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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 실현, 공공기관 추가이전 서둘러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 문제와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지역의 특성에 맞춰 추진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제정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수도권에 있던 153개 공공기관이 2019년까지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발전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수도권 쏠림 현상 완화 등 당초 목표로 했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추가이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동력을 잃고 말았다.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지방의 외침을 흘려들으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임기 내내 공수표만 남발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도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약속했다.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고, 출범 후 ‘속도감 있는 추진’을 약속하면서 곧바로 이전에 착수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았다. 로드맵 발표는 하염없이 미뤄지고, 구체적인 논의도 찾아볼 수 없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수도권 집중 현상 완화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정치적 셈법으로 눈앞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대한민국의 최대 현안인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역대 정부가 균형발전 정책을 앞다퉈 내놓았지만 항상 빈손이었다. 수도권 중심의 국가 운영 기조를 버리지 못한 탓이다. 이번 정부에서도 기대가 점차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신도시 정책 등을 통해 수도권 블랙홀을 키우면서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선거에서의 셈법이나 정국 현안에 따라 오락가락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공수표로 끝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5.12 17:25

민생토론회, 전북에서 먼저하는 게 맞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다음 주부터 민생토론회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토론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곳이 전북과 경북, 광주, 제주 등 4곳인데 곧 찾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민생토론회는 지난 1월 4일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을 시작으로 지난 3월 26일 충북 청주시까지 총 24번의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4·10 총선거를 앞둔 선거 개입과 관권선거 논란으로 중단됐다. 가는 곳마다 지역현안에 대한 선심성 보따리를 풀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총선도 끝났고 민심도 확인됐다. 그런만큼 그동안 가지 못한 곳을 찾아 민생토론회를 재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윤 대통령도 직접 재개 의사를 밝혔고 구체적 로드맵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총선 이후 재개되는 민생토론회는 전북이 가장 먼저 하는 게 옳다고 판단한다. 전북은 윤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핍박받은 지역으로 꼽혀서다. 윤 대통령의 뜻이 어떻든 결과가 그렇게 되었다. 단초는 지난해 8월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에서 비롯되었다. 잼버리 실패 책임을 두고 중앙과 지방이 공방을 벌이며 힘 없는 전북은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새만금 SOC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멀쩡한 기본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각종 국가사업에서 보이지 않은 차별을 받았다. 이로 인해 도민들은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첫 재개 지역으로 전북을 선택했으면 한다.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여권 득표율이 낮은 호남과 무조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경북만 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에 이를 불식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재개 여부와 함께 과연 알맹이 있는 토론회가 될 수 있느냐도 문제다. 그동안 쏟아진 과제만 244개에 이르고 이를 뒷받침할 재정 여력이 쉽지 않아서다. 전북에는 많은 현안이 쌓여있다. 새만금 SOC 사업 후속조치,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원, 대광법, 동학농민혁명법,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금융중심지 지정, 바이오특화단지 지정 등이 그러하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전북도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귀를 활짝 열고 소통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5.12 17:24

K한지마을 전주한지 세계화 메카로 키워라

한지 세계화의 구심점이 될 K-한지마을 조성이 첫발을 떼면서 향후 전주가 명실공히 한지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올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의 대변혁을 이끌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한지 세계화의 구심점이 될 K-한지마을 조성을 제시했다. 이에따라 전주시가 한지의 세계화를 위한 구심점이 될 'K-한지마을'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데 차츰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K-한지마을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으며 현재 기본 구상을 토대로 용역을 추진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총사업비는 국비 65억 원, 지방비 75억 원, 민자를 포함해 190억 원 규모다. K-한지마을 조성사업의 주요 내용은 닥나무경관림, 한지문화예술촌, 숙박·연수원, 한지역사기록관 조성 등이다. 지역주민과 한지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전통문화 예술촌이 조성되면 전주한지의 고유한 문화자산을 보전하는 기록 공간과 일자리 창출 효가가 있을 전망이다. 전주시와 호흡을 맞춰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사업인데 확실한 결실을 거두기를 강력 촉구한다. 기본구상안에는 K-한지마을 조성에 적합한 입지로 서서학동 일원 흑석골이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에 한지 제조시설을 보유한 한지복합문화공간으로 전주천년한지관이 조성돼 있어 한지문화 홍보와 체험 등이 쉽다는 거다. 한지문화의 전통성과 산업화는 서로 지향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전주한지의 역사를 전시하고 문화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공간을 조성해 전주한지의 가치를 보전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단순히 전통적 가치뿐 아니라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 산업화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주한지가 세계 문화재 복원시장에서 일본의 화지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전주한지는 이미 루브르박물관 '바이에른 막시앙 2세 책상' 복원,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간 친서' 복본 등에 사용되면서 문화재 복원용지로서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길 길이 멀다. 지금보다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야 하고 또한 산업화의 가능성도 더 키워야만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전주의 전통문화 육성에도 일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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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9 14:29

새만금 수상태양광사업 돌파구 급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역점 추진한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이 숱한 논란 속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은 새만금호 28㎢에 2025년까지 2.1GW급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됐다. 1단계 1.2GW 중에서는 새만금개발청이 500MW, 전북특별자치도·군산시·김제시·부안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400MW, 한국수력원자력이 300MW를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송·변전설비 사업자 선정과 사업 주체간 계통연계(전기수송 설비) 비용분담금 문제 등에 막혀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 사업과 관련해 특혜,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수상태양광 사업이 좌초되면 새만금 개발 사업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 우선 새만금에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SK E&S의 사업 포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020년 수상태양광 200MW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SK E&S를 선정했다. SK E&S는 새만금에 약 2조 원을 투자해 창업클러스터 및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수상태양광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이 연이어 차질을 빚으면서 기업에 투자 철회 빌미를 주고 있다. 새만금지역에 계획된 지역주도형과 투자유치형 태양광사업이 함께 추진되지 못하면 계통연계가 불가능해 SK E&S의 수상태양광 사업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SK E&S측에서 투자 철회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에서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을 게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육상태양광 1·3공구 사업을 통해 사업수행 능력을 보여준 새만금개발공사를 통해 좌초 위기에 놓인 수상태양광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에서도 새만금개발청에 사업 참여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에도 사업 정상화 방안을 찾기 위한 사업주체들의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새만금 수상태양광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이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가 급하다. 사업주체 변경도 필요성이 인정됐다면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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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9 13:19

가정의 달이 더 서러운 독거노인

가정의 달인 5월은 가족과 관련된 행사가 빼곡하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이 그렇다. 그러나 싱그러운 5월처럼 즐거워야 할 가정의 달이 더 서럽고 소외된 계층도 있다. 독거노인이 대표적이다. 가족없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혼자 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외롭고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이들이 서럽지 않도록 자치단체 등에서 각별히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독거노인은 199만3344명으로 전체 노인 가운데 21.1%를 차지했다. 지역적으로는 전남 26.3%, 경북 24.6%, 경남 24.3%, 전북24.2% 순으로 독거노인 비율이 높았다. 전북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42만3128명 중 10만2400여 명이 독거노인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1년 23.2%, 2022년 24.0%에서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독거노인을 포함한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과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이다. OECD가 지난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가처분소득이 전체인구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 14.2%의 3배에 육박했다. 또 10만명 당 자살율은 70세 이상 37.8명, 80세 이상 60.6명에 이르러 역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또 돌봄 없이 홀로 임종을 맞이하는 고독사(무연고사)의 경우 2010년 680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빈곤과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고령노인 중 상당수가 독거노인이다. 이제 우리는 독거노인 200만명 시대에 진입했다. 이들은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가 쉽지 않고 평소에 균형잡힌 식사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들이 빈곤과 외로움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정부는 2012년 독거노인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맞춤형 지원은 미흡하다. 최근에는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이나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돌봄서비스 확대 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의 사각지대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서럽지 않은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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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8 15:59

후반기 앞둔 지방의회, 감투싸움 추태는 그만

제12대 지방의회가 오는 7월 출범하게 될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후반기 의회는 2026년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지방선거와 직결되는 만큼 차기 자치단체장을 염두에 둔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등의 감투를 놓고 일찌감치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무래도 단체장 선거에 나가려면 유권자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가 많은 감투를 차지하고 싶을테니 전반기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는 벌써부터 8명의 의원들이 차기 시장·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후반기 의장 및 상임위원장 입지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각 시·군의회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집행부와 더불어 지방자치의 양대 축인 지방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주민의 대변자로서 집행부 견제·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역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다시 진흙탕 감투싸움과 나눠먹기 관행을 떨쳐내지 못해 파행을 자초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지방의회를 대표하면서 의회를 이끌어 가야 할 의장은 매우 중요하고 책임이 큰 자리다. 당연히 의회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력과 경륜, 인품, 그리고 추진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뽑아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인물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가장 근접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개개인의 친분이나 밀실담합, 외부 압력에 의해 의장을 선출해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들은 중앙정치권과 닮은 모습의 지방의회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동안 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등의 감투를 개인의 명예나 영달을 위한 기회로 여기는 의원들이 많았다.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출마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감투에 욕심을 내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사람이 의장이 된다면 본연의 역할은 소홀히 하면서 엉뚱한 곳만 기웃거릴 게 뻔하다. 결국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 위상은 실추될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들이 의장직을 놓고 패거리를 지어 불협화음을 내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인구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야 하는 시점이다. 지방의회의 역할도 막중하다. 후반기를 다시 진흙탕 감투싸움으로 시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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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8 12:35

아동 성범죄 강력히 처벌해야 재범 줄인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국민 법 감정과 괴리가 있는 대표적인 범죄로 꼽힌다. 일반인들의 법 감정상으론 엄격하게 중벌로 다스려야 할 것 같아도 솜방방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결론은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뿐 아니라 선진국처럼 강력한 처벌을 병행해야 한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특히 재범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성범죄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 왜곡된 성인식 교정에도 주안점을 둬야 하지만 죄에 걸맞는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국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의 최종심 선고 결과를 살펴보면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무려 60%나 된다. 집행유예(54.8%), 징역형(38.3%), 벌금형(6.3%) 순이었다. 과거보다는 엄격해졌다고는 하지만 시민들의 법 감정은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엄벌에 처하는 선진 외국처럼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미국은 12세 미만의 아동과 성적 행위를 한 경우 30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무기징역에 처하고 있고 동종 범죄를 다시 저지르면 무기징역이나 사형으로 다스린다. 영국은 13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강간을 저지를 경우 종신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아동 대상 성범죄가 너무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을만 하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2022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판결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아동 피해자 평균 연령은 13.9살로 전년(14.1살)보다 어려졌다. 전북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해 아동들의 숫자는 계속 줄고 있으나 아동 성범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발생한 도내 아동(만 12세 미만) 대상 성범죄 건수는 총 259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21년 기준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처벌의 평균 형량은 60.8개월로, 지난 2020년 65.5개월 대비 4.7개월 가량 줄었으며, 유사 강간 또한 평균 55개월에서 52.8개월로 형량이 줄어들었다. 아동·청소년 성폭행의 경우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할 수 있는데, 평균 형량 60.8개월(약 5년)은 법원이 최소치만을 선고하는 관대하고 소극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거다. 더 이상 논란은 필요가 없다. 엄격한 처벌만이 아동 성범죄를 줄이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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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7 14:28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방은행 거래 높여라

지방 혁신도시로 옮겨 온 공공기관들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지만 금융 면에서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혁신도시 공공기관 110곳 중 지방은행을 1순위 거래은행으로 둔 곳은 4곳 뿐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북의 경우 전북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30% 의무채용처럼 지방은행 이용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 국회 윤영덕 의원(광주 동구남구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금융권 거래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혁신도시 공공기관 110곳 중 지방은행을 1순위 거래은행으로 이용한 곳은 4곳이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부산은행을, 한국사학진흥재단과 중앙병역판정검사소가 대구은행을 이용했다. 나머지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및 농협은행 등과 거래했다. 부산, 대구혁신도시는 1순위 거래은행 이외에도 2순위 거래은행으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을 이용하며 자금을 예치했다. 그러나 전북의 경우 공공기관 12곳 가운데 전북은행은 주거래은행뿐만 아니라 2∼3위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들은 본사가 지방에 있더라도 전국에 분포한 기업, 개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전국적으로 수요와 접근성이 높은 대형은행 비중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혁신도시법은 이전한 공공기관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및 이전하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화나 서비스의 우선 구매를 촉진하는 등 지역발전계획을 이행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상생을 위해 이전한 만큼 본래 목적에 맞게 지방은행과의 협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게 맞다. 그러나 현실은 공공기관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쟁입찰에 따라 시중은행과 거래를 지속하고 있어 지방은행이 끼어들 틈이 없는 상황이다. 지방은행은 지방내 재투자, 소상공인 지원, 지역환원사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공공기관 거래은행 지정시 지방은행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시 지방은행과의 거래실적 반영 등을 검토했으면 한다. 반면 지방은행도 우는 소리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 앞에 공공기관과 지방은행이 상생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5.07 12:58

전북에 피해장애아동쉼터 만들어라

장애아동은 아동과 장애 두 가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치료나 처방은 훨씬 전문적이면서도 집중적인 방식으로 진행돼야만 한다. 학대를 당한 장애아동의 치료나 처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한 이유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에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며칠전 울산 피해장애아동쉼터가 문을 열었다. 피해장애아동쉼터는 학대를 당한 만 18살 미만 장애아동을 가해자로부터 분리해 긴급 보호하는 비공개 시설이다. 화장실 하나만 봐도 지체 장애인을 위한 양변기 등받이와 안전 난간이 설치돼 있다. 이번에 문을 연 울산시 피해장애아동쉼터는 지난 2021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마련됐다. 서울·경기·인천 등에 이어 6번째다. 쉼터에서는 24시간 내내 생활재활교사가 장애 아동을 보살피며 이들의 일상생활 회복을 돕는다. 한 달에 두 차례 심리상담사가 방문해 심리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대 1년 동안 지낼 수 있는데 입소한 아이가 이곳에서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되찾는 곳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전북엔 이러한 시설이 없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장애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18세 미만 학대피해 장애아동의 수는 2020년 164명, 2021년 206명, 2022년 285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전북지역 장애아동은 학대 피해가 발생했을 때 원가정과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구분없이 피해 아동들이 함께 거주하는 사설 피해아동공동생활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장애인, 비장애인 섞여있다보니 자칫 2차 피해 우려가 있다. 분리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으나 쉼터가 없는 전북은 분리거주를 할 방도가 딱히 없다. 전북엔 피해장애인 쉼터가 1곳이 있으나 현재 5명 정원이 꽉 찬 상태다. 보다 특성화된 ‘피해장애아동쉼터’의 필요성이 더욱 큰 실정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그냥 실현되는게 아니다.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준비하고 갖춰야만 한다. 학대 피해를 본 장애아동들이 전문적인 쉼터에서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것은 사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당사자들에겐 죽고살만큼 중요하고도 시급한 문제다. 이번 기회에 전북에 피해장애아동쉼터를 건립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5.06 16:49

완주·전주 통합, 통큰 양보로 성사시켜라

완주·전주 통합의 불이 당겨졌다. 민간단체가 나서 통합의 불씨를 살린데 이어 이제는 주민투표 청구를 위한 서명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완주·전주 통합은 지역 소멸을 막고 전북이 다시 일어서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완주군과 전주시 주민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관계자들 또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차질없이 추진했으면 한다. 완주·전주 통합의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역사와 생활권이 같고 소멸 위기에 처란 전북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필요하다. 특히 해마다 1만 명 안팎의 청년들이 취업과 학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탈출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미래세대를 위해 완주와 전주가 통합함으로써 앵커도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3년 전 재출범한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가 발 벗고 나서 주민투표 청구 서명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월 10일부터 시작해 6월 8일까지 서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시행령 제45조에 따르면 청구 서명자는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50분의 1 이상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1만884명, 완주군은 1693명이면 가능하다. 현재 전주시 서명자는 요건을 훨씬 넘겨 서명이 종료됐다. 완주군은 지난주까지 1400명이 서명했고 5월말까지 3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 서명부는 6월 8일 전주시장과 완주군수에게 전달되고 주민투표는 빠르면 11월 중 실시될 전망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행정이나 정치권은 중립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찬성이든 반대든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완주·전주 통합은 1997년 이래 세 번 죄절되었다. 하지만 이제 여유가 없다. 더 머뭇거리다간 전북이라는 자치단체가 해체될 처지다. 문제는 통합이 완주군민에게 이익이 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익이 되어야 완주군민이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통합시청사 완주군 이전, 혐오시설 완주군 이전 금지, 완주군 공무원에 대한 공정한 처우보장, 재정특례에 따른 10년간 보통교부세 4936억원의 완주군 지원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나아가 초대 통합시장을 완주군 출신으로 보장하는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치권과 행정, 통합단체가 통 큰 양보로 전북을 다시 일으켜 세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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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6 16:49

전북 공공기관 더 강도높은 내핍경영을

'신이 내린 직장', 아니 '신도 모르는' 최고 직장이라는 말이 회자되곤 했다. 공기업 등을 말하는 것인데 특유의 직업 안정성뿐 아니라 연봉도 대기업 수준에 가까이 가 있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별칭이 붙었다. 반복되는 근무기강 문제나 불투명한 각종 예산 집행 과정을 비롯해 도덕적 해이에 대해 숱한 질타가 이어졌고 개선 방안도 속속 발표됐다. 정부 차원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이나 치밀한 점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차츰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마른 수건도 더 짜는 내핍경영이 필요하다. 대다수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극한의 경제위기 극복에 나선 마당에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지난해 327곳의 공공기관의 부채가 전년보다 5.7%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채용은 줄어 42만 명을 기록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327개 공공기관의 2023년도와 2024년 1분기 경영 정보를 공시했다. 공공기관 부채는 709조 원으로 전년 670조 9000억 원보다 38조 원 가량 늘어 5.7%상승했다. 관심을 모았던 공공기관 총 정원수도 2022년 말 수립한 기관별 혁신계획 이행에 따라 전년에 비해 8000명 감소한 42만 1000명을 기록했다. 전국적인 수치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지난해 전북지역 공공기관 부채는 전년보다 1000억원 넘게 늘었다. 신규 채용 규모는 1년 새 200명 이상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규 채용 숫자가 줄어든 것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부채 증가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서 재무 건전성 비중을 높이겠다고 표명했으나 전북 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개혁이 부진한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해 전북 공공기관 10곳의 부채는 1조 6462억 1100만원으로 전년(1조 5434억 4000만원)보다 1027조 7100만원 증가했다. 국민연금공단이 7325억 4400만원에서 7851억 8500만원, 한국국토정보공사가 2286억 4600만원에서 2615억 3500만원, 한국전기안전공사 2076억 6300만원에서 2413억 8200만원 등으로 부채 증가 규모가 컸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채가 늘어난 이유가 나름대로 있겠으나 어쨋든 전북에 있는 공공기관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내핍경영을 통해 빚을 줄여야 하고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경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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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2 14:25

우 전주시장, 정치권과 쌍방향 소통 강화하라

전주시가 1일 시청 회의실에서 제22대 국회 입성을 앞둔 김윤덕·이성윤·정동영 당선인과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민선 8기 우범기 시장이 역점 추진하는 전주 대변혁 프로젝트와 주요 SOC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다. 제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지자체장이 지역구 당선인들과 만나 지역 발전을 위한 ‘원팀 전주’ 협력체계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소통·협력체계가 진정성 있게 지속될 것이냐에 있다. 사실 전주뿐 아니라 전국 대다수의 지자체가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해당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발전 협력체계 구축에 나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간담회는 형식적 행사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임기 말이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간담회에 불참하는 의원도 생긴다.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 간담회는 주로 지자체의 일방적인 협조 요청으로 채워진다. 쌍방향 소통이 아쉬운 부분이다. 1일 간담회에서도 전주시는 주요 간부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왕의궁원 프로젝트, MICE 복합단지 사업 등 핵심 프로젝트와 2025년 국가예산 건의사업 등을 일일이 소개하고,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하는 데 공을 들였다. 첫 소통의 자리였던 만큼 당선인들도 지역 발전을 위한 제안을 의욕적으로 내놓았다. 당선인들은 이날 전주역사 증축사업 재검토, 전통문화산업 육성, 지역 관광자원 홍보 강화 등을 개별적으로 제안했다. 자체 건의사항에만 관심을 두고, 당선인들의 제안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답변으로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 당선인들의 지역발전 제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사안별로 정치권과 긴밀하게 소통·협력해야 한다. 또 선거과정에서 당선인들이 내놓은 지역발전 공약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세부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향한 지자체의 일방적 협조 요청이 아닌 진정성 있는 쌍방향 소통이 이뤄질 때 탄탄한 협력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제22대 국회가 폐원하는 날까지 전주시와 지역구 의원들이 쌍방향으로 소통·협력하면서 지역 현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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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2 12:50

산재 노출 건설노동자 안전대책 강화하라

건설현장은 항상 안전사고가 도사리고 있다. 공사기간을 맞추려 부실시공을 강행하다 일어나는 수도 있고 처음부터 안전시설이 미비하거나 부주의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2년이 넘고, 지난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으나 사망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은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해 안전대책 강화와 함께 엄정한 관리감독이 요청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사고 사망자는 598명, 사고 건수는 58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644명, 611건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303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제조업 170명, 기타 125명 순이었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건설업은 공사 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이 354명, 50인 이상 사업장은 244명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은 부딪힘, 맞음, 떨어짐, 끼임, 깔림·뒤집힘 등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산재사망자 수가 줄고 있으나 전북은 거꾸로 늘고 있다. 2022년 17명에서 2023년 35명으로 늘었고 올해도 벌써 14명이 사망했다. 현재 건설업은 경기가 바닥이어서 건설노동자들의 일거리가 많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돼 자재값이 폭등한데다 고금리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은 탓이다. 그러다 보니 건설직 일용노동자들은 위험한 일도 마다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 갈 곳 없는 고령자들까지 몰리는 바람에 건설업 재해사망자 중 39.0%가 60세 이상이다. 50대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사망자 비중은 73.4%에 이른다. 위험 작업과 저임금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꺼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 현장의 위험은 안전시설 미비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때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인정하면 사망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작업중지권은 산재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노동자가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현장에서 원청 시공사가 작업중지권을 보장해준 덕분에 국내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은 재해 사망자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중소업체에는 산업안전과 컨설팅, 교육 등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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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5.01 15:40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독립 청사 급하다

우리 사회 각종 재난과 안전사고가 늘면서 재난 대응 시스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최근 기후변화로 자연재난 위협이 일상화하고 산업화·도시화로 과거에 없던 위협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 기술로 긴급출동의 우선순위를 자동 분석하는 차세대 첨단 소방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소방청은 전국 소방을 지휘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인 ‘차세대 119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방청 본청과 시·도 소방본부 간 119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해 기존에 지역별로 구축·운영되던 119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난 상황에 국가적 총력 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사업이다. 소방공무원이 지난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되면서 대도시와 지방 소도시 간 소방서비스 격차 해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지역 격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4년이 지났는데도 전북지역 소방조직은 여전히 독립된 청사조차 없이 전북특별자치도 청사의 일부 공간을 사용하면서 더부살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과 충북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속속 시·도 청사에서 나와 독립 청사를 건립했거나 새 청사 건립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전북은 현재까지도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국비와 지방비를 들여 오는 2027년까지 새로 도입할 예정인 차세대 119통합시스템은 첨단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까닭에 현재의 119상황실보다 훨씬 큰 면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이 국가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소방청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119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을 정상 추진하기 위해서도 지자체 청사에서 더부살이 중인 소방본부의 이전은 불가피하다. 주민 안전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역 소방본부는 재난으로부터 주민 안전을 지키는 중추기관이다. 그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119통합시스템 등 최신 장비를 수용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체적인 공론화 절차를 거쳐 예산 확보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5.01 12: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성숙함 보여라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1일 개막했다. 10일까지 열리는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우리는 늘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라는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전당,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5개 극장에서 펼쳐진다. 상영작은 43개국 232편에 달하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82편에 이른다. 영화 상영과 함께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차려졌다. 영화 메니아는 물론 전주시민과 전북도민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 올해 영화제는 개막작으로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인 일본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새벽의 모든〉이 상영되고 폐막작은 캐나다 감독의 <맷과 마라>가 장식한다. 또 대만의 거장 감독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픽사 in 전주 with <인사이드 아웃 2>’ 특별행사를 비롯해 ‘전주씨네투어×산책’, 골목상영과 공연 이벤트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 제1회를 시작으로 우리 시대 영화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실험 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특히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는 지원·제작·배급 등 영화산업 제반 영역을 아우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독자적 브랜드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덕분에 지금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한 봉준호·류승완 감독 등이 신인으로 전주영화제를 찾았다. 또한 국제경쟁 747편, 한국경쟁 1332편 등 경쟁작 출품도 역대 최고로 많았다. 전주영화제가 국내외적으로 그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또 이번 영화제는 정부의 영화산업 지원금이 대폭 삭감된 가운데서도 부산영화제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받는 등 선전한 편이다. 그러나 전주국제영화제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이너서클이 너무 강해 자기들만의 잔치라는 지적과 전주에서 성장한 영화제인데도 전주를 잃어 버렸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해마다 50억원이 넘는 예산 투자에 비해 지역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하는 점과 끊임없는 내부고발 등 갈등도 문제다. 그럼에도 이 영화제는 25년의 연륜이 쌓였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크다. 전주가 영화·영상 산업도시로 발돋움하는데 주춧돌 역할이 기대된다. 전주시민과 전북도민들이 아끼고 함께 성장하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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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30 12:53

전주역 원래대로 개선해야 지역발전 앞당겨

이동통신 기록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한옥마을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무려 1536만4206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2022년) 방문객 1129만4916명과 비교해 36% 증가한 수치다. 비단 전주한옥마을뿐 아니라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북권의 흡인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에 전주 관문인 전주역 개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전주역 개선사업은 내년도(2025년)에 완공된다. 총사업비 450억(국비 300억 원, 철도공사 100억 원, 전주시 50억 원)을 투입해 역사 증축, 주차공간 확보, 광장 교통체계 개선 등을 추진중이다. 전주역사 개선 사업이 마무리되면 역사 규모는 지금보다 4배 늘어나고, 23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들어서게 된다. 지난 2018년부터 450억 원을 들여 새로운 역사를 증축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당초엔 더 많은 예산을 들여 획기적인 개선을 검토했으나 크게 축소됐다. 당시 사업비가 500억 원이 넘으면 예타사업으로 분류돼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일단 착공하고 난 뒤 추가로 250억 원을 더 확보해서 제대로 된 개선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예산증액 문제는 지금 흐지부지된 상태다. 원래 전주역 개선사업을 들고 나섰던 정동영 의원은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개선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주역의 주차장 운영이 중단됐다. 전주역 광장 인근 옛 농심 부지와 전주역 뒤편 장재마을 등 2곳에 모두 24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주차장을 마련해 가동중이다. 전주역 임시주차장 폐쇄 이후 후면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차량이 장재마을 인근 도로를 상시 통행하면서 요즘 마을 주민들이 사고 위험이 크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주역 뒤편에 주차장이 있으나 하루 1만원 가량 하는 주차비에 부담을 느낀 일부 역 이용객들은 마을도로에 주차를 한 뒤 전주역을 이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우선 마을주민들의 불만 요인을 제거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주역이 명실공히 전주권의 관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추가 예산을 확보해 땜질식 개선이 아닌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전주시나 정치권 모두의 의지와 역량이 모아져야만 해결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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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30 12:04

자치경찰위 실효성있는 운영방안 마련을

자치경찰제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법적, 제도적 미비점이 대폭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원회가 실질적인 정책 제안을 하려면 경찰에 대한 실제 인사·지휘권이 있어야 하나 명목상으로만 자치경찰제가 출범했을뿐 현실은 옥상옥처럼 또 하나의 위원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전국 최초로 순찰 지원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했다. 순찰 지원 앱은 경찰청이 관리하는 지역별 범죄위험 등급 데이터와 주민의 순찰 요청 접수 데이터를 분석해 자동으로 순찰 경로를 생성하는데 우선 전주와 김제, 임실, 부안 등 4개 시군에서 시범 운영해 개선 사항을 보완할 계획이다. 이는 하나의 모범 사례다. 앞서 전북 자치경찰위는 2021년 출범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속도 탄력 운영’ 등 지역맞춤형 치안정책을 발굴해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2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자치경찰제 정착을 위해 앞으로 갈 길은 멀기만 하다. 2021년 7월 시행된 자치경찰제는 소위 ‘검수완박’ 과정에서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줄이고, 지방 분권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런데 숱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일례로 자치경찰 업무는 대부분 지구대·파출소에서 수행하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국가 경찰 소속이다. 자치경찰 사무는 존재하는데 정작 자치 경찰이 없고, 그 사무를 국가 경찰이 수행하는 구조다.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치경찰위는 실질적인 정책 제안을 하려면 경찰 인사·지휘권이 있어야 하나 자치경찰제 출범 당시부터 전혀 그런 권한이 없는 실정이다. 결국 위원회는 회의만 할뿐 치안일선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제때 담아내는데 뚜렷한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전북자치도의 경우 초대 이형규 위원장과 방춘원 사무국장의 3년 임기(연임 불가)가 오는 5월 31일 끝난다. 제2기 전북자경위는 위원장을 제외한 6명의 위원 결정이 현재 마무리 단계다. 그런데 제2기 위원회가 활동에 들어가더라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제도라면 별다른 역할을 찾기 어렵다. 지금처럼 '이원화' 한 상태로 운영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실질적인 권한과 자원이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자치경찰제를 시행하지 않는게 낫다는 극단적인 지적을 중앙정부는 잘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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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29 14:25

새만금신항, 크루즈 관광 유치 손 놨나

크루즈선은 항공모함, LNG 운반선과 함께 조선업의 ‘3대 보석’으로 불린다. 또 크루즈선은 ‘바다 위의 리조트’나 ‘바다 위의 테마파크’로도 불린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대형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한꺼번에 부유한 대규모 관광객들이 쏟아져 와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25년 완공돼 2026년 개항을 앞둔 새만금신항은 최대 22만톤의 초대형 크루즈선이 계류할 수 있는 부두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몇 년 앞을 내다보고 크루즈 선사 유치 등에 나서야 하는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신항은 부두 길이 430m, 계획 수심 17m로 초대형 크루즈 선이 안정적으로 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부두의 완공과 개항이 임박했음에도 새만금신항은 여객 승하선, 터미널, 육상교통, 크루즈 선의 운항 및 정박 중에 필요한 급수·급유, 전력 공급시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크루즈 선박은 부산·인천·강원 속초·제주·전남 여수 등 국내 5대 크루즈 기항지에 들어온다. 이들은 해마다 열리는 국제 크루즈 박람회에 참가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외 주요 크루즈 선사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돈독히 하며 관광 콘텐츠 소개 등을 한다. 그래야 크루즈 기항지가 정해지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올해도 이들 5대 기항지 관계자들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씨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Seatrade Cruise Global)'에 참가해 국제 크루즈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전 세계적으로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카니발, 노르위전, MSC, 겐팅홍콩 등 5개 대형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크루즈 관광객들도 대형 선박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얼마나 큰 배를 유치하느냐에 따라 관광산업의 판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국내 지자체들은 대형 크루즈 선사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새만금신항은 신규 기항지이기 때문에 인근에 어떤 매력있는 관광지가 있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 등을 선사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그런데도 새만금개발청이나 전북도는 연구용역이나 조례 제정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관계기관들이 발빠르게 움직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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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29 12:46

제22대 국회 ‘전북몫 찾기’, 첫발부터 제대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유권자들은 또다시 더불어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지역 발전에 대한 오랜 갈망을 담았다. 도민들의 이 같은 열망과 기대를 안고 국회에 입성하게 된 당선자들은 더 낮은 자세로 도민을 섬기며 전북몫 찾기에 앞장서 이를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첫발부터 제대로 떼야 한다. 다음달 30일 제22대 국회 개원을 약 한 달 앞두고 전북 의원들이 어느 상임위원회에 배정될지, 또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산적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전북 의원들의 전략적인 상임위원회 배정과 상임위원장 진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폐원을 앞둔 제21대 국회에서 전북은 단 1명의 상임위원장도 배출하지 못해 고비마다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지역 안배 차원에서 상임위원장 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현안과 관련된 법률안과 예산 처리 등에서 국회 상임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4·10 총선 이후 도민들은 부쩍 늘어난 지역 중진의원들의 역할과 이를 통한 중앙정치권에서의 위상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제22대 국회에서 전북은 3선 이상 중진이 정동영·이춘석·김윤덕·안호영·한병도 의원 등 5명에 달한다. 어느 때보다 도민들의 기대가 높다. 특히 중진 중심으로 재편된 제22대 국회에서는 전북 의원이 반드시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김윤덕 의원이 민주당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안호영·한병도 의원이 유력한 상임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명의 지역구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조직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 전체 18개 상임위원회 중 적어도 1~2개 위원회에서는 반드시 위원장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 중진 위주로 재편된 전북 정치권의 역량과 향후 활동 폭을 엿볼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더불어 심도 있는 논의와 조율을 통해 전북 의원들이 특정 상임위원회에 중복되지 않고, 전략적으로 고루 포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선호도가 높은 특정 상임위원회에 의원들이 몰리고, 정작 지역 현안과 관련된 상임위원회에는 전북 의원이 아예 없어 낭패를 당하는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4.28 17:19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 전북의 미래 달렸다

정부가 공모하는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2월에 신청을 마감한 바이오 특화단지는 오는 30일 서울에서 발표 심사가 있고 최종 지정은 6월 중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모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에 이어 추진하는 것으로 전국에서 총 11곳이 도전장을 냈다. 바이오 의약품과 오가노이드(인공 장기) 등 2개 분야로 나눠지는 이번 공모는 전북 산업 생태계의 미래가 달린 만큼 반드시 유치에 성공했으면 한다. 경쟁력에서 뒤질 것으로 예상되던 이차전지를 새만금에 유치한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전북도는 전주와 익산, 정읍 등 1572만㎡를 묶어 신청했다. 전주는 오가노이드 기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화 촉진 지구로, 익산은 글로벌 인체·동물 첨단바이오 생산지구로, 정읍은 중개연구·비임상기반 바이오소재 공급지구로 추진한다. 전북은 연구와 의료분야의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 최대의 바이오 원천소재 DB와 농촌진흥청·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27개의 바이오 분야 연구·혁신기관, 우수한 비·임상 인프라 Fast-Track 지원체계, 수준 높은 양·한방 병원 자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만만치 않은 강점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천의 경우 영종·송도·남동산단에 세계 최대의 바이오 생산기지와 우수 인재가 몰려 있고 경기도 수원·고양·성남·시흥 등 4개 시는 광역개념 클러스터가, 충북 청주시 오송일대는 바이오 관련 국책기관과 연구 인프라가 밀집돼 있다. 또 전남 화순은 전국 유일의 백신사업특구로 지정돼 있다. 특화단지에 지정되면 세제 혜택과 인프라 조성 지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이 이뤄지고 각종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인허가 신속 처리와 기술·인력 등의 분야에서 '패키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전북은 지금 풍부한 연구인력과 함께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넥스트앤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췄다. 치밀한 전략과 지역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한다.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그린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지역경제도 살아나게 될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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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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