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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의 옥'도 처음엔 돌덩이였다

중국 초나라에 화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화씨가 옥돌 원석을 얻어 여왕에게 바쳤으나, 감정 결과 돌로 판정받자 여왕은 화씨를 월형에 처해 왼쪽 발꿈치를 잘랐다. 여왕이 죽고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다시 옥돌 원석을 바쳤다. 하지만 같은 판정이 내려졌고, 무왕 역시 화씨의 오른 발꿈치를 베게 했다.이번엔 문왕(文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그 옥돌을 품고 사흘간 피눈물을 흘렸다. 문왕이 그 이유를 묻자 화씨는 "보배구슬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올곧은 선비가 사기꾼이 되는 현실이 슬퍼 우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고 문왕은 옥돌 원석을 다듬게 하여 천하의 제왕들이 탐낸 보물을 얻게 된다.중국 고전 '한비자'에 나오는 '화씨지벽(和氏之璧)' 이야기다. 굳이 풀이하자면 '화씨의 옥'이다. 이 고사는 숨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 군주의 어리석음을 지적한 것이지만, 처음엔 하찮은 돌덩이처럼 보이더라도 정성을 다해 자르고 다듬고 갈면 으뜸가는 보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지난주 대학들이 일제히 입학식을 갖고 새 가족을 맞아들였다. 꾸밈없이 맑고 밝은 대학 새내기들의 표정이 정겹다. 캠퍼스를 누비는 새내기들을 보면서 이들이 진정 '화씨의 옥'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옥돌. 그러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숨은 인재들이 바로 대학 새내기들인 것이다.그런데 새내기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대학 입학이라는 성취에 만족해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즐기고 노는 것이 대학의 낭만인양 생각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으면 대학은 결코 한가하게 즐기며 노는 곳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고교 졸업생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에 대학생은 더 이상 특권의 대상이 아니라 무한경쟁 사회를 헤쳐 나가야 할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다 아는 얘기지만 대학생활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글로벌 리더도 되고 인생의 낙오자도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 새내기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인생의 목표, 즉 꿈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야할 곳을 모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는 것처럼 인생에 꿈이 없으면 자아실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꿈을 분명하게 시각화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때 비로소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그러기 위해 신입생들은 대학이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대학마다 학생들의 경쟁력 제고와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만 해도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지도교수를 배정하여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고민은 물론, 진로와 취업 문제까지 상담할 있는 '평생지도교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년에 따라 꼭 필요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하여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총장 추천서까지 받을 수 있는 '큰사람 프로젝트'는 정부가 인정한 우수 취업지원프로그램이다. 해외연수 경비와 항공료까지 대학이 지원해주는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방학 중 해외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인기다.3월 한 달 이러한 것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학생활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보라. 그리고 4년 동안 이 모든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 지금부터 고교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치열하게 자신을 갈고 닦길 바란다. 'No sweat, no sweet.' 땀이 없으면 달콤한 결실도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노력한다면 신입생들은 4년 후 지금과는 전혀 새로운 인재, 모든 기업이 탐내는 '화씨의 옥'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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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05 23:02

네거티브 선거 전쟁

네거티브 선거가 심상치 않다.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단골메뉴이기는 하지만 민주통합당 당내 경선을 앞두고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우리 지역에도 판을 치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군산에서 특정 후보를 음해하는 유인물이 살포되었다가 범인이 붙잡혔고, 전주완산을 지역에서 모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이 문자메시지로 대량으로 유포되었다고 한다. 문제가 되어 언론에 보도된 것만 이 정도지 실제론 근거도 없이 특정 후보를 비방하고 음해하는 수없이 많은 유언비어와 흑색선전들이 입과 입을 통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사실 특정 인물의 과거, 경력, 됨됨이 등에 집중하고 있는 네거티브 선거와 인물검증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하면 인물검증이요, 남이 하면 네거티브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선거운동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하여 내가 앞서가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앞서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 낚아채는 방식이다. 전자를 포지티브, 후자를 네거티브 선거운동이라고 한다. 선거를 해본 사람이면 포지티브보다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훨씬 쉽고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는 상대 후보를 불리한 입장에 빠뜨리거나 유권자들이 상대 후보에 대한 불만과 불신의 감정을 갖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그런데 네거티브는 공격은 쉽고 방어가 어려운 게 특징이다. 공격자는 불만 질러놓으면 그만이다. 반면에 공격당한 사람은 스스로 진실 증명을 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다바쳐야만 하며, 진실을 동원한 반증이나 반박이 신통치 않으면 대중들은 그것을 사실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간 고약한 게 아니다. 우리 기억에도 생생하지만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선거 초반 나경원 후보 측은 하루 평균 3건씩의 보도 자료를 통해 박원순 후보를 연달아 두들겨 패대 기선을 제압하였다. '박원순은 론스타 스폰서 진실을 밝혀라', '6개월 방위 혜택 박원순 후보 장군의 아들인가', '빚 4억 강남 60평사는 박원순 서울살림 제대로 할까', '병적위조도 모자라 이번엔 학적위조까지' 등의 네거티브 공격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한나라당 측은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는 정당한 과정이지 네거티브 공세는 아니다"라고 주장하였지만, 박원순 후보 측의 '나경원 후보 1억 피부 관리설'이라는 메가톤급 한방의 역공에 모든 것이 역전되고 말았다.네거티브 선거가 항상 효과를 보는 것만은 아니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잘못했을 경우에 오히려 역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실제 196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에드먼드 팻 브라운(민주당)은 로널드 레이건(공화당)의 도전을 받자 브라운은 한 정치 광고에서 어린이에게 "넌 누가 에이브러햄 링컨을 쐈는지 알지?"라고 농담을 건넨다. 링컨이 배우 출신에게 암살당했다는 사실과 레이건이 배우였다는 점을 빗댄 것이다. 하지만 이 광고 때문에 브라운은 비열한 사람으로 낙인찍혀 결국 레이건이 이기고 만다.(데이비드 마크, 네거티브 전쟁).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네거티브 선거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격으로 인해 얻는 이점이 불이익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유권자들은 포지티브 선거운동보다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권자들은 공격적 내용에 더 많이 주목하고, 더 정확히, 그리고 더 오랫동안 그 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이다.물론 네거티브 선거가 오히려 선거관심도를 높여 투표율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지만, 네거티브 선거는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혐오감과 냉소주의, 무관심을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투표 참여율을 떨어뜨릴 위험성이 크다 하겠다. 결국 언론의 끈질긴 진실 검증노력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만이 네거티브 선거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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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27 23:02

나무의 지혜

나무는 봄이 되면 새 잎이 돋아나고 여름에는 무성하게 자라서 녹음을 이루고 있다가 가을에는 월동 준비를 한다. 겨울이 오면 탄소동화 작용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 나뭇잎을 떨어뜨려 최소한의 식구들만을 거느리고 내년 봄을 준비하는 것이다.몇 년 전 대학에 재직시 이 지역의 어느 군(郡)에서 침엽이 달린 가이쓰카 향나무 가지를 보내면서 혹시 이것이 가이쓰카 향나무와는 다른 변종이 아닌지 알려달라는 내용을 공문과 함께 보내온 적이 있었다.이것은 기존의 가이쓰카향나무와 다른 것이 아니었고 전년도에 전지를 하였던 바 이 나무는 평상시에는 인엽(비늘잎)을 달고 있지만 외부의 공격이 있을 경우 다음부터는 함부로 공격하지 말라는 방어태세로 침형이 돋아난 것이다(나를 건드리면 이 침으로 찔러버릴 것이다라고 하는 일종의 엄포이리라). 아까시 나무의 경우 어린나무는 가시가 많이 달렸지만 큰 나무의 경우 가시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아마 어린나무는 외부의 공격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기를 방어하는 수단으로서 가시가 많이 필요하지만 큰 나무는 외부에서 함부로 공격하기가 쉽지 않으니 가시가 많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되니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나무와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나무의 지혜로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것 중의 하나는 우리 인간이나 동식물 모두가 종족보존 본능이 아주 강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종족보존의 차원만이 아니라 우수한 후손을 남기기 위하여 나무는 무한한 노력을 한다. 인간은 근친결혼을 하면 좋지 않은 후손이 태어나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설탕단풍나무나 노르웨이단풍나무는 동계교배(인간으로 말하면 근친결혼)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즉, 이 나무들은 자가수분을 하면 형질이 좋지 않은 후손이 생기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하여 같은 나무에서 암꽃과 숫꽃의 성숙시기가 다르다. 따라서 같은 나무의 암꽃과 숫꽃의 수정이 불가능하며 다른 나무와 수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 이것은 동계교배를 피하고 다른 나무와 수정하여 우량형질을 가진 훌륭한 후손을 만들자는 것이다. 나무가 얼마나 훌륭하고 과학적인 지혜를 가졌는가? 놀라울 따름이다. 나무의 나이가 같고 생태적환경적인 조건 모두가 동일한데 어떻게 암꽃과 숫꽃 자신이 꽃피는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일까? 이 과학적인 원리의 해답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또한, 소나무, 가문비나무, 전나무 등은 대부분 암꽃이 나무의 위쪽에 달리고 화분(花粉, 꽃가루, 동물로 보면 정충)에 해당하는 숫꽃은 나무의 밑부분에 달려서 같은 나무끼리 수정(동계교배)을 억제하고 있다. 바람에 의해서만 수정이 가능한 이들은 화분이 아래로 내려가 다른 나무와의 수정은 쉽지만 위로 올라가서 같은 나무와의 수정은 어렵게 되어 동계교배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흔히 은행나무는 마주보아야 은행이 열린다고 말한다. 이말의 뜻은 암나무와 숫나무 사이에서의 숫나무의 화분이 암나무의 암술 머리에 닿을 수 있는, 즉 비산 거리내에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은행나무의 화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보면 크기는 20~30마이크로미터(1mm의 30분의 1정도) 내외에 불과하며, 모양은 럭비공과 비슷하다. 왜 다른 나무 화분과 달리 럭비공 모양일까? 은행나무는 자웅이주인 바 숫나무에서 암나무까지 이동하여야만 수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고 이동을 쉽게 함으로써 은행나무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생각된다.나무들은 이렇게 사려 깊은 통찰력과 미래를 준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를 포함한 우리 인간들은 과연 나무와 같은 사려 깊은 통찰력과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지혜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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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20 23:02

만성위장병(慢性胃腸病)

국가기관기업 등 조직이나 우리의 신체는 수많은 병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최근 물의가 된 모 정당의 돈봉투 사건도 병(病)으로부터 불거진 것이고, 우리가 앓는 많은 종류의 질병 또한 대부분 작은 병이 쌓이고 쌓여 큰 병이 된 경우가 많다. 사회적 병폐든 우리 신체의 질병이든 모두 초기 증상을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큰 코' 다친 것들이다.위장병을 예로 들어보자. 만성위장병은 말 그대로 위장병이 오래되었다는 말이다. 위장에 처음 나타난 증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았다거나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었을 경우 고질적 병으로 이행되어서 만성위장병에 이르는 것이다. 만성위장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자주 체함, 더부룩함, 속 쓰림, 신물이 남, 답답함 등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체했는데 급한 증상만 호전되었지 완벽하게 위장기능이 회복되지 않고 오래 지속이 된다면 다음에 체 했을 경우 치료는 더욱 어려워지고 힘들게 되는 것이다. 만성위장병은 한방에서는 담적증(痰積症)이라고 하는데 담(痰)이란 몸에 해로운 물질, 독소라든지 노폐물 같은 것들이 쌓여서 생기는 것을 말함이고 적(積)은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담적증이란 몸에 해로운 물질들과 위점막의 경결(硬結)등이 정상적인 위장기능을 방해하는 것이다. 위내시경을 하여도 이상은 없는데 본인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도 위점막의 경결은 내시경도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만성위장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위장기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신기능(만성두통, 무력증, 만성 피로 등)에도 영향을 주기에 되도록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양방에서는 신경성위염이나 신경성위장질환이라고 해서 신경 쓰지 말고 맘 편하게 지내라고 하는데 이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 도 있는 것이다. 물론 쉬는 것도 도움은 되지만 직접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소한 일인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일이 점점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사상체질로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그중에 소음인인 경우가 다른 체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하므로 특히 소음인인 경우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하며 음식물을 섭취할 때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더 큰 화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있어서 먹거리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에 먹거리는 생체활동을 돕는 일뿐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런 일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인 위장이 탈이 나면 위장기능의 저하뿐 아니라 인체의 전반적인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위장병뿐 아니라 모든 만성질환들이 초기증상에서 치료에 실패하였거나 증상이 오래 경과되어서 심화된 결과이기에 더욱 더 치료에 신경을 써야 되는 것이다. 만성위장병의 경우 소식을 하고 식사시간을 정확히 지킨다든가 의사의 정확한 진단 및 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만성위장병'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치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는 '관계'라는 단어 아래 '허물'이 정당화돼왔다. 이런 지적이 많았지만 고비를 넘기면 그만인 경우가 숱했다. 그 결정체가 또다시 당대표 선거 돈봉투 살포사건, 국회의장 중도하차, 청와대 전 정무수석 사표 및 검찰 출석(15일)으로 나타나고 있다.모든 만성질환은 전신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국가를 살릴 의지가 있다면 '만성질환'이 일어나기 전에 부정부패의 싹을 잘라야 한다. 만성질환은 급성질환에 비해 심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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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13 23:02

기성회비와 국립대 경쟁력

국공립대학들의 기성회비가 아무런 법률적 근거가 없는 만큼 학생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부 훈령에 따라 1963년부터 49년간 기성회비를 받아온 국공립대학으로선 여간 당혹스러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학생 단체는 곧바로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 운동을 대규모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성회 회계와 국고의 통합 운영을 골자로 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논의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들은 국공립대학이 부정과 편법의 온상인양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내며 기성회비에 메스를 가해야 한다는 식이다.섣부른 판단은 경계해야겠지만 기성회비 반환청구 소송이 지난 10년간 거둔 기성회비를 모두 반환하라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공립대 등록금의 85%를 차지하는 기성회비를 아무런 대책도 없이 부정하는 것은 아예 대학 문을 닫으란 의미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도 이번 판결이 가져올 후폭풍을 의식해서인지 기성회비 반환 책임은 대학이 아니라 기성회 측에 있다는 설명 자료를 급히 배포했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설명 자료를 배포하면서까지 대학의 반환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고는 하지만 기성회비에 대한 대대적 손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다면 국공립대학들의 기성회비 징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애초 국가가 부담해야할 국공립대학의 재정을 기성회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떠넘긴 원죄가 정부에 있으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결자해지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국공립대학의 재정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마당에 국공립대학은 물론 전체 대학들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국 국공립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이 협의회는 지난 2일 총회를 열고 정부가 연간 국립대학에 8000억 원을 투입하면 기성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은 물론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고, 거의 모든 국공립대학이 지역에 있기 때문에 지역의 경쟁력까지 키울 수 있어 국가 균형발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실 그동안 국공립대학들이 매년 기성회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단적인 예로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예산 가운데 40개 국립대 재정 지원에 투입된 돈은 3조 7000억 원으로 미국 하버드대의 1년 예산 4조 2000억 원보다도 5000억 원이나 적었다. 우리 정부가 국내 총생산 대비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0%)의 절반 수준(0.6%)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정부 지원이 얼마나 부족한지 확연히 보여준다.그래서 교육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고등교육 예산을 2배 가까이 늘려 OECD 국가들과 그 수준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고등교육 예산을 일시에 5~6조 원 이상을 확충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 1조7500억 원의 '국가 장학금' 재원 마련에서 보여주었듯이 국공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과 기성회비 문제 해결에 소요되는 8000억 원 정도의 예산 확충은 정부가 의지만 가지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다. '반값 등록금' 논의가 종결되기도 전에 기성회비 문제마저 불거졌으니 이틈에 학생들의 부담도 확실히 줄이고, 국공립대학의 경쟁력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지역 균형발전까지 이끌어낼 수 있도록 재정 지원 확대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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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06 23:02

선거여론조사 제대로 해라

선거 때만 되면 언론사들이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들쭉날쭉 제각기 달라 유권자들을 참으로 헷갈리게 만들곤 한다. 특히 유선전화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화조사가 계속 틀리고 있는데, 무엇보다 표본의 대표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점이 큰 문제이다. 여론조사는 모집단의 성격을 꼭 닮은 표본을 확보하느냐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우리가 병원에서 불과 몇 방울의 피와 소변의 표본을 통해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 또는 전라북도 유권자의 성격을 꼭 닮은 소량의 표본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전체 유권자의 투표행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집단을 꼭 닮은 대표표본을 확보하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왜 그럴까?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무선전화만을 보유하는 가정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는 가정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에 유선전화번호부에 이름을 올리는 등재 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표본으로 선정된 사람들의 재택율이 낮아 이들을 유선전화로 접촉하기가 여간 어렵다. 특히 20대 연령층을 접촉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러다 보니 유선전화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여론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게 된다. 선거여론조사의 생명은 정확성이다. 조사의 정확성에 자신이 없으면 언론은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4월 총선을 앞두고 도내 언론사들은 조사원의 생목소리 대신에 기계음을 이용하는 유선전화 자동응답 여론조사(ARS Survey)를 앞 다퉈 실시하고 그 결과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ARS조사는 오직 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이 참여하기 때문에 표본의 대표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ARS조사에서는 인지도가 높고, 열성 지지자가 많은 후보자들의 지지도가 실제보다 높게 나오게 되어있다. 아무리 연령대별 인구비율에 맞춰 수만 명을 조사한다 하더라도 조사가 정확할 리 없다.어떤 ARS조사는 전화번호임의추출법(RDD, Random Digit Dialing)을 사용했노라고 자랑한다. RDD는 새로운 조사방법이 아니라 이미 수십 년 전 부터 사용해온 하나의 표본추출방식에 불과하다. 이는 전화번호부에 등재되지 않은 유선전화가입자들을 포함시키기 위해 국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4자리수를 컴퓨터를 통해 추출하거나 아니면 마지막 자리 수에 일정 숫자를 더하는 방식이다. RDD를 사용하면 전화번호부에 등재되지 않은 유선전화가입자가 표본으로 선정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줄 수는 있지만 ARS조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 본디 ARS조사는 선거에서 적은 비용을 가지고 여론조사를 가장하여 후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후보 홍보수단(Push Poll)이다. ARS조사는 조사원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여론조사보다 가격이 10배 이상 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사의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해석하는 데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ARS조사결과를 통해 여론의 대략적인 윤곽을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가지고서 선거결과를 예측한다거나, 정당의 후보자 경선에서 활용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선거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유선전화조사와 모바일 전화조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유선전화조사라도 제대로 하면 된다. 분명히 말하지만 여론조사는 돈과 공을 들인 만큼 정확해진다.지역 언론사가 재정적으로 열악하다고 해서 ARS같은 싸구려 선거여론조사를 실시해서는 안 되며, 설사 여론조사기관이 공짜로 준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만을 알리고 진실 밝히기가 생명인 언론이 엉터리 선거여론조사를 보도하는 것은 진실 된 여론을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권혁남 교수는 한국언론학회장, 한국언론정보학회장, 전국사회대학장협의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라북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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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30 23:02

이 세상에 잡초나 잡목은 없다

우리 인간은 식물의 도움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고마운 식물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주저 없이 잡초나 잡목이라고 부른다. 유행가 가사에서부터 국어사전에 까지 설명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세상에 잡초나 잡목은 단 하나도 없다.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은 자기 고유한 2개의 이름이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식물은 어느 한정된 지역 내에서 통용될 수 있는 향명과 전 세계 혼동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라틴어로 된 학명을 가지고 있다.'잡'이란 접두어는 순수하지 않거나 막 된 것을 뜻하는 것으로 대체로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자기 고유의 이름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풀이나 나무를 잡초나 잡목이라고 부르는 것은 식물을 모독하는 일이 될 것이다.필자가 몇 년 전에 모 지방자치단체의 도립공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을 당시, 산중턱에 있는 사찰까지 도로를 개설, 포장한다는 계획을 상정시킨바 있었다.상식적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아 도로를 개설하는데 있어 몇 종의 수종과 몇 본의 나무가 벌채 되는지 물었더니, 담당 공무원은 잡목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별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인공조림목이 아니고 자생 된 나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그저 잡목들이기 때문에 구태여 따질 필요도 없다는 태도였다.그 공무원은 자생된 나무보다 인공 조림한 나무들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았고, 생태적인 중요성을 간과하는 듯하였다. 오히려 인공 조림한 나무보다 자생한 나무들이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 생태적으로 그 지역에 알맞기 때문에 자생 된 것이다.결국은 필자와의 논란 끝에 그 계획은 부결된 기억이 난다.우리나라의 국어사전에 잡초는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대수롭지 않은 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필자가 보기에는 이러한 정의에도 다소의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저절로 나서 자란다는 것은 우리인간의 관점에서 보여 지는 것이고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종족보존을 위하여 수많은 경쟁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서 하나의 식물체가 탄생하는 것 일진데 너무 쉽게 해석하는 것이 아닌가?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호칭에 대하여 신경을 많이 쓴다. 예를 들면 이름을 모르는 청년에게는 '총각' 또는 '젊은이'로 부른다거나 젊은 여자에게는 '처녀' 또는 '아가씨', 나이가 든 분들께는 '어르신'등으로 부른다.전직의 직함에 따라서 퇴임한 후에도 과장님, 국장님, 군수님, 학장님 등의 존칭을 붙여 호칭하기도 한다. 이것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배려하는 일 일 것이다.그런데 식물에게는 이러한 배려가 없다. 이름을 모르는 풀이나 나무에게 '잡초'나 '잡목'이라 부르지 않고 무엇이라 불러야 되는지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다.이름 모르는 한 해살이 풀은 '일년생 초본', 여러 해살이 풀은 '다년생 초본'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의 경우, 성장 하였을 때 수간(줄기)과 수관(줄기의 윗부분)이 뚜렷하지 않고 키가 6m이하인 나무는 '관목', 6m이상의 나무에는 '큰키나무(괴목)'라고 부를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사철나무처럼 상시 푸른 키 작은 나무는 '늘 푸른 관목'(상록관목), 소나무처럼 항상 푸르고 키가 큰 나무는 '늘 푸른 큰 나무(상록괴목)이라 부르며, 밤나무처럼 낙엽이 지는 키 큰 나무에는 '낙엽 지는 큰 나무(낙엽괴목)'등으로 칭할 수 있다. 따라서 이름 모르는 어떤 나무나 풀에도 '잡목'이나 '잡초' 대신에 그들을 배려 할 수 있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우리는 '잡초'나 '잡목' 등의 호칭에 대하여 보다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계환 회장은 전북대 농과대학 학장, 전북대 새만금종합개발사업단 단장, 전북대 기획연구처장, 과학기술자문단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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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16 23:02

희망과 행복의 차이

희망이 미래지향적이며인생의 안내자라면행복은 현재진행형이며철저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여러 조건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 명예, 권력이 성공한 삶의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동경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만의 철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잘 될 수 있다는 희망,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 내가 꼭 이루고 말겠다고 하는 희망을 항상 품고 있다.희망은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희망은 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말이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는 원천이다. 희망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좀 더 발전하고 자신의 참 자아를 완성하게 해준다.희망이 없다면 삶의 존재 가치가 없다. 삶의 이유를 잃게 되는 것이며, 삶이 허무하게 느껴져 패배자로서의 자괴감마저 느껴지게 된다. 그래서 희망은 인생의 꽃이요, 인생의 지침서요, 인생의 안내자이다. 희망은 내가 가야할 길을 인도하며, 후회 없이 살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반려자이다. 인간이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래서 앞으로의 상황 또한 변화시키는 원천인 것이다.이러한 희망이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 생각한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거쳐 미래의 나를 바라보게 하는 확실한 지침서가 되기 때문이다. 지나온 희망적인 삶의 흔적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면, 미래의 나를 만드는 것은 희망을 품은 현재의 나이다. 희망은 끊임없이 자아를 돌아보고, 자신의 역량을 연마하게 하는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나는 지금 행복한가? 우리는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내가 처해있는 모든 상황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속해있는 가정, 내가 근무하는 직장, 나와 관계된 모든 만남, 여러 가지 속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바로 행복이다.희망이 미래지향적이라면 행복은 현재진행형이며, 개인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행복은 현재 자기 자신이 어떤 가치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바른 가치판단을 위해 철저한 자기성찰이 전제 되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가? 나의 존재가치는 어느 정도 되는가? 라는 깊은 자기 성찰이 있어야만 한다. 부, 명예, 권력 등의 가치만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행복의 전제조건인 진정한 자아성찰이 결여된 결과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세계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방글라데시 국민이다. 그런데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다. 세계의 정치, 경제 대국인 미국도 아니고, 국민 소득 1위를 달리는 스위스도 아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제일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행복이란 자기만족이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는 만족이 지금 충분하다는 기분이 행복인 것이다. 따라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기 성찰 뿐 아니라 욕심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욕심도 필요하다.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욕심도 필요하지만 욕심은 순작용보다 역작용이 더 많기에 경계를 해야만 한다. 철저한 자기성찰과 욕심을 버리는 마음가짐이 바로 행복의 전제조건이다.행복이라는 현재의 상태를 앞으로도 계속 영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찬 미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임진년 용의 해에도 행복하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오경태 원장은 전주고, 원광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했다. 대한 한의사협회 총무이사와 홍보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우석대 의료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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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9 23:02

변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은 동양에서는 'crisis'를 위험과 기회를 의미하는 '위기(危機)'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위기상황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예기치 않은 실패나 고난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라는 '이환위리(以患爲利)'의 의미도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필자는 위기가 곧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경험으로 직접 체득한 바 있다. 우리 전북대도 각종 사건에 연루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때가 있었다. 위기에 처한 대학을 살리기 위하여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다른 대학이 시도하지 못한 많은 변화를 시도하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와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한 결과 연구 경쟁력이 두세 배 이상 높아졌으며,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인증도 받았다. 전북대는 이제 각종 평가에서 서울의 최상위권 대학들과 경쟁하는 수준에 이르러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그럼에도 필자는 대학 구성원들에게 그간의 성과에 만족하는 것은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으니 변화의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해도 그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하게 되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사례를 많이 목격해왔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사례가 모토로라이다. 무선통신 분야 세계 1위 기업이었던 모토로라는 1990년대 중반 스타택(StarTAC)을 개발하여 휴대전화기의 혁신을 일으켰지만 디지털 기술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무선통신 시장을 외면하고 아날로그 기술에 기반을 둔 스타택의 성과에 안주했다. 그 결과 50%에 육박하던 점유율이 불과 4년 만에 17%로 추락했고,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룬 2011년 1분기에는 2%대로 떨어져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반면에 변화를 통해 도약을 이룬 사례도 있다. 1980년대 세계 PC시장을 주도했던 IBM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들고 나온 델에게 시장 1위 자리를 내주며 1993년 최악의 경영난을 겪었다. 하지만 루이스 거스너가 CEO가 되면서 고객의 요구를 분석하고 기업 개선에 착수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결과 세계 최대의 IT 서비스 및 컨설팅 회사로 재탄생했다.모토로라와 IBM의 가장 큰 차이는 변화에 대한 수용 태도이다. 변화에 둔감하느냐, 아니면 변화에 민감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 달라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짐 콜린스 전 스탠포드대학 교수도 그 어떤 위대한 기업도 일시적 성공에 자만하는 순간 몰락의 길로 접어든다고 지적했다. 콜린스의 분석이 모든 기업의 흥망성쇠에 반드시 적용되는 법칙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살아남은 기업들은 대부분 끊임없이 혁신을 위해 노력한 기업들임이 분명하다.이러한 상황이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대학들도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種)은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다"라고 한 찰스 다윈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어제의 첨단 지식과 기술이 오늘은 진부한 것이 되어버리는 현대사회에서 변하지 않고서는 결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변화는 곧 생존이다. 전북이 우리나라의 발전을 견인하는 변화의 중심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변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임진년 새 아침,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듯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서거석 총장은 전북대 법과대학 학장, 전주경실련 공동대표, 전국 국공립대 총장협의회 의장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정부 새만금위원회 위원, 전북발전협의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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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2 23:02

지역 가중치

수도권과 지역간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소득격차는 물론이고 인구도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수도권으로부터 먼 지역은 점차 살기어려운 이등마을, 삼등마을 혹은 이등국민, 삼등국민이 될 가능성이 높다.이같이 되어가는 이유는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되고 교육과 보건의료 및 편의시설이 집중됨에따라 너도 나도 기회만되면 수도권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그중에도 눈에 띠는 것은 자녀교육기회가 더 좋은 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한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강남의 아파트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이 올라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욱이 버스 철도 항공 개인승용차 등 빠른 교통수단이 발달되면서 전국이 반일생활권 혹은 1일 생활권으로 바뀌자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조차 교육, 보건의료, 문화 및 소비생활을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서 누리려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소득은 더욱더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간다. 이러한 지역격차 현상은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지역의 명문대학들조차도 학생모집,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구가 적어 입학자원이 점점 고갈되어 가고 있으며 상당한 상위권 학생들은 서울과 경기지역의 대학을 선호하고 있고 지역대학에 입학한 학생들도 가능하면 수도권으로 편입학하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지원 예산을 관장하고 있는 교육부는 대학발전을 위해 전국의 대학들이 경쟁 하여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으로 변신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기초역량강화사업이나 산학협력선도대학 선정사업 등 대학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포뮬러 펀딩(formular funding)방식으로 순위를 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예를들면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장학금 지급, 등록금 인상률, 교비환원률, 학생 몇명당 교수 수 등과 같은 지표들을 개발하여 전국 대학의 순위를 정한다. 이를 통해 지표상으로 상위 우수대학을 선정하여 정해진 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들 지표 중에서 비중이 큰 부분이 바로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률인데 이 지표들은 지방이 수도권에 비해 매우 불리한 것 들이다. 특히 해당지역에 공장수가 적은 곳, 인구가 적은 지역 등은 아주 불리하다. 올해 대출지원금을 제한하는 부실대학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는데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등의 대학들이 주로 포함되었다. 당연히 지역적 불리성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선정지표를 대학별로 비교할 때 "지역가중치"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는 수도권 지역대학에 1점의 가중치를 주되 공장수나 인구수가 특히 적고 그리고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가령 1.5점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1.5라는 숫자는 가상의 상징적 숫자로서 기준에따라 1.3이 될수도 있고 1.7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같은 지역가중치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전국 대학을 무조건 서열화하는 대신 지역특수성을 감안하여 이를 점수에 반영하는 것이 지역균형발전 철학에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오지근무자에게 수당을 더 지급하는 것이나 선진국의 개발도상국 지원과도 같은 것이다.지역가중치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에도 부합한다. 필자는 사회의 진보 혹은 역사의 발전을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졸저, 소셜테크노믹스, 2010) 생명존중, 개개인의 자유확대, 그리고 신뢰구축 등이 이러한 보편적 가치이다. 소득격차가 있는 지방 자녀들의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고 그들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하여 격차 때문에 발생하는 불이익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지역가중치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수도권과 지역간의 신뢰를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이는 국민간의 신뢰를 높여 우리 사회가 민족공동체로서 공존공영을 추구하는 기초가 된다. 서열매기기, 줄세우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무이한 기준은 아니다. 지역간 격차 때문에 발생한 불이익을 보상하는 것이 사회발전을 위해서, 생명과 자유를 존중하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더 합리적일 수 있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전국의 학생을 서열매기기 하는 것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일인지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수능이라고하는 아주 좁은 잣대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인간 순위를 정해버리는 우를 대학평가에서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 철학은 경제발전, 교육, 문화, 보건의료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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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26 23:02

그리운 사제의 도

공자께서는 논어에서 "15세를 지학(志學 - 학문에 뜻을 둔다.), 30세를 이립(而立 - 인생을 세운다.), 40세를 불혹(不惑 - 미혹되지 않는다.), 50세를 지천명(知天命 - 하늘의 뜻을 안다.), 60세를 이순(耳順 - 귀가 순리대로 들린다.), 70세를 종심(從心 - 마음이 가는데로 행동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라고 하셨는데 나도 내년이면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가 되니 요즘 젊은 세대가 보기에는 구시대 인물임에 틀림없다.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인 1970년대를 회상해 본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시골, 선생님이 가져오신 카메라로 졸업사진을 찍었던 추억, 학교를 결석한 학생이 있으면 10리 길을 마다않고 가정방문하시던 선생님의 모습, 동화책 한권 사서 읽은 처지가 아니었던 학생들에게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구전동화나 위인전기가 최고의 인기였던 기억, 칠판에 자신이 살아갈 인생의 좌우명을 새기도록 하여 큰 생각없이 적었다고 여겼던 '남과 적이 되지 말자'가 제 인생의 좌우명이 된 사실 등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그런 학창시절의 가르침을 꿈으로 키우고 노력한 결과가 아니었나 되새겨 본다.그렇기에 요즈음 군사부일체 [君師父一體 즉, 국가(봉건주의시대 임금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국가로 볼 수 있을 것임)와 스승과 부모는 큰 은혜로운 존재이니 섬김을 다하여야 한다]라고 하면 현실에 맞지 않는 옛 경구로 치부되겠지만, 필자가 성장할 때에는 스승님의 존재가 나를 만드는 초석이었기에 납득되는 이야기였음에 틀림없다. 이처럼 성장기를 책임져 주시는 선생님의 존재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 변화된 게 없다. 문제는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와 경제논리가 교육계에도 침투되어 학생들의 성적으로 선생님이 평가받는 시대가 되다보니 사제간의 끈끈한 정을 느껴보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미래의 꿈나무를 길러내시는 임무를 천직으로 여기며 생활하고 계신다는 점에서 아직도 우리나라의 교육은 희망이 있어 보인다.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한다든지,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행패를 부린다든지, 선생님이 혹여 체벌로 곤혹을 치를 수 있다는 생각에 훈계하기가 두렵다는 등의 기사를 접하면서 필자의 학창시절 같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인데 라고 상념 해 본다. 변해도 너무 변했고 잘못된 방향으로 변했다. 이는 모조리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다.학생을 둔 가정이 많다보니 가정이나 사회생활중 교육과 관련한 대화가 자주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선생님들에 대한 대화내용이 긍정보다 부정적인 대화가 많은게 현실이다. 교육계의 극히 일부에 비리가 들어나면 그것이 교육계 전부의 비리인 양 흥분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자제되어야 할 사항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의 인격형성이 이루어지는 학창시절에 잘못된 언행이나 습관이 교정되지 않는다면 결국 그 손실은 우리나라가 입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창시절을 관리하는 선생님의 역할은 실로 지대하다. 그러기에 우리사회는 선생님들을 존경해 주어야 하고 천직이라는 소명감을 가지고 우리의 자녀를 바르게 교육시킬 수 있는 제도 즉, 토양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자, 이제부터라도 우리사회와 학생으로부터 선생님이 존경받는 풍토를 만드는데 서로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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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19 23:02

기부문화

남을 돕는 일은어려운 일만은 아니다재능기부를 통한사회공헌이 자리잡고 있다부자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남긴 말이다. 스코틀랜드 모직공의 아들로 태어나 우편배달부로 출발, 철도 감독 비서를 거쳐 철강으로 막대한 부를 모은 그는 1919년 사망할 때까지 전재산으로 3천개의 도서관을 설립했고, 8천대의 오르간을 기증했다. 대학과 각종 사회단체에도 아낌없이 기부했다. 자식에겐 단 한 푼도 물려주지 않았다. 그가 세운 카네기홀은 미국 문화의 상징이다. 세계 각국의 음악가들은 이곳에서 연주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명예와 자부심을 느낀다. 카네기 이외에도 록펠러는 1913년 록펠러 재단을 설립해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고, 세계 최고 갑부 중의 하나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워런 버핏 등이 기부서약을 통해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971년 타계한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씨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떠나면서 자녀들에게 말했다. “모두 제대로 공부 시켰으니 자립해서 살아라. 학교에 다니는 손녀의 학비를 위해 주식배당금 중 1만달러만 물려주겠다.”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다. 귀족들(Nobles)은 평민들보다 더 큰 책임(Obligation)이 있다는 말이다. 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를 뜻한다. 서양 귀족들이 평소에는 특권을 누리는 대신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피를 흘린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우리 사회에서 귀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민주사회에서 웬 귀족타령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모여 먹고 마시고, 사귀고 놀고, 끼리끼리 결혼하고, 재산을 주고받는 현대의 귀족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오죽하면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커녕 “노블레스-No-불리제”라는 조롱 섞인 우스개 소리가 나돌겠는가. 현대판 귀족들이 누릴 특권은 다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아냥거림이다. 재벌들이 재산을 환원하기 보다는 황태자나 후계자에 연연하다 보니 젖먹이가 몇 억 원대의 주식을 갖고 있고 상속세나 증여세를 빼돌리기 위해 온갖 탈법과 불법을 서슴지 않는다. 급속한 산업화로 형성된 한국판 귀족들은 화폐와 권력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민문화를 만들어냈다. 이른바 졸부문화다.남을 돕는 일은 많이 가졌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행상 일을 하거나 구멍가게를 꾸리면서 평생 안 입고 안 먹고, 근근이 살아가며 아꼈던재산을 고스란히 사회에 넘기는 분들의 모습은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바로 이런 분들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마음씨가 혼탁하고 각박한 이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인 것이다. 이처럼 기부는 가진 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재능기부는 대단한 경력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즐겁게 배우고, 배운 것을 남들과 나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의무인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환영받는 리더가 될 수 있다. 21세기는 지식사회라 불린다. 빈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양극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적으로 분배의 정의가 더욱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다. ‘남과 더불어 잘살 수 있는 능력’인 공존지수, 즉 NQ(Network Quotient)가 높은 사람이 많아지고 그런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그 무엇보다 가진 자들이 카네기 정신을 본받아 기부문화가 활성화 될 때 우리 사회는 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들의 의료분야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의료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기부활동으로 미래 지향적인 첨단과학을 활용하여 신약개발을 지원, 새로운 차원의 획기적인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어 무료 내지는 염가에 보급함으로써 빈곤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병원을 설립하여 의료 빈민에게 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이 곧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 있을 때 남을 돕자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의 진정한 실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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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05 23:02

전북경제의 미래

230여년전 초정 박제가(朴齊家)는 북학의에서 “물건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니 생산할 줄 모르고, 생산할 줄 모르니 백성은 나날이 궁핍하여지는 것이다. 대저 재물은 우물과 같다. 퍼 쓸수록 자꾸 가득차고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 버린다.”(북학의 내편 市井편)라는 유명한 소비-생산론을 주장하였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샘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마르는 샘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이 지역에 많은 샘물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수요가 창출되어야 한다. 수요는 인구와 소득이 늘어나든지 자금이 유입되든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어 관련 산업에 투자가 활발해질 때 증가한다. 수요의 창출은 신기술산업의 유치뿐아니라 관광, 교육, 의료, 법률, 금융, 물류, 행정 등 서비스업에서도 일어나며, 전통산업과 농수산업 무역 등에서도 발생한다.전북지역은 산업화가 늦었지만 그만큼 향후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산업화의 부작용인 공해나 스트레스, 피로감에서 벗어나 삶의 질이 높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그런 점에서 산업화가 지연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향후 신기술 신산업이라 할 첨단산업, 신에너지 및 녹색산업 등 에코산업의 발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진행중인 몇가지 의미있는 그러한 사례가 있다.그 하나가 자원순환형 녹색기술 실증사업이다. 이사업은 농촌진흥청이 우석대 조문구 교수를 비롯하여 전국 유관 학자들을 연구진으로 하여 김제시 중촌마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돼지 4000마리의 분뇨(매일 20톤)를 처리하여 바이오가스인 메탄을 생산, 발전기를 돌리고 이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여 지역에 공급하며 부산물로 남는 폐열과 퇴비 및 액비를 농사에 투입하는 자원순환형 기술사업이다. 이사업은 전국에 8개 지역에서 시험하였으나 유일하게 이 지역에서 성공한 케이스로 2030년까지 이 모델을 전국 600여개 마을로 확산시켜갈 계획이며 국제적으로도 보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류의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이며 에너지 생산 및 친환경적인 연구개발이 여러 분야에서 필요한데 전북은 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지난 정부에서부터 지식경제부가 주관하여 추진한 지역혁신센터(RIC) 사업이라는 것이 있다. 우석대학교 이홍기 교수팀은 4년전부터 10년간 200억원의 연구비를 받아 신재생에너지의 일종인 수소에너지의 저장 시설과 관련 부품 및 소재부문의 연구를 하고 있다. 우석대 RIC는 수소에너지 저장시설 기술을 개발하여 이미 L 기업이 창업되었고 지난해 생산된 제품 320억달러를 일본 등에 수출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 관련분야는 매우 넓기 때문에 신기술산업의 창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국 RIC 협회에 의하면 현재 전국 50여개 RIC중 우석대 RIC가 가장 성과가 있는 연구센터로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지역에는 탄소섬유분야를 비롯하여 신 재생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미래 유망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미 유치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 향후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면 대규모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전북 거의 대부분 지역은 관광자원의 보고나 마찬가지이다. 전주 한옥마을과 새만금은 물론이고 역사적으로 백제 왕궁터나 미륵사지 정읍 삼례의 동학혁명 발상지 등을 비롯하여 남원, 고창의 고인돌, 내장산, 부안반도, 무주, 마이산, 고산지역의 휴양레저랜드 등 도내 거의 모든 지역이 관광자원의 가치를 지닌 곳 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곳들에 대하여 수요자인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도록 매력있는 시설을 준비하고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만들내어 관심을 끌어야 한다. 지자체 장들은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만들어 전국적 관광자원으로 거듭나도록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미래는 또한 융복합의 시대이다. 관광과 의료를 연결하여 의료관광 사업을 하면 국내외 광광객을 유치할 수도 있다. 소리와 맛 멋 등 문화의 고장답게 많은 볼거리와 체험광장을 만들어가면 경쟁력있는 관광지역이 될 수 있다. 게임과 체험을 곁들인 캠프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해상관광 즉 연해 크루즈를 연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이 우리 지역은 그러한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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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28 23:02

전화금융사기 유형을 알고 피해 예방하자

전화금융사기에쉽게 노출된 어르신들에게전화금융사기 수법과 예방법을 적극 알리자최근 한달 사이에 내 휴대폰으로 발신번호가 서울로 찍힌 전화금융사기 전화를 2통 받았는데, 한 번은 대검찰청 국제금융수사팀이라고 하고, 한 번은 경찰청 특수수사과라고 하면서 전화가 걸려왔다.수사기관에 오래 근무한 경험상 전화금융사기라고 직감하였기에 장난하지 말라면서 끊었지만 일반인들이 받았다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우리나라 최고의 수사기관을 거론하는데 긴장할 수 밖에 없고 또한, 쉽게 속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찰통계에 의하면 2006년부터 시작된 전화금융사기는 경찰에 신고된 피해자만 3만 여건에 피해도 3,200억원이나 된다고 하니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까지 합한다면 피해는 더 크리라 생각된다.문제는 전화금융사기 피해자의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정보가 취약한 시골지역 어르신이나 주부들인데, 자녀의 용돈이나 농사일로 한푼 두푼 모은 전재산을 한순간에 날리는 것이니 얼마나 충격이 크겠는가?경찰도 전화금융사기로 인하여 서민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여 검거에 노력한 결과, 3만5천여명을 검거하였으나, 범죄를 지휘하는 총책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근절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따라서, 현재로썬 피해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화금융사기의 유형을 알고 유사한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금융사기로 판단하여 전화를 끊고, 해당기관에 문의하는 방식이 예방책이라 할 것이다.먼저, 전화금융사기의 유형에는 ① “자녀를 납치했다, 돈을 송금하면 풀어주겠다”는 납치빙자 협박사기와 ②수사기관, 세무기관이나 금융감독기관 등을 사칭하면서 “납부한 세금을 환급해 준다 또는 개인정보가 노출되어 지금 당장 예금보호조치를 하지 않으면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등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예금이체 사기수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전화금융사기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지 살펴보기로 하자.첫 번째 수법인 납치빙자 협박전화의 경우, 경찰의 수사기법이 발전하여 아동납치사건의 대다수가 해결되면서 최근 국내에서는 납치사건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 당황하지 말고 경찰에 112로 신고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책이다. 두 번째 수법인 예금이체 사기의 경우에는 환급이나 예금보호조치를 위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현금인출기 앞으로 가도록 유도하거나 인터넷뱅킹 접속을 유도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100% 전화금융사기라고 판단하여 불응하면 된다.만약에, 전화금융사기를 당하여 송금하거나 계좌이체한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통상 5분 이내에 범인이 예금을 인출하므로 신속히 은행이나 경찰에 지급정지를 요청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 지급정지 절차는 6단계를 거쳐 상담원이 지급정지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전화금융사기를 당한 것을 알면서도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정부에서는 전화금융사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112전화 한통화만 걸면 1분이내에 지급정지를 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금년 8월부터 서울에서 시범운영중이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국에 확대시행할 예정이니 이 제도가 정착된다면 피해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우리 모두 전화금융사기에 쉽게 노출되는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전화금융사기의 수법 및 예방법을 적극 알리는 등 다함께 홍보한다면 전화금융사기의 억울한 피해자는 크게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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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21 23:02

양질의 의료와 고객만족의 관계

의사가 실력은 물론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인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사회가 요구하는시대적 사명이다최근 모 중앙 일간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0년도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에서 유일하게 우리 전북대병원이 6대암 수술실적에서 전국 311개 종합병원 중 10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도내 인구가 200만명도 안되고 타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된 점을 감안해도 의료수준 만큼은 전국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 병원 전북지역암센터가 2010년도 보건복지부 지역암센터 평가에서 전국 1위를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자연분만은 호남지역에서 월등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고, 급성 뇌졸중, 관상동맥우회술, 혈액투석, 엉덩이관절 치환술에서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또한 의료기관별 질병사망률 조사에서도 중증질환 사망률이 도내 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낮고 서울성모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우리 전북대병원이 지역 거점의료기관으로서 이와 같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지역사회에서의 인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경우가 더러있다.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것과 이용환자, 즉, 고객의 만족도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바로 소통의 문제다. 환자와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의사하기 힘든 세상이다. 환자와의 좋은 대화는 시대변화상 불가피하며 의사에겐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의료의 질이 환자만족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이해된 나머지, 명의에 의한 진료 하나 만으로 병원에 환자가 줄을 서곤 했다. 의사 말을 잘 듣지 않는 환자에 대한 의사의 반응이 1960~70년대엔 ‘당신 나쁜 사람이야’, 80~90년대엔 ‘협조가 잘 안 되는군요’, 최근엔 ‘함께 문제를 풀어보시죠‘로 변하고 있다. 필자가 80년도에 받은 의사면허 번호가 2만 번대 였다면 지금은 10만 번이 넘어간다. 그만큼 환자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의사나 병원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신설 의과대학인 버지니아텍 의대의 혁신적인 의대생 선발기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사가 되려면 먼저 남에게 제대로 말하는 법부터 배워라. 아울러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동료들과 화합할 수 있는 품성을 갖춰라”를 모토로 심층면접, 스피드 퀴즈 형식의 면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격자를 골라낸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아무리 성적이 좋더라도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좋은 의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능력은 사회가 의사들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이다. 양질의 의료와 고객만족이 일치하기 위한 초석은 의사로서 실력은 물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인성을 갖추는 것이다. 결국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의료 쏠림현상도 본질적인 의료서비스의 질적인 차이보다는 환자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차적인 문제로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되는 이유는 의사 및 간호사, 코디네이터 등의 인력이 수도권 대형병원들에 비해 충분하지 않고, 의료인들의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이런 맥락에서 우리 병원도 소통강화와 고객만족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신속하고 불편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시스템 개선, 직원 각자가 투철한 주인의식으로 무장할 수 있는 내부고객 만족도 향상 방안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믿음과 사랑을 부탁드리며 부족한 부분은 애정어린 마음으로 질타해 주시길 바란다. 도민들의 신뢰를 받는 도민들을 위한 전북대병원이 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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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7 23:02

주민세, 애향정신으로 풀어봅시다

산고수려(山高水麗), 문자 그대로 산 좋고 물 좋은데다 자연재해의 피해도 별로 없어 예로부터 안온지지(安穩之地)로 불려온 정읍이 최근 들어서는 엄청난 눈피해, 물피해를 보는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가장 빈번한 지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몇 해의 지독했던 눈사태가 기억에도 선명한데, 지난 8월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폭우를 만나 모두가 망연자실(茫然自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민들의 일치단결과 공직자들의 헌신노력으로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조차 발붙이지 못하게 한 우리 정읍인데,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서는 인간의 무력함을 절감하고 신의 가호 없음을 안타까워해야 했습니다. 정읍은 예로부터 주민들의 교육 정도와 의식수준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특히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한 정치의식이 남다른 곳이라는 정평이 있습니다. 국회의장(김원기)과 부의장(나용균)을 배출한 것도 그렇고, 지금까지 연3선의 국회의원이 나오지 않은 것도 그러합니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조봉암 사회당 대통령 후보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지역이 바로 정읍이었습니다. 그 기질은 면면히 남아 흐릅니다. 기초자치단체 그 어느 곳과 견주어 봐도 정읍은 여론이 다양하고, 비판이 난무하며, 특히 뒷공론이 많습니다. 정치인들도 고향이지만 참 까시럽기 짝이 없는 곳이라며 힘들어 합니다. 잘 따지는 선비정신과 칼날같은 비판의식은 분명히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절제와 분수를 잃어버리고 너무 지나칠 때는 공동체의 발전과 이익에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양날의 칼인 셈인데, 외부에서 볼 때 현재의 정읍은 비판은 지나치고 참여는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정읍시 관계자로부터 재정이 너무 열악해 내년부터 주민세를 올리는 게 불가피한데 시민들 설득이 걱정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민세는 정읍시민들 중 한 세대당 한 명인 세대주에게 1년에 한 번 부과됩니다. 현재는 3천원(읍면지역은 2천원)이죠. 시는 내년부터 이를 9천원(읍면은 8천원)으로 올리고자 합니다. 인상률이 꽤 높은 셈인데,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고 타당성도 있습니다.첫째, 정읍시 재정자립도는 12.5%로 전국에서도 꼴찌수준이어서 자립도를 좀 높여야 합니다. 한 해 예산중 정읍에서 충당하는 것은 8분의1에 그치고, 나머지 8분의7은 정부나 도에서 받아 쓴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꼬리달린 돈이니 정읍시가 시민들을 위해 뭘 어찌해 볼 여지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계획대로 주민세를 올리면 연간 2억7천만원 정도의 재원이 늘어나 주민복지사업 등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둘째, 주민세를 계획대로 올려 시행하게 되면 뜻밖에도 5억원의 돈이 새로 생깁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정부는 주민세 징수수준을 기준해서 각 자치단체에 보통교부세라는 것을 지원해 주는데, 정읍시가 주민세를 9천원으로 올려 시행할 경우 당장 내년부터 정확히 4억9천9백만원이 더 내려오게 됩니다. 정읍 각 세대주들이 연간 6천원만 한차례 더 부담해 주면 정부로부터 세대주 1인당 1만원 이상을 벌어오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부터는 주민세 증액과 정부지원금이 증액을 합해 7억7천만원의 추가 재원이 생깁니다. 당장 시급한 도시가스 보급 확대를 비롯해 시민들의 복지를 늘리고 숙원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셋째, 정읍보다 인구가 적은 기초자치단체중에서도 충북 보은(3만명), 경남 거창(6만명), 충북 음성(10만명) 등은 이미 몇해 전부터 주민세를 1만원으로 올렸고 이를 통해 중앙정부의 교부금 지원을 많이 받아내 재정안정에 잘 활용한 바 있습니다. 시민들께서 이 취지를 잘 이해해주시고 흔쾌한 마음으로 한번만 따라주시면 정읍이라고 이렇게 크게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할 리 없지 않습니까? 올해 주민세는 이미 종전대로 징수, 납부가 끝났고 인상계획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8월의 주민세 부과 때부터 적용됩니다. 시간은 있고, 그 사이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것입니다. 정읍 출신은 아니지만 정읍을 누구보다 아끼는 저로서 시민들께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설렁탕 한 그릇 값 1년에 한번만 아끼셔서 주민세를 부담해 주시면 중앙정부의 지원금이 확 늘어납니다. 그 돈은 모두 여러분의 복지확충에 알뜰하게 쓰일 것입니다. 정읍사랑의 시민정신으로 이번만큼은 비판을 버리시고 적극 참여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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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3 23:02

[전북칼럼] 시민의 승리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연이어 일어난 자스민 혁명은 독재와 부패에 항거한 시민의 승리였다.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큰 표차로 당선된 것은 다음 세대가 기성세대의 무능을 심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자스민 혁명은 과거 우리나라의 4.19혁명이나 6.10항쟁과 비견될 수 있으나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시민이 승리한 것은 무엇인가 과거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이번 시민의 승리는 다음 세대의 기성세대에 대한 승리이다. 그것은 선거결과 분석에서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20대, 30대, 40대의 젊은 세대가 정치 경제 사회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50대 60대 이상의 기성 세대에 반기를 든 것이다. 그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확실히 시대정신이 바뀌는 역사적 전환기에 들어선 것이다. 현대 한국의 젊은 세대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읽어내야 한다. 그러면 도대체 젊은 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첫째 기성세대의 2분법 사고에 대하여 동의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기성 세대는 냉전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라든가 우파와 좌파와 같은 흑백논리로 모든 것을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2040은 다르다. 이분법 사고는 나와 의견이 다르면 모두 적이라 생각하며 흑 아니면 백이지 그 사이에 있는 빨강, 노랑, 파랑 등 아름다운 색깔들은 모두 부정하는 편협한 사고 방식이다. 중간층에 대해서는 오히려 회색분자라 하여 왕따시켰다. 정치에서 특히 그러하다. 좌파 우파, 찬반으로 모든 것을 갈라놓고 싸우는 식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2040들은 진보와 보수를 따지지 않았다.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자유를 확대시켜줄 시장을 선택했지 보수나 진보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기성 정치권이 너무 늙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나이가 늙었다기보다 사고방식이 냉전시대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옹고집이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둘째 젊은 세대들은 프레임(frame)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기성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 개발연대의 경제성장주의에 발목이 잡혀있다. 그러나 다음 세대들은 인간과 그 삶 즉 인간생활의 가치를 높여주기를 바란다. 성장률이 얼마인지 세계에서 몇위인지보다는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자녀의 보육과 교육의 기회를 균등히 해주는 사회를 바란다. 한강 르네상스와 같은 겉치레 시정이 아니라 연령이나 장애 혹은 능력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인간 자유의 상실을 막아주고 어려운 시민에 대하여 사회가 보살피는 복지를 요구한다. 다시말하면 성장주의가 아니라 인간주의로 프레임을 바꾸기를 원한다. 현재 여야가 정도차이는 있으나 모두 성장주의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 세대는 확실히 인간주의 프레임을 요구하고 있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인간중심으로 프레임이 바뀐다면 거기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것일가?첫째 인간생명존중을 기본으로 삼는다. 우리는 성장지상주의하에서 인명을 경시하는 경향을 자주 보아왔다. 성장률만 높인다면 용산참사에서처럼 고귀한 인명이 희생되는 것도 용인되는 것이었으나 인간중심 프레임에서는 성장속도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그곳에 살고 있는 인간의 생명과 삶을 존중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는 것이다. 성장을 위해 무시되었던 극심한 빈부의 격차나 지역간의 격차를 줄이고 환경파괴를 막으며 시대를 공유하는 인간들의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의견이 다른 다양한 모든 사회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그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항상 경제성장이 아니라 인간이 그 중심에 놓여 있다는 점이 다르다.둘째 사회구성원의 실질적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타인에 해가되지 않는 한 신체, 재산, 사상 면에서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자유이다.(J.S. Mill) 이러한 자유가 경제적 격차 때문에, 정치적 소신이 다르기 때문에, 또는 능력의 차이 때문에 제한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개발연대 혹은 분단시대에는 자유가 크게 제약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어떠한 명분으로도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될 것이다.마지막으로 인간중심의 사회에서는 신뢰가 바탕이 된다. 신뢰를 깨는 어떠한 정치나 경제 사회적 정책 등에 반대한다. 인치가 아닌 법치를 존중하고 서로 의견이 달라도 시대를 공유하는 인간으로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러므로 신뢰를 구축하는 모든 정책에 박수를 보내는 반면 이를 무너뜨리는 인사나 개발정책은 배격한다.우리는 이 시대를 읽을 때 이러한 프레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감지하여야 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미 그러한 생명존중, 자유확대, 신뢰구축과 같은 가치를 갈구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이를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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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31 23:02

[전북칼럼] 술과 폭력

술이 만들어진 기원에 대해서는 다툼이 있으나 성서나 신화속에서도 술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인간이 집단생활을 시작한 원시시대에 태어나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인간의 가장 가까운 벗임에는 틀림없다.필자도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만나는 사람과 쉽게 친숙해지는데 술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다 보니 자주 술을 마시게 되고 다음날 아침에 몸이 불편해 후회하는 이른바 주당이다.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주당들에게 술이 없다면 어떨까 생각하면 끔찍하기도 하다. 즐겁거나 슬플 때, 힘들거나 무료할 때 친구가 되어 주는 술의 힘은 너무나 지대하기 때문이다.아내도 내가 술을 너무 과음하여 건강이 훼손될까 많은 걱정을 하지만 정작 술을 마시는 것은 나무라지 않는다. 그 이유는 평소 무뚝뚝하여 집에 가면 별로 말이 없는데 술을 마시면 술술술 얘기를 많이 하게 되어 오히려 부부간의 대화시간을 마련해 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인 듯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은 항시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술에 취하면 1단계는 신사, 2단계는 예술가, 3단계는 미친개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술을 취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쉽게 흥분하며, 술버릇이 안좋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폭력성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한 비유인 듯 하다. 주당인 내가 보기에도 '저럴라면 왜 비싼 돈내고 술을 마시나' '사람이 아니다' '개만도 못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추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파출소가 심야에 주취자들 숙소라든가, 주취자와 씨름하느라 신고출동이 늦었다든가, 출동한 경찰관이 주취자의 폭력에 상해를 당하는 등 공권력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접하면 나도 모르게 웬지 공범인 듯 하여 주당의 한사람으로써 가슴 아프고 항시 조심하여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술이 원인이거나 술에 의하여 확대된 폭력범죄(폭행, 상해, 가정폭력, 공무집행방해등)에 대한 정확한 경찰통계는 없지만 담당자들의 얘기에 의하면 전체 폭력범죄의 약 30퍼센트 정도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전북지역에서 작년 한해 8000여건의 폭력범죄가 발생하였으므로 이중 2400여건이 술과 관련된 범죄라 할 것이고 이는 하루 평균 6건이상의 폭력범죄가 술 때문에 발생했다는 얘기이다. 즉, 술이 없었다면 전북지역에서 하루 평균 6명이상의 폭력범죄 피해자 및 가해자인 전과자가 줄었을 것이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한마디로 술이 원죄인 셈이다.그래서 옛날 선조들은 '술은 어른(어려운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는 얘기를 했는가 싶다. 술버릇은 한번 길들여지면 쉽게 바뀌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술을 안 마시는 게 좋겠지만 이왕 마실 술이라면 처음 배울 때부터 주도와 예절을 함께 배우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혹여, 술을 마시면 폭력성향이 표출되거나 주사가 심한 사람의 경우 자기가 매우 어려워하는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절제하는 반복된 노력을 하다보면 점차 나아지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는 바, 참조가 될 것이다.결국, 술은 장점과 단점을 가진 마술적 존재이다. 따라서 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약이 될 수 있고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한 주당들께서는 잠시나마 자신을 살펴보고 바른 음주습관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상선(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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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24 23:02

[전북칼럼] 인신구속제도의 변화를 기대하며

근년에 있어 우리 나라 형사사법에 있어서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불구속 수사재판의 확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세기에만 해도 수사 초기의 피의자 구속은 확정판결 이전의 예비적 징벌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헌법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억울한 구금은 한 사람의 운명을 치명적인 실패로 가져갈 수도 있으므로, 인신구속제도의 운용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1997년에 구속 전 피의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2007년에 구속적부심사에서의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결정제도(일명 기소 전 보석제도)가 도입되면서, 불구속수사 원칙과 피의자 인권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법원의 실무관행이 변화하였고, 이에 발맞추어 수사기관에서도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수사기법 개발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와 같은 일련의 제도의 뒷받침에 의한 불필요한 구속의 억제는 수사단계에서의 구속자 수 감소와 법정구속비율의 증가로 나타났다. 일례로 전주지방법원 관내의 지난 3년간의 구속자 수만 보더라도, 수사기관에서의 구속자 수는 2008년 1,619명에서 작년 1,019명으로 감소한 데 비하여, 총 구속자 중 법정구속의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41%에서 46%로 증가하였다.이와 같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법관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는 경우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뿐이므로, 영장전담법관은 수사기관의 청구가 있을 때 영장을 발부하든지 기각하든지 둘 중의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피의자가 구속될 경우 범죄를 직접 저지르지 않은 피의자의 가족이 길거리로 나앉을 처지라거나 한두 달의 구금 때문에 한 학년을 다시 다녀야 하는 학생 신분인 경우 판사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양승태 대법원장께서도 지난달 26일 있었던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하신 바 있지만, 보석조건부 영장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도입이 고려되어 왔고, 2006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올 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등에서도 자주 논의대상이 되어 오고 있다.보석조건부 영장제도는, 일단 구속영장을 발부하되 주거제한, 피해자 접근 금지, 출석을 담보할 만한 보증인, 보증금 납부 등 일정 조건을 붙여 피의자가 그 조건을 이행하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나 재판을 진행하고, 이를 어기면 이미 발부된 구속영장의 효력으로 즉시 수감되는 제도이다. 구속영장 청구에 대하여 발부냐 기각이냐 양자택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법관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영미법 국가는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 체계를 가진 독일에서도 시행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그 정도로도 출석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나, 돈 있는 사람만 석방되는 이른바 유전무죄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법원의 현행 보석 실무례에서도, 서약서 제출, 주거제한, 피해자 또는 참고인에 대한 접근 및 통화금지, 출석보증서 제출, 법원의 사전허가 없는 출국금지, 관련사건의 방청금지 등 다양한 조건을 붙여 보석결정을 하고 있고, 미국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IMF 총재도 가택연금을 조건으로 석방된 사례도 있는 등 보석조건부 영장제도가 오로지 보석보증금 하나만으로 석방하는 제도는 아니며, IT 산업의 발달로 휴대전화나 e-mail 등 문명의 이기가 없으면 생활하기 어렵고 소재 추적의 방법이 다양해진 오늘날에는 피의자가 함부로 위와 같은 조건을 어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다.사법제도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형사사법절차의 확보라는 피의자 구속제도의 원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신체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신구속제도가 나아갈 것을 기대해 본다./ 고영한(전주지방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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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7 23:02

[전북칼럼] 외모 지상주의

"신이 날 만들었지만 의사가 약간 손을 봐주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 K가 얼마 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한 '성형 커망아웃' 발언이다. 활동 중인 연예인 대부분이 성형수술을 했고, 활동이 뜸하다 돌아온 스타들의 컴백 전후를 눈여겨보면 재충전 일정의 핵심은 열에 아홉이 성형수술이라는 것이다.외모가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의식이 보편화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얼굴보다는 실력과 마음 가꾸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힘쓰라는 충고는 이제 '흘러간 옛 노래'일 뿐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능력도 중요하지만 남에게 호감을 주는 외모도 필수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취직시험에 낙방하지 않기 위해 얼굴과 몸을 뜯어 고친다. 못 생긴 아이들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기꺼이 얼굴을 고칠 수 있고 가능하면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성형 중독증'이라는 말이 있다. 외모가 멀쩡한데도 사소한 결함에 집착해서 자꾸만 얼굴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증상이다.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한국 사람들이 키나, 몸매, 성기 크기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본질보다 외형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탓이다. 성형을 마치 쇼핑하듯이 이번에는 이걸 해볼까, 다음에는 저걸 해볼까 하는 사람은 금방 싫증을 내고 불만을 느끼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몇 년 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은 코 수술을 7차례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전에 심각한 성형수술의 부작용에 고생했었다고 한다.성형을 하는 부위도 다양하게 늘어났다. 요즘엔 얼굴 윤곽과 체형관리 등 총체적인 디자인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돈도 많이 들겠지만, 수술후 부작용은 더욱 큰 문제다. 무자격자가 병원을 운영하거나 간호사가 수술을 하는 범죄행위들이 적발되고 수술 부작용으로 자살한 사례들이 가끔씩 보도돼 충격을 준다.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는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결혼할 때 남자들이 가장 먼저 챙기는 덕목은 집안과 재산이며 다음으로 외모에 큰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몸무게와 신체 사이즈 등을 따지며 성격 나쁜 건 참아도 못생긴 것은 절대 용서 못하겠다니, 요즘 젊은이들의 신붓감에 대한 선호 감각을 알 수 있다.작고한 이주일씨는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인기를 얻었었다. 과연 누가 그를 미남이라고 여겨 좋아했겠는가. 오히려 못생긴 얼굴에 어리숙한 말씨에 서민들이 더욱 박수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 조영남을 보자. 그의 빈대코에 칼을 대 코가 높아진다고 인기가 더욱 치솟을 것인가. 아니다. 이주일은 이주일대로, 조영남은 조영남대로, 다 생긴 그대로 살아갔고 살아간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들의 영원한 스타로 남아있는 것이다.우리는 예로부터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고 이를 훼손하지 않음이 효도의 근본이라고 배워왔다. 부모님이 만들어준 자연산 얼굴이 진짜 얼굴이다. 뜯어고친 얼굴에서는 참된 아름다움이 우러나지 않는다. 맑고 따뜻한 마음씨도 느낄 수 없다.필자는 얼짱문화로 대변되는 외모 지상주의를 무조건 비하하거나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눈과 말초신경을 만족시키는 문화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머릿속을 채워줄 수 있는 좀 더 건전하고 발전적인 형태로 표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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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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