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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가 바꾼 사회 명암] 지지·연대 '위드 유(With you)'…배제·왜곡 '펜스 룰(Pence rule)'

전북지역, 나아가 전국에서 벌어지는 미투(Me too, 나도 말한다) 운동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 피해자들은 억압된 아픔을 공유하며 치유받고 저마다 희망을 품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방어기제로 여성을 피하거나 심지어 무서운 대상으로 보는 새로운 차별도 생기고 있다. 더 많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투 운동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미투가 바꾼 일상의 변화는 적지 않다. △연극배우 미투, 대학가로 이어져 많은 분의 With you는 제게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연극배우 송원 씨(31)가 8일 페이스북에 밝힌 심경이다. 지난달 26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극단 대표의 성추행을 폭로한 지 열흘 만이다. 송 씨는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본다며 감기가 낫는 대로 일상으로 복귀하려 한다고 말했다. 송 씨의 미투 이후, 전북지역에서도 미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대학가의 기세가 두드러진다. 전북대 강사 시절 복수의 학생을 성추행 한 인권활동가 J씨,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일삼게 한 전주대 교수 A씨 등이 대표적이다. 전북대 대나무숲에는 저도 역시 성폭력 피해자입니다 등의 미투가 활발하다. △여직원과 식사만, 술은 다음에 성폭력 피해자들의 잇딴 폭로 속에 그동안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있던 성차별과 그릇된 성인식이 바뀌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는 하다. 일부에서는 아예 여성을 사회관계에서 배제하는 등 펜스 룰(Pence rule)같은 왜곡된 행동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펜스 미국 부통령이 아내 외 여자와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데서 비롯된 이 룰은 여성과의 대화나 회식도 하지 않는 인간관계를 일컫는 말로, 미투 운동에 대한 잘못된 변화과정의 하나로 지적된다. 도내 모 자치단체의 한 부서는 최근 아예 여성 공무원들이 함께 하는 술자리 회식을 하지 않는다. 한 간부 공무원은 간단히 식사만 하고 헤어진 뒤 남성 직원들만 따로 술자리를 하고 여성 직원들도 별도로 자리를 갖는다며 어느새 그런 회식 문화가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공무원 B씨는 부서 회의에서도 여성이 있을 때는 농담 같은 것은 아예 하지 않는다. 좀 분위기가 서먹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행여나 미투 대상이 될까 조심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주 시내 중화산동 노래방 업주 C씨는 회사 직원들끼리 남녀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런 손님층을 찾아볼 수 없다며 미투 운동 이전에 비해 매출이 20~30% 정도 줄었다고 울상지었다. △셀럽 중심 미투, 일반인은 한계 미투 운동이 셀럽(유명인) 중심에 그치고 규모가 작은 조직이나 개인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도 지적된다. 전북여성노동자회 김익자 사무국장은 미투의 가해자는 고은, 이윤택, 안희정 등 대부분 셀럽 위주이고, 지역에서도 교수, 문화예술인, 인권운동가에 한정되고 있다면서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도 심각한데, 일반인 가해자를 폭로하기는 아직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상사의 우월적 지위에 대한 피해자가 이를 폭로하면 다른 부서로 옮기는 등의 불이익을 여전히 받고 있다며 미투가 사회적 큰 논란이 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과연 근절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경주 전주비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누적된 한국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미투 운동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이는 피해자들이 생업에 관계가 되면 용기를 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갑을관계가 팽배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여성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남성 인식의 전환이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정부의 성인지 정책도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세종남승현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3.08 21:20

[110주년 세계 여성의날] "미투 운동, 여성 인권 바로 서는 계기 돼야"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2018년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계기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날을 기념한 지 34년째를 맞았지만 올해는 미투 운동 속에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이어서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 인식이 대전환의 계기를 맞으면서 여성 인권이 바로 서는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날 여성단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최근 확산하는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한다. 전북에서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전북 여성대회가 열린다. 전북여성단체연합과 전북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전주여성의전화 등 단체들은 내 삶을 바꾸는 성 평등 민주주의를 주제로 캠페인 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은 여성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여성 인권 확립은 요원하다. 특히, 성범죄나 데이트 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많다. 7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20건이던 데이트 폭력은 2016년 172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2017년 29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경찰에서 드러난 사건뿐 아니라, 성폭력이나 데이트 폭력 등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여성들도 많다. 1366 여성긴급전화 전북센터에 따르면 성폭력과 데이트 폭력 등으로 요청된 상담 건수는 지난 2015년 389건, 2016년 559건, 2017년 862건으로 2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라며 성희롱, 성폭행 관련 상담이 증가한 것은 남성 중심적인 문화 속에서 여성이 성희롱 대상이 되기 쉬운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각계 각층에서 터져 나오는 미투 운동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의 결과이며 더 이상 억압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며 미투 운동으로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 의식을 바로 세우는 결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5000여 미국 뉴욕의 섬유산업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서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이 기원이다. 우리나라는 1985년 민족, 민주, 민중과 함께하는 여성운동이라는 주제로 제1회 한국 여성대회가 개최됐고, 1987년 이후 해마다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3.07 20:29

"고향 살았더라도 봉안 안된다니…"

봉안당(납골당) 사용 기준이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다. 정읍과 무주를 제외한 전 지역이 봉안 대상자의 주민등록지 제한을 두고 있는데, 봉안 대상자가 취업 등의 사유로 주민등록을 타지에 둔 채 실제로는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서 살고 있어도 봉안할 수 없다는 맹점이 지적되고 있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내 봉안당은 전주익산 각 2개소, 군산정읍남원완주무주고창 각 1개소 등 모두 8개 지역 10개소다. 이들 지자체는 각 시군마다 장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봉안당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봉안 대상자의 자격으로 적게는 1개월에서 많게는 1년까지 주소지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는 등의 다른 조건을 두고 있다. 다만 정읍과 무주는 주소지 제한이 없다. 지역내 주소지 등록 조건은 익산 1개월, 전주남원완주 각 6개월, 군산 1년 등이다. 그러나 가족들과 주말 부부 등의 형태로 지역에서 실제로 살고 있지만 취업과 학업 등 개인적 사정으로 타지에 주소 등록을 해놓은 주민은 객지에서 사망하면 가족이 사는 지역에서는 봉안할 수 없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는 익산이 고향이지만 청주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가 고인이 된 가장을 익산시가 운영하는 봉안당에 모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인 고인은 지난 22일 청주시 남이면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도우려다 2차 사고로 숨진 최모 씨(31)로, 그는 주소 등록을 해놓은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가 사고 당일 가족을 만나러 직장동료 2명과 함께 익산으로 내려오던 길이었다. 최씨 유족은 최 씨가 직장때문에 주소를 청주로 옮겼지만 주말마다 익산에 내려와 가족들을 챙겼다며 실제 현실을 외면한 주민등록지 중심 봉안 기준은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 익산과 달리 봉안당 이용 기준이 비교적 완화된 지역도 있다. 완주는 사망자가 아닌, 직계가족도 주민등록 조건이 충족되면 봉안당을 사용할 수 있다. 고창은 본적이 고창인 사람도 이용 대상에 추가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지역 제한없이 누구나 봉안할 수 있는 봉안당은 주민들의 반대로 설립하기 어렵고, 봉안당의 수급 조절을 위해 제한을 둔 것이라며 최 씨가 의인으로 확인되면 시장의 재량에 따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아직 의인으로 볼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희생으로 당시 납골당이 지어졌기 때문에 우선권 차원에서 조례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이에 따른 민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3.07 20:29

인권활동가 소속 단체, 피해자에 사과…가해자들 행보 제동

사단법인 인권누리는 5년 전, 이 단체소속 인권활동가가 복수의 대학생을 성추행 및 성희롱했다는 전북대학교 졸업생의 미투(metoo, 나도 당했다)에 대해 6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모 씨(29)의 미투(2013년)와 추가 폭로(2014~2015년)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권활동가들은 현재 각종 인권 업무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누리는 사과문에서 먼저 미투를 통해 용기를 내주신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2013년 당시 J씨와 두 K씨는 각각 대표와 회원으로 활동했다. 인권이라는 이름을 악용하고, 우리 단체 소속임을 이용했다는 사실에서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단체는 성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반인권적 사안이다면서 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하셨던 많은 분과 단체들에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인권누리는 이들을 제명하고, 향후 활동을 함께 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또 현재의 활동가를 비롯해 임원진의 성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성평등적 관점에서 단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인권누리 관계자는 두 K씨에게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사실로 확인하고 사과문을 냈다며 J씨는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한 K씨가 근무하는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도 사과문을 발표했다. 단체는 피해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J씨와 K씨가 각각 근무했고, 이 중 J씨는 지난 2014년 사임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K씨에게 관련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K씨를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인권 행보에도 제동이 걸린다. 전북도교육청은 두 K씨는 2014년부터 인권교육강사단으로 활동했다면서 이들은 학교에서 요청이 오면 학생인권, 노동인권에 대해 교육을 했는데 모두 해촉했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논란이 된 K씨는 인권강사로 활동 중이지만, 의혹이 불거져 현재 업무를 정지시켰다며 사실 확인이 되면 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3.06 21:04

전북 연극계 '미투' 또…"5년간 나를 잃었다"

▲ 6일 연극배우 A씨가 성폭력예방치료센터에서 2012년 극단 대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욱 수습기자 극단 대표에게 당한 성폭행으로 자해와 술, 정신과 치료를 반복했습니다. 지난 5년은 나를 잃었던 날들이었습니다. 미투 운동이 전북 연극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성폭력 피해 고백이 나왔다. 연극배우 A씨가 6년 만에 과거 몸담았던 극단 대표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6일 전주 성폭력예방치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씨는 2012년 12월 5일, 당시 소속했던 극단의 B 대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전북 연극계에서만 벌써 세 번째 가해자가 지목됐다. A씨에 따르면 당일 극단 술자리가 있었다. 자리가 끝난 뒤 혼자 택시를 타고 가려던 A씨를 B 대표가 데려다준다며 잡았다. A씨는 B 대표가 수차례 거절하는 나와 함께 택시를 탄 뒤 집까지 따라가 내렸다며 극단 이야기를 핑계로 집에서 한 잔 더 하자며 한사코 거부하는 내 손목을 끌고 집 앞까지 갔다고 말했다. 집만은 들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국 다시 함께 택시를 탔다. 조용한 곳에서 해야 할 극단 이야기라며 다그치는 대표를 차마 거역할 수 없었다고 했다. 도착한 곳은 모텔이었다. A씨는 처음엔 극단 이야기를 하는 듯하더니 몸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강하게 저항했지만 일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그는 처음부터 성폭행할 생각이었다고 울먹였다. 그는 B 대표는 모텔을 나가면서 모텔비가 아까우니 너 혼자라도 자고 가라는 말을 남겼다. 사과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의 충격으로 극단을 탈퇴한 A씨에게 돌아온 건 B 대표의 반성책임이 아닌 키워준 극단을 버린 배신자라는 낙인이었다. A씨는 B 대표가 단원들에게 공연을 앞두고 그만두는 책임감 없는 애들은 갈아치워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비난의 화살이 나에게 오더라도 참고 견디며 도망쳐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그때부터 A씨의 고통은 더해졌다. 그는 손목에 5년간 자책해온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고, 깨어있는 게 괴로워 술에 의존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망가지는 동안 여전히 가해자는 지역 연극계의 존경받는 선배로서, 연출가로서, 지역 유망 극단의 대표로서 권력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괴로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가해자가 최근 미투 운동이 불거지면서 본인에 대한 소문이 돌자 결백을 주장했다고 들었고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며 공개적인 사과와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사실관계는 다를 수 있지만 당사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연극계에서 쌓은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좌지우지 하지는 않았다. 또 시간이 지나서도 사과 문자를 남겼고, 정식으로 사과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피해자가 원한다면 공개사과를 하고 소속 극단도 모두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B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은 6일 전북연극협회에 B씨에 대한 제명을 요청한 상태다. B씨에 대한 제명 여부는 8일 전북연극협회 임시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사회일반
  • 김보현
  • 2018.03.06 21:04

'미투' 번지는데…"성범죄 공소시효 늘려야"

흔히들 성범죄를 영혼을 파괴하는 범죄라고 한다. 신체적인 가해뿐 아니라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 등으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최근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러한 트라우마를 피해자 스스로가 정면으로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투 운동으로 범죄사실과 가해자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가해자를 법적으로 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북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제기된 송원씨의 첫 미투는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재까지는 관련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제기된 성범죄 사실 대부분이 친고죄 폐지 전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모악 최영호 변호사는 친고죄는 피해 당사자가 직접 고소를 하지 않은 이상 처벌을 할 수 없다며 성범죄와 관련한 친고죄는 지난 2013년 6월 폐지됐지만 폐지 이전에 발생한 사건은 처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 씨의 경우도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범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가해자를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친고죄는 피해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능하다. 친고죄 폐지로 피해자의 고소가 없이도 경찰이 범죄 사실을 인지해 수사 후 처벌할 수 있게 됐지만, 폐지 이전의 사건은 소급해서 법률 효과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소급효 금지 원칙) 현재 시점에서는 처벌할 수 없다. 10년의 성범죄 공소시효도 2013년 6월 이전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회 전반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 피해사실 폭로 이후 가해자 처벌과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신민경 대표는 침묵은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미투가 나오게 된 것이라며 미투가 나오는 상황에 명예훼손 등 2차 피해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나오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폭로에 그치지 않고 실제 법적 처벌과 부가적인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3.05 21:21

"성추행 당한 뒤 NGO 꿈 접어"

지난 2일 전북대학교 졸업생이 학교 강사로 만난 인권단체 활동가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익명의 미투(metoo, 나도 당했다)였지만 기억은 선명했다. 피해자가 더 늘어나기 전, 사과와 처벌을 촉구하는 작성자를 직접 만났다. 국제 NGO에서 일하기 위해 프랑스 유학까지 진행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을 만난 이후 질려버려 꿈을 접었습니다. 이 바닥에선 편히 일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지난 4일 전주의 한 카페에서 김모 씨(29)가 심정을 밝혔다. 5년 전 김 씨가 꿈을 포기한 건, 좁은 지역에서 가해자의 얼굴을 볼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전북지역 인권 분야에서는 탑이라고 자평한 그들을 무조건 만날 것 같다. 꿈이고 뭐고, 이젠 인권활동가에게 환멸을 느낀다고 했다. ▲ 2013년 김 씨의 다이어리에 4월 12일 송광사라고 적혀 있다. 2013년 사용했던 다이어리를 펼쳐 보였다. 4월 12일 송광사라고 적혀있었다. 김 씨는 평소 손을 잡고 학교를 거니는 등 부적절한 만남을 유도했던 전북대학교 인권의 이해 강사 J씨와 송광사를 간 날이라고 밝혔다. 당시 J씨는 아내에게는 사랑이 없다. ○○(김씨)이는 나랑 연예할까라고 물었어요. 또 어느 날 전주에서 민물새우를 먹다가 워크숍을 단둘이 가자. 방은 하나 잡고 내가 너 안아주면 되지라고 했어요. 김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NGO의 꿈을 위해 이같은 수모도 버텼다고 한다. 졸업을 앞두고도 밤에 불러내 인권단체의 일이라며 정의구현사제단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같은 인권단체에 속한 두 명의 K씨도 수법은 비슷했다. 김 씨는 2009년 전북대학교 비판적사고와 논리 강사 K씨를 만났는데, 2013년 J씨의 소개로 찾은 인권단체에서 또 만났다. 김 씨는 K씨가 손을 잡으며 연애하는 기분이 든다는 말을 내뱉었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저녁자리에서 소주를 먹고 가게맥주집을 거쳐, 3차는 자신의 집으로 가기를 강권했다는 게 김 씨의 기억이다. 그는 이 단체 소속 또 다른 K씨에 대해서도 나를 계속 쳐다보면서 손등을 만졌다. 또 나를 집요하게 밖으로 불러냈다고 했다. 다이어리에 적힌 2013년 3~4월의 기억. 김 씨는 당시 충격으로 J씨 수업과 인권단체에 발길을 끊었다. 그러자 J씨는 내가 너 성적 뭐 줬을 것 같냐고 전화로 협박했다. 김 씨는 규정에 따라 12시간을 빠지면 F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나는 연락을 끊은 5월부터 J씨 수업에 나가지 않았는데,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최고 성적을 줬다고 했다. 현재 심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 그는 단호했다. 왜 차를 마시고 술을 같이 마셨냐며 미투를 혐오하는 분위기를 일부 느낍니다. 이는 너무 잘못된 상황인 것 같습니다. J씨와 두 K씨는 꿈을 짓밟았습니다. 그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고, 이를 강력히 요구할 것입니다. 안 그러면 피해자는 더 생길 테니까요. 5일 전주 덕진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 피해자 조사에 나섰다. 전북대 관계자는 J씨 등은 현재 대학에서 수업하지 않는다면서, 대학가 미투 사태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남승현김보현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3.05 21:21

인권단체 활동가 수년간 몹쓸짓

전북지역 인권단체 활동가가 대학 강사 시절 수년간 복수의 재학생을 성추행 및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번 미투(metoo, 나도 당했다)는 인권단체 관계자가 가해자로 지목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전북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2013년 자신이 겪은 피해 내용을 올렸다. 그는 2013년 1학기 인권 법인단체 대표 D 강사가 상대 2호관 벚꽃나무 길을 걸으면서 내 손을 잡았다며 강사는 연애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언제 본인의 워크숍에 함께 가자고 했는데, 방은 하나 잡고 내가 너 안아주면 되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불쾌함을 느낀 A씨는 수업에 나가지 않으며 강사의 연락을 무시했는데, 어느 날 성적을 뭐 줬을 것 같냐고 강사가 물었다고도 했다. A씨는 본보 인터뷰에서 그때는 기분이 엄청 나빴다며 시간이 지나며 잊으려 노력했는데, 해당 강사의 그릇된 행동으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면서 화가 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미투의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A씨 글이 게시되자 추가 피해자도 잇달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우월적 지위를 악용, 수년간 학생들을 만나며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은 정황이 나온다. 피해자 B씨는 2014년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이 강사가 가끔 집 근처에서 산책을 빌미로 불러내 손을 잡았다며 영화관에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강제로 손을 잡았다. 또 그는 시험문제를 알려주기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피해자 C씨는 2015년의 일을 털어놨다. C씨는 강의를 들으면 조별로 돌아가면서 저녁때 뒤풀이를 했는데 그 이후로 개인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다며 하루는 시험 기간에 저녁을 사준다고 부르더니 차를 타고 교외까지 나갔다. 단둘이 멀리 나가는 게 당황스러워서 저녁만 먹고 들어가려는데 계속 학교 주변 산책을 하자고 했다. 교수님 말씀이라 거절도 못 하고 걷는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고 단둘이 사진도 찍자고 했다고 밝혔다. D씨는 전북도청 인권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권팀장을 그만두고, 인권 및 강사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평화와 인권연대 관계자는 D 씨는 2016년 성폭력 사건에 연루돼 당시 인권단체 소속 직위를 잃은 것으로 안다면서 대학가 미투에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전북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정당은 입장문을 내고 전북도청 전 인권팀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성추행 했음이 전북대 졸업생의 미투로 폭로됐다면서 진상조사 요구와 인권 관련 직책의 중단 요구 등을 통해 가해자들과 소속 단체, 관계 기관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D 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남승현김보현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3.04 20:19

성추행 폭로에 교수 자살 시도

전북 연극계에서 또다시 미투 가해자가 폭로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도내 사립대 교수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와 피해자, 연극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파문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동료 교수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학교수 A 씨는 지난 2일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A 씨는 가족에게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북지역 연극배우 송원 씨가 미투 공개발언을 하면서 A 교수에 대한 성폭력 피해 폭로가 잇따랐다. 2014년부터 3년간 함께 근무했던 한 겸임교수는 2014년 초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모텔로 끌고가려고 했고 입맞춤 등 강제적인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제자들은 여성으로서 수치심이 들게 한 그의 언행을 문제 삼았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북연극협회는 지난 1일 A 교수를 영구 제명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12장의 유서로 억울함을 대변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우연히 모텔촌이 보이길래 무심코 저런 곳에 가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 들까요?라고 물은 것이고, 곧바로 실언이라고 생각해 사과하고 그대로 가던 길을 갔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를 주장하는 겸임교수에게 오히려 3년 간 협박 당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학교에서 강의하도록 내가 도움을 줬다. 하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수업 방식 등으로 강의를 그만두게 했고, 당사자는 실언 폭로를 무기 삼아 강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피해를 주장한 전 겸임교수는 유서 내용을 보고 그의 자살 시도 소식에 1분이라도 측은한 마음이 들었던 내가 한심스러웠다고 반응했다. 그는 앞서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분명히 강제적인 신체접촉 등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교수직을 요구하거나 협박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양 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제자들의 피해 발언은 계속되고 있다. 10여년 전 A 교수의 제자였던 B 씨는 당시 여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전용 안마사였다. 더 이상 교수님 안마 같은 거 하기 싫다며 자퇴한 동기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A 교수가 안마를 위해 부르면 수업 중에도 달려가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의 유서에 학생들의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없었다. 전북연극협회 역시 영구제명 결정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다. 정두영 전북연극협회장은 공개된 논란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미 협회 내부적으로 확보한 A 교수의 또다른 성폭력 피해 사례가 있다며 A 교수 영구제명은 도내 연극계 자정을 위해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김보현
  • 2018.03.04 20:19

문체부 '군산 고은 시낭송회 지원' 관련 해명

군산에서 열린 고은 시 낭송회 적절성 여부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가 유사사례가 없는지 등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문제가 되는 고은 시인의 성폭력 논란을 고려해 기존 사업 내에 유사사례가 없는지 등을 전수 조사할 것이라며 필요시 인문활동가와 충분히 협의 대응하고, 전체 인문활동가를 대상으로 사업 기획 운영에 있어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안내 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또 2월 23일 군산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고은 시낭송회는 군산지역 인문활동가가 시 발성법 및 낭독법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 후 최종 성과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활동가는 2017년 10월 사업 참여 당시부터 고은 시인을 선정해 자율적으로 시 낭송회를 계획했다며 행사 주제나 내용, 그 외 행사 비용에 대해서는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개입이나 별도 지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흥원 관계자는 고은 시낭송회가 열리기 전 관련 내용을 알았고, 사회적 화두가 되는 점을 염려해 해당 인문활동가에게도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시낭송회 진행경비 중 대관료 123만원은 문체부 지원을 받았으며, 240여만원의 행사비용은 회비와 지역업체 후원금 등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3.01 20:47

'성추문 논란' 고은 시인 고향 군산 가보니 - 주민 텃밭 작업…생가 복원 어려워질 듯

고은 시인의 문학적 뿌리는 고향 군산이다. 시인의 생가와 100m 떨어진 언덕에 모친 가옥이 이웃해 있다. 군산시는 기념사업을 위해 모친 생가를 매입했지만, 사유지인 시인의 생가 터는 매입이 안 되면서 고은 생가 터 복원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여기에 성추문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기념사업은 더 요원하게 됐다. 1일 오후 군산시 미룡동 고은 모친 생가. 시인의 어머니가 살던 집에 주민 3명이 모여 작은 공사를 하고 있었다. 채소 재배용 비닐하우스를 지으려 대나무로 뼈대를 세우던 작업이 한창이다. 한 주민은 생가 복원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어 집 주변을 정리해 고추와 상추를 키우려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돼 마을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했다며 성추문 논란으로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생가 곳곳에 시인의 흔적이 보였다. 20대 시인, 현대비평과 이론, 특권과 이권 등 시(詩) 관련 서적을 비롯해 중학교 서예 교과서도 있었다. 집 한쪽 벽에 걸린 달력은 1996년 3월에서 멈춰 있었다. 1997년 신문이 보였는데, 당시까지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쓰러질 듯 위태로운 생가는 현대식 지붕이 올라왔고, 철골이 지지하는 등 최소한의 복구가 이뤄진 듯 했다. 녹슨 자물쇠가 걸려 있고, 대나무와 잡초가 우거져 폐허가 됐다. 시는 이곳을 지난 2015년 2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고은 시인이 살던 집은 100여 m 떨어진 곳으로, 지금은 다른 사람이 새로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건물주는 생가터 복원을 위해 군산시와 논의를 많이 했지만, 가격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성 추문으로 사업 진행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생가에는 고은 시인 생가 터라는 팻말과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때 못 본 그 꽃이라는 시 구절이 적혀 있었다. 최근 군산시는 고은 기념 사업을 놓고 난처한 상황이다. 군산지역 고은시인과 관련된 사업은 고은시인 생가터 복원, 고은 문학관 건립, 고은문화축제 등이고, 건축물로는 시간여행마을 내에 조성된 고은시인 아트월 등이 있다. 고은문학제는 고은문학제사업추진단에게 예산을 지원해 2015년(1억 원), 2016년(6000만 원) 진행됐지만 2017년부터 중단된 상태다. 추진단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고은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아예 중단키로 가닥이 잡혔다. 예산 집행의 어려움이 있던 고은문학관 건립도 무산됐다. 군산시 관계자는 고은 시인은 군산을 대표하는 문학인이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파문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부서별로 사업 진행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지역성을 가진 문인이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시가 고은 시인을 기려 만든 만인의 방 철거에 나서는 등 흔적 지우기에 나선 가운데, 고향인 군산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한 중견 문인은 과거엔 작품성과 도덕성이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예술은 자아를 투영해 만드는 창작물인 만큼 고은 시인의 문학성을 높게 봐줘야 한다는 시각은 용납할 수 없다며, 동시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작품과 조형물은 마땅히 내려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보현남승현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3.01 20:47

"고마운 3·1절?…하루 쉬니까?"

제99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과 함께 전북지역 독립운동 추념탑을 찾았다. 이 추념탑은 전북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4년 3월 1일 전주시 송천동에 건립됐다. 추념탑 옆에 최근 새로 지은 충혼각에는 독립운동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전북지역 애국지사들의 영정과 위패 967위가 모셔져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와 나무들, 깨끗이 닦인 추념탑, 신발을 벗고 충혼각에 들어서자 수많은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었다. 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새삼 애국지사들의 충정에 절로 숙연해졌다. 그러나 31절을 하루 앞둔 이 날 충혼탑을 찾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는 31절이 일상에서는 그저 공휴일, 빨간 날짜의 쉬는 날로만 치부되고 있다. (관련기사 16면) 지난 28일 전북일보가 지난해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삼일절 관련 키워드와 화이트데이 검색어 트랜드를 분석한 결과, 화이트데이 검색 건수는 삼일절 관련 키워드 검색보다 3배나 많았다. 기간 내 31절과 삼일절 등 검색 건수는 삼일절은 90건, 화이트데이는 286건이었다. 31절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도 태반이 넘는다. 과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초중고교생 3919명을 대상으로 삼일절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삼일절이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 잘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절반에 못 미치는 43.7%에 불과했다. 삼일절과 관련한 실제 인식도 수치와 다르지 않았다.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권모 씨(33)는 삼일절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삼일절과 31운동이 가진 의미 때문이 아니라 그저 쉴 수 있는 공휴일 바로 빨간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쳤던 직장생활에 주중 공휴일이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세태를 두고, 이강안 지부장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제대로 된 역사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지부장은 31운동을 대한민국 정체성의 시작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가 봉건제에서 민주공화국으로 전환된 역사적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31운동의 정신은 여전히 온 국민에게 내재해 있다고도 했다. 전 국민이 함께했던 촛불집회가 바로 31운동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신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그동안 31운동 등 항일항쟁과 관련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이 모르고 있었을 뿐, 모두의 마음속에는 애국지사에 대한 고마움이 있을 것이라며 학교에서의 제대로 된 역사교육과 함께 독립운동과 관련한 시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2.28 21:36

[전주 효자동 ‘청소년 클럽’ 논란] "콜라 마시며 즐기는 곳" vs "밀폐된 공간, 탈선 우려"

전주도심 한복판에서 청소년 클럽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콜라를 마시는 청소년들의 모임 공간이 마련됐다가 사라진 것인데, 학부모들의 반대로 이틀 만에 업종이 변경됐다. 과거에도 콜라텍은 만연했는데, 청소년들이 음료를 마시며 즐기는 공간을 부정적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소년클럽 하려다 항의로 접어 청소년 클럽 논쟁의 발단은 이달 중순이다. 전주시 효자동에 한 클럽이 영업을 개시했다. 14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콜라 등 음료수를 마시는 공간이었다. 학생증은 필수이고, 술과 담배는 지참할 수 없었다. 청소년을 저격한 메뉴판도 있다. 콜라 1병에 3000원인데, 냅킨이 포함된 콜라 6병 세트는 2만6000원이다. 초코딸기맛 우유도 3000원이었다. 그러나 이 업소는 개점 이틀 만에 업종을 변경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소년클럽은 학부님들의 항의 전화와 아직 준비가 미흡한 저희의 사정으로 영업을 안 하게 되었습니다는 공지가 소셜 미디어를 달구고 있다. 항의 전화 실화냐, 요즘 시대에 누가 전화해서 영업 방해하냐 등 황당하다는 표현의 댓글이 수백 개 가 달렸다. 학부모의 눈길은 싸늘하다. 한 학부모는 밀폐된 공간에서 청소년들이 순수하게 콜라만 먹을 것 같지 않다며 공부를 해야 할 학생들의 탈선과 나아가 범죄 우려도 대단히 높다고 맞섰다. 감정싸움이 겹치자 해당 업소는 청소년이 출입할 수 없는 클럽으로 변경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미흡한 준비였다고 말했다. △과거 콜라텍은 사라지고 중장년 사교댄스 장소로 변질 1990년대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클럽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생겨났던 이른바 콜라텍은 현재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전주에는 코아호텔과 서도프라자 등 8곳에 콜라텍이 성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폐업했고, 일부는 무도장으로 전락했다. 28일 오후 1시 전주시 태평동의 모 콜라텍의 방문을 거부당했다. 여기는 콜라를 마시며 사교활동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 점심시간에도 우렁찬 음악과 하나 둘 하나 둘 박자를 외치는 소리가 창밖으로 흘러나왔다. 중장년이 모여 사교댄스를 하고 있다는 게 관리인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이 콜라 마시는 콜라텍은 사라진 지 오래다며 여기는 전주에 마지막 남은 콜라텍 업소이지만, 청소년은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전주시 문의 결과 시내에 콜라텍이라는 상호를 정식 등록한 업소는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콜라텍은 별도의 허가 사항이 아니어서 통계에 정확히 잡히지는 않는다면서도 기존에 있던 콜라텍들은 대부분 폐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콜라를 마시는 업소를 불법으로 볼 수는 없다며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 업종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승혁 우석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이 놀고 싶고, 부모들이 이를 제어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 부모의 반대가 외부적 표출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 매체의 발달로 표현의 방식이 많아진데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가정 교육 시간도 부족해 자녀를 이전처럼 통제할 수 없는 구조를 띠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2.28 21:36

[전북지역 항일의병 참가자 재조사…신원 회복 '첫걸음'] 정의와 자유를 위한 투쟁! 잊혀졌던 전북의병 깨어나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정의로 일어선 민군(民軍)으로서 우리 민족의 국수(國粹국민이 가진 고유한 장점)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백암 박은식 선생(1859-1925)이 의병에 대해 한 말이다.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기 위해 정치경제적 침탈을 자행하자 일반 백성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의병으로 나섰다. 박은식 선생은 정의와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의병 항쟁을 높이 평가했다. 그중에서도 전라도 의병 활동에 대해 각 도의 의병을 말한다면 전라도가 가장 많았는데, 아직까지 그 상세한 사실을 얻을 수 없어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스러져 가는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쳤지만,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아 후손들에게 잊혔던 전북 의병. 전북 의병을 찾는 재조사 작업이 시작돼 831명의 명단이 새롭게 드러나며 이들을 위한 신원 회복의 첫걸음이 시작됐다. △ 잊혔던 전북 의병 한 전북지역 의병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1906년 동지 36명을 규합해 무주용담 지역에서 의병 활동을 하고 1908년 1월 고창으로 출군해 적 43명을 사살하고 총기류 50정을 포획했다. 그는 호남의병단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최후에는 자결한 것으로 전해진다.호남의병단 중군장이었던 전성보(全誠輔)의 이야기다. 전성보의 이야기는 최근까지 문헌 속에서만 잠들어있어 어떠한 포상이나 훈격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말 의병은 1895년부터 1915년 전후까지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약 20년 동안 무장투쟁을 전개한 이들을 말한다. 이 중 전북 의병은 동학농민혁명의 후유증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시작됐으나, 임병찬고석진 등을 비롯한 최익현 문인들의 주도로 태동해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의병 대열에 동참했다. 특히 1909년 전라도 의병들은 일본 군경과 교전 횟수 및 교전 의병 수에서 전국 대비 47.2%와 60%를 차지할 정도로 치열하게 활동했다. 의병에서 독립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국내의 비밀결사 운동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전북 의병의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전북 지역 의병운동에 대한 연구나 자료 발굴은 미약했다. △ 전북 의병 재조사 후손에게 잊혔던 전북 의병을 찾는 작업이 시작됐다. 광복회 전북지부와 한국고전문화연구원 등이 한말 전북 의병들과 그 행적을 조사, 총망라해 책으로 엮으면서 전북 지역 의병 참가자 831명이 새롭게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8월부터 전북도의 지원으로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의병 항쟁 역사의 재조명과 의병운동 참가자 신규 발굴, 의병항쟁 유적지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 모색 등을 위한 연구조사를 진행했다. 두 단체는 그동안 번역되지 않았던 각종 의병 자료와 일본 측 재판 기록 등 각종 문헌을 바탕으로 전북지역에서 의병운동에 참여한 이들의 인적정보를 자료화했다. 중간 성과로 각종 문헌 속에 잠들어있던 831명에 이르는 의병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들의 구체적인 인적사항과 활동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김건우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0여 종이 넘는 각종 문헌을 번역하고 그 과정에서 의병 참가자들의 자료를 추출해 나온 내용을 목록화했다며 우리나라 자료는 부족해 일본에서 발행한 폭도에 관한 편책을 번역하고 이곳에 기록된 의병들의 목록도 새로이 정리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과 의병 참가자 명단을 확인하고 자료 정리 작업을 진행한 윤상원 전북대 사학과 교수도 1910년 전후까지 의병 활동은 지속됐고, 이후 항일무장투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며 해방 이후 친일파 숙청 등 적폐를 청산하는 것과 독립유공자들을 선양하는 일. 두 가지가 가장 중요했는데 분단으로 인해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이렇게 의병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뜻깊다며 서훈 추서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국가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겨진 과제 이번 연구로 정부로부터 공훈을 인정받은 421명의 전북 의병운동 참가자 이외에, 831명에 이르는 새로운 의병 참가자 명단이 정리됐다. 이를 통해 전북지역에만 의병 1252명이 의병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를 근거로 미등록 국가유공자의 신원 회복을 위한 장도 열렸다. 또한, 연구를 통해 전북 지역 항일 의병 관련 유적의 화보와 지역별 의병활동의 현황을 수록하게 됐다. 의병 개개인의 활동 기록뿐만 아니라, 이들의 활동 무대였던 전북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작업은 우리 역사의 일부분을 되찾고 민족적 뿌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역사의 주체로 활동했던 이들을 잊지 않고 기록하려는 열망이 있어야 한다. 이번 연구에 대해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전북지역에서의 의병 활동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그동안 이러한 의병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가 기존에 안타까웠던 상황을 타파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전북의 의병은 이름 없는 민초에서 비로소 이름을 갖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광복회 전북지부와 한국고전문화연구원 등은 한목소리로 이러한 자료를 통해 전북지역 의병운동 참가자의 신원 회복과 의병운동 관련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먼저 기초자료가 쌓인 의병 참가자들에 대해 공훈을 올리고, 보훈처 공훈록에 기록된 기존의 의병 참가자 자료 오류에 대한 점검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 "의병정신 후대 전하고 공훈 인정받도록 노력" 후손들의 역할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모든 애국지사를 찾고, 그 뜻을 기리는 데 있습니다 광복회 전북지부장으로 이번 연구조사에 힘을 쏟은 이강안 지부장의 말이다. 30여 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가문에서 태어난 이 지부장은 동학농민혁명과 의병, 항일운동은 맥을 같이하고, 이는 419정신,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루는 데 큰 힘이 됐다면서 역사 교과서에 나와 있는 큰 줄기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지역에서 벌어진 항일투쟁사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안 지부장은 그동안 전북지역 의병의 활약상이 널리 알려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체계적인 자료조사를 통해 의병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공훈을 인정받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실 오수 출신인 이강안 지부장은 1970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41년간 근무했다. 2008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전주시 완산구청장으로 재직했으며, 근정포장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지난 2016년부터 광복회 전북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2.28 19:54

공직사회 성폭력 특별신고센터 100일간 운영

정부가 공직사회에서 벌어지는 성폭력과 관련해 온라인 특별신고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은 즉시 퇴출된다. 성폭력 대책의 콘트롤타워격인 범정부 협의체도 생긴다. 정부는 여성가족부·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보완대책’을 마련해 27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공공부문 내 성폭력 피해자가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건을 신고할 수 있도록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센터’를 마련해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신고센터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홈페이지에 비공개 게시판 형태로 개설된다. 별도의 전화 회선을 이용하거나 방문·우편 접수도 할 수 있다. 여가부는 접수된 사건을 검토해 관련 기관에 조치를 요청하고 가해자 격리 등 피해자가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4천946개 기관을 상대로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온·오프라인 특별점검을 한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과 사건 조치 경과 등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뒤 전문가들이 현장에 나가 재발방지대책 수립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성범죄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2013년 6월 이후 사건은 수사기관에 신고·고발조치한다. 연합뉴스

  • 사회일반
  • 연합
  • 2018.02.27 20:51

"성추문 시인 시낭송회가 웬 말"

최근 미투(Metoo, 나도 당했다)로 인해 성추행 논란의 중심에 선 시인 고은의 시낭송회가 군산에서 개최됐다. 이 시기적절치 못한 시낭송회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은 군산 출신인 고은 시인을 군산의 자랑으로 표현하며, 이 행사 팸플릿에 축사를 싣기도 했다. 27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고은 시 공연 시낭송회가 열렸다. 군산 지역 시(詩) 낭송 모임 풀꽃 시낭송회 회원 20여 명이 진행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했다. 특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역별 인문활동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군산지역 인문활동가 문정숙 씨가 주도했다. 문 씨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가을편지, 등대지기 등 고은 시 총 14편을 토대로 노래와 춤 등의 공연을 선보이며 시낭송회를 가졌다. 행사 팸플릿에 실린 김관영 국회의원의 축사에는 고은 공연 시 낭송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군산의 자랑 고은 시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시를 통해 시민 여러분의 아픔을 치유하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회원에게 감사하다고 적혀 있다. 성추문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시점이다. 최근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을 통해 성추문이 공론화된 고은 시인에 대해 미투하는 피해자는 계속 나오고 있다. 한 문인은 지난 2008년 지방의 한 대학 초청 강연회에 참석한 고 시인의 행태를 폭로했다. 그는 행사 뒤풀이에서 고 시인은 노래를 부르다 바지를 내리고 신체 주요 부위까지 노출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그의 작품에 대한 존경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과 미투 논란에 중심에선 그이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그의 작품 게재를 두고 논쟁하는 상황에서 정부 기관 주최의 시낭송 행사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문 씨는 고은 시인의 문제와 그의 문학을 보는 시각은 분리해야 한다며 또 이미 계획을 세워 둔 행사에서 논란이 불거져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진행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고은 시 낭송회를 반대하는 국민 청원이 게재됐다. 지난 26일 게재된 청원 글에는 여성 문학인 등을 대상으로 권위와 위계를 이용해 성폭력을 일삼은 시인의 시낭송을 주최한 정부 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문체부가 주최, 우리가 주관한 것은 맞지만, 2017년 인문활동가 양성 파견 사업의 목적으로, 문 씨가 고은 시낭송회를 직접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치적사회적 논란이 되는 프로젝트는 더 엄격한 잣대로 관리해 나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2.27 20:51

직장 동료 카드 훔쳐 인형뽑기, 1400만원 탕진

직장 동료의 카드를 훔친 뒤 1400만 원이 넘는 현금을 인형뽑기에 쓴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익산의 한 공장에 다니는 김 모씨(29)는 지난해 10월 익산시 신동 대학가 인형뽑기방에서 인형한개를 뽑은 뒤 쾌감에 빠졌다. 수중에 돈이 없었지만 인형을 뽑는 재미에 푹빠진 김 씨는 결국 직장 기숙사에서 2년여 동안 함께 생활한 동료 A씨(32)의 지갑에 손을 댔고 체크카드를 몰래 꺼냈다. 비밀번호를 A씨가 음력생일로 해놓은 것을 알고 있던 김 씨는 A씨의 카드에서 수시로 돈을 빼, 인형뽑기방을 돌면서 인형들을 모았다. 한달 동안 김 씨는 A씨의 체크카드에서 34차례에 걸쳐 1440만원을 빼내 인형 뽑기에 매진했다. 인형이 많은 것보고 자신을 의심할까봐 뽑힌 인형들은 모두 자신의 집에 가져다놓았고 그 수는 100여 개에 달했다. 남의 돈으로 재미를 본 그의 행각은 지난해 12월 통장잔액을 확인하던 A씨의 신고로 막을 내리게 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금 인출 내역을 통해 ATM기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 씨를 붙잡아 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김 씨가 전과가 없었고, 훔친 돈도 모두 갚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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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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