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18:43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chevron_right 시민기자가 뛴다
일반기사

[20. 다문화 마을학당] 한국어 교육 목마른 이주여성에 '배움의 장' 마련

한국 거주 5년 미만 대상 주말·야간 중점 교육

▲ 다문화 마을학당은 도내 시·군 마다 있는 마을회관, 농협, 교회, 동사무소 등 공공건물을 활용해 한국어 교육에 취약한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언어 소통 문제에 직면한다. 그리고 문화적 이질성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다. 한 그루의 성장한 나무가 뽑혀져 다른 곳으로 옮겨질 경우, 그 나무는 최소 5년 이상의 돌봄과 가꿈을 가져야만 죽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나무에 따라 그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하물며 하나의 인간이 자신의 나라에서 20년 이상 정착하고 살다가 이주를 하게 된다면 그 돌봄과 가꿈의 시간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적응을 위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낙오자로서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방문교육에 필연적인 사각지대

 

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오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사회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한국어교육, 가족교육, 다문화사회 이해교육, 취업교육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은 한국어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어교육은 결혼이민자들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교육장에 찾아와서 교육을 받는 방법이 있고, 방문지도사가 각 가정에 파견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다문화 마을학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업은 한국어교육을 받고 싶지만 생활의 여건상 받지 못하는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직장을 다녀야 하는 탓에 한국어교육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결혼 이주여성, 자녀의 양육문제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이들은 다문화마을 학당을 통해 한국어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사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방문교육은 중앙정부의 일정한 자격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실제로 방문교육은 한국 거주 5년 미만의 이주여성으로만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총 3회에 걸쳐 방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모교육의 경우 임신했을 때, 1개월 미만의 신생아기를 양육하고 있을 때, 12개월에서 24개월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을 때 등으로 세밀하게 제한하고 있는 탓에 일정부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전북형 다문화 특성화 사업

▲ 다문화 마을학당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자원봉사자 152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문화 마을학당은 새롭게 건물을 지어서 특정한 곳에 운영하는 형태는 아니다. 각 시·군 마다 있는 공공건물들을 활용해 진행한다. 마을회관, 농협, 교회, 동사무소 등 다양한 공간에서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북지역 14개 시·군에 156개 반을 개설, 382명의 결혼이민자들이 다문화 마을학당의 한국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곳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자원봉사자 15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자들로, 퇴직 교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북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문화 마을학당은 다른 시·도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참신성과 획기성이 두드러진다. 특정한 공공건물에서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소그룹수업을 진행하고, 자원봉사자 등 지역의 자원과 인프라를 이용해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전라북도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전북형 다문화 특성화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 마을학당의 올해 중점 사업은 한국어교육이다.

 

생계를 위해 직장을 다니거나 자녀양육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주말이나 야간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 사업'이라 말할 수 있는 마을학당 사업은 사각지대 해소를 가장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 사각지대는 한국어교육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교육, 의료, 복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다문화 마을학당은 한국어교육을 넘어 다문화가족의 정착지원에 필요한 나머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다문화 마을학당의 갈길은 아직 멀다.

                                              이지훈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