이지 마라. 그냥 그렇게 놔둬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면 된다. 그게 배려다. 쓸데없는 관심 두지 마라. 그냥 바라만 봐줘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설픈 관심은 위협적인 존재로 비칠 뿐이다. 사람들과 눈까지 맞추는 전주천 수달이 전주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다.생후 7개월가량으로 추정되는 새끼 수달 2마리와 어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한 달 전부터다. 이후 사흘에 이틀꼴로 모습을 드러냈다. 수달 가족은 갈수록 담대해져 갔다. 징검다리 아주 가까운 곳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건 기본기다. 유유히 헤엄쳐와 구경하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새끼 두 마리가 물방울을 튀기며 바닥을 박차며 뒤엉기는 고난도 기술도 보였다.이마저 시들하고 사람들이 돌아가면 어미부터 쓱 징검다리 돌 틈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는 하류로 내려가는 신공을 발휘한다.전문가에 의하면 이렇게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경험적으로 학습된 것이라고 한다. 열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경우라고 했다. 전주천 수달이 더욱 특별하고 귀한 이유다.이정도면 사람과 다른 수달들과 메신저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어미가 사람들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것 같고, 그래서 새끼들도 사람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 사람과 첫 만남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그런데 토요일 저녁 수달모니터링을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핵심 은신처인 하중도와 둔치의 수풀이 절반 가까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억새나 갈대, 넝쿨 식물이 우거져 있는 둔치는 쓸모있는 공간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천에 기대어 사는 동물들에겐 이동통로이거나 은신처다. 그런데 구청에서 가시박이나 칡덩굴 등 유해식물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깨끗하게 베어낸 것이다. 게다가 엔진이 달린 예초기나 톱을 사용했을 터이니 날카롭고 큰 소리에 스트레스도 매우 컸을 것이다.보 아래엔 뿌리째 뽑혀나간 달뿌리풀이 아무렇게나 던져 있었다. 얼마 전 대포만 한 사진기를 들고 몰려온 아마추어 사진 동호인 짓이다. 사진 찍기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뽑아버린 것이 틀림없다. 이들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거름에 나타나는 수달을 찍는 데는 자연노출로도 충분하다.그런데 번쩍번쩍 플래시를 터트린다. 파파파팟 고속 연사로 촬영한다. 사람도 순간 눈이 감기고 잔상이 남는다. 야행성인 수달은 오죽할 것인가? 시민들도 경쟁적으로 휴대폰 셔터를 누른다. 먹이를 준다며 과자를 던지기도 한다.서식지 좌안 도로 너머는 감나무골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가 한창이다. 20층 아파트 28개동 총 1,986세대가 들어선다. 차도 사람도 크게 늘 것이다. 당연히 수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다. 환경 대책이나 있는지 궁금하다. 근처에 전주천 유일의 1차로 언더패스 도로가 있다. 둔치가 좁은 곳에 도로를 놓다보니 산책로도 좁고 위험하다.도로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차량을 위한 도로가 아니라 하천 생물의 통로여야 한다. 바로 위쪽은 수해방지 공사도 한창이다. 흙탕물이 자주 발생한다. 둔치는 작업도로로 파헤쳐졌다. 그래도 수달 가족은 꿋꿋이 살아가고 있다. 떠나기엔 너무 아쉬운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토요일 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전주천 8개 지점에서 동시 조사를 했다. 우려했던 대로 수달이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숨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표 나지 않는 관심과 배려가 더 낫다. 따뜻한 무관심이 수달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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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9 23:02

건강한 소비를 위해 자정력을 높여야

전통적인 소비이벤트가 사라지는 지금, 새로운 이벤트와 환경이 마련되어야 우리의 경제와 사회는 활력을 되찾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21세기 문턱을 넘던 2002년 만해도 우리들 가정의 회갑이며, 아이들 돌잔치들은 이웃과 마을의 화제가 되곤 하였다. 지금은 그러한 이야기들이 들리지 않는다. 요사이 농사철인데도 기계화와 비닐하우스로 마을에서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신 조류독감(AI)과 미세먼지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어린이들은 두세 살도 안 되어 유아원으로 보내져 언어습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식의 사다리는 유아원에서 유치원으로, 학원, 대학으로 또 다른 길을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부터 통닭과 피자는 우리 자녀들의 간식과 주식이 되고 있다. 점차 늘어나는 커피점과 줄어드는 한식집, 음식 맛도 변하여 설탕과 색소가 옛날 된장과 고추장을 대신해 버리고 만다. 자치단체는 전통 음식을 단골로 강조하지만, 우리 자녀들의 손에는 패스트푸드가 쥐어져 있다.사회는 행동문화 (음식과 말, 사고)가 세대를 넘어, 삶 속에 녹아 들어가야 소통과 공감으로 새로운 정서를 형성한다. 지금 그 루트가 다양화되면서 점차 변모하고 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로 날아가면서 한류바람을 거세게 일으켰다. 런던 페스티벌에 케이팝의 출연, 뉴욕 32번가의 한인 타운 거리에서 삼계탕과 된장국 맛, 구수한 수제비에 한글 메뉴판과 찜질방 간판도 등장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내적으로 여전히 불안과 긴장감이 크게 내재해 왔다.우리는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한다. 붉은 티셔츠에 대한민국! 이라는 일치된 감정을 만들어 냈다. 지금도 축구장이 아니어도, 때로는 모여서 그때의 기분을 살려내곤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여행을 하면서 붉은 악마의 축구 응원을 기억하는 외국인들을 만난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깊게 응축된 고추장 맛의 덕이 아닐까! 2016년에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은 16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월드컵을 기점으로 관광객이 증가하여, 2005년도에 600만의 관광시대를 맞이한 후, 1년에 100만 명 넘게 늘어난 셈이다.현재,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소비창출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지역의 경관과 문화예술제, 스포츠 빅 이벤트 (서울올림픽, 월드컵과 U-20월드컵, 평창 동계올림픽, 세계적인 골프대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점차적으로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 자리 잡았던 가족과 지역의 전통적인 이벤트들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이벤트 문화가 완전히 정착하지는 못하였다. 이번 U-20에서 우리가 결승 진출은 못하였어도, 외국선수들의 훌륭한 경기에 많은 빈 좌석이 눈에 들어와 아쉽기만 하다.우리들의 사회와 자연의 생태환경에서 어려움이 자주 나타나 소비생활에 고민을 더해 주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구했던 성장의 그늘이었다고 말들을 하지만, 편리함의 남용과 관리 소홀의 부주의도 크다. 새로운 스타일의 건강한 경제생활을 위해서는 세대와 계층, 지역을 넘어 다양한 부문에서 물질에 대한 성숙한 인식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새로운 경제와 자연환경의 자정력을 높이는 데 정부와 자치단체의 역할도 강조되지만, 개인과 민간부문이 더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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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2 23:02

낡은 이념틀 벗고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 이 말속에는 생존 법칙이 담겨있다. 중국의 개혁 개방을 주창했던 덩 샤오핑의 핵심사상이다. 중국은 1960년대 초에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대약진 운동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데다 거듭된 가뭄으로 수많은 인민들이 기아상태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과연 사회주의는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로 고민이 많았다. 당 중앙위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개진하며 활로를 찾는데 몰두했다.당시 총서기였던 덩 샤오핑은 생산관계의 변화에서 활로가 있음을 알았다. 생산관계를 어떻게 변화 시킬 것인가에 몰두했다. 덩 샤오핑은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각 지역에 따라 그 지역에 맞는 생산관계를 아니면 인민 스스로가 원하는 생산관계를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새로운 혁신과 개혁이다. 덩 샤오핑은 혁명도 생산이고 개혁도 생산이라고 여겼다. 개혁개방을 통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없이 생산과 경제를 위해서는 그 누구와도 손잡고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속뜻이었다. 덩 샤오핑은 어떻게든 인민들을 기아와 빈곤에서 탈피시켜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우리는 구악을 몰아내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봄을 맞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국민을 통합시키는 대통령으로 국민만 보고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16대 링컨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시키고 남북전쟁을 통해 미합중국을 통일시켰다.그는 갈등과 분쟁 속에서도 통합과 화합의 정치로 경제의 동맥인 대륙횡단철도를 부설, 대서부의 개척시대를 열어 미국의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150년이 지난 지금도 대통령이 취임할 때 그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모습이 전통이 되었다. 오늘날까지 링컨 대통령이 인권대통령으로 남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보수 정권 9년 동안 부정부패로 나라꼴이 엉망진창이었다. 특히 박근혜 정권은 최순실로 하여금 국정을 농단케 해 결국 탄핵당하고 구속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이제 진보나 보수의 낡은 틀을 벗어 던지고 오직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북핵문제를 해결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국가안보를 철저히 다져 나갔으면 한다. 강대국들의 틈 속에서 국가위상을 높이고 지켜 나가야 한다.국민화합과 단결을 통해 이스라엘처럼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안보와 국가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게 잡아야 한다. 참으로 어려운 일 같지만 힘이 한군데로 모아지면 가능하다.모든 공약들이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기업들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 주어서 CEO들이 의욕을 갖고 기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금융 기술지원 시장개척 지원을 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활성화 방침도 세워 나가야 한다.이제까지 낙후되고 소외 받았던 전북에 대해서도 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해 줘야 한다. 역대 정권에서 간헐적으로 찔끔찔끔 투자해왔던 새만금사업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 환황해권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새만금사업을 조기에 완공토록 해야 한다. 새만금을 통해 농생명 종자산업 바이오 육종산업이 성공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70년대는 우리 미래의 쌀이 철강산업이지만 이제 미래의 쌀은 농축산 식품산업이기 때문에 더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4차 산업도 육성해가야 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 개선도 시급하다. 인구밀집 도시를 지방분권형 쾌적한 전원도시로 가꿔 나가야 한다. 농어촌에 친환경 문화 도시를 개발해야 한다. 날로 줄어만 가는 지방 도시를 살리기 위해 제대로 된 귀농 귀촌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농어촌에 젊은 청년들이 정착해서 살아 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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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05 23:02

함께 산다는 것

살면서 잊고 지내는 것이 어디 한 두 가지랴. 지난해 가을부터 세 번의 계절이 바뀌는 지금까지 쉴 새 없이 우리를 흔들었고 절망케 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우리는 여전히 기억한다.답답하고 지겨웠던 그 길고 긴 겨울을 보내면서 우리는 도대체 여태까지 무엇을 움켜쥐었고 무엇을 찾아냈던 것일까?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수런거림을 잠시 밀쳐두고 생각을 모아 본다.몇 주 전 일이다. 딸아이가 운전하던 차에 못 보던 흠집이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물어 보았지만 본인도 모르고 있었다. 딸아이는 새 차에 흠집이 생겼으니 누군가 주차해둔 차에 남기고간 상처라며 블랙박스를 뒤져서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고 씩씩거렸다. 그래 한번 찾아봐 라고 대꾸하면서도 나는 내심 그냥 지나가는 거지 뭐하는 심정이었다.다음 주 딸이 집에 왔을 때 범인을 찾았는지 물어보았다. 딸은 블랙박스에 찍힌 차와 사람 중에 용의 차량이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또 한 주일이 지나서 물어보자 심드렁했다. 그리고 한 주일을 더 지난 다음에는 흠집은 딸아이와 나의 관심에서 모두 사라져 버렸다.필자도 주차 중에 작은 흠집도 만들고 다른 차가 내차에 작은 흠집을 만드는 경우를 흔히 경험한다. 물론 큰 흠집을 내면 수리를 주고받지만 대개는 그냥 넘어간다. 어차피 우리는 이런 식으로 알게 혹은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아간다.다시 몇 년 전 일이다. 우리가족묘는 고향의 작은 밭의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묘를 제외한 밭에 농사를 짓던 고향 어르신 한 분이 해마다 정리를 해 주셨고 나는 그 분에게 얼마간의 비용도 드려 왔었다.그런데 늘 그렇게 지내던 고마운 분이 연로하여 하늘나라에 가시고, 그의 사위가 그 일을 대신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벌초비용을 좀 더 달라는 것이다. 나는 밭도 일구고 얼마간의 비용도 있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달리 방법도 없고 또 조금 양보한다고 생각하고 좀 더 드렸다.물론 만족스런 액수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당사자가 별다른 말이 없었기에 만족스럽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다 한 두 해가 지나면서 내가 양보해서 벌초비용문제가 해결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사위 분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 정도로 양보해서 해결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내 입장에서만 판단했었다는 점이 부끄러웠고 그 분이 양보했다는 것이 고마웠다.세 번의 계절을 지내오면서 우리가 확인했던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옳고 정당하다는 착각이다. 우리들이 영문도 모르고 지악스럽게 움켜쥐었던 것을 엿보게 된 것도 지난 가을부터였다.도대체 우리는 언제부터 나만 옳고 정당하다며 남을 찍어 눌러야 직성이 풀린다고 믿었던가. 소위 주류 기득권 사회계층이 움켜쥐었던 확증 편향성(confidential bias) 심리라는 것은 기실 자신만이 옳고 정당하다는 병이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포기한 병 말이다. 그 병증은 우리 사회를 갈 때까지 몰아갔었다.내가 살아가는 데는 나 자신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해와 양보가 깔려 있음에도 여태껏 그것을 망각했던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것, 나도 남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잃어버렸지만 이제 비로소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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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29 23:02

도심 하천의 기적과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해거름에 산책 나온 시민들이 하나둘 전주천 여울형 보 주변을 살핀다. 세 마리랑게요. 그제는 7시10분, 어제는 7시40분, 바로 사람 옆에서 배를 뒤집기도 하고 물위로 솟구치면서 장난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오늘도 보고 싶어서 또 나왔어요.세상 구경 나온 철없는 새끼 두 마리와 유유히 수면을 가르며 흐뭇하게 지켜보는 어미일 것이다. 시민 제보 영상을 보니 물갈퀴로 물을 헤치고 꼬리로 방향을 잡는 것도 배웠는지 자맥질이 제법이다. 어미에게 배에 태워져 물에 들어 온지 한 달은 넘어 보인다. 젖은 털 고르기도, 물고기 잡는 것도 배웠을 것이다. 노는 모습이 중력을 거스르는 무용수의 몸짓처럼 자유로워 보인다. 참 행복한 좋은 시절이리라.그런데 한편으론 이 좋은 시절이 언제까지일지 걱정이 앞선다. 엄마 품을 떠날 시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어린 수달이 영역 다툼을 해야 하면서 넘어야할 고비는 아주 많을 것이다. 맘 놓고 이동하거나 쉴 곳도 많지 않다. 그나마 세력 확장이 가능한 전주천 하류는 수질이 아주 나쁘고 물고기도 많지 않다.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전주천 수달이야기다.이곳은 내게 특별한 장소다. 2010년 전주천을 본적으로 하는 어린 수달 사체를 발견한 곳이기 때문이다. 죽은 수달을 안고 찍은 사진 한 장이 전북일보에 크게 실렸고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다. 그 뒤로 난 수달 세 마리를 부검대로 보내야했다. 객지를 떠돌다 다시 고향 땅을 밟은 어린 시절 벗을 대하는 맘으로, 보살펴 주자고 했건만 지켜주지 못했다. 미안했다.날로 늘어가는 운동기구, 산책로의 과한 불빛, 수량 부족과 수질 악화, 하천 내 정비공사, 세월교 같은 돌다리 증가, 하상 도로(언더패스) 등이 수달의 서식을 방해한다. 이중 큰 위협요인은 단연코 하상도로다.삼천에서 죽은 수달 두 마리 다 로드킬 사고였다. 지난 2월7일 전주시 삼천 효자교 아래 하상도로에서 몸길이 120cm 가량의 수달이 차에 치어 죽었다. 2011년 3월에는 1.5km 상류에 위치한 우림교 하상도로에서 같은 사고로 수달이 죽었다. 모두 다 번식기에 이른 청년 수달이었다.삼천은 우림교, 이동교, 효자교, 마전교 까지 2.5km 구간, 4개 지점에 2차로 하상도로가 있다. 보통 하상도로가 1차로 일방통행 방식인데 반해 삼천은 일반 도로와 차이가 없다. 가드레일이 설치되고 하단부분도 막아 놓긴 했지만 높이도 낮고 군데군데 열려있는 곳이 확인되기도 했다. 속도를 늦추게 하는 과속카메라는커녕 경사가 있는 도로임에도 과속방지턱도 없다. 주의표지판은 달랑 하나, 특히나 차량 통행량이 적은 야간에는 고속도로나 다름없다. 로드킬 뿐만이 아니라 차량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사람들이 하상도로와 산책로로 사용되는 수변(둔치)은 야생동물에겐 은신처이거나 이동통로이다. 사람들이 드나들 수 없는 물억새와 수크령, 잡목이 우거진 곳이 유일한 쉼터일 수 있고 길목일 수 있다.그런데 우리는 수달 복원을 앞세워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시설을 늘리는 데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싶다. 도심하천의 기적이니 자연성을 회복한 전주천의 선물이다 는 식의 호들갑만 떨었지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일상적인 관리에는 소홀했다. 수달에게 좋은 환경은 사람들에게도 좋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 눈에도 눈부심과 피로감을 주는 산책로 바닥 등부터 끄자. 하상도로에 진입할 땐 차량 속도를 줄이자. 운동기구와 산책로는 가능한 제방 가까이 옮기고 억새나 갈대로 벽을 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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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22 23:02

'간절함'의 새로운 대통령!

역사는 흐르는 물처럼 격랑을 만들기도 하지만, 먼 나라를 향하여 떠나는 배처럼 희망을 담기도 한다. 지난 5월 9일에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는 탄핵 정국의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저력을 보여준 뜻 깊은 날이었다. 국민들은 보궐선거로 다음날 바로 취임하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빠르게 주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들을 조금씩 내려놓고, 주권자인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을 새삼 되새기고 있다.국정 공백 기간에 국민들이 가장 염려한 부문은 무엇보다도 글로벌 사회에서 훼손된 우리 자존감과 북핵과 사드, 급변하는 세계경제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리고 일자리-청년실업과 비정규직-와 저출산 문제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5년 동안에 공공부문에서 81만 개, 민간부문에서 50만 개를 만들어 낸다는 공약을 하였다. 그 때문인지 취임 첫 날부터 일자리 위원회를 제일 먼저 신설하였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세대 간의 의견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은 선거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선거에서 섭섭한 문제점도 지적한다. 선거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직접 젊은이들과 더 많은 토론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아마 시간 부족으로 그랬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일자리 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젊은이들은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어도, 자기 계발은 물론 능력을 인정받는 안정적인 직장을 원한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취로사업이나 아르바이트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보람으로 여길 그런 일자리인 것이다. 일자리 공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산업인력에 대한 보다 세심한 정책이 요구된다. 청년실업은 늘어나는 데도 산업현장은 지속적으로 생산을 뒷받침해 줄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다고 한다.우리사회는 인구절벽이라는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다. 영국이 19세기 중반에 산업혁명으로 소득이 증가하자, 출생률 저하와 더불어 기대수명이 늘어난 현상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20세기 말부터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저출산 후유증-지방의 공동화-현상이 우리 사회에도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많은 재원과 시간이 걸릴지 아직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이들 선진국들이 퇴보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았던 것은 사회 안정을 위한 시스템의 역할이 컸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을 찾아 나선 개척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대학과 연구소-를 계속 만들어 갔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게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향한 비전과 지적 호기심을 키워준 교육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스마트폰도 이들이 발견하여 쌓은 지적 자산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물리학과 수학이며 인문사회과학의 이론들까지 말이다.문재인 정부는 정책 조정실에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과학기술자문회의를 두고 있다. 이제 정부는 공약의 이행을 위해 국가발전의 장단기 전략을 점검하여 착실하게 나아가야 한다. 특별히 우리 사회가 미래 세대들을 위한 준비를 튼튼히 할 때, 글로벌 시대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인류를 위한 희망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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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15 23:02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독립전쟁 당시 총사령관이었던 워싱턴은 오합지졸의 군대를 이끌고 무기와 보급품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독립을 위해 싸웠다. 그는 뛰어난 군인도 용감무쌍한 전략가도 아니었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워싱턴을 감명 깊게 했던 것은 그의 고별사였다. 그동안 그의 부하였던 장병들의 위대한 활약상을 칭찬한 대목은 물론 또 사랑하는 국가의 장래를 전지전능하신 신의 손에 맡기겠노라고 할 때 목이 멨다.새로운 헌법에 따라 1789년 1월 총선거가 실시되어 연방의회가 조지 워싱턴을 초대대통령으로 뽑았다. 워싱턴의 자상하고 겸손한 성격은 성서와 어린이라는 유명한 일화에서 전해진다. 워싱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날 어느 시골에 있는 초라한 식당에서 식사할 기회가 주어졌다. 주방 쪽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엄마, 성서는 언제 사줄거에요? 엄마는 시끄럽다. 지금 식사준비 중이니 밖에 나가서 놀라고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졸라 댔다. 엄마는 대통령이 오시는 걸 환영해야 돼라고 퉁명스레 말했다. 그러나 어린아이는 나는 싫어 대통령보다 성서가 더 갖고 싶다고 말했다.그 이야기를 들은 워싱턴이 이 아이를 불렀다. 네 이름이 뭐지. 네 저는 톱이에요. 나이는 열 한 살이에요. 착한 아이로구나. 다음날 이 시골 초라한 식당에 소포가 하나 배달되었다. 누가 보낸 것일까. 어머니와 톱은 소포를 풀었다. 성서였다. 책표지를 펼쳤다. 거기에는 조지 워싱턴 이라고 적혀 있었다.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었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희생, 겸손, 자상한 대통령으로 남아 있다. 워싱턴은 분열된 미합중국을 통합하고 국민들은 3선까지도 권유했지만 본인은 완강히 뿌리치고 2선으로 대통령직을 마무리했다. 이것이 아름다운 민주주의의 유래가 되어 지금도 미국 대통령은 2선까지만 하는 전통을 갖게 되었다.19대 대통령선거가 다가왔다. 내일이면 새 대통령이 선출 될 것이다.그동안 갈등과 분열, 진보와 보수로 갈기갈기 찢긴 상처 속에서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새 대통령은 협치와 통합 그리고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 이제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반대했던 사람들 다 하나고 모두가 우리 국민이다. 이제 미래로 세계로 나가는 국가 경쟁력시대를 맞이해야 한다.이제까지 대통령을 가까이서 지지했던 사람들은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새 대통령이 위대한 일을 하도록 지켜보고 역사에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도록 적극 협력 해야 할 것이다. 선거 때 내가 무슨 역할을 했는데 그 배경을 바탕 삼아 무슨 역할을 해보겠다고 하는 그런 욕심은 버려야 한다.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다. 측근 계보정치와 측근을 통해 국정농단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해 국민과의 소통이 마비되고 고집불통의 정치로 불행한 대통령이 된 것을 똑똑히 보았다. 대통령의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면서 자유와 사랑과 행복을 주는 대통령이 되어야만 한다.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만경창파 돛단배가 순간 순간 아슬아슬하게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하는 그 사명과 책임감 앞에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한 마음을 갖고 국민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만은 세계 속에서 침몰해 가는 한국이 아니라 제2의 건국 심정으로 세계 속에 우뚝 솟은 비상해 가는 한국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분열된 우리 사회를 협치와 통합으로 이끌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안보, 외교, 사회 국민들의 삶의 질과 국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북핵 위기를 극복하고 남북통일을 꼭 이루어 내는 대통령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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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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