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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턴가 지역발전과 잘 살아보겠다는 도민들의 의지가 약해진 것 같다. 왜 전북의 존재감이 약화되었을까. 예전에는 도세가 충북 강원보다 앞섰지만 지금은 제주와 세종을 빼면 꼴찌다. 전북의 낙후 원인을 하나로 꼬집기가 어렵지만 정치권의 무능을 첫번째로 꼽을 수 있다. 중앙정치무대에서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해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할 때도 전북이 소외됐고 국가예산을 확보할 때도 전북 몫을 확보하지 못해 낙후가 거듭돼 왔다. 인구감소로 국회의석수가 줄었지만 21대 국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제대로 펴는 전북 국회의원이 없다. 전북정치는 DJ를 대통령으로 만든 이후 광주 전남에 휩쓸려 호남권으로 한데 묶어지면서 영향력이 급속도로 쇠퇴해 퇴보의 길을 걸었다. 김원기·정동영·정세균이 있었지만 독자적인 세력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게 결국 지역 낙후를 가져왔다. 본인들만 대선후보, 국회의장, 총리로서 명예를 높여왔지 사실상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DJ나 노무현·문재인 정권 때 청와대 정부부처 당 주변에서 전북 출신 인사를 어느정도 챙기는 것으로 역할이 끝났다. 1987년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도민들은 죽어라고 황색 깃발만 보이면 가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지를 했다. 그래서 전북공화국이라고 칭할 정도로 민주당 아성을 쌓았다. 그 지역의 선출된 대표를 보면 그 지역의 정치적 수준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민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전북인은 머리도 좋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말 따로 행동 따로 노는 이중구조라서 실속을 못 차리고 엉성하다. 옳다고 생각하면 주변 눈치 살피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용두사미로 끝난다. 뒷심과 뱃심이 부족한 탓이 크다. 행동하는 양심이 부족해 모기소리 정도 밖에 못 낸다. 그런 소리 갖고는 여의도나 중앙정치권을 움직일 수 없다. 친 전북을 표방했던 문재인 정권도 전북이 배가 고파 우는지 몸이 아파 우는지 모를 정도였다. 광주 전남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울어야 할 때 울어 대기 때문에 자기 몫을 제대로 챙겨갔다. 요즘 민주당 공천을 놓고 난리법석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 논 당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공천작업에 목숨을 건다. 민주당에서 혁신공천 운운하지만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 한 테는 여유로움과 자상함이 묻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저승사자들이다. 단체장 후보 중 깜냥이 안되고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끼어 있다. 검증작업을 통해 옥석을 가려 낸다고 하지만 별로 기대가 안된다. 정권교체로 전북이 정치적으로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도민들이 전북 몫을 확보하려면 엄청난 고민을 해야 한다. 도지사·시장·군수 지방의원공천자 결정을 민주당은 당원 시민 50대50 여론조사로 하기 때문에 제대로 걸러줘야 한다. 누가 더 혁신적이고 역량이 있는가를 따져야 한다.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이 있지만 중앙정치 무대에서 소통 잘할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 나물에 그 밥 갖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1986년 3월, 이탈리아 로마에 ‘맥도널드’가 문을 열자 이탈리아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시위대까지 몰려와 미국식 패스트푸드를 규탄할 정도였다. 오랜 먹거리 문화를 중시했던 이탈리아 사람들은 지역 고유의 전통음식을 지키는 모임을 만들고 참여하는 새로운 먹거리 운동으로 패스트푸드에 맞섰다.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의 시작이었다. 이어진 운동이 또 있다. 음식만이 아니라 도시의 삶 전체에 그 정신을 담자는 ‘치따 렌타(Citta Lenta)’나 ‘치따 슬로(Citta Slow), 이른바 ’슬로시티(Slowcity)’ 운동이다. 슬로시티운동은 기본적으로 ‘느리게 살자’는 취지지만 그 바탕은 속도와 생산성만을 앞세우는 사회에서 자연과 인간, 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을 지키자는 데 있다. 1999년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 32개국 281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슬로시티로 인정받는 일은 쉽지 않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슬로시티가 되어도 5년마다 이뤄지는 재인증 심사를 통과해야만 그 자격을 이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전남 신안 등 3개 군이 처음 인정받은 이후 점차 늘어나 지금은 전주를 비롯한 16개 도시가 슬로시티 자격을 갖고 있다. 2010년 슬로시티가 된 전주는 2016년과 2021년, 두 차례의 재인증 절차를 통과해 2025년까지 슬로시티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주목을 끄는 변화가 있다. 2010년 전주의 슬로시티 인증은 전주한옥마을 권역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2016년 4월 재인증 과정에서 전주는 도시 전역을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65만 명 이상의 대도시가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그래서 전주는 ‘도심형 슬로시티’를 개척한 도시로 꼽힌다. 슬로시티 운동은 무조건 현대 문명을 부정하며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위해 현대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지향하는’ 이른바 새로운 도시 운동이다. 슬로시티는 '한 도시의 전통문화와 산업, 자연환경, 지역 예술을 지키려는 지역민들의 지역 공동체 운동과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해가는 노력으로 지켜진다. 어찌 됐든 관광을 도시 경쟁력으로 꼽는 오늘날, 슬로시티 인증은 도시의 힘이 됐다. 아직도 많은 도시들이 슬로시티를 지키고 도전하는 이유다. ‘전주 슬로시티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예비후보가 있다. ‘세계적 관광객 유치를 위해 슬로시티를 과감히 폐지하고 한옥마을에 지하 3층 규모의 주차장과 대규모 쇼핑몰을 건설’한단다. 지금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 무모한 공약의 근원(?)이 궁금하다. /김은정 선임기자
새로 대통령에 취임할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운영 기대치가 긍정 평가보다는 부정 평가가 더 높은 데다 물러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보다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오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전 긍정적 기대치가 80%대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이변이 아닐 수 없다. 리얼미터가 지난주 전국 18세 이상 2500여 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윤 당선인이 취임 후 국정수행을 잘할 것 같다’는 응답은 46.0%인 반면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49.6%로 나왔다.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대치가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은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전 기대치가 78%였고 수감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84%, 현 문재인 대통령은 87%를 기록했었다. 게다가 윤 당선인의 국정운영 기대치가 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 여론 46.7%보다 더 낮았다. 항용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임기 말 권력 누수현상인 레임덕 대신 취임덕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당선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대외적으로는 안보와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데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사태 장기화로 인해 민생경제의 파탄 상황에서 국가지도력 마저 흔들리면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의 취임덕 현상은 최근 국민 여론과는 배치된 이슈 논쟁 탓이 크다. 윤 당선인의 첫 행보가 도탄에 빠진 민생 챙기기 대신 청와대 이전을 가장 먼저 추켜세우면서 국민적 논란을 증폭시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청와대 이전 반대 여론이 50%를 넘는 상황인데도 용산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부정적 평가를 자초했다. 이전 비용도 500억 원이면 충분하다는 주장이지만 합참과 국방부 이전 및 부대비용까지 계상하면 수 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세금 낭비 논란도 제기된다. 여기에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요구나 찬반 여론이 팽팽한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 등도 윤 당선인의 부정 평가요인으로 작용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 반대 여론과 관련, “지금 여론조사 결과가 몇 대 몇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면서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에서도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이다.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슬로건이 무색할 뿐이다. 국민 여론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다.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되면 리더십도 상실될 수밖에 없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민의 지지 없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 것인가. “더 겸손히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약속이 빈말이 되어선 안 된다.
얼마 전 전주시가 시민 모두에게 1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4월중 지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65만명에게 676억 규모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선별 지급이 아닌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전주시 재난지원금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 손실보상금은 윤석열 인수위에서도 최대 현안이다. 3년째 고통을 겪으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이젠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갈수록 심화되는 지방 자치단체의 재정 열악도에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재정 상태는 뒷전인 채 시군이 앞다퉈 재난지원금 경쟁을 벌이는 것 또한 마뜩치 않다. 전적으로 주민들이 뒷감당을 해야 하는 몫인데도 마구 밀어붙이는 걸 보면 곱지 않아 보인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불거진 것도 엄청난 부채 증가에 기인한다. 가급적 피해야 하는 극약 처방인 줄 번연히 알면서도 정치권은 재난지원금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그래서 코로나의 엄중한 상황만 강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만 집중 부각해 왔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현재 상황에서 소득에 상관없이 전 시민에게 지급하는 보편 복지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모두가 어렵다 하더라도 재난지원금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실질 피해자를 대상으로 선별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 일각에선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연봉 1억에 가까운 샐러리맨이나 비교적 수입이 높은 전문직까지 동일한 잣대로 지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형평성 문제를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억제에 따른 거리두기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생계를 위협받는 처지에 놓여 있다. 실제 극한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종종 있다. 고금리 사채로 겨우 버텨온 이들 중 상당수는 금융권 독촉 압박까지 더해져 파산 직전이다. 이들은 정부의 생색내기 지원 대책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낸다. ‘코로나 피해 긴급 생계자금 지원’이라는 허울 좋은 구실로 여론만 떠들썩하게 해놓고 막상 은행 창구에선 신용도와 연체 등을 들먹이며 퇴짜 놓기 일쑤다. 그렇지 않아도 생존 경쟁에 내몰린 막다른 상황에서 이런 이중적 행태는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재난지원금도 마찬가지다. 당장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핀셋 집중 지원하는 게 순리다.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 재난 극복이라는 명분아래 정부 조치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이들이야말로 직접 피해에 따른 긴급 구제 대상이다. 그런 이들에게 똑같이 나눠 주는 재난지원금 10만원은 어떤 의미일까.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생각하는 일회성 이벤트 효과는 있을지 언정 말 그대로 재난 지원의 금액 보상과는 멀게 느껴진다. 김영곤 논설위원
전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의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던 후보였지만 검증 과정에서 과거 알선수재 범죄경력 때문에 공천 부적격 대상으로 분류됐다. 임 전 군수는 강력 반발하며 이의신청을 통해 재심의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후보자 공천작업이 시작되면서 컷오프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컷오프(cutoff)’는 골프대회에서 많이 쓰는 용어다. 4일간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120명~140명의 선수 중 1,2라운드 성적 및 순위에 따라 절반을 탈락(컷오프)시키고 컷 통과 선수들로만 3,4라운드를 치른다. 정당의 공천과정에서 후보를 탈락시키는 것도 컷오프로 불린다. 보통 본 경선 무대에 오를 후보자를 추리는 과정에서 컷오프가 이뤄진다. 골프대회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물론 세계 톱 랭커들도 컷오프의 제물이 되는 것처럼 정당의 공천에서도 예상치 못한 컷오프 희생자가 생기곤 한다. 용어의 의미는 비슷하지만 골프와 정치의 컷오프에는 다른 점이 있다. 골프는 자신의 실력과 컨디션이 컷오프의 요인이 되지만 정치에서는 후보의 능력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컷오프 요인이 작용한다. 컷오프된 골프선수는 스스로 인정하며 조용히 짐을 싸지만 컷오프된 정치인은 강력 반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인식되는 전북에서는 4년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컷오프로 탈락한 후보들이 ‘공천이 아닌 사천’, ‘밀실공천’을 주장하며 반발했었다.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진행된 민주당 전북도당의 공직선거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결과 389명의 입지자가운데 20명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자격심사는 1단계 검증일 뿐이다. 앞으로 진행될 공천심사 과정에서 예비 경선과 본 경선에 나설 후보를 정할 2,3단계 컷오프가 진행된다. 과거 경선 기준을 보면 결선투표 형식의 본 경선 티켓은 2~3명 정도에게만 주어진다. 6.1 지방선거의 민주당 도지사 공천 경쟁에는 6명이 나선다. 시장·군수 선거의 경우 김제 7명, 정읍 6명, 전주·군산·완주·임실 각 5명, 부안·순창 4명, 익산·남원·진안·무주·장수·고창 각 3명의 후보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들 모두 경선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선거구에 따라 컷오프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본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본 경선 진출은 고사하고 예비 경선에서 컷오프로 탈락하는 후보는 정치적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컷오프에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될 가능성이 커 후보들마다 조직 가동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 후보를 컷오프시키기 위한 물밑 암투가 치열하다는 소문도 들린다. 컷오프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 경쟁이 시작됐다. 강인석 논설위원
이재명 후보가 83%를 전북에서 얻고도 0.73% 차로 윤석열 후보한테 패했다. 분통하고 억울해도 현실은 윤석열 당선인이 5월 10일이면 대통령이 된다. 아직도 그 결과가 믿어지지 않다며 아예 TV를 보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소리 소문 없이 봄이 오듯 윤석열 정권의 새 시대는 인수위를 거쳐 다가선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 영원할 것처럼 보였지만 부동산정책 실패, 조국의 내로남불, K방역 실패로 코로나 환자 급증, 안보위기 등으로 설산이 햇볕을 받아 무너지듯 5년만에 정권을 빼앗겼다. YS·MB·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을 경험했지만 이번 윤석열 정권은 신승한 탓때문에 성격이 다를 것 같다. 반쪽으로 쪼개진 보수와 진보를 어떻게 통합해 나갈 것인지를 최상의 가치로 내 걸어 그렇게 보인다. 윤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하의도 DJ 생가를 방문해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한 것만 봐도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도민 가운데는 윤석열 정권에 큰 기대를 걸수 없다고 실망하는 사람도 있지만 뭔가 달라질 것 아니냐고 기대감을 갖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역대 대선 중 전북에서 14.4%라는 가장 많은 지지를 윤 후보한테 보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 쪽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다소 허탈해하거나 서운해할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재명 후보 한테 83%라는 몰표가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 14.4%가 나온 것은 기적 같은 수치다. 대선 때 득표율은 국가예산을 배분하거나 인재를 등용하는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아무튼 대선 때 도민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했던 이재명 후보가 실패한 것이지 도민들이 실패한 게 아니라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오직 새 정부가 성공해 우리나라가 번영하기만 바라면 그만이다. 더욱이 간발의 차로 신승을 거뒀기 때문에 윤석열 당선인도 국민통합을 위해 국토균형발전에 총력을 경주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너무 선거결과에만 애석해 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현실을 직시해서 전북의 이익을 찾을 묘책을 강구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에서 기울어진 전북운동장을 어떻게 해야 바로잡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6·1지방선거가 중요하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야 당선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만큼 유권자들이 공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공천작업을 정당행사 정도로 치부해 버리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도지사나 시장·군수 단체장은 말할 것 없고 지방의원 공천까지 관심을 두어야 한다. 누가 되어야 새 시대에 전북몫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전북 몫을 확보하려면 여야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소통을 잘할 혁신의 아이콘이 필요하다. 등소평의 '흑묘백묘'에서처럼 쥐를 잘 잡을 수 있는 고양이가 절실하다. '보수냐 진보냐' 이념에 구애받지 않고 전북발전을 위해 중앙정치 무대에서 발벗고 나설 인물이 필요하다. 180만이 무너진 지금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타파할 리더십이 절실해졌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한국의 힙합문화는 1990년대 대중문화의 소산이다. 1세대 아이돌이라 할 수 있는 대중가수들의 춤과 음악이 그 통로였다. 지금은 한국의 힙합문화 중심에 있는 브레이크 댄스(비보잉)도 출발이 같다. 브레이크 댄스는 역사가 짧다. 1970년대 초반, 뉴욕 브롱크스의 거리 춤을 시작으로 보자면 길게 잡아도 50년이다. 2020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브레이크 댄스를 2024년 개최되는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젊은 세대의 올림픽에 관한 관심을 높여보자는 취지란다. 도시의 골목에서 공연장으로, 그리고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에 진입한 것도 그렇지만 젊은 세대의 정서를 대표하는 주류문화로 확실하게 정착한 거리 춤의 진화가 흥미롭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비보잉 열풍이 불었다. 그즈음 한국의 비보이팀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세계 5대 비보이 배틀을 석권했다. 비보이 세계 랭킹 사이트인 ‘비보이 랭킹즈’에는 지금도 한국이 미국에 이어 2위, 팀과 개인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브레이크 댄스 강국이 된 것이다. 2005년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에서 우승하면서 최고의 비보이팀이 된 ‘라스트포원’도 그들 중 하나다. ‘라스트포원’은 같은 해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플래닛 비보이'로 그 이름을 더 널리 알렸다. ‘라스트포원’은 2002년 최고의 춤꾼을 꿈꾸는 전주의 비보이들이 결성한 팀이다. 2005년 근거지를 서울로 옮긴 이후 지역적 연고가 깨진 지 오래지만 ‘라스트포원’의 고향이 여전히 전주로 꼽히는 이유다. ‘라스트포원’은 2005년을 기점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전속 기획사가 생기고 기업체가 지정 후원에 나서면서 월급을 받으며 맘껏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빛나는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9년 전속 기획사가 파산하면서 연습실을 잃고 생계조차 어려워지자 더 이상 팀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를 맞게 됐다. 그들은 주저앉지 않고 치열하게 현실과 싸우며 버텼다. 그 후 10여 년. ‘라스트포원’은 여전히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지만 건재하다. 일찌감치 국악이나 무용 등 다른 예술과의 융합을 시도해온 그들의 노정은 오늘의 무대에서 더욱 빛난다. 그러나 한국 비보이들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젊은 세대 문화가 소외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1월, ‘라스트포원’을 이끌어온 리더 조성국이 브레이킹 국가대표팀 초대 감독이 됐다. 파리올림픽에 앞서 올해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향한 조감독과 국가대표의 분투 소식이 들려온다. 이들이 수많은 비보이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김은정 선임기자
신구 권력 갈등이 국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대 대선 결과에 따라 원만한 권력 교체를 바라던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사이에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통상 열흘 이내에 가졌던 현 대통령과 당선인과 만남도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선 이후 문 대통령이나 윤 당선인 모두 국민 통합을 내세웠건만 양측의 행보는 다시 진영 간 갈등의 골만 키우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에선 점령군 행세를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반면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에선 대선 불복이냐는 반감을 드러낸다. 정권 교체기 신구 권력 간 갈등은 항용 있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진보 정권인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도 사법개혁에 대한 이견으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신구 정권의 충돌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기에 국민의 우려가 크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마찰은 이미 대선 기간에도 드러났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권의 적폐 수사를 강한 어조로 거듭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강하게 분노를 표시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윤 당선인은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윤 당선인은 청와대 개편과 관련, 민정수석실 폐지를 거론하며 사직동팀의 민간인 사찰을 사례로 들면서 청와대의 반발을 샀다. 문재인 정부에서 하지도 않은 일을 들먹인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이러한 양측의 불편한 기류는 공공기관 인사와 이명박 대통령 사면 문제를 놓고 더 증폭됐다. 임기가 만료된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위원 선관위 상임위원 후속 인선을 놓고 윤 당선인 측에서 동의권 행사를 주문하면서 기 싸움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을 앞두고선 언론플레이를 통해 MB사면을 압박하는가 하면 윤핵관의 김경수 전 지사와의 패키지 사면론까지 나오자 청와대에서 발끈했다. 결국 청와대 이전 문제를 놓고 양 측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선거 기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문 대통령도 제왕적 대통령이란 이미지 탈피를 위해 청와대의 광화문 이전을 공약했으나 경호와 안전, 국민 불편 등 여러 이유로 포기했었다. 윤 당선인도 광화문 이전이 불가능하여지자 용산의 국방부 청사로 선회했지만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민주당뿐만 아니라 보수세력 내에서도 안보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국민 반대 여론이 높고 이전 비용에 대한 논란도 크다. 새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되레 국민에게 불안감과 불신을 심어줘선 안 된다. /권순택 수석논설위원
대선 이후 6월 지방선거 입지자의 출사표가 줄을 잇고 있다. 비대위원장 사퇴 문제로 내홍을 겪는 민주당도 이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의 첫 관문인 후보자 부적격 심사 1차 결과를 발표하는 등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건 도지사 후보군의 난립이다. 민주당 경선에만 7명 안팎이 뛰어들 것으로 보여 다자 구도는 기정사실화 됐다. 송하진 지사에 이미 도전 의사를 밝힌 안호영 김윤덕 의원과 김관영 전 의원, 김재선 씨는 사실상 출전 채비를 갖췄다. 유성엽 전 의원도 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진선미 전 장관의 전략 공천설도 흘러나온다. 2014년 경선 송하진-유성엽, 2018년 송하진-김춘진 양강 구도와 비교해보면 송 지사 대항마가 아직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은 형국이다. 후보군 경쟁력이 비교적 평준화돼 선택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런 공천 문제를 다루는 비대위 운영이 내일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회오리 바람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아니할 말로 도지사는 과거 명성과 평판 그리고 본인의 강한 의욕만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유권자 입장에선 이들이 14개 시군 조직력을 가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 여건을 갖췄는지도 궁금하다. 설령 부족하더라도 잠재적 경쟁자인 지역 국회의원의 지원 사격을 받아내느냐 여부도 하나의 시험대다. 만약 둘 중 하나라도 전제되지 않으면 결국은 민주당 지지세를 염두에 두고 중앙당의 ‘공천 대박’ 만 잔뜩 기대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선 3선 피로감 때문에 송 지사 출마에 대해 부정적이다. 후보군 중에는 이런 밑바닥 정서를 파고들어 이번 선거를 다목적 카드로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혹시 모를 변수에 따른 송 지사 불출마를 대비해 몸 풀기에 나선다거나 포스트 송하진을 겨냥한 ‘알박기 출마설’ 도 그럴 듯 하다. 또한 2년 뒤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이 눈여겨보는 것은 도지사 업무수행 능력이다. 중앙 부처는 물론 국회 정치권과도 말이 통하고 전북 몫 이상의 국가 예산을 챙길 수 있는 ‘내공’ 이 관건이다. 이런 기조위에서 예전 국회와 행정부에서의 성과를 입지자 본인이 공개하고 도민 검증을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맡은 바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민주당 검증위 부적격 심사 과정에서도 입지자 스스로가 검증 기준에 못 미치면 신청 자체를 아예 포기한다고 한다.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 전북의 추진 동력은 예전만 못하다. 갈수록 쪼그라드는 지역 위상과 성장 잠재력은 지역소멸 위기론에 투영돼 있다. 이런 총체적위기 국면에서 전북號 선장은 과연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정치적 순발력과 위기극복 능력으로 그간 자신의 존재감과 역량을 증명해 보인 후보에게 유권자의 눈과 귀는 쏠릴 것이다.김영곤 논설위원
3월이 아직 열흘이나 남았는데 이 달에만 10건이 넘는 부고(訃告) 문자를 받았다. 일주일에 3~4건의 부고 문자를 받은 셈이다. 모두 지인들의 부모와 장인·장모의 이별 소식이다.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일일이 물어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3월의 잦은 부음과 마주했다. 부음과는 별개로 가족과 친인척, 직장 동료와 지인들의 코로나 확진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에 대한 예측이 어긋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완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영업시간은 기존대로 오후 11시를 유지했지만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방역 대책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일주일마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은 사라졌지만 위중증 환자가 13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사망자도 매일 3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장례식장 안치실과 화장장은 갑자기 늘어난 사망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4일장, 5일장으로 장례를 치러야 하는 유족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60만명에 육박해 조만간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의 20% 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에 비유해 국민들의 방역 의식을 이완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런 안일한 인식과 거리두기 완화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코로나19 감염의 고통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부터 지금까지 방역패스 중단을 비롯해 총 네 번의 방역 완화 정책이 나왔고 그 기간 동안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5000명을 넘었다. 지난 일주일(13~20일) 코로나19 사망자는 2100여명으로 한 해 독감 사망자 수준과 비슷하다고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지난 17일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취급하는 정부의 태도를 ‘지코위독’이라고 빗대며 비판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빗댄 말이다.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취급하면 안된다는 경고다. 엊그제 한국의 행복지수가 전세계 146개국 중 59위라는 발표가 나왔다. 지난 18일 공개된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2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싱가포르가 2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의 행복지수 순위는 62위였고 2019년 54위, 2018년 57위, 2017년 56위, 2016년 58위를 기록했다. ‘지코위독’의 불안감 속에 내년에는 한국의 행복지수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강인석 논설위원
드라마틱한 순간이 지나갔다. 도민들은 이재명 후보에 83%를 지지하고도 0.73% 차이로 석패한 것에 몹시 분통해하고 억울하고 서운해 심지어 '멘붕'이 왔을 정도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은 절묘했다. 윤석열 당선자에게는 자만하지 말고 국민통합을 이룰 것을 명령했고 이재명 후보한테는 뒤돌아 봐 재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토록 절묘하게 당락을 가린 것은 신의 한수가 아닐까 싶어 보인다. 우리나라가 정권교체로 민주주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였다. 지금은 정권교체기로 현실을 직시할 때다. 6.1 지방선거가 코 앞에 다가왔기 때문에 누가 지역발전을 위해 적임자인가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그간 대선에 몰입돼 지방선거가 크게 가려졌지만 공천작업을 통한 후보선출이 예정돼 있어 서서히 지방선거 열기가 확산될 것이다. 저마다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고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말이 틀림없어 보인다. 6.1 지선에서 전북은 민주당 일당독식현상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하고 특별한 연고도 없는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관계로 지지도가 더 견고해졌기 때문이다. 종전보다 더한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정치신인이나 복당자 할 것 없이 공천에 목을 메고 있다. 하지만 대선 결과 여부에 대한 가산점이나 감점 등 세부사항이 마련되지 않아 각 후보마다 득실계산 저울질 하기에 바쁘다. 분명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들이 예전과 다른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넘어 갔기 때문이다. 6.1 지방선거 때부터는 윤석열 국힘 정권이 국정전반을 장악해서 운영하기 때문에 지금 민주당 문재인 정권 때와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래서 도지사부터 시장 군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새 정권과 협치를 이뤄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 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문재인 정권하에서도 전북 몫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는데 국민의힘을 상대로해서 전북 몫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은 지난한 문제일 수 있다. 그래서 여야를 넘나들며 경쟁의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다행인 것은 남임순 이용호의원이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간사로 있고, 해마다 예산국회가 열릴 때마다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한 정운천 의원이 새 정권 하에서 통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아무튼 민주당 경선 결과가 곧 당선으로 공고해지기 때문에 경선 때 당원이나 일반시민들이 각별하게 신경써야 한다. 여야를 넘나들며 새 정권에서 전북 몫을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우물 안 개구리 보다는 중앙 인맥이 좋은 인물을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 절대 우군이지만 5월 10일 새정부가 출범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전북이 이번 대선에서 고도(孤島)로 전락했지만 국민의힘 정권과 소통만 잘 하면 상당부분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성공회대가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했다. 성중립 화장실은 ‘남자와 여자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등 모두가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으며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설명이 더해지지만 우리나라는 시작하는 단계. 성공회대의 성중립 화장실 설치가 주목받는 이유다. ‘모두의 화장실’ 또는 ‘혼성화장실’로도 불리는 성중립 화장실은 칸마다 잠금장치는 물론, 양변기와 함께 세면대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표지판에는 여성과 남성, 유아를 동반한 사람, 장애인 등 기존의 화장실에서도 익숙한 그림문자에 치마와 바지를 반반씩 입은 사람 그림이 함께 있다. 성소수자들도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란 표지다. 그렇다고 해서 성중립 화장실이 성소수자만을 배려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과 사회적 역할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새롭게 변화한 사회적 환경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불평등을 없애고 모두에게 ‘안전한 화장실’을 만들자는 것이 취지다. 다시 말하자면 높아진 인권 의식의 결실이다. 사실 미국과 북유럽 등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 정책이 만들어졌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 최초의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하면서 ‘생물학적 성이 아닌 각자의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만들어 ‘성중립 화장실 설치’를 확산시켰다. 모든 공공건물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는 주(캘리포니아주, 2017년)도 생겨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 정책을 폐기했으나 바이든 정부는 다시 복원했다. 북유럽 또한 이미 성별 구분이 없는 공중화장실이 대세이고 아시아권에서도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몇몇 공공기관과 시민단체가 설치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더해지고 있는 시작 단계다. 불법 촬영이나 성추행 등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를 거쳐 탄탄한 대안을 찾아내면 해결될 일이니 성중립 화장실이 일상에 정착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하는 정책의 바탕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사회에 있다. 평등한 사회는 사회의 구조적인 억압과 차별을 먼저 없애야만 이를 수 있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여가부 폐지’ 논란이 뜨겁다. 폐지를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정책이 ‘남녀를 편 가르기 하는 차별 정책’이라는 것이다. ‘공정’과 ‘정의’와 ‘공평’을 내세운 새 정부에게 묻고 싶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은 정말 없어졌는가./김은정 선임기자 [전북일보=김은정 기자]
지난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는 한국 정치와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면서 진영과 지역, 세대와 계층, 성별로 극한 대결과 갈등 양상이 펼쳐졌다. 특히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소 표차로 승부가 갈렸다. 그것도 1%에도 못 미치는 단 0.73%, 24만7077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렸다. 유사 이래 초접전에 개표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개표방송 종료 직전까지 가슴을 졸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긴 쪽에선 환호와 함성이 터져 나왔지만 아슬아슬하게 진 쪽에선 허탈한 패배감을 맛봐야 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단순 다수제 방식을 채택한 우리 선거제도에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대선 주자 가운데 제일 많은 득표를 한 후보가 당선되다 보니 대표성 문제가 다시 거론된다. 직선제 이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 지지를 받은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만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투표자 수의 과반 득표를 한 유일한 당선인이다. 그는 득표율 51.55%로 과반을 넘겼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은 38.9%에 그쳤다. 13대 대선 때 민정당 노태우 후보는 36.64%라는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15대 대선 때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40.27%, 19대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08%, 14대 때 민자당 김영삼 후보는 41.96%, 17대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8.67%, 16대 때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48.9%를 얻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단순 다수제의 대표성 문제로 인해 결선 투표제를 채택하는 나라가 많다. 프랑스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핀란드 폴란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 현재 88개 국가에서 결선 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도 결선 투표제를 도입했다면 대통령이 뒤바뀔 수도 있었다. 13대 대선 때 민정당 노태우 후보는 김영삼, 김대중 후보 누구와도 양자 대결 시 패배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3자 선거 구도로 인해 어부지리 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개혁안으로 대선 결선 투표제를 제안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역시 다당제 구현을 위해 결선 투표제 도입을 주장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찬성 의사를 밝혔다. 결선 투표제는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2번 투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사표(死票) 발생 방지와 대표성 부여 등 장점이 많은 만큼 정치 개혁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
선거가 끝난 뒤 1주일이 지났는 데도 대선 결과는 도민은 물론 민주당에겐 아쉬움과 충격으로 남아있다. 이번에도 민주당 텃밭임을 재확인한 전북의 경우 선거 후폭풍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도민들 기대가 컸던 만큼 민주당 실망감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천이 곧 당선’ 이라는 케케묵은 지역 정서에만 안주하지 말고 뼈를 깎는 정당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실제로 0.73% 득표율 격차는 역대 대선 중 가장 근소한 수치다. 사실상 절반의 민심도 못 얻어 승자도 패자도 없는 레이스였다. 정치권이 유권자에게 확실한 믿음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렇지만 이 미세한 결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의미를 부여하며 국민 눈높이 쇄신을 다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상황은 여의치가 않아 보인다. 당내서는 “졌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 며 0.73% 의미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래서인지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했는데 원내대표가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정권을 내줬는데도 정신을 못 차린다고 비난이 쏟아진다. 작년 4.7 재보궐 참패 이어 대선 패배 과정에서도 절절한 반성과 쇄신 의지가 전혀 없다며 성토 일색이다. 6월 지방선거는 또 하나의 시험대다. 민주당은 지금 여당 입장에서 야당으로 처지가 바뀐 뒤 치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선 표심 0.73% 차이는 한마디로 정치 개혁에 대한 유권자 열망이 담겨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의 혁신 작업을 누가 진정성 있게 실천하느냐 여부에 승패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30 청년세대를 비대위에 전면 배치한 민주당이 이들을 ‘구색 맞추기용’ 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실질적으로 젊은층을 대거 공천함으로써 세대교체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 개혁의 바로미터인 공천 방식에 대한 유권자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이 높아 정치권 물갈이가 더딘 때문이다. 국민경선 100% 반영을 줄기차게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한두 차례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기득권의 최후 보루인 양 권리당원 50%를 반영한 공천 방침을 고수해 왔다. 이는 정치 개혁을 열망하는 유권자 정서에 반기를 드는 셈이다. 단언컨대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 공천에서 중앙당과 국회의원 입김은 절대적이다. 경선이란 미명아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꼼수 공천이 공공연히 자행되는 게 현실이다. 100% 국민경선 만이 이를 타개할 해법으로 거론된 지도 오래다. 이와 더불어 유권자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정치는 새 싹을 틔우지 못한다. ‘묻지마 투표’ 는 이런 고질적 병폐를 방조하고 부채질하는 꼴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눈물이 최근 화제를 모았다.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 PGA 투어 본부에서 열린 2022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서 흘린 눈물이다. 만 46세의 나이에 세계 최연소로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된 골프 황제는 자신의 능력보다 자신을 도운 주변 사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입회식 소감에서 우즈는 “나 혼자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내게는 특별한 부모님과 코치, 친구와 가족이 있었고 나의 힘든 시기, 암흑기와 최고의 시간을 함께 해왔다. 명예의 전당 헌액은 나를 도와준 사람들과 함께 팀으로 받는 상”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아마추어 시절 부모님이 자신의 대회 출전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으며 희생하고 헌신했던 것을 소개하면서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터트렸다. 우즈는 2006년 5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얼 우즈를 떠올리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회상했다. 2005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우즈는 투병 중인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고, 2006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우승한 The Open에서도 펑펑 울었다. 1970~80년대 한국문학을 이끈 최인호 작가는 2013년 12월 그의 미공개 원고들을 묶어 출간된 유고집 ‘눈물’에서 “영혼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 눈물”이라고 적었다. 그는 “인간은 영혼의 아픔 없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자기 자신의 영혼의 상처 때문만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도 슬퍼하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자비심(慈悲心)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한국에서도 눈물이 화제를 모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제20대 대선 결과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읽던 도중 낙선자와 지지자들을 위로하는 대목에서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쏟았다. 다음날 한 전직 야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박 대변인의 눈물을 문제삼아 청와대가 선거 중립을 지킨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 역시 어떤 때는 눈물 흘린 적이 있었을 것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선거 다음날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못 채워 패배한 것”이라고 자신에게 책임을 돌려 해단식이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눈물을 흘린다. 감사와 기쁨, 슬픔과 분노, 뉘우침 등 눈물 흘리는 이유도 다양하다. 눈물은 사람의 눈과 마음을 씻어준다. 흘러나오는 눈물과 함께 가슴 속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가벼워지고, 꽉 죄었던 답답한 것들이 조금씩 풀어진다. 눈물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심신을 정화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20대 대선 결과가 눈물과 함께 모두 녹아내렸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날마다 뜨고 지는 해와 달이 다르듯 달라진 세상이 올 것이다. 48.59%를 얻은 윤석열 당선자 쪽은 마냥 기뻐만 할일도 아니고 47.79%로 정권연장을 못한 이재명 쪽도 부족했다고 탄식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국민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 새 정권에는 자만하지 말고 잘 하라는 격려성 주문을 했고 진 쪽에는 반성을 통해 새로운 다짐을 하게 했다. 윤 당선자가 질 수 없는 선거구도 속에서 막판까지 힘겨운 싸움을 한 것은 정교한 선거전략이 부족한 탓이 컸다. 전북에서 이재명은 83%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예상했던 그 이상의 값진 결과이었다. 국민의힘은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호남에서 가장 많은 14.4%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전북에서 80% 이상 득표하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북에서 이재명 후보가 득표를 많이 하면 수도권에서도 향우들이 막판 표 결집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영남에 비해 유권자수가 부족한 호남은 이 같은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도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태어났던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586 세력들의 자만심과 조국이 보여준 내로남불, 부동산정책과 K 방역 실패 등 패인이 많았다. 전북 도민들은 문 정권에 순진무구하게 짝사랑만 했다. 64.8%라는 전국 최고 지지를 보여줬는데도 지난 5년간 지역으로 돌아온 것은 별로였다. 다른 지역은 상전벽해를 이뤘지만 전북은 크리스마스 이브날처럼 거룩하고 고요하기만 했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처럼 전북인들은 성징이 유순하고 착한 탓인지 울어대지도 않았다.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도 혼내고 닥달하지도 않았다.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 바라고 입만 벌리고 있었다. 적극적이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목에 방울 달고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 부재도 전북발전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었다. 도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잘못 한 게 없다. 최선을 다해 민주당에 몰표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책임 져야 한다. 문재인정권에서 인사와 예산 등 전북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국회의원들의 무능력을 탓해야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예산국회가 열릴 때마다 국민의힘 정운천의원이 해결사로 나섰겠는가.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기자 함거까지 타며 속죄를 빌었던 정운천의원의 쌍발통정치를 밀어줘야 한다. 윤석열정권에서 전북이익확보를 위해 가교역할을 정운천의원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의원을 적극 밀어줘야 한다. 윤석열정권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는 본질이 다르다. 선거기간 광주 5.18 민주화묘역을 방문했던 일이나 하의도 김대중 생가를 배를 타고 방문해 김대중정신을 승계하겠다는 것만 봐도 남 다르다. 오직 국민만 믿겠다는 그의 말속에 모든 게 담겨 있다. 민주당이 172석을 갖고 윤석열정권의 바지가랑이를 잡는다면 국민들은 지방선거 때부터 용서를 안할 것이다. 지금부터 정의원이 내건 쌍발통정치가 작동하도록 밀어줘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무를 걸머지고 있다. 세계 강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외교 안보와 경제, 기후위기 문제 등 국내외적으로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기에 대통령으로서 역할과 리더십이 요구된다. 특히 반도 국가라는 지정학적 위치에다 총성 없는 글로벌 경제전쟁, 중국의 팽창과 북핵 문제 등으로 우리의 앞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이 중요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보듯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통합된 힘으로 결사항전에 나서면서 예견하지 못한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 국가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실리를 추구하면서 균형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북핵과 사드 문제 등 안보 변수로 인해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국가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려면 외환위기 때처럼 온 국민의 마음을 모으고 통합된 힘으로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 국면에서 각 정당과 후보 진영은 사생결단식 선거전을 펼치면서 국민의 마음을 갈라놓았다. 진보와 보수 진영은 더 극단으로 치우치고 다시 지역주의를 조장하는가 하면 세대와 계층 간 대립은 더 심화했다. 여기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젠더 갈등을 촉발하더니 급기야 이대남 이대녀 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성별 갈라치기도 노골화됐다. 이래서야 나라가 온전할 수 있을까 하는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 여야 후보 모두 출사표를 내걸 땐 “편 가르지 않는 통합대통령” “국민통합의 나라”를 표방했다. 하지만 이것은 빈말에 불과했다. 예측불허의 초초박빙의 선거전을 치르면서 말투는 격해지고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는 더 심해졌다. 억지 주장과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도 난무하면서 국민을 오도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첫 메시지로 ‘국민통합’을 내걸었다.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야 간 정쟁은 더 격해지고 진영 간 갈등은 더 첨예해졌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20대 대통령은 국민통합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 정치 보복이나 제왕적 국정 운영을 지양하고 정파를 떠나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서로 협치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영이나 지역, 세대와 계층, 젠더 갈등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안보와 경제 위기도 극복하고 나라다운 나라로 더욱 든든히 서갈 수 있다. 취임 때뿐만 아니라 떠날 때도 국민에게 박수받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길 소망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뒤 시중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안철수의 ‘손가락 발언’이었다. 지난달 23일 울산의 전통시장 유세에서 윤 후보를 무능한 후보라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안 대표는 당시 유세에서 “전문가들 중에서 제대로 아는 전문가를 뽑을 머리가 없는 대통령은 엉터리 전문가를 뽑아서 나라를 망가뜨린다”고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어 “상대방을 떨어트리기 위해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서 그 사람이 당선되면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또 그럴 거다”라며 윤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었다. 그랬던 안 대표는 열흘도 안돼 “국민이 키운 윤석열과 지난 10년간 국민과 함께 달려온 안철수가 국민의 뜻에 따라 힘을 합쳤다”며 대선판에서 스스로 철수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와 2012년 대선 등 지난 11년 정치 인생에서 여러 차례 퇴장과 등장을 반복해 오면서 그의 닉네임이 된 ‘철수 정치’를 다시 보여줬다. 안 대표는 그동안 ‘새정치’와 ‘기득권 양당체제 종식’, ‘다당제’ 등 정치 개혁을 외쳐왔다. 윤 후보와 나란히 단일화 기자회견을 가진 뒤에도 “다당제는 여전히 본인의 소신”이라고 밝혔다. 눈 앞으로 다가온 제1야당과의 합당이 다당제를 향한 길인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20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정치 교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정권 교체 구호가 격돌하고 있다. 정치 개혁과 정권 교체를 함께 외쳐오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스스로 밝혀온 새정치와 다당제의 정치 개혁 대신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할 것이라던 후보의 손을 맞잡았다. 정치판에서는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격언처럼 쓰인다. 정치적 상황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여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안철수의 손가락 발언은 단일화의 사망 선고처럼 보였지만 열흘도 안돼 단일화는 생물이 됐다. 그러나 유권자의 표심은 정치공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가 또다시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소환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진행된 20대 대선 사전 투표율은 2014년 사전 투표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36.93%를 기록했다. 전북은 48.63%의 사전 투표율로 전남(51.45%)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유권자 10명 중 4명이 투표에 참여한 높은 사전 투표율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역풍’과 ‘정권 교체 열망’이라는 제각각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 교체와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은 3월 9일 본 선거에서 확인된다. 선거가 끝난 뒤 투표하지 않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소중한 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 /강인석 논설위원
전북의 대선사전투표율이 48.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사전투표를 독려한 측면도 있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 막판 단일화에 따른 표 결집을 막기 위해 총 동원령을 내린 탓이 크다. 전북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이라는 것이 다시금 증명되었다. 민주당은 막판 단일화가 위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역풍을 가져와 표 결집현상을 가져왔다면서 80% 이상 득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서상 전북은 민주당 절대우위 지역이라서 바닥민심이 이재명 후보 쪽으로 더 뭉친다. 하지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화이트칼라층은 그렇지가 않다. 원래부터 먹물께나 튀긴 사람들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잘해 속마음을 알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샤이 윤석열로 분류하기도 한다. 6일간 여론조사 공표를 못하기 때문에 깜깜이 선거기간 표심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 하지만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는 윤 후보가 약간의 우위를 보이면서 오차범위내에서 초접전을 벌여 그 누구도 섣불리 예단을 못하고 있다. 다만 정권교체여론이 50%대 정권연장이 40%대가 계속해서 나옴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농촌지역 표심은 경로당을 중심으로 여론이 집중 형성되므로 파악하기가 쉽다. 민주당 절대 우위가 그래서 나타난다. 전주 익산 군산 등 도시는 흐름상 민주당 우위지만 국힘 지지자가 알게 모르게 예전보다 많아졌다. 직장인 등 화이트 칼라층은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 파악하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은근슬쩍 표심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낮에는 민주당, 밤에는 국힘쪽으로 움직인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예전부터 여권은 표심 파악이 잘 안되는 넥타이부대를 야당성향으로 분류, 별로 공력을 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표의 등가성 때문에 여당은 주로 밑바닥 서민층을 집중 공략, 콘크리트 지지자로 만든다. 이번 대선이 비호감선거로 정치혐오까지 불러 일으켰지만 그래도 전북은 전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표 결집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힘 윤석열 후보가 김대중 대통령 생가인 하의도를 처음으로 방문했고 전북방문 횟수도 지난 선거때와 달라 지지율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재선인 정운천 의원이 예산국회 때마다 전북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한 것과 남임순 이용호 의원이 무소속에서 국힘으로 옮겨 선거운동에 나선 것도 민심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60.70년대 대선 때는 여촌야도(與村野都)현상이 생겼지만 1987년 대선 이후부터 전북은 민주당이 당명을 바꿔가며 일당독주체제를 만들었다. 35년간 일당독주에 길들여져 경쟁의 정치가 만들어질 틈이 없었다. 국힘의 후보단일화에 따라 전북민심이 민주당 쪽으로 똘똘 뭉쳐진 것이 전북발전을 위해 바람직 한가는 대선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6.1 도지사선거 등 지방선거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1960년대, 출간되자마자 한국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책이 있다. 이어령 교수의 에세이집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다. 한국적 정서의 심층을 탐구해온 이 교수가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정리해낸 이 책은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이자 필독 도서가 됐다. 개정판이 나오기 전 40여 년 동안 250여만 부가 팔려나갈 정도로 최장기 스테디셀러 자리까지 지켰으니 독자층의 폭을 짐작할만 하다. 이어령 교수(1934~2022)를 인터뷰로 만난 것은 12년 전이다.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이 교수는 대회 전반을 운영하며 개막식 행사의 모든 것까지를 진두지휘했던 터라 많이 지쳐있었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문화의 창조성과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노교수의 열정은 차고 넘쳤다. 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개막식은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그 바탕은 이 교수가 이름 붙인 ‘디지로그’의 힘에 있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과 4D 기술이 접목된 세계 최초의 ‘디지로그 아트공연’. 선진국 회원들에게는 감동을, 첨단기술에 낯선 나라 회원들에게는 충격을 전한 개막식은 문화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로 호평받았다. 대회가 열린 서울 코엑스 본회의장에 내걸린 2천 10장의 면 티셔츠 또한 화제였다. 익숙한 배너 물결을 티셔츠 물결로 대체한 자리. 이 교수는 스스로 명명한 이 ‘티셔츠 네트워크’를 아날로그의 새로운 반역이자 반동의 표현이라고 소개했는데 이 또한 그의 빛나는 창조력이 이어낸 소산이었다. 한국의 도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던 이 교수는 그날 인터뷰에서 전북의 도시들을 창조도시로 가는 가장 가능성 있는 도시로 꼽았다. “지금의 도시는 19세기나 일제 식민지 때 만들어진 것들인데도 우리는 다시 똑같은 도시를 만들어내려고 애쓴다”며 꺼냈던 이야기다. 그가 전북의 도시들에 건넨 조언이 있다. ‘그동안 소외당했던 것, 고통받았던 것들이 창조의 원동력이 되게 하라’는 것이었다. 그의 주문은 사실 새롭지 않았으나 ‘우리만 가진 것에 자꾸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조언은 지역이 가진 가치를 새삼 일깨워주었다. 새만금에 대한 조언도 있다. 그는 새만금을 산업주의의 찌꺼기 같은 것들을 가져다 놓지 말고 가장 독창적인 21세기 개념의 도시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21세기 신개념의 도시는 생명자본주의 도시다. 역시 창조성의 발상이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며 늘 시대를 앞서갔던 이어령 교수가 지난 2월 26일 영면했다. 여든여덟 해, 그의 지적 탐험과 깊은 통찰의 시간은 멈추었으나 더 융성해질 지혜와 탐색의 숲이 그의 빛나는 창조력과 함께 우리에게 남았다. /김은정 선임기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