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포도 재배하는 전주관광포도원 서태석·김영미부부
포도농사를 지은지 올해로 44년. 전주관광포도원 서태석(60)·김영미(59)씨부부. 안주할법도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부부가 요즘 관심을 쏟는 건 중국계 품종인 센트리얼시트레스. 지난해 접붙인 나무의 상태가 좋아 마음이 흐뭇하다.
부부는 전주시 송천동에 3천여평에 달하는 포도원을 가꾸고 있다. 아버지께 물려받았으니 2대째 포도농원을 지키는 셈이지만 실은 땅고르는 작업부터 함께했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버님과 함께 포도농장을 일궜습니다. 3000여평에 묘목을 심고 매일 땅을 팠어요. 땅심 기르려고 호밀이랑 고구마 심어 거름삼고, 음식물쓰레기며 연탄재 인분을 닥치는대로 가져다가 부었지요.”
익산남성고를 졸업하자마자 농사에 뛰어든 서씨는 별명이 두더지였다. 토심을 키우기 위해 매일 땅을 파고 거름을 하는 그를 보고 동네사람들이 붙여준 것이다.
첫 수확은 3년만에 거뒀다. 입대도 미루고 맞이한 첫열매는 가슴을 북받치게 했다.
부부는 1970년대초 처음으로 씨없는 포도를 만들어 그당시 스타가 됐다. 무핵거봉을 생산했는데, 이 포도가 청와대를 거쳐 필리핀 대통령에게까지 선물됐다.
“포도는 습도와 온도에 민감해서 농약을 치지 않으면 제대로 짓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농약을 치다가 쓰러졌어요. 약을 줄일 방법을 생각하다 비가림을 도입했죠.”
85년 비가림하우스를 설치했다. 약을 이전의 절반수준만 쳐도 작황이 좋았다. 힘을 얻어 무농약재배에 도전하기로 했다.
“90년도부터 무농약재배로 바꿨는데 엄청 고생했어요. 포도가 모두 썩는거예요. 3년은 썩은 포도 뒷처리하느라 바빴습니다. 열심히 퇴비만 한 셈이죠. 그런데 토질이 많이 좋아졌어요.”
농사법도 많이 발전되고 가족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니 더이상 농약재배를 할 수 없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그때 선택이 지금의 경쟁력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판로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유통망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포도원에서의 직판. 5년전부터 ㎏에 1만원씩 받고 있는데, 단골도 많지만 입소문덕에 고객창출도 잘 된다. 품질관리를 꼼꼼히 한 덕이다.
부부가 생산하는 포도는 대부분 씨없는 포도다. 데라웨어(적포도) 경조정(청포도) 다노레트 거봉 마스카트배리웨이(머루포도) 이타리아 등. 특히 머루포도는 지금도 부부만이 씨없는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무핵처리에 손이 많이 갑니다. 송이마다 일일히 작업을 해야하거든요. 5∼6월엔 정신없죠. 대신 8월부터 10월까지는 수확의 단 맛을 봅니다.”
포도원은 품종이 다양한 만큼 수확기가 길다. 또 포도외에도 배 복숭아 감 매실 살구 자두 대추 모과 등 봄부터 가을까지 열매가 끊이지 않는다. 관광포도원이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도 봄부터 꽃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포도농사가 재미있다는 부부. 그러나 자녀들은 힘든 일이라며 농원 물려받기를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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