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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 - 김근혜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오래 전, <호모 루덴스>라는 놀이하는 인간을 다룬 책이 있었다. 이 책에서 인간은 놀이에서 지금의 문명을 이루어냈다고 했다. 우리가 흔히 놀이는 시간의 소비쯤으로 여기지만 사실 예술과 스포츠, 과학까지도 놀이적 성격을 띤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른도 아이도 놀이를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놀이를 빼앗긴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얼마 전, 김근혜 동화작가의 첫 장편동화가 나왔다. 등단 후, 몇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선보인 책이라서 소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마음껏 풀어놓았다. 제롬랜드라는 공간이 가지는 선명성 때문에 제목부터 시선을 끌었다. 또한, 가상세계를 하나하나 만들어 수많은 몬스터를 탄생시키고, 그 과정에서 인물들의 우정과 자신들의 일상을 기억하며 제롬랜드를 빠져나오게 하기 까지, 창작 과정의 수고스러움이 눈에 선했다. <제롬랜드의 비밀>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게임과 관련한 동화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게임 세상에서 돌아오지 않는 친구를 찾아 나선다. 친구를 찾기까지 많은 가상공간 속에서 몬스터들과 대항하며 결국 친구인 찬서를 찾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게임은 지나치지만 않다면 집중력이나 판단력, 순발력까지 키워준다. 하지만 게임은 한 번 잡으면 놓을 줄 모르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함정이다. 놀이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이 선택한 게임, 하지만 그 대가가 혹독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게임을 무한대로 할 수 있다는 유혹으로 시작된 것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쉽게 유혹에 빠지기도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처럼 학교에서 학원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면 아이들은 언제든 다시 게임의 유혹에 빠져 일상을 탈출하고픈 생각이 들 것이다. 끊임없이 솟구치는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가 게임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곳은 새로운 자극이 함께 하고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짜릿함과 박진감, 생동감이 있다. 이처럼 가상공간은 모험을 제공한다. 아이들이 밖에서 놀 수 있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대리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어른들이 관여하지 않는 자신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은밀한 곳이기도 하다. 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험과 이야기가 게임에는 가득하다. 그러니 어찌 게임을 멀리하겠는가!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눈만 뜨면 골목길을 누비던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환경도 시설도 좋은 놀이터가 많지만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아이들은 모두 경쟁으로 몰려 학원을 전전하고 있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 기성세대들이 맘껏 누렸던 것처럼 고무줄놀이, 술래잡기,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등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놀다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을 만큼 노는 것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 주지 않는 한 게임의 유혹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제롬랜드의 비밀>을 통해 아이들이 가상세계가 아니라 현실에서 맘껏 놀 수 있는 세상의 필요성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잊힌 기억은 온몸으로 느낄 때 되살아 나!라는 주인공의 말처럼 이 땅의 아이들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놀이의 장을 펼쳐야할 때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9.09 16:58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1) 맑아서 불온했던, 날망의 소나무 시인 이광웅

이광웅 시인. 이광웅 시인은 1940년 익산에서 가난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얼굴이 유독 희고 목이 길었던 시인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고, 명문고인 남성고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사유가 깊고 감수성이 뛰어나서 글쓰기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소설과 시, 수필 등을 써서 많은 상을 받기도 하면서 문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외국의 고전을 원서로 죽죽 읽을 만큼 외국어 실력도 뛰어났다. 시인은 좋아하는 선배를 따라 외국어대학교 불문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나 한 학기를 마쳤을 때 건강이 나빠지고 집안 형편도 어려워져서 중도에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대학을 그만두고 방황하면서도 그는 틈틈이 시를 썼다. 그때 그의 독자는 시인의 누이동생들이었다고 한다. 언뜻 보면 방황의 시간이었지만, 시인은 이 시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신석정 선생을 만나서 문학적 깊이를 채워나갔다. 석정 선생의 권유로 전북대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또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잡지사 교정 일도 하고 시도 쓰면서 세월을 보냈다.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항식 교수는 시인의 재능을 살리고자 원광대학교에 문예장학생제도를 마련하였고, 그를 첫 대상자로 받아들였다. 그러고 보니 시인이 1959년 외국어대학교에 입학한 이래 12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게 된 것이었다. 그는 1967년 유치환과 1974년 신석정의 추천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대학 졸업 후 원광여고를 거쳐 1976년부터는 군산제일고등학교에서 국어과 교사로 근무했다. 시인은 당시 문단에 풍미하던 모더니즘에 심취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와 현실을 올바로 보고자 하였다. 그런 어느 날 시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1982년 겨울 늦은 저녁, 군산경찰서로 다급한 전화가 한 통화가 왔다. 버스 승객 중에 누군가 불온 유인물을 놓고 내렸다는 것이다. 버스 안내원은 인민의 힘으로 되는 새나라 같은 구절을 보고 신고한 것, 군산경찰서에서 내사한 결과, 술에 취한 이광웅의 제자가 선생님에게서 빌려온 오장환의 시집 『병든 서울』의 필사본을 깜박 두고 내렸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비극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 군산제일고 교사 5명이 영장도 없이 체포되어 온 것이다. 전두환 군사정권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사회의 비판을 억누르기 위해 <오송회 사건>을 본보기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경찰이 공소장에 제시한 불법 서적은 오장환의『병든 서울』, 이영희의『전환시대의 논리』 등이었고, 북한의 교육제도와 순수한 우리말 보존을 평가한 것은 고무찬양죄가 되었다. 단지, 월북작가의 시집을 돌려 봤다는 이유로 이광웅, 박정석, 전성원, 이옥렬, 황윤태, 강상기, 채규구, 엄택수와 조성용 등 군산제일고 교사 9명이 구속되면서 시인은 조작된 공안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다. 교사 다섯 명이 소나무 아래에서 모였다 하여 그 유명한 오송회 사건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다섯 명의 남성고(南星高) 출신 선생님이라 하여 오성회(五星會)로 몰아가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분이 다른 학교 출신이어서 성(星)자를 못 쓰고, 대신 소나무 송(松)자로 썼다는 웃지 못할 비사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용공 사회주의 건설을 기도한 주동자로 조작되어 7년 형을 선고받았고 복역하다가 1987년 6.29선언 이후 4년 8개월 만에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감옥에 있을 당시 시인은 필기도구조차 빼앗긴 상태여서 단 한 줄의 글도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운동장에서 주워 온 못을 날카롭게 갈아서 우유 곽에다 시를 쓰고, 책 표지를 뜯어 그 위에 붙여 놓은 방법으로 그 시편들의 생명을 지켰다. 그렇게 해서 빛을 본 것이 두 번째 시집 『목숨을 걸고』(창작과비평사, 1989)에 실려 있는 <바깥의 노래>, <바람의 손길>, <햇빛 한참> 등이다. 시인은 당시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의 무력함을 이렇게 노래하기도 했다. 바람이 부네 마파람 바깥 세계로부터의 무슨 전령이나 되듯이 개구리 울음소리 아득히 이 바람결에 실려 오네. <중략> 여수도 무기수도 수갑 찬 사형수도 어느 누구도 이곳에서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와 왜 어떻게 감옥 안에 흐르며 머무는지 손에 잡힐 듯이 말할 수 있을 거네 바람이 부네 세계에서 가장 넓고 부드러운 바람 감옥의 바람 -이광웅의 시 「바람의 손길」의 일부 시인은 1988년 8월 군산 서흥중학교에 복직되었지만, 다시 해직교사가 되었다. 그 이유는 참교육을 부르짖었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것이었다. 이 무렵 시인은 두 번째 시집 『목숨을 걸고』(창작과비평사, 1989)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옥중생활의 고단함과 통일과 민주에의 열망, 출소 후의 낙수 같은 시, 교사로서의 애환, 그리고 초기 시편들이 수록되었고, 또한 문익환 목사의 서문과 김용택 시인의 발문도 실려 있다. 문익환 목사는 당신의 자상한 마음으로 골라낸 몇 마디 안 되는 말에서 울려오는 가락만으로 우리는 당신의 믿음, 당신의 사랑, 당신의 바람이 얼마나 아픈 것인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군요라고 했다. 극도의 절제된 언어로 무지막지한 고문과 억울한 철창생활을 담담하게 그려놓은 것에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 시집을 이렇게 평가하였다. 생명은 거룩하여라. 그래서 우리는 모든 생명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머리를 숙일밖에. 철창을 통해서 흘러든 햇빛얼어 곱은 두 손에 받아 든 햇빛 김용택 시인도 그의 시편을 꼼꼼하게 독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늘 깨어 있는 모습으로 이 땅의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화, 그리고 조국 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시를 쓸 것이라고 다짐했던 시인을 서해 바다와 그리고 군옥벌이 한눈에 내려다보는 월명공원 날망에 선 한 그루 소나무로 비유하기도 했다. 시인은 우리에게 세 권의 시집을 남겼다. 첫 시집은 1985년에 펴낸 시집은 『대밭』(풀빛, 1985)이다. 이 시집은 시인이 감옥살이할 때 누이동생이 펴냈다고 하는데, 맨 뒷장에는 이런 말이 씌어 있다. 이 시집은 한 결결한 정신의 감동적인 변모의 기록이며, 동시에 내면 서정의 모더니즘에서 민중해방의 리얼리즘으로 나아가는 우리 민족 문학의 한 극적인 승리의 기록이다. 당시 시인과 함께 해직교사였던 도종환 시인(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 국회의원)은 시인 이광웅을 이렇게 회상하였다. 그대는 이 땅의 맑은 풀잎이었다가 허리에 도끼날이 박힌 상처받은 소나무이었다가 그대는 별자리에서 쫓겨난 착한 별이었다가 견결한 향기로 시드는 가을 들판 마른 쑥잎으로 앉아 있다가 그대는 진흙도 물벌레도 다 와서 살게 하는 고운 호수였다가 천둥번개도 눈보라도 다 품어주는 저녁 하늘이었다가 그대는 지금 갈기갈기 소나기로 내려앉은 슬픔 쏟아지며 쏟아지며 온 세상을 다 적시는 눈물의 빗줄기. -도종환의 시 <이광웅 시인> 전문- 시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였고, 도종환, 안도현 등의 후배 시인들과 좋은 시인 선생님이 되기를 꿈 꾸었고, 한때는 교육문예창작회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시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전교조운동에 참여하였다 하여 또 해직의 아픔을 당해야 했다. 그 후 전주 한샘학원에서 강사를 하기도 했지만, 1992년에는 아예 서울로 올라가서 창작에만 전념했다. 그런데 그 무렵 시인은 암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나 육신은 암에 의해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던 것, 암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세 번째 시집 『수선화』(두리, 1992)를 출간했다. 그 후 며칠 지나지 않은 12월 22일, 시인은 52세의 젊은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시인이 세상을 떠난 6년 뒤, 1998년 그를 기억하는 분들이 금강하구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다 시비를 세웠다. 언제나 바닷바람을 맞고 서 있는 이 시비에는 시인의 대표시 「목숨을 걸고」가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이광웅 시집 『목숨을 걸고』(창작과비평사, 1989)-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9.09 16:34

[제14회 바다문학상 당선작 본상] 오빠의 바다 - 박미림

박미림 집 나간 오빠가 돌아왔다. 거지 행색을 하고. 달포만이었다. 초상집처럼 울고불고 전국을 찾아 나서곤 하던 가족들은 일시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그의 몰골에 할 말을 잃었다. 가난하지만 아들만큼은 온 정성을 다해 키우셨던 부모님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유독 수재(秀才)였던 아들이었다. 내게도 오빠의 초라한 귀가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하늘같이 우러러 보이던, 우리 집의 우상이었던. 모범생 오빠, 그의 가출은 연유가 있었다. 난, 한 참 만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부터 그는 모든 걸 포기한 인생 같았다. 짜증을 내고, 무단결석을 하고, 친구들을 불러모아 술판을 벌이고, 온종일 기타를 두드리며 고성방가를 불렀다. 그러다가 급기야 호된 꾸지람을 받은 날, 기다렸다는 듯, 집을 나가버렸던 거였다. 난 오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변해버린 오빠가 섭섭하고 미웠었다. 70년대는 연좌제가 무시무시하던 시절이었다. 우리에겐 얼굴도 모르는 큰아버지가 계셨다. 보도연맹 서기로 일했다는. 6.25가 발발하기 직전, 그가 영문도 모른 채 불려 나가 한밤중에 주검으로 돌아왔다는 소문은, 늘 우리 일가친척을 주눅 들게 했다. 그 끔찍한 사연은 쉬쉬해야만 했던 우리 집의 불행한 가족사였다. 함부로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앗아갔다. 그로 인해 판검사를 꿈꾸던 삼촌도, 공무원을 원했던 사촌들도 모두 꿈을 접어야 했음을 오빠는 뼈아프게 새기고 있었던 것이다. 연좌제가 걸려있는 가족들에게 똑똑하다는 건, 어쩌면 형벌이었을 거다. 공부한 들 뭘 해,난 희망이 없어,죽고 싶어.오빠가 집을 나가고 난 뒤 이곳저곳 낙서장에는 자신과 시절을 비관하는 글들로 빼곡했었다. 그러니 집을 나간 오빠가 달포 넘어서까지 돌아오지 않았을 때 가족들은 모두 불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제발 살아있기나 해라.그래, 희망이 없는 젊음이란, 이해하고도 남지. 전화도 없던 시절이었다. 온 가족이 단서를 찾느라 책을 뒤지고 친구들을 수소문하고 속을 태우다 그만 지쳐갈 즈음이었다. 그날도 가족들은 눈이 퉁퉁 붓도록 울던 중이었을 거다. 오빠가 돌아왔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마루 끝에 선 저 사람, 옥수수수염 같은 머리카락, 엉클어진 수염, 퀭한 눈, 낯설었다. 저 이가 정녕 내가 아는 우리 오빠란 말인가? 하지만 어색하다거나 반가운 인사를 나눌 새도 없었다. 그는 쓰러져 시체처럼 자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애벌레가 허물을 벗듯 그는 푸르르 깨어났다. 바다 냄새가 났다. 그가 말문을 열었을 때. 죽음 근처에서 헤매던 냄새라곤 믿어지지 않았다. 바다를 한껏 껴안고 돌아온 것만 같았다. 실제로 그는 죽기 위해 생의 끝인 양 바다를 향해 달렸다고 한다. 충청북도 보은 땅, 자신을 태어나게도 했거니와 자신의 삶을 저당잡은 고향을, 가족을, 등지고만 싶었다고 했다. 그리하여 완전한 반대 방향인 바다로 바다로 향해 끝없이 달렸다고 했다. 충청도에서 부산으로, 다시 목포로, 죽고자 찾아 나선 바다였다. 그가 죽기 위해 바다 앞에 설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파도 소리에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안돼, 아들아! 그건 안돼. 바다는 죽고자한 마음들을 흔들어 일으켜 주었을 것이다. 아픔을 토닥토닥 안아주고, 흔들리며 살아온 제 생을 일러주기도 했을 것이다. 그때 문득 파도의 하얀 포말처럼 다가온 사람. 하얀 제복의 대학생이었다. 해양대학. 눈이 부셨다고 했던가? 가슴이 뛰었다고 했던가? 희망처럼 무엇이 번쩍 솟아올랐다고도 했다. 그래 바다와 함께 살자. 파도 너머엔 빛이 있을 것이다! 돌아가자. 다시 돌아가 시작할 것이다. 얼마나 흔들리고 흔들렸던 것일까? 깨어난 그에게 단단한 각오가 보였다. 오빠는 머리를 깎고 독서실로 향했다. 고등학교 1학년을 채 마치지도 않았던 그였다. 그가 불과 1년 남짓, 급기야 검정고시를 거쳐 목표한 대학을 입학하고 무사히 졸업까지 했다. 순탄치는 않았지만, 무사히 외항선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엄마는 늘 부뚜막에 바다를 모셔 놓고 사셨다. 그것은 어머니의 조왕신이자 포세이돈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추운 겨울 부뚜막에 떠 놓았던 조왕보시기 정화수가 얼었다고 야야, 오빠에게 좋은 일이 있을랑갑다. 이것 좀 봐라. 돛을 단 배.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정화수 보시기의 물은 배처럼 얼어있다. 가운데가 볼록 치솟아 정말 바다 위에 돛배 같았다. 나는 웃지 않았다. 굳이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과학 사전을 찾아보거나 의심하지 않았다. 엄마의 상상이 옳다고 무조건 믿고 싶었다. 사방 바다를 만날 수도 없는 충청도 산골에서 우리 엄마는 부뚜막에 날마다 바다를 모셔 놓았던 거다. 세상의 수많은 생명을 품을 줄 아는 바다, 흔들릴수록 더 아름답게 반짝이는 바다, 엄마의 부뚜막이 그 바다가 아니라고 누가 우길 수 있겠는가? 오빠의 하얀 제복은 우리 가족은 물론 마을의 설렘이었다. 대학생도 귀한 오지 마을, 오빠가 오는 날이면 이웃 마을 언니들까지 괜히 우리 집 앞을 서성대곤 했다. 그런 오빠가 다녀갈 때마다 나는 말로만 듣던 먼 바다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갔다. 바닷가에도 바지락이며 조개 농사를 짓는 어촌이 있다는 것도, 태평양 한가운데엔 산더미 같은 파도가 밀려와 진짜 배를 넘기도 한다는 것도, 그 파도를 헤치며 오늘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멋진 바다 사나이들이 있다는 것도. 나에겐 모두 처음 듣는 특별한 세상 이야기였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어렵던 시절 우리 가족을 일으켜 준 바다의 신은 누구였던가? 용왕인가? 엄마의 부뚜막 조왕신인가? 황금 갈기를 휘날리며 바다를 달린다는 포세이돈인가?그때 오빠가 잘못되었더라면?바다가 그를 안아주지 않았다면? 끔찍한 일이다. 우리 가족은 또다시 풍비박산이 났을 것이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물려 흔들리고 떠밀려가던 우리 가족을 포근하게 껴안아 준 바다. 그러기에 나는 바다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포기할 뻔했던 오빠의 젊음을 토닥여 주고 일평생 안아 준 바다. 망망대해 가도 가도 끝없던 바다 위에서 꿋꿋이 견디며 가족들을 위해 희생해 온 오빠. 그의 고독한 삶을 존경하는 만큼 나는 바다를 흠모한다. 전화가 왔다. 바다와 평생을 산, 갓 퇴직한 오빠의 초대 전화다. 동생아, 우리 이사한 집에 놀러 올래? 거실에서 바다가 보여. 나는 눈물이 났다. 오빠는 언제까지나 바다와 함께 살고 싶은가보다. 보은(報恩)이리라. 절망이었을 때 그를 안아준 바다에 대한. 수화기 너머엔 바다가 있다. 작은 배 한 척 노을 속 바다 위에 평화롭게 떠 갈 것이다. 일출이 눈부시다면 일몰은 아름답다 했던가? 오빠의 해넘이 풍경도 그랬으면 좋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9.08 17:12

혼불만민낭독회, 8일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의 혼불만민낭독회가 8일부터 30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펼쳐진다. 낭독회는 소리 내 읽으면 자연스레 운율이 담겨 한 편의 시가 되고, 판소리가 되는 소설 <혼불>의 특성을 살려 애독자와 문화예술인이 소설의 문장을 쓰고 읽으며 좋은 글로 속을 채우고 마음을 달래는 시간이다. 2017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문학관협회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매년 가을에 열리고 있다. 소설 <혼불>, 100인이 읽고 쓰다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낭독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9월11월)에 맞춰 기간을 확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형태로 독자와 만난다. 온라인 행사는 SNS로 진행한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소설 <혼불>의 문장(문단)을 골라 직접 쓴 뒤 글과 얼굴이 보이게 찍은 사진이나 낭독 영상을 페이스북 등에 태그와 함께 게시한 후, 신청서와 사진(영상)을 첨부해 20일까지 메일(jeonjuhonbul@empas.com)로 접수하면 된다. 오프라인 행사는 30일까지 최명희문학관을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다. 문학관을 배경으로 <혼불> 속 문장을 직접 쓰고 읽는 모습을 촬영해 제출하면 된다. 참가자 중 추첨을 통해 전라북도 공예인들의 예술작품을 선물로 제공한다. 최기우 관장은 언어는 정신의 지문(指紋)이라고 강조한 최명희는 소설 <혼불>이 낱말과 문장 낱낱의 단위로도 충분히 독립된 작품을 이뤄 감동을 선사하기를 희망했다면서 책을 펼치며 단정하고 우아하며 아름답고 정확한 모국어의 뼈와 살, 그리고 우리말과 우리 혼의 무늬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9.06 15:44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0) 바다를 품은 고향 하늘의 새가 되고 싶었던 김민성 시인

김민성 시인은 1927년 3월 3일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선은리에서 태어났다. 부안공립보통학교와 전주북공립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죽산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문학의 꿈을 키우기 위해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했다. 틈틈이 습작한 시를 발표해오다 1960년 신석정 시인의 추천으로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인은 평생 시를 쓰면서 살았다. 1986년 첫 시집 『파도가 밀려간 뒤』를 낸 이래 2002년 『황혼의 숨결』까지 열한 권의 시집과 다섯 권의 산문집을 냈다. 시인은 1978년에서부터 1992년까지 부안여자중학교 교장을 역임하였고, 정년 후에는 낭주학원이사장, 부안문학관 관장으로 활동하면서 문학과 향토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1985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비롯한 허난설헌문학상, 백양촌 문학상, 교육부장관상, 목정문화상, 세계시황금왕관상 등을 수상하였다. 부안의 선은 마을은 선조들이 누대를 이어온 곳으로 시인은 유복한 가운데 가통(家統)이 뚜렷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시인은 늘 성품이 곧고 겸손을 생활신조로 삼고 살아왔기에 그를 아는 문인들과 고향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맏형 같은 분이었다고 한다. 그의 선비적 품격과 기질, 정중함은 시인을 회억할 때마다 누구나 떠올리는 말이라고 한다. 그의 수필집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고글, 1996)에 나오는 24개의 창에는 크고 넉넉했던 집안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첫 시집 『파도가 밀려간 뒤』(친우,1986)는 시인이 문단 데뷔 26년 만에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여기에는 시인의 성품과 치열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어설피 양산(量産)해서 자꾸 내던지는 경망을 피하고 신중하고 겸허하며 차근차근 다지면서 꾸준하게 이루고 기다리는 시인의 자세가 드러나 있지 않은가.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시인의 겸허한 자기성찰(自己省察), 그리고 정중한 내면 구성, 은은한 자기 노출이 드러난다(이병훈, 「차근차근한 자기성찰」, 첫 시집 발문)는 평가를 받았다. 저는 가만가만 술청을 나와 길모퉁이의 쓰레기장에서 하늘을 하늘이게 하고 땅을 땅이게 하고 빌다가 「로이도」 0도의 안경을 콘크리트 바닥에 떨쳐버렸습니다. 부서진 안경알의 파편 속에는 꽃과 바람과 뉘우침과 조소와 그런 것들이 함부로 함부로 우쭐대고 있었고 저는 견디다 못해 도망쳐 겨울나무 뒤에 숨어 버렸습니다. - 시집 『파도가 밀려간 뒤』의 시 <도(禱)>의 일부- 이 시에 담긴 철저한 자성(自省), 이것은 김민성 시인의 일관된 시 정신이며 삶의 철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깨어진 안경알, 그리고 그 속에 펼쳐진 풍경(風景), 그것은 단순한 유리의 파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꽃과 바람과 뉘우침이라는 인식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시인의 고향 부안은 문학과 예술이 뛰어난 고장이다. 매창(梅窓)의 아름다운 노래가 언제나 석동산 자락을 감돌고 있으며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뒤란의 대나무 숲과 어우러져 언제라도 시심을 일렁이게 한다. 시인은 평생 이처럼 아름다운 부안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 부안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서 부안을 노래했고, 부안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살았다. 그의 시집마다 부안과 변산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오오 변산이여』을 비롯하여 『파도가 밀려간 뒤』, 『바다 우는 소리』, 『동진강 아으리랑』에는 부안과 변산에 대한 사랑이 동진 들녘의 잘 익은 벼 이삭처럼 풍성하다. 특히 신석정 시인과의 만남은 그에게는 특별한 큰 북이 아닐 수 없다. 시가 좋아 석정의 문하를 들락거렸고 석정을 따라 인생과 자연을 사랑하며 한 시대를 살았다.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시풍의 석정 시와 인간에 대한 애정과 고향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김민성의 시는 어쩌면 동류의 교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석정 시인과 함께 부안문화연구회를 만들어서 문학 활동을 활발하게 하였고, 1960년 이후 석정이 전주로 이사하자 그 빈자리를 메워가면서 부안 문학 발전의 주춧돌을 놓았다. 1961년에는 매창(梅窓)을 상징하는 이화우라는 이름을 따서 이화우동인회를 창립하여 부안 문학을 활성화했다. 또한, 신석정의 추천으로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한 허소라, 이기반, 황길현, 이병훈 등과 함께 석정문학회를 만들어서 석정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고자 하였다. -바다 3 바다는 앙금을 남길 줄 모르는 걸음걸이로 와서 가진 것 모두 잃어버린 것 모두 버릴 것 모두 모두를 파묻어 버린다. 떠나가 버린 지난여름 이야기들 떠내려간 상처 많은 사람들 눈물나는 후회를 모두 흘려버리고 혼자서 깊어만 간다. 흐르면서 흐르지 않은 생각 얼마나 많은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훌훌 씻어버리고 내처 달려 온 머나 먼 여로인가 아무도 범하지 못하는 성역에 나의 눈물과 시름을 기대고 오늘은 새초롬히 하나님 같은 그대 앞에 엎디어 불 같은 기도를 올린다. -김민성 시집 『그 끝없는 일렁임 속에』 <바다3>의 전문 - 시인은 바다를 무척 좋아했다. 그의 시집 『그 끝없는 일렁임 속에』에는 바다의 연작시 40편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시인은 시집 첫머리 자서(自序)에서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보다, 귀가 먹어버린 바다이어도 바다를 만나는 행복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바다를 통해서 인생과 삶을 반추하고 늘 거듭나고자 하였다. 시인에게 바다는 자기응시였고 자기성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정년퇴임 이후 부안문화원 원장직을 기꺼이 수락하고 열정적인 활동을 펼쳤다. 사비를 출연하여 사무실을 마련하는 일에서부터 부안의 곳곳에 어린 문화와 예술의 맥을 찾아 숨 쉬게 했다. 특히 산과 들과 바다가 알맞게 교직(交織)되어 선경(仙境)을 이루고, 거기에 멋과 노래와 예술이 넘쳐나는 고장에 관한 시문(詩文)을 망라하여 『영혼을 울리는 노래, 扶安의 詩』(부안문화원, 1999)를 엮어내기도 했다. 시인은 그이 마지막 시집 『황혼의 숨결』에서는 황혼이 모든 것을 휩쓸어 가는 그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을까. 잃어버린 것들을 찾고 싶어도 병들어 부서지는 몸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를 상상하면서 고향 부안을 관통해 흐르는 동진강의 처음부터 끝까지 날아가는 한 마리 새가 되기를 소망했다. 2002년 초여름 갑작스럽게 찾아온 췌장암. 수습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시인은 창작에의 열정을 접지 않았다. 시인의 일흔일곱 해 생애는 계미년이 시작되는 시간에 멈추었다. 그러나 시인은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땅에서 태어났음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문학과 고형은 시인의 궁극적인 삶의 가치였고 목적지이고 희망이었다. 이기반 시인의 말처럼 웅성 깊은 고향 사랑과 정중한 인간애는 그의 모든 시문의 행간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시인이 떠난 뒤, 윤갑철, 양규태 등 부안의 문우들은 범영 김민석의 삶과 문학을 기리고자 십시일반 뜻을 모아 바다가 보이는 변산의 문학동산에 시비를 세우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2008년에는 고향의 후배들이 자신들이 살아 있을 때 해놓아야 한다면서 신인의 고향 마을 선은리에도 시비를 세웠다. 한평생 시와 고향 부안(扶安)을 사랑했던 범영 김민성은 오늘도 고향의 새가 되어 변산반도에서 동진강까지 훨훨 날고 있을 것이다. -오오, 변산이여 변산에 해가 저문다 긴 밤이 오겠지 그러나 또 다른 새벽이 찬란히 트이겠지 산이 높고 짚은 데도 왜 당신은 빈 마음으로 오십니까 바다가 넓고 푸른 데도 왜 당신은 빈 손으로 오십니까 그저 오르고 그냥 돌아가기만 하다가는 산이나 바다는 너무나 길고 당신은 너무나 짧습니다 들판이 거칠고 메말랐으면 그만큼 일구고 가꾸어 나갑시다 그래야 우리의 마음도 자연과 함께 역사와 함께 걸어갈 게 아니겠습니까. -김민성의 시 <오오 변산이여> 전문 부안 변산 문학공원 시비에서 /송일섭 전북문학과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9.03 16:34

[신간] 임실의 역사 문화 망라한 '임실군지' 발간

23년만에 임실군의 역사와 사회생활상, 인물 등을 담아낸 <임실군지>가 발간됐다. 임실군은 군지 발간을 위해 지난 2017년 임실군지편찬위원회(위원장 최성미 임실문화원장)를 구성하고,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전라문화연구소(책임 한문종)에 원고집필을 맡겼다. 원고집필에 4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발간된 군지는 과거 두 차례 발간됐던 군지(1977년, 1997년) 때보다 사진을 풍부하게 담아 현장감을 살리고, 발간에 앞서 주민 열람을 통해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등의 노력을 들였다. <임실군지>는 △임실의 역사 △문화유산과 역사자료 △임실의 생활과 민속 △자연환경 및 인문지리 △현대사회와 미래 △임실의 인물 등 모두 6책으로 구성됐다. 구석기 유적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문화를 수직적으로 배치하면서 임실의 문화유산, 생활문화, 종교, 민속, 사회단체 현황, 임실의 인물 등에 대하여 입체적으로 기술했다. 임실군내 발굴된 구석기신석기마한유적 등을 소개하고, 후백제고려조선을 거치면서 임실군의 행정구역 변화 과정을 정리했다. 근현대화 과정에서 임실의 동학농민혁명과 의병항쟁, 독립운동 등의 활동 상황과 일제강점기 임실의 사회상 등을 자세히 담았다. 대한민국 정부 설립 후 임실에서 역대 국회의원 당선자와 출마한 인물들을 군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회의원 후보현황에 득표수와 정당, 경력 등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활동하는 각 기관 및 단체들도 안내했다. 임실군청을 비롯해, 국립임실호국원, 임실119안전센터,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 등 임실 소재 기관의 현황과 역사를 담았고, 교육단체, 금융단체, 문화단체, 군부대, 안보보훈단체, 산업경제, 체육, 봉사, 향유회 등 다양한 업종의 단체들을 소개했다. 임실에 대한 미래 비전은 모두가 행복한 스마트 강소도시 임실로, 군의 대외적 이미지 조사, 미래상에 대한 지역주민의견, 임구감소와 고령화 등 당면한 임실군의 현황 등을 종합한 분석을 통해 임실의 강점과 잠재력을 분석하고 결정했다고 군지는 소개하고 있다. 인구, 청년일자리, 삶의 질, 농업농촌, 문화, 관광 등 6개의 분야에 대한 중장기적 발전 계획을 살필 수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9.02 16:49

[신간] 30주년 맞은 열린시문학회, 전북문단 굳은 뿌리로

전북문단과 함께 30년의 역사를 쌓아올린 열린詩문학회가 동인지 <열린詩집>의 30번째 이야기를 엮었다. 열린詩문학회의 출발점은 1989년 10월 7일 중산 이운룡 시인이 전북지역 최초로 전동 소재 유구회관 금모래 다방에서 개설한 1년 과정 시 창작교실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역사회와 문단에서 모인 뜨거운 관심을 바탕으로 성장한 시문학 강좌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 창작교실 수료자는 연간 2433명을 기록했으며 신춘문예 당선자 17명, 문예지 신인상 당선자 112명을 배출해냈다. 열린시문학회와 함께 전북 문단을 비옥하게 일궈온 문인들로는 전북문인협회장 류희옥, 전북시인협회장 김현조, 전주문인협회장 유대준, 무주문인협회장 이명희, 완주문인협회장 박은주 등이 있다. 더불어 1995년에는 열린詩문학상을 제정하고 제1회 수상자 이목윤 시인을 시작으로 올해 제26회 수상자로 김홍부 시인을 조명했다. 단, 오는 10일 전북문학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열린詩문학상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상황에 따라 취소했다. 특히 1991년 열린詩문학회는 동인지 제1호 개망초 꽃 등허리에 상처 난 기다림을 발행했으며 해마다 거르지 않고 회원들의 글을 엮어 출간했다. 30호를 기념하는 특집으로는 김은유 화려한 탱고, 김홍부 바람이고 싶다, 이명희 사과속의 바다를 소개하고, 초대시로 이운룡 시인의 작품을 실었다. 이소애 시인은 30호 기념 평설로 자연의 근원과 회귀 인식의 시도를 썼다. 이밖에도 먼 솔바람소리, 귀명의 오도(이재숙), 영육 일체, 오지랖 넓은 생의 결실(김영) 등 깊이있는 평설로 독자들과의 진한 소통을 그렸다. 이 때문에 올해 펴낸 열린詩집 제30호에는 회원들의 남다른 긍지와 애정이 녹아있다. 이운룡 시인의 뒤를 이어 2012년부터 열린詩문학회 시 강좌를 이끌고 있는 이재숙 지도교수는 전북문단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열린詩문학회가 이 땅에 뿌리 내린지 30년의 역사가 흘렀다며 역사와 문학예술에 이바지한 치적을 숫자나 결과물로 간단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오로지 한길을 걸어온 올곧음으로 예향 전북의 문단을 더욱 가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9.02 16:49

[신간] 고대사회 전북은 동북아 문물교류의 허브였다

고대사회 전북은 어떤 역할을 해왔을까. 이런 의문을 풀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의 <동북아 문물교류 허브 전북>(전북연구원). 이 책은 고고학 유물과 옛 문헌을 토대로 선사시대부터 후백제까지 전북이 갖는 국제적 역동성을 소개한다. 이 책에 따르면 1967년 새만금 내 선유도 전원마을 패총에서 빗살무늬토기편이 처음으로 학계에 알려진 뒤 1970년대 부안 계화도 산봉우리에서 신석기 유물이 발견됐다. 학계에 보고된 전북지역 40여개소의 신석기시대 유적 가운데 4분의 3정도의 유적이 새만금 일대에 자리잡고 있다. 새만금일대의 해양 활동이 신석기시대부터 시작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다. 저자는 특히 군산은 금강과 만경강?동진강 내륙 수로와 서해 등 당시 4개의 교역망이 사방을 애워싸고 있는 군산이 물류의 거점으로 봤다. 군산에서 생산된 소금을 살려고 빗살무늬토기를 가지고 군산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봤다. 저자는 전북가야의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저자는 전북가야를 봉수왕국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봉수유적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 중에서 특히 장수가야는 금강 최상류에 가야문화를 꽃피웠고, 백두대간 서쪽 장수군에 지역적 기반을 둔 장수가야는 가야 영역의 서북쪽 경계로 백제와 줄곧 국경을 맞댄 어려운 역경 속에서 가야소국으로 발전했다고 저술했다. 이곳에서 발견된 토기는 대가야와 소가야, 아라가야토기가 함께 섞여있는데, 이는 당시 물물교환의 증거물로 장수가야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곽 교수는 전북 동부지역에서 철과 새만금에서 소금이 생산됐는데, 이는 전북에 기반을 두고있던 마한?가야?백제?후백제가 발전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면서 전북의 고대문화는 동북아 문물교류 허브로서 전북의 자긍심이자 값진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9.02 16:49

[신간] 한국국제협력단 창립멤버 송인엽 교수가 전하는 통일 희망

영원한 KOICA맨이라 불리는 송인엽 교수와 두 발로 지구 한 바퀴를 뛴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함께 여행문학 <나는 달린다>를 펴냈다. 526일 동안 매일 마라톤 풀코스를 소화하며 미대륙과 유라시아 대륙 2만1200km를 달렸는데, 이 도전 과정에서 마주친 풍광을 기록하고 역사문화사랑평화정신을 담아냈다. 송인엽 교수(前 한국교원대)는 104개국을 여행하고 쓴 <시(詩)로 노래하는 세계여행>, 대한민국 100대 명산10대 강15대 섬을 누비고 쓴 <시(詩)로 노래하는 우리 산하>로 독자들과 만남을 열어왔다. 그의 고향 이야기가 담긴 시집 <시(詩)로 노래하는 천년의 비상 전라북도>를 통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평화통일과 도전의 아이콘으로서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의 열정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매일 달리기 위해 수레에 생필품을 싣고 숙식을 해결하면서도 언론에 매주 기고를 하는 등 깊이 있는 여행기로 강한 인상을 줬다. 이번 책은 두 사람이 지구를 한 바퀴 달린 여정의 대목을 꼽아 발간한 것이다. 유라시아 1만6000km를 달린 대장정은 조만간 3권의 책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송 교수는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지금까지 펼쳐온 지구 한 바퀴 2만1200km 달리기는 조국의 평화통일 일념과 불굴의 투지로 가능한 일이었다며 미완으로 남은 북녘 달리기는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있을 때, 북 당국이 문을 열어줄 것 같다. 독자들의 응원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의 뜨거운 도전기를 두고 응원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한민족의 평화에 대한 열망이 한걸음 한걸음으로 세계 한 바퀴라는 꿈의 대장정을 완주하고, 혹독한 추위나 모래폭풍도 한민족의 힘을 모아 평화의 길을 열고 싶다는 그들의 신념을 막지 못했다고 평했다. 송영길 국회의원은 나는 오늘도 그들과 함께 뛴다. 그들이 발로 뛰며 뿌린 평화의 씨앗이 지구촌 곳곳에 뿌려져 알알이 열매 맺는 날을 나는 꿈꾸고 있다며 2018년 10월 북의 이선권 조평통위원장(현 외교장관)을 만나 저자들의 북녘달리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와 송인엽 박사는 쉽게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돌격하는 돈키호테와 산초라며 남북평화라는 민족의 꿈, 어렵지만 반드시 이뤄야 할 꿈을 향해 달리는 저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언젠가는 분단을 극복하는 커다란 물결로 분명 돌아올 것임을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9.02 16:49

[신간] 삶과 그 사이를 유영하듯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

일상의 삶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섬세하게 관찰한 시가 순간과 순간을 잇는다. 이재린 시인의 첫 시집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세상의모든시집)에는 탁월한 언어와 거침없는 상상력의 힘을 보여주는 시인의 에너지가 담겼다. 이 시인은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이후 2011년 시흥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독창적인 시세계를 펼쳐왔다. 이번 시집에는 표제시를 비롯해 고양이 눈 속에 어슬렁거리는 저녁이 있네, 늘 푸른 응급실, 네 것이면서 네 것이 아닌 등 50여 편의 시를 엮었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지루함이 가져다 주는 순간들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처럼 시인의 시선이 닿는 곳곳마다 새로운 의미를 입는다. 제 몸의 꽃들을 밀어내는 나무에게서 배고픈 세상에 밥이 되는 꿈을 본다 꼬들꼬들 익어 뜸 들던 것들 윤기 나는 밥이 되었다가 누룽지만 남았다 뜨거웠던 육신만이 누룽지로 남아 중얼거린다 바람이 꽃을 따먹던 자리, 달빛이 어둠을 휘젓던 자리에 적막이 집 한 채 지을 동안 어떤 노후는 묻고 싶으리라 한 번 더 끓어오를 수 있느냐고, 다시 밥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냐고, 이팝나무 꽃 진 자리에 그 들만의 넉넉한 밥상이 차려진다.(이재린 시 그늘 전문) 해설을 쓴 이병국 문학평론가는 이재린 시인의 첫 시집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는 그 결연함으로 삶과 그 사이를 유영하듯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끌어올린다고 짚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9.02 16:49

[신간] ‘자연과 좋은 친구 되기’ 시조에 담다

고향 부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시조가 시원한 여름을 선물한다. 라현자 시인의 첫 시조집 <갯메꽃>(도서출판 청어)에는 대자연과 내 주변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읽힌다. 라 시인은 지난 2019년 시조사랑을 통해 등단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늘 소녀의 마음으로 꿈꿔왔던 시집 출간을 이루고 보니 시와 진정한 교제를 나누게 됐다는 소감이다. 총 5부로 엮은 이번 시조집에는 길, 호랑이 장가가는 날, 갯메꽃, 그러게, 아니야, 용서 등으로 큰 주제를 나눴다. 그중 서시 용서에는 영원의 이름을 향한 시인의 고백과 감사가 녹아있다. 유년의 기억과 향수가 느껴지는 과거의 세계에 이어 여성의 섬세함으로 구체화시킨 세계는 라현자 시인의 질박하고도 강인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오는 손 마중하고 가는 님 배웅하며 늘 그 집 앞 대문 어귀를 지켜온 접시꽃의 무뚝뚝한 맵시하며, 메마른 척박한 땅 잡초들 틈에 끼어 깨끗하게 살아온 키 작은 토종 나팔꽃의 깨끗한 생명력은 시인에게 좋은 친구가 됐다. 이 책의 해설을 쓴 윤덕진 연세대 명예교수는 4부 그러게, 아니야는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 생활 의식이 앞의 과거세계와 긴장 내지 공존 관계를 이룬 상태로 볼 수 있다며 마지막 5부 용서 전반부는 주로 기념시조 백일장에 출품했던 작품들이며, 나머지는 종교적인 회심이 반영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9.02 16:4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김한민 에세이 '아무튼, 비건'

나는 한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삶이 변화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다. 살던 대로 사는 것이 가장 좋다. 하루가 잘 변하지 않는 나에게 유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이다. 이 책 역시 사람을 통해 만났다. 실은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것들이었다. 다만 나에게는 귀결되는 하나의 이야기를 상상할 능력이 없었다. 편리하고 맛있는 걸 참을 수 없는 나를 핑계로 오래도록 모른 척하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편리함은 비용이 든다. 망가뜨린 것은 또 돈을 들여 고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가공식품으로 가득 찬 내 식생활이 될 수도 있고, 편치 않은 공기가 될 수도 있다. 멀리는 지구 저 끝의 빙하가 녹고, 가까이는 말도 안 되게 비가 오는 어제의 일까지도 이어져 있을지 모른다. 동물과 자연환경에 관한 지금의 전통과 문화는 우리가 그에 대해 굉장히 무지했을 때 형성된 것들이 많다. (중략) 과거에 식량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식문화라고 해서, 현재 변화된 삶의 조건에 반드시 필요할까? 오히려 해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 과거의 향수에 젖어 문화를 그 모습 그대로 지키려고 고수만 할 것인지, 변화하는 지식과 윤리에 맞춰 새로이 창조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과 의지에 달려있다.(<아무튼, 비건> 中) 이전의 우리가 무엇을 먹었다고 해서 여전히 그대로 먹고 있지 않다. 일상 속 물건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데 그런 논의는 이상하게 인간 이외의 생명을 이야기할 때만 비켜 간다. 다른 종의 생보다 인간의 편리와 즐거움이 우선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스스로 벼랑으로 내달리고 있음에도 그렇다. 당장 무엇을 함께하자고 강력하게 주창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느낀 영향력과 변화는 차례로 놓인 도미노 같았다. 내가 본 누군가의 실천을 함께 시도해보려는 도전에 가깝다. 용기를 얻는 첫걸음이 이 책에서 시작됐다. 나는 여전히 채식하는 삶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머릿속에서 첫 번째 도미노 블록이 넘어졌다. 줄줄이 선 도미노의 끝이 어떤 모양으로 남을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를 일이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무언가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 때문이든지 당신이 새로운 시도에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건 참으로 멋지고 다행한 일이다. <(아무튼, 비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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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2 16:47

온라인 전주독서대전, 언제 어디서나 함께 즐겨요

책 읽는 도시 글 쓰는 전주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올해 전주독서대전이 사상 첫 온라인 개최를 결정했다. 전주시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온오프라인으로 열기로 했던 2020 전주독서대전을 행사 프로그램 등을 최소화하고,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당초 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안전대책을 철저히 준비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행사로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어 온라인 행사로만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개폐막식과 북마켓 등 체험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프로그램도 7개 분야 35개로 축소했다. 대신 강연과 공연, 학술토론, SNS 이벤트 등 전주독서대전만의 차별성 있는 전주형 콘텐츠를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진행할 계획으로, 온라인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가족형 프로그램도 중점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실시간 강연프로그램으로는 △최재천 교수의 인류의 미래와 생태적 전환 △박연준장석주 작가부부의 읽는 생활, 쓰는 삶 △남궁인 작가의 제법 안온한 날들 △박상영 작가의 언제나 공허한 마음으로 잠드는 당신을 위한 처방△장혜령 작가의 인생의 책, 인생이라는 책 △장은영강양구장류진 작가의 전주 올해의 책 △2019 혼불문학상 수상자인 서철원 작가와의 만남 △전주를 읽어드립니다(강연 정진욱장명수이재운) △류희옥 전북문인협회 회장 초청강연 등 13회차를 마련했다. 공연의 경우 △한지인형극 백 개의 부채 △청춘버스킹 △이매진 매직쇼 △전주 올해의 책 낭독공연 △동화 속 샌드아트 △아싸! 전주, 공연 시낭송 콘서트 등이 녹화중계로 진행된다. 독서를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도 마련했다. 축제기간 기획으로 선보이는 책으로 만나는 무형문화재를 비롯해 상황별 15개 주제로 구성한 다독다독 북큐레이션 전시를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시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독서 골든벨 △어린이 독후활동 대회(독후화독후감) △가족형 체험키트 △전주독서대전 369 퀴즈타임 등 온라인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독서대전이 독자들의 블로그와 SNS를 통해 홍보될 수 있도록 전주독서대전 다독다독 SNS 이벤트를 비롯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전주독서대전 공식 홈페이지(jjbook.kr)를 통해 온라인 참가 사전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 접수를 마치면 전주독서대전을 즐길 수 있는 참여 방법에 대해 안내받을 수 있다. 전화 문의는 덕진도서관 책읽는도시팀(063-281-6514).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 개최하는 온라인 전주독서대전인만큼 더욱 실속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어디서나 책을 통해 힐링하고 즐길 수 있는 전주독서대전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8.31 17:59

[신간] 지역균형발전, 로컬이 미래다

완주 소양중학교 추창훈 교감이 지역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대안을 제시한 책 <로컬이 미래다>를 펴냈다. (에듀니티). 저자는 책에서 지역교육의 주체인 지역(마을)과 학교, 교사, 주민, 지자체, 교육청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며, 어떻게 협력해야하는지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단위의 경제 활동보다 지역사회 중심의 경제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 아이들에게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미래 사회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은 책이다. 총 4장으로 나뉜 책에서 저자는 코로나19 뉴노멀 시대 마을과 지역 즉 로컬이 대도시보다 혁신교육의 기회와 가능성이 더 커지는 곳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혁신교육의 태동과 발전에 대해 소개하고 완주에서 진행중인 혁신교육에 대한 소개, 풀뿌리 교육지원센터를 통한 로컬에듀의 실천모델 제시, 완주군내 협동 조합과 공동체활동과의 협의를 통한 교육과정 운영수립, 실천 사례 등을 통해 협동조합 활동 등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과정 편성 내용도 책에 담겼다. 그러면서 저자는 지역, 로컬이 바로 지혁균형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며, 희망과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저자인 추창훈 교사는 1990년 교단에 선 뒤 23년간 국어과목을 가르쳐왔다. 현재 완주 소양중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인 그는 학교에서 교육과정과 수업을 충실히 운영하고, 마을은 따뜻한 돌봄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로컬에듀의 구체적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년간 완주교육지원청 장학사로 근무했던 저자는 학교와 마을,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그들이 살아갈 여건을 만들어나갈 때 침체된 지역의 삶과 교육이 상생할 수 있음을 통찰하고 완주 교육공동체 활동을 소개하는 저서 <로컬에듀>(2017)를 펴내기도 했다. 저자는 퇴직하더라도 학교와 마을, 지역이 교육의 전면에 나서는 풀뿌리 지역교육과 로컬에듀를 연구하고 실천하며 선생님들과 마을교육활동가를 계속 만나고 싶다는 취지에서 이책을 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8.26 16:44

[신간] 내 시가 가슴을 울려주는 종소리 같은 시였으면

김제 출신의 송하선 시인이 94편의 시편을 엮은 10번째 시집 <싸락눈>(푸른사상)을 펴냈다. 6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절대 서정의 아름다움을 찾아 헤맨 노시인의 일관된 시정은 이번 시집에서 어김없이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본인의 시가 독자의 가슴을 울리길 희망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나의 시를 보면 작가의 이번 시집에 대한 의도가 분명하다. 나의 시는 종소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가슴 속 깊이깊이 울려주는/ 종소리 같은 시였으면 합니다/(생략) 하지만 나의 시는 풍금 소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가슴에 풍금처럼 울릴 수 있는/ 그런 시였으면 합니다 전정구 문학평론가는 이 시에 대해 그대 가슴에 풍금처럼 다가오는 구절은 해상 소리를 동경하며 시를 쓴 흔적이 돋보인다면서 풍금소리는 시골 학교의 고즈넉한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고 그 고요함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 송 시인은 이 시집의 어느 한 구절이라도 독자들의 가슴 속에 풍금소리처럼 남아있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편찬이유를 설명했다. 송 시인은 1938년 김제에서 태어나 전북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1년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1980년 우석대 교수로 부임해 도서관장, 인문사회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 우석대 명예교수다. 시집으로 <다시 長江처럼><겨울풀><안개 속에서>, 저서로 <한국 명시 해설><서정주 예술 언어><신석정 평전> 등이 있다. 전북문화상, 풍남문학상, 목정문화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8.26 16:44

[신간] 어린이 눈높이에서…말모이로 시작하는 통일 첫걸음

평화와 통일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북한 말 사전이 나왔다. <남북한 어린이 말모이>(창비교육)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기획하고 감수한 어린이용 북한 말 사전으로, 북한 말을 출발점 삼아 북한 어린이들의 학교생활과 일상을 살펴본다. 북한 말 전문가인 정도상 소설가(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부이사장)와 현장에서 늘 어린이들을 만나 온 초등 교사 장효진 씨가 필자로 만났다. 앞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에서 펴낸 <한눈에 들어오는 남북 생활 용어 2>와 북한의 문화어 사전인 <조선말대사전>을 기초 자료로 해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북한 말을 엄선했다. 어린이의 눈높이를 고려한 이 책은 학년별 난도에 따라 1~3부를 구성했다. 각 표제어와 연관된 북한 말을 함께 소개하는 방식으로 150여 개의 북한 말과 그 말이 품고 있는 북한의 생활문화를 소개했다. 1부는 학교, 2부는 생활, 3부는 수업에 초점을 맞췄다. 1부에서는 1~2학년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북한의 소학교 개학일과 학년 제도에 관한 말을 주로 다뤘고, 2부에서는 3~4학년 어린이들의 관심을 가질 시험 점수, 놀이공원, 간식 등과 관련된 말로 북한 어린이들의 일상생활을 살펴봤다. 3부는 5~6학년 어린이들이 읽기에 알맞게 음악, 자연 등 과목별 수업과 관련된 말과 체육 용어나 속담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꾸몄다. 각 표제어마다 북한의 동요, 속담, 엽서, 교과서, 동화, 놀이, 교통 표지판 등 실제 언어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 말을 제시한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단순히 사전식으로 말과 뜻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언어 사용 맥락 안에서 북한 말과 그 뜻을 시각화해 전달하고 있다. 특히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현장 교사 300여명이 모인 자문단의 검토를 거쳤다. 자문단은 북한 말 골든벨 퀴즈, 통일 글쓰기, 토론 수업 등 다양한 평화통일 수업을 시작할 수 있는 안내서라는 평을 내놨다. 김광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말은 사실과 경험, 생각을 표현하는 소중한 도구이며, 지식과 문화를 보존전승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남북한 어린이들이 서로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면 남북 교류는 인정과 존중, 호감 속에서 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이 책을 쓴 전북대 독문과 출신의 정도상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부이사장은 남북한의 어린이들은 모두 세종 대왕이 창조한 한글을 사용하고 있으며 수천 년 동안 어머니와 어머니로부터 이어져 온 민족의 말을 사용하고 있다며 남한과 북한은 근본에서는 같으나 조금씩 다른 게 있고 그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평화가 오고 통일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8.26 16:44

[신간] 헝가리 시인 ‘어디 엔드레’ 시세계 한 눈에

헝가리의 위대한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어디 엔드레(Ady Endre)의 주요 시편을 한데 모은 시선집이 출간됐다. 국내 초역으로 선보이는 시선집 <모든 비밀의 시>(최측의농간)은 헝가리어 원전 번역으로서 한경민 한국외대 헝가리어과 교수가 옮긴이로 참여했으며 그의 헝가리인 동료가 감수를 맡았다. 어디 엔드레의 작품을 우리말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은 전무한 일로, 수록된 대부분의 작품이 국내 초역이라는 설명이다. 19세기말 등장해,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 어디 엔드레는 혼란과 찬란의 벨 에포크 시대를 수놓았던 유럽의 쟁쟁한 시인 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인 시인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일상언어에서 출발해 편향적국지적 세계관을 아우르는 새로운 상징언어는 그 자체로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연다. 이번 책에는 그의 초기 시세계가 잘 드러난 <신시집>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별해 수록했지만, 그와 더불어 이른바 종교시편으로 일컬어지는 후기 시들도 빼놓지 않고 엮었다. 그의 전체 시세계를 조망할 수 있도록 다른 여러 시집 속에서도 대표적 작품들을 한두 편씩 뽑아 함께 실었다. 이 책을 엮은 최측의농간 관계자는 그는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랭보처럼, 삶의 숨겨진 비밀을 폭로하기 위한 상징을 사용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빛과 그림자를 새로운 의미로 채우고자 고군분투 했다며 먼나라에서 도착한, 그 나라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애송해 마지않는 이 이국의 시모음집을 많은 독자들이 허심탄회하게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8.26 16:44

전북 초·중·고 백일장, 9월 한달간 온·오프라인 병행

2020 전라북도 초중고등학생 백일장이 9월 한 달간 진행된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초)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이 온라인(예심)과 오프라인(본심) 두 단계로 나눠서 실시한다. 전라북도교육청의 후원으로 매년 진행하는 이 백일장은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의 여파로 온오프라인으로 병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은 각 학교 홈페이지나, 최명희문학관 홈페이지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9월 10일까지 메일(jbwriter-@naver.com)로 제출하면 예심에 참가할 수 있다.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학생을 대상으로 예심 주제가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전달되어 1차 공모전 형식으로 치러진다. 예심 기간은 11일부터 20일까지이며, 결과는 21일에 개별 통보된다. 초중고 각 30명을 선정한다. 본선은 9월 26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맞춰 학생 간 밀집밀촉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등부(10시11시30분), 중등부(오후 1시오후 3시), 고등부(오후 3시30분오후 5시30분)로 나눠 진행되며, 맞춤형 문학 강연이 함께 열릴 예정이다. 장르별(운문산문) 장원 6명에게 전라북도교육감상과 상금을 주는 등 총 60명의 학생에게 상장과 500백만 원의 상금을 준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8.26 16:40

재난 ‘이후’의 문학을 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독립연구집단 지식공동체 지지배배가 문학 속에 재현된 재난 사회의 풍경과 감성을 살펴보는 온라인 강좌&오픈토크를 기획했다. 이번 강연은 공진하는 인문클래스의 일환으로서 기획됐다. <공감에서 통감으로-지지배배와 함께 읽는, 재난 이후의 문학>이라는 큰 주제 아래 <제1부 대중강연 - 재난 이후의 문학, 살아남은 목소리>, <제2부 시민독자와 함께 하는 오픈토크>, <제3부 기록비평집 발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1부 대중강연은 9월 2일부터 10월 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전 강좌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된다. 제2부는 시민독자와 함께 하는 오픈토크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강좌&오픈토크는 일회성 강연에서 그치지 않고 시민독자들과 함께 하는 좌담회 등의 활동들을 기록하고 비평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강연자로 나선 이들은 유인실 박사(시인), 이숙 박사(전북대 출강), 김은혜 박사(만화연구자), 최정 박사(극작가), 최은영 박사(무형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로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는 시, 소설, 희곡, 만화, 영화 등 문화예술 영역에서 관심분야가 각기 다른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 모여 만든 독립연구집단으로 서로의 연구 분야를 잇고, 이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며,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는 것을 연구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아울러 지역 연구집단으로서 지역의 자리를 탐색하고 지역 시민과 함께 성장하길 꿈꾸는 풀뿌리 연구자들의 공동체다. 연구 나눔으로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차 대중강좌를 기획해 왔으며, 동네책방과 여성단체와의 연대를 모색해오고 있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의 올해 강좌는 코로나19 시대 이전에 2020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됐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경유하며, 기존에 진행했던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시대의 감수성에 대해 더 많은 사유를 담아낼 것으로 기대한다. 전 강좌 무료이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참여방법은 구글 신청을 통해 할 수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8.26 16:4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