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1 19:51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사설

유커가 온다⋯전북, 중국 관광객 유치 총력을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6년 5개월 만에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큰손’을 크게 반기면서 마케팅 전략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발 빠르게 전방위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유커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 현지에서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선제적 대응 전략을 펼치는 지자체도 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전북도를 비롯한 전북지역 지자체의 대응 전략이 아쉽다.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커 유치 전략을 세우고는 있지만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발 빠른 선제적 대응이나 특화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잼버리 후폭풍에 갇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특화 전략이 없다면 전북은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유커의 경유지로 전락하게 된다. 마침 군산~중국 석도(스다오) 항로를 운항하는 국제여객선이 오는 21일부터 여객 운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3년 7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관광객과 소상공인 등 국제여객선을 이용한 중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날 게 분명하다.군산을 비롯한 전북지역 관관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맞춰 지자체 차원의 관광객 유치 전략이 요구된다. 우선 유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케팅과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또 상품 개발과 관광환경 개선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유커가 전북에서만 누릴 수 있는 테마관광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대응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의 중국 관광객 특수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 민선 8기 전북지역 각 지자체가 ‘관광도시 육성’ 전략을 앞다퉈 내놓았다. 임실과 고창·무주 등은 ‘천만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청사진도 제시했다. 단체장들이 수시로 외쳤던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제는 실전에서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출범 7년째를 맞은 전북문화관광재단도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큰손’ 유커가 다시 몰려오고 있다. 전북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7 12:58

새만금국제공항 입찰, 방해하지 말아라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중요한 첫발이 내디뎌졌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은 14일 건설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올렸다. 개찰은 17일이다. 이번 입찰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 빚어진 후, 많은 논란 가운데 추진돼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국제공항은 잼버리와 전혀 별개며 새만금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부지매립과 활주로, 계류장, 유도로, 관제탑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 총사업비 8077억원 중 5100억원 규모며 완공시기는 2028년이다. 공항이 완공돼야 물류 체계 트라이포트(공항·항만·도로)가 갖춰지고 새만금 투자 유치와 내부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잼버리 행사는 총체적 부실이다. 이를 주도한 정부와 조직위원회, 전북도는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의 발언은 곤란하다. 그는 “잼버리 대회를 핑계로 빼먹은 새만금 관련 SOC 예산이 11조원에 육박한다”고 했다.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책임을 전북도에 전가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 새만금 착공이후 32년 동안 투자한 정부예산이 고작 10조원 안팎이다. 만일 새만금사업이 송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이나 부산·경남에서 추진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그런 말이 나오는가. 그리고 국제대회를 계기로 SOC를 확충하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국격을 높인 서울 올림픽이며 월드컵 대회가 모두 그러했다. 지금 국가차원에서 전력투구하고 있는 부산 엑스포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 국제공항의 경제성을 문제삼고 있으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투자가 현 정부 들어 1년만에 6조6000억원의 유치실적을 올렸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 하나 유감인 것은 환경단체의 취소 요구다. 환경단체가 갯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지금 취소 요구는 도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서다. 초상난 집에 염장 지르는 것과 같다. 정부와 전북도는 국제공항을 차질없이 추진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6 17:39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익산시의원 엄단해야

익산시의회 장경호 의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방의원의 비위와 징계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가 지난 6월께 수의계약을 통해 익산시장애인체육회에 3290만원어치의 임원 단복을 납품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제12조)은 ‘공공기관(산하기관 및 자회사 포함)은 소속 고위공직자와 그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또는 그 사람이 대표자인 법인·단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 규정된 고위공직자에는 지방의원이 포함된다. 게다가 장 의원은 익산시장애인체육회의 예산을 심사하는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 의원은 ‘배우자의 계약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설령 그랬더라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3년에 제출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난 2021년, 9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듬해 5월부터 시행됐다. 그만큼 정치권에서 논란이 많았고,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됐다. 법 시행을 앞두고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법의 취지와 주요 내용을 알리기 위한 특별교육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재선의원으로서 당연히 관련 법률을 숙지하고, 적용 대상인 배우자에게도 주의를 촉구했어야 한다. 이해충돌방지법과 함께 ‘익산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와 ‘익산시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 위반 여부도 들여다봐야 한다. 지방의원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법률 위반이다. 당연히 사법적 판단을 통한 법적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이와 별도로 익산시의회에서도 윤리특위를 열어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징계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와 의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신이 여전하다. 지방의원들의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데다 의회 차원의 자정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온다.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로는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 지역사회 신뢰 회복,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의회와 소속 정당의 강력한 징계조치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6 14:23

전주시 공유킥보드 거치대, 활용도 높여야

전주시가 공유 킥보드 전용주차구역과 거치대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무분별한 주차 등으로 시민 불편이 컸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점차 활용도를 높이면서 추이를 봐가며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LG전자와 협력해 ‘개인형 이동 장치(PM)’의 일종인 공유 전동킥보드의 ‘스마트 PM 스테이션’을 시내 78곳에 설치키로 했다. 현재 전주지역은 4개 업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약 3390대가 운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는 도로점용과 교통안전시설 심의 등의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LG전자는 공유 전동킥보드 주차구역 설치와 운영을 책임진다. ‘PM 스테이션’은 전동 킥보드 등 공유형 이동 장치를 주차하고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거치대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PM 스테이션'은 보행에 장애가 되지 않는 폭 3m 이상 보도에 설치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 수요가 많은 지점을 대상지로 선정했으며 정식 운영은 오는 10월부터다. 이용자가 전용 주차구역내 거치대에 킥보드를 반납하면 인근 편의점과 카페 등 상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유 킥보드 이용자를 상가의 이용객으로 유인할 수 있고, 무단 방치되는 공유 킥보드가 줄어 보행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카카오톡을 활용해 운영중인 '전주시 전동킥보드 불편신고' 채널도 활성화 시켰으면 한다. 이 채널과 '스마트 PM 스테이션'이 동시에 활성화되면 무단방치 킥보드도 줄고 교통사고 위험도 낮아질 것이다. 또 공유 킥보드 뿐만 아니라 전기 자전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기 자전거도 공유 킥보드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주차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지난해 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시민과 학생들도 킥보드나 전기자전거 주차문제 등을 행정기관의 단속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사용을 다한 후에 주차할 경우 근거리에 있는 PM 스테이션을 이용하고 방치된 킥보드 등이 있으면 불편신고 채널에 신고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깨어있는 시민의식이야 말로 도시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첩경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5 17:25

고속열차 SRT 전라선 운행, 운행횟수 더 늘려야

오는 9월부터 수서행 고속열차(SRT)가 전라선 운행을 시작한다. 상·하행 2회씩 매일 4회를 운행하며 전주와 남원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해 이용객들이 그만큼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을 비롯해 분당, 구리 등 수도권 동남부 진입이 가능해짐으로써 시간, 경제적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SRT 운행을 크게 반기면서도 이용객들은 고질적 좌석난을 겪어왔기에 운행 횟수가 적은 데 불만을 표시하고 대폭 늘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다소 아쉽지만 이번 운행으로 좌석난과 편의성 측면에선 숨통이 트였지만 근본적 해결책으론 역부족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제기한 전라선 수서행·수서발 KTX 투입은 선로 용량 확보가 전제돼야만 가능하기에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2028년 개통 예정인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사업과 맞물려 KTX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RT라도 운행 횟수를 크게 늘려 어느 정도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전라선 노선 중에서 승하차율이 가장 높은 전주역의 경우 관광도시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노후화된 편익 시설과 비좁은 주차장은 이용객의 원성이 자자할 정도다. 최근 증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25년까지 450억원을 들여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시민들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 KTX에 이어 SRT 운행 시대를 맞아 미래지향적 꿈과 비전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도 무려 42년 만에 추진될 만큼 역사(驛舍)가 그 도시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관문으로서 도시의 랜드마크 기능과 함께 이미지를 좌우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SRT 전라선 운행으로 전주는 전국 최고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았다.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이 몰리는 곳인데도 그간 ‘철도 교통의 오지‘ 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 점에서 SRT 운행은 이용객 편익 증대와 관광 활성화의 두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제 익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 걸리는 데 전주에선 갈아타며 2시간이 소요된다. 또 강남과 수도권 동남부를 가려면 용산과 광명에서 내려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된다. 그러나 이용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편익을 높이려면 지금보다 고속 열차의 운행 횟수를 더 늘리는 방법밖엔 없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5 17:25

폭우에 태풍까지, 농가 피해 복구 총력 지원을

엎친데 덮쳤다. 지난달 극한호우로 인한 수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휩쓸고 갔다. 이번 태풍으로 전북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과수농가의 낙과와 농경지 침수 등 농가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거듭된 자연재해로 타격을 입은 농민들이 농사에 의욕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가뭄과 폭우·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사를 망치는 일이 더 빈번해지면 농촌에 남아있는 농민을 찾아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지난달 전례없는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심각한 물난리를 겪었다. 전북에서는 농경지 침수로 인한 농가의 피해가 컸다. 다행히 정부가 지난달 19일 전국 13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전북에서는 익산시와 김제시 죽산면이 포함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전북지역의 막대한 피해 상황을 감안하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 극히 한정적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는 당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여태껏 추가 지정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태풍 피해까지 발생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자연재해로 한해 농사를 망치는 일이 더 빈번해지고 있는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정부가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쌀값 폭락과 기후변화·고령화 등으로 농업·농촌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식량안보와도 직결된 우리 농업의 위기 극복과 농업 경쟁력 향상은 농도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숙제다. 폭우에 이은 태풍으로 농민들의 삶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지원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농민들은 버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국가가 적극적인 피해복구 지원에 나서 거듭되는 자연재해로 휘청이는 농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관련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해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인력과 장비·재원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복구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3 17:22

새만금 잼버리사태, 전북 단합의 기회로 삼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2일 막을 내렸다. 대회 중반에 폭염과 태풍 ‘카눈’ 등으로 대원들이 모두 조기철수하는 바람에 대회 개최지인 전북으로서는 아쉬움이 많다.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면 전북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을텐데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번 대회는 세계 158개국에서 4만3000여 명의 청소년이 모여 야영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우정을 쌓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파행을 빚어 세계 청소년들에게 크게 미안한 마음이다.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장소 선정에서부터 준비 부족, 미숙한 진행, 사실상 부재상태의 컨트롤 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방만한 운영과 예산 집행 등 지적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사실상 총체적 부실이었다. 여기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연일 폭염에 시달려야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가세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해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중앙언론까지 나서 전북과 새만금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소리가 난무한다. 국민의힘은 “지방자치의 미래가 없다”며 겁박을 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잼버리 한탕으로 예산 2조원을 따낸 전북도”라며 얼토당토 않은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행사가 끝난 만큼 평가와 감사 등이 뒤따라야 한다. 잘못한 것은 엄정하게 책임 소재를 가리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요하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당연히 전북 관계자들도 포함된다. 그래야 이번처럼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모든 책임을 힘이 약한 지방정부에 씌우는 일이다. 중앙정부의 책임을 덮기 위해 지방을 희생양 삼아서는 안된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여당은 연일 전북을 때리는데, 불과 한 달 전에 김기현 대표가 전북을 찾아 구애한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전북도와 부안군, 그리고 도민들 또한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잘못한 부분은 분명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번 일로 위축되고 스스로를 비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단합해야 한다.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전북의 미래가 열린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3 17:21

새만금 잼버리 정치권의 네탓 공방 중단해야

파행을 겪은 새만금 잼버리가 여야 주도권 경쟁의 빌미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대회 기간에도 여야는 볼썽사납게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며 상대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급기야 국정조사와 대통령 사과까지 요구하며 무차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 정부가 주도한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그 책임을 전북도에 떠넘기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북애향본부는 호소문을 통해 “새만금 잼버리를 정쟁에 악용하지 말라” 며 깊은 우려와 함께 정치권 자제를 요구해 주목된다. 잼버리 첫날부터 폭염 온열환자들이 속출한 가운데 곰팡이 달걀, 불결한 화장실 문제 등이 잇따라 터지자 정치권은 이때다 싶어 전북도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포털 정보목록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여야 의원들이 잼버리 관련 80여 건의 자료를 주문했다. 예산과 해외 출장 자료가 대부분이다. 이번 파행 사태와 관련 대통령실도 간접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주무 부처 여가부에 대한 대대적 감찰과 장관 문책 등 엄중한 조치를 시사했다. 특히 공동위원장으로 잼버리 기간에도 무책임한 자세와 말 실수로 논란을 일으킨 김현숙 장관에 대해선 여여 모두 단단히 벼르고 있다. 문제는 전북도에 파행 사태 책임을 전가하는 중앙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있다. 대회 초반 여론이 시끄럽자 공동위원장인 이상민 행자부 장관은 “지금까지 지방 정부 주도로 운영됐던 잼버리를 중앙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하겠다” 며 화살을 전북도에 돌렸다. 일부 언론도 이를 부추겨 눈총을 받고 있다. 조직위 체계를 보면 공동위원장 5인을 중심으로 사무총장, 본부장과 함께 스카우트 연맹이 실무를 진행했다. 그런데 사태가 심각해지자 전북도 책임을 일방적으로 강변하는 건 지탄받아 마땅하다.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8개 시도에서 운영되는 잼버리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가는 모양새다. 전북에서도 10개국 5000여 명이 14개 시군 19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무책임한 네탓 공방에만 올인하는 정치권 우려와 달리 대원들은 국민의 뜨거운 환대 속에 초반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국격이 추락하는 위기상황 속에서도 정당 이득에만 몰두하는 정치권 모습에서 미래가 암담해진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0 17:39

전주농협 부동산 매입 의혹 철저히 수사하라

전주농협의 과다한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확산되면서 급기야 조합원과 노조가 들고 일어났다. 전주농협 조합원과 노조원들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부동산 및 고정자산 취득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최근 전주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전주 송천동 이마트 입점 건물 매입 계획에 대해서도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전주농협은 임인규 현 조합장 취임 이래 약 430억원대의 토지·건물 등 고정자산을 취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싼 금액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비용 부풀리기 의혹이 일었다. 전주농협의 부동산 매입 과정을 들여다보면, 노조의 지적처럼 분양이 되지 않거나 영업이 안 돼 공실이 많은 건물을 무리하게 매입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 게다가 매입 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 턱없이 높았고, 건물 매입 후 리모델링 비용 부풀리기 의혹도 나왔다. 지역농협의 주먹구구식 부동산 매입은 결국 조합원인 농민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조합 임원들의 방만경영, 부실경영이 계속되면 조합원들은 고된 농사로 한푼 두푼 어렵게 모은 돈을 하루아침에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실제 전주농협이 현 조합장 취임 이후 점포 확장 등을 명목으로 사들인 건물 상당수가 수년간 매우 높은 공실률을 보여 경영난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경영으로 농민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상식을 넘어선 전주농협의 부동산 매입 행위가 과연 정상적인 절차였는지, 아니면 세간의 의혹대로 비정상적인 뒷거래가 있었던 것인지 명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이 민주적·자주적으로 운영하는 협동조직으로, 농촌과 농민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부동산 재테크로 개발이익을 노리는 조직이 아니다. 당연히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경제사업에 주력해야 한다. 오죽하면 조합원들이 들고 일어났겠는가. 노조와 조합원들이 농협중앙회 차원의 감사와 더불어 사법기관의 수사를 강력 촉구한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고 비리 의혹이 짙다는 것이다. 사법기관은 전주농협의 과다한 부동산 매입 과정을 철저히 수사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0 12:16

전북에 남은 잼버리대원, 좋은 추억을 주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새만금 야영지를 떠나 8개 시·도로 분산 배치되었다. 정부는 당초 수도권으로 참가자를 비상 대피시키려 했으나 수도권 숙박난에 따라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156개국 3만7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전국 128개 숙로로 별 혼란없이 이동했다. 퍽 다행이다. 전국으로 흩어져 잼버리 정신인 우정과 연대에는 상처가 났으나 각 지자체별 프로그램에 따라 유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이들은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공식적으로 마치게 된다. 이번 분산 배치된 8개 시도는 서울과 경기, 인천, 전북, 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이다. 인원별로는 경기가 가장 많은 1만8000여 명, 충남 6000여 명, 서울 3000여 명 등을 수용했다. 이들 중 전북에는 10개국 5720명이 남았다. 수용 장소는 전북대·원광대·전주대·우석대·호원대·한국농수산대 기숙사와 무주 반딧불청소년수련원, 임실 청소년수련원, 남원 일성콘도, 진안공고 등이다. 우리는 전북에 남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종 문화체험과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파행으로 인해 아쉬웠던 마음을 달랬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숙박과 교통편, 의사소통 등에 불편함이 없도록 자상하게 배려해야 할 것이다. 안전은 물론 여름철 식중독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들은 새만금 현장에서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지쳐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식사와 건강 이상 등 의료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정부 비상대책반장을 맡고 있는 한덕수 총리는 “태풍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새만금 영지 활동은 종료됐지만 잼버리는 주말까지 계속된다”며 “K-컬처로 일컫는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자체는 태풍 상황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들에게 위험요인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그래서 초반에 혼선을 빚었지만 마무리를 잘해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보줬으면 한다. 또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각국 대원들이 전북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9 18:08

전주역사 예산 늘려 원래대로 지어라

전주역사(全州驛舍) 증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주시는 주차장과 광장 등 역내 차량 출입 통제와 임시주차장 운영 방침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전주시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4월 “2025년까지 450억원을 들여 전주역사 개선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세 기관이 예산을 분담해 짓는 새로운 역사는 지하 1층∼지상 3층에 전체 건물면적 1만1210㎡ 규모다. 무려 42년 만이다. 도시의 관문인 전주역의 새로운 변신에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지금의 청사진대로라면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무엇보다 42년 만에 새로 건립되는 역사의 규모가 시민 눈높이에 크게 못 미친다. 기존 역사에 비해 전체 면적은 4배, 주차 공간은 2배로 늘어난다고 하지만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형편없이 작다. 세 기관에서 분담하는 총사업비(450억 원)의 규모가 도시의 위상과 맞지 않다. 오송역과 천안아산역 등 비교적 최근에 새로 건립된 다른 도시의 역사(驛舍) 건립 예산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정해진 사업비에 맞추다보니 지금의 옹색한 청사진이 나왔을 것이다. 전주시는 지난 4월 ‘왕의 궁원(宮苑)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전주를 아시아 최고의 역사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바뀌는 전주역사가 과연 아시아 최고 역사관광도시의 관문이자 랜드마크 역할에 걸맞은 규모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역사(驛舍)는 방문객들에게 각인되는 도시의 첫인상이다.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지만, 새로 바뀌는 전주역은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도시의 대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전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역세권 개발과 역 주변 교통체계 개편사업도 역사가 도시 위상에 걸맞은 규모로 건립됐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계획대로 오는 2025년 전주역사 증축사업이 완료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적어도 30~40년은 그 형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2025년 새롭게 바뀐 전주역을 마주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첫발을 다시 내딛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공사중단이라는 강수를 둘 필요성도 있다. 다시 예산을 늘려 역사와 주차장의 규모를 미래 수요에 맞게 대폭 확대해야 한다. 역사관광도시 전주의 미래를 위해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9 13:09

코로나 재확산…개인위생 철저히 대비해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확진자가 급증하는데다 여름철 독감까지 유행하고 있어 개인 위생을 보다 철저히 했으면 한다. 몸에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고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등 한창 유행 때의 기본수칙을 다시 상기시켰으면 한다. 정부는 당초 9일로 예고됐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전환 등 ‘일상회복 2단계’ 시행을 코로나19 확산세로 잠정 연기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의 마스크 의무 착용이 계속 유지되고 검사·치료비를 일부 유료로 전환하려던 계획은 보류된다. 이것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6주 연속 증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폭염 대응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당초 3단계에 걸쳐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조정해 이달 중에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현재 2급에서 독감과 같은 4급으로 내릴 방침이었다. 지난 2일 신규 환자는 6만4155명으로 지난 1월 10일, 6만19명 이후 7개월 만에 6만 명대를 보였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도 5만388명으로 직전 주의 약 4만5500명과 비교해 11%가량 증가했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환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통상 여름철에 접어들면 감소하는 독감도 동절기 유행 기준을 3배 이상 웃돌고 있다. 무더운 한여름에 독감이 유행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이같은 코로나 재확산 추세는 지난 6월부터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고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방역 규제가 완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작년 말 접종받은 백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것도 한 몫을 거들고 있다. 또 새로운 코로나 변이의 등장도 확산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확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염 취약 공간에서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수밖에 없다. 마스크는 코로나 감염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착용 의무가 없어도 자발적 착용이 자신을 지키는 첩경이다. 출퇴근길 버스 안처럼 밀집되고 밀폐된 환경에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감염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8 18:16

태풍 북상, ‘농작물 피해 최소화’ 총력 대응을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전북지역은 10일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격이다. 농민들은 지난달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경지 침수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재해를 걱정해야 한다. 특히 폭우에 이어 강풍으로 또다시 낙과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농가의 걱정이 크다. 태풍 ‘카눈’은 앞서 일본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을 지나면서 엄청난 피해를 냈다. 한반도에 어느 정도의 생채기를 남길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태풍의 강도가 ‘강’급으로 분류된 만큼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없도록 위험물 관리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더불어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폭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사를 망치는 일이 더 빈번해지면 머지 않아 농촌에 남아 있는 농민을 찾아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태풍 종료 때까지 비상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배수장·저수지 등 농업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농가에서도 비닐하우스와 배수로 등 시설물 안전점검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전북도에서도 8일 오전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태풍 대책을 논의했다. 형식적인 탁상 위 대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농업 현장을 돌아보고, 농업인 스스로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조기경보체계도 이번 기회에 재정비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를 했는데도, 불가피하게 태풍 피해가 발생한다면 즉각 응급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갖춰놓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관련기관이 협력해 피해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력과 장비·재원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는 시대다. 사후 복구대책보다는 사전 예방대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 여름철 돌변하는 기상상태를 예측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농업재해 상시 대비체계 마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태풍과 폭우, 폭염 등의 자연재해가 주로 여름철에 집중되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여름철 농업재해 종합대책’을 세워 기상 상황 및 재해 취약지역을 사전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8 12:58

새만금 잼버리 철수, 전화위복 계기로 삼자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중단되고 각국 참가자 전원이 조기 철수키로 했다. 정부는 새만금지역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감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초반에 혼란을 빚었던 잼버리 대회가 반환점을 돌면서 안정세에 들어서는 듯 하더니 이러한 결정을 하게 돼 아쉽다. 156개국 3만6000여명의 참가 대원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계 장관들과 플랜B를 논의했다”면서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을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플랜)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잼버리 대회가 아니라 ‘생존 게임’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 온열환자와 코로나 환자가 초반부터 속출했다. 이미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참가국이 조기철수하면서 상처가 났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업친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도와주지 않고 있다. 사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폭염 탓만 할수 없는 총체적 부실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폭염대책은 물론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 문제와 부실한 식사, 미흡한 의료시설 문제 등 비난 받아 마땅환 수준이었다. 새만금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공항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던 전북도의 당초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망신살만 뻗치게 되었다. 6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욕만 먹는 대회로 추락한 것이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은 서로 질세라 ‘네 탓’ 공방만 벌이는 꼴불견을 보여줬다. 어쨌든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준비 부족에서부터 미숙한 진행, 누가 책임자인지도 모르는 컨트롤 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등 지적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회가 끝난 뒤 이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철저한 조사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서라도 안전에 유의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남은 참가자들이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전북도민과 국민들이 도와줬으면 한다. 그래서 전북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7 18:49

흉기난동 관련 범죄 확실히 뿌리뽑아라

전대미문의 불안감이 사회 각계를 휩쓸면서 가히 불안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분당 서현역에서 소위 '묻지마 칼부림'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모방범죄가 판을 치고 있는가 하면 버젓하게 ‘범행 예고’글 을 올리는 일도 빈번하다. 그러다 적발되면 “장난삼아 그랬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철딱서니 없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공의 안녕과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방해가 되는 자들은 즉각 격리시키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아무리 막가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관용을 베풀게 있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할게 따로 있는데 이런 사례는 일벌백계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 끔찍한 흉기 난동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이른 마당에 이런 범죄를 흉내 내려는 듯한 '살인 예고글'들이 온라인상에 우후죽순 올라오면서 혼란은 한계상황에 달하고 있다. 발빠른 경찰의 대처로 인해 '살인 예고글' 작성자들이 속속 체포되고 있는데 문제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철이 없다고 해도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게 있는데 예외없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기가막힐 일이다. 확실한 검거와 예외없는 강력한 처벌이 병행돼야만 한다. 실제 한두건의 사건 보다도 사람들을 더 큰 불안과 혼란으로 몰아넣는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무분별하게 전파된 ‘범행 예고’ 게시글들이다. 수도권 뿐만이 아니다. 청정지역이고 상대적으로 치안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전북지역도 비켜가지 않았다. 한 번 잘못 퍼진 소문은 또 다른 소문으로 재생산돼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전술장갑차와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00여 명, 경찰관 1만 2000여 명 등 경찰력을 전국 도심 곳곳에 배치했다. ‘범행 예고’ 글에 대해 협박 및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집중 수사에 나섰다. 사실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테러와 다를 바가 없다. 예고글로 관심이 끄는 것을 보고 뒤따라 모방 범죄를 하는 것은 반사회적일 뿐만 아니라 관용을 베풀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명백한 범죄다. 거듭 강조하지만 흉기난동 모방범죄나 범행을 예고하는 글을 게시하는 경우 확실하게 체포하고 응분의 처벌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평화로운 사회질서가 유지 가능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7 13:17

‘벼랑끝 시외버스’ 살리기, 정부가 나서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시외버스 노선이 속속 폐지·축소되고, 시외버스터미널 폐업이 속출하면서 지방교통의 근간인 시외버스망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농어촌의 비율이 높은 전북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용자가 줄면서 적자를 이유로 배차 간격이 늘어나고, 이는 시외버스 이용 불편을 가중시켜 결국 이용자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지역 간 통행·교류에 중심 역할을 수행해온 시외버스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승객이 줄면서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시외버스터미널도 속출하고 있다. 시외버스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회 인프라다.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단체처럼 지방 중소도시 주민들도 정부에 이동권 보장을 촉구해야 할 판이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수도권 내부 교통망과 서울-지방을 잇는 교통인프라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지역과 지역을 잇는 교통인프라는 붕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서울 중심의 거미줄 교통망을 확충하는 수도권 공화국의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지역과 지역을 잇는 지방교통망 복원에 힘써야 한다. 최근에는 도시 기능의 연계를 기반으로 한 광역권 개발 사업이 속속 추진되면서 지역 중심 광역교통망 확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간 이동을 위해 주민들이 보편적으로 이용해 온 시외버스에 대해 시내버스 이상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대다. 이동권은 공공서비스의 영역이다. 당연히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 지방도시 주민들의 이동권 확보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중앙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지방 교통망의 근간인 시외버스를 살려내야 한다. 지자체의 재정 지원에만 맡겨두는 현재의 구조로는 벼랑 끝에 몰린 시외버스 운영을 정상화하기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중앙정부가 지원업무를 관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 정부와 지자체가 시외버스의 안정적 운행을 위해 노선을 관리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시외버스터미널 유지·운영에 국비를 지원해 달라는 지자체의 눈물겨운 호소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6 17:16

철근 빠진 아파트, 특별 안전점검 서둘러라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 철근이 빠진 사례가 적발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북지역에도 이같은 공법이 도입된 아파트가 있어 특별 안전점검이 요구된다. 더욱이 지난 29일 장수군에서 3.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전북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면서 지진에 취약한 구조인 무량판 건축물에 대한 관리 강화 목소리가 높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아파트 가운데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는 총 9곳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곳은 준공해 입주를 끝냈고, 나머지 3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LH 아파트는 1곳이고, 나머지는 모두 민간 아파트며 지역별로는 전주시 5곳, 익산시와 군산시가 각각 2곳이다. 무량(無梁)판 구조는 대들보(beam)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구조다. 보나 벽 없이 수직 자재인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기 때문에 공간 확보가 용이하고, 건설 비용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반면 대들보가 없다 보니 수평 하중에 취약해 주변에 전단보강근을 충분히 넣는 등 치밀한 시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잘 모르거나 고의로 누락시켜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기둥과 맞닿는 부위에 하중이 집중되면 슬래브에 구멍이 뚫리면서 붕괴되는 펀칭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같은 무량판 공법으로 붕괴사고가 일어난 곳은 이번에 문제된 인천의 검단신도시 자이 안단테와 지난해 1월 무너져 6명이 숨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가 그렇다. 또 1995년 붕괴돼 150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삼풍백화점 사고도 무량판 공법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공법이 적용된 민간아파트는 293개소 25만 가구에 이른다. 이 공법은 공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전단보강근을 넣지 않는다든지, 무리하게 구조를 변경하면서 사고가 발생한다. 이번 인천 LH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에서 비롯된 소위 순살아파트 부실공사 문제는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다. 발주-시공-설계- 감리 과정에서 이권 카르텔과 담합, 불법 하도급, 전관예우 등이 종횡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에게 아파트는 유일한 재산인 경우가 많다. 수억원을 주고 들어간 아파트가 부실이라면 등골이 오싹할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6 17:15

새만금,전세계 이차전지 메카로 육성을

LS그룹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1조 8,402억 원 규모를 투자해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을 건립한다. 전북에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 중 가장 액수가 크다. 새만금잼버리 참석차 전북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이차전지 투자협약식에서 "이차전지 소재를 국산화해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차전지 초강대국 실현은 새만금에서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임에 틀림없다. 이로써 현 정부 들어 새만금 투자유치는 총 6조6000억원에 이른다. 1, 2년 전만 해도 상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LS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사업 확장이 용이한 대규모 부지, 우수한 기반시설, 공장 가동에 필요한 기반시설 등의 여건을 갖춘데다 신속한 일괄․통합 서비스가 이뤄진 점 등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고 한다. LS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국산화에 나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기대한다. LS그룹 회장은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핵심 비철금속, 전구체, 양극재까지 공급망을 한국에서 순수 국내자본과 국내 기술로 공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핵심 전략자산으로서 전 세계가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때문에 이차전지는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튼튼한 생태계가 구축되는게 매우 중요한데 새만금이 그 중심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올해 새만금을 투자진흥지구와 첨단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해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와 예산지원을 통해 투자환경을 개선했다. 윤 대통령이 "더 많은 첨단기업이 새만금 플랫폼에 모이고, 외국기업 투자가 더 활성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큰 기대를 갖게한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 새만금의 경우 긍정적 측면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인프라가 풍부한 국내외 첨단 산업단지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 “물 들어올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지금은 배가 부른게 아니고 한참 배가 고픈 상황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것없이 이차전지, 수소 등 신성장 산업을 통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전세계를 통틀어 새만금이 명실공히 이차전지 메카가 되느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지금 이 순간 현장에 있는 이들에게 달려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3 14:17

새만금신항 정온수역 확보, 외곽시설 급하다

새만금지역 최대 물류거점인 새만금신항은 배후부지 개발을 비롯해 항만 활성화를 위해 풀어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새만금신항은 오는 2040년까지 총 3조2476억원을 투입해 부두 9개 선석, 부지 451만㎡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는 2030년까지 1단계로 5만톤급 6개 선석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우선 2개 선석이 2025년까지 건설돼 2026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항만 활성화와 중장기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 현재 외곽시설이 속속 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항만 ‘정온수역’(파도가 없는 잔잔한 수역) 확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항만 분야에서도 안전시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선박의 정박과 화물 선적 및 하역작업 등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해로부터의 파랑과 강풍을 막아 항만 내 정온수역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외곽 안전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새만금신항은 외곽시설 가운데 해마다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막아낼 수 있는 시설을 갖추지 못한채 2026년 개항을 해야만 한다. 강한 서풍에 대비할 수 있는 방파제가 2016년 완공된 데 이어 북풍을 막아줄 북측 방파호안도 3.1km 규모로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남서풍에 대비하는 남측 방파호안은 2040년 이후 장래 계획에 포함돼 있어 축조 시기가 불투명하다. 오는 2026년 항만 개항 이후 강한 태풍이 불어올 경우 대책 없이 재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풍은 더 강해지고 있다. 항만에서 정온수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화물 선적과 하역작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정박한 선박이 안전을 위해 다른 항만으로 이동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새만금의 물류 거점으로 기대를 모은 새만금신항이 제때 개항한다고 해도 정온수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항만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게 된다. 당연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새만금신항 기본계획을 변경해 남측 방파호안을 조속히 축조해야 한다. 새만금신항은 동북아 물류 중심지를 꿈꾸는 새만금의 핵심 시설로, 환황해권 거점 항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정적인 항만 운영을 위해 파도와 강풍을 막아줄 필수 외곽시설을 서둘러 축조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3 12:17

무법천지 정치 현수막, 도민을 바보로 아나

요즘 거리에 나가보면 현수막으로 도배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사거리나 대로 등에는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으로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들 현수막은 자극적인 표현과 원색적인 비방으로 채워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도심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 출퇴근 시간에 이들 현수막을 보게 되면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 절로 난다. 이러한 일이 지난 1일부터 더 심해지고 있다. 정당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제한없이 현수막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정당에서 내건 독설과 선전 선동성 현수막과 함께 각종 단체나 개인이 만든 공해 수준의 벽보나 인쇄물까지 봐야할 판이다. 이렇게 된 것은 헌법재판소가 위헌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국회가 처리시한인 7월 31일까지 보완입법을 하지 않은 탓이다. 당초 공직선거법과 옥외광고물법은 정치인들이 유권자와 최대한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치적 현안 관련 현수막은 사전신고나 허가 없이 아무데나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좋은 취지를 악용해 현수막을 선전 선동의 도구로 전락시킨 것이다. 더욱이 지금 우리나라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으로 진영 간에 서로를 원수보듯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 진영을 깎아 내리고 비방하는데 혈안이 된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부인, 일본 원전 오염수, 지역감정 등에 대한 문구가 경쟁하듯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각 정당의 중앙당과 도당, 지역구에서도 더 자극적인 현수막 게재를 내부적으로 권장해 기름을 붓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갈라져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정치 혐오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초중고 학생들에게 정치권이 모범을 보이기는 커녕 저질스럽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 교육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정치권이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 본데서 비롯된다. 한 마디로 국민 수준을 정치권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또 문제는 이처럼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 비용이 모두 국민세금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판단을 어지럽히고 국민의 감성을 황폐화시키는 것이다. 국회는 하루 빨리 입법을 통해 부작용이 큰 현수막을 규제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2 17:21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