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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작지만 아름다운 감동 - 이근석

얼마 전 숭례문이 불에 탔다. 주변에서 아름다운 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다 갑자기 역사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그것도 국보1호가 불 탄 사실에 경악을 하고 가슴 아파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름다운 퇴임을 주장하며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에 소금을 뿌리지 마라라고 새 대통령 인수위에 말을 한 바 있다. 이렇듯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신경을 쓰고 생활을 하고 싶어 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예전에 한 방송사는 정지선지키기 캠페인을 벌인 적인 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밤거리에서 양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새벽길 캄캄한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모습의 주인공은 장애인 부부였다. 이 아름다운 모습의 감동은 오래갔다. 그것은 몸이 온전한 사람들도 감히 지키지 않던 것을 당당하게 지키는 모습에 더욱 감동의 폭이 컸던 것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모습은 냉장고를 타려는 얕은 술수로 인해 변질되면서 오래가지 못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본받기는커녕 그 모습을 퇴색시키는 일을 한 것이다.누구나 비슷하겠지만 자신이 정해놓고 가는 곳이 있다. 맛있고 친절하고 값이 저렴한 식당, 빠른 길을 놓고 더디더라도 풍경을 즐기기 위해 돌아가는 시골길, 맥주를 한잔하더라도 편한 음악과 분위기로 인해 가는 술집, 차에 저렴한 기름을 넣고 세차 해 주는 주유소 등등이 있을 수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 과감하게 습관성 취향을 버렸다.주유소 한 곳을 우연히 갔는데 그곳은 장애인이 기름을 넣어주고 세차를 하면 수건으로 마무리 물기를 닦아 주고 있었다. 행동이 느리고 능숙하게 구석구석을 닦아주지는 못하지만 밝은 모습으로 꼼꼼이 닦아주었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곳에서 그의 서비스를 받으면 그 시간 후로 기분이 확 전환이 되는 것을 느꼈다. 가까운 곳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전에 건장한 청년이 건성건성 마무리를 하는 모습과 비교해 보면 천지차이다.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이 더디고 답답함이 있지만 일부러 느림의 철학을 주장하는 이도 있지 않은가? 온전한 사람이 그의 일을 했다면 별 감동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이 주유소의 사장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분명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큰 아름다움에만 뉴스가 되고 감동을 전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찬찬히 우리 주변을 보면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이들이 있다. 다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지금은 정치시즌이다. 후보자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장점을 내세워 주장을 한다. 그 모습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권자도 알고 있다. 오래 갈 수 있는 있는 아름다운 모습에 한 표를 행사하자. 몸이 성하지 못한 사람들도 우리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 모습에 장애를 가져서야 되겠는가?/이근석(전주 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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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4 23:02

[전북칼럼] 농지가 장수(長壽) 부른다 - 임수진

우리 농촌을 묘사하다보면 주름가득하고 햇볕에 검게 그을린 촌로의 모습이나 시골장터에 앉아 나물 파는 늙은 아낙들의 팍팍한 삶과 고단한 하루가 연상되곤 한다. 농촌사회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2.1%로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였다하는 통계를 접할때마다 고령농업인들의 노후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도시에서는 이미 은퇴하여 여가생활을 즐길 법한데 우리 농촌 현실에서는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농업인의 고뇌가 있다. 생계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편안해야 할 노후를 포기하고 허리 구부러진 몸을 더욱 혹사시키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의 경우 61세 이상 고령농가중 소득으로 가계비를 충당 못하는 농가비율이 34.8%에 이른다고 한다. 그나마 영농을 중단하면 여유로운 노년 생활은커녕 당장 생계가 막막해 지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공적연금이나 경로연금 등 노후소득보장대책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중장년층 농업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가입율은 53.2%에 불과하고 개인연금 가입율은 12%인 상황에서 이들 농업인의 미래 노후생활도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고령에도 농사짓는 일이 반복되고 70세 이상이 되어서야 영농을 은퇴하게 되는 것이다.고령농의 지각은퇴는 구조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투자를 가로막고 소득의 정체로 이어져 결국 젊고 경영능력있는 농촌인력 양성이 어렵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필자는 이처럼 딜레마에 빠진 농촌의 구조적 문제에 선순환의 고리역할을 해줄 방안으로 『농촌형 역모기지』제도를 도입해줄 것을 제안한다. 이미 주택 역모기지론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담보 가치가 충분한 도시지역에나 적용될 수 있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은 농촌지역에서는 큰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주택보다 자산 비중이 높은 농지를 매개체로 한 새로운 형태의 복지제도가 있어야만 그나마 노후생활의 시름을 덜어주지 않을까 싶다.지금까지 직접 농사지었던 농지는 은퇴할 때 한국농촌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지은행에 맡기면 연금소득과는 별도로 임대소득을 올릴수 있어 농가소득 안전장치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균적으로 연간 450만원 정도의 연금소득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연구결과도 있다.농촌형 역모기지는 농촌의 특수성과 농지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잘 조화시켜 갈 수 있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상품의 하나로서가 아니라 FTA 등 농업개방화와 농촌고령화문제를 실효성있게 해결할 수 있도록 농촌복지차원에서 접근해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고령농업인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수 있도록 범국민적인 공감대와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농촌은 어느 국가, 어느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자 튼튼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무병장수하는 우리 농촌을 기대하며 농지(農地)가 장수(長壽)를 부르는 농촌형 역모기지의 도입을 기대한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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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6 23:02

[전북칼럼] 국회의원이 뭐길래 - 권혁남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기저기서 4월의 국회의원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고, 목 좋은 고층 건물마다 후보들의 걸개그림이 펄럭거리며, 매일 같이 집으로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분명 우리나라는 정치중심의 사회이다. 아직도 정치는 모든 분야보다 우위에 있고,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국회의원 자리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과학자와 스포츠맨, 의사, 판검사, 변호사, 교수, 기자, 기업가는 물론이고, 여기에 아나운서, 코미디언, 탤런트, 가수들 까지 제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정치판의 진흙땅 싸움에 뛰어든다. 각 분야에서 성공하여 존경받는 사람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례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이 그 동안 쌓아온 명성마저 더럽히고 퇴장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만약 이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고 제자리를 지켰다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고도 남았을 인물들이다. 이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자신을 위한 것은 손톱만큼도 없고 모두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이다. 각양각색의 거룩한 출마의 변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역시 지역발전을 위해서이다. "내 자식의 고향이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서" 고향도 살리고 제대로 된 의정 활동을 펴기 위해"서란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변호사의 출마의 변은 철저히 자기희생적이다. "오랜 변호사 활동으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람마다 시기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거죠.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나서는 것이 1년에 10억원 이상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겁니다. 하지만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요."이밖에도 자신이 전공한 분야를 더욱 더 발전시키기 위해 출마한다는 사람도 많다. "제조업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권에서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출마하게 됐다"(CEO출신),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성형하고 싶어서 국회의원에 출마한다. 성형수술은 한 사람에게 만족을 주지만, 대한민국을 성형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만족을 줄 수 있어 더 보람이 클 것"(성형외과 원장), "의료 분야에서 한의학이 가장 국가 경쟁력이 있는데 그걸 뒷받침할 만한 법안을 만들고 싶어서(한의사), "판사로서 개개인의 분쟁을 해결하는 보람도 있었지만, 그 밑거름인 입법 활동을 통해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국민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판사), "경제나 법률 전문가는 국회에 많은데, 과학 전문가들이 거의 없어 출마를 결심했다(물리학과 교수).시중에는 국회의원을 조롱하는 온갖 유머나 퀴즈들이 넘친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은 국회의원과 정자(精子)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라는 퀴즈이다. 정답은 인간될 확률이 매우 작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에게는 매우 모독적인 유머이다. 지난 2007년 연말 한국갤럽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10개의 국가기관 중에서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기관으로 국회(의원)가 선정되었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정책입안, 면책특권, 불체포 특권을 갖는 등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많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때로는 조롱까지 받는 자리이다. 연봉으로만 따져도 국회의원보다도 훨씬 더 많이 받고 있는 각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도 그 자리를 탐내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 안 해본 사람은 모르는 쏠쏠한 재미가 있고 그것이 궁금해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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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19 23:02

[전북칼럼] '쥐'와 '남대문' - 임명진

무자(戊子)년 새해가 열린 지도 닷새가 지났다. 쥐가 근면?다산?풍요의 상징이라 하니, 올 한해 우리 모두 근면하게 일하면서 가능하다면 다산도 이루어서 풍요로운 삶을 누렸으면 하는 기원으로 닷새 연휴를 보냈다. 하도 서로들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하니 올해는 우리 모두 쥐처럼 큰 욕심 없이 근면하게 살다보면 큰 소리로 떵떵거리지는 못할망정 그저 안분(安分)을 챙길 수도 있겠다 싶어 무자년 한 해가 그렇게 조용한 풍요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 연후 마지막 날 남대문 화재 참사를 텔레비전 화면으로 지켜보며 이런 소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수십 대의 소방차가 품어대는 물줄기에도 아랑곳없이 더욱더 치솟아 오르는 화염과 연기처럼 그 먹구름은 더욱 커져갔고, 마침내 자정을 넘겨 남대문의 지붕이 붕괴되는 장면을 보면서 예의 소망도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우리에게 남대문은 무엇인가? 우선 국보 1호라는 상징성이 크다. 그 상징성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재 가운데 첫째라는 점을 넘어선다. 또 흔히 쓰는 속담으로 남대문 입납이나, 모로 가나 기어가나 남대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다. 겉으로야 주소도 모른 채 사람을 찾는 일이나 어떤 수단을 쓰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뜻을 다소 조롱하는 투로 표현하는 말이지만, 이 속담에는 남대문이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친숙할 뿐만 아니라, 또 한국인의 정신적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는 속뜻이 잠재되어 있다. 그런 남대문이 속절없이 불타버렸다. 이제 형해만 남은 남대문을 보면서 우리의 현재의 삶이 그렇지 않는가를 생각해본다. 화염 속에 타들어가는 숭례문(崇禮門)을 보면서 우리의 예(禮)를 생각한다. 또 남대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생각한다. 그 문에 얽힌 수백 년의 역사적 발자취와 그 문에 서린 전통가치를 생각한다. 그러한 역사적?상징적 가치들이 화염 속으로 소실되었다고는 단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걸 전면으로 부인할 수도 없다는 게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쥐의 해 정초에 남대문 붕괴라! 화재는 언제 어디서고 얼어날 수 있는 일이니 남대문인들 영원히 불타지 않을 수 없을 터이지만, 하필이면 쥐의 해 정초일까? 우연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엔 올 한 해 조용한 풍요를 기원했던 정초 연휴의 소망이 맘에 걸린다. 쥐는 십이지(十二支) 열두 짐승 중 가장 실용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할만하다. 적자생존과 형세판단에 능하며 명분보다는 실익을 앞세울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쥐의 해에 우리나라 전반적 풍토가 실용주의로 흐르는 것도 우연의 일치일까?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철학기조로 실용주의를 내세운 바 있다. 최근 서구에서도 한 세기 이전의 고전 실용주의자인 제임스와 듀이를 재평가하면서 이른바 신실용주의의 기치를 들고 나온 것을 상기하면, 그 점을 크게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제 한물간 고전 실용주의를 복원하는 데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논리만을 앞세우면 자칫 한 세기 전의 낡은 실용주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남대문이 상징하는 역사성과 전통가치는 이번 화채처럼 소실될 것이 자명하다.실용주의의 해 무자년 정초라서 남대문 화재는 착잡하다. 그러나 이 화재를 우리에게 실용주의의 폐해를 각성시키는 사건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이는 정녕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이런 위안으로나마 그 착잡함을 가라앉혔으면 한다. 이제 이런 위안이나마 보듬고 오는 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임명진(전북민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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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12 23:02

[전북칼럼] 작은 배려가 지역을 밝게 한다 - 이근석

지난 몇 년 전부터 전주가 더워졌다. 아마 올 여름도 그럴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 문제점을 분석하느라 야단법석을 피웠고 여러 가지 원인이 지목되었다. 그리고 끝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나아지는지, 그냥 분석이 나왔으니 그것으로 문제의 해결을 본 것인지 의문스럽다.지구온난화로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도 걱정만 하지 정작 생활에서 해야 할 일을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무엇을 하기보다는 남이 노력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과 영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그 나라, 그 도시가 안전한가를 최우선으로 체크한다. 놀라웠던 사실은 교통문화였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가 부러워하는 항목이다. 방향지시(깜박이)등만 켜면 무조건 양보를 하는 영국의 교통문화, 그리고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는 독일의 아웃토반에서 사고율이 적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방향지시등을 잘 켜고 이에 후방에 있는 차량이 양보의 미덕을 보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특히 영국은 라운드어바우트(round about)를 최대한 이용하여 교통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방향지시등과 양보가 있기에 가능한 교통정책이었다.도로교통사고원인 분석(2005년도 통계청 자료)을 보면 운전자나 보행자의 질서의식 부족이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아득한 기억이지만 운전면허시험을 보던 때를 회상하면 가장 점수가 높았던 것은 출발 전에 안전벨트와 방향지시등을 켜는 일이었다. 가끔 운전을 하다 앞차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정차를 하여 당황한 적이 있다. 방향지시등은 뒤에 오는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냄으로써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배려이다. 20년 무사고 경력의 한 택시기사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되도록 2차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대목과 안전거리와 방향지시등 사용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는 말이었다.커다란 배려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놓게 된 권투선수가 자신의 장기기증을 한 것에 대해 우리는 감탄을 했다. 하지만 작은 배려가 한 도시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간과하고 있다. 전북은 교통사고가 높은 지역으로 운전자보험 가입이 꺼리는 지역으로 낙인찍혀 있다. 문제점을 잘 찾고 시정을 요구하고 불평을 많이 늘어놓지만 정작 자신이 작은 실천(배려)을 함으로서 한 도시가 밝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내가 무엇으로 이것을 채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고 웃음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고 나아가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자./이근석(전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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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05 23:02

[전북칼럼] '2기 신활력사업' 불꽃을 살려라 - 임수진

관광도시, 허브산업, 벼고을 농경문화, 생태건강산촌, 한우 브랜드 파워, 치즈밸리, 발효천국, 복분자, 누에타운... 전북지역의 시군에서 2기 신활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사업들이다.사업명칭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역의 환경과 특성을 잘 반영하여 이미 성공모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도 지역을 추론해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치즈하면 임실이고, 발효천국은 순창, 벼고을은 김제, 관광도시는 정읍, 복분자는 고창이다.신활력사업은 이처럼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사업이다. 지역사정을 가장 잘 아는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 추진된다.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형 하향식 지역개발방식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지금까지 신활력사업은 행정자치부에서 추진되다가 2007년부터 농림부로 사업이 이관되었다. 향토산업육성과 지역특화품목 육성 등과 연계, 종합적인 농촌산업발전을 위한 농촌활력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지역이 낙후되고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랜 얘기다. 활력을 되찾겠다고 낙후지역을 도시처럼 개발하는 게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농촌다운 농촌, 특색있는 지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특색있는 자랑거리가 많은 우리지역에는 희망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컨텐츠는 풍성한데 아직 덜 알려지거나 산업화 노하우가 부족하여 내 고향의 잠재자원이 제 값을 못받을 뿐이다.이제는 지역단위로 품목을 가려내어 생산에만 그칠것이 아니라 가공, 유통 등 식품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만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마침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 식품산업 클러스터의 대상지역으로 전북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농업과 음식이 발달한 지역 특성을 살려 우리고장이 세계적인 식품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지역특성화 사업과 지역주도개발방식은 사실 우리지역에 이미 도입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필자가 진안군수 재임당시 홍삼한방특구, 으뜸마을 가꾸기, 마을간사장제도 등을 도입하여 큰 성과를 올림으로써 중앙정부에서도 이를 정책화하기까지 신활력사업의 효시역할을 해냈던 것이다. 진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업 성공에는 지역민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역량과 열정을 갖춘 훌륭한 지역리더가 있어야 한다.한국농촌공사는 올해부터 신활력사업의 사업계획과 사업성과 평가, 컨설팅, 교육, 홍보를 전담하게 되었다. 본사에 농촌활력사업본부를 새로 설치하여 多사람?多소득?多일자리, 3多창출로 지역에 활력을 더해 나갈 계획이다.농촌은 더 이상 농산물 생산만 하는 1차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2차, 3차 유통 가공업을 포함하여 발전해 나가야만 희망이 있다. 지역별로 특화된 명인, 명품, 명소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따라서 도시와 농촌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도시자본의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도시는 꽃이요 농촌은 뿌리이기 때문이다.지역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지역이 비전이 없다고 말하지만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지역을 조금만 돌아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유무형의 자산이 있음을 알수 있다. 창조적인 발상과 적극적인 참여로 신활력사업이 지역을 활성화하는 값진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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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29 23:02

[전북칼럼] 신문법 폐지와 지역신문의 미래 - 권혁남

지난 16일, 17일 이틀 연속으로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 과제 대토론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 백명의 방청객들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새 정부가 각 분야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언론계에서도 강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외국의 선진국들 대부분은 방송의 소유와 내용을 규제할 목적으로 하는 비교적 엄격한 방송법을 갖고 있는 반면에 신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을 갖고 있지 않은 국가가 많다. 현재 OECD에 가입한 30개 국가 중에서 신문법을 갖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8개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두고서 일부에서는 우리나라도 아예 이참에 별도의 신문법을 두지 말고 전적으로 신문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우리 신문시장의 현재 상황이 과연 시장의 자율에 맡겨도 될 정도로 안정적이고, 제 기능을 다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8일 인수위가 신문법의 대체입법 추진을 거론하자 예상했던 대로 조중동은 즉각 찬성한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적극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지역신문들은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찬성할리 만무하다. 조중동의 메이저 신문들은 신문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반면에 마이너 신문들은 다양한 여론의 공존을 위한 소수 언론의 보호를 강력히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2006년 헌법재판소가 현행 신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종매체간 교차소유금지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신문-방송 겸영을 전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메이저 신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디어 융합은 세계적 트렌드라면서 이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메이저 신문들이 YTN 등과 같은 보도전문 채널이나 예능, 드라마까지 편성할 수 있는 종합편성 채널을 소유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는 지상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현재 OECD 가입국가 중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금지시키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할뿐더러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간의 융합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신문-방송 겸영이 자칫 대기업의 미디어 독식을 가져올 수 있고, 신문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메이저 신문들이 방송까지 장악하여 거대 복합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할 경우 공중의 다양한 접근권 보호와 다양한 여론의 공존을 어렵게 만들 위험성이 높다 하겠다. 이렇게 된다면 지역신문 같은 소수자를 위한 마이너 신문들의 존립은 더욱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신문관련 대체법에서 이에 대한 법적 보호조항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권혁남 교수(52) 정읍출신으로, 고려대 신방과를 졸업했다. 언론중재위원과 전북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한국언론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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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22 23:02

[전북칼럼] 새정부 대북정책은 계승했으면 - 임명진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은 유전(流轉)한다는 말이 자주 생각나는 요즘이다. 달포 남짓 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 정치?사회 전반에 적잖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일까? 대통령 당선자 측과 인수위원회에서 연일 쏟아내는 새로운 정보에 국민들은 귀를 기울이면서 그 변화의 방향을 예의 주시하기도 한다. 정권 교체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동반한다. 정치 권력의 주체가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권력의 기반이 되는 국민들이 일정 정도 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실 국민들은 새 정부에 적잖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 발전과 고용창출 확충이 그것일 것이다. 그러나 변화되지 않기를 바라는 부분도 있다. 개개인에 따라서 다른 견해가 있겠지만, 이전 정부의 정책 기조 가운데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분야들도 있다. 누군가가 그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강조할 분야가 어느 것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서슴없이 대북정책이라고 답하고 싶다. 일부 정객들은 지난 국민?참여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한다지만, 필자는 국민정부 이전의 분단 50년 중 되찾은 10년이라고 바꾸어 말하고 싶다. 우리 근?현대사를 되짚어 보면 어느 시대나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었으니, 일제강점기 때는 조국광복이, 해방 직후는 자주국가 건설이, 그리고 분단 이후에는 분단체제 극복이 그것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10년의 대북 정책은 분단체제 극복이라는 대의명분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한국식 통일로 나아가는 노둣돌이 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10년의 대북정책은 북미관계에서도 큰 변화를 낳았다. 북미관계는 부시 행정부 초기에 만연되었던 냉전구조로부터 지난 해 이후 확실하게 선순환구조에 들어섰다. 지난 해 10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순회공연 때 북한 국가가 연주되었고, 오는 2월말 평양에서 공연되는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 때 미국 국가가 연주될 예정인 것이 그 상징적 예증이라 할만하다. 게다가 중국의 대북투자가 본격화되었고, 유럽계 자본의 대북투자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으며, 남한 기업의 북한 투자가 확대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기존 대북정책을 경색시키는 것은 시대적 추세에도 어긋나는 일이다.북한은 이런 시대적 추세를 먼저 거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해외 투자 유치나 경제 특구 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의 자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기존의 남북관계를 유지하고자 할 것이다. 행여 우리 새 정부가 보수 정객들에 휘둘려 기존 남북관계 기조를 흔들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시대적 추세를 거스르는 것은 물론이요, 한반도의 역사적 과제를 외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속담에 물은 흘러도 여울은 여울대로 있다란 말이 있다. 변화되는 것 가운데 보전되는 것이 공존한다는 뜻이리라. 새 정부의 정책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특히 역사적 과제가 눈앞의 정략이나 실익 때문에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새 정부가 남북관계를 10년 이전으로 되돌리게 되면 후세들은 그 시기를 잃어버린 5년이라 표현하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임명진(전북민예총 회장)* 약력 : 1952년 전북 장수 출생, 전북대 및 동 대학원 졸(문학박사),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문학평론가), 북경한글학교장 및 전북작가회의 회장 역임, 현재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및 한국언어문학회장. 저서 『문학의 비평적 대화와 해석』 외, 역서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외, 편서 『판소리 단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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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5 23:02

[전북칼럼] 전북, 희망의 발원지로 만들자 - 이근석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현제명 작사?작곡 <희망의 나라>의 한 대목이다.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지역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올해는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하기보다 반성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성을 철저하게 하면서 희망을 말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반성은 내 탓이오라고 말해야 하는데 반성의 본질을 비껴가고 있다.불교 신자들이 삼보(三寶)께 드리는 큰 절인 오체투자(五體投地)가 있다. 이는 교만을 떨쳐버리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행위로, 스스로 고통을 겪으면서 수행하는 방법으로 온 몸을 완전히 땅에 붙이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즉 자신을 철저하게 바닥으로 떨어뜨려 자신 속에서 참회를 하면서 다음 세계에 대한 희망의 그림을 그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최근 기사 가운데 전북의 인사가 다음 정부의 인수위에 배치되지 않아 우리에게 불리하다, 희망이 없어졌다, 그래서 마치 지역의 희망이 없어진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말들을 들었다. 이것 또한 오늘의 현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전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호남하면 광주하고 전남만 있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그런 현상으로 지역의 희망이 없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희망의 끈을 놓은 적도 없었다. 다만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외부적인 조건으로 그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면에서 안타깝다. 오체투지 행위처럼 바닥부터 기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희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 일은 전북에서만 가능하다. 그것을 희망을 잃고 낙심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 전해주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희망을 받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 고통을 알기에 전북만이 지금의 암울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지난 참여정부에 참여를 많이 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대다수 시민단체 진영에서도 희망이 없어졌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동안 정치적인 흐름에 활동을 올려놓고 몇 년의 세월을 보냈으니 지금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철저하게 반성을 해야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반성의 내용을 찾을 것이다. 희망은 내부에서 만들어지고 자기 자신에게서 만들어진다. 중앙의 단체에 기대를 하지 말고 우리 지역에서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 전국의 단체에게 나누어 주자.개인과 지역사회 그리고 지역차별을 극복하고 전북이 나서서 희망의 불씨를 붙여보자.희망의 불씨가 꺼졌다고 낙심하고 있는 전국에 뿌려 2008년을 희망으로 맞이하게 만들자.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가는 길을 전북이 당당하게 열어 보이자.이근석 총장(50세)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경기도 안산 YMCA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전북혁신협의회 위원, 광주고검 전주지부 항소심사위 위원, 전북의제 교육홍보분과 위원장, 행자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근석(전주 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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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08 23:02

[전북칼럼] 황금어장 고군산군도를 지켜내자 - 임수진

기름유출사고가 19일째를 맞고 있다.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기름띠와 타르덩어리들이 천수만에 이어 남하하면서 황금어장인 고군산군도 일대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 지역은 전북지역 최대 어장으로서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을뿐만 아니라 새만금 방조제와 인접해 있는 관광명소이다.다행히 기름띠가 계속 약화되고 있고 외곽 서해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불행중 다행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피해어민들의 고충과 생계터전을 잃은 어업인 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어떻게 희망을 심어주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이번 사고를 겪으며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위기에 처하면 하나로 뭉쳐 극복해내는 우리 국민의 놀라운 저력이다.하루 5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태안 피해지역을 찾아 인간띠를 이뤄 그 어떤 최첨단장비로도 해낼 수 없는 놀라운 방제성과를 거두었다.방제자문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던 외국의 방제전문가들이 오히려 우리 국민의 자원봉사열기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할 정도다.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열기가 빨리 식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추가확산에 대한 우려는 줄었다지만, 완전한 피해복구는 아직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발길이 닿기 어려운 해안지역 곳곳에는 여전히 기름범벅된 바위와 모래가 남아있다. 또한 해상방제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바닷물 속으로 그대로 가라 앉은 일명 '오일볼'에 의한 2차 오염문제도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있다. 작은 공모양으로 뭉쳐 가라앉아 있다가 기온이 상승하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이때 햇볕을 받아 터지면 심각한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한국농촌공사는 그동안 가용가능한 인력 장비를 총동원하여 방제노력을 펼쳐왔다. 충남도 관내 인원뿐 아니라 본사, 본부, 사업단 등에서 구성된 피해복구지원단을 1일 100명씩, 상황종료시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12일 피해복구지원금 1억원을 기탁하였고, 복구 작업에 필요한 방제복과 장화 등 5천만원 상당의 방제장비도 별도로 구매해 복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다소나마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기대한다.특히 앞으로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에 시름마저 더할 기름유출 피해지역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연말 연시를 맞아 해야 할 일도 많겠지만 모처럼 불기 시작한 자원봉사의 열기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는 안 될 것이다.어려운 때일수록 전북도민의 역량을 결집해서 서로 돕고 나누는 지혜로운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전북지역 서해안을 기름유출 피해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 농촌공사에서도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 투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정해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특히 오늘은 2,000여년전 세상에 찾아와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과 나눔을 약속하셨던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저무는 한해를 돌아보며 올 한해가 1만2547㎘의 원유가 해상으로 유출되었다는 사상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기억되기보다 사랑과 나눔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낸 역사적인 한해, 고향 전북에서 희망을 찾은 한해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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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25 23:02

[전북칼럼] 도시환경 관리, 기초자료 확보부터 - 황지욱

2000년 현재 세계의 도시지역은 지표면 총면적의 약 0.2%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류의 절반가량이 도시지역에서 살고 있으며, 바로 이곳에서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발생된다. 인구가 집중하고 있는 도시에서는 개발사업이 집중되어 자연지형의 변화, 교통량의 증가 및 주택과 산업시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가중되고 열수지가 변화되어 도시의 기상변화가 초래된다. 결국 도시의 관리는 지구환경의 보전과 관리에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인 것이다.지난 2년간 전주시를 대상으로 도시열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그 결과 과밀화된 건물의 집적, 지표면의 포장, 식생의 부재 등의 문제가 도시의 온실효과를 강화하여 도시 온도상승과 대기순환의 장애로 나타나고 있었다. 물론 전주시에서도 문제해결을 위하여 가로수 조성, 담장개선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오고도 있다.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사항은 기초자료의 부재에 따라 과학적 접근에 근거한 처방을 내리기 어려운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전주시를 대상으로 하는 도시기후의 근거자료로서 지점별, 시기별 기온데이터, 디지털 지도체계 등이 미흡하다. 특히 기후지도나 바람길 지도 등은 앞으로 세계 기후협약이 우리나라에 적용될 때 CO2 배출량의 규제를 적재적소에서 관리할 수 있는 근거이자, 효과검증의 근거임에도 전무한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향후 10년 내에 도시거주 인구가 전체 인구의 9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초자료의 구축은 적극적인 의미에서 친환경적 신도시의 건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최적의 과학적 근거가 된다. 즉, 단순히 공단지역이나 차량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기술적 필터링작업 뿐만이 아닌, 도시지역의 지형, 복사열수지, 풍향, 풍속 등의 요소들이 자연생태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기순환의 메카니즘을 회복하는 입장에서 도시환경에 대한 다양한 지도제작 사업과 기반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물론 전자의 경우 눈에 띄는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때문에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은 예산투입에 전향적인 자세를 갖고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못해 예산배정에도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유로 단기 효과의 사업에만 눈을 돌리고 있을 때 근본은 다 망가졌는데 특정부분에만 매달려 계속 수리를 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도시의 환경관리는 기초가 부실할 때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하더라고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장기간에 걸쳐 과잉의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초적 틀에 대한 조사를 완벽히 이루고 난 뒤 특정한 개발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지욱(전북대교수건축도시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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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18 23:02

[전북칼럼] 어둠을 뚫고 밝은 아침이 동튼다 - 김학권

丁亥年 새해를 맞이해 부푼 가슴으로 한 해를 계획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일 년의 세월이 거의 다 흘러 올해도 이제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금년을 마무리해야 하는 한 해의 끝자락에 들어선 지금 자연스레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기대 이상의 성과로 기뻤던 일도 있었고, 의외의 결과로 고통스러운 때도 있었다. 힘은 들었지만 보람이 있었던 때도 있었고, 애는 섰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도 있었다. 사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과거에 우리가 꿈꾸며 기대했던 만큼 만족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족스러운 만큼 마음은 항상 꿈꾸는 미래로 향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은 기대한 만큼 성취할 수 없는 허망한 꿈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서러워하거나 노하지 말라.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모든 것은 한 순간이며,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라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사실 과거란 현재의 지속적인 흐름에 불과하며, 미래란 앞으로 다가서고 있는 잠재적 현재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는 곧바로 과거가 되고, 동시에 잠재적 미래가 된다. 그러기에 미래의 모습은 바로 현재의 모습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많은 요인들이 뒤얽혀 복잡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기 때문에 삶을 영위하는 데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수고가 요청된다. 그러나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해도 항상 부족하며, 고통스러움은 뒤따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결핍은 항상 결핍만으로 남는 것은 아니며, 고통은 항상 고통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봄날에 화사하게 피어난 꽃은 추운 겨울의 고통을 극복하고 이룩해 낸 생명의 환희이다. 인류의 역사에도 온갖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끝내 아름다운 성취를 이룩한 위대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많다. 현실이 기대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도, 또한 현실이 어둡고 고통스럽다 해도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 갇혀 실망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재의 고통을 나를 단련시키는 계기로 삼아 보다 강인한 나를 만들고 성공한 삶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인물이었던 맹자는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여 강하게 하고, 그 사람의 몸을 고통스럽게 하며 빈궁한 생활 속에 빠뜨려 그의 일을 어렵게 한다. 이는 그의 마음을 단련시켜 참을성 있고 강한 인성을 길러 줌으로써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집의 하중을 온몸으로 떠받들고 있는 들보는 추운 겨울 견디며 자란 단단한 재질의 나무를 골라 사용한다. 찬란한 아침은 어두운 밤을 뚫고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가오는 2008년 戊子年에는 우리 모두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커다란 성취를 이룩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학권(원광대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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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11 23:02

[전북칼럼] 잘 어울리는 커플링 - 정의붕

커플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짝이 되는 남녀 한 쌍또는 잘 어울리는 짝으로 표현된다. 커플은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로미오와 줄리엣,영화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까지, 남다른 열정과 뜨거운 사랑, 관습을 뛰어넘는 행동,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서로 잘 어울리는 관계로 과거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큰 파문을 일으켰던 역사와 예술 작품 속에 그려지고 있다. 예술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커플의 공통적인 한 가지 메시지는 바로 행복이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 세상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랑을 함으로써 느껴지는 행복감은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내게 한다. 예술작품속의 커플은 고단한 삶속에서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인 사랑의 달콤 쌉싸름한 면을 상큼하게 그려내고 있다. 최근 뭐든 함께하고 싶어 하는 커플들을 겨냥한 사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커플의 심리를 이용하면 두 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커플음료, 좌석 사이에 팔걸이가 없는 커플극장, 커플좌석이 마련된 카페, 커플전용 PC방, 커플용품 전문 쇼핑몰 등 커플 마케팅 제품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요즘 들어 많은 사람들이 혼자살기를 원하고 또 실제로 피곤한 커플보다는 화려한 싱글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전년보다 10% 가량 늘었지만 결혼한 커플은 전년보다 5%가량 줄었고, 이 가운데 한 명이라도 재혼인 경우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숨기고 싶은 과거가 되었을 이혼이 이제는 결혼한 커플의 3분의 1이 선택하는 당당한 현실이 되었다. 이는 분명 의미있는 변화이며, 물질 만능주의 사회적 가치와 인간 상호간의 관계와 긴밀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현상이다. 한마디로 함께 살며 사랑을 나누고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짝을 찾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또한 아무리 잘 어울리는 커플도 상대방과 내가 같지 않은 이상 어떤 관계이든지 불만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불만을 풀지 못하고 갈등이 쌓이면 결국은 파멸에 이르고 만다. 서양에 비해 대체로 우리나라 커플들의 애정 표현과 대화는 부족한 편인데, 닭살 커플처럼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다툴 일은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대화법이 없다. 따뜻한 미소, 애정 어린 스킨십,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존중과 배려.이렇듯 사랑을 근간으로 하는 남녀간의 커플도 있지만 우리사회는 서로가 부족한 것을 메우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어서 더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커플링 시스템도 있다. 얼마 전 전주세계소리축제중 전주시립국악단의 어울림 콘서트는 소리축제의 한 획을 장식하며 멋진 공연을 보여준 한 예이다. 둥둥 북소리가 관현악과 함께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힘찬 기상을 뿜어내는 듯 했고 난타 같은 타악의 울림이 신명나고 흥이 넘쳤다. 이 공연은 국악과 서양음악의 어울림이라는 취지하에 소리와 놀이의 환상을 통해서 흥겹고 경쾌함을 시각과 청각을 만족시켜 종합예술로 승화시킨 멋진 커플링 시스템으로 기억된다. 올해 초 전라북도는 전국 지자체중 처음으로 산학관 커플링 사업을 전개하였다. 커플링 사업은 산업체가 꼭 필요로 하는 인력을 창출하기위해 대학은 산업체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바꾸고 산업체는 현장실습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지방정부는 참여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사업이다. 커플링 사업은 처음부터 배부를 수는 없고 단계적으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간다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믿는다. 또한 커플링 사업으로 서로가 알지 못했던 부분을 이해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우리지역도 잘 어울리는 커플로 발전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존중과 배려가 상생하는닭살 커플처럼 국악과 양악의 절묘한 어울림처럼 그리고 산학관 커플링 사업과 같이 우리지역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커플링 사업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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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04 23:02

[전북칼럼] 남북농업협력 인식의 전환 - 임수진

역사적인 2007 정상회담 이후 지난 11월 16일 서울에서는 제1차 총리회담이 개최되어 남북정상선언 이행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진행되었다.이 중 농업협력은 제1차 남북농업협력위원회(2005년 8월 개최) 합의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되, 종자생산 및 가공시설, 유전자원 저장고 건설 등을 2007년 중 착수키로 합의하였다. 또한 남북농수산협력분과위원회를 설치운영하기로 합의하는 등 농업과 관련해 좀 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도출했다. 그 동안 정부는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북한에 쌀과 비료를 제공해왔으며, 이제까지의 남북 농업협력 사업은 NGO나 지자체가 전면에 나서고 정부가 남북협력기금 등을 통해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을 취해왔다.그러나 지난 제2차 정상회담과 금번 총리회담은 과거의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주도적으로 남북 농업협력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남북 농업협력 사업은 좀 더 안정적이고 단계적전략적 추진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지속적인 실무접촉을 통해 제1차 남북농업협력위원회(2005년 8월)에서 합의되었던 사항은 구체적인 사업으로 실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일례로 지난 11월 5일 개성에서 1차 남북 농업협력 실무접촉을 통해 합의된 축산협력사업(양돈)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여기에서 남측은 양돈협력사업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재 및 장비, 물자를 차관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하였으며, 향후 검역이나 반입제도 등의 제도적 정비가 과제로 남아 있으나 이는 남북간 농업협력 사업이 확대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차원의 남북농업협력이 정체되어 있는 동안 그 공백을 메워왔던 NGO, 지자체 등에서 추진해 온 사업성과를 십분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도 정부주도의 사업에 있어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이와 함께 남북 간 농업협력의 본격적 추진에 즈음하여 남북농업협력의 성격, 범위, 규모 등에 대해 남북의 인식차가 있다면 이를 선차적으로 해소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1995년 이후 북한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농정시책 추진, 제도 개선, 농업 지원 유치 등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북한의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농업개혁과 남북 상생의 농업을 위해서는 남과 북을 포괄한 한반도 전체의 장기적인 농업발전의 토대위에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 뿐 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다각도의 접근법도 고려해 볼만 하다. 최근 들어 기존의 산업부분 뿐만 아니라 바이오 에너지 개발 등 농업분야에서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활기를 띄고 있다.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과 남한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하여 경쟁력 있는 부문을 육성하고 러시아 연해주나 몽골, 동남아 등지에 공동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협력방안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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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27 23:02

[전북칼럼] 성적만능주의와 인성교육 - 황지욱

과거에 우리나라가 항상 자랑으로 내세웠던 사회적 덕목 중의 하나가 올바른 가정교육을 통해 건강한 자녀를 양육하였던 점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여러 가지 부정적 증후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초등학교 교사와의 대화에서 필자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들이 반복적으로 잘못된 언행을 하기에 부모님께 가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말씀드리고 부모님의 견해를 받아 오라고 하였더니 학생의 말은 왜, 부모님까지 껴들게 만드세요? 하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며칠 지나 글을 가져 오긴 했는데 그 글 자체가 어른 흉내를 낸 것이라 거짓말하는 것이 더 나쁜 행동임을 지적하자 엄마가 재수없어, 하더니 빨래하니까 네가 써라했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며 우리 사회가 상당히 병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이 학교의 공교육은 무너진 지 오래라고 지적하여 왔는데, 가정교육까지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모두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이러다가 우리의 학교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대해서 방임자적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염려스럽다.지난 목요일 200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모든 수험생과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시험을 잘 치르기를 진심으로 바랐을 것이다. 수능시험은 수험생에게 있어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요, 교사에게는 훌륭한 제자를 키워낸 보람찬 결과이기 때문에 이는 경시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학부모에게도 자녀의 뒷바라지가 결실로 나타나는 것인 만큼 그 결과에 따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성적 만능주의에 빠져 성적만 좋으면 개개인의 인성이 어떻든 상관할 일이 아닌 사회가 된다면 이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일 게다. 그 결과는 이런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고스란히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학생들이 부모가 되고, 이들이 선생님이 된다면 그들에게서 배울 자녀와 학생은 어떻게 될 것이며, 이런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따라서 지금 우리사회가 우리의 자녀와 제자들을 위해 살펴보아야 할 것은 그들의 인성이 올바로 형성될 수 있도록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훈육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10년 뒤 그리고 20년 뒤 우리사회가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언어적 폭력이 예방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도 절실할 것이다.물론 여전히 필자가 아는 대부분의 가정이 자녀교육에 엄하며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도록 훈육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또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온 심혈을 기울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일부의 슬픈 이야기를 들어도 여전히 희망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황지욱(전북대교수건축도시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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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20 23:02

[전북칼럼] 노인을 공경합시다 - 김학권

요즈음 아침저녁의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노변의 은행나무도 가끔씩 몰아치는 바람에 잎을 흩날리며 도시의 거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여름 내내 푸르렀던 산과 들도 텅 비기 시작한다. 초목은 계절의 변화를 따라 봄에 잎을 내밀고 여름엔 무성하게 자라 꽃피우며 가을이 되면 알찬 결실을 맺어 다음 해를 기다린다. 그리고 다음 해가 되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싹을 틔우고 꽃피우고 열매 맺으며 생명활동을 지속한다. 우리의 삶도 세월의 흐름을 따라 태어나 자라고 성장하며 활동하다가 노년에 접어들면 삶의 무대를 자녀 세대에게 넘기고 생애를 마감한다. 결국 우리 인생도 초목과 마찬가지로 유한한 삶을 대를 이어가면서 영원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도심의 거리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 노란 은행나무 잎이나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단풍나무처럼 우리의 노년의 삶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전주시는 유엔이 노인의 날로 정한 10월 2일이 낀 1주일간을 노인주간으로 선포하고, 공유와 소통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대 화합을 다지는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이 행사는 시민의식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성숙시키는 참으로 뜻깊은 행사였다. 사실 우리 가운데 누구도 자녀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의 부모 역시 그들 부모의 자녀로 태어났으며, 우리의 자녀 또한 우리를 부모로 해서 태어나 성장한다. 이처럼 대를 이어가며 부모와 자녀의 관계 속에 우리의 삶은 영속된다. 따라서 우리 각자는 모두 이전의 세대와 이후의 세대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즉 한편으로는 부모의 삶을 계승하여 보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후손에게 전하면서 우리의 삶이 영위되는 것이다.우리의 몸은 물론 우리의 정신도 우리만의 창작물이 아니다. 이미 부모 이전부터 조상 대대로 형성된 몸과 정신이 부모를 통해 자녀인 우리에게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내 몸의 어느 것 하나 부모를 떠나 이루어질 수 없으며, 우리의 정신 또한 부모의 가르침 없이 형성될 수 없다. 따라서 오늘의 나는 나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나 이전의 조상과 나를 이어받게 될 후손들이 함께 공유하게 되는 공유물이다. 『효경』에서 나의 몸, 나의 모발, 나의 피부 모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인 만큼 조금도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전함이 효도의 시작이요, 행실을 바르게 하고 사람의 도리를 행하여 훌륭한 인물로 후세에 널리 칭송받음으로써 부모를 영예롭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라고 했다. 이는 부모와 자녀의 삶을 독립된 별개의 삶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삶이 하나로 직결되어 있음을 표명한 것이다. 나는 부모의 몸과 정신을 물려받은 부모의 분신이며, 부모는 현재의 나를 있게 하는 나의 근원이다. 따라서 부모에 대한 효도와 노인에 대한 공경은 나 자신의 본원에 대한 자각이며 사랑이다. 이제 우리 고장이 단풍만이 아름다운 곳이 아니라 노년의 삶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삶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인을 공경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는 그런 고장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학권(원광대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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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13 23:02

[전북칼럼] 벤처창업 활성화와 대학의 역할 - 정의붕

평생직장에 대한 사고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 들어가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평생직장이라는 사고로 근무하였으나,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급격한 사회변화로 평생고용제가 아닌 연봉제 및 계약제 고용제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태동한 것이 벤처창업의 붐이었다. 월급쟁이들 누구나 언젠가 여유가 생기고 나름의 획기적인 아이템이 떠오르면 내 나름의 사업을 꾸미고자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벤처창업의 기회는 매우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대개의 성공적인 벤처창업자 경우는 창업 의지나 사업아이템 등이 명확하지 않아도 성공한 케이스가 있지만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창업기회와 사업아이템을 찾아서 성공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근래 본인의사와 관계없이 외부 환경의 변화로 신분상 위기를 맞이했을 때 새로운 분야를 찾아 창업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창업기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정부와 중소기업청의 적극적인 벤처창업 지원이 이루어져서 현재 전북지역에도 창업을 육성하고 지원해 주는 대학과 기관이 10여 군데가 넘고 있다. 벤처창업의 살아있는 전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우편번호가 다섯 자리에서 여섯 자리로 바뀌어 수천 개에 달하는 지역별 우편번호를 자동으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를 공모했는데 이때 대학 동아리 후배들과 함께 이 공모전에 참여해 대상을 차지한 것이 계기가 되어 벤처 창업된 회사가 한글과 컴퓨터였다. 학생시절에 컴퓨터를 갖고 싶었지만 돈이 모자라 부품을 따로 따로 구입해야 했던 미국의 마이클 델은 기업이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단돈 1,000달러를 투입해 사업화 한 것이 지금의 델 컴퓨터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컴퓨터를 조립해서 판매한다는 주문제작 아이디어는 델 회장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창안된 것이다. 이러한 벤처신화와 최근의 취업에 대한 어려움으로 1만 명이 훨씬 넘는 전국의 대학생 예비창업자가 또 하나의 빌 게이츠 신화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벤처기업은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국가경제의 기술개발 기반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지닌다. 또한 무에서 유를 만들 듯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에 고용을 증대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공한 벤처창업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중요한 키워드 단어를 몇 개 꼽을 수가 있는데 틈새시장과 제품의 차별화, 마케팅의 차별화 그리고 블루 오션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벤처창업의 성공률은 10% 미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 재학생 벤처창업자들이 몇 년 내에 고등실업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성공 창업을 위해서는 대학에서 창업과 관련된 경영과 기술개발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미리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것은 산 경험이 되어 실패의 확률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의 H대는 벤처로 세계를, 디지털로 미래를이라는 슬로건아래 대학 전체를 벤처 창업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내년까지 국내 벤처 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창업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대학생 창업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대학생들의 취업목표인 대기업이나 공무원 또는 공사에 대한 취업지원을 하는 것 이외에도 스스로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대학이 준비하고 격려해 준다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창업교육은 대학교육이 획일적인 이론교육에서 탈피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전공실무 교육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우수한 예비 창업인을 양성하고, 사업 기회가 넘쳐나도록 대학생의 기술혁신능력을 키우고 창의와 개성을 지향하는 교육개혁의 추진이 벤처기업 육성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VB(Venture Business)化는 대학이 중심이 되어 젊은 대학생들에게 창업 실패의 위험과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대학을 통한 벤처창업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이 있다. 따라서 대학 벤처창업 지원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보고 반성,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지역의 대학생들이 비슷한 조건이라면 더 이상 타 지역에 취업해서 떠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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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06 23:02

[전북칼럼] 농업, 이젠 해외로 눈돌릴 때 - 임수진

생각이 에너지다고 외치는 광고카피가 있다. 아무리 땅을 파도 기름은 안나왔지만 지구 반대편을 파니 우리도 산유국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비유를 우리 농업에도 적용해 보고 싶다. 최근 먹는 것으로만 인식되던 식량 작물이 석유를 대체할 바이오에너지로 각광받으며 국제곡물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최고 70%나 치솟았다. 식량안보와 미래 다가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특히 자급률이 낮은 밀, 콩, 감자, 옥수수 등을 유휴경작지를 활용하여 재배하는 등 생산량을 늘리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우리 밀의 품질 우수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군부대급식제공 등 국내 소비 촉진운동을 전개하고 생산확대방안을 적극 모색하여야 한다. 생산확대를 위한 대안중의 하나가 바로 해외농업진출이다.우리나라에서 외국에 쌀을 수출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일말의 가능성과 상상력을 초월해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농업분야에서도 자본과 기술, 식품을 비롯한 농산물이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이동되고, 자본과 기술이 투자되는 대가로 국내에서 부족한 원자재를 공급받는 등 국가간 전략적 제휴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얼마전 러시아 연해주와 앙골라등 아프리카 지역의 현장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농업의 해외진출이 얼마나 필요하고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시야를 넓히고 저변을 확대한다면 한국농업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들 지역은 토지자원에 비해 인구나 자본 혹은 농업기술이 부족하여 농업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지역들이다. 특히 한인 이주민의 역사가 깃든 연해주의 우수리스크 지역은 ha당 농지 임차료가 미화 1~5불에 불과하고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까워 자본과 기술을 갖춘 우리 농업의 해외진출 적지로 평가받는다.하지만 우리농업의 해외진출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요한 반면 수익은 장기간에 걸쳐 회수될 수밖에 없고, 국가간의 신뢰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호장치 등이 필요하다. 또한 전략적 해외농업에 대한 우리 농업인들의 인식전환과 합의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그동안 민간부문에서 추진하여 왔던 해외농업투자는 성공사례가 드물다. 해외농업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했지만 대내외적 관심부족으로 지속적 투자재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미래 전략기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적절한 투자와 지원을 하고 우리 농업인들의 전향적 사고전환이 뒤따라 준다면 그만큼 성공가능성을 높일수 있다.우리는 일제치하 농업이민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조국을 잃고 만주지역을 떠돌며 지주의 핍박속에 농토를 개간하던 것이 불과 100여년전의 일이다. 하지만 가난의 질곡을 벗어나고자 만주나 연해주로 떠났던 것이 과거의 역사라면 이제는 우리 농업인이 당당한 투자자가 되어 농업 미개척지로 진출할 때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농업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생각이 에너지이듯 생각을 바꾸면 우리가 농업수출국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농업의 해외진출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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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30 23:02

[전북칼럼] 다문화가정 따뜻하게 보듬자 - 황지욱

아빠, 언제까지나 사랑할게 어느 날 수업이 끝날 무렵 네 살짜리 딸 아이 세라로부터 전화가 왔다. 뜬금없이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를 몹시 행복하게 했다. 아내에게서도 이렇게 진한 사랑고백은 듣기 어려운데 말이다. 누구나 이렇게 행복감을 느낄 때 삶의 기쁨을 얻는다. 또 받은 사랑을 갑절로 갚아주고 싶게 된다. 이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첫째의 목적은 행복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 인생을 투자한다. 결혼도 그렇고, 직장을 찾는 것도 그러며, 종교를 갖는 것도 동일한 행복추구의 하나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다. 저소득계층을 위해 의료보험제도를 개선하고,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가 행복을 전하여야 할 대상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특히 필자는 우리 사회에 새롭게 이주하여 온 다문화가정을 주목하게 된다. 아니 다문화가정 뿐만 아니라 3D 업종에 종사하며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주목하게 된다. 그 이유는 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 광부로 그리고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와 청춘을 받치셨던 교민들을 만났던 기억이 새롭기 때문이다. 이분들은 지금 독일 사회에서 성공하여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 이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당시 우리나라의 가난 때문에 머나먼 이국땅으로 건너왔지만 개개인의 면면은 상당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가난이 재능을 감추었을 뿐 지금은 독일 대학의 교수가 된 분, 의사가 되신 분도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독일사회는 이런 모든 외국근로자들에게 영주권의 혜택, 다양한 사회보장제도의 부여하였다. 그리고 지금 교민 모두는 이런 독일 사회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신다. 무엇보다 독일에서 태어난 2세대들은 한국인이자, 독일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해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지금 우리 사회에도 다문화가정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분들은 자국의 가난 때문에 우리나라에 와서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분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에서 기여하는 바가 얼마나 큰 가 우리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필자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무엇보다 독일에서 우리나라의 교민사회를 보며 느낀 바로 2세들이 독일사회의 기둥으로 자라나고 있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2세들은 더 이상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으로서 자라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 때 우리는 엄청난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2개국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며, 자신의 어머니나라와 밀접한 가교의 역할을 담당할 줄 아는 그런 인적 자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러한 가정,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절실하다./황지욱(전북대교수, 건축도시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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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23 23:02

[전북칼럼] 희망의 인문학 - 김학권

지난 해 가을 전국의 인문학관련 학자들이 고려대학교에 모여 인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 아래 인문주간을 선포하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펼쳤습니다. 두 번째를 맞이하는 금년의 인문주간 행사에서는 원광대학교를 비롯한 전국의 14개 대학 및 단체가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전주와 익산을 비롯하여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의 도시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동시에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는 인문학이 단순히 상아탑만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구체적 삶의 문제를 고민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루어졌습니다. 인문학은 일상적 삶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게 함으로써 그 삶을 가치있고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이끄는 학문입니다. 인문학은 인간과 자연 및 인간과 인간,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의 삶과 연관된 모든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의미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에 힘입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상의 편리함은 물론 물질적 풍요까지 한껏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반면에 금품을 노리고 자행되는 중범죄의 증가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자신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허위날조와 금품로비 및 학력위조와 같은 각종 사회적 병폐로 우리 사회가 크게 병들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의 가치와 존엄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보장되고 추구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본시 홀로가 아니라 사회 속의 일원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인 이상 아름다운 삶은 아름다운 세상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문학의 논의는 우리의 삶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함은 물론 인간 자신에 대한 본질적 물음과 성찰을 통해 자연의 고귀함과 생명의 존엄성을 자각하게 하는 등 보다 성숙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상호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해 감으로써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인문학적 성찰 없이 현실적 욕구에 매몰되어 살아가게 될 때 각종 범죄와 부정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게 됨으로써 결국 사회는 물론 자신의 삶까지 파경으로 이끌게 됩니다.이러한 작금의 사회적 필요에 발맞춰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주간 행사를 마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번 인문주간에 펼쳐진 각종 행사가 과거처럼 우리의 삶과 거리를 두고 이루어지는 인문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인문학, 우리의 삶에 성찰적 메시지를 주는 인문학, 삶의 다양한 문제에 구체적인 대답을 주는 실천적 인문학이라는 사실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인문학이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희망의 인문학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김학권(원광대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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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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