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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대선, 전북의 역할

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이번 제21대 총선은 정말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결과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쓰나미가 몰아칠 때도 152석을 얻는 데 그쳤으니 이번 결과는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기대하기 힘든 꿈의 숫자다. 선거 후 패배의 아픔을 삭이면서 재기를 노리거나 정계은퇴를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전북정가는 재선급이 6명, 초선급이 4명이고 3선 이상 중진은 전무한 상황을 맞고 있다. 한 세대는 가고 또 한 세대는 오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이건만 일거에 중진이 사라진 전북의 정치적 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역구 10명 이외에도 전북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당선인들이 30명 가까이 되기에 마냥 걱정할 것만은 아니지만, 노련미가 부족한 신인들의 역량은 당장 지금부터 시험대에 올라 있다. 선거로 모든 게 끝난 것 같은 바로 이 순간 거대한 싸움이 붙을 수밖에 없다. 2022년 대선이 3월 9일로 예정돼 있고 곧바로 6월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무슨 대선 얘기냐고 하는 이들은 냉혹한 정치 현실을 잘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역산해 보면 내년 9월 쯤엔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데 이는 올 연말 정기회 직후부터 여야 공히 대선 정국에 돌입한다는 얘기다. 결국 6월 초 21대 국회 원구성, 8월 전당대회부터 엄청난 권력투쟁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지금 여야의 모습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일 개헌이나 검찰총장 거취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첫 발부터 시비거리를 만들지 말고 경제와 일자리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시끄럽다.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의 거취가 최대 변수다. 과연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할지 여부가 대권가도에 있어 큰 전환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잠룡들이 즐비한데 현재로선 이낙연 전 총리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다. 만일 오늘 대선을 치른다면 각종 여론조사 결과 등을 감안할 때 이낙연 카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대선은 내후년 3월에 치러진다. 진짜 대권행 열차는 지금부터다. 그의 고향인 영광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거쳐 삼청동 총리공관까지 가는 데 68년이 걸렸다면, 이제 여의도에서 청와대까지 가는 2년의 시간도 결코 과거 68년에 못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미래통합당은 한동안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을 보인다. 총선 참패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과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느냐, 마느냐 시끄럽다. 확실한 대권 후보가 없기에 당분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는 8월 전당대회 이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민주당과 통합당 의원 수가 거의 2배나 차이가 나기에 대선은 해보나 마나 한 대결같지만, 홍준표 의원이 불쑥 던진 말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83명의 의원으로도 대통령이 됐다 물론 DJ 흉내라도 낼만한 후보군이 과연 통합당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2년 후 세상 인심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 전북은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는 전북으로서는 향후 이합집산을 거듭할 것이나 대체로 호남의 맹주인 이낙연 전 총리의 대세론에 따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선거인 수 전국비 3.5%에 불과하고 3선 이상 중진이 전무한 전북은 향후 대권가도에서 큰 흐름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 정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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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0.04.20 16:49

코로나19 팬더믹이 식량위기를 부른다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지난 주 제법 화창한 날씨로 온갖 기화이초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에 내린 비로 꽃잎이 많이 떨어졌다. 간밤에 부던 바람 만정도화(滿庭挑花)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쓰로려 하는 괴야. 낙화(落花)인들 꽃이 아니랴 쓸지 만들 어떠리란 작자미상의 고시조를 통해 떨어진 꽃도 꽃인데 쓸지 않고 그냥 두면 어떠냐고 아쉬움을 표하는게 꼭 내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로 봄날을 즐기기엔 아쉬움이 많다. 지난 12월에 중국 우환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불과 4개월 만에 한국, 유럽, 미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로 퍼져 4월 20일 현재 235만2000명이 감염되고 16만4000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사태가 쉽사리 끝나지 않고, 아직 정점이 언제일지 알지 못하며, 완전히 극복되는 시기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세계경제가 마비되는 상황 속에 새로운 위험으로 다가오는 것은 식량 위기다. 세계 각국이 안전을 이유로 국경 봉쇄에 나서면서, 식량 유통망이 차단돼 식량 수급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쌀 수출을 금지했고, 밀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카자흐스탄 역시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의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우리나라 밀가루 원료 수입의 절반 가량을 의존하는 호주는 이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쌀 수매를 사상 최대로 확대해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2007~2008년의 세계 곡물가격 폭등, 2010~2011년의 세계 이상기후로 이어진 식량 불안정에 이어 코로나19 팬더믹에 기반한 식량 위기가 재현되고 있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 관계자는 물자 이동이 어려워져 공급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으로,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이라고 지적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식량자급률 46%, 곡물자급률 21%로 최하위 수준의 식량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주식인 쌀은 별 문제가 없지만, 밀, 옥수수, 콩 등은 자급율이 형편없으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장기화되면 국내 가공식품 생산은 물론 수입산 사료에 의존하는 축산업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계 식량위기가 도래할 경우 우리나라의 위기대응능력은 여전히 미흡하다. 중장기적으로 식량위기 대응체계를 갖춰 해외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며, 정부와 농업생산자, 소비자가 함께 먹거리 체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식량자급률을 높여나가야 한다.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국토의 식량생산기반이 확보되고 농민이 지속가능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종식되어 식량 걱정없이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가자고 봄날의 즐거움을 희망한다.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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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0 15:40

코로나 시대 온라인 교육 체험기

박문칠 다큐멘터리 감독우석대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한창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대학에서도 몇 주째 비대면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시행착오가 없지는 않다. 수업 중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떠드는 학생의 목소리 때문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고, 누워서 수업을 듣는 학생을 일으켜 세우거나, 놀러 가면서 차 안에서 수업에 접속한 학생에게 주의를 줘야 하는 황당한 상황들도 있었다. 화상 수업이 어느덧 익숙해지니 장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평소 수업시간에 대답을 안 하는 학생들도 채팅창을 통해 질문이나 의견을 말하라고 하니 훨씬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또한 온라인상의 각종 설문조사나 투표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내용 이해 정도를 편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화면상에서 학생들의 얼굴이 모두 동일한 크기로 보이니, 멀리 뒷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을 소홀히 대할 일도 없어졌다.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눈을 마주치고, 인간적인 유대를 형성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수업을 하다 보면 교수와 학생 간에 주고받는 기라는 게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눈을 반짝이기 시작하면 교수자도 덩달아 에너지가 올라가서 마치 서로 팽팽한 줄을 잡아당기고 있는 듯한 긴장감인데, 아쉽게도 온라인으로는 이런 기를 주고 받을 수가 없다. 강의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교육주체 간 상호작용과 전인적인 교육을 목표로 한다면 대면 수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전 세계가 온라인 교육의 맛을 봤으니,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더라도 그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레토릭을 써가며 포스트-코로나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설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최근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73%가 대학교육의 생태계를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러한 온라인 교육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온라인 전환의 진의가 교육의 질 향상이라기보다 비용 절감에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교육은 학생 수의 제한이 없고, 강의실도 배정하지 않아도 되어 학교 입장에서는 소위 가성비가 훌륭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육부나 대학들은 갖은 방법으로 온라인 강의를 확대하려고 애를 써 왔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온라인 강의가 급속히 확대됐을 때 교육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 사이버대학에서 오랫동안 온라인 강의를 해온 교수들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는 단지 오프라인 강의를 그대로 온라인에 탑재하면 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 품질 좋은 사이버 강의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두 달 전부터 5~6명의 제작진이 교수와 함께 기획 회의를 갖고, 영상,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 전문 인력이 함께 해야만 한다. 또한 온라인 환경에 걸맞은 교육학적 고민과 방법론도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 각 대학들이 이런 부분들을 얼마나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각 대학은 비상 운영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하더라도 여러 교육 주체들이 서로 참고 양보해가며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다. 예외 상황은 어디까지나 예외 상황이지, 상시화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되어서는 곤란하다. 부디 교육부와 각 대학이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의 유혹에 빠져 교육의 질을 떨어드리는 자충수는 두지 않기를 바란다. /박문칠 다큐멘터리 감독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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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0 15:39

건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안전관리자를 아시나요?

최갑봉 한국소방안전원 전북지부장 2019년 소방청 화재현황 통계자료를 보면, 화재건수는 40,064건, 사망 283명, 부상 2,223명 재산피해는 8,071억 원으로 집계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살아가면서 큰 화재를 겪을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화재의 트라우마로 소방안전을 우선시 생각할 것이다. 소방안전에 대한 교육은 화재 상황 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소방안전관리자는 이러한 화재 상황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소방안전관리자란 건물(특정소방대상물)의 면적이 일정크기 이상이 되면, 해당 건물에 선임되어 소방안전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소방안전관리자의 역할과 임무를 살펴보면, 7가지의 업무가 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소방계획서의 작성 및 시행, 자위소방대의 구성운영교육, 소방시설, 그 밖에 소방관련 시설의 유지관리가 있다. 각 대표적인 업무를 살펴보면 첫째, 소방계획서의 작성 및 시행, 소방계획서란 소방 업무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구체적 진행 방법을 기록하여 놓은 것이다. 소방계획서에는 화재 상황 시 지휘감독, 화재 시 피난계획, 소방시설 점검, 소방교육 및 훈련계획 등에 대하여 기록한다. 소방안전관리자는 소방계획서를 작성 후에 2년간 보관하도록 되어있다. 둘째, 자위소방대의 구성운영교육, 자위소방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소방대로써,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편성된 자율 안전 관리 조직이다. 자위소방대는 상시 근무 인력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화재 발생 시에 효율적인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으므로, 화재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필수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소방시설, 그 밖에 소방관련 시설의 유지관리, 소방시설이란 화재를 탐지(감시)해서 통보함으로써 사람들을 보호하거나 대피시키고, 화재 초기단계에서 즉시 소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자동설비 또는 수동조작에 의해 화재진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계기구 및 시스템을 말한다. 이에 따라, 평상시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 차단 등의 상태를 확인하고, 소방시설 등을 점검하여 불량 항목에 대한 보완 조치 및 정비 계획을 하는 등, 유사시에 화재진압을 바로 할 수 있도록 건물의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말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방안전관리자는 그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며 화재예방은 물론, 화재 발생 시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며,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격 및 경력이 필요하다. 소방안전관리자는 국가기술자격증(전기,소방,건축 등)을 소지하거나, 한국소방안전원에서 실시하는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을 수료하고,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 선임할 수 있다. 한국소방안전원 전북지부에서는 매월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취득을 위한 강습교육을 개설하고 있으며, 올해는 도내 건물에 선임되어 있는 소방안전관리자 중 10,183명의 소방안전관리자들에 대한 실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최갑봉 한국소방안전원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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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9 19:26

다시 손으로 씁니다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복고가 대세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를 비롯해 경제문화예술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고전문학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출판계 역시 그 바람을 타고 있다. 인터넷서점 YES24에 따르면,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1947)가 문학을 포함한 전 분야를 통틀어 3월 한 달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개봉한 동명 영화로 입소문을 탄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1868)은 3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1919)은 6위에 올랐다. 초판본 표지 디자인도 다시 등장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5년 증보판을 시작으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1795),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 백석의 『사슴』(1936), 김구의 『백범일지』(1947) 등이 옛 얼굴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디지털에 밀려 희미해져 가던 아날로그는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자아와 성찰을 다루는 과거 문학작품이 인기를 얻고, 전자 화면에 손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스타일러스와 스마트펜 기술이 발달하고, 컬러링북다이어리 북필사시집 등이 생겨난 것은 기계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감성 때문이다. 사과문, 각서, 편지 등을 타이핑하지 않고 여전히 자필로 쓰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이다. 우리는 활자가 주지 못하는 따뜻함과 정겨움, 진정성을 손으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다. 예부터 글씨는 인격을 수양하는 도구로 활용됐고, 오늘날에는 서예와 캘리그래피(멋글씨)가 느림과 정성의 미학을 뽐내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학청년들의 글쓰기 연습에 필사가 우선으로 꼽히듯 대다수의 시인과 작가도 손으로 먼저 글을 익혔다. 소설가 조정래는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연이어 쓰면서 하도 팔을 굴려 먹어서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 버렸다.라고 밝히면서도 사람이 글을 쓰는데, 육필, 손으로 쓰는 글씨가 다 없어져 버리는 시대는 얼마나 삭막한가.라고 탄식했다. 작가 박경리는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다.라고 적었고, 시인 김수영은 글을 쓰는 것이 천직이라 좋은 만년필을 갖고 싶은 것이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욕망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만년필 사랑이 각별했던 소설가 최명희도 만년필과 원고지를 고집하는 이유를 만년필은 몸의 일부이며 원고지를 펼치고 펜을 잡을 때 신선한 영감이 온몸에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면서, 소설 「혼불」을 차가운 기계에 의존해 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종이에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생각을 가다듬게 하고 마음의 안정을 준다. 특히, 필사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와 더불어 논리력과 어휘력을 키우고, 헷갈리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별을 보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은 불행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불행을 모른 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자란다. 아이들아, 먼지의 장막 뒤에서 별들은 빛나고 있다. 아이들아, 별들은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김훈 『연필로 쓰기』 중) 여러모로 심란한 요즘, 가슴에 와 닿은 시 한 구절, 산문 한 문단을 따라 써 보며 조금은 느리고 불편하지만 과정이 주는 기쁨과 정성의 가치를 다시 느껴보길 바란다.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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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9 16:15

지방의회 해외연수비 반납, 상생대열 동참을

코로나19의 힘겨운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돕는 훈훈한 사랑나눔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착한 임대료 운동단골가게 선불 카드결제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생존위기에 내몰린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줌으로써 위기극복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도 모처럼 이같은 동참대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상생을 위해 해외 연수비를 자진 반납해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지난 17일 도의회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해외출장 예산 3억 7400만원을 반납, 재난대응기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16일 김제시의회도 1억 1700만원의 해외출장비 등을 반납했다. 이에 앞서 익산과 무주완주부안 등 4개 시군의회가 사랑나눔 실천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이들 의회가 반납한 예산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들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경기와 충북 등 전국 지방의회로 확산 추세에 있다. 코로나의 기세는 한풀 꺾인 반면 경제 현장 곳곳에서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매출 절벽이 가시화됨에 따라 생계 곤란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삐를 죄면서 오래 멈춰선 일상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어차피 엄중한 사회적 분위기탓에 해외연수 운운할 때가 아닌 만큼, 그동안 미루거나 망설인 지방의회 합류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도내 9개 시군의회도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도 매번 되풀이되는외유성 해연연수논란은 지방의회의 고질적 병폐다. 천재지변의 비상 재난상황에도 해외연수를 강행함으로써 주민들 빈축을 산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나라 코로나 상황은 안정세이지만 미국일본을 비롯한 지구촌은 아직도 코로나19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불가피하게 해외연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위험요소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계속 미적대는 일부 지방의회 태도에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힘들고 어려운 때인 만큼 대의기관인 지방의회부터 주민과의 상생대열에 적극 나서야 할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19 16:15

전북 연고 당선자 46명, 대도약 지렛대 역할 기대

이번 제21대 총선 결과, 전북 출신과 전북 연고 국회의원 당선자가 46명에 달했다. 도내 지역구 당선자 10명과 전북이 고향인 당선자 22명, 전북에 처가나 시가 등이 있는 연고자가 12명이다. 도내 지역구 당선자는 모두 초재선이지만 고창 출신 부평을 홍영표 의원과 동대문갑 안규백 의원은 4선에 성공했고 순창 출신 이학영 의원은 군포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당선자는 처가가 전주다. 야당에서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고창 출신 정운천 의원과 익산 출신 이종성, 익산 출신 조수진, 전주 출신 이용 당선자 등 4명이 나왔다. 고양갑에서 4선을 이룬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시가가 정읍이다. 여야를 망라해서 도내 출신과 전북 연고자가 대거 국회에 진출함에 따라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20대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지역구 의원이 2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9명이나 당선됐고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60%에 달하는 180석을 차지함에 따라 힘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국가예산 심의나 법안 처리 때 야당의 협력도 필요한 만큼 미래한국당에서 당선된 전북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의 역할도 기대된다. 사실 전북의 지역구 의원이 10명에 불과해 18개에 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고루 포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역구 의원이 없는 국회 상임위에서는 전북관련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 제3금융중심지 지정 안건 심의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 없다 보니 부산과 경남 지역 국회의원의 파상적인 반대 공세를 막아내기가 역부족이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정책 추진과제인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되고 말았다. 21대 국회에서는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전북 현안과 관련, 여야를 떠나 서로 협력하고 지원해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상시적 협력창구를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젠 전라북도가 당당히 독자권역으로서 전북 몫을 챙기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서 전북 대도약 시대를 열어가야 할 책무가 21대 전북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주어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19 16:15

송 지사의 3선 가도

어떤 선거든 처음 당선되기가 가장 힘들고 어렵다. 한번 되면 경험이 축적돼 재선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대개 1 3 5처럼 홀수 때 되기가 힘들지만 어느때든 유권자의 맘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선거는 어렵다. 혹자는 전생에 죄 많이 지은 사람이 그 업보 때문에 출마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서인지 운좋게 첫 출마때 당선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얼핏 보기에 억세게 운 좋아 당선된 것처럼 보여도 후보는 밤잠 못자고 수없이 고민하기 마련이다. 고스톱 칠 때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듯 운 앞에서는 기술도 그 무엇도 필요 없다. 하지만 그 운도 따지고 보면 연기(緣起)에서 비롯된다. 세상살면서 좋은 일 많이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대부분 그 결과만 놓고 봐서 그렇지 전 과정을 살펴보면 고비마다 말 못할 고민과 번뇌가 서려 있다. 선거가 일상화 되었지만 아무나 출마해서 당선되는 게 아니다. 선거는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담보로 해서 출마하므로 고시공부해서 합격하거나 사업해서 성공한 것보다 더 어렵다. 어느정도 결과를 예상 했지만 민주당 싹쓸이로 끝났다. 지난 선거 때 국민의당 한테 내준 안방을 되찾았다. 코로나19가 블랙홀로 작용해 모든 것을 삼켜버린 게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지만 통합당이 사사건건 문재인정부를 발목 잡은 게 도민들을 민주당 쪽으로 결집시켰다.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의 발언이 결국 싹쓸이를 가져왔다. 그 결과 전북 중진의원들이 민주당 강풍에 설산(雪山)같이 힘 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번 선거로 민주당 1당독주체제가 또 만들어졌다. 대부분이 초 재선이어서 정치력 부족으로 군산조선소 가동문제를 비롯 전북 현안을 제대로 풀어낼지 걱정이다. 송하진 지사와 협조가 잘이뤄질 수 있는 당정관계지만 수도권 당선자에 비해 쉽게 당선되어 상임위 배정을 제대로 받을지도 의문이다. 그간 전주 제3금융지 지정이 안된 것도 해당 상임위에 한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20대 전북정치권은 다당제로 각개약진해 송하진 도지사가 국가예산 확보나 현안을 추진할 때 고민이 많았다. 모두가 지역개발에 한 목소리를 낸 것 같지만 협치는 고사하고 오히려 도정을 발목 잡았다. 결국 그게 후보한테 부메랑 되어 낙선의 쓴잔을 마시게 됐다. 사실 다선 중진의원이 되면 올챙이적 초심은 오간데 없고 자기도 모른채 목이 뻣뻣해지면서 겸손하지 못해진다. 선출직은 목에 힘들어 가는 순간부터 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송하진 도지사가 민주당 싹쓸이로 탄력을 받았다. 이번 선거로 다선 중진들이 낙선해 송지사로서는 대항마가 사라졌다. 본인이 3선 출마의지를 밝힌적은 없지만 지금은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보인다. 2년후 정치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송지사의 3선 도전은 확실해졌다. 송지사 한테 적선지가 필유경(積善之家 必有慶)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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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4.19 16:15

10년의 꿈, 새만금 관광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33.9km,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개방된지 10주년을 맞이했다. 기네스북에도 기록된 새만금 방조제는, 개통 후 첫 1년 동안 바다 한 가운데를 자동차로 달리는 이색적인 경험을 위해 찾아온 88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가진 관광명소로서의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본래 방조제는 농지조성 목적으로 축조되었으나, 세계 최장 방조제를 관광명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방을 따라 부속 토지에 12개소의 명소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 중 방조제의 중심부인 신시 배수갑문과 연계되어 복합리조트가 예정된 신시-야미지구는 새만금 관광의 핵심 사업지였다. 아쉽게도 이곳의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SPC를 설립하지 못해 취소절차 등에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지원 시설이 없는 새만금의 관광매력도와 투자매력도는 낮아져 갔다. 새만금을 찾은 방문객들은 방조제와 배수갑문을 본 후 먹고 즐길만한 오락편의시설이 부족해, 재방문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당연히 방문객도 대폭 감소했다. 감소 추세는 2017년 12월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명성 높은 고군산군도와 방조제를 연결하는 교량이 개통되고서야 멈췄다. 신시도에서 시작해 방조제와 섬들을 연결하는 해상교량은 고군산군도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교량으로 완성된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고군산군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관광축은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새만금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방조제 개통 후 10년을 되돌아보면, 새만금의 관광에서 엉킨 사업 하나의 부정적 영향이, 고군산군도 교량처럼 기반시설 하나의 긍정적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같은 아쉬움을 말하지 않도록 새만금만의 매력이 담긴 관광테마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기에 개발해야 한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을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름다운 섬, 바다와 호수 등 환경적인 장점을 적극 활용한 고군산군도와 관광레저용지 개발은 물론, 재생에너지 단지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과 미래 스마트도시의 매력을 함께 보여줄 방안을 찾고 있다.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부지매립을 민간주도에서 공공주도로 전환한 것, 잼버리대회와 함께 호텔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신시야미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같은 해 개관을 목표로 국립 새만금박물관을 건립 중이며, 박물관과 홍보관 인근에 지어질 가상증강현실 테마파크 사업자를 선정 중이다. 새만금 대표축제인 노마드 페스티벌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행사 추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심스럽게, 방조제 첫 완공 시 기대했던 새만금 방조제 명소화 계획처럼 앞으로의 관광명소 새만금도 생각해본다. 개경을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은 자신이 쓴 고려 여행보고서에 고군산군도, 특히 선유도의 아름다움을 자세히 기록해놓았다. 열두 봉우리가 잇닿아 마치 성처럼 보이는 섬의 풍경, 푸른 소나무 숲, 수백 길의 절벽이 만들어 내는 정경.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은 사신의 귀국을 14일 간이나 붙잡았다. 방조제 개통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새만금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변화할 것이다. 고국으로 돌아가던 사신이 걸음을 멈추었듯,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바쁜 일상을 멈추고 또 다른 꿈을 꾸는 공간이 될 새만금의 10년 후를 기대한다.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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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9 15:35

영화 기생충이 준 선물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무려 4개 부문을 석권하며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영화 기생충에 대한 해외 유명 인사들의 반응도 대단했다. 데드풀 2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는 나는 너무 늦게 이 영화를 알게 되었고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영화 스타워즈 : 라스트제다이의 감독 라이언 존슨(Rian Johnson) 역시 트위터에 기생충이 쓸어 버렸다(PARASWEEP)라는 센스있는 글을 남기는 등 영화 기생충을 본 해외 영화인들은 캐릭터의 감정선, 촬영기법의 독창성 등을 말하며 올해 최고의 영화에 동의하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영화 기생충의 박사장 집 세트장이 영화 촬영 후 바로 철거된 것에 대해 아쉬움과 함께 세트장 복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복원은 어디에 할 것 인지가 중요한데, 현재의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촬영지 현장감에서 주는 장점과 영화인들에게 영화 기생충의 디테일한 영상여건 등 장점이 있는 반면, 영구시설 설치에 따른 촬영 공간 축소, 관람객 방문에 따른 영화 촬영 방해, 단순 세트장만으로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인기가 시들해지면 운영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는 점 등으로 영화 관계자들은 복원에 대해 다소 부정적 시각이다. 영화의 일부인 박사장 집만 복원하는 것보다 다른 각 세트장별 특수성을 기반으로 본연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한편, 체험견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주변 관광지와 숙박, 맛집 연계로 방문자를 늘려 지역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 도내 영화촬영소는 영화 기생충을 찍은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비롯해 모두 7개소가 있다. 각 세트장별 장점과 특징이 있지만 그동안 세트장은 영화나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찾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방문객 수는 줄고 운영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전주 세트장은 2008년 조성과 함께 민간지원협의회의 활성화와 체계화된 지원으로 하루에 2.1편의 영화를 촬영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활용도가 매우 높게 운영되고 있고 결국 영화 기생충을 만들어 냈다. 익산의 교도소 세트장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 비교적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로 꼽힌다. 지금까지 7번방의 선물, 타짜, 신과 함께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많은 영화를 촬영했다. 방문객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5만명을 넘겼다.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교도소 죄수와 교도관 의상체험, 호송버스 프로그램 등을 신설해 호응을 얻은 결과로 보여진다. 군산의 근대역사문화관의 경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과 연계해 관광코스를 만들었다. 영화속의 중식당과 여러 맛집들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관광코스와 연계한 근대역사박물관, 지역의 먹거리(먹방) 투어도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부안 영상테마파크는 사극을 촬영하기에 적지로 통한다. 지역문화예술의 힘은 결국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고 지역주민의 삶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전북도에서는 영화영상산업 발전방안을 새롭게 모색할 영화영상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영화기생충에서 기우가 보여준 산수경석(山水景石) 처럼 하나의 꿈이 영화 촬영하기 좋은 전북, 영화 여행하기 좋은 전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영화 촬영 적지에 많은 영화인이 찾아오고 여행객들이 영화와 함께 즐기는 전북을 기대해 본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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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6 21:06

병역사항 공개제도

공직자 등 병역사항 공개제도란 고위공직자 등이 공직을 부정하게 이용하여 병역을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병역의무의 자진 이행에 기여하기 위하여 공직자(직계비속 포함) 등의 병역사항을 공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병역사항 신고의무자는 4급 이상 공직자, 공직선거후보자, 국회 임명동의 등을 요하는 공직후보자 등이 있으며, 신고대상은 신고의무자 본인과 본인의 18세 이상인 직계 비속(외손자 포함)입니다. 18세 이상인 직계 비속은 신고의무자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간 중 만18세 이상이 되는 자를 의미합니다. 신고 시기는 신고의무자가 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이며, 신고의무자가 된 날 현재의 신고대상자의 병역사항을 적은 병역사항 신고서를 신고의무자의 소속기관에 제출해야 합니다. 단, 공직선거후보자의 경우 선거 후보자 등록일 전 1개월 현재의 병역사항을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 임명동의 (선출)을 요하는 공직후보자는 그 임명동의안 등의 제출일 전 1개월 현재의 병역사항을 국회에 각각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합니다. 제출서류는 병역사항신고서입니다. 다만, 공직선거후보자 및 국회의 임명동의 등을 요하는 공직후보자의 경우에는 지방병무청장이 발급한 신고대상자의 병적증명서(복무 중인 사람은 복무부대장이나 복무기관의 장이 발행한 복무확인서)를 첨부하여야 합니다. 병역사항 공개 시기는 공직자가 신고기관으로부터 신고병역사항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이며, 공직선거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공고 시, 국회 임명동의 등을 요하는 공직후보자는 임명동의(또는 선출)안 처리 전입니다. 공개 방법은 공직자의 경우 병무청장이 병무청홈페이지 및 관보에 게재하며, 공직선거후보자는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관리위원회 게시판에 공고, 국회의 임명동의 등을 요하는 공직후보자는 국회의장이 국회공보에 게재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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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6 18:20

광풍의 문재인 바람은 전북정치를 민주당 일색으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이번 총선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조건에서 시작되고 끝났다. 코로나 19를 모범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로 일찍부터 민주당 완승이 예상된 가운데 실제 투표 결과는 그 이상으로 민주당에 몰표를 주었다. 코로나 정국에서 보여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신뢰가 그대로 투표 결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양 진영 간의 대결에서 완벽하게 민주당 손을 들어주었다. 이제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안정적으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과 촛불 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에게 코로나 19 대처처럼 앞으로 산적한 경제와 민생문제, 남북과 국제관계를 제대로 풀어나가라고 전통적 지지층에 더해 중도층까지 합세하여 힘을 실어준 것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면 영호남 지역구도 투표라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의 그림자도 크게 투영된 선거이다. 지역은 없는 중앙집권적 투표 행태와 후진적인 지역구도로의 회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이다. 정의당은 상처만 크게 입고 완패했다. 처음 도입하려 한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가 슬그머니 권역이 빠진 준연동형 비례제로 되고 위성 정당의 등장이라는 후진적 패거리 정당정치를 막아내지 못함으로써 예정된 결과였다. 중앙주의적 패권 정치의 유혹이 초래한 참극이라고 볼 수 있다. 권역별로 비례 후보를 선출하고 권역 득표율에 따라 비례후보 당선이 결정되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태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와 야를 막론하고 일부 시민사회 그룹까지 합세하여 졸속으로 창당된 페이퍼 정당, 꼼수 정당인 위성 정당은 아직도 후진적인 정당정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연동형 비례제는 철저한 분권과 자치의 관점에서 제대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원 취지를 살리며 정착할 수 있고 정당의 민주화와 분권화의 과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많은 문제를 노정한 채 자칫 폐기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애당초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두고 추진된 연동형 비례제의 한계였다. 연동형 비례제를 통해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 한 단계 전진하려던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꼼수 정당 앞에 맥없이 무너져 도리어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거대 양당 회귀와 극단의 진영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당제와 정치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계획이 뿌리째 흔들리며 대대적인 개편과 변화를 요구받게 되었다. 전북의 선거 결과는 묻지마 민주당 투표로 과거 2004년 탄핵정국의 총선에서 열린 우리당에 몰표를 준 것과 같이 민주당 압승, 10석 중 9석 당선으로 귀결되었다. 이미 입당을 시도한 전력이 있는 이용호 무소속 당선자까지 포함하면 10석 모두 민주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 후보는 들러리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야당 후보와의 경쟁인 것처럼 선거가 진행되었다. 선거 결과로 오랜 경력의 중진 정치인의 완벽한 몰락과 초재선 중심으로 짜였다.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국회의원도 완벽한 민주당 일색인 독주체체로 정치 영역의 활성화와 생산적인 대화와 토론 문화를 기대하기 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제 공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넘어갔다. 안정적 의석을 바탕으로 위기의 경제와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무가 눈 앞에 있다. 자칫 오만과 방자함으로 총선 승리와 진영 논리에 빠져 패거리 정치로 나아가며 독선과 독주를 반복한다면 과거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답습할 것이다. 겸손함과 경청하는 낮은 자세로 다른 정당 및 정치세력들과 소통하며 국민이 편안한 정치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전북 정치도 서로 잘났다는 도토리 키재기의 오합지졸이 아니라 도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 지역에 기반한 정치로 낙후 전북 탈피에 앞장서야 한다. /김영기 객원 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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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6 18:20

[금요수필] 꽃물

최정순 4월 어느 날, 그날 아침엔 까치도 울지 않았는데 아무런 기별도 없이 불쑥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꽃물이었다. 7형제의 무녀리인 나는 초등학교시절에 툭하면 두드러기가 솟고 추악(학질)을 앓아 키니네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핼쑥한 얼굴에는 마른버짐이 퍼져 까칠했고, 목은 가느다랗고 종아리는 새 다리였다. 거기다 먹성조차 까다로워서 밥상에 앉으면 콩을 가려냈으니 그 꼴이 어떠했을까. 그저 눈만 커서 눈보라 부르게 된 것이 무리는 아니었다. 여자는 모름지기 둥근달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 때로는 초사흘 달처럼 야릿하게 핏기 없는 핼쑥한 얼굴이 더 예쁠 때도 있다. 어느덧 허약했던 내가 여중생이 되었다. 교복은 아예 3년 동안 입을 요량으로 크게 맞춰서 버마재비 폼에 운동화는 늘 논흙이 묻어 있었다. 어설픈 시골뜨기 여학생이었지만 새끼줄에 매달린 오뉴월 오이처럼 하루가 모르게 달라졌다. 젖가슴은 몽실한 망울이 생기고, 볼기와 새다리도 살이 토실 올랐다. 갸름한 얼굴에, 귀 밑에는 명주털이 보송보송 돋고, 속눈썹은 꽃술처럼 피어났으며, 복숭아 빛 볼에 발그레한 입술사이로 드러난 이가 유난히도 반들거렸다. 하얀 깃을 단 까만 교복차림이 물 찬 제비처럼 S라인을 만들어 갔다. 더욱 두드러진 것은, 생각과 행동이 몸을 따라 나선 것이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것, 아름답고 멋스런 것을 알고, 때로는 내숭도 떨었다. 그리고 이성에도 조금씩 눈을 떴다. 성적이 떨어지면 창피해서 더 열심히 공부했고, 부끄럼을 타서 혀를 날름거리는 버릇도 생겼었다. 요 밑에 깔아 주름을 잡은 바지를 입고 애교머리로 멋을 부렸으며, 손수건, 손거울, 빗은 가방 속에 항상 챙겨가지고 다녔다. 옆집에 멋진 남학생이 하숙을 하고 있었다. 우물가에서 양말이나 손수건을 빨고 있으면, 그 집 대청마루에서 영어책 읽는 소리가 춘향골 이 도령의 사서삼경 읽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래서 내 딴엔 영어단어도 열심히 외웠고, 오락시간엔 영어노래로 인기 좋던 여고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내 나이 열다섯 살 때였다. 어느 날 꽃물이 툭! 터지던 순간, 심장이 뛰고, 땅이 진동하고, 태양이 곤두박질쳐 눈앞이 캄캄했다. 반세기가 흘렀는데도 잊혀 지지 않는다. 느닷없이 불쑥 찾아온 손님 때문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행여 누가 알까 싶어 골방구석으로 도망가 두려움에 떨었다. 내 옆엔 할머니도 계시지 않았다. 내 문제는 나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경험했었다. 그해 4월의 봄은 나에게 가혹하리만치 잔인했다. 내 살갗을 찢고 화산처럼 치솟은 꽃물, 꽃물이 찾아왔을 때 비로소 나는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마땅히 축복받아야 할 일이었을 텐데 왜 그리도 부끄럽고, 창피하고 두려웠던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제 꽃물은 내 곁을 떠났다. 꽃물, 너를 보내고 나는 내 정신이 아니었다. 순장(殉葬)이라도 하고 싶었다. 우리는 28일을 주기로 40년이란 세월을 같이 보냈다. 그런 너를 내가 어찌 잊으랴! 견디다 못한 나머지 에스트로겐이란 친구와 사귀어 봤지만 첫정인 너만 했을라고. 너도 나를 못 잊어 초사흘 달이 되어, 보름달이 되어, 싸늘한 새벽달이 되어, 어느 땐 구름에 가려진 낮달이 되어, 너의 넋은 내 곁을 지금도 맴돌고 있지 않느냐. 우린 비록 떨어져 있지만 내 목숨 다하는 그날까지 너는 내 마음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으리라. △최정순 수필가는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속빈 여자>를 출간했고, 제7회 행촌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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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6 18:20

노란 리본의 약속

4년 전 20대 총선은 4월 13일이었다. 그해 선거일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에 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빨간 원을 붙잡고 손을 아래로 내밀어 노란색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을 끌어올리고 있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그려진 그림. 세월호 참사로 동생 윤미양을 잃은 언니 최윤아씨가 그린 그림이었다. 투표라는 제목과 함께 올려진 글이 있었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꺼내주는 일이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이들을 억울함에서 꺼내줄지도 모르는 기회다. 나에게 오는 16년 4월13일의 투표는 아무리 아파도 아이들과 잡은 손을 놓지 않으려는 간절함이다. 너무나 아프고 또 아픈 간절함그게 나의 투표다 윤아씨의 아픈 간절함은 치유되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제자리이고,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멀리 있다. 그뿐인가. 언제부터인가 세월호는 정쟁의 소재가 되어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고통 속에 몰아넣는다. 세월호의 진실을 왜곡하고 기억을 지우려는 자들의 준동 때문이다.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은 여당 승리다. 그것도 그냥 승리가 아니라 압도적 승리다. 지역구에서만 163석에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17석을 합하면 과반을 뛰어넘는 180석이나 되는 총선 결과는 예사롭지(?) 않다. 압승의 무게가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국정운영을 주도해나갈 힘이 생겼으나 그래서 외레 해결해가야 할 과제가 더 크고 절실해 보인다. 304명 고귀한 생명이 바닷속으로 사그라졌던 그날이 다시 찾아왔다. 세월호 참사 6주기다. 코로나 19 창궐과 총선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찾아온 세월호가 멀어져가고 있던 기억을 소환한다. 때마침 세월호 유가족들의 합창단인 <4.16합창단>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담은 책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을 펴냈다. 2014년 12월부터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현장은 물론이고, 이 땅에서 상처받고 소외되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노래를 불러온 합창단이 세상에 전하는 선물이다. 소설가 김훈은 이들의 노래는 사람의 목소리로 사람의 슬픔을 감싸서 슬픔을 데리고 슬픔이 없는 나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거리를 지나다 누군가의 티셔츠에 피어난 노란 리본을 보았다. 우리 함께 잊지 말자고 다시 피어난 노란 꽃.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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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04.16 18:08

코로나19 생활방역 전환 점진적으로 시행을

코로나19 사태속에 20대 총선이 별 탈 없이 치러졌다. 투표율이 14대 총선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시민들은 감염 우려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검사 후 손 소독제를 쓴 뒤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했다. 대기 중에는 1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미국을 비롯 세계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선거를 중단하거나 미루는 속에 치러진 우리의 대규모 선거는 세계적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국내 방역당국은 총선후 신규 확진자 증가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투표참여를 위해 많은 국민들이 외출이나 전국적으로 이동을 했고, 투표후 나들이객도 많았으며, 자가 격리자들 까지 투표에 참여하면서 확산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5일째 50명선 이하를 유지해오고 있다. 총선은 이처럼 안정세를 찾아가는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인 앞으로 2주간의 환자 발생 추이가 중요해졌다. 이같은 신규 확진자 발생 안정 추세에 맞춰 이번 주말까지로 잡은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를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생활방역은 일정 정도의 경제사회적 활동을 허용하면서 코로나19 예방및 전파 차단 활동을 함께하는 방역체제를 말한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의 심리적 피로도가 누적되고,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다보니 어느 정도 일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방안이다. 국내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확산 절정기 때의 세자리 수는 아니어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외유입 확진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생활방역체계로의 급속한 전환은 자칫 대규모 환자 발생이라는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방역 모범국가로 꼽히던 싱가포르가 최근 방역이 일시 느슨해지면서 다시 집단감염 발생으로 확진자가 세자리 수까지 증가한 사실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코로나19의 산발적 감염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은 지나친 모험이 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점진적인 시행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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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4.16 18:08

국회의원 당선자, 지역 경제부터 살려내라

이번 제21대 총선에서 전북도민은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남원임실순창을 제외한 9곳을 민주당이 석권한 만큼 지역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이 지워졌다. 당선을 기쁨을 누리기에 앞서 전북이 처한 현실이 녹녹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민생경제는 파탄 지경이다. 20만여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폐업 위기에 몰렸다. 전북지역 소상공인은 도내 사업체 수의 84%를 차지하고 종사자 수는 33%에 달한다. 이들이 무너지면 민생 경제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 농민들도 어려움에 처하기는 마찬가지다. 22만여 명에 달하는 농민들은 농사 걱정이 태산이다. 영농철을 맞아 일손이 시급한 데도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인력 수급이 안 돼 막막한 상황이다. 농사를 지어도 우려가 앞선다. 코로나19 사태로 농산물 소비가 안 돼 판로가 꽉 막혔다.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은 수백t이 쌓여 폐기해야 할 실정이다. 도내 수출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중소기업 체감경기도 4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전북연구원에선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2.5~3.0%P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대량 실업 사태도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이스타항공은 우선 직원의 절반을 감원할 계획이다.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 급여 지급액은 사상 최대로 늘었다.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최악의 위기에 처한 전북 경제를 살려내는데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소상공인과 농어민, 중소기업, 수출기업 등에 대한 선제적 지원과 함께 제도적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청년 실업 해소도 급선무다. 매년 1만여 명이 넘는 20~30대 젊은층이 일자리를 찾아 전북을 등지고 있다. 젊은층이 고향을 떠나면서 합계출산율은 0.97명으로 떨어져 11개 시군이 지역 소멸 위기에 처했다. 3년째 문 닫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제3금융중심도시 조성, 탄소수소경제 거점도시 육성 등 전북 경제 현안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라북도의 산업생태계와 미래 성장동력을 새롭게 구축해나가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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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4.16 18:08

민주당 국정지지 프레임 압승, 성과로 보답하라

4.15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과 개혁과제들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북지역 역시 더불어민주당은 10개 지역구 중 남원임실순창 지역구를 제외한 9개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선거 초반의 우세가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압도적인 승리로 귀결됐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호남 28개 지역구 중 전북 2석, 전남 1석 등 겨우 3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압승함으로써 4년 전의 치욕을 설욕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사태가 뒤덮은 이번 총선은 이슈와 정책 대결보다는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이른바 국정지지 프레임이 작동되면서 선거판도를 바꿔놓았다. 코로나 대응에서 세계의 모범 국가로 부상하면서 야당의 전통적 무기인 정권심판론과 경제실정 공세가 묻혔다. 국정지지 프레임은 인물론 대 여당지지론의 전북 총선 구도도 바꿔 놓았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생당의 중진역할론도 민주당 바람 앞에 무위였다. 민주당 후보들은 문재인 마케팅에 주력했고 일부 야당과 무소속 후보마저 총선 승리 후 민주당 입당을 내거는 등 민주당 우위의 여론을 잡기 위해 애썼지만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남원임실순창의 이용호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의미가 크다. 일과 성과로 민심을 얻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교훈이 그것이다. 이강래 대 반 이강래 구도가 뿌리 깊게 박힌 지역정서를 이용호 후보가 잘 활용했고, 이강래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의 교감 및 중진역할론을 내걸었지만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전북의 민주당 당선자들은 이른바 코로나 총선의 수혜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 바람으로 당선됐다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향후 성과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전북은 실현해야 할 현안들이 많다. 경제활력과 일자리 확충, 제3금융중심지 조성,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새만금 완성과 각 지역별 묶은 숙제들이 수두룩하다. 지역의 에너지를 모아 이같은 현안을 추진하고 선거 후유증을 치유해야 하는 것도 당선자들의 몫이다. 유권자들한테 약속한 것처럼 일로써 승부하고 성과를 나타냄으로써 지역의 발전을 앞당기고 도민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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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5 22:39

“한국 신사, 글로벌 젠틀맨”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오래전 어느 패션회사 TV 광고에 한국 신사라는 카피가 등장한 적이 있다. 아마도 지금 삼성물산과 합병된 제일모직 회사의 광고였던 것 같다. 그 내용인즉 글로벌 젠틀맨의 자질 에다, 마지막 더한 것이 끈끈한 정이 많은 것이었다. 그 당시 상당히 특이했다. 글로벌 젠틀맨보다 한국 신사 되기가 더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젠틀맨은 잉글랜드 귀족 구성원과 젠트리 계층의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프랑스의 노블레스와 상응하는 말이었다. 젠틀맨이 갖추어야 할 자격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 학식과 지식이 뛰어나고 교양과 예절이 있을 것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요건을 갖춘 젠틀맨이 되기도 어려울 텐데, 하물며 여기에다 끈끈한 인정까지 갖춘다는 것은 무척 힘들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에서도 젠틀맨에 견줄만한 말이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된 신사(紳士), 이씨 조선시대 한국에서 사용된 선비, 더 나아가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군자(君子)라는 사람이 있다. 선비는 교양이 하늘을 찌를 만큼 학식이 높고 사물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다. 그러나 너무 재물에 관심이 없어야 하고 청렴을 실천해야 하기 때문에 현대의 젠틀맨과는 조금 개념이 다를 수 있다. 한국 신사(Korean gentleman) 되기란 이렇게 어려운데, 필자는 여기에 몇 가지 요건을 추가해서 코리언 젠틀맨이 되면 더욱 빛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엊그제 전남 담양을 갈 기회가 있었다. 호남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익산에서 전주를 경유하여 순창 가는 길을 타고 갔는데, 모악산, 옥정호, 회문산, 저 멀리 보이는 지리산. 가는 길마다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고향 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진정 멋있는 사람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벅차올랐다. 지금 이 순간 한국인으로 태어나 글로벌 젠틀맨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있는 멋있는 분들이 많다. 이 기회에 진정한 한국 문화를 만들고 진정한 코리언 젠틀맨이 되기 위해서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또 하나 추가하고 싶은 사항은, 군자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포용력을 가졌으면 한다.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했다. 이 세상 누구도 자기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스럽게 사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지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전 세계가 힘들어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포용력을 가지고 코로나 대처를 해도 어려운 판인데 미국, 중국 등 국가끼리 서로 협력하는 자세가 아니라 서로 투쟁하는 자세로 형세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때, 멋있는 한국 신사가 그립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모든 면들을 고려해주는 그런 포용력을 가진 한국 신사가 세계의 리더가 되어서 세계 문화를 이끌어 보자고 말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식과 교양이 많고 예절을 잘 지키는 글로벌 젠틀맨에 끈끈한 정이 있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포용력이 있는 사람, 게다가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코리언 젠틀맨이 되지 않을까? 전북의 청년들인 진정한 코리언 젠틀맨이 되는 그 날을 그려본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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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5 18:35

우리는 계속 나무를 심고 가꿔야 한다.

김인태 전북도 환경녹지국장 태초에 지구의 산림면적은 62억ha이었으나 현재는 34억ha로 절반의 숲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아직도 남한 면적보다 큰 12억ha의 산림이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지구온난화 현상 등 기상이변을 초래하고 미세먼지, 열섬현상 등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이 푸르른 것은 지구의 70% 이상이 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문명은 강을 중심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군왕의 가장 큰 덕목으로 치수(治水)를 꼽았으며, 치수 앞에는 으레 치산(治山)이 붙어 있기 마련인데 이는 치수의 근본이 치산이란 것을 의미한다. 고대문명의 흥망성쇠를 보면 산림의 중요성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수메르 문명은 경작지를 확장한다는 이유로 산림을 파괴한 결과 붕괴하였고, 메소포타미아 문명, 크레타 문명도 모두 산림의 고갈 때문에 쇠퇴기에 접어들어 종말을 맞이하였다. 거대한 석상으로 유명한 모아이의 멸망 역시 산림자원의 파괴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 선조들은 숲의 중요성을 일찍이 파악하여 숲을 생활의 터전으로 가꾸고 지키며 살아왔다. 지역마다 하나씩 있는 숲정이란 지명은 마을 근처 숲을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이며, 숲속의 마을을 숲리라고 부르며 사용하여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인 FAO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는 한국이라 했으며, 유엔환경계획인 UNEP에서도 한국 조림사업은 세계적인 자랑거리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세계적인 환경전문가인 레스터 브라운은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 모델이라고 자신의 저서에 표기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산림녹화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숲은 70년대 황폐지 복원사업으로 생성된 숲속 계곡에 물이 흐르는 날이 연간 90일에 불과하였으나, 30여 년이 지난 2000년대에 이르러 연중 물이 흐르는 숲으로 변모 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 번 파괴된 숲은 그 복원과정이 수십 년에 이르는 만큼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나무를 심는 것 못지않게 숲 가꾸기 사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수행한 전국 산림유역 계류 수질 조사의 결과를 보면, 숲 가꾸기 사업을 추진한 숲의 경우 계곡물의 질소 농도가 3ppm에서 0.7ppm으로 4배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숲 가꾸기를 통해 숲속 어린나무와 풀 등이 자라나면서 숲 토양의 정화기능과 양분 흡수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을 봤을 때 숲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우리 당대의 안전과 경제적 이익 추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국토 인프라 구축사업이라는 점을 모두 명심해야만 한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나무는 350그루나 되지만, 한 사람이 평생 심는 나무는 3그루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무는 우리의 생명이며, 나무를 심는 일은 우리의 희망을 심는 일이라는 마음으로 이번 식목일을 맞아 우리 모두 한 그루 나무라도 정성껏 심고 돌보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김인태 전북도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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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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