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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전북도의 핵심역량, 녹생성장

세계경제 통합과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방편으로 각 기업만이 소유한 고유가치인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핵심역량의 개념은 런던의 게리 하멜 교수와 미시간 대학의 프라할라드 교수에 의해 제창되었는데 이는 '어떤 기업이 다른 기업에 비해 경쟁우위를 갖게 해주는 우수한 경영자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경쟁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는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내부에 숨겨진 독자의 기능과 기술의 집합체라고 달리 표현할 수 있다.핵심역량은 과거 경쟁우위 전략과 다소 차이점을 가진다. 기업이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용 자원의 범위 내에서 목표를 조정하는 것이 과거의 경쟁우위 전략이다. 그러나 핵심역량 전략에서는 목표달성을 위하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자원과 목표의 전략적 적합성이 아닌 목적을 위한 자원의 최대 활용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핵심역량을 잘 활용해 성공한 기업들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카메라로 유명한 기업인 캐논(Cannon)은 광학기술, 정밀기계기술, 전자기술이라는 세 가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의학용 현미경 생산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반도체 생산설비까지 제작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또한 일본의 혼다(Honda)는 모터 싸이클 생산에서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연관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에도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우선 포스코의 경우 막대한 고정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첨단공법의 제철소 설립에서 시작하여 관련 사업으로 진출할 때, 동종 기업에 비해 시설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을 보유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갖출 수 있었다.전라북도는 민선 5기를 맞이하여 정부의 국가전략인 녹색성장에 부응하고, 도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 녹색성장 동북아의 거점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 및 '새만금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일련의 핵심 프로젝트를 수립 추진 중에 있다.우리 도가 지니고 있는 강한 의지와 청정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생태 관광자원의 개발 가능성, 무엇보다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녹색성장'을 '전라북도 성장동력의 핵심역량'으로 삼는다면 타 지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지칭되는 신사업 영역을 적극 개척하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녹색성장은 필수적인 요소이다.필자는 전라북도가 녹색성장의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우뚝서기 위해 우선 추진지원되어야 할 분야로 친환경 농업을 꼽고 싶다.최근 발표된 2011년 전북 농산방향을 보면, 전북도는 농산물 수급안정과 친환경 농업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시군 수계단위로 광역단위 자원순환형 단지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에 완주익산무주고창군산장수 등 6곳이 5년 연속 선정되었는데 이들 사업에 185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의 성장 동력원을 확보하는 계획에 전북도의 많은 관심과 자원이 집중되어 있어 참으로 감사하고 기대가 된다.전북농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전북도 행정과 협력하여 친환경농업 육성과 녹색관광산업 등 그린산업 성장발전에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더불어 전라북도의 경제주체 모두가 2011년 '녹색성장'을 핵심역량으로 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김종운 (농협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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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07 23:02

[전북칼럼] 나눔의 DNA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바다를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바닷가에서 살면서 어떻게 그 넓은 바다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은 점점 익숙해져서 이제는 무관심한 까닭이다. 매일처럼 보는 파도와 갈매기는 더 이상 흥미가 없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바다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다.우리도 바닷가 사람들처럼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서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들이 많다. 풍요가 넘치는 일상의 삶과 행복한 내일이 당연한 것일까? 하지만 우리에게 오늘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며 어제가 그냥 내일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오늘의 평범한 일상은 이전 세대의 성취와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나 또한 한 호흡으로 숨을 쉬는 공동체의 이웃들과 우리로서 한 몸을 이루고 있다.우리는 지구촌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한 의무,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한 배려에 대한 성찰과 나눔의 실천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나눔의 제도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경제 제도 중에서 총량적인 면에서 가장 신속하게 부의 생산과 축적을 가능케 한 제도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와 전통의 희생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일수록 공동체 유대와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치 않으며 사회적 약자는 고립된다. 세계화된 시장경제에서 소비는 증가하지만 갈등은 확대된다. 이제 경제적 성과가 사회 전반적인 삶의 개선으로 연결되는 제도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의 부차적 요소로 간주되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새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일찍이 로마의 귀족들은 전쟁에서 앞장서 싸움으로써 지위에 맞는 책무를 다했으며 부의 사회 환원을 명예로 여겼다. 세계 최고의 재벌인 동시에 최고의 자선가 록펠러는 74세에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해 기부를 통한 나눔의 영원한 아이콘이 됐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던 1969년, 예수병원 설대위 박사는 친구에게 "암으로 생의 마지막 몇 달을 투병하면서도 예수병원의 수술실 건축 비용을 담당해 모금에 앞장 선 플로리다주의 어느 장로를 잊을 수 없다"고 편지를 썼다. 1971년에 완공된 예수병원 건물의 건축을 위해 국경을 초월한 미국, 독일의 수십만명의 후원으로 그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꿈이 마침내 용머리 고개의 기적으로 실현된 것이다.우리는 예로부터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이 가족처럼 의지하며 살았다. 모내기철에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품을 교환하는 품앗이와 마을의 큰일을 위해 조직된 두레가 있었다. 어려운 이웃을 서로 돕는 마을의 약속, 향약도 있었다. 지금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나눔의 DNA가 남아 있다.시대와 나라는 달라도 이웃사랑의 배려와 나눔의 가치는 메마른 땅을 적셔주는 생명의 단비와 같아서 동일한 희망을 노래하게 하는 힘이 있다.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시가 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느 누구에게 뜨거운 가슴이었는가?우리가 사는 평범한 일상의 바다는 오늘도 장엄하게 일렁거린다. 그 파도 속에서 솟아오르는 경이로운 해돋이와 황홀한 금빛으로 물든 석양의 노을이 있다. 하루 하루가 감사이며 매일 매일 또한 감격이다./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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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31 23:02

[전북칼럼] 구제역사태 시급한 과제는?

구제역으로 인하여 온 나라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구제역 확산에 대한 우려로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구재역이 7개 시도에서 발생했고, 살 처분된 가축이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정부와 지자체가 백신투여와 방역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구제역의 확산 기세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가을 쌀 값 하락에 대한 농민들의 고통이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으로 우리 농민과 농촌의 고통이 가중 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2011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오는 6월 축산업법 개정을 통해 축산업 허가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즉 축사 50제곱미터 이상을 운영하려면, 차단방역시설과 환기시설 등을 의무화하고, 방역 등에 기본소양을 갖추어야만 하고, 축사 50제곱미터 이하의 경우에도 소정의 교육 이수를 의무화 하겠다는 것이다. 축산업허가제 도입을 통해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들에게만 축산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50여일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2002년 발생한 구제역을 성공적으로 퇴치하여 국제기구로부터 구제역 청정국으로 평가받던 우리나라에서 이명박 정권 들어 3번째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축산농가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정부의 국경방역과 초기대응의 실패로 인한 결과이다. 정부 스스로의 정책적 과오에 대한 반성은커녕 축산농가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내용의 축산업허가제 도입을 통해 농가에게 부담을 주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지금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충남까지 내려온 구제역이 더 이상 타 시도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일이다. 그리고 일평생 일군 생계기반을 상실한 축산농가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보호하고 지원해야 될 축산농가에게 오히려 짐을 지우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구제역이 아니더라도 우리 축산 농가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다. 한-미 FTA와 한-EU FTA 등으로 인하여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부분이 축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구제역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가 다시 재기하여 구제역 발생 전의 시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그동안 축산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왔던 농민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당분간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없는 것이다. 축사시설 현대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적게는 몇 천만 원에서 크게는 수억 원까지 대출을 받아 지어 놓은 축사는 당분간 소득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게 되어 축산농가를 더욱 막막하게 만들고 있다.이자는 쌓여가고 대출금 상환시기는 돌아오는데 축사에서 키우던 소를 다 살처분하여 대출금을 갚을 방법이 없다고 울먹이던 축산농의 절규를 정부당국만 듣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귀를 막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사태의 주무부처이며, 국내 축산업 발전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지금은 축산농가에게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제도를 도입할 시기가 아니다.더 이상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생계기반을 상실한 농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김춘진 의원은 부안 출신으로 부안중과 전주고경희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 17대 국회에 이어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고창부안)에서 재선됐으며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NGO모니터단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7년 연속(2004년~2010년) 선정되기도 했다./ 김춘진(국회의원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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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4 23:02

[전북칼럼] 30년 지역장벽 해법은 없는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필자는 한나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두 자리 숫자 지지율만 올리면, 성공이라는 지역장벽의 고질병을 앓고 있었다.필자는 당시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원 250명 중 한나라당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을 알리고자 '250대 0' 이라 쓴 카드를 만들어 방송연설과 토론회에서 도민들께 그 심각성을 호소했다. 이를 본 많은 도민들이 전북의 현실에 개탄했으며 많은 공감을 해 주셨다.호남과 영남 전체를 비교하면 지역갈등의 현주소를 더욱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현재 호남(전북전남광주)에서 한나라당 진출 분포를 보면, 국회의원 31:0, 지방의원 522:0 (비례 제외)으로 한나라당에는 단 하나의 의석도 없다.영남(대구경남경북)에서 민주당 역시 국회의원 37:0, 지방의원 754:20 (비례 제외)으로 전체 의원의 2.7%, 극소수 진출에 그친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나라가 또 있겠는가?한나라당 최고위원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역장벽을 깨는 일을 신념으로 하겠다는 것을 발표했고 가장 유용한 제도로 '석패율제'를 제안했다.석패율 제도는 현행 비례대표제처럼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에 따라 당선자를 정당별로 배분하되, 각 정당의 취약지역에 한해 석패율제도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임으로 지역구에 출마한 낙선자 중 석패율이 높은 순서대로 비례대표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석패율(%) = {(낙선 후보자의 득표수) / (당선자의 득표수)} * 100)비례대표 의석수 확대 등의 변화 없이 현재 54명의 비례대표 중 10명 정도로 시행한다면 호남과 영남서 각 5명씩 지역구에서 당선되어 정당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석패율제는 현 제도에 무리한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고 유권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가장 현실 가능한 민주적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넘어 선진국으로 가는 자랑스러운 나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연말이면 폭력이 난무하는 난장판 정치 상극의 연속이다. 그 중심에 지역주의가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상극의 정치를 넘어 화합과 소통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경제, 교육 등 꼴찌수준에 있는 전북으로서는 집권여당의 선거직 의원이 한 명도 없는 민주당 독식구조인 외발통을 쌍발통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전북의 어두운 경제교육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선거제도 개편은 그간 역대 정부들에서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필요성이 여러 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긴 논의를 마치고 실천해야하는 때이다.이에 필자는 당내에서 지역주의와 상극정치를 해소하기 위한 석패율제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이를 실행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2012년 총선 이전에 이러한 제도, 선거법이 바뀜으로써 여당과 야당, 호남과 영남이 함께 가는 쌍발통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고 난장판정치, 상극의 정치에서 화합과 소통의 정치 지형이 마련될 것이다.*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고창에서 태어나 남성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전남 해남에서 전업농부로 살았던 그는 갖은 고생끝에 참다래를 키워내 벤처농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렸다.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임명됐으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허용 합의에 따른 촛불시위가 번지면서 같은 해 8월 퇴진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전북지사 선거전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18.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대중 정치인의 가능성을 보였다./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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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7 23:02

[전북칼럼] 2011년을 희망의 전환점으로

새해를 밝히며 희망의 아침 해가 떠올랐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내고 2011년 신묘년 새해를 맞이했다. 필자는 한 해가 바뀌는 것에 어느 때 보다 그 의미를 진지하게 부여하고 싶다. 지금은 시대적 요청에 따른 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저절로 세상의 흐름이 변화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바꾸기 위한 계기와 함께 그 무게 만큼의 수고도 동반되어야 가능하다.기상학에서 처음 쓰였던 '나비 효과'라는 말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온다는 말이다. 아주 작은 양의 차이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 이론이다.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우리 각자의 생각과 행동은 마치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것과 같다. 바울 한 사람으로 인해 기독교가 전 세계에 퍼진 것처럼 한 사람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 바로 거기에서부터 위대한 역사가 이루어진다.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서 나비 효과는 더욱 강한 힘을 갖는다. 디지털과 매스컴 혁명으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면서 지구촌 한 구석의 미세한 변화가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역사적으로 창조적 소수는 과거라는 고정 관념의 상자 밖으로 나와서 변화된 미래를 꿈꾸며 희망의 내일을 만든 사람들이다. 시대의 부름에 따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영웅들이다. 그들이 오늘 우리에게 다시 다가와 2011년을 희망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한 이유를 단순하지만 분명하게 제시한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작별의 달콤한 슬픔을 뒤로하고 담대함으로 미지를 향해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세계화 속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변화를 위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창의와 열정, 비전을 향한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우리나라 최초의 의료선교 병원, 호남 최초의 근대병원을 설립한 예수병원 초대 원장 마티 잉골드는 새로운 땅에서 그녀의 전 생애라고 해야 할 28년 동안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꿈꾸며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 그녀의 꿈과 비전은 이 땅에 새 희망이 되었으며 그녀가 소망했던 인간 존엄성의 회복이 이루어졌다.그 아름다운 소망을 이어 받은 우리는 어제의 타성에서 벗어나 변화된 미래와 희망의 내일을 향한 새로운 각오를 가져야 한다. 우리 각자가 특별한 소명을 받은 사람임을 자각해야 한다. 내 자신을 변화의 시발점으로 삼아 삶의 현장을 변화시킨다면 이 또한 신명나는 것이다. 긍정의 강도와 희망의 무게만큼 변화의 파장도 커질 것이다. 새로운 신념을 가지고 가슴에서 우러나는 사랑의 수고와 정성을 담아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새 아침을 맞으며 온 누리에 퍼지는 따스한 아침 햇살처럼 더 낮은 겸손과 섬김의 자세로 더욱 분발해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국가, 국제사회에 이르기까지 빛과 소금의 역할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오래 전에 고귀한 이상을 마음에 품었던 창조적 소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우리가 세대와 지역과 국경을 뛰어 넘어 헌신과 사랑과 박애를 보여 주어야 한다. 새 날 아침, 2011년을 희망의 전환점으로 삼아 더 아름답게 빛나는 내일을 향해 꿈의 나래를 크게 펼치자.*권창영 예수병원장은 원광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예수병원 인턴으로 의사생활을 시작, 영국과 미국에서 연수를 마치고 예수병원 신경외과 과장과 진료부장을 역임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와 대한신경외과혈관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6월 예수병원 제21대 병원장에 취임했다./ 권창영 (전주 예수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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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03 23:02

[전북칼럼] 신묘년(辛卯年)을 기대하며…

2010년 경인년도 이제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최근 우리나라 역사에서 호랑이해에 국가적 재난이 유독 많았다. 100년 전 1910년에는 경술국치를 당해 일본에 나라를 뺐겼으며, 60년 전 1950년에는 625전쟁으로 남북의 산하가 산산히 찢겨 폐허가 됐었다. 그리고 금년은 천안함 피폭침몰과 연평도 폭격으로 남북간 긴장이 휴전 후 최고조에 달했다. 국내적으로는 4대강 사업과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여야간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진과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국회의원들의 몸싸움 장면을 '2010년 올해의 사진'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최근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싸우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싸우는 이유보다 싸운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왜 싸우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자세히 알기보다, 싸우는 사람 모두 나쁘다는 전형적인 양비론이 또다시 판치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누리꾼들이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 왔는데 정치 수준이나 국민의식은 아직도 후진국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니 국제 망신을 자초한 국회의원님들 좀 반성하셔", "몸싸움하시는 의원 나리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귀하신 몸들이 WSJ의 올해 사진으로 올랐으니깐요. 뿌듯하겠습니다." 라며 정치인들을 조롱하고 있다.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는 아무나 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통치자 마음대로 국회의원을 임명하다시피 했던 경험 때문인지, 심지어 힘센 사람들이 하는 것이 좋다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각자 서로 다른 것을,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요구를 절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는 소위 선진국들을 보면 오랜 기간에 걸쳐서 기술도 발전시키고 전통도 세워놓았다. '정치'는 만들어내는 것이다. 유권자인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줄때 '좋은 정치'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에 명기되어 있는 것처럼 '주권자인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정치를 지켜봐야한다.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 드라마 '대물' 마지막회에서 서혜림(고현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퇴임 후 고향 마을로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가 썩었다고 매일 싸움질만 하고 똑같다고 외면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들이 왜 싸우는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 속에서 어떤 것이 우리를 위하는 것인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제 한사람의 시민으로, 한 아이의 엄마로, 이웃 아줌마로 돌아가겠습니다. 정치인은 미워하더라도 정치는 버려서는 안됩니다. 정치를 사랑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있다.동해용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토끼의 간을 가져가지 위한 별주부의 유혹은 우리 세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별주부는 토끼에게 엄동설한의 추위, 배고픔, 덫, 사냥꾼, 사냥개 등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육지를 떠나 천여 칸의 집, 온갖 진귀한 보물, 천하에 없는 진미, 여색과 풍류로 태평성세인 수궁으로 가자고 꼬드긴다. 하지만 수궁에서 세속적 욕망을 실현하고자 한 토끼의 꿈은 결국 백일몽에 지나지 않았다. 토끼에게 허용된 현실적인 삶의 공간은 바다 속이 아니라 결국 육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다.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에는 모든 것이 잘 되길 기원해본다. 허황된 욕심을 부리다 자라에게 속아 동해 바닷 속에 끌려갔다 재치로 살아나온 토끼처럼 최근 답답한 우리의 현실을 풀어줄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래본다./ 송기도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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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7 23:02

[전북칼럼]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달려왔다. 졸음을 쫓기 위해 창문을 열기도 하고 때론 네비게이션의 경고음을 무시한 채 과속을 하기도 했다. 열심히 살아온 덕에 성과도 얻었고 만들어 놓은 것도 제법 된다. 이젠 내년 한 해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다. 연말이란 늘 정리와 계획이란 두 그림이 오버랩 되는, 반성과 희망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계지역이다. 바쁘게 살아서 얻은 것, 바쁘게 살다보니 놓친 것, 그것들이 한 주머니 안에 들어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슬로우>. 몇 해 전부터 부쩍 눈에 띄는 단어 중 하나이다. 패스트(fast)에 대응되는 용어로 슬로우 시티, 슬로우 푸드 등, 사회의 한 기류로 작용되기도 하고,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사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용어와 이같은 생각들이 나타난 배경에는 '속도감'에 중독되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20세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속도가 존중받는 시대였고, 속도에서의 승리는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었다. 따라서 과학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고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성장했다. 하지만 언제나 같은 속도로 혹은 더 빠르게 달릴 수만은 없는 법이다. 전력질주 후에는 호흡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듯 새로운 산업고갈, 소비침체가 가져온 경제위기는 쉼표를 의미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미국 대공황의 경우, 일반적으로 후버댐 등 국가중심의 대규모 사업을 통한 극복이라 알고 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바로 그 시대에 디자인산업이 생겨났다.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중시하던 때에는 좋은 성능과 싼 가격이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했다. 하지만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고 그런 새로운 소비형태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디자인산업이다. 대공황의 마무리는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우리 전북지역도 지난 한 해 지역을 가꾸거나 살리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뒤돌아보아 칭찬할 일도 있지만 자성해야할 일들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 여러 일들이 서두름에서 비롯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시인이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는 매일 60킬로 이상의 속도로 세상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본 것이 아니라 단지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라고. 그렇다, 우리는 속도에 매몰되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슬로우상품 최대 성공의 예인 제주 올레는 <관찰과 생각>의 길이다. <소통과 배려>의 길이다. 길이 있어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걷기 위해 길을 만드는, 참 대단하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틈으로써 마을과 마을이 소통하고, 그 길을 위해 나의 땅 한 자락을 내놓는 주민의 배려, 신뢰를 상징하는 낮은 담 너머로 그들의 살림살이를 짐작할 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제주, 찬찬히 생각하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제주는 길에 관한 여행의 완결편이다. 어떤 해외 관광학자는 올레를 보고 관광산업의 초선진화단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아마도 올레가 가지고 있는 왜곡되지 않은 관광의 순기능 가치에 대한 찬사일 것이라 본다.사람들은 왜 걷는 길을 택할까? 새로운 관광욕구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임을 감지해야 한다. 그저 건강을 위해 걷는 길은 흔하다. 만들기도 쉽다. 우리는 속전속결로 모방한다. 참으로 쉽게 길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그 길에서는 아무도 사유하지 않는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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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0 23:02

[전북칼럼] 미친 존재감

이즈음 TV는 예능프로그램이 대세다. 얼마 전 만해도 '오락'이라 불리던 프로그램들이 어느새 '예능' 이라는 이름으로 각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망가지기 오락이 펼쳐지는 예능에서는 더 유치하게 망가질수록 뜬다. 점잔 빼면 방송분량도 못 채우고, 욕먹고, 그리고 존재도 없이 사라진다. 평소 점잖은 위인들이 망가질수록 시청률이 높아진다.그런데 예능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망가지지도 못하고, 자기 순서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미친 존재감'이라 일컫기도 한다. 방송 등에서 별다른 분량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의 외모, 스타일 등으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 따위를 지칭하는 말이다. 미친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생존방식이다. 때로는 미친 존재감에서 생겨난 열등감은 막장표현이나 무모한 과잉노출로 보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거나 충격을 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이런 이중적인 의미의 미친 존재감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에게 작용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자극하여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를 만들어 간다.언젠가 부터 우리 사회도 예능을 표방한 오락프로그램인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닮아가는 듯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정치판에서 펼쳐지는 '예능정치'와 '막장정국'을 보게 된다. 국회는 폭력으로 얼룩지고, 농성과 본회의장 점거가 판을 친다. 여당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국민을 위해 단독으로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우긴다. 야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정권의 독재에 맞서서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그들이 위하는 국민, 그들과 함께 싸울 국민들이란 과연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국민을 위한다는 사람들, 국민과 함께한다는 사람들의 존재감은 국민에게서 나와야한다. 즉 국민의 존재감이 그들의 존재감을 형성해주는 기반이 되어야한다. 그러나 지금 이 정권의 존재감은 국민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정권유지와 가진자들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아래서 국민들은 더욱 미친 존재감에 사로잡혀가고 있다.전북의 현안문제를 두고 도시와 시골거리에 도배 하다시피 한 현수막과 온갖 기관과 단체가 동원된 궐기대회에서 울려 퍼지는 구호를 들으며 우리의 존재감을 생각하게 된다. 몇 년 전 광우병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미국소의 수입을 결정한 한국정부의 소식을 전한 로이터 통신의 기사에 이런 댓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미친 소, 미친 대한민국, 미친 대통령, 미친 사람들, 미친 사회.' (Mad Cow, Mad ROK, Mad President, Mad People, Mad Society)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회는 과연 어떤 사회일까? 우리가 대응해야 할 현안들에 대하여 앞장서서 고민하고 준비했어야 할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떤 존재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묻게 된다.보이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미친 존재감으로 승부하는 막장사회의 습성이다. 그러나 진정한 존재감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드러난다. 아무도 알아듣지 않더라도, 당장에는 아무 것도 드러나는 것이 없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인간의 진정성을 지켜내는 일이다.한 해를 보내며 우리 사회가 소외시켜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세상 모든 작고 힘없는 존재들을 깊은 어둠속으로 밀어 넣어 미친 존재감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막장사회를 만드는데 나 역시 한 손 거들고 있지는 않는지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된다./ 김영수 (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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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13 23:02

[전북칼럼] 지방자치 부활 20년, 새로운 도전의 절실함에 대해

한해가 홀딱 가버리고 있다. 하루하루는 더디기만 한데 세월은 어떻게나 빠른지 시간을 종잡을 수가 없다. 2011년은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19년이 된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지방자치 20주년이 된다. 공교롭게도 지방자치 20주년이 되는 해에 국회의원 총선이 있고, 연말에는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좋든 싫든 한국의 지역정책은 늘 대선을 통해서 요동쳐왔다. 노무현정부를 통해서 '혁신'이라는 개념이 일순간에 전파되었고, MB정부에서는 광역경제권이라는 개념이 지역사회를 규정했다. 두 정부 모두 지역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을 특화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참여정부는 각 시도별로 4대 혁신전략산업을 정했고, MB정부는 광역권별로 2개씩의 선도사업을 지정했다.그러나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두 정부의 지역산업정책이 과연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10여년간 시도된 지역산업정책이 지금 얼마나 지방을 바꾸었고, 그 결과로 어떤 산업이 살아남아서 얼마나 추진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많다.아마도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이 지경부 중심의 산업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유일한 실천수단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R&D 지원방식만 살아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실제로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지역발전정책에 전혀 호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중앙정부가 국가예산을 통해 지원하는 모든 지역사업들이 결국은 기업유치나 기업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요란법석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고 중앙정부를 끌어들이지만 결국은 기업의 외면으로 공염불이 되거나 제살깎기에 그치고 마는 일이 허다한 것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지역발전정책을 지역이 스스로 결정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늘 대선이 끝나고 만들어지는 이른바 인수위원회에서 지역발전정책의 틀이 결정되고, 임기중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나 지역발전위원회 같은 정부의 위원회를 통해서 사업이 기획되어져 왔다. 물론 이런 틀이 지역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늘 상호작용을 하면서 정책을 진행시켜왔지만, 그래도 핵심적인 결정권이 어디에 있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지역은 인수위원회나 중앙정부, 그리고 각종 정부위원회에게 늘 민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쫓아가서 사정하고 설득하고 떼쓰는 것이 지방정부와 지방정치의 역할이었다. 2012년의 대선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누가 승자가 되든 지역발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주장이 반드시 나올 것이고, 누군가가 또 키를 잡고 지역발전정책을 다시 그릴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식의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지역발전정책이 나와서는 안된다. 지방자치제가 20년을 넘어가는 마당에 지역 스스로 지역발전정책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최적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선거라는 막중한 시기에 지역의 지식인과 연구원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역발전정책에 대한 노하우를 묶어내서 지역발전정책의 새로운 틀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은 자기 지역의 사업을 살리거나 더 큰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새로운 중앙권력에 줄서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바로 그런 까닭에 2011년이 더없이 중요해진다. 2011년 한해 동안 크게는 지방정치 전체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문제를 드러내고, 그 문제들을 건강한 정책대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끝없이 커지기만 하는 지방 복지재정의 문제, 해결의 기미를 잡을 수 없는 농업문제, 각 지역별로 한판씩 벌여놓은 대규모 개발사업과 국제 이벤트들, 지방재정의 확대, 지방의 영원한 숙제로 남겨질 행정구역 개편의 문제 등 연구하고 토론해야할 의제들은 너무도 많다.2011년도 아마 길지 않을 것 같다. 2010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듯이 새로운 한해도 그렇게 갈 것이다. 그래서 2011년을 맞으면서는 지방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깊어지는 지방의 위기를 공감하면서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도전들이 나왔으면 한다. 우선 우리 먼저./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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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전북칼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완주지사는 26일 전북을 방문한 김황식총리에게 "정부가 애초 방침대로 LH공사를 분산배치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원래 토지공사를 주기로 한 만큼 토공과 주공이 통합된 LH 분산배치를 통해 전북 몫을 달라"면서 "분산배치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200만 도민은 서울 한복판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총리께서 도와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정부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본사 이전지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라북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요즘 거리에 나서면 가장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것이 LH본사를 지켜내자는 현수막이다. 시내는 말할 것도 없이 산골짜기까지 현수막이 내걸렸다. 심하다. 전라북도를 방문하는 김황식총리에게 전북도민의 열망과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데 너무 심하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박정희, 전두환 독재시절에나 하던 방식으로 전북도민의 의사를 표출한단 말인가. 그리고 이런 식의 도민 의사 표출이라면 인구 350만의 경남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강한자와 약한자가 힘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불보듯 뻔한 일 아닌가. 200만 전북은 10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350만 경남은 17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약자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명분을 가지고 법적으로 투쟁하는 것이다. 목청을 높이고 떼거리로 몰려갈수록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누가 결정하는가? 총리가 결정하는가? 아니다 청와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영부인의 고향이 진주라는 것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지사가 당선되고 정부의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어 정부의 심기가 불편한 것도 다 안다.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 전북을 살려야한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2010년 평창, 2014년 무주' 동계 올림픽 국내 유치지 단일화 합의 약속이행 문서를 들고 강원도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무주에서 평창까지 도보행진을 했다. 그로 인해 병원에 입원까지 했지만 무주의 자존심을 살렸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위기에 처하자 충남뿐 아니라 다른 시도를 돌면서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며, 도지사직을 사퇴하면서까지 행복도시를 지켜냈다.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영국군에게 포위당했다. 강력히 저항하던 칼레시는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는 항복 사절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모든 시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이 도시의 대표 6명이 처형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칼레시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모두가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가 처형을 자청하였고 이어서 칼레 시장, 법률가 등 귀족들도 처형에 동참했다. 그들은 다음날 처형을 받기 위해 교수대에 모였다. 그러나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들은 에드워드 3세는 죽음을 자처했던 여섯 명의 희생정신에 감복해 이들을 살려주었다. 이 이야기가 역사가에 의해 기록되고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된다.김완주지사는 더 이상 전북에 머물지말고 LH공사 유치를 위해 청와대로 떠나시기 바란다.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청와대를 향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시기 바란다. 김완주 도지사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도민과 함께 LH본사를 껴안고 죽을지언정 내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주와 전주가 LH공사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임진왜란시 진주 남강에 왜장을 껴안고 빠져죽은 논개의 결기가 느껴진다./ 송기도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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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9 23:02

[전북칼럼] 도시주거생태계 변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지역회귀

우리나라에서는 전후(55년~65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 부른다.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이들은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헌신했을 뿐 아니라 열정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어느 세대와 견줄 바 없이 가장 역동적인 삶을 살았다. 2010년은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대규모 은퇴를 시작하는 원년으로 해마다 30~40만명이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런 대규모 은퇴는 사회적 쇼크임이 분명하다. 이미 3년 앞서 베이비붐 은퇴가 시작된 일본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전문가들은 은퇴예정자들에게 '부동산 자산 비중을 50% 이내로 줄여야 한다'고 권유한다. 이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뜻도 되지만, 한편으로 '공간이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은퇴 후에도 서울이라는 고비용의 도시에 남을 것인가의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최근 서울은 뉴타운 등의 영향으로 도시가 아파트라는 주거형태로 단일화되어 있어, 과거와 같이 주거비용을 줄이기 위해, 연립이나 다세대 등으로 주거형태를 쉽게 바꿀 수 없다. 지역 편차가 있으나, 5~10억 정도 되는 주거비용을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굳이 고집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다. 은퇴시 주어진 자금과 앞으로 주어질 수명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들의 은퇴는 혁명적인 인구이동을 불러오게 될 지도 모른다. 즉 도시주거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는 역으로 수도권에서 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베이비붐세대가 지역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부동산 자산문제도 있지만 그 외에도 세 가지 특징이 있다.하나는 70%이상이 바로 지역출신이라는 것, 즉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이나 직장 때문에 현거주지가 수도권일 뿐 오히려 낯설지 않고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곳이 출신 지역이기 때문이다.두 번째는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일생활권에 진입하였고, 국토의 대부분을 근교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정보화로 거리를 극복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특히 전북지역은 현재도 2시간대의 반나절 생활권에 속해있고, '2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10년내 전북은 1시간 생활권에 속하게 된다.세 번째로는 주말이면 방방곡곡 산하를 누비는 등산객과 건강을 위해 걷고 뛰는 대부분이 40~ 50대 후반 중년들이다. 즉 베이비붐세대의 대부분은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는 자연친화적인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지역은 그들을 어떻게 반기고 맞이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야하지 않겠는가? 즉 새로운 지역회귀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베이비붐세대가 선호하는 산업과 고용 등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들의 이동은 지금까지의 단순한 귀농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역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섬세한 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까다로운 지역주민의 시대가 열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허브와 치즈 같은 산업은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도시민 친화형 산업이라 볼 수 있다. 즉 '허브'나 '치즈'가 도시민들에게 비교적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에서 나고 자랐지만 농사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접근성이 용이하고 새로운 소재나 건강관련 산업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베이비붐세대와 지역이 서로 필요에 의해서 결합할 수 있는 조건, 즉 주거환경, 고용, 소득, 투자 등이 맞물리는 정밀한 신주민유치시스템(은퇴자 유치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전북이 먼저 시작한다면, 새로운 지역주민 유치를 통한 지역활성화라는 지역발전 모형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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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2 23:02

[전북칼럼] 사는 대로 생각하는 세상에서

지난 11월 8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여성위원회는 '종교별로 본 웰다잉(Well-dying)'을 주제로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에서 본 '웰다잉'의 의미를 종교별 학자와 성직자로부터 듣는 세미나를 마련했다. 사회적으로 한동안 웰빙(Well-being) 열풍이 뜨겁더니, 어느덧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이기에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삶은 불확실한 인생의 과정이지만 죽음만은 틀림없는 인생의 매듭이기 때문에 결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죽음과 삶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성숙한 의식을 소유한 세상은 죽음을 삶으로부터 분리시키지 않는다. 생사일여(生死一如)의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진실을 살아내는 세상은 여유롭고 깊으며 평화롭다.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잘살아 보세'를 외치며 죽기 살기로 잘 살아 보기 위해 매진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발전사에서 최단 시일에 잘사는 나라 반열에 들게 되었지만 우리 삶은 여전히 좀 더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매달려 질주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의 삶은 더욱 죽음을 두려워하며 발버둥치는 조급하고 초라한 삶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좀 더 크고 강한 지역을 만들자는 목표를 내걸고 잘 먹고 사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들여놓고 보자는 '무한 유치경쟁'에 뛰어든다.크고 강한 것, 물질적 풍요와 일류(一流)에 대한 집착의 이면에는 작고 소중한 것에 대한 외면이 자리하고 있다. '슬로우시티(Slow City)운동'을 처음으로 파급시킨 이탈리아의 끼안띠지방은 피렌체 산맥 인근의 작은 마을이었다. 1999년부터 이탈리아 그레베(Greve)시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자연환경과 전통을 지키고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삶을 지켜 나아가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느림과 여유의 가치'를 지향한다. 무한경쟁의 삶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조급함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통하여 얻어진 여유로움으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한 운동이다.슬로우시티는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자연의 생산품을 이용하여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한 지역 살리기 운동을 주목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또한 전통을 보존하고 생태주의를 지향하며 지역민을 중심으로 한 '느림의 철학'을 추구하는 친환경적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목표 때문에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우리나라 슬로우시티는 지난 2007년 전라남도 완도신안장흥담양 등이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 인증도시가 되었고 현재 경상남도 하동군과 충청남도 예산군이 추가되어 총 6개군이 슬로우시티로 인정받았다. 전라북도에는 아름다운 순례길을 중심으로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반응은 여전히 썰렁하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팔자 좋은 소리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철학이 없는 개발은 삶의 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만다.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이익과 만족만을 쫓아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삶은 너저분한 잡동사니로 가득 찬 싸구려 인생이 되고 말듯이 삶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는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온 전통을 싸구려 유행으로 만들고 마는 것이다.전북의 발전을 생각할 때에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것들의 참된 가치들을 곰곰이 생각하고 삶의 전체성을 담아내는 큰 그릇을 준비하는 마음도 커졌으면 좋겠다./ 김영수 (신부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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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5 23:02

[전북칼럼] '포스트 새만금'을 향한 도전과 창의

지난달 전남에서 열린 영암의 F1그랑프리 때문에 우리 연구원은 다들 속이 복잡했다. 말로만 듣던 F1 자체가 워낙 흥미로웠고, 예상을 뛰어넘은 열기에 놀람과 부러움과 시샘이 어지럽게 오갔다. 물론 F1 대회가 끝나고 나서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고, 대회의 성공을 선언하기에는 너무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더구나 지금 F1 대회에 대한 평가가 진행중인 마당에 이 대회가 꼭 성공이냐 아니냐를 갑론을박하는 것은 별로 적절치 않아 보인다.그러나 F1 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받았던 자극과 도전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한국에서도 이런 고급 스포츠가 대중적으로 통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수많은 문제와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행사를 끝까지 밀어부친 전남의 힘도 인상적이었다.또 지난달 충남의 공주에서 열린 대백제전도 나름대로 탄탄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 기간에 370만명이 다녀갔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1천2백억원에 이른다고 자체평가를 제출했다. 이런 외형상의 평가에 못지않게 충남이 조용하고 은근하게 모든 역량을 모아 세계대백제전을 성원하고 밀어부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우리와 이웃한 광역도들의 도전과 분투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이제 전라북도도 새로운 메시지와 전략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들만의 F1이나 대백제전을 당장에 새로 만들거나 기획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 전략이다. 이제 새만금은 내부개발의 단계에 들어서서 개발의 방향과 비전이 제시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타켓전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세계경제자유지역과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말하자면 '포스트 새만금'은 새만금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만금 안에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새만금의 엄청난 잠재력으로부터 전북의 21세기적 비전이 나와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고 있다. 새만금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다.그러나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라는 말은 실제로 참 어려운 말이다. 창조와 도전이라는 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 이면에 있는 위험과 혼란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말하자면 F1은 한국의 관광레저산업에 창의적인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의 이면에 수많은 위험과 혼란이 따라붙은 것과 같다. 그렇다면 선택해야 한다. 도전과 창의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이고 소소한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전라북도로 말하자면, 사실 안정적인 변화를 선택해온 셈이다. 옛날 일을 들춰서 미안하지만 호남선을 포기하고나서 불과 수년 뒤에 발등을 찍었던 전주의 역사가 그랬다. 하지만, 더 많은 가슴 아픈 사연들은 일일이 들춰내지 말기로 하자.지금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몇 년간의 전략적인 선택이 몇십년 후에 후배들에게 가슴 아픈 사연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전북과 새만금이 새로운 도전과 창의성의 실험대에 섰다는 것이다. 어떤 카드가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전북땅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보인다. 그런 아이디어들이 새만금 안에서 구현될지 아니면 새만금의 바깥에서 만들어질지 아직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포스트 새만금'은 그만큼 어렵고 무겁다.그렇지만 F1과 대백제전 같은 사업들을 보면서 마냥 부러움할 수 만은 없다. 뭔가 전북의 미래를 위한 과감하고 담대한 제안들이 나와야 한다. 안으로는 성장동력산업들의 완성도를 높이고, 한편으로는 민생과 일자리 정책에 집중하면서도 전북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들이 나올 때가 되었다. 누구에게서 그런 담대한 비전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담론이 시작될 때 '안되는 이유' 1백 가지를 말하기 전에 우선 '될 수 있는 이유'를 단 한 가지라도 생각해보는 것이 도전의 시작이 될 것이다./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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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8 23:02

[전북칼럼] 황장엽과 無개념 공화국

2010년 10월 10일 황장엽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사망했다. 그는 김일성 대학 총장을 10년간 역임하고 김일성 독재를 뒷받침한 '주체사상의 대부'였다. 북한 로동당 국제담당비서로 북한의 권력서열 13위까지 올랐던 인물로 북한정권의 이데올로그였다. 그러나 94년 김일성이 사망하자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으며, 97년 "조국(북한)의 체제에 의분을 느껴 그 변혁을 도모하기"위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그런 그가 사망하자 정부는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을 수여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장례위원장으로 한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고 시신을 국립현충원에 안장시켰다. 장례식장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한나라당 의원들과 정, 관계의 수많은 인사 등 우리사회의 수구 보수인사들이 참석했다.민주당 등 야당은 주체사상을 창시하여 독재 정권의 기틀을 마련한 점과 북한의 인권 악화를 초래한 장본인이 단지 남한으로 넘어와서 김정일을 비판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현충원에 안장될 수는 없다며 현충원 안장에 대해 반대하고 장례식에 불참했다. 보수일간지인 뉴스타운에서는 "김정일을 비방한 것이 업적이라면 이 나라에는 황장엽보다 더 열심히 김정일을 욕한 애국자들이 많다"며 반대했다. 또 보수 수구인사중 하나인 지만원은 "황장엽이 김정일과 관계가 악화되자 남한을 피신처로 이용한 사람이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황장엽은 귀순하기를 끝까지 거부하고 망명자 신분을 고집해 왔던 사람이다"라며 반대했다.현충원이 어떤 곳인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그에 버금가는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사후에 편히 영면할 수 있도록 안장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들의 고귀한 뜻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성스러운 곳이다. 현재 현충원에는 한국전쟁에서 싸우다가 전사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국경일이나 국가의 중요행사가 있을때 애국가를 부르고 또 국가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할 때 이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곳에 황장엽 비서가 함께 안장되어 있는 것이다. 625 한국전쟁에서 직접 참전은 않았지만 김일성 체제의 버팀목이었던 주체사상의 대부로 1997년까지 북한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인물이었다.일본 동경의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는 일본판 국립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2차 대전의 전쟁범죄자로 교수형을 받은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A급 전범 7명이 함께 안치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나 중국 등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정치인을 비난하고 있다.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이 안치된 곳에 참배한다는 것은 그 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음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것이다.그런데 이제 현충원에 한국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그 체제를 유지시켜온 인물을 안장시켰다. 정말 뭐가 뭔지 헷갈린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탈북한 주요 인물에게 우리의 국가이익을 위해 일을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변절자인 그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현충원에 안장시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인물이 되게 하는 것은 후세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다.우리는 기울어가는 고려왕조를 끝까지 지키려한 정몽주나 왕위찬탈에 저항한 성삼문, 박팽년에게 박수와 영예를 보내고 사표로 삼지만 이방원이나 한명회를 존경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들은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그것은 그 시대에 국한된 것이었다.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위해 변절했던 신숙주에게 세조는 부귀영화를 주었지만 백성들은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역사다./ 송기도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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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1 23:02

[전북칼럼] 글로벌 전략의 새로운 시작 '차이나데이'

교정에도 성큼 가을이 들어와 있다. 풍성한 것은 곡식 뿐 아니라 여러 이름으로 축제의 가을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활발한 움직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자연의 색상, 새내기 티를 벗어버린 학생들의 걸음, 군데군데 모여 앉은 이야기 거리들이 모두 가을의 모습이다.대학의 청춘들 사이에 낯설지 않은 언어가 있다. 중국 유학생들, 이 그룹은 규모면에서 이미 학교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전북에는 약 2천여명에 가까운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삶의 인연이 시작되는 학창시절을 다른 나라 학생들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글로벌의 시작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소중한 인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학교나 지방정부의 비전과 전략의 단골 메뉴인 글로벌이란 용어, 크게 앞세우는 목소리만큼 성과를 실감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먼 곳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놓치고 높고 멀리 날고자 하는 욕망만을 품고 있지는 않은 지 점검이 필요하다.한국학생들에게 있어서 중국유학생은 글로벌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인적자원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공간도 필요하고, 지역과의 적극적인 교류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일단 우리지역에서 일 년 중 한 주를 <차이나주간>으로 선포하자. 일주일 동안 대학의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마음껏 중국을 보여주는 표현의 기회를 주고, 한국 학생들에게는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학생들의 출신지를 감안하여, 월요일은 산동성의 날, 화요일은 강소성의 날 등으로 나누어서 고향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어도 좋겠다. 학생들이 만든 음식, 사진전, 민속의상 전시 등 다양한 형태로 학생들이 지닌 끼를 표현하고 젊은 외교관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자. 중국 학생들이 서로 필요로 하는 물품을 교환 할 수 있는 벼룩시장도 만들고, 지역특산품을 팔 수 있는 작은 중국시장(little china market)을 만들면 무역과 문화 교류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또 중국어 교육에 대한 부스를 만들어 설명회를 열면 중국어교육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겠다. 아마도 현재 전북에 체류중인 중국 유학생들을 초등학교 외국어 강사로 활용하면, 중국어를 전북지역의 제2외국어로 무장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한편 전북지역 대부분의 도시들은 중국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하지만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차이나데이>에 이들 지역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은 쉽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중국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강소성의 남통시(인구 800여만의 역사문화도시)와 김제시는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그래서 남통시에서 유학 온 학생이 새만금농업지역과 중국 남통시와의 협력방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발표를 중국 남통시의 공무원들이 함께 듣는다면, 단순한 자매결연이 아닌 경제협력이 지역내 유학 인적자원에 의해 실질적으로 앞당겨질 것이다.교육은 나라의 백년 농사라 했다. 그리고 중국 유학생 또한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무언가를 배우러 이 땅에 온 학생들에게 지역이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다면 중국인들에게 이보다 더 큰 감동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동북아시대에 확실한 경제협력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중국유학생들은 우리에게 큰 선물이자 지역에 있어서도 소중한 인적자원임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이 협력하여 실질적 글로벌을 만들어 가야한다. 강을 건너는 방법에는 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건너는 안전하고도 훈훈한 징검다리가 놓인 풍경! 우리 전북인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가을 그림이 될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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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5 23:02

[전북칼럼] 그대 눈길이 머무는 곳에

"치치치! 레레레! 비바 칠레!"산호세 광산의 영웅들이 감격 속에 외치던 환호소리가 아직도 가슴을 울린다. 칠레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로 700미터 땅 속에 갇힌 서른세 명의 광부 전원이 69일간의 죽음의 밤을 이겨내고 어둠의 터널을 뚫고 세상 안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 품에 안긴 순간 위대한 인간 승리를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칠레 전역에 울려 퍼졌고, 이를 지켜보던 전 세계인들도 함께 환호하며 무려 70일에 걸친 인류 최대 감동과 기적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칠레는 지난 2월 대지진으로 수 백 명의 사망자와 200 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당시 거리에는 약탈자들이 넘쳐났다. 쓰나미를 예고하지 못한 정부는 비난의 돌팔매를 맞아야 했고 나라 전체에 천재지변과 인재지변의 상처가 깊었다. 하지만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33인의 광부가 생존해 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은 칠레인들을 단결시키는 구심점이 되었다.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절망의 나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두려움 속에 떨고 있는 동료들을 희망의 길로 이끌었던 60세 최고령 작업반장 우르수아씨의 빛나는 지도력과 뜨거운 동료애로 생사를 함께한 사람들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협동, 그리고 신속하고 치밀한 구조활동이 속속들이 전해지면서 온 세계는 그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희망과 기원으로 하나가 되었다.그들의 귀환소식은 단순히 위기의 순간에서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이 무엇인지, 사람 안에 간직된 사랑과 진실의 차원이 얼마나 깊고 고귀한 것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사건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감동적인 기적의 소식을 들으며 한 치도 안 되는 현실의 늪에서 허구한 날 진흙탕 싸움이나 벌이고 살아가는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모습을 보여준 그들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따뜻하고 깊은 인간성을 지닌 지도자, 서로를 배려하는 동료애와 작은 일도 함께 할 줄 아는 공동체조직, 생색내기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체제가 만들어 낸 인간승리의 드라마다.이번 칠레 광부들의 기적을 보면서 한 가지 섭섭한 것은 이렇게 인류를 감동시킨 귀중한 사건을 접하는 우리의 마음이다. 세계 여러 방송들은 구출작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연 이틀을 쉬지 않고 모든 정규방송을 멈추고 광부들의 구조장면을 생중계하였다. 국가적인 차원의 사건이 아닌데도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중계하며 인간승리의 감격을 함께 나누었다.영국 국영방송 BBC의 한 관계자는 귀환장면을 방송하면서 '인류에게 이번만큼 생생한 감동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며, 인간과 삶에 관한 살아있는 체험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날 전북에서 발간되는 어떤 신문에도 칠레의 기적에 관한 속보는 커녕 인류 기적의 감동을 다룬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세계 속의 전북을 꿈꾸며 창의적인 도시를 일구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의식이 향하는 곳에 눈길이 머무는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 경도되지 않고 세상을 더 멀리 우러르기 위해서는 먼저 더 깊은 의식을 다져야하는 것이다. 전북일보에 칼럼을 쓰는 전북인으로서 창간 60주년을 맞는 전북일보의 시선이 우리의 눈길을 더 멀리 보고 더 깊게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영수(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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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8 23:02

[전북칼럼] 창조도시와 도시발전전략의 변화

지금은, 개념 자체를 많이 쓰지 않지만 '지역문화'라는 말은 80년대와 90년대를 뜨겁게 달구었던 담론이다. 근대화 이후 갈수록 변방으로 전락하는 '서울 아닌 지역'의 활로를 찾고 지역의 삶의 질을 높혀보자는 희망과 운동을 표상한 말이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역문화라는 말보다는 '문화도시'라는 개념이 더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지역문화가 지역에 숨어있는 문화역량을 발굴하고 문화예술인들을 결집한다는 의미를 더 크게 갖고 있었다면, 문화도시는 도시의 발전전략에 가까웠다. 많은 도시들이 문화도시를 지역의 대표적인 발전전략으로 선택했다. 그 정책적 선택의 끝에 수많은 지역축제와 각종 문화기획들이 탄생했다.그러나 한국의 문화도시 전략들은 대체로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거나, 소리없이 사라져갔다. 그 문화도시의 전성기가 시들해지고 이어 최근 2-3년에는 창조지역이 도시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창조지역이란 무엇인가. 창조지역에 대한 유명한 이론가인 리처드 플로리다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결정적인 요인은 "그 회사가 오스틴에 있으니까요!" 였다. "왜 그 점이 좋은거죠"라고 나는 물었다. 그는 설명했다. 그곳에는 많은 젊은이들, 어마어마한 양의 일, 활발한 음악무대, 인종적문화적 다양성, 굉장한 야외 오락시설, 멋진 밤놀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피츠버그의 하이테크 회사로부터 여러 좋은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그 도시에는 그가 매력을 느끼는 일상적 선택권, 문화적 다양성, 관대한 태도가 결핍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것을 이렇게 요약해 말했다. "제가 어떻게 여기에 적응하겠어요?"플로리다의 말을 정리하면 두 가지 문제가 핵심이 된다. 첫째는 신인류라고 불리는 새로운 세대들은 이제 더 이상 높은 임금과 회사의 발전가능성만 가지고 도시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 그 도시에 무엇이 있는가, 그 도시에서 내가 어떤 삶을 누릴 수 있는가가 최대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도시공간의 문제다. 다양성과 즐거움, 지역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이 미래의 공간이 된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90년대의 지역문화 담론이 지역의 문화를 진흥하고 그럼으로써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자는 운동이었다면, 지금의 창조지역은 이것을 사람과 공간의 문제로 바꿔서 이야기하고 있다. 문화도시와 창조도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화도시가 도시의 문화력을 높이는 것에 일차적인 목표를 둔다면, 창조도시는 도시 전반의 변화 즉 공간과 사람, 환경을 같이 변화시키는 것에 목표를 둔다.따라서 창조도시는 기존의 도시발전전략과는 전혀 다른 철학적 기초를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자유, 다양성, 영감, 지속가능, 공동체, 창조성 등의 단어들이다. 보헤미안적 성향을 지닌 자유로운 영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그럼으로써 도시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창조도시 논의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나라가 영국이다. 쉐필드, 게이츠헤드, 글래스고우 등이 대표적인 창조도시로 꼽힌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도심공간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고, 그 공간을 중심으로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모여든 창의적인 인재들이 음반, IT, 영상, 전시컨벤션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형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또 성공적인 창의도시들이 보여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공간의 재구성이다. 비싼 돈을 들여서 멋지고 높은 문화공간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공장이나 관청으로 쓰이던 낡은 건물들과 구도심을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에게 맡겨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런던의 테이트모던이나 게이츠헤드의 발틱센터, 가나자와의 시민예술촌 등이 대표적인 공간활용의 사례들이다.결국 창조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인식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전략을 어떻게 펼치느냐가 핵심이 된다. 지금 전북에서도 알게 모르게 창의도시의 열풍이 불고 있다. 진정한 창의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도시전략이 나와야 한다. 전주의 구도심을 바라보는 시선과 전략을 변화시키는 것이 창의도시의 첫 번째 전략일 수도 있다.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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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1 23:02

[전북칼럼] 인사청문회 유감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 임명 동의안이 10월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투표에는 244명이 참석해 찬성 169명, 반대 71명, 기권 4명으로 김황식 국무총리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세 번째 총리로 임명됐다.인사 청문회 전부터 김 후보자의 부동시에 따른 병역기피 의혹, 동신대 특혜지원 논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이상한 씀씀이, 감사원장 재직시 4대강 감사 결과 발표 연기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었다. 김태호 총리후보자, 신재민, 이재훈 장관후보자가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병역기피, 재산신고누락 등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은 전남출신의 김총리가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통과할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후계자 관련기사와 민주당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로 인해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민의 관심, 아니 언론의 관심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인사청문특위는 "김후보자가 국무총리직에 적격"이라는 한나라당 위원들의 의견과 "각종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았고 소신과 정치력이 부족해 부적격하다"는 야당 위원들의 의견을 병기한 경과 보고서를 표결없이 통과시켰다. '태산명동에 서일필(太山鳴動鼠一匹)' 이라더니 너무 싱겁게 끝나버렸다.같은 시간에 우리 전북에서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뉴스가 하나 있었다.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9.28일 전라북도의회에서 2010년 제4차 임시회를 열고 단체장이 임명하는 정무부단체장(부시장, 부지사), 지방공기업 사장, 출연출자기관장 등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공기업법 개정 건의안'을 채택해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에 발송했다. 협의회는 "조례로는 단체장의 임명권을 제약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방공기업법에 '지방공기업 사장 후보자 등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북도의회가 2003년 의원발의로 전북도 공기업사장 등의 임명에 관한 인사청문회조례를 제정했으나 당시 전북지사가 제기한 무효 확인소송에서 패한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만 환경부지사와 감사위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머지않아 지방에서도 인사청문회가 실시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청문회 수준을 높여야 한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책 능력 검증이나 현안에 대한 가치관 등을 확인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로 내정되기 전에 도덕성 검증이 완료되어야 한다. 부실한 사전 검증으로 상처만 남는 청문회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미국은 인사 청문회 사전 검증 조사항목 230여개를 선정해 청문회 전까지 조사를 완료한다. 하지만 이것은 행정부의 1차 조사일 뿐이고 관련 상임위원회의 2차 조사도 있어 사전 검증 기간만 평균 두 달 정도 걸린다. 당연히 청문회장은 능력과 정책 질의의 장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질의되고 있는 위장전입,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등은 사전 검증에서 체크되고 여기에 걸릴 경우 청문회 대상에서 야에 빠지는 것이다.우리나라에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능력과 자질검증을 위해 인사청문회가 도입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2백년의 역사에 16,000여명의 공직자가 인사청문회 대상인 미국처럼은 어렵겠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공직 후보자가 존경받는 멋있는 청문회를 기대해본다./ 송기도(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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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04 23:02

[전북칼럼] 새로운 직업의 창조가 진정한 일자리 창출

<고용>은 국가 아젠다의 선두에 있다. 고용창출의 해법이 기업육성에 있다고들 하지 만 상시고용을 줄이고 임시고용을 선호하는 추세로 고용시장이 바뀌다보니 확실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전북의 경우도 <일자리창출>을 민선5기 도정의 최우선과제로 선정해서 조직개편 등 제도적인 보완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대책이 발표되어도 체감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대기업들은 해마다 수 조원씩을 사업에 재투자하지만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투자자본의 상당수는 자동화와 정보화시스템 도입, 혹은 사업장의 해외 이전 등에 투여됨으로써 고용기여도가 떨어진 지 오래 되었다.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기업에 그것도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더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대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어리석은 아우성일 뿐이다. 과거 산업시대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존의 직장 안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고 한다. 고용구조의 변동에 눈뜨지 못한 그 곳에 더 이상 새로운 일자리는 없다.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말 그대로 새로운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 변화된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생각으로 21세기형 일자리를 찾거나 만들어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 시스템을 먼저 갖추는 나라가 다음 세대를 지배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왜냐면 고용과 실업의 문제가 바로 국가경쟁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최근에 희망제작소 박원순변호사의 <1천개의 새로운 직업에 대한 발표>는 의미가 크다. 그가 말했듯이 현재의 직업군에서는 실업해소가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야만 새로운 고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새로운 직업을 먼저 창조하는 지역이 바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과연 새로운 직업들은 어떠한 고민을 통해서 나오는 것일까? 많은 부분 새로운 일자리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될 수도 있다. 하나의 예를 만들어 보자.<문제1> 여러 대학에 호텔경영에 관련된 학과가 있다. 호텔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호텔에 입사할 수 있는 학생들의 숫자는 지극히 제한 적이다.<문제2> 지역에 펜션과 민박이라는 새로운 숙박시설이 생겼다. 하지만 이곳의 숙박시설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리를 해서 인터넷 등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대학생들을 '펜션관리사'라는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 참여시켜보자. 그러면 펜션과 민박은 젊은 피의 수혈로 인터넷 등을 활용한 네트워크 영업이 가능하게 된다. 지역은 펜션산업의 활성화로 관광객을 늘릴 수 있고, 위탁한 주민들의 수입도 늘어날 것이고, 학생들은 자신의 책임 하에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롭고 능동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젊은이가 스스로 이러한 일자리를 찾아 나서거나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학교와 공공부문 그리고 민간이 협력한다면 전북은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펜션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새로운 직업을 함께 찾으려는 지역의 노력은 '최악의 청년실업 시대'를 사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힘찬 동력이 되고 단비가 될 것이다. <고용>의 문제는 자리의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느냐의 문제이다. 나라가, 아니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직업과 산업을 만드는 일을 기꺼이 함께 해 준다면 지역 또한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는 활기찬 땅이 될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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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9.27 23:02

[전북칼럼] 성묘유감

언젠가부터 성묘를 다녀올 때 마다 선산을 오르는 길 여기저기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무덤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진다. 대대로 조상들을 모셔온 선산에는 이제 묘지 쓸 무덤자리 조차 비좁다. 산이란 산마다 양지바르고 나무가 잘 자랄 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있는 무덤들을 보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묘지강산이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해 분묘로 잠식되는 토지가 여의도 면적(8.4㎢)의 57%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 국민의 1인당 평균 주거공간이 4.3평임에 비해 묘지는 평균 15평에 달해 죽은 자의 공간이 산 사람의 주거공간보다 3~4배나 더 큰 것이 현실이다. 가족제도가 변화하면서 2, 3대만 지나면 조상들의 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만 점유한 채 연고자 없이 버려진 분묘가 전체 묘지의 40%에 달한다고 한다.한 사회의 장묘문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깊은 의식수준을 드러낸다. 산을 헐어서라도 묘지를 꾸며 집안의 출세를 과시하고 험준한 산꼭대기에 명당을 잡아서라도 자손번영을 추구하는 우리의 문화는 아직도 원시시대의 의식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아름다운 산을 파헤치고 보란 듯이 자리 잡은 호화묘지와 산골짝에 버려진 무덤은 아직도 우리가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허약한 자기과시와 탐욕스런 자화상이 아닐까?얼마 전에 중국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세계인구의 20%가 사는 나라에 그 어디에서도 봉분묘지들을 볼 수 없었다. 사실은 풍수지리 사상의 원조인 중국도 모택동이 혁명을 완수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나라 전체가 "거대한 묘지"라고 불릴 정도로 어디를 가나 묘지가 들어차 있었다고 한다. 연간 평균 사망자수가 6백만명에 달해 매년 엄청난 규모의 땅이 무덤자리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모택동이 이끄는 혁명정부가 1956년 화장을 법으로 정하고 시신을 관에 넣어 매장하는 토장제도를 금지시키는 "장묘문화혁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전국 어디에서나 봉분을 한 무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우리나라보다 1백배나 넓은 땅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40년전부터 "장묘문화혁명"을 시작해 오늘에 그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화장률은 100%다. 역사적으로 우리와 같은 문화권으로 장묘제도도 비슷했던 중국이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지도층의 솔선수범에 힘입어 심각했던 묘지문제를 해결한 것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다행스럽게도 최근에 발표된 공식통계는 우리의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라북도 통계에 따르면 화장 장려 초기인 지난 2000년 화장률은 18.5%로 미미했으나, 2004년 들어 34%, 2006년에는 42.8%로 해마다 증가했고 2010년에는 화장율이 60%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며 후손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사후관리에도 안정적인 새로운 장묘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어 간다니 늦은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다.추석은 산이와 죽은이들이 함께 누리는 명절이다. 고향을 찾는 마음과 생명의 근본을 찾아 성묘를 다녀오는 정성이 만들어내는 풍요로움을 나누는 축제이다. 산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한 줌 흙으로 돌아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그 허약한 육신을 넘어서는 고귀한 의식으로 삶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하여, 올 추석에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성숙한 장묘문화를 모색해보는 시간도 한자리 마련되기를 바래본다./ 김영수(천주교 전주교구 천호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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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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