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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 - 윤찬영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역사는 진보하는가? 역사에 대해서 던지는 기본적인 질문들이다. 그러나 정답은 없다. 역사를 한낱 과거의 사실 자체로 이해하는 사람부터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숭고한 진리가 작동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까지 그 진폭은 참으로 넓다.과거 군사독재체제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세대들은 역사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지는 못 했다 하더라도 역사의 진보를 신앙처럼 믿었던 것 같다. 독재권력의 폭력 앞에서 피가 터지고 죽어가지만 그래도 끝내 진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강고한 믿음이 없었다면, 이 땅의 민주주의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감개무량했었던가? 영원할 것 같았던 권력의 부패를 도려낼 때 얼마나 카타르시스를 느꼈던가? 피 흘린 만큼 꽃피우는 역사의 진리를 체험하며 온 몸의 떨림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역사는 70~80년대를 향하여 거꾸로 가고 있다.중고등학교 사회과목에서부터 대학의 경제학을 배울 때까지 '실업'이라는 단어는 시험 출제용으로만 유용한 개념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였고, 일자리는 계속 늘어났기 때문에 실업문제를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약 40년 가까이 그랬다. 그러다가 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거꾸로 가는 경제, 실업문제를 뼈와 살이 아프도록 경험했다.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나 했더니 이제 더 큰 공황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도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다시 역사에게 묻는다. 역사는 진보하는가? 어떤 이는 파동처럼 굴곡은 있어도 크게 봐서 역사는 진보한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역사는 나선형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도무지 알 수 없다. 꾸준한 관찰과 성찰을 통해 필자가 파악하기로 역사는 단진동을 하면서 진보한다. 세기의 단위에서 보면 역사는 진보한다. 그러나 몇 년 또는 몇 십 년 내의 범위에서 역사는 후퇴하기도 한다. 독일의 이상적인 국가 바이마르공화국이 실패로 끝나고 히틀러의 파시즘이 지배했던 것, 419 이후 이승만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선진적인 내각책임제를 도입했으나 민생은 더욱 도탄에 빠지고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와 장기적인 독재체제가 등장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우리 인간의 수명이 세기를 넘지 못하다보니 혹자는 역사의 진보시기에 활동하다 죽어가고, 어떤 이들은 후퇴기에 살다가 죽어간다.2007년 대선 정국을 돌이켜 보자. 한나라당 경선이 한참일 때, 필자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불길한 예측은 모두 맞아떨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정치는 급격히 후퇴할 것으로 예측했고, 경제는 대통령의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치는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주로 국내적 범주에서 대통령의 의지대로 움직이지만, 경제는 세계적 범주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퇴보하는 역사를 걱정했다. 역사의 후퇴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각오는 했지만, 이건 너무 한 것 같다.이제 우리는 역사 후퇴의 진폭과 기한을 단축하고 다시 전진하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살고, 지역이 살고 우리가 산다. 역사는 범민주세력의 결집을 명하고 있다. 험한 길로 나서라고 부르고 있다./윤찬영(전주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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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1.05 23:02

[전북칼럼] 3일만 볼 수 있다면 - 안홍염

또다시 한해가 서산에 걸렸다. 과거나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상상해 보지만 시간의 역사가 규명해 줄 수밖에 없는 가고 옴의 오묘한 조화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선정한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을 서강대학교 장영희 교수의 글로 접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쓴 "헬렌 켈러"는 앞 못 보는 맹인으로 2차 대전 때 부상병구제운동을 주도해 "자유의 메달"을 받은 미국인이다. "헬렌켈러"는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3일 동안 친절과 겸손과 우정, 밤낮이 바뀌는 웅장한 기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집에 돌아와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암흑의 세계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1933년에 발표된 이 글은 당시 대공황의 후유증에 허덕이던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헬렌켈러"가 그토록 보고자 소망했던 일들을 우리는 날마다 일상 속에서 특별한 대가도 없이 보고 있다."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 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75년이 흐른 오늘 우리에게 "헬렌켈러"의 글이 새삼 간절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이 필요해서다.세계적인 경제 위기는 자칫 역사를 수십 년 뒤로 돌려놓을지 모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투쟁이 아니라 협력이고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며 부정이 아니라 긍정이고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또한 살고 죽음이 삶의 한 과정이듯 고통과 시련도 삶의 한 과정이라면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거기에서 찾도록 해야 한다.뒤 돌아 보기에는 너무나 아쉽고 민망한 2008년, 회고하기 조차도 무서운 한해였다. 해돋이와 함께 오는 새해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상이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세계경제가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어두운 소식에도 우리에게 극복의 꿈만 있다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행운이 오리라 믿는다.그래서 우리는 다짐을 한다. 한 점의 착오도 없도록 하기 위하여 새해에는 우선 삶에 쉼표를 찍으면서 살아야겠다고... 작가 정연희씨는 "쉼표가 없는 일상은 대패밥이나 톱밥처럼 우리들 본래의 삶에서 시나부로 깎여저 나가는 부스러기가 되고 말 것이다. 쉼표가 없는 문장을 읽으려면 숨도 차고 얼른 터득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긍정의 힘을 신앙처럼 굳게 믿겠노라고... 인생을 바꾸는 "긍정의 힘", No가 Yes로 바뀔 때 모든 일은 해피엔딩으로 장식 된다. 수세기 동안 단 1%만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은 놀랍게도 긍정의 힘이었다.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당선, 미국의 역사에 기록될 대사건도 긍정의 힘 때문에 일어났다. "Yes, We Can." 이 한마디가 미국을 열광케 했다. 변화를 추구하고 희망을 일구어가는 국민임을 세계에 과시했다. 모든 유기체는 변화 않고 생존할 수 없음을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소의 해 2009년의 화두는 느림의 미학을 되새기며 긍정의 힘으로 희망을 추구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타고르). 2009 파이팅!/안홍엽(수필가, 필.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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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2.29 23:02

[전북칼럼] 개인행복시대, 공생 안전망 절실 - 이흥재

'혼·자·서·잘·살·자'라며 얄밉도록 자기 자신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이 많다. 행복을 찾은 다양하다. 성형수술 같은 외모치중파도 있고, 남에게 한없이 베풀며 스스로 행복을 채우는 삶도 있다. 이른바 지금은 개인행복, 절대행복시대이다. 행복추구는 개인목표일 뿐만 아니라 국가나 사회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되었다.이 같은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는 소시민의 작은 행복을 지킬 안전망이 너무나도 취약하다. 고속성장사회를 거치면서 허둥지둥 지내느라 최소한도의 자기안전망조차도 소홀히 해왔다. 하물며 사회안전망은 더할 나위 없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개인 가처분 소득증대라고 하는 말이 무색할 '이름뿐인 책임사회'이다.누가 뭐래도 우리는 공존 · 공생 · 공진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맑고 밝은 사회에서 살 권리가 있다. 그래서 세금내면서 국가라는 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공공질서와 공익에 승복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보호해주는 국가의 역할을 각자가 받아들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너 나 없이 부르던 행복노래가 해넘이 인사 메일을 보내는 요즘 좀 우울하다. 스치는 경제소식들을 외면한 채 잘 될 거라고 너스레를 떨면 기만이 될 것 같다. 어떤 이 들은 새해를 내다보며 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혹여나 그 틈새에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삶들이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지금은 모두 어렵다. 모두가 공생에 힘을 모아야 한다. 세상이 소용돌이치면서 한계선상에 방치되는 대상이 점점 넓혀지고 있다. 사회안전망이란 기본적으로 의료복지시스템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정신건강도 함께 챙겨줘야 한다. 가벼운 우울증이나 가슴앓이에서 시작되어 스트레스나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인터넷, 위험한 장소, 약품들이 너무도 쉽게 방치되어있다.한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성간의 사랑, 이혼이나 별거, 사회적 고립, 실직, 기업도산, 학력부진, 질병 악화, 약물 중독, 위험한 일터 등은 함정이다. 이들을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호해줘야 한다. 더 말할 것 없이 이제는 당연히 사회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한다. 막말로 자살로 생기는 GDP손실금액을 그대로 공생정책에 투입한다면 수 조원에 이를 것이고, 그 결과는 어찌 수치만으로 계산할 수 있겠는가.IMF위기 시절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주변사람들의 고통은 또 어떠할 것인가. 신문보도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8.8명으로 OECD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높다. OECD 평균(2006년)은 11.2명으로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 다음을 잇는 일본(19.1명), 핀란드(18명)와도 큰 차이가 있다. 자살왕국이라 불리던 일본은 '자살대책기본법'(2007)을 만들고 관련 종합대책을 범 부처차원에서 추진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사업주, 학교, 관련 민간단체 등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하여 추진할 책무를 정하고 있다. 모든 자치단체들이 2008년도에 '대책연락협의회'를 설립하고, 주무부처는 '대책가속화계획'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터놓고 이야기 나눌 사람 단 한명만 있어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는 말을 정책으로 보호해야 한다.우리는 IMF 즈음의 일들을 어설프게 넘기고 잊고 있다. 또 다시 그런 일이 없어야겠다. 절대행복, 공생시대라는 말에 알맞은 최소안전망이 절실하다. 자기안전망도 이제는 사회안전망으로 승화시켜야한다./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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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2.22 23:02

[전북칼럼] 씨앗을 지키는 농부의 마음으로 - 강신재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세계경제의 위기국면이 지속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와중에 우리경제도 2008년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세계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미국 경제위기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미국 경제위기의 표면적인 원인은 달러 유동성 과잉에 따른 자산의 버블붕괴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제조업의 붕괴로 인한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금의 미국의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금융문제만이 아닌 금방 회복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이러한 미국의 경제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바로 건실한 핵심기술 제조업을 가지고 있는 국가만이 튼튼한 경제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며, 제조업이 튼튼한 나라가 금융 산업도 안정된 기반 하에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즉, 한 나라의 경제를 나무에 비유하면 금융 산업은 잎가지열매로 볼 수 있다면 제조업은 뿌리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와 날씨가 거칠어 잎과 가지가 상해도 그 뿌리가 견실하면 언제든지 다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만 뿌리가 부실하면 나무는 쓰러지게 마련이다.미국은 확충된 금융자본을 금융 및 제조업에 재투자해야 했지만 금융 및 부동산에만 집중한 결과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다.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10년 전 IMF 구제금융의 위기 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특정업종에만 국한되지는 않았지만 특히 이공계 연구원들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우리사회의 제조업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나타낸 사례라 하겠다.따라서 당분간 이번 위기로 불거진 한국경제의 침체는 불가피한 것이겠지만, 세계경제가 다시 활성화 될 때까지 우리의 성장 동력을 유지강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 중심에 서있는 분야가 '핵심 부품소재'분야이다.현재 국내 부품소재의 가장 큰 문제는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제품과 기술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핵심제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기술개발 노력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선진 해외기업들은 매출의 8~10%를 투자하는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1~4%를 투자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교육과학기술부는 밝히고 있다.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에서도 미래의 한국경제전북경제라는 나무를 크고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그 뿌리를 이루는 제조업발전에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며, 그 핵심을 이루는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농자아사 침궐종자(農者餓死 枕厥種字)라는 말이 있다. 농부는 굶어죽을 지언정 내년에 심을 종자는 먹지 않는다는 말인데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미래의 희망인 '씨앗'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겠다./강신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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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2.15 23:02

[전북칼럼] 수도권 집중 대한민국, 타이타닉 되고 있다 - 윤찬영

그렇게 인기 없었던 노무현 정부의 정책 중에서 그나마 국민적 지지를 얻었던 것은 지역균형발전정책이었다. 1960년대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된 지독할 정도의 불균형적인 현상을 깨뜨리고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참여정부의 시도는 행복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정책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지방언론과 지방대학을 살리려는 다양한 정책들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마저도 뒤집어버리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고집하면서 입으로는 여전히 지방을 위한다고 한다. 지역언론과 대학들은 안중에 도 없다.정부와 정치권의 유력인사들, 중앙언론의 유력인사들, 유명 지식인들, 강남과 부자지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출신지역은 대개 지방이다. 그들은 자신의 고향이나 연고지에 대해 지방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절실하지 못하다. 자신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발전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생각하고 움직일 뿐이다. 그런데 지방에서는 수도권에 있는 출향인사들에게 매우 우호적이고 낭만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수도권과 지방이 이렇게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제방식과 밀접하다.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대세였던 경제방식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이윤추구가 어려워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집중적인 불균형 성장론이 먹혀들어갔다. 그래서 집적된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를 일으켰었다. 수도권 집중이 당연시되었다. 그나마도 부동산 투기 등 각종 투기로 돈을 벌어 경제를 해 왔으니 건강할 리가 없다. 처음부터 예견되었던 것이지만, 이러한 방식이 위기에 처했다.장기간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서 우리는 가라앉고 있는 거대한 타이타닉호를 타고 있는 꼴이 되었다. 전혀 새로운 배로 갈아타기 위해서라도 균형적인 분산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로운 배는커녕 구조선이 올 때까지도 버티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운명이 흔들리고 있는 마당에 산업자본주의시대의 건설산업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그 동안의 경제방식은 양극화라는 난치병을 가져왔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 제1항이 무색해진다. 소위 함께 화합한다는 '공화국(共和國)'에서 이렇게 격차가 벌어지게 만드는 정책을 일관하고 강화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불균형 성장방식은 급속한 성장을 가져왔지만 비만과 기아가 공존하는 경제였다. 수도권은 비만으로 죽고 지방은 말라 죽을 것이다. 수도권이 넘쳐난다고 해서 그것이 지방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소위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는 없었다. 기존의 방식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비전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경제방식이 어떤 것일지라도 지역과 계층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오래 전에 필자는 당시 전주시장과 대담을 한 적이 있다. 전주를 제발 서울의 아류로 만들지 말아달라는 호소를 했다. 서울식으로 개발하면 영원히 뒤처지고 발전하지 못한다며 지역 특유의 경제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었다. 너무 어려운 주문이었을까? 지금 전주는 서울의 허름한 변두리처럼 변해가고 있다. 하기야 전국의 모든 지방도시들이 서울의 모퉁이처럼 변모해왔다. 서울에 기대지만 말고 우리 자체의 역량을 뜨겁게 그리고 지혜롭게 모아보자./윤찬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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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2.08 23:02

[전북칼럼] 백혈병 소년의 아름다운 소원 - 안홍엽

천지에 죽은 낙엽만 뒹구는 11월은 어쩐지 잊혀 진 본능처럼 죽음을 생각하기에 걸맞은 때인지도 모른다. 10월의 자지러질듯 화려한 세상, 다가오는 새해와 함께 스러졌던 희망이 다시 생기는 12월, 그 사이에 끼여 신음하는 11월은 만물에게 절망의 늪일 수밖에 없다.그 11월, 지구 저쪽에서 날라 온 열한 살 소년의 갸륵한 얘기는 우리에게 감동적인 한편의 시요 천상의 아름다운 소리와도 같았다. "어머니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 지금은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배고픈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싶어요." 병원에서 돌아온 길, 추위에 떨고 있는 늙은 노숙자를 보고 뇌까리는 소년의 말이었다. 그러나 브래드군은 어머니가 노숙자들을 위해 마련한 잔치가 끝나기도 전에 환한 미소를 남기고 열한 살 짧은 일생을 마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미국의 씨애틀에서는 당장 트럭 여섯 대 분의 음식과 6만 달러의 성금이 모아졌다. 브래드군은 2주간의 남은 시간을 불우이웃 돕기에 쓴 셈이다. 사형집행까지 남은 시간 5분을 옆 사람과 마지막 인사, 자신의 삶 돌아보기, 그리고 자연을 둘러보는데 썼던 도스토예프스키에 비해서도 시간의 소중함과 가치를 훨씬 더 드높인 셈이다. 꺼져가는 생명에 집착하지 않고 불우 이웃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이다.도스토옙스키는 "선과 악의 투쟁은 사랑하려는 힘과 사랑하지 못하는 힘의 대결"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사랑하지 못하는 힘에 편들거나 억눌리고 있다. 노블리스 오브리제도 화려한 논리에 지나지 않는 말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나 논리 보다는 사랑이 먼저다. 사랑은 반드시 논리보다 앞서야 한다.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몸에 익힌 사랑도 이상한 논리에 짓밟힐 번했지만 괘념치 않겠다는 다부짐으로 사랑의 위대함을 실증해 보였다. 해마다 12월이면 몰래 돈뭉치를 동사무소에 갖다 놓고 살아진 사람은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선행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랑의 열매를 액세서리로 꽂고 다니는데 만족하는 이웃사랑도 넘쳐 나는 12월이다. 동전 세 닢을 바친 여인을 크게 칭찬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해야한다. 급식비를 내지 못하여 점심을 굶어야 하는 결식아동이 많다는 사실은 남의나라 얘기가 아니다. 12월이 되면 사랑의 연례행사들이 봇물을 이루게 된다. 왜 하필 12월일까? 꼬깃꼬깃 가슴에 쌓아 두었던 사랑의 힘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거라고 가정해 두자. 그러나 사랑은 생명 이전의 것이고 죽음이후의 것이라고 했다. 이 세상이 창조되기 전 이미 사랑은 존재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사랑은 시간도 공간도 없음을 일러주고 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을 경건하게 묵상해야 할 개념들이다.희망과 절망이 교차 되는 12월,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앞으로 12월을 몇 번이나 더 맞이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건 사랑 없는 지옥에서 속절없이 지내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비록 2주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랑이라는 영원한 가치를 실천이라는 선물로 남기고 간 11살 브래드군의 명복을 빈다. 지구촌을 달군 이 훈훈한 사랑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옆에 등장할 자선냄비에 가득 찬 세모가 되었으면 좋겠다./안홍엽(수필가필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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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2.01 23:02

[전북칼럼] '그린 핸드' - 이흥재

'그린 핸드'는 내가 지어낸 낸 말이다. 지난 여름이었다. 뙤약볕에서 어떤 할머니가 잔디밭 잡풀을 뽑으며 뭐라고 중얼중얼하는 것이었다. 좀 이상한 분인가 보다 했는데 가만 들어보니 풀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애야, 미안하다. 좋은 곳으로 다시 태어나거라". "미안하다".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묻자, 저도 살려고 나왔는데 보기 싫다고 뽑아버리는 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놀랬다. 녹색 사랑 할머니의 마음 씀씀이에... 나는 장갑조차 없이 투박한 그 할머니의 손을 '그린 핸드'라고 이름 붙여 경의를 표했다.내가 만난 또 다른 그린 핸드는 공공기관에 꽃을 보내주는 분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얽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고, 우선 일하는 분들이 즐겁게 일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정성껏 화분을 다듬는 그 손길을 그린 핸드라고 붙여주는데 나는 주저하지 않는다.이 같은 녹색사랑 마음뿐만 아니라 생명 외경심에 대해서까지도 이 이름을 붙이겠다. 내 어릴 적에 할머니는 닭을 잡을 때면 꼭 나무아니타불을 중얼거리시곤 했다. 왜 그러냐는 철없는 손자에게 할머니는 "닭고기가 맛있으라고"그런다고 말을 흘리셨다.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 퍼덕거리는 닭. 입으로는 나무아미타불을 읊으시며, 그 모가지를 움켜쥐느라 힘줄이 돋던 할머니 손을 나는 지금 그린 핸드라고 부르고 싶다.또 다른 그린 핸드는 오늘 점심시간에 만났다. 모처럼 구두도 닦아달라며 구둣방 아저씨에게 바닥이 떨어진 너덜거리는 슬리퍼를 내밀었다. 본드를 붙이기만 해도 되는데 질긴 실로 야무지게 바닥을 꿰매주었다. 버려도 될 것을 가져온 나에 대한 감사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그의 검은 손은 내가 귀히 여기는 그린 핸드다. 생명도 없는 아니 생명이 다한 것을 살려낸 손이다. 실 값으로 내민 오백원에 쑥스러워 하는 그 아저씨 표정은 그린 스마일이다.좀 과장일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림에서 그린 핸드를 찾을 수 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 '천지창조'는 신의 손과 아담의 손이 닿을락 말락 하고 있다. 서로 움켜쥔 손보다도 그 정도의 간격에 이르는 마음이 더욱 아름답다. 그래서 그 손도 그린 핸드라 이름 붙이고 싶다. 미술해설서 가운데 이설을 끄집어 내 재미 보는 책들에서는 이 그림은 흔히 알려져 있듯이 신의 손길을 인간이 받아들이는 장면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신이 인간의 손을 놓아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책값을 뺏어간다. 구원의 손길을 뻗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 주는 두 손을 모두 그린 핸드라고 새겨두고 싶다. 이 그림과 관련해서 오히려 재미있는 이야기는 작가 미켈란젤로의 열정이다. 조그만 그림을 그리느라 천정에 매달려 땀 흘리는 작가에게 친구가 말했다. "누가 보고 알겠느냐 대충대충 해치우라". "내가 안다"고 하며 아랑곳없이 열정을 쏟아 작가는 정성을 다했고 오늘 날 명작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에 마음속에 일하는 동기를 확실히 지니고 추진하면 성공한다는 의미로 '미켈란젤로의 동기'라는 격언이 생겨났다고 한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일하거나 동기의식 없이 떠밀려가며 일하는 요즘 적당주의 세태에 되새겨볼만한 대목이다. 미켈란젤로의 페인트 뭍은 손은 그린 핸드다. 그가 흘린 땀방울은 그린 다이아몬드다.요즘 경제가 어렵다고들 한다. 세상이 어지럽다고 한다. 그린 핸드는 마음이다. 그린 핸드가 아름답다. 그린 핸드는 이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이다. 녹색을 사랑하는 사람,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 도움을 주고받거나,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열정파, 그들이 바로 이 시대의 정신이고 힘이다./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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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24 23:02

[전북칼럼] 하얀 제국 검은 대통령의 등장 - 윤찬영

미국 제44대 대선에서 역사상 최초로 흑인 버락 오바마(Barak Hussein Obama)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것은 역사적 사건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우리에게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 역시 미국이라는 제국의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인들이 지배해 온 사회에서 비록 백인의 피가 섞였지만 흑인의 후손이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은 미국사회의 엄청난 변화를 말해 준다.오바마의 당선을 보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각이 났다. 우리 정치사에서 지긋지긋했던 전라도 몰매의 역사가 떠올랐다. 영남 정권에 의해 조작된 터무니없는 호남인의 품성론은 비호남인들에게 오랫동안 먹혀들어 갔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런 의식들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정치권은 여전하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소위 '고소영 내각'에서 볼 수 있듯이 현 정권은 영남 편중 정권이다. 과거 영남 정권과 다르다면, 영남 출신이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성공한 사람들에 집중된다보니 영남지역과 대립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수도권을 위해 지방을 희생의 제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역사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모든 시대에 모든 사회는 지배세력들이 자신들의 지배구조를 정당화하고 지속시키기 위해 정치적 속죄양 집단을 만들어 냈다. 독일은 유대인, 미국은 흑인, 일본은 조선인, 우리나라는 전라도 사람들을 속죄양으로 삼았다. 모든 문제는 이들 때문이며, 따라서 이들은 차별, 감시, 통제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따라서 지배자와 속죄양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이다. 모든 사회의 약자들은 식민통치의 대상이었다. 장기간의 통치는 피지배자들의 의식조차 분재처럼 변형시킨다. 그리고 분열시킨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지배자의 생각에 자신을 맞추어가며 적응해왔다. 만일 지배의 부당성에 맞서 저항하면 죽음과 파멸로 내몰리기 때문에 스스로자기 부정을 하는 것이 사는 길이었다. 살기 위해 서로 분열하고 경쟁해야 했다. 호남인으로서의 의식이 전혀 없는 올림픽 스타들의 부모 또는 조부모의 연고를 내세워 전북인의 쾌거라고 떠들었던 언론의 모습은 참으로 눈물겹다.양극화가 심회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시대에서도 이러한 왜곡된 통치와 의식은 지속되고 있다. 자신이 노동자, 서민이면서도 잘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흉내를 내려고 한다. 본인이 열심히 하면 부자의 대열에 들 것처럼 착각한다. 환란 이후 우리 사회에 널리 펴졌던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말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로 받아들여졌지만, 실제로는 진실을 왜곡하고 현실의 모순을 은폐시키는 이데올로기적 환각제였다. 부자는 가만히 있어도 훨씬 더 부유해지고 그들을 좇던 중산층도 갈수록 서민층으로 전락하고, 잘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서민들은 살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하는데 더욱 살기 어려워진다. 그래도 부자 되라는 그 말에 위안을 느끼며 산다. 이 얼마나 허위인가?과거 알제리 독립운동에 나섰던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라는 저작을 통해 식민지 흑인들의 정신적인 분열과 자기 주체성을 상실하고 부정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박노자의 "하얀 가면의 제국"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시하여 동양인들에 내재하고 있는 서구중심적 사고에 대해서 일갈한다.우리 지역의 객관적 지위와 조건에 따라 주체성을 가지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나 수도권이 우리의 전범(典範)은 아니다. 호남인은 대한민국의 흑인이었다. 황색이면서도 백인과 동일시하는 정부에 돈 달라고 매달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내부적으로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윤찬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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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10 23:02

[전북칼럼] 축제, 꽃과 나비어라 - 안홍엽

이석형PD는 프로그램 구상에 몰두하면서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 그 결과 한적했던 시골 마을은 일약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PD출신 이석형 함평군수의 스토리텔링 줄거리다. 인구 3만 6천의 작은 고을에 2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직간접 수익 2천억원을 헤아리게 되었으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함평 나비축제", "나비"라는 한 가지 주제를 살려 다양한 콘텐츠로 사람들의 감각을 매료시킨 결과물이다.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는 연간 6백만명을 끌어 모으는 대표적 수익축제로 자리매김 되었고 삿보로 눈축제, 리우 카니발, 등 세계적인 축제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여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PD적인 통찰력과 기획력으로 나비라는 사랑스러운 자연에 살포시 접근하여 가히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것이다. 나비는 벌과 달리 꿀을 따러 꽃에 가더라도 벌처럼 공격적이 아니라 춤을 추며 온갖 교태를 다 부리며 접근한다. 축제는 이렇게 주민의 환심에 싸여 꽃과 나비처럼 달콤한 속삭임이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 정말로 재미와 의미가 있는 축제라면 주민들은 열렬히 함께하게 된다. 경축하며 벌이는 큰 잔치와 제사, 축제 속에는 모든 예술이 망라되어 있을뿐 아니라 엄숙한 종교성까지도 녹아 있어야 한다. 축제에 예술성이 없고 구성력이 빠지면 혼이 없는 몸짓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축제는 대부분 본래 의미를 잃고 먹자판, 놀이판, 팔자판으로 변질되었다. 판으로 변질되려면 철저하게 판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엉뚱하게도 지방수령들의 생색내기 판으로 둔갑하여 일회성이 아니면 돈 먹는 하마로 전락돼 버렸다. 그리하여 붕어빵을 닮은 행색으로 바뀌어 중심이 되어야할 주민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 그들만의 잔치로 타락해 버렸다. 화천의 산천어 축제가 100만명의 관광객을 모으자 인근 고을에서 메기축제를 벌렸지만 물론 형편없는 실패를 했다. 오늘날 지역축제의 자화상이고 현주소다.내용이 엇비슷한 "판박이 축제", 노래자랑은 단골 메뉴고 농악놀이, 연예인 초청행사, 그리고 먹자판의 난장 등 고만 고만한 레퍼터리로 채워지고 있는 축제마당에는 해마다 사람이 줄고 적자 결산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우리고장의 축제 현장, 한마디로 한심하다. 50여개나 되는 축제에 연간 130억원의 예산을 쓴다는데 그 90%이상이 혈세라고 한다. 지방수령들의 생색내기로 전락한 축제라면 혈세의 낭비는 배신이며 범죄행위다. 행사는 있되 평가가 없는 결과다. 평가를 통해 정확한 손익계산서도 작성되지 않았다. 23억이 들어간 세계소리축제는 총수익이 얼마인가? 세계라는 어휘사용에 손색이 없었던가? 예술성은 얼마나 살렸던가? 주민의 단합과 참여는 만족할 수준이었던가? 원칙에도 어긋나고 국적도 없는 자기들만의 무대는 아니었던가? 에 자신 있는 대답을 해야 된다. 모든 축제가 같은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응답을 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를 위한 평가, 그들만의 평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축제의 계절이 끝났다. 허영의 이상은 그림자처럼 살아졌다. 쓰나미처럼 휩쓸고 간 그 자리엔 진한 아쉬움과 못다 한 미련과 그리고 흉한 쓰레기만 남았다. "오 마이 갓" 제발 이런 축제는 우리 곁에서 열리지 않게 하소서.꽃과 나비의 향연처럼 꿀맛이 있고 신명이 나는 그런 축제만 남게 하소서./안홍엽((주)필애드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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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03 23:02

[전북칼럼] 창>조 시대, 창조 도시 - 이흥재

요즘 창조도시를 주제로 한 논의가 부쩍 늘어났다.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는 '창조도시와 문화예술경영'(서울, 10.10)을 주제로, 일본 가나자와시도 '세계창조도시포럼 2008'(가나자와, 10.17)을 연바 있다. 한국문화경제학회도 '창조도시 중심의 문화예술과 지역발전'(원주, 11.8)을 준비 중이다.논의 핵심은 고도정보사회 환경에서 지역특성을 어떻게 살리고, 기획 초점은 어디에 두며,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 것인가에 맞춰질 것이다. 결론은 '조(造)에서 창(創)으로' 초점을 바꾸자는 데 모아질 것이다. 그동안 모든 생각과 정책이 '조'에 몰려있었던 바 이제는 '창'에 힘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조(造)에서 창(創)으로여러 분야에서 이 흐름이 일고 있다. 지역농산물을 예로 들어보면, 예전에는 생산애로 타개, 상품개발을 축으로 하는 판로개척, 자본회전율 향상이 중요했으나 이제는 농산물브랜드화와 PR, 품종개량이 더 중요하다.상업 쪽에서 보면 더 확실해진다. 이제는 '창'의 관점에서 시장 확대를 전제로 해서 어떻게 하면 고객이나 판매자의 만족도를 높일까를 생각해야한다. 기획, 이벤트, PR이 중요해졌고 한발 더 나아가 산업, 역사, 관광과 연결해야한다. 판로확대를 위해 개량, 변혁, 전환, 도입 등 새로운 '창'에 관련된 방안이 필요하다.도시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동화문제 해결도 창조도시론에서 찾을 수 있다. 도시재생방식의 접근보다는 적극적이기에 '조'보다는 '창'을 강조하는 축으로 바꿔야한다. 극심한 지역 업종 기업 간 과다경쟁을 피하기 위해서 더욱 산업의 '창'을 강화시켜야 한다. 우선 도시산업의 구조 전환을 위해 연기 국경 자원제약이 없는 '3무 산업'을 중심에 세워야 한다.기업의 경영전략도 바꿔야 한다. 축적된 기술에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이를 마케팅하는 '창'을 확대 강조해야한다. 기업들은 축적기술과 신기술을 조합하여 새로운 기술을 쌓아야한다. 비용지출은 제조 못지않게 개발비용에 할애하는 구조로 바꿔야한다. 생산결과를 유지하는 지적소유권에 관한 노하우도 길러야 한다. 기업이윤의 일정부분을 신산업창출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기획 제조 판매 시스템을 포함한 사업 경영력을 키워야 한다.▲생각의 공동화를 넘어서개인이 맨 먼저 바뀌어야 한다. '창'을 위해 개인은 '생각의 공동화'를 뛰어넘고 일상 언어생활 속에서부터 '별것 아닌', '되지 않을', '어쩔 수 없이', '어차피'와 같은 자해적인 말을 멀리해야 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창의적 전문가는 육성되기보다 '자기화'를 통해 만들어진다. 기존 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연결하고, 차이를 스스로 인식해서 문제를 발견해 내는 '발견적 문제해결'을 생활화해야 한다.단체들은 창조도시운동에 동참해야한다. 이는 문화와 산업의 창조활동을 통해서 도시를 보다 더 혁신적이고 부드러운 사회경제시스템으로 만들어 가는 움직임이다. 따라서 창조환경을 조성하는데 기본을 둬야한다. 문화친밀권 밖의 사람들을 끌어들여 예술의 사회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예술창조와 향유의 유동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린이문화아카데미, 레지던스 프로그램, 아웃리치 활동, 예술가초청 학교수업 등을 앞장서 실천해야한다./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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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27 23:02

[전북칼럼] 창의적 열정 - 강신재

지난 50년간 우리는 서양의 과학기술을 받아들여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IT산업과 같이 20세기 인류가 성취한 첨단 산업들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우리가 자원, 인구, 영토가 풍부한 대국들처럼 천연적으로 받은 것은 별로 없지만 성실하게 땀 흘리면서 값진 것을 만들어내는 특유의 잠재력을 부여받았고 이 능력을 실증해 보인 것이다.현재 지구상에는 지하자원이 풍부한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이 있으나 중동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잘사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나라보다는 자원을 도입하여 첨단제품으로 설계가공해내는 기술을 가진 나라들이 훨씬 잘 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유적인 예를 들면, 제철회사의 경우 톤당 60달러의 철광석과 90달러의 석탄을 수입하여 톤당 900달러의 철판을 만들어 자동차회사에 팔고 자동차 회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톤당 1만 달러의 자동차를 만든다. 이는 원료보다 10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원빈국이지만 기술부국인 선진공업국들이 잘사는 것이며 이는 원자재와 공업제품의 무게 당 값이 기술투입에 따라 부가가치를 얼마나 올리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지하자원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머리에 묻혀있는 것을 개발해 낼 창의적 생각과 이를 실현할 열정적인 노력이 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롭게 변화된 21세기 과학기술 환경에서는 창의적 생각과 열정적인 태도를 중시하는 추세가 점점 더 심화되어가고 있다.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배포한 '창의적 괴짜의 형상화 능력'동영상에 따르면 창조적인 과학자 및 예술가들의 남다른 특징은 바로 '형상화 능력'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형상화 능력'이란 여러 가지 상황을 세부적으로 상상해내고,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으며, 그 상상을 현실에서 정교하고 열정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형상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능력들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지원 환경과 본인의 쉼 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흔히 천재 과학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인 아인슈타인의 경우 창의적 과학자의 대표로 생각되고 있는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그의 창의성의 비밀은 아주 기본적이고 평범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아인슈타인은 학창시절에는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으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끝까지 집요하게 파헤치는 끈기와 열정은 남다른 점이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혼자서만 모든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 아니라 주변의 인적, 지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였다고 한다. 즉 상대성 이론과 같은 업적은 아인슈타인 개인의 초인적인 능력에 힘입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이룩된 것이 아니라, 매우 오랜 준비 기간과 사회적 지원 배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요컨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의 능력을 우리사회가 존중하고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우리지역과 나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요건이라 생각한다./강신재(전주기계산업리서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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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20 23:02

[전북칼럼] 모악산은 말이 없네 - 윤찬영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그 핵심에 부산 사직구장이 있다. 부산의 야구팬들이 사직구장에 모여 '부산 갈매기'를 합창하며 자기 지역 팀을 열렬하게 응원하는 모습이 부럽다. 다 함께 부르는 지역의 노래가 있다는 것이 더 부럽다. 부산을 소재로 한 유명한 노래는 또 있다. 국민가수 조용필씨가 불렀던 '돌아와요 부산항에"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개 노래방에서 불렀거나 들었던 노래다.지역을 소재로 한 노래 중에서 인기곡들이 많다. '목포는 항구다', '대전 블루스', '영일만 친구', '토함산', '연안부두', '만리포 사랑', '울릉도 트위스트', '서울의 찬가', '서울 서울 서울', '비 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 사람', '제3한강교', '서울', '59년 왕십리', '한계령', '춘천 가는 길', '신라의 달밤', '꿈꾸는 백마강', '울고 넘는 박달재', '비내리는 고모령', '유달산아 말해다오', '내고향 삽다리', '화개장터' 등 대충 떠오르는 곡만 늘어놓아도 한참 이어진다.그런데 전북지역을 소재로 한 노래는 찾기 힘들다. 필자가 아는 노래는 송창식씨가 부른 '선운사' 한 곡이다. 선운사의 동백꽃을 노래한 곡인데, 우리 전북에는 이보다 유명한 것들이 많지 않은가? 그런데 가요의 소재는 되고 있지 못하다. 군산항이나 격포항, 심포항을 노래한 곡도 없고, 예쁜 이름의 섬도 많은데 섬 노래 한 곡 없다. '김밥'이라는 노래도 한 때 유행했었고 '팥빙수'라는 노래도 여름이면 방송에서 많이 나오는데, '비빔밥' 노래는 없다. 유명한 '개똥벌레'라는 노래는 무주 반딧불 축제 이전에 나왔으니 우리 지역 노래라고 하기엔 너무 억지인 것 같고, 김제 '지평선 축제'가 유명하지만 '지평선'이라는 노래는 못 들어봤다. 고창 복분자도 유명하지만 광고음악으로 요즘 '복분자'노래가 좀 뜨고 있는 정도이다. 내장산 단풍이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노래는 없다.필자는 타지역을 방문했을 때 그 지역의 지인들과 어울려 노래방에 가면 우선 그 지방과 관련된 노래를 한 곡 부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그 지역 사람들 모두 좋아한다. 전북이나 전주에 관련된 유명한 노래가 있고 외지인들이 우리 지역에 왔을 때, 우리와 함께 그 노래를 열창할 수 있다면 참 신날 것 같다. 최근 조사에서 전북이 전국에서 비호감 1위라고 하던데 노래라도 한 곡 있으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가을이 되니 가을노래들이 유난히 와 닿는다. 가을이 되면 언제 써 봤는지 기억도 없는 편지를 써보고 싶기도 하고, 가을엔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떠나지 말아주길 바라는 애틋한 마음도 들고,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기대해 보기도 한다. 이게 다 노래 탓인 것 같다. 부산사람들이 운동장에서 하나 되어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는 모습에 질투도 느껴진다.가을 운동회나 행사에서 우리 지역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부를 만한 우리 노래 한 곡 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감상에 젖어 이 글을 쓴다. 지역의 단체장이나 정치인들도 개발이나 돈 되는 것만 생각지 말고, 문화의 고장이라는 우리 지역에서 우리의 아픔이나 꿈을 멋지게 표현하는 노래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면 안 될까? 그래도 모악산은 말이 없네/윤찬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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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13 23:02

[전북칼럼] 우리가 뼈를 묻을 땅인데… - 안홍엽

전국 국민 호감도 조사에서 꼴찌라니 기막힐 일이다. 호감의 반대는 비 호감, 싫어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조사의 설문도 예스(yes)냐 노(no)냐다. 호감도 15%의 뜻은 no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애향운동을 벌렸던 고장이라 시기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고위직에 임명을 받고서야 그 사람의 고향이 전북인 것을 아는 것은 흔한 경우였다. 많은 사람들이 본적을 서울로 옮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고향땅 현안들이 혼란에 빠졌을 때 서울의 모모한 출향 인사들은 도대체 관심도 없었다. 품위 없는 쌍욕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다. 이번 조사결과와 무관하지 않은 사례들이다. 그동안 절실히 요구 됐던 지도자들의 리더십도 그 하나다.1930년대 대공황에서 미국을 구한 것은 뉴딜정책이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이었고 루스벨트라는 사람의 신념과 용기였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를 외우며 느림의 미학에 도취될 때가 아니다. 월가의 파탄을 야멸차게 추궁하고 있는 미국 국민을 보면서 시대는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좌다 우다 진보다 보수다 하여 편 가르기에 몰두했던 소위 우리 지도자들은 정말로 이번 조사결과도 강 건너 불 보듯 할 것인가. 지난 3년 동안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천4백여억원의 교부금을 얻어 왔다지만 그것이 리더십의 척도는 물론 아니다. 사이비 지도자들의 천국에 열린 "분노의 포도"가 지금 무르익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컨셉 안에서 전북을 생각할 수 있다면 노벨상을 받은 저명한 작가가 한국을 예찬한 작품 들을 통하여서도 이미 전북은 호감도 높은 고장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펄 벅이 좋아한 한국은 그 축소판으로 전북을 꼽아도 반대할 사람 별로 없다.대통령을 두 번씩이나 만들어 낸 것은 분명 자랑일 수도 없고 자긍심일 수도 없다. 정치적 편향이고 철저한 편 가르기였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에서 편향을 덜어내야 한다. 공인들의 위민의식이 강조 되어야 한다. 몽리부리는 공인이 많고 소신 없는 공인이 많으면 그 동네는 물어볼 것 없이 no다. 이런 것들만 덜어내도 경제는 따라 오고 호감도 좋아질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브랜드 개발이 필요해 진다. 이미지 개선이 앞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전북에는 파워가 있는 브랜드가 없다. 국제화 시대에 골목대장으로서는 힘을 쓸 수가 없다. 명품으로 소문이 나야 한다. 샤넬보다도 더 향내 짙은 우리나라 유일의 명품이 전북에서 발상을 했는데 가꾸지도 못하고 차지하지도 못하고 있다. 브랜드 개발은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에 파워를 싣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어차피 우리는 글과 멋과 맛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2 제3의 "혼불"이 쓰여 져야 하고 제2 제3의 "국화 옆에서"가 쓰여 져야 하고 도민이 힘을 모아 노벨문학상을 받도록 하면 금상첨화다. 전라북도는 모처럼 의욕적으로 시작한 일이라면 한건의식에 빠지지 말고 먼저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라. 브랜드는 이미 개발이 돼 있으니까. 여우도 죽을 때는 태어난 굴 쪽으로 머리를 두르며(首丘初心) 북쪽에서 온 말은 북쪽을 바라보며 죽는다(胡馬望北)는 말이 절대 허구가 아님을 보여주도록 하자. 우리가 뼈를 묻을 땅이니까./안홍엽((주)필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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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6 23:02

[전북칼럼] 힐빙마을만들기 - 이흥재

오늘 아침 '박사골 산머루체험축제' 초청장이 날아왔다. 정보화최우수마을로 몇 차례 상을 받기도 한 이 마을은 마을만들기에 성공한 곳이다. 농산어촌들이 최근에 마을만들기 사업에 뛰어들어 속속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시설 마련과 같은 물리적인 지역계획은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뀐지 오래되었다. 기존자원을 활용하거나 각종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융합하고 아예 전에 없던 새로운 자원을 만들어 낼 정도로 창의적이다.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때는 맨 먼저 그 지역 자원을 분석하여 새로운 발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대개 역사문화자원, 경관, 특화산업을 재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서 출발한다. 아울러 지역 특성 환경, 사회변화와 가치관, 독자성을 감안하여 성공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마켓을 충분히 살펴 장단점을 분석하고 수요와 실태를 잘 파악해서 경쟁력을 찾아야한다.▲ 컨셉을 잘 만들어야산머루를 생산하고 가공 판매하는 마을은 한걸음 더 나아가 산머루를 소재로 힐빙(healbeing)마을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힐빙이란 힐링과 웰빙을 합친 말이다. 기존 체험축제에 힐빙형 축제를 더하고, 힐빙테라피, 힐빙요가도 상품화할 수 있겠다. 나아가 힐빙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힐텍(healtech)마을로 뻗어갈 수도 있다. 힐텍이란 말은 피폐해진 우리네 삶과 삶의 터전인 자연을 함께 치유 회복시켜 자연과 인간을 건강하게 만드는 마을만들기와 과학기술의 결합인 셈이다. 이는 과학, 공학, 농업생명과학, 문화예술에 까지 접근하여 폭넓게 융합시자는 것이다.힐텍을 산업에 적용하여 1차산업을 1.5차산업으로 만들고, 문화관광산업, 지역특화, 환경보전, 임산자원(치유숲)을 활용한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새로운 농산어촌 발전모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힐빙이나 힐텍은 웰빙이나 로하스를 뛰어넘는다. 건강과 환경이 결합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인 로하스(LOHAS)나 웰빙은 특별한 소비를 선호한다. 로하스족들은 유기농 농산물, 에너지 효율 가전제품, 태양열 전력, 대체 의약품, 요가, 환경친화적 여행상품 등의 소비패턴을 보인다. 힐텍은 로하스족의 이 같은 소비행태를 날줄로 하고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을 씨줄로 엮은 것이다. 하늘이 준 자원에 힐링아티스트나 과학자들의 땀을 결합한 새 길 닦기이다.▲ 매력을 창출해야기본적으로 모든 마을만들기사업은 목적과 목표를 처음부터 명확히 해서 대상고객을 파악해야한다. 그리고 추진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야한다. 그 지역만의 자랑스러운 매력을 창출해야한다. 가급적 소비력이 있는 실수요자 관점에서 보고, 방문자 관점에서 마을끼리 교류를 늘려야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축제나 홍보를 하여 즐거운 시간소비의 장으로 제공해야한다. 정보화마을 사업을 잘 펼치는 경우 이런 점에서 유리하다.문제는 매니지먼트가 취약하다는데 있다. 우선 프로듀스과정인데 합의형성과 비전제시, 프로듀서 배치, 시민과 지역기업 참여가 성공의 관건이다. 아울러 이를 이끌어 갈 리더를 지역의 기를 받은 인재가운데서 등용 육성하거나, 외부인재를 적극 유치하고, 전문가 제휴 네트워크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끝으로 정기인 평가 분석 피드백, 사업지속전략과 비즈니스모델, 공공자금과 민간자금 도입 같은 지속발전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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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29 23:02

[전북칼럼] 올림픽 성공의 교훈 - 강신재

감동과 드라마가 넘쳐났던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끝났다. 특히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장미란 선수의 훈련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장미란 같은 운동선수가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당일의 컨디션도 좋아야 하지만 그에 앞서 기술과 기초체력이 튼튼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기술과 기초체력의 향상에는 선수 본인의 매우 강한 의지, 선수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이에 근거한 과학적 훈련프로그램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얘기하고 있다.산업기술 연구개발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 결과 일부 제품에서는 세계적으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기술을 외국에서 들여오다 보니 '기술 및 기초체력'이 부족해서 제품개발에 대한 이익이 적을 뿐 아니라 원자재값 상승 등 외부환경변화에 따른 '컨디션'도 좋지 않기 때문에 '세계 신기록'과 같은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가 힘이 드는 것이다.따라서 과거의 고도 성장기에 신기술을 선진국에서 사다 활용하는 '선진국으로부터의 이식형'에서 벗어나 국가 및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전문분야를 신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자체 개발형'으로 전환하는 시대가 왔다.그렇다면 무엇을 '자체 개발' 해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성장 잠재력을 크게 가지고 있는 신성장동력산업인 융합형 부품소재산업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존 제조업에 신기술을 접목하는 융합형 부품소재 관련 기술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 예측하고 있으며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그 동안 우리 지역은 정부가 지원해주는 예산을 확보하여 이를 바탕으로 산업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세계적 융합형 신기술을 개발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지역민들에게 고급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그리고 우리지역이 처해 있는 상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과연 어떤 기술이 고부가가치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인지, 국내외 시장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정확히 분석해야 하며 이에 대응하는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마지막으로 지역 내 혁신기관 및 기업과 국내외 대기업연구소와의 국제협력 프로젝트 등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가 확보한 신기술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는 곧 마케팅 영역의 확장으로 연결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축구계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컨디션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class)는 영원하다'라는 문구이다. 위대한 선수란 일시적인 컨디션 호조로 한 경기에서만 반짝 활약을 하는 선수가 아니며 기본이 충실하여 큰 경기일수록 훌륭하고 결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 지역의 산업과 경제가 세계적인 '클래스'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강신재(전주기계산업리서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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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22 23:02

[전북칼럼] 군수님의 애절한 기도

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김현승 시 "가을의 기도"중에서)기구한 운명에 처한 어떤 군수님의 애절한 기도를 전하기 위하여 인용하였다. 임기 중 두 번을 옥에 갇히는 비운의 현재는 운명일까, 업보일까, 당위일까. 시대 전환의 과도기에 나타나는 카오스(우주가 생성하기 이전의 혼돈이나 무질서 상태)적 상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황당한 사례다.간디 옹은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징조로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도덕 없는 경제를 주장하였다. 군수님은 이 조건 가운데 몇 가지에나 해당이 됐을지? 만일 한 가지에라도 해당이 된다면 운명이나 업보 그리고 당위 모두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그 군수님도 확실한 피해자다. 지금부터 10년 전, 훈련 되지 않은 정권에 의해 결행된 풀뿌리 민주주의의 제물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지역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을 변화 시키려는 참여민주주의, 이론적으로는 민주주의의 극치이고 꼭 이루어야할 가치이다. 그렇지만 10년도 안 되는 민주주의 역사에서 그것은 이상이고 무리였음을 군수님은 뼈아프게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쉽게 얻어지는 전리품이 아님을 알았어야 했다.90년대 이후 군수 구속 사태를 세 번이나 겪고 있는 주민들, 135명의 박사를 배출한 명문중의 명문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래서 군수님은 간절하다 못해 애절한 기도를 바치고 싶을 것이다. "제가 바치는 이 기도가 하늘에 닿아 한량없는 자비로 발현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지역 어르신들의 애정 어린 분노를 어루만져 주소서. 제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욕되게 하였다면 정치적인 징벌을 받을 것이요 양심 없는 쾌락을 탐하였다면 정신적인 저주를 받을 것이요 도덕 없는 경제를 범했다면 윤리적인 처벌을 감수하겠나이다. 그러나 누가 저를 이토록 처참한 지경에 몰아넣었습니까?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그대들 가운데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흉측한 죄악이 숨겨진 채 일상을 살아야 하는 저의 동료들은 영원한 죄인입니다. 선출직 공인들의 계속되는 구속 사태로 향토의 명예는 이미 더렵혀졌습니다. 며칠 사이에는 정말 치욕의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간디옹이 말한 나라 망할 징조가 보이고 있는데 어찌하면 좋습니까. 촛불에 흔들리고 권모술수에 휘둘리고 종교에 짓눌리고 있는 이 나라의 갈 길을 인도 하소서. 낭비적 행정제도를 비롯하여 지지율 10%대의 국회의원과 선출직 단체장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정치파업, 공공시설 무단점거, 하향평준화, 억지법의 만연, 극심한 지역주의, 극좌파적 편향교육 등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모든 요소를 과감하게 제거하는 길만이 국민도 살고 나라도 번영할 수 있는 희망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비운의 공직자가 다시는 태어나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 저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군수님의 애절한 기도는 이렇게 끝을 맺을 것이다."이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의로움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안홍엽((주)필애드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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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08 23:02

[전북칼럼] 전주체험, 10차산업으로

문화산업에 버금가는 말로 창조산업을 이야기한 지 10년도 더 지났다. 영국과 그 영향을 받은 나라들이 국가전략으로 새로 만들어 활용해왔다. 그 뒤 북유럽에서 등장한 체험산업(experience industry)이나 체험경제라는 말은 이와 비슷하지만 접근이 다르다. 한마디로 각종 체험에 대한 수요와 소비를 만족시키는 활동을 일컫는다. 이는 관광산업이나 문화산업 또는 창조산업과도 차이가 있다. 최근에 '제4의 경제'라고 까지 불리며 주목받는다.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산업이며, 감동이나 흥분지수가 중요하므로 일반 서비스산업과는 매우 다르다. 생활필수품이 아니어서 제조업이나 유통업과 다르다. 시간이나 가처분소득에 여유가 있어야하며 탄력성이 크다. 몇 차례 경험이 있어야 자발적으로 소비가 이뤄진다.체험활동으로 이뤄지는 체험산업은 일반경제활동과 달리 연출에 의해 경제적 성과가 결정된다. 소비자가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재소비나 확대재생산이 이뤄진다. 공급은 초기투자가 이뤄지면 연속하여 제공되며 재고나 저축 또는 배송이 없다. 판매자의 능력은 연출력이고 소비자의 수용력은 상품의 특성보다는 감동이나 흥분을 어느 정도 주느냐에 달려있다. 만족도에 개인차가 크므로 성공의 관건은 극히 개인적이며 복잡하다.이런 점에서 1차, 2차, 3차, 4차산업의 특성을 모두 합한 '10차산업'쯤 된다고 비유해서 말할 수 있다. 그만큼 부가가치도 크다는 뜻이다.이 체험산업을 '감성도시 전주'에서 특화시켜 추진할 수 있겠다. 전주는 얼굴 위 일곱 구멍을 만족시키는 '칠규(七竅)만족도시'다. 두고두고 되새김질하여 다시 찾고 싶고 남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마지막 인본주의 도시로 남을 전주에서 10차산업으로 발전시키자. 피폐해진 사회생활 속에서 체험으로 자신을 새로 세울 기회로 삼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체험할까. 집단적 유행성 관광이 아닌 자신을 찾아 떠나는 색다른 체험으로 꾸미면 어떨까한다. '개인행복시대'에 맞는 체험으로 다듬어야 한다. 전주특징을 살려 사회규범인 의식주행(衣食住行), 개인규범인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대상으로 전주팔경(八經)을 생각해보자. 의식주는 이른바 한스타일로 대표되는 한복, 한식, 한옥 등 전주브랜드를 원형에 가깝게 체험토록 한다. 행(行)은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전주인들의 생활공간을 체험하는 코스이다. 신언서판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조화롭게 엮어야 한다. 신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몸매나 성형 외양보다는 현대인의 몸가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언은 향기 나는 말과 아름다운 표현방법을 체험하고 인터넷에 활용토록 해야한다. 서는 전통서예도 좋지만 아름다운 글이나 문장에 대해 최명희문학관 같은데서 체험해도 좋겠다. 판은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엮어서 '양반정신도시'의 향교나 종교시설에서 마음씻기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스스로를 가다듬는 체험과정에서 아직껏 남아있는 전주의 사람냄새를 전해줄 수 있는 산업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문화의 자기전개력이 가능한 문화도시 전주자체가 바로 선생이기 때문이다. 누가 어떻게 시스템화 시킬 것인가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전주를 지속성장가능 도시로 발전시키도록 경제와 문화의 공진화, 기술과 사람에 대한 조화로운 사회투자가 소중하다. 창조적인 분위기가 물씬 넘치는 인본주의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역사회가 공감대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외지인들에게 그리고 미래주인공들의 몸속에 배게하는 일도 이제는 지역에서 앞장서야 할 것이다./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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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01 23:02

[전북칼럼] 일류 중견기업의 육성 - 강신재

최근 들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절대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영세성과 저생산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또한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경쟁 격화, 성장분야 고갈, 기업여건 척박 등으로 인해 경쟁력과 생존율이 낮기 때문에 소규모의 기업이 중규모 이상의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즉, 기업생태계의 전반적 영세성이 지역 및 국가경제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간규모의 견실한 기업, 즉 중견기업들을 육성해야 기업생태계가 선순환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된다.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견기업의 정의를 지속 성장하면서 성과가 뛰어난 중규모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고리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생태계와 유사한 형태로서 자연생태계에서와 같이 중간규모 종이 과잉 혹은 과소이면 생태계의 건전성이 위협받는다고 설명하고 있다.따라서 우리지역에서도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대표적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사례는 다른 창업자 및 기업운영자에게 창업의 질을 높여 주고 이후 경영과정에서도 '등대'역할을 해주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들의 혁신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지원 시책을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세제혜택 등 시혜적 정책으로는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으며 기업들이 스스로 기술 혁신형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차세대 기술 집약형 제품들의 개발에 중점을 둔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이미 지역 내에 집적되고 있는 신기술 보유기업과 대학 및 혁신기관의 클러스터 활성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에 초점을 두고 개발된 기술이 사업화 및 양산체제로 연결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단순자금지원, 단편적인 연구형 산학협력이 아닌 시장창출형 공동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기존의 지원금 분배개념에 급급한 정책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하며 지자체, 기업 및 관련기관들은 폐쇄적 집단이기주의를 버리고 좀 더 열린 마음가짐으로 변화되는 환경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둘째, 대기업 시장 창출형 하이테크를 개발하기 위한 집중지원이 필요하다. 각 중소기업들이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특성화, 전문화, 대형화를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학 및 전문연구그룹의 연구지원과 대기업이 연계된 마케팅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두뇌집단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한 정책 및 수단이 뒤따라야 한다.이제 우리 지역에서도 일류 중견기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쉬(Bosch)와 같은 세계적인 부품회사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 되었으며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되리라 생각한다./강신재(전주기계산업리서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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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8.25 23:02

[전북칼럼] 완산성과 진주성은 어디를 겨냥해야 하는가? - 윤찬영

주말에 경남 진주를 다녀 올 기회가 있었다. 진주, 경남 사람들을 만난 김에 주공과 토공의 통합문제와 혁신도시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들은 대개 통합 본사가 진주로 올 것이라는 기대를 은연중에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하소설 '토지'를 쓴 고 박경리 선생의 고향이 진주니까 토지 관련 기관은 진주로 오게 될 것이라는 둥, 전주에 있는 대학은 서울법대(서울에서 제법 먼 대학)이지만, 진주에 있는 대학은 서울상대(서울에서 상당히 먼 대학)라 아무래도 진주가 더 낙후되었다는 둥 농담도 나왔다. 하지만 그들도 현 정부의 정책이 불합리하고 영호남 갈등의 뇌관까지 안고 있다는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었다.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을 경유토록 한 것이 생각나서, 참여정부 성경륭 균형발전위원장이 진주 출신이고,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고향이 진주니까 덩치 큰 주공을 진주에 배정했고, 이제 토공까지 얹어서 보내겠다는 것 아니냐고 웃으면서 찔러 봤다. 그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물론, 그런 발상은 없어야 하겠고 사실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진주 인근 사천 지역구에서 이명박계인 이방호 전 의원이 낙선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 공을 들이지 않겠느냐는 분석들을 대체로 하고 있었다.지난 13일, 전북CBS "생방송 사람과 사람"에서 진주 혁신도시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과 이 문제에 대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김 의원 역시 정부 정책의 잘못을 지적하고 합리적 해결을 주문했지만, 굳이 전주냐 진주냐를 선택한다면, 전북은 새만금이 있으니 주공과 토공의 통합 본사는 진주로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또 무슨 논리인가? 새만금과 혁신도시가 교환대상인가?경남과 진주 지역의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그들도 혁신도시 정책의 원안을 요구한다. 일부 언론의 경우 지나치게 진주 유치를 강변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언론들은 비교적 합리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경남지역의 고민은 주공이 토공과 통합되면, 주공의 기능이 축소된 채 토지사업부는 전주로 이전될 것이고, 국민연금공단의 징수업무가 건강보험공단으로 이관되면 기능의 30%가 축소되며, 산업기술시험원도 정부출연이 폐지되어 기반이 약해질 것이며, 중소기업진흥공단과 KOTRA 역시 중복된 업무가 조정되어 전반적으로 진주지역 혁신도시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또한 혁신도시에 관하여 경상남도가 주체인지 진주시가 주체인지 불분명하다는 문제도 제기하는 것 같다. 아무튼 불안하기는 우리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진주에서 만났던 지인 중 한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다. "진주는 원해 조용한 도시이고, 전통문화와 교육의 도시인데, 혁신도시 때문에 번잡하고 시끄러워졌다. 진주가 전주보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남과 전북을 비교해 봤을 때, 전북이 낙후한 것은 사실이니까 주공과 토공의 통합본사는 전주로 가야 맞다".민심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고 있으며, 경남이든 전북이든 서로 통하는 것 같다. 서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한 전주와 진주가 왜 서로 다투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완산성과 진주성이 서로를 겨냥해야 하는가? 약자들의 힘은 상호 연대에서 나온다. 과거 정부에서 이미 수차례 무산된 주공과 토공의 통폐합은 반복적으로 시도하면서, 참여정부의 혁신도시 정책을 흔드는 현 정부의 엇박자 정책이 빚어낸 잡음이다. 전북이 먼저 경남에 제안하면 좋지 않을까? 함께 하자고/윤찬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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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8.18 23:02

[전북칼럼] 법 앞에 움츠린 전주의 명예와 자존심 - 안홍엽

천년 전주의 명예와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될지도 모를 사건으로 200만의 애가 타들어가고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끈 쥐어진 주먹이 펴지질 않는다. 이런 불행한 사건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초조함과 사실일 수도 있다는 배신감 때문이다. 전주 출신 세 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두 사람이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1심 판결을 받았다. 앞으로 4개월 후 면 확정 판결이 나오겠지만 만에 하나 불행한 결과가 나올 경우 자결이나 자폭의 비장한 현장에 우리가 함께 할지도 모른다. 자존심과 명예를 먹고 살아온 우리였기에 그렇다. 80년대 이후 우리고장은 이상한 동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보여 저 왔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현실이다. 자업자득이라고 체념하기에는 한스러운 지난 세월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비운 때문이었다. 대의민주주의 역사 60년, 우리는 전주에서만도 32명의 국회의원을 뽑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때부터이던가 그들의 일부는 명목상 우리들의 대표였을 뿐, 하는 일은 정쟁이었고 지역의 이익이나 명예는 안중에도 없는 듯 다른 길을 걸었다. 하지만 법의 심판에 의해서 의원 자격을 잃거나 불명예 퇴장을 당한 사람은 없었기에 그래도 최소한의 체면은 지켜낸 셈이다.아쉽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 6월, 어느 조간신문을 보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숨이 멎을 듯 했다. 선서도 하지 않은 국회의원이 전북출신의 소위 야당 대표와 함께 촛불 시위현장의 선봉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본 것이다. 과연 그래야 했을까.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 우리 정치가 이토록 정도를 무시하고 막가는 행태를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암울하다. 오늘 우리의 행적이 후일 다음 사람들의 이정이 되는 것인데 지금 우리의 행실이 과연 그런 수준에 이르렀는가?3명중 2명 탈락의 숫자상 의미는 자그마치 70%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200만 도민은 물론 우리 헌정사의 자존심과 명예에 씻지 못할 오점을 남기는 치욕일 수도 있다. 따라서 두 분 국회의원은 지금까지의 혐의를 깨끗이 벗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증명해 줄 의무가 있다. 자결이나 자폭의 비장한 용어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의 경우를 가정해본 것이다. 두 분 모두가 무죄를 주장하며 즉시 항소를 한 것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다. 따라서 두 분의 명예와 우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하여 지지자들도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차제에 짚고 가야할 일도 있다. 공직자 재산 신고와 관련한 재산 찾아 주기여론, 지난 총선 때 60%의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지 않았던 이유,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고 있는 지금 고액의 세비와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 적용에 대한 입장과 견해를 밝히는 일이다. 아울러서 한국의 어린 민주주의를 능욕하고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다짐도 분명히 했으면 한다. 이 기막힌 현실을 당하여 "민주주의는 세계에서 가장 나쁜 정치제도"라고 한 윈스턴 처칠경의 역설을 다시 음미해 볼 수밖에 없다./안홍엽((주)필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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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8.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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