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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공천장사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결국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한나라당 5선 중진인 김덕룡의원과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성범의원이 불법적인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자당(自黨) 지도부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으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은데 그 중 하나는 억울하다고 분기탱천해 있으니 어디 한번 지켜볼 일이다.오고 간 액수도 서민들이 들으면 입이 딱 벌어질 거금이다. 김의원이 4억4천만원, 박의원이 미화 21만달러(약 2억원)를 받았다니 상식을 갖고 열심히 사는 보통사람들 정말 열받을만 하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곪아서 터진 것이 이 정도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은근 슬쩍 거래된 돈은 또 얼마나 되겠는가.공천 비리가 터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대다수의 기초단체장과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가 그토록 정당공천제 폐지를 요구했건만 무슨 꿍꿍이 속이 있었는지 중앙정치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단체장 공천제 폐지는 언감생심이고 한술 더 떠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 도입을 감행하는 뚝심을 보여줬던 것이다.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하겠다는 속셈은 무엇인가. 삼척동자가 들어도 중앙정치권에 줄을 서라는 우회적 명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줄은 아무나 설 수 있는 것인가. 너도 나도 영향력 있는 정당이나 정치인에 줄을 대려고 쌍코피가 터지는데 가진 것 없이 줄서로 간다고 누가 선선히 받아주겠는가. 게다가 이번부터는 기초의원까지 보수를 두둑히 챙겨주겠다는데 공천권을 쥔 유력 정치인 집 앞이 어찌 조용할 리 있겠는가.지방자치는 자기 지역의 살림살이를 자기들의 의사와 책임하에 자주적으로 꾸려나가도록 하자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험대나 다름없는 제도이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제도'가 돼야 하는 명백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중앙정치권은 지방선거 간섭이 아니더라도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국가적 대사에서부터 민생현안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지방선거판을 농단하려 든다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공천장사꾼을 불러들이는 퇴행적 제도를 그대로 두고 정치 개혁을 운운한다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17 23:02

[오목대] '참공약 선택하기'

5·31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이미지 정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판세를 좌우할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싸고 특히 그러하다.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내세우니, 한나라당에선 오세훈 전 의원 카드를 내밀었다. 둘 다 비교적 이미지가 좋은 사람들이다. ‘정치’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국민들이 ‘비정치적’ 이미지를 가진 이들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건 당연할지 모르겠다. 이들은 스스로의 행태든, 언론이 만든 이미지든 깨끗함과 소신, 멋스러움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거기에 보라빛이나 녹색 등의 색깔과 패션, 깔끔한 외모까지 덧칠해져 국민들에게 신선미를 던져준다. 문제는 ‘이미지’ 자체가 아니라 자질이나 정책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뒷전이라는 것이다.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이제 막 선거판에 뛰어든 이들이 과연 얼마나 지역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잘 풀어나갈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후보자의 공약을 계량화해 유권자가 투표할 때 판단기준으로 삼는 ‘참공약 선택하기’는 의미가 크다.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 정착될지도 관심이다. 참공약 선택하기(manifesto)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의 5가지 조건을 반드시 갖추도록 하는 운동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어느 정당, 어는 후보의 공약이 ‘헛공약’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검증작업이 계속된다. 이 운동의 기원은 영국 보수당이 1835년 이 이름으로 선거공약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1997년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 노동당 당수가 ‘새로운 노동당, 2001년 영국을 위한 야망’이란 매니페스토를 발표해, 집권에 성공하면서 일반화되었다. 지금도 영국에선 정당별 매니페스토가 공표돼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일본에서는 2003년 지방선거에서 이 운동이 처음 도입되었다. 일부 후보가 이를 실행해 호응을 얻었고,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산되는 추세다.앞으로의 과제는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 그리고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 여부다. 평가의 주체와 방법, 기준 등도 언제든 논란이 될 수 있다. 낙천 낙선운동이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도 시들해진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14 23:02

[오목대] 건강예보

우리가 농경사회를 거쳐오는 동안 날씨는 농작물 수확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장마나 가뭄을 비롯 태풍등은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했다.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의 작은 변화나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날씨를 점쳤던 일은 오늘의 일기예보였던 셈이다.자연변화를 통한 감지뿐 아니라 신체증상으로도 날씨를 예측했다.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무릎이 쑤시거나 허리 어깨등이 결리면 ‘비가 오려나 보다’고 얘기했다.신기하게도 이런 짐작은 거의가 맞아 떨어졌다.이처럼 기온이나 습도,기압등 기상조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병을 기상병(氣象病)이라고 한다.즉 기상이 바뀔때 우리 인체의 조절기능에 변화가 생겨 일어나는 병을 말한다.인체는 기상의 미미한 변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적응기능이 있다, 하지만 변화가 클 경우에는 건강상태에 따라 적응기능이 떨어지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돼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이 기상병이다.기상변화에 따른 신체증상은 신경통,류머티즘,천식,심근경색,담석등 다양하게 나타난다.전 세계에서 날씨에 집착하기로 유명한 독일인들은 날씨전문채널을 운영하면서 건강날씨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북한도 지구자기(地球磁氣) 변화가 인체활동에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는 학설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조선중앙TV를 통해 일기예보와 함께 건강예보를 실시하고 있다.우리 기상청도 지난 3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건강예보를 시작했다.불쾌지수등 기존의 13개 기상지수에 보건기상지수와 황사영향지수등 2개를 추가 서비스하고 있다.천식과 뇌졸중,피부질환,폐질환등 날씨와 상관관계가 큰 4가지 질병에 대해 보통, 주의,위험의 3등급으로 구분해 발표하고 있다.지난 주말(8일) 우리나라를 기습한 황사는 거의 재해나 테러 수준이었다.건강예보는 커녕 ‘약한 황사가 지나갈것’ 이라는 기상예보를 믿고 봄나들이에 나섰던 시민들은 황사를 흠뻑 뒤집어쓰는 낭패를 겪어야 했다.기상청장이 뒤늦게 사과까지 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었다.건강예보를 통해 기상병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국민건강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하지만 황사에 대해서는 우선 통과경로 등을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국민에 빨리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가 준 교훈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13 23:02

[오목대] 선거용 걸개그림

최근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큰 건물을 뒤 덮은 대형 선거용 홍보 걸개그림들의 등장이다. 각각의 그림마다 입지후보자들의 매력적인 모습들이 참신하고 한눈에 뜻이 바로 전달될 수 있는 아이디어 문구와 함께 대문짝의 몇 십배되는 크기로 사방 천지에 걸려있다. 이것들은 종래 우리가 익숙해 있던 긴 천에 문구나 구호 등을 적어 잘 보이도록 걸어 놓았던 재래식 현수막과는 개념이 달라진 선전도구들이다.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선거용 도구는 현수막과 포스터가 거의 전부였던 것에 비하면 이는 엄청난 변화이다. 걸개그림은 1980년대 이한열의 죽음을 추모하던 6월항쟁 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 민주화투쟁 기간 내내 한국의 화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민주화를 위한 무기이자 작품이었다. 이는 역사적으로 미술의 역할을 사회속에 제고시키며 나치에 저항하였던 케테 콜비츠에게는 판화가, 건물벽에 변혁의 시대를 담았던 멕시코의 디에고 리베라에게는 벽화가 혁명의 무기였듯이 한국의 민주화를 상징하며 그 시대의 아픔을 목 놓아 외치듯 펼쳐놓은 함성이었다. 걸개그림은 원래 사찰에서 부처님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그려졌던 불교 사찰의 탱화 혹은 괘불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땅의 화가들은 그런 종교적 전통을 박제나 화석이 아니라 현실을 대변하는 몸짓으로 살려냈고 한 시대를 대변하며 그 시대의 예술성을 담아냈었다.그런 걸개그림이 어느덧 이 땅의 빛바랜 민주화의 전통속으로 사라져가 버리고 어느새 지역집단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일꾼을 자처하는 근사한 말과 번지르한 얼굴들로 범벅이 되어 건물들을 뒤덮고 있다. 더욱이 화가들의 생명력이 넘치던 그림의 맛은 사라지고 실사 기계속에서 쭉쭉 뽑혀진 디지털 걸개그림들이 새로운 시대를 책임지겠다고 뽐내고 있는 것이다.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이기는 하지만 못내 아날로그적인 80년대식 걸개그림이 그리운 것은 글쓴이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라며 진정한 일꾼을 자처한 모습 그대로 변함없는 초심을 입지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12 23:02

[오목대] 사본의 한계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은 사실 단일본이 아니다.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1754년의 한시본(漢詩本, 200句)과 경판본, 안성체본, 완판본 등의 목판본 그리고 필사본, 일사 방종현 선생 소장본, 신재효본 등을 모두 합치면 80여 종에 이른다. 사실은 이마저도 적은 편일지도 모른다. 구비전승(口碑傳承)되는 내용까지 합치면 춘향전의 사본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본이 많다고 해서 춘향전이 가짜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사본(寫本)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같은 자리에서 봤던 사건이라 하더라도 돌아가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사람마다 제각각인 것이 현실인데 상상 속의 이야기이거나 아주 옛적의 이야기야말로 그 다양성의 폭은 훨씬 넓을 수밖에 없다.이런 이야기가 처음부터 허구(虛構)를 전제로 하는 소설 등의 내용이라면 사람들은 그 다양성에 대해서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지나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양성의 대상이 정치적인 혹은 종교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최근 한 일간지에 특정 종교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최근에 해석을 마친 사본 하나가 그 종교의 핵심적인 진실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종교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내용에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러 사본 중 최근 해석을 마친 그 사본 하나 때문에 가장 보편적인 종교의 진실과 역사를 다시 봐야 한다는 기사내용은 다분히 선정적이다.만일 그 기사내용이 사실이라면 그 신문뿐 아니라 모든 국내 신문이 대서특필을 해야 할 특종감이다. 그 기사의 발원지가 되는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하게 이 문제를 다루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외국은 물론이고 국내의 다른 매체에서 거의 기사화되지 못했다. 그 이유 하나는 사본(寫本)이 갖는 특성 때문이다. 유일본이라 하더라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기본이다. 하물며 사본이라면 그 다양성 속에서 진실을 캐내는 작업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이미 여러 차례 그런 류의 기사가 있었다는 점이다.‘선무당이 사람 잡고 반풍수가 집안을 망친다’는 속담이 있다. 설익은 정보와 특종에 대한 집착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기사는 이제 활자화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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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4.11 23:02

[오목대] 흑색선전

하도 오랫동안 우려먹던 수법이라 이제 식상해서 먹혀들 것 같지 같은데,요즘도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 설쳐대는 불청객이 있다. 누구는 돈으로 공천을 땄다느니, 누구는 여성편력이 화려하다느니 하면서 밑도끝도없는 유언비어를 만들어 흑색선전을 해대는 얼굴없는 테러리스트들이 바로 그들이다. 흑색선전도 그냥 입으로만 나발을 부는 부류는 그래도 그냥 봐줄만하다. 인쇄물을 만들어 공비들 작전하듯 야밤에 감쪽같이 뿌리거나 우편으로 언론사에 보내 취재기자들 헷갈리게 만들어 교묘히 이득을 보려는 악질적인 선거꾼이 있는가 하면, 한술 더 떠 아예 인터넷에다 도배질을 해버리는 간 큰 막가파 테러리스트도 있다.흑색선전의 대상은 대부분 유력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흑색선전의 십중팔구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도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다. 간혹 아주 근거없는 이야기가 아닌 것도 있으나 대개가 부풀려진 것들이며, 실제로 사실이라 하더라도 선거와는 무관한 별것 아닌 것들이 태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선거철만 닥치면 마타도어가 판을 치고 있는가.두말할 것 없이 마타도어 전술을 쓰는 후보가 재미를 보기 때문이다. 사람의 심성이란 고약한 구석도 있어 진실이 아닌줄 훤히 알면서도"아니야, 사실일지도 몰라"라며 의심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악질선거꾼들이 이를 고단수로 이용을 해먹는 것이다.게다가 공격을 당한 측에서 마땅한 대응방법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도 흑색선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한다. 대응을 하지 않자니 허위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고,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자니 되레 의혹만 키우게 될 것이 너무 뻔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말이다. 또 설사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진실을 밝히더라도 그때는 이미 선거가 종료되는 시점이니 그같은 바보짓을 할 후보가 어디 있겠는가.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가 시작되면 수없이 많은 흑색선전이 난무할 것을 각오하고 있다"며 "나는 그런 것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 나를 비판하는만큼 내 선거운동을 해주는 셈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더도 말고 이번 선거에서는 악성루머에 시달리는 후보에게 표를 줘 못된 선거풍토 좀 바로 잡았으면 좋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10 23:02

[오목대] '하인스 워드' 열풍

하인즈 워드 열풍이 뜨겁다. 미식 프로축구 수퍼볼 영웅인 하인즈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서울에 도착한 다음 날 청와대에 초청돼 대통령과 점심을 같이 했다. 이어 서울시청을 방문,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한국 체류중 하루 숙박비만 600만원이 넘는 호텔방이 무료 제공되고, 기업들이 옷이며 승용차 등 협찬을 못해 안달이다. 방송사도 9시 뉴스데스크 시간에 그를 ‘모셔’ 몇마디 얘기를 듣는 것만 해도 황송해 하는 표정이다. 오늘의 워드가 있기 까지 그의 뒤에는 헌신적인 어머니 김영희씨(59)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김씨는 아들이 성공하자 덩달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의 지난 세월은 신산 그 자체였다. 김씨는 서울에서 주한미군과 결혼해 워드를 낳았다. 그리고 2년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불과 수개월만에 이혼했다. 말이 통하지 않고 양육능력조차 없어 법원판결로 젖먹이 워드와 생이별을 했다. 워드가 7살때 다시 합쳤지만 접시닦이, 호텔청소, 편의점 종업원 등 하루에 세가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러면서도 워드에게 제때 따뜻한 식사을 챙겨주는 등 아들교육에 헌신했다. 김씨와 같은 삶은 미군이 이 땅에 들어오면서 잉태되었다. 미군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온 것은 1945년 9월 8일 인천항을 통해서였다. 11월까지 7만여 명의 미군이 전국에 배치되었다. 전주에는 9월 13일 미군선발대가 도착했고, 25일에 익산에 주둔했다. 28일에는 군산항을 통해 미군 기계화 부대가 입항해 산북동(당시 옥구군 선연리 비행장)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미군은 ‘애치슨 선언’에 따라 철수한다. 그러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시 이땅에 들어왔다. 1953년 휴전 직후 미군부대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기지촌이 형성되었다. 전쟁과부나 미혼모, 고아 등이 몰려들고 술집과 포주, 위안부(양공주) 등도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군산을 비롯 이태원, 동두천, 의정부, 부산, 대구 등 전국 62개 기지촌에 미군을 상대로 한 윤락여성 수만 한때 2만명을 넘었다. 여기에서 생겨난 워드와 같은 혼혈아들은 ‘튀기’ ‘아이노코’ 등으로 불리며 냉대와 차별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워드는 지금 우리 사회에 ‘혼혈’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07 23:02

[오목대] 탄소나무 계산기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산은 헐벗은 모습이었다.당시 대부분의 농가를 비롯 도시 일부 단독주택에서는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 연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뒤늦게 산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정부가 연료정책을 석탄,석유,가스 위주로 바꾸면서 국토의 65%에 달하는 우리의 산을 제법 울창한 숲으로 가꿀 수 있게 됐다.이같은 혁명적 변화가 일어난 것이 불과 반세기도 안되었다.유엔식량농업기구(FAO)를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한국의 국토 녹화사업 성공을 기적적이라고 까지 평가할 정도다.그러나 이같은 겉모습과 달리 난개발을 비롯 관리부실로 매년 상당 면적의 숲이 파괴되고 있다.해마다 약 2000만평의 산림이 택지나 도로,공장 부지로 용도가 바뀌고 있다.애써 가꿔온 나무들이 하루 아침에 잘려나가는 현장을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게 현실이다.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숲의 파괴는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이중으로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훼손된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 만큼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는 늘어나기 때문이다.이산화탄소등 온실가스 배출이 원인인 지구 온난화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산림청이 어제 제61회 식목일을 맞아 산림이 갖고 있는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확산을 위해 ‘탄소(炭素)나무 계산기’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이 프로그램은 개인의 가정생활을 비롯 출퇴근등의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과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흡수를 위해 개인이 심어야 할 나무의 그루 수를 계산해낼 수 있도록 고안됐다.2005년 실시된 인구주택총조사등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가정은 아파트 20∼29평형에 거주하며 가족 구성원은 3사람,자동차는 배기량 1500 ∼2000㏄ 차량 1대를 보유하고 연간 15000㎞를 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정보를 ‘탄소나무 계산기’에 입력한 결과,연간 1인당 3166㎏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이를 흡수하기 위해 일생동안 잣나무 978그루를 심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주변 공터에 나무 한 그루라도 심는 일이야 말로 의미있는 실천이 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06 23:02

[오목대] 청명과 식목일

올해의 식목일은 24절기인 청명(淸明)과 겹쳐있는 날이다.청명은 청명일(淸明日)의 준말로, 이때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거꾸로 꽂아놔도 산다할 정도로 생명력이 충일한 시점으로 청명이 되면 비로소 봄밭갈이를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 절기를 맞춰 식목일을 정한 것이었다.한편 식목과 관련하여 조선중기 향촌사회의 농촌경제생활 지침서에 해당되는 홍만종의《산림경제》에서는 나무를 심는 것에 대해 옛말에 '10년 계획으로 나무를 심는다.'는 말이 있는 데 지역에 따라 그곳에 알맞은 나무를 많이 심으면 봄에는 꽃을 볼 수 있고 여름에는 그늘을 즐길 수 있으며, 가을에는 열매를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재목이 되니 모두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라며 나무심기를 강조하고 있다.특히,주의를 끄는 대목은 모종은 어린 자식 다루듯 하면서도 천성에 맞겨 크게 하라는 것과 나무를 옮겨 심을 때는 나무가 알지 못할 정도로 원 흙을 많이 붙이고 남쪽 가지를 표시해 뿌리가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하고 표시해 놓은 대로 남쪽과 북쪽의 방향을 맞춰야 하며 방향을 바꾸면 안 된다는 대목이다. 이는 나무의 천성과 자란 환경을 최대한 고려하여 나무를 심었던 조상들의 사려깊은 식목행사를 보여주고 있다.한편,《조선왕조실록》에는 종종 산에 나무가 풍성해야 계곡에 물이 많고 내에 물이 마르지 않는다 하여 나무의 남벌을 막고 봄마다 나무심기에 힘쓸 것을 강조한 글들이 봄철 제언쌓기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올해는 비록 달력에 공휴일로 표시된 식목일은 아니지만 나무심기 좋다는 갑자일이기도 하니 선인들의 식목방식을 본받아 근처 산이나 빈터에 조그마한 나무라도 심어야할 것 같은 날이다.아울러 이제 새로운 지방자치를 책임질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 적절히 식목(?) 할 수 있게 사람 됨됨이와 무엇을 어떻게 주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지를 따져보면서 심을 사람을 골라봐야 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6.04.05 23:02

[오목대] 손님맞이 유감

닝푸쿠이(寧賦 ) 주한중국대사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모국어를 하듯 빠른 말로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명료하게 전달할 줄 아는, 매우 수준 높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외교관이다. 그런 그가 지난 30일 오후 우석대에서 ‘바람직한 21세가 한·중 관계의 정립’을 주제로 특강하기 위해서 전주를 방문하였다. 다음날 아침에는 한중경상포럼 주최 조찬모임에 참석하여 중국이 표방하는 일곱 가지 핵심사안을 소개하기도 하였다.중국에서는 설날 연휴 7일간 관광객만 7800만에 이르고 연인원 2억 명을 수송하며 200억 달러의 소비가 발생한다고 한다. 100억 건의 문자메시지가 이 기간 동안에 왕래한다고 하니 IT강국인 우리나라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회주의 신중국 건설을 위해서 농촌의 발전이 필수적인데 이는 전체 13억 인구 중 8억이 농민이어서 ‘농민이 편안해야 천하가 편안하다’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고 한다. 농산품 가공분야, 농업기술분야, 소형·다기능 농기계 생산 등 농촌에 필요한 중소기업 진출이 유망하여 큰 도시보다 그 주변의 위성도시 진출을 권장하기도 하였다.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동북 3성의 중공업기지 그리고 서부 대개발을 통한 유럽과 중앙아시아 진출 등에 관한 인급과 개혁방안을 심화·발전시켜 나갈 예정임을 밝혔다. 특히 2001년 WTO 가입 이후 서비스업이 개방되어 규제가 많이 완화되어서 금융·보험업이 유망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 중 80%가 제조업이어서 사업영역이 지나치게 한 편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전주시는 올해의 시정방향을 ‘만리장성을 넘어서’라는 표현으로 상징화한 모양이다. 중국시장 진출이 획기적으로 이뤄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대중국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과 바이전주 상품과 전략산업의 중국시장 개척, 전통문화를 산업화한 한류 중심지로의 육성이라는 사업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했다고 한다.이런 목표와 계획이라면 주한중국대사가 전주를 방문하였을 때를 기회로 삼을 법도 한데 관계 공무원은 찾을 수가 없었다. 중국진출을 올 해의 사업으로 정했다면 자발적으로 찾아온 닝푸쿠이 중국대사를 만나서 전주시의 사업에 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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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4.04 23:02

[오목대] 고향

내 고향 완주군 조촌면에는/내가 미처 자르고 오지 못한/탯줄이 살아서 숨쉬고 있다/(중략)/일곱살 적에 떠나 온/내 고향 조촌면 감수리에는/언제라도 날 일곱살이 되게 하는/태반이 살아서 숨쉬고 있다/(중략)/내 고향 완주군 조촌면에는/언제라도 내게 양식을 잇대주는/붉은 진흙이 만경벌에 널려있고/고구마를 삶아주던 내 어머니의/붉은 태반이 살아서 숨쉬고 있다.우리 고장 출신 유혜목시인의 '내 고향'이라는 시는 고향을 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문득 '고향의 의미'를 일깨우게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삶이 고단하다는 구실로 애써 고향을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억지 실향민들에게 가슴 찡한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외지로 떠난 출향민들 중 마음 속에 아직 고향 묻어두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의문이다. 명절에 귀향을 하거나, 어쩌다 볼 일이 있어 고향을 찾는 사람들까지도 그간 고향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이 용무가 끝나기가 무섭게 발길을 되돌리기에 하는 말이다.그래도 가끔씩 고향에 들러 인연의 끈이라도 놓지않는 사람은 괜찮다. 아예 절연을 하고 사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물론 부모 세상 떠나고 땅 한 평 남아있지 않은데 고향 찾을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마는, 유 시인의 싯구마따나 어머니의 붉은 태반이 살아 숨쉬고 있는데 매정하게 그럴 수는 없는 거다. 절연만 하고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그렇다고 치자. 본적조차 통째로 옮겨버리고 고향 말만 나오면 두 손 절레절레 흔드는 위인들도 있다. 요즘이사 특별히 권력 눈치볼 일이 없어 본적 파 옮기는 사람이 드물기는 하지만, 과거 경상도정권 시절에는 출세에 지장이 있다 해서 호적 정리해버린 사람이 어디 한둘이었는가.고향에 폭설이 내리고 홍수가 나서 이재민이 쏟아지는데도 고개 한번 내밀지 않던 사람들이, 농촌이 비참하게 무너져내리는데도 소 닭보듯 하던 사람들이 고향을 위해 일하겠다고 목청을 돋우고 있다. 뻔뻔하기로 치면 두번째 가라 해도 서러워 할 사람들이 정치인이라지만 이건 정말 양심불량이다. 한번 물어보자. 아쉬울 때만 써먹는 게 고향이냐고. 그리고 고향 사람들은 모두 건망증 환자인 줄 아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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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4.03 23:02

[오목대] 사모님과 관용차

순창출신으로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은 공사(公私) 구분이 엄격했다. 그가 9년 4개월 동안 대법원장으로 있는 동안 가족들은 그의 관용차를 타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언젠가 추운 겨울 날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손자에게 대법원장 승용차를 태워준 운전기사는 “이 사람아! 이 차가 대법원장 차지 대법원장 손자 차인가?”라는 나무람을 들어야 했다. 또 한번은 가인의 며느리 부탁으로 중학교 입시를 치른 손자의 성적을 알아보기 위해 비서관이 잠시 학교에 다녀왔다. 그걸 안 가인은 “자네는 대법원장 비서관인가 내 며느리 비서관인가?”라는 호통을 들어야 했다. 그는 1950년 9·28 수복때 부인을 잃었다. 전쟁이 일어나자 부인을 친정인 전남 담양으로 보냈는데 그곳을 덮친 공비들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된 것이다. 김갑수 전 대법관은 “가인은 대법원장이라는 공인으로서 난중(亂中)에 가족을 데리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부인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회고했다. 나아가 냉혹한 그의 공인의식은 대법원장 재임중에 부인의 묘소를 찾는 일마저 억제시켰다. 대법원장이 부인의 묘소에 간다면 관계당국이나 여러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이유였다.또 사도법관으로 서울고등법원장을 역임한 김제출신 김홍섭 판사의 일화도 유명하다. 김 법원장은 병든 부인을 입원시키면서 자신은 관용차를 타고 가고 부인은 시내버스를 타고가게 했다. 부인은 민간인이니 관용차를 타서는 안되며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법원장은 항상 물들인 작업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다닐만큼 청빈했다.요즘 부산시를 비롯 서울시와 광주시, 전남도 등에서 시도지사 사모님(부인)에게 기사가 달린 전용차를 1대씩 배치하고 공무원 1-2명을 비서로 두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관사에 청경 3명도 배치했다. 이같은 행태에 비난이 일자 이들은 한결같이 ‘70년대 이후 계속된 관행’이라고 항변한다.물론 시도지사의 배우자가 공적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도지사와 함께, 또는 단독으로 참석해야 할 공식행사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공적인 행위’가 아닌데도 평소 특혜를 누리는 경우다. 세태가 달라졌다지만 가인이나 김홍섭 판사같은 공인의식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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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31 23:02

[오목대] 화학(化學)의 해

고대 그리스에서 부터 시작된 연금술(鍊金術)의 목표는 납과 같이 값싼 물질로 부터 값비싼 금을 만들어 내는데 있었다.연금술은 중세시대 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행해졌다.유럽으로 이어진 서양의 연금술은 금을 얻기 위해 , 중국·인도등 동양에서는 불로장생할 수 있는 영약(靈藥)을 얻는 비법을 추구했다.심지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물리학자 뉴턴도 역학,미적분학,광학등의 세기적인 업적을 젊은 시절 짧은 기간동안 이뤄놓고 나머지 일생을 연금술에 몰두하기도 했다.연금술사들이 1000년 넘게 금을 얻기 위한 연구에 집착한 덕분에 각종 화학물질과 실험기구가 발명됐다.연금술이 근대화학의 기틀이 된 셈이다.화학(化學)은 어떠한 물질의 변환을 연구하는 학문이다.영어로 화학을 뜻하는 케미스트리(Chemistry)는 고대 그리스어의 케미아(Chemia)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케미아는 ‘나는 가한다’혹은 ‘나는 붓는다’는 의미이다.근대 화학혁명은 18세기 영국의 화학자 돌턴이 원자론을 제기한뒤 원자가 결합해 분자를 이룬다는 이론이 완성되면서 이룩됐다.그후 유기화학과 무기화학은 19세기말에 완전히 정립된데 이어 20세기 들어서면서 합성수지,합성섬유등 고분자 화합물이 개발돼 인류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최근의 화학은 나노기술이나 생명공학등 첨단기술을 연구· 개발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학문으로 자리잡고 있다.금년은 과학기술부가 지정한 ‘화학의 해’다. 대한화학회가 창립된지 올해로 60주년이고,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원이 각각 창립 30주년과 40주년을 맞는다.과학기술부가 ‘사이언스 국민 운동’의 하나로 2004년 ‘과학문화의 해’,2005년 ‘물리의 해’를 선포한데 이어 세번째로 지정하는 과학의 해다.‘화학의 해’ 사업위원회는 화학이 현대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여러 행사중 도내 행사로는 유일하게 과학연극 ‘산소(酸素,Oxygen)’공연이 내일(31일)과 모레(4월1일) 이틀간 전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산소’는 과학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이미 외국에서도 여러차례 공연돼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골치 아픈 과학을 연극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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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30 23:02

[오목대] 도시개발과 문화재

최근 전주 서부신시가지 공동주택지 도로부지에서 삼국시대 고분군이 확인되었다. 이곳은 지방기념물인 문학대를 끼고 있는 곳으로 봉분이 훼손되지 않은 처녀분이란 점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고분이다.한편,이미 진행된 송천토지구획정리사업지역에서도 다양한 유적이 확인되었으며 장동유통물류센터와 하가지구 등의 서북부권에서도 계속 유물이 출토되고 있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던 전주지역의 선사,고대문화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특히,앞으로 진행될 아파트단지 및 35사단지역 등에서도 이같은 유적존재가 예상되어 향후 사단이전 및 혁신도시조성과 관련된 대규모개발사업의 차질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도시개발과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들 유적에 대한 발굴과 처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즉,유적보존과 처가 보다 신속히 진행되고 그 결과가 공개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실정은 관련문화재연구원의 역량에 비해 너무나 많은 현장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어 제대로된 발굴조사 및 학술적 검토가 진행되기 힘들며 각종 공사현장에 부속된 용역기관처럼 상황이 발생하면 수습하기에 바쁜 실정으로 문화재발굴이 진행되고 있다.따라서 관련보고서의 출간 및 학술연구는 자꾸 뒤로 밀려 정작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내용을 전혀 모른채 발굴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발굴된 유물들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공개되기 보다는 창고에 쌓여 정리만을 기다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물론 유적보존과 유물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인해 공개가 늦어지고 정리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그 지역의 주민과 향후 들어가 살게될 사람들에게는 이 지역에서 어떤 유적과 유물이 있었는 가는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따라서 앞으로 전라북도 각지역에서 많은 개발과 함께 나타날 문화재발굴 결과가 체계적으로 그 현장에 정리 소개될 수 있는 방안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겠다.예컨대 핵심유적의 현상과 유물의 내용을 소개한 안내게시판 등은 꼭 그 현장에 세워 이를 알수 있게 해야한다. 이를 위한 관련지자체들의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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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9 23:02

[오목대] 자본파업

“앞으로 한국인들은 붉은 띠를 두른 노동의 파업을 걱정해야 할 것이 아니라 소리 소문없이 이심전심으로 퍼져 나가는 ‘자본의 파업’을 걱정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목소리를 한껏 올리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을 지켜볼 때마다 제발 자기 분수와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라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자본파업- 공병호 박사 칼럼(2005. 8. 15, 금융신문) 중에서노조가 파업한다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자본이 파업한다는 소리는 생소하다. 그리고 자본가라면 모르겠지만 자본은 파업을 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KBS 스페셜’ 2부작 ‘이해충돌, 일자리의 위기’라는 방송을 보니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경제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실 국내기업이 외국에 공장을 짓고 해외로 진출하였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그래야 되지 않겠냐는 사회적 분위기가 다수였지 않나 싶다.문제는 공장의 해외이전으로 소위 ‘고용없는 성장’이 심화되어 최근 ‘양극화’문제가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는 데 있다. 기업은 고속의 성장을 한다는데 국내경기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면 뭔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임이 틀림 없다. 국내 일자리가 없다면 기업의 성장이 국가적으로 이득인지 다시 따져 보아야 한다.원숭이를 잡으려면 호리병에 사과를 넣어 둔다고 한다. 목이 좁은 병 속으로 손을 넣어 사과를 움켜 쥐고 놓지 않는 원숭이를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이런 원숭이 잡는 방법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그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일을 탐하다가 큰 일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 정부의 역할이 있다. 기업은 어떻게 하든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집단이다. 근로자는 당연히 일자리를 얻고 싶어 한다. 그 사이에서 정부는 국가적인 안목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균형잡힌 판단을 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기업이 잘 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둘 사이에서 심판을 봐줘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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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8 23:02

[오목대] 공원 입장료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여가활용을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일상생활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삶의 의욕을 재충전하기 위해 자연의 품을 찾는 것이다.게다가 다른 여가활용 수단에 비해 비용도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최근 웰빙붐을 타고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등산이 가장 좋은 취미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즐거운 마음으로 국립및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유명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초입에서 부터 언짢은 기분에 직면하기 일쑤다.공원 입장료와 공원내 사찰 문화재관람료를 한꺼번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산이 좋아 산을 찾아왔지 문화재를 보러 온게 아닌데도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현재 국립공원내 사찰의 문화재관람료는 성인 1인당 1000∼2200원까지 받고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 1600원을 포함하면 최고 3800원까지 부담해야 한다.가족단위로 볼때 최소 1만원이 넘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이다. 이같은 비합리적인 일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현행 문화재관리법이 사찰문화재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공원 입장객은 무조건 공원 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를 함께 내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사찰은 경치좋은 명산(名山)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 산이 대부분 국립및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보니 이런 상황이 나타나고 았는 것이다. 공원 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 통합징수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1962년 가야산 (해인사)에서 처음 관람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부터 비롯됐다.벌써 40여년간 이같은 관행이 이어져 온 것이다. 물론 그동안 시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공원 입장객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정부는 1997년 분리징수를 추진했으나 불교계의 산문(山門)폐쇄등 강력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최근 한 시민단체가 40여년간의 이같은 관행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한번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이에대해 불교계도 사찰 문화재 관리·보수비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준다면 문화재관람료 폐지에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가장 호기일 성 싶다.국민들의 불만을 없애고 사찰 문화재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는데 각계의 지혜를 모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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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7 23:02

[오목대] 황제 테니스·골프

요즘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가 논란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황제골프에 이어 온 나라가 시끄러울 지경이다. 황제 테니스는 이 시장이 주말에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옛 안기부 자리에 세워진 남산테니스장을 하루 6-8시간 비워 놓은 것을 말한다. 여기에 2년 동안 2000여만 원의 사용료를 내지 않았고 파트너로 전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대기시켰다는 것이다. 또 학교부지에 테니스장을 신축토록 특혜를 주었고 일부 로비의혹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억울한 표정을 애써 감추면서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사죄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이 시장을 뇌물죄 등으로 고발했고 국정조사도 거론되고 있다.진행과정이 꼭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 골프 파동’과 닮은 꼴이다. 이 전 총리는 소위 황제골프로 낙마했다. 이 총리의 황제골프는 티오프를 오전 마감시간보다 20분 늦게 잡아 앞뒤 팀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골프를 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린 피 등도 다른 사람이 냈고 직접 돈을 가져가진 않았지만 내기골프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우기 이 날은 경건함을 요하는 3·1절이었고 철도파업까지 겹친 날이었다. 일부 부적절한 상공인들의 로비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이 전 총리는 “사려깊지 못했다”고 몇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사퇴요구와 검찰 고발, 국정조사 등의 칼날을 들이댔다.이 두 파동은 여야간 서로 장군 멍군인 셈이다. 한나라당으로선 부메랑이 되기도 했다. 이번 ‘황제 파동’은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두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공직자에게 한층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는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훨씬 엄격한 잣대를 요구한다. 특권을 용납치 않는 시대다. 또 하나는 우리 정치가 너무 감성위주의 가벼움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미국의 USA 투데이는 ‘동아시아 지역 민주주의의 아직 어린(young) 티’라고 표현했다. 정치인에 대한 정책적 능력보다는 곁가지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본질보다는 깃털보다 가벼운 감성에 호소하는 정치가 먹혀들어가는 점이 그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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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4 23:02

[오목대] 공소시효

아직도 온 국민의 기억속에 생생한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망’사건의 공소시효가 모레(25일)로 다가왔다.이 사건은 실종 11년만인 지난 2002년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돼 타살로 잠정 결론이 났으나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이다.이 사건의 진범이 모레 이후 나타나 ‘내가 진범이다’라고 소리치고 명확한 물적 증거가 드러나도 범인을 법정에 세울 수 없다.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이 살인등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15년의 공소시효를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현재 우리의 공소시효는 외국에 비해 짧다.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15년,무기징역 해당 범죄는 10년, 장기 10년 이상의 범죄는 7년으로 규정돼 있다.살인죄의 경우 미국은 공소시효가 없고, 독일은 30년으로 돼있다.일본은 지난 2004년 공소시효가 만료된 살인범들이 잇따라 자수하면서 논란이 일자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5년으로 늘렸다.우리나라가 1954년 일본 형사소송법을 참고하여 공소시효의 기간을 규정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져 진실발견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사회의 관심이 희박해지고,범인도 형벌에 상응하는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여 사회적 생활안정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였다.하지만 최근들어 법조계 내부에서 까지 시대적 상황변화에 맞게 공소시효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공소시효 규정을 도입할 당시만 해도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이 원시적이고 단순했으며 또한 장기간 보존도 어려웠다.하지만 지금은 혈액등의 유전자(DNA) 보존이나 과학적 분석기법이 발달하여 수십년이 지나도 범인에 대한 증거를 계속 확보할 수 있다.특히 잔인무도한 살인사건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의 진실규명이 필요하고 ,억울한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한(恨)을 풀어주는데 우선적 가치를 두어야 한다. 또한 범인에게는 늦었지만 응분의 죗값을 받도록 하는게 정의로운 일이다. 피해자측 입장에서 볼때 범인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고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당장 공소시효를 연장한다 해도 ‘개구리소년’ 살인범은 소급입법에 해당돼 처벌하기 어렵다고 한다.그렇지만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고 정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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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3 23:02

[오목대] 치명자성지

지난 주말 전주에서는 전주의 종교문화성지화사업의 일환으로 가톨릭성지중 대표적인 공간인 치명자성지개발방안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이 진행되었다. 치명자(致命者)라는 표현은 신앙을 지키기위해 순교한 가톨릭신자에 대한 존칭어로 “목숨을 바친자”라는 뜻이다. 치명자성지는 1821년 신유박해때 순교한 유항검일가의 시신이 모셔진 승암산정상근처의 공간으로 단순한 종교성지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 전래 200년이 넘으면서 한국의 전통문화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가톨릭의 신앙성지가 학술적 조사와 논리적 근거마련을 통해 세계화하기위한 자리였다. 이 세미나가 주목되는 것은 단순한 종교성지조성이 아니라 전주의 전통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과 연결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종래 특정종교의 성지나 관련시설은 배타적인 성격으로 건축되거나 관련신자들만의 공간으로 조성되어 종교의 사회적 기능과는 거리가 있는 공간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치명자성지의 경우 한 가족이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사실과 특히, 그 가족 중에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동정부부로 순교한 사실이 가톨릭 순교사에서 유일하다는 점이 전주역사공간의 세계화를 위한 요소로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가톨릭적 가치와 한국적 가치의 일체화와 이것을 세계적 가치로 연결시키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적 전통문화중심도시의 풍부한 가능성으로서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한편 이같은 시도가 성공하기위해서는 단순한 성지공간 하나로서만이 아니라 이와 연결된 한국적 전통공간 및 역사와의 화해와 융합이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즉, 공간적으로 가톨릭 성지공간인 치명자성지, 전동성당, 서천교, 숲정이 등등은 전주의 역사적 권위를 담보하는 후백제역사공간인 견훤고성(동고산성)과 조선왕조 상징공간인 경기전, 전라감영, 한옥마을 등의 전주가 육성하려는 전통문화도시공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중첩되어있다. 따라서 이들공간과 기능이 충분히 고려된 계획과 운영방안이 요청된다. 향후 이들 공간이 추구하는 정신적 일체화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세계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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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3.22 23:02

[오목대] 스포츠와 국민감정

태초의 천지창조를 기록한 성경 ‘창세기’를 보면 혼돈에서 질서가 잡혀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빛과 어두움을 나누고 창공을 기준으로 하늘을 구분하였으며 물과 바다를 나누는 내용을 통해서 천지창조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사물이나 제도 등은 나누기, 합치기, 바꾸기를 통해서 그 본래의 모습과 기능이 바뀌곤 한다.과거에는 종교와 정치 권력이 하나였었다. 제정일치시대라고 불렸던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이런 시기에는 종교적 기준이 생활의 지침으로서 적용되엇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통해서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었다. 그 결과 제천의식을 주관하였던 제사장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종교와 떨어져 나간 것은 정치뿐 아니다. 예술 역시도 종교와 분리되었다. 종교의식에서부터 출발하였던 예술적 요소들은 점차 종교적 색체를 벗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 분화되었다. 무용과 음악이 분리되었고 문학이 신(神)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였다.이러한 분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이를 직업으로 환산하여 그 분화의 정도를 표현한다면 3만여 가지나 된다. 물론 이러한 다양화가 꼭 분화과정을 통해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생겨나고 또 없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직업의 종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직업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처음에 하나였던 일이 다양하게 분화되면서 그 상관성이 점차 희박해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관성의 관계를 달리 표현하자면 이제는 서로를 연관시키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한 간섭과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WBC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4강까지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야구경기 자체의 묘미보다 선수나 감독이 하는 말에 관중들 특히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일희일비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된 데는 일본선수 이치로가 한 ‘30년 발언’이 큰 촉매제 역할을 했다. 세계적인 운동선수가 이런 저급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본인의 인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스포츠를 너무 감상(感傷)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스포츠를 통해서 국민감정을 해소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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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03.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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