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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지역인재 육성으로 미래에 대비하자

지난 4월 27일 삼성그룹은 2021년부터 20년 동안 새만금 간척지에 23조원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 및 전라북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이에 따르면 삼성은 1단계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 4.1㎢(125만평)에 7조6천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생산기지, 그린에너지 연구개발센터 등을 건설한다. 이어 2026년부터 2040년까지 2~3단계 사업으로 공장 증축과 연료전지 생산라인 등을 조성하게 된다. 지난해 8월 국내 태양광기업 OCI가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키로 한 데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투자로, 국내 최고의 기업이 가세함에 따라 새만금 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새만금 외에도 도내에는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익산 왕궁면 일대에 국내 최대의 식품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고, 무주 일대의 태권도공원 조성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이러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역 경제는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의 극심한 고용난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의 종합산업단지만 해도 연간 15조원의 경제 효과와 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까지 감안하면 수치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 있다. 5만명의 고용이 창출된다 해서 그것이 곧 지역인력의 채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관례를 보더라도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민의 고용으로 직결된 경우는 제한적이었다. 경영이나 기획, 관리, 마케팅 등 주요 부문의 인력은 중앙에서 공급하고, 생산인력만 지역에서 채용하는 형태였다. 여기에는 기업 내부의 문제도 있겠지만 지역사회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도내에서 진행중인 대규모 국책사업이 지역 인재의 채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에 대비한 인재 육성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학은 산학협동시스템을 구축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현장 중심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그래야 대규모 투자를 실질적인 지역발전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필자가 '동북아중심 전북발전포럼'을 설립하고 '꼬끼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라북도의 새벽을 깨울 수 있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다. 뜻있는 지역 인재들을 대상으로 도내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인식과 대처능력 등을 함양해 대기업의 투자에 대비하고 서해안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반응도 좋아 많은 인재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여건이 되는대로 교육시스템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모든 것은 결국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투자에 대비해, 각종 국책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에 대비해, 빠르게 도래하는 서해안 시대에 대비해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공급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는 준비된 자에게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정운천(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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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09 23:02

[전북칼럼] 저축과 종잣돈의 희망

어떤 사람이 부자에게 '돈 버는 비법을 알려 달라'고 하니 낭떠러지에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려보라' 했고, 매달리자 '두 손을 놓아보라'했다. '두 손을 놓으면 죽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니 '돈이 들어오면 무조건 놓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쓰지 말고 저축해야 부자가 된다는 가르침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특히 요즈음 아이들은 부자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하면 집중하곤 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부자가 되기보다는 복권, 도박사이트 등을 통해 일확천금(一攫千金)의 꿈을 꾼다. 그러나 일확천금한 사람들의 말로가 별로 좋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쉽게 번 돈은 쉽게 낭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김제에서 밭에 숨겨둔 도박사이트 비자금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었지만 깨끗하지 못한 돈이 오히려 화가 된 것 같다.1950~1970년대를 살았던 우리네 부모나 할아버지할머니 세대들은 밥 세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생활 속에서도 저축하며 아이들을 공부시켰다. 작은 푼돈이지만 조금씩 모아 학비에도 보태고 자녀들 시집 장가도 보냈다. 지금도 기초생활 이하로 생활하면서푼돈을 모아 장학금을 내놓는 분들이 있는 걸 보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비정규직이 많고 소득도 적지만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면, 더 어렵게 살았던 우리의 윗세대를 생각하며 푼돈이라도 저축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최근에 집값 거품도 많고 여러 상황들이 저축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렇지만 푼돈이라도 저축하다보면 자그마한 종잣돈(seed Money)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종잣돈이 있어야 계획된 일을 시작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격언처럼 푼돈도 목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현상이 고착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격언이나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고심하며 방법을 찾아보면 의외의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어렵다, 힘들다'며 포기하기보다는 '긍정의 힘'을 믿으며 노력해 볼 필요가 있다.주변 상황이 녹록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회풍조가 '우선 쓰고 보자, 즐기고 보자'는 것 같다. 독일이나 일본 사람들의 근검절약에 대해 많이 들어왔다. 그들은 저축을 생활화하며 검소한 생활을 한다. 그런데 비해서 우리는 너무 잘 먹고 너무 잘 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차를 사도 배기량이 큰 차를 사야하고, 옷을 사도 명품을 사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양새다.특히 적게 낳아 키워서 그런지 몰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의 소비성향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부터 경제교육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한 노력들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용돈 기입장을 적어보게 한다든지, 학교 교육시간에 외부 도움을 받아서라도 실감나는 경제교육을 시킨다든지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능시험이 끝난 고3학생들에게 금융기관의 협조를 받아 실증적인 재테크교육을 받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학창시절에 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나 봉사활동을 해보게 하는 것도 좋은 경제교육이 될 수 있다. 땀의 소중함을 알아야 절약도 하고 저축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학창시절부터 경제교육을 받아 재테크 마인드를 가지고 생활하게 된다면 저축도 늘어나고 우리 경제도 더욱 발전되어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충주 (전북농협 금융사업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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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02 23:02

[전북칼럼] 웰빙에서 로하스로

2000년대 미국에서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웰빙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나 뿐만 아니라 너의 삶도 함께 생각한다'는 로하스의 개념이 탄생했다. 로하스(LOHAS, Life 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는 건강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생활에서 실천하는 삶의 방식을 뜻한다. 웰빙이 '잘 먹고 잘 살자'라면 로하스는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자'이다. 지구 환경을 해치지 않는 소비를 강조하는 로하스는 쓸모 있는 것들은 되살려 쓰면서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비판적으로 구매하는 심각한 소비자 될 것을 주문한다.인류는 지금 적정 수준을 넘어선 욕망으로 인해 재난과 생태계 파괴 등 여러 차원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일본 동북부 쓰나미와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이 전 세계에 전한 상황은 경악과 공포 자체였다. 이번 자연재앙은 우리 삶의 어떤 안정적인 요소도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하지만 자연재앙보다 더 큰 공포는 문명재앙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위기와 방사능 공포는 그 범위가 자연재앙의 수준을 넘어 일본 전국,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세대 욕망의 산물인 방사능은 원래 생태계와 양립이 불가능한 물질이다. 미량이라도 호흡과 먹이사슬을 통해 체내에 농축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으며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생태계에 회복불능의 영구적인 손상을 끼친다는 점에서 다른 환경 사고와 차원을 달리한다.우리나라는 원전 21기를 가동하면서 7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고 다른 여러 가지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 문제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 350만 마리가 참혹하게 살처분되어 땅속에 묻혔는데 전국 4,500곳이 넘는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로 인한 지하수와 식수 오염으로 이어지는 이차적인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일본의 대재난은 우리에게 예측 가능한 사태에 대한 체계적인 통제라는 매뉴얼에서 벗어나 인간의 예측을 넘는 상황을 상상할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일본은 가장 매뉴얼이 정밀한 사회지만 자연은 이 문명조차도 얼마나 허약한 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일본의 저술가 히로세 다카시는 지난 20년간 체르노빌 다음은 프랑스 아니면 일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가 출간한 '원자로 시한폭탄'에서는 "일본이 십년 후에도 존재해 있을까 묻는다면 나로서는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리는 일본의 대재난을 보면서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일본인들과 아픔을 함께하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해야 한다. 위기 후 매뉴얼 대처라는 문제의식과 관성적 사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는 21세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상상력까지 동시에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는 지속 가능한 문명의 수준에서 멈추어 서서 자연과 공존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웰빙을 넘어 로하스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신체적 건강과 동시에 공동체와 지구 환경까지 고려하면서 후세에 물려줄 친환경적 생산과 생활방식을 주장한다. 이제 우리는 지역의 생태계와 지구촌 환경에 대한 실천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은 생명의 존귀함과 상생의 지혜이지 죽음의 재가 아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선조로 기억될 것인가.일본 미야코시의 아네키치(姉吉) 지역 12가구의 주민은 이번 쓰나미에서 목숨을 건졌다. 100여년 전에 두 차례의 쓰나미로 주민 대부분이 사망한 이 지역은 당시 살아남은 사람들이 해발 60m 지점에 '여기보다 아래에는 집을 짓지 말라'는 비석을 세웠고 후손들은 이 경고에 따라 비석보다 높은 곳에 집을 지었다. 이번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자 주민들은 신속하게 집으로 대피했고 우리가 상상치 못한 거대 쓰나미는 비석 50m 아래에서 멈췄다./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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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25 23:02

[전북칼럼] 승자독식이 공정한 것인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던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되고, 과학비지니스벨트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정부가 당초 약속해왔던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 전라북도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문제로 인하여 경상남도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도민들의 걱정이 커져만 가고 있다.민주당 전북출신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4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LH공사 본사 이전의 합리적 결정과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촉구한 바 있으나, 청와대와 정부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이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갈등만을 부추기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최근 LH공사의 본사 이전을 결정할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이 결정되고, 민간위원이 위촉되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지 결정이 임박해 가고 있다. 전라북도로 이전할 한국토지공사와 경상남도로 이전할 대한주택공사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의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되어 2009년 10월 1일 출범하였다. 정부의 통합정책만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지난 정부에서 결정한 정책을 뒤흔들고 국민 간에 갈등만 부추기는 현 정부의 정책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국토해양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에 대한 국회 법안 심의시에 '본사 기능은 분산배치하되, 사장이 가지 않는 지역에 인원을 추가 배정한다는 원칙'을 밝혔으며, 2009년 11월 제1차 지방이전협의회를 개최하여 이 원칙을 재확인하며, 전북과 경남에 의견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전북은 정부의 원칙을 수용하고 분산배치안을 제출하였고, 경상남도는 정부의 원칙에 반발하고, 경상남도로의 일괄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 가져야 할 최적의 대안은 당초 제시했던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만에 하나 정부의 원칙을 따르고 순응했던 전라북도가 피해를 보고, 정부 원칙에 반발한 경상남도가 이익을 취한다면 이는 순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참여정부 시절 결정된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역을 골고루 발전시키는 지역균형발전인 만큼 이번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또한 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 하에서 논의가 되어야한다. 우리 헌법 제 123조 제 2항은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우리 전북은 경남과 비교할 때 여러 측면에서 낙후되어 있다.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4.5%로 경상남도 42.6%에 절반 수준이며, 지방세 수입 또한 전북은 경남의 3분의 1 수준이다. 누가 봐도 경상남도 보다는 전북에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의 필요성이 높다. 만에 하나 정부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경상남도에 일괄 배치한다면 이는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취지에도 맞지 않으며, 헌법정신에도 반한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경남도민 또한 최근에 동남권 신공항건설 백지화로 인하여 많은 상처를 입었다. 정부의 백지화 논리는 경제성이었고, 경남도민들은 지역발전과 당초 약속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반발하였다. 그런데 LH본사 이전문제에 대해서 경상남도가 취하는 일괄배치 주장은 앞뒤에 맞지도 않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한국토지공사는 참여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전북이전이 확정된 공기업이다. 그런데 아무런 대책없이 전북의 몫을 일방적으로 경남으로 가져가겠다는 주장은 옳지 못하다. 정부는 지금 전북과 경남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WIN-WIN 전략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LH본사 문제가 몇 년에 걸쳐 지역 간 갈등을 일으키고 지방자치단체를 사지로 몬 모든 책임은 청와대와 정부에 있다. 만에 하나 정부가 당초 천명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승자독식(Winer takes all)의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천명한 공정한 사회에도 역행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춘진 (국회의원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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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8 23:02

[전북칼럼] 세계 최고의 음식, 한식

세계에는 민족 만큼이나 다양한 음식이 존재한다. 생활환경이나 여건에 따라 식생활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극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인은 육류만으로 생활하고, 이와 반대로 채식만으로 살아가는 민족도 있다.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은 어떤 것일까? 인간은 소화기관을 비롯해 턱 구조, 치아 구조 등 모든 신체구조가 초식동물에 가깝다. 이를 근거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채소와 과일을 주식으로 먹었으며 현재의 인체구조도 채식에 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음식과 질병과의 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한 일본의 신야 히로미 박사는 채식 85%, 육식 15%가 이상적인 식사라고 강조한다.이러한 채식과 육식의 비율에 가장 근접한 음식이 한식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속에서 자란 약성 강한 농산물과 천혜의 바다 속에서 생산된 수산물이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음식이 한식이다. 그 중에서도 발효식품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이 빚은 천일염을 기반으로 자연 속에서 발효시켜 만든 최고의 건강식품이다. 장기간의 숙성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유산균까지 함유한 살아 있는 미생물체다.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활동성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한식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한식을, 영양을 고루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했다. 세계적인 건강잡지 '헬스(Health)'도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으로 선정했다.그런데도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정작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젓갈 등의 발효식품을 멀리하고 라면 빵 햄버거 등의 서구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고 있다.이런 음식은 우리 몸의 신체구조와 맞지 않아 계속 먹으면 몸을 망가뜨리고 병들게 한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드리워졌다. 예전에 비해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떨어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각종 생활습관병이 늘어나고 과체중과 비만이 심각해졌다.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3분의 1 이상이 과체중과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더 심각한 것은 젊은이들의 생식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50대 여성이 가임연령이었을 때 불임률은 5%도 되지 않았다. 현재 2,30대의 불임률은 20%에 가깝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임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젊은 부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몇 년 전 국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미있는 실험을 했다. 실험 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된장 고추장 김치 등 채식 중심의 한식을, 다른 그룹에는 햄버거 돈가스 피자 등 육류 중심의 양식을 먹이면서 생식기능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한식 그룹에서는 정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양식 그룹은 별 차이가 없었다. 성인병 예방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였다. 한식 그룹은 인슐린 분비량이 점점 줄어든 반면, 양식 그룹은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채식 중심의 발효식품이 생식기능과 성인병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임상실험 결과로 입증된 것이다.한식은 단지 우리 몸에만 적합한 신토불이 음식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웰빙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이다. 서양 각국에서도 사회문제로 대두된 비만과 성인병을 극복할 돌파구로 한식을 주목하고 있다.대한민국은 50년전 밀가루 옥수수가루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 2차대전이후 143개 신생독립국가 중 가장 못사는 나라였다. 그러나 이제 유일하게 대한민국은 잘사는 나라가 되었고 원조받은 국가에서 원조국가가 되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따라서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품격도 높여야 한다 . 한식 세계화야 말로 여기에 걸맞는 일이 아니겠는가.한식을 세계화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높이고 우리의 역사 문화 맛과 얼을 전세계에 알리는 일이고 세계인의 건강을 회복하고 증진시키는 길이다./ 정운천(한식재단 이사장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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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1 23:02

[전북칼럼] 전북의 희망 살리기

일본 지진 피해로 인하여 사람들의 관심이 재해주민 돕기와 방사능 물질에 의한 피해 수준에 몰려있다. 당장 우리의 생존 문제와 연관이 있으니 지대한 관심거리다. 하루빨리 해소되어 일본 국민은 물론 이웃나라인 우리와 중국 등에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방사능물질 오염 문제도 크지만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에 반대하는 전남과 광주지역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처하는 일도 큰일인 것 같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전남에 대해서는 서운한 마음이 든다. 전북사람들은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여러 고비마다 전남을 짝사랑해 온 것 같다.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홀대 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안공항 문제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건의문까지 전달하며 대놓고 반대해야만 했는지 하는 서운함과 아쉬움이 가득하다.반면에 우리 전북은 조용하다. 전북 양반들의 평상심일까? 전북사람들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변화에 대응하고 바꿔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조심하고 신중하여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된다. 조선시대에는 호남을 대표하는 지역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는데 산업화가 되면서 자신감을 잃어서일까? 이제는 자신감을 찾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나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먼저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자그마한 일을 성취하고 자신감을 회복하여 일취월장하곤 한다.전북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국가 재난사태에서 발 빠르게 대처하여 구제역 청정지역의 위상을 지켰다. 이런 일들이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발전되리라고 본다. 청정 전북의 이미지를 정착시켜 식품산업, 휴양과 의료 관광산업 등으로 발전시키면 될 것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격언처럼 차근차근 전략적인 자세로 추진해야 나가야 한다.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인이나 이주자에게도 내일처럼 챙기고 관심을 기울여 도와주려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둘째, 인물을 키워야 한다. 정치권을 비롯하여 분야별로 인재를 육성해 나가야 한다. 잘나가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키워주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조금 성장한 것 같으면 비판하고 끌어내리기 보다는 장점을 살려주고 지원해줘야 한다. 자기만 잘 되려하기 보다는 이끌어주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잘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시너지 효과를 얻어서 경제도 살아나고 위상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셋째, 독자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는 모든 현안사업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도 내고 호남이 아닌 타 지역과의 연합도 시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우리 몫을 찾아야 한다. 미국 위주의 시대에서 중국시장 위주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현실에서 지리적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제는 국익을 위해서도 새만금이 필요한 시점이니 새만금을 잘 활용하면 될 것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의 기반이 되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 이제는 전북 스스로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때이다.한비자는 인간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모두의 지혜를 모아 청정이미지를 잘 활용하면서 전북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잘 살려나가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전북으로 몰려드는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헬렌 켈러는 희망은 사람을 성공으로 인도하는 신앙이라 했다. 우리의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고대해본다./ 박충주 (전북농협 금융사업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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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04 23:02

[전북칼럼] 1g의 다이어트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S&P사는 세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15년이라고 밝혔다. 쇠퇴, 그리고 단명이라는 숙명에 맞서 영원한 기업으로 남는 비결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변신하는 능력에 있다.장수기업은 오래된 기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로 젊음을 유지하는 불로 기업을 의미한다. 긴 역사와 큰 기업일수록 가진 것을 잃을까 봐 변신을 두려워하고 혁신의 필요성에 둔감해지기 쉽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는 기업의 생명력을 순식간에 고갈시킨다.1892년에 설립되어 카메라 필름 시장을 호령했던 코닥은 뒤늦게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자존심이며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였던 GM은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2008년 금융위기로 벼랑 끝에 몰려 파산보호 신청을 해야만 했다.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였던 모토로라는 1990년대 후반 이동통신의 꿈으로 불리던 위성전화서비스 이리듐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불완전한 기술, 비싼 요금으로 1년도 안 돼 중단했다.반면에 설립 344년이 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독일의 머커사는 약국에서 제약, 화학회사로 탈바꿈해 현재 1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큰 위기 때마다 대변신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켜온 머커사의 현 CEO 칼 루드비히 클레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바꾸는 힘이 기업 발전의 원천이라고 했다.장수기업의 첫 번째 변신 전략은 정체성과 핵심역량을 시대의 요구에 맞춰 바꾸는 것이다. 1802년에 화약제조업체로 시작해 최초로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개발해 엄청난 성공을 이룬 듀폰은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섬유산업을 매각하고 종자회사인 파이오니어를 사들여 식량산업을 시작했다. 두산그룹은 1896년에 잡화상으로 시작해 100년간 소비재 산업에 주력했지만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글로벌 ISB기업으로 변모했다. 세계 각 지역에서 도시화가 가속될 것이며 여기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 사업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두 번째 전략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다각화 하는 것이다. 산업의 수명이 짧아질수록 한 우물 파기는 위험하다. 오랜 역사를 통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정로환으로 유명한 일본 타이코우약품은 정로환을 대표상품으로 유지하면서 새로 감염관리사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최근에 신규 사업이 약품사업의 이익을 앞질렀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달고 다시 젊어진 것이다.세 번째는 점진적인 혁신이다. 일본의 기린맥주는 최근에 맥주 깡통 무게를 15g에서 14g으로 줄였다. 단 1g의 다이어트다. 급등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흡수했다.사람들은 흔히 변화를 피하고 혁신을 외면하면서 지금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동학혁명 직후에 탄생한 예수병원 또한 113년의 역사 속에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외환위기 등 수많은 시련을 겪었고 모든 세대가 새로운 도전을 받았고 그것을 극복하며 학습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선교 병원, 호남최초의 근대병원으로 출발한 예수병원은 설립 이후 국내 최초의 한센병치료, 암등록사업, 재활치료, 농촌보건사업 등을 통해 시대 요구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면서 전통과 첨단 의술의 조화와 함께 지속적인 혁신으로 지역 거점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기업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는 경영자들의 공통된 관심사지만 전혀 다른 사업을 한다고 해서 저절로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은 수명이 없지만 사업과 시장은 수명이 있다. 기업은 언제나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이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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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28 23:02

[전북칼럼] 명품(名品) 새만금 만들기

지난 16일 국무총리실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aster Plan)을 심의·확정하였다. 1991년 첫 삽을 뜬 지 20년 만에 새만금사업의 최종 밑그림이 완성된 것이다.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은 지난해 1월 28일 확정 발표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실천계획'을 구체화 한 것으로, 향후 개발과정에서 지침서로 활용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종합개발계획은 새만금을 창조적 명품 녹색·수변도시로 조성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명품복합도시를 새만금의 성장엔진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여 년간 여러 번의 사업 중단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에 이르렀기에 전라북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감개가 무량함을 느낀다.새만금 사업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정부가 발표한 종합개발계획이 단순한 청사진이 아닌 실천력을 갖춘 계획서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새만금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기본구상에 비해 1조원 정도 증가한 22조 2천억원의 재원 확보는 가장 큰 과제이다. 새만금위원회는 향후 사업비 조달을 국비와 지방비, 개발 사업 시행자 지정을 통해 조달하거나, 특별회계를 설치해 조달해 나갈 것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발표된 실천계획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2020년 까지 매년 2조원 가까이 국비와 민간자본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연차별 예산확보 계획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20년 만에 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된 새만금은 경쟁 상대인 중국의 양산항이나 푸동지구 등에 크게 뒤쳐져 있어 사업 속도를 앞당기는 게 새로운 과제 중 하나이다.원활한 재원조달은 사업 추진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행 국가재정법 제38조 및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르면,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고 이중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하여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 대부분이 개별적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만 예산을 편성 집행할 수 있다. 새만금사업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해왔던 행정도시 건설사업처럼 사업 전체에 대하여 일괄해서 예타를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사업예산의 실효적인 확보가 담보되어야 한다. 각 세부 사업별로 예타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예산이 반영된다면, 각 사업의 예산확보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예산 확보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의 추진체계 문제이다. 필자는 지난 3월 2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국무총리를 상대로 현재 6개 부처가 참여하는 것으로 되어있는 추진체계를 일원화하여 가칭 새만금개발청의 신설을 요청한 바 있다. 현행 정부의 새만금추진체계는 총리실의 새만금추진기획단과 6개 정부 부처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사결정체계가 복잡하고, 책임성 있게 일이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지난 3월 16일 총리실이 "새만금 사업 추진체계의 일원화 문제를 검토한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향후 면밀한 검토를 통해 새만금사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조직체계가 디자인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최근 발생한 일본지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연재해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고 있는지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이 세계적인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예산확보와 추진체계 일원화 문제와 함께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겉만 번지르한 새만금이 아니라 속이 꽉 차고 안전성이 높은 튼튼한 새만금을 만들어야 한다. 어떠한 자연재해가 와도 견딜 수 있는 새만금이 되어야 한다.새만금 내부개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동안 겪었던 난관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의 희망, 세계 속의 명품 새만금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 길이를 자랑하는 새만금이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도 세계인이 인정하는 명품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할 때이다./ 김춘진(국회의원·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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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21 23:02

[전북칼럼] 구제역,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해 11월 29일 안동에서 처음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된 구제역은 우리 축산업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지금까지 전국 150여곳에서 발생해 소와 돼지 350만 마리가 살처분되었다. 또 12월 29일부터 발생한 AI로 인해 닭과 오리도 600만 수가 땅에 묻혔다. 이로 인한 농가의 직접 피해액만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 제한에 따른 지역경제의 침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적인 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가히 재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더욱 큰 문제는 이와같은 가축 전염병이 언제 또 발생할 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오늘날은 지구촌시대다. 하루에도 수만 명의 내외국인이 공항을 오가고 있고, 수백만 톤의 물량이 세계 곳곳을 넘나들고 있다. 어디서 어떤 전염병이 또다시 유입될 지 알 수 없다. 그런만큼 이번과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차제에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를 잃었을지언정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그래야 축산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이번에 확인된 것처럼 가축 전염병은 한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하루 24시간, 365일 빈틈없는 상시검역 시스템을 구축해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검역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농식품부 산하에 식품검역안전청을 설립해 현재 농산물품질관리원, 수의과학검역원, 식물검역원, 수산물품질관리원으로 분산되어 있는 4개기관을 통합해서 일관되고 체계적인 검역검사를 해야 한다. 국경에서 농장까지 농장에서 식탁까지 일원화된 일관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축산업등록제를 강화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축산업의 주체는 축산농가요, 전염병 예방 및 방역의 일차적 책임 또한 축산농가에 있다. 등록제를 강화해서 축산농가의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고 농장관리를 체계화하면 예방과 방역업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방역교육을 철저히하여 모든 조건을 등록제에 담아내야 한다. 그렇게 하여 등록조건에 맞춰 등록필증을 받지 못하면 보상및 행정지원 정책지원을 금지하는 것으로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해야 한다.전염병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초동방역이 중요하다. 초기에 제대로 방역하지 못하면 확산을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의 재앙 또한 초동방역의 미흡이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초동방역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전문 방역단을 육성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지자체 행정 중심의 방역시스템으로는 여러 모로 미흡하다. 군의 화생방 부대 내에 바이러스 긴급 방역단을 설치하여 발생시 관경과 합동으로 긴급 방역체계를 구축, 현장에 신속히 투입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매몰 중심의 사후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대규모 물량을 긴급히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살처분 가축의 매몰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노출된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침출수 발생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는 국민들에게 또다른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환경오염 대책이 포함된 신기술을 개발해 매몰처리를 대체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환경오염에 따른 이상기온 등으로 인해 앞으로 구제역이나 AI 같은 가축 전염병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만큼 차제에 범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번 재앙의 교훈을 되새기는 길이요, 우리 축산업이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언급한 내용들이 그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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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14 23:02

[전북칼럼] 농업·농촌 활성화 운동 재점화 - 김종운

오늘날 우리의 농업농촌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여건들은 어둡기만 하다. 잦은 기상이변과 구제역 확산,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 중동지역 민주화 운동 확산에 따른 원유가 상승 등 대내외적 여건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설상가상으로 40년간 지속되고 있는 농가인구 감소 및 농촌의 고령화 현상, 식량자급률 감소 등은 농촌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발표 자료인 '농업전망 2011'을 살펴보면 총 인구 대비 농가인구 비중은 1970년 44.7%, 2009년 6.4%, 2011년 6%(296만명)에서 2016년 5.3%, 2021년 4.6%(225만명) 수준으로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2021년에는 45.6% 수준으로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농도지역인 전라북도의 경우에도 농가인구가 2000년의 389천명에서 2005년 319천명, 2009년 286천명으로 감소세를 지속해오고 있다.아울러 쌀 소비량은 지난 1970년 이후, 현재에는 절반 수준까지 감소하여 2010년의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73kg으로 추정되며, 향후에는 그 감소 속도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2030년에는 47kg 수준까지 감소될 전망이다. 또한 과일과 채소류의 소비량은 현재 소비량의 80~90%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농업농촌은 농산물 생산이라는 경제적 효과 이외에도 환경보전, 홍수조절 및 자원 확보 등의 다원적 기능이 있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수십조 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경제학자 쿠즈네츠 교수도 농업농촌의 성장 없이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농촌이 해체되거나 공동화(空洞化) 된다면 그 부담은 비농업 부문으로 전가될 뿐만 아니라 환경난 등 삶의 질을 저해하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내 농업농촌 문제에 대해 국민모두가 심사숙고하여 지혜를 한 데 모아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주변국인 일본은 식량자급률 저하, 농업 생산량 축소, 농촌지역 활력 저하 등 농업농촌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 2010년 '新 식료농업농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계층의 동참을 촉구하는 '농업농촌 활성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농업농촌을 국민의 재산이며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으로 여김으로써 이와 관련된 문제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정하는 한편 농업활력 제고와 농촌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농산물 소비확대'와 '도농교류 확대'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민간주도의 대대적인 국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일본과 유사한 농업농촌 문제를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도 새로운 유형의 농촌 살리기 국민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 생산자, 기업인 및 행정기관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리더그룹간의 확고한 연대 축 마련이 중요하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쌀 중심의 균형잡힌 식생활 실천, 국내식품과 농축산물에 대한 이용 확대, 더 나아가 농업농촌 활성화를 위한 응원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지역부터 앞장서서 '농업농촌 활성화 운동'에 함께하기를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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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7 23:02

[전북칼럼] 호혜적 로열티

최근 인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분이 필자에게 이메일을 보낸 후 예수병원 계좌에 천만원을 입금했다. 이 메일은 '기쁜 마음으로 하나를 내려놓습니다'로 시작됐다. 이분은 26년 전인 1985년에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예수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았지만 너무 가난해서 병원비를 낼 수가 없었다. 그는 당시에 '아버지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꼭 이 은혜를 갚겠습니다.'라고 예수병원에 보낸 편지에 쓴 자신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은 우리사회의 인지상정이고, 그 당시는 모두가 어렵고 너무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필자는 오래 전에 받은 혜택을 마음에 간직하고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몇 갑절의 감동으로 되돌려 준 지극한 마음씨에 눈시울이 뜨거워 졌고 그 깊은 뜻이 가슴에 긴 여운으로 남았다. 만연한 개인주의와 삭막한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이 사연을 접하면서 기업과 고객의 서로 주고받는 충성도인 상호 '로열티(loyalty)'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소비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글로벌 정보화사회의 기업은 다양한 공중과 선의와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의 신지행 33훈에 '고객 서비스는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국민 모두 삼성하면 국민기업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마음속에 스며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활동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과정의 출발은 대화를 통한 공감이며 최종 목적지는 상호 호혜적 로열티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업이 고객에게 혜택을 줄 때 고객 로열티가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로열티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혜택을 주는 수직적 개념에서 수평적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제는 고객과 기업이 서로 돕는 관계 속의 수평적 로열티가 필요한 시대다. 이 로열티는 기업에 수직적 개념의 로열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경쟁력을 줄 것이다.대화와 공감은 상호 호혜적 로열티를 만드는 첫 단계다. 고객과 수평적 관계 속에서 진심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쳐야 상호 호혜적인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다. 기존의 매뉴얼에 의한 불특정 다수와 비인격적,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고객과 꾸준한 접촉을 통한 인격적, 수평적, 실시간 의사소통으로 고객과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들은 기업의 이벤트성 행사보다 직접적인 대화를 원한다. 대화를 통한 공감은 곧 기업이 고객에게 로열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대화가 이루어지면 기업은 자연스럽게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만 대화와 소통 없는 관계는 사상누각이나 다름이 없다. 기업이 고객에게 로열티를 보일 때 고객도 기업에 로열티를 보여줄 것이다.고객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고객과 같은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키사 창립자인 필 나이트는 육상선수의 체험을 살린 기능적 운동화로 사업의 기초를 다졌다. 기업은 고객의 입장에 서서 진심을 담아 대화하고 소통하며 공감해야 하고 자신의 기업문화가 고객과의 대화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의 주체는 사람이며 기업이나 브랜드 자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객들은 기업의 인격과 감성을 이해한 직원을 통해 그 인격과 감성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고객의 입장에서 진보된 수평적 개념의 호혜적 로열티를 실천해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신 그 분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필자 또한 세월을 뛰어 넘는 상호 호혜적 로열티를 통한 깊은 신뢰와 고객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노력에 대한 성찰을 다짐해 본다./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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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28 23:02

[전북칼럼] 고용구조의 선진화 과제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제는 성장하는데 실업률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03년 처음으로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을 경험한 우리는 최근 청년실업률 증가 등으로 인하여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젊은층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 2009년 사상 최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까지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은 과연 어떠한 산업이 고용을 창출하는데 용이한가 이다. 과거 우리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을 성장시켜왔다. 제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제조공정이 자동화 되어있는 요즘 제조업은 더 이상 고용을 창출 할 수 없는 산업이 되었다. 1970년대 10억 원의 부가가치를 산출하는 데 117명의 취업자가 필요했지만 1980년대 67명, 2000년대에는 27명으로 30년 사이에 4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이와 같은 통계는 1인당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산출량에 따른 고용창출 능력이 그만큼 축소되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반면 서비스업은 노동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고 기계나 장치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수요 확장이 새로운 고용창출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은 분야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산업별 취업자의 유입경로'를 보면 비취업자 즉 실업자로부터 가장 유입이 용이한 분야는 자영업을 제외하면, 그 다음이 사회서비스업(11.06%), 생산자서비스(10.60), 유통서비스업(9.87%) 등의 순으로 높았고, 건설업과 광공업 등은 실업자의 유입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통계는 우리가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특히 보건과 사회복지, 교육 등을 담당하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경우 일자리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 외부효과를 산출하는 분야이다. 국가의 사회복지수준 향상과 더불어 고용 없는 성장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안임에 분명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중 사회서비스 취업자 비중은 13.8%에 불과하여 OECD 평균 21.3%에 미치지 못하며, 스웨덴(32.5%), 영국(28%), 프랑스(26.8%)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다. 이는 국가가 사회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확대가 필요함을 설명해 준다.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청년실업 해소와 서민경제 회복을 주장하면서, 일자리 창출도 안 되고 서민경제에 직접적 도움도 안 되는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토목공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2011년도 우리의 복지재정 규모는 전체예산의 28%에 불과하다.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2만 불 달성시 사회복지비 지출에 전체 재정의 적게는 35%에서 많게는 55%까지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수준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사회복지분야에 정부 역할이 미흡하다는 점을 의미한다.현 정부 들어 아무리 국가재정을 투입해도 일자리 창출은 커녕 실업률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의 잘못된 진단과 해법의 오류 때문이라고 본다. 사회복지분야는 어떠한 분야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큰 분야이다. 국가가 사회복지비 지출 확대를 통해 육성하고 지원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복지수준 향상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성장 동력의 확충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수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 보다 먼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국가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에 대한 고용능력 확충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닌 '고용을 통한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고용구조 선진화와 이를 위한 국가재원 배분의 합리적 조정이 절실한 때이다./ 김춘진 (국회의원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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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21 23:02

[전북칼럼] 지역정서 극복, 마음의 문을 열자

지난번 칼럼에서 필자는 고질적인 지역장벽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석패율 제도를 제안했다. 여야 취약지역에 석패율 제도를 선택 적용, 영남과 호남에서 여야 국회의원이 함께 선출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지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이같은 석패율 제도도 하나의 시스템일 뿐이다. 지역장벽의 진정한 극복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지역정서의 치유가 병행되어야 한다. 호남과 영남, 특히 약자로 소외받아온 호남인들이 상처를 딛고 일어나 마음의 문을 열어야 소통과 화합이 이뤄질 수 있다.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오직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그 사실만 변하지 않을 뿐이다. 지역주의도 마찬가지다. 지난 30여년간 변함없이 이어졌다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주지하다시피 지역주의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하에서 시작되었다. 박정희 군사정권과, 그에 맞서 민주화에 모든 것을 헌신한 김대중 총재.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두 정치적 거목의 대립과 투쟁으로 인해 지역주의가 잉태되었고,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집권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통해 극에 달했다.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박정희와 전두환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민주화는 성취되어 독재와의 대립구도도 사라졌다.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으로 정권교체도 경험했다. 지역주의의 근간이 되었던 대립과 투쟁의 기반이 사라졌다. 그런데도 지역정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실체는 사라졌는데 그림자만 남아 도민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소통과 화합을 가로막고, 지역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세계 경제의 중심도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시대가 저물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대가 전개되고 있다.이에 발맞춰 우리나라에도 서해안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서해안의 배꼽인 새만금을 축으로 3만불, 4만불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도 전북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호재다. 그러나 지역주의에 묶여 이러한 기회를 놓친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경제는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와 교류한다. 온 세계가 시장이 되고 파트너가 된다. 무한경쟁이요, 글로벌시장이다. 그런 만큼 서해안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도민들이 먼저 지역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북발전을 위해서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가슴 속에 남아있는 응어리를 풀고 소통과 화합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것을 기반으로 민주화에 쏟았던 지혜와 역량을 경제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필자는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여야가 함께 가는 쌍발통시대를 주창한 필자에게 도민들은 18.2%라는 사상 최고의 지지율로 화답해 주셨다. 6~7%에 불과했던 그동안의 지지와 비교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제 겨우 불빛이 보였을 뿐이다. 내년에는 총선이 있고 대선도 있다. 도민들께서 왜 쌍발통이 필요한지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그런 만큼 다가오는 총선 전에 석패율 제도를 도입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도민들 또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지역장벽을 극복하고 서해안시대를 활짝 열게하는 것이야 말로 오늘의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의 소명이요, 전북의 시대정신이다./ 정운천(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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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14 23:02

[전북칼럼] 전북도의 핵심역량, 녹생성장

세계경제 통합과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방편으로 각 기업만이 소유한 고유가치인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핵심역량의 개념은 런던의 게리 하멜 교수와 미시간 대학의 프라할라드 교수에 의해 제창되었는데 이는 '어떤 기업이 다른 기업에 비해 경쟁우위를 갖게 해주는 우수한 경영자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경쟁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는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내부에 숨겨진 독자의 기능과 기술의 집합체라고 달리 표현할 수 있다.핵심역량은 과거 경쟁우위 전략과 다소 차이점을 가진다. 기업이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용 자원의 범위 내에서 목표를 조정하는 것이 과거의 경쟁우위 전략이다. 그러나 핵심역량 전략에서는 목표달성을 위하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자원과 목표의 전략적 적합성이 아닌 목적을 위한 자원의 최대 활용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핵심역량을 잘 활용해 성공한 기업들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카메라로 유명한 기업인 캐논(Cannon)은 광학기술, 정밀기계기술, 전자기술이라는 세 가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의학용 현미경 생산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반도체 생산설비까지 제작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또한 일본의 혼다(Honda)는 모터 싸이클 생산에서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연관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에도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우선 포스코의 경우 막대한 고정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첨단공법의 제철소 설립에서 시작하여 관련 사업으로 진출할 때, 동종 기업에 비해 시설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을 보유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갖출 수 있었다.전라북도는 민선 5기를 맞이하여 정부의 국가전략인 녹색성장에 부응하고, 도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 녹색성장 동북아의 거점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 및 '새만금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일련의 핵심 프로젝트를 수립 추진 중에 있다.우리 도가 지니고 있는 강한 의지와 청정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생태 관광자원의 개발 가능성, 무엇보다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녹색성장'을 '전라북도 성장동력의 핵심역량'으로 삼는다면 타 지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지칭되는 신사업 영역을 적극 개척하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녹색성장은 필수적인 요소이다.필자는 전라북도가 녹색성장의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우뚝서기 위해 우선 추진지원되어야 할 분야로 친환경 농업을 꼽고 싶다.최근 발표된 2011년 전북 농산방향을 보면, 전북도는 농산물 수급안정과 친환경 농업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시군 수계단위로 광역단위 자원순환형 단지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에 완주익산무주고창군산장수 등 6곳이 5년 연속 선정되었는데 이들 사업에 185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의 성장 동력원을 확보하는 계획에 전북도의 많은 관심과 자원이 집중되어 있어 참으로 감사하고 기대가 된다.전북농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전북도 행정과 협력하여 친환경농업 육성과 녹색관광산업 등 그린산업 성장발전에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더불어 전라북도의 경제주체 모두가 2011년 '녹색성장'을 핵심역량으로 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김종운 (농협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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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07 23:02

[전북칼럼] 나눔의 DNA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바다를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바닷가에서 살면서 어떻게 그 넓은 바다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은 점점 익숙해져서 이제는 무관심한 까닭이다. 매일처럼 보는 파도와 갈매기는 더 이상 흥미가 없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바다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다.우리도 바닷가 사람들처럼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서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들이 많다. 풍요가 넘치는 일상의 삶과 행복한 내일이 당연한 것일까? 하지만 우리에게 오늘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며 어제가 그냥 내일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오늘의 평범한 일상은 이전 세대의 성취와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나 또한 한 호흡으로 숨을 쉬는 공동체의 이웃들과 우리로서 한 몸을 이루고 있다.우리는 지구촌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한 의무,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한 배려에 대한 성찰과 나눔의 실천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나눔의 제도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경제 제도 중에서 총량적인 면에서 가장 신속하게 부의 생산과 축적을 가능케 한 제도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와 전통의 희생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일수록 공동체 유대와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치 않으며 사회적 약자는 고립된다. 세계화된 시장경제에서 소비는 증가하지만 갈등은 확대된다. 이제 경제적 성과가 사회 전반적인 삶의 개선으로 연결되는 제도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의 부차적 요소로 간주되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새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일찍이 로마의 귀족들은 전쟁에서 앞장서 싸움으로써 지위에 맞는 책무를 다했으며 부의 사회 환원을 명예로 여겼다. 세계 최고의 재벌인 동시에 최고의 자선가 록펠러는 74세에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해 기부를 통한 나눔의 영원한 아이콘이 됐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던 1969년, 예수병원 설대위 박사는 친구에게 "암으로 생의 마지막 몇 달을 투병하면서도 예수병원의 수술실 건축 비용을 담당해 모금에 앞장 선 플로리다주의 어느 장로를 잊을 수 없다"고 편지를 썼다. 1971년에 완공된 예수병원 건물의 건축을 위해 국경을 초월한 미국, 독일의 수십만명의 후원으로 그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꿈이 마침내 용머리 고개의 기적으로 실현된 것이다.우리는 예로부터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이 가족처럼 의지하며 살았다. 모내기철에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품을 교환하는 품앗이와 마을의 큰일을 위해 조직된 두레가 있었다. 어려운 이웃을 서로 돕는 마을의 약속, 향약도 있었다. 지금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나눔의 DNA가 남아 있다.시대와 나라는 달라도 이웃사랑의 배려와 나눔의 가치는 메마른 땅을 적셔주는 생명의 단비와 같아서 동일한 희망을 노래하게 하는 힘이 있다.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시가 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느 누구에게 뜨거운 가슴이었는가?우리가 사는 평범한 일상의 바다는 오늘도 장엄하게 일렁거린다. 그 파도 속에서 솟아오르는 경이로운 해돋이와 황홀한 금빛으로 물든 석양의 노을이 있다. 하루 하루가 감사이며 매일 매일 또한 감격이다./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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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31 23:02

[전북칼럼] 구제역사태 시급한 과제는?

구제역으로 인하여 온 나라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구제역 확산에 대한 우려로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구재역이 7개 시도에서 발생했고, 살 처분된 가축이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정부와 지자체가 백신투여와 방역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구제역의 확산 기세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가을 쌀 값 하락에 대한 농민들의 고통이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으로 우리 농민과 농촌의 고통이 가중 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2011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오는 6월 축산업법 개정을 통해 축산업 허가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즉 축사 50제곱미터 이상을 운영하려면, 차단방역시설과 환기시설 등을 의무화하고, 방역 등에 기본소양을 갖추어야만 하고, 축사 50제곱미터 이하의 경우에도 소정의 교육 이수를 의무화 하겠다는 것이다. 축산업허가제 도입을 통해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들에게만 축산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50여일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2002년 발생한 구제역을 성공적으로 퇴치하여 국제기구로부터 구제역 청정국으로 평가받던 우리나라에서 이명박 정권 들어 3번째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축산농가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정부의 국경방역과 초기대응의 실패로 인한 결과이다. 정부 스스로의 정책적 과오에 대한 반성은커녕 축산농가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내용의 축산업허가제 도입을 통해 농가에게 부담을 주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지금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충남까지 내려온 구제역이 더 이상 타 시도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일이다. 그리고 일평생 일군 생계기반을 상실한 축산농가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보호하고 지원해야 될 축산농가에게 오히려 짐을 지우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구제역이 아니더라도 우리 축산 농가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다. 한-미 FTA와 한-EU FTA 등으로 인하여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부분이 축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구제역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가 다시 재기하여 구제역 발생 전의 시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그동안 축산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왔던 농민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당분간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없는 것이다. 축사시설 현대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적게는 몇 천만 원에서 크게는 수억 원까지 대출을 받아 지어 놓은 축사는 당분간 소득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게 되어 축산농가를 더욱 막막하게 만들고 있다.이자는 쌓여가고 대출금 상환시기는 돌아오는데 축사에서 키우던 소를 다 살처분하여 대출금을 갚을 방법이 없다고 울먹이던 축산농의 절규를 정부당국만 듣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귀를 막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사태의 주무부처이며, 국내 축산업 발전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지금은 축산농가에게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제도를 도입할 시기가 아니다.더 이상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생계기반을 상실한 농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김춘진 의원은 부안 출신으로 부안중과 전주고경희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 17대 국회에 이어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고창부안)에서 재선됐으며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NGO모니터단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7년 연속(2004년~2010년) 선정되기도 했다./ 김춘진(국회의원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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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4 23:02

[전북칼럼] 30년 지역장벽 해법은 없는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필자는 한나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두 자리 숫자 지지율만 올리면, 성공이라는 지역장벽의 고질병을 앓고 있었다.필자는 당시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원 250명 중 한나라당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을 알리고자 '250대 0' 이라 쓴 카드를 만들어 방송연설과 토론회에서 도민들께 그 심각성을 호소했다. 이를 본 많은 도민들이 전북의 현실에 개탄했으며 많은 공감을 해 주셨다.호남과 영남 전체를 비교하면 지역갈등의 현주소를 더욱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현재 호남(전북전남광주)에서 한나라당 진출 분포를 보면, 국회의원 31:0, 지방의원 522:0 (비례 제외)으로 한나라당에는 단 하나의 의석도 없다.영남(대구경남경북)에서 민주당 역시 국회의원 37:0, 지방의원 754:20 (비례 제외)으로 전체 의원의 2.7%, 극소수 진출에 그친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나라가 또 있겠는가?한나라당 최고위원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역장벽을 깨는 일을 신념으로 하겠다는 것을 발표했고 가장 유용한 제도로 '석패율제'를 제안했다.석패율 제도는 현행 비례대표제처럼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에 따라 당선자를 정당별로 배분하되, 각 정당의 취약지역에 한해 석패율제도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임으로 지역구에 출마한 낙선자 중 석패율이 높은 순서대로 비례대표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석패율(%) = {(낙선 후보자의 득표수) / (당선자의 득표수)} * 100)비례대표 의석수 확대 등의 변화 없이 현재 54명의 비례대표 중 10명 정도로 시행한다면 호남과 영남서 각 5명씩 지역구에서 당선되어 정당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석패율제는 현 제도에 무리한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고 유권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가장 현실 가능한 민주적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넘어 선진국으로 가는 자랑스러운 나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연말이면 폭력이 난무하는 난장판 정치 상극의 연속이다. 그 중심에 지역주의가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상극의 정치를 넘어 화합과 소통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경제, 교육 등 꼴찌수준에 있는 전북으로서는 집권여당의 선거직 의원이 한 명도 없는 민주당 독식구조인 외발통을 쌍발통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전북의 어두운 경제교육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선거제도 개편은 그간 역대 정부들에서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필요성이 여러 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긴 논의를 마치고 실천해야하는 때이다.이에 필자는 당내에서 지역주의와 상극정치를 해소하기 위한 석패율제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이를 실행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2012년 총선 이전에 이러한 제도, 선거법이 바뀜으로써 여당과 야당, 호남과 영남이 함께 가는 쌍발통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고 난장판정치, 상극의 정치에서 화합과 소통의 정치 지형이 마련될 것이다.*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고창에서 태어나 남성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전남 해남에서 전업농부로 살았던 그는 갖은 고생끝에 참다래를 키워내 벤처농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렸다.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임명됐으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허용 합의에 따른 촛불시위가 번지면서 같은 해 8월 퇴진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전북지사 선거전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18.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대중 정치인의 가능성을 보였다./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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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7 23:02

[전북칼럼] 2011년을 희망의 전환점으로

새해를 밝히며 희망의 아침 해가 떠올랐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내고 2011년 신묘년 새해를 맞이했다. 필자는 한 해가 바뀌는 것에 어느 때 보다 그 의미를 진지하게 부여하고 싶다. 지금은 시대적 요청에 따른 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저절로 세상의 흐름이 변화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바꾸기 위한 계기와 함께 그 무게 만큼의 수고도 동반되어야 가능하다.기상학에서 처음 쓰였던 '나비 효과'라는 말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온다는 말이다. 아주 작은 양의 차이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 이론이다.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우리 각자의 생각과 행동은 마치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것과 같다. 바울 한 사람으로 인해 기독교가 전 세계에 퍼진 것처럼 한 사람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 바로 거기에서부터 위대한 역사가 이루어진다.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서 나비 효과는 더욱 강한 힘을 갖는다. 디지털과 매스컴 혁명으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면서 지구촌 한 구석의 미세한 변화가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역사적으로 창조적 소수는 과거라는 고정 관념의 상자 밖으로 나와서 변화된 미래를 꿈꾸며 희망의 내일을 만든 사람들이다. 시대의 부름에 따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영웅들이다. 그들이 오늘 우리에게 다시 다가와 2011년을 희망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한 이유를 단순하지만 분명하게 제시한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작별의 달콤한 슬픔을 뒤로하고 담대함으로 미지를 향해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세계화 속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변화를 위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창의와 열정, 비전을 향한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우리나라 최초의 의료선교 병원, 호남 최초의 근대병원을 설립한 예수병원 초대 원장 마티 잉골드는 새로운 땅에서 그녀의 전 생애라고 해야 할 28년 동안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꿈꾸며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 그녀의 꿈과 비전은 이 땅에 새 희망이 되었으며 그녀가 소망했던 인간 존엄성의 회복이 이루어졌다.그 아름다운 소망을 이어 받은 우리는 어제의 타성에서 벗어나 변화된 미래와 희망의 내일을 향한 새로운 각오를 가져야 한다. 우리 각자가 특별한 소명을 받은 사람임을 자각해야 한다. 내 자신을 변화의 시발점으로 삼아 삶의 현장을 변화시킨다면 이 또한 신명나는 것이다. 긍정의 강도와 희망의 무게만큼 변화의 파장도 커질 것이다. 새로운 신념을 가지고 가슴에서 우러나는 사랑의 수고와 정성을 담아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새 아침을 맞으며 온 누리에 퍼지는 따스한 아침 햇살처럼 더 낮은 겸손과 섬김의 자세로 더욱 분발해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국가, 국제사회에 이르기까지 빛과 소금의 역할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오래 전에 고귀한 이상을 마음에 품었던 창조적 소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우리가 세대와 지역과 국경을 뛰어 넘어 헌신과 사랑과 박애를 보여 주어야 한다. 새 날 아침, 2011년을 희망의 전환점으로 삼아 더 아름답게 빛나는 내일을 향해 꿈의 나래를 크게 펼치자.*권창영 예수병원장은 원광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예수병원 인턴으로 의사생활을 시작, 영국과 미국에서 연수를 마치고 예수병원 신경외과 과장과 진료부장을 역임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와 대한신경외과혈관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6월 예수병원 제21대 병원장에 취임했다./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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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03 23:02

[전북칼럼] 신묘년(辛卯年)을 기대하며…

2010년 경인년도 이제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최근 우리나라 역사에서 호랑이해에 국가적 재난이 유독 많았다. 100년 전 1910년에는 경술국치를 당해 일본에 나라를 뺐겼으며, 60년 전 1950년에는 625전쟁으로 남북의 산하가 산산히 찢겨 폐허가 됐었다. 그리고 금년은 천안함 피폭침몰과 연평도 폭격으로 남북간 긴장이 휴전 후 최고조에 달했다. 국내적으로는 4대강 사업과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여야간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진과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국회의원들의 몸싸움 장면을 '2010년 올해의 사진'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최근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싸우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싸우는 이유보다 싸운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왜 싸우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자세히 알기보다, 싸우는 사람 모두 나쁘다는 전형적인 양비론이 또다시 판치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누리꾼들이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 왔는데 정치 수준이나 국민의식은 아직도 후진국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니 국제 망신을 자초한 국회의원님들 좀 반성하셔", "몸싸움하시는 의원 나리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귀하신 몸들이 WSJ의 올해 사진으로 올랐으니깐요. 뿌듯하겠습니다." 라며 정치인들을 조롱하고 있다.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는 아무나 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통치자 마음대로 국회의원을 임명하다시피 했던 경험 때문인지, 심지어 힘센 사람들이 하는 것이 좋다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각자 서로 다른 것을,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요구를 절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는 소위 선진국들을 보면 오랜 기간에 걸쳐서 기술도 발전시키고 전통도 세워놓았다. '정치'는 만들어내는 것이다. 유권자인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줄때 '좋은 정치'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에 명기되어 있는 것처럼 '주권자인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정치를 지켜봐야한다.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 드라마 '대물' 마지막회에서 서혜림(고현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퇴임 후 고향 마을로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가 썩었다고 매일 싸움질만 하고 똑같다고 외면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들이 왜 싸우는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 속에서 어떤 것이 우리를 위하는 것인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제 한사람의 시민으로, 한 아이의 엄마로, 이웃 아줌마로 돌아가겠습니다. 정치인은 미워하더라도 정치는 버려서는 안됩니다. 정치를 사랑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있다.동해용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토끼의 간을 가져가지 위한 별주부의 유혹은 우리 세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별주부는 토끼에게 엄동설한의 추위, 배고픔, 덫, 사냥꾼, 사냥개 등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육지를 떠나 천여 칸의 집, 온갖 진귀한 보물, 천하에 없는 진미, 여색과 풍류로 태평성세인 수궁으로 가자고 꼬드긴다. 하지만 수궁에서 세속적 욕망을 실현하고자 한 토끼의 꿈은 결국 백일몽에 지나지 않았다. 토끼에게 허용된 현실적인 삶의 공간은 바다 속이 아니라 결국 육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다.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에는 모든 것이 잘 되길 기원해본다. 허황된 욕심을 부리다 자라에게 속아 동해 바닷 속에 끌려갔다 재치로 살아나온 토끼처럼 최근 답답한 우리의 현실을 풀어줄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래본다./ 송기도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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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7 23:02

[전북칼럼]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달려왔다. 졸음을 쫓기 위해 창문을 열기도 하고 때론 네비게이션의 경고음을 무시한 채 과속을 하기도 했다. 열심히 살아온 덕에 성과도 얻었고 만들어 놓은 것도 제법 된다. 이젠 내년 한 해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다. 연말이란 늘 정리와 계획이란 두 그림이 오버랩 되는, 반성과 희망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계지역이다. 바쁘게 살아서 얻은 것, 바쁘게 살다보니 놓친 것, 그것들이 한 주머니 안에 들어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슬로우>. 몇 해 전부터 부쩍 눈에 띄는 단어 중 하나이다. 패스트(fast)에 대응되는 용어로 슬로우 시티, 슬로우 푸드 등, 사회의 한 기류로 작용되기도 하고,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사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용어와 이같은 생각들이 나타난 배경에는 '속도감'에 중독되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20세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속도가 존중받는 시대였고, 속도에서의 승리는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었다. 따라서 과학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고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성장했다. 하지만 언제나 같은 속도로 혹은 더 빠르게 달릴 수만은 없는 법이다. 전력질주 후에는 호흡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듯 새로운 산업고갈, 소비침체가 가져온 경제위기는 쉼표를 의미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미국 대공황의 경우, 일반적으로 후버댐 등 국가중심의 대규모 사업을 통한 극복이라 알고 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바로 그 시대에 디자인산업이 생겨났다.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중시하던 때에는 좋은 성능과 싼 가격이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했다. 하지만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고 그런 새로운 소비형태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디자인산업이다. 대공황의 마무리는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우리 전북지역도 지난 한 해 지역을 가꾸거나 살리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뒤돌아보아 칭찬할 일도 있지만 자성해야할 일들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 여러 일들이 서두름에서 비롯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시인이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는 매일 60킬로 이상의 속도로 세상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본 것이 아니라 단지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라고. 그렇다, 우리는 속도에 매몰되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슬로우상품 최대 성공의 예인 제주 올레는 <관찰과 생각>의 길이다. <소통과 배려>의 길이다. 길이 있어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걷기 위해 길을 만드는, 참 대단하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틈으로써 마을과 마을이 소통하고, 그 길을 위해 나의 땅 한 자락을 내놓는 주민의 배려, 신뢰를 상징하는 낮은 담 너머로 그들의 살림살이를 짐작할 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제주, 찬찬히 생각하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제주는 길에 관한 여행의 완결편이다. 어떤 해외 관광학자는 올레를 보고 관광산업의 초선진화단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아마도 올레가 가지고 있는 왜곡되지 않은 관광의 순기능 가치에 대한 찬사일 것이라 본다.사람들은 왜 걷는 길을 택할까? 새로운 관광욕구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임을 감지해야 한다. 그저 건강을 위해 걷는 길은 흔하다. 만들기도 쉽다. 우리는 속전속결로 모방한다. 참으로 쉽게 길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그 길에서는 아무도 사유하지 않는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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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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