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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명이 시집 '사랑에 대하여는 쓰지 않겠다'

가학과 피학을 곱씹는 사고인 듯/ 수줍은 프릴 속 파괴적 살사인 듯/ 좀 더 놀라워/ 피 한 방울 솟구쳐 떨어진 지점에/ 분분한 해석들의 숭어리// 꽃의 수술을 보았는지/ 결코 아물 수 없는 환각일 거야 (장미의 행방 부분) 김명이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사랑에 대하여는 쓰지 않겠다>를 출간했다. 두 번째 시집 <모자의 그늘>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시집에는 대표시 완전한을 비롯해 ㅁ, 투명한 계산법, 암호 카페 등 64편의 시가 담겨 있다.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한 뒤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김 시인은 불안, 불완전, 불온한 언어와 감성을 빌어 불확실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불완전성과 욕망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딛고 있는 모든 구조물의 허상을 드러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감정 모두가 우리 삶의 일부임을 이해하고, 어두움과 불안이 지배하는 자리에 끊임없이 새로운 희망의 꽃모종을 심어야 한다고 시인은 이야기한다. 그는 첫 번째두 번째 시집이 가족과 고향이야기라면, 세 번째 시집은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라며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살아가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 이를테면 어두움, 공포, 불안, 불완전함을 끄집어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발간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완성을 꿈꾸지만 결국 미완과 결핍으로만 확인되는 우리의 삶. 시인은 그래도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언어의 이면을 통해 말하고 있다. 황정산 평론가는 이를 두고 김 시인의 시는 말 자체의 의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단어와 단어 사이의 맥락에서 스스로 창조된다며 그것들은 우리에게 안전하고 완전하다고 생각되는 우리의 삶에 균열을 내고 우리가 얼마나 불안한 경계에서 헤매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견디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헛된 욕망에 의지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대전 문학단체인 오정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시인은 전북 임실 오수 출신으로 2010년 <호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엄마가 아팠다>, <모자의 그늘>이 있다. 한남문인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23 18: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김영 시집 <파이디아>

시 한 편 읽는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다면 우리 사는 일이 왜 지지부진하겠는가! 세상의 철벽 앞에 시는 무기력하고 시인의 시 쓰기는 무모한 도전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를 읽는 일은 우리가 세상의 벽만은 되지 않겠다는 버둥거림이 아닐까? 젖은 서사는 아무리 구겨도/날개를 펴지 않는다라는 시구를 읽다가 시집을 잠시 덮었다. 점심 무렵 우편물을 찾아왔으니 오후 서너 시쯤이었을 것이다. 9월이었고 맑았고 아무 일 없는 날이었다. 심심하기 그지없었던 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방비였던 나는 젖은 서사라는 말을 흠뻑 뒤집어써버렸다. 바야흐로 그날 오후가 온통 흥건해져버렸던 것이다. 이것이 김영 시인의 시 사물들의 본적을 만나게 된 정황이다. 새벽마다 반송되는 나의 미래는/언제나 부러진 기억 쪽으로 수납된다라는 시구는 저녁 어스름이 슬금할 무렵에 읽었다. 낮밤의 기수역에서 마음이 산란했는지도 모르겠다. 무턱대는 성격도 아닌데 그 구절을 덥석 잡아채고 말았다. 묵음은 모든 불안의 본적이다라는 구절에 이르러 한번 더 마음이 삐끗했다. 시를 읽다보면 주춤거리며 말려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를 읽는 일이 그랬다. 이것이 김영 시인의 시 일어서는 묵음을 읽고 난 소회다. 김영 시인의 시집 <파이디아>에서 두 편의 시를 먼저 풀어놓는 것은 공교롭게도 두 시가 존재의 본적을 다루고 있어서다. 본적은 존재의 근원을 확인하고자 하는 제도화된 형식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응되는 형식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김영 시인은 파이디아(paidia)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개하자면 파이디아는 무질서한 상황을 즐기는 아이들의 놀이 형식을 어원으로 삼고 있다. 제도화된 존재와 질서 없는 존재 사이에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것을 해명하기 위해 시집을 꼼꼼 읽었고 곰곰 생각했다. 삶은 규칙 없는 놀이(파이디아1-흐르거나 머물거나)에 닿았다가 기원이 다른 사유가 한 페이지에 머무르는 것은, 갈등을 부르는 존재 방식이었나 봐요(파이디아2-숲이 되는)를 짚은 후 세상은 같은 문장을 다른 의미로 읽어주지요(파이디아3-대성당)에 다다라서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질서와 무질서, 규칙과 변칙이 사실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세상이 인간 존재의 기원이라고 한다면, 그 세상은 질서 있고 규칙적인 같은 문장으로부터 무질서와 변칙으로 이루어진 다른 의미가 탄생하는 곳이었다. 하나의 뿌리(본적)에서 여러 갈래의 가지를 뻗어 탄생하는 것이 우리의 삶(존재)이라는 생각으로 시집 읽기를 갈무리했을 때는 밤이 깊어 있었다. 밤은 모든 존재의 본적처럼 살아 있는 것들을 흠뻑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렇게 시를 읽는 일은 자주 나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삶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우리의 시선이 어디를 겨냥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시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견고한 세상의 벽과 맞선다. 김영 시인의 시집 <파이디아>를 읽고 우리 인간의 본적이 인간 자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면 소박한 것일까? 사소할지라도 새겨둘 만한 일이다. 시 읽는 일이 이렇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12.23 18:54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7) 서정성 높은 동양적 휴머니즘의 시인, 최학규

최학규 시인 시인은 50대 중반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이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뛰어났고 절실했다. 당시 익산에는 남풍이라는 시 동인회가 있었는데, 시인은 이 동인회에서 좌장을 맡기도 했다. 대부분 현직교사인 그들은 모임이 있는 날이면 한 사람도 빠지지도 않고 모두 나와 활발하게 시와 문학을 논의했다고 한다. 당시 그들은 자기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식탁엔 아침부터 메뉴에도 없는 피곤이 오르고, 그대와 나 말없이 담배만 피우며 끄며 얼핏 보면 일상에 지친 나른한 모습들이었지만, 그들의 시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특히 그들은 당시 아름다운 토속어가 많이 죽어버린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했으며, 무엇보다도 이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자고 다짐하곤 했다. 시인은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을 지킨 향토 시인으로 동양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서정의 농도를 짙게 풀어 쓴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인이 태어난 곳, 청하는 김제, 군산, 익산과도 가까운 곳이어서 시인은 이 세 지역을 활발하게 오가면서 문학인들과 교류하였으며, 청송(靑松) 같은 의지로 작품을 쓰는데 열정을 다하였다. 만년에는 김제 청하를 떠나 인근 군산시 성산면 나포리로 이사하여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썼다. 시인은 1962년 3월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이사로 선출되어 전북 문단 활성화에 이바지하였고, 1965년 3월에는 김제 최초의 동인지 『향토문학』을 발간하기도 했다. 1954년에는 신석정 시인이 직접 발문을 써 준 처녀시집, 『길』을 출간하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1966년에는 제2 시집 『빛과 사랑의 시』을 출간했다. 홍석영은 발문에서 그의 시를 세정(世情)에 조련찮은 시인의 생리로 하여 산고를 겪으면서 인간의 절실한 내적 필연성에서 움트게 된 생명의 소박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시인은 1970년 11월 한국문협 김제지부를 창립하면서 초대지부장으로 선임되어 김제 문단 활성화와 김제 문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1970년에는 시집 『모과』를 냈고, 1971년에는 시집 『우러러 사는 풍토』와 채규판, 강상기 시인과 함께 3인 시집 『이색풍토』를 출간하였고, 1975년에는 여섯 번째 시집 『3월의 모음(母音)』을 출간했다. 그러나 시인의 시적 태도는 첫 시집에서 여섯 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었다. 특히 그의 시 「자화상(自畵像)」에서 보듯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변함없이 자신만의 삶을 가꾸려고 한 것 같다. <전략> 어디를 가나 흙내를 풍기지만 흙을 외면할 순 없으리라. 산을 배경으로 영토는 넓고 <중략> 죽음과 영원과 사랑의 뿌리 깊은 나무에서 나를 결실하며 우러러 한없이 열린 길을 나두야 나만큼은 열고 간다. -최학규 「자화상」에서 시인은 멀리 산을 배경으로 하고 그 아래 펼쳐진 넓은 평야의 흙내 풍기는 곳에서 살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죽음과 영원과 사랑의 섭리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한순간도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또한, 시인의 삶은 항상 경건하였으며, 주어진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 배경에 담긴 현실을 받아들였고, 또 그 문제를 확인하여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새로운 길을 열어 보이고자 하였다. 특히 시인과 함께 공동시집 『이색풍토』를 출간한 채규판(원광대 명예교수)은 「고산 최학규 선생을 생각하며」 (전북문단 통권 제7호, 1990)에서 그의 시를 평가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형식에도 구속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 쓰는 데 몰입하였고 항상 자연스러운 이야기로 진행하였다. 시인의 시에는 어떤 게으름과 오만함도 없었으며, 한순간도 심미적 자아 성찰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렇듯 시인은 항시 맑고 깨끗해지려고 노력했고, 아름다운 것을 가진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늘 고독하기도 했지만, 시인은 시를 통하여 선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기에의 지향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나는 그 많은 허물을 벗고 객관적으로 서면 나무가 된다. <중략> 벼랑에 서도 바위를 애착하며 인간에 몰리어도 人形을 사랑하며 모연이 자욱한 날에도 미소를 피우며 해가 기울어도 기도(祈禱)의 자세는 수직(垂直)으로 영원의 가지에 단풍(丹楓)이 들면 나는 견고(堅固)한 나목(裸木)이 된다. -최학규의 「견고(堅固)한 나무」의 일부 시인은 어느 때나 생각이 분명하고 뚜렷했던 것 같다. 원래 인간적 질서에의 회귀라는 말은 인간 본질에 관한 확인일 것인데, 시인에게 시는 언제나 매우 정직한 도전의 과정이었다. 시인은 이렇듯 한결같이 견고(堅固)한 나무로 우리 곁에 서고자 하였다. 시인은 1971년 11월에 제5집을 『우러러 사는 풍토』를 낸 뒤, 3년간 쓴 작품 중에서 새로 66편을 골라 시집 『3월의 母音』을 내면서 그 서문에서 파고들어 시의 바탕은 따뜻하고 싶다. 원래 고독한 인생은 더욱 따뜻한 사랑을 추구하는 시심에서이리라라며 한순간도 새로움을 궁구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대가 달라졌다 시대를 따라가기도 바쁘다 이런 의미에서도 젊고 싶다 세월은 가는데 낡은 것은 싫어진다 이런 의미에서도 시는 새롭고 싶다. -최학규의 『3월의 모음』 서문에서 이렇듯 시인은 어떤 시기나 관점에 고착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였다. 이런 태도는 시를 쓰는 오늘의 시인들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최학규 시인 시인은 원광대 채규판 교수와 아주 각별하였던 것 같다. 그와 만나면 밤을 새워 시와 문학을 논했다고 전해진다. 1975년 추석을 앞두고 시인은 그와 만나기로 했다. 시인은 그를 만날 기쁨에 아침부터 서둘러 농약을 하다가 그만 농약 중독사고를 당했다. 결국, 시인은 유명을 달리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채 교수는 매우 놀라면서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시인과 공동시집을 낼 만큼 가깝게 어울렸던 채 교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한없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채 교수는 시인을 시를 천직(天職)이라고 뼈아프게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 시인이라면서 시인의 시에는 최소한의 질서가 있고, 그 질서는 삶에 있어서 긍정의 방법을 선택해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라고 했다. 시인은 그렇게 떠났지만, 그를 따르던 동료와 후생들은 시인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하여 1981년 11월, 김제시 교동 성산공원에 그의 시비를 세웠다. 天門冬(천문동) 푸른 골짝을 은하가 이어 흘러 내 가느단 血管(혈관)에도 푸른 물소리 스며 든다. 七層塔(칠층탑) 감고 넘은 검푸른 하늘에는 상기 푸른 입김이 서려 있어라. 沈默(침묵)과 더불어 자리하신 부처 앞엔 念佛(불념)도 되려 俗(속)된 푸념 같아 머리끝까지 젖어드는 木鐸(목탁) 소리에 차리리 눈을 지그시 감아 본다. -古山의 시 「금산사」 전문 시인은 우리에게 동양적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자연 친화적 일체감을 노래한 시인, 그리고 서정성 짚은 작품을 통해서 많은 공감을 준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필자는 최학규 시인을 추적하면서 시인의 동향인(同鄕人) 최현호 씨가 시인과 관련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권의 일기와 세 권의 미발행 친필시집, 그리고 많은 유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1929년 정읍농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과 사회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일기와 미발행시집 <창작시집>, <불평을 노래합시다>, <고산시선> 등이다. 이 자료들은 곧 우리 문단에 공유되어 최학규 시인의 삶과 문학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현호 씨에게 거듭 감사드리며, 머지않아 전라북도문학관에서 최학규 시인의 문학이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12.23 17:54

‘이낙연의 길’ 출판기념회 부안서 개최

유력한 대권 후보 중 한 명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물기행서가 출간된데 이어 도내 첫 출판기념회가 지난 19일 오후 2시 부안군 부안연가에서 열렸다. 부안 위도 출신 방송작가이자 소설가인 서주원 작가의 인물기행서 <이낙연의 길>(희망꽃) 부안출판기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지지 모임인 인연산악회와 NY사랑 관계자, 부안 출신 김진배 전 국회의원, 김제 출신 최락도 전 국회의원,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황톳길 길섶에 핀 들꽃이 어찌 바람을 탓하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대선의 길로 들어선 이낙연 대표의 인생 역정을 생생히 담아냈다. 서 작가는 서문에서 일면식도 없는 이 대표의 삶과 영혼의 발자취를 자세히 살펴봤다며 미래 국가 지도자로서 자격과 능력을 충분히 갖췄는지 따져보는 참고서이길 바란다고 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 첫 번째 장의 제목은 법성포 굴비길이다.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굴비의 본고장 법성포에서 행상을 했던 이 대표의 어머니와 평생 민주당을 지킨 이 대표와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이 본 변함이 없는 사람 이낙연 기자,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길로 가라!고 외친 노무현 대통령 대선 후보 때의 이낙연 대변인, 국민과 함께 코로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이낙연 위원장, 언론사 도쿄 특파원을 지내며 이낙연 기자가 한 줄 한 줄 적은 新간양록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서 작가는 이 대표가 지일파여서 일본에서도 출간하기 위해 일본어 번역을 추진 중이라면서 서울, 광주 등 전국 여러 서점에서 저자 사인회 등을 가질 예정 이라고 말했다. 책에서는 광주 무등산길, 서울 청운의 길, 순창 고추장길 등 꼭지마다 도입부를 두고 이낙연 대표의 인생길을 서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서주원 작가는 이낙연의 길은 평전이 아니고 인물기행인데다 이 대표의 타고난 성격에 기질이 어떻게 더해졌는지 깊이 더듬어 보고 함께 공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런 형식을 취했다고 귀띔했다. 한편전 KBS 방송작가인 서주원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부안군에서 일어났던 서해훼리호 참사와 부안반핵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봉기 1~3권,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하룻밤을 다룬 봉하노송의 절명 1권을 펴내는 등 현실세계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식과 문제의식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백세종홍석현 기자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12.20 20:00

엄동 한파를 녹이는 연로 문인들의 시 수업 열정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만나기가 부담스러운 요즘,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시 공부에 열중인 모임이 있다. 전주 열린시문학회(지도교수 이재숙)는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하던 시 수업을 이달부터 실시간 온라인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한 수업으로 전면 전환했다. 열린시문학회 3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줌 수업을 처음 제안한 윤현순 시인은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젊은 사람 못지않게 잘 하신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열린시문학회는 본격적으로 줌 수업을 하기 전,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회원들을 위한 리허설도 여러 차례 거쳤다. 이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된 건 수업 외 가장 큰 소득이다. 또 서영숙 시인은 겨울에는 너무 춥거나 폭설 때문에 수업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줌 수업을 하니 그런 염려가 없어 좋다며 그래서인지 수업 참여율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40여 명의 수강 회원 가운데 서울이나 충북 등 타지역 거주자들도 열성적으로 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수업을 받기 위해 전주까지 오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무주, 장수지역 회원들도 기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89년 이운룡 시인이 창립한 열린시문학회는 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모임이다. 오랜 역사를 더욱 빛내려면 항상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열린시문학회는 오늘도 신선한 열정을 펼쳐 나가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20 19:12

[신간] 류인명 시인, 6년 만에 펴낸 시집 '바람 한 점 손에 쥐고'

점심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본다// 비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그 속에서// 너는/ 어떻게 살았느냐 묻기에/ 묵묵부답// 염치없이 네 살점을 발라먹으며/ 소주를 마셨다. (굴비 일부) 류인명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낸 지 6년 만에 세 번째 시집 <바람 한 점 손에 쥐고>를 발간했다. 그동안 동인지에 발표한 작품과 신작시를 모아 엮었다. 류 시인은 글쓰기란 제가 지핀 불에 스스로 몸을 태우는 다비식이라 했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 한 권의 시집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기까지 불면의 밤은 참 길고도 멀었다며 시를 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오래도록 세상에 남아 어두운 밤 별이 돼 반짝이기를 발원하는 마음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의 과거 체험과 기억을 시의 질료로 삼아 인생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즉 작시 행위를 통해 자아의 내면을 성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어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일상어를 사용한 직설적 표현으로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시를 썼다.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작시 태도인 셈이다. 시궁창에서도/ 영롱하게 피는 연꽃의/ 향기를 보라// 물방울 하나도/ 탐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밀어내는/ 연잎의 지혜를 (야단법석 일부) 양병호 시인(전북대 국문과 교수)은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은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사색과 삶에 대한 인생론적 사유를 집중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며 미래의 삶을 위한 이정표에 방점이 놓인다기보다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정리하고 나아가 집약하려는 의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인은 부안 출신으로 2006년 <한국 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의 길> <둥지에 부는 바람> 등이 있다. 미당문학, 석정문학, 불교문예작가회, 부안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16 18:42

[신간] 아웅산 폭탄테러의 전말, <그들은 왜 순국해야했는가>

1983년 발생한 버마암살폭파사건, 이른바 아웅산 묘소 테러사건에 대한 전말이 밝혀진다. 최병효 작가의 <그들은 왜 순국해야했는가>(박영사). 버마암살폭파사건은 1983년 10월 9일 버마(현재의 미얀마)의 수도 랭군(현재의 양곤)의 아웅산묘소에서 전두환을 암살하려는 북한공작원에 의해 저질러진 폭파사건이다. 이 사고로 대통령 공식 수행원과 수행 보도진 17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현장에 있던 미얀마인 3명도 사망하였다. 사고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묘소에 도착하기 전이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이날 희생된 사람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서석준, 외무부장관 이범석, 상공부장관 김동휘, 동자부장관 서상철, 대통령 비서실장 함병춘, 민주정의당 총재 비서실장 심상우,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 김재익, 재무부차관 이기욱, 주 버마대사 이계철, 해외협력위원회 기획단장 하동선, 대통령 주치의 민병석, 농수산부차관 강인희, 과학기술처차관 김용한, 청와대 공보비서관 이재관 등 공식 수행원과 동아일보 기자 이중현, 경호원 한경희, 정태진 등이 사망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은 서남아시아 및 대양주 6개국을 순방 하려했지만 첫 방문지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책은 외무부의 서남아지역 담당 서기관으로서 순방계획부터 사건발생 직후 현지에서의 외교적 조치, 사건조사와 북한에 대한 응징업무까지 2년 간 사건을 실무적으로 맡았던 저자가 사건의 실체를 알리고 보다 광범한 외교적 배경에 대해 국민에게 바치는 보고서이다. 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전두환의 버마방문 지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과 테러범들을 싣고 랑군에 기항한 북한공작선 동건애국호 감시업무를 우리 측이 어떻게 소홀하게 하였는지, 왜 우리 경호당국이 아웅산묘소에 대한 사전 점검을 하지 않았는지 등 많은 의문들을 외교문서를 근거로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잘못 알려졌거나 오해되었던 사건의 전말에 관한 많은 의문을 해소한다. 최병효 작가는 전두환은 정권 유지를 위해, 김정일은 세습왕조체제 유지를 위해, 독재체제는 끊임없이 체제 내부와 외부의 긴장과 무고한 희생을 필요로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희생한 사람은 버마에서 순국한 17명의 외교사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들은 순국자로 포장되어 버린채 그들이 왜 순국해야 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없었다면서 잘못된 정치적 리더쉽에 의한 탐욕과 소모적 외교전쟁이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일상적으로 수행되어서는 안 되며, 그 과정에서 무고한 순국자가 더 이상 발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믿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전주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군 복무 후 1974년 1월 외무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36년간 외교부에 근무 후 2009년 12월 말 정년퇴임할 때까지 포르투갈, 네팔, 영국, 폴란드, 뉴질랜드, 태국(공사 겸 국제연합 아태경제사회이사회 한국 상임대표)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또 국무총리실과 인천광역시(국제관계 자문대사), 외교부에서 동구과장, 안보정책심의관, 감사관 등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2.16 17:57

[신간] 최종규 시인의 10번째 시집 <전주의 불빛>

김제출신 최종규 시인의 10번째 시집이 발간됐다. <전주의 불빛>(가온미디어). 최 시인은 9번째 시집인 <섬, 25>출간 이후 8년만에 이번 시집을 세상에 내보냈다. 이번 시집은 105편의 시를 한데 엮었다. 총 4부로 이뤄진 시집은 1부 노을 앞에서, 2부 전주의 때깔, 3부 마라도 바람, 4부 꽃들의 경연으로 나눠져있다. 특히 2부 전주의 때깔은 시인이 온고을 시라는 부제를 붙일정도로 시인이 전주의 정취를 사랑하고 자랑스레 여기며 연작으로 모은 시다. 전주의 아침과 한낮, 저녁, 전주의 사계, 전주 향교와 한옥마을, 전주의 맛과 멋, 흥, 향, 혼까지 전주의 상징이다 싶은 모든 것들을 노래하며 그야말로 사랑하고, 자랑스레 여기는 마음을 눌러 담아냈다. 최 시인은 이번 시집은 그간 틈틈이 발표된 시들이 많지만, 어떤 시는 퇴고를 많이 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기부정의 소이로 봐주면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는 김제출신으로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 현대문학(現代文學)으로 등단, <초설>, <세월>, <밀물썰물>, <장안산 억새꽃>, <마음과 마음 사이로 흐르는 강물>, <엄뫼에 내리는 하늘>, <섬 25> 등 다양한 시집을 발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2.16 17:57

[신간] 송태규 원광중 교장, 첫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 출간

송태규 원광중학교 교장이 자신의 첫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수필과 비평사)를 출간했다. 총 7부로 구성된 수필집은 송 교장이 30년 이상 교직에 있으면서 느낀 일상을 되새겨 놓은 것이다. 1부(마음의 다리를 놓다)와 2부(온실 속 화초보다 들꽃처럼)는 교단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이야기를 훈훈한 손길로 담아냈다. 그중 회복 탄력성은 숱한 비바람에 휘청거리다 뿌리째 뽑혀 밑동을 드러낸 학생의 이야기다. 누구라도 주위의 누군가가 공감하고 격려하면 우거진 느티나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작가의 경험담을 풀어놨다. 3부(사람이 안주다)와 4부(손잡이)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비롯해 사회 현상을 세련된 감각으로 표현했다. 특히 토착왜구와 소녀상과 국가라는 작품을 통해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다뤘다. 5부(철인의 특권)는 철인3종 마니아로 알려진 그가 20년 가까이 철인 경기에 나가면서 느낀 생각을 생생하게 그렸다.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특히 작아져도 서럽지 않아는 아들과 철인대회에 동반 출전해 먼저 들어온 아들 앞에서 자식이 크면 부모가 작아진다는데 이럴 땐 한없이 작아져도 서럽지 않겠다라는 말로 자식 사랑을 나타냈다. 6부(헌혈은 단비이다)는 헌혈 300회를 눈앞에 둔 작가의 헌혈 이야기다. 아들딸과 함께 535회를 넘긴 헌혈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7부(별이 다섯 개)는 애틋한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섬세한 필체로 되새기고 있다. 평소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송 교장은 이 책에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 연결된 끈을 끊어지지 않도록 잘 이어가는 것이다. 그것을 인연이라고 한다. 좋은 관계에서 맺은 인연은 가슴에 따뜻한 기운을 준다라고 밝히며 부모와 자식으로, 선생과 제자로, 동료로 만난 인연을 소중하게 가꾸고자 하는 마음을 작품 곳곳에 녹여냈다. 한편 송 교장은 익산 원광고등학교와 원광여자중학교 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수필 손잡이(에세이 문예)와 올해 시 아무거나(시인정신)를 통해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 문학·출판
  • 송승욱
  • 2020.12.16 17:18

[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전반적 수준 향상… 아쉬운 완결성

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를 지난 7일 마감한 결과, 시 부문에 316명이 1239편, 단편소설 부문에 96명이 97편, 수필 부문에 199명이 471편, 동화 부문에 89명이 94편 등 총 700명이 1901편을 응모했다. 지난해(740명, 1895편)에 비해 응모자 수는 줄었지만, 출품작 수는 늘었다. 특히 시 부문의 응모자출품작 수 증가가 눈에 띄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응모가 많았지만, 10대부터 80대 응모자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강원, 경상, 전라, 충청,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보냈다. 올해 신춘문예 예심은 지난 10일 전북일보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개조로 나뉜 심사위원들이 오전에는 시수필, 오후에는 단편소설동화를 심사했다.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모임) 회원인 김근혜, 김영주, 김헌수, 김형미, 안성덕, 오은숙, 이경옥, 이진숙, 장은영, 장창영, 정숙인, 최기우, 최아현 작가가 함께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같은 현 세태를 반영하는 작품을 비롯해 신선한 소재의 작품들이 많았다. 예년에 비해 전반적인 수준이 향상됐다는 평이 중론이었다. 다만 완결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시 부문 예심 심사위원들은 11편을 본심에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신선한 발상, 세련되고 안정된 표현,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어로 가득찬 시를 읽는 일은 즐거웠다고 말했다. 반면 열정은 넘치지만 불협화음처럼 삐걱거리는 단어, 정제되지 않은 표현, 식상한 습관을 놓지 못하고 있는 글도 보였다는 평이다. 이미지가 완숙되지 못하고 과도하게 상징을 배치한 점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단편소설은 7편을 본심 진출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독특한 인물과 참신한 소재가 돋보이고 문장이 안정된 작품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면서도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소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자기 생각에 너무 깊이 빠져든 탓에 공감을 얻기 힘들거나 이야기가 장황하고 복잡하게 얽혀 주제를 선명하게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 시대상을 민감하게 반영한 작품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수필은 코로나19 영향인지 이와 관련된 작품이 눈에 띄었다는 평이다. 그에 관련된 기행수필이 특히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14편을 본선에 올리며 신선한 소재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읽는 재미를 느끼며 심사했다. 예년에 비해 보편적으로 수준이 높아져 심사하는 내내 행복한 고민을 했다며 다만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인용문구가 많이 등장해 식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5편이 본심에 진출한 동화는 예년보다 참신하고 다양한 소재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심사위원들은 치매, 의인화, 장애인 등 많이 다뤄온 익숙한 소재도 있었지만 다름이나 환경, 4차산업혁명과 같은 새로운 소재를 고민한 흔적도 있어 반가웠다.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현 세태를 반영하는 작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제를 드러내기까지 완결성이 떨어지는 작품이 많아 아쉬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심사위원들은 미흡한 구성과 느슨한 긴장감, 빈틈이 많은 상상력과 같은 미숙함이 드러난 작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21년 1월 1일자 본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한다.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13 18:23

[신간] ”글쓰기로 존재 확인”… 전북 문단들 동인지 펴내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 위기로 사람 간의 거리를 둬야 하는 요즘, 전북지역 시인수필가들이 문학인과 문학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작가들이 힘든 한 해 동안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 활발히 써 내려간 글들을 묶은 문집들이 잇달아 나온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 펜을 놓지 않은 문학인들의 결실이 값지다. 전북시인협회는 연간 작품집 제22집 <시의 땅>으로 한 해를 갈무리했다. 이번 문집에서는 50년 동안 시만 보고 달려온 이운룡 시인의 일간지 인터뷰와 제21회 전북시인상 수상자인 김계식정연정 시인의 수상 작품소감 등을 특집으로 다뤘다. 고(故) 정희수 시인 5주기를 추모하며 유족이 엄선한 시편들을 통해 시인의 시 세계도 살펴봤다. 김현조 전북시인협회장은 전북시인협회에서는 어렵고 혼란한 시기에도 많은 시를 썼고, 사회를 아름답게 장식했다며 시인의 사명 중 하나는 사회를 아름답게 기록하는 데 있다. 시인들이 기록하고 전시하는 문자와 의미의 아름다움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수필가대회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로 개최하지 못한 제2회 전북수필가대회의 아쉬운 마음을 담아 문집 <나는 수필가>를 발간했다. 윤철 전북수필문학회장은 어렵게 시작한 수필가대회를 어떻게든지 전북 수필 문단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으로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비대면 방식인 문집 발간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집은 도내 수필가들이 한 해 동안 삶에서 길어 올린 120여 편의 글들로 채워졌다. 김남곤 전 전북예총 회장, 손광성 수필가, 안성수 제주대 명예교수의 문학 지상특강도 실렸다. 또 특집으로 수필의 문학성과 철학성 등을 주제로 한 발표를 다뤘다. 전주풍물시동인회는 사화집 제29집 <그믐달을 씻어 안쳐 놓고>를 펴냈다. 김남곤, 김기찬, 김미림, 김영, 문금옥, 박영택, 박철영, 소재호, 신해식, 심옥남, 우미자, 유인실, 이동희, 이문희, 장욱, 정군수, 조기호, 조미애, 조정희, 조춘식, 진동규, 최만산 시인의 작품과 시작노트가 함께 담겼다.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는 동인지 제19집 <모악 에세이>를 발간했다. 초대글로는 김우영 문학평론가의 글을 실었다. 회원들의 글쓰기 열정이 돋보이는 작품들도 모아 정리했다. 김형진 문학평론가의 부정적인 현실에서 찾고 싶은 긍정의 역사, 배귀선 원광대 교수의 수필의 액체성과 이미지를 주제로 한 평론도 소개했다. 순수필동인은 동인지 제4집 <유리벽 너머>를 내놨다. 이번 호에서는 제2회 순수필문학상 당선작 소식, 제1회 순수필문학상 수상자 초대글 등을 다뤘다. 이와 함께 이경옥, 이명화, 이순종, 전성권, 황점복, 박갑순, 박영임, 신영규 수필가 등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엮었다. 이명화 순수필동인 회장은 미력하나마 순수필동인들의 열정이 어두운 세상 한 구석쯤 밝힐 수 있으리라는 욕심으로 이번 문집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2.09 18:3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황경택 <숲 읽어주는 남자>

나무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세상에 나무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얼마나 있으려나. 아마도 거의 없겠지만, 이 책은 나무의 심장소리를 사랑해 온 한 남자의 숲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인 안도현도 보일러 공장 아저씨는/살구나무에 귀를 갖다대고/몸을 비벼본다(<시인>)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숲 읽어주는 남자라니 제목부터 매력적이다. 우선 표지부터 고즈넉한 숲을 만나러 가고픈 마음이 저절로 들게 한다. 이 책은 숲과 더불어 살면서 삶의 지평을 넓혀온 저자의 진솔한 생활기록이자 친절한 숲 해설 안내서이다. 책 군데군데 있는 세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가 직접 그린 세밀화는 그가 얼마나 숲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가를 말해준다. 필요하다면 사진으로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겠지만 구태여 손과 정성이 많이 가는 세밀화를 택한 마음이 정겹다. 올해 우연한 기회에 생태해설사 수업을 들으면서 꽃과 나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절꽃 이름이야 그렇다 해도 초살도나 결각과 같은 단어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어휘였다.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분하는 법도, 계수나무 잎이 익어가면서 달달한 솜사탕 냄새를 풍긴다는 것도 올해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무심히 스치며 이름으로만 알던 꽃과 나무들이 얼마나 많던가. 이 책은 숲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이나 숲과 친해질 준비를 마친 이에게는 안성맞춤인 해설서이다. 책에는 우리 사는 동네의 공원과 가로수, 남산과 북한산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나무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숲을 읽어주는 남자답게 여러 나무와 숲이 머금고 있는 내밀한 이야기를 정결하게 풀어놓는다. 이 책은 때로 숲에 관한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이 들다가도 맛깔스러운 수필을 읽는 느낌이 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는 나무와 숲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숲에 깃들어 사는 다양한 생물에 대한 살뜰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토끼풀 이야기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였던 손기정 선수와 얽혀 있는 대왕참나무 이야기도 흥미롭다. 책 곳곳에는 알아두면 요긴한 꽃과 나무 이야기가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 만약 당신이 이 책을 만난다면 내년 봄을 간절히 기다릴 것이다. 어쩌면 서둘러 들판에 나가 민들레와 냉이를 구분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겨울을 이긴 봄꽃이나 새순을 토해내는 나무를 만나면 당신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가슴은 거칠게 뛸 것이다. 저자는 본문만으로는 아쉬웠는지 나무와 친해지는 7단계를 부록으로 남겨 두었다.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지만 나무와 좀 더 친해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단계이다. 그의 표현으로 하자면 나무 식별하는 법이지만 내게는 나무와 친해지는 법으로 읽힌다. 이 책 한 권으로 세상을 더 풍성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당신의 인생이 더 따뜻하고 풍요로워질 것만큼은 확실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12.09 18:35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6) 광활한 우주 속으로 들어간 천재 시인, 박정만

박정만 시인 시인은 1946년 8월 26일, 전북 정읍시 산외면 상두리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65년, 시인은 경희대학교 주최 고교생 백일장에서 시 「돌」로 장원으로 뽑혔다. 1967년에는 경희대학교 문예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대학 1학년 때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겨울 속의 봄 이야기」가 당선되었다. 1972년에는 문화공보부 문예 작품 공모에서 시 <등불설화>와 동화 <봄을 심는 아이들>이 당선되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시인은 학원문화사ㆍ중앙문화사 등의 출판사와 월간문학, 어깨동무 등의 잡지사에서 근무하였고, 1980년에는 고려원의 편집부장이 되었다. 1979년에는 첫 시집 『잠자는 돌』을 낸 이래 『맹꽁이는 언제 우는가?』, 『서러운 땅』, 『저 쓰라린 세월』, 『무지개가 되기까지는』, 『혼자 있는 봄날』, 『어느덧 서쪽』, 『슬픈 일만 나에게』 등의 시집을 냈고, 유고시집으로 『그대에게 가는 길』이 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시인에게 불행한 일이 닥쳤다. 시인은 1981년 5월 한수산 필화사건에 연루되어 보안사령부로 끌려가서 모진 고문에 시달렸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시인은 회사를 그만두고 3개월 동안 유령처럼 누워서 지내다가 집을 뛰쳐나와 유랑하는 등 시인의 방황은 끝이 없었다. 보안사에서 당했던 치욕의 순간을 잊기 위해 밤낮 술독에 빠지면서 더 큰 고통에 휘말렸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나던 날, 시인은 제목도 없는 다음과 같은 2행짜리 시를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났다.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일찍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좋은 시를 열심히 썼던 시인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의 사인(死因)은 간 경화였지만, 그의 죽음은 1981년의 한수산 필화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아무 죄도 없는 한 시인이 이렇게 참담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 이는 무도한 역사가 빚어낸 재앙이었다. 당시 한수산은 중앙일보에 『욕망의 거리』라는 소설을 연재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1970년대 남녀 간의 만남과 사랑을 통속적으로 그려냈는데, 다음과 같이 군(軍) 관련된 언급이 있었다. 하여튼 세상에 남자 놈치고 시원치 않은 게 몇 종류가 있지. 그 첫째가 제복 좋아하는 자들이라니까. 그런 자들 중에는 군대 갔다 온 얘기 빼면 할 얘기가 없는 자들이 또 있게 마련이지. 이것이 당시 군사정권의 수뇌부에게 눈엣가시가 되고 만 것이다. 이것을 자신들의 정권을 모독하고 비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군 보안사(당시 사령관은 노태우였다)에서는 한수산과 중앙일보사의 문화부 관련자 손기상, 권영빈, 정규옹, 이근성, 그리고 여기에 의외의 인물 박정만을 잡아갔다. 시인과 한수산은 서로 잘 알지 못했다. 보안사에서 한수산에게 연루자를 대라며 윽박지르자 박정만의 이름을 댄 것이다. 한수산은 시인과 아무 관련이 없으므로 금방 풀려날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조사도 하지 않고 시인을 극악무도하게 짓밟아 버렸다. 정치도, 권력도, 이데올로기에도 관심이 없었던 시인에게는 매우 억울하고 분한 일이었다. 이때부터 시인의 영혼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했다. 시인의 첫 시집은 1979년 12월 고려원에서 낸 『잠자는 돌』이다. 이 시집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한국적 서정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재홍은 시평에서 소멸과 애환의 표층 정서와 순결한 생명력과 부활 의지라는 심층구조로 이루어진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시집의 비극적 현실은 어둠으로 표상되고, 어둠의 종결은 죽음의 세계로 귀착된다.라고 했다. 이마를 짚어다오. 산허리에 걸린 꽃 같은 무지개의 술에 젖으며 잠자는 돌처럼 나도 눕고 싶구나. -중략- 무덤에서 하늘까지 등불을 다는 눈감고 천 년을 깨어 있는 봉황(鳳凰)의 나라. 말이 죽고 한 침묵이 살아 그것이 더 큰 침묵이 되더라도 이제 내 눈을 감겨다오, 이 세상 마지막 산, 마지막 선(禪) 모양으로. -박정만의 시 「잠자는 돌」의 일부 첫 시집의 표제작 「잠자는 돌」에는 그의 비극적 종말을 예감한 듯 잠자는 돌처럼 나도 눕고 싶구나라고 읊더니, 그렇게 시인은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시인과 가까웠던 사람들은 시인을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라고 불렀다. 이혼 후, 세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압박이 대단했을 법한데, 시인은 돈 버는 일보다 술 마시고 시 쓰는 일에 더 신명을 냈다. 황동규 시인은 박정만의 시선집 『해지는 쪽으로 가고 싶다』에서 시인의 문학을 서정적 서정시라고 했다. 이는 다른 사람의 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포괄적 역설 혹은 포괄적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의 시 「저 강물 속으로」에는 아름다운 경치를 만나 참다운 삶으로 변모하려는 기원이 담겨 있다. 그런데, 막상 이어지는 표현 강물 속으로, 푸른 치마를 뒤집어쓰고 뛰어들고 싶다에서와 같이 포괄적 역설 기법을 썼다는 것이다. 강원도 영월에서 문성재 쪽으로 몇 마장쯤인가 들어가면 무릉도원이라는 곳이 있다. 무릉이라는 마을과 도원이라는 마을이 한 마장쯤 격해 있는데, 구불구불한 산굽이를 타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그 냇물 속으로는 가을 강의 단풍들이 어지러운 색동저고리처럼 갓을 펴고 있었다. 아, 나는 살고 싶다. 저 강물 속으로, 푸른 치마를 뒤집어쓰고 뛰어들고 싶다. -「저 강물 속으로 」 전문 시인의 삶에는 1981년 한수산 필화사건 외에도 1987년에 쓴 시 300편 사건이 있다. 시인은 1876년 여름, 20여 일 동안 술독에 빠져서 연달아 300편의 시를 정신없이 썼는데, 이는 그때까지 자신이 써온 시보다 더 많은 숫자다. 시인은 시를 쓴 후, 날짜와 시간을 분 단위까지 기록했다. 이는 술에 취한 황홀경 속에서 시의 영감을 얻고, 마치 접신(接神)의 경지에서 시를 쏟아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떨어진 단추처럼 헌 고무신처럼 메마를 땅으로 자꾸만 흘러간 목숨 언제 다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피리어드 찍듯이 그렇게 흘러간 목숨 외씨버선으로 고리짝에 눈깔만 남아. -「흘러간 목숨」(1987년 9월 9일 새벽 5시 30분) 하루에도 몇 수씩 시를 썼지만, 이때 시인은 자신의 삶을 피어리드(마침표) 찍듯이 그렇게 흘러간 목숨으로 보았다. 마치 다가올 죽음을 예감이라고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은가. 그의 초기의 시는 기존 작가들의 시류와 비슷했지만 한수산 필화사건 이후에는 서서히 다가드는 죽음의 그림자를 예감한 듯, 직설적으로 죽음을 언급했다. 간이 점점 무거워 온다 검푸른 저녁연기 사라진 하늘 끝으로 오늘은 저승새가 날아와서 하루내 내 울음을 대신 울다 갔다. -「죽음을 위하여」 일부- 그해 10월 2일 일요일 오후 서울올림픽 폐막식이 있던 그 시간에 시인은 아무도 없는 봉천7동 연립주택 1층, 시인의 집에서 홀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가 운명한 시간은 세 자녀도 모두 집을 비운 상태여서 아무도 그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메아리도 살지 않은 산 아래 앉아 그리운 이름 하나 불러 봅니다. 먼 산이 물소리에 녹을 때까지 입속말로 입속말로 불러봅니다. 내 귀가 산보다 더 깊어집니다. -「산 아래 앉아」 전문 이 시는 시인의 고향 내장산 호수 옆에 세워진 시비에 새겨져 있다. 메아리도 살지 않은 산은 어디이며, 그리운 이의 이름은 누구일까. 그리고 광활한 우주 속으로 사라진 시인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시인의 한(恨) 많은 삶을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가를 돌아보게 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12.09 18:27

[신간] 김택곤 전 JTV사장 <들꽃은 꺾이고 별은 지다>

김택곤 전 전주JTV사장이 역사의 격동기 속 한국인들의 고난과 좌절 그리고 희망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들꽃은 꺾이고 별은 지다>(신아출판사). 이 책은 미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던 한국과 관련된 미국정부의 비밀문서에 적힌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 문서에는 1944년부터 1951년까지 민족의 격동기 시절의 한국인의 고난과 좌절, 희망에 대한 기록물이다. 내용을 기록한 4000여의 문건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주관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해설을 가하는 정도로 적었다. 해당 문건 속 1944년 8월 버마에서 버려진 위안부 소녀에 관한 심문보고서가 있고 목숨을 건 서울진공작전을 앞둔 광복군들의 난투극에 관한 문건도 언급된다. 또 우라늄을 찾기 위해 남한전역에서 수색작전을 벌인 미군극비문서도 있다. 찬탁과 반탁을 둘러싸고 극한대결에 휘말린 군중들에 관한 정보보고가 있으며 이승만과 김구, 미군정과 미 국무성간 갈등을 보여주는 비밀문서들은 우리의 기존인식과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1950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73학번)를 졸업했다. 광주MBC사장, JTV전주방송사장으로 방송경영을 맡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극동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2.09 17:53

[신간] 이재숙 시인 <꽃의 표정은 열매의 내일이다>

조용한 어느 한 날/바람이 많이 흘러간 날/기억도 기억 나지 않을 어느 여름 날/모든 결실을 근원으로 보내며 속사이리라/ 참으로 힘들고 포근했노라고 이재숙 시인이 펴낸 두 번째 시집 <꽃의 표정은 열매의 내일이다>(이랑과 이삭) 속 늙은 올리브나무의 한 구절이다. 세월의 흐름에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95편 작품을 총 7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엮었다. 시의 성격에 따라 빨강비닐끈 풍향계, 평생 여행중, 파트너, 나에게 부치는 편지, 내 사랑 전주, 등으로 묶었다. 작품들은 시인이 접한 세상의 사람들과 자연 그리고 사회현상과 역사성을 관통하고 있다. 특히 시인은 30 여년간 미술과 중등교사로 재직하면서 회화작업을 통해 얻어지는 감흥이 절창으로 이었다. 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노래했지만 피는 표정이 매달릴 열매의 미래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말은 심오하다. 이 시인은 시에 맘을 뺏긴 세월이 평생이다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고 끝없이 배우고 사랑했다며 극히 개인적인 소소한 일상과 내가 속한 사회와 자연 그리고 여행에서 얻은 깨우침을 구분해 모아봤다고 시집을 설명했다. 그는 전주여자고등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 1999년 전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됐다. 이어 자유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제3의 문학 평설부문에 추천완료를 했다. 제1회국제해운문학상 대상, 전주예술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젖은 것들은 향기가 있다>를 펴낸 바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2.09 17:53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김영주 작가 첫 동화 <레오와 레오신부> 발간

김영주 작가의 첫 동화가 발간됐다. <레오와 레오 신부>(푸른생각). 이 동화의 주인공은 성당에 가기 싫은 소년 레오다. 신앙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나 원치 않은 성당에 억지로 다녀야만 하는 열한 살 소년 레오. 어른들이 강요하는 신앙과 성당에 다니면서 왜 저래?라고 하는 사람들의 선입견이 불편하기만 하다. 어느 겨울 날, 레오가 다니는 성당에 새로운 보좌 신부가 왔다. 레오와 세례명이 똑같은 레오 신부다. 레오 신부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차갑고 냉랭하기 그지없다. 장난치고 떠드는 아이는 가차 없이 꾸짖고, 미사에 늦는 사람은 내쫓아 버린다. 어느 날 학교 친구들과 축구 시합을 하던 레오는 햄버거를 먹으러 가는 것도 포기하고 미사에 늦을세라 성당으로 달려갔다. 5분 지각! 땀을 뻘뻘 흘리며 슬그머니 자리에 앉으려는데, 레오 신부님은 레오를 내쫓고 말았다. 햄버거도 포기했는데, 5분밖에 안 늦었는데 속상한 마음에 급기야 다시는 성당에 오지 않겠다며 뛰쳐나온 레오. 레오는 정말 성당에 가지 않게 되었을까. 반항적인 레오와 까칠한 레오 신부는 사이가 좋아질 듯하면서도 매번 어긋나고 충돌한다. 레오는 주위 사람들과 갈등을 빚고 상처도 입지만, 결국은 문제를 스스로 헤쳐 나간다. 미사에 나갈지 말지도 스스로 결정하고, 복사가 되기 위해 노력도 한다. 이 동화는 스스로의 의지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 작가는 이야기 속 주인공 레오는 갈등과 위기를 겪고, 충돌 속에서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 해답과 치유 방법을 자기 스스로 찾아낸다며 이야기에서 강요된 신앙으로 무조건 행복할 거란 편견을 깨고 싶었다. 까칠하고 완고한 레오 신부님도 어린 레오에게 배우는 모습을 바라볼수 있다.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 되어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8년 동화 <가족사진>으로 동양일보 신인문학상(동화 부문)을 수상하고, 같은 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마키코 언니>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초등학교 글쓰기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2.09 17:53

완주 진달래학교 할머니들, 작가되다

완주군 성인문해 진달래학교 할머니들이 직접 쓰고 그린 동화책과 그림책이 출판됐다. 8일 완주군은 동화책 칠십고개, 그림책 살아온 새월 중 가장 행복하지 2권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칠십고개는 교육부 성인문해 특성화 사업에 선정돼 진행된 것으로 지역 동화작가를 초빙, 진달래학교 삼례지역 심화반 어르신 5명과 함께 전래동화를 각색하고 삽화를 그려 완성했다. 주요내용은 구렁이의 원한, 호랑이와 여우의 금강산 주인다툼. 천 냥 내기 수수께끼, 끝없는 이야기, 용왕의 딸과 소금장수 다섯 가지로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실어 정감을 살렸다. 또한 살아온 새월중 가장 행복하지는 작년 나를 보고 예쁘게 빵끝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그림책으로, 진달래학교 삼례, 비봉, 고산지역 34명 어르신이 참여했다. 어르신들은 나이가 많지만 지금도 그림 그리고 공부하는게 좋다며 글을 쓰는 몇 달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딸이 기대한다고 했는데 멋진 책이 나와 즐겁고 빨리 자랑하고 싶다고 작가가 된 소감을 전했다. 서진순 도서관평생학습사업소 소장은 이번 책을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어르신들 삶 속에서 동화책과 그림책 수업이 특별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 앞으로도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올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들어진 동화책, 그림책, 성과집 등을 소개하는 평생학습 온(溫)택트 성과 공유회 행사를 12월 중순경 진행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0.12.08 17:47

정읍시, 동학농민혁명 역사 담은 책자 ‘발간’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을 맞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혁명 발상지의 긍지를 높이기 위한 책자를 발간했다.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산하 연구기관인 동학역사문화연구소 조광환 소장, 곽형주 부소장, 이진우 운영위원이 공저로 등록된 책자는 정읍동학농민혁명사이다. 책에는 동학농민혁명의 배경과 전개 과정, 제2의 동학농민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해농민봉기 등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 그동안 진행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미흡했던 부분을 더욱 보완해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교재로 사용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봉건제도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일어난 고부 농민봉기부터 동학농민군의 최초이자 최대의 승리인 황토현전투, 그리고 이어진 전주성 점령 등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무대와 전개 과정을 담아냈다. 또한, 전주화약 체결 이후 집강소 운영을 통해 농민들이 꿈꿔왔던 관민상화 정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이와 함께, 동학농민혁명 이후 일어난 의병항쟁과 31 만세운동, 독립군의 항일운동으로 이어진 과정을 실증적으로 접근해 자세히 집필했다. 시는 이번 책 발간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민중민족적 의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진섭 시장은 책자 발간을 계기로 더 많은 자료가 모아져 온전한 동학농민혁명사가 복원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민들도 동학농민혁명에 깊은 관심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임장훈
  • 2020.12.08 17:1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