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현재 매월 2회씩 의무휴업 하는 대형마트 영업 제한은 지난 2010년 전주에서 처음 도입됐다. 전주 시내에 대형마트가 6곳이나 들어서면서 동네 슈퍼 등 골목상권이 초토화되자 시민단체와 전주시의회가 나서서 대형마트 영업 제한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측에서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소송전을 벌인 끝에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의무 휴무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제도화하게 됐다. 이로써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골목상권과 공룡 유통업체 간 상생발전의 상징이 됐다.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 매출이 되살아나고 대형마트 근로자에게는 월 2회 휴식이 보장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또한 전주시는 유통업 상생 분야에서 각종 정부 표상을 휩쓸며 전국적인 롤모델로 떠올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다시 소환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민제안을 통해 선정한 10개 안건을 대상으로 전 국민 온라인 투표를 붙여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우수 제안 3건을 정책화하기로 한 것. 투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57만7000여 건으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어뷰징(중복 전송) 문제가 드러나 우수 제안 선정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됐다. 실제 1위부터 10위 안건까지 득표수 차이가 미미해 변별력을 갖기 어려웠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처음 시도한 국민제안이 시작부터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으로 국민의 비난만 자초하고 말았다. 게다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데다 이미 대법 판결로 법적 논쟁이 매듭된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국민적 분란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파문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등 이번 국민 우수 제안 3건을 없던 일로 했으나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무조정실에서 운영하는 규제심판부가 오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영업 제한을 첫 심판 대상으로 올린다. 규제심판부는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 후 5일부터 18일까지 규제정보포털을 통해 온라인 토론을 실시한다. 규제 개선 필요성이 인정되면 해당 부처에 개선을 권고하게 된다. 그렇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국회에서 규제 개선에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중소유통업 상생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것마저 무너지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소비자 다수가 찬성한다고 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국정 위기 반전 카드로 활용해선 안 된다.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지만 전주 시정의 역동적 기운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도 우범기 시장은 현안 사업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현안 중에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대한방직터 개발과 관련해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데 행정이 왜 도움을 주지 못하느냐” 며 민자 유치에 따른 지역 개발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전주 완주 통합과 종합경기장 개발 등 굵직한 현안과 관련해서도 강한 드라이브를 예고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취임 직후부터 이런 정책 기조를 뚝심있게 밀어붙임으로써 공직 사회의 혁신적 변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언급한 현안 이외에 황방산 터널과 역세권 개발도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사업은 전주의 지도를 바꿔 놓을 만큼 폭발성이 큰 프로젝트다. 전임 시장 때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현안들이 한꺼번에 이슈화 되면서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불과 취임 한 달 만에 전주 시장이 바뀌면서 일어난 긍정적 변화의 움직임이다. 기존 근시안적 포퓰리즘 행정에 넌덜머리를 냈던 일부 시민들은 지역 발전에 호기를 맞았다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물론 일부 현안은 벌써부터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노골화되는 등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우 시장의 입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우 시장 취임 후 변화에 대한 거센 물결은 전임 시장 때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시내 간선도로인 백제대로 곳곳은 가로수와 보도블럭을 파헤치고 인도를 점령한 채 공사가 진행돼 시민 짜증을 유발한다. 코로나 불황 때문에 생존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입장에서 멀쩡한 인도를 뜯어내는 일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걸 보면 심사가 뒤틀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다 2조 5000억 들여 500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대한방직 개발 계획서를 제출한 지 3년 넘도록 아무런 결론 없이 질질 끄는 행정은 어떤가. 이처럼 안타까운 경우는 2년 만에 불씨가 되살아난 역세권 개발도 마찬가지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전주시가 LH와 함께 지구지정 승인까지 마쳤는데 돌연 주택보급률 115%를 내세워 사업을 중단시켰다. 이 밖에도 서부권 교통지옥 해소를 위한 황방산 터널은 생태환경 파괴를 주장하는 환경단체 반발에 막히고, 메가시티 붐과 함께 광역권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타시도와 달리 전주 완주 통합은 이미 3차례나 실패를 겪었다. 우 시장에게 거는 유권자 기대는 전주를 확 바꾸라는 것이다. 그는 특유의 CEO 기질이 뛰어나 강점으로 꼽는 중앙부처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가시적 성과를 내라는 주문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침체 분위기에 젖어 있는 전주시의 면모를 일신하는 게 최대 과제다. 제 아무리 좋은 명분과 실리를 가진 사업이라도 타협하고 결실을 맺지 못하면 빛을 잃기 마련이다. 사업추진 과정에 반대 세력은 존재하고, 욕먹을 각오로 그들과 소통하며 상생 방안을 찾느냐가 그의 시험대다. 김영곤 논설위원
법원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선거에 대해 지난달 당선인 무효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치러진 제12대 중앙회장 선거에서 이상한 모양으로 접은 투표용지와 특정 부분에 기표한 투표용지가 다수 발견된 것을 문제 삼아 김태경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이 제기한 소송에서 김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이같은 기표 방법으로 투표한 행위는 무기명 비밀선거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김 전 회장은 당시 선거에 출마해 서울시회장 출신 후보와 경쟁했지만 석패했었다. 대의원 162명 가운데 73표를 얻어 88표를 얻은 경쟁 후보에 15표 뒤졌다. 선거이후 대의원들의 이탈 방지 및 색출 수단으로 경기도회는 투표용지를 대각선 방향으로 두 번 접고, 인천시회는 투표용지 오른쪽 위 귀퉁이에 기표하도록 담합했다는 소문을 접한 김 전 회장은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했다. 법원 판결로 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재선거 가능성이 높아졌고 김 전 회장의 재도전이 예상된다. 11·12대 전북도회장을 역임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30년 동안 서울 출신이 중앙회장직을 장기 집권해 지방은 소외받고 정책 참여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지방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변화와 혁신을 꾀하겠다”며 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었다. 전국 5만여 전문건설회사를 대표하는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 1985년 설립 이후 비수도권 출신이 회장을 맡았던 적이 없었다. 40년 가까이 넘지 못했던 수도권의 벽을 깨보겠다며 지방 가운데도 세가 약한 전북회장 출신이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고 선전했다. 전북 출신의 중앙무대 도전은 지난 2020년에도 있었다. 6선 조합장 출신인 정읍농협 유남영 조합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나서 결선투표까지 갔지만 아쉽게 패배했다. 유 조합장은 10명의 후보자 가운데 2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수도권(경기 판교낙생농협 이성희 조합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농협중앙회 62년 역사상 최초의 전북 출신 중앙회장에 도전한 유 조합장은 “농도 전북의 자존심을 찾겠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의미있는 도전이었다. 전북 경제계의 중앙무대 도전과 달리 전북 정치계는 조용하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에는 모두 25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전북 지역구 의원의 도전은 전무했다. 전북 정치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는 “실패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김태경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의 중앙회장 재도전 성공으로 전북의 위상과 자존감이 새롭게 각인되기를 기대해 본다. 강인석 논설위원
정치권이 바빠지게 됐다. 여야 협상으로 원구성을 마치면서 국회가 개원했기 때문이다. 다시 코로나19가 많이 발생해 민생이 어렵게 돌아간다. 기준금리 계속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져 서민들이 죽을 맛이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기름값 등 각종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 IMF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정권이 바뀌면 혹시나 행여나 하고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도로아미타불로 그친다. 젊은 패기로 기대를 모은 김관영 지사가 취임 초부터 죽으라고 뛰고 있어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 같다. 본인의 공약사업인 대기업 5개 유치를 위해 항상 서울 출장 가기 전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2명 정도 사전 약속을 해서 만나고 돌아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것. 그 결과 지난 26일 두산 쪽에서 김제 지평선 산단에 투자키로 MOU까지 체결해 첫번째 성과를 냈다. 투자금액이 693억으로 고용창출인력이 110명에 불과하지만 수치로만 단순하게 평가할 문제가 아니다. 요즘 대기업이 지방에다가 공장을 지어도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용창출효과가 별반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두산의 투자로 앞으로 투자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젊은 김 지사가 시간을 쪼개써가며 노력한 결과 취임 한달도 안돼 기업 유치성과를 냈는데 지난 27일 열린 서울에서의 김 지사 초청 국회의원 조찬간담회에 이용호 김수흥 의원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전북정치권은 숫자가 다합쳐도 분대급 밖에 안돼 여기서 2명 빠지면 김 지사가 헛심 팽기기 십상이다. 지금 전북이 메가시티와 특별자치도에서 빠져 있어 중대기로에 놓여 있다. 제주 강원도까지 특별자치도가 돼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판에 전북만 외돌토리 신세로 육지속의 고도(孤島)로 전락했다. 전북은 윤석열 정권이 집권하면서 정치적으로 불리해졌다.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지만 전북에는 지원군이 못 되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권때는 말로만 지원해 주겠다고 요란을 떨었지 실제로 전북으로 돌아온 게 별로였다.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었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를 만들려고 김 지사가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할 도내 출신 국회의원들이 진정성을 갖고 원팀이 되어줄지는 의문이 간다. 익산 출신 김수흥 의원은 조찬간담회에 참석치 않고 도의회를 찾아와 기업유치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해 손발이 안 맞은 정치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익산 출신 전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이 고향으로 돌아와 정치를 재개할 것을 의식해서 이 같은 제안을 했는지는 몰라도 김 의원의 처사는 올바르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에 시간적 여유가 많았는데 굳이 이날 불참하면서 이 같은 일을 꼭 했어야 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용호 의원도 사전에 불참을 통보했다지만 선뜻 납득이 안 간다. 국회의원은 행정부를 견제하면서 입법활동 하는 게 주임무지만 지역발전에 관해서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 다음 총선을 앞두고 각자 도생 하기에 바빴던 의원들이 원팀을 이뤄낼 것인가는 지켜볼 일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팽나무가 화제다. 자폐인 변호사의 활약(?)을 그린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소덕동 팽나무’ 덕분이다. ‘소덕동 팽나무’는 경남 창원시 대산면 북부리에 있는 팽나무가 실체다.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2015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관심이 집중되자 문화재청은 이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가치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터다. 드라마 속 팽나무는 마을을 지켜온 노거수, 마을 사람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이른바 ‘당산나무’다. 마을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굳건히 서 있는 우람한 이 팽나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만큼 아름답다. 팽나무는 느티나무나 은행나무보다는 못하지만 500년은 족히 사는 장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수명이 길기도 하지만 그 특성이 더 흥미롭다. 팽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홀로, 크게 자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수형을 멋지게 가꾸어 스스로를 빛낸다. 팽나무의 속명 ‘셀티스(Celtis)’는 ‘열매가 맛있는 나무’란 뜻의 고대 희랍어다. 맛있는 열매를 풍성하게 생산해내니 새와 동물들도 팽나무를 좋아한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고 살면서도 많은 생물을 부양하는 역할은 눈부시다. 팽나무는 느티나무, 소나무와 함께 오래전부터 마을을 지키는 대표적인 노거수로 꼽혔다. 시골 마을 어귀에서 가장 먼저 맞아주는 오래된 노거수는 느티나무가 단연 많지만, 팽나무 역시 적지 않다. 특히 바닷바람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바닷가 마을의 당산나무는 대부분이 팽나무다. 이름도 외형도 그리 낯설지 않은 이유다. 우리 지역에도 이름을 알린 팽나무가 있다. 200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창군 부안면 수동리의 팽나무다. 나무의 성장세로 보아 수령을 400년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연원은 명확하지 않다. 나무 둘레는 6.56m.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 중 둘레가 가장 크다. 수동리 팽나무 역시 그 주변에 찔레꽃, 뽕나무, 참빗살나무, 갈참나무, 팽나무, 아까시나무, 오동나무, 맥문동, 인동덩굴, 칡, 고사리 등 다양한 식물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홀로 자라며 다양한 생명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팽나무의 특성을 알고 나니 ‘당산나무’로 마을을 지켜온 수많은 팽나무의 존재가 더 새삼스럽다. 드라마에서 마을 앞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을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편에 선 우영우 변호사가 찾아낸 답은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이다. 드라마 속 팽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되어 도로로부터 마을을 온전히 지킬 수 있게 됐다. 개발의 구호가 넘쳐나는 지금, 팽나무 한그루의 힘이 전하는 의미가 각별하다. /김은정 선임기자
관상어와 함께 평생 삶의 터전을 일궈 온 물고기 박사 류병덕 ㈜물고기마을 대표(63)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50년 가까이 애지중지 길러온 300여만 마리에 달하는 비단잉어가 갈 곳이 없어 애태우고 있다. 완주 이서면 반교리에 있는 물고기마을이 하천정비사업 구역에 포함돼 강제 수용되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기 때문. 폐업 보상이 아니라 쥐꼬리만큼의 물고기 이전 비용만 지급해주기에 군청에 민원도 넣고 국민청원도 제기했으나 하천 선형변경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6월 물고기마을의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30여 곳의 자치단체에서 류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양어장과 체험시설 부지의 무상 제공은 물론 각종 행정편의 제공도 약속했다. 한 자치단체에서는 33만여㎡에 달하는 부지를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도 했다. 그러나 류 대표는 고향에 남아 물고기마을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정작 완주군에선 냉담한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한다. 류 대표가 물고기 양식업에 뛰어든 것은 스무 살 때. 쌀가마니공장을 하던 부친께서 비닐포대가 나오면서 문을 닫게 되자 내수면 양식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류 대표도 자연스레 양식업에 합류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옥정호와 구이 안덕저수지 청평댐 화천댐 등 전국 4곳에서 양어장을 운영했다. 양식업계에선 전국 최대 규모로 큰돈도 만져보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할까. 극심한 가뭄과 한해가 이어지면서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애끓는 심정에 양식장에서 실신하기도 했다. 그 때 불현듯 기르는 양어보다 보여주는 관상어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13년간 연구 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블랙 엔젤이라는 신품종 비단잉어 육종에 성공해 특허등록을 냈다. 현재 물고기마을에는 250여 종, 300여만 마리의 관상어가 있고 몸값이 3000만 원이 넘는 비단잉어도 있다. 자산 가치로는 일천억 원대가 넘는다. 폐업 전 주말에는 5000여 명이 물고기마을을 찾았고 연간 30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고교 시절 가세가 기울어 졸업장을 받지 못했던 류 대표는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고 군산대에서 물고기마을 테마관광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 명실상부한 물고기 박사가 됐다. 대한민국 1호 최우수 신지식인 표창에 이어 대한민국 대한 명인, 신창조인으로 선정됐고 지난 2015년에는 어류힐링문화 연구분야 세계명인으로 등재됐다. 어류힐링 문화보급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비전을 세운 류 대표는 전북과 제주 수도권 등 전국 3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물고기마을 테마관광지 조성을 구상 중이다. 이미 몇몇 투자회사로부터 2000억 원대 투자 제안도 받았다. 홍익인간 정신을 펼치려는 그의 꿈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권력 교체기 ‘알박기’ 인사 관행은 꽤 됐다. 현실적으로 인사권자와 산하기관장 임기가 같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대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마지못해 사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끝내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면 직무비리 고발이나 감사를 통해 거센 압박을 가하기 일쑤다. 블랙리스트 수사에서 밝혀진 것처럼 신구 권력 충돌과 맞물려 승자독식 게임의 민낯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한다. 과거엔 임명권자가 바뀌면 으레 사표를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기 보장 추세가 사회적 공감을 얻으며 탄력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10년 주기 여야 정권교체가 5년 만에 이뤄지다 보니 유독 이 문제로 시끄럽다. 정치 철학을 공유하지 못하고 진영 논리도 다른데 왜 버티냐고 일갈한다. 이들에 의해 전 정권 사람이란 프레임이 씌워져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둘러싼 후유증은 심각하다. 관련 기관 직원의 사기 저하뿐 아니라 정상적인 업무 수행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이런 점 때문에 대구시는 조례를 통해 인사권자와 기관장 임기를 맞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북에서도 자치단체장이 바뀐 곳은 이와 관련해 설왕설래만 무성해 기관장들은 좌불안석이다. 도청 산하기관 5곳이 올해 기관장 임기가 끝나 김관영호 인선 방향에 이목이 쏠려 있다. 송하진호 1기는 선거 캠프 인사와 측근들이 다수 포함돼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더욱이 송 지사 최측근의 임기 쪼개기 3번 연임은 꼼수 논란과 함께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2기 때는 경영 능력에 따른 인선 원칙을 천명하자 오히려 선거 캠프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반면 전주시는 산하기관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선거 캠프 출신과 측근을 주로 기용하면서 업무 비리로 인해 기관장이 구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근에도 기관장 선임과 관련 불필요한 오해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연임에 대한 적정성 문제가 대표적이다.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시장이 정해진 상황에서 지방선거 다음날 그의 연임이 결정됐다. 물론 절차상 하자는 없지만 우범기 당선자 측과 사전 조율이 없었기에 ‘알박기’ 논란이 일었다. 작년 10월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임명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시장이 본청에 근무하는 ‘어공’ 측근을 임기 3년의 자리로 보내기 위해 자격 조건 규정까지 바꿨다. 이렇게 임명된 이사장의 인사 남용 문제까지 터지자 여론은 떠들썩했다. 임기가 명백하게 규정돼 있는데도 끊임없이 이 문제를 둘러싸고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천문학적 세금이 투입될 뿐 아니라 전문적이고 특성화된 산하기관의 위상을 감안할 때 자기 사람만 앉히려는 임명권자의 현실 인식이 문제다. 마치 전리품인 양 보은 인사 창구로 여기며 능력 없는 인물까지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내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강원도의 발걸음이 바쁘다. 도와 시·군의 강원특별자치도 협의체 구성, 지역별 특화전략산업 발굴 준비 등으로 분주하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성공시키고 후속 대책에 분주한 강원도의 모습은 전북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강원도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전북은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전략에서 실패했다. 전북도는 물론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북도당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별자치도는 메가시티의 부산물이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전국 5개 메가시티 구축을 추진하면서 메가시티에 포함되지 못한 전북·강원·제주는 함께 손잡고 ‘강소권 메가시티’를 주창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6일 민주당 소속 전북·강원지사와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고 새만금-전북권역, 강원평화특별권역, 제주특별자치도권역의 특화발전에 타 메가시티와 동등한 정책적 배려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강원도 정치권은 달랐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지난해 10월 “경제와 산업에 도움이 되는 경제특별자치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강원도 7대 공약 중 1번 공약으로 ‘강원경제특별자치도 설치’를 내걸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특별법은 6.1 지선을 3일 앞둔 5월 29일 찬성 237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선거를 앞둔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치의 결과였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전북 7대 공약 중 7번째 공약으로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 설치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전북 7대 공약 중 1번 공약으로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을 내세웠다. 이후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6.1 지선 과정에서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설치를 약속했다. 국회에는 지난 4월 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발의한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이 제출돼 있지만 아직 논의조차 없다. 강원특별법이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한 점을 감안하면 전북도민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통 큰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강원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한 후속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내년 6월 11일 시행을 앞둔 강원특별법은 모두 23개 조항으로 아직 뼈대만 있을 뿐이어서 향후 법 정비가 추진될 수밖에 없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이제 시작 단계인 강원특별법 정비 과정에서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 논의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치를 전북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강인석 논설위원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전북에서 치러진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에 불만이 많다. 전북에서 윤석열 후보 한테 20% 이상만 표를 줬어도 뭔가 지역발전의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었을 터인데 하면서 아쉬움과 섭섭함을 토로한다. 그간 정 의원은 서진정책에 따라 나름대로 지역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상당수 도민들이 표로 보답해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80% 얻으면 당선될 것으로 여긴 상황에서 이 보다 많은 83%를 얻어갔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가 전북에서 14.4%를 얻은 건 대단한 결과였다. 정 의원이 전주에 내려와 2010년 지사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하는 등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그의 말을 빌리면 당시에는 말 붙일 사람도 없고 냉담 그 자체였다는 것. 아예 묻지도 따지지도 안은 동토나 같았다고 회고한다. 지금은 어디를 가서라도 신분을 밝히고 다소 예민한 이야기를 꺼내 들어도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대화의 통로가 마련됐다는 것. 그러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여전히 표밭은 얼어붙어 있다는 것. 민주당이 장악한 전북에서 정의원이 쌍발통론을 꺼내 든 것은 진보와 보수가 힘을 합쳐야 낙후된 전북발전을 이뤄 나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광우병 파동으로 5개월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끝없이 그가 도전장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어렵게 고려대를 다녔던 학창시절 때 배웠던 도전과 응전정신이 아닐까 한다. 당시 어렵게 공부했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학생신분으로서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막노동판에서 피와 땀을 흘렸다. 해남으로 내려가 참다래농장을 일궜던 것도 그의 은근과 끈기 그리고 배짱 때문에 가능했다. 인촌 김성수선생의 고창 생가에서 태어난 것을 가슴에 아로새기며 항상 큰 뜻을 품어온 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신념으로 여기며 젊음을 불살라왔다. 그가 20대 총선 때 전주을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운발이 크게 작용한 탓이 컸지만 성실성과 진정성이 엿보여 가능했다. LH본사를 진주로 빼앗겼을 때 그가 전주 호남제일문 옆에서 함거를 타고 속죄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일부에서는 쇼 한다고 했지만 정치인으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비례대표인 정 의원은 정치적 상황이 바뀌어 여당 국회의원으로 전북 도당위원장을 또 맡았다. 20·21대 연속 국회예특위원을 맡아 전북 국가예산 8조원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다했다. 내년 4·5 재선거때 전주완산을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그로서는 해야 할일이 많다. 먼저 윤석열 정권과의 교량역을 충실히 수행, 전북 몫을 가져와야 한다. 지역인재들이 발탁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특히 지역균형발전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민들이 국힘 후보들한테 표를 주지 않았다고 불만만 나타낼 게 아니라 더 진정성을 느끼도록 가슴으로 다가서길 바란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보다는 지금처럼 자만하지 않고 전북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간다면 도민들도 생각이 바꿔질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인간관계와 같은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서 발생되어 사람들의 상호 작용과 협력 방식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개인 혹은 집단에 이익을 주는 무형의 자산’. ‘사회적 자본’의 사전적 의미다. 우리 사회가 사회적 자본에 눈을 뜬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적자본과 인적자본 외에 좀 더 새로운 자본이 필요해지면서 등장한 사회적 자본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집중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주목되는 것은 다양한 환경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갈수록 사회적 자본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사회적 자본은 얼마나 될까. 영국의 ‘씽크탱크’인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는 해마다 ‘레가툼 세계번영지수’를 발표한다. ‘세계번영지수’는 국가의 물질적 부와 국민의 삶의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다소의 변동은 있겠으나 대체로 경제, 기업 환경, 국가 경영, 교육, 보건, 안전 · 안보, 개인의 자유, 사회적 자본, 자연환경 등 9개 분야의 지표가 기준이 된다. 2020년 발표한 ‘세계번영지수’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29위. 2019년과 같은 결과였다.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했으니 나름 상위권에 진입해 있다는 말이겠으나 아쉬움은 따로 있다. 교육이나 보건 등의 분야는 최상위권에 놓여있지만 142위로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사회적 자본의 지수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최근의 환경을 반영하면 ‘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공동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공유된 제도와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의 사회적 자산 일체’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자본이 이제 물적, 인적자본과 함께 경제적 성장을 가져오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거래비용이 적고 효율성이 높은 사회적 자본은 생산성이 높아 경제적 성장을 이끈다.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내는 첫 번째 동력은 ‘신뢰’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세계번영지수 상위권 나라들이 복지국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신뢰’가 있다. 국민 간의 신뢰가 높고 이를 보장하는 법 제도의 장치가 잘 구축되어 있으니 사회적 자본이 탄탄하게 구축되었을 것이다. 들여다보니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순위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2015년 ‘세계번영지수’에서 한국의 사회적 자본은 85위, 그 당시도 하위권이었으나 불과 5년 만에 큰 폭으로 더 추락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리 사회 불신의 벽이 그만큼 더 견고해졌다는 증거일 터. 사회적 자본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막혀있는 듯한 오늘의 형국을 마주하니 더 안타깝다./김은정 선임기자
지난 20여 년간 우리 토종 콩 식품 연구 개발에 매진해온 콩 박사 함정희 함씨네토종콩식품 대표(70). 잘 나가던 수입 콩 두부공장을 접고 우리 콩을 이용한 식품 개발에 몰두해온 그는 요즘 토종 콩 전도사로 맹활약 중이다. KBS CBS EBS 등 방송 출연은 물론 서울시 경찰청 국세청 등 각급 기관단체 등을 찾아 우리 콩의 우수성과 이를 활용한 토종 콩 청국장 등을 알리면서 토종 콩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함 대표가 우리 토종 콩에 빠진 것은 지난 2001년. 당시 수입 콩으로 두부공장을 운영하던 그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대기업 학교 급식 납품 등으로 월 매출만 5억 원 이상 올리던 소위 두부 식품계의 셀럽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듣게 된 강의에서 유전자 조작(GMO) 콩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고 당장 수입 콩 두부공장 사업을 접었다. 남편의 강력한 반대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국내 최대 대형마트를 찾아가 납품 철회를 얘기했더니 스스로 납품을 포기하기는 처음이라며 황당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는 것. 함 대표는 우리 토종 콩만으로 두부와 된장, 청국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토종 콩 두부로 ‘함씨네 밥상’ 유기농 식당을 열어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토종 콩 중에서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쥐눈이콩에 천착했다. 해독력과 약성이 뛰어나 일명 약콩이라 불리는 쥐눈이콩은 단백질 지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특히 황색 콩에는 없는 글리시테인이라는 특수 항암물질이 다량 함유된 가장 완벽한 식품이라는 데 매료됐다. 그는 수년간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쥐눈이콩과 마늘을 혼합한 청국장 개발에 성공하고 특허 등록을 마쳤다. 함 대표는 자신의 땀과 눈물과 열정으로 만들어 낸 쥐눈이콩마늘청국장을 천연발효 해독제라고 부른다. 그는 20여 년을 우리 토종 콩 식품 연구 개발에 열정을 쏟았지만 주위에서 일반 식품업자로 인식하기에 원광대 대학원에 진학, 지난해 우리 토종 콩의 영양과 기원 유전자원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아 명실상부한 콩 박사가 됐다. 그간 토종 콩 식품 연구 개발에 대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비롯해 대통령·장관 표장과 신지식농업인장 등을 다수 수상했고 지난 2019년에는 한국노벨재단으로부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또한 토종 콩 사랑에 빠진 자기 삶을 장편 다큐멘터리로 엮은 ‘기적의 콩’ 작품의 칸 영화제 출품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 토종 콩을 지키기 위해 어렵고 힘들고 외로운 길을 홀로 걸어 온 함 대표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쥐눈이콩마늘청국장 등 토종 콩 식품이 사장되지 않고 국민 건강 지킴이로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투자자나 파트너를 찾고 있다.
민선 8기가 본격 출범하면서 공직 사회에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이 바뀐 곳은 공모를 통하거나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년 마다 반복되는 권력 교체의 시기인 셈이다. 인사철이라 그런지 소위 말하는 선거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그 가운데서도 경선 과정이 드라마틱 했던 도지사와 전주시장 주변 인물의 거취에 유독 관심이 쏠린다.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시장은 고시 출신 엘리트에다 중앙 행정과 의정 경험이 많아 인맥도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인들은 이런 인물 경쟁력이 유권자에게 어필함으로써 승리했다며 자평하고 이는 사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권자 기억 속에 강한 인상을 남긴 승부처는 송하진과 임정엽 컷오프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지지 세력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선 판도를 뒤집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극적인 승리 뒤 이들은 샴페인도 터뜨리지 못한 채 눈앞에 닥친 현실적 이해 관계 때문에 줄다리기 양상을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김 지사와 우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독자 세력에 의한 단독 집권을 하지 못했다. 불가피하지만 공천 파동에 따른 연합 전선의 승리였다. 그런 연유로 이들의 독자 세력화는 안정적 정치 기반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거 우군 세력과의 관계 설정이 더욱 주목된다. 보은인사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이들을 끌어안느냐, 아니면 더 큰 꿈을 위해 고리를 끊어내느냐가 딜레마다. 이같은 불편한 기류는 인수위 구성 때부터 터져 나왔다. 도지사 인수위는 그래도 송하진 측 인사가 명단에 오른 반면 전주시장 인수위는 출발부터 혼선과 잡음을 낳았다. 실무형 인수위를 표방하며 ‘미니 조직’ 을 꾸렸는데 인수위원 4명과 7명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그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임정엽 측 인사가 당초 안에서 배제돼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비서실장과 정무 보좌관에는 우 시장 측근 인사를 기용했다. 이런 배경에는 우 시장이 평소 20년 넘는 공직생활 내공을 강조하며 행정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이 화려한 스펙과 오버랩 되면서 자칫 독불장군으로 비쳐질 경우 유권자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전북도 인사 또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도지사 비서실장과 정무 특보 발탁이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자리에 전북과 인연이 없는 인사를 기용함은 물론 성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을 꼭 써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아무래도 김 지사가 그동안 서울에 오래 머물러 있었기에 지역 사정에 밝은 인사를 기용하는 것이 초기 현안 파악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인수위원 선정 때 자격 시비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런 점을 간과한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같은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미국의 경영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5월 발표한 ‘2022년 스포츠 스타 수입 랭킹’의 10위권 이내에 포함된 개인종목 선수는 단 2명이다. 7위를 차지한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9070만 달러)와 8위의 복싱 선수 카넬로 알바레즈(9000만 달러)로 연간 12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4위(6804만 달러)를 차지했는데 후원금으로만 6800만 달러를 벌었다. 스포츠 스타 수입 1위는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1억3000만 달러)로 연간 수입이 1800억이다. 랭킹 50위 이내에는 미국 프로농구와 미식축구 선수가 18명과 14명으로 가장 많다. 개인종목은 테니스와 골프 선수가 3명씩 포함됐다. 여자 테니스의 오사카 나오미(19위)와 세레나 윌리엄스(32위), 골프의 필 미켈슨(31위)과 로리 매킬로이(37위) 등이다. 모두 1년 수입이 4000만 달러 이상이다. 후원금을 빼고 대회 상금만 따지면 테니스 선수들의 수입이 월등하다. 스포츠계의 ‘상금 1억 달러 사나이’는 테니스가 3명, 골프가 1명이다. 올해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는 그동안 대회 상금으로만 1억5904만 달러(2112억 원)를 벌었다. 라파엘 나달(1억3130만 달러), 로저 페더러(1억3059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골프 선수 중 상금 1억 달러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1억2089만 달러) 밖에 없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테니스가 골프 인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1998년 미국 LPGA 입문 첫 해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상까지 거머쥔 박세리 열풍 덕에 국내에서는 골프 인기가 꾸준히 상승했다. 골프 채널과 스크린 골프 등을 통해 골프 인구가 급증했고 골프산업도 호황을 누렸다.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은 계속 늘고 있지만 테니스는 홀대받고 있다. 과거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공공기관에는 테니스 코트가 기본 시설이었지만 지금은 기존 코트도 사라지고 있다. 수년 전 전북경찰청 테니스 코트가 주차장으로 변한데 이어 전주 서곡지구의 한 아파트도 테니스 코트를 없애 주차공간을 넓혔다. 갈수록 위축되는 테니스 환경속에서도 전북의 아들 조세혁(14·남원거점 스포츠클럽)이 올해 윔블던 대회 14세 이하 남자 단식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자신의 우상인 조코비치와 나란히 사진도 찍었다. 테니스 선수 출신 부모의 권유로 6세때 라켓을 잡은 뒤 전주금암초 2학년때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작년에는 14세 국제주니어대회를 두 차례나 제패했다. 조세혁은 “세계 100위 안에 드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어린 시절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와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꿈꾼 박세리와 손흥민은 그 꿈을 이루며 세계적 스포츠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세계 100위를 넘어 조코비치와 나란히 서는 조세혁의 꿈의 실현을 성원한다. 강인석 논설위원
김관영 지사를 비롯 시장 군수들이 취임식 때 너나 할 것 없이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해 지역발전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때 밝힌 공약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의미도 있지만 단연 돋보이는 대목은 국가예산 확보였다. 1991년 30년만에 지방자치제가 부활되면서 1995년 단체장 선거까지 실시해 단체장이 지방의 살림살이를 맡아서 해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도내 자치단체들은 아직도 국가재정에 의존해서 자치단체를 꾸리기 바빠 반쪽자리 지방자치제에 그친다. 자치제가 성공하려면 중앙정부가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시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여주고 자치단체도 자주 재원 확보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단체장의 역량평가는 큰 틀에서 보면 국가예산을 어떻게 많이 확보하느냐 그 여부에 달려 있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려면 예산이 필수항목이지만 재정이 빈약해 연차사업으로 추진하거나 해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체장들이 공약사업을 이행하려면 국비를 확보해야 가능하므로 국비확보가 가장 지난한 문제다. 유능한 단체장은 해당부처를 자주 방문해서 사업타당성을 설득한후 정부예산안으로 반영시켜 기재부로 넘겨 놓는다. 이 과정이 말로는 쉽지만 그리 간단치가 않다. 해당 부처 장차관 결재가 나기까지 거쳐야 할 행정단계가 여러 단계라서 보통 인내심을 갖고서는 추진할 수 없다. 통상 국가예산사업은 단체장 혼자만의 힘으로 부족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도의 힘을 빌리게 돼 있다. 예산국회가 열리면 전북은 항상 국회의원들의 정치력 부족과 숫적 열세로 애를 먹기 일쑤다. 국회의원이 18개 상임위에 골고루 배치가 되어야 하는데도 재선에만 몰두한 나머지 농수산위나 건교위로 2∼3명이 몰리기 때문에 상당수 상임위에 전북의원은 없다. 국회운영이 철저하게 상임위 중심으로 운영되므로 전북도나 각 시군은 국회의원이 없는 부처를 상대로 예산확보 하기가 버겁다. 더군다나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 여야가 교체되었기 때문에 전북은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휠씬 어려워졌다. 지난 문재인 정권 때도 부산이나 다른 시도는 지역현안이 생길 때마다 지역 의원들이 똘똘 뭉쳐 지역이익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21대 총선 때 전북에서는 민주당으로 9명이 당선됐어도 말로만 원팀운운했지 실상은 각개약진하기 바빴다. 그래서 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49명의 정원을 갖고 만들기로 했던 공공의대 설립도 무산위기에 놓여 있다. 전북의원들은 지난 6·1 선거를 앞두고 자기 사람 공천하려고 이중플레이를 한 바람에 지지기반이 허물어져 벌써부터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다. 변화를 주창하며 새로운 전북건설을 기치로 내건 김관영지사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 이유는 그의 성공이 전북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에 국회의원도 여야와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협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사와 단체장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국회의원 협조 없이는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어렵다. 멀티플레이어를 자임한 국힘 정운천 의원에 기대가 크다.국가예산 확보가 선출직 성적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로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가 된다. 종목은 판소리 중에서도 ‘춘향가’다. 나이 칠십을 훌쩍 넘어섰지만, 별칭이 ‘영원한 춘향’이고 보면 ‘춘향가’로 기능보유자 자격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명창의 뒤늦은 문화재 지정에 ‘아직 문화재가 아니었다고?’ 반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그가 문화재로 이름을 올린 종목은 ‘가야금 병창’이다. 지난 1997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가 됐다. 그러니 그는 ‘명불허전’ 판소리 명창이면서도 정작 판소리 기능은 국가의 제도로 보호받지(?) 못했다. 국악의 길에 들어선 지 60년여 년, 온전히 판소리와 함께였던 그의 삶을 되돌아보면 판소리가 아니라 가야금 문화재로 살아왔던 상황은 자연스럽지 않다. 그는 남원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명석하고 재기 넘쳤던 그를 눈여겨보았던 이모 강순영(가야금명인)은 소리꾼 주광덕에게 보내 소리를 배우게 했다. 두 번째 스승은 외당숙이자 동편제 소리의 마지막 적자였던 명창 강도근이다. 그의 소리가 애절한 서편제 품새에서도 곧고 치열한 소리 속을 뿜어낼 수 있는 공력은 바로 이 두 번째 스승으로부터 받은 소리 물림 덕분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남원국립국악원에서 소리를 배우다 서울로 갔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 김소희와 박귀희 문하에서 판소리와 가야금을 배웠다. 박귀희는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해 후계자로 삼았다. 덕분에 그는 가야금 명인으로 먼저 이름을 얻었지만,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삼은 것은 판소리였다. 86년에는 고향 남원에서 열린 판소리 명창대회에 처음 참가해 대통령상을 받고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강도근 박봉술 정광수 정권진 성우향 등 당대의 명창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더늠을 고루 배우고 품었다. 86년을 시작으로 해마다 한 바탕씩 다섯 바탕을 완창해낸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스승들의 더늠을 고스란히 살려낸 무대는 늘 화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찌 된 일인지 판소리로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을 하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김소희 선생의 소리를 오롯이 받았다’고 하는 그가 소리 기능보유자 반열에서 밀려나 있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사실 국악인으로서 그의 궤적은 단연 판소리로 빛난다. 2003년 영국 에든버러축제 공식초청 무대에서 세계의 음악전문가들을 환호하게 했던 7시간짜리 춘향가 완창조차 그의 궤적으로 보면 극히 작은 흔적일 정도다. 이번 판소리 기능보유자 인정 예고로 그의 가야금병창 보유자 지정은 해제됐다. 하나를 얻는 대신에 하나는 버려야 하는 이 상황을 그도 잘 알고 있었을 터다. 선택이 쉬웠을 리 없다. 명창 안숙선의 결단이 그래서 더 반갑다./김은정 선임기자
조선 선조 때 전주 출신 정여립을 비롯해 호남의 엘리트 계층 1000여 명을 죽음으로 내몬 기축옥사의 주도자인 송강 정철이 43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3월 개교한 전남지역 첫 공립대안학교인 송강고등학교 교명이 다름 아닌 정철의 호를 따서 작명했기 때문이다. 개교 당시부터 광산 이씨를 비롯해 나주 나씨, 문화 류씨, 고성 정씨, 전주 이씨, 창영 조씨 종친회 등에서 송강고 교명 사용을 강력 반대해왔다. 이들은 기축옥사를 주도한 정철로 인해 호남의 무수한 인재들이 억울하게 처형당한 역사를 감안하면 그의 호를 딴 교명 사용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소위 정여립 모반사건이라 하여 선조의 명으로 송강 정철이 위관(우의정) 직책을 맡아 처리한 기축옥사는 조선시대 4대 사화 중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은 최대 옥사였다. 어려서부터 명석하고 통솔력이 뛰어난 정여립은 과거 급제 후 예조좌랑과 수찬을 지냈지만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 와중에 선조의 미움을 사 낙향했다. 그는 양반과 노비 등 귀천을 따지지 않고 대동계를 조직해 매월 모임을 갖고 주식을 함께 하면서 무술도 연마했다. 왜군이 쳐들어오자 전주부윤의 요청으로 대동계원을 이끌고 이들을 패퇴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선조와 서인 측이 동인 세력을 견제할 구실로 정여립을 끼워 넣었다. 정여립은 천하는 주인이 따로 없다는 천하공물설과 누구라도 임금으로 섬길 수 있다는 하사비군론을 주장하는 등 당시 왕권체제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혁명적인 사상을 펼쳐 선조와 서인의 타깃이 되고 말았다. 위관을 맡은 정철은 정여립과 관련된 동인 세력을 가혹하게 처결했다. 호남의 명문가인 광산 이씨 문중의 이발은 당시 동인의 지도자로서 본인은 물론 노모와 어린 자식 등 일가족이 멸문지화를 겪었고 정여립과 교분이 있거나 서신만 주고받았어도 역모로 몰려 처형당했다. 이후 전라도는 반역향이라 하여 과거 급제에서 제외되고 조정에 중용되지 못하는 등 출셋길이 막히게 됐다. 송강고 교명 논란과 관련 학교 측은 개명 작업을 추진해 솔가람고로 바꾸는 안을 놓고 어제 공청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광산 이씨 등 7개 단체에선 송강을 우리말로 풀어쓴 속임수 개명이라며 반대함에 따라 정철을 둘러싼 역사 논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송강 정철은 오늘날 정치인보다는 문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가사문학의 대가인 그는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 뛰어난 작품으로 우리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기축옥사로 인해 정치적으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인사유명(人死留名)이지만 어떤 이름으로 남겨지느냐가 중요하다.
남원 정치권이 지난주 크게 술렁였다. 최경식 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홍보물에 허위 학력을 기재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4일 지방선거 후보자 지역 방송사 토론회에서도 그의 한양대 졸업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제기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입장을 취했다. 아이러니하게 이같은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인물이 다름 아닌 윤승호 후보였다. 그도 2011년 허위 사실 유포로 시장직을 잃은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에 유권자들의 심정은 복잡했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해 말문이 막힌다. 말 그대로 졸업증명서만 확인하면 밝혀질 진실이 선거 기간 내내 이슈화 됐다는 점에 아쉬워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져 취임한 지 10일도 안되는 현직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 일각에선 최 시장을 공천한 민주당의 책임론을 제기한다. 당이 이 문제가 터졌을 때 적극 나서 진실을 가렸으면 될일 인데 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천 전후의 상황을 되짚어 보면 민주당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당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윤승호 후보를 컷오프 하고 최경식 후보를 공천함으로써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그런 상황에서 정작 공천자의 학력을 검증하지 못한 민주당 공천 시스템이야말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한쪽에서는 정치권 배후설도 흘러 나온다. 공천 담당자가 졸업증명서만 제대로 확인했어도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사안이다. 이런 검증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찌됐든 최 시장은 20년 이상 정보통신 사업으로 부(富)를 일군 뒤 정치에 뛰어들어 일약 성공 신화를 쓴 인물이다. 실제 지방선거 당시 재산 267억을 신고해 도내 단체장 후보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뿐 아니라 출마 선언 당시 워낙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그런지 그를 둘러싼 억측이 난무했다. 그 와중에 그가 민주당 공천장을 거머쥐자 이전부터 나돌았던 정치거물 뒷배설이 힘을 받았다. 게다가 전임 시장 지원설까지 파다해 그의 입지는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허위 학력 수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이런 배경에도 예사롭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권자들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설마 시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바보가 아닌 이상 금방 밝혀질 학력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원 공공의대 유치 등 시급한 현안은 산적해 있는데 이 사건이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사안은 사법 처리와는 무관하게 도덕성 문제도 직결돼 있다. 그가 시장 직을 걸고 선거 때 불거진 의혹에 대해 속 시원히 해명해야 하는 이유다. 그게 또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인 셈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아프리카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故 이태석 신부의 제자들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는 이태석입니다’가 최근 출간됐다. 지난 2010년 4월 KBS 스페셜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를 제작해 방영하고 그 해 9월 이를 재편집한 다규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내놓은 구수환 전 KBS PD가 지난달 펴낸 책이다. 군의관 복무중 신부가 되겠다는 꿈으로 다시 공부해 2001년 6월 사제 서품을 받고 아프리카로 선교 활동을 떠난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 북서부 도시 톤즈(Tonj)에서 의료봉사와 교육활동을 겸한 구호운동을 펼치며 오랜 내전과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다. 2008년 10월 휴가차 귀국해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으면서 톤즈로 돌아가지 못한 채 2010년 1월 47세를 일기로 선종했지만 그가 톤즈에서 지낸 8년 동안 가르친 제자들은 예비 의사 40여 명, 저널리스트, 약사, 국영기업 공무원으로 성장해 스승으로 부터 받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이태석 신부처럼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은 국내에도 적지 않다. 1365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자원봉사 등록인원은 1470만명에 이른다. 전북은 59만6000여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9번째다. 지난해 전국에서 186만 여명, 전북에서 12만5000 여명이 1회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해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 경험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제공했다. 도내에서는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와 14개 시·군 자원봉사센터가 사회적 나눔 확산을 위한 재능인력 확보와 다양한 지원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자봉센터가 단체장의 선거 지원 조직으로 변질돼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 센터장 자리가 단체장의 측근이나 선거 공신들로 채워지면서 선거때 마다 자봉센터의 단체장 선거 지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입당원서를 관리해 도지사 경선에 활용하려 한 혐의로 전북자원봉사센터장을 지낸 전 전북도 자원봉사담당 공무원이 지난 9일 구속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자봉센터의 선거 개입 논란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오죽하면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자원봉사법)에 자원봉사센터의 선거운동 금지 규정까지 담겼을까 싶다. 자원봉사법은 ‘자원봉사단체 및 자원봉사센터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정치활동 금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 규정까지 마련돼 있다. 민선 8기 전북도는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전북자원봉사센터부터 혁신해 자원봉사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정치에 물들지 않은 대한민국 자봉센터의 성공 사례를 전북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군산 출신 김관영 전의원이 지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고시3관왕의 깜냥보다는 공천과정에서 느닷없이 송하진 전지사가 컷오프 되자 그 지지자들이 경선 때 그를 도와준 게 결정적이었다. 송 전지사의 교체지수가 60%대를 상회했지만 마땅한 대항마가 없어 상당수 도민들은 송 전지사가 공천 받아 3선 출마할 것으로 여겼다. 이런 상황에서 김관영 후보는 지사가 되기 보다는 군산에서 지난 총선 때 신영대 후보 한테 패배한 것을 설욕하기 위해 얼굴 알리려고 출마선언을 했던 것. 그러나 예상치 않게 김 후보가 5명 후보 중 단박에 2위에 랭크 되면서 송전지사를 위협 다크호스로 부각되었다. 송 전지사가 컷오프 되지 않았으면 복당파인 김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전혀 권리당원 모집이 안돼 경선때 재선인 안호영 의원을 꺾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김성주 도당위원장이 송 전지사를 낙마 시키려고 주도 면밀하게 사전 작업을 한 게 김 후보 한테는 신의한수가 되었다. 중앙당 공심위가 송 전지사에 도민들의 교체여론이 높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컷오프 시키자 송 전 지사 지지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정치 쿠데타나 다름 없다면서 김관영 후보쪽으로 지지를 급선회했던 것. 김 후보는 송 전지사가 차려 놓은 밥상을 그대로 앉아서 먹어 치웠다. 이재명 대선 후보 측에서 김 후보를 인재영입 1호로 복당 시켰지만 출마선언 당시만 해도 도민들이 잘 몰랐다. 민주통합당 국민의당으로 군산에서 재선했고 박근혜 탄핵을 주도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꾸려진 선대위 면면을 봐도 군산 익산 출신이 주류인데다 전주 인맥이 거의 없어 약체로 출발했다. 생각치도 않게 송 전지사가 뒤통수 맞고 컷오프 되면서 김 후보가 운 좋게 별의순간을 붙잡았다. 상당수 도민들은 김지사에 기대가 크다. 82.11% 라는 전국 최고득표율을 기록한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북경제를 살려 놓고 큰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윤석열정권이 들어서 정치환경이 불리하지만 그래도 재선하면서 닦아 놓은 국힘 의원들과의 인간관계 그리고 행시동기 17명이 차관급에 있고 김앤장 기재부 출신이라는 점이 큰 힘으로 작용 ,국가예산 확보도 잘 헤쳐 나갈 것이다. 김지사는 이유 불문하고 송 전 지사 지지자들에 은혜를 잊어 선 안된다. 경선 때 강성 지지자들이 혼신을 다해 죽으라고 그를 도왔다. 하루 아침에 고아처럼 된 그들이었지만 울분을 삭이면서 마침내 경선에서 9.1% 차이로 승리를 일궈냈다. 선대위의 역할도 있었지만 경선 때 민주당 후보가 된 것으로 사실상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송 캠프의 역할을 간과해선 안된다. 30년 이상 지사실 주변을 맴돌면서 호가호위 했거나 문화 관광 예술 체육 쪽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사람들을 정확하게 재평가해서 출연기관 등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대위나 인수위에서 활동했다고 해서 중용하면 안된다. 김 지사는 로마시대 개선장군이 입성할 때 맨 끝에서 노예가 외치는 라틴어로 '죽음을 잊지 말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새겨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오래된 도시들은 지금 혼돈의 시기를 맞고 있다.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 도시연구가 강동진 교수는 저서 <오래된 도시, 새로운 도시 디자인>에서 이렇게 진단한다. 그의 해석을 더 빌리자면 오래된 도시는 ’신도시, 대도시, 현대도시‘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들여다보면 198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신도시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대부분 도시는 오래된 도시다. 기능으로는 ’발전과 쇠퇴를 반복해오면서 특정한 지역 산업을 갖게 된 도시’이고 그 도시만의 ‘두드러진 향토색을 가진 도시’다. 오래된 도시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있다. 그중 하나가 구도심 활성화다. 한 시대, ’확장성‘의 가치를 앞세운 도시 발전 정책으로 신시가지 개발을 제목으로 삼았던 우리나라의 오래된 도시들은 그 결과, 너나 할 것 없이 구도시와 신도시를 안게 되었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성에 환호했던 시기도 잠시, 신도시 건설에만 집중하는 사이 구도심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래된 도시의 고민은 다시 시작됐다. 2018년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5년 동안 해마다 10조 원씩 50조 원을 투자하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목표는 전국 500개 지역을 재생시키는 것이었다. 전면 개발 대신 도시재생으로 지역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적인 도시정책이기도 했다. 재생은 그 도시가 가진 자산을 읽어내 다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488개 사업지가 선정돼 국고 지원을 받아 사업을 추진했다는 통계가 있다. 적지 않은 숫자다. 전북의 각 시군에서도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됐다. 외면적으로만 보자면 개선된 주거환경의 변화가 눈에 띄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전주를 비롯한 몇몇 도시들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도시의 오래된 자원을 품어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어낸 도시의 공간과 그 공간을 이끄는 사람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주목되는 움직임이 있다. 도시재생사업 방식의 변화다. 이미 한 시대를 점철했던 재개발과 재건축이 되살아날 기미다. 여기에는 규제 완화나 철폐가 전제되어 있다. 그렇다면 재건축 재개발만이 오래된 도시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일까. 답을 주는 도시들이 있다.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을 철저히 경계하며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든 오래된 도시들의 지혜와 선택이 그것이다./김은정 선임기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