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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론조사기관이 올해 첫 투표를 한 19세 신세대들에게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냐고 물었더니, 거짓말 부정부패 이전투구 철새 거드름과 같은 부정적 답변 일색이었다고 한다. 이제 막 선거권을 행사한 그들의 눈에 정치인의 모습이 이처럼 협잡꾼이나 싸움패 정도로 비쳐졌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나라의 장래를 걸머질 내일의 주역들이 벌써부터 정치에 혐오감을 갖는다면 외국 사람 수입해다 정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큰 일이다.정치인들이 신세대들로부터 그렇게 혹평을 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정치인들에게만 돌린는다는 것도 무리가 있다. 국민으로서의 태도와 개인으로서의 태도가 다르고 말과 행동 또한 달라 정치인들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내 앞에 큰 감놓기와 지역감정이다.게다가 국민들 정치의식까지 높아져 둘 중 하나는 정치평론가 수준(?)이라 정치인들 처신하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정치적으로 무슨 일만 터지면 전후사정 알아볼 것 없이 무턱대고 독설부터 내뿜는다. 그러니 건전한 정치문화가 자리잡을 틈이 없는 것이다. 여기다 언론까지 부화뇌동,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켜 융단폭격을 해대니 신세대들 눈에 정치권이 온전한 집단으로 보일 리가 있겠는가.이탈리아 우스갯소리에 "어라? 비오네? 하여간 정치인들은 다 엉터리야!"라는 말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인이 전지전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은 모양이다.정치란 본래 욕먹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직업이다. 시시각각으로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사회현상이 바뀌는데 무슨 재주로 개개인의 비위를 다 맞추고 그 많은 약속을 지킬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갖춰야 할 자질은 단연 후안무치(厚顔無恥)다.꼭 나쁜 뜻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정치인들에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수시로 말을 바꿔야 할 상황이 닥치는데 도덕성만 앞세운다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왕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정치에 뛰어들었다면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돈 먹고 교도소에 가거나 지역감정을 부추겨 마음속에 국경선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면. 더불어 정치를 보는 국민의 수준도 높아져야 하겠지만...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03년.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칭경식때 미국 공사에게 부탁해 ‘포드 A형 리무진’을 들여왔다. 이 차의 운전자는 일본인이었으며 현재 보존되지 않고 있다. 1911년에는 황실용 2대와 총독부용 1대가 추가 도입됐다. 민간인 자가용 1호는 1915년 손병희 선생의 캐딜락이다. 이후 부유층의 자가용과 운수사업용으로 들여 왔으며 1928년 서울에 최초의 시내버스인 ‘부영버스’가 운행되었다. 국산차 1호는 1955년에 만든 시발(始發)자동차. 서울에서 차량공업사를 운영하던 최무성씨 3형제가 미군이 쓰던 지프의 부품과 4기통 엔진을 조립한 것이다. 망치 등을 이용해 드럼통을 펴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 차는 1957년 광복 12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 출품해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시발자동차의 월간 생산능력은 승용차 50대, 마이크로 버스 10대였다.이어 1962년 세워진 새나라자동차는 일본 닛산의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했으나 1965년 신진자동차에 인수되었다. 신진자동차는 도요타와 기술제휴로 ‘코로나’를 선보였다. 1960년대 말에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포드와 손잡고 ‘코티나’를 양산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첫 해외수출은 현대의 ‘포니’. 1976년 포니 6대가 에콰도르에 수출되었고 1986년에는 ‘포니 엑셀’이 미국에 첫 수출되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은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졌다. 삼성, 대우, 기아, 쌍용, 아시아가 파산했다. 하지만 GM의 대우차 인수, 르노의 삼성차 인수,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차의 제휴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다. 도내 자동차산업은 1995년 3월 군산국가공단에 대우 상용차공장이 들어서면서 부터. 군산이 고향인 고건씨가 대우 김우중 회장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인도 자본이 인수, 타타대우상용차로 이름을 바꿨다. 그 옆에 자리한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은 대우 승용차공장을 GM이 인수한 것으로 1997년 4월 준공되었다. 1995년 준공한 완주 봉동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버스공장이 4월, 트럭공장이 10월에 문을 열었다. 도내 자동차산업은 전북의 전략산업이긴 하나 단순 생산기지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부품산업과 신기술 연구 투자가 아쉬운 형편이다.
‘서머타임제’는 늦은 봄 부터 초가을까지의 낮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로 표준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다.한 시간 일찍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일광(日光 )절약시간제’로도 불린다.이 제도는 합리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서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서머타임은 18세기 후반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 제창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 전역으로 확산 정착됐다.현재는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서머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초창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도입된 이 제도가 이제 선진국에서는 퇴근후 여가활동과 가족생활을 활성화하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아이슬란드등 3개국 뿐이다.아이슬란드는 백야 (白夜 )현상으로 서머타임이 필요없는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제도가 전혀 생소하지 만은 않다.8.15광복 이후 미국의 문물을 그대로 들여온 우리나라는 6.25전쟁 기간 2년을 제외하고 13년 동안 서머타임을 실시했기 때문이다.그뒤 23년동안 중단됐다가 서울올림픽 개최기간인 87· 88년에 부활됐지만 올림픽이 끝난뒤 반대여론이 거세지면서 폐지됐다.외환위기가 발생했던 97년과 99년에도 시행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 서머타임제 재도입을 정부가 다시 검토하면서 찬반논의가 한창이다.찬성쪽은 배럴당 70달러대의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을 비롯 여가시간 확대에 따른 내수진작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이에 반해 반대 쪽은 생활리듬 혼란과 근로시간 연장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측 주장은 우리보다 늦게 서머타임을 도입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이 성공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근로시간 연장 주장도 현재 건전한 노사문화가 형성돼 있는 요즘으로서는 시대착오적인 걱정이다. 시행 초기 어느정도 불편이 따르더라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침체된 내수경기 회생을 기해보자는 명분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느낌이다. 정부는 공청회나 여론조사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바란다.필요한 정책이라고 판단되면 시행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여건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할것이다.
세계적 브랜드 가치 일등 기업은 코카콜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치는 700억 달러(77조원)에 이른다. 지난 98년 해태그룹이 부도났을 당시 해태의 브랜드 가치는 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었다. 21세기는 브랜드가 기업경쟁의 핵심이 되는 시대다. 소비자는 입어 보고 맛을 보고 구매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보고 소비한다. 이름만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일본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는 ‘브랜드는 기업의 생명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게 아니다. 전통과 역사를 먹고 자란다. 기업뿐 아니라 자치단체들도 이젠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과 비전이 담긴 브랜드 슬로건을 발굴해 상표로 등록하고 있다. 서울은 'Hi Seoul', 부산은 'Dynamic BUSAN', 대구는 'Colorful DAEGU', 대전은 'It's Daejeon', 충남은 'CHUNGNAM Heart of Korea'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각종 이벤트 행사는 물론 지역 특산품에 브랜드 마케팅을 꾀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브랜드 슬로건은 ‘NOW JEONBUK ’(‘이제는 전북’)이다. 전통문화와 청정하고 수려한 자연환경, 맛과 멋 소리의 본고장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제는 환황해 경제권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가 스며있다. NOW의 머리글자에도 깊은 뜻이 있다. 아시아의 새로운 관문(New Asian Gate Jeonbuk),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활력화(Occupy Jeonbuk), 멋과 맛 소리의 고장 전북에서 살고 싶다는 의미(Well-being Jeonbuk)를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8천만원을 들여 용역과 공모절차를 밟아 선정된 슬로건이다. 상표등록까지 마친 이 슬로건은 전북도가 사용하는 모든 서류와 도정 홍보물, 인터넷쇼핑몰, 향토음식점, 택시와 시내 시외버스에 표기돼 전북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데 도지사가 바뀌면서 이 브랜드 슬로건도 폐기처분한다고 한다. 딱 1년만이다. 대신 ‘인베스트(Invest) 전북’ ‘얼쑤 전북’이 검토되는 모양이다. 촌스럽기 짝이 없다. 용역이나 공모절차도 밟지 않고 어느 개인의 견해를 도정의 브랜드 슬로건으로 채택한 대서야 말이 되는가. 웃기는 일이다. 무조건 바꾸는 게 개혁은 아니다. 좋은 것은 이어받는 것도 용기다. 개악을 하느니 가만 두는 게 훨씬 낫다.
무더위와 장맛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모양이다. 이런 날씨 변화는 가전제품 판매고를 통해서 가장 잘 드러난다. 에어콘이 잘 팔린다니 말이다. 하지만 에어콘은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다.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방안이 시원해진 만큼 실외기가 있는 곳은 열기와 소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냉방병까지 앓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실외 온도에 비해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할 일이 아니다.요즈음 저녁풍경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강변 산책로가 아닌가 한다.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다들 걷느라고 바쁘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살을 빼는 데는 둘도 없는 운동이라는 이야기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인 모양이다. 이런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꼭 지나치게 되는 곳이 다리다. 용산다리와 다가교 그리고 완산교와 싸전다리 등이 오래된 다리이다.다리는 예나 지금이나 요긴한 시설물이다. 강을 건너게 해 주는 일상적인 기능때문만은 아니다. 토목 기술자들이 고려한 것 같지만 않지만 다리밑의 훌륭한 휴식공간때문이다. 에어콘이 없었던 시절에 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가 바로 다리밑이었다. 이 곳은 그 특성상 바람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존재할 수 없어서 통풍에 있어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심 다리밑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다리밑을 흐르는 물에 발을 담고 있으면 한여름 무더위도 견딜만 하다.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어서일 게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남부시장에 가까운 다리밑에서는 약장수들이 공연을 하곤 했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약알 팔아도 문화상품(?)을 유인책으로 쓸 만큼 관객들의 수준이 높았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 오래 전부터 이런 약장수들은 더 이상 다리밑을 찾지 않게 되었다.지금도 다리밑에 평상이 놓여있는 것으로 보아서 어르신들이 즐겨 찾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은 한낱 다리밑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큰 관심이 없다. 그저 산책로 위를 가로지르는 구조물일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투박하게 생긴 다리라 하더라도 그 아래에서 사람들이 만나 대화하며 크고 작은 정보와 즐거움을 나누는 공간이라고 하면 그런 공간을 가벼이 지나쳐서는 안되지 않나 싶다. 더구나 이런 공간을 의미있게 채워주는 분들이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라면 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대통령이 하나도 없다. 국민적 영웅까지는 몰라도 제법 훌륭한 지도자로 존경받을만한 대통령이 한두명 쯤은 있을 법도 한데 아직은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훗날 후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나 일단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는 데는 몇가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그들의 정치역정이나 업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동안의 공과만을 이분법적으로 단순비교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가 있다. 또 뿌리깊은 지역감정이 한 몫 거드는 데다 정권만 잡았다 하면 과거를 모두 부정하려 드는 권력의 잘못된 관행도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다. 일례로 개혁을 들어보자. 어느 정권이든 집권만 하면 개혁이라는 개혁은 모두 끝낼 것처럼 외쳐댄다. 그러나 어느 정권도 개혁을 완성시킨 정권은 없다. 개혁은 커녕 개혁만 부르짖다가 국민들에게 개혁 피로감만 잔뜩 안겨주고 흐지부지 되는 것이 다반사였다.그리고 자신들도 다음 정권에 의해 개혁 대상으로 몰리고 만다.지방자치단체라고 해서 중앙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 그리고 인사권과 각종 인허가권까지 말 그대로 작은 정부로서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라고 하는 것도 그만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많다는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권한이 크면 큰만큼 책임도 커지는 것은 정해진 이치다. 주어진 임기동안 단체장은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있고 각종 사업을 기획하고 시행할 수가 있다. 필요하다면 전임 단체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들이 절제된 이성으로 행사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후유증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민선 4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선거전이 치열했던만큼 감회도 클 것이며 지역의 운명을 걸머졌다는 책임감에 '분골쇄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또 다졌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의욕이 지나쳐 과거를 무조건 부정하려 들다가는 자업자득하는 수가 있다. 언젠가 자신도 개혁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는 말이다.
군산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50대 여교사가 1학년 학생을 과잉체벌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숙제를 안해 온 5-6명을 교단으로 불러내 뺨을 때리고 책을 집어 던진 행위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이 사건은 우연히 학교에 들른 학부모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교육청은 이 여교사를 직위해제 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비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주에서는 신발장을 어지럽혔다며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1학년 학생을 빗자루로 때려 머리를 5바늘이나 꿰매는가 하면 수원의 중학교에서는 교사에게 뺨을 맞은 학생의 고막이 파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교원단체는 ‘참담한 심정에 고개를 들 수 없다’는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체벌은 동서를 막론하고 오랜 역사를 갖는다. 서양에서는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체벌이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었으며 회초리가 체벌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J.J.루소 등이 체벌의 교육적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20세기에 이르러 부정적 시각이 일반화되었다.현재 미국은 27개 주가 금지, 23개 주가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모든 체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일본 역시 체벌을 금지했으나 최근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다시 ‘체벌주의’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서당에서 달초(撻楚) 또는 초달이라 하는 회초리를 사용한 체벌이 조선시대 널리 퍼져 있었다. 그리고 일제시대와 군사정권 시절에는 혹독한 체벌이 공공연히 행해지기도 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시행령에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허용토록 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도 “교사의 지도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체벌을 할 수 있고 그 외에는 훈육·훈계의 방법만 허용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특히 체벌의 동기와 경위, 방법과 정도, 신체부위, 상처의 정도, 교사로서의 주의의무가 모두 적절할 것을 요구한다. 체벌이 ‘짐승의 법칙’인 폭력과 구별되는 것은 상대방이 타당성을 인정하는 데 있다.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그것도 ‘사랑의 매’여야 할 것이다.
브랜드(Brand)란 제품이나 회사명등을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한 명칭, 기호 등의 총합체다.과거 앵글로 색슨족이 자신의 가축과 이웃 목장의 가축을 구별하기 위해 가축의 등이나 엉덩이에 인두로 지져 표시했던데서 유래한다. 산업사회에서 제품의 이름을 알리는 정도에 그쳤던 브랜드는 현재의 첨단 정보사회에서는 감정,가치, 독특한 느낌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제품 특징 이상의 개념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품질만 우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초기 산업사회에서나 통용되던 얘기인 것이다.현대사회의 소비자들은 제품과 정보의 홍수속에서 검증된 최고의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만족감을 얻으려 한다.제품을 구입한다기 보다는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농수산물의 브랜드화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외국의 경우 뉴질랜드의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미국 워싱턴주의 사과 브랜드 ‘워싱턴 애플’,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오렌지 브랜드 ‘썬키스트’등은 대표적인 성공 브랜드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 지자체와 농협이 농산물 브랜드화를 주도하고 있다.농산물 브랜드도 공산품과 다르지 않다.한 마디로 유명 브랜드가 돼야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우수한 품질과 친환경성등 안정성은 기본이고 마케팅과 홍보등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자체의 브랜드 정책은 ‘이웃따라 시장에 가는 식’이다.지난 한해 쌀과 관련 출원된 브랜드만 1300여건에 이르는 사실이 브랜드 포화상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물론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도내 무주군의 반딧불이,장수 사과,김제 지평선 쌀등은 아이디어와 철저한 품질관리로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순창군이 곡간답(谷澗沓)이라는 농· 특산물 공동브랜드 상표출원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발효식품의 고장답게 오염되지 않은 골짜기 물과 토양을 상징하는 명칭이 독특하고 정겹다.하지만 브랜드 등록만으로 그쳐서는 안된다.지속적인 관리와 육성이 없고서는 자칫 ‘그만그만한 상표’에 그칠 수 있다.지자체들의 ‘브랜드 열풍’속에서 소비자들에 감동과 신뢰를 주는 유명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은 세계적으로 수도권 집중이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진 지역들이다. 일본의 수도권 지역 인구비율은 2003년 말 기준 32.6%에 이른다. 프랑스가 18.7%, 영국이 12.2%의 비율이다. 이들 나라들은 수도권 집중의 역기능 치유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수도권 면적이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전체의 47.6%나 몰려있다. 도쿄나 런던 등은 새발의 피다. 수도권 인구는 매년 30여만명씩 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증가율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경제력이 수도권에 집중되니 인구 역시 수도권에 유입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거래와 조세수입의 70% 가량이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중앙부처와 100대 대기업 본사의 91%, 10대 명문대학의 80%, 벤처기업의 77%가 수도권에 쏠려있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수도권 비대화는 주택 및 땅값 상승, 교통문제, 환경오염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역기능을 치유하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엄청난 예산을 쏟아야 한다. 삶의 질도 현저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2004년 기준 서울의 ‘삶의 질’ 수준은 세계 30개 주요 도시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도권 집중은 지방의 사회적, 경제적 박탈감을 심화시키고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를 벌리며 갈등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태를 방치할 경우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그런데 최근 '대수도론'이라는 해괴한 발상이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풀고 서울, 경기, 인천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제안하고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안상수 인천시장이 동조하면서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 발상은 지방을 아예 죽이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분권과 분산, 균형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자기들만 잘 살자는 것인가. 당연히 비수도권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지역불균형'을 고착화하는 것이라며 발끈했고, 영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영·호남지역이 더욱 피폐해질 우려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지역 국회의원들은 한마디 말이 없으니 이 또한 해괴하지 않은가.
시야의 주변부에 대한 시력, 망막의 주변에는 간상세포가 많고 원추세포가 적으므로, 중심부보다 시력이 나쁘고 색각도 약하지만 약한 빛이나 움직임을 보는 힘은 강하다. 주변시(周邊視)에 대한 사전적 정의이다. 즉 우리 눈의 시세포에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두 종류가 있는데 이 중 간상세포가 약한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명암을 좀더 쉽게 구별한다.이런 주변시에 대한 이야기는 야간 관측과 사격을 할 기회를 갖는 군 생활에서 많이 듣게 된다. 야간에는 파악하고자 하는 물체를 정면으로 응시하면 오히려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지니 그 주변부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 설명대로 해 보면 어두운 밤중에도 물체의 움직임을 파악하기가 쉽다.이런 주변시의 활용은 군대뿐 아니라 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 지정된 위치를 바로 바라보는 것보다 경통을 움직이며 찾는 동작을 하게 될 때 별을 좀더 쉽게 찾을 있는 것도 이 주변시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야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눈위에서 보드를 타는 등 빠른 동작을 필요로 하는 운동에서 주변시는 상황을 판단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한다.이런 주변시의 역할이 인상적인 이유는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더라도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맞부닥쳐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파악하려는 대상 자체보다 주변 상황을 통해서 실체를 좀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도 하다. 이처럼 주변을 살펴 봄으로써 유익한 일들이 적지 않다.일상을 벗어나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주변시로 이해해서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늘상 보고 겪는 일상이 더이상 신선한 영감을 전달해 주지 않을 때 그 일상에서 털고 일어설 필요가 있다. 낯선 사람과 만나고 그들이 살아왔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우리의 모습이 좀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아니 굳이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우리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한눈 가득 들어온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느끼기만 해도 여행한 보람은 있다. 이왕이면 너무 외국 좋아하시지 말고 우리 나라 방방곡곡 밟아 보시기를 권한다. 한나절만 달려도 내가 사는 곳과 다른 볼거리가 너무 많고 풍경도 외국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뻥 뚫린 콧구멍에 쭉 찢어진 주둥이, 축 처진 눈두덩에 나팔만한 귀, 몽땅한 다리에 집채같이 큰 배... 아무리 뜯어봐도 돼지는 어느 것 하나 예쁘게 생긴 곳이 없다. 그 뿐인가. 숨이 막힐 듯한 지독한 냄새에 세상 듣기 싫은 고음불가(죽을때만 고음) 목소리까지 사람이 좋아 할만한 구석은 단 한군데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돼지를 곁에 두고 보살핀다. 오직 고기를 먹기 위해서다.사실 따지고 보면 돼지처럼 사람에게 유용한 동물도 그리 흔치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돼지는 버리는 것이 거의 없다. 등심 안심 목심에 삼겹살 항정살 갈매기살까지 살이라는 살은 못먹는 부위가 없다. 또 내장은 술안주감이나 국밥 재료로 그만이다. 족발 역시 푹 고아내면 임산부들에게 좋은 영양식이 된다.머리고기 쓰임새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젯상에 돼지머리가 빠지면 쓸개 없는 곰을 잡은 것처럼 뒷 맛이 영 허전하고, 순대집 술상에도 어김없이 머리고기가 따라 올라온다. 사람살기가 느끼해진 요즘이사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머지않은 과거 우리들은 돼지기름으로 긴긴 겨울밤을 밝히고, 돼지 오줌보는 바람을 넣어 '동네컵' 축구공으로 쓰기도 했다.돼지고기 예찬을 시작했으니 몇 마디만 더 늘어놓자.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각각 맛이 다르다는 장점과 함께 값이 싼 동물성 에너지원이라는데 매력이 있다. 돼지고기에는 갖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기력이 허한 사람 영양 보충에 제격이고, 비계살은 진폐증과 납중독 예방에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또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 삼겹살에 소주 한잔 꺾는 맛이란...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짜르르해진다.'서민의 고기'로 사랑받아 온 돼지고기가 이제 아무나 쉽게 못먹는 '귀족 고기'가 되려는가 보다. IMF 전까지만 하더라도 돼지고기와 쇠고기 값 차이가 족히 다섯배는 되더니 어느새 돼지고기와 쇠고기 값이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선진국이야 환경규제가 엄격해서 그렇다고 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헐렁한 편인데 웬 돼지고기 값이 그렇게 오르는지 모르겠다.돼지고기 값이 치솟는다고 부자들이 겁낼 리는 없다. 돼지고기에 인생의 애환을 묻고 살아온 서민들이 걱정이다. 옛날처럼 키워서 잡아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딱하게 됐다.
옛부터 ‘오뉴월 장마’라고 했다. 이것은 장마철을 음력으로 친 것으로, 양력으로는 6,7월을 가리킨다. 흔히 장마는 ‘여름철에 계속해서 많이 내리는 비’로 알려져 있다. 기상학적으로는 ‘열대기단과 한대기단 사이에서 비구름대가 형성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현상’이다. 여기서 열대기단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요, 한대기단은 찬 성질을 지닌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나 대륙 고기압을 말한다.장마의 어원은 ‘오랜’의 한자어인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맣’가 합성된 말이다. 이것이 다시 ‘쟝마’ ‘장마’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자로는 임우(霖雨)라 한다. 이와 비슷한 동아시아의 여름 몬순 강우현상을 일본에서는 바이우(Baiu), 중국에서는 메이위(Meiyu)로 부른다. 장마는 남부지방의 경우 평균 6월 23일, 중부지방은 이 보다 늦은 26일께 시작된다. 기간은 약 한달가량. 이 기간동안 내리는 비의 양은 300-450㎜로 일년 강우량의 30%, 어떤 해는 50%까지 이른다. 반면 ‘마른 장마’라 해서 장마기간이지만 가뭄이 나타나는 해도 있다.문헌에 장마에 관한 기록이 많은 것으로 보아 예전에도 장마피해가 잦았던듯 하다. 증보문헌비고에 의하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 123회의 홍수가 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왕명 출납을 기록한 승정원일기에도 6,7월 집중호우로 전국이 물바다가 됐다는 대목이 자주 나온다. 태종과 영조 때는 서울에 물이 넘쳐 수심이 10-19척에 달했다고 한다. 1823년 대홍수 때는 293명이 죽고 7600여 채의 가옥이 부서졌다는 것이다.또 흥덕현(지금의 고창군)의 선비 황윤석이 쓴 일기 ‘이재난고’에는 1787년의 여름장마 대목이 나온다. “비가 오기 시작하여 개기도하고 쏟아지기도 하며 40일을 끊이지 않았다. 서울의 평지 수심이 수척이나 되고 청계천의 커다란 돌제방의 모서리가 무너졌으며 민가와 군 막사가 휩쓸린 것이 극히 많았다”장마는 해마다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남긴다. 특히 저지대나 산비탈에 사는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고 했다. 또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고도 했다. 그만큼 장마 피해가 무섭다는 뜻이다. 오늘부터 시작된 장마에 미리 대비해야겠다.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미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령층이 총인구의 7%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이 추세대로라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이 총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고령화는 평균수명이 늘어난 데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에 기인한다.현재 우리의 평균수명은 77세로 40년전에 비해 25세나 늘었다.출산율은 지난해 1.08로 떨어지면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총인구는 감소세로 돌아서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고령화가 급진전하면서 노인문제와 함께 사회 관심사의 하나로 떠오른 문제가 중장년층의 실업문제다.‘45정(停)’,‘ 56도(盜)’가 일종의 관행처럼 돼버린 현행 정년제도는 근로자 본인이나 국가,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크게 잘못돼 있다.한참 일할 나이인 50대 초반에 일손을 놓고 산이나 거리를 헤매는 모습은 보기에도 딱하다.3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경제활동으로 30여년 남은 인생을 꾸려가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정상적인 인생 설계에도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중장년층의 고용확대나 정년연장은 당장 해결이 어려운 난제다.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는 제도가 ‘임금피크(peak)제’다. 정년은 보장받되 정년 몇해전 부터 임금을 일정비율 낮춰 받는 제도이다. 이 제도가 고령 근로자에 대한 임금삭감과 퇴진 압력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근로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노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사회보장 비율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같은 장점으로 현재 국내 30여 기업이 이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지난주 말 총리 주재로 열린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에서 임금피크제 확대등 여러시책이 포함된 사회협약문이 채택됐다.고령사회에 대비해 정년연장의 전 단계로 임금피크제에 대한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이 제도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당선은 숱한 변화를 몰고왔다. 변화의 기류는 ‘정책인수’를 위해 조직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제15대 대통령직인수위가 이종찬 이양재 이해찬 등 중진 정치인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4∼50대 소장학자와 재야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중심축이 됐다. 인수위는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새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조명을 진행시켰다. 부처별 보고를 과감히 배제하고 정책별, 사안별로 접근했다. 국민들로부터 다양한 정책제안을 받았는데 국민제안제도가 시행된 과거 3년동안 접수된 것보다 20배가 많았다. 19일 국회의장에 선출된 임채정의원이 당시 인수위원장을 맡아 그해 12월28일부터 55일동안 활동했다. 그러나 중단없는 개혁을 둘러싼 논란과 혼선의 댓가도 만만치 않았다. 민선 4기 출범을 앞두고 단체장이 바뀐 전북도와 10개 시장 군수 당선자들의 업무인수 작업이 한창이다. 10명 이상의 인수팀이 구성된 곳도 있고 공약이행을 위한 자문위원단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명칭이야 어쨌든 업무 인계인수는 중요한 절차다.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요구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잘못된 제도와 관행이 있으면 개선해야 하고 이미 내건 공약도 실천가능한 것인지 살펴야 한다. 요컨대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활동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수팀의 면면과 활동을 보면 그 자치단체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잡음이 들리고 있다. 업무 인계인수가 세련되지 못하고 무리수를 두는 곳도 있다. 어느 지역에선 이미 진행된 절차를 무시하고 사업자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른 지역에선 공고된 절차를 다른 방법으로 다시 밟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선거때 줄 섰던 사업자에게 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지용맹이다. ‘깜빵’갈 일부터 연습하려는가. 어느 지역에선 업무보고 시간을 시간대별로 정해 국과장들을 부르면 될 것을 하루종일 대기시켜 놓는 곳도 있었다. 업무보고가 아니라 업무마비를 시연하는 꼴이다. 인수인계는 과시나 위력을 보여주는 절차가 아니다. 정책인수가 돼야지 권력인수가 돼선 곤란하다. 칼 쓰는 법부터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상용 시인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삶의 의미를 한 마디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를 웃음으로 대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스포츠 관련 기사에서 전투적인 표현을 자주 접한다. ‘적군’과 ‘아군’으로 표현하던 시대는 갔지만 아직도 ‘폭격’이니 ‘용병술’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글제목으로 오른다.월드컵 시즌인 요즈음 방송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굴욕’ 관련 어록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를테면 하프 타임때 감독이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후보 선수여서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해서 같이 해설하는 아버지를 난처하게 만든 일이 그 한 사례다. 아버지는 치열한 경쟁의 현장으로 축구경기를 기억하고 있지만 그 아들은 천진난만하게 축구를 마냥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이런 부자지간의 대담을 듣고 있으려니 1972년 뮌헨 올림픽이 떠오른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검은 9월달’이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를 습격해 모두 17명이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리고 북한 선수 리호준은 사격에서 우승한 소감을 묻자 “적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쏘았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면적으로야 어떤 생각인들 못 하겠는가마는 스포츠정신으로 따진다면 표적이 ‘적의 심장’으로 연상되는 선수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한국과 프랑스의 새벽 4시 시합을 뜬 눈으로 지켜 본 사람들 중 일부는 선수들의 발놀림 하나하나에 자신의 감정과 혼을 싣는 과정을 되풀이했을 것이다. 마치 적국의 병사들을 물리치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런데 잔디구장에서 뛰는 대표선수들은 애인을 위해서, 동료를 위해서 아니면 더 사소한(?) 이유로 공을 찰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한 설움도 있으련만 자신이 누벼야 할 잔디구장의 면면을 남의 일보듯 말하는 그런 청년이 낯설지 않아야 한다. 남의 불행이 내 행복이라는 단편적 사고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시를 완성시킨 시인의 심정을 헤아려 보는 것도 시를 감상하는 한 방법인 것처럼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경기를 즐기는 젊은 세대 선수들의 마음을 한 번 헤아려 보는 것도 경기를 관람하는 묘미를 더해주지 않을까 한다.
사람이 세상살이를 하면서 겪는 설움이 어디 한두가지겠는가마는 그 중에서도 헐벗도 굶주리고 살곳이 없는 설움은 참으로 견디기가 힘이 든다. 의(衣)식(食)주(住) 즉, 인간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이 세가지 요소는 의지나 인내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관적인 가치기준과는 상관없이 의식주의 유지상태만을 보고 객관적인 행복의 척도로 삼아버리기까지 한다.자본주의가 날로 발전하는 덕에 이제 입고 먹는 문제는 웬만큼 해결이 됐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적어도 겉으로 보아 입고 먹는 것만으로는 빈부 차이를 느낄 수가 없게 됐다는 말이다. 다시말해 의식(衣食)의 격차가 더 이상 사회적 이슈가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얘기다. 따라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복잡다단한 주거욕구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로 모아질 것 같다. 한동안 전국의 아파트 분양가가 합리적 수준이어서 집 장만하기가 수월한가 싶더니 언제부턴가 서민들은 새 아파트 분양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 졌다. 침체된 주택경기를 부양시킨다는 미명 하에 정부가 분양가를 자율화시킨 후에 벌어진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분양가에 놀라 국민들이 분양 원가를 공개하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정부와 업체는 시장경제원리를 앞세워 일축했다. 당연한 귀결로 새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을 했다.그러나 어떤 경우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다. 더구나 오르막이 가파랐다면 내리막도 가파른 것은 정해진 이치다.돈 많은 부자들이 이제 웬만큼 아파트를 사 모았는지 새 아파트 분양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잘나간다던 서울도 대부분 분양률이 30%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 업체는 인건비와 운영비라도 절약하기 위해 사실상 문을 닫는 형편까지 왔다고 한다. 자업자득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주택업체가 잘못되는 것이 고소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또 고가 아파트나 여러 채의 집을 사 세금폭탄을 맞게 된 부자들의 고통을 즐기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람이 사는데 절대 필요한 집을 투기상품으로 삼아 돈을 긁어모으는 것은 사람이 취해야 할 도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하는 얘기다. 지금은 비록 부자인 당신도 언젠가는 '집없는 설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그러는가.
월드컵 축구대회는 선수와 이를 응원하는 관중들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이 되었다. 스포츠가 상업주의에 너무 물들었다는 비판도 없지 않으나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을듯 하다. 박지성의 수준 높은 플레이와 이천수·안정환의 슛 순간에 4700만 명이 숨을 멈추지 않았던가.그러나 이들 스타 플레이어 뒤에는 이를 조련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감독들의 머리싸움이 불꽃을 튀긴다. 이들 감독들에게 월드컵은 희비가 엇갈리는 격전장인 셈이다. 성적에 따라 명장으로 떠오르기도 하고 무능한 인물로 낙인 찍히기도 한다. 이번 독일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 중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국가는 절반인 16개국이다. 또 출신 국가별로 보면 브라질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고 네덜란드 4명, 프랑스 3명 순이다. ‘왕대 밭에서 왕대 난다’고 축구 강국에서 명감독이 나온다.브라질 출신은 일본의 지쿠,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브라질의 파헤이라, 코스타리카의 기미랑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케타 등이다. 이 중 스콜라리는 2002년 월드컵에서, 파헤이라는 94년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일본이 비록 첫 경기에서 ‘히딩크 매직’에 걸려 역전패를 당했지만 지쿠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로 칭송받던 스타 플레이어다.네덜란드 출신은 한국과 호주 감독을 맡은 아드보카트와 히딩크가 단연 돋보인다. 네덜란드의 바스턴, 토바고의 베인하커르 역시 이 나라 출신이다. 네덜란드 축구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특징으로 하는 토털 사커다. 지난해 작고한 미헬스 감독이 70년대 창시한 전술로 히딩크와 아드보카트가 수제자 격이다. 선수들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포지션을 바꿔가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히딩크는 2002년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어 한국에선 특별한 존재로 떠받들고 있다. 제1호 대한민국 명예국민의 영예도 안았다.지난 대회에 이어 계속 같은 감독이 지휘하는 국가는 잉글랜드 미국 스웨덴 코스타리카 등 4개국. 최고령은 토고의 오토 피스터(69). 최연소는 네덜란드의 바스턴(42)이다. 아드보카트는 축구의 성공조건으로 개인 경쟁력(Quality), 마음가짐(Mentality), 적절한 행운(Luck)을 꼽았다.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속에 감독들의 부침도 흥미거리가 아닐 수 없다.
‘으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처럼 보이는 악운(惡運)이나 대상’을 뜻하는 징크스(jinx) 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에서 길흉(吉凶)의 점을 볼때 이용하던 개미잡이라는 작은 새의 이름에서 유래한다.이 새는 모양이 음산하다고 하여 불길한 새로 취급됐다. 동양에서 숫자 4를 한자의 ‘죽을 사(死)’자와 연상시켜 기피하는가 하면,서양인들이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치며, 숫자 ‘666’을 ‘저주의 수’로 여기는 사례등이 징크스의 대표적 사례이다.반면 영구차가 자나가는 모습을 보면 재수가 있다든지 어떤 색갈의 옷을 입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든지 하는 식의 긍정적인 믿음도 있다. 이같은 징크스를 믿는 사람들은 철저하리 만큼 따르기도 한다.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나 결과를 운명으로 돌리는 일종의 미신으로 볼 수 있다.운동선수나 바둑기사등 직업적으로 끊임없이 승부를 겨루는 사람들한테 유독 징크스가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징크스를 깼다’고 하면 운명으로 체념했던 일이나 포기하다시피한 승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극복한 것을 의미한다.이 과정에서 끊임 없는 노력과 정신력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지금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대회에도 그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많은 징크스가 있다.과학적 근거나 확률과는 상관없이 이같은 징크스는 지속돼오고 있다.개막전에서 강팀이 약체팀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다는 개막전 징크스,전 대회 4강 진출국중 한 나라는 다음 대회에서 예선탈락하는 4강 진출국 탈락 징크스,개최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온다는 징크스 등이 대표적이다.그러나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때 3위를 차지한 터키가 본선진출에 실패해 징크스를 확인했지만, 개막전에서 개최국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4대2로 물리침으로써 징크스 파괴의 서막을 열었다. 그제 한국팀이 토고를 2대1로 격파한 것도 우리에게는 지긋지긋한 월드컵 ‘원정경기 무승(無勝)’징크스를 깼다는데 의미가 있다.지난 1954년 스위스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다섯차례 해외 원정경기에서 거둔 4무10패에 그친 징크스를 보기좋게 깨뜨린 쾌거인 것이다.이번 승리로 우리 선수단은 자신감이라는 값진 자산을 얻었다.기록이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징크스도 마찬가지다.우리 선수단의 거침없는 전진을 기원한다.
월드컵 축구가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TV에 비치는 세계 각국의 응원전은 거의 광적이다. 독일 라인강변의 대형 전광판 앞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광경이 눈길을 끈다. 이른바 거리응원이다. 2002년 한국 거리응원에서 자극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젠 한국의 거리응원이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거리응원은 한국이 원조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길거리 응원은 전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거리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들은 2193만 명.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오르면서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한 붉은 서포터들의 응원열기는 16강 이탈리아전에서 400만명, 8강 스페인전에선 500만명, 4강 독일전 때는 무려 700만명에 이르렀다. 인위적인 작동 없이도 거리응원의 조직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토고 전이 열린 13일 밤 전국 방방곡곡이 또한번 들썩였다. 전국 187곳에 148만명이 운집, 길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꼭지점 댄스에다 볼거리 이벤트가 다양하게 결들여져 이젠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린 것처럼 보인다.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주 종합경기장 남쪽 백제로에서는 오후 6시부터 차량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수많은 축구팬들이 300인치 대형 영상시스템 앞에 모여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길거리 응원문화를 즐긴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부안 순창 진안지역을 제외한 11개 시군지역에서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터졌다. 응원문화는 집단심리에서 파생되어진 강력한 힘이다. 개인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이 뭉쳐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이 하나라는 의식을 갖고 이루어 낸 것이 바로 거리응원이다. 왜 이런 거리응원이 가능한가. 심리학자들은 거리응원에 참여함으로써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고 사회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거리응원은 '사회적 촉진'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사회적 촉진’은 타인들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에서 발생한다. 거리에 나가 대표팀을 응원했다는 사실은 국가행사에 관심이 많고 애국심이 뛰어나다는 걸 드러내 주게 되며, 이는 곧 자신을 과시할 기회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이 내셔널리즘과 상업주의로 흐르면 폐해가 커지게 된다. 우리주변에 그럴 사람은 없을테지만.
결전의 날이 밝았다. 대표팀이 지난 2002년에는 4강까지 오르는 성적을 낸 바 있었는데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자못 궁금해진다. 한일 월드컵 경기를 통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축구를 관람할 줄 아는 재미에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푹 빠졌다는 점일 것이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것이 남자들의 군대 시절 이야기 그리고 축구 이야기라고 했으니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는 당연히 군대 시절의 축구 이야기라 할 만하다. 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난 한일 월드컵으로 바뀌었으니 대단한 변화임에 틀림이 없다.그런데 이런 월드컵의 열기에 딴지를 거는 듯한 일이 생겼다. 늘상 불러서 입에 익은 선수 이름이 틀렸다고 고쳐 불러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마이클 오웬’은 ‘마이클 오언’으로, ‘마하엘 발락’은 ‘미하엘 발라크’로, ‘아르옌 로벤’은 ‘아르연 로번’으로, ‘라파엘 반 데어 바르트’는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로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뤼트 판 니스델로이’로,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호나우디뉴’는 ‘호나우지뉴’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일요일 밤 세르비아와 경기를 치른 네델란드팀의 ArjenRobben은 ‘로번’과 ‘로벤’으로 표기가 번갈아 나오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이런 혼동은 경기 관람자의 심기를 어지럽히기에 충분하다. 등에는 Robben이라 쓰여 있으니 ‘로벤’이 맞는 듯도 하다. 그런데 그리 발음하지 말고 ‘로번’이라 하라니 그 속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선수들의 이름을 바로 잡은 기구는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이다. 이 위원회에서 지난 5월 25일 심의를 통해서 외국선수들의 이름을 그렇게 바꾸기로 하였다.사람의 이름은 일반 단어와 달리 고유성이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실제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는 것이 옳다. 물의 도시 ‘Venezia’는 셰익스피어의 회극 ‘베니스의 상인’의 배경도시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베니스’라 발음하지만 현지에서는 ‘베네치아’라고 발음한다. 이렇게 두 발음이 공존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그 지명이 전달되어 온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영어권을 경유한 발음인 ‘베니스’가 우리에게는 먼저 도착(?)한 것이 원래의 발음 ‘베네치아’가 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번 축구선수들의 이름도 기왕의 잘못을 바로 잡자는 좋은 뜻으로 이해를 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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