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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미친 존재감

이즈음 TV는 예능프로그램이 대세다. 얼마 전 만해도 '오락'이라 불리던 프로그램들이 어느새 '예능' 이라는 이름으로 각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망가지기 오락이 펼쳐지는 예능에서는 더 유치하게 망가질수록 뜬다. 점잔 빼면 방송분량도 못 채우고, 욕먹고, 그리고 존재도 없이 사라진다. 평소 점잖은 위인들이 망가질수록 시청률이 높아진다.그런데 예능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망가지지도 못하고, 자기 순서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미친 존재감'이라 일컫기도 한다. 방송 등에서 별다른 분량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의 외모, 스타일 등으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 따위를 지칭하는 말이다. 미친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생존방식이다. 때로는 미친 존재감에서 생겨난 열등감은 막장표현이나 무모한 과잉노출로 보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거나 충격을 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이런 이중적인 의미의 미친 존재감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에게 작용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자극하여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를 만들어 간다.언젠가 부터 우리 사회도 예능을 표방한 오락프로그램인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닮아가는 듯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정치판에서 펼쳐지는 '예능정치'와 '막장정국'을 보게 된다. 국회는 폭력으로 얼룩지고, 농성과 본회의장 점거가 판을 친다. 여당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국민을 위해 단독으로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우긴다. 야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정권의 독재에 맞서서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그들이 위하는 국민, 그들과 함께 싸울 국민들이란 과연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국민을 위한다는 사람들, 국민과 함께한다는 사람들의 존재감은 국민에게서 나와야한다. 즉 국민의 존재감이 그들의 존재감을 형성해주는 기반이 되어야한다. 그러나 지금 이 정권의 존재감은 국민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정권유지와 가진자들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아래서 국민들은 더욱 미친 존재감에 사로잡혀가고 있다.전북의 현안문제를 두고 도시와 시골거리에 도배 하다시피 한 현수막과 온갖 기관과 단체가 동원된 궐기대회에서 울려 퍼지는 구호를 들으며 우리의 존재감을 생각하게 된다. 몇 년 전 광우병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미국소의 수입을 결정한 한국정부의 소식을 전한 로이터 통신의 기사에 이런 댓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미친 소, 미친 대한민국, 미친 대통령, 미친 사람들, 미친 사회.' (Mad Cow, Mad ROK, Mad President, Mad People, Mad Society)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회는 과연 어떤 사회일까? 우리가 대응해야 할 현안들에 대하여 앞장서서 고민하고 준비했어야 할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떤 존재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묻게 된다.보이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미친 존재감으로 승부하는 막장사회의 습성이다. 그러나 진정한 존재감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드러난다. 아무도 알아듣지 않더라도, 당장에는 아무 것도 드러나는 것이 없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인간의 진정성을 지켜내는 일이다.한 해를 보내며 우리 사회가 소외시켜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세상 모든 작고 힘없는 존재들을 깊은 어둠속으로 밀어 넣어 미친 존재감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막장사회를 만드는데 나 역시 한 손 거들고 있지는 않는지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된다./ 김영수 (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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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13 23:02

[전북칼럼] 지방자치 부활 20년, 새로운 도전의 절실함에 대해

한해가 홀딱 가버리고 있다. 하루하루는 더디기만 한데 세월은 어떻게나 빠른지 시간을 종잡을 수가 없다. 2011년은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19년이 된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지방자치 20주년이 된다. 공교롭게도 지방자치 20주년이 되는 해에 국회의원 총선이 있고, 연말에는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좋든 싫든 한국의 지역정책은 늘 대선을 통해서 요동쳐왔다. 노무현정부를 통해서 '혁신'이라는 개념이 일순간에 전파되었고, MB정부에서는 광역경제권이라는 개념이 지역사회를 규정했다. 두 정부 모두 지역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을 특화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참여정부는 각 시도별로 4대 혁신전략산업을 정했고, MB정부는 광역권별로 2개씩의 선도사업을 지정했다.그러나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두 정부의 지역산업정책이 과연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10여년간 시도된 지역산업정책이 지금 얼마나 지방을 바꾸었고, 그 결과로 어떤 산업이 살아남아서 얼마나 추진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많다.아마도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이 지경부 중심의 산업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유일한 실천수단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R&D 지원방식만 살아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실제로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지역발전정책에 전혀 호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중앙정부가 국가예산을 통해 지원하는 모든 지역사업들이 결국은 기업유치나 기업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요란법석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고 중앙정부를 끌어들이지만 결국은 기업의 외면으로 공염불이 되거나 제살깎기에 그치고 마는 일이 허다한 것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지역발전정책을 지역이 스스로 결정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늘 대선이 끝나고 만들어지는 이른바 인수위원회에서 지역발전정책의 틀이 결정되고, 임기중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나 지역발전위원회 같은 정부의 위원회를 통해서 사업이 기획되어져 왔다. 물론 이런 틀이 지역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늘 상호작용을 하면서 정책을 진행시켜왔지만, 그래도 핵심적인 결정권이 어디에 있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지역은 인수위원회나 중앙정부, 그리고 각종 정부위원회에게 늘 민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쫓아가서 사정하고 설득하고 떼쓰는 것이 지방정부와 지방정치의 역할이었다. 2012년의 대선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누가 승자가 되든 지역발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주장이 반드시 나올 것이고, 누군가가 또 키를 잡고 지역발전정책을 다시 그릴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식의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지역발전정책이 나와서는 안된다. 지방자치제가 20년을 넘어가는 마당에 지역 스스로 지역발전정책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최적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선거라는 막중한 시기에 지역의 지식인과 연구원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역발전정책에 대한 노하우를 묶어내서 지역발전정책의 새로운 틀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은 자기 지역의 사업을 살리거나 더 큰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새로운 중앙권력에 줄서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바로 그런 까닭에 2011년이 더없이 중요해진다. 2011년 한해 동안 크게는 지방정치 전체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문제를 드러내고, 그 문제들을 건강한 정책대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끝없이 커지기만 하는 지방 복지재정의 문제, 해결의 기미를 잡을 수 없는 농업문제, 각 지역별로 한판씩 벌여놓은 대규모 개발사업과 국제 이벤트들, 지방재정의 확대, 지방의 영원한 숙제로 남겨질 행정구역 개편의 문제 등 연구하고 토론해야할 의제들은 너무도 많다.2011년도 아마 길지 않을 것 같다. 2010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듯이 새로운 한해도 그렇게 갈 것이다. 그래서 2011년을 맞으면서는 지방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깊어지는 지방의 위기를 공감하면서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도전들이 나왔으면 한다. 우선 우리 먼저./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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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전북칼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완주지사는 26일 전북을 방문한 김황식총리에게 "정부가 애초 방침대로 LH공사를 분산배치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원래 토지공사를 주기로 한 만큼 토공과 주공이 통합된 LH 분산배치를 통해 전북 몫을 달라"면서 "분산배치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200만 도민은 서울 한복판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총리께서 도와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정부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본사 이전지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라북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요즘 거리에 나서면 가장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것이 LH본사를 지켜내자는 현수막이다. 시내는 말할 것도 없이 산골짜기까지 현수막이 내걸렸다. 심하다. 전라북도를 방문하는 김황식총리에게 전북도민의 열망과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데 너무 심하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박정희, 전두환 독재시절에나 하던 방식으로 전북도민의 의사를 표출한단 말인가. 그리고 이런 식의 도민 의사 표출이라면 인구 350만의 경남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강한자와 약한자가 힘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불보듯 뻔한 일 아닌가. 200만 전북은 10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350만 경남은 17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약자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명분을 가지고 법적으로 투쟁하는 것이다. 목청을 높이고 떼거리로 몰려갈수록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누가 결정하는가? 총리가 결정하는가? 아니다 청와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영부인의 고향이 진주라는 것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지사가 당선되고 정부의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어 정부의 심기가 불편한 것도 다 안다.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 전북을 살려야한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2010년 평창, 2014년 무주' 동계 올림픽 국내 유치지 단일화 합의 약속이행 문서를 들고 강원도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무주에서 평창까지 도보행진을 했다. 그로 인해 병원에 입원까지 했지만 무주의 자존심을 살렸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위기에 처하자 충남뿐 아니라 다른 시도를 돌면서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며, 도지사직을 사퇴하면서까지 행복도시를 지켜냈다.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영국군에게 포위당했다. 강력히 저항하던 칼레시는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는 항복 사절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모든 시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이 도시의 대표 6명이 처형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칼레시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모두가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가 처형을 자청하였고 이어서 칼레 시장, 법률가 등 귀족들도 처형에 동참했다. 그들은 다음날 처형을 받기 위해 교수대에 모였다. 그러나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들은 에드워드 3세는 죽음을 자처했던 여섯 명의 희생정신에 감복해 이들을 살려주었다. 이 이야기가 역사가에 의해 기록되고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된다.김완주지사는 더 이상 전북에 머물지말고 LH공사 유치를 위해 청와대로 떠나시기 바란다.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청와대를 향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시기 바란다. 김완주 도지사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도민과 함께 LH본사를 껴안고 죽을지언정 내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주와 전주가 LH공사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임진왜란시 진주 남강에 왜장을 껴안고 빠져죽은 논개의 결기가 느껴진다./ 송기도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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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9 23:02

[전북칼럼] 도시주거생태계 변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지역회귀

우리나라에서는 전후(55년~65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 부른다.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이들은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헌신했을 뿐 아니라 열정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어느 세대와 견줄 바 없이 가장 역동적인 삶을 살았다. 2010년은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대규모 은퇴를 시작하는 원년으로 해마다 30~40만명이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런 대규모 은퇴는 사회적 쇼크임이 분명하다. 이미 3년 앞서 베이비붐 은퇴가 시작된 일본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전문가들은 은퇴예정자들에게 '부동산 자산 비중을 50% 이내로 줄여야 한다'고 권유한다. 이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뜻도 되지만, 한편으로 '공간이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은퇴 후에도 서울이라는 고비용의 도시에 남을 것인가의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최근 서울은 뉴타운 등의 영향으로 도시가 아파트라는 주거형태로 단일화되어 있어, 과거와 같이 주거비용을 줄이기 위해, 연립이나 다세대 등으로 주거형태를 쉽게 바꿀 수 없다. 지역 편차가 있으나, 5~10억 정도 되는 주거비용을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굳이 고집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다. 은퇴시 주어진 자금과 앞으로 주어질 수명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들의 은퇴는 혁명적인 인구이동을 불러오게 될 지도 모른다. 즉 도시주거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는 역으로 수도권에서 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베이비붐세대가 지역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부동산 자산문제도 있지만 그 외에도 세 가지 특징이 있다.하나는 70%이상이 바로 지역출신이라는 것, 즉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이나 직장 때문에 현거주지가 수도권일 뿐 오히려 낯설지 않고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곳이 출신 지역이기 때문이다.두 번째는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일생활권에 진입하였고, 국토의 대부분을 근교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정보화로 거리를 극복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특히 전북지역은 현재도 2시간대의 반나절 생활권에 속해있고, '2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10년내 전북은 1시간 생활권에 속하게 된다.세 번째로는 주말이면 방방곡곡 산하를 누비는 등산객과 건강을 위해 걷고 뛰는 대부분이 40~ 50대 후반 중년들이다. 즉 베이비붐세대의 대부분은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는 자연친화적인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지역은 그들을 어떻게 반기고 맞이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야하지 않겠는가? 즉 새로운 지역회귀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베이비붐세대가 선호하는 산업과 고용 등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들의 이동은 지금까지의 단순한 귀농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역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섬세한 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까다로운 지역주민의 시대가 열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허브와 치즈 같은 산업은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도시민 친화형 산업이라 볼 수 있다. 즉 '허브'나 '치즈'가 도시민들에게 비교적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에서 나고 자랐지만 농사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접근성이 용이하고 새로운 소재나 건강관련 산업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베이비붐세대와 지역이 서로 필요에 의해서 결합할 수 있는 조건, 즉 주거환경, 고용, 소득, 투자 등이 맞물리는 정밀한 신주민유치시스템(은퇴자 유치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전북이 먼저 시작한다면, 새로운 지역주민 유치를 통한 지역활성화라는 지역발전 모형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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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2 23:02

[전북칼럼] 사는 대로 생각하는 세상에서

지난 11월 8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여성위원회는 '종교별로 본 웰다잉(Well-dying)'을 주제로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에서 본 '웰다잉'의 의미를 종교별 학자와 성직자로부터 듣는 세미나를 마련했다. 사회적으로 한동안 웰빙(Well-being) 열풍이 뜨겁더니, 어느덧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이기에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삶은 불확실한 인생의 과정이지만 죽음만은 틀림없는 인생의 매듭이기 때문에 결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죽음과 삶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성숙한 의식을 소유한 세상은 죽음을 삶으로부터 분리시키지 않는다. 생사일여(生死一如)의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진실을 살아내는 세상은 여유롭고 깊으며 평화롭다.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잘살아 보세'를 외치며 죽기 살기로 잘 살아 보기 위해 매진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발전사에서 최단 시일에 잘사는 나라 반열에 들게 되었지만 우리 삶은 여전히 좀 더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매달려 질주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의 삶은 더욱 죽음을 두려워하며 발버둥치는 조급하고 초라한 삶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좀 더 크고 강한 지역을 만들자는 목표를 내걸고 잘 먹고 사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들여놓고 보자는 '무한 유치경쟁'에 뛰어든다.크고 강한 것, 물질적 풍요와 일류(一流)에 대한 집착의 이면에는 작고 소중한 것에 대한 외면이 자리하고 있다. '슬로우시티(Slow City)운동'을 처음으로 파급시킨 이탈리아의 끼안띠지방은 피렌체 산맥 인근의 작은 마을이었다. 1999년부터 이탈리아 그레베(Greve)시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자연환경과 전통을 지키고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삶을 지켜 나아가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느림과 여유의 가치'를 지향한다. 무한경쟁의 삶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조급함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통하여 얻어진 여유로움으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한 운동이다.슬로우시티는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자연의 생산품을 이용하여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한 지역 살리기 운동을 주목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또한 전통을 보존하고 생태주의를 지향하며 지역민을 중심으로 한 '느림의 철학'을 추구하는 친환경적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목표 때문에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우리나라 슬로우시티는 지난 2007년 전라남도 완도신안장흥담양 등이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 인증도시가 되었고 현재 경상남도 하동군과 충청남도 예산군이 추가되어 총 6개군이 슬로우시티로 인정받았다. 전라북도에는 아름다운 순례길을 중심으로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반응은 여전히 썰렁하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팔자 좋은 소리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철학이 없는 개발은 삶의 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만다.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이익과 만족만을 쫓아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삶은 너저분한 잡동사니로 가득 찬 싸구려 인생이 되고 말듯이 삶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는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온 전통을 싸구려 유행으로 만들고 마는 것이다.전북의 발전을 생각할 때에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것들의 참된 가치들을 곰곰이 생각하고 삶의 전체성을 담아내는 큰 그릇을 준비하는 마음도 커졌으면 좋겠다./ 김영수 (신부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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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5 23:02

[전북칼럼] '포스트 새만금'을 향한 도전과 창의

지난달 전남에서 열린 영암의 F1그랑프리 때문에 우리 연구원은 다들 속이 복잡했다. 말로만 듣던 F1 자체가 워낙 흥미로웠고, 예상을 뛰어넘은 열기에 놀람과 부러움과 시샘이 어지럽게 오갔다. 물론 F1 대회가 끝나고 나서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고, 대회의 성공을 선언하기에는 너무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더구나 지금 F1 대회에 대한 평가가 진행중인 마당에 이 대회가 꼭 성공이냐 아니냐를 갑론을박하는 것은 별로 적절치 않아 보인다.그러나 F1 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받았던 자극과 도전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한국에서도 이런 고급 스포츠가 대중적으로 통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수많은 문제와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행사를 끝까지 밀어부친 전남의 힘도 인상적이었다.또 지난달 충남의 공주에서 열린 대백제전도 나름대로 탄탄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 기간에 370만명이 다녀갔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1천2백억원에 이른다고 자체평가를 제출했다. 이런 외형상의 평가에 못지않게 충남이 조용하고 은근하게 모든 역량을 모아 세계대백제전을 성원하고 밀어부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우리와 이웃한 광역도들의 도전과 분투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이제 전라북도도 새로운 메시지와 전략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들만의 F1이나 대백제전을 당장에 새로 만들거나 기획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 전략이다. 이제 새만금은 내부개발의 단계에 들어서서 개발의 방향과 비전이 제시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타켓전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세계경제자유지역과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말하자면 '포스트 새만금'은 새만금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만금 안에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새만금의 엄청난 잠재력으로부터 전북의 21세기적 비전이 나와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고 있다. 새만금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다.그러나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라는 말은 실제로 참 어려운 말이다. 창조와 도전이라는 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 이면에 있는 위험과 혼란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말하자면 F1은 한국의 관광레저산업에 창의적인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의 이면에 수많은 위험과 혼란이 따라붙은 것과 같다. 그렇다면 선택해야 한다. 도전과 창의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이고 소소한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전라북도로 말하자면, 사실 안정적인 변화를 선택해온 셈이다. 옛날 일을 들춰서 미안하지만 호남선을 포기하고나서 불과 수년 뒤에 발등을 찍었던 전주의 역사가 그랬다. 하지만, 더 많은 가슴 아픈 사연들은 일일이 들춰내지 말기로 하자.지금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몇 년간의 전략적인 선택이 몇십년 후에 후배들에게 가슴 아픈 사연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전북과 새만금이 새로운 도전과 창의성의 실험대에 섰다는 것이다. 어떤 카드가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전북땅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보인다. 그런 아이디어들이 새만금 안에서 구현될지 아니면 새만금의 바깥에서 만들어질지 아직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포스트 새만금'은 그만큼 어렵고 무겁다.그렇지만 F1과 대백제전 같은 사업들을 보면서 마냥 부러움할 수 만은 없다. 뭔가 전북의 미래를 위한 과감하고 담대한 제안들이 나와야 한다. 안으로는 성장동력산업들의 완성도를 높이고, 한편으로는 민생과 일자리 정책에 집중하면서도 전북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들이 나올 때가 되었다. 누구에게서 그런 담대한 비전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담론이 시작될 때 '안되는 이유' 1백 가지를 말하기 전에 우선 '될 수 있는 이유'를 단 한 가지라도 생각해보는 것이 도전의 시작이 될 것이다./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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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8 23:02

[전북칼럼] 황장엽과 無개념 공화국

2010년 10월 10일 황장엽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사망했다. 그는 김일성 대학 총장을 10년간 역임하고 김일성 독재를 뒷받침한 '주체사상의 대부'였다. 북한 로동당 국제담당비서로 북한의 권력서열 13위까지 올랐던 인물로 북한정권의 이데올로그였다. 그러나 94년 김일성이 사망하자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으며, 97년 "조국(북한)의 체제에 의분을 느껴 그 변혁을 도모하기"위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그런 그가 사망하자 정부는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을 수여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장례위원장으로 한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고 시신을 국립현충원에 안장시켰다. 장례식장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한나라당 의원들과 정, 관계의 수많은 인사 등 우리사회의 수구 보수인사들이 참석했다.민주당 등 야당은 주체사상을 창시하여 독재 정권의 기틀을 마련한 점과 북한의 인권 악화를 초래한 장본인이 단지 남한으로 넘어와서 김정일을 비판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현충원에 안장될 수는 없다며 현충원 안장에 대해 반대하고 장례식에 불참했다. 보수일간지인 뉴스타운에서는 "김정일을 비방한 것이 업적이라면 이 나라에는 황장엽보다 더 열심히 김정일을 욕한 애국자들이 많다"며 반대했다. 또 보수 수구인사중 하나인 지만원은 "황장엽이 김정일과 관계가 악화되자 남한을 피신처로 이용한 사람이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황장엽은 귀순하기를 끝까지 거부하고 망명자 신분을 고집해 왔던 사람이다"라며 반대했다.현충원이 어떤 곳인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그에 버금가는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사후에 편히 영면할 수 있도록 안장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들의 고귀한 뜻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성스러운 곳이다. 현재 현충원에는 한국전쟁에서 싸우다가 전사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국경일이나 국가의 중요행사가 있을때 애국가를 부르고 또 국가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할 때 이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곳에 황장엽 비서가 함께 안장되어 있는 것이다. 625 한국전쟁에서 직접 참전은 않았지만 김일성 체제의 버팀목이었던 주체사상의 대부로 1997년까지 북한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인물이었다.일본 동경의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는 일본판 국립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2차 대전의 전쟁범죄자로 교수형을 받은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A급 전범 7명이 함께 안치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나 중국 등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정치인을 비난하고 있다.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이 안치된 곳에 참배한다는 것은 그 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음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것이다.그런데 이제 현충원에 한국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그 체제를 유지시켜온 인물을 안장시켰다. 정말 뭐가 뭔지 헷갈린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탈북한 주요 인물에게 우리의 국가이익을 위해 일을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변절자인 그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현충원에 안장시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인물이 되게 하는 것은 후세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다.우리는 기울어가는 고려왕조를 끝까지 지키려한 정몽주나 왕위찬탈에 저항한 성삼문, 박팽년에게 박수와 영예를 보내고 사표로 삼지만 이방원이나 한명회를 존경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들은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그것은 그 시대에 국한된 것이었다.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위해 변절했던 신숙주에게 세조는 부귀영화를 주었지만 백성들은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역사다./ 송기도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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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1 23:02

[전북칼럼] 글로벌 전략의 새로운 시작 '차이나데이'

교정에도 성큼 가을이 들어와 있다. 풍성한 것은 곡식 뿐 아니라 여러 이름으로 축제의 가을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활발한 움직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자연의 색상, 새내기 티를 벗어버린 학생들의 걸음, 군데군데 모여 앉은 이야기 거리들이 모두 가을의 모습이다.대학의 청춘들 사이에 낯설지 않은 언어가 있다. 중국 유학생들, 이 그룹은 규모면에서 이미 학교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전북에는 약 2천여명에 가까운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삶의 인연이 시작되는 학창시절을 다른 나라 학생들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글로벌의 시작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소중한 인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학교나 지방정부의 비전과 전략의 단골 메뉴인 글로벌이란 용어, 크게 앞세우는 목소리만큼 성과를 실감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먼 곳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놓치고 높고 멀리 날고자 하는 욕망만을 품고 있지는 않은 지 점검이 필요하다.한국학생들에게 있어서 중국유학생은 글로벌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인적자원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공간도 필요하고, 지역과의 적극적인 교류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일단 우리지역에서 일 년 중 한 주를 <차이나주간>으로 선포하자. 일주일 동안 대학의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마음껏 중국을 보여주는 표현의 기회를 주고, 한국 학생들에게는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학생들의 출신지를 감안하여, 월요일은 산동성의 날, 화요일은 강소성의 날 등으로 나누어서 고향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어도 좋겠다. 학생들이 만든 음식, 사진전, 민속의상 전시 등 다양한 형태로 학생들이 지닌 끼를 표현하고 젊은 외교관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자. 중국 학생들이 서로 필요로 하는 물품을 교환 할 수 있는 벼룩시장도 만들고, 지역특산품을 팔 수 있는 작은 중국시장(little china market)을 만들면 무역과 문화 교류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또 중국어 교육에 대한 부스를 만들어 설명회를 열면 중국어교육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겠다. 아마도 현재 전북에 체류중인 중국 유학생들을 초등학교 외국어 강사로 활용하면, 중국어를 전북지역의 제2외국어로 무장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한편 전북지역 대부분의 도시들은 중국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하지만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차이나데이>에 이들 지역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은 쉽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중국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강소성의 남통시(인구 800여만의 역사문화도시)와 김제시는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그래서 남통시에서 유학 온 학생이 새만금농업지역과 중국 남통시와의 협력방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발표를 중국 남통시의 공무원들이 함께 듣는다면, 단순한 자매결연이 아닌 경제협력이 지역내 유학 인적자원에 의해 실질적으로 앞당겨질 것이다.교육은 나라의 백년 농사라 했다. 그리고 중국 유학생 또한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무언가를 배우러 이 땅에 온 학생들에게 지역이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다면 중국인들에게 이보다 더 큰 감동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동북아시대에 확실한 경제협력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중국유학생들은 우리에게 큰 선물이자 지역에 있어서도 소중한 인적자원임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이 협력하여 실질적 글로벌을 만들어 가야한다. 강을 건너는 방법에는 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건너는 안전하고도 훈훈한 징검다리가 놓인 풍경! 우리 전북인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가을 그림이 될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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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5 23:02

[전북칼럼] 그대 눈길이 머무는 곳에

"치치치! 레레레! 비바 칠레!"산호세 광산의 영웅들이 감격 속에 외치던 환호소리가 아직도 가슴을 울린다. 칠레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로 700미터 땅 속에 갇힌 서른세 명의 광부 전원이 69일간의 죽음의 밤을 이겨내고 어둠의 터널을 뚫고 세상 안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 품에 안긴 순간 위대한 인간 승리를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칠레 전역에 울려 퍼졌고, 이를 지켜보던 전 세계인들도 함께 환호하며 무려 70일에 걸친 인류 최대 감동과 기적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칠레는 지난 2월 대지진으로 수 백 명의 사망자와 200 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당시 거리에는 약탈자들이 넘쳐났다. 쓰나미를 예고하지 못한 정부는 비난의 돌팔매를 맞아야 했고 나라 전체에 천재지변과 인재지변의 상처가 깊었다. 하지만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33인의 광부가 생존해 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은 칠레인들을 단결시키는 구심점이 되었다.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절망의 나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두려움 속에 떨고 있는 동료들을 희망의 길로 이끌었던 60세 최고령 작업반장 우르수아씨의 빛나는 지도력과 뜨거운 동료애로 생사를 함께한 사람들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협동, 그리고 신속하고 치밀한 구조활동이 속속들이 전해지면서 온 세계는 그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희망과 기원으로 하나가 되었다.그들의 귀환소식은 단순히 위기의 순간에서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이 무엇인지, 사람 안에 간직된 사랑과 진실의 차원이 얼마나 깊고 고귀한 것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사건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감동적인 기적의 소식을 들으며 한 치도 안 되는 현실의 늪에서 허구한 날 진흙탕 싸움이나 벌이고 살아가는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모습을 보여준 그들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따뜻하고 깊은 인간성을 지닌 지도자, 서로를 배려하는 동료애와 작은 일도 함께 할 줄 아는 공동체조직, 생색내기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체제가 만들어 낸 인간승리의 드라마다.이번 칠레 광부들의 기적을 보면서 한 가지 섭섭한 것은 이렇게 인류를 감동시킨 귀중한 사건을 접하는 우리의 마음이다. 세계 여러 방송들은 구출작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연 이틀을 쉬지 않고 모든 정규방송을 멈추고 광부들의 구조장면을 생중계하였다. 국가적인 차원의 사건이 아닌데도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중계하며 인간승리의 감격을 함께 나누었다.영국 국영방송 BBC의 한 관계자는 귀환장면을 방송하면서 '인류에게 이번만큼 생생한 감동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며, 인간과 삶에 관한 살아있는 체험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날 전북에서 발간되는 어떤 신문에도 칠레의 기적에 관한 속보는 커녕 인류 기적의 감동을 다룬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세계 속의 전북을 꿈꾸며 창의적인 도시를 일구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의식이 향하는 곳에 눈길이 머무는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 경도되지 않고 세상을 더 멀리 우러르기 위해서는 먼저 더 깊은 의식을 다져야하는 것이다. 전북일보에 칼럼을 쓰는 전북인으로서 창간 60주년을 맞는 전북일보의 시선이 우리의 눈길을 더 멀리 보고 더 깊게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영수(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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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8 23:02

[전북칼럼] 창조도시와 도시발전전략의 변화

지금은, 개념 자체를 많이 쓰지 않지만 '지역문화'라는 말은 80년대와 90년대를 뜨겁게 달구었던 담론이다. 근대화 이후 갈수록 변방으로 전락하는 '서울 아닌 지역'의 활로를 찾고 지역의 삶의 질을 높혀보자는 희망과 운동을 표상한 말이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역문화라는 말보다는 '문화도시'라는 개념이 더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지역문화가 지역에 숨어있는 문화역량을 발굴하고 문화예술인들을 결집한다는 의미를 더 크게 갖고 있었다면, 문화도시는 도시의 발전전략에 가까웠다. 많은 도시들이 문화도시를 지역의 대표적인 발전전략으로 선택했다. 그 정책적 선택의 끝에 수많은 지역축제와 각종 문화기획들이 탄생했다.그러나 한국의 문화도시 전략들은 대체로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거나, 소리없이 사라져갔다. 그 문화도시의 전성기가 시들해지고 이어 최근 2-3년에는 창조지역이 도시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창조지역이란 무엇인가. 창조지역에 대한 유명한 이론가인 리처드 플로리다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결정적인 요인은 "그 회사가 오스틴에 있으니까요!" 였다. "왜 그 점이 좋은거죠"라고 나는 물었다. 그는 설명했다. 그곳에는 많은 젊은이들, 어마어마한 양의 일, 활발한 음악무대, 인종적문화적 다양성, 굉장한 야외 오락시설, 멋진 밤놀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피츠버그의 하이테크 회사로부터 여러 좋은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그 도시에는 그가 매력을 느끼는 일상적 선택권, 문화적 다양성, 관대한 태도가 결핍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것을 이렇게 요약해 말했다. "제가 어떻게 여기에 적응하겠어요?"플로리다의 말을 정리하면 두 가지 문제가 핵심이 된다. 첫째는 신인류라고 불리는 새로운 세대들은 이제 더 이상 높은 임금과 회사의 발전가능성만 가지고 도시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 그 도시에 무엇이 있는가, 그 도시에서 내가 어떤 삶을 누릴 수 있는가가 최대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도시공간의 문제다. 다양성과 즐거움, 지역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이 미래의 공간이 된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90년대의 지역문화 담론이 지역의 문화를 진흥하고 그럼으로써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자는 운동이었다면, 지금의 창조지역은 이것을 사람과 공간의 문제로 바꿔서 이야기하고 있다. 문화도시와 창조도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화도시가 도시의 문화력을 높이는 것에 일차적인 목표를 둔다면, 창조도시는 도시 전반의 변화 즉 공간과 사람, 환경을 같이 변화시키는 것에 목표를 둔다.따라서 창조도시는 기존의 도시발전전략과는 전혀 다른 철학적 기초를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자유, 다양성, 영감, 지속가능, 공동체, 창조성 등의 단어들이다. 보헤미안적 성향을 지닌 자유로운 영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그럼으로써 도시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창조도시 논의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나라가 영국이다. 쉐필드, 게이츠헤드, 글래스고우 등이 대표적인 창조도시로 꼽힌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도심공간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고, 그 공간을 중심으로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모여든 창의적인 인재들이 음반, IT, 영상, 전시컨벤션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형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또 성공적인 창의도시들이 보여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공간의 재구성이다. 비싼 돈을 들여서 멋지고 높은 문화공간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공장이나 관청으로 쓰이던 낡은 건물들과 구도심을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에게 맡겨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런던의 테이트모던이나 게이츠헤드의 발틱센터, 가나자와의 시민예술촌 등이 대표적인 공간활용의 사례들이다.결국 창조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인식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전략을 어떻게 펼치느냐가 핵심이 된다. 지금 전북에서도 알게 모르게 창의도시의 열풍이 불고 있다. 진정한 창의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도시전략이 나와야 한다. 전주의 구도심을 바라보는 시선과 전략을 변화시키는 것이 창의도시의 첫 번째 전략일 수도 있다.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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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1 23:02

[전북칼럼] 인사청문회 유감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 임명 동의안이 10월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투표에는 244명이 참석해 찬성 169명, 반대 71명, 기권 4명으로 김황식 국무총리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세 번째 총리로 임명됐다.인사 청문회 전부터 김 후보자의 부동시에 따른 병역기피 의혹, 동신대 특혜지원 논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이상한 씀씀이, 감사원장 재직시 4대강 감사 결과 발표 연기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었다. 김태호 총리후보자, 신재민, 이재훈 장관후보자가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병역기피, 재산신고누락 등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은 전남출신의 김총리가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통과할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후계자 관련기사와 민주당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로 인해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민의 관심, 아니 언론의 관심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인사청문특위는 "김후보자가 국무총리직에 적격"이라는 한나라당 위원들의 의견과 "각종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았고 소신과 정치력이 부족해 부적격하다"는 야당 위원들의 의견을 병기한 경과 보고서를 표결없이 통과시켰다. '태산명동에 서일필(太山鳴動鼠一匹)' 이라더니 너무 싱겁게 끝나버렸다.같은 시간에 우리 전북에서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뉴스가 하나 있었다.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9.28일 전라북도의회에서 2010년 제4차 임시회를 열고 단체장이 임명하는 정무부단체장(부시장, 부지사), 지방공기업 사장, 출연출자기관장 등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공기업법 개정 건의안'을 채택해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에 발송했다. 협의회는 "조례로는 단체장의 임명권을 제약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방공기업법에 '지방공기업 사장 후보자 등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북도의회가 2003년 의원발의로 전북도 공기업사장 등의 임명에 관한 인사청문회조례를 제정했으나 당시 전북지사가 제기한 무효 확인소송에서 패한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만 환경부지사와 감사위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머지않아 지방에서도 인사청문회가 실시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청문회 수준을 높여야 한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책 능력 검증이나 현안에 대한 가치관 등을 확인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로 내정되기 전에 도덕성 검증이 완료되어야 한다. 부실한 사전 검증으로 상처만 남는 청문회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미국은 인사 청문회 사전 검증 조사항목 230여개를 선정해 청문회 전까지 조사를 완료한다. 하지만 이것은 행정부의 1차 조사일 뿐이고 관련 상임위원회의 2차 조사도 있어 사전 검증 기간만 평균 두 달 정도 걸린다. 당연히 청문회장은 능력과 정책 질의의 장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질의되고 있는 위장전입,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등은 사전 검증에서 체크되고 여기에 걸릴 경우 청문회 대상에서 야에 빠지는 것이다.우리나라에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능력과 자질검증을 위해 인사청문회가 도입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2백년의 역사에 16,000여명의 공직자가 인사청문회 대상인 미국처럼은 어렵겠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공직 후보자가 존경받는 멋있는 청문회를 기대해본다./ 송기도(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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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04 23:02

[전북칼럼] 새로운 직업의 창조가 진정한 일자리 창출

<고용>은 국가 아젠다의 선두에 있다. 고용창출의 해법이 기업육성에 있다고들 하지 만 상시고용을 줄이고 임시고용을 선호하는 추세로 고용시장이 바뀌다보니 확실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전북의 경우도 <일자리창출>을 민선5기 도정의 최우선과제로 선정해서 조직개편 등 제도적인 보완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대책이 발표되어도 체감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대기업들은 해마다 수 조원씩을 사업에 재투자하지만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투자자본의 상당수는 자동화와 정보화시스템 도입, 혹은 사업장의 해외 이전 등에 투여됨으로써 고용기여도가 떨어진 지 오래 되었다.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기업에 그것도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더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대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어리석은 아우성일 뿐이다. 과거 산업시대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존의 직장 안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고 한다. 고용구조의 변동에 눈뜨지 못한 그 곳에 더 이상 새로운 일자리는 없다.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말 그대로 새로운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 변화된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생각으로 21세기형 일자리를 찾거나 만들어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 시스템을 먼저 갖추는 나라가 다음 세대를 지배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왜냐면 고용과 실업의 문제가 바로 국가경쟁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최근에 희망제작소 박원순변호사의 <1천개의 새로운 직업에 대한 발표>는 의미가 크다. 그가 말했듯이 현재의 직업군에서는 실업해소가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야만 새로운 고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새로운 직업을 먼저 창조하는 지역이 바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과연 새로운 직업들은 어떠한 고민을 통해서 나오는 것일까? 많은 부분 새로운 일자리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될 수도 있다. 하나의 예를 만들어 보자.<문제1> 여러 대학에 호텔경영에 관련된 학과가 있다. 호텔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호텔에 입사할 수 있는 학생들의 숫자는 지극히 제한 적이다.<문제2> 지역에 펜션과 민박이라는 새로운 숙박시설이 생겼다. 하지만 이곳의 숙박시설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리를 해서 인터넷 등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대학생들을 '펜션관리사'라는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 참여시켜보자. 그러면 펜션과 민박은 젊은 피의 수혈로 인터넷 등을 활용한 네트워크 영업이 가능하게 된다. 지역은 펜션산업의 활성화로 관광객을 늘릴 수 있고, 위탁한 주민들의 수입도 늘어날 것이고, 학생들은 자신의 책임 하에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롭고 능동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젊은이가 스스로 이러한 일자리를 찾아 나서거나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학교와 공공부문 그리고 민간이 협력한다면 전북은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펜션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새로운 직업을 함께 찾으려는 지역의 노력은 '최악의 청년실업 시대'를 사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힘찬 동력이 되고 단비가 될 것이다. <고용>의 문제는 자리의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느냐의 문제이다. 나라가, 아니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직업과 산업을 만드는 일을 기꺼이 함께 해 준다면 지역 또한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는 활기찬 땅이 될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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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7 23:02

[전북칼럼] 성묘유감

언젠가부터 성묘를 다녀올 때 마다 선산을 오르는 길 여기저기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무덤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진다. 대대로 조상들을 모셔온 선산에는 이제 묘지 쓸 무덤자리 조차 비좁다. 산이란 산마다 양지바르고 나무가 잘 자랄 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있는 무덤들을 보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묘지강산이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해 분묘로 잠식되는 토지가 여의도 면적(8.4㎢)의 57%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 국민의 1인당 평균 주거공간이 4.3평임에 비해 묘지는 평균 15평에 달해 죽은 자의 공간이 산 사람의 주거공간보다 3~4배나 더 큰 것이 현실이다. 가족제도가 변화하면서 2, 3대만 지나면 조상들의 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만 점유한 채 연고자 없이 버려진 분묘가 전체 묘지의 40%에 달한다고 한다.한 사회의 장묘문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깊은 의식수준을 드러낸다. 산을 헐어서라도 묘지를 꾸며 집안의 출세를 과시하고 험준한 산꼭대기에 명당을 잡아서라도 자손번영을 추구하는 우리의 문화는 아직도 원시시대의 의식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아름다운 산을 파헤치고 보란 듯이 자리 잡은 호화묘지와 산골짝에 버려진 무덤은 아직도 우리가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허약한 자기과시와 탐욕스런 자화상이 아닐까?얼마 전에 중국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세계인구의 20%가 사는 나라에 그 어디에서도 봉분묘지들을 볼 수 없었다. 사실은 풍수지리 사상의 원조인 중국도 모택동이 혁명을 완수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나라 전체가 "거대한 묘지"라고 불릴 정도로 어디를 가나 묘지가 들어차 있었다고 한다. 연간 평균 사망자수가 6백만명에 달해 매년 엄청난 규모의 땅이 무덤자리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모택동이 이끄는 혁명정부가 1956년 화장을 법으로 정하고 시신을 관에 넣어 매장하는 토장제도를 금지시키는 "장묘문화혁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전국 어디에서나 봉분을 한 무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우리나라보다 1백배나 넓은 땅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40년전부터 "장묘문화혁명"을 시작해 오늘에 그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화장률은 100%다. 역사적으로 우리와 같은 문화권으로 장묘제도도 비슷했던 중국이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지도층의 솔선수범에 힘입어 심각했던 묘지문제를 해결한 것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다행스럽게도 최근에 발표된 공식통계는 우리의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라북도 통계에 따르면 화장 장려 초기인 지난 2000년 화장률은 18.5%로 미미했으나, 2004년 들어 34%, 2006년에는 42.8%로 해마다 증가했고 2010년에는 화장율이 60%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며 후손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사후관리에도 안정적인 새로운 장묘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어 간다니 늦은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다.추석은 산이와 죽은이들이 함께 누리는 명절이다. 고향을 찾는 마음과 생명의 근본을 찾아 성묘를 다녀오는 정성이 만들어내는 풍요로움을 나누는 축제이다. 산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한 줌 흙으로 돌아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그 허약한 육신을 넘어서는 고귀한 의식으로 삶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하여, 올 추석에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성숙한 장묘문화를 모색해보는 시간도 한자리 마련되기를 바래본다./ 김영수(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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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0 23:02

[전북칼럼] 민선 5기의 성공을 위한 공간전략과 창조지역

민선 4기 전북도정의 핵심정책은 성장동력산업과 새만금, 기업유치였다. 전북도민 대부분이 이 정책방향에 동의했고, 전북도정은 일사분란하고 역동적인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민선 5기의 정책방향은 민생, 일자리, 새만금으로 표방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어딘지 전보다는 힘이 부족하고 역동하는 느낌은 없다는 것이 세간의 중평이다. 느낌이 잦아지면 가설이 되고, 가설이 반복되면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굳어진다.축구에 비유하자면 민선 4기는 새만금을 중원에 두고 성장동력산업과 기업유치라는 투톱을 활용한 화려한 공격적 전형이었다. 반면 민선 5기는 새만금이 중원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민생과 일자리라는 수비를 두텁게 하는 일종의 수비축구인 셈이다. 민선 4기에 숨돌릴 틈 없이 내달렸던 호흡을 조금 가다듬고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역습의 기회를 보자는 것이 민선 5기의 전략인 셈이다.수비수들은 늘 궂은 일을 도맡아 하지만 빛을 보기는 어렵다. 정책의 관점에서 볼 때 민생과 일자리는 정말 어려운 주제다. 무엇보다 국가경제의 차원에서 근본적인 해답이 나와야 하고, 기초단체를 통한 현장에서 해결책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단체로서는 중앙정부의 민생정책을 잘 살피면서 기초단체의 현장을 지원하는 일종의 코디네이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셈이다. 지금의 상태는 갈 길은 멀고 마음은 바쁜데 아직은 이러한 정책적 전환이 완전히 몸에 배지 못한 상태라고 할 것이다.민선 4기가 역동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목표가 분명하고 새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선 5기라고 해서 비전과 새로운 목표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초부터 조금씩 논의되기 시작하는 '공간'에 대한 개념이 좀 더 빠르게 숙성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민선 4기가 산업의 문제에 집중했다면, 민선 5기는 공간의 문제에 집중하자는 것이다.예를 들면 '포스트 새만금'을 새만금에 비견할만한 메가 프로젝트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새만금과 전주-익산-군산간의 연계를 강화해서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새만금 메가시티로 발전시키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새만금 명품복합도시를 전북의 기존도시들과 연계시켜서 광역적 단위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경제허브로 만드는 꿈을 현실적 목표로 제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선 전주-익산-군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을 수 있는 신교통수단을 도입하고, 세 도시의 연합이 가져올 성과와 과정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만경강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는 만경강을 오로지 '새만금 수질'의 관점에서만 보아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만경강에는 전주, 익산, 군산, 완주, 김제의 5개 도시가 모여있고 1백만의 인구를 끼고 있는 강이다. 이 강을 전주천에 못지 않은 생태와 문화의 강,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만들면 인근의 도시들은 저절로 창조지역이 될 것이다.동부권도 마찬가지다. 동부권을 새만금에 비해 소외된 지역이라는 소극적 관점으로 보지 않고 한국의 생태 체험관광과 청정 식품산업의 최적지라는 관점에서 개발사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부안과 고창 역시 최근 각광받는 해양레저산업의 관점에서 공간 전체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새만금 내측호수에 수상공연을 기획해서 단기적으로 새만금 관광객을 유치하고, 세계적 습지로 인정된 고창의 갯벌체험을 연계하며 장기적으로는 위도와 같은 섬을 해양레저관광의 핵심거점으로 만드는 전략도 있어야 한다.공간을 발전전략의 중심에 두는 관점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창조지역 혹은 창조도시의 개념에서 충분하게 드러나고 있다. 많은 선진지역들이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도시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삼고 있다. 정책을 추동하는 전북도 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주체들이 눈여겨 볼만한 전략이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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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13 23:02

[전북칼럼] 의원님, 제발 말 좀 하세요

이명박 정부 최장수 장관이었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특별채용논란으로 인해 9.4일 장관직을 사퇴했다. 지난달 31일 실시한 5급 사무관 특별 채용에서 유 장관의 딸이 다른 후보자를 제치고 '나홀로 합격'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유 장관은 "장관의 딸이면 더 공정하게 심사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하는 등 '공정한 심사'를 강조했지만, 현대판 '음서제도' 논란을 일으키며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이는 김태호 총리후보자, 신재민, 이재훈 장관후보자가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재산신고누락 등으로 국회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것에 더해 현 정부의 도덕성에 심한 타격을 주었다. 국민들은 T.V.나 신문지상을 통해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원들이 총리와 장관후보자들에 대해서 인사청문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우리 전라북도는 어떤가? 측근인사, 보은인사가 판치고 있다는 소문이다. 전북발전연구원장,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본부장, 경제살리기 운동본부 사무총장 등이 공개채용이 아닌 '특별임용' 방식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모두 6.2 지방선거 당시 김완주도지사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김지사는 특별채용의 형식을 빌려 이들을 주요요직에 신속하게 배치했다. 정무부지사 임명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었으며, 또 공모절차가 진행 중인 공보과장 역시 몇 개월 전부터 내정되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완주 지사는 "전북도는 규정과 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고,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이 "능력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떤 능력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문제는 당사자의 능력여부나 절차적 적법성이 아니다. 지난 민선 4기때 김완주지사 자신이 그렇게 강조했던 전문성과 투명성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지난 8대 도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ㆍ견제 기능은 뒷전이고 도지사 입맛에 맞는 일만하는 의회란 비판이 많았다. 이를 의식한 김호서 신임 도의회 의장은 지난 8대 도의회를 '무긴장과 무기력증' 의회였다고 비판하고, 9대 도의회는 '강한 의회, 힘있는 의회, 의회다운 의회'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지난 9.1일 제 273회 도의회 첫 정례회의가 열렸다. 40대 젊은 층이 주축이며, '강한 도의회'를 표방한 의장단이 첫 회의를 하고 나섰으니 과거 어느 때보다 회의장에 쏠린 관심이 컸다. 특히 김완주지사의 인사 행정에 대해 도의회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에 대해 도민은 궁금했다. 일부 의원은 도청 인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인쇄물을 사전 배포했었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시작되자 도민을 대표한 도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자진사퇴한 데 대해 경남도민일보는 30일자 1면 하단에 김주완 편집국장 명의로 <권력 감시역할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반성문'을 실었다. 이 반성문에서 "뼈저리게 반성합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권력에 대한 용맹스런 감시견으로 거듭 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이다. 만일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그 의회는 있으나마나다. 아니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의회'(Parliament)는 단어 뜻 그대로 '말하는 곳'이다. 의원들이여 도민을 대신해 제발 '말'을 하라./ 송기도(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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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6 23:02

[전북칼럼] 完州에서 完酒로

완주군 구이면에는 최근에 문을 연 <술박물관>이 있다. 요즘처럼 전통주가 각광을 받기 이전부터 충주 <리쿼리움>이나 고양 <배다리>, 안동 <소주박물관> 등 10년 이상 준비해서 술박물관을 연 곳도 있고, 가깝게는 전주 한옥마을에 <전통주박물관>도 있다. 그래서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완주의 <대한민국 술박물관>이라는 거대한 이름이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곳은 이름에 걸맞게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자료(5만 5천여 점)를 가지고 있는 공간으로, 농진청 등 공공기관에서 술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안성에 있던 개인 술박물관(대표 박영국)이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 시작이나, 완주군은 주류테마파크를 만들어 모악산 자락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과 연계해 문화관광코스로 개발할 구상을 하고 있다.술은 사람들의 주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곡창지대인 전북은 길고도 깊은 술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재료 생산지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농경문화의 중심지가 누리는 풍요로움이 소비를 촉진시키고, 여유로움이 여러 문화를 생성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전북은 술에 관한한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기도 하고 또 새롭게 만들어 가기도 한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막걸리 전문점의 거리, 술로 지친 속을 달래는 대규모의 해장국문화는 물론 맥주에 관해서는 아주 색다른 공간인 <가맥>이라는 재미있는 소비 공간을 만들어낸 유일한 지역이다. 이처럼 술의 과거와 현재가 잘 어우러져 있는 전북이기에 완주군이 구상하고 있는 이 사업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곡창지대라는 환경요인이 뿌리였다면 우리에겐 그에 준하는 튼실한 가지도 있었다. 기억하겠지만 30여 년 전 가장 애용되었던 명절 선물로 군산의 술, 정종<백화수복>과 익산의 <보배소주>가 그것이다. 대부분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하나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술을 두 개나 가지고 있었던 고장, 바로 우리가 아닌가? 이런 저런 사연으로 두 회사가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 국내 술시장에서 전북의 이름은 사라져갔지만 이제 다시 전북이 해야 할 몫이 생겼다.술은 단순히 산업 상품 이외에 문화와 예술영역에 있어서도 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관혼상제와 종교의식에 쓰인 술, 희로애락을 나누던 생활 속의 술, 선인들이 남긴 예술 소재로서의 역할도 대단하다. 중국의 대표시인 이태백은 술에 관한 많은 시를 남겼고, 천상병시인과 같은 문인에게는 생활이었다. 이렇듯 술은 많은 이야기를 낳았고 앞으로도 소중한 문화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그래서 완주군에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요청한다. 단순한 주류테마파크건설이 목표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생활 속에 술이 있어야 한다. 술을 빚을 수 있는 재주가 있어야 하며, 술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정신 또한 공존해야 한다. 그 바탕 위에 술과 관련된 문화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즉 술의 재료를 생산하는 밀밭에서부터 출발하여 술공장의 집적체인 '주류산업클러스터', 그리고 술과 관련된 축제는 물론 마지막으로 술의 남용과 오용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치유하는 알콜치료센터까지를 포괄하는 대규모의 전략을 세워보기를 권고한다.건강한 나무에 새 잎이 돋고 꽃이 핀다. 물도 있고 해도 있어야 한다.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 이제 완주에는 술의 명맥을 유지하려는 최소한의 에너지가 아니라 국내 주류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할 투지와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지금은 이미지나 의미만으로 만족할 때가 아니다. 적극적인 산업정책(주류산업진흥5개년계획 등)이라야 전북이 그동안 추구해온 맛의 고장을 완성하는 데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완주는 이러한 전략의 중심도시로서 완벽한 술의 땅 완주(完酒)가 되리라./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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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30 23:02

[전북칼럼] 깊은 물은 소리를 내지 않고 흐른다

일 전에 멀리서 온 손님들이 한옥마을을 꼭 둘러보겠다고 보채는 바람에 동행하게 되었다. 한여름 더위에 여기저기를 둘러 분 후 잠시 목을 축일 곳을 찾고 있는데 간판도 없는 이층집에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간판이라도 걸려있어야 할 텐데 혹시나 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 큰 찻집이었다. 찻값을 치루고 나오는 길에 주인에게 왜 간판이 없냐고 물으니 "아는 사람들이 오면 되지요."라며 말없이 웃기만 했다. 소위 '자기PR시대'에 어디서 나오는 배짱일까?사람들이 찾는 유원지나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들렀다가 건물보다 더 큰 간판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가게마다 손님을 잡아들이기 위해 서있는 호객꾼들의 성화에 놀라 발길을 돌릴 때가 많다. '원조'와 '진짜'를 외치며 경쟁적으로 더욱 커지고 요란스러워지는 간판들을 보노라면 그 천박스러움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하다.한 사회의 문화수준은 간판이나 광고에서 잘 볼 수 있다. 시민의식이 덜 성숙된 사회일수록 광고는 일방적이고 직접적인 노출을 보이게 마련이다. 지금 길거리에 난무하는 현수막과 간판의 모습은 우리사회 전체가 얼마나 심한 노출증에 중독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000 씨 아들 과장승진'을 자랑하는 현수막에서부터 육두문자를 험악하게 내뱉어놓은 엽기적인 현수막들이 산천을 도배하고 있다. 공공건물뿐만 아니라 깊은 산골의 사찰이나 성당, 교회 벽에도 온갖 구호를 담은 현수막이 일 년 내 걸려있다.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행사나 홍보내용을 담은 광고물이 나이트클럽에서 몰래 내다붙인 불법 현수막과 함께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다. 선거철이면 이 모든 노출광고가 총동원되어 거리는 유치원에서나 보는 구호와 율동으로 넘쳐난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불리던 이 사회를 뒤 흔들고 있는 요란스럽고 천박한 자기PR의 작태를 바라보노라면 숨이 막힌다.언제부터, 우리사회가 자기 안에 내재되어 간직해야 할 것들을 이렇게 여과 없이 노출하는 일에 익숙해져 버렸는가? 노출심리는 자신을 외부에 노출함으로써 자신감을 과시하고 매력을 방출하고자하는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겁 많은 개가 요란스럽게 짓듯이, 열등감이 심한사람이나 심리적인 강박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과장하여 과시하려는 노출욕구를 가지게 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사람일수록 외적인 노출에 병적으로 집착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노출중독은 자기PR을 넘어서 과히 병적인 수준이다.문화는 천년지대계이다. 문화란 시대의 유행을 경박하게 쏟아내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진정성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 되어야한다. 전라북도에 들어오는 나들목에 기와지붕위에 앉아 손을 흔들며 '5,000만 마음의 고향 전북'을 알리는 소년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멀리서 한옥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거리의 아기자기함에 웃음을 머금는다. 그러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벤트성 행사나 옛것을 꾸며 전시해 놓은 거리가 아닌 고향의 정서를 만날 수 없음을 아쉬워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고즈넉이 삶의 진솔함을 나누는 고향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이 고장이 전통문화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요란스런 자기노출을 통해서가 아니라 천년을 내다보며 소리 내지 않고 흐르는 넓고 깊은 물처럼 우리가 지닌 삶의 진정성이 유유히 흐흐는 깊은 문화의 강을 만들어 내는 안목을 키워가야 한다.'바닥이 얕은 물은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깊고 넓은 큰 바다의 물은 소리를 내지 않고 흐른다. 부족한 것은 시끄럽지만 가득한 것은 조용하다.' (마하바가)/ 김영수 (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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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23 23:02

[전북칼럼] 21세기 메가트랜드와 새만금의 변화 - 원도연

21세기를 지배하는 아젠다가 무엇이 될까 하는 점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사람들은 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서, 혹은 진보와 성장을 위해서 다음 세대의 메가 트랜드에 더 큰 관심을 쏟는다.그러나 메가트랜드를 예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지식과 상상력이 세상의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놀라운 진화는 과학기술이 스스로 발전하는 속도와 사람들이 스스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차이를 상징해주고 있다.미래가 불확실해질수록 앞날을 예측하고자하는 노력은 더 강력해진다. 한국과 같이 역동적인 국가에서는 메가트랜드에 대한 요구가 더 절실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국토연구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KDI가 각각 내놓은 21세기의 메가트랜드에 대한 예측은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정책의 영역에서 가장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 세 기관이 공통적으로 꼽은 메가트랜드는 기후변화, 과학기술의 융복합, 글로벌 경제권, 한반도의 구조적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등이었다.또 『2020 대한민국, 다음 십 년을 상상하라』라는 책에서 세계적 리더들이 제시하고 있는 한국의 발전전략도 눈여겨 볼만한 하다. 그들은 지금까지 한국이 거둬온 놀라운 성공이 미래의 경제성장도 약속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 미래의 번영을 가져오는 것은 유형의 생산물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 등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라는 점, 미래의 일자리와 경제적 성공을 가져오는 것이 기술인지 서비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제조업 중심의 과거 성장모델을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그렇다면 지금의 전라북도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지난 10여년간 새만금으로 대표되는 메가 프로젝트의 시대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민선 5기 전북도정은 일자리와 민생을 정책의 현안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새만금은 여전히 메가 프로젝트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자리와 민생의 정책목표에는 확신과 공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크다.이제 새만금은 하나의 단일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각론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명품복합도시는 새만금 중심도시를 가리키는 비즈니스 도시의 개념이고, 산업단지는 투자유치의 단계에 들어섰으며, 관광단지는 전북에 없던 해양레저도시의 모델로 가고 있다. 첨단농업을 위한 실험과 토론이 한창인 농업용지도 점차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고, 과학연구용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겁다. 그리고 이런 모든 프로젝트들을 지원하는 인프라로서 방수제와 매립토, 공항과 신항만, 교통체계가 각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지금까지 우리에게 새만금은 그 자체로 메가트랜드였지만 이제부터는 새만금 내부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계획과 사업들을 하나하나 21세기 미래형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만금에 대한 총론적 예산투쟁이 아니라 각론에서 사업의 방향과 목표를 정확히 하면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정교하게 다듬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세계의 석학들이 꼽는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대응은 의외로 거대담론이 아니다. 녹색성장과 소비의 변화, 상상력과 창의성, 문화와 공동체 그리고 이런 담론들을 포괄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 등이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북의 언어로 바꾸어 말하면 새만금의 경쟁력은 그 규모만이 아니라 얼마나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을 만드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최근 전북에서도 각 지역에서 대단히 중요한 변화들이 하나씩 보여지고 있다. 완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모델, 진안군의 마을만들기 사업, 창조도시에 대한 고민 등은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정책들이다. 새만금 사업도 이제는 거대담론의 틀에서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미시적 틀로 인식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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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6 23:02

[전북칼럼] 전북 교육의 미래 - 송기도

지난 2일 전북 교육청은 군산 중앙고와 익산 남성고에 자율고 지정 고시 처분을 취소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도 교육청은 법정부담금 납부의 불확실성, 고교평준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불평등 교육의 심화 등 3가지를 지정 고시 취소사유로 제시했다.이에 대해 해당 학교와 교과부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교과부는 지난 달 27일 '특수목적고(자율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훈령'을 제정하고, 장관은 교육감의 학교 지정에 대해 '동의' '부동의' '조건부 동의' 의견을 내고, 장관이 '부동의'하는 경우 교육감은 학교를 인가할 수 없도록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육감이 학교 지정을 취소할 때도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최근 전북도교육감의 자율고 지정 철회에 대해서도 교과부 장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학교에 대한 최종 인가권을 교육감에게 부여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와 배치되며, 더구나 교과부 내부 행정규칙인 훈령이 상위법인 시행령에 명시된 교육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다.남성고와 중앙고 총동창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자율고를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정책과 맞지 않는다고 직권으로 취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취소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남성고 총동창회장인 이건식 김제시장은 "전교조는 '참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교육을 파탄으로 몰고 갔고,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하향 평준화를 가져왔으며 사회주의 발상지인 소련에서조차 버려진 좌경화 사상, 친북사상을 학생들에게 오염시키는 잘못을 저질러 왔다"고 말하고, "친 전교조 성향이라고 평가받는 김 교육감은 백년대계라는 전북교육이 정도를 갈 수 있도록 환골탈태해 역사적 죄인이 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냉전의 유령이 아직도 전북교육의 場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6.2 지방선거 당시 출마한 5명의 교육감 후보중 4명의 후보가 자율고에 반대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도민의 80% 이상이 MB식 수월교육의 상징인 자율고에 반대한 셈이다. 그럼에도 최규호 전교육감은 투표 직전인 5.31일 전격적으로 자율고 지정을 강행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선거기간동안 "자율고가 1%만을 위한 MB특권교육의 대표적 정책"으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력으로 대물림돼서는 안된다"며 자율고 지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당선자로서 전교육감에게 자율고 추진 중단을 요청했었다.40여년간 극우독재를 한 스페인 프랑코 총통이 1975년 사망한 후 맞은 민주화과정에서 수아레스 수상은 예상을 불허하고 유일정당인 팔랑헤당을 해체하고 복수정당제를 허용했다. 그리고 수구세력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을 인정했으며, 자치경찰과 교육자치 등 지방분권을 확대하는 개혁을 전광석화와 같이 빠르게 진행시켰다. 스페인 국민은 이같은 수아레스 수상의 개혁을 적극 지지해주었고, 그 결과 유럽의 변방으로 간주되었던 스페인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중 하나가 됐으며, 경제적으로도 유럽의 5대 강국으로 변모했다.김교육감이 일제고사 거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방침천명, 교원평가제 유보, 그리고 자율고 취소를 천명하며 전북교육의 방향타를 새롭게 조정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뒤처져있던 전북교육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김승환호의 첫 번째 개혁 실험이 시작됐다. 당연히 저항이 거세게 나타날 것이다. 스페인의 예에서 보듯이 개혁은 폭넓고 신속하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송기도(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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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09 23:02

[전북칼럼] 유혹의 3단계 - 황태규

요즘 지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말은 바로 '유치'라는 용어이다. 관광객유치, 주민유치, 귀농인 유치, 투자자본 유치 즉 외부에서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역들은 사활을 건 전쟁을 하고 있다.지금은 없어졌지만 10여 년 전까지 일요일 아침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특정 지역을 선정해서 그 지역과 연고가 있는 유명인과 함께 그 지역을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풍광과 문화를 얘기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일요일 아침 사람들이 그 프로를 보면, 프로그램의 명칭처럼 '그 곳에 가고 싶다'는 유혹을 느꼈던 프로그램이었다.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즉 유혹에도 단계가 있다. <가보고 싶다>가 바로 유혹의 1단계이다. 1단계에서 그 지역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 주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북의 자연과 가장 한국적인 문화는 타 지역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라고 본다.2단계는 "머물고 싶다"라는 유혹을 자극하는 단계이다. 머물게 하려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이 바로 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자연공간의 마케팅에 그치게 된다. "사람들이 오면 뭐해, 다 준비해 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데."라는 푸념을 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즉 2단계에 대한 확실한 준비가 되지 않는 지자체는 끊임없이 이 이야기를 반복해야 할 것 이다. 머물 곳이 없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머물고 싶은 공간>이란 가까이에서 자연풍광을 즐길 수 있는 1차적인 공간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이 머무는 곳 자체가 강력한 방문객흡입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문객 중 일부는 자연풍광을 즐기기 위해 그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단지 편안한 그 장소 그 공간에 머물고 싶어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아주 잘 지은 호텔, 콘도 등의 시설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시설로 심지어는 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제천에 가면 es리조트가 있다. 충주호 근처의 아름다운 유럽형 콘도이다. 여행 전문가들이 꼭 한번 가고 싶은 공간 1위로 꼽는 곳이다. 담양리조트도 빠지지 않는다. 명사들이 광주를 방문할 때, 광주에서 30여분이나 떨어진 담양리조트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 일찍 일어나서 목적지에 가는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는 특정한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3단계는 바로 <살고 싶은 곳> 즉 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단계이다. 머물다 보면,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될 것이고, 바로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곳에 살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는 것이다. 물론 살고 싶은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등 다양한 산업적 가치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지역이 집중해야 하는 단계는 바로 2단계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최근 문화관광연구원에서는 '가고 싶은 휴가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는데, 전북은 3%수준으로 전국광역지자체 중에 충북을 제외하고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전북의 관광관련시설이 3%수준이기 때문에, 수용능력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전북관광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관광시설투자이다. 새만금지역관광의 시작인 2010년, 전북이 1단계 <가보고 싶은 곳>에서 2단계 <머물고 싶은 곳>으로의 유혹의 2단계가 완성되길 기대해 본다./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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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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