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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지원’으로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새만금

일신월성(日新月盛)이라는 말이 있다. “나날이 새로워지고 다달이 번성한다.”라는 뜻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0.1조 원이라는 전례 없는 투자유치 성과가 실질적인 기업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요즘 새만금’에 꼭 어울리는 말이다. 특히, 새만금 산단에는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이차전지 분야의 대기업들이 잇달아 모여들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 국내 최대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보유한 에코앤드림이 새만금에 1800억 원의 대규모 투자와 공장 착공에 들어가 고용효과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인 수요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런데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을 해외에 의존하다 보니 국내 공급망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만금에 양극재, 특히 전구체 등 고부가 첨단 산업이 몰려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 새만금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도 2조 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한 LS그룹 투자 협약식에서 “이번 투자는 이차전지 소재를 국산화하여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LS그룹은 금년 2월 전구체 제조 공장을 착공하는 등 계획된 투자를 착착 진행 중이다. 오늘날 기업들로 북적이는 새만금의 변화된 모습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투자진흥지구·이차전지 특화단지 등 새만금의 여러 강점으로 인해 가능했다. 먼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기업을 위한 용폐수·전력공급시설 등 인프라를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투자유치부터 건축 인∙허가, 공장 가동까지 일괄∙밀착 지원하고 있고, 각종 계획 수립∙승인권, 산단 관리권, 공장 설립 인∙허가권 등 일원화된 권한을 바탕으로, 기업이 입주를 희망하면 30일 내 착공이 가능하도록 신속히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과 근로자가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지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4월부터 새만금 산단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LH와 근로자 숙소로 약 140호의 공공임대주택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공동 용수∙방류 관로, 복합 환경기초시설 등 기업 수요에 맞는 기반시설 설치도 추진 중이다. 또한,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입주기업에 법인세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하는 파격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기업하기 좋은 새만금만’의 강점이다. 새만금개발청은 하루빨리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개정된 새만금사업법 시행 당일 새만금 산단 1∙2∙5∙6공구를 제1호 지구로 지정했다. 산단 3∙7∙8공구 용지도 기업에 조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매립 중이며, 매립이 완료되는 대로 투자진흥지구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하나 더 보태자면, 필자를 비롯해 새만금개발청 전 직원이 ‘행동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체화하고, ‘확실한 기업 지원’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향해 전심전력을 다한 결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한다. 기업을 최우선에 두고, 기업 활동에 최적화된 새만금을 조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에 새만금은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새만금은 매일매일 성장하여 기업과 인재가 찾아오는 도시,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가는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다. 새만금의 변화를 전북특별자치도민 여러분 모두 함께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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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9 16:18

성실실패자 재기지원이 필요한 이유

사람은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도 많은 실패를 겪었고, 대량생산으로 인류에게 마이카 시대를 열어준 헨리 포드(Henry Ford)도 첫 창업에 실패한 후 재창업을 통해 성공했음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고교동창 친구의 20년전 이야기다. 대기업에 입사하여 10여년 근무하다 퇴직한 후 창업하였지만 실패하여 빈털터리가 되었다. 사업에 실패하니 궁핍을 면하기 어려웠고 가정도 파탄이 났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찾아왔다. 제2금융권 대출 400만 원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어 금융거래가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아무런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며 도움을 청하였다. 나는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하였다. 우선 친구를 재기시키기 위해서는 신용을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했다. 십시일반 주변의 도움으로 자금을 마련하여 빚을 상환하고 신용회복 절차에 착수하였다. 3개월 간의 신용회복과정을 마친 후 신용보증기금의 소액보증지원제도를 안내하였다. 친구는 신보를 통해 지원받은 소액보증대출을 종자돈(seed money)으로 수산물 공급업체를 차렸다. 그는 실패를 교훈삼아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지금은 매출액 60억원에 이르는 알짜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도 되찾았다. 40여년의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을 느꼈던 그 일. 나는 친구가 실패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기관이 왜 성실실패자의 재기 지원에 앞장서야 하는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고심 끝에 창업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성실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 고물가, 불경기의 어려운 환경과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의 실패로 인생이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패는 이제 더 이상 족쇄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자 동력이 되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일반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29.2%이지만 재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73.3%나 된다. 한번 넘어져 본 사업가의 성공확률이 2.5배나 높은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우리 속담이 실제로 입증되는 사례가 아닌가? 전북신용보증재단은 성실실패자 재기 지원 업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서 성실실패자라 함은 현재 재산이 전혀 없고 전차 사업 시에도 재산도피와 같은 도덕적 해이가 없었던 자를 의미한다. 채무감면·채권소각 등을 통해 신용규제의 멍에를 벗겨주고, 정책자금 및 경영컨설팅을 함께 지원하여 재창업을 유도함으로써 그들이 조속히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작년에 성실실패자 940명을 대상으로 133억원의 채권을 소각하였고 올해도 1,400명을 대상으로 200억원을 소각하여 그들의 새출발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당서(唐書)의 배도전(裵度傳)에 한번 이기고 지는 일은 병가상사(一勝一敗 兵家常事)라는 말이 나온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도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다"라고 했다. 그 만큼 실패와 성공은 가까이에 있다. 실패한 사업가도 우리 이웃이자 동료이며 형제자매임을 기억하자. 재도전이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 우리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하는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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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2 15:28

이 땅은 농민의 나라!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즉 농사는 천하의 가장 근본이 되는 중요한 일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한자 표현으로 중국 한나라의 3대 황제인 문제 때부터 사농공상의 사민과 사업에서 선비를 제외한 일반 백성의 일 가운데 으뜸이 농업과 농민이라는 농본주의 사상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윤봉길 의사는 그가 발간한 ‘농민독본’이라는 책에 ‘우리 조선은 농민의 나라입니다’로 시작하여 ‘과거 4,000년 동안의 역사를 돌아볼 때 어느 때에 비록 하루라도 농업을 하지 아니하고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역사의 첫머리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혀 농민의 나라인 것은 감출 수 없는 사실입니다’라고 기술하여 이 땅은 농민이 주인임을 나타냈다. 일제 해방 이후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황폐해진 우리나라를 발전시킨 건 식량 증산에 힘쓴 농민의 희생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1960년대 경제 성장과 이촌향도 현상이 발생하면서 농업에 종사하던 인구가 대도시, 신흥 공업도시로 이주를 시작하였다. 이는 경제적 진보에 의해 노동력 인구가 제2,3차 산업으로 이동한다는 경험 법칙이 성립하여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우리 농업이 다른 사업에 비해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각종 경제지표로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19.5%로 전세계 평균 100.3%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며 농림어업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3%로 우리 농업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표들은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는 식량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을 것이며 이에 애그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애그테크란 ‘애그리컬처’와 ‘테크놀로지’의 합성어로 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나 산업을 의미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팜을 들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팜 도입 후 토마토와 파프리카 농가가 1평당 1만 4천원의 소득이 증가한 것이 그 중 하나이다. 또한 다양한 귀농·귀촌 프로그램 개발 및 농촌지역의 생활 인프라 개선으로 인하여 도시민 젊은 인구의 귀농·귀촌에 대한 인식변화 등이 우리 농업·농촌에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만물이 생성하는 4월은 본격적인 영농철의 시작이다. 이 땅의 주인인 농민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농토를 지키며 우리의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하루 하루 귀한 땀방울을 흘리며 어려운 현실에서 묵묵히 본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여러 가지 이유들로 떠났던 농촌을 지키고 보전하는 농민들이야 말로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본격적인 영농철의 농촌이 당면해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국민들의 다정하고 따뜻한 손길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이 땅은 피 땀 고인 농민의 나라. 우리는 주인이다~’는 필자가 자주 언급하는 농협의 노래의 일부분이다. 이 노랫말처럼 농업인 뿐만 아니라 농업, 농촌에 대한 애절을 가지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다시 한번 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농업', '모두가 행복을 만들어가는 농촌', '모두에게 자랑이 되는 국민'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오늘도 한 걸음 더 내딛고자 한다.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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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5 18:26

돌봄 경제와 지역사회의 과제

요즈음 결혼을 전제한 소개팅에 나가는 젊은 남자들은 상대가 첫째 혹은 외동딸이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유는 결혼 후 육아 관련 친정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라 한다. 육아 휴직을 비롯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육아 지원은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24>에 의하면 ‘돌봄 경제’는 단순한 복지 차원의 접근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나노사회, 분초사회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즉 돌봄을 둘러싼 새로운 사회적, 기술적 움직임을 ‘돌봄경제’ 라고 명명하고 있고 우리가 함께 보듬고 돌봐야 하는 노인, 장애인, 아동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관련 산업을 키우며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확장된 광의의 ‘돌봄 경제’이다. ‘돌봄 경제’의 핵심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이다. 돌봄은 정규교육 과정에 더해 교과 연계나 특기·적성 등의 프로그램과 휴식, 놀이, 간식제공 등이 포함된 개념이다. 정부도 보조를 맞춰 금년 2월 5일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출근이 이른 맞벌이 부부를 위해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에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독서, 체조 등의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현 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이다. 늘봄은 돌봄과 방과 후 학교라는 개념이 결합된 단어로 학부모들에게 큰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3월 한 달간 참여학교가 100개교 가까이 늘어 현재 전국적으로 약 2천 840여곳에서 13만 6천여명의 학생이 참여 중이다. 전북 역시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라는 이미지에 맞게 공공의 영역 내 늘봄·돌봄교육 전문기관의 성공적인 연착륙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민간기관과 법인의 관련 역량 강화 및 경쟁력 있는 기관 양성과 유치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공고 시 지역 제한 또는 지역 소재 가산점 등 로컬 민간기관 육성에 대한 고육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정책사업은 최소 3개월에서 1년 단위 사업 위탁공고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지혜와 관심 또한 필요하다. 교육사업은 특성상 지역의 환경, 산업,인구구조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므로 지역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유관기관과의 협업 및 네트워크로 중장기적인 교육사업 역량 확대를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전북 지역에 하이테크 관련 공공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타 지역의 교육법인이 찾아왔다. 구체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디지털배움터’, ‘디지털 역량교육’, ‘SW 미래채움교육’, ‘디지털새싹 늘봄교육’ 등의 딥테크와 딥사이언스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지역 내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달라는 취지의 면담을 가졌다. 최근 국책사업의 획득을 통한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자는 전북도의 방향에 맞게 ‘돌봄 경제학’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역소재 교육사업 활성화에 기여 할 방법이 있는지 적극 고려해 볼 생각이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는 것이 되고 고령자를 보살피는 것은 그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이 되며 직원을 배려하면 조직의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되는 ‘관계 돌봄’의 거대한 선순환은 또 다른 활력을 주는 사회적 배려이다. 이 배려를 통해 생성되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수렴하고 적정하게 안분하는 것 또한 지역사회가 함께 공유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제일 것이다. /윤여봉 전북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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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08 16:23

새만금에 불어오는 변화의 봄바람

드디어 봄이 왔다. 새만금에도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 차면서 곳곳에 아름드리 꽃이 만발하고 있다. 봄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로 항상 설렘을 가져다주는데 요즘 새만금도 설렘 가득한 변화가 일고 있다. 필자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취임한 지도 벌써 9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새만금 국가산단을 처음 둘러보았을 때만 해도 비어있는 땅이 많았고 오가는 사람들도 적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점심시간에 청 주변 카페나 식당을 가보면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북적인다. 점점 산단에 출퇴근 차량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매일 눈으로 확인이 된다. 허허벌판은 옛말이 되었고, 새만금은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새만금에 이차전지 등 미래 신성장 분야 중심에 있는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러시가 이어지면서 산업 용지가 부족할 정도가 됐다. 새만금만의 다양한 기업 혜택과 친(親)기업 환경에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 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확실한 기업지원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그리려고 했던 새만금의 성공 스토리가 실제로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새만금개발청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0.1조 원이라는 투자유치 성과를 달성했는데 개청 이후 9년간 성과의 6.7배에 달하는 성과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10.1조 원의 투자유치로 인해 새만금에는 8천 명 이상의 직접고용이 이루어질 예정이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26조 5천억 원, 고용 창출 효과는 13만 3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투자를 결정한 기업들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산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초에만 벌써 6개의 기업이 착공하여 부지마다 펜스가 설치되고 건설 장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빠른 개발 속도와 산단에 급격하게 증가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새만금개발청은 정주 여건 개선에 앞장서는 중이다. 입주기업들에 LH 공공임대주택을 연계하여 제공하는 한편, 4월부터 새만금 국가산단 내 근로자들을 위한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또한 출·퇴근 시간대 발생하는 차량정체 해소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옥녀교차로 주변에 10여 개 교차로의 신호주기를 조정했다. 그 외에도 입주기업들을 위해 산단 내 문화·스포츠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기업 성장센터도 건립할 예정으로 올해 첫 시작을 위한 신규 예산을 확보했다. 앞으로 입주 기업들과 근로자들이 새만금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긴 동면을 깨고 기지개를 켜는 계절의 변화처럼 30년 동안 새만금과 함께해 온 필자의 보람과 긍지가 만개하고 있다. 새만금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지난해 전국을 놀라게 한 새만금의 기업투자가 실질적인 기업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 기업 중심의 기본계획 초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고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식품, 관광·MICE의 3대 허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관광레저용지와 수변도시 부지도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끌어 낼 것이다. “뽕나무밭이 바뀌어 푸른 바다가 되었다.”라는 뜻의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있다. 새만금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 산업과 전북특자도의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잘 융합해서 상전벽해가 이뤄지는, 세상이 몰라보게 달라진 새만금을 만들어서 동북아의 경제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만물이 자라나는 봄처럼 활짝 피는 새만금의 봄 길에 많은 애정을 부탁드린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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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01 15:54

보위채권과 지식재산금융

글램록(Glam Rock)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뮤지션. 음악적 재능을 채권으로 만든 사나이. 1997년 영국의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자신의 앨범 25개 287곡에서 나오는 저작권료(Royalty)를 담보로 채권을 만들었다. 이른바 보위채권(Bowie Bonds)이 그것이다. 액면가 1000달러, 이자율 7.9%, 만기 10년의 보위채권은 음악이라는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발행된 세계 최초의 증권이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미국의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보위채권에 투자등급 A3를 부여하였고, 미국의 거대 보험회사 프르덴셜 파이낸셜은 5500만달러(약 600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다. 물적담보가 없더라도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안정적 금융상품으로 평가한 것이다. 보위는 미래의 로열티 수입을 포기하는 대가로 목돈 5500만달러를 손에 쥐었고, 푸르덴셜은 당시 10년만기 미국국채 이자율 6.73%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올림으로써 상호 윈윈(Win-win)하는 거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인간벤처 방시혁. 그는 2005년 자본금 1억5000만원을 투입해 하이브(HYBE)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였다. 설립초기 자금부족으로 경영애로를 느낀 그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을 찾게 된다. 재단에서 보증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누적적자가 거의 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방시혁 대표의 저작권과 음반 제작 및 프로듀싱 능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2억원의 지원을 결정하게 된다. 이때 지원된 자금은 BTS 등 신인그룹 프로듀싱과 엔터테이너 양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적자를 사유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쓴 아이돌그룹 BTS는 탄생될 수 있었을까? 이제 우리나라 금융제도와 관행은 혁신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물적담보에 의존한 후진적 금융관행에서 탈피하고, 지식재산의 미래가치를 평가하여 과감하게 지원하는 선진적 금융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식재산이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및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 창작, 표시 및 영업에 관한 무형의 자산(Intangible Property)을 의미하는 것으로 허락없이 이용할 수 없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다. 특허권·실용신안권·상표권·디자인권과 같은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이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지식재산 등록은 298만5360건이고 그중 전북은 4만1686건으로 1.4%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전북신용보증재단은 지식재산을 보유한 전북 기업인들의 창업 및 사업화를 돕기 위해 지식재산 특례보증제도를 시행하였다. 특례보증 지원대상은 한국발명진흥회 특허평가등급이 B등급 이상이거나 산업재산권을 사업화하는 기업이고, 지원한도는 최대 1억원이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5.59%이지만 도(道)에서 이자를 2.0%p 보전하기 때문에 기업은 3.59%만을 부담하면 된다. 전북신용보증재단은 경제통상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투자와도 연계하여 지식재산특례보증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유관기관이 투자를 하면 재단이 최대 2억원까지 특례보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북은 이제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태어났다. 따라서 금융제도와 관행도 특별해질 필요가 있다. 지식재산 특례보증을 마중물로 데이비드 보위, 하이브 창시자 방시혁과 같은 혁신적 기업인이 많이 탄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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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5 16:43

기름진 터전, 정든 내 고장!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경칩도 어느덧 지났다. 매화나무는 가지마다 겨우내 참았던 꽃망울을 부지런히 터뜨리느라 여념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풍경들을 마주할 때마다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요즘 들어서 필자는 ‘농협의 노래’의 가사를 자주 인용하곤 한다. 농업, 농촌의 가치를 알리기에 이보다도 쉽고 간결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농도인 우리 지역과 유난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전북특별자치도민으로 처음 맞이하는 봄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농협의 노랫말처럼 ‘아름다운 강산, 기름진 터전, 여기서 나고 자란 정든 내 고장’인 전북의 희망찬 봄을 바라는 마음일 듯싶다. 우리 전북은 예로부터 대표적인 농도(農都)였다. <삼국사기>에 "신라 흘해왕 21년에 처음으로 벽골제를 만드는데, 둘레가 1800보"라는 기록이 나올 만큼 전북은 대한민국 농경 중심지로 일찍이 자리매김해왔다. 1928년에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운암제 저수지를 완공하여 국민들의 먹거리 해결에 앞장설 정도로 중요한 곳이었다 이처럼 전북은 기름진 대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식량산업을 책임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산업화,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농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 갔다. 이에 맞물려 도시로의 노동력 이탈 현상은 심화되어 전북의 경우 2023년 3월 기준 인구수는 176만5000여명으로 지방소멸지수 0.42를 기록하며 소멸 위험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노인 인구 비율은 23%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지난 1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업, 농촌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농생명 산업을 미래 최우선 육성 산업으로 정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국 처음으로 농생명산업지구를 지정함으로써 농생명 자원을 집적화하고 혁신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거점 지역을 조성하는 등 12개의 농생명산업 관련 특례가 마련됐다. 세계 3대 투자가 중 한명인 짐 로저스도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과거의 농부들은 하늘을 등지고 흙과 마주했다면, 미래의 농부들은 핸드폰 화면과 데이터를 마주한다’며 농업이 미래 산업이라고 했다. 전북은 이미 3년 전부터 김제스마트팜 혁신밸리를 통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와 농가 고령화를 대비해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미래 농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등을 중심으로 청년농업인 육성과 귀농인 지원을 위한 토대도 마련하고 있다. 이 결과 전북특별자치도는 농식품부 주관 우수후계농업경영인 6년 연속 전국 최다 선정이라는 영예를 안아 명실상부한 청년농업인을 위한 대표적인 지자체가 되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과거 단순 식량생산 역할에 머물렀던 위치에서 벗어나 미래의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첫 걸음을 이제 떼었다. 이 첫 걸음을 시작으로 수많은 걸음들이 이어져 전북 발전을 위한 길이 되고, 그 길이 전북을 떠났던 청년들에게 이르길 바란다. 공장 굴뚝이 많고 산업화가 앞선 지역들보다 들녘 꽃내음이 가득하고 생명이 꿈틀거리는 논과 밭이 가득한 내 고장이 나는 그저 좋다. 좀 더디면 어떤한가! 내 고장 전북특별자치도는 이제 새 미래의 주역이 될 농생명산업의 주춧돌이 될 것인데 말이다. 돌아오라, 청년들이여! 기름진 터전, 정든 내 고장 전북특별자치도로! /김영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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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8 17:07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통찰

최근 한 기업가를 만나 네덜란드, 독일 등 중소기업 강국의 지원정책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으로 이어졌고 다양한 국제적 관점에서 기업지원 정책의 방향을 재고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 경제에서 '작지만 강한 나라'로 손꼽히는 한국과 네덜란드는 제조업과 혁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네덜란드는 지속가능한 제품개발과 순환경제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으로 다가온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의 강점은 고도의 장인정신(모노즈쿠리)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장인정신 문화는 일본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고 이에 기반한 기술혁신을 통해 전체 기업의 99.2%를 대표하고 전체 근로자 79.4% 고용, 부가가치의 53.2%를 기여하는 등 일본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버블붕괴와 경제위기가 거듭되는 상황에서도 일본은 국가적으로 R&D 투자를 늘렸고 이는 기술개발과 경쟁력 확보가 중소기업과 국가경제 진보에 결정적인 동인이 됐다. 이어진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의 긴급금융 지원 등의 재무보조는 중소기업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기저에서 다소 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세계 2위의 ‘GDP對R&D 투자비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출對지적재산권 로열티 수입’은 OECD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의 투자가 실질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기술개발 지원정책이 기업의 기술역량강화로 연결되는 전략적 도구가 필요함을 반증한다. 수출 분야로 눈을 돌려보면 업계 최일선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필자로서 경쟁력 있는 공급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수출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솔루션이 가격, 품질, 납기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코스트를 줄이기 위한 분석과 함께 원가경쟁력 강화 노력 그리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공정개선에 대한 투자, 마지막으로 내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Unique Sales Proposition)으로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수출지원 정책은 유망품목과 전략시장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 지원과 함께 신속한 해외인증을 통한 애로 해결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 현재 경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분분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핵심기술 개발과 혁신은 물론,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이후 첨단재생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 추진 등 미래성장산업에 대한 정책적·전략적 전환이 가속화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실천 방안에 대해 내부 토론을 진행해 보면 몇 가지 결론이 나온다. 중장기 관점에서 핵심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끊임없는 투자와 혁신, 이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 창출이 중요하며 ‘대기업의 선도적인 전략 추진과 함께 활발한 스타트업 창업·성장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 근간에는 네덜란드, 일본, 독일, 대만 등 강소기업 성장 생태계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는 국가들의 지원정책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만의 스타일로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여봉 전북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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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1 16:35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새만금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미래가 새만금에 있다.”라고 했으며, 지난해 8월 2일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 협약식에도 참석하여 “새만금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게 되어 가슴이 뛴다.”라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새만금과 30여 년 오랜 인연을 함께해 온 필자로서는 새만금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고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에 대한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을 통해 친(親)기업 환경이 조성됐고, 이를 알아본 기업들의 투자가 물밀듯이 쏟아져 지난해 10조 원 투자유치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이뤘다. 올해 윤석열 정부는 현장 중심 행보를 통해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살아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역시 ‘확실한 기업지원으로 도약하는 새만금’을 목표로 유리한 입지 조건, 원스톱 행정지원, 차별화된 투자 혜택 등의 새만금의 강점을 살려 기업의 투자가 실질적인 기업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2대 전략 6대 과제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기업친화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업이 요청한 사업은 즉시 추진하고 대규모 전력 수요에 맞춘 전기공급시설을 조기에 확충하는 등 맞춤형 기업지원을 강화한다. 더불어 급증하는 기업의 산업용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매립 중인 산단 3, 7, 8공구는 매립 기간 단축과 함께 용지를 올해 조기 분양하고 신규 산업단지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차전지 용·폐수 공동관로 건설, 산단 통근버스 지원 등 기업지원을 위한 3건의 신규사업은 기업간담회 등을 통해 제안된 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올해도 현장의 의견에 귀 기울여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다음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기업 중심의 기본계획 초안을 연말까지 마련한다. 새만금개발청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작년 10월부터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자문단을 운영하였으며, 올해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새만금 전 분야를 새롭게 검토하여 기본계획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식품허브와 관광 마이스(MICE) 허브 조성을 위한 투자유치를 활성화해 새만금의 본격적인 내부 개발을 가속화한다. 이를 위해 사업모델 등 기본구상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협업하여 새만금의 특색을 살린 축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다. 더불어, 새만금 산업단지 종사자의 생활거점인 스마트 수변도시가 활성화 되도록 통합 개발계획을 변경해 정주여건과 기업지원을 강화하고, 80만평 규모인 1공구 인프라 시설도 조성해 연내 토지 공급도 시행한다. 올해 새만금개발청은 ‘기업이 필요하면 다 갖추겠다.’는 의지로 정책을 추진하고, 새만금의 미래먹거리인 3대 허브[첨단전략산업 허브, 글로벌 식품허브, 관광 마이스(MICE) 허브]를 구축 할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밑거름으로 새만금이 발전하고 그 성과가 주변도시에 확산되어 함께 성장한다면, 대통령의 전북 1호 공약인 메가시티의 실현에도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해가 거듭 할수록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는 새만금에 전북특별자치 도민 여러분의 성원과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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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4 15:33

소상공인 옥죄는 신용등급 규제 폐지해야 !

지난 1월 전북신용보증재단으로 편지 한통이 날아들었다. 전북소상공인연합회에서 보낸 민원서류였다. 현재 시군(市郡)·은행·전북신보가 협약을 체결하여 저리(低利)로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특례보증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14개 시군 중 5개 시군에서 신용등급 4등급 이하만 지원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1~3등급은 이용이 불가능하니 조속히 개선해 달라는 것이었다. 편지 한구절이 좀처럼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자금이 필요해 은행에 가면 신용은 좋지만 소득이 적다는 등의 사유로 보증서를 가져오라 합니다. 이에 보증기관을 찾아가면 시군에서 1~3등급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어렵다고 말합니다. 신용등급이 조금 높다고 애로가 없는 것이 아닌데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면 신용관리에 힘쓴 소상공인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고의로 카드연체라도하여 신용등급을 낮춰야 합니까?” 일부 시군에서 1~3등급을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전북신보와 은행 간 신용등급 체계에 차이가 있음을 알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용이란 무엇인지 살펴 보자. 신용은 믿음을 의미하며, 신용도는 보통 1~10단계의 등급으로 구분된다. 그러면 신용등급은 어떻게 측정하는가? 그것은 1년 이내에 부도가 발생할 확률값(Probability of Default)으로 측정한다. 다음으로 보증기관과 은행의 신용등급 체계는 어떻게 다른가? 보증기관의 신용등급은 10등급 체계로 부도확률값이 상당히 완화되어 있지만, 은행의 신용등급은 15등급으로 부도확률값이 매우 엄격하다. 예컨대 보증기관의 1등급 부도확률은 은행의 6등급과 비슷하며, 보증기관의 6등급 부도확률은 은행의 11등급과 유사한 수준이다. 시군의 신용등급 규제는 보증기관의 신용도 1~3등급과 은행의 신용도 1~3등급을 같은 수준으로 오인한 데서 발생된 것이다. 즉 시군에서 그 차이를 알지 못했다면 1~3등급은 신용도가 우수하니 지원대상에서 제외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을 법하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시군의 1~3등급 제한이라는 규제는 두가지 이유로 폐지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첫째, 신용도 1~3등급의 소상공인들이 기댈 곳이 없다. 신용도는 약속의 이행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지 부(富)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신용이 좋은 기업은 우대를 받아야지 불이익의 역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 보증기관의 신용도가 1등급이라도 은행에서 보증서없이 대출받기 힘들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특례보증은 시군과 은행이 같은 금액을 출연하고 전북신보가 승수효과를 12.5배로 발동하여 시행된다. 즉 은행과 전북신보의 협조없이 시군은 출연금의 25배까지 자금을 지원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떡잎이 튼실한 기업에 지원하기를 원하는 보증기관과 은행의 의견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전주시와 진안군의 특례보증도 당초 규제가 있었지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과감히 폐지하였다. 이는 저신용자 구휼에 머물지 않고 성장유망기업까지 포괄하여 지원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상공인의 반응이 뜨겁다. 이처럼 신용등급 규제 폐지의 효과가 입증된 이상 5개 시군에서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있을까?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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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6 18:31

협동의 깃발 아래 한데 뭉치자!

‘벌들은 협동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한 영국의 시인 허버트의 말이 떠오른다. 양봉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벌은 골칫거리다. 포식자인 장수말벌 10마리가 꿀벌 3~5만 마리를 죽이는데 30분도 안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꿀벌도 가만히 앉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뭉쳐 장수말벌 한 마리를 에워싸고 죽여서 벌집을 지킨다고 한다. 맹자 역시 어떠한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 말하며 사람 간의 화합 즉 협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협동은 경쟁과 더불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행동양식이다. 협동보다 경쟁의 가치가 우선시 되었던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는 빈곤과 차별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병폐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노력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1844년 영국 로치데일 시민 28명이 뜻을 모아 설립한 협동조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이라고 말하면 농협을 떠올릴 만큼 농협은 협동조합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농협은 1961년 8월 15일 시작되어 올 해로 64주년을 맞이하였다. 이런 농협의 지난 발자취를 잠시 되돌아보고자 한다. 1960년대에는 150개 이동조합이 연합해 상호금융을 시작으로 고리대금업으로 힘들어 하는 농업인의 안정적인 삶 정착에 노력하였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농협은 ‘자조·자립·협동’을 지도이념으로 새마을 운동을 주도하여 농촌 근대화에 이바지 하였으며, 1980년대에는 농협은 ‘우리 몸에는 우리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제일’이라는 의미의 ‘신토불이’ 구호와 함께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앞장섰고, 1990년대를 맞이해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농가부채 경감을 추진하여 더 잘사는 농촌을 만들고자 했다. 이후 현재에 이르러서는 농업인들의 실질적인 권익 향상에 힘써오며 ‘함께하는 100년 농협, 지속가능한 100년 농촌 구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1월 25일 17년 만에 전국의 농축협 조합장을 유권자로 하는 직선제를 통해 제25대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됐다.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농축협 경제사업활성화와 상호금융수익성 향상을 약속하며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물론 새로운 농협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우리 농업, 농촌의 발전과 농업인의 복지 향상이며 그 중심에 새롭게 변화된 농업협동조합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정신은 올해 출범한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에 가장 필요한 DNA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의 깃발을 다시 내건다고 기존의 모든 것이 바뀌거나 성공을 담보하진 않는다.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한마음 한뜻으로 도민과 모든 기관이 함께 협동해 나갈 때 비로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새로운 길을 가려한다. 기존에 없던 길을 가는 험난한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와 협동의 정신이 있다면 그 짐의 무게를 덜고 더 멀리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농협의 노래 가사 가운데 “강산도 아릅답다, 기름진 터전. 여기서 나고 자란 정든 내 고장. (중략)협동의 깃발 아래 한데 뭉치자.” 라는 구절이 있다. 노랫말 그대로 모두가 뭉쳐야 농촌이 살고 농도인 전북도 살아난다. 전북농협은 다시 한 번 ‘협동’이라는 깃발을 높이 들어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시대에 농업, 농촌, 농업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그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우리 모두 협동의 깃발 아래 한데 뭉치자! /김영일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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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9 16:42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스토리

최근 총선을 앞두고 부지불식간에 회자되는 단어가 있다. “저 후보는 인생에 스토리가 있어”, “스토리텔링이 있어”.....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이 없다는 것은 ‘특색이 없다’ 혹은 ‘밋밋하다’라고 치환되곤 한다. 일반적으로 스토리텔링은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최초에 적용된 디지털미디어 뿐 아니라 문학, 예술, 영화, 교육, 게임, 광고, 축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장르로 외연이 확장돼 활용되고 있다. 근자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복잡하게 고도화된 이해관계와 주제를, 공감과 소통·인식공유를 근간으로 아우르는 상호작용과 가치창출의 도구로 활용된다. 기업과 경영, 마케팅 부분에서도 ‘스토리(story)’가 ‘무엇’이라는 내용을 나타낸다면 ‘텔링(telling)’은 ‘어떻게’라는 형식을 나타내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미국청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신발 없이 다니는 어린이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탐스슈즈’(TOMS Shoes)를 창업했다.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는 제3세계 어린이에게 기부되는 컨셉으로 성공을 거둔 TOMS는 ‘착한소비’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코스모폴리탄에게 스토리텔링한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세계적인 기업들도 브랜드 마케팅과 함께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이야기가 명확하고 구체적일수록 더욱 효과적이고 이에 진실성과 진정성이 더해지면 신뢰도는 승수효과를 거두게 된다. 우리에게도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24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舊세계한상대회) 전북·전주 유치 성공이 그것이다. 컨벤션과 숙박시설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경제거점으로서 전북의 유구한 전통문화와 미래성장산업을 연계하여 우리만의 맛깔스러운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운영위원에게 감동을 주었기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기업전시회, 산업박람회, 비즈니스미팅, 각종 컨퍼런스 등 산적해 있는 모든 과업들도 전북이라는 브랜드의 고유한 가치에 스토리(story)를 입혀내어 우리만의 유니크한 텔링(telling)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비견할 수 있는 성공을 확신한다. 신년벽두 전남 화순의 백신(Vaccine)특구가 2030년까지 5,000명 고용, 100개 기업 총 매출 1조 달성 비전을 선포하였다. 독감백신 연구와 생산관련 국내 1위인 ‘GC녹십자’ 유치를 위해 독감백신 원료가 되는 유정란 수십만개를 연구소로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AI인자 통제시스템을 관계 양계장에 설치하는 등 완벽한 스토리텔링으로 국내 유일 백신특구 지정을 받았던 성공 사례는 이차전지 특구 지정에 이어 현재 바이오 특구, 방위산업 특구, 미래 모빌리티 산업특구 지정을 위해 뛰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토리텔링은 정보전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좋은 스토리는 기억에 오랫동안 남게 되며 그것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관점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연결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윤여봉 전북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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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2 17:59

새만금을 전북특별자치도 성공의 동반자로!

아주 긴밀한 사이를 일컬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도 그런 관계다. 새만금은 전북 발전의 희망이자 오랜 숙원으로 탄생하여 도민들의 염원 속에서 꽃봉오리를 틔우고 성장해 왔다. 지금은 기업 투자가 물밀듯이 밀려오는 성지가 됐다. 지난해 12월 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투자유치 10조 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개청 후 9년간 투자유치 금액의 6.7배를 넘는 크나큰 성과를 이뤘다. 이는 필자가 부임하면서 제시한 10조 원 목표를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해 준 청 직원들과 함께, 새만금을 투자진흥지구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해 준 윤석열 정부의 전폭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더 많은 기업이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부분을 같이 공유하고 일사불란하게 협치해 나간 전북도와 관계기관의 도움이 컸다. 그런 와중에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는 경사스러운 날을 함께 맞았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기조에 발맞춰 총 131개 조문을 통해 중앙 행정권한을 전북특별자치도에 이양하는 특례를 담은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펼쳐지게 되어 기쁘다. 전북특별법에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내용이 많다. 새만금 무인 이동체 산업 육성, 새만금 고용 특구 지정, 연구 산업진흥단지 지정 특례 등을 새만금 사업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글로벌 경제 도시 조성, 이차전지 산업진흥, 케이팝 등 문화관광 거점 조성 등 새만금과 밀접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전북특별법이 담고 있는 새만금 사업 조항들은 새만금개발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이차전지 기업 맞춤형 지원, 글로벌 식품허브, 컨벤션 허브 구축 등과 일맥상통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새만금 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 등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와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새롭게 출범한데다가 새만금 사업의 최상위 계획인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이 시작되는 해인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따라서 바늘과 실처럼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활한 협력을 위해 인적교류를 확대하고 정기적인 업무 협의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체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날로 변화하는 새만금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만금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뜻깊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의 성공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 역시 새만금에서 찾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반자로 한층 더 견고해질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의 앞날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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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05 17:33

풀밭이 사라지면 호랑이도 죽는다!

자연의 생태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1935년 아서 탄스리(A.G.Tansly)는 그의 저서에서 생태계의 개념을 처음 도입하였다. 생태(生態)는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을 뜻하며 계(系)는 작은 규모의 영역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전체를 유지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생태계에서는 모든 생물이 그물(web)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생태계의 원리는 기업활동에서도 적용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국민경제의 뿌리이자 허리이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업체수 99.9%, 종사자수 80.9%를 점하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경우 생산액의 36.0%, 부가가치의 39.1%, 수출액의 39.0%를 차지하여 국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고물가, 고금리, 저마진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였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21년 원재료 가격은 47.6% 오른 반면 납품대금은 10.2% 상승에 그쳤다. 이로써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7.0%에서 4.7%로 2.3%p나 감소하였다. 더욱이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2023년 10월 기준으로 300인 미만 사업체 평균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 평균임금의 60.3%에 불과하여 중소기업 기피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대량 공급된 유동성에서 비롯된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2021년 2.83%에서 2023년에 5.30%로 증가하자 같은 기간 연체율은 0.27%에서 0.49%로 1.8배나 증가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5년 폐업률은 66.2%로 OECD평균 54.6%에 비해 11.6%p나 높다. OECD 28개국 중 포르투갈과 리투아니아에 이어 3위이다. 사업하기 힘든 환경에 폐업이 속출하면서 기업생태계가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 국민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첫째, 중소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22년 5.1%에 이르던 물가상승률이 2023년 12월에 3.2%까지 낮아졌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올린 고금리이니 만큼 이제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차례이다. 둘째, 중소기업과 대기업 납품단가 연동제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납품대금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 시 그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여 중소협력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이다. 금년 1월 9일 납품대금연동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차제에 납품대금연동제 동행캠페인을 범국가적으로 전개하여 우리 사회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줄어 동반성장과 빈부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자연에서 풀밭이 없어지면 황무지가 되고 동물이 살 수 없게 된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사라지면 대기업도 생존하기 힘들다. 자연이나 기업이나 모두 생태계속에서 서로 협력해야 공존이 가능하다. 풀밭(중소기업)이 사라지면 호랑이(대기업)도 죽는다는 교훈을 깊히 새겨볼 일이다.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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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9 16:54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23년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희망과 기대로 넘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지난 2023년은 ‘고물가’와 ‘고금리’, ‘저성장’이란 키워드가 대변하듯 국민 모두가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특히, 농업인들은 러-우 전쟁, 이-팔 분쟁 등의 국제정세 불안으로 인한 농자재값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와 고질적인 인력난 문제에 더해, 일상이 되 버린 농업재해 및 ‘럼피스킨’, ‘AI’와 같은 가축질병 등으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무엇보다, 농촌마을의 소멸위기는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되고 있으며,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 마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 전북은 ‘전북특별자치도’라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 자타가 공인하는 농도인 전북 농촌에도 새로운 바람과 변화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산업화가 덜 되고, 낙후된 곳이라 말할지 몰라도 전북의 미래는 농업과 농촌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화려한 도시보다 좋아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가꾸고 만들어서 보존해야 하는 농촌의 가치는 한두 가지 숫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만큼 미래 세대에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전북농협은 변화한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농업인과 미래세대가 행복할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 가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속가능하고 신바람나는 100년 농촌 구현을 목표로 지난해 ‘신농촌 포럼’을 발족했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융합하고, 세대간 이해하고 소통하며, 새로운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농촌’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민관학 협력을 통해 각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들을 연계하고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실천방안을 도출해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제2차 신농촌 포럼에서는 마을호텔이라는 주제로 농촌마을에 호텔의 개념을 접목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기존의 호텔이 하나의 공간에 숙박, 휴식공간, 놀이공간 등을 집약해 놓았다면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에 그것들을 늘어놓아 소비자가 직접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용하고 이를 통해 농촌지역에 삶과 일이 조화를 이루면서 생동감을 주자는 취지로, 관광·생활인구에 관심이 집중되는 매우 큰 시사점을 가진다. 일례로 강원도의 탄광촌 골목재생을 기초로 시작한 ‘마을호텔 18번가 협동조합’은 누워있는 호텔이라는 컨셉으로 마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마을호텔의 개념은 협동조합 이념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민관학 협력과 농협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행복하고 신바람 나는 농촌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처럼 농촌과 농업을 사랑하는 분들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면 ‘일자리와 소득이 풍부한 농촌, 사람이 찾는 농촌, 살고 싶은 농촌, 지속가능한 100년 농촌’ 추진의 실질적인 원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함께하는 우리! 하나된 전북!’의 단합된 힘으로 전북특별자치도와 농촌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나가자. ‘강산도 아름답다 기름진 터전. 여기서 나고 자란 정든 내 고장. 이 땅은 피땀고인 농민의 나라. 우리는 주인이다 힘차게 살자. 협동의 깃발아래 한데 뭉치자.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이는 농협의 노래다. 다리는 끊어진 길을 이어 다시 새로운 길을 내고, 그 길과 길이 서로 소통하게 된다. 농촌과 도시를 잇는 다리, 농민과 도시민의 연결통로가 되고 지속가능한 100년 농촌을 위해 힘차게 달려나가자.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김영일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김영일 본부장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경제학 학사, 고려대 경제정책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농협경제지주 디지털경제부장∙산지원예부 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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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2 16:15

업(業)의 개념

1993년 6월 故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新경영 선언’이 나오기 1년 전, 삼성 임직원들 사이에 ‘업(業)의 개념’이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당시 방산(防産) 물자를 수출하던 필자에게도 ‘특수사업부’ 업의 개념과 본질이 무엇인지 답해보라는 뜬금없는 질문이 들어왔다. 당시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던 업무와 프로젝트에 대해 개념이나 본질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그저 선배가 해왔던 대로 관성과 관행에 맞춰 일을 처리(處理)하고 있을 뿐 이었다. 업의 개념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술집 매니저의 업의 개념은 무엇인가?"였다. 이건희 회장의 선문(禪問)에 맞춰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술 취한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다." 등 여러 답변이 나왔지만, 결국 이건희 회장이 생각했던 "외상값을 잘 받아내는 것이다."라는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호텔신라 사장에게 호텔업의 개념을 물었을 때 ‘서비스업’이라고 답하자, 이회장은 “호텔업의 본질은 부동산이고 장치산업이 아니냐”고 되물었고 "삼성카드는 외상값을 잘 받아야 한다. 즉, 채권관리가 핵심이고 보험업은 사람을 모집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권업은 상담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백화점은 부동산업, 가전은 조립양산업, 에스원은 단결력이 업의 본질이고 반도체는 시간산업이다.”라는 이회장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서로에게 회자되었고 종국에 자동차산업 또한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수소연료나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산업이 전환되면 기계장치산업에서 전기·전장산업으로 업의 본질과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했다고 하니 이회장의 통찰력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전자(前者)를 미뤄 생각건대 백화점은 ‘상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가치'을 팔고 화장품회사는 '화장품'이 아닌 '아름다움과 욕망'을 퍼니처회사는 '가구'가 아닌 '공간과 안락(安樂)'을 크루즈 회사는 '이동수단'이 아닌 '판타지와 위락(慰樂)'을 팔고 있으며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숙박을 위한 룸(room)'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국에서의 일상적 경험'을 전달해야 하는 것 처럼 ‘업의 본질’은 ‘코디네이팅(coordinating)’이다. 결국 업의 개념은 "사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며, 업의 본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 업의 기본 가치를 의미하며, 업의 특성은 시대나 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업의 속성(屬性)을 의미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업’을 입체적인 사고를 통해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본질과 특성을 이해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한 것이다. 업의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조직이 일하는 방식이 결정될 수 있고 각종 시스템과 제도, 구성원의 마인드 등 조직문화가 달라진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업의 개념’은 경영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낡은 사고의 틀을 깨트리고 양(量)에 경도되지 않고 질(質)에 눈높이를 맞춰 끊임없이 산업과 경영 환경의 변화와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모험정신을 갖추라는 독려였던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제 누구라도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본인의 인생을 경영해야 한다. 인생을 주도하며 평생을 살아가려면 자기가 하는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며 특히, 조직에서 리더가 되어 변화에 대응하며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업의 개념과 경영의 본질을 연구해보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여봉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원장 △윤여봉 원장은 익산 출신으로 해성고·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삼성전자 법인장·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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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15 17:15

2024년, 새만금 사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여 청룡처럼 비상할 것

새만금에 청룡의 해가 솟았다. 진취적인 기상과 도전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기운이 이곳 새만금 현장에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년 말 새만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현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따른 적극적 지원으로 10조원의 투자유치를 실현했다. 개청 후 9년간 성과의 6.7배를 넘어선 기적 같은 일이다. 이로 인해 8천여 개의 직접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경제적인 효과가 예상되며 LS그룹·SK온·LG화학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GEM·룽바이 등 글로벌 이차전지 그룹들이 다수 포진된 투자협약 체결로 전후방산업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필자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부임했을 때 연내 1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변에서 많은 만류가 있었다. “금액이 너무 크다. 기간이 촉박하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그럼에도 지난 30여 년 동안 함께한 새만금의 가치를 믿고, 전 직원이 영업사원이 되어 노력한 결과 꿈이 이뤄졌다. 물론 10조원 달성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영업사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일례로, 작년에 부임하고 일주일 만에 LS그룹의 투자유치를 위해 온산제련소를 방문하여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밝히며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8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모시고 LS그룹과 투자협약도 체결했고, 계속해서 기업 경영진을 만나고 수시로 연락하며 4천억원의 증액투자를 끌어냈다. 기업들은 새만금에 투자한 이유로 투자진흥지구 등 탄탄한 인센티브제도와 넓은 부지에 다양한 유틸리티, 원스톱 지원을 꼽는다. 새만금청은 국정과제인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3년간 법인세 100%,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인력양성 등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새만금은 광활한 매립지로 투자 수요에 다른 공급토지(부지) 조정이 가능하며, 국책사업으로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필요시기에 맞춰 전력·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한다. 특히, 새만금청이 대부분의 인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어 입주기업의 공장 설립부터 운영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 올해는 기 체결된 투자협약이 조속한 공장 건설과 운영으로 이어져 새만금 지역에 직접적인 개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투자와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킬러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고, 친(親)기업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우선, 신산업이 집적화된 첨단전략산업 허브, 새만금 신항만과 배후부지를 연계한 식품가공‧유통 중심의 식품허브, 그리고 국제행사‧관광‧회의가 융합되는 컨벤션 허브의 3대 허브를 바탕으로 새만금 개발의 밑그림인 기본계획을 기업 중심으로 재수립할 것이다. 최근 급증한 이차전지 입주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용·폐수 공동관로 구축, 기업 활동 공간인 새만금 산단 미래 성장센터 건립과 정주여건을 개선할 산단 통근버스 지원 등을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기업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 투자유치의 성과가 나타날수록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다. 무거워지는 책임감만큼 새만금이 어떻게 개발되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면서 국민이 새만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일 것이다. 새로운 도약과 변혁을 향해 행동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한 해를 만들겠다. 10조원 투자유치를 발판으로 새만금이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경제 허브로 나아가도록 도민들의 아낌없는 응원을 바란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청장은 제6대 서남대학교 총장,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발전기획단장, 새만금 미래전략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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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8 17:07

금융의 문턱은 신용으로 넘어야!

한옥집 방에 들어가려면 우선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방에 드나들거나 청소할 때 불편이 있음에도 굳이 문턱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문틀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바람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업인과 대화하다 보면 금융의 문턱이 높다는 불만이 단골로 나온다. 여기서 문턱은 들어가거나 상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진입장벽을 의미한다.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그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매개기능을 수행하며, 만기에 고객에게 그 예탁금을 반환해야 한다. 만일 예탁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된다. 이른바 은행의 파산이다.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은행의 파산은 금융위기를 가져오고 금융위기는 대출회수에 따라 실물경제로 전이되어 국가경제가 위태로워 진다.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여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된 것이 단적인 예이다. 국가를 불문하고 은행이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국제결제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그것이다. 모든 은행은 BIS비율을 8%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더욱이 건전은행으로 인정받으려면 10%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8%이하로 떨어지면 은행 퇴출의 대상이 된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여기서 은행이 보유하는 자산은 종류별로 위험가중치가 다르다. 국채 및 신용보증서 대출은 0%, 금융채권은 20%, 부동산담보대출은 50%인 데 비해 신용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20%~150%까지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AAA~AA-는 20%, A+~A-는 50%로 할인되고 BBB+~BB-는 100%로 인정되지만 BB-미만은 150%로 할증된다. 즉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이 많으면 위험자산이 축소되어 BIS비율이 높아지고,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이 많으면 위험자산이 확대되어 BIS비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甲은행과 乙은행 모두 자본금이 10억원이지만, 甲은행은 AAA대출이 300억원이고 乙은행은 BB-미만 대출이 300억원이라 가정하자. 甲은행은 BIS비율이 16.7%(10/(300×0.2))로 우량은행이 되지만, 乙은행은 2.2%(10/(300×1.5))로 퇴출대상이 된다. 이와 같이 BIS비율 하락 시 퇴출될 수 있음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할 은행이 있을까? 그러면 금융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그 답은 신용을 높이는 데 있다. 신용평가의 핵심요소는 자본규모, 매출액 추이, 매출채권 건전성, 부채규모, 단기지급능력, 가지급금 여부, 현금흐름 건전성, 연대보증인 입보 여부, 대출·조세·4대보험 연체 여부, 대표자 신용도 등이다. 이런 항목을 잘 관리하면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공(子貢)이 스승 공자(孔子)에게 치국의 도를 물었다. 공자가 답하길 "음식이 풍족하고, 군비가 넉넉하며, 백성의 신임을 얻으면 된다"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셋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입니까? 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먼저 군비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공자는 음식을 버려서라도 믿음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한 연유이다. 이렇듯 기업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요한 신용에 대해 기업인들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닐까? 청룡의 새해에는 전북의 CEO들이 "신용없이 설 수 없다"는 성현의 가르침을 마음속 깊히 새겨 용처럼 승천하는 성공경영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한종관 이사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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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1 16:11

5000원의 경제학, 언어로서의 화폐 저 너머 성스러운 노고와 빚짐

누군가 지갑에 5000원 지폐 몇 장을 넣어두면 꼭 필요할 때가 있다고 귀뜸해 줬다. 어느 날 길을 나서는데 허리가 굽고 남루한 할머니가 리어카에 종이박스를 위태롭게 묶어서 느릿느릿 밀고 있었다. 할머니에게 슬그머니 가서 5000원을 쥐어드리며 행여 부담이 갈세라 말을 붙인다. “사탕 사 잡수세요!” 다음 날 사거리에서 어떤 영감님이 박스를 정리하고 있었다. 요즘 폐지 값이 얼마냐고 말을 걸으면서 빨간 조끼 주머니에 슬그머니 5000원을 넣는다. 파란불 신호등이 켜져서 황급히 길을 건널 때까지 뒤에서 뭔가 아득한 시선이 떨어지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 5000원짜리를 만지작 거려본다. 지폐 앞면은 이율곡선생의 초상이 그려져 있고 뒷면은 꽃그림과 5000원의 숫자가 강조된다. 세계 어떤 지폐든 앞면은 성스러운 특성을 보인다. 만인이 떠받들고 화폐에 복종할 수 있는 믿음과 신뢰, 국가와 권위의 상징이 인물로 그려진다. 뒷면은 세속적인 시장거래에서 5000원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는 속된 차원의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화폐의 성스러움은 사람과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묶어주고 커뮤니케이션의 징표로서 작용하는 사회통합의 가치가 담겨있다. 화폐는 언어다. 예를 들어 내 경우 밥 한 끼 먹거나 큰 금액이 아닐 때는 항상 현금을 지불한다. 그럴 때 마다 항상 고맙다는 인사말이 되돌아오고 서로 감사해한다. 화폐의 성스러움은 비인격화된 화폐에 휴머니즘의 숨결을 불어넣는데서 나온다. “화폐는 사람과 분리된 영혼 없는 사물로 묘사되곤 하지만 우리는 사회에 따뜻함을 불어넣기 위해 끊임없이 화폐를 인간화하고자 시도한다.” 화폐의 기원은 무엇일까?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화폐가 시장에서 발명되었다는 교과서 내용은 잘못되었다. 화폐는 국가가 처음으로 발명했다. 옛날 마케도니아의 어느 장군은 정복지에 주둔했는데 금세 금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병사들에게 빚진 급료와 종군상인에게 빚진 채무도 많았다. 별 수 없이 주석쪼가리에 금액을 적고 왕실의 인장을 찍은 화폐로 빚을 갚았다. 뒤이어 화폐 통용을 강제하는 장군의 포고령이 나붙었다. 주석쪼가리 화폐로 제때 세금으로 내지 않으면 원주민들을 처벌한다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원주민들은 주석쪼가리를 화폐로 받아들여 병사들에게 각종 물자를 팔고 그것으로 조세도 납부하였다. 이렇게 채무를 해소하는 증서로서 화폐가 발행되었다는 것이 국정화폐설이다. 화폐의 지불은 빚을 갚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시장에서 소비자는 상품을 구입할 때 발생하는 채무를 해소하는 행위자이다. ‘내돈내산’처럼 당당하고 오만하게 화폐로 모든 권력을 행사하는 채권자가 아니다. 내 지인은 음식을 배달시켰을 때 ‘음식 빚을 지고 갚아야 하는 채무자’ 입장에서 항상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가 기다린다. 학생들에게도 말한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신발이나 옷, 책상도 자신들이 만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강의실의 전기 불빛에도 누군가 발전소에서 희생하거나 죽기도 하는 슬픔이 서려있습니다.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속된 차원에서 벗어나 우리는 화폐 저 너머의 노고와 희생에 빚지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서로 누군가의 도움과 희생으로 한해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었음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이 곳 지역에 빚진 사람으로서 우리들 삶을 인간답고 성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화폐의 경제학에도 깊이 담겨있음을 깨닫는다. 오늘따라 지갑 속의 5000원이 5만원짜리 보다 더 정겹다. /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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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5 16:09

‘나, 사회적경제(I, Social Economy)’

2016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심장질환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목수가 생계를 위해 실업급여를 신청하지만 거듭 거절당하다 숨을 거두는 내용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을 돕고 한없이 따뜻했던 다니엘은 같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한 것뿐이었다. 이 영화는 인간의 가치에 관한 것이다. 영화는 다니엘의 장례식에서 그가 질병수당 항소 때 읽기 위해 준비했던 글의 낭독으로 끝난다.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하고 인간의 존중을 요구한다. 나는 한 사람의 시민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영화의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한다”라는 가슴 뭉클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정책인 영국의 대처리즘을 끊임없이 비판해 온 그는 홈리스, 노동자, 실직자들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영화에서 다뤄왔고 항상 약자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 영화에서도 다니엘이 주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꽉 막힌 사회 시스템 앞에 번번이 좌절된다. 잘못된 시스템이 유발하는 실업, 빈곤마저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에서 보편적인 진리인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주장하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사회는 새로운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정부와 시장에서 말하는 경제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사회를 전제로 한 경제, 그리고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가 목표여야 한다. 시대적으로 정부와 시장의 실패는 사회와 분리된 맹목적인 경제를 추구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회와 경제가 한 몸으로서 1997년 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코로나 19 이후 어려움에 처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도 우리랑 똑 같은 사람이라는 것, 무시해도 되는 사람들이 아닌 같이 존중하고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슬픈 영화지만, 아름다운 연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다니엘이 말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 그 사회적경제가 우리사회를 연결하고 우리사회가 건강해지는 당연한 진리를 기반으로 영화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바라본다. EU는 사회적경제를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채택하고, 사회와 경제 차원의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OECD 등 국제기구와 주요국 등에서는 사회적경제의 원칙과 실천을 주류 시스템에 접목시키고 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이러한 세계적인 관심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공평한 개발이라는 글로벌 의제에 맞춰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목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반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사회적경제 예산 삭감으로 취약계층 수천 명의 일자리가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도종환 의원은 2024년도 사회적경제 예산이 4800억원으로 과거 예산의 약 56.7%인 6345억원이 삭감되었다고 지적했다. 약자들의 예산을 절단 낸 현 정부의 정책을 향해 도 의원은 정부와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온 사업이라고 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강력한 울림을 주고 있다. 정부는 희망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한다.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 /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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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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